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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 자매 수련회서 성폭행’ 관장 형량 8년→13년 ‘중형’

    수련회에 참석한 ‘태권 자매’ 등 10대 청소년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관장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원심보다 형량을 늘려 선고했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윤승은 부장판사)는 14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34)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또 A씨가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에 대해 낸 항소는 기각했다. 태권도 관장인 A씨는 지난해 8월 여중생 B(당시 15세)양 등 관원 10여명을 데리고 충남 서산으로 수련회를 간 뒤 이들에게 술을 따라주며 마시게 했다. A씨는 오전 3시께 옆자리에 앉아있던 B양에게 ‘술에 취했다’며 부축해달라고 한 뒤 숙소로 데리고 가 성폭행했다. 앞서 오전 0시께도 A씨는 술을 많이 마셔 구토를 하는 등 몸이 좋지 않아 숙소 침대에 누워 있던 C(당시 15세)양을 추행하는 등 2013년 8월부터 10대 청소년인 관원 5명을 성폭행하거나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자 가운데는 자매도 2쌍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신체적 접촉은 품새 자세를 교정하는 수련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한 것으로 추행으로 볼 수 없고, 피해자들을 간음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항소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관원 여럿이 주변에 있는 와중에도 피해자 2명을 동시에 성폭행하는 대담함을 보여줬다”며 “일부 피해자는 충격 탓인지 여느 청소년과 같은 평범한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모들은 자녀가 둘씩이나 여러 차례 성폭력 범행을 당해 왔음을 알게 되고는 그 정신적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피고인은 피해보상 등을 위해 노력하기는커녕 범행을 강하게 부인하면서 피해자들을 거짓말쟁이로 몰아 피해자와 가족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또 “자신이 지도하는 다수의 피해자를 상대로 다년간 여러 차례 성폭력 범행을 저지르고서도 전혀 반성하지 않는 피고인에 대해 그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원심의 형은 피고인에 대한 무거운 죄책에 비춰 지나치게 낮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연합뉴스
  • [서울포토] ‘롯데家 맏딸’ 신영자, 부축받으며 영장심사 출석

    [서울포토] ‘롯데家 맏딸’ 신영자, 부축받으며 영장심사 출석

    70억원의 횡령, 배임수재 혐의를 받고 있는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6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MLB 심판, 경기도중 선수 배트에 머리 맞아 병원行

    MLB 심판, 경기도중 선수 배트에 머리 맞아 병원行

     메이저리그(MLB) 경기 도중 주심이 배트에 머리를 맞고 병원으로 후송되는 일이 발생했다.  MLB 심판 폴 에멀(48)은 2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LA에인절스와 오클랜드의 경기 9회말 때 제프리 마르테(LA에인절스)의 배트에 머리를 가격당했다. 타석에 들어선 마르테가 상대투수의 공을 받아치려다 배트를 놓쳤는데 이것이 에멀 쪽으로 날라간 것이다.  에멀은 그라운드에 쓰러졌고 선수들은 곧바로 의무진을 불렀다. 중계화면에는 에멀의 머리에 붉은 피가 흐르는 장면이 잡혔다. 구단 관계자가 가져온 수건으로 머리를 지혈한 에멀은 잠시 후 부축을 받으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큰 부상은 아닌지 걱정하던 관중들은 에멀이 걸어나가자 일제히 기립해 박수를 치며 그를 격려했다.  이후 경기는 3명의 심판이서 진행됐다. 3루심이었던 퀸 월콧이 장비를 착용하고 홈플레이트 쪽으로 이동해 주심을 봤다.  에인절스는 경기가 끝난 뒤 “구단 트레이너가 에멀의 머리를 지혈했고, 상처부위를 꿰메기 위해 그를 병원으로 후송했다”고 밝혔다. 마이크 소시아 LA에인절스 감독은 “의심할 여지없이 끔찍한 사고였다”며 유감을 표했다.  앞서 지난달 26일에도 피츠버그와 애리조나의 경기 도중 주심 크리스 구치오네가 파울 타구에 얼굴을 맞고 병원으로 후송됐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우리 곁 현장 영웅들

    지난 2월 서울 중랑경찰서 윤상천(32) 경장은 퇴근길에 지하철 망우역에 들어섰다. 한 60대 남성이 승강장에서 술에 취해 비틀거리다 갑자기 중심을 잃고 선로로 떨어졌다. 건너편 승강장에 있던 윤 경장은 곧바로 선로로 뛰어들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남성을 부축해 피신시켰다. 조금만 지체했어도 목숨이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경찰청은 22일 윤 경장 등을 비롯해 올해 상반기 적극적인 활동으로 국민에게 감동을 준 경찰관 15명을 ‘현장 영웅’으로 선정했다. 이날 서울 경찰청 대청마루에 ‘영웅’들과 가족을 초청해 격려하는 시간도 가졌다. 서울 중부경찰서 오재경(50) 경위의 사연도 주목받았다. 오 경위는 지난해 10월 퇴근길 지하철 한티역 인근의 한 상가 앞에서 주변 사람에게 흉기를 휘두르며 소란을 피우던 A(32)씨를 발견했다. 오 경위는 시민들이 다칠 것으로 우려해 곧바로 맨손으로 A씨를 넘어뜨린 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수서경찰서 경찰관과 함께 제압했다. 충남 논산경찰서 김영만(56) 경위는 22년간 호적 없이 살아온 지적장애 여성 B(54)씨에게 호적을 만들어 주고 30년 전 헤어진 가족을 찾아 줬다. 김 경위는 B씨가 어릴 적 살았던 지역을 수소문해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담당 면사무소의 협조로 지문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한 뒤 주민번호와 이름을 찾아 줬다. 경찰 관계자는 “몸을 아끼지 않고 국민의 안전을 위해 헌신한 현장 경찰관과 동료를 격려하고자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영국 산악인 에베레스트 정상 500m 남기고 발길 돌린 이유

    영국 산악인 에베레스트 정상 500m 남기고 발길 돌린 이유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정상을 불과 500m 앞두고 발길을 되돌렸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왼쪽 눈을 잃은 영국의 참전용사 레슬리 빈스(42)가 앞서 에베레스트 정상을 향하던 인도 여성 산악인이 쓰러지자 구조하기 위해 정상을 포기한 사연이 눈길을 끌고 있다. 3일 영국 BBC에 따르면 사우스 요크셔주 로터햄 출신인 빈스는 지난달 21일 에베레스트 등정 도중 산악인들이 여분의 산소통에 산소를 채워넣는 곳이란 뜻에서 발코니로 불리는 지점에서 고정된 라인을 따라 걷던 여성이 갑자기 쓰러지는 것을 발견했다. 인도 콜카타 근처 출신인 수니타 해즈라(32)였다. 그녀의 산소통을 살폈더니 텅 비어 있었다. 그래서 그는 걸음을 멈추고 그녀가 정신을 차릴 때까지 기다렸다. 그녀는 혼자 내려가겠다고 했지만 20m쯤 내려가다 다시 쓰러졌다. 정상을 500m 남겨둔 지점이었고 그에게는 정상 공략에 12시간이나 남아 있었지만 빈스는 세르파를 불러 정상을 포기하겠다고 말하고 여분의 산소통을 그녀에게 넘겼다. 하산 도중 다른 낙오된 산악인을 부축해 하산하는 세 산악인과 서로 도와가며 하산했다. 자신의 캠프에 돌아온 뒤에는 침낭을 그녀에게 건넸고 체온을 잃지 않도록 온몸을 문지르는 등 정성을 다했다. 하지만 그녀는 오른팔 등에 동상이 심각했다. 해즈라는 지난 2일 후송된 카트만두의 한 병원을 퇴원했다. 그녀의 남자 형제인 킹슈크 채터지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가족들이 어떻게 감사를 표현할지 모르겠다며 “그는 우리 누이가 지금도 살아 있는 이유”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현재 이라크의 정유시설 경비요원으로 일하고 있는 빈스는 귀중한 목숨을 구한 것에 대해 “엄청난 자부심”을 느끼고 있으며 그날 정상에 도전하다 세상을 떠난 다른 산악인을 구할 수 있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13년 동안 영국 육군에서 복무했으며 보스니아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근무하며 모두 네 차례나 폭발 사고를 경험했으며 2009년 아프가니스탄에서 매설된 폭탄을 발견한 공로 등으로 훈장도 둘이나 받았다. 영국의 주요 봉우리들을 모두 올랐다는 빈스는 현재 카트만두에 머무르고 있으며 오는 6일 약혼녀와 딸을 만나기 위해 영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그는 “수니타와 가족이 최선을 다하고 완전히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대박 장근석 여진구, 임지연 죽음에 슬픔 함께 나눠 ‘취중진담’ 포착

