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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킨 너겟 변신한 레이디 가가…4차원 패션 화제

    치킨 너겟 변신한 레이디 가가…4차원 패션 화제

    레이디 가가가 4차원의 난해한 패션으로 외출해 화제다. 미국 연예매체 스플래쉬뉴스닷컴은 10월2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의 한 호텔을 나서고 있는 팝스타 레이디 가가의 모습을 포착해 공개했다.레이디 가가는 이날 노란색 원피스에 퍼 재킷을 입고 앞이 안 보이는 큰 털 모자를 쓴 채 경호원의 부축을 받으며 호텔을 빠져 나와 눈길을 모았다.미국의 한 소셜미디어 매체는 “레이디 가가가 거대한 치킨 너겟으로 변신했다” 며 이 사진을 소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中 실세 훙얼다이 집합 시진핑 권력기반 부축

    中 실세 훙얼다이 집합 시진핑 권력기반 부축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아버지인 중국 공산당 원로 시중쉰(習仲勳) 탄생 100주년을 계기로 건국에 공로가 큰 혁명 원로의 자손인 훙얼다이(紅二代·태자당으로도 불림)가 대거 뭉쳐 단결을 과시해 주목된다. 16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과 어머니 치신(齊心),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누이 치안안(齊安安), 남동생 시위안핑(習遠平) 등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시중쉰 탄생 100주년 기념 좌담회’가 전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신중국 개국 원수인 마오쩌둥(毛澤東)의 딸 리민(李敏), 개혁·개방을 주창한 덩샤오핑(鄧小平)의 아들 덩푸팡(鄧樸方), 마오의 대약진운동 실패 이후 2대 국가주석을 지낸 류사오치(劉少奇)의 아들 류위안(劉源), 톈안먼(天安門)사태의 도화선이 된 개혁주의자 후야오방(胡耀邦) 전 공산당 총서기의 아들 후더핑(胡德平) 등 훙얼다이가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시중쉰 탄생 100주년을 거국적으로 띄우며 훙얼다이들까지 대거 등장시킨 것은 오는 11월 18기 3중전회(18기 당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를 앞두고 불안한 집권 초기 권력 기반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시 주석이 집권 이후 반(反)헌정, 반부패, 보시라이 종신형 선고 등 일련의 강경 노선을 통해 자신의 권위를 세우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인 셈이다. 실제 지난 14일부터 중국중앙(CC)TV가 6회에 걸쳐 시중쉰 특집 다큐멘터리를 방영 중이며 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등 주요 관영 언론들이 시중쉰의 생애를 조명하고 그의 개혁 정신을 찬양하는 기사를 앞다퉈 게재하고 있다. 시중쉰 탄생 100주년 기념의 포인트는 개혁·개방에 대한 공로를 조명하는 데 맞춰지고 있다. 좌담회에서 전인대 상무 부위원장인 리젠궈(李建國)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은 추모사를 통해 시중쉰을 개혁의 선구자라고 치켜세웠다. 주샤오단(朱小丹) 성장 등 광둥(廣東) 지역 관리들도 대거 참석해 기념사를 통해 개혁에 대한 시중쉰의 공로를 강조했다. 시중쉰은 1978~1980년 광둥에서 당 서기 등을 역임하면서 선전(深?)을 개혁·개방 특구로 지정할 것을 덩샤오핑에게 건의하는 등 사실상 중국의 개혁·개방을 주도했다. 개혁파 역사학자 장리판(章立凡)은 이날 서울신문에 “(인물에 비해) 과도한 추모식이 비판받을 수 있음을 알면서도 행사를 감행한 것은 불안한 집권 초기 권력 기반을 다지려는 의도”라면서 “훙얼다이들이 단결하는 모습을 통해 시 주석 자신의 정통성을 내세우고 훙얼다이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음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한국~유럽 최단 新항로 탄생… 수송 경제성·안전성 보장돼야”

    “한국~유럽 최단 新항로 탄생… 수송 경제성·안전성 보장돼야”

