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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대통령과 기업인 대화, 성과로 이어져야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기업 총수와 중견기업인 등 130여명을 초청해 경제 현안에 대한 토론을 벌였다. 지난 7일 중소·벤처기업인과의 대화에 이어 올 들어서만 두 번째다. 청와대에서 대기업 총수를 비롯한 주요 기업인들과 경제·사회 부총리를 포함한 주요 부처 장·차관이 모두 모여 토론을 벌인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일 것이다. 경제가 어려운 데다 정부의 정책기조와 현장 간에 괴리가 적잖은 상황에서 기업인들과 허심탄회하게 토론을 했다는 점에서 뜻깊은 자리였다고 하겠다. 문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통해 “고용과 투자는 기업의 성장과 미래동력 확보를 위한 기반이며 동시에 국가 경제와 민생에 기여하는 길”이라며 “일자리 문제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전체 수출의 80%를 담당하며 최고의 성과를 이끌어 준 것에 대해 치하한다”며 과감한 규제개혁을 약속했다. 정부의 현안인 일자리 창출이 대기업의 참여 없이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현실을 감안하면 문 대통령이 대기업을 경제 활력 회복의 동반자로 인식하고, 협조를 구했다는 점은 주목된다. 120분간 이어진 토론에서 기업인들은 정부의 더딘 규제완화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하고 장관이 즉답에 나서는 등 활발한 토론이 이어졌다고 한다. 대한상의 중견기업위원장인 이종태 퍼시스 회장이 “공무원이 규제를 왜 유지해야 하는지 입증케 하고, 입증에 실패하면 자동 폐지토록 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문하자 홍남기 부총리가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라고 맞받고, 문 대통령이 “(입법 이전이라도) 행정명령으로 이뤄지는 규제는 정부가 선도적으로 이행하라”고 지시한 대목은 이날 토론의 유용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하겠다. 다만, 기업인과 관료까지 합치면 150여명이 넘는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내실있는 토론은 여의치 않았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이런 토론은 일회성에 그쳐서는 안 된다. 기회 있을 때마다 사안별·분야별로 소규모로라도 기업인과 수시로 대화의 자리를 만들었으면 한다. 그래야만 대통령이나 정부 관료들이 기업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만난다면 굳이 전 정권의 정경유착 사례를 의식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나아가 중요한 것은 토론에서 나온 기업인의 얘기를 정책에 반영하고, 이를 통해 성과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만나고 얘기를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다름 아닌 성과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 [서울광장] 노영민 실장이 성과를 내려면/이종락 논설위원

