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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연등축제 1000년史

    한국 연등축제 1000년史

    불교에서 등(燈)은 지혜와 자비를 상징하는 대상. 세상에서 간절히 추구하는 평화와 공존의 메시지와도 통한다. 그래서 한국 불교계는 통일신라기부터 이런저런 연등축제를 줄곧 이어왔다. ‘경문왕 6년(866년) 정월15일과 진성여왕 4년(890년) 정월 15일에 왕이 황룡사로 행차하여 연등한 것을 간등하였다.’는 기록이 삼국사기에 등장하고 있으며 이후 고려와 조선,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연등회나 연등놀이가 다양한 형태로 계승되어왔다. 지금 형태의 연등축제는 1955년 조계사를 중심으로 선학원, 청룡사 등 여러 사찰이 연합해 제등행렬을 한 것이 시작. 1996년부터는 종전의 부처님오신날 제등행렬에서 연등축제로 바꿔 일반 신도들이 대거 참여하는 참여형 축제로 진행되어왔다. 이 연등축제의 역사와 내용을 총정리한 자료집이 한 권의 책으로 세상에 나왔다. 조계종 행사기획단이 기획해 최근 불광출판사에서 발간한 ‘오감만족 연등축제’. 흔히 ‘1000년의 역사’와 ‘1000개의 얼굴’을 갖는 것으로 회자되는 한국 연등축제의 모든 것을 260여장의 사진과 함께 담았다. 처음 불교의 초파일(부처님오신날) 행사로 출발했지만 이젠 불교 신자뿐만 아니라 외국인들까지 참여하는 세계적인 축제와 체험 프로그램으로 발전한 연등축제의 흐름을 축제 현장과 사람들의 표정에 담아 상세하게 추적하고 있는 게 특징. 불교 행사에서 축제로 바뀌게 된 연원부터 시청앞 점등식, 전통등 전시회, 연등놀이, 대동한마당 등 다양한 얼굴을 가진 연등축제의 모습들을 실감나게 설명하고 있다.180쪽, 1만 2000원.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대학내 종교시설 허용… 트리 십자가 철거

    대학내 종교시설 허용… 트리 십자가 철거

    ‘대학내 종교시설 설치엔 도끼눈, 시청앞 크리스마스 트리엔 미소’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이거나 조치한 종교 관련 사안들을 놓고 불교계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종교단체들이 대학 내에 종교시설을 설치하는 것을 허용한 교육과학기술부의 ‘대학 설립운영규정’ 개정안에 ‘또 다른 종교편향’이라며 강력 반발하는 반면 문화체육관광부가 서울시에 협조 요청한 크리스마스 트리의 십자가 철거엔 ‘종교형평을 고려한 당연한 처사’라며 반기고 있다. 먼저 교과부가 지난달 9일 입법예고 후 공포한 ‘대학 설립운영규정’ 개정안. ▲대학 교육시설 분야 운영요건 완화와 ▲대학 설립요건 및 심사 기준 완화 ▲교지,교사의 민간 활용 제고를 통한 자체 재정확충 역량 강화 등을 골자로 한 이 개정안 가운데 불교계는 노유자(노인, 유아)시설, 수련시설, 종교시설 등의 건축물을 대학의 교지 안에 둘 수 있도록 한 3조2항을 문제삼고 있다. 지금까지 교육연구와 복지시설, 문화 집회시설, 운동시설, 주차장에 국한해 대학 설치, 경영자가 소유하지 않는 건축물을 교지 안에 둘 수 있도록 한 것에서 범위를 넓혀 특정 종교와 단체까지 종교시설을 설치할 경우 종교자유의 보장이 침해될 수 있다는 게 불교계의 주장이다. 무엇보다 불교계의 이같은 불만의 바탕에는 개신교 계열 사립대학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 이와 관련해 종교자유정책연구원(종자연)이 최근 파악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6년 현재 전문대를 제외한 전체 사립대학 155개 중 종교사립대학은 불교계 4개, 기독교계 43개로 31.6% 정도를 차지하며 이 가운데 기독교계 대학 비율이 27%에 이른다. 불교계에 개정안 반대 여론이 들끓자 조계종 총무원과 불교 종교평화위원회(종평위)는 결국 이의접수 기간(20일)을 넘긴 지난 5일 뒤늦게 교과부와 국무총리실 규제개혁실에 의견서를 제출, 문제의 조항 중 ‘종교시설’을 삭제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앞서 종자연도 지난달 29일 교과부에 반대 의견서를 전달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측은 “개정안 중 종교시설 설립 허용과 관련한 부분은 선택사항으로,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만큼 종교편향과는 멀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개정안은 법제심사와 국무회의 의결을 거친 뒤 다음달부터 시행될 예정. 이와 관련, 조계종 총무원 관계자는 “종교편향과 관련한 불교계의 대응에 대한 일반인의 여론을 의식해 신중한 논의를 거쳐 종단 차원의 반대의견을 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반응이 없다.”며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계획을 밝혔다. 한편 문광부가 지난 2일 서울시에 시청앞 광장 크리스마스 트리에 십자가를 설치하지 못하도록 하는 공문을 보낸 것에 대한 불교계의 반응은 딴판. 문광부는 ‘시청광장 크리스마스트리에 설치하는 십자가가 다른 종교 기념일의 상징물과 형평성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산하 종교차별자문회의의 건의를 받아들여 조치한 것으로 당장 십자가 철거를 강제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불교계는 이와 관련, 불교계의 경우 부처님오신날 같은 기념일에 다른 종교인들을 자극할 소지가 있는 상징물을 삼가고 있는 만큼 종교형평을 고려한 당연한 처사라며 환영하고 있다. 불교 종평위 손안식 공동위원장은 “굳이 종교 편향과 관련한 정부의 조치로 받아들이지는 않지만 일단 전향적인 자세로 본다.”면서 “종교 상징물은 순수한 종교 문화의 차원에서는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지만 종교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조계사 8각 10층탑 세운다

