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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0원 팔아 91원 이익 제조업체 수익률 급락

    1000원 팔아 91원 이익 제조업체 수익률 급락

    올 1·4분기 기업들의 경영성적표가 시원찮다. 환율하락 등으로 수출비중이 높은 기업의 경상이익률이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해에는 1000원어치를 팔아 137원을 남겼지만,1·4분기에는 91원의 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수출제조업 이익 뚝 떨어져 16일 한국은행이 1537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1·4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체의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9.1%로 작년 동기의 13.7%에 비해 4.6%포인트 급락했다. 제조업체의 영업이익률도 12.1%에서 7.9%로 4.2%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환율하락의 영향을 크게 받는 수출기업의 경상이익률은 작년 1·4분기 15.2%에서 올해 1.4분기 7.0%로 8.2%포인트나 추락했다. 제조업 가운데 수출을 주도해온 간판 업종인 기계·전기전자 업종은 환율하락과 함께 반도체,LCD 등의 가격경쟁 격화에 따른 판매가 하락으로 경상이익률이 19.0%에서 7.3%로 11.7% 포인트 급락했다. 반면 철강과 화학 등 원자재 수입의존도가 높은 업체들이 환율하락의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이에 따라 내수 제조업체의 경상이익률은 11.6%에서 12.0%로 높아졌다. 그러나 내수기업 가운데서도 상위 30대 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의 경상이익률은 9.3%에서 8.1%로 오히려 둔화돼 환율하락의 효과를 일부 대기업만 누렸을 뿐 나머지는 여전히 경기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 기업통계팀의 송윤정 과장은 “올 들어 기업의 경상이익률이 둔화된 것은 환율요인이 거의 절대적이었으며 앞으로의 환율변동 추이가 기업의 수익성에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1·4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22.5원으로 작년 동기(1171.9원)보다 크게 하락했다. ●미래 전망은 불투명, 체질은 강화 기업들의 투자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유형자산증가율은 작년동기(0.5%)보다 다소 증가한 0.9%를 기록했다. 제조업 업종별 유형자산증가율은 전기전자(6.7%) 등 일부 업종만 비교적 높은 반면 섬유의복(-1.4%)과 석유화학(-0.4%) 등 대부분의 업종은 낮았다. 조사대상 업체의 부채비율은 96.2%로 작년말(93.7%)보다 소폭 상승했다. 이는 1·4분기 중 제조업을 중심으로 미지급배당금 등 비차입성 부채가 일시적으로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조사대상 업체의 3월말 현재 현금보유액은 40조 7000억원으로 작년말의 40조 9000억원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금융연구원 최공필 박사는 “내수회복이 부진한 가운데 기업수익성이 수출과 직결돼 있는 우리나라 기업의 경우 경영실적은 당분간 게걸음 행보를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 중심의 수출구조를 다변화시키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살아남은 대우계열사] ③대우해양조선

    [살아남은 대우계열사] ③대우해양조선

    “이번 주총은 저에게 남다른 감회가 있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으로 독립한 이후 처음으로 주당 7%에 해당하는 현금 배당을 실시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왜 우리는 지금까지 노력한 것도 부족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지 의아해하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그 이유는 우리 모두 대우조선해양의 주인이기 때문입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지난해 4월 협력업체와 전 임직원에게 보낸 편지 내용의 일부다. 정 사장이 2003년부터 보낸 편지는 지금까지 18만통에 달한다. 회사가 처한 상황과 경영환경, 비전, 협조 등을 당부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지금의 대우조선은 이렇게 최고경영자(CEO)와 임직원들이 손잡고 다시 일으켜 세운 기업이다. ●수주전 ‘물먹기’는 다반사 1999년 8월에 붙은 ‘워크아웃 꼬리표’는 대우조선을 두고두고 괴롭혔다. 경쟁사들은 대우조선의 재무구조를 공격하기 일쑤였고, 이는 선박 수주전에서 ‘물 먹는 것’으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2000년 세계조선 경기의 호황에도 불구하고 대우조선은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차입금은 1조 1913억원으로 늘어났으며, 부채비율은 416%나 됐다. 그러나 대우그룹은 쓰러졌어도 대우조선의 기술 경쟁력은 살아 있었다. 또 임직원들은 임금을 반납·삭감하고, 노조는 분규를 자제했다. 해외 인맥도 다시 뛰기 시작했다. 그 결과 떠났던 선주들이 돌아오고, 일감도 쌓여가기 시작했다. 특히 대우조선의 LNG선 건조 기술력은 이때부터 빛을 발했다. 척당 1000만∼2000만달러의 원가 삭감 기술력은 경쟁사의 부러움을 사기까지 했다.2001년 10척의 LNG 수주에서 지난해는 20척의 LNG선을 수주, 이 부문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조선 명가’ 재건 LNG선의 성공은 다른 종류의 선박 수주로 이어졌다.2001년 34억달러어치의 선박과 플랜트를 수주했으며, 올 들어서도 30억달러 상당의 선박과 플랜트를 따냈다. 수주잔량도 올 상반기 현재 137척 143억달러에 달해 3년 이상의 물량을 확보했다.LNG선과 초대형 유조선, 부유식 해양플랜트 등 모두 고부가가치 제품이어서 향후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매출과 순이익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워크아웃에 있었던 2000년에는 매출 7815억원, 순이익 516억원에 불과했지만 워크아웃을 조기 졸업한 2001년에는 매출 3조 156억원, 순이익 2924억원을 올렸다. 또 지난해는 매출 4조 7601억원, 순이익 2418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조선업계 ‘빅3’ 가운데 최고의 경영 실적이었다. 차입금 비율도 2000년 191%에서 2002년 44%, 지난해는 33%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2015년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비전을 발표하기도 했다. 채권단은 내년부터 본격적인 대우조선 매각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그러나 덩치(시가총액 3조 8000억원·14일 종가 기준)가 워낙 큰 데다 방산부문이 포함돼 있어 인수기업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일지 ▲1999년 8월 워크아웃 기업 지정 ▲2000년 10월 대우조선해양·대우종기(현 두산인프라코어) 분리 ▲2001년 2월 증권거래소 상장 ▲2001년 8월 워크아웃 조기 졸업 ▲2002년 6월 자본잠식 탈피 ▲2003년 6월 해외주식예탁증서(GDR) 발행 ▲2004년 5월 중장기 비전 발표(2015년 매출 20조원 달성)
  • 서울숲 개장행사 놓치지마세요

    ‘문화의 숲으로 오세요.’ 서울숲이 개장과 함께 다양한 기념행사를 펼쳐 ‘문화의 숲’으로 태어난다. 서울시는 오는 18일 서울숲 개장에 맞춰 일주일동안 다양한 기념행사를 마련했다고 15일 밝혔다.●음악회로 여는 서울숲 서울숲은 18일 오후 7시 서울숲 가족마당(잔디광장)에서 열리는 개장식을 통해 시민에게 공개된다. 하지만 이날은 행사장에 초청받은 사람들만 참여할 수 있다. 행사에 참석하는 시민들을 위해 이날 여의도·잠실 선착장에서 서울숲을 오가는 유람선 요금이 33%할인된다. 개장식에 이어 시민의 숲에서는 시민 3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KBS 열린음악회’가 열린다.600회 특집으로 열리는 이날 음악회에는 가수 윤도현, 성시경,UN, 윤형주 등이 출연한다. 자연 속에서 펼쳐지는 음악회는 환상적이고 이채로운 분위기를 자아낼 전망이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개막식에 앞서 기념식수와 표석제막을 한다.●풍성한 생태체험 프로그램 서울숲이 본격적으로 시민들에게 공개되는 19일부터 26일까지 일주일동안 서울숲에서는 다양한 생태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생명, 나눔, 문화’를 주제로 열리는 개원 프로그램 ‘열려라!서울숲’에 참가하면 서울숲의 속살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 가장 특색있는 프로그램은 19일 오전 10∼12시,26일 오전 11시∼오후 5시 가족마당에서 열리는 무료 열기구 체험. 열기구를 타고 50m 상공에서 서울숲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19일 오후 2∼3시,25·26일 오후 2∼4시에 열리는 자연올림픽은 서울숲을 코스별로 둘러보며 문제풀이 등 간단한 게임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코스를 완주하면 기념품을 받을 수 있다. 22일 오후 4시∼5시30분 생태숲에서는 ‘서울숲 동물친구들’이 열린다. 고라니·꽃사슴 등 서울숲에서 서식하는 동물들을 가까이서 만날 수 있다. 한지부채만들기·캐리커처 그리기 등 부대 프로그램도 개장 분위기를 돋운다.●음악·영화와 함께 하는 저녁 행사기간(18일제외) 매일 오후 7시부터는 야외무대에서 음악회와 영화상영이 이어진다.19일 오후 7시에는 재활용상상놀이단이 출연, 공사 자재·생활용품 등을 재활용한 타악연주를 선보인다.‘투모로(24일 오후8시)’,‘하울의 움직이는 성(25일 오후8시)’ 등 화제작을 풀내음 싱그러운 숲속에서 볼 수도 있다. 자세한 프로그램은 홈페이지(parks.seoul.go.kr/seoulforest)에서 확인하면 되고 일부 프로그램은 사전예약을 해야한다. 서울숲은 지하철2호선 뚝섬역 8번출구에서 걸어서 5분거리에 있다.2014·141 등의 노선버스도 서울숲을 경유한다. 여의도 등에서 한강 유람선이 운항한다.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살아남은 대우계열사] (2) 대우건설

