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부채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 진도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 두산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 수리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 제동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4,859
  • [클릭 이슈] 운영권 다툼에 1년째 잠자는 난지도 골프장

    [클릭 이슈] 운영권 다툼에 1년째 잠자는 난지도 골프장

    난지도 대중골프장(9홀·2755m)이 1년째 ‘개점휴업’ 상태다. 지난해 6월에 완공됐지만 운영권을 둘러싼 서울시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의 다툼으로 문을 열지 못해서다. 지난해 촉발된 양자간 분쟁은 이미 법정소송으로 번졌다. 타협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내년에도 골프장에서는 ‘골퍼’ 대신 코스 관리요원들만 만나보게 될 것 같다. 시시비비는 법원이 누구 손을 들어주느냐를 놓고 따지면 된다. 그러나 완공된 시설인 만큼 한시라도 빨리 문을 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왜 싸우나 운영권 다툼이 핵심이다. 난지도 골프장의 땅주인은 서울시, 건물주는 공단이다.146억원을 들여 지난해 6월 골프장을 완공한 공단은 집을 다 지었더니 땅주인이 집주인의 권리행사를 막고 있다고 주장한다. 시와 공단이 2001년 7월에 맺은 ‘협약’은 공단이 투자비를 회수할 때까지 최장 20년간 운영권을 갖는다는 게 골자다. 하지만 서울시는 골프장이 완공될 때가 되자 시가 운영권을 갖겠다며 입장을 바꿨다. 지난해 3월 조례를 만들어 운영권은 시가 갖고 3년마다 공단과 위탁계약을 맺도록 했다. 골프장은 ‘공공체육시설’인데, 공단이 운영하면 영리를 목적으로 한 ‘체육시설업’이 된다는 게 이유다. 관할 마포구는 2년 전 이미 ‘체육시설업’ 승인을 내줬다가 다시 사업 승인을 부정하고 있다. ●2건의 소송진행 중 공단은 이같은 조치에 대해 ‘체육시설업 등록 거부처분 취소소송’을 내며 맞서고 있다. 재판부는 지난달 1일 “법리 검토가 덜 됐다.”며 선고를 연기한 상태. 이와는 별도로 시를 상대로 조례무효확인소송도 진행 중이다. 조례대로라면 시가 3년마다 입맛에 맞는 파트너를 고르기 때문에 공단과 위탁계약을 맺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지난해 11월 1심에서는 승소했고, 시는 항소를 한 상태다. 법정 다툼의 와중인 지난해 6월 골프장은 완공됐지만 문은 열지 못했다. 더구나 골프장 관리 직원 12명의 인건비와 코스관리비로 매달 1억 5000만원씩 지출이 계속되고 있다고 공단측은 주장한다. ●이용료도 마찰 핵심쟁점은 아니지만 이용료도 논란이다. 공단은 당초 투자비를 회수하려면 1인당 최소 3만 3000원의 이용료는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다 최근에는 개장이 중요한 만큼 시의 주장대로 1만 5000원에 먼저 문을 열고 나중에 이용상황을 봐서 요금을 조정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공단이 추산하는 하루 예상 이용객은 250명, 연간 6만 8500명선이다.1인당 1만 5000원으로 계산하면 연간 10억 2000만원의 수입이 기대되지만, 인건비와 관리비를 대기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설명한다. 난지도 골프장 운영본부 오일영 부장은 “1만 5000원으로는 투자비용 회수도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법률적인 판단은 결과가 나오면 따르기로 하고 개장부터 하자는 게 우리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시민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골프를 즐기게 한다는 취지와 달리 공단이 골프장을 영리목적으로 변질시켰다는 반박이다. 최광빈 서울시 공원과장은 “개장을 원하면 공단이 먼저 기부채납을 하면 된다.”고 일축했다. ●시민권리 우선돼야 양자간 다툼 속에서 엉뚱하게 피해는 시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는 만큼 하루빨리 골프장을 개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시민의 편의를 최우선 잣대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구력 8년차의 골퍼 김모(40·회사원)씨는 “골프를 좋아하지만 주말에 한번 나가도 18만∼22만원씩 드는 비용이 큰 부담이 됐다.”면서 “저렴한 비용에 운동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컸는데 ‘밥그릇싸움’을 하느라고 문을 못 연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양모(44·자영업)씨는 “쓰레기 매립장에 골프장이 들어선다는 것 자체도 이채롭고 가격도 싸다고 들어서 골프를 시작해볼 생각이었다.”면서 “100억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어 지은 골프장을 마냥 놀린다면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中, 美정유업체 유노컬 인수 재도전?

    중국 3위의 국영석유회사인 중국해양석유유한공사(CNOOC)가 미국 9위의 정유업체 유노컬(Unocal) 인수에 다시 뛰어들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 보도했다. 지난달 미국 2위의 석유회사 셰브론텍사코와 168억달러(16조 8000억원)에 인수계약을 체결한 유노컬에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것이다. FT에 따르면,CNOOC는 이달 중 셰브론텍사코의 168억달러 입찰에 대응해 수정 제안을 내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초 유노컬 인수 계획을 밝혔다 내부 반대로 주춤했던 CNOOC측이 유노컬 인수전에 다시 뛰어들 경우 중국 국영기업이 경쟁관계에 있는 미국 업체를 사들이는 데 따른 논란이 미 정·재계에서 불거질 것으로 신문은 분석했다. CNOOC의 유노컬 인수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CNOOC가 유노컬 재입찰 계획을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셰브론과의 1대1 대결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CNOOC 경영진이 유노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셰브론의 인수 발표 직후 유노컬과 셰브론 양사의 주가가 각각 7% 이상 떨어지는 등 시장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 데다, 셰브론의 유노컬 인수가 독점금지법에 위배될 수 있다는 점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급속한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에너지 확보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는 중국 정부에게 태국과 인도네시아, 중앙아시아 등지에 유전과 가스전을 보유한 유노컬은 구미가 당기는 기업이다. 그러나 석유시장 분석가들은 CNOOC가 유노컬을 대신해 셰브론측에 5억달러의 위약금을 지급하고 셰브론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할 만한 재정능력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게다가 유노컬의 시가총액이 CNOOC와 비슷한 규모여서 인수를 추진할 경우 부채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CNOOC의 사외 이사들은 이 같은 이유로 경영진의 유노컬 인수 계획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CNOOC가 유노컬 인수에 마음이 있다기보다는 더 유리한 입찰 제안이 들어올 수 있다는 루머가 퍼져 유노컬과 셰브론의 합병 계획이 물거품이 되길 기대하는지 모른다.”고 분석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서울광장] 안개등 켠 한국경제/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안개등 켠 한국경제/우득정 논설위원

    한국경제는 과연 소생하고 있는 것일까? 소생하고 있다면 내 주머니에는 언제쯤 온기가 전파될까? 정책당국자들과 경제전문가들이 최근 1·4분기 산업 및 서비스업 활동동향이 발표된 뒤 한국경제에도 여명이 깃들기 시작했다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떠오르는 의문이다. 이들은 서비스업 생산이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고, 도·소매업 판매가 9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던 내수가 마침내 기지개를 켜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덕수 경제부총리는 경제심리지표와 실물지표가 천천히 상호작용을 미치기 시작했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같은 날 기업의 체감경기 실사지수는 기준치인 100을 훨씬 밑도는 85를 기록했다는 발표가 나왔다. 며칠 후 LG경제연구원은 실생활에서 느끼는 경제적 고통의 크기를 나타내는 생활경제고통지수가 1분기 12.9로 4년만에 최고치였다고 발표했다. 환율하락과 고유가에 북핵 위기가 고조되면서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수시로 오락가락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혼선은 우리 경제에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미국에서도 한달 전만 하더라도 ‘강력한 회복세’를 점치는 견해가 우세했으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월가의 예상에 크게 못 미치는 3.1%에 불과하자 ‘소프트 패치(경기회복과정에서의 일시적 침체)’냐 경기침체의 전조냐 하는 논란이 일고 있다. 그래서 재경부의 월례 경기동향보고서인 ‘그린 북’은 우리 경제의 경기 회복 가능성과 하방 경직 가능성을 동시에 제시하고 있다. 지표 추이로 볼 때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할 수 있으나 확신하기에는 이르다는 뜻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기업의 투자 증가율은 아직도 4∼5%대에 머물고 있다. 가계의 지속적인 부채조정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말 현재 가계신용잔액은 474조원이나 된다. 환율 하락에 따라 구매력이 일시적으로 생겼을지 모르지만 구조적으로는 부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우리의 가계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이 51%(지난해 6월 말 기준)로 미국의 28%, 일본의 27.9%보다 압도적으로 높다는 데서도 확인된다. 올해 우리 경제의 성적은 1분기와 2분기에는 3%대, 하반기에는 4%대에 머물 것으로 추정된다. 잠재성장률(4.5∼5%)을 밑도는 수준이다. 이 정도의 성장률로는 노동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공급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다. 당연히 국민의 체감경기는 냉랭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지 못하면 잠재성장률이 더 떨어지면서 경제가 탄력을 잃고 노화되는 선진국형 덫에 빠질 수 있다. 게다가 수출과 내수의 연결고리가 단절되고 사회 각 부문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전통적인 지표로는 해독되지 않는 이상기류들도 속출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경제가 불확실성이라는 짙은 안개를 헤쳐나가려면 시대상황에 맞는 새로운 거리측정법(지표 해독법)을 개발해야 한다. 특히 단기적인 실적호전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해선 안 된다. 조급한 마음에 경제외적인 힘이 자주 개입하면 자원배분의 심각한 왜곡만 초래할 뿐이다. 극히 원론적이지만 인센티브와 이윤 기회를 제공하되 공정한 경쟁환경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내실있는 회복세를 유도하는 것이 최선의 해법이다. 경쟁과 효용성이 동반성장의 룰이 돼야 한다는 뜻이다. 고용부문에서도 불완전 고용은 완전고용으로, 실업은 취업으로 연결시키는 단계적인 접근법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 그러자면 우리 경제의 7할을 차지하는 서비스업 부문에서 획기적인 규제완화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가격의 경직성과 평등 지상주의에서 과감하게 탈피해야 한다. 그것이 안개등을 켠 우리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제조업 부채비율 ‘사상 최저’

    경기침체 장기화로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면서 지난해 우리나라 제조업체의 부채비율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 미국·일본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처럼 기업들의 재무구조가 개선된 가운데 대기업의 수익성은 좋아진 반면 중소기업은 악화돼 양극화가 심화됐다. 8일 산업은행이 국내 123개 제조업종 3175개 업체를 대상으로 분석한 ‘2004년 기업재무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제조업의 평균 부채비율은 107.5%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의 141.2%, 일본의 145.5%를 훨씬 밑도는 수치다. 부채비율이 낮아진 것은 기업들의 재무구조 개선 노력과 수익성 향상 영향도 있지만 그만큼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해 제조업의 전년대비 매출액 증가율은 16.9%로 2000년 18.4%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순이익 규모도 사상 최대인 43조원으로 전년대비 57.8% 증가했다. 그러나 설비투자와 관련있는 유형자산 및 기계장치 증가율은 각각 5.6%,5.4%로 매출액 증가와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대기업의 부채비율은 전년대비 12.1%포인트 하락한 95.4%였으나 중소기업은 전년(137.9%)과 비슷한 132.8%였다. 부채비율이 낮아지면서 제조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은 사상 최대인 76조원으로 추정됐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는 매출액 중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매출액영업이익률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났다. 대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9.5%로 전년의 8.3%보다 1.2%포인트 높아진 반면 중소기업은 4.3%로 0.7%포인트 하락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시중은행 IB “돈 안된다”