    조계사 8각 10층탑 세운다

    현재 서울 견지동 조계사 대웅전 앞뜰에 있는 ‘진신사리 7층 석탑’이 총무원 옆으로 옮겨지고 그 자리에 10층탑이 새로 들어선다. 3일 조계사 주지 세민 스님에 따르면 조계사는 불교의 큰 정신인 8정도(正道)와 10선계(善戒)를 상징하는 높이 15.6m(기단부 폭 6.6m)의 8각 10층 사리탑을 늦어도 오는 6월 말까지 조성한다. 지금의 ‘진신사리 7층석탑’은 스리랑카의 다르마팔라 스님이 1913년 기증한 부처님 진신사리 1과를 봉안한 탑. 원래 조계사의 전신인 각황사에 보관해 오던 이 사리를 1930년대 조계사 창건과 함께 이운하면서 탑을 세운 것이다. 세민 스님은 새 탑 조성과 관련, “7층 석탑이 한국 전통 탑에 비해 왜소하게 보이고 탑 옥개석이 말려 올라간 양식을 볼 때 왜색(倭色)이 짙어 한국불교 1번지로 평가받는 조계사의 사격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라 불사를 추진중”이라며 새 탑은 고려시대 전통 탑 양식을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탑 중대부의 8면에 천룡(天龍)과 용, 야차, 건달바, 아수라, 금시조, 긴나라, 마후가라 등 ‘팔부 신중상’을 새기고 첫 번째 탑신 8면에는 과거 3불과 현세 4불, 미래불 등 여덟 불상을 부조로 새긴다. 탑의 상륜부는 청동 함 형태로 만들어 금 도금하며 그 안에 기존 7층 석탑에 있던 부처의 진신사리를 옮겨 모실 계획이다. 탑에는 1만개의 작은 불상을 함께 봉안하며 조계사측은 이에 필요한 경비의 80%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7층 석탑은 오는 5월 부처님오신날 이후 옮겨진다. 한편 조계사는 새 사리탑 조성에 맞춰 조계종 역사를 자세하게 담는 사적비 건립과 사찰 주변의 공원화도 추진중이다. 현재 조계사에 등록된 신도는 2만 5000여가구 10만여명이며 매월 초하루 법회 참석자가 5000명 수준. 매일 찾아드는 외국인 방문객도 하루 500여명에 이른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초등학생 책읽는 재미 느끼게

    서대문구가 초등학생들과 동화작가 만남의 자리를 마련한다. 서대문구는 오는 14일 오후 2시 홍제3동 문화촌 어린이도서관에서 ‘내 친구 까까머리’를 쓴 임정진 작가를 초청해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고 6일 밝혔다. ‘내 친구 까까머리’는 유치원생 민이와 동자승 광덕이의 만남과 우정을 그린 그림책. 부처님오신날의 연등행사와 절에 대한 모든 것을 두 아이의 대화로 알 수 있다. 어린이들은 직접 책을 쓴 작가와 책 내용에 대해 논의하며 진정한 친구의 의미에 대해서도 배운다. 임 작가는 이날 사인회도 열 예정이다. 구는 이 행사를 통해 학생들이 독서에 대해 부담을 덜고 책을 가까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선착순으로 접수를 받는다. 참석을 원하는 어린이나 학부모들은 홍제3동 주민자치센터를 방문하거나 전화(330-8692)로 신청하면 된다. 안창효 홍제3동장은 “방학동안 컴퓨터와 TV에만 빠져 있는 어린이들이 이 행사로 독서의 재미를 깨닫게 되길 바란다.”면서 “동 주민자치센터에서는 처음으로 추진하는 행사인 만큼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홍제3동 주민자치센터는 이 밖에도 겨울방학을 맞아 ‘나도 마술사’, ‘인기 짱 방송댄스’, ‘재미있는 책 만들기’ 초등학생 특강시간을 갖고 있다. 또 유아열람실에서 이달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매주 목요일 오후 2~4시 동화구연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김성호 선임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31) 원불교 영산선학大 미하일 아브데예프 예비교무

    [김성호 선임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31) 원불교 영산선학大 미하일 아브데예프 예비교무