    대박 장근석 여진구, 임지연 죽음에 슬픔 함께 나눠 ‘취중진담’ 포착

    ‘대박’ 장근석 여진구 형제가 취중진담을 갖는다. SBS 월화드라마 ‘대박’(극본 권순규 연출 남건 박선호)가 중반부를 넘어서며 극적인 전개를 펼쳐내고 있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백만금(이문식 분)의 생존, 이인좌(전광렬 분)의 악행을 막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던진 담서(임지연 분)까지. 예상을 뛰어넘는 반전들은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과 궁금증을 선사하며 TV 앞으로 시청자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지난 18회 엔딩은 강렬하고도 잔혹했다. 딸처럼 여기던 담서의 죽음이, 이인좌를 폭주하게 만든 것이다. 이인좌는 숙종의 아들 연령군(김우섭 분)을 죽였고, 광기 어린 목소리로 절규했다. 이미 대길(장근석 분)-연잉군(여진구 분/훗날 영조) 형제 마음 속에 서서히 불신을 싹을 틔울 준비를 해온 이인좌가, 이번 일을 발단으로 얼마나 더 잔혹하게 형제를 쥐고 흔들지 관심이 쏠려 있다. 이런 가운데 5월 30일 ‘대박’ 제작진은 아슬아슬 칼날 위에 서 있는 대길-연잉군 형제의 가슴 아픈 모습을 공개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진 속에는 어두운 밤, 인적이 드문 곳에서 마주 앉은 대길-연잉군 형제의 모습이 담겨 있다. 두 사람 앞에는 조촐한 술상과 이미 비워버린 듯한 술병이 여러 병 널브러져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두 사람 모두 현재 담서의 죽음으로 가슴 속 아픔을 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 그런가 하면 또 다른 사진에서는 서로를 바라보는 대길-연잉군 형제의 사뭇 달라진 눈빛이 포착돼 궁금증을 자아낸다. 술에 취한 듯한 연잉군은 고개를 숙이고 있다. 그의 눈빛에는 불안, 분노, 체념 등 복잡한 감정이 담겨 있다. 술에 취한 연잉군을 부축한 채 걸어가는 대길의 표정 역시 허망하면서도 슬픈 감정을 보여주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과연 대길-연잉군 형제가 취중에 서로에게 털어놓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이와 관련 ‘대박’ 제작진은 “담서의 죽음으로 많은 것들이 달라지게 됐다. 대길-연잉군 형제 역시 한층 복잡한 감정에 휘말리게 된다. 이 같은 감정 변화가 이인좌가 놓은 덫에 맞서는 형제의 운명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지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SBS 월화드라마 ‘대박’은 버려진 왕자 대길과 그의 아우 연잉군이 이인좌로부터 옥좌를 지켜내는 이야기이다. ‘대박’ 18회는 오늘(24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사진=SBS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취객 돕는 척… 그놈 잡는 형사인 척… 둘이 싸우다 피해자인 척

    절도 전과 15범인 오모(55)씨는 지난해 10월 15일 새벽 서울 중랑구의 거리에서 취객을 찾고 있었다. 오전 2시 30분쯤 오씨는 승용차 위에 만취한 채 엎드려 있는 A(46)씨를 발견하고 다가갔다. “괜찮으세요” 하고 물어도 대답이 없자 오씨는 A씨의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냈다. 취객을 돕는 척하며 슬쩍 지갑 등을 훔치는 이른바 ‘부축빼기’ 수법이었다. 오씨가 범행을 하고 현장을 벗어나려는 순간 누군가 뒤에서 오씨를 덮치며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이 남자는 “나 형사다. 현행범으로 딱 걸렸다. 지갑을 내놓으라”며 오씨에게 신분증을 요구하고 훔친 지갑을 빼앗았다. 형사처벌될 일만 남았다고 생각하던 오씨는 이 남자의 행동에서 수상한 점을 발견했다. 지갑에서 현금을 꺼내 자기 주머니에 넣는 것이었다. 오씨는 “너 형사 아니지”라며 그 남자에게 주먹을 날렸고, 두 사람은 서로 엉겨붙어 싸움을 했다. 결국 ‘형사’라는 사람은 지갑에서 챙긴 35만원 중 일부를 바닥에 뿌리고 도망쳤다. 집에 돌아온 오씨는 경찰에 “길을 가다 강도를 당했다”며 신고를 했다. 하지만 CCTV에 당시 상황이 고스란히 담기면서 오씨 또한 경찰에 꼬리를 밟혔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오씨를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형사 행세를 하던 김모(50)씨는 강도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김씨는 휴대전화 명의를 바꿔 가며 제주 등 지방을 떠돌다 7개월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길섶에서] 어떤 후배/임창용 논설위원

    한동안 잊고 있던 오래전의 불편한 느낌을 떠올린 건 한 대학 후배 때문이었다. 28년 만에 동문 모임에서 본 그는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온 듯 생생하게 기억을 복원시켰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한가운데 섰던 후배다. 항쟁의 도화선이 된 연세대생 이한열이 최루탄을 맞아 쓰러지는 순간 뒤에서 부축했던 친구다. 그 자신도 며칠 뒤 최루탄에 맞아 의식불명에 빠졌다가 뇌 수술을 받고 가까스로 깨어났다. 이한열의 피격 순간을 담은 대형 걸개그림은 이후 6월 항쟁의 상징이 됐다. 80년대 민주항쟁에서 난 참여하는 듯 마는 듯 경계에 있었다. 당위와 현실에 두 발을 어정쩡하게 걸친 채였다. 그래선지 묵직하게 체한 듯 불편했다. 그런 느낌은 잊고 있다가도 빚쟁이처럼 불쑥불쑥 찾아왔다. 영화 ‘동주’를 보았을 때, 한강의 맨부커상 수상 소식을 듣고도 그랬다. 한강은 “깊이 잠든 한국에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우리 현실을 꼬집는 반어적 의미로 읽힌다. 그는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소년이 온다’에서도 ‘광주가 수없이 되태어나 살해되었다’며 광주가 현재진행형임을 깨우쳐 줬다. ‘깊이 잠든 한국’은 현실의 야만을 말하는 것일까. 임창용 논설위원 sdragon@seoul.co.kr
  • [단독] “젊은 경찰오빠, 사귀자” 홍대 불금, 취객과 사투

