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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불자대상에 박권흠, 한금순, 부석종

    올해 불자대상에 박권흠, 한금순, 부석종

    대한불교조계종은 ‘불기 2565년도(서기 2021년) 불자대상’ 수상자로 한국차인연합회 박권흠(89) 회장과 역사학자 한금순(61) 씨, 부석종(57) 해군참모총장을 선정했다고 12일 밝혔다. 3선 국회의원을 지낸 박 회장은 차 문화 운동을 펼치는 한국차인연합회 회장으로 있으면서 한국의 차 문화 함양에 기여하고 교도소와 병원을 건립하는 등 국민 안녕을 위해 진력한 공로를 인정받았다.한씨는 제주 근현대사 역사학자로, 법정사 항일운동과 제주 4·3사건의 불교계 피해 규명 등을 위해 노력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부 참모총장은 36년간 해군장교로 봉직하며 투철한 애국심으로 국가 안보확립을 위해 헌신한 점이 선정 사유로 꼽혔다.조계종은 2004년부터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며 국가 및 사회 발전에 기여한 인물을 선정해 불자대상을 주고 있다. 시상식은 19일 오전 10시 조계사에서 봉행되는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에서 있을 예정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부처님, 개운하시죠?”

    “부처님, 개운하시죠?”

    오는 19일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서 스님들이 불상의 먼지를 털어내는 등 대청소를 하고 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 “부처님, 개운하시죠?”

    “부처님, 개운하시죠?”

    오는 19일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서 스님들이 불상의 먼지를 털어내는 등 대청소를 하고 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 [서울포토]불상 먼지 털어내는 스님

    [서울포토]불상 먼지 털어내는 스님

    11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서 스님들이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을 앞두고 대청소를 하며 불상의 먼지를 털어내고 있다. 2021.5.11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 들어라! 잊혀진 황금왕국의 포효

    들어라! 잊혀진 황금왕국의 포효

    나라 안에 고대국가 유적지가 몇 곳 있다. 가야연맹의 맹주였던 경남 김해, 고령 등 널리 알려진 곳도 있지만, 대부분은 단편적인 역사의 조각으로만 남아 있다. 그 비밀의 고대국가를 찾아 나선 여정이다. 경남 합천 다라국, 경북 의성 조문국과 경산 압독국이 목적지다. 푸른 봉분 사이를 서성이며 2000년의 시간을 거슬러 오르는 재미가 쏠쏠하다.사실 고대국가란 매우 모호하고 방대한 표현이다. ‘고대’와 ‘국가’란 개념만으로도 사학계의 논쟁이 뜨거울 지경이니 말 다했다. 이번 여정에선 덜 알려졌으되 유물, 박물관 등의 볼거리가 남은 곳, 주변에 묶어 돌아볼 만한 경승지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돌아봤다. 고대국가의 흔적이라 해봐야 고분과 출토 유물을 전시한 박물관이 볼거리의 거의 전부다. 허다하게 빈 공간은 여행자의 상상력으로 채워야 한다. 머리를 싸매야 하는 여정이긴 해도 가정의 달에 ‘거리두기’ 지키며 아이들과 함께 찾기에 이만 한 곳도 없지 싶다.경남 합천으로 먼저 간다. 다라국(多羅國)을 찾아서다. 4~6세기쯤 쌍책면 일대에서 번성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가야의 한 나라다. 다라국은 흔히 ‘황금칼의 나라’라고 불린다. 다라국의 존재를 증명하는 옥전고분군(사적 326호) 출토 유물 가운데 가장 이름난 것이 ‘용봉문환두대도’(용봉문양고리자루큰칼) 등의 칼이라서 붙은 별명이다. 옥전고분군을 둘러보기 전에 합천박물관부터 들르는 것이 순서다. 다라국을 테마로 고분 바로 앞에 세운 박물관이다. 다라국의 뛰어난 문화 수준을 보여 주는 용봉문환두대도, 말투구, 귀걸이 등의 유물이 전시돼 있다. 무엇보다 다양한 종류의 칼들이 인상적이다. 대표적인 용봉문환두대도는 손잡이 끝의 둥근 고리(해를 상징한다는 견해도 있다) 안에 용과 봉황을 새겨 넣었다. 병권을 틀어쥔 소장자의 압도적인 권위가 황금빛 문양에서 그대로 드러난다.●경남 합천 ‘황금칼의 나라’ 다라국 박물관 뒤는 옥전고분군이다. 다양한 크기의 고분 20여기가 야트막한 구릉에 산재해 있다. 살랑대는 봄바람 맞으며 고분 사이를 걷는 느낌이 아주 독특하다. 옥전고분군은 다라국 지배자의 무덤떼로 추정된다. 고분군 초입에 ‘다라국의 뜰’, 꽃밭 등을 조성했다. 다리쉼하기 맞춤하다. 고분군 너머엔 옥전서원이 있다. 규모는 작아도 시간이 켜켜이 쌓인 건물이 무척 고풍스럽다. 요즘 합천에서 가장 ‘핫’한 곳은 황매산(1113m)이다. 봄에는 철쭉으로, 가을에는 억새로 명성이 높다. 철쭉 군락지는 해발 700~900m 고지에 집중돼 있다. 규모가 무려 축구장 140개를 합친 것과 맞먹는다고 한다. 1, 2군락지는 만개했고, 정상 부근 군락지는 부처님오신날(19일)을 전후해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황매산은 ‘황매평전’으로도 유명하다. 산꼭대기에 펼쳐진 평지가 매우 이국적이다. 너른 초원 위로 자작나무 몇 그루와 키 낮은 철쭉들이 듬성듬성 어우러져 있다. 황매평전에 이는 바람만으로도 ‘코로나 블루’는 저 멀리 떨쳐 보낼 수 있을 듯하다. 철쭉 군락지 바로 아래까지 차로 오를 수 있다. 다만 철쭉 시즌엔 찾는 이들이 많아 정상 주차장은 이른 오전에 꽉 찬다. 차가 정체되면 맨 아래 은행나무 주차장에 차를 대고 걸어 오르는 편이 낫다.●경북 의성 ‘고분의 왕국’ 조문국 경북 의성의 조문국(召文國)도 미스터리 왕국이다. 의성조문국박물관 자료에 따르면 조문국은 의성 지역에 있었던 초기국가형태(읍락국가)의 나라다. 185년 신라에 병합되기 전까지 21대 왕을 거치며 약 370년간 존속했다. 삼국사기 ‘신라본기’에 “벌휴이사금(왕) 2년(185년) 파진찬 구도와 일길찬 구수혜를 각각 좌우 군주로 삼아 조문국을 정벌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이 문구가 조문국의 실재 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근거다. 조문국의 역사를 현실에서 엿볼 수 있는 곳은 대리리의 조문국사적지다. 경덕왕릉(신라 경덕왕과 다르다)이라 전해지는 고분을 비롯해 지배층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40여기의 고분들이 분포돼 있다. 의성은 사실 ‘고분의 왕국’이다. 대표적인 곳이 대대리, 학미리 등에 걸쳐 있는 ‘금성산 고분군’(사적 555호)이다. 이 지역에만 324기의 고분이 산재해 있다. 5월부터 발굴조사가 시작되는 윤암리 고분 60여기, 금성산 고분군 외곽의 미발굴 고분 50여기 등은 제외한 숫자다. 봉분의 숫자로만 보면 국내 어느 고분군에도 뒤지지 않는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를 통해 고대 강력한 집단이 이 일대에 웅거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문국사적지엔 팔각전망대, 봉분 모양의 고분 전시관, 작약꽃밭 등의 볼거리가 있다. 봉분 사이를 걷는 재미도 쏠쏠하다. 고분에서 출토된 유물들은 조문국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다. 독특한 형태의 금동관, 금동 귀걸이 등의 화려한 장신구와 철제 무기류 등이 출토됐다. 이 땅의 이름인 ‘금성’(金城)에 상응하는 유물인 듯하다.부처님오신날을 앞뒀으니 의성 여정에서 고운사를 찾는 건 당연한 순서겠다. 신라의 문장가 고운(孤雲) 최치원의 호를 딴 절집이다. 금강소나무와 굴참나무 등이 어우러진 ‘천년숲길’, 최치원이 승려들과 함께 지었다는 가운루(駕雲樓) 등 볼거리가 많다. 양반마을이라 불리는 산운마을, 얼음 구멍 빙혈(천연기념물 527호) 등이 있는 빙계계곡 등도 둘러볼 만하다. ●7세기까지 존속한 경북 경산 압독국 경북 경산에는 압독국(押督國)이 있었다. 기원전 2세기부터 기원후 4세기까지 존속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경산 일대의 패자다. 신라에 복속돼 자치권을 인정받아 이어 갔던 시간까지 포함하면 7세기까지 무려 1000년 동안 실재했다. 이 고대국가가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경위가 드라마틱하다. 압독국의 존재를 대표하는 유적지는 임당동·조영동 고분군(사적 516호)이다. 100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축적된 고대 경산 사람들의 역사가 고스란히 이 안에 녹아 있다. 일제강점기 이후 지속적인 도굴에 노출됐던 임당 유적은 1982년 도굴 유물들이 해외로 밀반출되기 직전 적발됐고, 서울신문(1982년 1월 15일자) 등에 이 사건이 대서특필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압독국 유적은 임당동과 조영동, 압량면 등의 얕은 구릉 위에 분포돼 있다. 다만 지속적인 개발 탓에 규모가 많이 줄었다. 압독국의 유물을 볼 수 있는 경산시립박물관은 아쉽게도 리모델링 공사 중이다. 6월 중 재개장 예정이다. 대신 압량읍의 ‘경산병영유적’(사적 218호)은 찾아볼 만하다. 선덕여왕 때인 642년에 압독 군주로 임명된 김유신이 군사들을 조련하던 훈련장이다. 병영유적은 공장 지대 한가운데 있다. 주차장 등 편의시설은 없다. 흙을 쌓아 만든 유적은 지름 80m, 둘레 270m의 원형이다. 유적 남쪽에는 지휘소였을 법한 토루(흙으로 쌓아 올린 망루)가 있다. 병영유적 인근의 마위지는 기마훈련을 위해 조성했다는 저수지다. 영남대에서 발행하는 ‘영대신문’에 따르면 “아낙네들은 여기서 말의 귀를 씻어 주며 남편과 아들의 무사귀환을 빌었다”고 한다. 글 사진 합천·의성·경산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지자체들 가정의 달 맞아 방역강화 분주