    [살아남은 대우계열사] (2) 대우건설

    14일 김우중 전 대우회장이 초췌한 모습으로 귀국하는 모습을 지켜본 대우건설 임직원들의 마음은 무겁기만 했다. 대우그룹 몰락 이후 강도높은 구조조정과 알찬 경영을 펼쳐 탄탄한 건설사로 다시 태어났지만 연말부터는 본의 아니게 매각 회오리가 불어닥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옛 대우 계열사 가운데 제대로 살아 있는 업체를 대라면 먼저 대우건설을 꼽는다. 워크아웃을 모범적으로 졸업, 알토란 같은 회사로 변신한 대표적 회사로 치켜세우기도 한다. ●부도기업 딱지…일감 확보 직격탄 6년 전 대우 몰락 당시만해도 ㈜대우는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99년 8월 워크아웃기업으로 선정되고,99년에는 회사가 대우건설과 대우인터내셔널(대우 상사부문)로 쪼개진 뒤 강력한 기업개선작업 프로그램을 따라야 했다. 이때부터 대우건설은 경영정상화를 앞당기기 위해 뼈를 깎는 구조조정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어려움도 많았다. 워크아웃 기업이라는 ‘주홍글씨’만으로 공사를 따내지 못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건설업의 특성은 수주산업이다. 일감을 확보하지 못한다는 것은 곧 문을 닫아야 한다는 것이다.2000년 부채비율이 578%에 이르고 1206억원의 적자를 볼 정도로 재무구조가 형편없었다. 많은 고급 인력이 빠져나간 동시에 임직원들 사기도 엉망이었다. 공격적인 경영을 펼칠 수 없어 눈앞에 보이는 일감을 놓치기 일쑤였다. 감자를 거치면서 주식 소유현황도 뒤바뀌어 1대 주주 자리를 자산관리공사(45.33%)를 비롯한 채권단에게 내줬다. ●눈물겨운 구조조정…알찬 기업 부활 하지만 남은 임직원들은 모진 파고를 견뎌내며 ‘건설명가’의 자존심을 지켰다. 동시에 일감을 확보하고 빚을 갚아나가는 데 매달렸다.4년간 무려 1조 9000억원의 빛을 갚으면서 지난해 말 부채비율을 152%로 낮췄다. 수주 실적은 2000년 3조 4201억원에서 지난해에는 6조 624억원으로 늘었다. 당기 순이익은 1206억원 적자에서 2478억원 흑자를 냈다. 주택 건설 실적도 99년 6119가구에서 지난해에는 1만 8000가구로 크게 늘어났다. 부동산 등 고정 자산과 이미 따낸 일감, 풍부한 유동자금, 발전 가능성 등도 탐내기에 충분하다. 그렇지만 매각 일정대로라면 대우건설은 연말쯤 누군가에 팔리는 신세가 된다. 국내외 기업들이 너도나도 M&A(기업인수합병)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 투기자본들이 M&A에 참여할 것이라는 소문도 들린다. 대우건설 임직원들은 “시련을 겪은 뒤 기업이 투명해지고 재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다졌다.”며 “기업 가치를 훨씬 더 키울 수 있는데 굳이 매각을 서둘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대우 구조조정 일지 ▲99년 8월 ㈜대우 워크아웃 대상 기업 선정 ▲00년 3월 ㈜대우 채권단과 기업구조개선 약정서 체결 ▲ 7월 ㈜대우, 대우건설과 대우인터내셔널로 분할 ▲ 12월 대우건설 등기 완료 ▲01년 3월 대우건설 증권거래소 재상장 ▲ 11월 채권단 출자전환 결의 ▲02년 10월 차입금 1255억원 조기 상환 ▲03년 4월 경영정상화 가능성 평가 ▲03년 12월 워크아웃 졸업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IMF 정책’ 다시 주목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귀국과 함께 재계에 드리워진 IMF의 ‘망령’이 주목받고 있다. 당시 주요 그룹들이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취했던 ‘긴급조치’들이 5년이 넘은 현재 ‘부메랑’이 돼 돌아온 것이다.●해묵은 삼성자동차 채권, 다시 수면 위로 1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최근 삼성자동차 채권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 삼성자동차 채권단이 이건희 회장과 삼성그룹 계열사를 상대로 수조원대의 소송을 낼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보증보험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삼성생명 주식 매각이 불발되면 채권 만료가 올해 말이기 때문에 연내 소송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삼성은 99년 이건희 회장이 ‘대주주 책임’ 차원에서 보유하고 있던 삼성생명 주식 400만주(주당 70만원)를 상장을 전제로 채권단에 넘기며 삼성자동차 부채 2조 4500억원을 ‘정리’하려 했다. 이 가운데 50만주는 삼성 계열사들이 실제 70만원에 매입했고 이 회장은 350만주로 채권 변제가 부족할 경우 추가로 50만주를 더 내놓기로 했다. 이마저도 부족할 경우 삼성 계열사들이 자본출자 또는 후순위채권 매입 등으로 부담하되, 미이행시 은행연체이율에 의한 지연이자를 지급하기로 합의했었다. 또 서울보증보험이 삼성생명 주식 116만주를 담보로 발행한 8000여억원어치의 자산담보부유동화증권(ABS)을 삼성생명이 인수하는 형식으로 부채를 줄여왔다. 하지만 당시 시세로는 70만원이 충분할 것 같던 삼성생명의 주식 상장은 차일피일 미뤄졌고 주가도 현재 20만원대로 급락했다. 이 과정에서 채권단은 ‘소송불사’를 운운하는 한편 삼성생명 지분의 해외매각을 추진했지만 여의치 않았고 마감시한을 앞두고 다시 ‘소송불가론’이 불거진 것이다. 삼성측은 “계열사들의 추가 지원은 삼성생명 상장후 부족분에 대한 지원 약속이었기 때문에 상장 자체가 불발된 상황에서는 지연이자를 물 수 없다.”는 입장이다.‘합의서’가 법적인 효력이 있느냐에 대한 회의론도 일고 있다. 삼성전자 최도석 사장(CFO)은 올초 주총에서 “삼성자동차 채권 처리 문제는 앞으로 법적인 검토가 더 필요한 사안”이라고 밝힌 바 있다.●뼈아픈 반도체 공백 LG그룹도 요즘 IMF사태 당시 정부의 강요로 이뤄진 반도체 ‘빅딜’의 여파로 부심하고 있다.LG는 연이은 계열분리로 인해 전자·화학·정보통신분야로 사업영역이 전문화됐지만 그룹의 주력인 전자사업에서 핵심인 반도체가 빠져 있다.지난 96년에 의욕적으로 발표했던 ‘비전 2005’는 반도체 빅딜, 사업구조조정 등 IMF사태 여파에 GS그룹 등 계열분리가 이어지면서 ‘치명타’를 입었다.LG그룹의 올해 매출목표 94조원은 당시 목표에 크게 못미치는 액수다. 반도체 빅딜 직전인 98년 각각 20조 1000억원,9조 8000억원이었던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매출차이는 지난해 57조 6000억원,24조 6000억원으로 벌어졌다. 영업이익은 98년만 해도 LG전자가 7500억원으로 삼성전자(4000억원)보다 많았지만 지난해에는 삼성전자가 12조원,LG전자가 1조 2000억원으로 10배나 차이가 났다. 때문에 LG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워크아웃 조기졸업이 결정된 하이닉스의 ‘새 주인’으로 LG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LG측도 반도체의 부재가 IMF사태 이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격차를 키웠다는 데는 동의하는 분위기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道公, 김재복씨 대출 불법보증”

    한국도로공사가 불법으로 김재복 행담도개발㈜ 사장의 은행대출에 연대보증을 섰다는 추가 의혹이 제기돼 소강국면에 접어들었던 ‘행담도 게이트’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한나라당 김태환 의원은 14일 ‘행담도 게이트 관련, 새로 밝혀진 사실과 의혹 11가지’라는 보도자료에서 “지난 2002년과 2003년 김재복 사장이 조흥은행에서 307억원을 대출받을 때 도공이 연대보증을 선 사실이 조흥은행 심사평가서에서 확인됐다.”면서 “이는 연대보증을 설 수 없도록 규정한 한국도로공사법을 어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어 “도로공사는 행담도개발이 건설한 행담도휴게소의 반경 25㎞ 이내에 어떤 휴게시설도 건설하지 않기로 확약, 독점 영업권을 보장했다.”면서 “이는 특정 휴게소의 반경 15∼25㎞ 안에 다른 휴게소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한 휴게시설 건설기준을 어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도로공사가 운영중인 26개 전체 민자사업의 임대사용료가 통상 매출액의 5∼9%임에도 행담도휴게소의 사용료는 3%로 낮게 책정해 행담도개발에 연간 15억∼20억원의 특혜를 줬다.”면서 “휴게소 건설방식도 일정기간 사용 후 국가에 기부채납하는 방식이 아니라 영구임대방식으로 협상이 이뤄진 것은 전례없는 일”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뿐만 아니라 “2002년 김 사장이 본격적으로 행담도 개발 사업에 참여한 이후 지금까지 실제로 본인의 돈을 단 한푼도 투자한 흔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잭슨 ‘상처뿐인 승리’

    잭슨 ‘상처뿐인 승리’