    전남 영광군 백수읍 길용리의 영산성지는 원불교 으뜸 성지.창교자인 소태산 박중빈(1891~1943)의 탄생가며 구도처,대각지,그리고 초기 9인 제자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원불교 교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이 영산성지 오른 편에 우뚝 선 영산선학대학교는 원불교 성직자인 교무가 될 꿈을 키우는 예비 교무들이 밤낮 몸과 마음 다스리기에 열중한 채 교리와 마음 공부를 익히는 원불교 교육기관.전북 익산의 원광대 원불교학과와 함께 교무 육성기관으로선 쌍벽을 이루는 4년제 원불교 전문대학으로 현재 27명이 수업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 유일한 외국인 학생인 미하일 아브데예프(34·한국명 원신영·러시아)는 모스크바 대학서 화학을 전공한 박사 출신.모스크바의 원불교 교당을 찾았다가 출가,“제대로 된 원불교 교전을 번역해놓겠다.”는 야무진 꿈을 키우며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고 있다.손이 시릴 만큼 쌀쌀한 날 해거름,총총걸음을 옮겨 찾아간 영광 영산선학대 교정에서 원불교 정복 차림으로 합장한 채 기자를 맞은 미하일 아브데예프.아직은 교리를 공부하는 학생 신분이어서일까,긴장한 낯빛이 역력하다.꼿꼿한 자세로 자신을 소개하는 예비 교무의 양 손목을 감고있는 시계가 퍽 인상적이다.시계를 흘깃흘깃 쳐다보는 기자의 눈길을 알아챈 이방인이 “매일 매일 마음 공부와 수행의 잘잘못을 재는 유무념 시계”라며 웃는다. 선(禪)을 공부하는 데 시간과 장소가 따로 없다는 ‘무시선 무차선’ “어느 때 어느 장소에 있건 끊임없이 ‘나’를 챙겨 찰나의 흐트러짐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푸른 눈의 원불교 예비 교무와의 만남은 그렇게 무시선 무차선으로부터 시작됐다. “일어나는 모든 마음을 알아차린다는 선(禪)의 기본은 모든 생각을 통제하는 것입니다.업장을 소멸시키고 고치는 수행이라면 굳이 앉아서만 할 필요가 있을까요.수행이 잡념을 버리고 일심을 키우는 목적이라면 일상 생활을 버려 산중을 택할 까닭이 없다는 생각입니다.” 지난 1월 한국에 와 3월부터 선학대학교에서 공부를 시작했으니 본격적인 원불교 교리 공부를 한 지는 9개월째.짧은 공부 이력이지만 기자에게 들려주는 원불교 교리며 수행론이 녹록지 않다.인터뷰 내내 “할 일이 따로 있다.”며 거듭 입에 올리는 목표는 바로 원불교 경전인 교전을 러시아어로 완벽하게 번역해놓겠다는,단순 명료한 작업이다. 원불교 교전 번역이 꿈일 바에야 굳이 출가까지 할 필요가 있었을까.‘종교는 과학적인 이론을 갖추지 못한 허황된 믿음일 뿐´이라는 관념에 충실했던 과학도가 한국의 군소 민족종교에 빠져살게 된 속내가 몹시 궁금해진다.옆에 앉아 인터뷰를 묵묵히 지켜보던 한 교무가 나지막한 소리로 귀띔한다.“어릴 적부터 가부좌 틀기를 좋아했다고 해요.원불교에서 말하는 이른바,전생인연이지요.” ‘전생 인연’ 교무의 말마따나 아브데예프가 원불교와 맺은 인연은 그리 간단치가 않다. 옛 소련 남우랄 지역인 첼랴빈스크에서 태어난 아브데예프는 철도회사 기술자인 부모의 영향을 받은 때문인지 화학에 천재적인 소질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고등학교 시절 이런저런 화학 올림피아드의 모든 상을 휩쓸었다.모스크바 국립대 화학과와 러시아과학원 석유화학합성연구소에서 대학원 과정을 마쳐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모스크바 근교 트로이스크의 레이저정보연구소에 스카우트돼 5년여간 일등 연구원 생활을 했다.피할 수 없는 운명일까.언어에도 관심이 많았던 대학 졸업반 시절 20개 언어에 능통한 친구로부터 ‘한국어를 배울 수 있다.’는 꼬임에 빠져 찾은 게 원불교 모스크바 교당 한국어학교.당시 모스크바에는 한국 교회가 20여개 있었지만 종교에 거부감이 컸던 만큼 믿음을 권유하는 종교시설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싶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모스크바에선 유일한 원불교 교당을 처음 찾았을 때만 해도 ‘종교색’에의 의심이 적지 않았지만 한국인 교무의 말,행동이 남달라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수행하던 중 결국 부처님오신날 교인들 앞에서 출가의 뜻을 밝혀 귀의했다. “처음 접한 원불교 모스크바 교당의 분위기는 분명 종교와는 멀었어요.철저하게 실천을 고집한 채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는 성직자의 사는 방식과 말들은 제가 알고 있던 종교인과는 사뭇 다른 것이었지요.” 교무의 말에서 모순을 찾기 위해 직접 실행해보고 잘못을 찾아내려 했지만 날이 갈수록 스스로 빠져들기 시작했다고 한다.신앙보다는 한 성직자의 실천행과 ‘나’와 ‘남’을 가리지 않는 인간적인 모습에서 감화를 받은 셈이다. 그때부터 불교 서적을 찾아 혼자 공부를 시작했고 특히 헤르만 헤세의 ‘고타마 싯다르타’를 비롯해 ‘선불교의 공안 모음집’‘티베트 불교’같은 책에서 내생,후생의 사상을 알고 윤회에 눈뜨기 시작했다고 하니 원불교 교무가 그의 모습에서 ‘전생인연’을 떠올릴 만도 하다. 대학 졸업반 때 우연히 맺은 원불교와의 인연은 대학원,연구소 시절을 거쳐 한국에 들어오기까지 14년.원불교 교당을 드나들며 모스크바에서 이룬 업적도 적지않다.한국인 교무의 법문을 러시아어로 통역하면서 한국인 교무와 함께 러시아인을 위한 한국어 교재 3권을 4년여에 걸쳐 펴냈고 소태산 대종사가 직접 쓴 교전인 정전도 4년간에 걸친 작업 끝에 번역해놓았다.한국어 교재는 주러 한국대사관서 요청한 프로젝트.지금은 러시아 중·고교는 물론 대학들이 채택해 쓰고 있고 얼마 전부터 국내 대형 서적에서도 팔고 있다고 한다. “한국어 교재와 정전을 만들고 번역하면서 출가의 뜻을 굳혔던 것 같아요.” 2005년 많은 러시아 현지인들과 한국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결국 출가 서원을 했고 2년간 현지에서 행자 기간을 거쳐 “한국에서 교무로 살겠다.”며 지난 1월 한국행을 결정한 것이다. “돌이켜보면 한국어를 배우려 교당을 찾았지만 결국 부족한 나 자신을 메워줄 수 있는 길을 찾아나섰던 것 같아요.” 모자란 ‘나’를 채우기 위한 수행의 방편으로 신앙을 시작했지만 갈수록 남을 위한 제중(중생제도)에의 뜻이 커진다는 푸른 눈의 예비 교무.“한국 말은 알아듣지만 말 마디 마디에 담긴 깊은 뜻인 말귀까지는 아직 서툴다.”며 나 자신이 아닌 남을 위한 원불교 경전 번역에의 의지를 다진다. “한국인,한국문화와 어울리면 어울릴수록 그냥 한국인이 좋고 한국 문화가 편해져 전생에 한국 사람이었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는 그는 어차피 출가한 만큼 원불교 최고의 성직자인 ‘갑종 전무 출신’이 될 수 있도록 거듭 거듭 기도한다고 한다.나의 모든 몸과 마음을 철저하게 바쳐 수행과 대중 교화에 매진한다는 원불교의 모범적인 출가자 ‘갑종 전무 출신’. “파란 고해의 일체 생령을 광대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하려 함이 그 동기니라” 불쑥 찾아왔다 불쑥 떠나는 객에게 정색하고 들려주는 원불교 정전 제1 총서 ‘개교의 동기’편.“아마추어가 아닌 전문가의 식견으로 제대로 된 원불교 교전을 꼭 번역해내겠다.”는 소신이 언제쯤 이루어질 수 있을까. 영광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미하일 아브데예프는 ●1974년 옛 소련 첼랴빈스크 출생 ●1995년 원불교 모스크바 교당 한국어학교서 원불교와 첫 인연 ●1996년 모스크바 국립대 화학과 졸업 ●1998년 원불교 귀의 ●2001년 러시아과학원 석유화학합성연구소 박사학위 ●2001~2005년 트로이스크 레이저정보연구소 연구원,러시아인을 위한 한국어 교재 3권 발간 ●2004~07년 원불교 정전 번역 ●2005년 원불교 모스크바 교당서 출가 서원 ●2008년 1월 한국 입국 ●현재 전남 영광 영산 선학대학교 3학년 재학
  •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17) 헝가리 출신 청안 스님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17) 헝가리 출신 청안 스님