    지자체들 가정의 달 맞아 방역강화 분주

    자치단체들이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모임과 지역간 이동이 잦은 가정의 달까지 시작되자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방심할 경우 4차대유행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충북도는 5월 한달동안 특별방역대책을 추진한다고 1일 밝혔다. 중점 점검분야는 관광지, 숙박시설, 휴게음식점, 체육시설, 종교시설, 유통매장 등 12개분야 4만1693곳이다. 담당부서별 방역점검반을 편성해 진행되는 이번 점검에는 실국장, 직속기관장, 사업소장, 출장소장 등 간부공무원들도 참여한다. 도는 가정의 달 이동자제 호소문도 발표했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호소문을 통해 “5월은 어버이날, 어린이날, 부처님오신날과 체육대회 등 각종 행사가 많아 폭발적인 감염확산이 우려된다”며 “타 지역 방문과 타 지역 거주 지인의 도내 초청을 최대한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친인척 관혼상제 등 불가피한 방문시에는 마스크착용, 음주자제, 개인차량 이동 등 방역수칙을 준수해달라”고 강조했다. 전북도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축제와 행사를 비대면으로 전환해 이동량 증가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선제적 전수검사 조치로 오는 10일까지 도내 17개 자활센터 종사자와 참여자 1855명을 대상으로 PCR 검사도 진행한다. 송하진 전북지사는 “5월은 만날 사람이 많은 달이지만 나와 내 가족을 위해 만남과 방문, 여행 등을 자제해 달라”고 했다. 경남 거창군은 ‘4차 대유행’을 막기 위해 고향 방문을 자제하고 안부전화로 대신하기를 당부하고 나섰다. 울산시는 오는 3일부터 2주간 식당·카페 영업시간을 오후 9시까지로 제한하고, 유증상자에 대한 진단 검사를 의무화하는 등 ‘긴급방역 대책’을 시행한다. 이 기간중에 의료기관이나 약국에서 의사나 약사에게 진단 검사를 권고받은 사람은 48시간 이내 주소지 관할 보건소에서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사 비용은 무료다. 검사를 받지 않거나 방해하는 사람에게는 2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되며, 감염 확산 손해에 대한 구상권이 청구될 수도 있다. 숨은 확진자 발견을 위한 임시 선별검사소도 현재 3곳에서 10곳으로 확대해 2주간 운영한다. 범시민 방역캠페인 ‘울산시 긴급멈춤’도 추진한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사설]거리두기 재연장, 기념일 많은 5월 방역 느슨해져선 안된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5인 이상 모임금지 조치를 앞으로 3주간 더 연장하기로 했다. 또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최근 일일 확진자 수가 600~800명대에서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데다 5월에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부처님오신날 등 기념일이 많고 행락 인파도 늘어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생계난과 생활 불편을 감내해온 국민들 입장에선 찔끔찔끔 연장되는 거리두기에 ‘방역 피로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최소한 현행 거리두기 유지는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날씨가 온화해져 대외 활동이 늘어나는 계절에 거리두기를 완화했다가는 자칫 방역의 둑이 무너질 우려가 있다. 지금은 언제든 일일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서면서 4차 대유행으로 접어들 위험성을 내포한 아슬아슬한 국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선제적으로 거리두기를 더 강화해 4차 대유행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런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국민 각자가 책임의식을 갖고 더욱 철저히 방역 지침을 준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만일 4차 대유행이 도래해 거리두기 단계가 더 높아진다면 지금보다 훨씬 고통스러웠던 몇달 전 상황을 다시 겪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철저한 방역과 순차적 백신 접종으로 봄철 위험기만 잘 넘긴다면 거리두기 완화라는 ‘셀프 보상’을 우리 스스로에게 할 수도 있다. 실제 정부는 이날 백신 접종이 차질없이 이어지고 6월말까지 신규 확진자 수가 1000명 이하로 통제될 경우 7월부터는 거리두기 체계를 새롭게 개편해 사적모임 금지, 운영시간 제한 등 여러 방역 조치를 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두 달 간 국민 각자가 인내심을 갖고 더욱 철저히 방역 수칙을 지킴으로써 7월부터는 더욱 안전하고 자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현재 거리두기 단계·5인 이상 모임 금지 3주 더 연장”