    지난 2003년 11월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지 20개월, 지난 2월부터 14주간 이어진 법정 공방, 증언대에 선 증인만 140여명을 헤아리고 배심원단 토론에만 일주일 동안 32시간이 걸린 ‘세기의 재판’은 결국 마이클 잭슨(46)의 무죄 평결로 막을 내렸다. 이날 평결은 그러나 OJ 심슨 재판처럼 막대한 돈을 들여 화려한 변호인단을 구성하면 무죄 방면될 수 있다는 미국 사법제도의 ‘유전무죄, 무전유죄’ 논란을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열성 팬을 제외하곤 대다수 미국인의 여론도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CNN과 갤럽이 13일(현지시간) 평결 1시간 후부터 3시간 동안 635명의 성인에 대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5%) 결과 10명 중 6명 꼴로 잭슨의 명성이 배심원단의 평결에 작용했다고 답했다.67%는 평결을 지지하지 않으며,24%는 분노했다고 응답했다. 위암으로 투병 중인 13세 소년을 네버랜드 목장 침실로 유인해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잭슨은 이날 캘리포니아주 샌타바버라 카운티의 샌타마리아 지법에서 배심원단의 무죄 평결에 따라 풀려났다. 지난 3일 로드니 멜빌 판사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배심원단은 성추행 혐의는 물론, 불법 구금, 허위 진술 강요, 미성년자에 대한 알코올 제공 등 검찰이 기소한 10개 혐의 모두에 대해 “증거 불충분” 판단을 내렸다. 배심원단은 여성 8명, 남성 4명으로 구성됐으며 백인 7명에 히스패닉계 4명, 아시아계 1명으로 흑인은 배제됐다. 유죄 평결을 받을 경우 18년 이상의 중형이 예상됐던 잭슨은 멜빌 판사가 평결문을 읽는 동안 토머스 메서루 변호사 등 변호인단을 향해 윙크를 보내 감사를 표시했다. 배심원단은 “세계의 이목이 집중돼 있는 만큼 우리는 꼼꼼하고 철저하게 증거법을 검토한 결과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멜빌 판사는 잭슨에게 “당신의 보석은 풀렸다. 석방된다.”고 말했다. 잭슨은 법정을 나서면서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300여명 팬들에게 손을 흔들어 키스를 보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배심원은 재판 직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좀 더 그럴 듯한 증거, 믿을 만한 증거를 기대했으나 그런 것은 제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2003년 네버랜드 목장 압수수색 때부터 수사를 지휘해온 톰 스니던 카운티 검사장은 평결 직후 “우리는 옳은 일을 했다.”면서도 승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무죄 평결이 잭슨에게 덧씌워진 추잡한 이미지를 완전히 씻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고소인 소년은 법정 증언에서 잭슨과 한 침대에서 잤고, 자신의 바지 아래 손을 넣어 ‘추잡한 짓’을 했으며, 포르노 잡지를 함께 보곤 했다고 진술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우리춤 ‘스타 빅4’ 만나 보세요

    국내 대표적 무용 전문기획사 MCT(대표 장승헌)가 창립 10주년을 기념해 24·25일 이틀 동안 호암아트홀에서 ‘우리춤 스타 빅4 초대전’을 마련한다. 이번 무대에 설 주인공은 김매자(62)창무예술원 이사장, 김말애(56)한국무용협회 부이사장, 조흥동(64)경기도립무용단 예술감독, 정재만(57)숙명여대 무용학과 교수 등 4인. 그야말로 한국무용계의 ‘거물’들이 한데 어울리는 묵직한 무대이다. 아무래도 무용팬들은 한국 창작무용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김매자 창무예술원 이사장의 무대를 가장 먼저 주목할 듯하다. 공연작은 산조춤 ‘숨’과, 민속춤의 자유로움과 무속춤의 주술성을 바탕으로 한국춤에 내재된 신명을 형상화한 ‘춤본 Ⅱ’. 창무회, 포스트극장 등을 이끌어온 그는 프랑스 리옹댄스비엔날레 등 세계적 댄스페스티벌에 참가하며 한국전통에 근거한 현대춤을 춘다는 호평을 받아왔다. 김말애 부이사장의 무대는 부채춤으로 인상깊을 것같다. 1954년 명동 시공관에서 김백봉 무용발표회에 초연된 ‘부채춤’을 재안무해 보여주고 창작무용 ‘굴레’도 선보인다. 김문숙 선생을 거쳐 경희대 무용학부에서 김백봉 선생에게서 한국춤을 배운 그는 타래무용단 예술감독을 맡고 있기도 하다. 역동적인 무대는 국내 대표적 남성 무용가 조흥동 예술감독이 책임진다. 쇠를 들고 절묘하게 가락과 소리를 내 여러 신을 불러들여 잡귀를 물러나게 한다는 ‘진쇠춤’, 옛 선비의 춤이자 남성춤의 전형인 ‘한량무’를 보여줄 예정이다. 정재만 교수는 나라의 태평을 기원하는 ‘태평무’, 즉흥성과 자유로움을 구사하는 ‘허튼 살풀이’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예능보유자.24일 오후 8시,25일 오후 5시.2만∼5만원.(02)2263-4680.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김우중씨 귀국] ‘대우 퇴출 저지’ 로비 의혹 규명

    [김우중씨 귀국] ‘대우 퇴출 저지’ 로비 의혹 규명

    이른바 ‘세계 경영’을 내걸고 한때 재계 순위 4위의 대그룹을 이끌었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게 됐다. 검찰은 5년이 넘는 도피생활을 마감하고 14일 귀국하는 김씨를 구속한 뒤 부실경영과 분식회계, 비자금 조성과 재산 해외도피 혐의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대우그룹 퇴출 저지를 둘러싼 정관계 로비 의혹 등도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김우중씨 주요 혐의는 먼저 김씨는 분식회계를 통해 그룹 및 계열사의 거래내역을 부풀린 혐의를 받고 있다. 부풀린 액수는 대우그룹 27조원, 대우중공업 5조원, 대우차 4조 5000억원 등 41조원에 이른다. 장부상 부채를 줄이고 자본금을 늘려 재무상태가 건전한 것처럼 속여 금융기관에서 신용대출을 받거나 무보증 회사채를 발행해 갚지 않은 채무가 9조 2000억원이나 된다. 아울러 지난 97년부터 99년까지 해외 비밀 금융계좌 관리조직인 영국금융센터(BFC)를 통해 25조원에 이르는 외화를 밀반출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이 가운데 최소 100억원대의 자금을 해외 농장구입 등에 쓰고 수백만 달러를 아들이 유학했던 미국 대학에 기부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과 국가에 큰 피해 김씨의 부실경영과 분식회계, 불법대출로 금융기관들은 엄청난 부실채권을 떠안았고 막대한 규모의 공적자금을 지원받았다.   대우의 소액주주들도 큰 피해를 보았다. 불법적인 경영의 피해를 국민들이 고스란히 떠안은 것이다. 임직원들의 재판을 맡았던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금융기관뿐 아니라 국민을 속이고 나아가 세계를 속인 것이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또 “외환위기 이후 2년간 다른 대기업 집단들이 뼈를 깎는 구조조정의 아픔 속에 회사들을 처분하고 부채규모를 줄여가는 동안 대우는 분식회계를 이용해 사업을 확장하며 범행했다.”고 단죄했다. ●검찰, 구속 후 집중조사 방침 지난 4월 대법원은 전 대우 사장 강병호씨에게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하는 등 전·현직 대우그룹 관계자 7명에 대해 징역형 및 추징금 23조원을 확정했다. 이들은 모두 “김 회장의 지시에 따랐다.”고 검찰에서 진술했었다. 대법원도 판결문에서 분식회계를 주도한 김씨의 책임을 적시하고 있다. 검찰은 이미 구속 수사를 받은 임직원들의 공소유지 과정에서 상당한 수의 참고인과 자료를 조사했다. 그러나 김씨측은 대법원이 적시한 분식회계 등의 책임은 상당 부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외화밀반출도 해외 지사의 채무를 변제하는 데 사용했다고 맞서고 있어 공방이 예상된다. 검찰은 김씨를 체포한 뒤 48시간 안에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가 고령이고 건강이 나쁘지만 혐의의 중대성과 오래 도피한 점 등을 감안하면 구속수사가 불가피하다. 검찰은 구속 후 20일 안에 기소해야 한다. 기소 후에는 김씨측이 병보석을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살아남은 대우계열사]①대우일렉트로닉스