    [단독] “젊은 경찰오빠, 사귀자” 홍대 불금, 취객과 사투

    “아우~ 젊은 경찰 오빠, 진짜 맘에 든다. 나랑 사귀자. 응? 응?” 지난 7일 새벽 3시 술집과 카페, 클럽 등이 즐비한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 거리. 황금연휴의 절정인 ‘불금’(불타는 금요일)의 끝을 통과한 취객들이 헤어짐의 아쉬움을 달랠 즈음, 마포경찰서 홍익지구대 소속 최영구(51) 경위와 박준희(25) 순경은 서교동 클럽NB 부근에 쓰러져 있는 30대 여성에게 달려갔다. 만취한 여성은 갑자기 박 순경의 몸을 더듬으며 애정 공세를 폈다. 박 순경의 부축을 받고 순찰차에 오른 여성은 박 순경을 끌어 안고 “키스해 달라”고 말했다. 진땀을 뺀 박 순경은 지구대에 도착하자 동료 경관에게 동영상을 촬영해 달라고 했다. ●만취女 애정공세 대응 않자 욕설 지구대에서도 구애를 이어가던 여성은 대응이 없는 박 순경에게 화가 났는지 욕설을 퍼붓고 여러 차례 뺨을 때렸다. 박 순경은 말없이 한숨만 쉬었다. 옆에 있던 최 경위는 “남성에 대한 성희롱은 아직 사회적 인식이 덜한데, 현장에서는 이렇게 남성 경찰관이 수치심을 느낄 만한 일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홍익지구대는 전국에서 가장 바쁜 곳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3만 2540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112 출동신고가 접수됐고, 지난해 5월 23일에는 단 하루 동안 236건의 신고가 들어왔다. 홍대입구역의 지하철 이용인구는 하루 7만 8000여명으로 지난해 서울에서 5위였다. 주말이면 30만명 이상의 인파가 몰린다. 홍대 앞이 ‘젊음의 해방구’로 유명해지면서 주말이면 지구대뿐 아니라 마포경찰서 형사들도 동원되고 있다. 취객과의 사투, 곳곳에서 벌어지는 시비, 음란업소 단속 등 홍익지구대의 주말은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지난해 5월 23일엔 하루 236건 신고 지난 6일 오후 8시 30분 최 경위와 박 순경이 탄 순찰차에 신고가 떨어졌다. 내비게이션 화면에 서교동의 한 술집이 표시되자 최 경위가 화면의 ‘112 신고 음성 파일’을 눌렀다. 신고를 한 건물 관리인은 “어린 것이 금연건물에서 담배를 피우지 말라는데 대든다”고 말했다. 밀려드는 인파 때문에 현장 출동부터 쉽지 않았다. 간신히 현장에 도착하자 담배를 피웠다는 노래방 직원이 억울함을 호소했다. 건물 관리인도 “젊은 게 버릇이 없다”며 맞섰다. 최 경위는 10여분만에 두 사람을 설득했고, 둘은 악수를 했다. 최 경위는 “처벌보다 문제가 해결되도록 돕는 게 경찰의 임무이기 때문에 우선 중재부터 한다”고 설명했다. 오후 10시 권병길(39) 경사와 지두남(34·여) 경장의 순찰차로 바꿔 탔다. 비가 와서 출동이 그나마 줄었다고 했지만 6일 오전 9시부터 7일 오전 9시까지 들어온 112신고만도 79건에 달했다. 이중 61건(77.2%)이 오후 8시 이후에 몰렸다. 7일 오전 1시쯤 지구대로부터 “술집 화장실 문을 부순 범인을 찾아달라”는 신고가 전달됐다. 서교동의 2층 건물에 도착하니 1층 술집 옆 화장실의 나무 문의 일부가 누군가 주먹으로 세게 친 것처럼 움푹 들어가 있었다. 술집 주인은 만취한 일행을 붙잡고 시비를 가리고 있었다. 권 경사는 먼저 폐쇄회로(CC)TV부터 확인했지만 사각지대였다. 인근에 주차된 차를 살피던 지 경장은 술집 쪽을 찍었을 것으로 보이는 차 소유주에게 부탁해 블랙박스 메모리를 확보했다. 그는 술집 사장에게 경찰서에 정식 신고하도록 했다. 사건을 정리하니 오전 2시, 지 경장의 무전기에서 바로 옆 골목의 만취자를 보호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만취한 청년을 30m 전방에 있는 순찰차에 태우려 했지만 남성은 욕설을 하며 버텼다. 20분간의 사투 끝에 간신히 순찰차에 태웠는데 이번에는 순찰차에 구토를 했다. 지구대까지 이동하는 5분간 청년은 지 경장에게 성희롱에 가까운 욕설을 늘어 놓았다. 지 경장은 “매번 공무집행 방해로 기소하면 하루에도 수십 명이기 때문에 웬만하면 그냥 참고 넘어간다”고 말했다. ●순찰차 토사물 치우고 또 출동 ‘일상’ 청년을 지구대에 인계한 권 경사와 지 경장은 동료들과 순찰차의 토사물을 치우고 곧바로 같은 차에 다시 올랐다. 새벽 5시 30분 동이 텄지만 신고는 계속됐다. 최 경위는 “오전 10시까지는 간밤의 피해자들이 본격적으로 여러 신고를 해 오는 시간”이라고 했다. 취객들은 지구대 의자에서 코를 골며 자고 있었고, 한 술집 종업원은 스마트폰 절도 사건에 연루돼 진술서를 쓰고 있었다. 그리고 경찰관들은 믹스커피를 ‘원샷’하고 다시 순찰차에 몸을 실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내가 누군지 알아? 구속해 버린다” 경찰 뺨 때린 국회의원 사무차장 ‘갑질’

    “내가 누군지 알아? 구속해 버린다” 경찰 뺨 때린 국회의원 사무차장 ‘갑질’

    한 국회의원 보좌진이 경찰관을 때린 혐의로 붙잡혔다.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20일 술에 취해 경찰관을 때린 혐의(공무집행 방해)로 모 국회의원의 선거 사무실 사무차장 이모(45)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씨는 전날 오후 11시쯤 의정부시의 한 모텔 앞에서 B(35) 경장의 뺨을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당시 만취해 모텔 앞에 쓰러져 있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B 경장이 부축을 하며 귀가를 권유하자 “어디 소속이냐, 내가 누군 줄 아느냐. 구속해버리겠다”며 갑자기 욕을 하며 뺨을 때렸다. 그는 지난 4·13 총선에서 당선된 국회의원의 선거 사무실 사무차장으로 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인들과 소주를 마셨는데 얼마나 마셨는지는 모르겠다”면서 “경찰을 때린 일도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현재 유치장 입감 상태인 이씨를 상대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조사가 마무리 되는 대로 이씨의 신병을 어떻게 처리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4·13 총선] 남양주 유권자 7명, 투표소 실수로 정당투표 못 해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 13일 국토 최남단 마라도부터 최북단 서해5도까지 전국에 설치된 1만 3837개 투표소에는 유권자의 발길이 하루 종일 이어졌다.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110세 노인이 가족들의 부축을 받아 투표소를 찾았고, 교통사고를 당한 50대 남성은 구급차를 타고 달려오기도 했다. 이날 오전 제주 마라도 주민들은 투표를 못 하게 될까 봐 안타까워하며 발을 동동 굴렀다. 궂은 날씨로 마라도를 출발하는 선박이 결항되면서 서귀포시 대정읍에 마련된 투표소에 갈 수 없게 된 탓이었다. 다행히 오후에 비가 그치면서 주민들은 특별 여객선편에 몸을 실었다. 그러나 이들은 투표 후 섬으로 돌아가는 배편이 없어 투표소 인근 숙소에서 하룻밤을 묵어야 했다. 인천 강화군 미법도에 사는 유권자 26명은 배로 15분 정도 걸리는 석모도로 이동했다.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안에 있는 경기 연천군 횡산리 주민들도 차를 몰고 민통선 밖에 있는 중면사무소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 경기 안산에서는 세월호 희생자 유족들이 참사 2주년(4월 16일)을 사흘 앞두고 투표소를 찾았다. 100세 이상의 고령 유권자들도 투표에 참여했다. 경기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에 사는 110세 송화분(1906년생) 할머니가 가족의 부축을 받아 투표장에 나왔고, 충북 충주시 동량면 제1투표소에서는 장선례(102·여)씨가 아들과 함께 나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1910년생인 강근익(106) 할아버지는 인천 남구 서화초등학교에서 투표했다. 경북 영주에서는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 중인 김모(52)씨가 영주2동 투표소에 구급차를 타고 와 투표했다. 충북 옥천에서는 부친상을 당한 상주 전모(59)씨가 오전 7시 30분쯤 상복 차림으로 옥천읍 장야초등학교를 찾아 투표했다. 전직 대통령 내외와 총리, 대법원장 등 주요 인사들도 한 표를 행사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는 이날 오전 9시 사저 인근의 서울 강남구 논현1동 제3투표소에서 투표를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이순자 여사는 오전 9시 30분쯤 서대문구 연희동 주민센터 제1투표소를 찾았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건강상의 이유로 지난주 거소투표를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는 오전 8시 경남 김해시 진영읍 진영문화센터 제5투표소에서 국회의원 김해갑 선거와 김해시장 재선거 투표를 했다. 총선에 출마한 후보자가 제때 주소를 옮기지 못해 정작 자신이 출마한 선거구에서 투표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세종시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문흥수 후보, 강원 속초·고성·양양 선거구에 출마한 더민주 김주학 후보, 서울 영등포갑 강신복 후보(국민의당), 경기 안양만안 곽선우 후보(국민의당) 등이다.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6시쯤 남양주 해밀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 7명이 투표 관리원의 실수로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정당 투표는 못 했지만 후보 투표는 유효하다. 선관위의 실수로 투표권을 박탈당한 경우 국가를 상대로 손해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동명이인으로 인한 신원 확인 착오도 잇따랐다. 오전 9시 40분쯤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제7투표소에서 투표해야 할 유권자가 가경동 제9투표소에서 동명이인의 선거인 명부에 서명하고 투표하는 일이 발생했다. 선관위는 나중에 신원을 확인하고 유효표로 처리했다. 중앙선관위 홈페이지는 오후 2시 22분부터 약 3분간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을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홈페이지에 있는 ‘내 투표소 찾기’ 서비스에 디도스 공격이 발생했으나 공격 즉시 사이버대피소와 위원회 보안 전용 장비에서 공격을 전량 차단한 후 집중 관제를 실시해 피해 없이 정상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했다. 광주 빛고을체육관에 마련된 광주 서구개표소에서는 개표 10분도 안 돼 20여분간 개표가 중단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한 선거사무원이 사전 투표함을 거꾸로 놔둬 개표 과정에서 서구갑인 양3동과 서구을인 화정3동의 표가 섞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종합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우리 회사는 투표하면 수당 드려요”

