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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불법파업 감싸고 나선 철도公 감사

    한국철도공사 감사가 철도노조의 이달초 불법 파업을 두둔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전 직원에게 보냈다고 한다(서울신문 3월10일자 5면 보도). 그는 이메일을 통해 “‘3·1파업’이 절대로 부당한 파업이라고 생각지 않는다.”면서 “정책수정을 요구하는 투쟁이었다면 당연히 ‘철도 부채’ 문제에 초점이 모아져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파업을 하고 보니 노조 입장에서 제일 나쁜 x은 보수 언론이라고 생각한다.”며 언론에 화살을 돌렸다. 우리는 그의 인식에 대단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우선 중앙노동위원회의 직권중재까지 거부하고 시민을 볼모로 파업을 강행한 것이 어찌 불법이 아니란 말인가. 아울러 수많은 시민들이 출·퇴근 대란 당시 짐짝 취급을 받은 ‘지옥철’의 끔찍한 경험이 당연하다는 것인지 그에게 묻고 싶다. 한술 더 떠 철도 부채 운운하며 투쟁방향까지 제시한 것에는 어안이 벙벙할 정도다. 공기업 감사로서 어디 할 소리인가. 오죽하면 노조마저도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을까. 공사 안팎에서는 그가 공사 감사인지, 노조 자문역인지 모르겠다는 지적도 나오는 모양이다. 이번 철도노조 파업처럼 더 이상 시민을 볼모로 한 불법파업이 용납돼서는 안 된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사회 분위기 역시 그런 쪽으로 가고 있다고 본다. 철도공사의 감사는 핵심 경영진이다. 노조가 잘못 생각하고 있다면 바로잡아줄 책임이 있다. 더욱이 공사의 사장은 불법 파업의 책임을 끝까지 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장과 생각이나 입장이 다르다면 굳이 그 자리에 남아 있을 이유가 있는가. 그는 노동운동을 해오다 청와대 비서관을 거쳐 공사의 감사가 됐다. 노동운동가와 공기업 감사의 역할은 구분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 용인 수지·신봉·동천지구 “판교 덕 볼까?”

    용인 수지·신봉·동천지구 “판교 덕 볼까?”

    용인지역에 아파트를 분양할 업체들이 은근히 판교 후광을 기대하는 눈치다. 판교 아파트 분양 시장이 달아오르면 청약 열기가 인근 지역 아파트 분양에 옮겨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천지구…교통만 해결된다면 동천지구는 용인 수지지구와 붙어있고 뒤로는 광교산이 있는데다 생활 편의시설이 비교적 잘 갖춰져 있지만 만성적인 교통문제로 주거환경이 저평가받아 왔다. 그러나 서울-용인간 고속화도로, 분당-수서간 고속화도로, 국지도 23호선을 잇는 도로 등 6개 도로가 신설·확장, 교통 문제가 개선될 전망이어서 재조명받고 있는 분위기다. 동천지구는 신봉보다 분당에 가까워 강남으로 출퇴근하거나 분당에 직장이 있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다. 올해 주목할 분양 물량으로는 동천동에서 삼성물산이 시공하는 2515가구(33∼75평형)다. 오는 10월 첫선을 보이는데 판교·분당 및 경부고속도로 판교IC와 가까워 고급 주거단지로 입지가 좋다는 평이다. 현대 아이파크, 효성화운트빌, 신명스카이뷰, 써니밸리, 우미이노스빌 등이 대표적인 기존 단지들로 꼽힌다. 동천대우 33평형의 경우 3억 2000만∼4억원을 호가한다. ●GS타운으로 거듭날 신봉·성복지구 동천지구 아래 있는 신봉·성복지구의 기존 아파트는 이미 프리미엄이 많이 붙은 상태다.LG신봉자이 1∼2차,LG빌리지 1·2·3·6차 등이 대표적인 선호 단지다.LG빌리지 5차 A단지 53평형이 7억 500만∼7억 6000만원 선이다. 택지지구와 맞먹을 만큼 규모가 커 판교 입주와 맞물려 가격 상승 여력이 있다는 평이다. 유망 분양물량으로는 GS건설이 3월 판교 분양 직후 성복동에서 중·대형(33∼60평형) 중심으로 내놓는 2400가구(수지2차, 성복1·4차)다. 이어 5월 1568가구를 추가 분양한다. 도시기반시설 확보 문제로 지난해 초부터 분양이 지연됐지만 대기 청약자도 많아졌다.SK건설, 동일하이빌, 동부건설 등도 성복·신봉에서 5∼10월까지 총 2600여가구를 추가로 내놓는다. ●수지 등 여타 용인 지역은 신봉·성복 및 동천지구와 연계되어 하나의 주거벨트가 형성될 수지 1,2지구, 상현, 풍덕천, 구성읍쪽 분양물량도 많다. 도로 정비없이 아파트만 대량 공급되어 교통대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성남 분당-판교-서울 신사를 잇는 신분당선 전철, 서울-용인 고속도로가 신설되는 한편 풍덕천 4거리-세곡동을 잇는 국지도 23호선이 8차로 확장되는 등 향후 교통 문제가 해결될 전망이어서 쾌적한 주거조건을 가진 지역으로 거듭날 가능성이 많다. 진흥기업이 이달말 구성읍 상하리에서 분양하는 물량(33∼56평형·1051가구)과 남광토건이 이달 용인 동백 택지개발지구내 연립주택 용지에서 공급할 남광하우스토리 등이 눈에 띈다. 상하리 진흥더블파크는 단지옆 5600여평을 생태공원으로 조성해 용인시에 기부채납하는 데다 차로 5분거리에 24만평의 레저타운도 들어설 계획이다. 특히 용인경전철 강남대역이 들어서 교통 환경도 개선될 전망이다. 함영진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용인 동천, 수지 등 일대는 개발 압력이 큰 지역으로 판교 개발에 따른 후광이 예상되는 곳”이라면서 “그러나 인기·비인기 아파트의 가격 차이가 큰 만큼 도로시설, 역세권, 생활편의시설 등 주거 조건을 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EU ‘에너지 안보’ 공동대처 깃발