    우리나라는 지난 5월 15일 북극이사회 옵서버 국가가 되면서 북극 문제를 다룰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미국, 러시아, 캐나다, 덴마크,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 아이슬란드 등 8개 정회원국과 함께 북극 자원 개발은 물론 환경 문제에 이르기까지 북극에 관한 다양한 문제를 논의하면서 북극으로 진출하는 국제적인 발판을 만들었다. 이후 우리나라는 지난달 16일 스테나 폴라리스 유조선이 러시아 우스트루가항에서 첫 출항을 하면서 본격적인 북극항로의 활용을 시작했다. 서울신문은 14일(현지시간) 유조선에 승선한 북극항로 전문가와 함께 시범 운항의 의미와 전망, 향후 과제 등을 짚어봤다. 전기정 해양수산부 해운물류국장, 남청도 한국해양대학 교수, 황진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운시장분석센터장, 이동섭 한국해양수산연수원 교수, 조찬주 현대글로비스 이사, 이승헌 수석 항해사가 참석했다. 김재진 강원발전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인터넷으로 연결됐다. →북극항로 시범 운항의 의미와 전망은. -전기정 해양수산부 해운물류국장 이번 시범 운항은 우리나라 선사가 북극항로를 통해 화물을 운송하는 최초의 사례로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북극항로는 기존의 수에즈운하와 비교해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새로운 해상 운송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앞으로 북극항로 운항 가능 기간이 현재보다 5개월 더 늘어나고 2020년 북극 지역의 자원 개발 사업(Yamal Project)이 본격화되면 거대한 해상 운송 시장으로 발전하게 될 전망이다. 우리나라 선사도 시범 운항을 계기로 북극항로 운항 경험과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축적할 필요가 있다. -황진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운시장분석센터장 북극항로는 지난 7세기 바이킹족이 개척하기 시작했지만 빙하와 빙산으로 인해 인간의 접근이 허용되지 않았다. 그 후 1900년대에는 러시아가 군사 목적 수송과 에너지 자원 개발을 위해 북극항로를 독점적으로 사용했고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1987년 무르만스크선언으로 국제 항로가 됐다. 2009년 외국 선박으로는 처음 독일 벨루가시핑 선박이 북극항로를 통과했다. 그리고 이번에 우리나라 선사가 북극항로 운항을 시작했다. 1869년 수에즈운하 개통으로 유럽과 아시아의 해상 항로가 개통되고 1914년 파나마운하 개통으로 대서양과 태평양이 연결된 것과 같이 올해 북극해를 통해 유럽과 아시아 대한민국 간 최단 거리의 해상 항로가 개척되고 있다. -이동섭 한국해양수산연수원 교수 최근 많은 학자들이 20세기에는 정보기술(IT)이 주요 산업이었다면 21세기는 물류산업의 시대라고 말한다. 지난해 북극항로를 통과한 선박이 46척이었는데 이 가운데 3척은 한국에서 출항했고 8척은 한국으로 화물을 싣고 들어왔다. 주로 러시아에서 가스 콘덴세이트(원유의 한 종류)를 싣고 왔다. 예상대로 2020년 북극해 항로가 연중 활용 가능해지면 우리나라와 유럽 간 화물 운송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제 교역 비중이 높아 북극항로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지만 어려움도 많다. -남청도 한국해양대학 교수 그렇다. 당장 유럽으로 가는 길인 북동항로는 겨울 동안 북극해가 얼어붙어 6월 말에서 11월 중순까지만 통행할 수 있다. 뱃길 수심도 얕고 쇄빙선과 아이스 파일럿을 반드시 동행시켜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쇄빙선 이용료와 보험료 등 부수적인 비용이 수에즈운하 등보다 2~3배 비싼 것도 걸림돌이다. 러시아 정부에서 점차 제도를 정비해 나가면서 어느 정도 어려움은 해소될 전망이지만 현재는 수익을 내는 루트로 단정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2007년 북동항로와 북서항로가 동시에 열린 이후 북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최단 항로인 해상 실크로드가 현실화되고 있어 우리에게 큰 기회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북동항로를 이용해 네덜란드 로테르담까지 가는 거리는 종전 수에즈운하 경유 때보다 8000여㎞ 단축된다. 항행 기간도 열흘 정도 줄면서 물류 혁명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선진국들도 이런 가능성을 두고 경쟁적으로 북극항로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번 시범 운항을 계기로 발 빠르게 노하우를 축적해 선점 경쟁에 나서야 한다. →북극항로 활성화를 위한 과제는. -전 국장 북극항로는 아직 개발 초기로, 운항 기간이 연간 5개월 이내이고 내빙 선박과 적정한 화물 확보 등에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북극항로의 경제성과 발전 잠재력이 크기 때문에 체계적으로 운항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할 필요가 있다. 또 국내에서도 선·화주 기업 간 협력을 통해(특히 에너지, 석유화학) 북극항로 이용 화물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장기적으로는 우리 선사 스스로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내빙 선박을 확보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조찬주 현대글로비스 이사 북극은 지금까지 알려진 조사에 따르면 원유가 약 13%, 천연가스가 약 30% 등 전 세계 부존자원의 상당 부분이 묻혀 있는 자원의 보고다. 하지만 북극항로는 물류 자체만으로 보면 아직 상업적으로 많은 한계가 있다. 우선 물류에서 가장 기본적인 적시성, 정기성, 화물과 운항의 안정성에 많은 제약이 따른다. 또 물류 간 상업 거래의 부수적 서비스로 해당 구간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상업 루트로 고려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북극항로는 화주사들에 매력적이지만은 않다. 하지만 북극의 자원 개발이 속속 진행되고 강대국들의 발 빠른 움직임이 이어지는 가운데 북극 관련 사업은 해당 국가의 북극 사업 영향력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북극 관련 사업은 그 자체로 향후 에너지 및 자원 관련 사업에 대한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 선점 효과가 있다. -황 센터장 우선 북극항로에 많은 화물이 수송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려면 화물 수송의 경제성과 선박 운항의 안전성이 보장돼야 한다. 화물 수송의 경제성과 관련해서는 많은 화물이 있어야 하고 선박 운항 비용 면에서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북극해의 많은 에너지 자원을 수송하는 비용 면에서도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즉, 북극항로 운항 시 연료비, 선원비, 보험료 등 선박 운행 경비가 다른 항로에 비해 낮아야 한다. 특히 북극항로에만 있는 쇄빙선 이용료가 경제적 부담이 되지 않도록 최소화돼야 한다. -이승헌 수석 항해사 선박 운항의 안정성은 북극항로 활성화를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제다. 북극항로가 열리고 있지만 여전히 선사들은 운항 리스크를 안고 있다. 떠다니는 얼음 등은 북극 항해의 가장 위험한 요소이고 북극점 부근의 자기장 교란으로 인한 선박 통신 장애도 문제다. 해도 정보, 기상정보도 다른 해양과 같이 풍부한 정보가 저렴한 이용료로 제공돼야 한다. 북극항로 운항 지원을 위한 국제적인 공조 시스템 구축 등도 시급하다. →북극항로 활성화에 대비한 전문 인력 양성은. -김재진 강원발전연구원 부연구위원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수도권에서 인천을 통한 서부축과 부산, 울산, 전남 여수 등으로 이어지는 종축으로 물류 흐름이 이어져 왔다. 북극 등 북방 물류길이 막혀 있을 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북극항로가 열리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 국가의 미래를 위해 깊은 바다, 동해를 끼고 있는 강원권으로 물류의 물꼬를 터 북극항로 시대를 이끌도록 해야 한다. 강원도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과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 지정으로 북극항로와 수도권을 연결하는 물류 루트와 산업 거점 기지를 확보했다. 동해항, 삼척항, 속초항 등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 최적의 개발이 가능한 항구들도 있다. 이제는 북극항로 시대에 맞는 국내 육상 물류 흐름의 혁명도 절실한 때다. -이 교수 선박이 북극해 항로를 통과할 경우 무엇보다 해기사(항해 및 기관사)가 내빙 선박에 맞는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해양수산연수원에서는 내년 초에 자격증 훈련 코스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 2015년이 되면 북극항로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선박이 최대 420여척에 이른다. 향후 북극해 북동, 북서항로가 완전히 개방됐을 때 필요한 최대 700~800명의 인력에 대한 교육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진행 사진 베링해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조한종 기자의 ‘新 해양 실크로드’ 북극 항로를 가다] 우리의 북극항로 정책은

    [조한종 기자의 ‘新 해양 실크로드’ 북극 항로를 가다] 우리의 북극항로 정책은

    힘겹게 베링해협을 달린 배는 11일(현지시간) 오후 북극해항로(NSR) 끝점을 지났다. 그리고 북위 66도 05분, 러시아 극동 시베리아와 미국 알래스카를 나누고 북극해와 태평양을 나누는 폭 40마일(64.4㎞)의 좁은 물길 베링해협에 들어섰다. 러시아 바렌츠해 노바야제믈랴 제도에서 시작된 북극해항로 4175㎞를 지나는 데만 꼬박 13일이 걸렸다. 우스트루가항에서 출항한 지 25일째, 9690㎞나 된다. 지금껏 배는 동시베리아해의 얼음 바다를 건너 극동 시베리아 육지 최북단과 브랑겔섬 사이의 롱해협을 지났다. 이후 척치해에서 하루를 항해한 끝에 베링해협과 만났다. 쇄빙선은 이틀 전 동시베리아해에서 돌아갔다. 배는 외롭게 이틀 한나절을 더 항해한 뒤 베링해협에 이르렀다. 잿빛 하늘과 얼음으로 덮였던 북극해도 롱해협부터 푸른 하늘과 평온한 일상의 바다 모습으로 돌아왔다. 영하 4~5도의 청명한 날씨 속에 먼바다에는 고래가 눈에 띄기 시작한다. 남은 거리는 5834㎞. 러시아 캄차카반도를 따라 베링해와 쿠릴열도, 오호츠크해까지 북태평양 기압골의 영향으로 파도가 심할 게 뻔하다. 배는 10m 높이 파도에도 맞서야 한다. 이런 풍랑을 헤치고 6~7일 내려간 뒤 러시아 사할린섬과 일본 홋카이도 북쪽 소야해협을 지나 동해로 접어들게 된다. 여기에서 2~3일 뒤인 21일 목적지인 광양항에 도착할 듯하다. 운항 여건은 좋아지고 있다. 빠르게 얼음이 녹아서다. 오는 길엔 러시아 영해를 드나들거나 타이완으로 가는 유조선과 동행했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항으로 가는 벌크선도 만났다. 북극항로를 오가는 배가 많아진다는 얘기다. 우리나라도 이번 시험 운항을 시작으로 북극항로 준비를 서두를 때다. 세계적인 조선·해운 분야 기술, 인천공항과 부산항 등 물류 흐름의 유리한 여건을 갖춘 점을 고려해 일회성 관심과 행사에서 벗어나 중장기적인 정책 시스템과 연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우선 북극해 업무의 전문성을 살려 업무를 총괄할 정부조직 설치가 시급하다. 현재 담당 조직이 각 부처에 나뉜 데다 독립된 예산도 확보하지 못해 급변하는 북극항로에 대처하는 데 늦을 수밖에 없었다. 전문가들은 국무총리실 산하에 ‘북극해위원회’를 두고 외교부와 해양수산부, 국토교통부 등에 산재한 관련 업무를 총괄해야 한다고 얘기한다. 이곳에서 북극해 정책의 비전과 목표, 관련 산업별 기본계획, 투·융자 등 종합 청사진을 수립하라는 것이다. 해운물류, 수산, 조선, 자원 등 북극해 관련 산업별 비즈니스 개발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시베리아 철길과 트럭으로만 접근이 가능했던 카자흐스탄 등 내륙 국가에도 북극항로와 시베리아 내륙수로를 이용한 바지선 수송이 새 운송 서비스로 등장하는 등 급변하고 있다. 이에 부응해 북극항로와 시베리아 수로를 연계한 북극해 내륙수송 서비스 개발에 눈을 돌리는 등 다양한 비즈니스를 개발해야 한다. 러시아의 쇄빙선이 부족해 통항에 애를 먹는 것도 국내자본 투입을 통해 새 비즈니스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이다. 러시아는 자국의 자원개발과 북동항로의 활성화를 위해 외국의 자본과 기술을 필요로 한다. 우리는 세계적인 우위의 조선, 해양플랜트 건조 기술을 포함해 항만건설 등 관련 부문에 협력을 꾀해야 한다. 러시아, 노르웨이 등 관련국과의 외교력 강화도 절실하다. 북극항로에 대한 기대에 걸맞게 지방자치단체 간의 과열 경쟁도 정리해야 한다. 벌써 국내 기착항을 서로 유치하겠다고 아우성이다. 정부는 국가 이익보다 지자체와 정치권의 이슈로 이용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전문가들에게 맡겨 경쟁력을 철저하게 따진 뒤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을 구분해 국가의 미래와 경쟁력에 맞게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국내 육상 물류운송 루트의 혁신도 빼놓을 수 없다. 지금까지 국내 물류는 수도권에서 인천항을 잇는 서부축과 부산항, 울산항, 여수항 등을 잇는 남부 종축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북극항로 시대가 열리면 개발에 뒤졌던 동해안 항구를 이용하는 동축 방향의 물류 흐름이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도로와 철길을 통한 서부축과 종축의 육상 물류가 과포화 상태이고 경쟁력도 떨어진다. 본격 북극항로가 열릴 때를 대비해 낙후한 동해안 항만들을 다듬어 새 전진기지로 만들 시점이다. 지금 각국의 경쟁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중장기적인 안목에서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수에즈와 파나마운하보다 거리와 시간을 줄이는 지름길이라는 판단에서다. 대부분 대통령이나 국가 최고기관에서 챙긴다. 가장 큰 혜택을 입을 러시아는 무르만스크 지역을 포함해 사하 공화국, 백해의 카렐리야 등 북극해항로 인근 10여곳을 개발계획지역으로 정해 인프라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황진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센터장은 “북극해 거버넌스 수립에 동참하기 위해 정부조직별로 관련 산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한편 북극해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법률 제정 등 입법 작업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베링해협 bell21@seoul.co.kr
  • 출근길 3㎞ 외근 갈 때도… 자전거로 쏘는 그린 해트트릭