    “우리 회사는 투표하면 수당 드려요”

    13년째 직원 ‘참정권 행사’ 부축 전국 투표율보다 20~30%P↑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무관심으로 투표율이 낮아지는 가운데 투표에 참여한 직원들에게 수당을 지급하는 회사가 있다. 충북 충주에 있는 보성파워텍㈜은 2003년부터 투표수당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전기변환장치 제조업체인 이 회사는 선거가 다가오면 회사 게시판에 선거 일정을 공지하고 투표 참여를 권장한다. 직원이 투표 확인증을 가져오면 본인은 1만원, 가족(부부, 자녀 등)에게는 5000원을 통장에 입금해 준다. 11개 협력업체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이 제도가 운영되자 임직원 투표율은 전국 투표율보다 20~30% 포인트 높았다. 2012년 19대 국회의원 선거는 직원 184명 중 154명이 투표에 참여해 투표율이 83.7%(전국 투표율 54.3%)에 이르렀다. 18대 대통령선거는 88.4%(75.8%), 2014년 6·4지방선거는 78%(56.8%)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모두 700여만원을 투표수당으로 지급했다. 투표수당은 임도수(78) 회장이 직원들의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사내공모에서 제안받아 도입했다. 임 회장은 “큰 금액이 필요한 게 아니라 확산됐으면 한다”며 “참정권은 국민들의 소중한 권리인 동시에 가장 기본적인 의무”라고 밝혔다. 이어 “참정권을 행사하지 않으면서 정부를 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공약을 잘 살펴서 찍은 뒤 비판을 해야 후손들이 잘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성파워텍은 대학까지 자녀 학자금을 지원하고 충주에 연고가 없는 직원에게는 숙소를 제공하는 등 복지 수준도 매우 높은 편이다. 충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취객 돕는 척 주머니 턴 3인조 덜미

    취객 돕는 척 주머니 턴 3인조 덜미

     술 취한 행인에게 다가가 돕는 척하면서 주머니를 터는 소위 ‘부축빼기’ 일당이 덜미를 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심야 시각 강남 일대에서 취객들의 금품을 빼앗은 신모(45)·김모(48)·최모(56)씨 등 3명을 상습절도·특수절도혐의로 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이들은 2014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51회에 걸쳐 강남 일대 도로변과 지하철역 승강장 등에서 잠든 취객에게 접근해 휴대전화와 지갑, 현금, 귀금속 등을 싹쓸이해 모두 77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세 사람은 2∼3년 전 각자 부축빼기 범행을 하며 알게 됐다. 한 사람이 망을 보고 다른 한 사람은 취객 주머니를 뒤져 물건을 훔치는 등 역할을 나눠 2인 1조로 활동했다. 이들은 주로 취객이 많은 시간대인 오후 11시부터 오전 3시에 활동했으며, 직장인들이 많은 강남에서만 범행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강남 일대에서 부축빼기 범행이 잇따르자 수사에 착수, 폐쇄회로(CC)TV 등을 추적해 지난해 10월 최씨를 검거하고 이달 신씨와 김씨를 차례로 붙잡았다. 신씨 등은 훔친 돈을 경마나 경륜 등 도박에 모두 탕진했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다. 경찰은 이들의 범행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여죄를 조사 중이다.  이성원 lsw1469@seoul.co.kr
  • 부하직원 성추행 전 대학병원 교수 징역 2년 법정구속

    회식자리에서 부하 여직원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대학병원 교수가 징역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1형사부(부장 고종영)는 유사강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전 대학병원 교수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또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범행 경위나 수법 등 죄질이 불량하고 피해자의 엄벌 요구와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양형했다”고 밝혔다. A씨는 모 대학병원 교수로 재직하며 모 건강증진센터장을 겸직하던 2014년 1월 14일 경기도의 한 음식점에서 센터 부하 여직원들과 회식하던 중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는 자신을 화장실까지 부축해준 여직원을 화장실 안에서 강제 추행, 유사강간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자의 고소로 경찰 수사를 받자 병원에 사표를 냈다. 도내 한 여성단체는 성명을 내고 “가해자는 강요와 협박에 가까울 정도의 합의를 요구했다. 심지어 피해자 변호사에게 외압을 넣고 1억원의 자기앞수표를 피해자에게 전달하게 하는 등 피해자와 가족들을 우롱하고 기망했다”며 “정의가 무엇인가를 보여준 판결”이라고 환영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한방으로 잡는 건강] 간에 낀 지방 없애는 법? 술 끊고 걸으세요

    흔하면서도 심각한 문제를 가져올 수 있는 간질환이 바로 지방간이다. 전체 인구의 10~30%가 지방간이며 남녀 모두 중년층 이상에서 높은 발병률을 보이고 있다. 비만 인구가 증가해 젊은 층도 안전하지 않다. 2형 당뇨 환자, 고지혈증·고혈압 환자 등 대사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지방간 위험이 특히 크다. 따라서 원인 질환을 먼저 치료해야 한다. 지방간 환자는 간경변 같은 간질환뿐만 아니라 심질환, 만성신질환 등 다양한 전신 질환 발생 위험이 크다. 하지만 환자의 절반 이상은 증상이 없어 정기적으로 관찰하고 평소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해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지방간은 대개 탄수화물과 당, 육류, 지방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고 오메가3 지방산과 식이섬유는 적게 먹는 등 나쁜 식습관 때문에 생긴다. 음주로 인한 알코올성 지방간뿐만 아니라 비알코올성 지방간도 술을 마시면 발생 위험이 증가하므로 과도한 음주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 지방간 치료는 기본적으로 생활 습관 관리를 통해 이뤄진다. 특히 운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되도록 주 3회,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한다. 운동을 하면 간질환뿐만 아니라 다양한 만성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금주와 1개월 이상의 지속적인 운동을 통해 개선되며 비알코올성 지방간도 운동과 다이어트를 3~12개월간 시행하면 조직 염증을 줄일 수 있다. 한의학에선 지방간을 침 치료와 한약으로 치료한다. 현대적인 연구를 통해 침 치료는 뇌하수체·시상하부축을 조절해 혈압을 떨어뜨리고 인체의 인슐린 민감성을 개선하며 호르몬 분비를 정상화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약 역시 지방간에서 나타나는 염증 관련 생체지표를 개선한다. 대표적인 처방인 ‘이진탕’ ‘시호소간산’ ‘인진호탕’ 등은 많은 임상연구와 객관적인 초음파 소견, 혈중 지표(AST/ALT/GGT/혈중 지질 등)를 통해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환자의 기저질환(기존에 있는 질환)과 증상에 맞춰 가장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치료에는 통상적으로 1~3개월(12주)이 소요된다. 일반적인 상식과는 달리 한약재인 웅담에서 추출한 성분인 우르소데옥시콜산(UDCA)은 통상 용량으로는 지방간에 도움을 주지 못하므로, 복용하지 않는 게 좋다. ■도움말 한의사 정창운
  • 신격호 “내 판단 능력 50대와 전혀 차이 없다”

    신격호 “내 판단 능력 50대와 전혀 차이 없다”