    2005년 입적한 숭산 스님은 생전 5만여명에 달하는 외국인을 제자로 삼았다. 한낱 공허한 말에 얽매여 머물지 않는 그의 실천행 법문에 감화된 많은 지식인들이 출가해 수행 중이거나 한국불교 포교에 앞장서고 있다. 헝가리 출신의 청안(42·淸眼) 스님도 그중 한 사람. 헝가리에 머물면서도 틈틈이 불교TV 강의와 법문집 ‘꽃과 벌´(김영사)을 통해 국내에 이름이 알려져 숭산 제자 중 가장 대중에게 인기높은 ‘스타 스님´이다. 출가 전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무명에 흔들리는 사람들의 ‘본래불성(本來佛性)´을 찾아 주기 위해 고국 헝가리에 유럽 최초의 한국식 사찰 원광사(www.wonkwangsa.net)를 짓는 불사에 매달려 있는 청안 스님. ‘나의 마음이 깨끗해지면 세상이 하나가 된다.´는 숭산 스님의 ‘세계일화(世界一花)´ 사상을 몸으로 펴가는, 한국불교의 대표격 국제포교사이다. ●모든 것을 내려놓으라는 ‘방하´ 한마디에 깨달음 얻어 하안거(夏安居) 결제를 사흘 앞둔 16일 오전. 수소문끝에 조계사 일주문에서 만난, 훤칠하게 키가 큰 스님은 환하게 웃으며 손을 모았다. 나란히 찻집으로 향하는 길에서도 ‘스타 스님´을 알아본 신도가 거푸 인사를 하는 바람에 여러 번을 멈춰서야 했다. 지난해 11월 숭산 스님 3주기 행사 때 한국에 들어온 이후 6개월 만의 방한. “안거를 나기 위해 들어 왔느냐.”고 묻자 “현실적인 이유” 때문”이라며 헝가리 부다페스트 외곽에 짓고 있는 원광사 이야기부터 꺼낸다. “한국식 그대로 절을 지으려니 꼼꼼히 챙길 게 많아요. 벌써 두어차례 다녀갔지만 공을 들일수록 손볼 것이 생겨납니다. 이번엔 서까래와 기와 때문에 헝가리 와공들을 대동하고 절집들을 돌면서 전문가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양양 낙산사에서 대목장을 만나 ‘한 수´ 배웠지만 출국하는 23일까지 찾아야 할 사찰과 만날 사람들이 많아 바쁘단다. 헝가리의 신도 6명도 함께 들어와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을 백담사에서 지냈다. 백담사는 숭산 스님이 조실로 주석했던 곳. 스승의 흔적과 정신이 고스란히 스며 있으니 응당 여느 사찰과는 달리 각별할 것이다. 헝가리 중산층 가정, 의사 아버지 밑에서 유복하게 자라난 그가 숭산을 만나 삶의 모든 것을 송두리째 바꾼 이유는 무엇일까. 무슨 말을 들었기에 그토록 자신을 괴롭혀 왔던 혼란을 단박에 털고 벼락 같은 깨침에 닿았을까. 숭산의 제자들이 대부분 그랬던 것처럼 청안도 그 유명한 법문 ‘방하(放下)´를 입에 올린다. “오직 모를 뿐, 그저 내려 놓아라. 그런 다음 그냥 하라(Just do it).” ‘내가 누구이고 무엇 때문에 이곳에 이렇게 살고 있느냐.´는 보편적인 의문이라면 누구나가 한번쯤은 품었을 터. 하지만 그냥 모든 것을 내려 놓으라는 ‘방하´ 한마디에 벼락 같은 해법을 찾았으니 예사 법기(法器)는 아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엘테(Elte)대학에서 영어와 헝가리어를 전공한 어학도. ‘내가 누구인가.´라는 근원적인 의문에 더해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 것인지, 어떤 것이 좋고 어떤 것이 나쁘냐는 삶에 대한 고민과 의심에 끊임없이 시달렸단다. 이런저런 철학·심리학 책들을 뒤졌고 종교인들의 조언도 받았지만 답을 얻을 수는 없었다. 절친한 친구로부터 소개받은 관음선종 선방을 다니며 참선을 하다가 선방을 찾은 숭산 스님 법문 자리에서 문답을 통해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 없었던 마음의 안정을 얻었다고 한다. “실체가 아닌 나와 모든 것에 대한 집착을 버릴 때 진짜 나를 보게 된다. 본디 내 안에 있는 이 불성을 닦게 되면 마음이 맑아지고 세상도 밝아지게 된다.” 헛된 생각에 휘둘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 세상을 바라볼 때 나와 세상에 얽힌 매듭과 관계가 풀린다는 말은 당시 무슨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큰 충격이었다. 대학시절 영어 교생으로 있던 어느 날. 수업을 마친 뒤 무심코 학교 잔디밭에 환하게 쏟아지는 빛을 보면서 불현듯 ‘스님´될 생각이 들었고 참선 수행에 깊숙이 빠져 들었다고 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통역사로 일하던 중 숭산 스님이 세운 관음선종의 본산인 미국 프로비던스 선원 겨울 안거를 나면서 결국 출가를 결심, 해인사에서 행자교육을 받고 사미계를 받았다. 이후 통도사에서 비구계를 받았고 서울 화계사에서 2000년까지 수행 끝에 고국 헝가리로 돌아갔다고 한다. ●숭산스님의 ‘세계일화´ 이어 유럽에 한국불교 전파 한국불교가 좋아 한국 비구가 되었으니 한국에 머무는 게 바른 길이 아닐까. 비구계를 받은 ‘한국 스님´으로 꼬박꼬박 안거도 참여했지만 굳이 헝가리를 택한 이유를 들려 준다. “비구계를 받고 나서 적지 않은 갈등이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출가 전의 나같은 속인들을 위해 길잡이를 할까, 아니면 헝가리를 터전삼아 유럽 포교에 나설까를 놓고 많이 고민했습니다.” 1999년 숭산 스님으로부터 외국인 스님으론 사실상 최고 경지인 지도법사 인가를 받고 이듬해 결국 고심 끝에 헝가리를 택했다.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리투아니아, 체코, 폴란드 등 발닿는 대로 유럽 각지를 돌며 포교에 나섰다고 한다. “고국으로부터 받은 은혜를 갚는다는 뜻도 있지요. 헝가리서 받은 내 몸과 교육, 집, 음식…. 이런 것들을 부처님 법(佛法)으로 갚자는 것이지요.” 헝가리에서 처음 3년간은 집시들을 위한 작은 선원에서 기거했다. 그러던 중 숭산 스님이 세운 관음선종 사찰들이 유독 유럽에만 없다는 사실을 알고는 스님과 주민들이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원광사를 짓기 시작한 것이다. 대웅전이며 크고 작은 선방, 탑, 요사채 등 한국 전통사찰 양식 그대로 지으려니 공사가 더디다. 2006년 선방 상량식을 갖고 식당이며 목욕탕 같은 우선 필요한 부대시설을 갖추었지만 주 건물인 대웅전과 명부전, 선방을 다 세워놓기엔 아직 갈길이 멀다. 한국불교를 온전히 담고 알리려면 그 그릇(원광사)부터 제대로 만들어야 한단다. 불교 십이인연(十二因緣)의 하나로 모든 사물이 무상(無常)·무아(無我)함을 모르고 갈애(渴愛)를 일으켜 윤회(輪廻)의 원인이 된다는 근본적 번뇌 무명(無明). 24년간의 무명에서 깨어나 한 줄기 빛과도 같은 깨침을 얻었다는 뜻이 담겼을까. 스님이 그토록 애착을 갖는 원광사의 이름 뜻이 궁금해졌다. 이름은 누가 지었을까. “관세음보살이 이름을 점지해 주셨다.”며 웃음을 피우더니 이내 정색을 한다. “헝가리를 비롯한 유럽 사람들은 한국불교와 일본, 티베트 불교의 차이점을 모르지요. 그 모르는 상태에서 제가 숭산 스님에게 받았던 것처럼 한국불교를 통한 깨침을 얻게 해주는 게 제 소명입니다.” 예상대로 그랬다. ‘모든 사람이 각자 갖고 있는 불성을 닦아 지혜와 자비, 보시행을 이뤄 세상을 밝히자.´ 본래의 빛, 불성을 찾아가는 공간이다. 출가의 원을 세운 지 어언 20여년.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원적인 의문과 무명의 번뇌는 말끔히 소멸한 것일까. 오래 전에 제 이름을 잊어 버렸다는 청안 스님. 그는 스님의 본분은 끊임없이 수행하는 것뿐이라고 거듭 말한다. “끊임없이 버리고 내려 놓는 것이지요. 오직 모를 뿐 그냥 할 뿐입니다.” 한국불교를 삶의 또 다른 길로 선택한 푸른 눈의 납자가 가꾸는 ‘세계일화´의 꽃은 소문대로 튼실했다. 끊임없이 ‘스타 스님´을 찾는 손 전화의 울림들이 인터뷰를 힘들게 한다. 결국 스님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는 누구인가의 전화를 받고는 서둘러 일어서며 한 마디를 남긴다. ‘Just do it´. 글·사진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청안 스님은 ●1966년 헝가리 출생 ●1990년 참선 수행 시작 ●1991년 숭산 스님 법문 듣고 불교 귀의 ●1992년 부다페스트 엘테(Elte)대학 졸업 ●1993년 미국 프로비던스 선 센터서 동안거 중 출가 결심 ●1994년 한국 입국 ●1995년 해인사서 사미계 수지, 이후 2000년까지 화계사서 수행 ●1996년 통도사서 비구계 수지 ●1999년 숭산스님으로부터 지도법사 인가 ●2000년 헝가리 귀국, 관음선원 주지 취임, 유럽 각지 돌며 참선지도 ●현재 부다페스트 외곽에 원광사 건립 불사 중
  • “온누리에 자비와 광명을…”