    시중은행 IB “돈 안된다”

    “은행이 살 길은 IB뿐인데 아직 그 길이 보이지 않습니다.” 시중은행의 한 투자은행(IB·Investment Banking) 책임자는 8일 IB 사업에 대한 어려움을 이렇게 표현했다. 은행의 전통적인 수입원인 이자수익이 갈수록 줄어들면서 각 은행들은 최근 수년 동안 너나 없이 ‘IB 활성화’를 외쳐왔다.IB는 기업 인수·합병(M&A), 투자자문, 부동산 관련 업무, 부채구조조정,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을 주선한다. 부실기업을 사들여 정상화시킨 뒤 되팔아 거액을 챙기기도 하고, 지분투자자로 나서기까지 하는 광범위한 사업이다. IB의 이런 특성 때문에 막대한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은행들이 본격적으로 IB에 뛰어든다면 수익구조 개선에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특히 론스타, 칼라일, 뉴브리지캐피탈 등 외국자본이 국내 IB 시장을 싹쓸이하면서 토종은행들이 이들의 ‘대항마’로 크길 바라는 ‘감정적 지원’도 컸다. ●‘푼돈’ 투자에 급급 은행들은 저마다 60∼100여명의 IB사업단을 꾸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고 하지만 실적은 부진하기 짝이 없다.JP모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세계적인 투자은행들은 은행 전체 영업수익의 40% 이상을 IB에서 내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은행들이 IB에서 거둬들이는 수익은 영업수익의 5%도 되지 않는다. 사업대상도 대부분 중소기업 재무개선이나 소규모 부동산 개발에 치우쳐 ‘푼돈’을 버는 데 그치고 있다. 지금까지 해외 IB 시장에 진출해 거액의 수수료나 투자 이익을 올린 은행은 없는 실정이다. 중국이나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떠오르는 자본시장에서 큰 부(富)를 창출하리라던 다짐은 요원한 ‘희망 사항’일 뿐이다. 국내 은행에서 IB의 선두주자격인 우리은행은 지난해 부산 백양터널 공사에 대한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주도,100억원의 수수료 수입을 올렸다. 프로젝트 파이낸싱은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기업금융과 달리, 사업의 미래 수익성 등을 믿고 대규모 자금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그렇지만 우리은행의 올해 1·4분기 IB 수익은 239억원으로, 같은 시기 영업수익 9095억원의 3%에 그쳤다. 같은 기간 2976억원인 비(非)이자수익에서 IB가 차지하는 비중도 8%에 머물렀다. 다른 은행들의 IB 실적도 우리은행과 비슷한 실정이다. 오래 전부터 중개 및 투자 업무를 해온 증권사들조차 IB수익이 영업수익의 5%를 넘지 못하고 있다. ●보수적인 은행문화가 걸림돌 은행들의 투자은행 업무가 신통치 않은 것은 외국자본이 이미 국내 시장에 나온 알짜배기 ‘물건’들을 모두 사들인 영향도 크다. 펀드 관련 규정 등을 정비한 간접투자자산운용법이 불과 1년 전에 제정되는 등 제도가 완비되지 않은 요인도 있다. 그러나 은행 내부의 문제도 적지 않다. 특히 은행의 보수적인 문화가 창조적인 IB 사업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1억원의 대출을 성사시킨 행원과 100억원의 투자 수수료를 올린 행원의 월급이 똑같은 데 누가 IB에 집중하겠냐는 것이다.IB 전문가는 “IB 인력에 대해 적극적인 인센티브제를 도입하고,IB사업단에 최대한의 자율성을 부여하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일부 은행들은 IB에 대한 면밀한 시장조사나 투자 계획 없이 다른 은행들에 뒤지지 않기 위해 졸속으로 사업단을 꾸리기도 했다.IB 분야에 정통한 시중은행 고위간부는 “IB를 제대로 하려면 은행의 최고급 두뇌를 모으고, 외부 인력을 적극 끌어들여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구색 갖추기’ 성격이 짙다.”면서 “무엇보다 은행 경영진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억대 수뢰 혐의 체포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유재만)는 부동산개발업자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양윤재(56) 서울시 행정2부시장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검찰은 이날 오전 자택에서 양 부시장을 체포했으며 혐의가 확인되는 대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뇌물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양 부시장은 청계천복원추진본부장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초 서울 중구 삼각동과 수하동 청계천변에 38층짜리 주상복합건물 신축을 추진하던 부동산개발업체 M사 대표 길모씨로부터 “용적률을 확대해 주고, 도시환경정비구역 지정을 변경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모 설계용역업체를 통해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양 부시장은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완강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추가 혐의가 있는 데다 다른 관련자도 포착이 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양 부시장이 길씨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더 받았다는 첩보를 입수했으며 서울시 다른 고위공무원들의 수뢰 혐의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M사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승인이 나지 않아 사업이 지연되면서 한 달에 이자만 50억원을 물어야 하는 등 큰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가 청계천 복원을 추진하면서 도심 건물 높이 제한이 완화되고 용적률도 1000%까지 가능해지자 M사는 삼각동 부지 750여평을 공원용지로 기부채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서울시는 지난달 20일 제6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M사가 900여평(시가 720억원 상당)을 서울시에 공공용지로 제공해야 용적률을 1000%까지 높일 수 있도록 결정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전자업계 “해외 빚 줄여라”

    ‘해외 빚을 줄여라.’ LG전자가 자회사와 해외법인을 포함한 연결기준으로 20조원이 넘는 부채를 줄이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6일 LG전자에 따르면 이 회사의 연결재무제표상 지난해말 현재 부채는 21조 1825억원으로 1년 전(18조 8280억원)보다 2조 3545억원이나 늘었다. 단기차입금이 2003년 4조 1853억원에서 5조 8623억원으로 1조 6770억원이나 늘었고 장기차입금도 5798억원에서 1조 358억원으로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장단기 차입금만 6조 8981억원에 달했다. 이처럼 LG전자의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은 본사보다는 LG필립스LCD 등 국내 자회사와 80여개 해외법인들이 공장 증설 등을 위해 현지 금융권에서 차입금을 많이 끌어썼기 때문이다. 본사기준으로는 부채가 2003년 7조 7728억원에서 8조 2180억원으로 소폭 늘어나는데 그쳤다. 특히 단기차입금은 3904억원에서 2098억원으로, 유동성 장기부채는 9895억원에서 6467억원으로 줄었다. 덕분에 부채비율은 221.8%에서 지난해말 163.8%로, 차입금 의존도는 33.6%에서 28.2%로 낮아졌다. LG전자는 차입금 상환을 위해 6일 사상 최대인 6억달러(약 6000억원) 규모의 기명식 무보증·무담보 해외 사채를 공모 방식으로 미국, 유럽, 아시아 등지에서 발행키로 결정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만기가 다가온 차입금을 갚고 기존 차입금도 이율이 낮은 해외사채로 ‘리볼빙’ 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단기차입금 비중을 줄이고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고심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카드 등의 ‘부실’을 떠안은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결기준 부채는 32조 6043억원으로 LG전자보다 훨씬 많았지만 2003년 37조 8820억원에 비해 5조 2777억원이나 줄었다. 장단기 차입금도 8조 562억원에서 7조 7684억원으로 2878원 줄었다. 본사 기준으로는 장단기차입금은 전혀 없고 차입금 의존도는 0.24%에 불과하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둔촌주공 재건축 12~15층으로

    말도 많았던 서울시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가 결국 12∼15층 높이로 재건축된다. 또 노후·불량주택 밀집 지역인 은평구 불광동 일대 3만 3000여평이 주택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됐다. 서울시는 지난 4일 제7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강동구 둔촌동 170 일대 17만여평 규모의 둔촌주공 1∼4차아파트 부지에 대해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수정 가결했다고 6일 밝혔다. 현재 둔촌주공아파트는 최고 10층, 용적률 89%로 돼 있다. 강동구와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추진위는 2년 전부터 둔촌주공에 대해 층고 제한없이 용적률 250% 이하를 적용하는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이번 결정으로 평균 200% 이하의 용적률과 기부채납을 했을 때 최대 높이 15층, 안 했을 때 최대 12층 이하로 제한받게 돼 사업성이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3·4단지는 이미 10층 규모의 개발 상태가 반영됐기 때문에 3종으로의 종상향이 불필요하다.”면서 “길동 신동아나 청담동 홍실 등 2종으로 지정된 비슷한 여건의 단지들과의 형평성도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은평구 불광동 1의200 일대 불광 6구역 3만 3000여평도 주택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됐다. 불광6구역은 5층까지 건물을 지을 수 있는 제1종 일반주거지역과 7층까지 건립 가능한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이뤄져 있다. 도계위는 모두 15층 이하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 결정했다. 분양·임대아파트 등 모두 792가구가 들어선다. 이에 따라 주변 은평뉴타운 등과 함께 대단위 주거타운을 형성하게 됐다. 도계위는 또 충무로4가 79 세운상가 도시환경정비구역 지정변경안도 의결, 세운상가의 용적률을 789% 이하에서 1000% 이하로 대폭 상향했다. 이에 따라 층수도 지상 21층, 지하 6층 이하에서 지상 32층, 지하 7층 이하로 각각 완화됐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MLB] 찬호 “오클랜드 미워”

    오클랜드는 ‘열번 찍어도 안 넘어가는 나무’인가. 지난 1998년 6월10일 첫 등판에서 승리를 따낸 이후 통산 열번째 대결. 그러나 결과는 똑같았다. 박찬호(32·텍사스 레인저스)가 또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벽에 부딪혔다. 이날 3과3분의2이닝 동안 무려 103개의 공을 던져 홈런 2개 포함, 피안타 8개에 6볼넷 5실점. 탈삼진은 3개에 그쳤다. 더욱이 이날 투구 이닝은 2001년 7월14일 경기에서 3과3분의1 이후 오클랜드전 최소. 최근 상승세를 타며 연승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박찬호는 결국 시즌 최악의 투구로 조기강판 당하며 시즌 4승째를 날린 것은 물론, 길고 긴 ‘오클랜드 징크스’에 치를 떨어야 했다. 재기의 발판이던 ‘투심 패스트볼’의 컨트롤이 안된 데다 구심의 ‘짠물 판정’도 부진을 부채질했다.3회까지의 투구수는 무려 76개. 초반부터 열심히 도끼질을 하다 무너진 격이었다. 박찬호의 대오클랜드전 통산 성적은 1승6패에 최근 6연패. 이 가운데 5연패는 텍사스로 이적한 뒤였다. 박찬호는 팀 타선이 살아나며 승패없이 물러나 연패의 늪에서는 벗어났지만 닷새전 보스턴전에서 보여준 완벽한 컨트롤이 되살아나지 않는 한 징크스를 털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매물늘어 집값 안정” vs “분양가 상승 부를것”

