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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대중 前대통령 국장] 평온한 모습의 고인 ‘햇볕’속 국회로 운구

    [김대중 前대통령 국장] 평온한 모습의 고인 ‘햇볕’속 국회로 운구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국회로 옮겨진 20일 오후 서울에서는 한동안 퍼붓던 비가 그치고 햇빛이 내려쬐었다. 이날 오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입관식을 마치고 국회로 향하는 고인에게 시민들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며 작별인사를 건넸다. ●유족과 지인들 입관식 내내 눈물 이날 세브란스병원에서는 오전 11시 45분부터 50분 정도 고인의 염습이 진행됐다. 용이 그려진 구름모양의 곤룡포를 수의로 입고 용안 화장을 마친 고인의 얼굴은 평온한 모습이었다. 한 참관인은 “편하게 주무시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염습에 이어 오후 1시30분쯤부터 이희호 여사를 비롯한 가족과 측근들이 함께한 자리에서 입관예식이 치러졌다. 유가족 20여명과 동교동계 인사들, 민주당 정세균 대표, 전병헌 의원,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김성재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장 등이 함께 했다.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고인을 바라본 참관인들은 30분 내내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이 여사는 고인의 왼쪽에 앉아 눈물을 훔쳤다. 이들은 촛불을 든 채로 서교동 성당 윤일선 주임신부의 입관미사에 참여했고 ‘주여 세상 떠나는 영혼 당신 품에 거두소서’로 시작하는 성가를 나지막이 불렀다. 미사가 끝나자 이 여사와 세 아들, 동생 김대현씨, 며느리, 손자들이 고인에게 성수를 뿌렸다. 투병 중인 큰 아들 홍일씨도 힘겹게 몸을 움직였다. 이어 박지원 의원과 김선흥·최경환 비서관 등 고인을 마지막까지 모셨던 비서진들이 고인에게 인사했다. 박 의원은 “대통령의 유지를 받들어 우리들이 남북관계의 발전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권노갑·한화갑·김옥두·한광옥 등 동교동계 인사 4명도 고인의 앞에 서서 “여사를 잘 모시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오후 2시쯤 입관예식이 마무리될 때까지 입관실에는 울음소리가 멈추지 않았다. 한영애 전 의원은 “용서하세요.”를 반복하며 흐느꼈다. ●시민들 ‘우리의 소원’ 부르며 작별인사 오후 4시15분쯤 운구가 시작됐다. 고인의 손자인 종대씨가 영정을 들고 운구차에 올랐다. 운구는 입관식에 참석했던 동교동계 인사들과 민주당 정세균 대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조순용 비서관, 박지원 의원 등 10명이 맡았다. 정 대표와 권노갑 전 의원이 맨 앞에 섰다. 이 여사는 며느리들의 부축을 받으며 걸음을 옮겼다. 아들 홍업·홍걸씨가 뒤따랐다. 운구가 끝난 세브란스병원 앞에는 한 시간 전쯤부터 400명 가까운 시민이 모였다. 일부 시민들은 울음을 터뜨렸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목놓아 불렀다. 운구 행렬이 지나간 신촌 로터리 주변에는 인도를 빼곡히 채운 시민들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안타까운 표정으로 지켜봤다. 운구차는 10분 남짓 만에 국회 본청 앞에 도착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당직자들이 고인을 맞았다. 허백윤 오달란기자 baikyoon@seoul.co.kr
  • ‘강호순 모방’ 납치·강도행각 20대 3명 구속

    서울 서초경찰서는 18일 심야에 귀가하던 여성을 납치해 금품을 빼앗고 성폭행한 방모(26)씨 등 20대 3명을 특수강도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초등학교 동창인 이들은 강남 부유층 여성을 납치하기로 공모한 뒤 지난 14일 자정쯤 강남 일대 골목을 혼자 걷던 A씨를 강제로 승용차에 태우고 신용카드를 빼앗아 40여만원을 인출하고 충남 천안 일대 야산으로 끌고 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이들은 지난 11∼13일 관악구와 강남구 일대에서 취객을 부축하는 척하다 소지품을 빼가는 속칭 ‘부축빼기’ 등의 수법으로 세차례에 걸쳐 3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도 받고 있다.이들은 범행 당시 “연쇄살인범인 강호순이 우리의 우상이다. 죽고 싶지 않으면 말을 들어라.”며 피해자를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뉴스&분석] 정부의 쌍용차사태 ‘노사자율 원칙’ 어떻게 볼까

    [뉴스&분석] 정부의 쌍용차사태 ‘노사자율 원칙’ 어떻게 볼까

    경기도 평택에서 벌어진 77일간의 쌍용자동차 노사 대립이 끝나자 현장의 노동자들은 경찰과 일부 정치인들만 눈에 띄고 노사 협상에서 조정 역할을 할 수 있는 정부 관계자는 볼 수 없었다는 볼멘소리를 쏟아냈다. 이에 대해 정종수 노동부 차관은 지난 7일 “노사 갈등은 법과 원칙을 바탕에 두고 대화와 타협으로 스스로 해결한다는 자세로 함께 노력해야 하고, 정부와 공권력에 의존해서는 안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노사자율 원칙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차 노사 분규에 대해 정부가 견지했던 노사자율 원칙과 관련해 극단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노사관계 선진화를 위해 올바른 선택이었다는 쪽과 책임을 방기하는 방관자라는 지적으로 나뉜다. 정부는 조력자 역할만 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노사 협상에서 정부는 순수한 ‘게임의 룰’을 만들겠다고 밝히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노무현 정권 초기 노동장관이 한진중공업 등에 직접 개입했다가 노조가 기대감에 부푼 나머지 파업 기간만 길어진 선례가 있다.”고 말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노사분규 건당 평균 지속 일수는 1997년 22.7일에서 2006년에는 54.5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쌍용차 물밑 협상에 비공식적으로 관여했던 정부 관계자는 “한 쪽은 사용자측을, 다른 쪽은 노조측을 응원하는 등 ‘선과 악’의 싸움으로 변질되면서 대치 상황이 길어졌다.”면서 “장기 파업은 노사 모두 원하는 것을 얻지도 못하고 사회 비용만 치르고 끝나기 때문에 결론이 허무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이번처럼 노사자율 원칙을 존중해 정확히 선을 그으면 게임의 룰이 정착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정부가 약자를 보호하는 임무를 방기했다는 지적도 있다. 노사 자율성을 존중해야 하지만, 세계화 등의 여파로 기업의 힘이 노동자에 비해 비대칭적으로 커지는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쌍용차는 협력업체를 포함해 20만명의 노동자들의 생존권이 달린데다 앞으로 다른 업체의 노사관계에도 영향을 줄 중대한 사안”이라면서 “정부는 사회적 약자 편에 서지 못하고 77일간 방관자 역할을 해 사회 비용을 줄이는 데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경기 침체로 노사분규 평균 지속 일수는 21.6일, 근로손실 일수는 11만 3217명으로 외환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구조조정 분야는 게임의 룰이 정착되지 않아 법과 원칙보다는 ‘대화와 타협을 중심으로 한 제3의 길’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조성재 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개입할 경우 노사갈등이 노정갈등으로 비화되거나 노사 협상이 왜곡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노사 자율 원칙이 큰 틀에서는 옳다.”면서도 “정부는 급격한 변화보다는 노동위원회가 노사 간 대화와 타협을 강력히 권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당신의 도전정신을 잊지 않겠습니다”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57)씨가 영원히 잠들었다. 6일 오전 전남 해남읍 국제장례식장에서 열린 조씨의 영결식에는 유가족과 주민, 체육계 인사 등 20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보며 슬픔에 젖었다. 교회·가족장으로 조촐하게 치러진 이날 영결식은 발인 예배를 시작으로 묵념, 조사, 헌화 순으로 진행됐다. 큰아들 성웅씨의 부대 대대장으로 근무했던 해군 특수전여단 문석준 중령은 조사에서 “고인과 마지막으로 이별해야 하다니 애석하고 비통한 마음을 가눌 길 없다.”며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도전정신을 잃지 않았던 고인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큰아들 성웅씨가 아버지의 영정을 들고 장지를 향해 떠날 때 부인 이성란(44)씨가 “나도 따라갈래.”라며 오열하며 발을 동동 굴러 주위를 숙연케 했다. 조씨가 타계한 4일 오후 그 충격으로 음독까지 시도했던 이씨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친지들의 부축을 받아 힘겹게 차에 올랐다. 발인을 마친 운구차는 조씨의 고향인 해남군 학동리 생가 주변에 도착해 노제를 지낸 뒤 계곡면 법곡리 자택 주변에 마련된 장지로 이동했다. 조씨는 생전 그의 유언에 따라 ‘재기’를 위해 지은 자택 옆에 묻혔다. 해남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은퇴’ 나오미 캠벨 파파라치 폭행 구설