    “온누리에 자비와 광명을…”

    불기 2552년 부처님오신날을 봉축하는 법요식이 12일 서울 조계사를 비롯해 전국의 사찰 1만여곳에서 일제히 봉행됐다. 조계종 총무원 주관으로 이날 오전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 법요식에는 사부대중 1만 5000여명이 참석해 부처님의 자비 광명이 온누리에 퍼지길 기원했다.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은 원로회의 부의장 밀운 스님이 대독한 법어에서 “부처를 이루는 길도 자기 마음에서 시작되고 윤회의 고통도 마음에서 일어난다.”면서 “모든 진리가 마음에서 시작되었으니 마음 밖에서 진리를 찾지 말라.”고 설파했다. 총무원장인 지관 스님은 봉축사에서 “석가모니 부처님은 한없는 세월을 기다려 우리에게 온 중생 사랑의 화신”이라면서 “서로 존중하여 버리지 않는 것이 부처님이 우리 가까이 오신 뜻”이라고 말했다. 조계사를 찾은 임정원(88)씨는 “일년에 한번뿐인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하기 위해 조계사를 찾았다.”면서 “부처님께서 요즘 여러 가지 걱정이 많은 우리 국민들을 평안하게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법요식은 삼귀의, 반야심경 봉독, 헌화와 헌다, 총무원장 봉축사와 종정 법어, 사홍서원 등 불교 전통의례에 따라 진행됐으며, 남북 불교도 공동발원문을 통해 민족화합과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시간도 가졌다. 탤런트 고두심(57)씨, 권익현(74) 한나라당 상임고문, 김태영(59) 합참의장 등 3명이 제5회 ‘불자(佛子)대상’을 받았다. 천주교 김희중 주교, 천도교 김동환 교령,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총무 권오성 목사, 성공회 김광준 신부, 원불교 김대선 교무 등 이웃종교 지도자를 비롯해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 손학규·박상천 통합민주당 공동대표, 천영세 민주노동당 대표,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오세훈 서울시장, 주한 외교사절 등 각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불교 목표는 인류에 공헌하는 것” 달라이 라마 석탄 메시지

    티베트 불교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가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한국 불자들에게 축하메시지를 보내왔다고 통도사(주지 정우스님)가 11일 밝혔다. 달라이 라마는 이 메시지에서 “2500여년 전부터 부처는 고통을 극복하기 위한 수행의 일환으로 ‘최선을 다한 이타행(利他行)’을 권하셨기에 우리 모두 사랑, 자비, 관용, 인욕과 같은 개인의 자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일상생활 속에서 끊임없이 수행을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불교의 궁극적 목표는 인류에 공헌하는 것이어서 이는 이교도를 불교도로 개종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통도사 관계자는 “이 메시지는 달라이 라마가 자필 서명해 보내온 것”이라면서 “그동안 수차례 티베트를 오가며 달라이 라마와 교감을 나눠왔던 정우스님에게 전달된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태고종 찾는 신부님들

    태고종 찾는 신부님들

    해마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로마 교황청이 한국 불교계에 전달해온 경축 메시지가 올해는 장자(長子) 종단 조계종이 아닌 태고종에 전달된다. 7일 한국천주교 주교회의와 태고종 총무원에 따르면 천주교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장인 김희중(사진 왼쪽) 주교가 8일 태고총림인 전남 순천 선암사를 찾아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의 ‘불자들에게 보내는 경축메시지’를 태고종 종정 혜초(오른쪽) 스님에게 전달한다. 교황청이 전 세계 불교공동체에 보내는 경축 메시지를 김희중 주교가 대신해 한국 불교계를 대표하는 태고종에 전달하는 것. 한국 불교계의 장자 종단이 아닌 다른 종단이 교황청 경축 메시지를 전달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 주교는 이날 메시지와 함께 천주교회가 번역 출간한 ‘성경’과 성화 ‘최후의 만찬’을 태고종 종정 혜초 스님에게 선물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혜초 스님은 김 주교를 맞아 부처님 오신날 봉축법어와 간단한 선물을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경축 메시지 전달 자리에 배석하는 태고종 총무원 교류협력실장 법현 스님은 “교황청이 한국 불교계와 만나는 폭을 넓힌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날 메시지 전달이 국내 종교간 교류와 협력을 한층 더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황청이 태고종 측에 전달할 경축 메시지는 ‘지구를 돌보는 그리스도인들과 불자들’이란 제목 아래 “오랫동안 이어져온 가톨릭 신자들과 불교 신자들의 긍정적 관계를 생각하면 기쁘기 그지없으며 그리스도인과 불자들이 함께 깨끗하고 안전하고 조화로운 세상에 대한 희망의 선구자가 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자비 넘치는 사회 되기를”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 추기경은 불기 2552년 부처님오신날(12일)을 맞아 불자들에게 보내는 축하 메시지를 6일 발표, 조계종 총무원에 전달했다. 정 추기경은 메시지에서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한 불자 여러분께 축하를 전한다.”며 “이 세상이 부처님이 설파하신 ‘자비’가 넘치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며 특별히 우리의 가정이 모든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운 생명의 터전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추기경은 특히 “불교와 그리스도교 가정 안에서부터 가족 구성원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고, 서로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도록 노력한다면 우리 사회는 더욱 밝고 건강한 사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부처님 오신날 ‘세상을 향기롭게’

    부처님 오신날 ‘세상을 향기롭게’