    출근길 3㎞ 외근 갈 때도… 자전거로 쏘는 그린 해트트릭

    2일 오전 9시 금천구청 앞 광장. 간편한 옷차림을 한 차성수 구청장이 헬멧을 쓰고 장갑을 끼더니 전기자전거에 올랐다. 청사에서 1.3㎞ 떨어진 시흥1동 주민센터에 가는 길이다.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무료 독감 예방 접종을 하는 날이다. 한껏 들뜬 얼굴로 5분 남짓 페달을 밟았을까. 중간중간 주민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던 차 구청장은 주민센터에 도착했다. “안녕하셨어요?” “건강 잘 챙기셔야죠.” “사람들이 많아서 번호표를 받고 조금 기다리셔야 해요.” 어르신들과 두 손을 꼭 잡아가며, 때로는 부축해 현장을 꼼꼼하게 챙기던 차 구청장은 돌아오는 길에도 자전거를 이용했다. 차 구청장은 지난달 30일부터 3㎞ 길을 자전거로 출근한다. 구청과 가까운 곳에서 업무를 볼 때도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이른 아침부터 자전거로 태극기 달기 캠페인 현장을 들렀던 1일에는 모두 따져보니 2시간쯤 자전거를 탔다. 오는 6일까지 이번 주를 ‘녹색교통 실천운동 주간’으로 선포한 터였다. 자동차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 교통 체증을 줄이고 에너지 절약을 통한 저탄소 녹색 생활 분위기를 확산하자는 취지에서다. 구청 직원들도 이번 주만큼은 개인 승용차 운행을 자제하고 대중교통이나 도보, 자전거를 이용해 출퇴근하고 업무를 본다. 차 구청장도 질세라 솔선수범에 나선 것이다. “차츰 익숙해지니 해 볼만할 것 같다”는 차 구청장은 자전거가 일거삼득의 효과가 있다며 방그레 웃었다. 차량 이용이 줄어드니 기름값을 아낄 수 있고, 건강에도 좋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차를 타고 다닐 때보다 주민들과의 접촉이 크게 늘어 좋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주일 단발 행사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가까운 거리는 차를 타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걷거나 자전거를 타면 차를 이용할 때 놓치던 것을 볼 수 있어 더 좋은 것 같아요. 사실 일정이 많아 차를 타지 않으면 힘에 부치는 측면도 있어요. 녹색교통을 실천하기 위해서라도 일정을 조정하고 한데 모아 동선을 최소화하는 등 녹색 일정을 짜야 할 것 같아요. 허허허.” 청사 전체를 에코센터로 꾸리는 등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 나선 차 구청장은 그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녹색교통문화 확산에도 힘쓴다. 지난해 4월부터 매주 수요일을 ‘녹색 출근의 날’로 지정해 구청 부설 주차장 이용을 제한하는 등 직원들의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하고 있다. 지난 5월부터는 행정 차량 이용을 줄이기 위해 전기자전거를 출장용으로 시범 도입하기도 했다. 차 구청장은 “주민들과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해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한몫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아내가 연명치료 시작하던 날 내 육체적 고통은 해방됐지만 ‘죽음의 질’이란 고뇌는 깊어졌다”

    “아내가 연명치료 시작하던 날 내 육체적 고통은 해방됐지만 ‘죽음의 질’이란 고뇌는 깊어졌다”

    ‘긴 병에 효자 없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환자 옆에서 오랫동안 간병을 해야 하는 가족들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질병으로 인한 가족 해체도 낯설지 않다. 더구나 한번 발병하면 상태가 좋아진다는 희망이라고는 없이 악화되기만 하다가 결국 죽음에 이르는 파킨슨병은 어찌 보면 종말을 향해 가는 ‘소모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파킨슨병에 걸린 아내를 10년이나 간병했던 김석규(77) 전 주일대사는 처음 발병 사실을 알았을 당시를 떠올리며 “병원마다 다니며 진찰을 받았다. 그때마다 ‘파킨슨병 아니죠’라고 물어보곤 했다”고 말했다. 40년간 외교관으로 일하다 2000년 주일대사를 끝으로 공직을 마친 김 전 대사는 2004년 1월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뒤 지난 1월 74세로 눈을 감은 아내 송혜옥씨 곁을 10년 동안 지킨 이야기를 담은 ‘파킨슨병 아내 곁에서-투병 10년의 고통, 간병 10년의 고뇌’를 최근 출간했다. 파킨슨병은 뇌신경세포가 파괴되면서 신체 기능이 점점 사라지다가 결국 죽게 되는 퇴행성 질환이다. 아내는 2002년 처음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이 나타났고 2006년 6월부터는 말을 전혀 못하게 됐다. 2007년부터 휠체어 신세를 졌다. 2010년 5월부터는 코를 통한 급식튜브로 영양을 섭취했고 4개월 뒤에는 음식을 위에 직접 주입하는 시술을 받았다. 파킨슨병에 걸려 몸이 점점 마비되는 아내를 간병하는 것은 육체적으로도 상당한 중노동이었다. 한밤중에 자다 일어나 환자를 부축해 화장실에 가면서 혹시라도 힘이 모자라 미끄러지기라도 할까 봐 마음을 졸이기도 했다. 건강이 나빠져 아내를 돌봐 주지 못하게 될까 걱정해 건강검진도 더 열심히 받았다고 했다. 김 전 대사는 아내가 인공호흡기를 연결하는 특수연명치료를 받게 되자 “육체적인 고통에서 해방된 시간”이 찾아왔다고 했다. 그는 “20개월 동안 죽은 것이나 다름없는 아내를 보면서 무의미한 짓이라는 생각과 ‘그래도 사람 목숨인데’ 하는 마음이 수시로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제 우리는 당하는 죽음이 아니라 맞이하는 죽음을 생각해야 한다”며 ‘죽음의 질’이라는 환자 자기 결정권을 조심스레 거론한다. 물론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 해도 그는 “아마도 연명치료를 할 것 같다”고 했다. 비슷한 상황을 맞은 사람에게 조언을 해줘야 할 상황이 닥치더라도 “연명치료를 중단하라는 말은 차마 자신 있게 못 하겠다”고 했다. 아내를 떠나보낸 뒤 김 전 대사는 “친구들 만나서 바둑도 두고 등산도 하며” 남들처럼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무심한 듯 “외롭다”는 말을 되뇌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비극으로 끝난 철로 위 이웃돕기