    ‘은퇴’ 나오미 캠벨 파파라치 폭행 구설

    잦은 폭행으로 구설에 오른 나오미 캠벨이 또 주먹을 휘둘렀다. 캠벨은 러시아 부호 블라디슬라브 도로닌과 결혼을 전격 발표하며 지난 5월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으나, 3개월 만에 폭행 혐의으로 다시 한번 연예 신문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그녀는 이탈리아 휴양지인 리파리에서 휴가를 보내는 중 이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려한 이탈리아 파파라치 개타노 디 지오반니의 얼굴을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고 라 리퍼블리카(La Repubblica) 등 현지 신문들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또 다른 러시아 억만장자 미하일 프로호로프(44)의 요트에서 휴식을 취하던 캠벨은 자신을 찍는 카메라를 발견하고는 소리를 지르며 달려들어 가방과 손으로 파파라치를 때렸다, 파파라치는 현지언론 매체와 한 인터뷰에서 “처음엔 가방으로 때리더니 따귀를 때리려고 했다. 가까스로 손을 막았는데 눈에 손톱으로 할퀸 상처가 남았다.”고 말했다. 보디가드와 남자친구가 달려들어 그녀를 떼어 냈으나 맞은 남성은 몇 분 동안 앞이 잘 보이지 않아 현지 주민의 부축을 받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시력이 정상적으로 돌아오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치료를 받은 병원은 밝혔다. 캠벨이 폭력을 휘두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6월 그녀는 기내에서 난동을 부리고 경찰에게 침을 뱉는 등 폭력을 휘두른 혐의로 기소돼 20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과 벌금 5600달러(약 570만원)을 부과받았다. 2007년 1월에는 자신의 가정부에게 ‘청바지를 훔쳐갔다’며 휴대폰을 집어던져 닷새동안 사회봉사명령을 받았고 2006년에는 약물중독 상담원의 얼굴을 손톱으로 할퀸 혐의로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사진설명=지난해 기내 난동 혐의로 법원에 출두하는 모습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주말 데이트] 공연 기획사 ‘축제의 땅’ 진옥섭 대표

    [주말 데이트] 공연 기획사 ‘축제의 땅’ 진옥섭 대표

    지난 26일 오후 서울 국립국악원 예악당. 공연이 시작된 지 2시간20분만에 드디어 전설의 명인이 무대에 올랐다. 여든여섯의 조갑녀 명인은 딸의 부축을 받으며 무대에 느릿느릿 올라섰다. 장단이 시작되자 힘을 모아 손을 뻗는다. 3평 남짓 되는 자리 위에서 꼿꼿하게 선 품새로, 손끝으로는 고운 선을 만들고 발끝으로 사뿐사뿐 박자를 탄다. 온몸의 기를 모아 뿜어내는 듯 민살풀이춤을 춘다. 명인은 당초 예정했던 5분을 채우지 못하고 손사래를 치며 무대를 내려갔다. 어지럼증이 원인이었다 ●잊혀져가는 명인을 찾아 무대 위로 이날 공연 ‘춤! 조갑녀’는 여섯살 때부터 남원 권번을 놀이터 삼아 춤을 배운 조 명인이 80년만에 처음 자신의 이름을 내건 무대였다. 기다림에 비해 턱없이 짧은 순간이지만 객석은 이미 무대에서 그 몸짓을 만날 수 있었다는 감동이 충만했다. 못내 아쉬운 이가 딱 한 명 있다면, 무대를 준비한 진옥섭(45) 축제의땅 대표일 터. 29일 서울 대치동 한국문화의집(코우스)에서 만난 진 대표는 “다소 빨리 휘몰아친 시나위에 어르신이 쉽게 지쳐 버리셨나 봐요. 꼭 다시 어르신을 모시고 싶은데….”라며 말끝을 흐린다. 그가 “조 명인의 춤을 처음 봤을 때 서 있기만 해도 춤이 된다는 말이 허언이 아닌 듯, 참으로 그럴 수 없는 춤이었다.”고 떠올렸던 것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이해가 된다. 공연계 입문은 연극이었지만 그의 경력 대부분은 전통예술과 함께다. 서울놀이마당 상임연출, 대전 엑스포놀이마당 총연출, 국악 방송프로그램과 다큐멘터리 등을 제작했다. 1995년 공연기획사 축제의땅을 만들어 ‘춤의 고을 고성사람들’, ‘남무 춤추는 처용아비들’, ‘여무 허공에 그린 세월’, ‘전무후무(全舞珝舞)’ 등을 올렸다. 2006년 ‘풍물명무전’은 올해의 예술상을 수상했다. 기획자, 무용평론가, 코우스 예술감독 등 그를 정의하는 수식어는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일까. ●2006년 ‘풍물명무전’ 예술상 수상 “지나가는 개가 웃을지도 모르지만, 전 곱디고운 젊은 여인과 약속이 있어도 어르신들이 부르시면 거기로 당장 달려갈 겁니다.” 농담 먼저 털어놓은 그는 “전통예술을 잇는 젊은 사람들의 공연도 중요하지만, 어르신들의 공연은 더 중요하다. 이 땅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진지하게 설명을 덧붙였다. 1983년 ‘명무전’에서 명인들의 춤을 보고 충격을 받은 그는 초야에 꼭꼭 숨은 예인(藝人)들을 찾아나섰다. 무당이라 숨어 지냈고, 광대라고 웃음거리 됐고, 기생 교육 받았던 과거가 자식들에게 누가 될까 봐 알리지 않았던 이들이었다. 한사코 세상에 나서지 않겠다고 하던 그들의 무대도 만들었다. 이들의 이야기를 남기고 싶어 2007년 ‘노름마치’(놀음을 마치게 하는 고수 중의 고수)를 출간했다. 김수악, 공옥진, 하용부, 장금도, 문장원, 김금화, 김유감, 강준섭 등 예인 18명의 화려했던, 또는 굴곡진 세월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장금도 등 예인 18명 이야기 ‘노름마치’ 펴내 “몇 번을 읽어 보고, 고치고 또 고쳤어요. 어르신들 이야기를 보는 사람들이 중간에 덮어버리지 않도록 하려고 손질을 거듭했죠. 조갑녀 어르신의 이야기도 담고, 해외에 계신 분들도 찾아보고 해서 ‘노름마치’ 다음편도 써야 하는데, 지금은 그때만큼 혈기왕성하질 않아서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어요.(웃음)” 엄살일 것이다. 초야에 숨은 예인들을 찾아나서 그들을 기록하고, 판을 선사하는 일을 결코 놓을 수 없다. 기생이었던 장금도 명인과 그를 인정하지 않았던 아들이 공연 뒤에 수십년의 앙금을 풀고, 고 김수악 명인이 “수고했다.”면서 되레 꼬깃꼬깃 접은 용돈을 쥐어주거나, 공옥진 명인에게 ‘노름마치’ 책을 읽어주고 “글 잘 썼다.”고 칭찬받은 일 등 그 과정에서 오는 전율은 말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계속 판을 벌여야죠. 놀음에서 모든 것을 잊게 했던 그 어르신들이 역사의 한 자리에 남을 수 있도록 꼭 해야 할 일입니다.” 글 사진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16일 TV 하이라이트]