    정부가 ‘5·4대책’에서 양도세 과세 강화와 함께 기반시설부담금제를 통해 강력한 개발이익환수에 나서자 부동산 시장에서는 부동산경기가 다시 침체의 늪으로 빠져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재건축조합 등은 중복부담과 함께 분양가 상승의 원인이 된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특히 보유세를 오는 2008년까지 2003년의 2배 수준으로 강화하고, 내년 중 양도세의 전면적인 실가과세를 추진키로 한 것에 대해서는 과세강화가 너무 급격히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양도세와 보유세 과세강화로 고가주택이나 다주택자 매물이 시장에 나와 집값 안정에는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임은 물론이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보유세와 양도세 강화로 세원이 노출되면 가수요와 투기자가 줄어들어 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며 “그러나 정상적인 수요까지 위축시키는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공급대책이 수반되지 않은 상태에서 세제와 강화된 개발이익환수제만으로는 집값·땅값을 잡을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서초구 잠원동 B공인 이모 대표는 “정부는 모든 거래행위를 투기세력에 의한 것으로 보는 우를 범하고 있다.”면서 “과세강화가 장기적으로는 집값 안정에 기여하겠지만 현실적으로는 공급대책이 더 아쉽다.”고 말했다. 기반시설부담금제도에 대해서는 반발이 특히 거세다. 바른재건축실천전국연합은 “재건축 추진과정에서 소유대지의 10∼15%를 공원, 도로 등의 기반시설부지로 기부채납하고 있고 학교시설부담금을 별도로 내고 있다.”면서 “여기에 임대주택까지 의무건립하고 있는데 다시 기반시설부담금을 부과하면 2중,3중의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김진수 재건련 회장은 “재건축 사업에 대한 기반시설부담금제는 결국 분양가에 전가돼 집값 상승이라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주택공급 감소로 인해 또다시 집값이 오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건설업체들도 기반시설부담금제 도입이 개발사업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재 공공택지 등 기반시설 조성에 소요되는 비용을 주택공사나 토지공사가 택지분양가격에 반영, 분양하고 있는 상황에서 별도의 개발시설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지방재정공시제’ 하반기 10곳 시행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상태를 인터넷 등에 의무적으로 공개하는 ‘지방재정공시제도’가 내년부터 전면 도입된다. 행정자치부는 2일 지자체의 살림살이 전반을 누구나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지방재정공시제도를 올 하반기에 10곳에서 시범 실시한 뒤, 내년부터 본격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행자부는 이를 위해 공시 표준안을 만들어 부채와 부채 절감노력 등 주요 재정지표에 대한 분석평가와 경상경비 절감, 업무추진 사용 명세서, 감사원 지적사항 및 개선대책, 중앙정부 재정평가 순위,1인당 세수, 전국 지자체 비교평가 등 구체적인 사항들을 의무적으로 공시토록 할 계획이다. 공시 표준안에 의무공개사항으로 규정하지 않더라도 지역의 현안이 있으면 자율적으로 공개하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중이다. 또 공시대상에 지방채·채권·기금·공유재산의 변동내용 등을 포괄적으로 규정함으로써 단체장이 제대로 살림을 했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고 행자부에 이 같은 재정상태를 보고토록 할 방침이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⑧-현대산업개발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⑧-현대산업개발