    김우중 전 대우 회장의 귀국과 함께 대우의 ‘세계경영’을 재조명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대우의 몰락은 천문학적인 액수의 ‘분식회계’와 투자자, 임직원들의 ‘눈물’을 남겼지만 그룹에서 분리된 대우 계열사들은 오늘날 각자 영역에서 나름대로 ‘알찬 경영’을 하고 있다. 세인들의 뇌리에서 사라진 옛 대우 계열사들의 어제와 오늘을 되짚어본다. 김우중 전 대우 회장의 귀국을 목전에 둔 13일 대우일렉트로닉스 김충훈 사장은 복잡한 심경을 잊으려는 듯 하루종일 임원들과 회의를 했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대우일렉트로닉스 본사 직원들도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이었지만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표정이었다. 1999년 8월25일 ㈜대우(현 대우인터내셔널) 등 12개 대우그룹 계열사와 함께 워크아웃 기업으로 선정된 대우일렉트로닉스.96년 프랑스의 톰슨을 인수하려 했고 98년 12월까지만 해도 삼성자동차와 ‘빅딜’이 추진될 정도로 비중있는 회사였지만 몰락은 순식간이었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한때 폴란드공장 등 전 세계에 100개가 넘는 생산·판매법인을 운영했을 정도로 ‘세계경영’의 깃발을 높이 들었다. 동유럽, 동남아, 남미 등에서 대우의 브랜드 인지도는 삼성이나 LG를 크게 앞서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99년 그룹의 부도와 함께 2000년 1월 채권단과 워크아웃 양해각서(MOU)를 맺었고 해외매각이 결정되면서 하염없이 새 주인을 기다리는 신세로 전락했다.2002년 3월 채권단이 해외매각을 포기하고 그해 11월 대우모터공업이 대우전자를 인수, 대우일렉트로닉스로 재탄생했다. 1만 2000명에 달하던 국내 인력은 지난해 말 현재 4300여명으로 줄어들었다. 회사를 떠난 ‘대우맨’들의 고충은 이만저만이 아니었지만 살아남은 직원들도 99년 이후 사실상 임금이 동결되는 고통을 분담해야 했다. 사업영역도 25개에서 7개로 단출해졌다. 목동 신사옥·반도체·방위산업은 등은 매각했고, 오디오·가스보일러·모니터는 분사했다.105개 사업장에 310명 주재원이 누비던 해외사업은 16개 사업장,136명으로 대폭 정리됐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지난해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매출액 2조 3000억원, 영업이익 630억원과 경상이익 470억원이라는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 올 1·4분기에도 이익을 내 3년 연속 흑자경영을 노리고 있다.2001년 5조 6000억원에 달했던 부채는 현재 1조 2000억원으로 줄였다. 올해는 그동안 소홀했던 내수영업에 박차를 가해 매출을 전년대비 14% 증가한 2조 6200억원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영업이익과 경상이익은 각각 1200억원,9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산관리공사가 57.42%, 외환은행(6.79%), 조흥은행(5.44%) 등 금융권이 나머지 지분을 보유 중인 대우일렉트로닉스는 내년 말 워크아웃 졸업이 예정돼 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대우일렉트로닉스 워크아웃 일지 ▲1999년 8월 워크아웃 기업으로 지정 ▲2000년 1월 워크아웃 MOU 체결 ▲2000년 10월 회사 매각을 통한 경영정상화로 방향 확정 ▲2001년 6월 반도체, 무선중계기, 신사옥, 방산 등 비주력사업 매각완료 ▲2002년 3월 해외매각 포기, 기업분할 선포 ▲2002년 4월 2년 연속 자본잠식 및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2002년 11월 대우모터공업이 대우전자를 인수, 대우일렉트로닉스로 재탄생 ▲2006년 말 MOU상 워크아웃 졸업 예정
  • [김우중씨 귀국] 런던계좌 9000억원 행방은

    [김우중씨 귀국] 런던계좌 9000억원 행방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귀국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걸어다니는 종합병원’이 되어 돌아온 그이지만, 인간적 연민을 떠나 명백히 짚고 넘어가야 할 쟁점이 적지 않다.7대 핵심 쟁점을 정리해본다. ●분식회계 규모는? 41조원 vs 21조원 검찰은 대우그룹의 분식회계 규모가 41조원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김 전 회장측은 중복 계산된 부분을 빼면 21조원이라고 반박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00년 22조 9000억원(대우그룹의 영국 런던 금융조직인 BFC 거래내역은 제외)이라고 밝혔었다. 추징금 23조원에 대해서도 검찰은 해외은닉 재산에 대한 대가로 주장하는 반면, 김 전 회장측은 그중 19조원은 단순한 외국환거래법상의 절차 위반이라고 맞선다. ●은닉재산은? 상당액 vs 무일푼 분식회계 규모보다도 검찰과 예금보험공사 등이 더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뜨거운 대목이다. 김 전 회장이 5년여의 도피생활을 할 수 있었던 데는 은닉재산 덕분이라는 주장이 팽배하다. 이에 대해 백기승 김 전 회장측 공보대리인은 “김 회장이 1조 2000억여원의 개인재산을 전부 담보로 제공해 빈털터리 상태”라며 “해외생활비는 기업 컨설팅 아르바이트 등으로 충당했다.”고 주장했다. ●BFC 9000억원의 행방은? 재산은닉과 관련해 대표적인 의혹이 BFC의 거래내역이다. 당시 BFC의 연간 거래규모는 55억∼70억달러. 참여연대는 “금융당국이 1999년의 BFC 거래내역 75억달러(들고난 돈을 모두 합해 계산하면 검찰 주장대로 200억달러)를 확인한 결과,10%인 7억 5342만달러(8620억원)에 대해서는 용처를 밝혀내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김 전 회장은 이 돈의 행방부터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하버드대학 기부금 300만달러도 김 전 회장의 자금유용 혐의를 키우는 요소다. ●대우 死因은? 타살인가, 병사인가 백 대리인은 대우 해체의 직접적 도화선이 됐던 99년 8월25일의 청와대 정·재계 간담회를 상기시켰다.“당시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은 대우그룹의 부채비율이 너무 높다고 대통령께 보고했다. 그러나 경제관료들이 기업의 명운을 부채비율로만 재단한 것은 성급한 결정이었다. 또 현대에 쏟아부은 돈의 10분의1만 대우에 줬어도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이른바 ‘타살론’의 근거다. 경기고 선후배 사이였던 이 전 위원장과 김 전 회장의 자존심 싸움도 대우 해체의 한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이 전 위원장은 “대우는 자살도 타살도 아닌 병들어 죽은 것”이라는 주장을 지금껏 굽히지 않고 있다. 강봉균 당시 재정경제부 장관(현 열린우리당 의원)은 “김 전 회장이 막판에 살 길이 있었는데도 가지 않았다.”며 자살론을 폈다. ●세계경영 실체는? 사기 vs 불운 대우맨들은 세계경영이 좌초한 것은 국가 부도라는 예기치 못한 외환위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대우가 세계에 심은 거미줄 네트워크와 대우라는 브랜드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그 엄청난 무형자산을 하루아침에 날린 것이야말로 국가적 범법행위다.” 많은 대우맨들이 “억울해서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며 내놓는 주장이다. 그러나 모 재경부 간부는 “대우 때문에 국가경제가 더 골병들었던 것”이라며 어이없어했다. 참여연대 김상조 경제개혁센터 소장도 “세계경영은 빚으로 세운 신기루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비호세력은? 김 전 회장은 미국 포천지와의 인터뷰에서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잠깐 나가 있으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가 정권의 조직적 비호속에 도피아닌 도피생활을 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까닭이다. 당시 여·야당이었던 민주당이나 한나라당 인사들을 겨냥한 ‘김우중 리스트’가 흘러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상대적으로 이 부분에서 자유로운 현 정권이 김 전 회장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우 피해, 누가 책임질 것인가 대우로 인해 피해를 본 소액주주는 약 38만명, 피해액은 3조여원으로 추정된다. 투입된 국민혈세만도 30조원에 이른다. 김 전 회장이 가족재산이라도 내놓아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G8 “극빈국 빚 400억弗 탕감”

    선진 7개국과 러시아(G8) 재무장관들은 11일(현지시간) 남미와 아프리카의 18개 최빈국이 국제금융기관에 지고 있는 부채 400억달러(40조원)를 전액 탕감해주는 ‘역사적 합의’를 이뤄냈다. 10일부터 이틀 동안 런던에서 회담을 가졌던 G8 재무장관들은 이날 공동성명에서 볼리비아와 온두라스, 니카라과, 베냉, 부르키나파소, 에티오피아, 르완다 등 18개국이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아프리카개발은행(ADB) 등으로부터 진 빚을 전액 탕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G8 의장국인 영국의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은 “이번 부채탕감의 특징은 400억달러의 부채를 당장 탕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18개국은 매년 부채를 상환하는 데 소요되던 15억달러를 병원과 교육시설, 교사 양성 등에 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앞으로 12∼18개월 안에 카메룬, 차드, 콩고민주공화국 등 9개 빈국에 같은 혜택을 줘 전체 탕감액을 550억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이밖에 향후 10년 동안 영국은 7억∼9억 6000만달러를, 미국은 13억∼17억 5000만달러를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브라운 장관은 “이들 27개국 외에 또다른 11개 빈국이 지원액을 잘 관리하고 부패 차단 노력을 경주한다는 조건 아래 추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과 BBC 등은 이날 합의에도 불구하고 이들 빈국에 대한 추가 개발 원조 규모와 원조금의 조달 방법 등을 둘러싸고 G8은 다음달 스코틀랜드 정상회담까지 남은 한달 동안 더욱 치열한 협상을 벌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국은 채권을 매각해 매년 500억달러를 모으는 국제원조 프로젝트를 주창하고 있지만 미국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 프랑스는 국제항공세를 신설해 재원을 조달하자고 제안했지만 회원국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대다수 아프리카 국가와 국제원조기구들은 이번 탕감 합의를 환영하는 한편 앞으로 선진국들이 더 많은 빈국 지원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G8 정상회담을 앞두고 ‘라이브 8’ 콘서트를 기획하고 있는 가수 겸 인권운동가 밥 겔도프는 “위대한 승리이지만 이제 출발일 뿐”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부채 탕감뿐 아니라 원조를 곱절로 늘리는 한편 교역의 정의를 이루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아프리카 대륙 전체의 부채는 3000억달러에 이른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우리당 “계파모임 자제… 문의장 중심 단합”