    EU ‘에너지 안보’ 공동대처 깃발

    유럽연합(EU)이 심화되는 에너지 안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특단의 처방전을 내놓았다. 핵심은 회원국 정부가 행사해온 에너지 정책 결정권을 EU로 이양하는 것이다. 역내(域內)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을 얻기 위해 개별 국가의 이익을 초월한 공동의 정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안보의 핵심으로 간주돼온 에너지 부문에서 역내 통합이 이뤄지면 ‘하나의 유럽’을 향한 획기적 진전이 이루어지는 셈이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공동 인프라 확충 1200조원 투입 EU 집행위원회는 8일(현지시간) 에너지 분야 정책구상 보고서(그린 페이퍼)를 통해 안정적인 에너지원 확보를 위한 공동 대응을 주문했다. 구체적 방법으로 EU는 단일한 에너지 정책 조정관과 감시기구의 구성, 범(汎)유럽 차원의 에너지 계획 마련을 제시했다. 주제 마누엘 바로수 EU 집행위원장은 “유럽은 더 이상 25개 회원국마다 제각각인 에너지 정책을 감내할 능력이 없다.”면서 “수요 폭증과 공급 불안정,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급 불안감을 부채질해온 시설 인프라 확충을 겨냥해 1조유로(약 1200조원)를 투입하는 방안도 제시됐다.EU는 이 돈을 단일 전기시설망 구축과 북아프리카와 중동, 카프카스 지역과 유럽을 연결하는 가스·송유관 가설에 충당할 계획이다. 갑작스러운 공급 중단 사태에 대비해 모든 회원국이 공유할 수 있는 긴급 가스 비축 방안도 마련된다. EU는 주요 에너지 공급자인 러시아 등과의 에너지 협상권도 요구했다. 각국의 개별 협상보다 단일 창구를 통하는 것이 유리한 거래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바로수 위원장은 이번 주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에너지 협력을 논의한다. ●러-우크라 분쟁 등으로 위기감 유럽 차원의 공동 에너지 정책에 관한 논의는 최근 2년새 국제 에너지 가격이 2배 가까이 급등하고, 북해 유전 등 역내 자원의 고갈이 가시화하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연초 유럽 일부지역의 가스 공급 중단을 부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분쟁, 중동의 정세 불안과 중국·인도의 에너지 기업 인수전도 위기감을 부채질했다. 현재 유럽 전체의 수입 에너지 의존도는 40%를 넘는다. 전문가들은 2030년쯤에는 70%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에너지 주권’ 이양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영국이다. 영국이 보유한 북해 유전의 생산량 급감이 크게 작용했다. 지난해 유럽 25개국 정상회담에서 EU에 공동 에너지 정책 수립을 가장 먼저 제안한 사람도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였다. ●“초유럽 거대 권력 출현할 수도” 집행위는 이번 보고서를 오는 23·2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 보고하고 승인을 요구할 계획이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많은 정부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일부 회원국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방향성 자체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당장은 아니더라도 EU의 제안이 수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회의적인 시선도 적지 않다. 회계법인 어니스트 앤드 영의 제이시 파머는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인프라 확보를 위해 필요한 막대한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 등 핵심적인 문제들에 대한 대책이 없다.”고 평가했다. 영국 보수당의 에너지 전문가 앨런 덩컨은 “초유럽적 에너지 권력을 쥐고 흔들 새로운 관료주의가 출현할 수 있다.”며 우려섞인 시선을 던졌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지금 대전청사에선…] 철도公 임원이 파업 두둔?