    올해는 현대산업개발 정세영(77) 명예회장과 정몽규(43) 회장이 자동차에서 건설로 배를 갈아탄 지 6년째 되는 해다. 자동차를 운영하던 경영인이 과연 건설을 잘 이끌겠느냐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현대산업개발은 빠르게 새 뿌리를 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른 형제들은 일찌감치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으로부터 떨어져 나왔으나 정 명예회장은 현대자동차에 인생의 32년을 묶어두는 바람에 뒤늦게 독립했다. 정주영가의 다른 형제들이 현대건설에서 땀 흘리며 가꾸던 회사를 발판으로 분가한 것과 달리 정 명예회장의 ‘왕회장’ 독립은 2세 경영체계 구축과 함께 갑자기 이뤄졌다. 하지만 이들 부자는 “아파트도 자동차처럼 만들어야 팔린다.”면서 ‘현대자동차 신화’를 건설에 접목시키기 위해 무던히 애를 쓰고 있다. ●“교수하면 배고파”, 현대와 인연 정 명예회장이 현대와 인연을 맺은 때가 1951년 부산 피란 시절이다. 고려대 정치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정 명예회장은 왕회장 밑에서 잡역부 아르바이트생으로 인연을 맺었다. 미국 유학을 떠나기 전에도 왕회장 사무실에서 일손을 도왔다. 이미 두 형님(정인영 전 한라그룹 회장, 정순영 현대시멘트 명예회장)은 현대건설의 핵심 멤버로 활동하고 있었다. 미국 유학을 떠난 것은 큰형의 메시지가 작용했다.57년 미국 마이애미대학에서 국제정치학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마치고 귀국했으나 당리당략에 빠진 현실 정치에 빠져들기 싫어 정치 지망생의 꿈을 접고 대신 대학 교수의 길을 찾았다. 욕망은 모교 강단에 서고 싶었으나 우선 한 대학으로부터 교수 채용 사실을 통보받았다. 하지만 왕회장은 “나랑 같이 일하자.”고 소매를 잡았다. 늘 그랬지만 그에게 맏형의 말은 제의나 권유가 아닌 명령이나 다름없었고 한번도 거역한 적이 없었다. 내 사업으로 생각하고 32년 동안 일궜던 현대자동차도 왕회장이 사실상의 장조카 MK(정몽구)에게 넘겨주라는 한마디에 순순히 따랐을 정도다. 첫 직책은 신입사원 채용위원장. 동시에 신규 사업 진출을 검토하는 일도 겸했다. 왕회장이 처음 맡긴 프로젝트는 시멘트 공장 건설에 필요한 국제개발국차관(AID)을 빌려오는 일이었다. 둘째형(인영·85)과 함께 충북 단양의 광산을 사들이는 한편 미국과 국내에서 공장 건설을 위한 교섭을 벌여 어렵사리 성사시켰다. 하지만 그에게 가난보다 더 무서운 시련이 찾아왔다.30대 초반인데도 건강에 이상이 감지됐다. 간경변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병마와 씨름하느라 회사를 나가지 못했다. 아내의 정성어린 간병과 용기로 병상을 박차고 일어나 다시 일에 뛰어들었다. 새로 부임한 곳이 단양 시멘트공장 공장장이었다. 사선을 넘나들던 건강을 되찾으면서 일에 미쳤다. 65년 대한건설협회 해외시찰단 일원으로 동남아 여러 나라를 방문할 기회를 얻는다. 마침 태국에 세계은행 자금으로 고속도로를 건설한다는 정보를 캐낸 그는 이 사실을 서울 큰형님에게 보고한다. 정 회장은 왕회장으로부터 “태국에 그대로 눌러앉아 공사 진행상황을 조사하라.”는 지시를 받고 방문단에서 빠져 관련 정보 입수에 본격 나선다. 이렇게 해서 현대건설 방콕지점장이 됐고 파타니∼나리티왓 고속도로 공사를 따내는 데 성공했다. 고속도로건설 경험도 없었던 현대였고, 국내 최초의 해외건설 공사 수주로 기록됐다. ●‘포니 정’,32년의 자동차 인생 시작 1967년 시멘트 공장 기계를 사기 위해 미국에 있던 중 본사로부터 포드자동차와 접촉하라는 전보를 받는다. 포드 자동차가 한국에 진출하기 위해 조사단이 방문했는데 서울에서 그들을 만나지 못했으니 미국에서 포드측에 관심있다는 뜻을 전하라는 메시지였다. 즉각 움직여 자동차 산업에 대한 현대의 관심을 전달하고, 포드측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둘째형의 적극적인 협상 능력이 크게 작용했다. 같은 해 말 미국에서 귀국했을 때는 현대자동차 회사가 설립됐고, 초대 사장으로 임명돼 있었다. 이렇게 해서 ‘포니 정’의 32년 자동차 인생이 시작됐다. 자동차 진출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포드와의 조립계약을 맺은 뒤 68년 3월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자동차 공장 구경도 못하고 자동차 공장을 지어야 하는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언젠가 우리 손으로 만든 자동차를 수출하겠다는 야무진 꿈을 키워갔다. 본격적인 공장 건설과 함께 인재 사냥에 나섰다. 급한 대로 현대건설에서 유능한 사람을 빼어오는 수밖에 없었다. 이양섭 부장 등이 대표적인 인물. 이 부장은 20년 넘게 현대자동차에 근무하면서 사장까지 역임했다. 윤주원씨도 현대건설에서 스카우트해 사장까지 지냈다. 신동원씨는 당시 상공부로부터 추천받은 경우다. 신입사원도 뽑기 시작했다. 이들이 오대양 육대주를 달리는 오늘의 현대차를 있게 한 일꾼들이었다. 마침내 68년 11월 제1호 ‘코티나’가 나왔다. 공장을 짓고 자동차를 생산하기까지 6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다음해 5월부터는 중형 승용차 포드 20M도 생산했고,8월에는 자체 설계한 첫 버스를 출고하는 저력을 발휘하면서 쾌속질주를 했다.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현대차의 질주를 시기하고 배 아파하는 소리도 들렸다. 경쟁사인 신진자동차와 정치권의 압박으로 숱한 시련을 겪어야 했다.70년초 1차 석유파동에 휩싸이면서 판매도 급감했다. 할부로 판매한 자동차의 돈이 들어오지 않았다. 이 때 막내 동생 상영(KCC명예회장·69)씨가 잠시 금강슬레이트 경영을 접고 부사장으로 와서 채권회수팀을 지휘하기도 했다. ●“그렇게 해” 한 마디에 자동차 인생 종지부 언제까지 단순 조립생산에만 매달릴 수는 없었다. 포드와 50대50 합작회사를 만들어 엔진 공장을 짓고 기술을 이전받아 자립의 길을 찾고자 했다. 하지만 포드가 약속한 지분 50%에 대한 자본 납입을 미루고 협상이 결렬되면서 ‘마이웨이’를 외쳤다. 산고의 고통을 겪으면서 74년 국산 1호차 조랑말 ‘포니’가 탄생했고 이를 이탈리아 토리노 국제모터쇼에 내놓는 기염을 토했다. 모든 테스트를 마치고 76년 2월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했고 중남미를 중심으로 수출까지 이끌어냈다. 이 때부터 현대자동차는 국내 기업이 아니라 세계 기업으로 커갔다. 아울러 96년 MK(정몽구 현대차 회장)가 그룹 회장을 맡을 때까지 9년 동안 왕회장을 대신해 현대호를 이끌었다. 이즈음 현대가의 2세 경영체제가 이뤄지면서 자동차 회장을 아들에게 물려주고 자신은 명예회장으로 물러앉았다. 정 회장은 용산고, 고려대 경영학과, 영국 옥스퍼드대학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88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했다. 이 때부터 현대자동차를 몰고가는 드라이버는 몽규 회장이었다. 하지만 삼성자동차 허가, 외환위기라는 거센 풍랑과 맞서 싸워야 했다. 여기에 노사분규 시련도 덮쳤다. 젊은 정 회장에게는 경영자 자질을 검증할 수 있는 시험대였다. 정 회장은 의연하게 문제를 풀어나갔다. 이방주, 김수중, 김판곤 등의 임원이 정 회장의 훌륭한 참모 역할을 했다. 하지만 98년 기아자동차를 인수한 뒤 경영 구도에 큰 변화가 생겼다.MK가 현대차와 기아차의 새 회장으로 오면서 몽규 회장은 부회장으로 내려앉는다. 장차 밀어닥칠 일을 예상케 하는 대목이었다. 마침내 99년 3월3일 왕회장은 명예회장을 부른다. 왕회장은 “MK한테 자동차 회사를 넘겨주는 게 잘못됐어.”라는 말로 자동차에서 손을 떼라고 했다.“잘못된 것 없다.”는 대답이 나오기 무섭게 “그렇게 해.”라는 왕회장의 말이 이어졌다. 내 사업이라고 생각하고 이끌었던 사업이었지만 거역하지 않고 “예”라는 한마디로 32년 자동차 인생을 접었다. 아울러 왕회장의 생각과 달리 아들 몽규도 함께 자동차를 떠나 현대산업개발에 새 둥지를 틀었다. ●아파트도 자동차처럼 지어야 한다 새 사업을 가꾸고 키우는 일은 몽규 회장과 전문 경영인이 맡았다. 명예회장은 경영 자문만 할 정도다. 정 회장은 아파트에 자동차 제조업 경영기법을 도입했다. 사소한 하자가 나와도 불량품이 완전히 고쳐질 때까지 모든 공정을 멈추는 것이다. 현장 중시와 품질경영 기치를 내세웠다. 체면 따위는 내팽개쳤다. 경쟁사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찾는 것도 꺼리지 않았다. 삼성래미안 아파트 강남 일원동 주택전시관을 찾은 적도 있다. 지난해에는 용산 시티파크 모델하우스를 찾아 경쟁사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아파트 이름을 ‘I-PARK’로 바꾸는 등 변신도 꾀했다. 무리하게 덩치를 키우지 않는 것도 다른 건설사와 다르다. 안정된 회사를 운영하기 위해 수주·매출 목표를 줄이는 것도 그에게는 창피한 일이 아니다. 자동차에서 건설로 배를 갈아탄 지 6년 만에 부동산 박사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 서울 강남 역삼동 스타타워(아이타워)사옥 매각도 그의 판단이었다. 부채를 갚아 정상적인 회사를 만들어가는 것이 급했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로는 최고의 조건으로 넘겼고, 부동산 개발회사가 특정 사옥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돈이 된다 싶으면 정든 사옥도 팔 수 있고, 부동산 회사가 개발 이익을 남기고 사옥을 옮기는 것은 결코 흉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부동산업자는 시장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결단을 빨리 내려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낭만적인 ‘포니 정家’혼맥 ‘포니 정’과 정 회장은 결혼 과정이 비슷하다. 낭만적이다. 처음부터 명문가를 골라 배필을 정한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소개해준 여성과 사랑을 싹 틔우다가 결혼에 골인했다. 정 명예회장은 대학 시절 왕회장 사무실에서 일을 도와주다가 한때 사무실 여직원에게 마음이 끌리기도 했지만 유학길에 오르는 바람에 첫사랑의 추억으로만 간직해야 했다. 유학 시절에는 공부하느라 연애 한번 못해봤고 현대건설 입사 이후에는 일에 파묻혀 서른이 넘도록 노총각으로 지냈다. 그러던 중 우연하게 뉴욕에서 함께 지내던 친구의 소개로 박영자(69) 여사를 만난다. 박 여사는 부산에서 올라와 이화여대 3학년에 다니던 귀여운 단발머리 학생이었다. 첫눈에 사로잡혀 매일 데이트를 할 정도였고 세 번째 만나던 날 프러포즈를 했다. 아버지와 다름없었던 큰형님과 형수에게 인사를 시켰는데 두 사람 모두 마음에 들어했다. 명문대가를 따지지 않는 현대가의 결혼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부산으로 내려가 어른들의 허락을 받은 뒤 만난 지 100일이 안돼 약혼하고 곧바로 결혼식을 올렸다. 정 명예회장은 큰딸을 결혼시키면서 노신영 전 총리와 사돈 관계를 맺었다. 사위 경수(51)씨가 노 전 총리의 장남이다. 노씨는 서울대 교수로 국제정치 전문가다. 노 전 총리 차남은 중앙일보 고 홍진기 회장 딸 홍라영씨와 결혼했다. 이로 인해 노신영가는 국내 굴지의 그룹인 현대, 삼성가와 동시에 사돈 관계를 맺었다. 정 회장의 결혼도 명예회장과 마찬가지로 순수함 그대로였다. 역시 반 중매 반 연애로 이뤄졌다. 아는 사람의 소개로 김나영(39) 여사를 만났다. 결혼 얘기를 잘 꺼내지 않는 몽규 회장이지만 몇몇 절친한 친구한테는 결혼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나영씨는 연대 수학과를 나온 재원. 키도 크고 미인이었다. 첫 만남에서 정 회장은 상당한 호감을 가지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담을 느꼈던 것 같다. 정 회장은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키도 크고 집안도 좋고 미인인 데다 마음까지 곱다.(아까운데)친구 중 누구 소개 시켜주면 안 될까.”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러자 친구들이 오히려 격려해 줬다.“너보다 키 작은 여성을 만나면 어떻게 하느냐. 천생배필이다.”며 용기(?)를 불어 넣어주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나영씨는 당시 대한화재보험 김성두 사장의 딸이다. 하지만 당시 대한화재는 기울어가는 회사였다. 정략적 결혼이었다면 잘나가는 집안과 결혼했을 터이지만 현대 집안에서는 이들의 결혼을 반대하지 않았다. 정씨 일가의 결혼관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를 계기로 정 명예회장은 현대그룹 회장 시절 사돈인 대한화재를 살리기 위해 도움을 주려고 애썼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위장계열사 혐의로 조사를 받고 중점 관리 대상으로 지정돼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했다. 이 회사는 뒤에 대한생명으로 인수된다. 범 현대가의 경영 특징이지만 현대산업개발에도 처가쪽 사람이 없다. 정 회장 처남이 잠깐 현대자동차와 현대산업개발에서 근무했으나 지금은 독립, 개인사업을 하고 있다. 막내 딸 유경(35)씨는 김석성 전 전방회장의 1남4녀중 막내인 종엽씨와 결혼했다. 몽규 회장에 이어 재계 인맥을 형성한다. 유경씨는 이화여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에서 컴퓨터 그래픽을 공부한 뒤 현대산업개발에서 잠시 근무했다. 종엽씨는 미국 벨뷰대학 출신으로 전방 계열의 내의류 생산업체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역시 아는 사람의 소개로 만나 1년 동안 사귀다가 결혼하게 됐다. ●다재다능한 전문 경영인 포진 현대산업개발 전문 경영인은 삼각편대로 구성됐다. 자동차에서 정 회장과 함께 현대차를 키웠던 전문 경영인과 현대산업개발에서 잔뼈가 굵은 건설통이 주력부대다. 여기에 금융기관 등에서 스카우트한 전문가 그룹이 한 축을 버티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이방주 사장은 정 명예회장과 정 회장의 핵심 브레인. 전형적인 재무통. 현대자동차 재경본부장과 사장을 거쳤다. 정 회장이 현대산업개발로 옮길 때 함께 배를 갈아탔으며 현대차·현대산업개발을 키운 1등 공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너의 신임이 남달리 두터워 자동차에 이어 건설회사에서도 대표이사 사장을 6년째 맡고 있다.ROTC 포병장교 출신. 연극계 대부 고 이해랑씨가 부친이며 문화계에도 아는 사람이 많다. 건설업계 출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한국주택협회회장을 맡을 정도로 부동산과 건설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지키고 있다. 보성고, 고려대 경제학과 출신이다. 정 명예회장과는 고교·대학 동문인 셈이다. 김정중 사장은 77년 현대산업개발에 입사, 국내외 현장을 누빈 건설업계 산증인. 기술연구소장, 건축본부장, 영업본부장을 거쳤다. 과거 현대아파트는 물론 I’PARK까지 그의 손길이 거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현대산업개발이 지은 아파트다. 마케팅팀 및 영업기획팀을 신설하는 등 공격적인 전략을 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전고와 한양대 건축학과를 졸업했다. 김택 현대역사 사장은 현대산업개발 에 입사해 관리본부장, 리모델링 사장을 거쳐 2003년부터 현대역사 사장을 맡고 있다. 고속철도 용산역에 8만 2000평 규모의 복합쇼핑몰 ‘스페이스9’를 운영 관리하는 최고 책임자다. 소탈한 성격에 정확한 판단과 추진력을 갖춘 전문 경영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용산고, 고려대를 나와 정 회장과 고교·대학 동문이다. 인텔리전트 빌딩, 첨단 홈네트워크 시스템 구축 업체인 아이콘트롤스는 김대철 사장이 맡고 있다. 주거 공간의 유비쿼터스 환경을 구축, 주거혁명을 선도하는 기업이다. 현대산업개발 자재담당 임원과 기획실장을 지냈다. 서라벌고와 고려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MBA출신이다. 장동열 아이앤이 사장은 음악·시·영화 등에 관심이 깊다. 따뜻한 카리스마로 감성경영을 한다는 평을 받는다. 의사결정까지는 심사숙고하지만 일단 정해진 일은 과감하게 밀고 나가는 스타일을 지녔다.2년전 현대산업개발의 기계·전기팀에서 떨어져 나간 회사다. 광주고와 전남대 건축공학과를 나왔다. 현대엔지니어링플라스틱 이건원 사장은 현대차 부품개발분야에서 27년 동안 몸담으면서 국내 자동차 부품 및 자동차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한 인물이다. 현대산업개발 유화사업부로 출발,2000년 분사한 회사. 충남 당진에 공장을 갖고 있으며 자동차 내외장재 플라스틱 제품을 만들고 있다. 이 분야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제품 사용 범위를 밥솥, 김치 냉장고 등 생활가전으로 넓혀가는 중이다. 아이앤콘스는 부산 아이파크 프로축구단장과 현대산업개발 영업기획 임원을 역임한 곽동원 사장이 이끌고 있다. 경남고, 성균대를 나왔다. 중·소규모 아파트와 빌라를 짓고 건물 리모델링, 개발사업 등 부동산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업체다. 유일한 금융관련 회사인 아이투자신탁운용도 있다. 유가증권 투자·운용과 투자자문 업무를 하면서 신뢰받는 금융서비스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표는 글로벌에셋운용 총괄본부장을 역임한 우경정 사장이다. 프로축구단 아이파크스포츠는 이준하 사장이 책임진다. 정 회장과 용산고 동문이자 오랜 친구다. 어려서부터 양쪽 집안끼리 가까웠다. 연대 출신으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MBA를 받았다. 현대차와 현대산업개발에서 영업·마케팅, 홍보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만능 스포츠맨으로 업무를 추진하는 데 있어 모험적이고 개척정신이 강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올해 경영 목표를 ‘한국형 클럽스포츠의 성공적 사업 모델 구축’으로 정했다. 우승과 동시에 스포츠단에도 사업 마인드를 접목시키기 위해 사업다각화와 경영합리화를 꾀하고 있다. chani@seoul.co.kr ■ ‘만능 스포츠맨’ 정몽규 회장 현대산업개발 CEO들은 유난히 스포츠에 애착을 갖는다. 스포츠로 뭉친 인맥경영을 보는 듯하다. 특히 정몽규 회장은 스포츠광이다. 못하는 운동이 없을 정도다. 선수 수준인 종목만 5개나 된다. 그 중에서도 수영은 프로급이다. 승마, 수상스키, 스키(요즘은 보드를 탄다)도 수준급이다. 수상 경력이 있는 종목도 있다. 그는 격한 운동을 좋아한다. 철인3종경기,MTB(산악 자전거타기) 마니아다. 기업인 중심으로 구성된 철인3종경기 동호인이다. 얼마전에는 스키장에서 보드로 스피드를 즐기다가 안전 펜스를 뛰어넘으면서 어깨를 다친 적도 있다. 기계 위에서 하는 운동은 별로다. 가끔 한강변이나 남산에서 뛰기도 한다. 정 회장은 “콧구멍이 시커머지더라도 밖에서 운동해야 직성이 풀린다.”고 말한다. 골프는 할 줄은 알지만 별로 탐탁해하지 않는다. 운동할 때는 운동에 전념해야 하는데 골프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유다.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는 것도 싫다. 정 명예회장도 30년 이상 수상스키를 즐겼다. 바쁜 일정 중에도 양수리에서 물 위를 활주하곤 했다. 이런 인연으로 수상스키협회 초대 회장을 지내기도 했으며 선수 육성과 보급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이방주 사장도 스포츠를 즐기는 CEO다.1년에 3∼4회 마라톤 경기에 참가한다. 최근 10㎞를 1시간 안에 뛰었다. 시간이 나면 등산을 한다. 회사 차원에서는 프로축구 아이파크 스포츠단을 운영한다. 회사 차원의 지원도 대단하다. 부산에 연고를 두고 있는데 이 지역에서 10여곳의 재개발단지를 수주하는데 상당한 보탬이 됐다고 한다. 대부분의 스포츠단이 그렇듯이 아이파크 축구단도 해마다 적자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적극 밀어준다. 스포츠단 이준하 사장은 재미있는 스포츠에 사업성을 가미한 경영을 한다. 올해 적자폭을 줄이고 돈을 벌 수 있는 별도 사업을 추진, 스포츠단을 모회사에 손을 내밀지 않을 정도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chani@seoul.co.kr ■ 정세영·몽규 父子 ‘막노동 경영수업’ 정세영 명예회장과 몽규 회장은 경영 수업의 첫 출발도 비슷하다. 이 때 형성된 인맥은 건설이나 자동차 회사의 초석을 다지는 주역이 됐다. 정 명예회장은 부친이 부산 피란시절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이 막 벌여놓은 현대건설 현장에서 일을 시작했다. 큰형(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둘째형(정인영 전 한라그룹 회장)이 미군 공사를 수주해 오면 시장에 나가 현장에 투입할 인부를 모아오고 자재를 사들이는 일이었다. 이 때 만난 이춘림씨는 훗날 현대건설 회장에 오른다. 이 전 회장은 그래도 건축도(당시 서울대 건축학과 3학년생)라서 설계를 하고 공사 감독도 했지만 정 명예회장은 그야말로 잡역부이자 막노동꾼이었다. 막노동판에서 만난 인맥은 현대건설을 떠날 때까지 끈끈하게 유지된다. 자신의 경험을 살려 외아들 몽규에게 혹독하게 경영 훈련을 시켰다. 대학생이었던 정 회장은 방학 때면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에서 고된 잡일을 해야 했다. 임직원들도 모르게 했다. 땡볕 아래서 리어카를 끌고 숙식도 독신자 기숙사에서 해결하는 생활이었다. 정 회장은 울산 공장에서 아르바이트하던 것을 가장 기억이 남는 과거로 떠올린다. 자식뿐 아니라 전문 경영인에게도 가혹했다. 어디에 내놓아도 강한 저력을 발휘할 수 있게 훈련시켰고 인맥을 관리했다. 자동차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경영인들을 잘 관리했고, 그 뒤에 현대산업개발로 모셔와(?) 중역을 맡겼다. 이방주 사장을 비롯해 김판곤 전 현대역사 사장 등이 자동차에서 날리던 선수들이다. 이들은 정 명예회장과 함께 현대자동차를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로 키운 베테랑 경영자들이다. 정 회장 역시 자녀 교육에 엄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학생인 큰아들 준선(13)이를 초등학교 6학년 때 영국으로 홀로 유학보냈다. 준선이는 재능을 인정받아 당당히 이튼스쿨에 자력으로 입학했다. 따로 돌봐주는 사람 없이 기숙사에서 생활토록 하고 있다. 호랑이가 새끼를 강하게 키우기 위해 바위에서 떨어뜨리는 식이다. chani@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17년 한솥밥’ 신치용·신영철 감독 28일부터 격돌