    ●반갑습니다 선배님(KBS1 오후 7시30분) 미스코리아 아나운서 출신 한성주. 어린 시절, 바쁜 부모님을 대신해 그녀를 길러준 사람은 외할머니였다. 추억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외가가 있던 경상남도 함양에 한성주와 여의도여고 후배들이 떴다. 도심 속에서만 생활하던 아이들은 과연 혹독한 농촌에서의 1박2일을 제대로 즐길 수 있을까. ●장화홍련(KBS2 오전 9시) 수찬은 장화의 목걸이를 태윤에게 보여주며, 10년 전 교통사고의 범인이 장화인 것 같다고 말한다. 태윤은 홍련을 지키기 위해서 진실을 밝히기로 어렵게 결심한다. 한편 수찬이 술에 취한 태윤을 부축하다 홍련이 그동안 태윤과 같은 집에서 살았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는다. ●사주후愛(MBC 오후 6시50분) 8살의 나이차를 극복하고 국제 결혼한 부부. 그러나 아내의 잦은 외출과 외박으로 이혼 위기에 놓였다. 아내가 변했다고 말하는 남편, 자신이 밖으로 도는 것은 남편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아내. 이들을 위해 아주 특별한 솔루션이 진행된다. 과연 이들은 닫힌 마음의 문을 열 수 있을까. ●웃음을 찾는 사람들(SBS 오후 11시15분) 지난 1년 반 동안 최고의 인기코너로 자리잡아온 ‘웅이아버지’코너가 오늘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짧은 기간 출연에도 큰 인기를 끌었던 오봉이가 다시 나와 손담비의 ‘토요일 밤에’를 완벽히 따라하고, 가수 이현우가 출연해 웅이아버지의 마지막을 축하해 준다. ●얼쑤! 한국어쇼(EBS 오전 6시) 11년 전 산업 연수생으로 한국을 찾은 파카판. 그녀는 같은 공장에서 일하던 남편 김호권씨의 유머 넘치고 다정한 모습에 반해 결혼까지 결심하게 됐다. 때로는 싸우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서로 마주보며 웃는 시간이 더 많다는 부부. 행복을 꿈꾸며 열심히 살아가는 파카판·김호권씨 부부를 만나본다.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35분) 독일의 슐리츠시에서 펼쳐진 국제 민속축제에서 올해 처음 참가한 한국팀은 거문고와 생황 등의 전통악기 연주뿐 아니라 부채춤과 화랑 무사춤 등 한국 특유의 멋을 유감없이 선보여 큰 주목을 받았다. 이번에 선보인 한국의 춤과 음악으로 독일인들에게 한국은 더 이상 낯선 나라가 아니었다.
  • 34인의 대지휘자 삶과 예술을 말한다

    34인의 대지휘자 삶과 예술을 말한다

    “요즘 유명한 지휘자들이 그냥 나온 게 아니거든. 예전부터 오케스트라를 이끌면서 음악을 개성있게 연주했던 대지휘자들이 있었으니까 그만한 지휘자들이 나오는 거야. 이걸 우리같이 나이든 사람이 알려주지 않으면 요즘 사람들은 예전 음악을 알 기회를 갖기 힘들어.” 30일 서울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안동림(77) 전 청주대 영문과 교수는 ‘안동림의 불멸의 지휘자’(웅진지식하우스 펴냄·이하 ‘불멸의 지휘자’)를 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소설가, 한학자, 출판기획자, 음악비평가 등으로 활동하며 이 시대의 르네상스형 인간으로 불리는 안 교수는 ‘이 한 장의 명반’의 저자이기도 하다. ‘이 한 장의’는 클래식 입문의 교과서로 1988년 출간 이후 지금까지 100만부 넘게 팔렸다. 이 책이 어떤 곡을 듣고 어떤 음반을 명반으로 꼽을 것인가에 대한 답변이라면, ‘불멸의 지휘자’는 클래식 명작들을 어떻게 해석하고 창조해냈는가에 대한 안목을 제시한다. “엄격한 독일식 연주 스타일을 보여주는 푸르트뱅글러는 속도감 있게 몰아가는 연주에도 오케스트라가 흐트러지지 않고 끝까지 제몫을 할 수 있게끔 이끌어 가는데, 그게 참 대단해. 부르노 발터는 90살 가까운 나이에 부르크너 9번 교향곡을 지휘할 때 사람들의 부축을 받고 무대에 나오더라고. 근데 이 사람이 지휘를 하기 시작하는 순간 그렇게 힘이 넘칠 수가 없어.” 지휘자 이름만으로도 막힘없이 술술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불멸의 지휘자’는 이런 것을 글로 정리한 역작이다. 2006년부터 3년간 월간지 ‘객석’에 기고한 글들을 한 데 모았다. 19세기 후반에 데뷔한 아르투로 토스카니니부터 2001년 심장마비로 세상을 뜬 주세페 시노폴리까지, 한 세기를 풍미한 대지휘자 34명의 삶과 예술세계를 녹였다. 그가 개인적으로 좋아한다는 푸르트뱅글러, 능력만은 높이 인정하는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직접 지휘하는 모습을 봤던 세르지오 첼리비다케 등과 그러지 못해 못내 아쉬운 카를로스 클라이버 등을 아우른다. 월간지 기고가 글 중심이었다면, 책에는 유니버설, EMI, 소니 등 음반사의 도움으로 지휘자들의 사진들도 수록했고, 반드시 들어야 할 역사적 명반과 DVD를 지휘자별로 꼽았다. 독특한 것은 외국어 표기법. 세라핀은 세라휜으로, 푸르트뱅글러는 후르트뱅글러, 모차르트는 모짜르트, 미국의 샌프란시스코는 샌후란시스코 등으로 표기했다. “만약 한글이 세종대왕 창제 당시 자음 그대로 남아 있었으면 영어 발음을 모두 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열정(passion)과 복식(fashion)은 똑같이 ‘패션’으로 쓰지만 엄연히 원래 발음은 다른 것처럼 가급적 책에서도 원래 발음에 가깝게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릴레이톡톡②] 이윤석 “이경규 존경…개그맨의 상징”

    [릴레이톡톡②] 이윤석 “이경규 존경…개그맨의 상징”

    한동안 방송 예능가에는 새로운 웃음코드로 ‘라인’이 떠올랐다. ‘강라인’, ‘유라인’, ‘용라인’들 중 단연 ‘규라인’이 독보적 위치를 차지했다. 그렇다고 ‘규라인’이 실제 방송가에서 어떤 무소불위한 권력(?)을 휘둘렀던 것은 아니다. ‘예능천재’ 이경규를 주축으로 친분 있는 방송인들을 모아 놓은 집단을 뭉뚱그려 ‘규라인’으로 명명했을 뿐이다. 그중 이경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라인이 바로 이윤석이다. 이경규와 숱한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했던 이윤석은 마치 ‘이경규의 심복’ 같은 존재로 인식되면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이)경규 형님이 저한테 심부름을 많이 시키시는데 제가 형님을 진실로 존경하고 좋아하기 때문에 괜찮아요. 귀찮을 때도 있기는 한데, 저나 경규 형님이나 서로 버릇이 돼서 이젠 익숙해졌어요. 저보다 더 후배인 (정)형돈이가 있어도 제가 먼저 이불 펴고, 담배 심부름도 해요. 몸에 배서 그런지 안 시키면 오히려 섭섭해요.” 이경규가 아무리 존경하는 형님이라고 해도 이윤석도 사람인지라 분명 귀찮고 싫을 때도 있을 텐데, 기자의 질문에 이윤석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경규 형님은 개그맨의 상징적인 분이세요. 그냥 웃기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주제와 대상까지 고려할 줄 아는 분이죠. 방송PD나 국장들이 생각해야 하는 부분까지 꿰뚫고 계신 분이에요. 자신이 후배들에게 어떻게 보여서 귀감이 될까하는 부분까지 고민을 하시고… 우리보다 확실히 그릇이 큰 사람이죠.” 무엇보다 이윤석은 이경규의 새로운 도전을 높이 평가했다. 정상의 자리에 올랐어도 이경규는 본인이 가진 것에 자만하거나 나태하지 않고 매 순간 또 다른 걸 찾고 있다는 것. “경규 형님은 50세에도 굳건하게 본인 자리를 지키시잖아요. 현재 강호동과 유재석이 최고의 MC로 불리지만 그분들이 50세까지 자리를 지킨다고 보장할 수 없거든요. 경규 형님이 늘 고민하고 끊임없이 새롭게 도전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자격 죽기전에 해야할 101가지’(이하 ‘남자의 자격’)가 방영된 후 이경규가 변했다는 여론이 많았다. 이경규를 가까이에서 지켜 보고 있는 이윤석이 누구보다 더 체감하고 있지 않을까. “정말 확실히 변하셨어요. 일단 녹화 중에 성질을 안 내시거든요.(웃음) 그러다보니 방송녹화 분위기가 확 달라졌죠. 예전에는 PD랑 작가랑 많이 싸우셨어요. 후배 방송인들이 본인 얘기에 맞받아치면 더 물어뜯으셨는데(?) 이젠 “형님 그건 아니잖아요.”라고 말씀드리면 바로 수그러들고 수용해주세요. 옛날에는 분명 ‘버럭’하실 일들을 그냥 넘기시는 거죠. 중년이 되시니 포용력도 많이 생기신 것 같고 훨씬 부드러운 모습을 보여주세요. 하지만 ‘부드러운 꾸지람’이 더 무서운 거 아세요?” 이경규에 대한 이야기 나오자 이윤석은 쉴 새 없이 쏟아냈다. 진정으로 이경규를 존경하고 좋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왕 터진 김에 이경규는 어떤 사람인지 질문을 던졌다. “경규 형님은 일반 사람들의 15배, 즉 15인분의 삶을 살아가세요. 개인 사업도 하시고 영화제작, 낚시도 때마다 가시고, 공중파 케이블 모두 출연하시죠. 그러면서도 틈틈이 후배들과 어울리시잖아요. 정말 초인적인 삶을 살고 계세요. 형님은 확실히 방송변화에도 적응에 빠르세요. 방송시스템이 변했다면 당황하시기보다 바로바로 거기에 맞춰서 진행하세요.” 이윤석과 이경규가 함께 출연하고 있는 KBS 2TV ‘남자의 자격’은 나날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출연자 나이 평균 40세로 스스로 ‘최고령 버라이어티’라고 자부하는 ‘남자의 자격’의 매력은 무엇일까. “‘남자의 자격’은 대한민국의 남자들의 전형적인 생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니까 일부러 까분다거나 지나치게 오버할 필요가 없어서 좋아요. 그냥 우리들의 평소 행동을 보여주는 거라 부담이 없어요. 특히 출연자들끼리 세대차이가 없으니까 정말 재밌게 촬영하고 있어요.” 사실 이윤석에게는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대단한 도전’에 출연하면서 얻게 된 ‘국민약골’이라는 타이틀이 꽤 오래 따라다녔다. 하지만 ‘남자의 자격’이후로 이윤석은 오히려 ‘보통남자’, ‘평범남’으로 새롭게 인식되기 시작했다. “제가 평소에 자주 움직이는 편이 아니라 운동이 많이 서툴거든요. 그러다보니 그런 행동들이 웃기게 보인 거죠. 그런데 (김)태원이 형은 ‘남자의 자격’에서 아예 할 수 없으시니까 제가 고맙죠.(웃음) 이전에는 제가 체력적으로 부실하다고 남자 분들한테 손가락질을 받았는데 태원이 형 때문에 제가 ‘건강한’사람으로 보이고 있어요.” 이윤석은 방송 최초로 다른 사람(김태원)의 땀을 닦아주고 챙겨주면서 부축까지 해줬다고 해맑게 웃으며 자랑했다. 그러고보니 ‘남자의 자격’도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항상 새로운 형태의 ‘리얼리티’가 탄생하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라야만 했다. “원론적으로 말하면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라고 해도 100% 리얼은 불가능해요. 하지만 최대한 인위성을 배제하려고 노력하죠. 기본적으로 뉴스나 다큐 프로그램도 편집의 과정을 거치는데 하물며 예능프로그램인데 구성과 대본 없이는 만들어 질 수 없어요. 소설은 허구를 그려냈지만 책을 읽으면서 우리의 삶을 깨닫고 교훈을 얻잖아요. 그 안에서 우리가 얼마나 진심을 보여주는가가 중요하지 100% 리얼이 아니라고 타박한다면 그건 옳은 방법이 아닌 것 같아요.” 다음 [릴레이톡톡]의 인터뷰 주자를 선정해달라고 하자 이윤석은 신비가수 라니를 지목했다. 이미 라니가 방송인 장영란이라는 사실이 공개된 후였지만 이윤석은 즐겁고 신비로운 인터뷰가 되길 바란다며 웃었다. 사진제공 = 남성패션 매거진 ‘아레나’, 방송화면 캡처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데스크 시각] ‘희망프로젝트’ 희망찾기/박건승 사회2부장