    “현재 거리두기 단계·5인 이상 모임 금지 3주 더 연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및 5인 이상 모임금지 조치를 3주간 더 연장한다.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전날 기준 확진자가 661명이 나오는 등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홍 총리대행은 아울러 “5월에는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부처님오신날 등이 있어 감염확산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며 “지난 1주일 동안 시행했던 특별방역주간을 한 주 더 연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알고 보면 랭보도 주식 부자,,, 여성도 상업·예술 다 잡아야

    알고 보면 랭보도 주식 부자,,, 여성도 상업·예술 다 잡아야

    2016년 출간된 이래 64쇄, 7만 3000부가 팔린 책 ‘입트페’(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의 저자 이민경 작가는 여성주의 저서와 역서를 전방위적으로 출간하는 젊은 여성주의자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속 고립된 여성들과 연대하는 프로젝트로 이메일 서비스 ‘코로나 시대의 사랑’을 시작했다. ‘고사리박사’는 필명 말고는 아무것도 알려지지 않은 웹툰 작가다. 2018년부터 신생 독립 플랫폼 딜리헙에 연재한 웹툰 ‘극락왕생’은 이듬해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연재 10개월 만에 매출 2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불교 보살의 자비 아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한 해를 다시 살게 된 귀신 박자언의 이야기에는 딱 한 명의 협시 외에 부처와 보살 모두 여성이다. 여성주의 창작자이자 친구로 같은 길을 걸어가는 두 사람을 최근 서울 마포구 이 작가의 자택(이자 사무실)에서 만났다.-그간 어떻게 지내셨나요. 이민경 ‘코로나 시대의 사랑’ 단행본을 준비하고 있어요. 작년에 썼던 이메일 서비스와 석사 논문을 섞어 새 책으로 만들려고 해요. 지난달에 냈어야 하는데 잘 안 돼 괴로운 상태고요. 올 초 석사 학위(문화인류학)를 받았는데, 프랑스로 박사과정 진학을 준비 중이에요. 고사리박사 이달 말, 새달 초에 출간하는 문학동네 여성 작가 테마단편집에 실릴 원고 작업을 했고요. 5월 부처님오신날이 ‘극락왕생’의 크리스마스거든요. 의류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 등 여러 이벤트를 준비 중이고요. ‘극락왕생’ 영상화도 결정돼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어요.●문체부 장관상 받은 ‘극락왕생’ 2019년, 함께 아는 지인을 통해, 말하자면 ‘소개팅’처럼 서로를 알게 된 두 사람은 사업 파트너이기도 하다. 이 작가가 지난달 만든 통번역 에이전시 ‘핫팟’은 ‘극락왕생’의 번역 작업을 전담하고 있다. 영어부터 시작해 일어, 중국어, 불어 등으로 영역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고사리박사님은 ‘극락왕생’에서 현재 시점으로 29살이 됐을 여고생들 이야기를 그렸고, 이 작가님은 꾸준히 ‘2030’ 여성 목소리를 모으는 작업을 하셨습니다. 여성들 이야기를 쓰고 다룰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요. 이민경 저는 의외로 ‘형식’이요. ‘저자로서의 인류학자’(클리퍼드 기어츠 저)라는 책을 봤는데 거기에 ‘작가는 무엇을 쓸 것인가 고민하고, 저자가 어떻게 쓸 것인지를 고민한다’고 적혀 있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제가 해 왔던 작업이 일종의 ‘무엇을 어떻게 쓸 것이냐’를 고민하는 길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입트페’는 생각보다 형식이 되게 중요했어요. 온라인상에서 관련 발화가 많았지만 파급력이 없었어요. 매뉴얼, 회화서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죠. ‘유럽 낙태 여행’은 여행기, ‘탈코르셋: 도래한 상상’은 연극 또는 드라마, ‘코로나 시대의 사랑’은 편지글로 만들었고요. 고사리박사 저는 보편적인 경험을 디테일하게 구현하려고 해요. 만화라는 게 120%를 담아도 독자들이 80%밖에 못 느끼잖아요. 포맷에 한계가 있으니까요. 최대한 사실의 일이라고, 우리 함께 경험한 것이라고 느끼게 하려고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개인적인 기억을 더듬어요. 동시에 주변 여자들을 인터뷰하기도 하고요. ‘극락왕생’에서는 작품에 나오는 (여자)고등학교 친구들끼리의 관계를 구현하는 일에 특히 공을 들였어요. 한국인의 학창 시절이 힘들잖아요. 자유롭지도 않고, 통제된 환경에서 스트레스가 쌓여요. 거기서 나를 견디게 해 준 게 동성 친구들이구요. 정상성을 강요받는 사회에서 ‘마땅히 그래야 하기 때문에’ 이성과 결혼하기 이전까지 내가 가장 정서적으로 가까운 관계를 맺었던 건 그 시절의 (여자) 단짝 친구란 말이죠. 우리들만으로, 여자들만으로 충분했던 그 시절의 편안함과 안정감을 이야기에 담아 내기 위해 작품 초반에는 학창 시절의 재현에 초점을 많이 맞췄어요.●여성 서사의 계보 찾고 또 남겨야 -두 분은 공통적으로 여성 서사의 계보를 찾고, 기록하는 일에도 열심이에요.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시나요. 그리고 이러한 작업은 왜 중요한가요. 이민경 저도 몰랐는데 ‘계보’가 계속된 제 테마네요. ‘유럽 낙태 여행’(2018)에서 (여성의 재생산권을 위해 싸워 온 유럽 활동가들에 관한 인터뷰집) 횡적인 역사를 조명하면서 다른 나라에도 이런 일이 존재했다고 얘기했어요. 버지니아 울프가 “여성은 역사에 걸쳐 익명의 존재였다”고 말하잖아요. 가부장제 안에서 여성에 대한 역사가 없던 게 아니고 지워졌다는 것이 피지배계급의 속성이에요. 남성들은 자신이 이룬 게 없더라도 계보 안에 들어가 있음으로 얻게 되는 안정감이 있어요. 앞으로 이렇게 살게 되리라는 비전 같은 거죠. 말하자면 이성애 규범적 생애 서사가 있기 때문에 아무리 폭력적이고 불합리한 일이 일어나도 가정이 유지되는 것처럼요. 그런데 여성은 황당한 거예요. ‘왜 살고 있지?’ 이해가 안 되는 거죠. 생물학적 몸이 존속하는 것과 별개로 사회적 삶이 유지 가능한가에 대한 불안이 항상 있어요. 생존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줘야 이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 책들을 썼죠. 고사리박사 저도 계보가 있어야 낙관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실천은 구체적이어야 하지만, 신념은 추상적이어야 한다”고 많이 얘기하고요.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치는 일들은 매일 구체적으로 힘들잖아요. 그런 관점에서 우리가 도망쳐야 하는 우주적 낙관이 있어야 한다는 거죠. 그게 신화니까. 이민경 여성들끼리 상호의존하던 역사를 어떻게 쓸까 고민하고 그걸 보여 주고 싶어요. 궁극적으로는 ‘임파워링’(Empowering)을 항상 견지해 왔는데요. 제가 역사를 좋아해서 역사화하는 게 아니고 낙관을 추구하는 성향이다 보니까 ‘계보’로 돌아가는 거 같아요. “괜찮아, 원래 이런 거야” 하는 식의. 고사리박사 불교에서는 과거·현재·미래가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그것이 선형적이지도 않고 유기적으로 동시 존재한다고 묘사하거든요.●돈 모르는 작가가 멋지다는 착각 버려야 창작자인 두 사람의 재능이 교차하는 지점 또 하나는 사업가로서의 면모다. 이들은 초창기부터 판로 개척에 뛰어들었다. 이 작가는 출판사 봄알람을 만들어 텀블벅 펀딩을 통해 책을 다수 출간했다. 고사리박사는 ‘극락왕생’을 신생 독립 플랫폼인 딜리헙에 연재하며 회당 3300원이라는 ‘고가 마케팅’을 썼다. 지금은 웹툰 스튜디오의 최고경영자(CEO)이기도 하다. -두 분 다 주체적으로 자기 작품의 판로를 만들어 왔어요. 이민경 작가를 꿈꾸는 여성들이 세상에 지분을 많이 못 갖잖아요. 여성들 사이에서 작가가 되기 위한 바람직한 태도로 글밖에 모르는, 달리 말해 돈을 모르는 사람이 멋진 작가라는 인식이 있어요. 반면 ‘잘 팔리는’ 남성 작가들은 세상의 물질적 토대와 깊이 연관돼 있고, 그걸 알고 있어요. 예를 들면 출판사에 돈을 벌어다 줬을 때 자기 지분을 요구한다거나, 임프린트를 만드는 식이죠. 여자 작가들은 자기 책이 잘 팔렸을 때 감사하다는 태도를 보이는데, 겸손한 마음을 갖는 것과 물질적 토대를 모르는 것은 다르죠. 고사리박사 중요한 지적이에요. 요즘은 지식재산(IP) 생산자들이 가장 경쟁력 있는 세상이기 때문에 작가들은 자신이 갖고 있는 IP를 어떻게 활용할 건지 스스로 알고 있어야 해요. 이민경 그걸 알고 있으면 비여성적으로 보이거든요. 처음에 시작할 때는 기성 출판사 눈치를 안 보겠다는 반항의 몸짓이었지만, 지금은 제가 책임지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사업체 만드는 일을 잘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점점 하게 돼요. 제가 불문과였는데 랭보(1854~1891)가 유명한 시인이면서 주식 부자였더라고요. 그의 예술성과 상업성, 세속성은 같이 가거든요. 말하자면 남성은 자기 부피를 가진 사람이고, 밥 먹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서 돈 버는 일에 관심을 가지면서 예술을 해요. 여성들은 거꾸로 남성 작가들이 살림 돌아가는 일에 무지하다고 비판하기도 하지만, 돈의 흐름에 대해서는 차단이 돼 있어요.●여성 중심 콘텐츠가 안전할 수 있는 환경 -‘극락왕생’의 회당 3300원이라는 구독료는 얼핏 듣기에 비싸게 느껴지는데요. 고사리박사 일단 1만원을 결제해서 세 편을 보면 100원이 남잖아요. ‘100원 아까우니까 또 보겠지’ 하고 (가격을) 정했어요. 직관적으로 3300원은 비싼 듯하지만 못 낼 돈은 아니거든요. 보통 웹툰 한 편이 60~70컷 정도 되는데 ‘극락왕생’은 페이지 기준 80~100페이지니까 분량이 길기도 하고요. 또 진입장벽은 무조건 낮다고 좋은 게 아니라는 생각도 들어요. (진입장벽이) 높을수록 여성 중심의 콘텐츠는 안전한 환경을 보장받을 수가 있어요. 요즘 같은 때는 댓글도 웹툰의 주요 콘텐츠 중 하나거든요. 실제로 극락왕생은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여성 개인의 생활, 그들 삶의 기록이 내밀하게 펼쳐지는 작품이고 그걸 보면서 사람들이 자기 경험을 편안하게 꺼낼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여성들끼리 또 다른 소통의 장을 보여 준 게 ‘극락왕생’ 세계관의 확장이에요. 이민경 저도 ‘코로나 시대의 사랑’ 이후에 독자들끼리 모임을 만들고 네이버 카페를 만드는 식의 확장이 일어났는데 이게 진짜 콘텐츠의 연장이라고 생각해요. 고사리박사 지금 와서 보면 ‘입트페’로 귀결되는 게 결국 여자들 스스로 발화하게 만들어야 해요. 내 작품을 읽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작품으로 자기 걸 떠올리게 되면 좋죠. 이게 완전히 없는 걸 지어내서 말하는 게 아니잖아요. 내가 알고 있고 당신도 아마 충분히 알고 있을 그 이야기를 하는 거니까요. 대화는 내내 두 사람이 공유하는 모순되는 듯 확고한 가치로 귀결됐다. 서로가 “내가 맛이 가도 알려 줄 것 같은 동료”라는 믿음. “‘가부장제 타파하자’는 말만 반복하면 아무도 안 본다. 그래서 ‘잘해야’ 한다”는 창작자로서의 신념, 여성주의자임이 그 자체로 브랜드파워가 되는 세상이라는 경험적 근거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을 벌기 위한 작품은 만들면 안 된다”는 엄격함까지. 둘은 지난여름 강릉의 바다에서 거짓말처럼 큰 새를 봤고, ‘우리가 함께 봤다’는 믿음이 여성주의 정치에서 중요하다고 했다. ‘극락왕생’ 속 자언이 말하는 ‘윙윙인간’(‘윈윈’하는 인간)이라는 실체가, 여기 있었다. 젠더연구소 기자 seulgi@seoul.co.kr
  • [포토] 도심 밝히는 ‘미륵사지 석탑’ 봉축등