    [서울광장] 노영민 실장이 성과를 내려면/이종락 논설위원

    노영민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이 임명 하루 만인 지난 9일 자신이 지휘할 청와대 비서실의 3대 원칙으로 ‘성과·경청·규율’을 제시했다. 노 실장은 청와대 전 직원에게 발송한 서신에서 “성과를 내는 청와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연초부터 경제·민생 정책에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는 것을 가장 큰 과제로 제시한 상황에서 비서진도 이를 최우선 순위에 두어야 한다는 점을 환기시킨 셈이다.그러나 비서실장이 취임 일성으로 성과를 내야 한다는 포부를 밝히자 기대감에 앞서 우려 섞인 반응도 적지 않다. 임종석 비서실장과 장하성 정책실장 재임 시 청와대가 정부 부처 위에 군림하고, 국회를 경시하는 풍조가 만연했다는 평가 때문이다. 이번 2기 청와대 비서실은 부처에 최대한 자율권을 보장하고, 국회와의 소통에 적극 나섰으면 하는 바람이 많았다. 그런데 노 실장이 취임하자마자 “성과를 내야 한다”고 말하니 곱게 들릴 수가 없었을 테다. 특히 노 실장은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비서실장을 맡았을 정도로 최측근이어서 친정체제를 구축한 셈이다. 친정체제는 대통령이 편하게 지시하고 기댈 수 있다는 점에서 청와대 그립이 더 강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상존한다. 다행히 노 실장이 취임 직후 국회를 찾아 소통 강화 의지를 전한 것은 기대할 만하다. 문제는 부처와의 관계 설정이다. 청와대는 노 실장 취임 전부터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원톱’을 강조하고 있지만 아직 시장은 반신반의하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천거한 홍 부총리가 문 대통령의 공약 수립뿐 아니라 현 정부 정책을 설계하고 추진해 온 김수현 정책실장에 밀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불식되지 않은 게 현실이다. “성과를 내야 한다”는 노 실장의 절박한 메시지는 정책실장뿐만 아니라 비서실장까지 부처 위에 군림할 수 있다는 잘못된 메시지로 들릴 수도 있다. 서둘러 청와대와 부처 관계를 확실하게 정리해 줘야 한다. 문 대통령은 노 실장에게 임명장을 준 뒤 “비서실장도 경제계 인사를 만나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의 주문에 노 실장이 성과를 낼 수 있는 답이 있다. 기업이 투자를 늘리고, 일자리를 늘리도록 경제활력을 내는 데 노 실장이 온몸을 던지는 길이다. 우리 경제는 연초부터 적신호가 켜졌다. 관세청 집계에 따르면 이달 10일까지 수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6% 급감했다. 장기간 실업 상태에 있거나 일감 찾기를 아예 포기한 인구가 지난해 250만명을 넘어섰다. 부정적인 기업관을 가졌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해외 순방을 다니면서 우리 기업에 대한 인식을 달리했다. 노 전 대통령은 취임 1년 9개월 만인 2004년 11월 남미 순방 중에 브라질 교민 간담회에서 “한국이 발전한 진짜 이유를 브라질에서 새삼 깨달았다”면서 “한국 기업에 대해 다시 한번 평가하고 싶다”고 말한 뒤 적대적 기업 정책을 수정했다. 실제로 기업 관계자들은 “역대 정권 중 노무현 정권 때가 기업 하기가 제일 편했다”고 회고한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로 임기초 지지율이 20%대로 급전직하했다. 하지만 MB 정부는 ‘공생발전’ 등 친서민 정책을 추진하며 지지율을 단숨에 50%대까지 끌어올렸다. 정책 기조 변화를 통한 국정 운영에 성공한 사례다. 경제의 대기업 과잉 의존 체질을 바꿔 나가는 정책은 필요하다. 대기업의 갑질 행태와 재벌 3, 4세들의 철부지 일탈도 일벌백계해야 한다. 하지만 대기업을 제쳐 놓고선 경제 운영을 제대로 할 수 없다. 대부분의 선진국 정부가 대기업을 협력 파트너로 삼아 법인세 인하 등의 당근책을 던져 주며 내수 진작과 수출을 독려하고 있다. 이런 외국기업들과 피말리는 ‘외로운 경쟁’을 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에 기를 불어넣어 줘야 한다. 바로 그 역할을 노 실장이 맡아야 한다. 노 실장은 3선의 의정 활동 기간에 산업통상자원위원만 6년을 했다. 19대 국회에서는 산업통상자원위원장도 맡았다. 국회 내 대표적인 ‘산업통’, ‘기업통’으로 통한다. 어제 가졌던 ‘기업인과의 대화’를 보여 주기식 이벤트로 끝내선 안 된다. 기업 애로를 누구보다 잘 아는 노 실장이 진솔한 마음으로 기업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해 대기업이 투자와 일자리 창출로 화답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대기업의 얼어붙은 마음을 열어젖혀야 취임 일성으로 강조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노 실장은 명심했으면 한다. jrlee@seoul.co.kr
  • 최태원 “실패도 용납해야 혁신” 성기학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최태원 “실패도 용납해야 혁신” 성기학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대기업 총수와 중견기업인 등 128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기업인과의 대화’를 열었다.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진행된 행사에서 문 대통령은 고용과 투자를 요청하는 한편 유인책으로 규제 혁신을 약속했다. 17명의 기업인들은 과감한 규제개혁 요청은 물론 최저임금과 주52시간제, 탈원전 정책 등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발언했다. -문 대통령 고용과 투자는 기업 성장과 미래동력 확보를 위한 기반이며 국가경제와 민생에 기여하는 길이다. 좋은 일자리 만들기는 우리 경제의 최대 현안이다. 일자리 문제에 특별히 관심을 갖고 고용 창출에 앞장서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 기업이 힘차게 도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올해 정부의 목표다. 올해 세계경기 둔화와 함께 우리 경제도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러나 정부와 기업, 노사가 힘을 모은다면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제 활력을 높일 수 있다. 여러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현장 어려움을 신속하게 해소하는 데 힘쓰겠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가끔 저희(기업)가 실수도 있고, 국민 마음을 불편하게 해드리는 경우가 있긴 하겠지만, 왕성한 청년기에 실수도 하지만 앞날을 향해서 뛰어가는 기업들을 봐주시길 부탁드린다. 불편한 이야기가 있더라도 경청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문재인 대통령님, 제가 뵌 어느 정상보다도 경청을 잘해 주시는 분이다. 기업인들도 소원 수리 제안은 지양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이종태 퍼시스 회장 수십년간 유지된 규제는 폐지하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에 기업이 규제를 왜 풀어야 하는지 호소하고 입증하는 현재 방식보다는 공무원이 규제를 왜 유지해야 하는지 입증케 하고, 입증에 실패하면 자동 폐지토록 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 정부가 행정명령을 대상으로 이러한 규제개혁을 단행한다면 국회도 같은 절차를 거칠 것으로 예상한다. 적극 검토를 건의드린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파격적인 제안을 주셨다. 국정 전반에 걸쳐 할 순 없지만 공직자가 입증을 못하면 과감하게 없애 보는 시도를 일부 영역에서 해보도록 하겠다. -문 대통령 규제혁신을 위해서 법률 개정이 필요한 부분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행정명령으로 이뤄지는 경우는 정부가 선도적으로 노력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최태원 SK 회장 혁신성장을 주도하실 때 세 가지 당부를 드리고자 한다. 첫 번째 혁신성장을 하기 위한 기본 전제는 실패에 대한 용납이다. 이것을 용납하는 법을 적용하거나, 철학적 배경이 ‘실패를 해도 좋다’라는 생각을 가져 주셨으면 한다. 두 번째 산업화가 되기 위한 코스트(비용)의 문제다. 얼마나 싸게 접근할 수 있는가. 코스트가 너무 비싸면 대기업도 실패한다. 세 번째 최고 인력이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규제완화에 이런 철학이 깔리지 않으면 규제가 적더라도 성공하는 데는 문제가 있다. 혁신성장의 또 다른 대상은 사회적경제다. 아직도 고용 창출과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상당한 포텐셜(잠재력)이 있다. 대통령께 거의 2년 전에 말씀을 드린 적 있는데 관련된 법들이 진행이 안 되고 있다. -문 대통령 실패를 용인할 수 있어야 된다는 말씀은 굉장히 중요하다. 정부가 올해 R&D(연구·개발) 예산을 20조원 이상 확보했는데, 대체로 단기 성과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장기 과제에 대해서도 과감하게 자금을 배분해 노력 끝에 실패한 것이라면 성과로 인정해 주는 부분을 과기부에서 관심 가져주기 바란다. -곽재선 KG그룹 회장 공직자가 소신 있게 못하는 것은 감사원 정책감사 때문이다. 나중에 문제되지 않게 하려고 적극적으로 안한다. 유연성 있게 상황을 판단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 달라. -문 대통령 공무원이 할 수 있다고 규정된 것 외 허가하거나 승인할 경우에 나중에 감사원에서 ‘왜 근거 없는 행정을 했느냐’라고 문책을 하기 때문에 소극적 행정을 하게 된 것이고, 문제인 것 같다. 적극적 행정에 대해 면책시켜 주겠다는 부분은 이미 감사원에서 천명했다. 오히려 소극적 행정을 문책하는 행정 문화까지 만들겠다. -한철수 창원상의 회장 신한울 3·4호기 공사 중지로 원전 관련 업체들이 고사위기에 있다. 해외 원전을 수주하더라도 2~3년을 버텨야 하는데, 살아남을 기업이 없다. 신한울 3·4호기 공사 재개를 요청 드린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신한울 3·4호기 재개는 에너지전환 정책 전반과 모순된다. 업종 전환, 해외 수출 확대 등 연착륙 방법을 찾아 나가겠다. -박용후 성남상의 회장 북한은 그동안 경제협력 관계를 유지해왔고, 중국과 우호관계로 중국 동북3성과 경제협력을 할 가능성이 더 크다. 남북 민·관이 만나서 인프라 표준 정비사업, 남한 기술인력과 과학인력 양성체계가 세계 최고 수준이니 협력과제로 하면 구체적 성과가 날 것이다. -문 대통령 남북 경협은 제재가 풀려야 가능하다. 제재가 풀리면 북한에 인프라 투자, 경협 등에서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될 텐데 우위를 점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제재가 풀리기 전에라도 조사연구를 선행하고, 제재에 해당되지 않는 준비 작업이 선행되는 것이 중요하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요즘 대기문제·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하다. 이를 위해서 전기·수소차 등에 향후 4년간 5조원을 투자하고, 몽골의 2700만평 부지에 나무를 심는 식재사업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문 대통령 미세먼지를 말씀하셨는데, 3일째 최악의 미세먼지가 계속되고 있다. 수소 자동차·버스 등은 미세먼지를 정화하는 기능까지 있으니 효과적이고, 조림협력사업 등도 좋은 대책이다. -허용도 부산상의 회장 일자리는 ‘일거리’가 있어야 나온다. 최저임금도 일거리가 있다면 가능하다.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 최저임금 지역·업종별 차등 적용이 필요하다. ‘주52시간’도 권장은 하되, 일괄 금지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생태계가 무너지면 전·후방 산업이 다 무너진다. -이재갑 고동노동부 장관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보완해 나가겠다. 52시간제는 대기업의 경우 안착 중이다. 유연성을 위한 제도 보완 필요하다는 것 알고 있다.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통해 1월 중 논의 완료하여 2월 국회에서 법안을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우오현 SM그룹 회장 해운업은 산소호흡기를 쓰고 있는 것과 같다. 한국선박 건조를 국내에서 할 수 있게 환경조성이 필요한데, 부채비율이 조금만 높아도 자금 조달이 어려워 사업추진이 어렵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물동량 회복과 이를 통한 운임 회복 전에는 어떤 대책도 효과를 내기 어렵다. 해양진흥공사 등의 장기저리자금이 지원될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해 보도록 하겠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출 실적이 부진해 국민께 송구하다. 국제정치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시장이 축소됐다는 것은 핑계일 수 있다. 그럴 때일수록 하강 사이클에 준비하고 대비해야 하는 게 임무이다. 자만하지 않았나 성찰도 필요하다. 설비와 기술, 투자 등 노력해 내년에 이런 자리가 마련되면 성과를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 대한민국 1등 대기업으로서 지난해 말씀드린 ‘일자리 3년간 4만명’은 꼭 지키겠다.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기업의 의무다. 두 아이 아버지로서 젊은이들 고민이 새롭게 다가온다. 정부도 좀더 기업 의견을 경청해 주면 기업도 신바람 나게 일해 ‘함께 잘사는 나라’가 될 것이라 믿는다. -문 대통령 신한울 원전 건에 대해 보충 설명하겠다. 현재 5기의 원전을 건설 중이다. 준공되면 전력설비 예비율은 빠르게 늘어날 것이다. 에너지정책 전환의 흐름이 중단되지는 않을 것이다. 기술력·국제경쟁력 떨어지지 않도록 정부는 지원을 계속할 것이며 기자재·부품업체의 어려움을 귀 기울이고 지원해 나가겠다. 정부가 기업 활력을 제고하고 장애가 되는 규제를 혁파하는 데 적극적 의지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고 믿음을 가질 수 있는 자리로 기억됐으면 좋겠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규제 없애달라” 대통령 면전서 120분 난상토론