    ‘신-신의 대결, 양보는 없다.’ 17년간 한솥밥을 먹었던 삼성화재 신치용(50) 감독과 LG화재 신영철(41) 감독이 프로배구 원년 플레이오프라는 물러설 수 없는 외나무다리에서 마주쳤다. 현대캐피탈이 선착해 있는 챔프전 진출을 놓고 28일부터 3전2선승제의 피말리는 격돌을 벌이게 된 것. 두 감독은 1988년 한국전력에서 각각 코치와 선수로 만나 1996년 삼성 창단 때 감독과 코치로 함께 자리를 옮겼고, 이후 지난해 신영철 감독이 LG화재 사령탑에 취임할 때까지 17년 동안 한솥밥을 먹은 ‘사제지간’. 아직까지 제자가 스승을 꺾은 적은 한 번도 없지만 올해 삼성을 가장 괴롭힌 건 LG였다. 삼성이 현대캐피탈과 챔프전 직행표를 놓고 막판 피말리는 ‘소수점(세트득실률) 전쟁’을 벌일 당시 한 세트를 빼앗아 플레이오프로 밀어낸 것도 LG였다. 정규리그 팀 성적을 따져보면 양팀의 전력차는 그리 크지 않다. 오히려 득점력에선 LG가 앞선다. 무엇보다 구타 파문 속에서 ‘비온 뒤 굳어진’ 조직력이 삼성의 걱정을 부채질하고 있다. 신치용 감독은 “최근 폭행사태 이후 눈에 띄게 달라진 LG의 결속력과 전력 때문에 장기전은 불가피하다.”고 털어놓았다. 신영철 감독은 “삼성의 수비와 조직력을 높이로 깨뜨려 챔프전 진출은 물론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거포 김세진(삼성)과 이경수(LG)의 맞대결은 두 감독의 대리전 양상. 출장 기회가 적어 득점에서는 이경수에 한참 뒤지지만 김세진의 공격 성공률은 51.25%에 달한다. 체력이 되살아난 ‘득점왕 0순위’ 이경수는 삼성·현대와의 최종전에서 양팀 감독을 혼쭐내 “향후 이경수가 제대로 터지면 대책 없을 것”이라는 우려를 자아내게 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한국주식 팔면 실수”

    세계의 투자자들이 한국 경제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으며 재도약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경제전문 블룸버그통신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이 22일(현지시간) 지적했다. 페섹은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게재된 ‘한국 주식을 급히 파는 것은 실수’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올해 미국 다우존스와 일본 닛케이 지수가 각각 8.5%와 9.4% 하락한 데 비해 한국의 종합주가지수(KOSPI)는 7.8% 상승했다며 투자자들이 한국을 다시 평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는 이같은 흐름에서 경기 회복이 한국 정부에 개혁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며 투자자 신뢰를 끌어내기 위한 4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우선 정부가 국내총생산(GDP) 수치가 아닌 빈부소득격차를 줄이는 질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으로 투자자로부터 극단적 경기 전망이 나오는 상황을 탈피하기 위해 수출 의존도를 줄이고 가계와 중소기업 부채를 줄이며 노동시장을 유연화하라고 주문했다. 세번째로는 아시아 주요국 가운데 꼴찌 수준인 여성인력의 활용도를 높이라고 권고했다. 그는 끝으로 한국의 발전은 ‘아이디어와 혁신’에 있다며 정부가 ‘공장과 상품’으로 대표되는 개발도상국 모델을 떨칠 것을 제안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⑦-한라건설·성우그룹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⑦-한라건설·성우그룹