    [포토] 도심 밝히는 ‘미륵사지 석탑’ 봉축등

    28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설치된 미륵사지 석탑을 형상화한 대형 조형등이 불을 밝히고 있다. 올해 부처님오신날 연등행렬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해 온라인으로 열린다. 2021.4.28 뉴스1
  • 정권마다 되풀이…역대 경제인 사면 어땠나

    정권마다 되풀이…역대 경제인 사면 어땠나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주요 경제단체들이 수감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을 정부에 공식 건의하기로 하며 관련 논의가 현실화될지 관심이 쏠린다. 과거 정치인·경제인에 대한 특별사면은 매번 논란이 돼 왔다는 점에서 이번 사면 주장을 두고도 찬반 여론이 부딪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역대 주요 경제인들의 사면 사례를 보면 관련 단체 등에서 사면론이 제기되고 여론이 형성되면 대통령이 특별사면 조치를 취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 임기 첫해인 2008년에는 경제5단체가 광복절 일주일 전에 경제인 사면 건의안을 청와대와 법무부에 제출하고 광복절 특사가 이뤄졌다. 당시 사면 명단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포함됐다. 2008년은 정부수립 60주년을 맞는 해이기도 했다. 이듬해인 2009년에는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에 대한 특별사면이 단행됐다. 당시에도 사면에 앞서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의 사면 건의가 있었다. 그해 12월말 정부는 체육계의 건의를 받아들여 이 전 회장에 대해 ‘원포인트’ 특별사면·복권을 단행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집권 때 사면된 주요 경제인으로는 2015년 광복절 특사에 포함된 최태원 회장, 2016년 광복절 특사 명단에 오른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이 있다. 이들의 사면 때도 경제단체와 정치권 등에서 경제활성화를 위해 경제인을 사면해야 한다는 요구가 먼저 있었다. 이 회장은 지병 등 건강 문제도 사면의 이유로 언급됐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은 사면권을 제한적으로 행사하겠다는 기조에 따라 경제인·정치인 사면이 제한적으로 이뤄졌다는 평가도 있다. 이처럼 역대 정부에서 이뤄진 경제인 사면은 사회적 여론이 먼저 형성되고 광복절이나 부처님오신날, 성탄절과 같은 특별한 시기가 맞물려 이뤄지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이 부회장에 대해서는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의 심화 속에 삼성전자의 오너 부재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사면론이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 ‘백신특사’를 맡기기 위해 이 부회장을 특별사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하지만 경제를 위해 이 부회장 등 경제인들을 사면할 경우 뇌물·알선수뢰·알선수재·배임·횡령 등 ‘5대 부패범죄의 사면제한’을 약속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과 정면으로 배치될 수 있다. 사면을 단행한다면 현 정부 역시 과거 정권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세웠던 사면 원칙을 스스로 폐기한다는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심스럽게 들여다보면서 국민 여론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살펴야 한다”고 말하는 등 여권은 아직 사면론과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문 대통령을 오랫동안 보좌했던 같은 당 윤건영 의원이 최근 사면론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여권 주류의 대체적인 시각을 가늠케 한다. 한편 24일 정부의 역대 사면실시현황에 따르면 2019년 한해 이뤄진 특별사면·감형·복권 사례는 9552건이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코로나19 여파…올해도 부처님오신날 연등행렬 없어