    ●철도공사 감사 이메일 파문 철도가 노조의 파업 철회 이후에도 여전히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한국철도공사 K감사가 직원들에게 보낸 글의 내용이 또다시 파문. K감사는 “‘3·1파업’이 부당한 파업이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중앙노동위원회의 직권중재를 거부한 노조의 불법파업을 두둔하면서 “정책수정을 요구하는 투쟁이라면 철도부채 문제가 중요하다는 것이 알려질 수 있도록 하는 일에 초점이 모아졌어야 한다.”고 ‘투쟁방향’까지 제시. K감사는 또 “파업을 하고 보니 제일 나쁜 X은 보수언론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노조는 누구를 상대로 싸우고, 왜 싸우고 있는지 알 수 없다.”고 ‘안타까움’을 표출. 당사자인 노조는 “단체협상의 취지를 벗어난 발언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으나, 철도공사 안팎에서는 공사 감사인지 노조 감사인지 모르겠다는 것이 중론.●산림청,‘40년 만에 경사’ 산림청이 전국 154개 기관을 대상으로 평가한 감사원의 ‘자체감사 우수기관’으로 선정되자 감격. 산림청 감사담당관실은 지적 위주에서 벗어나, 법적·제도적 문제를 현장에서 찾아내 개선시키는 데 주력한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는 것.특히 규모가 비슷한 기관보다 적은 5명의 인력으로 2배 이상인 213시간의 현장 출장을 기록. 한 관계자는 “격무로 유명하다 보니 기피부서가 됐음에도 묵묵히 소임을 다한 직원들의 공”이라고 피력.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위기의 일본공항] 간사이 20km 사이 공항2개 ‘출혈비행’

    [위기의 일본공항] 간사이 20km 사이 공항2개 ‘출혈비행’