    심문 기일에 걸어서 법원 출석 정상 판정 나오면 신동주 유리 차남인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3일 법정에 나와 자신의 건강 상태 등에 대해 직접 진술했다. 신 총괄회장은 이날 서울가정법원 가사20단독 김성우 판사 심리로 열린 ‘성년후견 개시 심판 청구’ 첫 심리에 출석했다. 신 총괄회장은 오른손에 지팡이를 쥐고 비서진의 부축을 받으며 법정에 들어왔으나 건강에 이상이 없음을 보이려는 듯 휠체어는 타지 않았다. 이번 성년후견인 청구는 신 총괄회장의 여동생 신정숙(79)씨가 지난해 12월 조카인 신 회장을 지원하기 위해 제기했다. 신정숙씨 측은 당시 “신격호 총괄회장은 정상적인 의사 결정이 힘든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성년후견인제는 고령이나 질병으로 정신적 제약이 있어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한 사람에 대해 법원이 의사 결정을 대신할 사람(후견인)을 지정하는 제도다. 재판부가 신 총괄회장의 정신 건강에 대해 정상이라고 판단하면 그의 공개 지지를 받고 있는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쪽이, 정상이 아니라고 본다면 신 회장 쪽이 유리해진다. 연 매출 83조원, 재계 5위인 롯데그룹의 운명이 법원에 의해 가려질 수도 있게 된 것이다. 심리가 비공개로 진행돼 신 총괄회장의 발언은 변호인들을 통해 알려졌다. 신 총괄회장 측 김수창 변호사는 “신 총괄회장이 법정에서 ‘지금의 난 50대와 비교해도 판단 능력에 전혀 차이가 없다. 오히려 나에 대해 성년후견인 신청을 한 여동생에게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 도대체 왜 내가 내 자신의 판단력 때문에 재판정에 나와야 하느냐’고 분명하게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신영숙씨 측 이현곤 변호사는 “신 총괄회장은 똑같은 이야기를 수십번씩 되풀이했으며 어떤 이유로 법정에 나왔는지, 나온 곳이 법정인지 등도 잘 몰랐다”고 완전히 상반되는 얘기를 했다. 롯데그룹도 신 총괄회장이 법정에서 분명하게 발언을 했다는 전언에 대해 “일방적인 주장으로 결정될 일이 아니며, 재판부가 절차에 따라서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당초에는 신 총괄회장이 법원에 출석하지 않고, 가사조사관이 그의 정신 건강을 점검하는 정도로 대신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직접 법원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건강 이상설’을 잠재우려는 시도로 보인다. 재판부는 양측의 주장, 의료 기록, 전문가 감정 등을 바탕으로 성년후견인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법원 관계자는 “이런 사건은 일반적으로 3~4개월이면 결론이 내려진다”고 말했다. 다음 심리는 3월 9일에 열린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현장 다큐] 취객은 일상·몰카범은 복병…지하철 보안, 종점이 없다

    [현장 다큐] 취객은 일상·몰카범은 복병…지하철 보안, 종점이 없다

    지난 26일 아침 출근길 서울지하철 1호선 전동차 안에서 노숙자가 흉기를 휘두르며 난동을 부린 일이 있었다. 그는 얼마 후 경찰에 붙잡혔지만 붐비는 출근 시간 밀폐된 공간에서 승객들은 한동안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그러나 수천량의 전동차가 수백개의 지하철역을 오가는 현실에서 경찰의 힘만으로 지하철 치안을 모두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서울메트로(지하철 1~4호선)와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 서울시메트로9호선이 2011년부터 ‘지하철 보안관’을 운용하고 있는 이유다. 현재 활동 중인 지하철 보안관은 총 221명. 성범죄, 폭력, 절도 등 지하철 범죄가 갈수록 늘어나는 현실에서 이들의 역할은 한층 더 중요해지고 있다. 지난해 적발된 지하철 범죄는 총 3040건으로 전년(1992건)에 비해 53%가 늘었다. 지하철 보안관은 통상 2인 1조로 적게는 6~7개, 많게는 9~10개의 지하철역을 전담한다. 10량짜리 열차 기준으로 하루 8시간 근무하면서 30~40편 정도를 순찰한다. 개별 전동차량으로 치면 300~400량을 도는 셈이다. 지하철 보안관은 60세까지 정년이 보장되는 무기 계약직 신분으로, 경비·경호 업무 경력자들이 많다. 상당수가 태권도, 합기도, 유도 등 무술 유단자들이다. 지난 27~28일 김성태(40), 조민형(39) 반장 등 지하철 보안관들과 동행하며 서울지하철 2호선 서부 구간에서 매일 이뤄지는 그들의 활동을 따라가 봤다. 김 반장 등은 사당-낙성대-서울대입구-봉천-신림-신대방-구로디지털단지-대림-신도림 구간을 맡고 있다. PM 7:29 신도림역 - 흐느끼는 노숙자, 쉼터로 인계 사람 많기로 유명한 신도림역이 퇴근길 인파로 그야말로 북새통이다. 김시형(42) 보안관과 함께 순찰을 하던 김 반장의 휴대전화로 “2133호 열차 안에 노숙자가 있다”는 연락이 왔다. 노숙자가 전동차에 누워 자고 있어 다른 승객들에게 불편함과 불쾌감을 주고 있다는 승객의 신고가 들어온 것이다. 2011년 보안관 출범 때부터 근무해 온 6년차 김 반장은 많이 겪어 본 일이라는 표정으로 “2호선은 순환 열차라 종점이 없어 겨울철에 유독 전동차 안에 잠자리를 펴는 노숙자가 많다”며 “승객에게 불편만 주면 다행인데 혹시라도 시비가 붙을 수 있으니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하철 보안관들이 사용하는 ‘지하철 안전지킴이 앱’을 통해 2133호 열차의 실시간 위치를 확인했다. 신도림역에서 전동차를 타고 당산역까지 가서 내린 뒤 반대 방향 승강장에 서 있는 2133호 열차에 올라탔다. 휴대전화 통보로부터 2133호 탑승까지 걸린 시간은 6분. 노숙자 박모(64)씨가 의자에 가로로 누워 있었다. 술 냄새가 진동했다. 조심스럽게 깨워 영등포구청역에서 함께 내렸다. 박씨는 쑥스러운 듯이 웃으며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김 반장이 사는 곳을 묻자 갑자기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는 조용히 눈물만 떨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박씨를 위해 김 반장은 노숙자 쉼터 몇 곳에 전화를 돌렸다. 영등포 쪽에서 빈자리가 있는 쉼터를 찾아낸 김 반장은 그를 부축해 1호선으로 갈아탈 수 있는 신도림역으로 이동했다. 메모지에 쉼터 이름과 담당자의 연락처를 적어 주고 1호선 전동차에 태워 준 김 보안관은 “우리는 담당 구간이 있기 때문에 끝까지 인도를 책임지지는 못하는데 이럴 때가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PM 9:11 사당역 - 오늘만 세 번째 취객 난동 신고 사당역을 순찰 중인데 취객이 열차 안에서 난동을 부린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또다시 뛰기 시작했고 9분이 흐른 9시 20분 해당 열차를 봉천역에서 탔다. 하지만 이미 취객은 사라진 상태였다. 김 반장은 “우리야 허탈하지만 시민들이 안전하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취객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허탕을 친 게 이날만 세 번째. 취객이 많은 사당역으로 가기 위해 반대 방향 열차를 타고 봉천역에 도착했을 즈음이었다. 갑자기 열차에서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뒤쪽 두 번째 칸에 응급 환자가 발생했으니 조치 후 출발하겠습니다.” 긴박한 순간. 온 힘을 다해 달려가 보니 만취한 20대 초반 남성이 몸을 가누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옷에 토사물이 묻어 있었지만 외상은 없어 보였다. 전동차 밖으로 끌어낸 뒤 그의 휴대전화를 통해 보호자 전화번호를 찾아 연락했다. 남성은 어눌하게나마 묻는 말에 반응을 보였지만 다리에 힘이 풀려 제대로 걷지 못했다. 김 반장은 남자를 부축해 위층에 있는 역무실로 옮겼다. 김 반장을 밀쳐 내며 버둥거리는 남자 때문에 힘을 주느라 김 반장의 이마에 땀이 맺혔다. PM 9:33 사당역 - 치마 입은 여성 따라가는 남자를 쫓다 열차를 기다리는데 김 보안관이 조용히 에스컬레이터를 주시했다. 미니스커트를 입은 20대 여성의 뒤를 한 중년 남성이 따라갔다. 다행히 수상한 사람은 아닌 듯했다. 하지만 볼펜, 안경 등 몰래카메라의 형태가 워낙 다양해지고 은밀해져서 적발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김 반장은 “어제도 신도림역에서 여성의 치마 속을 손목시계에 달린 카메라로 찍은 30대 남성을 현행범으로 붙잡았다”며 “여성들 뒤를 쫓아가며 빈손으로 각도를 맞추는 게 의심스러워 확인해 보니 ‘몰카범’이었다”고 설명했다. 보안관들의 조끼 오른쪽에는 삼단봉, 왼쪽 주머니에는 카메라가 있다. 삼단봉은 보안관들의 유일한 호신 무기다. 하지만 승객의 폭력을 막으려다 쌍방 폭행이 될 수 있어 실제로 사용하는 일은 거의 없다. 그렇지만 카메라는 반드시 필요하다. 성추행 사건은 증거가 없으면 90% 이상이 발뺌하기 때문에 현장 포착이 중요하다. 자정을 1시간 넘겨 신도림역에서 서울대입구역으로 가는 막차에 올라탔다. 김 보안관은 “취객을 상대로 한 성추행이나 소매치기 사건이 막차에서 자주 일어나기 때문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은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만취해 잠든 승객들이 있어서 한명 한명 깨워서 내보내야 했다. 10여명과 씨름을 하고서야 고된 하루 일정이 마무리됐다. 종일 지하철에서 일했는데 정작 퇴근할 때는 택시를 타야 했다. AM 11:15 신림역 - “왜 밥줄 끊냐” 상인 처지 딱해도… 퇴근한 김 반장 팀에 이어 조민형(39) 반장, 이재민(35) 보안관 팀이 주간 근무조로 순찰을 돌았다. 지하철 내 순찰을 하다가 신림역 인근에서 지하철 이동상인 강모(47)씨를 적발했다. 밤에는 취객 상대가 가장 큰 일이라면 주간에는 이동상인과 실랑이하는 게 업무의 태반이다. “다 먹고살자고 하는 건데…”라는 생각이 들면 마음이 약해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불법을 그대로 보고 넘어갈 수는 없는 일. 보안관들은 강씨와 함께 신림역에서 내려 신분증과 조사서 작성을 요구했다. 하지만 강씨는 “왜 남의 밥줄을 끊으려 하느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조 반장은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안타까운 경우도 만나고 밤낮 없이 폭언·폭행에 노출되기도 합니다. 신고를 한 뒤 스톱워치를 켠 채 기다렸다가 ‘출동이 늦었다’며 욕설을 퍼붓는 사람도 있고, 이동상인에게서 뇌물을 받았다고 의심하는 승객도 있죠. 하지만 언제 어느 때나 감정이 앞서면 안 됩니다.” 신도림역 역사를 순찰하다 여성용 지갑·브로치를 파는 노점상과 맞닥뜨렸다. 조 반장 일행을 본 상인은 빠르게 좌판을 접어 사라졌다. 열차 안이나 역사에서 물건을 파는 행위는 철도안전법으로 금지돼 있다. 조 반장은 “지하철 보안관이 떠난 후 다시 그 자리로 되돌아오면 그만”이라며 “더 자주 순찰하고 계도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PM 2:00 순찰 종료 - “수백만명 안전 지킨다는 자부심” 순찰을 마치면서 조 반장이 말했다. “저희도 나름대로 매일 힘든 생활을 합니다. 그렇지만 가끔씩 승객들이 감사의 인사 한마디씩 건네면 힘이 나죠. 매일 수백만명의 시민이 이용하는 지하철의 일상을 지킨다는 자부심도 있어요. 우리처럼 많은 사람을 가까이에서 도와줄 수 있는 일도 드물지 않을까요.”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31] 노인들이 자살하는 나라의 이야기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31] 노인들이 자살하는 나라의 이야기