    코로나19 여파…올해도 부처님오신날 연등행렬 없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있었던 도심 연등 행렬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열리지 않게 됐다. 9일 대한불교조계종에 따르면 불교계는 통상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전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사흘간 성대한 기념행사를 열어 석가모니의 탄신을 축하해왔다. 기념행사의 최대 볼거리는 토요일 서울 도심에서 열리는 연등 행렬이다. 약 2만명이 형형색색의 연등을 들고서 동국대를 출발해 종로를 거쳐 조계사 앞까지 행진하는 축제다. 하지만, 불교계는 지난해 1월 말 코로나19가 유행하며 집단 감염 위험이 커지자 같은 해 부처님오신날인 4월 30일을 앞두고 예정했던 연등 행렬을 한 달 뒤로 연기했다. 이후로도 대규모 감염사태가 지속하면서 연등 행렬을 결국 취소했다. 연등 행렬이 열리지 못하기는 40년 만에 처음이었다. 1980년 ‘서울의 봄’으로 불리는 민주화 운동 속에 신군부가 계엄령을 선포하자 그해 연등 행렬이 무산된 바 있다. 불교계는 올해도 코로나19 사태가 지속하자 도심 연등 행렬을 하지 않기로 했다. 올해 부처님오신날은 5월 19일 수요일이다. 예정대로라면 나흘 앞선 다음 달 15일이 연등 행렬이 열리는 날이지만 많은 인파 속 연등은 볼 수 없다. 연등 행렬이 열리지 않으면서 행진 전후로 있는 동국대 기념법회 등 어울림마당, 조계사 앞 우정국로 일대에서 개최하는 회향 한마당 행사도 취소하거나 축소됐다. 올해 부처님오신날 기념 법회는 다음달 15일 조계사를 비롯한 전국 사찰에서 방역수칙 준수 하에 소규모로 열린다. 이후 사찰별로 사정에 맞게 승려와 신도가 연등을 들고서 사찰 주변을 걷는 작은 연등 행사가 있을 예정이다. 연등 행렬 다음 날 조계사 앞 우정국로 일대에서 열렸던 전통문화 마당 등 시민 참여 행사는 온라인으로 전환돼 다음달 16일 열린다. 이틀 전인 14일부터는 서울 강남 봉은사와 청계천, 우정국로 일대에서 전통등 전시회가 예정돼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찬송과 기도는 마음으로”…부활절 ‘안전예배’ 하는 법

    “찬송과 기도는 마음으로”…부활절 ‘안전예배’ 하는 법

    ‘코로나19’ 사태 이후 두 번째 부활절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기념 예배와 미사가 열린다. 68개 개신교단과 17개 광역 시·도 기독교연합회는 이날 오후 4시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 대예배당에서 부활절 연합예배를 올린다. 각 지역 교회에서도 부활절 예배와 기도회가 열린다. 6700여 좌석이 마련된 사랑의교회 대예배당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에 따라 최대 20%인 1300여 명이 입장해 예배를 올릴 수 있지만 교계는 참석 인원을 기준 인원의 절반 수준인 10%, 최대 700명까지로 낮추기로 했다. 부활절 예배의 꽃인 대규모 찬양대는 온라인 무대 ‘줌’을 통해 복음을 전한다. 2021명의 찬양대원이 개별적으로 찬양하는 장면을 미리 녹화해 편집한 영상이 예배에 함께하는 신도들을 만난다.대규모 종교행사에 방역 긴장 최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500명대로 증가했고, 방역당국은 4차 유행을 예고했다. 방역당국은 종교 관련 행사가 그동안 코로나19 주요 집단감염 사례였던 만큼 부활절 행사에 긴장하고 있다. 안전한 예배를 하기 위해서는 첫째는 되도록 집에서 온라인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현장에 참석했다면 마스크를 벗지 않고 식사나 소모임을 피해야 한다. 찬송이나 기도 역시 소리를 내지 않고 마음으로 하는 것이 감염을 막는 방법이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3일 정례브리핑에서 “공식 예배는 좌석 간 충분히 거리를 띄우고 마스크를 쓴 채 최대한 소리내 기도하지 않고, 찬송을 부르지 않은 등 방역수칙 준수시 집단감염 발생 사례가 적다”고 강조했다. 부활절에 이어 이달은 이슬람교계 라마단 기간과 5월 부처님오신날 등 종교계 주요의례가 이어질 예정이어서 경각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또한 기온이 따뜻한 봄철이 시작되면서 나들이객이 급증하는 것도 위기 수위를 높이는 대목이다.방역당국은 “순조로운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 면역으로 가느냐, 4차 유행이 현실화 되느냐는 기로에 서 있다”며 “가장 효과적인 무기는 국민 여러분의 기본방역수칙 준수와 참여”라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수도권은 2단계, 비수도권은 1.5단계를 시행 중이다. 정부는 오는 12일 거리두기 단계를 다시 조정하고 적용한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조계종 “코로나19 맞아 종교 신뢰 회복, 남북 교류협력 적극 추진”

    조계종 “코로나19 맞아 종교 신뢰 회복, 남북 교류협력 적극 추진”

    대한불교조계종이 코로나19 집단 감염의 원인으로 비판의 대상이 된 종교의 사회적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방역물품 지원을 비롯한 남북불교 교류협력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19일 온라인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7대 종교 연합기구인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를 비롯한 종교 간 대화기구를 통해 종교의 신뢰 회복과 사회적 역할 제고를 위한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조계종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회 갈등과 가정 불화, 종교 간의 갈등 그리고 개인의 우울감 등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우리 사회가 공동체 붕괴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종교협의체를 통해 종교계의 대국민 공동체 복원 메시지를 발표하고, 종교계의 협력 및 역할 강화, 약자와 이웃을 돕기 위한 구호기구 활동 등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 제공 등 수행문화를 확산시켜 인구 절벽에 따른 종교 인구 감소에도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자연인구가 감소하는 인구절벽의 시대를 맞아 불자는 물론 출가자 수도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원행스님은 “종교인구 감소, 출가자 감소는 한국 불교가 직면하고 있는 당면 과제”라며 “한국 불교의 시대전환을 위해 사부대중의 다양한 의견을 세심히 챙기는 것과 동시에 종단 내 연구 역량을 결집해 한국 불교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 진단과 대응 전략을 준비해나가겠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한반도 평화와 상생을 위한 길을 적극 모색하겠다”며 “(북한의) 조선불교도연맹과 긴밀히 협의해 방역물품 지원을 비롯한 남북불교 교류협력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조계종은 올해 코로나19 방역물품 지원 등을 통한 대북 지원 사업과 한국전쟁으로 소실된 사찰 복원을 위한 남북 공동조사를 추진한다. 또 신계사 공동법회, 부처님오신날 공동발원문 등 연례적으로 해오다 중단된 남북공동행사 복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원행스님은 올해 역점을 둘 사업으로 ‘백만원력 결집불사’를 꼽고 원만한 추진을 위해 종단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인도 부다가야의 한국 사찰인 분황사 건립불사는 내년 준공과 함께 인도 현지의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면 원력을 모아주신 사부대중과 함께 개원법회를 봉행하겠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연등회’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오른다