    철로에 떨어진 이웃과 이를 구하려던 70대 노인이 열차에 치여 함께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23일 오전 8시 25분쯤 부산 부산진구 부전역 인근 양정동 방면 800m 지점에서 박모(70)씨와 김모(63·여)씨가 무궁화 1761호에 부딪혔다. 열차는 오전 5시 40분 포항역을 출발해 사고 당시 부전역 진입을 앞둔 상태였다. 이 사고로 박씨는 머리와 옆구리 등을 다쳐 현장에서 숨졌으며, 김씨는 충돌 당시 박씨가 몸을 감싸는 바람에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지만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오전 9시 50분쯤 결국 사망했다. 경찰 조사 결과 철길 근처에 거주하며 홀로 사는 박씨와 김씨는 옆집에 사는 이웃으로 평소 친하게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현장을 본 목격자는 “철로에 떨어져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김씨를 본 박씨가 철길로 뛰어들었고, 김씨를 부축해 밖으로 나오려다 열차에 부딪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목격자 증언을 바탕으로 자세한 사고 경위와 김씨의 사망 원인이 열차로 인한 2차 충돌인지 텃밭에서의 추락인지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철로 옆 3m 높이에 김씨의 텃밭이 있는 점으로 미뤄 김씨가 밭일을 하던 중 철로 위로 추락해 몸을 못 가누고 있는 것을 박씨가 보고 도와주기 위해 무리하게 철길을 건너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70대 할아버지 이웃 할머니 구하려 철길로

    70대 남성이 열차 선로에 떨어진 60대 이웃주민(여성)을 구하려고 철길로 뛰어들었다가 함께 열차에 치여 숨졌다. 23일 오전 8시13분께 부산 부산진구 부전역에서 800m쯤 떨어진 지점 동해남부선 철길에서 A(63·여)씨와 B(70)씨가 포항발 부산행 1761 무궁화호에 치였다. 이 사고로 B씨는 현장에서 숨지고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목격자들은 “철로에 떨어져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A씨를 본 B씨가 철길로 뛰어들었고, A씨를 부축해 밖으로 나오려다 열차에 부딪쳤다”고 진술했다. 철길 근처에서 거주하며 홀로 사는 A씨와 B씨는 옆집에 사는 이웃으로 평소 친하게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나는 순간에도 B씨가 A를 보호하려고 A씨를 감싸며 열차에 부딪쳐 충격을 더 받았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사고가 난 곳은 철로 양쪽 땅이 3m가량 언덕을 이루고 있어 일반인들의 발길은 없는 곳이다. 경찰은 언덕위에 텃밭이 있는 점으로 미뤄 A씨가 이곳에서 작업하다가 철로로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목격자를 상대로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니콜 키드먼, 자전거 탄 카메라맨과 충돌 아찔

    니콜 키드먼, 자전거 탄 카메라맨과 충돌 아찔

    할리우드 배우 니콜 키드먼(46)이 12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자전거 사고를 당했다. 미국 연예매체 스플래쉬뉴스닷컴 등 외신에 따르면 키드먼이 이날 미국 뉴욕 매디슨 거리에 있는 호텔로 들어가다 호텔 입구에서 자전거를 탄 카메라맨과 충돌했다. 카메라맨은 키드먼을 촬영하다 균형을 잃고 키드먼과 부딪혔다. 키드먼은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넘어졌다. 오른 쪽 다리에 가벼운 상처를 입었다. 다리를 저는 키드먼은 경호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호텔로 들어가 출동한 응급요원들에 의해 치료를 받았다. 키드먼은 뉴욕 패션주간에 열린 ‘2014 캘빈클라인 봄·여름 컬렉션’에 참가한 뒤 호텔로 돌아가던 중이었다.  카메라맨은 보도에서 자전거를 탄 죄로 범칙금이 부과될 것이라고 언론들은 전했다.  온라인뉴스부@seoul.co.kr
  • 디아지오코리아 “취약계층 여성 자립 부축”

    디아지오코리아 “취약계층 여성 자립 부축”

    국내 양주 소비 급감으로 매출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주류회사 디아지오코리아가 국내에서 사회공헌사업의 첫발을 디딘다. 디아지오코리아의 조길수 대표는 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마음과마음재단’ 출범 간담회를 열고 “취약 계층 여성의 자립을 위해 향후 5년간 매년 10억원을 여성가족부를 통해 지원한다”고 밝혔다. 7월 취임 이후 첫 공식 행사에 나선 조 대표는 “지역사회와 동반성장하는 기업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재단을 설립했다”며 “대표 제품인 조니워커가 역사와 전통을 가진 술로 인정받는 것처럼 디아지오코리아도 신뢰받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마음과마음재단은 여성가족부와 손잡고 올해 미혼모 등을 위한 주거안정 지원(4억 9000만원), 자립지원형 ‘새일(새로 일하기)’ 센터 운영(4억원), 한부모가족 상담·교육 지원(1억 1000만원) 등의 활동을 펼친다. 마음과마음재단은 디아지오가 작년 말 아시아태평양지역을 대상으로 발표한 ‘플랜 더블유’(Plan W)의 하나로 만들어졌다. 플랜 더블유는 디아지오 아시아태평양 본부의 사회 공헌 프로그램이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5층서 추락한 女를 4층서 건진 男 ‘순간포착’

    5층서 추락한 女를 4층서 건진 男 ‘순간포착’