    [데스크 시각] ‘희망프로젝트’ 희망찾기/박건승 사회2부장

    경제정책을 설명하는 이론으로 ‘분수(噴水)효과’라는 게 있다. 솟구치는 분수처럼, 아래쪽(저소득층) 소비를 촉발시켜 그 기운이 위쪽(부유층)으로 올라오게 한다는 뜻이다. 저소득층에 대한 복지지출 증대가 소비(수요) 증가를 가져오고, 소비 증가는 다시 생산(공급) 증가를 유발해 경기부양으로 이어진다는 논리다. 정부가 ‘분수효과’를 염두에 두고 내놓은 정책이 ‘희망근로프로젝트’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취약계층에 일자리를 줘서 희망을 찾게 해주겠다는 것이다. 가진 자 위주의 경제정책을 편다고 해서 끊임없이 공격 받아온 현 정부에는 각별히 의미있는 정책이다. 그런 회심의 정책이 시행된 지 한달도 안 돼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1조 7000억원의 추경예산을 들여 6개월간 25만명에게 일자리와 생계를 지원하겠다는 거대 구상인데도 치밀한 준비 없이 급하게 추진하다 보니 일을 그르치고 있는 것이다. 아래쪽에 불을 지펴 경제 전반에 훈풍이 돌게 하겠다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욕심이 너무 지나쳤다. 일거에 취약계층의 실업을 잡고, 생계를 지원하며, 더 나아가 재래시장 소비까지 살리는 ‘1타3피’의 묘수를 찾겠다고 나선 무모한 탁상머리 발상이 문제였다. 사업 추진과정에서 시간에 쫓긴 나머지 행정안전부는 사업 참여자 수를 지자체에 강제 할당했고, 기초지자체들은 배정받은 머릿수 채우기에 급급했다. 자격이나 가구소득과 상관없이 일단 뽑아서 밀어넣고 보자는 식이었다. 서울의 어떤 구(區)에서는 참여율이 저조하자 동(洞)간에 충원 경쟁을 공개적으로 부추겼다. 멀쩡한 임시근로자를 해고한 뒤 그 자리에 희망근로자를 심는 따위의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취약계층 일자리 대책이 수억원짜리 집을 가진 중산층 노인의 용돈벌이로 전락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기자가 사는 아파트 주민 중에서도 이런저런 사람들이 희망근로에 나간다는 얘기가 들린다. 일자리도 공공근로와 같은 도랑치기나 잡초뽑기, 쓰레기 분리수거 등이 대부분이다. 그나마 지도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시간 때우기식이 성행하고 있다고 한다. 농촌은 농촌대로 아우성이다. 가뜩이나 부족한 인력이 손쉬운 돈벌이를 찾아 이탈하면서 농번기 일손 부족현상이 극에 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매월 임금(83만원)의 30~50%를 상품권으로 주겠다는 것도 코미디 같은 발상이다. 재래시장의 매출을 증진시켜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겠다는 취지라지만, 단돈 10원이라도 아끼려 안간힘을 쓰고, 아파도 병원에 가질 못하는 것이 취약계층의 실상이다. 가난한 집일수록 거주비나 의료비·대출이자·세금 등의 부담이 크기 마련인데, 이를 상품권으로 낼 수는 없다. 행안부가 뒤늦게 상품권의 사용처를 늘리도록 했다지만 근본적인 처방이 못 된다. 지금까지 정황들을 종합해 볼 때 기획재정부가 각본을 쓰고 행안부가 메가폰을 잡고, 지자체가 배우로 나선 2009년 6월의 ‘희망프로젝트’는 초기 흥행에 실패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 천문학적인 제작비(예산 1조 7000억원)만 축낸 채 말이다. 저소득층의 일자리-소비-생계 부축이란 ‘1타3피’는 고사하고, 그 어느것 하나 잡지 못함으로써 훗날 전시행정의 전형으로 기록될지도 모를 일이다. ‘희망프로젝트’가 더 이상 ‘절망 프로젝트’가 돼선 안 된다. 당초 취지에 맞게 취약계층들로 하여금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비록 늦었지만 정책과 집행의 적절성에 대한 대대적 감사가 필요한 이유다. 정책의 난맥상에 대한 책임소재를 엄정히 가려 두고두고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사업의 틀을 완전히 다시 짜야 한다. ‘희망프로젝트’, 그 ‘희망’이라는 이름이 낯뜨겁지 않도록 말이다. 박건승 사회2부장 ksp@seoul.co.kr
  • [5080] 실버세대 희망 job기 (2) 호스피스