    오는 12일은 불기(佛紀) 2552년 부처님오신날. 올해 부처님오신날 표어를 ‘수행정진으로 세상을 향기롭게’로 정한 불교계가 부처님오신날을 전후해 다양한 봉축행사를 갖는다. 올해 부쩍 늘어난 행사는 등달기. 지난달 23일 청계천변에 전통등과 가로연등이 설치된 데 이어 2∼12일 강남 봉은사 경내에선 전통등 전시회가 열려 80여점의 기발한 전통등이 부처님오신날까지 매일 밤을 밝힌다. 각 사찰, 암자에도 신도들이 정성껏 만든 등들을 이미 달았거나 달 예정이다. 봉축행사의 가장 큰 부분은 아무래도 4일 오후 7시 동대문운동장부터 종로 길을 따라 조계사까지 펼쳐지는 제등행렬. 신도들은 200여개의 연꽃, 흰코끼리, 용, 봉황, 탑 모양의 대형 장엄등을 비롯해 10만여개의 등불을 들고 종로거리를 행진하게 된다. 제등행렬 전야제 행사도 있을 예정.3일 조계사를 출발해 인사동 사거리와 종로2가를 거쳐 조계사로 돌아오는 길에서 3000여명이 연등놀이를 펼친다. 제등행렬 당일 낮12시부터 오후 8시까지 조계사 바로 앞길에선 불교와 불교 관련 전통문화를 신도와 일반인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부스 100여개를 세워 불교문화마당을 펼친다. 오후 3시부터 동대문축구장에서 열리는 어울림마당(연등법회)에는 2만 5000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제등행렬과 어울림마당은 동대문운동장 철거로 인해 장소를 바꿔 치를 예정이었으나 서울시가 철거를 연기하는 바람에 예년처럼 동대문운동장에서 행사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동대문운동장의 부처님오신날 행사는 올해가 마지막이 되는 셈이다. 제등행렬을 마친 신도들은 보신각 앞 종각 네거리에서 대동한마당 음악회를 가진 뒤 오후 11시쯤 강강술래로 축제를 마무리한다.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은 12일 오전 10시 전국 사찰과 암자에서 일제히 봉행된다. 각 지역별 행사 일정은 연등축제 홈페이지(www.llf.or.kr) 참조.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불교 종단 수장들의 봉축법어 ●천태종 도용 종정 지금도 다른 생명을 빼앗고 평화를 호소하는 이들을 총칼로 짓밟는 일이 세계 여러 곳에서 끊이지 않는다. 부처님 오신날은 내가 덜 배부르고 덜 따뜻하며 덜 시원하고 쾌락을 덜 누리며 이웃을 위해 나누고 기도하겠다는 자리이타(自利利他)의 동체대비(同體大悲) 서원을 세워 자타(自他)를 구제하는 날이 되었으면 한다. ●태고종 혜초 종정 부처님은 천지와 인간은 한몸뚱이요, 살아있는 생명체는 한뿌리라 하셨다. 세상을 청정하게 하는 것도 나의 소관이고 세상이 혼탁한 것도 내 책임이다. 광풍에도 쓰러지지 않는 바위처럼 참된 이치를 생각하고 청정한 마음을 가지면 죄도 복도 없어서 누구나 진여의 경지에 도달하게 된다. 지혜의 등불을 밝히고 자세를 낮춰 자신을 성찰하면서 보람 있는 삶을 살자. ●진각종 도흔 총인 부처님은 사바세계 중생들의 고통을 애민하게 생각, 고해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천백억 화신의 하나인 석가화현으로 이세상에 오시었다. 부처님의 자비와 은덕이 시방세계에 비할 곳 없이 넓고 크다 할지라도 모든 중생으로서는 넓고 큰 그 은덕을 받을 수 있는 믿음과 수행이 있어야 한다. 삼세불은의 보답과 이 땅에 불국토가 건설되어지기를 지극한 마음으로 서원하자.
  • “진리는 마음에서 시작”

    “진리는 마음에서 시작”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은 불기 2552년 부처님오신날(5월12일)을 앞두고 28일 봉축법어를 발표했다. 법전 스님은 법어에서 “여러분의 마음속에 하느님의 신성(神性)이 들어있고 중생의 자성(自性)에는 부처님 생명이 숨쉬고 있다.”며 “이 밖에 따로 진리가 없으니 찾으면 잃게 되고 헤아리면 어긋난다.”고 말했다. 법전 스님은 “부처를 이루는 길도 자기 마음에서 시작되고 윤회의 고통도 마음에서 일어난다.”며 “모든 진리가 마음에서 시작되었으니 마음 밖에서 진리를 찾지 말자.”고 덧붙였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고마워요, 부천 석왕사”

    “고마워요, 부천 석왕사”

    |콜롬보 김성호특파원| 석왕사의 스님과 신도들이 스리랑카 ‘문화 삼각지대’의 불교 유적지 순례에 나선 지난 19일 오전 콜롬보의 스리랑카 대통령궁에서 이색 행사가 열렸다. 스리랑카 정부가 한국에 이주해 살고 있는 스리랑카 노동자들을 돕고 있는 부천 석왕사(주지 영담 스님)측에 불상을 기증한 것. 기증식은 스리랑카 측에서 마힌드라 라자파크세 대통령과 각료진, 한국측에서 영담 스님을 비롯한 석왕사 스님과 신도들이 참석해 1시간여 동안 진행됐으며 기증식 직후 불상 이운법회도 열렸다. 불상은 스리랑카산 보석의 일종인 돌라마이트로 제작한 2m 크기의 좌상. 스리랑카 정부가 배 편으로 한국에 이운해 오는 부처님오신날 석왕사 법당에서 법회와 함께 봉안될 예정이다. 이날 마힌드라 대통령이 영담 스님에게 불상을 기증한 데 이어 영담 스님은 대통령에게 해인사 대장경 동판을 선물로 전달했다. 한편 석왕사는 지난 1995년 부천시에 외국인노동자의 집을 열어 스리랑카를 비롯한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의료, 법률지원과 인권보호 활동을 벌여왔다. 이번 불상 기증은 지난해 방한한 스리랑카 킹슬리 라나와카 해외인력고용청장이 석왕사에 들렀다가 귀국해 정부에 건의해 이루어졌다. 마힌드라 대통령은 기증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한국에 살고 있는 1만 2000명의 스리랑카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에 평화롭고 안정적으로 정착하도록 지원하는 석왕사측에 감사한다.”며 “한국과 스리랑카가 불교를 매개삼아 더욱 공고한 관계를 맺고 교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kimus@seoul.co.kr
  • 조계종 공익기부재단 만든다