    자살하려 5층에서 뛰어내린 여성과 4층에서 ‘운 좋게’ 그녀를 잡는데 성공한 남자의 모습을 담은 순간포착 사진이 네티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시나닷컴 등 중국 포털사이트에서 화제가 된 사진은 지난 달 10일 하얼빈에서 찍은 것으로, 아파트 외벽에 매달린 여성과 이를 붙잡고 있는 남성의 아슬아슬한 모습을 담고 있다. 20대로 알려진 이 여성은 자살하려 5층에서 몸을 던졌지만 마침 4층 베란다에 있던 한 남성이 떨어지는 여성의 팔을 낚아채는데 성공했다.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온 또 다른 남성 한명이 베란다에서 여성을 부축하며 시간을 끌었다. 곧 달려온 소방대원들이 장비를 이용해 여성을 구조하면서 큰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 이 여성이 자살하려 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네티즌들은 “간발의 차로 생명을 구한 남성에게 박수를 보낸다.”, “영화에서나 볼 법한 놀라운 장면”이라며 관심을 보였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숨이 막힐 정도로 치를 떨던 월천댁은 울다 말고 벌떡 몸을 일으키더니 정주간 뒤쪽에 있는 부엌 봉노로 내달았다. 애매한 구월이를 아주 요절낼 작심하고 지겟문을 돌쩌귀가 나가떨어져라 벌컥 열어젖혔다. 그러나 죽여주십사 하고 엎드려 있어야 할 구월이는 봉노에 없었다.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간다는 것을 눈치챈 구월이는 진작부터 어디론가 피신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뒷덜미를 잡아채서 패대기를 쳐야 직성이 풀릴 것 같았던 월천댁은 구월이가 보이지 않자 그만 어진혼이 빠져 불당그래와 삭정이들이 널려 있는 정주 바닥에 넉장거리하고 드러누워버렸다. “주모,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안 되기는 뭐가 안 돼?” “정주 바닥에서 넉장거리하고 있으면 안 됩니다.” 풀어헤쳤던 젖무덤을 서둘러 수습한 만기가 허둥지둥 달려와서 손사래치며 앙탈하는 월천댁을 곁부축해서 가까스로 일으켜세웠다. 그러나 억장이 무너져 눈앞에서 헛것만 오락가락하는 궐녀는 곧장 만기를 뿌리치고 엎어지고 자빠지며 울타리 밖으로 내달았다. 손바닥 같은 숫막거리라 할지라도 가뭇없이 숨으려는 구월의 처지와 그를 찾아 헤매는 월천댁의 처지는 사뭇 다른 법, 눈을 화등잔같이 뜨고 화냥년 보리방아 찧듯 두서없이 허둥지둥 소생의 거처를 찾아 헤맸으나 허사였다. 북새통을 피우며 발서슴하고 다니던 중에 어느덧 부글부글 끓어오르던 심사도 얼추 가라앉기 시작했다. 알고 보면 이렇게 흥분하고 있는 까닭이 모두 제 못난 탓이었다는 생각을 진작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었다. 만기를 남장 계집인 줄 모르고 김칫국을 떠먹은 불찰은 따지고 보면, 누워서 침 뱉기요, 똬리로 샅 가리기였다. 이렇게 날뛰는 단초가 모두 월천댁인 자기 실수였지, 구월의 탓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처럼 황당하고 뒤틀린 심사를 하소연할 수 있는 사람은 하늘 아래에서 자신의 혈육인 구월이뿐이었기에 이런 소동을 벌인 것이 아닌가. 굽도 젖도 못하고 월천댁 숫막 툇마루에 앉아 있던 만기는 나무 비녀에 쪽진머리가 봉두난발이 되어 집으로 들어서는 월천댁을 우두망찰하고 있었다. 구월이를 찾아내지 못한 앙갚음으로 만기에게 달려들어 멱살을 뒤틀어잡고 앙탈을 부리지 않는 걸 보면 그나마 넋이 모두 빠져나간 것 같지는 않았다. 툇마루에 앉아 있는 만기에게 힐끗 일별을 보내면서 월천댁은 혼잣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런데 이 육실할 년이 어디 숨어서 코빼기도 보이지 않나.” 일테면 뒤틀린 심사가 원망 반 걱정 반으로 바뀐 셈이었다. 궐녀는 툇마루 끝자리에 풀썩 엉덩이를 걸치면서 뇌까렸다. “이년 내 눈앞에 보이기만 해봐라…… 등에서 누린내가 나도록 패주고 다리몽생이를 싹둑 분질러서 문밖 출입도 못하게 만들어버릴 테니……” 만기는 속으로 생각했다. 저토록 모진 악담을 퍼붓는 월천댁이 구월이가 나이로 치면 삼촌뻘인 배고령과 정분을 터왔고 그로 말미암아 배태까지 했다고 직토를 해버린다면 어떤 몰골이 될까. 평소에 내 것이 아니면 남의 밭의 개똥도 줍지 않을 만치 소슬하게 살아왔다는 월천댁이 그 말을 듣게 되면 또다시 기절초풍을 하고 말 것이었다. 그러나 엎친 데 덮치는 격이 될지라도 부리를 헌 김에 차마 하지 못했던 그 말까지 직토를 해버려야 죽든 살든 양단간에 결말이 날 것이었다. 속으로 주저주저하는데, 난데없이 날아든 까치 두 마리가 맞은편 소나무 가지에 올라앉아 숫막을 향해 지악스럽게 짖어댔다. 이상하게 까치들은 항상 짝을 지어 날아다니며 성가시게 굴었다. 짖는 소리가 애간장을 긁어대듯이 거슬렸던 월천댁이 마당가의 돌멩이를 집어들고 까치들을 향해 팔매질을 하면서 걸찍하게 악담을 퍼부었다. “이놈의 새끼들…… 여동밥을 처먹지 못해 환장을 했나, 남의 복장 지르려고 몸 닳게 짖어대나.” 얼혼이 나가서 전전긍긍하는 월천댁을 가까스로 달래서 툇마루에 주질러앉힌 다음, 덩달아서 물에 빠진 사람처럼 엄벙덤벙하고 있는 늙은 중노미를 불러 물 한 사발을 떠오게 하였다. 그리고 소뿔은 단김에 빼더란 말이 있듯이 나중엔 벼락이 떨어지더라도 내친김에 속내에 있던 말을 들이대고 말았다. “구월이를 얼른 혼례 치러주는 게 순서입니다. 이제 서둘러 혼례를 치를 때가 되었지요.” “혼례를 치를 때가 되었다니? 그게 무슨 소리여? 비 오는 날 똥장군을 지고 밭두렁 비탈길을 걸으라면 걸을까 그건 못해.” 그때 기다렸다는 듯이 만기가 쐐기를 박았다. “무하고 여자는 바람 들면 못 쓴다는 말 듣지도 못했소? 이팔의 나이를 훌쩍 넘긴 처자가 배태를 하였다면, 삼이웃에 소문이 낭자하기 전에 냉큼 초례청을 차려주어야 하지 않겠소.” “아니, 구월이가 배태하였다고? 누가 그런 날벼락 맞을 말을 해?” “누가 그러는 게 아니라, 그거야 구월이 불러 물어보면 알 테지요. 등잔 밑이 어둡더라고 우리 상단 동무들은 모두가 눈치챈 일을 정작 어미가 모르고 있었구려.” “아이고 내 팔자야…… 개살구 지레 터진다더니 이 산중에 처박혀 사는 년이 바로 그 짝 났네. 내가 살아도 못 살어…… 나이 쉰이 다 되도록 딸자식 하나만 바라보며 애면글면 모든 고초를 참아왔는데, 종국에는 까막까치도 찾아와서 못난 어미 보고 짖게 되었구려. 내가 자문이라도 해야 분풀이가 되지 않겠소. 세상에 이런 봉변이 어디 있소.” “그러니까 동네방네 요상한 소문 퍼지기 전에 혼례를 치러주자고 도감 어른께서 말씀을 하시어 시생이 허둥지둥 찾아온 것입니다.” “도감 어른께서? 도대체 어느 놈이 금지옥엽인 내 딸에게 배태를 시켜 남의 애간장을 끓인단 말이오?”
  • 몸종 부리듯 언행 ‘실망’ 성적 수치심 당해 ‘절망’

    몸종 부리듯 언행 ‘실망’ 성적 수치심 당해 ‘절망’