    [5080] 실버세대 희망 job기 (2) 호스피스

    2007년 기준으로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은 국내 암환자수는 약 49만명. 한해 6만명 이상이 암으로 사망한다. 또 암 환자의 절반 이상은 60대 이상 고령자다. 말기 암 환자가 편안하게 임종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은 가족도 쉽게 할 수 없는 부분이다. 병원비를 내려면 각자 생계를 꾸려야 하기 때문에 환자 곁에 간병인을 두는 경향이 많다. 따라서 사회적으로 임종을 앞둔 환자를 전문적으로 돌보는 ‘호스피스’에 대한 수요는 날로 늘어나는 추세다. 호스피스라고 하면 보통 ‘호스피스 전문 간호사’나 ‘의료사회복지사’ 등 전문직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이런 직업들은 대학에서 전문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5080세대라면 비교적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전문간병인’을 노려야 한다. 호스피스 역할을 하는 전문간병인은 노인이 편안하게 임종할 수 있도록 정서적· 육체적 도움을 주는 일을 주로 한다. 의학적인 처치보다는 노인이 임종하기 전까지 모든 정서·육체적 수발을 담당하는 역할을 한다. 죽음을 가장 가까이에서 수시로 바라봐야 하기 때문에 호스피스 역할을 하는 전문간병인이 되려면 우선 굳은 사명감과 봉사정신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이런 일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매우 힘들어 지원 인력의 95%가 여성이거나 50대 이상 중노년층이다. 간병인력 파견업체 아비스의 임종분 부장은 “간병인이 되려고 하는 분들을 10명으로 보면 8명은 죽음을 대하기 싫어해 일반간병인이 되려고 한다.”면서 “전문간병인이 되려면 교육을 받아야 하는 것은 물론 철저한 봉사정신을 바탕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밖에 각 지자체가 관리하고 있는 노인요양보호사교육원을 통해 ‘노인요양보호사’ 자격을 취득해야 정식 취업이 가능하다. 일부 청년층이 도전하는 사례도 있지만 중도에 포기하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5080세대에 알맞은 일자리로 자리잡았다. 호스피스가 하는 일은 매우 다양하다. 단순히 대소변을 받거나 몸을 부축하는 일을 떠올리기 쉬운데, 실제로는 환자를 위해 전문적인 일을 담당해야 할 때도 있다. 실제로 요양원에 입원한 대학교수를 위해 그가 불러주는 대로 컴퓨터를 이용해 논문을 대필해주는 일을 담당한 호스피스 사례도 있다. 따라서 환자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의 생각을 읽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거나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시달릴 때 환자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도우려고 노력해야 한다. 요양원에 있는 환자들은 대부분 노인이기 때문에 5080세대가 전문간병인이 된다면 그들의 마음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어 장점이 많다. 급여는 시급 7000원 또는 일당 3만~6만원으로, 한달에 120만~150만원 수준이다. 일부 요양원에서는 목욕과 대소변을 받아내는 일에 30만~50만원의 추가수당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간병인들 사이에서도 수발을 들기 어려운 환자는 잘 맡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어 단순히 수익만 보고 일한다면 무리수가 따를 수 있다. 체력도 중요하다. 전문간병인은 12시간가량 환자를 보살펴야 하기 때문에 거동이 불편하거나 장시간 육체노동을 할 수 없는 노인은 일하기가 쉽지 않다. 경남 진주에 사는 노인요양보호사 최정옥(55·여)씨는 “노인 한 명을 제 힘으로 지탱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기 때문에 봉사정신과 더불어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일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정서적·육체적 어려움이 많지만 현재 일을 맡고 있는 전문간병인들의 자부심은 남다르다. 보수가 적고 여건이 열악하지만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아름다운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경기지역의 한 요양원에서 근무하는 호스피스 김현정(57·여)씨는 “전문간병인은 우리 사회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이 높고 장기적으로 일했을 때는 전문성을 갖출 수 있어 중장년층이 맡는 직업으로는 제격”이라면서 “나이들어 환자 수발을 든다고 무시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 스스로는 사회에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누구보다 큰 자부심을 갖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에는 보수를 받지 않고 활동하는 호스피스들이 많다. 전문간병인과 관련된 제도의 틀이 명확하지 않아 처우와 관련된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전문가들은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고 노()-노()케어 시스템에 대한 요구가 늘고 있어 국가차원에서 호스피스를 정식 노인 일자리사업으로 정착시키고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제천호스피스센터 지은영 센터장은 “돈을 받고 일하는 분들도 있지만 우리처럼 자원봉사 형태로 호스피스 인력을 운용하는 곳도 많다.”면서 “호스피스 제도를 명확하게 제도화시켜 조금이라도 국가적인 차원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용 이영준기자 junghy77@seoul.co.kr ■ 노인요양보호사 되려면 신규자가 1급 자격증 따려면 최대 240시간 교육 이수해야 호스피스나 전문간병인이 되려면 일단 노인요양보호사 자격을 취득해야 한다. 자격증은 지자체가 지정한 노인요양보호사 교육기관에서 노인 간병 교육을 일정시간 이수하면 누구나 딸 수 있다. 교육시간은 급수에 따라 또 신규자와 경력자에 따라 각기 다르다. 자격증 종류에는 1급과 2급이 있는데, 노인요양 경험이 없는 신규자일 경우 1급과정은 최대 240시간 교육을 이수해야 하는 반면, 2급은 그 절반인 120시간만 교육을 받아도 딸 수 있다. 젊었을 때 사회복지사였거나 물리치료사였다면 1급 자격증도 50시간 만에 가능하다. 2급자격을 취득한 사람이 노인요양보호사로서 근무경력이 1년 이상만 되면 추가 60시간의 교육만으로 1급으로 승급할 수 있다. 노인요양보호사가 되는 데 드는 비용은 급수와 교육시간, 그리고 교육기관별로 다르다. 보건복지가족부는 240시간 교육을 받아야 하는 신규자 1급과정 교육비용을 최저 40만원에서 최고 80만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신규자 2급과정은 최저 25만원에서 최고 50만원이다. 교육기관마다 더 많은 교육생을 유치하기 위해 교육비용을 낮추는 추세지만, 대부분의 교육기관들은 가장 많은 사람들이 지원하는 신규자 1급의 경우 평균 50만~60만원을 유지하고 있다. 경력자인 경우는 비용도 더 저렴하다. 교육 50시간에 최저 15만원에서 최고 25만원이다. 노인보호요양사 교육은 이론, 실기 실습으로 구성된다. 이론 수업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수업 받는 것과 비슷하다. 오전· 오후 4시간씩이며, 직장인을 위해 저녁반 4시간을 운영하는 교육기관도 있다. 수업시간에는 사회복지제도, 노인질환, 요양기술, 의사소통, 요양기록법 등을 전문강사로부터 배운다. 실기시간에는 이론시간에 배운 요양법들을 강사의 시연을 보고 모형을 이용해 교육생들끼리 조를 짜 직접 해 본다. 이 모든 과정을 이수하면 노인요양보호자 자격증이 나온다. 하지만 문제는 그때부터다. 자격증으로 취업이 된다 하더라도 호스피스나 요양보호사로 곧바로 일하는 것은 쉽지 않다. 정선미 제이앤비 요양보호사교육원 팀장은 “학력 제한도 없고 나이 제한도 없어서 자격증 소지자는 많이 배출되지만 노인요양보호사로서 직접 일을 할 때 노인들을 관리하며 차트를 작성해야 하기 때문에 학력이 없거나 나이가 많으신 요양보호사 분들은 실질적으로 일하는 데 문제가 있다.”면서 “전문업무에 대한 관심과 경험이 많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호스피스제 활성화시키려면 “공공의료 영역으로 편입 바람직” 호스피스 제도가 확대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관련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 환자의 임종을 지켜주며 존엄하게 떠날 수 있게 하는 호스피스를 공공의료의 틀 안에 정착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리나라는 1965년 강릉에서 호스피스가 최초로 시작됐다. 현재 전국적으로 200개가 넘는 호스피스 기관이 활동하고 있는 반면, 관련 제도는 전무해 호스피스 활성화를 가로막고 있다. 호스피스는 다른 치료보다 시설이나 의료진, 간병인 등 다양한 측면에서 투자가 더 많이 필요하다. 민간의료 분야에서 추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가톨릭의대 부속병원 등이 호스피스 병동을 운영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민간 병원은 적자를 우려해 호스피스 병동을 늘리지 못한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적절한 의료보험수가를 산정해 적용하자고 주장한다. 현재 호스피스 병상은 전국에 600여개로 추산된다. 전국 말기암 환자와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규모다. 경제적 능력이 부족한 취약계층에게 호스피스나 간병인은 그림의 떡이다. 한국호스피스협회 송미옥 총무는 “대다수의 암환자 등은 지불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호스피스나 전문간병인 이용을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송 총무는 “국내에서 호스피스제도는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과거에 비해 암환자의 자기부담률이 낮아진 만큼 간병인·요양보호사·호스피스도 공공의료의 범위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넘쳐나는 노인요양보호사 교육기관에 대한 관리 강화도 필요하다. 현재 전국에는 46만여명의 노인요양보호사 자격취득자가 있으며, 자격증이 남발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단순히 노인요양보호사 자격을 취득한 사람이 아닌 호스피스 전문 교육을 이수한 사람에게 말기 환자에 대한 전문간병인 자격을 주고, 인증제를 통해 폭증하고 있는 교육기관 수를 조정하는 방안이 절실하다. 부실한 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하더라도 일정기간 연수교육을 받도록 강제해 전문성을 높이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대구 전역 자전거길 265㎞ 구축