    ‘연등회’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오른다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하는 불교 전통행사인 ‘연등회’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 목록에 오를 것이 확실시된다. 문화재청은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 산하 평가기구가 우리 정부가 대표목록으로 등재 신청한 연등회를 심사해 ‘등재 권고’ 판정을 내렸다고 17일 밝혔다. 무형유산위원회 평가기구는 등재 권고, 보류, 불가 중 하나의 결론을 택해 작성한 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하는데, 등재 권고 판정이 뒤집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등재 여부는 오는 12월 14일부터 19일까지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개최되는 제15차 무형유산보호 정부간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연등회(Lantern Lighting Festival in the Republic of Korea)는 석가모니가 태어난 음력 4월 8일에 부처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거행하는 불교 행사로, 진리의 빛으로 세상을 비추어 차별 없고 풍요로운 세상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삼국사기’에는 신라 경문왕 6년(866)과 진성여왕 4년(890)에 ‘황룡사에 가서 연등을 보았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오늘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문화행사로 발전한 연등회는 2012년 국가무형문화재 제122호로 지정됐고, ‘연등회 보존위원회’에서 지역봉축위원회와 연계해 행사를 준비하는 등 연등회 전승에 노력하고 있다. 평가기구는 연등회 등재신청서를 대표목록 등재신청서 중 모범사례(Good Example) 중 하나로 제시하며 “특정 무형유산의 대표목록 등재가 어떻게 무형유산 전체의 중요성에 대한 가시성과 인식을 제고할 수 있는지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연등회가 대표 목록에 오르면 한국의 21번째 인류무형문화유산이 된다. 우리나라는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 판소리, 강릉 단오제, 강강술래, 남사당놀이, 영산재, 제주칠머리당영등굿, 처용무, 가곡, 대목장, 매사냥, 택견, 줄타기, 한산모시짜기, 아리랑, 김장 문화, 농악, 줄다리기, 제주 해녀 문화, 씨름 등 20건의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북한이 신청한 ‘조선옷차림풍습(한복)’은 등재 불가를 권고받았다. 북한은 현재 아리랑, 김치담그기, 씨름 등 인류무형문화유산 3건을 보유하고 있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이재갑의 감염병 이야기] 코로나19 속 추석 잘 맞이하려면

    [이재갑의 감염병 이야기] 코로나19 속 추석 잘 맞이하려면

    우리에게 추석은 온가족이 함께 모이는 화목한 명절이었다. 요즘은 ‘올해 보지 말고 오래 보자’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기도 하다. 우리가 명절을 이렇게 보내게 된 게 정말 안타깝지만 그만큼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코로나19 방역,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실천하고 있다는 걸 보여 주는 것 같다. 우리가 겪었던 연휴와 코로나19의 유행은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중국에선 올해 초 설 연휴에 해당하는 춘제가 우한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확산을 촉발했다. 공교롭게도 대구·경북에서 발생한 1차 대유행 역시 설 연휴 직후 시작됐다. 4월 말 부처님오신날부터 어린이날까지 이어졌던 연휴 역시 연휴 직전에는 지역사회 감염자가 10명 미만, 심지어 0명을 기록한 날도 있었다. 하지만 연휴가 끝난 뒤에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집단 발병이 7월 말까지 이어졌다. 8월 15일부터 17일까지 연휴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2차 대유행을 불러 왔다. 사랑제일교회에서 첫 번째 확진자가 나온 8월 12일 이전 일주일 동안 지역사회 감염자는 평균 30명 이내였다. 그럼에도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집회를 촉매제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5월과 8월 경험을 통해 우리는 지역사회에 드러나지 않은 감염자가 어느 수준 이상으로 존재할 때는 대규모 인구이동이 언제라도 대규모 유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추석까지 일주일가량 남았다. 2차 대유행의 불씨는 아직도 꺼지지 않았다. 신규 확진자 규모를 두 자리로 유지하기도 어렵고 한 자리는 꿈도 못 꾸는 실정이다. 이번 추석은 지역사회 감염이 진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맞게 되는 첫 연휴가 될 게 확실해 보인다. 게다가 보통 추석을 전후로 한 귀성 행렬은 민족대이동이란 말이 나오는 수준이라 5월이나 8월 연휴와는 비교 자체가 힘들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추석을 준비해야 할까. 어쩌면 이번 주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가장 철저히 해야 할 시점이다. 당연히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는 더욱 신경 써서 해야 한다. 추석 연휴 이전까지 회식을 줄이고 친구들과의 약속도 추석 뒤로 미루는 게 좋겠다. 차 한 잔은 카페에서 산 뒤 근처 공원이나 의자에 앉아서 즐기자. 재택근무가 가능한 직원들은 집에서 일하도록 해 줘야 한다. 회의는 되도록 비대면으로 전환하고, 그게 어렵다면 추석 이후로 미루자. 추석에 고향에 가기 위해 예매해 놓은 기차나 고속버스는 되도록 취소하는 걸 권하고 싶다. 고향에 가게 된다면 휴게소에는 가능하면 짧게 머무는 게 좋다. 여행을 위해 예약해 둔 숙소도 정말 가족과 친구들이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지 확인해 보고,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다음으로 미루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추석이 끝난 뒤 이만 하면 다행이라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고통스러운 가을과 겨울의 코로나19 유행의 전조가 추석 때 시작되지 않기를 정말 바라고 바랄 뿐이다.
  • “법주사에서 미디어 파사드 즐겨요”

    “법주사에서 미디어 파사드 즐겨요”

    충북지역 유일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보은군 법주사가 IT기술과 만난다. 충북 보은군은 문화재청의 ‘2021 세계유산 활용 콘텐츠개발 사업’에 법주사가 최종 선정돼 총 14억원(국·도비 9억 1000만원, 군비 4억 9000만원)을 확보했다고 18일 밝혔다. 공모 선정을 계기로 군은 팔상전과 금동미륵대불 등 법주사 문화재에 디지털 IT기술을 접목해 법주사 가치를 보다 쉽게 알릴 수 있는 새 콘텐츠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군은 법주사 스토리를 담은 영상이나 만화 등을 제작해 팔상전 등에 비춰 많은 사람들이 감상할수 있도록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건물 외벽을 활용해 미디어 기능을 구현하는 미디어파사드 방식이다. 군은 내년부터 부처님 오신 날, 신화축제, 대추축제 등 군 주요행사 기간을 전후해 미디어 파사드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번 공모에는 전국에서 9곳이 신청해 법주사, 수원 화성, 공주 공산성, 부여 부소산성, 익신 미륵사지 등 5곳이 선정됐다. 보은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4월 출생아 ‘역대 최저’ 10.4% 감소…또 기록 갈아치웠다