    경기 과천시에서 장애인 활동보조인으로 일하는 진미희(54·여·가명)씨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보람과 굴욕이라는 감정의 경계선을 넘나든다. 경력 4년차의 베테랑 활동보조인인 그조차도 하루종일 장애인의 손발 역할을 하다 보면 몸과 마음이 모두 지친다. 진씨는 “거동이 힘든 장애인을 옆에서 부축하다 보면 어깨와 허리 등 아프지 않은 곳이 없지만 그보다 무리하게 집안일이나 심부름을 강요할 때나 보조인을 몸종 부리듯 대하는 언행을 접할 때 인격이 무시되는 느낌이 들어 힘들다”고 털어놨다. 장애인의 자립과 원활한 생활을 돕는 장애인 활동보조인들이 일상 생활 곳곳에서 마주치는 불합리한 관행과 장애인 이용자와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다들 사회적 약자의 재활과 자립을 도울 수 있어 의욕적으로 뛰어들곤 하지만 장애인들의 무리한 요구와 중재 기관의 무시가 더해지면서 한 달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는 활동보조인들이 적지않다. 우선 활동보조인을 파출부로 여기고 마구 부리는 일부 장애인들의 횡포가 빈번해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경력 10개월의 활동보조인 최모(47·여)씨는 “시간제로 하루 2명의 지체 장애인을 보조하고 있는데, 어떤 날은 집안일을 하다가 하루가 다 간다”면서 “식사와 위생관리는 당연히 내가 해야 할 몫이지만, 장애인 가족의 밥상을 차리라거나 100포기가 넘는 김장김치를 담그는 일을 시키면 내가 가정부인지 활동보조인인지 회의가 들 때가 있다”고 토로했다. 전체 80% 이상을 차지하는 여성 활동보조인의 경우 남성 장애인들의 무리한 요구와 신체 접촉 때문에 성적 수치심을 느끼는 사례도 종종 있다. 경기 의정부시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모(43·여)씨는 남성 지체장애인이 욕창 방지 연고를 바를 때마다 도를 넘는 신체 접촉을 요구해 결국 일을 접었다. 고미숙 전국활동보조인노조 사무국장은 2일 “활동보조인의 역할 한계와 이용자와 보조인 간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매뉴얼 등이 없어 직업 의무를 넘어서는 과도한 역할을 요구해도 대처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지역의 사회복지센터마다 활동보조인과 장애인 이용자 간 매칭과 중개를 담당하는 코디네이터가 있지만 담당해야 할 인원이 워낙 많은 탓에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 센터마다 1~2명의 코디네이터가 활동보조인 수십명의 임금 업무 등 잡다한 행정 절차를 처리하는 실정이다. 활동보조인노조 측은 보건복지부에 활동보조인의 고용 안정성과 처우 개선, 고충처리위원회 개설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수용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복지부 관계자는 “시급 인상과 4대보험 가입 등 활동보조인의 처우 개선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면서 “특히 이용자와 보조인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문제점을 활동보조인 입장에 서서 접근하겠다”고 밝혔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사설] 항공 대참사 막은 작은 영웅들이 있었다

    아시아나 항공기 충돌 사고에서 빛을 발한 승무원들의 침착하고도 헌신적인 대응에 찬사를 보내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 끝까지 항공기에 남아 탑승객들의 안전한 탈출을 도운 이들이 있었기에 그나마 희생자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탑승객들의 증언과 현지 조사 등에 따르면 전체 12명의 기내 승무원 가운데 7명이 비행기가 활주로와 충돌하는 사고 충격으로 실신한 상황에서 유태식 사무장 등 5명의 승무원들이 매뉴얼에 따라 침착하게 출구를 확보하고 질서를 유지하며 승객 290여명의 탈출을 도왔다고 한다. 특히 최선임 승무원인 이윤혜씨는 다친 몸으로 눈물을 흘리면서도 승객들을 등에 업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한 명이라도 더 구조하려 안간힘을 쏟았다고 많은 외신들이 찬사를 보냈다. 샌프란시스코시 소방국장 조앤 헤이스 화이트는 “비행기에 불이 붙기 직전까지 그는 기내에 머물면서 혹시라도 남은 승객이 있는지 살폈다”면서 그를 영웅이라고 불렀다. 위기 상황에서도 차분하게 대응한 탑승객들도 박수를 받을 만하다.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부트스트랩 연구실 직원인 미국인 벤저민 레비는 출구 앞에 앉은 덕에 곧바로 탈출할 수 있었음에도 갈비뼈가 부러진 몸으로 기내 뒤편으로 달려가 다른 승객 50여명을 부축해 옮겼다고 한다. 어학연수 길에 올랐던 중국의 학생들은 비행기에 연기가 피어오르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어린아이를 안아 들고 탈출하는 등 의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사고의 원인이 조종사 실수인지, 아니면 기체 결함 등 다른 문제 탓인지를 규명해 책임소재를 가려야 하겠으나, 이들 승무원과 탑승객들에게 사고는 불가항력의 일이었다. 그들은 두 동강 나고 화염이 피어오르는 항공기 안에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 위기 상황에서도 직분에 충실했던 승무원들의 투철한 직업 정신과 평소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으로 몸에 익힌 위기대응 능력, 그리고 나보다 남의 안위를 먼저 살피려 한 탑승객들의 헌신적 자세가 참극의 활주로에서 꽃을 피웠다. 그저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박수 받기를 사양하는 우리 곁의 작은 영웅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 ‘동해’ 열고 꿈의 뱃길 북극항로로… 수출길 확 짧아진다

    ‘동해’ 열고 꿈의 뱃길 북극항로로… 수출길 확 짧아진다

    ‘꿈의 뱃길’ 북극항로 시대를 앞두고 강원 동해안 항구들이 설레고 있다.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2020년쯤이면 연중 100일 이상 북극항로를 통한 상업 운항이 가능해지면서 낙후된 강원 동해안이 세계 교역의 중심지로 떠오를 것이란 희망 때문이다. 최근 정부에서 오는 8월 북극항로 시범 운항 추진계획을 밝히고 러시아 쇄빙선 용선 확보 등 북극항로 개척을 서두르면서 더 구체화하고 있다. 실제로 북극항로 시대가 열리면 지금까지 수도권~부산·울산을 잇는 국내 물류 흐름이 운송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도권~동해로 몰릴 전망이다. 현재 부산·울산항 등을 중심으로 한 경부축 물류 흐름은 철길과 도로 모두 포화상태에 이른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경부축 철길은 혼잡률이 98%를 넘어서 물류 지체 현상이 심각하다. 대량 수송이 어렵고 연료비가 많이 드는 고속도로 또한 정체와 포화 상태로 장점을 잃어가고 있다. 이에 비해 북극항로 시대에는 동해항 등을 중심으로 한 강원 동해로의 횡축 물류 흐름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경부선 등 종축에 비해 영동고속도로나 경춘고속도로, 서울~춘천~속초 간 동서고속화철길 등을 이용한 동서축으로 바꾸면 내륙 물류비용 절감뿐 아니라 해상 거리도 짧아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수도권~동해항 간 내륙운송비도 수도권~부산항에 비해 1TEU(6m짜리 컨테이너 1개)당 14만원 이상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삼척 호산항은 현재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기지를 건설하고 있어 북극해 에너지자원 유입에 대비할 수 있게 된다. 이동철 도 환동해본부장은 “북극항로는 앞으로 수백년간 동북아시아와 유럽 등을 연결하는 핵심 항로가 될 것”이라며 “수도권 화물을 부산항으로 옮긴 뒤 북극항로를 이용하는 것과 동해안 항만을 이용할 경우의 비용만 감안하더라도 동해안 활용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국내를 벗어난 북극항로 뱃길 물류도 거리와 시간, 비용 모두 종전보다 크게 단축된다. 유럽~아시아를 잇는 북동항로만 해도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수에즈운하~인도양~동아시아(동해항)까지 2만 100㎞ 거리를 24일 걸려 운항하던 뱃길이 로테르담항~북극해~베링해~동아시아(동해항)까지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1만 2700㎞로 12일이 소요된다. 종전 수에즈운하를 이용할 때보다 무려 7400㎞의 뱃길이 단축된다. 시간도 절반으로 줄어들고 가장 큰 부담이 되는 연료비가 절감되면서 상품 경쟁력도 높아지게 된다.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강원 동해항~네덜란드 로테르담항까지의 운송 시간은 부산항~로테르담항보다 육상운송 거리가 짧아 최소한 2일 단축된다.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판단에 따라 강원도는 동해항과 삼척 호산항을 북극항로 물류항으로 특화해 나갈 방침이다. 동해항은 시멘트와 석탄 등 벌크화물 중심항으로 육성한다. 러시아 북극해 일대에서 생산되는 석탄 등을 동해항으로 수입하면 최단거리 벌크 전문항으로 자리 잡게 된다. 북극해는 전 세계 천연가스 매장량의 30%에 이르는 470억 배럴과 전 세계 13%에 해당하는 석유 900억 배럴, 각종 지하자원 2조 달러 등이 매장돼 있는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급부상하면서 지리적으로 가까운 동해가 최적지로 각광 받을 전망이다. 일단 현재 7만t급 1선석과 5만t급 5선석 등 2200만t급 규모의 하역 능력을 갖춘 동해항 규모를 대폭 늘린다. 2020년까지 1조 6895억원을 들여 5만t급 이상 15~22선석으로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현재 연료부두 18만t급 1선석과 8만t급 2선석, 액화천연가스(LNG) 12만t급 1선석을 갖춘 삼척 호산항도 북극해의 가스자원 중심항으로 떠오르면서 2020년까지 8조 6398억원(민자)을 들여 북극항로 LNG 허브 전진항으로 변신한다. 이에 발맞춰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최근 해양수산부를 찾아 “신동북아 시대를 대비해 동해안권 항만 기능을 확대하고 새로운 교통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동해항의 북극항로 모항 지정을 요청했다. 정부에서 적극 추진하고 있는 북극항로 개척과 북극 개발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최 지사는 동해안 항만의 이 같은 경제성 등을 설명한 뒤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 등과 연계한 동해·묵호항, 속초항의 기능 확충에 필요한 720억원의 국비 지원도 요청했다. 국내 유일의 쇄빙선인 ‘아라온호’의 기항지도 강원권 항만이 출항 모기지가 되도록 적극 건의할 방침이다. 이달부터 부지사를 위원장으로 18명 안팎의 북극해 전략협의회도 가동된다. 앞으로 위원장을 도시사로 격상시켜 정례적으로 정부의 북극해 정책과 관련한 강원도 대응 전략을 협의하고 대처해 나가게 된다. 동해·삼척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진짜 사나이 진급 측정…샘 해밍턴 최대 고비