    대구 전역을 자전거 전용도로로 그물망처럼 연결해 대중교통과 자전거만으로 오갈 수 있도록 하는 획기적인 교통체계가 마련된다. 대구시는 2012년까지 대구를 자전거 중심 저탄소 녹색도시로 바꾸는 것을 골자로 하는 자전거 이용 활성화 기본계획을 18일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4년 동안 306억원을 들여 대구의 동서축과 남부축, 도심남부순환, 13개 지구별 간선 등의 형태로 모두 265.6㎞의 자전거 전용도로를 개설한다. 세부적으로 보면 대구 동서를 관통하는 달구벌대로에다 남북으로 신천 동·서안과 금호강을 거쳐 성서~칠곡을 잇는 축이 조성된다. 이중 달서구 유천동~앞산순환로~두산오거리~관계삼거리~수성구 신매동으로 이어지는 도심 남부순환도로도 눈길을 끈다. 출퇴근과 레저스포츠 기능을 함께 갖춘 자전거길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혁신도시, 연경, 성서, 대곡, 달성, 안심 등 13개 지구에 간선형 자전거도로가 조성되고 대구역과 동대구역,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도심을 연결하는 연계도로도 뚫린다. 자전거 관련 부대시설도 확충된다. 대구역과 동대구역은 물론 지하철 역세권 등에 200~500대 규모의 대중교통 환승 자전거 주차장이 건립된다. 9월부터는 유인 임대사업을 시작해 공공자전거 시스템을 구축한다. 또 아파트단지 등을 시범지역으로 정해 자전거 보관대와 도난방지용 폐쇄회로(CC)TV 등을 설치하기로 했다. 오는 10월에는 전국 규모의 자전거 도로경기대회를 열고 대구 자전거의 날을 정해 경기, 세미나, 행진 등을 벌이는 방안도 준비 중이다. 이렇게 되면 대구의 자전거 교통 수송분담률이 현재 4.3%에서 6%로 높아지고 자전거 보유율도 20%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현장행정] 은평구 장애인 행복도시 프로젝트

    [현장행정] 은평구 장애인 행복도시 프로젝트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서울 은평구 증산동 다목적운동장에는 지적장애 1~3급 장애인들이 골프채를 들고 모인다. 구에서 운영 중인 장애인을 위한 ‘그라운드 골프’ 교실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바오로교실 재활센터 소속의 장애인 43명은 골프를 지도하는 박문기(61) 강사의 몸짓 하나하나에서 눈을 뗄 줄을 모른다. ‘그라운드 골프’는 골프를 변형한 생활스포츠의 하나. 박 강사는 “비장애인들의 편견과 달리 장애인들도 골프 용어를 몇 차례 알려주면 거의 알아듣기 때문에 지도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면서 “오히려 장애인들을 가르치면서 무척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은평구가 장애인들이 당당한 삶을 누릴 수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지난 5월부터 장애인들이 각종 운동을 통해 심신의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장애인 생활체육 프로그램’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장애인 생활체육 프로그램에 주력 이 프로그램은 ‘그라운드 골프’와 ‘웃음치료’ 강의로 구성된다. 매주 수요일 55명의 장애인들은 두개 반으로 나뉘어 웃음치료사인 어영해 강사에게 율동 및 레크리에이션을 통한 웃음치료 강의를 듣는다. 참가 대상은 지적장애 1급부터 정신장애 2~3급까지 다양하다. 아울러 ‘장애인 수영 교실’도 호응을 얻고 있다. 은평구는 총 63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서부장애복지관, 바오로교실, 구립직업자활센터 등 총 7개 시설 240여명의 장애인들을 위한 수영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에게 수영복, 물안경, 수영모자 등은 물론 자원봉사자 및 차량 등 부대비용 일체를 지원하고 있다. 구는 장애인들의 삶의 질 향상에도 행정력을 집중한다. 지난 5월 말 장애인과 보호자를 대상으로 ‘장애인과 함께 떠나는 테마여행’을 진행했다. 총 150명의 장애인 가족들은 경기도 남양주시의 영화촬영소를 견학하며 영화가 만들어지는 현장을 직접 체험했다. ●‘즐겁고·편하고·쉽게’ 모토로 은평구는 올해 ‘즐겁고, 편하고, 쉽게’를 모토로 내걸고 총 4가지 분야로 나누어 ‘장애인 행복도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분야별로 진도율을 체크하는 것은 물론 모니터링으로 사업의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구정소식지 음성변환 코드 부착 발행, 전동휠체어·스쿠터 보급 등 ‘장애인 복지시책’ ▲직업재활시설 운영 및 장애인 채용박람회 등 일자리를 통해 장애인들의 자립을 돕는 ‘장애인 소득증대’ ▲장애 아동 양육지원 및 장애인 가구 주거공간 확충·정비를 통한 ‘장애인가족 생활지원’ ▲횡단보도·공원의 턱 낮추기, 점자블록 설치 등 ‘장벽 없는 환경조성’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노재동 구청장은 “장애는 차별 아닌 다름일 뿐이고 구민 모두가 다름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질 때 진정한 행복도시가 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김태호 경남지사 소환

    대검 중수부는 9일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수만달러를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태호 경남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김 지사는 지난 2007년 4월 경남 밀양시 영어도시 유치를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해 사업설명회를 한 뒤 맨해튼의 K한인식당에서 박 전 회장의 부탁을 받은 식당 주인 K씨에게서 수만달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지사를 상대로 박 전 회장과 함께 정산CC 등지에서 골프를 치면서 추가로 금품을 받은 사실이 있는지 등도 캐물었다. 검찰은 금품의 대가성이 드러나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아닌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김 지사는 이에 대해 “박 전 회장과 금전거래를 했다는 등 의혹을 받을 만한 일을 한 적이 전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이날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도 다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천 회장에 대한 보강조사를 마친 뒤 불구속 기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 전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홍승면) 심리로 열린 공판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허리 디스크 증세가 악화돼 휠체어에 의지한 채 법정 앞까지 온 박 전 회장은 부축을 받아 피고인석으로 가면서 다리를 심하게 절었다. 한층 수척해진 모습으로 평소와 달리 질문에 곧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지친 듯 자주 고개를 떨궜다. 그는 “표현을 못 할 정도로 괴롭다. 불안해서 잠이 오질 않는다.”고 말했다. 유지혜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부고] 저격당한 육여사 부축 탁금선씨

    독립유공자 고(故) 박해근 선생의 아내인 탁금선 여사가 지난 6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85세. 탁 여사는 1974년 8월15일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영부인 육영수 여사가 문세광에게 저격당하자 단상에 뛰어올라가 ‘국모님, 국모님!’을 외치며 피 흘리는 육 여사를 부축해 병원으로 후송했던 인물이다. 탁 여사의 장지는 남편이 잠들어 있는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빈소는 서울보훈병원, 발인 8일 오전 8시. (02)2225-1111.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노 前대통령 국민장] “편히 가십시오” 봉하마을 2만여명 통곡의 배웅