    “규제 없애달라” 대통령 면전서 120분 난상토론

    이종태 회장 “규제, 왜 있어야 되는지 공무원이 입증하지 못하면 폐지해야” 文 “행정명령 규제에 선도적으로 적용” 17명이 질문… 예정 30분 넘겨 진행대통령과 재벌 총수들이 15일 청와대에서 ‘경제 살리기’를 주제로 난상토론을 벌였다.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규제개혁 등 대기업·중견기업의 활동을 지원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밝히면서 고용과 투자에 적극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대기업 총수와 중견기업인 등 130여명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2019 기업인과의 대화’를 갖고 “고용과 투자는 기업의 성장과 미래동력 확보를 위한 기반이며 국가 경제와 민생에 기여하는 길”이라며 “앞으로도 일자리 문제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고용 창출에 앞장서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기업의 역할만 강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부도 ‘한국형 규제 샌드박스’를 비롯한 규제개혁 등 기업 활동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집권 3년차를 맞아 경제활력 제고에 올인하고 있는 문 대통령이 새해 들어 기업인과 대화에 나선 것은 지난 7일 중소·벤처기업인과의 대화에 이어 두 번째다. 특히 재벌 총수 등 기업인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을 토로하고, 대통령이나 장관이 즉답하는 ‘타운홀 미팅’ 형식은 처음 시도됐다. 문 대통령은 “여러 기업이 올해부터 대규모 투자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아는데, 정부 전담 지원반을 가동해 신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돕겠다. 적극적 사업 발굴과 투자에 힘써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올해 세계 경제 둔화와 함께 우리 경제도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정부·기업·노사가 함께 힘을 모은다면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제 활력을 높일 수 있다”며 “대기업·중견기업이 새로운 산업과 시장 개척에 앞장서주실 것으로 믿고, 여러분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고 현장 어려움의 신속한 해소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기업인들의 건의는 규제개혁에 집중됐다. 예정을 30분쯤 넘긴 120분 동안 이어진 토론에선 17명의 기업인이 질문을 했고, 파격적인 제안도 나왔다. 이종태 퍼시스 회장은 “수십년간 유지된 규제는 폐지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기업이 왜 풀어야 하는지 입증하는 방식보다는 공무원이 규제를 왜 유지해야 하는지 입증케 하고 입증에 실패하면 자동 폐지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라며 “과감하게 없애보는 시도를 해보도록 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도 “행정명령으로 이뤄지는 규제는 정부가 선도적으로 노력해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화답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홍남기 ‘탄력근로 확대·ILO 핵심 협약’ 빅딜 가능성 첫 거론

    홍남기 ‘탄력근로 확대·ILO 핵심 협약’ 빅딜 가능성 첫 거론

    사회적 빅딜 형식으로 해법 찾을 듯 민노총 “洪, 재계 입장 대변 큰 우려”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비준을 동시에 추진하는 ‘빅딜’ 가능성을 처음으로 거론했다. 두 사안을 놓고 정부와 노동계의 이해가 첨예하게 맞선 상황에서 새 돌파 전략이 될지 주목된다. 홍 부총리는 이날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를 찾아 문성현 위원장을 만나 “최대 현안인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와 ILO 핵심 협약 비준 등에서 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협의를 잘 진행해 2월 국회 입법까지 마무리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문 위원장도 “탄력근로제와 ILO 비준 문제는 시간이 무한정 있는 게 아니다”라고 화답했다. 정부는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 과정에서 경제계 의견을 수렴해 현재 3개월인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6개월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홍 부총리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는 경제활력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말해,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에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반면 노동계는 단위기간 확대에는 반대 입장이지만, 퇴직자의 노조 활동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은 ILO 핵심 협약 비준에는 적극적이다. 홍 부총리는 이와 관련, “어려운 경제 문제를 푸는 데 사회적 대화, 사회적 빅딜 방식이 필요하지 않냐”면서 “광주형 일자리 등도 사회적 빅딜에 따라 추진하는 사항이고 경제 문제를 푸는 데 빅딜 방식을 가능한 한 많이 활용하려고 한다”고 노동계와의 빅딜 가능성을 내비쳤다. 문 위원장도 이날 두 사안을 노사 간 패키지 합의로 푸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정부와 노동계가 서로 원하는 사안을 놓고 주고받기식으로 의견 접근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날 홍 부총리가 문 위원장을 방문한 것 역시 문 위원장의 노동계에 대한 영향력을 협상의 지렛대로 삼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노동계는 일단 빅딜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경제부총리가 재계 입장을 대변하는 정책들을 발표하고 있기 때문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면서 “어떤 의제에 대해서 협의하는 게 아니라 서로 바꾼다는 식의 접근은 민주노총과 조합원들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전했다. 우리는 1991년 ILO 152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했지만, ILO 전체 협약 189개 가운데 29개만 비준한 상태다. 특히 87호(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 협약)와 98호(단결권 및 단체교섭권 협약)를 비롯해 29호(강제노동에 관한 협약), 105호(강제노동 폐지에 관한 협약) 등 핵심협약 8개 중 4개는 비준하지 않고 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김두관 의원, “서울지하철5호선·인천지하철2호선 김포연장, 균형발전차원서 꼭 이뤄져야”

    김두관 의원, “서울지하철5호선·인천지하철2호선 김포연장, 균형발전차원서 꼭 이뤄져야”

    “서울지하철 5호선 김포연장사업과 인천지하철2호선 김포~GTX킨텍스역 연장사업은 국가균형발전 측면에서 반드시 이뤄져야 할 사업입니다.” 더불어민주당 김두관(경기 김포시 갑) 의원은 14일 김포시 애기봉 일대에서 이뤄진 국가균형발전위원회-김포시 간담회에서 서울지하철5호선 김포연장과 인천지하철2호선 김포·고양 연장 당위성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김포는 접경지역으로 군사적 규제와 수도권 규제라는 이중규제 속에 역차별을 받아 왔고, 다른 측면에서는 한반도평화시대를 앞당길 수 있는 남북교류 중심지로 평화상징이 될 수 있는 곳이 김포”라면서 “역차별 해소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라도 김포에 적극적인 지원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홍남기 경제부총리에게도 요청한 바 있다. 접경지역처럼 소외돼 온 지역의 경우 지하철 등 핵심 인프라 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 기준에 있어 균형발전 요소를 더 반영하거나 면제하도록 기준을 보완하도록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도 힘써 달라”고 요청했다. 뿐만 아니라 김 의원은 “지난해 애기봉생태평화공원 조성사업의 새해 국비예산을 46억원으로 증액 확보해 애기봉생태평화공원 사업은 올해 마무리될 것”이라고 설명한 뒤, “추가적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사업인 조강통일경제특구 사업과 평화로 조성사업, 김포기업지원센터 건립사업에 대한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시상공회의소가 건의한 사업지원도 요청했다. 이에 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 위원장은 “김포와 같은 접경지역 균형발전의 필요성은 누구보다 잘알고 위원회 차원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김포에서 요청한 사항들이 균형발전 정책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두관 의원과 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 위원장을 비롯한 국가균형발전위 관계자, 정하영 김포시장, 김포시청 관계자와 심민자 경기도의원, 김계순 시의원, 김포상공회의소 김남준 회장을 비롯한 지역 상공인들이 참석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기재부 ‘신재민 폭로’ 고발사건 서울서부지검으로 이송