    한라건설이 역사속으로 사라진 한라그룹을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재기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풀무질에 매진하고 있는 주인공은 정인영(85) 전 한라건설 명예회장의 차남인 정몽원(50) 회장이다. 한라는 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의 바로 아래 동생인 정인영 한라그룹 전 명예회장이 황무지에서 일궈낸 그룹이다. 형님과 함께 현대건설 초석을 다지는 동시에 독자적으로 창업했다. 소비재·경공업 제품보다는 장치산업 중심으로 키웠고 21개 계열사를 거느리면서 재계 12위를 기록할 정도로 성장했던 기업 집단이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계열사끼리 상호출자·지급보증이 족쇄로 작용, 그룹 전체가 한꺼번에 쓰러지는 운명을 맞게 되면서 계열사들이 뿔뿔이 흩어졌다. 현재는 한라건설이 간신히 명맥을 잇고 있다. 한라건설은 연간 매출 규모 8000억원 규모인 중견업체로 자회사도 없다. 그래서 한라건설은 한라그룹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정 회장의 직책도 ‘한라건설 회장’이고, 정 명예회장 직책도 ‘한라건설 명예회장’이다. ●미군 공병대 일감 현대건설 연결 정 명예회장은 동아일보 신문기자 출신이다.14세에 무작정 상경, 야간 YMCA야간 영어과 2년을 다닌 뒤 일본으로 건너갔다. 고학으로 아오야마(靑山)학원대학 야간 영어과 2학년을 중퇴하고 귀국, 동아일보에 둥지를 틀었다. 운명은 한국전쟁이 갈라놓았다. 외신부 기자였던 그는 형과 둘이서 피란길에 올랐다. 대구에서 한 일간지 편집일을 했고, 형은 마땅히 할 일이 없었다. 부산까지 내려간 두 형제는 두 끼 먹을 밥값밖에 없어 유일한 재산이던 손목시계를 잡히기 위해 전당포를 들렀다가 미군 사령부 통역 모집 광고를 접했다. ‘왕 회장’은 자서전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에서 동생이 미군 통역으로 들어가는 과정을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 그는 “인영이가 통역으로 취직하면 미군 식당에서 나오는 빵부스러기를 가져와도 먹는 것은 해결될 것이라면서 통역 취직을 했다.”고 회고했다. 자서전은 “아우가 공사라도 해서 밥을 먹어야 하겠다는 일념으로 공병대 장교 통역을 자원했는데 일이 뜻대로 잘 풀렸고, 공병대 일감을 현대건설에 연결해 줬다.”고 적고 있다. 이것이 현대건설이 미군 공사를 휩쓸면서 기업을 키울 수 있는 발판이 됐다. 이를 인연으로 정 명예회장은 1951년 현대건설 전무로 입사,61∼76년 현대건설 사장을 맡아 ‘왕 회장’과 함께 현대건설의 초석을 다진 장본인이다. 휴전 이후에는 국내 공사 수주에도 적극 나선다. 그러나 공사를 잘못 수주하는 바람에 미군 공사에서 알뜰하게 벌어들인 돈을 몽땅 털어넣고도 모자라 ‘왕 회장’은 자신의 집과 동생, 매제(김영주 한국프랜지공업 명예회장·85) 집까지 팔아 공사비를 충당했지만 엄청난 적자를 보기도 했다. 그러나 57년 한강 인도교 공사를 수주,40%의 이익을 거두면서 ‘건설 5인조’에 들어갈 만큼 성장했다. 그 뒤 해외건설 시장에 진출,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자신감과 경쟁력을 기르고 ‘세계속의 현대건설’로 성장하는 데 한 축을 맡았다. ●현대양행에서 출발, 중공업에 치중 한라그룹은 정 명예회장이 1962년에 세운 현대양행에서 출발한다. 이 때는 정 명예회장이 ‘왕 회장’과 함께 현대건설의 초석을 다질 때였다. 정 명예회장은 현대건설 사장으로 일하면서도 “부존자원 없는 나라에서 중공업 개발 없이는 경제발전을 이룩할 수 없다.”면서 62년 경기도 군포에 독자적으로 세운 기업이 바로 현대양행이다. 그는 76년 현대건설 사장직을 내놓았지만 현대양행은 80년 정부의 산업합리화 조치에 따라 포기해야 했고, 대신 중공업을 중심으로 그룹을 구성하게 됐다. 단일 공장으로 최대 규모인 130만평 부지에 창원종합기계공장(현 두산중공업)을 건설해 주위 사람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이후 시멘트와 건설, 조선소, 제지, 자동차 부품, 중장비 등을 생산하는 기업을 잇따라 설립하면서 한라는 장치산업 중심의 그룹으로 우뚝 섰다.96년에는 자산 6조 2000억원, 매출 5조 3000억원, 종업원 2만여명이 딸려 있는 재계 12위의 대기업 군으로 성장했다. 주력 기업은 만도기계, 한라중공업, 한라건설, 한라시멘트 등이었다. 정 명예회장은 그룹을 키우는 동안 입버릇처럼 달고 다닌 말이 있다.“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는 것이야말로 경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까이서 그를 본 사람들은 유별난 ‘독서광’이라고 말한다. 출장길이나 차안에서도 영자 신문은 물론이고 경제경영 관련 책이 손에서 떠나질 않았다. 기업 경영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이든지 캐내 읽을 정도였다. 집무실에서도 불편한 손으로 영어단어를 외우고 돋보기를 들이대면서까지 셰익스피어전집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정신력도 대단했다. 중풍으로 쓰러진 뒤에도 의지를 갖고 치료를 받았으며, 경영에 소홀하지 않기 위해 무진 애를 썼던 기업인으로 평가받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휠체어의 부도옹’‘오뚝이 기업인’‘프런티어 기업인’이란 별명을 붙여줬다. 명예회장 자신이 왕성하게 활동하였던 터라 2세에게는 계열사 사장을 맡기는 것으로 족했다. 그러나 뇌졸중으로 쓰러지면서 휠체어를 타고 경영에 참여하는 것이 부담스러웠고 경영권을 2세에게 물려주기 위한 수순을 밟았다. ●재계 12위그룹, 건설이 명맥 유지 96년 말 한라그룹의 상황은 다른 대기업 집단과 특별히 다르지 않았다. 계열사간 상호 출자와 지급보증이 실타래처럼 얽혀 있었다.96년 말 한라의 경영상태는 부채비율이 현상유지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극도로 악화됐다.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만도기계는 수익성이 높고 지주회사 성격을 지녔다. 역시 자동차 부품 회사인 한라공조와 한라건설, 한라시멘트 등이 흑자를 기록했다. 반면 주력기업에 속했던 한라중공업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중공업을 뺀 수익성이 좋은 3개 주력사는 다른 계열사의 지급보증과 채무를 떠안아야 했고 특히 중공업에 발목이 잡혔다.8000억원 이상이 투자된 삼호공단 조성 및 조선소, 플랜트 공장 건설이 뒤따랐다. 이 때 시작된 자금난이 그룹 부도의 단초를 제공했다고 보아도 된다.96년 조선소가 가동되기는 했으나 막대한 투자비를 일시에 회수하지 못하고 외환위기를 맞았다. ●그룹 총수도 전셋집, 기업의 사회적 책임 충실 한라그룹이 쓰러질 때는 정몽원 회장 체제였다.97년 1월 회장에 취임하자마자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외환위기 파고 때문에 자신의 뜻을 펼쳐보지 못하고 그룹 해체라는 상황을 맞게 됐다. 외환위기라는 복병을 만나는 바람에 아버지가 공격적으로 펼쳤던 사업을 추스르기에도 바빴다. 결국 정 회장은 어려운 결단을 내린다. 우량 회사와 적자 회사를 가릴 것 없이 모든 계열사를 매각하거나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기업인으로서 사회적·도의적 책임을 통감하고 자신의 집은 물론 명예회장의 집까지 팔아치우면서까지 모든 것을 버렸다. 재계 12위 그룹 총수였던 명예회장은 지금 전셋집에서 살고 있다. 잘 나가던 만도기계, 한라건설, 한라시멘트 등을 팔고 싶어도 중공업에 서준 지급보증 때문에 매각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 그래서 발상의 전환을 했다. 외국자본을 들여와 기업을 정상화시키는 방안을 찾던 중 미국계 투자은행 로스차일드가 10억달러 정도를 투자, 주력 업체를 살리는 프로그램을 내놓았고 이를 따랐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사회적 파장을 최소화했다. 기아나 한보 등은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종업원들을 거리로 내몰았지만 한라는 종업원을 그대로 유지했다. 부도 이후에도 생산성이 올라갔고 기업가치도 떨어지지 않았다. 매각된 계열사들이 곧바로 정상을 되찾고 우량 기업으로 태어나는 계기가 됐다. ●그룹 경영권 차남에게 지명 정 명예회장의 장남 몽국(52)씨는 89년부터 92년까지 한라그룹 부회장을 맡았다. 그러나 94년 말 정 명예회장은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차남을 그룹 후계자로 지명하면서 형 몽국씨는 95년 초부터 그룹 경영에서 물러나 미국으로 유학갔다. 한때 배달학원(한라대학교)이사장을 맡고 부인 이광희(51) 여사가 총장을 맡기도 했다. 정 회장은 정 명예회장의 2남으로 고려대 상대를 졸업하고 지난 79년 현대양행에 입사해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89년 만도기계 사장을 거쳐 92년 한라그룹 부회장으로 부친과 함께 한라를 키웠다. 차남 몽원씨가 그룹 회장에 취임한 이후 형제간에 약간의 갈등도 있었다.2003년 형 몽국씨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본인도 모르는 사이 그룹 기획실에서 임의 처분했다며 민형사고소를 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최근 대법원은 형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고, 민사건은 형제간의 원만한 화해로 ‘왕자의 난’을 비켜갔다. 전문 경영인으로는 김홍두 사장이 있다.78년 한라 공채로 입사,96년 관리 분야 부사장에 올랐다.2003년 이후 사장을 맡고 있다. 한라그룹의 부침을 지켜본 몇 안되는 사람으로 판단이 빠르고 부지런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단조로운 혼맥, 독실한 기독교 집안 한라그룹의 혼맥은 다른 현대가처럼 얽혀있거나 거물급이 눈에 띄지 않는다. 잘 드러나지도 않는다. 그래서 색다른 맛이 없다. 결혼은 자유로웠고 상대 집안도 평범했다. 몽원 회장의 어머니인 고 김월계 여사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다. 자연히 두 형제는 기독교 집안에서 자랐다. 중매쟁이도 교회였다. 두 형제가 모두 교회에서 만나 결혼했다. 장남 몽국씨는 이광희 여사와 만나 연애 결혼을 했다. 평범한 가정으로 알려졌다. 동생 정 회장도 역시 교회에서 아는 사람의 소개로 홍인화(48) 여사를 만났다. 홍여사는 TBC아나운서 출신이다. 장인·장모가 약사였고 굳이 따지자면 장모가 서상목 전 국회의원 누나다. 정 회장은 최근 다니던 교회 장로로 취임했다. 명예회장도 늦게 교회를 나왔고, 몸이 불편한 관계로 최근에는 집에서 가족 예배를 드리곤 한다. chani@seoul.co.kr ■ 성우그룹 성우그룹의 모태는 현대시멘트다. 1970년 1월 정주영 전 현대명예회장의 둘째 동생인 정순영(83) 당시 현대건설 부사장이 현대건설에서 떨어져 나온 현대시멘트㈜ 사장을 맡으면서 성우그룹의 역사는 출발한다. 당시는 성우그룹이 아닌 현대시멘트라는 단일 회사였다. 현대 방계가 대부분 그렇듯이 성우그룹도 ‘왕 회장’이 덩치가 커진 현대건설의 일부 사업을 떼어주면서 시작됐다. 경제개발 호재를 안고 있을 때라서 출발은 순조로웠다. 현대건설이 국내 시장과 해외시장에서 뿌리를 내릴 즈음이라서 분가도 쉬웠다. 성우그룹이라는 이름을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90년부터다. 성우리조트를 설립하고 사옥을 현재의 서울 서초동으로 옮기면서부터다. ●그룹 우산 키우기 미미 정순영 당시 현대시멘트 사장은 5년 동안 시멘트 단일 품목에만 손을 댔다. 그러다가 75년 현대종합금속을 세워 그룹의 덩치를 키운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그룹의 위상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추가 사업 영역을 넓히기 위해 고심하던 끝에 찾은 것이 자동차 부품산업이었고,87년 성우오토모티브를 설립했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자동차 산업 발전 추세를 따른 것이다. 그러나 그룹 우산을 제대로 펴기 시작한 것은 현대시멘트를 독립 운영하기 시작한지 20여년이 지나면서부터다.95년에 성우종합레저를 설립, 강원도 둔내에 대규모 레저시설을 짓기 시작했다. 같은 해 사옥을 지금의 서울 잠원동에서 서초동으로 옮겼다. 이 때부터 ‘성우그룹’이 통용되기 시작했다.92년에는 성우종합건설을,96년에는 성우전자를 잇따라 그룹사로 편입시켰다. 그러나 시멘트와 자동차 부품사, 건설을 뺀 다른 업체들의 경영실적은 영 신통치 않았다. 몇몇 업체는 부도를 맞기도 했고 그룹 위상도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 결국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다른 그룹보다 경영권 이양작업을 서둘러 진행했다. ●경영권 이양, 순조롭게 마무리 정 명예회장은 2세들에게 외국 유학을 다녀온 뒤 일찍부터 경영수업을 받도록 했다. 주로 시멘트를 거치도록 했다. 다만 딸과 사위들은 성우그룹 경영과 거리를 두었다. 장녀도 사위가 먼저 세상을 떴지만 단지 현대시멘트 고문으로 있다가 최근 별세했다. 차녀도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사위 역시 개인사업을 한다. 경영권은 97년 1월에 이전됐다. 경영권을 넘기는 과정에서 잡음이 거의 없었다. 정 명예회장은 가급적 자식들이 경영 수업을 받을 때 맡았던 분야를 떼어주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단순 주식분배 차원이 아닌 전공을 찾아 맡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계열분리가 이뤄지도록 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었다. 정 명예회장은 장남 몽선씨에게 그룹의 주력 기업이던 현대시멘트를 잇도록 했다. 자신과 정 회장이 오랫동안 경영에 참여했던 분야다. 현대시멘트는 시멘트 사업부와 성우리조트를 개발·운영하는 레저사업부를 포함하고 있다. 현재 국내 시장 점유율 3∼4위를 지키고 있다. 성우종합건설도 장남의 몫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일반 건설사처럼 민간 공사 수주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자체 공사와 관계사 공사를 벌일 정도다. 신생 회사 성우이컴도 정 회장이 지휘한다. 골프장 관리·운영 전문 업체라고 할 수 있다. 2002년 4월에는 형제간 계열 분리도 마쳤다. 주력기업인 현대시멘트는 부실기업인 성우전자 성우정보통신 성우캐피탈 등 3개사를 계열사에서 제외해버렸다. 정몽훈(46) 성우전자 회장이 지분을 갖고 있던 회사다. 이로써 형제간 지분정리까지 마치게 됐다. 둘째아들 몽석(47) 회장은 현대종합금속을 받았다. 포항 공장에서 용접봉과 카바이트를 만들어내는 회사다. 현재는 용접봉만 생산한다.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소에 많은 양을 납품한다. 3남 몽훈 회장은 성우전자, 성우캐피탈을 넘겨받았다. 그러나 사실상 경영에서 물러서 있다. 막내 몽용(44) 회장은 88년 성우오토모티브와 현대 에너셀을 맡아 왕성한 경영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로 자동차 부품생산업체를 물려받았다. 오토모티브는 자동차 시트, 알루미늄 휠 등을 생산하는 회사. 포항공장에서 자동차용 주물을 생산, 현대자동차에 납품하고 있다. 충주공장에서는 자동차 알루미늄 휠을 전문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시트 생산 부문은 지난해 말 현대자동차 계열사에 매각했다. 에너셀은 자동차용 배터리 생산업체다.㈜성우는 육상 시멘트 화물 운송 회사다. ●드러내기 싫어하는 성우그룹 혼맥 현대가의 혼맥이 그렇듯이 성우그룹에도 특별히 튀는 집안이 없다. 그런데도 성우그룹은 혼맥이 드러나는 것을 극구 꺼린다. 혼맥이 비치는 자체를 싫어한다. 장남인 현대시멘트 몽선 회장과 결혼한 김미희 여사(작고)는 집안이 학교 교장 선생님이었다. 장남 결혼을 시키면서 말 그대로 평범한 교육자 집안과 사돈을 맺었다. 장인 김태휴씨는 뒤에 현대성우리조트 고문을 지냈다. 김수진 서울대 교수, 차연택 현대백화점약국 대표, 최동일 연세산부인과원장, 정 회장, 전동진 경원대 교수 등이 동서지간이다. 하지만 김 여사는 93년 10월 태릉 아이스링크 선수 대기실에서 둘째딸과 함께 불의의 화재사고를 당했다. 이때 대한항공 조중훈 회장이 전용기를 내주어 일본 행림대학 병원으로 후송, 치료를 받았으나 아깝게도 함께 세상을 달리했다. 이를 계기로 사업상 앙금이 있던 왕 회장과 조중훈 회장이 화해하는 계기가 돼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재혼한 진영심(36) 여사 역시 평범한 집안으로 알려졌다. 둘째아들 현대종합금속 몽석 회장 처가도 대구에서 작은 기업을 하던 평범한 집안이라는 정도밖에 알려지지 않고 있다. 셋째 몽훈 성우전자 회장의 장인은 직업군인이었다. 장성으로 예편한 뒤 공기업 임원으로 근무했다는 정도만 알려진다. 하지만 넷째 몽용 성우오토모티브 회장의 결혼 때는 좀 다르다. 잘 알려진 로열 패밀리 가운데 하나인 인촌 김성수가와 사돈을 맺는다. 몽용 회장의 장인이 체육계 원로인 김상겸 박사다. 김 박사는 동아일보와 고려대를 설립한 인촌 김성수의 막내아들이다. 한국 체육 발전에 평생을 바친 전 고려대 명예교수이며 지난해 별세했다. 김 박사는 대한체육회 부회장과 대한스키협회회장, 나가노동계올림픽 한국선수단장, 고려대 사범대학장 등을 지냈다. 장녀, 차녀도 평범한 집안과 결혼했다. 그룹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전문 경영인 전문 경영인은 많지 않다. 직접 경영을 챙기고 있기 때문이다. 김희대(44) 현대시멘트와 성우종합건설 대표이사 부사장은 정 회장의 매제. 미국 하트포드대학원 경영·경제학과를 졸업한 유학파.88년 현대시멘트에 입사, 총괄 부사장을 거쳐 올 1월부터 대표이사 부사장을 맡고 있다. 성우리조트는 엄준섭(53·부사장) 본부장이 정 회장을 돕고 있다. 성우이컴 김연문(55) 대표이사 사장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와 74년 입사해 경리파트를 맡으면서 명예회장과 정 회장을 지근에서 보좌했다.2001년 부사장에 오른 뒤 2002년부터 이컴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골프장 개발 운영업을 이끌고 있는 전문 경영인이다. chani@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상장·등록기업 19% 분식회계