    조계종 공익기부재단 만든다

    불교계에선 처음으로 조계종이 공익기부재단을 설립한다. 조계종 총무원은 5일 “재난 구호와 소외계층 지원, 환경 보전 등 불교계의 대사회활동 활성화를 위해 올해 안에 기부재단을 설립키로 했다.”고 밝혔다. 공익기부재단은 최근 종무회의에서 추진을 공식 결의한 것으로 기부금품 모연과 운영을 맡는 독립법인 형태로 발족될 것으로 보인다. 조계종에선 지금까지 대사회활동 자금을 교구본사 분담금으로 충당해 왔으며 신자들이 십시일반 격으로 갹출해 모은 자비나눔기금으로 부처님오신날을 전후한 불우이웃과 장애인돕기 봉사, 재난구호활동을 제한적으로 진행해 왔다. ●3년내 70억원 기금 조성 조계종 총무원은 우선 이 자비나눔기금 3억 2000만원을 기본재산으로 출연해 공익기부재단을 설립한 뒤 3년내 70억원의 기금을 조성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이달 중 관련 전문위원을 위촉해 추진위원회를 구성한 뒤 공청회에서 종단 안팎의 의견을 수렴해 본격적인 설립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총무원은 공익기부재단에 인사를 비롯한 행정, 집행과 관련한 권한을 모두 위임해 별도의 독립기관 성격을 갖도록 한다는 원칙 아래 기금모연 전문가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를 구성, 사회의 저명인사를 상임이사로 추대하고 기업체의 동참 등 종단 밖의 개인이나 단체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이다. 공익기부재단이 설립되면 ▲국내외 재난구호와 기아예방 등 ‘구호’▲소외계층 및 여성·노인 후원의 ‘복지’▲대북 인도적 지원과 북한 문화재 보호의 ‘통일’▲숲 가꾸기, 백두대간 및 국립공원 보전의 ‘환경’▲해외 교육·의료시설 건립, 문화교류의 ‘국제’ 등 5개 영역에서 활동할 것으로 보인다. 조계종 사회부장 지원 스님은 “종단 안팎에서 불교계의 대사회활동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많아 활동 증대를 위한 공식 모금창구 마련 차원에서 재단 설립을 추진 중”이라면서 “종단 예산만으론 활동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기부재단이 설립되면 지속적인 기금 모금을 통해 국내외의 어렵고 소외된 사람들을 다양하게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단 투명성·신뢰성 확보 중요” 한편 불교계에서는 공익기부재단 설립과 관련, 재단의 투명성과 신뢰성 담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재단의 성격도 불교의 색채를 유지하면서 사회활동을 넓혀가는 쪽에 맞춰져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이 재단이 모델로 삼은 기독교 계통의 월드비전과 굿네이버스가 구호사업에 선교활동을 병행하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종단 내부의 재정과 관련한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참여불교재가연대 정웅기 협동사무처장은 “사찰 분담금 관리와 예결산 보고, 일반 신도들의 재정 관리 강화 등 종단 재정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더 시급하다.”며 “공익기금재단 설립도 같은 연장선상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천년의 신비’ 석가탑 사리장엄구 특별전

    이번 주말 천년의 신비를 만나러 서울 종로구 조계사로 가보자. 무구정광대다라니경(무구정경) 등 석가탑 사리장엄구 일괄유물(국보 제126호)의 특별전이 24일까지 조계사 경내 불교중앙박물관에서 열린다. 유물은 1966년 수습 이후 현재까지 국립중앙박물관이 보관해오고 있으나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1주일간 특별히 조계사 나들이를 하게 됐다.
  • 19일 종교계 나눔과 배려의 행사

    19일 종교계 나눔과 배려의 행사

    소외된 이들을 위한 종교계의 배려와 나눔의 행사가 동시에 펼쳐질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19일 낮 12시30분 불교 조계종이 조계사 대웅전에서 여는 ‘장애인 수계법회’와 같은 날 오후 4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천주교 라자로돕기회가 마련하는 자선음악회 ‘그대 있음에’.‘장애인 수계법회’가 조계종단사상 처음 마련한 장애인을 위한 수계의식이라면 ‘자선음악회’는 세상에 떳떳하게 나서지 못하는 한센병 환자 가족들을 위한 흐뭇한 나눔의 자리이다. ●장애인 수계의식 조계종단이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어렵게 결정한 수계(授戒) 의식. 종단 사상 처음으로 장애인만을 위해 마련한 엄숙한 자리이다. 장애인들이 소규모의 모임에서 계사 스님을 모시고 계를받는 의식은 간간이 있었지만 이처럼 종단 차원에서 대규모로 장애인들에게 수계를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조계사와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공동 주관해 열리는 수계의식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이 직접 계사로 참여할 예정. 조계종 장애인 포교단체인 원심회에 소속된 시각·청각 장애인과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을 통해 수계를 신청한 장애인 등 300여명이 동시에 계를 받게 된다. 지관 스님은 “불가에서 불·법·승의 삼보중 하나인 스님은 신앙과 귀의의 대상인 만큼 외형상 결함이 있으면 신심을 떨어뜨린다는 차원에서 장애인들의 비구계 수계는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며 “그러나 인연을 중시하는 불교에서 스스로 만족하는 마음을 갖도록 하는 보살행은 장애인들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차원에서 종단의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한센병 환자와 함께할 천주교 나눔음악회 천주교 라자로돕기회가 주최하고 성라자로마을이 주관하는 25번째 자선음악회.1975년 12월 서울 정동문화체육관에서 고(故) 이경재 신부와 배우 김성옥씨가 뜻을 합쳐 나환자촌인 라자로마을 의왕정착촌 학생들의 장학금을 마련하기 위해 작은 음악회로 시작해 이후 25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열어온 나눔의 현장이다. 음악회의 이름 ‘그대 있음에’는 김남조 시인의 노랫말에서 딴 것으로 국내에선 가장 오래된 자선음악회이기도 하다. 음악회의 수익금 전액을 성라자로마을을 비롯한 국내외 무의탁 한센병 병력자들의 치료나 사회복귀 프로그램에 쓰고 있다. 올해 음악회에는 1990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서 여주인공 크리스틴 역으로 출연해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던 독일 성악가 안나 마리아 카우프만이 방한해 메조소프라노 김청자, 바리톤 김동규, 테너 김재형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25년째를 맞아 전세계인들에게 희망과 사랑의 메시지를 전한다는 뜻에서 일을 벌였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사랑과 자비로 사회를 밝게”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은 15일 불기 2551년 부처님오신날(24일)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조계종 총무원에 전달했다. 정 추기경은 메시지에서 “부처님께서 설파하신 자비와 예수님께서 새로운 계명으로 주신 사랑은 본질적으로 같다는 생각”이라면서 “서로 사랑과 자비를 베풀기 위해 노력할 때 보다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어 가는 길의 동반자요 동지가 되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 “상생의 길 열자”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은 불기2551년 부처님오신날(24일)을 맞아 “부처는 본래 나지 않아 오고 감이 없고 법(法)은 본래 없어지지 않아 온 누리에 가득하다.”는 내용의 봉축 법어를 14일 발표했다. 법전 스님은 법어를 통해 “무명(無明) 속에 걸림 없는 지혜를 빚어낸 이는 곳곳에서 부처를 이루어낼 것이요, 나고 죽음 속에서 무생(無生)의 눈을 뜬 이는 생멸(生滅) 없는 평화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특히 “대립과 투쟁 속에 무쟁삼매(無諍三昧)를 이룬 이는 화해를 빚어내어 상생의 길을 열 것이며 탐욕 속에 들어 있는 이타의 덕성을 깨달은 이는 평화와 안락을 베풀어 중생을 이롭게 할 것”이라며 “무명은 도(道)를 이루는 바탕이요, 삼독번뇌(三毒煩惱)는 깨달음을 여는 근본”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첫 한국인 불교 성자 누가 될까