    진짜 사나이 진급 측정…샘 해밍턴 최대 고비

    ‘일밤-진짜 사나이’(이하 ‘진짜 사나이’) 멤버들이 일병 진급 측정을 받게 됐다. 오는 30일 방송되는 MBC ‘진짜 사나이’ 녹화에서 배우 김수로, 방송인 서경석, 배우 류수영, 개그맨 샘 해밍턴, 가수 손진영 등 5명의 멤버들은 이병에서 일병으로 진급하기 위한 테스트를 받았다. 앞서 지난 3월 육군 훈련소에 입소했던 진짜 사나이 멤버들은 이번 일병 진급 측정에서 실거리 사격,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3km 뜀걸음 등 체력 검정을 거쳤다. 이날 녹화에서 ‘진짜 사나이’ 멤버들은 진급 측정의 마지막 코스인 ‘3km 뜀걸음’에서 최대 위기를 맞았다. 특히 샘 해밍턴이 이 코스에서 고비를 맞아 팀원들의 걱정을 샀다. 이를 본 류수영은 그를 부축하며 끝까지 함께 뛰는 의리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제작진은 “진급을 앞두고 뜨거운 전우애를 과시한 멤버들의 모습을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 5월 입소한 배우 장혁과 그룹 제국의아이들 멤버 박형식은 이번 진급 측정에 참여하지 않았다. ‘진짜 사나이’ 멤버들의 진급 측정 소식에 네티즌들은 “진짜 사나이 진급 측정, 결과 기대되는데?”, “진짜 사나이 멤버들 진급 측정 받았다는데 벌써 시간이 그렇게 지났나?”, “진짜 사나이 진급 측정, 장혁과 박형식도 두달 뒷면…”, “누가 붙고 누가 떨어질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이한열 티셔츠/안미현 논설위원

    1987년 6월 9일 연세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국민평화대행진 출정식을 마친 1000여명의 학생은 여느 때처럼 정문 밖으로 나가려 시도했다. 요란스럽게 최루탄이 터졌다. 시위대는 일제히 뒤돌아 뛰었다. 당시 도서관학과 2학년이던 이종창도 최루탄을 피해 몸을 돌렸다. 순간, 매캐한 연기 속에 쓰러져 있는 학우가 보였다. 살필 겨를도 없었다. 축 처진 친구의 어깻죽지를 끌어안다시피 한 채 학교 안으로 힘겹게 옮겼다. 그 시각, 고려대 앞 시위 취재를 마치고 연세대로 이동한 정태원 로이터통신 기자는 사진 각도를 고민했다. 통상 연대 시위는 정문 앞 굴다리에서 망원렌즈로 전경을 찍지만 그날은 시위학생이 많지 않아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그의 눈에 피 흘리는 친구를 부축하고 있는 학생의 모습이 들어 왔다. 본능적으로 셔터를 눌러 댔다. ‘이 한 장의 사진’은 외국 신문에 먼저 실린 뒤 국내 언론에 보도됐다. 그 어떤 말도 필요 없는 ‘사실’ 앞에서 전국이 들끓었다. ‘넥타이 부대’까지 가세하자 전두환 정권은 6월 29일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수용했다. 6·29선언을 끌어낸 6월 항쟁의 시작과 끝이다. 하지만 모두의 염원을 뒤로한 채 중환자실의 스물한 살 청년은 그해 7월 5일 끝내 눈을 감았다. 사인은 뇌 손상으로 인한 심폐기능 정지. 연대 경영학과 2학년생 이한열이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공식 인정받은 것은 그로부터 14년이 더 흐른 뒤였다. 이한열기념사업회가 꾸려졌다. 2005년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에는 이한열기념관도 들어섰다. 당시 그가 입고 있던 티셔츠와 바지, 운동화 등 유품이 이곳으로 옮겨져 보관됐다. 그런데 핏자국과 최루가스, 땀 등이 뒤섞인 옷이 오랫동안 햇빛과 상온에 노출돼 많이 손상됐다고 한다. 혈흔은 거의 바랬고, 한 짝만 남은 운동화 밑바닥은 거의 부스러졌단다. 아크릴로 만든 진열장 안에 고체 보존제만 넣어 진열해 놓았다고 하니 그 무신경에 탄식이 절로 나온다. 지난해 전문 보존 처리를 약속하고도 지금껏 이행하지 않은 연대의 방관도 개탄스럽다. 기념사업회는 1000만원 상당의 보존시설 설치 비용을 시민모금운동을 통해 마련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이한열 티셔츠는 사단법인이 지켜야 할 기념품이 아니다.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역사의 증거’다. 민주화가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에서 나쁜 뜻으로 사용하는 말’이라고 알고 있는 일부 청소년들에게 민주화의 참뜻이 무엇인지, 역사가 무엇인지 두 눈으로 직접 보고 깨닫게 해줄 살아 있는 교육 자료다. 굳이 시민이나 국가의 힘까지 빌릴 필요도 없다. 연세대가 나서면 된다. 안미현 논설위원 hyun@seoul.co.kr
  • 이한열 열사 유품 보존 어려워 손상