    국내 상장·등록기업 10곳중 2곳이 분식회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선물거래소 등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선물거래소에 상장·등록된 118개 기업들을 무작위로 차출, 회계감리를 실시한 결과 18.6%인 22개 기업들이 매출 및 이익 부풀리기, 부채축소 등의 분식회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분식회계 기업들 중 30%는 고의로 회계장부를 조작해 거액의 과징금과 임직원 경고, 검찰 고발 등의 중징계를 받았다. 상장·등록사들의 분식회계 적발 비율은 지난 2000년 33.3%에서 2001년 14.3%,2002년 15.7%,2003년 5.1% 등으로 감소세이긴 하나 연도별로 증감을 반복하고 있다. 금융당국과 증권시장 관계자들은 이들 기업중 상당수는 과거 정경유착으로 인해 정치권 비자금을 마련하느라 분식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금감원 조사결과 비상장·비등록 업체들의 분식회계 비율은 2000년부터 2003년까지 4년 연속 100%를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96.8%였다. 증권시장 관계자는 “기업들이 과거 분식회계에 대한 처벌이 두려워 분식사실을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상당수 기업들은 집단소송제 시행전까지 과거 분식을 떨어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오는 2007년부터 증권집단소송제가 시행되면 분식회계로 피해를 보는 기업들이 상당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증권집단소송제는 기업의 분식회계로 피해를 본 사람이 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받으면 다른 사람도 별도의 소송 없이 똑같은 배상받을 수 있는 제도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자발적으로 분식사실을 공개, 수정하면 감리대상에서 제외하겠지만 처벌대상에서 제외하기는 어렵다.”면서 “연간 한차례 사업보고서를 내는 비상장·비등록 기업의 경우 올해말과 내년말에 분식회계를 수정하지 않으면 기회를 잃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버섯 영양의 보고 웰빙에 으뜸

    버섯 영양의 보고 웰빙에 으뜸

    목이버섯·잎새버섯·석이버섯·아가리쿠스버섯·수향버섯·포토벨라버섯·참숯병팽이버섯·홍삼팽이버섯·참송이버섯·셀레늄노란꽃버섯…. 버섯이 똑똑해지고 있다. 버섯은 수분이 90%고 나머지 10%가 단백질·지방질·당질·미네랄 등으로 구성돼 있는 만큼 저칼로리 식품이면서도 단백질 등 영양소가 풍부하므로, 신체 면역력을 높여 성인병을 예방하는 웰빙 식품으로 각광받으며 다양한 버섯제품이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황성재 신세계 이마트 버섯 담당 바이어는 “버섯은 농약이 있으면 자라지 못하는 특수한 식물이어서 값싸게 풍부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는 최고의 웰빙식품”이라며 “올들어 버섯 가격이 지난해보다 30% 정도 떨어진 데다 최근의 웰빙 바람에 힘입어 버섯을 찾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상품은 목이버섯·잎새버섯·석이버섯·아가리쿠스버섯·수향버섯·포토벨라버섯·참송이버섯·셀레늄노란꽃버섯 등이다.‘목이버섯’은 나무에 붙어 있는 모양이 사람의 귀처럼 생겼다고 이런 이름이 붙었다. 버섯향이 강하지 않고 맛도 담백한 덕분에 다양한 요리재료로 사용된다. 특히 치질과 변비, 하혈 치료에 좋고 항암제나 백혈병 치료에도 사용되는 등 장수식품으로 알려져 인기를 끌고 있다. 잡채나 중국요리에 널리 쓰인다. 건버섯 형태로 판매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회색과 검은색을 띠는 부채꼴 모양의 ‘잎새버섯’은 국내에는 아직 생소하지만, 버섯을 좋아하는 일본에서는 웰빙 식품으로 자리잡았다. 아토피성 피부염과 천식, 만성비염과 같은 알레르기성 질환에 좋은 것은 물론 암이나 비만, 고지혈증 예방도 효과적이다. 국내에서는 재배가 힘들어 살 수 있는 곳이 드물다는 단점이 있다. ‘석이버섯’은 목이버섯처럼 사람의 귀처럼 생겼는데, 바위에 붙어 자란다. 성질이 차고 맛이 달며 독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표면은 황갈색으로 광택이 없는 편이다. 마르면 단단해지지만 물에 담그면 회록색으로 변해 연하게 된다. 맛이 담백하고 튀김 요리에 많이 사용된다. 한방에서는 강장·각혈·하혈 등에 지혈제로 이용한다. 신령버섯으로 불리는 ‘아가리쿠스버섯’은 양송이 버섯과 비슷하게 생겼다. 자루의 색이 희고 버섯향이 향긋하다. 면역력을 높이고 항암작용을 하며, 콜레스테롤 억제 기능도 있다.‘수향버섯’은 팽이버섯보다 크고 색깔도 더 진해 노란 빛깔을 띠는 팽이버섯으로 일반 재배된 상품이다. 큰송이 버섯으로도 불리는 ‘포토벨라버섯’은 국내에 도입된지 얼마 되지 않은 새로운 버섯. 크기가 크고 씹히는 느낌이 좋다.‘참숯병팽이버섯’은 버섯 배양지에 정화기능이 뛰어난 참숯을 넣어 재배한 팽이버섯. 팽이버섯보다 육질이 단단하고 탄력감이 뛰어나다.‘홍삼팽이버섯’은 버섯 배양지에 홍삼 추출물을 첨가해 재배한 팽이버섯으로 팽이버섯보다 생육기간이 긴 덕분에 저장하기 쉽고 쫄깃쫄깃한 맛이 난다. 자연산 송이버섯에서 균을 떼어내 배양한 ‘참송이버섯’은 자연산 송이의 고유한 맛과 향에 있지만, 항암·면역 성분인 베타글루칸이 다른 버섯에 비해 많이 함유하고 있다. 베타글루칸의 경우 자연산 송이가 100g당 20g 정도인데 비해 참송이는 26.2g이나 된다. ‘셀레늄 노란꽃버섯’은 설악산 백담사 주변에 자생하는 노란느타리버섯 종균을 유기 셀레늄을 전이시킨 배양지에 키운 것으로, 손쉽게 재배를 할 수 있다. 버섯 100g당 셀레늄 150㎍을 함유하고 있다. 셀레늄은 인체 신진대사에 필요한 미네랄의 일종으로 결핍되면 간질환·세포 노화·면역 기능 저하 등으로 여러가지 성인병을 유발하지만, 충분히 섭취하면 암 발생을 억제하고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학명 현대백화점 농산물 담당 바이어는 “버섯은 가격과 맛·향이 천차만별인데, 버섯 고유의 향을 잃지 않도록 종류에 따라 요리법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며 “양념이나 조미료를 가능한 한 넣지 않고 짧은 시간 안에 씻어야 하며, 굽거나 삶을 때 살짝 굽거나 끓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할인점들 줄줄이 기획전 할인점들이 다양한 버섯 기획·할인행사를 마련하고 대대적인 ‘버섯 마케팅’에 나섰다. 신세계 이마트는 24일까지 버섯을 20% 이상 할인 판매하는 ‘버섯 행복쇼핑전’을 진행한다. 새송이버섯(400g) 2480원, 참타리버섯(200g) 950원, 양송이버섯을 1750원에 선보였다. 롯데마트는 느타리버섯과 새송이버섯 2개 품목에 대해 할인 행사를 펼친다. 느타리버섯(250g)은 24일까지 35% 할인된 1980원, 새송이버섯(350g)은 27일까지 22% 할인된 2880원에 판매한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27일까지 양송이·새송이·팽이·맛타리버섯 등으로 이뤄진 모듬버섯 팩(300g)을 30% 할인된 1980원에 파는 ‘친환경 버섯기획전’을 갖는다. 이밖에 맛타리버섯(250g) 2450원, 목이버섯(50g) 1980원, 석이버섯(30g) 1850원, 새송이버섯(350g) 2680원, 느타리버섯(250g)을 2150원에 내놓았다.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은 30일까지 ‘버섯 모음전’을 진행한다. 새송이버섯(500g) 3650원, 셀레늄노란꽃버섯(150g) 1500원, 참숯병팽이버섯(100g) 390원, 홍삼팽이버섯 300원, 팽이버섯 200원, 양송이버섯 660원, 표고버섯 1250원, 애느타리버섯(200g)을 990원에 판매한다. 그랜드마트는 28일까지 여러가지 버섯을 10∼30% 할인 판매하는 ‘버섯 페스티벌’ 행사를 실시한다. 새송이버섯(500g) 2680원, 맛타리버섯(200g) 980원, 병팽이버섯(300g)을 780원에 출시했다. 킴스클럽 강남점은 24일까지 ‘버섯 모음전’을 마련했다. 양송이버섯(150g) 1480원, 새송이버섯(500g) 4180원, 느타리버섯(300g)을 1480원에 내놓았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거미줄 쏘는 스파이더맨 부채질 하면서 날아야?