    기재부 ‘신재민 폭로’ 고발사건 서울서부지검으로 이송

    기획재정부가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을 공무상 비밀누설 등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서울서부지검이 수사하게 됐다. 서부지검이 신 전 사무관의 폭로 내용과 관련해 자유한국당이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을 고발한 사건을 수사 중인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은 “신 전 사무관에 대한 고발사건을 최근 서부지검으로 이송했다”고 14일 밝혔다. 기재부는 신 전 사무관이 KT&G 관련 동향보고 문건을 외부에 유출한 행위, 적자 국채 추가발행에 대한 의사결정과 청와대 협의 과정을 외부에 공개한 행위가 공무상 비밀누설과 공공기록물관리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지난 2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7일 김 전 부총리와 차영환 전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이 민간기업인 KT&G와 서울신문에 사장 교체 압력을 넣고, 청와대는 적자 국채를 발행하도록 지시한 의혹이 있다며 두 사람을 직권남용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혐의로 고발했다. 신 전 사무관이 고발 이튿날인 지난 3일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고 잠적하면서 내부 문제 제기에 대한 ‘입막음용’ 고발을 철회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9일 신 전 사무관에 대한 고발 취소 여부에 대해 “방침이 정해진 것은 없지만 개인적으로 깊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나는 너의 야동이 아니다] 불법 촬영물 유통 웹하드 등록 취소 1곳뿐… 범죄 키우는 정부

    [나는 너의 야동이 아니다] 불법 촬영물 유통 웹하드 등록 취소 1곳뿐… 범죄 키우는 정부

    “디지털 성범죄 제로(0), 국민 안심사회 구현”. 2017년 9월 26일 홍남기(현 경제부총리) 국무조정실장이 14개 부처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한 ‘디지털 성범죄 피해방지 종합대책’ 슬로건이다. ▲변형카메라 불법 촬영 탐지·적발 강화 ▲불법촬영물 유통 차단 및 유포자 강력 처벌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보호·지원 강화 ▲디지털 성범죄 예방교육 및 국민인식 전환 등 4대 전략과 22개 과제를 통해 ‘청정지대’로 만들겠다고 했다.하지만 지난해를 돌아보면 ‘공허한 메아리’나 다름없었다. 스튜디오 불법 촬영(피해자 양예원 등)과 최종범의 옛 연인 성관계 영상 유포 협박(피해자 구하라) 등의 사건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일명 ‘골프장 동영상’으로 인해 애먼 사람들이 등장인물로 지목받았고, 이들은 죽고 싶은 고통에 시달렸다. 형사정책연구원 모니터링 결과 지난해 8~9월에만 디지털성범죄 영상이 650개나 돌아다닌 걸로 확인됐다. 여성가족부 산하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가 서울신문 의뢰로 한 피해자의 영상 유출 현황을 파악한 결과, 지난해 5~11월 6개월 동안 2712개가 업로드됐고 40만명이 시청한 것으로 추산됐다. 서울신문이 취재 과정에서 만난 피해자와 지원단체, 웹하드 및 불법촬영물 차단(필터링) 업계 관계자, 법조인 등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정부가 안이하게 대처한 책임이 크다. “연예인도 아닌데 왜 일을 크게 만들어요. 이 많은 업로더를 다 어떻게 처벌합니까. 저 혼자 이 많은 사람 다 처리 못합니다.” 지난해 비동의 유포 성적 촬영물(속칭 리벤지포르노) 피해를 당한 A씨는 경찰서로 갔지만 이런 말을 들었다. 하는 수 없이 변호사를 고용해 검찰에 고소하고, 디지털 장의업체에 수백만원을 내며 영상을 지워야 했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를 찾아가 상담을 한 A씨는 “수사기관에 피해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제 신분증과 영상을 보내는 일이 너무 고통스러웠다”고 털어놨다. 필터링 업체 현직 종사자는 정부부처의 황당한 웹하드 관리 방식을 털어놨다. 신고제로 운용되던 웹하드는 2012년 등록제가 시행되면서 필터링 업체와 의무적으로 계약을 맺고, 불법 콘텐츠를 차단하는 업무를 맡겨야 한다. 해당 필터링 업체는 한 웹하드가 자신들 몰래 필터링을 회피하고 있는 걸 발견하고,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등록 인가 기관인 전파관리소에 신고했다. “그랬더니 전파관리소가 뭐라는 줄 아세요? 우리가 계약을 해지해 버리면 그 웹하드 등록이 취소되니 하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정부기관이 오히려 꼼수를 부리는 웹하드 편을 드는 게 말이 됩니까.” 이처럼 정부가 앞장서 웹하드에 ‘온정적인’ 시선을 보이니 감시와 관리가 제대로 될 턱이 없다. 필터링을 회피한 불법 촬영물이 버젓이 올라와 유통되는 일이 빈번하지만, 제재를 받고 등록이 취소된 건 지난해 10월 위드디스크 한 곳에 불과했다. 과태료 처분 역시 최근 3년간 고작 4건뿐이다. 서울신문이 지난달 웹하드를 모니터링한 결과 ‘○○ 업소 화장실 몰카’ ‘노래방 국○ 아줌마들 유출 몰카’ 등 제목만 봐도 불법 촬영물로 보이는 영상이 제휴 콘텐츠로 올라와 있었다. 제휴 콘텐츠란 웹하드와 계약한 콘텐츠 제작·배급업체에 정식으로 등록된 저작물이라는 의미다. 어떻게 해서 불법 촬영물이 합법 저작물로 재탄생한 것일까. 이에 대해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는 “연령을 기준으로 한 등급 분류만 할 뿐 음란물인지 여부를 놓고 적합성을 따지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즉 누군가가 불법 촬영물에 대해 자신이 저작권자라고 주장하면, 영등위는 ‘19세 이상 관람가’ 등과 같은 판정만 내릴 뿐 음란물 여부를 따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영등위가 심의한 영상에 대해 별다른 이유가 없으면 저작권물로 보고 단속하지 않는다. 영상물 관리 체계의 허점을 보여 준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모바일에서도 웹하드를 통해 실시간 영상 재생(스트리밍)이 가능해졌다. 사실상 PC와 같다. 하지만 PC와 달리 모바일 웹하드는 필터링을 적용받지 않는다. 불법 촬영물이 활개를 친다. 이런 문제는 수년 전부터 지적됐지만, 정부가 업계 반발에 밀려 눈감았다.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정부는 2016년 모바일 웹하드도 등록제와 필터링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문체부는 저작권 침해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하는 업계 의견을 받아들여 과기부(당시 미래부)에 “별도 요청이 있을 때까지 필터링을 연기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뒤늦게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과기부는 지난달부터 모바일 웹하드 등록제를 실시했고, 방통위도 이달부터 필터링 점검 및 모니터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장다혜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원은 “몰래카메라나 비동의 유포 성적 촬영물을 일종의 상업 음란물(포르노)로 간주하는 풍토 속에서 디지털 성범죄가 심화됐다”면서 “불법 촬영자 처벌이나 일시적인 단속활동뿐만 아니라 영리목적으로 촬영물을 이용하는 온라인 서비스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규제와 감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미·중, 오는 30∼31일 워싱턴서 장관급 무역협상 예정”