    우리당 “계파모임 자제… 문의장 중심 단합”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을 비롯한 전·현직 지도부는 12일 서울 마포에서 만찬회동을 갖고 여권 갈등 수습책을 집중 논의했다. 이번 만찬이 지난 4·30 재보궐 선거 참패 이후 확산일로에 있던 당·정·청 갈등, 염동연 전 상임중앙위원의 사퇴 이후 불거진 호남의원들의 탈당설, 고건 전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한 정계개편설, 유시민 의원 등 개혁당파에 대한 안영근 의원의 노골적인 탈당 요구 등으로 어수선해진 당을 정상화할 계기가 될지 관심거리다. ●‘염 의원 사퇴서 반려하자’ 이날 만찬은 이부영 전 의장의 초청으로 이뤄졌고, 당 의장을 지낸 임채정 의원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 원내대표를 역임한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 그리고 정세균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 논란의 중심에 있던 유시민 상중위원은 개인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했지만 “결정에 따르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박영선 의장 비서실장이 밝했다. 애초 참석자가 아니었던 염동연 전 상중위원도 참석했다. 전병헌 대변인은 “이부영 전 의장은 염 전 상중의 사퇴에 대해 ‘성급했던 것 아니냐.’고, 이미경 상임중앙위원도 ‘남아서 같이 수습했어야 했는데, 무책임했던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면서 “염 의원은 ‘내가 당을 너무 사랑해서 그렇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미경 상중위원과 임채정·이부영 전 의장 등은 “염 의원의 사퇴서를 반려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염 의원이 “나를 두번 죽이는 일이다.”며 거절했다고 한다. 박병석 의원이 “여러 가지 오해가 있으니 계파 모임을 자제하자.”고 제안했다. 김근태 장관도 “의원들이 발언을 자제하고 인내해야 한다.”면서 “문 의장 중심의 단합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문 의장은 “심기일전해서 전직 지도부의 지원과 상중위원의 협력을 통해 당을 주도적으로 이끌겠다.”고 밝혔다고 박 비서실장은 전하면서 “앞으로 전·현직 지도부 모임이 정례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영달,“분열을 부채질하지 마라” 한편 “개혁당파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발언으로 ‘개혁당파 출당 논란’을 일으킨 안영근 의원은 이날 서울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자청해 “개혁당파의 출당을 요구한 사실이 전혀 없고,‘고건 전 총리 중심의 정계개편’ 발언도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발언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그가 개혁당파와 재야파는 물론 자신이 속한 ‘안개모(안정적개혁을 위한 의원모임’로부터도 집중 포화를 받은 뒤였다. 안개모 소속의 정장선 의원도 전날 “안 의원의 발언은 매우 부적절했고, 당에서 실용과 개혁으로 구분지어 반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한 뒤 안개모를 탈퇴했다. 장영달 상임중앙위원도 같은 날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누가 누구를 배척해야 한다느니 누구는 당을 떠나라거니 하는 어리석은 국민 배반적 언행들로 분열을 부채질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결코 국민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문소영 박지연기자 symun@seoul.co.kr
  • [사설] 정계개편 논란, 또 지역구도인가

    한국 정치가 후진적이라고 비판받는 이유는 지역주의 때문이다. 이념·정책으로 정당이 나뉘지 않고, 정파별 지역분할 양상이 뚜렷하다. 집권자나 유력 대권후보를 중심으로 한 정당의 이합집산이 유별난 것도 정치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최근 정치권, 특히 여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정계개편 논란의 핵심에도 지역주의와 특정인을 중심으로 한 이합집산이 자리잡고 있다. 표가 된다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낡은 정치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정계개편 논란은 차기 대선이 한참 남았는데 시작되었다. 더구나 집권여당에서 탈당 얘기가 나오는 양상이 심각해 보인다. 노무현 대통령이 5년 임기를 절반도 채우지 않았는데 몇몇 여당 인사들이 레임덕을 부채질한다는 지적을 받아 마땅하다.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인기 폭락은 경제회생이 지지부진하고, 각종 정책들이 표류하는 데 따른 것이다. 이를 단순하게 지역 표심과 연결시켜 호남 푸대접론 운운하면서 열린우리당·민주당의 합당 혹은 새로운 호남당의 출현을 공공연하게 거론해서는 안 된다. 여당과 민주당의 일부 인사와 중부권신당 추진파가 공동전선을 모색한다고 나서고 있는데 나라를 다시 동서로 나누자는 주장밖에 더 되겠는가. 고건 전 총리를 비롯해 누구든지 국민 지지도가 높으면 대권을 추구할 수 있다. 그러나 구태를 답습해선 안 된다. 지역감정 자극으로 표를 얻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하며 표심도 그런 방향으로 가리라 믿는다. 노 대통령과 여당은 정계개편 논란의 배경을 직시해야 한다. 말로만 전국정당을 외치면서 특정지역을 홀대하지 않았는지 다시 살펴야 한다. 차기 주자들을 내각에 포진시켜 내각을 정치화하고, 당의 리더십을 약화시킨 측면은 없는지 따져보고 바로잡을 일이 있으면 빨리 시정해야 한다.
  • 美·英, 18개국 부채167억弗 탕감 합의

    미국과 영국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로 손꼽히는 18개국이 국제금융기관에 진 부채 167억달러(16조 7000억원)를 탕감해주기로 합의했다고 뉴욕타임스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양국의 협상에 참여한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 존 스노 미국 재무장관과 고든 브라운 영국 재무장관이 이날 런던에서 열리는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공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관리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워싱턴에서 윤곽을 잡아놓은 계획안을 분명하게 매듭지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그는 또 국제금융기관의 빚을 탕감받은 나라들은 경제발전과 보건, 교육과 사회 프로그램을 위해 신규 대출을 신청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부채를 탕감받게 된 18개국은 볼리비아, 니카라과 등 남미국가를 제외하고는 베냉, 부르키나파소, 에티오피아, 가나, 가이아나, 온두라스, 마다가스카르, 말리, 모리타니아, 모잠비크, 니제르, 르완다, 세네갈, 탄자니아, 우간다, 잠비아 등 아프리카 국가가 대부분이다. 미국과 영국은 지난 수개월동안 빈국의 부채를 탕감하는 구체적 방안을 놓고 줄다리기를 해왔다. 영국은 부국들이 부채탕감의 책임을 떠안는 방식을 선호한 반면, 미국은 세계은행과 아프리카개발은행 등 금융기관들이 전액 부담해 부채를 탕감하는 방안을 주장해왔다. 결국 이번 합의는 부채 탕감으로 생긴 국제금융기관의 손실을 미국이 추가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영국이 수용함으로써 이뤄졌다. 앞서 7일 부시 대통령은 블레어 총리와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아프리카 개도국의 부채를 전면 탕감하고 6억 7400만달러의 인도주의적 원조를 추가로 제공하는 새로운 아프리카 지원계획을 발표했다 . 그러나 구체적인 탕감 계획이 포함되지 않아 ‘생색내기’라는 비판이 일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토요일 아침에] 하로동선(夏爐冬扇)/원철 스님 조계종 포교원 신도국장

    단옷날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여름이 시작된다. 선방은 하안거 결제인지라 산문을 걸어 잠그고 금족령이 내려진 채 여름 한철을 참선정진하며 화두와 씨름하고 있을 터이다. 송나라의 쌍삼원(雙杉元) 선사는 “참선하는 집안에서는 달이 차는지 이지러지는지 윤년(閏年)인지 아닌지도 전혀 모르다가 세모진 송편을 먹고 나서야 비로소 오늘이 단오인줄 알았다. 오늘 아침도 변함없이 찻잔에 차를 부어 대중들과 함께 창포를 씹으니 몸 안에서 땀이 나는구나.”라고 하여 정진와중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 단오를 맞이하고선 새삼 여름임을 아는 당신의 심경을 그대로 전해주고 있다. 산중 큰절에 살 때는 산내 비구니 암자에서는 쑥으로 떡을 만들어 전 대중에게 공양을 내면 단오 무렵임을 기억해내곤 했다. 근데 이 쑥떡이 암자마다 서로 경쟁하듯 맛과 솜씨가 유별나다. 정말 종이쪽처럼 얇게 빚어내는 그 솜씨에 우리 모두는 감탄사를 연발했다. 떡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도 그 쑥떡에는 손이 갔다. 쓰디쓴 익모초 즙도 몸 생각해서 한 사발 마셔두면 여름 나는 데 도움이 될 터이다. 더불어 단오에 빠질 수 없는 것은 부채일 것이다. 이제부터 땀이 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며칠 전에 알고 지내던 화가로부터 합죽선을 선물 받았다. 물 머금은 연잎 위에 똘망똘망한 개구리가 얌전하게 앉아 있는 붓질에서 ‘올여름도 건강하게 이겨내라’는 그의 마음이 그대로 묻어난다. 그림을 보기만 해도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부채와 일휴(一休·1394∼1481) 선사의 글씨에 얽힌 일화는 단옷날 한번쯤은 들어둘 만한 이야깃거리이다. 선사께 어느 날 평소에 신세를 지고있던 부채가게 주인이 찾아왔다. 눈물을 뚝뚝 흘리며 이별을 고하는 것이었다. 빚으로 가게가 넘어가게 되었다는 것이다. 묵묵히 듣고 있다가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며 곰곰이 생각하다가 무릎을 쳤다. 다음날 일찍 가게에 나갔다. 그리고 ‘오늘 하루만 일휴의 붓글씨가 새겨진 부채를 판매함’이라고 가게 앞에 광고문을 내걸었다. 소문이 삽시간에 입을 타고 주변에 퍼지면서 너도나도 얻기 힘든 선사의 글씨를 소장하겠다고 몰려 들기 시작했다. 하루만에 빚을 갚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여윳돈까지 모아준 후 표표히 절로 되돌아왔다. 이제 선풍기·에어컨이 부채를 대신하는 시절인지라 여름이 되어도 부채가 필요없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일휴 선사가 환생하여 다시 오더라도 부채를 팔아서는 돈이 되지 않는 세상이다. 예전에 별볼일없던 정치인 몇몇이 모여, 때를 기다린다는 의미로 ‘하로동선(夏爐冬扇)’이란 음식점을 경영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여름화로·겨울부채’란 현재는 별로 쓸모가 없지만 때가 되면 요긴하게 사용된다면서 권토중래를 꿈꾸던 결사모임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경영솜씨가 받쳐주지 않아 얼마 되지 않아 문을 닫긴 했지만, 지금은 모두 정치실세가 되었으니 간판의 의미는 그대로 이루어진 셈이다. 이제 가게 이름의 부채가 아니라 실물부채 역시 햇빛가리개나 의례용으로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니 그 부채의 운명만큼이나 시절은 빨리빨리 ‘하로동선’을 만들어 낸다. 하루가 다르게 신기술이 나오는 전자제품은 어제 것도 ‘하로동선’으로 만들어 버린다. 컴퓨터 운영프로그램의 변천은 7080세대인 내 순발력으로는 도저히 따라잡을 수가 없다. 어머니가 나와 또래쯤 되는 젊은 직원들이 거들어주지 않으면 이제 보고서 하나도 제대로 작성할 수 없게 되었으니 나 역시 이미 이 시대의 ‘하로동선’이 되어 버린 것인가. 그래서 열반하신 통도사 경봉 노사의 말씀을 위로처럼 이 아침에 떠올린다. 봄날에 부채를 부치면 온갖 꽃 곱게 피고 여름에 부채를 부치면 구름이 일고 비가 오며 가을에 부채를 부치면 모든 나무에 낙엽이 지고 겨울에 부채를 부치면 서리와 눈이 내린다. 원철 스님 조계종 포교원 신도국장
  • [일본을 다시본다] (1) 일본은 ‘미래’를 대비했다