    4월 출생아 ‘역대 최저’ 10.4% 감소…또 기록 갈아치웠다

    사망자 늘면서 4월 인구 1208명 자연감소코로나 영향 혼인 건수도 21.8%나 줄어출생아 수 감소율이 두 자릿수대로 치솟으면서 인구 감소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영향으로 결혼마저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통계청은 이런 내용 등을 담은 4월 인구동향을 24일 발표했다. 4월 중 출생아 수는 2만 342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4% 감소했다. 지난해 4월 태어났던 아이가 10명이라면 올해는 9명이라는 의미다. 출생아 감소 경향은 올해 들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작년 동월 대비 출생아 수 감소율을 보면 1월 11.6%를 기록한 이후 2월 11.3%, 3월 10.1%로 올해 들어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감소율이다. 올해 들어 4월까지 누적으로 보면 감소율이 10.9%다. 지난해 같은 기간 6.9%보다 더 심각해졌다. 2018년 출생아 수 감소율은 8.7%, 2019년에는 7.3%였다. 올해 들어서는 출생아 감소 경향이 더욱 심화해 두 자릿수 감소율을 이어간 것이다. 출생아 수 감소는 2015년 12월 이후 53개월 연속 작년 동기 대비 감소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4월 사망자 수는 2만 4628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791명(3.3%) 증가했다. 인구 고령화로 사망자 수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출생아는 줄어드는데 사망자 수는 늘어나면서 4월 중 인구는 1208명 자연 감소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6개월 연속 순감으로 인구 자연감소 최장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4월에는 코로나19 사태 여파 등으로 혼인 건수마저 급감했다. 4월 혼인 건수는 1만 5670건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21.8% 감소했다. 4월 기준으로 보면 1981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이 줄었다. 통계청은 코로나19 사태와 혼인 신고 일수 감소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4월은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했던 시점이었던 만큼 예정됐던 결혼을 미루거나 결혼을 했더라도 신고 시점을 늦춘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신고 기준으로 집계하는 혼인 통계에선 신고를 받는 시군구 등 지자체의 영업일 수도 영향을 미친다. 지난 4월에는 21대 국회의원 선거(15일), 부처님오신날(30일)이 있어 물리적으로 결혼 신고를 줄이는 효과를 냈다. 반면 4월 이혼 건수는 9259건으로 작년동월대비 2.9% 감소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산 깎여 나가고 육지가 된 섬… 한강의 기적 지켜본 ‘기억 저장소’

    산 깎여 나가고 육지가 된 섬… 한강의 기적 지켜본 ‘기억 저장소’

    이호철의 소설 ‘서울은 만원이다’가 신문 연재를 시작한 게 1966년이었고, 1968년 서울의 인구는 400만명이었다. 1인당 국민소득은 123달러, 서울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8층짜리 소공동 반도호텔, 승용차는 1만대에 불과했지만 모든 게 광적으로 팽창하던 시기였다. 서울의 교통난, 주택난, 급수난을 해결할 요술 방망이가 필요했다. 여의도 개발은 ‘한강의 기적’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110일 만에 제방 축조공사가 끝났다. 기적에 가까운 초스피드 공사였다. 홍수가 오기 전 완공이 유일한 목표였고, 생태나 환경은 돌볼 틈이 없었다. 개발연대의 원초적 불행이었다. 여의도라는 섬은 육지가 됐다. 높이 190m의 양이나 말을 기르던 목축장이던 양말산(羊馬山)은 평평해졌다. ‘불도저’ 김현옥 당시 서울시장이 여의도 건설을 주축으로 하는 한강개발 3개년계획에 착안한 것은 1967년 8월이었다. 손정목의 ‘서울도시계획이야기’에 따르면 “김현옥은 첫째 여의도에 제방을 쌓아서 가능한 한 많은 택지를 조성한다. 둘째 여의도와 마포·영등포를 연결하는 교량을 가설한다. 셋째 한강을 사이에 두고 남북의 제방도로를 연차적으로 축조하라”고 지시했다. 한강변의 얼개가 이때 형성됐다. 새로 탄생한 하중도시(河中都市) 여의도를 어떻게 조성할 것인가. 김종필 국무총리, 김현옥 서울시장과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는 건축가 김수근이 등장한다.김현옥은 김수근에게 초현대적이며 후세에 길이 남을 예술적 설계를 요구했다. 국회, 대법원, 서울시청이 입주하는 ‘제2의 서울’을 건설키로 했다. 자동차는 지상으로, 보행자는 2층으로 다니는, 지하도나 육교가 없는 초현대적 입체도시를 꾸미기로 했다. 김수근에게서 사사한 건축가 김석철이 ‘한반도 그랜드디자인’에서 밝힌 여의도 개발의 뒷이야기에 따르면 설계팀은 동서 두 개의 광장축과 남북 하나의 통과 교통축을 중심으로 국회의사당과 대법원, 시청과 시의회를 두는 여의도 마스터플랜을 제시했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광장 조성 지시로 모든 게 휴지가 됐다. 예술의전당을 작품 목록으로 남긴 건축가는 “여의도를 섬으로 남겨 두고 한강을 여의도 안으로 흐르게 디자인했더라면…”이라고 아쉬워했다. 여의도 한가운데에 12만평 규모의 ‘텅 빈’ 광장을 만들라는 박 전 대통령의 지시가 떨어졌다. 계획에 잡혀 있는 상업·업무지구를 동서로 나누라는 허탈한 지시였다. 여의도 입체도시 건설의 꿈이 허물어지는 순간이었다. ‘5·16광장’ 건설로 여의도 계획은 뿌리째 뒤틀렸다. 대법원지구로 예정된 금싸라기 땅에 아파트를 지어 팔았다. 여의도 시범아파트의 탄생이다. 분양이 쉽지 않았다. 서울시민들은 급조된 여의도 제방의 안전이 미덥지 못했고, 모래섬 위에 사는 것을 꺼렸다. 그러나 극적인 반전이 찾아왔다. 최고를 내세운 시범아파트가 팔리기 시작한 것이다. 민영아파트도 따라 들어섰고 택지도 덩달아 팔려 나갔다. 서울시청 건설 예정 부지였던 지금의 산업은행 자리도 팔았다. 국회와 방송 3사, 증권거래소를 좇아 사람과 자본이 몰려들었다.박 전 대통령이 의도한 여의도광장 조성은 전시 비상용 활주로 용도였다. 여의도는 1916년 간이비행장이 생긴 이래 1961년 김포공항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서울의 국제관문이었다. 대한민국 공군의 발상지였으며 1971년 성남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공군 K16 비행장이었다. 1968년 김신조 일당의 서울 침입, 울진·삼척 무장공비사건 등 안보위기가 겹치면서 여의도는 예상치 못한 운명을 맞았다. 일련의 남북체제 대결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1971년 10월 1일. 국군의날 행사 TV중계 방송을 통해 처음 선보인 여의도와 여의도광장의 엄청난 규모에 온 국민은 놀랐다. 이후 반공궐기대회와 대통령 유세 및 취임식, 국군의날 행사 등이 광장의 주요 용도였다. 1973년 닷새 동안 200만명이 모인 빌리 그레이엄 목사 서울전도대회를 시작으로 국풍, 이산가족 찾기, 부처님오신날, 천주교 200주년 행사 등이 잇따르면서 매번 집회 참가인원 신기록을 갈아 치웠다. 1999년 조순 초대 민선 서울시장이 100억원을 들여 광장을 시민공원으로 바꾸기 전까지 여의도와 여의도광장은 한국 현대사의 영욕이 담긴 기억저장소다. 여의도에는 국회의사당, 윤중제, 원효대교, 한국거래소, 지하벙커, 여의도공원, KBS 만남의 광장, 금성부동산 등 8개의 서울미래유산이 지정돼 있다. 사대문 안을 빼고 이렇게 많은 미래유산이 집중된 곳은 여의도밖에 없을 것이다. 급조된 인공 섬 여의도가 우리 산업화에 미친 영향을 알 수 있다.국회의사당 본관은 화강석의 큰 계단과 기단 위에 건물을 받치는 높이 32.5m의 열주를 자랑한다. 24개의 열주는 경회루의 석주를 본뜬 것으로, 24절기를 상징한다. 지붕을 이루는 밑지름 64m의 돔은 다양한 의견이 원만히 합의된다는 의회정치의 본질을 표현했다. 1975년 완공됐다. 본래 직사각형 당선 설계작을 본 박 전 대통령이 “상여 같다”고 지적해 돔을 얹었다는 웃지 못할 속설도 있다. 여의도의 초석 윤중제는 1968년 서울시 한강개발계획에 따라 지어진 제방도로다. 마포대교와 서울교를 축으로 동쪽은 여의동로, 서쪽은 여의서로이다. 윤중제는 그해 한강개발계획에 따라 여의도 주위에 제방을 쌓고 그 위에 도로를 낸 것이다. 높이 16m, 둘레 7.6㎞, 폭 35~50m의 제방이다. 윤중제의 완공에 따라 여의도는 홍수로부터 해방된다. 더불어 택지와 상업용지 개발로 여의도 아파트와 국회의사당 등 건축물이 들어섰다. ‘한강개발’이라는 박 전 대통령 친필 화강암 정초석이 남아 있다.1981년 민자로 준공된 13번째 한강교량 원효대교는 국내 최초로 디비닥공법에 따라 다리의 미관을 고려해 지어졌다. 1979년 명동에서 현 위치로 옮겨온 증권거래소는 우리나라 금융 자본시장의 중추기관이다. 증권사들이 여의도로 본점을 재빠르게 이전하면서 한국의 월스트리트를 형성했다. 여의도가 국내 최초의 비행장이었다는 흔적인 여의도비행장 역사의 터널 안에는 최초의 조종사 안창남 이야기가 꾸며져 있다. 여의도 지하벙커는 1976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유사시 대통령 대피시설이다. 지하벙커의 위치는 과거 ‘국군의날’ 행사 때 대통령을 비롯한 요인들이 서 있던 사열대 단상과 일치했다. 2005년 5월 여의도 환승센터 건립 도중 발견됐다. 여의도는 우리나라의 정치, 금융, 언론의 중심지이지만 상대적으로 문화시설이 부족한 편이다. 이 목마름을 채워 주는 이색 문화예술 공간으로 활용 중이다. 여의도는 우리 현대사에서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한 편의 드라마가 펼쳐졌던 곳이다. KBS가 1983년 6월 30일부터 장장 138일, 방송 시간 453시간 45분 동안 생방송으로 내보냈던 연속특별기획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는 텔레비전을 활용한 세계 최초, 최대 규모의 이산가족 찾기 프로그램이었다. 각종 사연이 빼곡하게 붙어 있던 KBS 본관 앞은 ‘만남의 광장’이라는 이름으로 서울미래유산에 지정됐다.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올해로 입주 50년을 맞았다. 뒤이어 1978년까지 대교, 한양, 공작, 수정, 광장아파트 등 4000여 가구가 들어서면서 여의도 전성시대를 열었다. 서울의 대표적인 노후 재건축단지인 잠실 주공5단지(1978년)나 대치동 은마아파트(1979년)보다 형님격이다. 모래톱에서 한국의 월스트리트로 변모한 여의도가 제2의 전성기를 기다리며 기지개를 켜고 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사진 김학영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연구위원
  • 부천시, 사회적 거리두기 확대 강화한다