    “미·중, 오는 30∼31일 워싱턴서 장관급 무역협상 예정”

    미국과 중국이 오는 30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미 워싱턴에서 장관급으로 격상한 고위급 무역협상을 진행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핵심 경제참모인 류허(劉鶴) 부총리가 30∼31일 후속 무역협상을 위해 워싱턴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10일 전했다. 류 부총리는 이번 방미 기간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을 만날 예정이다. 소식통들은 다만 미 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에 따라 류 부총리의 방미 일정이 다소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미·중은 아직 구체적인 일정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미·중은 앞서 7∼9일 제프리 게리시 USTR 부대표와 왕서우원(王受文) 중국 상무부 부부장이 이끄는 양국 대표단이 베이징에서 실무 협상을 벌였다. 미 무역대표부는 협상 종료 후 발표한 성명에서 “농산물과 에너지, 공산품 등 상당한 양의 미국산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중국 측의 약속에 논의를 집중했다”고 말했고, 중국 상무부도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서로 관심을 둔 문제 해결을 위한 기초를 쌓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적재산권 보호와 기술이전 등의 핵심 쟁점에서는 이견을 해소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말 고위급 협상에서 이를 둘러싼 논의를 다시 벌일 예정이다. 므누신 장관은 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달 내로 류 부총리가 미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미·중 장관급 후속 협상이 열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그러면서 “연방정부 셧다운은 아무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 예상한다”며 “우리가 협상단을 중국에 보낸 것과 같이 앞으로도 이런 만남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 정부 셧다운이 장기화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2일부터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 참석을 취소함에 따라 미·중 무역협상도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달 말 류 부총리가 예상대로 미국에 방문한다면 무역협상을 위해서는 두 번째 방문이 된다. 류 부총리는 지난해 5월 워싱턴에서 미·중 무역협상 벌여 상호 관세 부과를 보류하기로 합의했으나 이후 미국측이 돌연 500억 달러(약 55조 8000억원) 규모의 중국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는 바람에 합의가 무산됐다. 무역협상 데드라인이 7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미·중 무역협상을 책임지는 고위 관료들이 참석하는 협상이 열리는 만큼 핵심 쟁점을 둘러싼 치열한 논의와 공방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지난해 12월 초 정상회담에서 상호 추가관세 부과를 중단하고 오는 3월 1일까지 90일간 협상을 하기로 합의했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2018년 협동조합 활성화 유공자 표창’…단체부문 수상한 양천가방협동조합

    서울 양천구는 기획재정부 주관 ‘2018년 협동조합 활성화 유공자 표창’에서 양천가방협동조합이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상 단체부문’을 수상했다고 10일 밝혔다. 양천가방협동조합은 2015년 7월 설립됐다. 신월동 지역 내 가방제조 소공인들이 2000년 초반 제조업 생산기지 해외 이전 등으로 직면하게 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조합을 구성했다. 조합은 구성원 자조 조직에 머물지 않고, 지역 랜드마크로 성장하기 위해 ‘LANTT’라는 자체 브랜드를 만들었다. 공항공사 소공인 협업화 지원 사업, 브랜드 개발과 영업 활동 강화, 김포공항 내 부스 운영 등으로 자립 기반도 다졌다. 조합 관계자는 “90명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176명의 조합원이 52개 작업장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협동조합 활성화 유공자 표창은 협동조합 활성화와 정착에 기여한 기관이나 개인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구 관계자는 “양천구 대표 브랜드로, 조합원과 매출을 꾸준히 늘리며 지역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무역협상 절반의 성공… 美 “미국산 구매 논의” 中 “해결의 기초 쌓아”

    차관급 협상서 무역불균형 등 일부 합의 지재권 등 핵심 쟁점은 고위급 회담 넘겨 트럼프 “관세 권한 더 달라” 의회에 요청 미국과 중국이 지난 7~9일 베이징에서 벌인 차관급 무역협상에서 무역수지 불균형 개선 등 일부 합의점을 찾았으나, 지식재산권·기술보호 등 핵심 쟁점은 차기 고위급회담의 몫으로 넘겼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9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농산물과 에너지, 공산품 등 상당한 양의 미국산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중국 측의 약속에 논의를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과 에너지 등 수입을 늘린다는 기존 약속의 구체적인 이행 방안 등에 대한 합의점을 찾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중국 상무부도 10일 성명을 내 “쌍방이 양국 정상의 공통인식을 적극적으로 실현하는 가운데 공통으로 관심을 둔 무역 문제와 구조적 문제에 관해 광범위하고 깊은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지식재산권, 기술 강제 이전 등 ‘구조적 변화’와 관련한 논의가 이뤄졌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구조적 변화 문제는 이번 무역협상의 중요 부분이었다. 이 영역의 협상에서 진전이 있었고 상호 이해를 증진했다”고 답했다. 미·중은 이번 실무 협상에서 일정 부분 합의점을 찾으면서 협상의 불씨를 살린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무역전쟁 휴전 후 외국기업의 강제 기술이전을 금지하는 새 법안을 마련했고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보복 관세를 중단했다. 그러나 아직 무역전쟁을 끝낼 만큼 구체적이고 의미 있는 진전은 이루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핵심 쟁점인 지식재산권 침해, 기술이전 강요 근절과 ‘중국제조 2025’를 비롯해 자국 기업 육성을 위한 중국 정부 보조·지원 축소 등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이견은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미·중이 중국의 미국산 제품 구입, 미국 자본에 대한 중국의 추가적인 시장 개방 등에는 진전을 이뤘지만 중국의 자국 기업에 대한 보조금 축소나 지식재산권 보호 등에 대한 이견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미·중 간 무역전쟁 대타협의 ‘공’은 이달 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류허 중국 부총리의 고위급협상으로 넘어갔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미국의 약속 이행 방안 요구에 중국이 바로 응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오는 29일 새해 국정연설에서 ‘대통령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각종 제품의 관세를 높일 수 있는 권한을 확대하는 법안을 의결해 달라’고 의회에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법안을 공화당조차 반대하고 있어 의회 통과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文대통령 신년회견] “신재민, 자기가 경험한 좁은 세계 속 판단…젊은 공직자 소신·자부심은 대단히 좋은 일”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청와대 관련 의혹을 폭로한 것에 대해 “신 전 사무관의 문제제기는 자기가 경험한, 자기가 보는 좁은 세계 속의 일을 갖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적절하게 해명했지만 정책은 신 전 사무관이 알 수 없는 훨씬 더 복잡한 과정을 통해서 결정되는 것이고 그 결정권한은 장관에게 있다”며 “권한이 사무관 혹은 국에 있는데 상부에서 강요하면 압박이지만, 장관 결정이 본인 소신과 달랐다고 해서 잘못됐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젊은 공직자가 자신의 판단에 대해 소신과 자부심을 갖는 건 대단히 좋은 일이고 필요한 일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김태우 검찰 수사관이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 등을 제기한 데 대해서는 “김 수사관이 제기한 문제는 자신이 한 행위를 놓고 시비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모든 공직자는 자신의 권한을 남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부단히 단속해야 한다”며 “김 수사관이 한 감찰행위가 직분 범위를 벗어났느냐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고, 이 부분은 이미 수사대상이 되고 있어서 가려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일본 부총리, 성희롱 피해女에 “싫으면 그 자리 떠났어야지” 발언했다가…