    글의 제목을 ‘노인들이 자살하는 나라의 이야기’라고 적고 보니 왠지 느낌이 이상합니다. 자살을 미화하려는 것도 아니고, 권장하려는 건 더더욱 아닌데, 그런 나라의 이야기라니 이상하게 여길 법도 합니다. 세상 일 다 보고, 생각하기 나름이듯 이 글도 ‘노인이 자살하지 않는 나라’ 쯤으로 하면 좋으련만 그런 식상한 접근이야 우리 사회에서 다른 주제로도 이미 일반화 돼있고, 또 사회적으로 수도 없이 다뤄져 온 자살의 실상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그냥 처음 생각 대로 가려 합니다. 바로 우리의 이야기이니까요.  모든 생명이 희구하는 본원적인 가치는 삶입니다. 삶이란 생물학적 관점에서 보면 생명활동을 이어가는 것이기도 하고, 권리의 관점에서 보면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본질적이고 천부적 권리인 생존권의 실체이기도 합니다. 당연히 한 사회의 법과 제도, 윤리와 관행이 망라된 모든 역량이 개개의 삶을 지지하고, 보호하고, 신장해야 합니다. 이는 중세 이후 인본주의의 태동으로 인간 자체에 절대적인 의미를 부여하면서 비로소 시작된 가치체계이지만, 그렇다고 그 전에 인간에 대한 성찰이나 인식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가장 간명하게 설명할 수 있는 요소가 바로 종교라고 생각됩니다. 서양의 기독교는 물론 동양의 불교와 유교 등 거의 모든 종교는 인간에 대한 배려를 근본으로 삼고 있으니까요. 역사학자들이 암흑기라고 말하는 그런 시대에 비하면 확실히 지금은 인본주의의 절정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상, 어떤 이념도 인간이라는 주체적 가치를 뛰어넘지 못합니다. 인간의 의미는 절대적입니다. 누구도 훼손할 수 없고,변질시킬 수도 없습니다. 이전의 시대와 비교하면 놀라운 변화이지만, 아무도 놀라워 하지 않습니다.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칼하게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살 사례는 늘어가고 있습니다. 왜 이런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생기는 것일까요? 비단 자살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100년 전, 200년 전, 그보다 더 오래 전에 비해 지금이 비자연적인 사망자가 더 많습니다. 물론 시대마다 절대 인구가 달라서 단선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한 개인이 태어나 천수를 다하고 죽는 것을 자연적인 사망이라고 한다면, 자살이나 전쟁 등으로 죽는 소위 비자연적인 죽음이 많다고 여겨지는 것은 또 무엇 때문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옛날에 비하면 정말 살기 좋다”고들 말하는 세상인데 말이지요. ●더는 ‘사람의 것’이 아닌 세상 많은 전문가들은 그 이유 중 하나로 인간 소외를 꼽습니다. 자살이란 절망의 극단적인 표현 방법입니다. 절망이란 더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인데, 문제는 한 사회의 구성원들이 집단적으로 절망을 느끼는 상황에 처해 있는 지금의 상황입니다. 예전에 비해 국부는 엄청나게 늘었고, 시민 권익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면서 아동이든, 노인이든, 여성이든 누릴 수 있는 다양한 복지정책이 준비돼 있습니다. 살려고 하면 어떻게든 살 방법이 있는 세상이지요. 그런데도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절망하고, 그 절망을 이겨내지 못해 무참하게 스러지고 마는 것일까요? 이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견해를 내놓고 있습니다. 우울증 등 신경정신 분야의 질병을 말하는 사람도 있고, 죽음을 죄악이 아니라 선택의 문제라고 믿는 사회문화적 풍조를 드는 사람도 있습니다. 인간 소외가 자살을 부른다는 주장도 설득력 있게 들립니다. 필자의 생각에는 모두 다 맞는 진단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러나 자살의 원인을 중요도에 따라 서수화할 수 있다면 저는 사람과 사람, 사회와 사람 사이에 형성된 관계의 해체와 새로운 관계의 재구성이 주는 문제를 가장 앞머리에 두고 싶습니다. 관계의 해체란 레고를 재조립하듯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일종의 변혁입니다. 나이가 한 사오십 쯤 된 사람이 어떤 이유 때문에 지금까지 자신을 중심으로 형성된 모든 인간관계를 해체, 정리한다고 생각해 보면 거기에서 오는 파장이 얼마나 클지 상상하기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사실, 관계란 아무리 개인적이라도 사회적인 특성을 갖습니다. 왜냐고요? 개인이란 혼자를 말하지만, 그런 개인과 개인이 어떤 형태로든 관계망을 형성한다는 것 자체가 바로 사회를 구성하는 일이기도 하고, 또 사회라는 게 관계의 관점에서 보자면 그런 개개인의 관계가 확장된 단위일 뿐이니까요. 그런데, 한국전쟁 이후 급속한 산업화를 거치면서 베이비부머를 중심으로 한 앞뒤 세대들이 바로 이런 관계의 해체에 직면하게 됩니다. 대가족제도의 해체에 따른 가족의 분화, 여기에서 비롯된 부양체계의 붕괴와 노후 소득의 중단, 도시화에 따른 생활방식의 변화 등은 필연적으로 부적응의 문제를 낳고, 전통적인 삶에서 떨어져 나온 사람들을 고립무원의 상태로 몰아 넣습니다. 이 세대에게 세상은 예전처럼 외로울 때 누군가가 보듬어 주고, 힘들 때 누군가가 부축해 주는 생활공동체, 운명공동체가 아니라 걸핏하면 뒤통수를 호되게 얻어맞거나 진흙 구덩이에서 짓밟히고 마는 전쟁터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 먹고 자고 입고 쉬고 노는 일이 모두 자신이 체득해 왔던 그런 일들이 아니게 되었고, 누군가와 소통하고 교류하는 일이 모두 벽에 막히게 되었습니다. 그 세대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되는 일은 아무 것도 없는 세상이 되고 만 것이지요.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났냐’는 격언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 세상, 예전에는 ‘사람의 세상’이었지만, 어느 새 ‘세상의 사람’이 되었고, 그렇게 삶의 주체와 객체가 바뀐 세상에서 그들은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이 외길로 내몰리게 됐지요. 그래서 그들은 가장 극단적이이만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믿는 선택을 한 것입니다. ●‘자살공화국’의 실상 필자는 시골에서 낳고 자랐습니다. 시골이라도 100호쯤 되는 제법 큰 동네였는데, 당시는 대가족이 대세여서 한 집당 식구가 보통은 5∼6명, 많은 집은 10명도 넘었으니 어림잡아도 족히 수백명이나 되는 주민들이 어우러져 함께 살았지요. 생각해보면, 집집마다 조부모, 부모, 자식 등 3대는 보통이었고, 더러는 자녀들이 결혼해 애를 낳은 4대 집안도 있었습니다. 사람이 많으니 별별 일들이 많았지요. 더러는 다투기도 했고, 그러다 화가 받쳐 목을 매거나 농약을 들이키는 ‘아주 놀랍고 특별한’ 사단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만, 살림살이가 어려워 먹고 사는 일에 지쳤다고, 의지가지가 없어서 외롭다고, 술이나 도박에 빠져 패가망신했다고 함부로 목숨을 버리는 일은 없었습니다. 그 때만 해도 제가끔 받아서 태어난 명(命)은 다 하고 가는 게 사람의 도리라고들 여겼고, 사는 일 바빠서 그럴 짬이 없었는지 우울증처럼 자칫 죽음을 부르는 병을 가진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런 우리나라가 최근 10년이 넘도록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높은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연간 자살인원은 인구 10만 명당 29.1명이나 됩니다. 세계 평균인 12.4명을 두 배나 넘는 규모이지요. 이 중에서 노인 자살률만 따로 떼어서 보면 더 놀랍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14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70세 이상 노인 10만 명당 116.2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더군요. 이런 자살 규모는 최소 5.8명에서 최대 42.3명에 그치고 있는 다른 나라의 노인 자살률과 비교하면 최대 20배가 넘습니다. 필자가 왜 ‘노인이 자살하는 나라’를 제목으로 특정했는지 이제 이해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아시겠지만,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가장 빨리 진행되는 나라입니다. 노인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고, 그래서 노후를 고립된 상태로 맞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노인의 자살은 치명적이라는 특성도 갖고 있지요. 젊은 층과 달리 노인들은 첫 자살 시도로 생명을 잃을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노인자살 문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이지만, 어찌된 일인지 이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지지부진하고, 사회적 관심사에서도 한참 벗어나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자살공화국’이라고 말하면 실상을 모르는 사람들은 “도대체 얼마나 죽기에…”라거나 “다른 나라라고 크게 다르겠어?”라고 말하기 쉽지만, 앞서 제시한 자료를 보면 젊은 층이라도 막연하나마 위기감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노인 자살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노인 자살에는 나름의 사회적 함의가 응축돼 있기 때문에 그 심각성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이제는 원인을 찾아 방책을 마련하자는 것입니다.  ●자살을 생각하는 노후 이런 조사 결과를 보면 또 어떤 생각이 들까요?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팀이 이런 조사를 했습니다. 연구팀은 우리나라 노인 자살 문제의 원인을 심층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코호트(cohort)조사를 통한 전향적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코호트 조사란, 특정 집단(코호트)을 미리 정한 뒤 이후의 경과와 결과를 조사해 미래에 발생할 현상을 예측하는 전향적 조사방법을 말합니다. 예컨대, 한 마을을 조사 대상으로 정한 뒤 이 마을에서 발생하는 현상들을 종합적으로 취합, 분석해 향후 일어날 일들을 예측해 내는 방식이지요. 세계기분장애학회 공식 학회지(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 최신호에 실린 이 조사 결과에는 주목할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연구팀은 경기도 오산시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노인 655명을 대상으로 2010년 2월부터 2013년 1월까지 국제신경정신분석도구(Mini-international Neuropsychiatric Interview)를 이용해 개별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노인의 자살 성향, 자살 시도 등의 문제와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서였지요. 인터뷰에는 숙련된 간호사를 투입, 노인별로 1개월에 걸쳐 자살 행동경향을 인터뷰하고, 이들의 일상을 추적 관찰했습니다. 그렇게 수집한 자료를 연령·성별 보정과정을 거쳐 표준화한 결과, 한 달 간 자살 충동을 느낀 노인을 연간으로 환산하니 1000명당 70.7명이나 됐습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실제 자살을 시도한 노인이 연간 1000명 당 13.1명에 달했고, 자살을 시도한 노인 9명 중 1명은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점을 보면, 길거리에서 또는 공원이나 지하철에서 우리 곁을 무심히 지나치는 많은 노인들이 실은 남모르게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일지도 모르는 일이고, 그래서 그들을 더 따뜻하게 보듬어주고, 이해해 주고, 관심을 가져줘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됩니다. 물론 노인 자살이 갖는 사회적 함의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그들도 국민인데, 왜 국가는 그들의 죽음을 거의 방치 수준으로 외면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도 통렬한 반성과 성찰이 있어야 합니다. 정부는 나름대로 많은 노인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좋은 정책이란 선거 때 공약으로 제시했다가 나중에 적당히 물을 타서 생색만 내거나, 결국 흐지부지 되는 그런 공약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그들의 삶을 껴안을 수 있는 것이라야 합니다. 정부가 ‘그래도 주어진 여건 하에서 우리는 최선을 다 하고 있다’거나 ‘재정 여건이 그런데 어쩌라는 말이냐’고 항변하는 건 후안무치한 일입니다. 사람의 목숨과 무관한 일에는 아까운 줄 모르고 돈을 펑펑 써대는 정부가 한다는 변명이 이 정도라면, 이는 정책이 노인복지의 최소한에도 못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에 다름 아니니까요. 물론 아무리 잘 해도 자살 없는 사회를 만들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관심을 갖고 노력하면 자살률 세계 1위라는 부끄러운 오명에서는 벗어날 수 있고, 오명의 문제보다 더 값진 사람의 목숨을 살릴 수 있습니다. 자살률이라는 게 많은 사회지표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지만, 이것이야 말로 정치인과 고위 관리들이 입에 달고 사는 국격의 중요한 잣대이기도 하다는 점을 잊지 말기를 바랍니다. ●노인들이 자살하지 않는 나라를 위해 자살은 무서운 일입니다. 이유가 무엇이든 누군가가 자신의 삶을 통째로 지우고 없애려 한다는 것은 아픔입니다. 사회적 또는 경제적 관점의 ‘손실’ 때문만은 아닙니다. 하나의 공동체로 형성돼 있는 우리 사회에서 누군가가 ‘더는 살아낼 수가 없다’거나 ‘죽는 게 낫다’고 판단해 자살을 선택한다는 것은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더할 수 없는 충격이고 상실입니다. 한 사람의 죽음을 실체적으로 받아들이든, 그렇지 않든 이는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중요한 점은 이렇게 자살로 야기되는 충격과 상실을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김기웅 교수팀의 조사 결과, 자살 성향의 발생은 우울증이 있는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3배 이상 높았습니다. 자살의 상당 부분이 실은 우울증과 관련이 있는 셈이지요. 우울증에 대한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를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료인들의 주장은 그래서 설득력이 있습니다. 물론, 모든 우울증 환자가 상시로 죽음을 생각하고, 자살을 시도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주변 여건이 한 개인을 삶보다 죽음 쪽으로 내모는 측면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타이완의 허우샤오시엔 감독의 1989년 영화 ‘비정성시(悲情城市)’에서 드러나는 비인간적인 도시화의 한 단면이기도 할텐데, 여기에서 중요한 요인이 바로 경제적으로 자활 능력이 없다는 점과 자신이 구축해 온 관계의 해체입니다. 관계의 해체야 익히 아는 일이지만, 경제적 요인이 노인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는 사실 역시 충분한 근거가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노인은 일단 자살 성향이 발생하면 만성화될 위험이 2배 이상 높았으며, 자살 성향이 있는 노인들 중 혼자 살거나 알코올 남용에 빠진 경우 자살 시도의 위험이 무려 6배 이상 높게 나타나기도 했으니까요. 그렇다고 대책이 없지는 않습니다. 먼저, 자살에 취약한 노인 계층의 빈곤 대책이 있어야 합니다. 꼭 노인이 아니더라도 먹고 사는 일에 지치면 누구나 죽음을 생각합니다. 홀로 사는 노인들에 대한 사회관계망 형성도 중요한 숙제입니다. 자살은 자기 곁에 아무도 없다거나 의지처가 없다고 느낄 때 주로 결행하니까요. 고독한 노후의 외로움을 술로 달래는 노인들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관리도 당연히 필요하겠지요.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적절한 운동이 이런 자살 성향을 3분의 1 수준으로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따라서 지역사회에서 개별 노인들의 신상을 정확히 파악해 적절한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도 의미있는 자살 예방책이 될 수 있겠지요. 그렇지 않고 지금처럼 선거 때만 되면 난무하는 노인정책 공약이 실은 푼돈으로 노인문제를 덮겠다는 방식이라면 ‘자살공화국’에서 벗어나는 일이 쉽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다시, 김기웅 교수의 제언을 듣습니다.“안타깝게도 높은 노인 자살률이 떨어지지 않고 있는데, 이는 홀로 사는 노인과 빈곤한 노인의 증가와 이에 따라 발현율이 점점 더 높아지는 우울증에 대한 소극적 대처와 자신의 삶에 대한 애착의 상실이 주요인이다. 따라서, 노인에 대한 경제·사회적 안전망 강화와 함께 일상적으로 운동을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노인 자살을 예방하는 효과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 jeshim@seoul.co.kr
  • 상가 투자? ‘삼성벨트’ 따라가