    [노 前대통령 국민장] “편히 가십시오” 봉하마을 2만여명 통곡의 배웅

    사자(死者)가 빈소를 떠나 묘지로 향하는 절차인 노 전 대통령의 발인식은 이날 오전 5시 봉하마을 마을회관 옆 분향소에서 엄숙하게 진행됐다. 발인에는 권양숙 여사와 노건호·정연씨, 형 건평씨 등 유족과 친인척,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한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참모, 이해찬 전 국무총리 등 각료, 봉하마을 주민, 광주 노씨 문중, 시민 등 2만여명(경찰 추산)이 참석했다. 발인은 노 전 대통령의 영정을 선두로 육·해·공군 의장대 운구병 10명이 태극기에 싸인 고인의 관을 운구차에 옮기는 것으로 시작됐다. ●노 전 대통령 사위가 영정 모셔 이후 상주가 술과 음식을 올리고 절을 하는 견전(遣奠)과 축문 낭독, 유가족이 다시 절을 올리는 재배의 순으로 10여분간 진행됐다. 식이 진행되는 동안 권 여사와 아들 건호씨 등 유족들은 깊은 슬픔에 잠긴 채 고인의 영정을 묵묵히 바라봤다. 시민들은 “노 대통령님 편히 쉬세요.”,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등을 외치며 통곡했다. 5시18분쯤 노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가 영정을 모시고 고인이 생전 에 머물던 사저로 향했다. 권 여사도 딸 정연씨의 부축을 받으며 뒤를 따랐다. 할아버지의 부재를 모르는 손녀 서은(5)양은 언론 카메라를 향해 ‘V’자를 그리는 등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여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의연한 모습을 보였던 권 여사는 사저에 들어서는 순간 쓰러지듯 휘청이며 몸을 가누지 못하기도 했다. ●운구행렬 오전 6시께 봉하 떠나 노 전 대통령의 유해는 오전 5시56분 시민 대표 한 명의 절을 받은 뒤 국화꽃으로 장식된 캐딜락 운구차에 실려 서울 경복궁 영결식장을 향했다. 당초 예정보다 30여분 늦은 오전 6시쯤 봉하마을을 떠났다. 경찰 오토바이 5대가 앞장선 운구 행렬은 선도차에 이어 영정차, 운구차, 상주 및 유족 승용차, 장의위원장 및 집행위원장 승용차, 친족 버스 5대, 장의위원 대표단 버스 5대 등이 긴 줄을 이었다. 후미에는 구급차 2대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예비 영구차, 경찰 사이드카 3대가 뒤따랐다. 장례 행렬 뒤로는 마을을 가득 메운 시민들이 오열하며 뒤따랐다. 진영읍에서 왔다는 오지은(31·여)씨는 “아직도 대통령께서 돌아가셨다는 게 실감나지 않는다.”면서 “밤이 되면 한 줌 재로 돌아오실 텐데 그때까지 마을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운구 행렬은 길 양편에 늘어서 오열하는 시민들의 배웅을 받으며 서서히 이동했다. ●권 여사 한때 쓰러지듯 휘청여 시민들이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준비한 노란색 종이비행기도 여기저기 날아다녔다. 마을을 벗어나자 인도에 늘어선 진영중학교 여학생들과 시민 등 수백명이 “노 대통령님 편히 쉬세요.”를 외치며 고인을 배웅했다. 운구 행렬은 오전 6시20분 봉하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동창원나들목을 지나 남해고속도로에 올랐다. 이후 시속 120여㎞의 속도를 유지하며 고속도로를 내달렸다. 칠원분기점(6시35분)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로 갈아탄 뒤 청원~상주간고속도로(7시56분)를 지나 청원분기점(8시50분)에서 경부고속도로로 접어들었다. 입장휴게소(9시23분)에서 20여분간 휴식한 뒤 다시 출발, 10시20분쯤 궁내동 서울요금소를 지나 오전 10시48분쯤 영결식이 열리는 경복궁 앞뜰에 도착했다. 이날 운구행렬이 지나가는 육교나 휴게소, 도로가 등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나와 손에 민들레를 들고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경기 용인부터 서울요금소까지는 시민들이 갓길에 차를 세우고 도열해 노 전 대통령을 배웅했다. 잠시 머문 입장휴게소에서는 광주노사모 회원 등 시민 50여명이 노 전 대통령 운구차 곁에 서서 고인을 기렸다. 김해 김승훈 이재연 박성국·수원 오달란·서울 유대근기자 hunnam@seoul.co.kr
  • [노 前대통령 국민장] 의식 거행내내 ‘삶과 죽음 한조각’ 독송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해가 29일 오후 늦게 수원 연화장에 도착하자 추모객(경찰 추산 8000여명)들은 “노무현”을 외치며 눈물을 흘렸다. 추모객들은 700여m나 떨어진 임시주차장에 차를 두고 걸어서 연화장 승화원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추모객들의 표정은 모두 숙연했고 떠들거나 불필요한 말을 하는 사람은 보기 어려웠다. 연화장 입구에서 삼군 의장대와 군악대가 운구를 맡으며 엄숙함을 더했다. 분향실 앞에는 ‘고 노무현 대통령님’이라는 문구가 표시됐다. 권양숙 여사와 건호·정연씨 남매, 건평씨 등 유족과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뒤를 따랐다. 절도 있는 의장대의 발걸음과 달리 유족들은 한 걸음을 내딛기도 벅차 보였다. 권 여사는 딸과 며느리의 부축을 받았지만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한 모습을 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유족들이 야외분향소에서 제례를 마치고, 권 여사가 부축을 받으며 승화원으로 들어갈 때 추모객들이 박수를 치면서 “힘 내세요.”를 외쳤다. 8개 분향실 가운데 7번까지는 노사모 회원들과 종교인, 장의위원들이 자리했고, 8번 분향소에서는 권 여사 등 유족들이 고인들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봤다. 화로에서 노 전 대통령의 유해가 화장되는 동안 승화원 밖에서는 불교, 기독교, 천주교, 원불교 등 4대 종교의 마지막 제례의식이 진행됐다. 한쪽에서는 온 국민의 심금을 울렸던 ‘삶과 죽음은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라는 노 전 대통령 유서의 한 구절이 독송(讀誦)됐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2교구 관계자 100여명은 화장이 시작되기 4시간 전부터 불교의 다비의식(화장의식)과 독송 준비를 했다. 제2교구 관계자는 “오늘 독송한 ‘무상게(無常偈)’는 자연과 삶은 하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기 위해 의식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독송이 서글프게 울려퍼지자 북받치는 슬픔을 참지 못한 추모객들이 “죄송합니다.”를 외치며 오열했다. 수원 남인우 오달란기자 niw7263@seoul.co.kr
  • [노 前대통령 국민장] 발인까지 지켜보자… 밤을 잊은 애도

    [노 前대통령 국민장] 발인까지 지켜보자… 밤을 잊은 애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을 하루 앞둔 28일에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는 이른 아침부터 조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도 줄지어 조문하는 데에 3시간 이상 걸렸다. 일부 조문객은 29일 오전 5시 거행될 발인까지 참가하겠다며 봉하마을에서 밤을 지새웠다. 국민장 장의위원회는 이날을 포함, 지난 6일 동안 봉하마을을 찾은 조문객을 100만명 이상으로 집계했다.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이날 아침 처음으로 분향소를 찾았다. 권 여사는 검은색 상복을 입고 왼쪽 가슴에 베 리본을 달았으며, 매우 수척한 모습이었다. 여 비서관의 부축을 받아 걸으면서도 휘청거렸다. ●노 전 대통령 강금원 보석 늦어져 상심 권 여사는 이날 오전 7시20분쯤 마을회관 앞에 설치된 분향소에 나와 남편의 영전에 국화꽃 한 송이를 바치고 허리를 깊숙이 숙여 묵념했다. 이어 상주 역할을 하는 참여정부 인사들에게도 깍듯이 인사하고, 분향을 위해 줄을 선 조문객들에게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시했다. 장의위 관계자는 “권 여사의 판단에 따라 분향소로 나와 조문객과 자원봉사자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이 서거 직전에 후원자인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에 대한 보석결정이 늦어지자 크게 상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은 서거 4일 전인 지난 19일쯤 뇌종양으로 투병 중인 강 회장이 보석으로 풀려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뤄지지 않은 뒤에 지인들의 전화도 아예 받지 않는 등 매우 상심했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이날 오전 조문객 중에는 민중가요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로 유명한 가수 안치환도 눈에 띄었다. 안치환은 조문을 마친 뒤 장례위에 자신의 앨범 ‘비욘드 노스탤지어’ CD를 전달했다. 또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신부와 신자 200여명도 빈소를 방문, 1시간여 동안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미사를 올렸다. 사제단이 분향하는 시간에는 아들 건호씨가 상주로 앞에 나와 예를 갖췄다. 미사를 마치자 건호씨는 분향소를 찾은 직장 동료 10여명과 이야기를 나눴다. 아울러 각 언론사의 취재진도 이날 정식으로 조문했다. ●봉하마을 6일간의 진기록들 빈소가 마련된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는 6일간 각종 진기록이 쏟아졌다. 누적추모객은 하루 20만명씩, 100만 이상이었다. 자원봉사자들이 조문객들에게 배식한 소고기 국밥의 재료로 하루 80㎏짜리 쌀 125포대가 소비됐다. 소고기도 하루평균 800㎏ 이상이 들어갔다. 황소 1마리 무게와 맞먹는 양이다. 김치 300㎏과 수박 500여개, 생수 1만병, 떡 10t 등이 하루를 채 버티지 못했다. 국화도 하루 평균 10만송이 이상 쓰였지만, 몰려드는 조문객을 감당하지 못해 깨끗한 것을 골라 재활용됐다. 김해 김정한 박정훈 김승훈기자 jhkim@seoul.co.kr ■ 발인식 앞둔 전국 각지 표정 광주·전남 시민 수천명 추모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을 하루 앞둔 28일 전국 각지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전날보다 더 많은 추모객이 나와 고인을 애도했다. ‘국민장 장의위원회’는 고인의 미공개 자료와 유품 등을 입수하는 대로 인터넷 등에 공개했다. ●추모객 “내일이면 만날 수 없어…” 이날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분향소에 4살짜리 손녀와 함께 나온 김덕주(62)씨는 “내일이면 영영 떠나 보내야 하는데 가슴 한가운데가 뻥 뚫린 것 같은 이 슬픔을 어떻게 달래야 할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훔쳤다.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은 분향소 옆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가슴 깊은 애도를 표하며 전국 대학생들의 힘을 모아 이런 비극을 부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덕수궁 분향소에는 간이화장실 3개가 설치됐다. 서울시는 지하철1호선 시청역2번 출구와 상공회의소앞, 시청 서소문청사 주차장 입구 등 3곳에 변기 27개(여자용 12개, 남자용 15개)가 마련된 이동박스를 설치했다. 서울역사박물관과 서울역 등 정부분향소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재오 한나라당 전 최고위원 등 정재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 김종선 한진그룹 부회장, 손욱 농심 회장, 이석채 KT 회장 등이 분향소를 방문했다. ●고인이 마지막까지 아낀 책 공개 이날 오후 7시 광주 동구 광산동 옛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는 시민 등 수천여명이 모인 가운데 ‘노무현 전 대통령 광주·전남추모위원회’ 주관으로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문화제는 송기숙 위원장의 추모사와 김준태 시인의 헌시, 아침이슬·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영상 상영, 자유발언,추모 나비 날리기 등 순으로 밤늦게까지 진행됐다. 추모객들은 분향소에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적힌 가로, 세로 1m 크기의 대자보를 내걸었다. 이날 오후 8시부터 전남 진도군 진도읍 철마광장에서는 고인의 넋을 기리는 씻김굿이 4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국민장 장의위원회는 이날 노 전 대통령이 2007년 12월27일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마지막으로 가진 송년회를 기록한 미공개 영상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장의위는 또 고인이 서거하기 일주일 전에도 “책과 자료를 구해달라.”고 할 정도로 독서열이 높았다고 전하면서 고인이 남긴 책 20권을 ‘노무현이 만난 책, 노무현이 만날 책’이라는 제목으로 홈페이지에 소개했다. 전국종합 광주 최치봉·서울 김민희기자 cbchoi@seoul.co.kr
  •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마을 보이는 아늑한 남향… 사저서 50m 거리”