    일본 부총리, 성희롱 피해女에 “싫으면 그 자리 떠났어야지” 발언했다가…

    “그 말이 싫었으면 자기가 그 자리를 떠났어야지.” “성소수자들은 아이를 안 만드니 생산성이 없다.” “다리를 소에 묶어 가랑이를 찢어 죽이는 벌을….” 일본에서는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성차별적 발언이 정치권에서 버젓이 이뤄지곤 한다. 사람들의 비난이 쏠리면 형식적인 사과발언이 나오긴 하지만, 진정성은 결여돼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를 개탄하는 지식인들이 이색적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지난해 가장 문제가 많았다고 생각하는 정치인들의 성차별적 발언에 대해 투표로 순위를 매겼다.10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성차별 발언 워스트 1위’는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이 차지했다. 그는 지난해 4월 후쿠다 준이치 당시 재무성 사무차관이 방송사 여기자에게 “가슴을 만져도 되느냐” 등 성희롱 발언을 해 파문이 일자 “(그 말이) 싫으면 그 자리에서 떠났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번 설문조사를 기획한 것은 교수와 변호사 등 8명으로 구성된 ‘공적 발언의 성차별을 용납하지 않는 모임’. 최근 남녀 1944명을 대상으로 인터넷을 통해 지난해 물의를 빚었던 12개 발언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응답자 1인당 2개까지 복수응답이 가능하도록 했다. 아소 부총리는 1208표를 얻었다. 그는 해당 발언 이외에도 “성희롱이라는 죄는 없다. 살인이나 강제추행과는 다르다”, “(후쿠다 전 차관이 여기자에게) 속아 넘어간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재무성 담당기자를 남성으로 바꾸면 된다” 등 ‘망언 릴레이’를 거듭해 야권으로부터 사퇴 요구까지 받았다. 이번 설문에서는 “아소 부총리처럼 정계에서 높은 자리에 있는 인물이 성차별 발언을 반복하면 사회적 악영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 많았다. 2위는 1045표의 자민당 소속 스기타 미오 중의원 의원으로, 지난해 월간지 ‘신초 45’ 8월호 기고문에서 “성적 소수자(LGBT) 커플들을 위해 세금을 쓰는 것에 찬성할 수 있을까. 그들 또는 그녀들은 아이를 만들지 않는다, 즉 ‘생산성’이 없다”고 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 일로 신초 45는 사실상 폐간됐다. 3위는 가토 간지 중의원 의원(366표)이 차지했다. 그는 지난해 5월 자신의 자민당 내 파벌 모임에서 “반드시 3명 이상의 자녀를 낳아 기르기 바란다”고 발언했다. 4위는 여성 국회의원에 대해 “두 다리를 소에 묶어 가랑이를 찢어죽이는 형벌에 처하고 싶다”고 트위터에서 발언한 나라현 지방의원이 선정됐다. ‘공적 발언의 성차별을 용납하지 않는 모임’ 회원인 주오가쿠인대학 미나가와 마스미 교수는 도쿄신문에 “평등한 사회의 실현을 위해서는 정치의 힘이 중요하다”며 “정치인도 정당도 이제는 차별을 끝내야 한다는 인식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문 대통령 “김태우 활동 위법성 여부, 수사 통해 가려질 것”

    문 대통령 “김태우 활동 위법성 여부, 수사 통해 가려질 것”

    최근 논란이 되면서 정치쟁점화된 ‘김태우 검찰 수사관 사건’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사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조선일보 기자로부터 두 사건에 대한 대통령의 평가를 듣고 싶다는 질문을 받았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현재 명칭은 공직감찰반)에 재직하면서 비위 행위가 적발된 김태우 수사관은 청와대가 민간인을 사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청와대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고발해 현재 피고발인 신분이다. 문 대통령은 “특감반은 민간인을 사찰하는 것이 임무가 아니다. 대통령, 그 다음에 대통령 주변 특수관계자, 그리고 고위공직자들의 권력형 비리를 감시하는 것(이 특감반의 직무)”이라면서 “김태우 행정관의 경우 자신의 행위를 놓고 시비가 불거졌고, 그가 한 감찰 행위가 직무 범위에 벗어났느냐가 현재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그것은 수사를 통해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김 수사관의 비위 행위를 둘러싼 사실관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대검은 김 수사관이 민간 건설업자와 부적절한 골프 회동을 했다는 혐의와, 특감반원으로 일할 당시 감찰한 사안과 내용들을 언론에 제보해 공무상 비밀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혐의 등이 모두 부적절한 비위라고 판단해 김 수사관의 소속기관(서울중앙지검) 등에 중징계를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다행스럽게도 우리 정부에서는 과거 정부처럼 국민에게 실망을 줄 만한 권력형 비리가 크게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특감반은 소기의 목적을 잘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신재민 전 사무관은 최근 유튜브를 통해 청와대가 지난해 KT&G와 서울신문 사장 선임에 개입했고 4조원 규모의 적자국채 발행을 지시했다고 공개 주장해 논란을 샀다.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저는 김동연 전 부총리가 아주 적절하게 그 부분에 대해서 잘 해명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기재부에서 다루는 대부분 정책은 종합적인 검토와 조율을 필요로 한다. 어느 한 국(局)이나 과(課)에서 다루거나 결정할 일도 있지만 많은 경우 여러 측면, 그리고 여러 국의 의견을 듣고, 판단하고 결정하는 일이 많다”면서 “최근 제기된 이슈들도 국채뿐 아니라 중장기 국가 채무, 거시경제 운영, 다음 해와 그다음 해 예산 편성과 세수 전망, 재정정책 등을 고려해야 하는 사안이다. 국고국뿐 아니라 거시, 세수, 예산을 담당하는 부서의 의견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정 국 실무자의 시각에서 보는 의견과 고민이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만, 보다 넓은 시각에서 전체를 봐야 하는 사람들의 입장도 생각해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부총리는 또 “부처 내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특정 실·국의 의견이 부처의 결정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심지어는 부처의 의견이 모두 정부 전체의 공식 입장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다른 부처, 청와대, 나아가서 당과 국회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보완될 수도, 수용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 정책형성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젊은 공직자가 자신의 판단에 대해서 소신을 가지고, 자부심을 가지는 것은 대단히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그 다음에 그런 젊은 실무자들의 소신 이런 것에 대해서도 귀 기울이는 공직문화 속 소통이 강화돼야 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그러나 신재민 전 사무관의 문제 제기는 자기가 경험한, 자기가 보는, 좁은 세계 속의 일을 가지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을 한 것이다. 정책 결정은 그보다 훨씬 더 복잡한 과정을 통해서, 신재민 전 사무관이 알 수 없는 그런 과정을 통해서 결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 결정 권한은 장관에게 있다. (정책) 결정 권한이 사무관에게 있는데 상부에서 다른 결정을 강요하는 것이라면 압박이라 할 수 있지만, 결정 권한이 장관에게 있는 것이고 장관의 바른 결정을 위해 실무자가 의견을 올리는 것이라면 장관의 결정이 본인의 소신과 달랐다고 해서 그것이 무슨 잘못된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정책의 최종적인 결정 권한은 대통령에게 있다. 대통령이 최종 결정하라고 대통령을 직접 선거한 것이다. 이런 과정에 대한 부분을 신재민 전 사무관이 잘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그러나 문 대통령은 답변 말미에 신 전 사무관을 향해 격려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신재민 전 사무관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아주 무사해서 다행스럽고, 신재민 전 사무관이 자신이 알고 있는 그 문제를 너무 비장하게, 너무 무거운 일로 생각하지 말아달라는 것”이라면서 “전체를 놓고 판단한다면 본인의 소신은 소신이고 그 다음에 그 소신을 밝히는 방법도 얼마든지 다른 방법으로, 다른 기회를 통해서 밝힐 수도 있는 것이다. 이제는 다시는 주변을 걱정시키는, 국민들을 걱정시키는 그런 선택을 하지 말기를 간곡히 당부하고 싶다”고 전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찜통·냉골교실 없앤다… 5년간 19조원 투입