    부천시, 사회적 거리두기 확대 강화한다

    경기 부천시가 지역사회로의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을 차단하고, 시민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3일 부천시에 따르면 시에서 관리하는 자가격리자는 2일 0시 현재 1847명으로 경기·서울·인천을 제외한 광역자치단체의 격리자보다 많다. 이에 부천시는 지난주 쿠팡 부천신선물류2센터 관련 대량 확진환자 발생 및 수도권 확진 환자 증가 추이 등을 고려해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시는 최근 종교 소모임 활동을 통해 확진 환자가 늘어나는 상황에 엄중히 대처하고자 확진자 발생 교회에 직접 방문해 시설 자체 폐쇄 확인 등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또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종교계 협조가 필수적이라는 판단하에 종합상황 회의를 진행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지속적으로 권고하고 있다. 부처님오신날 행사 전 시 담당 부서에서 직접 현장을 방문해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사항을 안내했다. 불교계 관내 39개 사찰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며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을 최소화해 진행했다. 천주교 22개소 성당은 교구장 권고에 따라 2주간 미사를 중지한 상태다. 개신교도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소규모로 예배를 진행하고 있다. 시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을 막으려면 다시 한번 시민들의 뜻을 모아야 할 때”라며, “6월 1일 기독교 영세교회를 포함한 880개의 종교단체를 대상으로 소모임 집회 자제 및 방역 수칙 준수 시행문을 발송했으며, 특히 40여개 소규모 집회를 진행하는 영세교회에는 소모임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시는 부천교육지원청과 함께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계속 논의한 결과, 고3은 기존과 같이 등교를 계속하기로 했다. 유치원과 특수학교, 초·중·고(1,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는 오는 10일까지 원격 수업을 유지할 방침이다. 시는 이후의 확진 환자 추이를 반영해 향후 원격수업 전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또 청사 출입 방식도 상황종료될 때까지 자율적 방역통제방식에서 한층 강화된 선별적 출입통제로 전환했다. 시 청사 모든 출입자는 발열 체크 및 마스크 착용이 필수다. 민원인과 신분증을 미패용한 공무원은 방문일지를 작성해야 한다. 아울러 외청 및 각 동에서도 청사 선별적 출입통제계획에 준해 청사 방호와 방역을 최대한 강화하기로 했다. 공공체육시설도 지난 5월 27일부터 6월 14일까지 운영을 중지한다. 시는 모든 신고체육시설업(당구장, 체력단련장, 체육도장 등) 운영자에게 운영 시 지켜야 할 방역 수칙을 재차 안내해 준수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 시는 이후의 확진 환자 추이를 반영해 향후 연장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부천시 관내 공공도서관과 공·사립 작은도서관도 지난 5월 29일부터 6월 14일까지 운영을 중단한다. 도서관 방문 대출 서비스와 상호대차, 책바다, 두루두루서비스 등 모든 서비스가 이용 불가하다. 다만 비대면을 통한 전자책이나 오디오북, 스마트도서관(송내역, 역곡역)은 정상 이용할 수 있다. 또 대출 중인 도서의 반납 예정일은 오는 30일까지 일괄 자동 연장 처리되며, 반납은 외부 반납함을 통해 할 수 있다. 장덕천 부천시장은 “부천시는 코로나19 감염 확진자가 증가함에 따라 무엇보다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시민들께서도 사회적 거리두기 전환에 따른 행동수칙 등을 준수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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