    “양지 바른 남향으로 아늑하다. 어린 시절과 귀향후 즐겨 찾던 마을앞 야산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26일 권양숙 여사 등 유족들과 함께 노 전 대통령의 장지로 유력한 사저 부근 야산 터를 둘러본 김해지역 유명 지관 구영옥(80·김해시 진영읍)옹은 “장지는 풍수지리학적 측면과 접근성이 충분히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통령은 서민과 달리 존경받는 분이다. 장지가 생가 등과 불과 50m 밖에 안 떨어져 참배객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라며 “봉하마을을 찾은 사람들이 사저 등을 관광하면서 휴식도 함께 취할 수 있는 위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풍수·접근성 좋아 관광지 될 것” 이어 “장지 예정지는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권 여사와 함께 (관광지 겸 선산으로) 이야기를 했던 곳”이라며 “이곳에 오면 노 전 대통령을 기억하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또 “장지에서는 옥녀봉(황후의 자리)도 쉽게 볼 수 있고 부엉이바위도 보이지 않는 곳이어서, 노 전 대통령께서 돌아가신 뒤에도 권 여사를 잊지 않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여사, 건평씨 등과 예정부지 살펴 권 여사는 이날 오전 6시40분쯤 지인들의 부축을 받으며 노건평씨와 지관 구씨가 있는 장지 예정지에 나와 “수고하십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이어 “비가 오면 뒷산에서 물이 내려와 묘소에 물이 찰 수 있다.”면서 “묘소를 만들 때 물이 차지 않도록 물길을 돌려야 한다.”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여사는 지관과 함께 장지를 확인한 뒤 “차라도 한 잔 하고 가야 하는데….”라고 하자, 노건평씨가 “제가 모시고 가서 차 대접을 하겠다.”고 말했다고 구씨는 전했다. 구씨는 “노 전 대통령의 유해는 화장해서 일단 봉하마을로 온 뒤 장지 공사가 끝날 때까지 정토원에 모시게 될 것”이라며 “장지 조성공사가 끝나면 가족들과 상의해 장지에 모실 것”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이 유서에서 언급한 비석과 관련해서는 “장지와 별도로 가족 및 장례추진위원회에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노건평씨는 구씨에게 “나는 나중에 부모님이 잠들어 계시는 봉하마을 입구 선영 자리 옆으로 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씨는 노 전 대통령의 양친이 묻혀 있는 봉하마을 입구의 선영 자리를 봐주는 등 노 전 대통령측과 수십년간 인연을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측은 이날 오전 구씨를 불러 장지 예정지를 둘러보게 한 뒤 가족회의를 거쳐 이곳을 장지로 결정하기로 했다. 그동안 노 전 대통령의 장지로 봉하마을 선영과 봉화산 등이 거론됐으나 유족들이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라는 고인의 뜻을 받들어 사저옆 야산을 장지로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김해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권 여사 “모두 다 비워놓고 떠나라… 미워말자”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권 여사 “모두 다 비워놓고 떠나라… 미워말자”

    “고인은 편안하고 인자해 보였습니다. 그 모습이 슬퍼 더 서럽게 울었습니다.” 25일 새벽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입관식을 지켜 본 민주당 서갑원 의원의 소회다. 이날 입관식은 권양숙 여사와 친지들이 지켜 보는 가운데 고인의 시신이 안치된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회관에서 1시간30여분 간 진행됐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염은 이날 새벽 1시29분쯤 시작돼 2시5분쯤 마무리됐다. 사저에서 머물던 권 여사는 염이 끝나자 승용차를 타고 마을회관에 도착,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 봤다. 권 여사와 가족, 친지들은 ‘잠든 듯 편안한 얼굴’을 보고 통곡했다. 검은색 뉴그랜저 차량에서 경호관의 부축을 받아 내린 권 여사는 수척한 모습이었다. 휠체어를 타고 15m가량 떨어진 마을회관으로 천천히 이동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권 여사는 감색 상의에 회색바지, 흰색 운동화 차림이었다. 휠체어에 의지해 애써 침착한 표정을 보였지만 설움에 북받친 듯 가끔 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입관식도 휠체어에 기댄 채 참관했다. 노 전 대통령의 염을 지켜본 측근들은 “베옷 수의를 입은 (노 전 대통령의) 표정이 잠든 듯 평온했다.”고 전했다. 천호선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권 여사를 비롯해 친지분들이 차례로 고인을 뵈었다.”며 “전통제례에 따라 권 여사도 입관 이후 첫 제사를 지내며 상복으로 갈아 입었다.”고 덧붙였다. 노 전 대통령의 다른 가족과 친지들도 이같은 절차에 따라 입관을 마친 뒤 상복 차림으로 첫 제사를 올렸다. 입관식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권 여사와 노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 등 가족과 친지들이 참석했다. 또 박봉흠·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 박남춘 전 인사수석, 이호철 전 민정수석, 이정호 전 시민사회수석, 윤태영 전 대변인, 민주당 서갑원 의원, 안희정 최고위원, 변재진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입관식에 참석한 조계종 통도사 주지 정우 스님은 “(입관식은) 경건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권 여사는 좋은 길 가시라며 향을 하나 피웠다.”고 말했다. 권 여사는 입관식에서 “모두 다 비워 놓고 떠나라. 용서하고 미워하지 말자.”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권 여사의) 시름이 생각 이상으로 깊다. 아무 말씀도 없고 묻지도 않는다. 억지로 권유해 하루 한끼, 겨우 몇 숟갈만 들고 있다.”며 “몸에 힘이 빠져 신발도 못 신으시더라.”고 전했다. 오전 3시15분쯤 권 여사가 휠체어를 타고 입관식장에서 나와 승용차로 이동하자 일부 조문객은 “여사님 죄송해요.”라고 외쳤다. 일부 지지자들이 “힘내세요.”라고 말하자 가볍게 목례를 하기도 했다. 전날 내려와 대기하던 노사모 회원들은 미리 준비한 촛불을 밝혔고, 일부 조문객은 촛불을 도로가에 일렬로 세워 놓기도 했다. 김해 박정훈 박성국기자 jh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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