    냉난방기·창호 교체, 석면 화장실 개선 여름엔 푹푹 찌고, 겨울엔 손발이 시린 ‘찜통·냉골교실’이 사라진다. 놀이와 학습의 경계를 넘나드는 미래형 학교 공간도 대거 들어선다. 교육부는 9일 안전하고 쾌적한 초·중·고 학교 공간을 만들기 위해 5년간 18조 800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학교시설 환경개선 5개년 계획’에 따르면 올해 3조 4300억원을 시작으로 2023년까지 모두 18조 8070억원의 예산이 배정된다. 교육부는 우선 낡고 오래된 냉난방기와 창호부터 고효율 제품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노후한 화장실도 남녀 성비와 선호도 등을 고려해 개선할 예정이다. 석면 마감재가 설치된 화장실도 리모델링 1순위다. 낡은 조명도 에너지 효율이 높은 발광다이오드(LED) 전등으로 바꾸고 노후 책걸상과 칠판도 교체한다. 안전진단에서 D∼E 등급을 받아 재난위험시설로 분류된 학교 건물은 개축한다. 한 해 40개동씩 5년간 200개동의 위험 요소를 제거할 예정이다. 화재에 취약한 건축 자재나 공법으로 지어진 건물도 교체하고 전체면적 300㎡ 이상의 병설유치원과 모든 특수학교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한다. 기존 교실과 도서관 등을 미래형으로 바꾸는 공간 혁신에 5년간 5000억원을 투입하는 점도 눈에 띈다. 전국 16만 9000개 교실의 리모델링이 목표다. 교육부는 서울교육청의 ‘꿈담교실’처럼 교육청별로 진행 중인 공간혁신 사업을 올 상반기 우선 지원하고 하반기에 표준모델을 정해 내년부터 전국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지난해 여름 교실 3개와 도서관을 리모델링해 호평을 받고 있는 서울 강동구 천일초를 찾아간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권위주의적·획일적이었던 기존 공간을 서로 배려하는 공동체적 공간으로 바꿔 아이들이 학교 활동에 더 많이 참여하고 학교에 더 오래 머무를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불씨 살린 베이징 회동… 미·중 무역협상 워싱턴서 최종 담판

    美 대표단 “협상 잘 됐다” 긍정적 반응 中, 18개월 만에 미국산 GM농산물 허용 무역전쟁의 휴전 이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미국과 중국의 첫 차관급 무역협상이 9일 마무리됐다. 당초 7~8일 이틀 예정이던 협상이 이날까지 하루 더 연장되면서 미·중이 핵심 쟁점에서 상당부분 합의에 이르러 급한 불은 끈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로이터통신은 미측 대표단인 테드 매키니 농무부 통상·해외농업 담당 차관이 이날 베이징 숙소인 웨스틴호텔에서 기자들에게 “(협상 진행이) 잘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좋은 며칠이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매키니 차관은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을 뒤로하고 귀국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제프리 게리시 미무역대표부(USTR) 부대표와 왕서우원(王受文) 중국 상무부 부부장이 이끄는 미·중 협상단은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사흘간 미국산 에너지·농산물 구매 확대를 통한 미·중 무역 불균형 개선, 지식재산권 보호, 중국의 차별적인 기업 보조금 정책 축소, 외자 기업을 대상으로 한 시장 진입 규제 완화 등에 대한 협상을 벌였다. 아직 협상 결과에 대한 공식 발표가 나오지 않았지만 미 대표단 측에서 긍정적인 발언이 나온 만큼 미·중이 최소한 협상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미·중은 각각 자국 협상팀으로부터 자세한 결과를 보고받고 추가 협상에 나설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추가 협의가 이뤄진다면 양국 협상 대표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류허 중국 부총리가 이달 중 워싱턴DC에서 회동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협상이 하루 더 연장되자 미·중이 핵심 쟁점에 대해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또 중국이 18개월 만에 미국산 유전자조작(GM) 농산물 수입을 허용하는 등 긍정적 신호도 잇따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양국이 이견을 좁히고 있다”고 전했다. CNN도 “협상가들이 일부 문제들에 대해 논의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면서 “논의가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새로운 징후”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8일 트위터에 “중국과의 협상이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종 타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 당국이 미 기업에 대해 기술이전을 강요하는 행위를 어떻게 차단할지를 놓고 입장차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는 “중국이 크게 양보했지만 트럼프 정부의 대중 강경파들은 아직도 불충분하다고 생각할 것”이라면서 “미 관리와 기업인들은 중국이 그동안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것에 불만을 품고 있다”고 지적했다. WSJ도 “미·중이 일부 사안에 대해 합의점을 찾았으나 최종 타결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내다봤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이날 사설에서 “중국은 비합리적인 양보를 함으로써 무역 분쟁을 해결하는 방안은 추구하지 않는다는 입장 역시 분명히 밝혀왔다”면서 “모든 합의에는 양측의 주고받기가 있어야 한다”며 미·중 간 ‘대등한 협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금융위기 때로 돌아간 고용지표… 3040 취업자수마저 꺾였다

    금융위기 때로 돌아간 고용지표… 3040 취업자수마저 꺾였다

    작년 취업자수 9만 7000명 증가에 그쳐 40대 11만7000명↓… 인구 감소폭보다 커 실업률 17년만에 최고… 3년째 100만 넘어 자영업 등 최저임금 업종서 18만명 감소 洪부총리 “올 일자리 15만개에 전력투구” 지난해 고용지표들이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으로 되돌아갔다. 지난해 취업자수 증가는 금융위기였던 2009년 이후 9년 만에 가장 적은 9만 7000명을 기록했다. 특히 제조업 부진 등 경기 악화로 인해 영세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업자는 3년째 100만명을 웃돌고 실업률은 3.8%로 2001년(4.0%)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2018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해 연평균 취업자는 2682만 2000명으로 전년보다 9만 7000명 늘었다. 이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취업자가 전년보다 8만 7000명 줄어든 이후 9년 만의 최저치다. 연간 취업자 증가 폭이 10만명이 안 된 해는 신용카드 위기가 터졌던 2003년과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을 빼면 지난해가 유일하다.특히 핵심 노동연령층인 30대와 40대 취업자수가 급감했다. 지난해 40대 취업자수는 666만 6000명으로 전년보다 11만 7000명 줄었다. 이는 1991년 26만 6000명 감소 이후 2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40대 인구는 전년보다 10만 4000명 줄었는데, 40대 취업자는 11만 7000명 줄었다. 인구감소 규모보다 취업자 감소 폭이 더 컸다. 그 결과 40대 실업률도 2017년 2.1%에서 2018년 2.5%로 급등했고 40대 고용률은 79.4%에서 79.0%로 떨어졌다. 30대 취업자수 역시 6만 1000명 줄어든 558만 2000명을 기록, 3년 만에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실업자는 전년 대비 5만명 증가한 107만 3000명으로 2016년부터 3년째 100만명을 넘었다. 특히 1999년 6월 통계 기준을 바꾼 뒤 연도별 비교로는 가장 많다. 지난해 실업률은 전년 대비 0.1% 포인트 오른 3.8%로, 2001년 4.0%를 기록한 이후 17년 만의 최고치다.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9.5%로 전년보다 0.3% 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청년들의 체감 실업률을 보여 주는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지난해 22.8%로 2015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다. 지난해 연간 고용률은 60.7%로 1년 전보다 0.1% 포인트 줄었다. 연간 고용률이 떨어진 것은 2009년 0.1% 포인트 감소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비경제활동인구는 1628만 7000명으로 1년 전보다 10만 4000명 증가했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과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받는 업종에서 취업자 감소 폭이 컸다. 최저임금에 민감한 도매 및 소매업(-7만 2000명), 사업 시설관리·사업 지원·임대서비스업(-6만 3000명), 숙박 및 음식점업(-4만 5000명) 등에서만 18만명의 취업자가 줄었다. 경기 악화로 인해 제조업 취업자마저 5만 6000명 줄었다. 반면 정부에서 재정을 투입한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2만 5000명)과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5만 2000명) 등에서는 17만 7000명 늘어났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동향과장은 “최근에 임시직이 감소하고 40대 고용상황이 좋지 않았고, 제조업 등 경기 영향이나 중국 관광객 감소 등이 이어지면서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의 취업자 감소가 나타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임금근로자 중 상용 근로자는 34만 5000명 증가했다. 반면 임시근로자는 14만 1000명, 일용근로자는 5만 4000명 각각 줄었다. 비임금 근로자는 전년 대비 5만 2000명 줄었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4만 3000명 증가했으나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8만 7000명 감소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19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에 참가한 청년취업 준비생들과의 소통 라운드테이블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2021년까지 3년은 취업이 굉장히 어려울 수 있다”면서 “올해 일자리 15만개를 만드는 데 전력투구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에어비앤비 등 ‘공유 숙박’ 내국인도 年180일 이내 허용