    과학의 눈으로 들여다보면 공상과학(SF) 영화에는 어떤 허점이 보일까.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시스템학과 정재승 교수가 19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미래기술연구본부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펼친 초청 강연을 통해 해답을 찾아본다. ●영화를 보는 즐거움, 오류를 찾아라 ‘고질라’(1998년 개봉)에서 고질라의 임신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약국에서 구입한 임신진단키트를 사용한 것이 대표적인 과학적 오류로 꼽혔다. 정 교수는 “임신진단키트는 임신할 경우 신체 변화를 유발하는 호르몬 유무를 확인하는 것으로, 알을 낳는 도마뱀에 같은 방식을 적용할 수 없다.”면서 “미국의 제조회사에 이메일을 보낸 결과,‘우리도 궁금하니 고질라를 가지고 방문하시면 테스트해 드리겠습니다.’라는 답신을 받았을 뿐”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스파이더맨1·2’(2002·2004년 개봉)의 경우 실제 거미줄은 액체 상태로 배출된 뒤 차츰 굳어지기 때문에 스파이더맨이 매달려도 끊어지지 않는 거미줄은 상상에 불과하다는 것. 정 교수는 “스파이더맨의 무게를 견딜 수 있으려면 날아다니면서 부채질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거미가 스파이더맨처럼 빠른 속도로 이동할 경우 다리가 꼬이는 현상이 빚어지고, 수천종의 거미 가운데 벽을 기어오를 수 있는 거미는 6종에 불과하다. 또 정 교수는 ‘쉬리’에서처럼 나이트 레이저와 야시경을 동시에 활용하는 것은 자해 행위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강연에 참석한 한 연구원은 “빛이 전혀 없어도 볼 수 있고, 빛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야시경을 연구중”이라면서 오류가 아니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영화적 상상력이 과학 이끈다 ‘어비스’(1989년 개봉)의 특수효과팀은 심해에 존재하는 투명한 생명체를 만들기 위해 컴퓨터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 프로그램을 응용, 사람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한 프로그램이 바로 ‘포토샵’이다. 우주로켓을 발사할 때 어김없이 등장하는 ‘카운트다운’은 지난 1929년 개봉한 영화 ‘달의 여행’에서 처음 선보였다. 정 교수는 “만일 이 영화에서 복권추첨 장면처럼 ‘준비하시고, 쏘세요.’ 했다면 카운트다운은 없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또 사람 몸속을 여행하는 잠수함의 이야기를 담은 ‘이너스페이스’(1987년 개봉)는 개봉 당시에는 말도 안 되는 얘기였지만, 지금은 이와 비슷한 의료용 장비가 개발되는 등 더이상 과학적 오류가 아니다. 이 때문에 지난해 개봉한 ‘아이, 로봇’을 비롯, 최근 영화 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인간형 로봇도 멀지 않은 미래에 현실화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정 교수는 “영화에서 등장하는 사소한 장면들은 과학자들의 연구 주제 및 방향을 설정해 주는 효과를 발휘하곤 한다.”면서 “오는 2030년쯤이면 로봇이 인간의 모든 뇌 기능을 앞지를 것이라는 주장도 전혀 근거없는 얘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Zoom in 서울] 광화문일대 ‘문화·관광명소’ 뜬다

    [Zoom in 서울] 광화문일대 ‘문화·관광명소’ 뜬다

    ‘더 열심히 그 순간들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들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광화문 네거리 교보빌딩에 걸린 현수막의 시구는 회색빛 도시에 문화가 피어나는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광화문∼시청에 건널목이 생기면서 문화행사장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도 잦아지고 있다.‘세종문화회관→광화랑→일민미술관→서울갤러리→서울광장→서울시립미술관→정동극장’ 구간에 이른바 ‘광화문 문화벨트’가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문턱 낮아진 세종문화회관 세종문화회관 뒤편 분수대 광장에서 매일 낮 12시20분에 열리는 ‘2005 봄 뜨락축제’에는 인근 직장인 2000여명이 몰리고 있다. 타악 퍼포먼스 ‘두드락’, 뮤지컬 갈라콘서트, 마술사 정성모의 ‘마술콘서트’ 등이 열린다. 무대 근처에서는 아이스크림, 푸딩 등을 나눠줘 점심식사를 마친 직장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김경태 과장은 “무교동·서소문 등지에 있는 직장인들이 광화문 네거리의 횡단보도를 통해 세종문화회관으로 건너오기 쉬워지면서 올해 관람객은 지난해에 비해 20%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돈있는 분’들이 문화를 즐기기 위한 곳으로 인식됐던 세종문화회관의 문턱이 낮아진 것도 ‘광화문 문화벨트’ 형성에 한몫을 하고 있다. 지난 8일 세종문화회관 컨벤션센터에서는 인디밴드 ‘훌리건’의 공연이 열렸다.300석의 좌석에는 젊은이들의 열기로 가득찼다. 홍대 앞에서 활동하는 인디밴드가 공연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오는 6월에도 ‘노브레인’ 등 인디밴드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 다음달에는 매일 저녁 8시 세종문화회관 앞 돌계단에서 ‘도심별밤축제’가 열린다. 세종문화회관 소극장에서도 매주 금요일 밤 10시에는 단돈 2000원(두 명은 3000원)짜리 영화가 상영되고 있다. ●각종 전시회도 풍성 광화문네거리 지하보도에 조성된 ‘광화랑’에서 전시되고 있는 ‘우리동네 지도 그려보기-어린이 눈으로 바라본 서울’전에서는 유치원생·초등학생들의 동심어린 크레파스 그림들을 구경할 수 있다. 서울신문사 1층에서는 피카소, 샤갈, 미로, 워홀 등 세계적인 작가 21명의 작품이 전시된 ‘세계거장판화대전’이 열리고 있다. 또 일민미술관에서는 ‘동북아 3국의 현대목판화’를 전시하는 ‘Red Blossom’이 열리고 있다. 덕수궁 옆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에서 열리는 ‘수요 주먹밥 콘서트’도 인기다. 성공회성당과 푸드뱅크가 공동개최하는 것으로 자원봉사자들이 만든 주먹밥을 먹으면서 공연을 보고, 점심값은 내고 싶은 만큼 성금을 내면 된다. 안치환, 뜨거운 감자의 김C 등도 공연을 했다. 하루 평균 1000여개의 주먹밥이 나갈 만큼 인기가 높다. ●서울광장=문화 놀이터 시청 앞 서울광장도 ‘광화문 문화벨트’의 거점이 되고 있다. 야외무대에서는 매주 화~금요일 낮 12시20분부터 12시50분까지 서울문화재단에서 마련한 ‘일상의 여유’라는 문화프로그램이 열린다. 바로 옆 네덜란드 대사관에서 제공한 튤립과 춤추는 분수 역시 봄기운을 한껏 돋우고 있다. 건널목을 건너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접하게 되는 ‘정동극장’의 마당에서도 매일 12시30분 ‘정오의 예술무대’가 열리고 있다. 국악 베이시스트, 정동예술단 기악팀, 퓨전 국악그룹 등 국악부문으로 특화된 공연을 볼 수 있다. 정동예술단이 매일 저녁 8시(월요일 휴무)에 공연하는 ‘전통예술무대’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단골코스로 꼽히고 있다. 사물놀이, 부채춤, 가야금병창 등으로 구성됐다. 인근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2005 미술관 봄나들이’와 ‘서울 청년미술제’가 열리고 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통일중공업·삼보컴퓨터·화승그룹, 우량기업으로 놀라운 변신

    ‘과거는 잊어주세요. 예전의 그 기업이 아니랍니다.’ 한번 삐끗하면 바로 쓰러지고 마는 냉혹한 기업 세계에서 오뚝이처럼 일어나는 기업들이 있다. 통일중공업과 삼보컴퓨터,㈜화승은 냉정한 상황 판단으로 기업의 ‘아킬레스건’을 제거하거나 내부 ‘리모델링’을 통해 진정한 우량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만성 적자서 4분기연속 흑자로 1998년 부도 이후 ‘만성적인 노사분규 사업장’이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를 달고 다녔던 통일중공업. 그러나 지난 1년은 ‘과거와의 단절’이자,‘부활’을 알리기 위한 인내의 시간이었다. 통일중공업이 싹 달라졌다. 부채비율은 1926%(2003년 3월)에서 71%로 뚝 떨어졌다. 또 만성적인 적자 기업에서 4분기 연속 흑자행진(올 1·4분기 영업이익 33억원)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에는 20여년만에 처음으로 주당 25원(액면가 5%)의 현금 배당을 실시했다. 통일중공업은 이를 바탕으로 2010년 매출 1조원이라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그러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지난해 4월 노사 대타협이 나오기까지 통일중공업 노사는 파업과 직장 폐쇄로 맞서며 허송세월을 보냈다. 이런 반목과 갈등의 물꼬를 튼 것은 최평규 회장. 그는 1인당 200만원의 M&A위로금 지급과 사재 출연(4억 2000만원) 등으로 ‘다녀볼 만한 회사를 만들자’는 분위기를 이끌었다. 회사도 최근 생산직 파트장을 포함한 100명에게 스톡옵션(222만주)을 부여했으며, 일부 직원 자녀에게 해외 어학연수와 유학비를 지원하는 파격적인 복지정책을 내놓았다. 직원들은 생산성 향상으로 화답하고 있다.2003년 1억 6000만원에 그쳤던 1인당 매출액을 지난해는 2억원, 올해는 2억 5000만원까지 끌어 올릴 방침이다. ●‘잃어버린 5년’ 찾는다 세계 PC경기의 불황 여파로 삼보컴퓨터의 지난 5년은 ‘잃어버린 시간’이었다.2000년 4조원을 웃돌았던 매출액은 지난해 2조 1812억원으로 지난 99년(2조 2199억원)보다 더 떨어졌다. 경쟁사들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일그러진 ‘청계천 신화’였던 셈이었다. 그러나 삼보컴퓨터가 올해 노트북이라는 ‘새 옷’을 입고 다시 뛰고 있다. 삼보는 지난해 말 99만원대의 저가 노트북 ‘에버라텍 6100’을 출시, 시장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며 판매량 급증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월평균 4000대에 그친 국내 판매량은 올 1∼2월 평균 1만 2000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판매량은 1만 5000대를 웃돌 전망이다. 삼보측은 PC 부문에서 노트북 비중을 10%에서 3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예전의 자신감도 엿보인다. 삼보는 최근 노트북 시장의 활황으로 에버라텍 판매량을 10만대에서 20만대로 확대하고, 점유율도 20%에서 25%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신발끈 다시 매는 화승 ‘르까프’가 돌아왔다. 지난 1월 ㈜화승은 98년 화의 이후 7년만에 ‘정상적인 회사’로 탈바꿈했다. 그간 임직원의 60%를 내보내고, 계열사의 지분 매각, 현승훈 회장의 사재출연(50억원) 등의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화승그룹은 모기업인 ㈜화승의 경영 정상화를 바탕으로 올 하반기에 그룹 CI(기업이미지 통합)에 나선다. 그동안 신발에 치우친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서다. 화승은 향후 자동차부품과 정밀화학, 스포츠용품 등 3개 부문을 주력사업으로 키울 계획이다. 올 매출액은 1조 4000억원, 영업이익은 520억원을 잡았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