    ‘천주교에 성인(聖人)이 있다면 불교엔 성자(聖者)가 있다.” 한국 천주교가 순교 사제와 신자들을 복자·성인품에 올리기 위한 시복시성(諡福諡聖) 작업을 추진하는 것과 맞물려 불교계도 역대 대선사들의 성자 추대 운동을 벌여 눈길을 끈다. 불교 각 종단이 소속된 (사)대륜불교문화연구원(이사장 무공 태고종 중앙포교원장)은 불기 2551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최근 불교 성자 추대를 결의, 이같은 내용을 한국불교종단협의회(종단협)에 공식 제의했다. 이에 따라 조계종을 비롯해 태고종·천태종 등 각 불교 종단은 자체적으로 대상자를 선정한 뒤 종단협 차원에서 최종 논의를 거쳐 성자를 추대할 것으로 보인다. 불교사를 볼 때 석가모니 부처님의 십대 제자 외 16성(聖),500성, 독수성,1200제대(諸大), 아라한 등 숱한 인물이 성자로 추대돼 왔으나 한국에선 아직까지 단 한 명도 추대하지 못한 상황. 특히 한국 불교는 1700년의 역사상 부처님과 조사(祖師)의 방편(方便)을 갖춰 대오견성한 대선사로 추앙받는 스님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종단에서 외국의 옛 선사들을 종조로 모시는 실정이다. 한국 불교계가 성자 추대 움직임에 나선 것도 이같은 상황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대륜불교문화연구원이 종단협에 제출한 제안서에서 “한국 불교사에는 기라성 같은 대선사들이 존재하고, 심지어 중국 불교에선 한국 승려 지장 법사를 육신보살로, 무상대선사를 500나한 중 한 분으로 추대하고 있는 만큼 조속히 성자추대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한국의 사찰들이 대부분 조석예불과 정례 공양 때 석가모니 10대 제자와 16성,500성, 독수성 내지 1200제대, 아라한들에게 예배 공양하면서 단 한 사람의 한국 성인도 배출하지 못한 것은 민족적 주체성과 자존심을 포기한 사대주의 망상에서 온 결과”라는 주장이다. 현재 불교계가 지목하는 성자 대상은 일단 원효를 비롯해 의상, 원측, 자장, 의천, 지눌, 태고, 무학, 휴정, 유정 등 크게 깨닫고 대승(大乘) 신통(神通)을 얻어 보살 경지에 오른 선사들로 보인다. 각 종단 대표들로 구성된 추대위원회가 결성되면 이들을 대상으로 성인, 득신통대보살, 아라한 등의 품격에 따라 16명을 선정 추대해 예배, 공양할 것으로 보인다. 대륜불교문화원 이사장 무공 스님은 “한국 불교 신생 종단들이 외국의 옛 선사들을 종조로 모시는 풍조가 만연한 상황에서 외국 민족불교 종파의 종지종풍을 왜 한국에 전하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와 관련해 불교종단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사실 불교계에서 한국 선사들의 성자 추대 목소리는 오래전부터 있었다.”면서 “각 종단이 추앙하는 종조와 선사들이 달라 대상자 선정이 쉽지 않겠지만 공동추대위와 불교학자들이 뜻을 모으면 적합한 성자를 가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이웃사랑 실천이 곧 구원이고 해탈”

    기독교와 불교의 요체는 구원과 해탈이라고 할 수 있다. 신의 은총에 의한 ‘타력 구원’(기독교)과 스스로의 깨달음에 의한 ‘자력 해탈’(불교)은 두 종교의 가장 핵심이면서도 그 목적과 방법이 상이한 것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그러나 사회가 변화하면서 구원·해탈의 인식과 방법도 점차 열린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 무엇보다 나를 넘어선 남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것이다. 지난해 부처님오신날 법어에서 “번뇌 속에 푸른 눈을 여는 이는 부처를 볼 것이요, 사랑 속에 구원을 깨닫는 이는 예수를 볼 것”이라는 법전 조계종 종정의 일갈은 그런 측면에서 빛이 났다. 지난해 5월 ‘인류의 위대한 스승으로서의 붓다와 예수’라는 주제로 공동 모임을 가져 주목받았던 한국불자교수연합회와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가 이번엔 ‘구원’과 ‘해탈’의 현재적 의미를 화두로 종교의 공동 본질 탐색에 나선다.27일 오후 1시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관 국제회의장에서 여는 ‘오늘 우리에게 구원과 해탈은 무엇인가’주제의 학술회의에서다. 고려시대 태고(太古)스님은 ‘만법이 돌아가는 하나의 진리는 다시 어디로 돌아가는가’(萬法歸一一歸何處)라는 화두 참구 끝에 득도했다고 한다.‘모든 종교는 동일하며 길은 다르더다도 같은 목표를 지향한다.´는 종교다원주의자들의 주장과 맞닿아있다. 27일 학술회의에서도 참석자들은 ‘천하에 진리는 둘이 아니고, 성인의 마음도 둘이 아니다’(天下無二道,聖人無兩心)라는 공동 인식아래 자비와 사랑을 토대로 한 구원과 해탈의 실천방안에 뜻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이찬수(종교문화연구원장)씨는 미리 배포된 발제문을 통해 “다양성에 대한 인식이 심화되는 요즘, 구원도 근원적 관계성에 대한 통찰에서부터 시작된다.”며 “상호 소통하고 있는 인간의 근원적 측면을 구체화시킬 때 구원은 완성되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특히 “소외된 남을 남으로만 보지 않고 자신의 문제로 보는 가운데 의식적으로 남에게 맞추는 것이야말로 내적 개인 구원의 징표이자 사회 구원의 시작이며, 이웃의 고통에 동참하는 데서 구원은 최고의 구체성을 띤다.”고 못박았다. 이민용(참여불교연대 공동대표)씨는 “무아·무상 등 무(無)를 강조하며 열반으로 이끄는 불교는 기독교의 서구인들에겐 허무주의에 다름아니었지만 점차 부정주의적 현실관을 극복하는 최대의 이상론으로 격상되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불교에서 현장을 떠난 이상 세계(천국)가 있을 수 없고 천국의 전제없이 현실은 발붙일 근거가 없다.”며 ‘하나님의 나라는 이미 너희 안에 있느니라’‘성령이 너희 속에 계시다’는 기독교의 구원론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이명권(코리아 아쉬람 대표)씨는 “기독교의 구원은 하나님의 계시에서 출발하지만 불교의 해탈은 개인이 깨달음을 추구한 뒤 중생을 제도하는 상이한 구조를 띤다.”며 “그러나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이라는 새로운 계명을 실천하는 구원이나 해탈의 결과 깨달음을 사회 속에 실천하는 보시는 결국 사회적 구원이라는 연대적 해탈로 만난다.”고 주장했다. 즉 ‘십자가’의 자기부정으로 출발해 만인의 대동사회를 열어가는 ‘만다라’의 조우, 그것은 유토피아를 넘어 사회 속에 하나님의 나라를 성취시키는 것이요, 극락을 이땅에 실현시키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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