    이한열 열사 유품 보존 어려워 손상

    ‘1987년 6월 연세대 정문 앞에서 시위를 벌이다가 경찰이 쏜 최루탄에 머리를 맞고 친구에게 부축당한 채 피를 흘리는 고(故) 이한열 열사.’ 당시 외신기자가 찍은 한 장의 사진은 온 국민을 공분케 했고 시민 500만명 이상이 참가하는 6월 민주화 항쟁으로 이어지는 도화선이 됐다. 지금도 6월이면 연세대 교정을 비롯해 곳곳에서 대형 걸개그림으로 등장하는 이 사진은 엄혹했던 당시의 시대상과 민주화 운동의 역사를 보여준다. 그런데 당시 그가 입은 옷과 신발, 허리띠, 가방 등의 보관을 두고 ‘이한열 기념사업회’가 고민에 빠졌다. 사료로서의 가치가 크지만 비용 등의 문제로 보관이 쉽지 않아서다. 최근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의 이한열 기념관을 방문해 유품 상태를 확인한 전문가들은 적절한 보관 시설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연세대 박물관 이원규 학예사는 9일 “시간이 흐르면서 기본 재질이 망가지는 데다 당일 혼잡한 상황 속에서 땀과 피, 최루가스, 응급 약품 등이 섞여 옷 자체가 많이 손상된 상태”라면서 “적절한 온도나 습도를 갖추고 자외선을 방어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한데 보존 환경이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완전 복구는 어렵겠지만 전문적인 처리를 통해 앞으로 변형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열사의 모교인 연세대는 지난해 처음 교내에서 그에 대한 전시회를 열었고 당시 물품 보관 상태를 확인한 뒤 훈증 소독과 탈산 처리 등의 전문 보존처리를 약속했다. 그러나 항온·항습 기능을 갖춘 시설이 없으면 보존처리를 하더라도 추가 손상을 막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념사업회 측은 적절한 보관시설을 갖추려면 1000만원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모금을 통해 비용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애인 행세해 납치·살해… 성범죄 전과 ‘클럽男’이 범인

    애인 행세해 납치·살해… 성범죄 전과 ‘클럽男’이 범인

    대구 여대생 살해 피의자가 범행 일주일 만에 검거됐다. 대구 중부경찰서는 2일 여대생을 살해하고 시신을 저수지에 버린 조모(24·무직)씨를 강간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조씨는 지난달 25일 오전 4시 20분쯤 대구 중구 삼덕동 클럽 골목 근처에서 술을 마시고 귀가하던 여대생 남모(22)씨를 뒤따라가 택시에 합승한 뒤 자신의 원룸에 데려가 성폭행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남씨를 마구 때려 숨지게 한 뒤 이튿날 새벽 경북 경주 건천읍 한 저수지에 시신을 버린 혐의도 받고 있다. 남씨가 실종 하루 만에 숨진 채 발견되자 경찰은 택시기사를 유력한 용의자로 추정하고 남씨가 택시를 탄 지점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10여대를 분석해 지난달 31일 택시를 찾아냈다. 경찰은 택시기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남씨의 집으로 가는 도중 남자 친구라는 20대 남자가 피해자를 껴안으며 택시에 올라탔고 두 사람을 남씨의 집 반대 방향인 북구 산격동 모텔 부근에 내려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남씨가 실종 전 술을 마셨던 클럽에서 조씨가 합석한 사실을 미리 알았던 경찰은 택시기사의 진술, 택시 하차 후 드나든 모텔의 CCTV 분석을 통해 조씨를 피의자로 특정하고 지난 1일 대구시내 한 클럽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조씨를 검거했다. 조씨는 사건 발생 당일에도 이 클럽에서 남씨 일행과 합석해 술을 마셔 경찰의 용의 선상에 올라 있는 상태였다. 조사 결과 조씨는 사건 당일 남씨를 데리고 산격동 일대 모텔 2곳을 다니다 빈방이 없자 남씨를 자신의 원룸으로 데려갔고 성폭행을 시도하다 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이 확보한 CCTV 화면에는 조씨가 몸을 축 늘어뜨린 남씨의 팔을 붙잡아 끌고 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 조씨는 몸을 가누지 못하는 남씨를 어깨로 부축해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산격동은 남씨의 휴대전화 위치가 마지막으로 확인된 곳이기도 하다. 경찰은 또 술집에서 나온 남씨를 조씨가 뒤따라가는 모습이 찍힌 CCTV도 확보했다. 남씨를 살해한 조씨는 렌터카를 빌려 시신을 이불로 싸 실은 뒤 이튿날 새벽 경북 경주 건천읍의 한 저수지로 가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씨의 원룸과 렌터카 곳곳에서 남씨의 것으로 보이는 혈흔이 발견됐다. 조씨는 경찰에서 “클럽에서 만난 남씨가 마음에 들어 뒤따라갔다”며 “술 마신 남씨를 부축해 원룸으로 들어가다 넘어져 남씨가 피를 흘리며 다치자 신고할 것이라는 불안감에 손으로 목을 조르고 때렸다”고 말했다. 조씨에게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 전과가 있어 성범죄자 신상공개 사이트 ‘성범죄자알림e’에 등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대구 여대생 살해범,미성년 성범죄 전과 있었다

    대구 여대생 살해범,미성년 성범죄 전과 있었다

    대구 여대생 살해 피의자가 범행 일주일만에 검거됐다.  대구 중부경찰서는 2일 여대생을 살해하고 시신을 저수지에 버린 조모(24·무직)씨를 강간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조씨는 지난달 25일 오전 4시 20분쯤 대구 중구 삼덕동 클럽 골목 근처에서 술을 마시고 귀가하던 여대생 남모(22)씨를 뒤따라가 택시에 합승한 뒤 자신의 원룸에 데려가 성폭행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남씨를 마구 때려 숨지게 한 뒤 이튿날 새벽 경북 경주 건천읍 한 저수지에 시신을 버린 혐의도 받고 있다.  남씨가 실종 하루 만에 숨진 채 발견되자 경찰은 택시기사를 유력한 용의자로 추정하고 남씨가 택시를 탄 지점에 설치된 CCTV 10여대를 분석해 지난달 31일 택시를 찾아냈다.  경찰은 택시기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남씨의 집으로 가는 도중 남자친구라는 20대 남자가 피해자를 껴안으며 택시에 올라탔고 두사람을 남씨의 집 반대방향인 대구 북구 산격동 모텔부근에 내려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남씨가 실종 전 술을 마셨던 클럽에서 조씨가 합석한 사실을 미리 알았던 경찰은 택시 기사의 진술, 택시 하차 후 드나든 모텔의 CCTV 분석을 통해 조씨를 피의자로 특정하고 지난 1일 대구시내 한 클럽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조씨를 검거했다. 조씨는 사건 발생 당일에도 이 클럽에서 남씨 일행과 합석해 술을 마셔 경찰의 용의 선상에 올라 있는 상태였다.  조사결과 조씨는 사건 당일 남씨를 데리고 산격동 일대 모텔 2곳을 다니다 빈방이 없자 남씨를 자신의 원룸으로 데려갔고 성폭행을 시도하다 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이 확보한 CCTV 화면에는 조씨가 몸을 축 늘어뜨린 남씨의 팔을 붙잡아 끌고 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 조씨는 몸을 가누지 못하는 남씨를 어깨로 부축해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산격동은 남씨의 휴대전화 위치가 마지막으로 확인된 곳이기도 하다. 경찰은 또 술집에서 나온 남씨를 조씨가 뒤따라가는 모습이 찍힌 CCTV도 확보했다.  남씨를 살해한 조씨는 렌터카를 빌려 남씨의 시신을 이불로 싸 실은 뒤 이튿날 새벽 경북 경주 건천읍 한 저수지로 가 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조씨의 원룸과 렌터카 곳곳에서 남씨의 것으로 보이는 혈흔이 발견됐다.  조씨는 경찰에서 “클럽에서 만난 남씨가 마음에 들어 뒤따라갔다”며 “술 마신 남씨를 부축해 원룸으로 들어가다 넘어져 남씨가 피를 흘리며 다치자 신고할 것이라는 불안감에 손으로 목을 조르고 때렸다”고 말했다.  조씨에게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 전과가 있어 성범죄자 신상공개 사이트 ‘성범죄자알림e’에 등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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