    상가 투자? ‘삼성벨트’ 따라가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판교로 이전한다는 소식에 이른바 ‘삼성벨트’ 주변 상권이 재조명받고 있다. 판교 일대 상권에선 벌써부터 임대수익률과 권리금 상승 조짐이 감지된다. 삼성 계열사와 자회사가 들어서며 배후수요가 늘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삼성벨트는 서울 강남역에 위치한 본사에서 시작해 수원-용인-화성-평택-청안·아산 등 경부축 서부권을 따라 형성된다. 여기에 오는 3월 삼성물산 건설부문 본사가 이전할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판교 알파돔시티 근처와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2018년 예정으로 조성되는 삼성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제3공장) 근처가 삼성벨트로 묶인다. 삼성벨트로의 편입은 지역 부동산 경기에 즉각 영향을 미치는 호재다. 판교테크노밸리 안의 G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17일 “삼성물산 이전 소식 이후 테크노밸리 내 상가를 중심으로 5000만~1억원 사이로 형성됐던 권리금 호가가 평균 2000만~3000만원까지 올랐다”면서 “임대료를 월 50만원 이상 올리려는 점포주도 나타났다”고 귀띔했다.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연구기지인 ‘서울 R&D 캠퍼스’가 들어선 뒤 근처 상권은 확연히 성장했다. 우면동의 D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삼성이 입주한 뒤 유동인구가 1만여명 증가했다”며 “삼성연구소 근처 상가 월세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 효과는 상가 청약시장에도 반영됐다. 지난 11월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 분양한 ‘동탄 카림애비뉴 2차’는 분양 시작 한 달 만에 계약이 완료됐다. 10월 경기 평택시 동삭지구의 ‘평택 자이 더 익스프레스 1차’ 단지 내 상가도 청약 하루 만에 점포가 완판됐다. 동탄2신도시는 삼성 나노시티 근처이고, 평택시엔 세계 최대 규모의 삼성 반도체라인이 들어서는 고덕산업단지가 위치해 있다. 삼성벨트 상가 투자를 고려한다면 권리금이 형성되지 않은 신규 분양 상가를 눈여겨볼 만하다. 포스코건설이 경기 화성시 동탄테크노밸리 33-1블록에서 분양하는 ‘동탄 테크노밸리 애비뉴아 33.1’은 삼성나노시티와 삼성엔지니어링 주변이다. 이뿐만 아니라 주변에 두산중공업과 한국쓰리엠(3M) 사업장도 있다. 이 상가는 지하 1층~지상 2층에 99개 점포로 구성됐다. 롯데건설은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5.7공구 M1블록에서 ‘송도 캠퍼스타운 애비뉴’를 분양한다. 지상 1~3층 184개 점포가 들어선다. 중흥건설은 삼성디지털시티와 삼성전자소재연구단지가 밀집한 경기 수원시 광교신도시C2블록에서 ‘광교 중흥S클래스 어뮤즈스퀘어’를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2층에 613개 점포로 구성됐다. 대우건설은 삼성물산 건설부문 이전지 주변인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에서 ‘판교 월드스퀘어’를 분양 중이다. 지하 1층~지상 2층, 총 161개 점포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조석래 효성 회장, 횡령 배임 무죄·조세포탈 3년 징역형