    [일본을 다시본다] (1) 일본은 ‘미래’를 대비했다

    도쿄만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도쿄 시내 시오도메의 덴쓰빌딩 47층 ‘지팡구’나 시내 한복판 도쿄돔호텔 4층의 ‘유교안’ 등 고급식당은 요즘 예약이 어려워졌다. 골프장의 부킹도 힘들어졌고, 할인요금은 사라졌다. 장기 불황시대와 대비되는 풍경이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이나 서민들이 이용하는 시설 등은 여전히 어렵다. 국내총생산(GDP) 등 거시경제 지표와 소비·생산·수출 등도 낙관과 비관이 엇갈리는 것이 장기불황의 터널 끝에 서 있는 일본이다. |특별취재팀|최근 1∼2년 사이 도쿄의 스카이라인이 확 바뀌고 있다. 도쿄 시내의 시오도메, 롯폰기, 시나가와 등에는 40층 안팎 초고층 빌딩들이 재개발이나 도시정비 사업으로 속속 들어섰다. 요즘은 도쿄역 부근에서 재개발이 진행 중이다. 이른바 ‘잃어버린 10년’ 동안 10∼20년 후를 대비한 상징적 모습으로 꼽힌다. 국회 주변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개혁정책의 결정판이라는 우정사업 개혁문제로 시끄럽다. 고이즈미 총리가 중의원 해산까지 시사하며 밀어붙이고 있지만, 집권 자민당내 ‘우정족’ 의원을 중심으로 한 108명이 야당인 민주당과 연대 운운하며 결사적으로 반대한다.19일 끝나는 정기국회 회기를 연장하자는 주장과 우정민영화 절충론이 9일 동시에 나오고 있다. 집권 5년차로 들어선 ‘고이즈미 개혁’은 곳곳의 철밥통을 깨고 있다. 사법개혁, 도로공사 민영화, 연금개혁, 국립대학 등의 특수행정법인화, 기초자치단체의 대대적 합병 등이 숨가쁘게 이뤄졌다. 공무원들도 실적주의가 도입되고, 국회 직원 수도 대폭 축소된다. 그런 탓에 인사, 돈, 정보의 3대 축으로 이뤄지던 낡아빠진 파벌정치도 크게 약화됐다. 민간부문도 낡은 것을 벗어던지는 변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신흥 인터넷기업인 라이브도어의 호리에 다카후미(32) 사장 등 30∼40대의 야심찬 기업가들이 인수·합병 등을 앞세워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정부와 기업·가계 등 전 부문이 “패전 60주년을 맞아 패러다임을 확 바꾸겠다.”는 의지가 넘쳐난다. ●거품과 비효율이 제거된 10년 유명한 온천휴양지인 이즈반도 해안지대에 가면 폐업했거나 휴업 중인 중규모 호텔들의 을씨년스러운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거품경제 시절 과도한 접대비로 회사나 각종 단체의 연수, 회식 등의 ‘이벤트 손님’이 사라진 것이 이런 현상을 촉발한 것이다. 기업들도 대전환기를 맞았다. 현재 기업들은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거쳐 체력을 강화한 뒤 고용을 다시 늘리는 ‘선순환적’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고 노무라증권연구소의 와코 주이치 수석연구원은 분석한다. 아시아경제연구소 히라쓰카 다이스케 지역통합연구그룹장도 “지난 10여년간 특히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좋아졌다.”라고 평가했다. 일본의 거품붕괴는 미국의 베트남전 패전과 같은 충격이었다고 한다. 세계적인 통신사 특파원 출신의 자유기고가 도쿠모토 에이치로는 “학연이나 지연, 파벌 등 부정적인 요소들이 많이 사라졌다.”며 “능력에 의해 경쟁하는 시스템이 갖춰졌다. 특히 IT업체의 창업이 활발해지며 기득권적인 기업구조에 커다란 충격을 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스피드 경영의 싹이 보인다 일본이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 물건을 사고 배달을 요청하면 1주일 정도 기다려야 하던 것은 옛말이다. 급행료를 내면 다음날 혹은 당일도 배달된다. 관청이나 기업, 은행 등도 민원을 신청하면 종전엔 1∼2주일가량 기다려야 했으나 지금은 빠르게 해결되는 곳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스피드 경영도 요즘 기업들의 화두다. 도요타자동차의 오쿠다 히로시 회장은 95년 사장 취임 때 “해외사업을 위해 스피드를 향상시켜야 한다.”며 스피드 경영을 진두지휘, 오늘의 초일류 자동차 기업을 일궈냈다. 한 발 앞서 문제점을 개선하고,1초도 아낀 부품조달 등으로 속도를 높인 것이다. 일본인만에 의한 기업경영도 옛말이 됐다. 도요타·닛산·혼다·미쓰비시·마쓰다 등 5대 자동차 업체 중 닛산 등의 3개사 최고경영자가 한동안 외국인이었다. 일본의 자존심이라는 소니도 22일 주주총회에서 미국인인 하워드 스트링거를 회장으로 정식 추대한다. 스피드 경영은 일본 최대 IT재벌인 소프트뱅크 손정의 사장, 온라인 쇼핑몰 업체 라쿠텐의 미키타니 히로시 회장 등 신세대 벤처기업인들이 선도하고 있다는 데 이견이 없어 보인다. ●거품붕괴 이후 위기경보 강화돼 요즘 마루젠이나 기노쿠니야 등 대형 서점에 가면 ‘허구의 경기회복’,‘국가재정파탄’,‘희망격차사회’‘이극화 일본’ 등 향후 일본경제의 위기를 경고하는 서적들이 넘쳐난다. 거품붕괴 뒤 일본에선 ‘위기에 대한 경보’가 발달했기 때문이란 해석이 일반적이다. 거품경제 내내 언론이나 분석가들이 일본의 장밋빛 미래만을 찬양하다가 거품이 붕괴되자 그 반성으로, 사전 경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방송 아나운서인 오노 게이코는 “지난해 시중에 경제가 좋다는 책들이 넘쳤는데 실제 GDP는 2분기나 마이너스였다. 반면 올해는 경기가 좋지 않다는 책들이 주류다. 그것은 경기가 좋다는 방증”이라고 소개했다. ●후유증, 그늘도 많이 남겼다 5월말 도쿄도 시나가와구의 오이마치역 인근의 라면가게와 술집 밀집 골목은 오후 7시인데도 문을 열지 않은 곳이 많았다. 실직이나 비정규직 전환 등의 서민들에게는 장기불황 후유증이 큰 것이다. 장기불황의 그늘과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기업들이 10여년 동안 고용을 기피,“생산직은 물론 사무직, 연구소도 91년 이후 신입사원 선발을 안한 곳이 많아 기술·기능 전수에서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10년 이상 된 사원이 오차 심부름을 하는 곳이 많다.”라고 환동해권 경제연구소 에리나의 미무라 미쓰히로 연구원은 우려했다. 글로벌화 부작용도 극복해야 한다. 도요타자동차·소니 등 굴지의 대기업에는 미국·중국 등 다국적 사원이 많다. 대부분 영어로 이뤄지는 회의에서 ‘사원간 의사소통 효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아울러 구조조정이 가속화하고 정사원, 계약사원, 촉탁사원, 파견사원 등 사원제도가 복잡해지면서 조직 화합이 어려워진 것도 큰 숙제로 부상했다. 양극화가 심화된 것도 사회적 과제다. taein@seoul.co.kr ■ ”日은 대수술 막 끝낸 환자” 후카가와 도쿄대교수 인터뷰 |특별취재팀|“일본경제는 커다란 수술을 받은 직후의 환자 같은 상황이다. 연간 0∼2%의 성장을 할 수는 있게 됐지만 그나마 이전 같은 고성장은 없을 것이고 미국·중국 등의 외부 충격에 약하다.” 후카가와 유키코 도쿄대 대학원 교수는 학교 연구실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현재 일본 경제의 상태를 이같이 요약했다.10여년의 장기불황 기간 중 중반까지는 재정의 과도한 사회간접자본 투자 등으로 우왕좌왕했지만, 이후 실효적인 개혁이 시작되면서 좋아졌다는 설명이다. 