    IT 프리랜서 2021년부터 산재보험 적용 洪부총리 “신재민 고발 취하 깊이 검토” 정보기술(IT) 업종 프리랜서들도 2021년부터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외국인 대상으로만 허용됐던 에어비앤비 등 도시민박업이 내국인 손님도 받을 수 있게 된다. 정부는 9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공유경제 활성화 방안’을 확정했다. 홍 부총리는 “사회 전반의 다양한 공유경제 활성화를 위한 분야별 지원책과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방문·돌봄서비스, IT 프리랜서 등 플랫폼에 기반한 공유경제 분야 종사자는 2021년부터 산재보험의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산재보험 대상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서 다양한 종사 형태가 포함된 ‘피보험자’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공유경제로 얻는 500만원 이하 수입은 종합소득 신고 없이 간편하게 과세 절차를 끝낼 수 있게 할 방침이다. 도시민박업은 내국인 대상 영업이 허용된다. 다만 전문숙박업으로 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상은 본인이 거주하는 주택으로 제한하고, 영업일수도 1년에 180일 이내에서 지방자치단체가 탄력적으로 운영하게 할 방침이다. 투숙객을 위한 안전 기준이 마련되고 범죄 전력자의 등록은 제한될 전망이다. 셰어하우스 등 주거공유에 대해선 표준계약서를 도입해 분쟁을 줄여 주는 방식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주차공간 공유를 위해 거주자가 우선주차장을 공유하는 경우 주차요금의 최대 50%까지 상품권 등으로 환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카셰어링 차량의 배차·반납 규제를 완화하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전세버스 탑승자 모집도 허용된다. 택시업계 반발이 큰 승차공유는 ▲국민편의 제고 ▲교통산업의 발전 ▲기존 산업 종사자에 대한 보호라는 기본원칙만 재확인했다. 한편 홍 부총리는 기재부의 신재민 전 사무관에 대한 고발 취하 여부에 대해 “방침이 정해진 것은 없지만 개인적으로 깊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홍남기 “신재민 고발 취하, 개인적으로 깊이 검토”

    홍남기 “신재민 고발 취하, 개인적으로 깊이 검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신재민 전 사무관 고발 취하 여부에 대해 “방침이 정해진 것은 없지만 개인적으로 깊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활력대책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신 전 사무관의 건강이 확실히 돌아오는 것이 1차 관심이며 이후에 (고발 취하 여부를) 숙고하겠다”고 밝혔다. 신 전 사무관을 직접 만날 것인지에 대해선 “어제 구윤철 2차관이 병원을 방문했다”며 “신 전 사무관도 기재부의 귀중한 후배인데 우선은 쾌차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구 차관은 지난 3일에 이어 8일에도 신 전 사무관이 입원해 있는 병원을 찾았지만 신 전 사무관이나 가족을 만나지는 못했다. 한편 홍 부총리는 지난해 취업자 수 증가 폭이 10만명을 넘지 못한 것에 대해 “경제를 책임지는 입장에서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라며 “올해 15만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서비스 분야 부가가치와 고용창출력이 떨어진다”며 “거꾸로 여기에 여지가 있다고 보고 서비스산업을 활성화해 고용 창출에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단기 일자리만 늘리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정부 일자리 사업은 예전부터 하던 것이며 민간에서 질 좋은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공무원 대나무숲] 확대되는 성과연봉제… 공직 서열주의 깨고 공정·객관적 평가 가능할까

    탁월한 성과 5년차·승진 앞둔 10년차 능력보다 상사 판단에 좌지우지 우려 객관적 지표 없는 6급 이하 성과상여금 평가자 과장은 골머리… 직원들은 불만 기획재정부가 공공기관을 시작으로 호봉제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확대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임금체계를 직무급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공공기관 보수체계 개편을 우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인사처는 2016년 12월 ‘직무와 성과 중심의 공무원 보수체계 개편방안’을 내놨다. 2017년부터 성과연봉제 적용 대상이 4급에서 5급으로 확대됐고 경찰·소방 등 특정직에도 성과연봉제가 도입됐다. 이런 흐름이라면 하위직 공무원에 대한 성과연봉제 도입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일을 열심히 하는 이들에게 더 많은 급여를 주겠다는 제도의 취지가 나쁘다는 건 아니다. 시대의 흐름을 공무원만 비켜가겠다는 것도 아니다. 다만 공직사회가 개개인의 성과에 대해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진행하고 있는가를 묻고 싶은 것이다. 과연 평가자들은 탁월한 성과를 낸 5년차 사무관과 승진을 앞둔 10년차 사무관 가운데 누구에게 더 좋은 점수를 줄까. 서열주의 문화가 존재하는 한 이런 관행을 깨면서까지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하려는 이들은 흔치 않다. 특히 공직은 각자의 성과를 수치로 계량화하기 힘든 분야가 많다. 이 때문에 실제 업무 능력보다 평가자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 피평가자의 등급이 산정돼 논란이 되는 사례가 있다. 통상 6급 이하 공무원에게 적용되는 성과상여금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공무원 성과상여 등급(S-A-B-C)에 따라 상여금을 차등 지급받는다. 그렇다면 하위 등급을 받은 공무원은 평가 결과를 받아들이고 자기 혁신의 계기로 삼을까. 상당수는 ‘내가 왜 이 등급을 받았는지 납득할 수 없다’며 불쾌해할 뿐이다. 구성원 대다수가 수긍할 객관적 평가 지표가 없다 보니 평가자인 과장들도 해마다 이 문제로 골치를 썩는다. 누군가는 반드시 최하등급을 받아야 하기에 조직 내 한두 사람과 척을 지기도 한다. 승진에서 누락된 이들에게 위로 차원에서 높은 등급을 주기도 해 입방아에 오르기도 한다. 직원들의 근로 의욕을 높이려고 만든 성과상여금 제도가 되레 조직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 공무원도 사람이다. 신분이 보장돼 있다고 해도 부당한 관행을 나홀로 거부하기는 어렵다. 이런 현실은 그대로 둔 채 상사에게 부하직원 연봉 책정 권한까지 주면 공직사회 공공성은 더 나빠질 수도 있다. 객관적 근거 없이 추진되는 호봉제 폐지·직무급제 확대 움직임에 대해 상당수 공무원이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정부세종청사 한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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