    조석래 효성 회장, 횡령 배임 무죄·조세포탈 3년 징역형

    거액의 세금을 탈루하고 회사 돈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조석래(80) 효성그룹 회장에게 법원이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투병 중인 점을 들어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 최창영)는 15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에게 징역 3년과 벌금 1365억원을 선고했다. 횡령 혐의 등으로 함께 기소된 장남 조현준(48) 사장에게도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명령 120시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법인세 등의 포탈세액 합계가 1358억원에 이르는 데다 장기간에 걸쳐 범행이 계획적,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면서 “범행 방법과 내용, 결과 및 조 회장의 사회적 지위 등을 감안하면 피고인의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양도세 등을 포탈하는 과정에 200명이 넘는 차명인과 400개가 넘는 차명 증권 계좌가 이용됐다”면서 “분식회계로 효성의 재산에 피해가 가지 않았다는 게 조세포탈을 정당화할 수 없고, 조 회장 역시 그 이익을 직간접적으로 향유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재판부는 “조세정의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국민 납세 의식에도 악영향을 미쳤다”면서 “포탈된 세금이 사후에 납부됐고 80세의 고령인 데다 암 치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조 회장에 대한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조 회장이 해외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조세를 포탈한 혐의와 이를 통한 횡령, 배임 등의 혐의에 대해 “페이퍼컴퍼니가 조 회장 개인의 차명 회사라고 볼 수 없고 정상적인 대금 거래나 회계 처리였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조 회장의 장남 조 사장에 대해서도 횡령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다. 검찰은 조 회장이 2003~2008년 분식회계 5010억원, 탈세 1506억원, 횡령 690억원, 배임 233억원, 위법 배당 500억원 등으로 모두 7939억원을 빼돌렸다며 2014년 1월 불구속 기소했다. 조 회장은 1시간가량 진행된 재판 과정에서 한 차례 방청석을 둘러봤을 뿐 고개를 들지 않았다. 선고가 끝난 뒤에도 약 10분간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다가 직원의 부축을 받아 법정을 떠났다. 효성과 검찰은 모두 항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법원이 최근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재현(56) CJ그룹 회장에게도 실형을 선고한 데 이어 조 회장에게도 실형을 선고하면서 조세포탈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더욱 엄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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