후카가와 교수는 “7년 정도는 잃어버린 것이 많았다.”면서도 “하지만 이 기간과 이후 기업·가계 부문의 의미있는 개혁들도 진행됐고, 제조업이나 은행 등의 부채 처리가 잘 되면서 전체적으로 개혁작업이 본궤도에 진입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 기간 일본을 부정적으로 짓눌렀던 학벌지배 현상이 약화되는 등 체질개선이 많이 이뤄진 것으로 진단했다. 오랫동안 도쿄대 법학부 출신들이 경제부처를 좌지우지했으나 세계적인 변화에 대응할 능력을 갖춘 경제분야 인재들이 이들을 대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부실기업과 구조조정이 늦어진 기업들이 망해도 사회적 충격을 최소화할 법 정비도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본 주가가 저평가됐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쓰러질 기업들이 적지 않기 때문에 주가는 지금 정도가 적당하다.”면서 주가 저평가론을 부인했다. 나아가 지금까지는 시장을 공업기술이 이끌었지만 앞으로는 마케팅이나 소비가 주도하는 시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삼성이 소비자가 원하는 디자인과 스피드로 제품을 만들어 성공했다.”며 “시대가 변했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재 일본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만성병이 천천히 진행되는 것처럼 일본의 위기가 그렇다는 설명이다. 이런 까닭에 일본은 ‘조용히, 천천히 성장하는 사회’로 변모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래에 대한 조심스러운 낙관이다. 그러면서 환경기술에서 프런티어 정신을 발휘할 경우 제1의 희망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진·태풍 등 환경·자연재해를 극복하기 위해 발달시킨 환경·기상기술 등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750조엔에 이르는 재정적자에 대해서는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taein@seoul.co.kr ■ 김상연기자의 “일본은 있었다” “일본의 사정은 어떠한가.” “신이 본 바로, 쇼군은 군병의 일을 힘쓰지 아니하여 사람들이 포성을 들으면 어쩔 줄 몰라하였습니다.” 지난달 16일 특별취재를 위해 도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을 때 머릿속은 1636년 조선통신사로 일본에 다녀온 임광과 인조(仁祖)의 대화로까지 달려 올라갔다. 일본 근대화의 배아를 잉태했던 그 도쿠가와 막부시대로부터, 근대화를 완성한 120년 전 김옥균(金玉均)의 황망한 도일과 40년 전 김종필(金鍾泌)의 다급한 방일, 그리고 21세기 대명천지에도 현재진행형인 독도, 야스쿠니 등등…. 번잡한 상념이 무색하게 비행기는 ‘쿵’ 하는 굉음과 함께 나리타공항에 착륙했다. ●개별과 집단 사이… 도쿄시내 남쪽 시나가와역에서 처음 맞닥뜨린 거대한 인파는 이방인을 익사시킬 것만 같다. 바쁜 걸음으로 각자의 방향으로 돌진하는 사람의 물결은 윌리엄텔 서곡 2부의 리듬을 연상시킬 만큼 일관성 있게 빠르고 역동적이다. 그러나 식당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풍경은 돌변한다. 식객의 주류는 혼자서 밥 먹는 사람들. 다른 사람한테 눈길 한번 주지 않은 채 후다닥 먹고 서둘러 나간다. 전철역 인파를 보고 ‘일본은 있다.’고 하고, 식당안을 보고는 ‘일본은 없다.’고 하는 건가? 식당안의 그저그런 ‘나카무라’들이 고니시 유키나가나 이토 히로부미 같은 ‘촉매’를 만나면 전철역의 위협적인 검은부대로 변신하는 건 아닐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사이… 아무리 붐벼도 열차에서 승객이 내리기 전에 몸을 밀치며 올라타지 않는 사람들. 도로에선? 횡단보도를 밟고 선 자동차는 없다. 자로 잰 듯 정차해 있다가 일제히 평행을 유지하며 주행하는 행렬. 각박함이 지배했을 법한 ‘잃어버린 10년’도 일본인의 소프트웨어 진보는 막지 못했다. 계층과 빈부를 막론하고 국민 전체가 한몸처럼 움직이는 질서의 소프트웨어는 오랜 시간에 걸친 축적의 발현일 것이다. 그것이 메이지(明治)유신에서 발원한 전체주의적 교육의 소산이든, 이지메(집단 따돌림)를 두려워하는 일본인 특유의 DNA 때문이든. ●전통과 외래 사이… 서울보다 사람이 많다는 도쿄지만 식당 간판이나 인테리어 디자인만큼은 전통 일본풍이다. 그러나 시부야 같은 번화가는 ‘자본주의의, 자본주의에 의한, 자본주의를 위한’ 일본의 다른 얼굴이다. 고층빌딩들의 앞면에 매달린 대형 광고전광판에서부터 바닥에 엎드린 소규모 상점들의 스피커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볼륨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린다. 소리가 소리를 누르기 위해 더 큰 소리를 동원하는 메커니즘은 초기 자본주의의 원초적 경쟁을 연상시킨다. 전통과 외래가 자본이라는 동질의 목표를 향해 각개약진하는 모습은 불안하면서도 절묘하다. 인상적인 점은 억압보다는 방임으로 균형을 맞춰 가고 있다는 것. 여고생들이 미니스커트에 가까운 교복을 거리낌없이 입고 다니는 광경에서 전통과 외래의 절묘한 ‘팽창 시너지’가 느껴졌다. “그래, 일본은 어떠한가.” “신이 본 바로, 일본은 있었습니다. 언제든 계기가 주어지면 무섭게 뭉칠 수 있는 잠재력이 엿보였습니다. 방비를 게을리 하다간 장래에 큰 화가 다시 닥칠까 심히 염려되옵니다.” carlos@seoul.co.kr ■ 도움 주신 분들 이번 한·일 수교 40주년 특별기획에 도움주신 분들을 2회에 걸쳐 싣습니다(무순입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자민당 중의원(부간사장) ▲구사노 다다요시(草野忠義)일본 노동조합총연합회 사무국장 ▲다카하시 요시오(高橋由夫) 일본 노동조합총연합회 사무부국장 ▲구마가이 겐이치(熊谷謙一) 일본 노동조합총연합회 국제국장 ▲무쿠타 사토시(田哲史) 일본경제단체연합회 환경·기술본부장 ▲마스다 기요시(益田淸) 도요타자동차 이사 환경부장 ▲후카가와 유키코(深川由起子) 도쿄대학교 대학원 교수 ▲야마모토 이치타(山本一太) 자민당 참의원 ▲기타하시 겐지(北橋健治) 민주당 중의원(역원실장) ▲미카즈키 다이조(三日月大造) 민주당 중의원 ▲기타지마 가즈토시(北嶋一甫) ㈜기타지마 시보리 제작소 사장 ▲오이케 가즈오(尾池和夫) 교토대 총장 ▲사사키 미사오(佐佐木節) 교토대 기초물리학연구소 교수 ▲나카무라 가즈야(中村一也) 교토대 총장 비서실장 ▲사고 노리치카(佐合紀親) 오사카대 우주물리학 박사 ▲다카하시 도루(高橋徹) 교토대 기초물리학연구소 박사후 과정(오사카대 핵물리학 박사) ▲이시무라 시게이치(石村繁一) 남코(NAMCO) 사장 ▲히라이 아쓰오(平井淳生) 경제산업성 상무정보정책국 정보통신기기과 과장보좌 ▲나카지마 구니오(中島邦雄) 정책대학원대학 교수 ▲오카타 야스오(緖方靖夫) 일본공산당 중앙위원회 국제국장, 참의원 의원 ▲오모카와 마코토(面川誠) 일본공산당기관지 新聞赤旗 외신부 기자 ▲노히라 신사쿠(野平晋作) 피스보트 공동대표 ▲다나카 쓰네유키(田中恒行) 일본경제단체연합회 노동정책본부 기획조사그룹장 ▲스즈키 아키히코(鈴木明彦) UFJ종합연구소 조사부 수석연구원 ▲이노우에 사토시(井上哲) 인사원 직원복지국제과 주임국제전문관
  • 염동연 상중위원 전격 사퇴…‘측근’의 충정? 黨 새판짜기?

    염동연 상중위원 전격 사퇴…‘측근’의 충정? 黨 새판짜기?

    열린우리당 염동연 상임중앙위원이 8일 전격적으로 상중위원직을 사퇴했다. 문희상 의장은 물론 누구와도 사전 논의하지 않은 행보였다.4·30 재보선 참패에 이은 당내 노선갈등, 그리고 최근 당·정·청 갈등까지 일고 있는 상황에서 염 위원의 사퇴는 당을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 속으로 밀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黨소모적 논쟁에 회의감 사퇴 배경을 두고 여러가지 이야기가 난무한다. 우선 “안팎의 시련에 직면하고 있는 대통령과 당의 어려움을 덜고자 하는 충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한 것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시각이 있다. 최근 당·정 갈등 과정에서 불거진 측근 논란의 소지를 없애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그동안 각종 의혹사건에 대통령 측근 개입 논란이 제기됐고, 이와 함께 측근 책임론이 일자 섭섭한 감정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 의장이 “책임져야 할 사람이 있으면 지고, 앞으로 책임질 일이 있는 사람도 지라.”고 말한 것에 서운한 감정을 나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영달 상중위원도 “각종 의혹사건이 측근들 때문에 발생한다.”고 말했다. 당의 소모적 노선경쟁에 회의감을 느꼈다는 분석도 있다. 염 의원은 회견문에서 “당이 소모적 노선논쟁으로 상처받는 상황에서 논쟁의 한쪽 끝에 서 있는 사실에 큰 부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뒤 일부 당직자들에게 “원군이 한 명도 없다.”고 토로한 데서 감지된다. 민주당 통합론에 대한 유시민 상중위원과의 대립도 사퇴를 부채질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유 위원이 민주당과 통합이 되면 당을 나가겠다고 말한 것에 부담을 느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수자원 공사비리와 관련해 내사를 받고 있다는 설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에 소환될 경우 당에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사퇴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러나 염 위원은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당·정·청 대대적 쇄신 ‘희생타’ 일단 염 위원의 사퇴는 향후 당·정·청 전체에 대한 전면적 쇄신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즉, 대통령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는 자신을 희생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통해 제대로 된 쇄신을 요구했다는 분석이다. 노무현 대통령과 문희상 의장 등 여권 핵심부의 선택이 주목된다. 여기에 문 의장에게도 사전 논의 없이 전격적으로 결정하는 등 지도부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셈이다. 따라서 현 지도부를 그대로 안정시키기보다는 오히려 리더십의 전면 재편을 촉진해 여권 내 ‘새판짜기’의 신호탄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또 당내 호남의원들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최근 ‘탈당설’ 등으로 가뜩이나 어수선한 호남 의원들의 동요를 촉발할 공산도 클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김두관 대통령 정무특보가 이날 국회 의원회관을 방문, 신중식·김태홍·우윤근 등 호남출신 열린우리당 의원을 연쇄적으로 만나 ‘탈당설’ 등 정국 현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엇갈리는 반응 문 의장은 “사전 상의도 없이 그러면 어떻게 하느냐.”며 침통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그게 뭐 대단한 일이냐.”며 짐짓 의연한 태도를 보여 동요를 경계했다. 장영달 상중위원은 “지도부가 당을 추스르고 나갈 입장인데 도대체 어떤 생각으로 그런 판단을 한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고, 유시민 상중위원도 “도대체 이유를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러나 동조 의원들도 있다. 이목희 제5정조위원장은 “당과 정부, 대통령에 가는 부담을 덜기 위해 그랬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박준석 박지연기자 pjs@seoul.co.kr
  • 단오절 ‘전통 현대’ 한마당

    ‘단오절을 의미있게 보내세요.’ 단오절은 설, 추석, 한식과 함께 우리 고유의 명절이다. 남자들은 씨름을 하고, 여자들은 그네를 탄다. 11일 단오절을 맞아 서울의 남산과 한강에서 다양한 축제 한마당이 재현된다. 남산에서는 씨름과 송파산대놀이 등 ‘전통축제’가, 한강 뚝섬지구에서는 록밴드 공연과 X-게임 등 ‘신세대축제’가 각각 열린다. 풍작을 기원하며 함께 즐기던 단오절의 원래 의미를 되살리는 자리가 마련되는 셈이다. ●남산에서는 단오맞이 전통 축제 서울시는 11일부터 이틀동안 중구 필동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2005 서울단오민속축제’를 개최한다. 이번 축제는 공연·겨루기·풍습체험·전시·축제 등 다섯 마당으로 열린다. 천우각에서 열리는 공연마당에서는 흥겨운 중요무형문화재들이 재현된다. 경기민요와 송파산대놀이, 안숙선 판소리, 남사당놀이 등이 전수자들이 공연한다. 천우각과 공동마당에서 펼쳐지는 겨루기마당은 일반인들도 참여할 수 있다. 씨름대회와 그네뛰기대회, 제기차기대회, 어린이 단오왕 과거제 등 다양한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특히 팔씨름대회에는 외국인도 참여할 수 있다. 이밖에 ▲풍습체험마당 창포물에 머리감기와 창포비녀 만들기, 봉숭아 꽃물 들이기, 단오먹거리난전 ▲전시마당 단오부채전, 단오부적전 ▲축제마당 무료 한방 진료체험, 단심줄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한강에서는 신세대 축제 청소년과 젊은이들을 위한 축제의 장은 한강변에서 열린다. 한강시민공원사업소 주최로 한강시민공원 뚝섬지구에서 11일과 12일에 열리는 ‘2005 강변카페 페스티벌’이 그 현장이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열리는 이번 축제의 특징은 시민들이 직접 행사를 꾸린다는 것이다. 지난해 이벤트 회사에서 행사를 기획했던 것과는 달리 올해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동호인들이 프로그램을 손수 마련했다. 39개 동호회가 꾸려가는 이번 축제는 크게 공연과 전시무대로 나뉜다. 공연 무대에서는 대한민국 라이브밴드 연합과 직장인 밴드 ‘zeed’ 등 록음악 연주가, 밸리댄스와 자이브, 살사 등 다양한 댄스 공연 등이 펼쳐진다. 다양한 전시 무대도 이어진다.▲각종 라면을 소개, 시식하는 ‘라면천국’ ▲온라인게임 카트라이트 동호회 ‘스타카트’ ▲토기 제작 동호회 ‘토미’ ▲노래방 동호회 ‘노래방에 죽고산다 놀방파’ 등 다양한 모임들이 각각의 부스에서 장기를 뽐내면서 각종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클릭 이슈] 집값폭등…가수요인가 정책실패인가

    [클릭 이슈] 집값폭등…가수요인가 정책실패인가

    유사 이래 가장 강력하다고 하는 부동산 대책이 쏟아지고 있는데도 집값은 왜 오를까. 서울 강남과 경기 분당, 용인 일대의 집값이 날개를 단듯 뛰면서 정부의 부동산 처방이 무색해지고 있다. 정부는 집값 상승이 투기성 거래와 풍부한 유동성에서 비롯된 버블(거품)이라며 이내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강남 등의 집값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의 고공비행을 거듭하고 있다. 수요자들로서는 정부의 정책을 믿어야 할지, 시장을 믿어야 할지 헷갈릴 뿐이다. ●허탈한 서민들 참여정부 주요 정책목표 가운데 하나가 집값 안정이었다. 대통령까지 나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집값 안정을 외쳤다.‘투기와의 전쟁’이란 표현까지 나왔다. 정부도 이에 맞춰 각종 대책을 내놨다. 지난 2003년 10·29대책 이후 지금까지 정부가 내놓은 대책만 해도 20개에 달한다. 올해 들어 10·29대책의 약효가 다한 듯하자 판교 아파트 11월 동시분양 등이 포함된 2·17대책이 나왔고 이어 5·4대책이 나왔다. 정부는 기회 있을 때마다 집값을 잡겠다고 호언했다. 물론 전체적인 시장은 아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강남과 분당 등의 집값은 다시 요동치고 있다. 실제로 서울·수도권 지역의 집값 상승세는 폭발적이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우성아파트 31평형은 한달새 1억 5000만원이 올라 10억원대를 호가한다. 분당도 서현동 시범단지 한신아파트 32평형은 최근 5억 8000만원에 거래됐다. 그동안 정부의 집값 안정을 믿었던 국민들에게 박탈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솜방망이 된 초강수들 정부가 2003년부터 올해까지 내놓은 대책에는 지금까지 시행해본 적이 없는 것들이 포함돼 있다.1가구 3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부동산 과다보유자를 대상으로 한 종합부동산세, 재건축 아파트 개발이익환수제, 주택거래신고제 등은 3년 전만 해도 생각하지 못했던 대책들이다. 이 과정에서 개발이익환수제와 재건축 과정에 대한 건설교통부와 검·경의 조사로 재건축아파트 가격상승세는 수그러졌다. 문제는 이들 재건축 대책으로 공급감소가 예상되면서 강남 중대형아파트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공급확대 차원에서 개발 중인 판교신도시가 오히려 분당과 용인 지역의 집값 상승세를 부채질했다. 한때 채권·분양가 병행입찰제 아파트 가격이 평당 2000만원을 웃돌 것이라는 분석에 따라 분당과 용인의 집값이 뛰기 시작한 것이다. 용인 지역의 집값 상승에는 정부의 교통대책도 한몫을 했다. 난개발에 따른 문제점 해소를 위해 정부가 내놓은 교통대책이 집값 상승을 부채질한 것이다. 거래 제한과 가수요 억제를 위한 기발한 아이디어와 제도로 인해 중국이나 동남아에서조차 연구대상이 됐다는 한국의 주택정책들이 모양새를 구기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정책으로는 집값 못 잡는다 정부는 입주량이나 부동산 세제 등을 감안하면 집값이 오를 이유가 없다고 강변한다. 실제로 내년에만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에서 모두 1만 4969가구가 입주한다. 지난 82년 이후 최대 물량이다. 여기에 강도높은 부동산세제 등을 감안하면 가수요가 가세할 틈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집값 상승세는 멈출 줄 모른다. 각종 대책이 시장에 맞지 않았거나 수요자들이 정책을 신뢰하지 않았던 탓이다. 집값이 오르자 수요자들은 너도나도 ‘사자세’에 가세하고 있다. 특히 공급대책이 포함되지 않은 충격요법은 일시적으로는 효과가 있었지만 집값을 잡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시중의 유동성도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가계대출 400조원에다 연간 2조원대로 추정되는 각종 개발사업보상금 등이 집이나 토지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유동성 회수를 위해서는 경제활성화가 필요한데도 여전히 경기 침체는 지속되고 있다. 경기 악영향을 우려한 나머지 금리도 손을 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태에서 투기단속과 세제 강화 등 규제위주 대책으로는 집값을 잡을 수 없다는 게 부동산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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