    지난달 16일 일본 오사카의 간사이 국제공항 옆에 고베공항이 새로 문을 열면서 ‘과잉 중복투자’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09년 봄을 목표로 후지산 시즈오카공항(이하 시즈오카공항) 개항이 추진되고 있어 공항 증설 회의론을 부채질하고 있다. 일본의 국내선 공항은 과잉인 반면, 아시아의 허브(거점)를 노렸던 나리타공항은 한국, 중국 등에 밀린다는 평이다. 국내·국제선의 균형 투자 실패로 일본의 공항 정책이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다. |시즈오카 이춘규특파원|간사이·오사카공항과 반경 20㎞ 거리에 있는 고베공항이 지난달 개항한 데 이어 16일에는 후쿠오카공항에서 불과 50㎞밖에 떨어지지 않은 신기타큐슈공항이 또 문을 연다. 공항 과잉 논란이 불거진 것은 지방경제 활성화를 노린 자치단체와 정치인, 상공인들의 과열된 경쟁 탓이다. 시즈오카공항만 해도 2009년 개항되면 세수 효과만 수십억엔을 기대하고 있고 신규 고용도 6000∼8000명을 예상하고 있다. 회사 창업이나 유치에도 유리한 기반이 조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즈오카현에는 스즈키, 혼다, 야마하, 가와이 등 세계적인 기업들의 본사가 있다. 실제로 고베공항 개항으로 간사이·오사카공항과의 승객 쟁탈전은 이미 시작됐다. 그러나 중앙 정부는 내각책임제이기 때문에 정치인 눈치를 살펴야 했고 이로 인해 적절하게 개입, 통제해내지 못했다는 것이 한 외교 소식통의 설명이다. 그는 이런 이유로 일본의 국내선 공항은 현재도 과잉 상태라고 개탄했다. 일본은 1967년 이후 7차례에 걸쳐 시행된 공항 정비 5개년 계획(7차는 7개년 계획)에 따라 공항 증설과 항공기 대형화에 따른 정비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2000년 회계검사원 보고서에서도 지적됐듯이 이용객 예상 수요와 실적 비교가 가능한 14개 지방공항 가운데 9개 공항의 실적이 예상 수요를 밑돌았다. 그 가운데 4곳은 예상 수요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적자는 주민 부담으로 전가되기도 했다. 실제로 2003년 이시가와현 노토공항은 당초 하네다, 오사카, 나고야 등 3개 노선을 운항하겠다며 문을 열었다. 하지만 현재 하네다 노선만 운항하고 있을 뿐이다. 1990년대를 전후해 항공 수요가 예상치를 밑도는 현상이 나타난 데다 중복·과잉투자 논란이 불거지자 국토교통성은 2001년 공항 정책을 전환, 외딴 섬 등을 제외한 지방공항 신설을 동결하기에 이르렀다. 일본 정부는 국제선 공항의 정비도 서두르고 있다. 현재 나리타·간사이·주부공항이 국제 거점공항이다. 이 가운데 간사이공항은 2007년 두개째의 활주로가 완성될 예정이다. 나리타공항 B활주로(2180m)는 2009년을 목표로 2500m로 확장키로 했다.3000m급의 C활주로는 계획을 보류했다. 하지만 “한국의 인천공항이나 중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는 물론 태국의 신방콕공항 등이 엄청나게 신·증설, 나리타공항은 아시아의 허브공항 지위를 유지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 현지 전문가들의 일치된 지적이다. 일본 국내 정기선 여객의 60% 이상이 이용하는 도쿄국제(하네다)공항은 이미 처리 능력의 한계를 보여 2009년에 4개째의 활주로가 정비된다. 하네다공항은 국내선 수요는 물론 한국, 중국 등 근거리 노선에 개방, 국제선 수요에 부응하겠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구상이다. 시즈오카공항은 1998년 11월 착공, 현재 80% 안팎의 진척을 보이고 있다. 개항하면 국내 4개 노선과 한국과 타이완 등 해외 9개 노선을 운항할 계획이다. 활주로는 2500m로 나리타, 하네다공항의 보완 역할을 하겠다는 게 중앙·지방정부의 구상이다. 시즈오카현측은 이용 인구가 3000만명선인 유럽 공항의 활주로가 6∼7개인 데 비해 나리타와 하네다공항의 활주로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을 개항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아시아권 인구는 유럽의 4배지만 공항 활주로 수가 너무 적어 앞으로 예상되는 아시아 여객 수요를 충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아시아 노선은 하네다공항이, 유럽과 미주 노선은 나리타공항이 맡는 역할 분담으로는 아시아 여객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두 공항은 소음문제를 일으키거나 토지 확보에 난점이 많아 활주로 증편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 taein@seoul.co.kr ■ 이시가와 시즈오카현 지사 |시즈오카 이춘규특파원|“매년 국제선 항공 수요는 늘고 있다. 그런데 간토지방에는 국제선 활주로가 절대 부족하다. 그래서 시즈오카공항이 필요하다.”는 것이 최근 현청에서 인터뷰한 이시가와 요시노부 시즈오카현 지사의 변이다. 그는 “공항이 개항하면 후지산 관광, 학술 등 한국과의 교류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 시즈오카공항은 과잉 중복투자라는 지적이 있는데. - 학자나 연구자 등이 도쿄에 집중돼 생긴 도쿄 중심주의에서 비롯됐다. 우리가 그것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신칸센이나 고속도로로 충분하다고 하는데 결코 아니다. 시즈오카를 중심으로 아시아 국가와의 교류가 확대될 것이다. ▶ 재정 압박은 없나. - 문제 없다. 재정 자립도가 도쿄, 아이치, 오사카, 가나가와에 이어 5번째다. ▶ 유럽과 아시아 상황을 비교하면. - 하루 출장이 가능한 아시아 국가로 연결되는 운항 편수가 너무 적다. 유럽은 2000년 기준으로 연간 7600만명인데, 유럽의 4배 인구를 갖고 있는 아시아는 4900만명이다. 교류가 활발해져야 하고, 활발해지면 국가간 경제력 격차도 현저히 줄게 된다. ▶ 아시아 국가들과 비즈니스 교류는 어느 정도인가. - 우리 현의 국제 교류 중 아시아 국가 비중은 63%다. 우리 현 기업이 한국에는 32개, 중국에는 339개, 싱가포르에는 25개 진출해 있고 계속 늘고 있다. ▶ 아시아 국가 국민이 얼마나 찾나. - 연간 21만명의 아시아인, 세계에서는 40만명 이상이 찾는다. 착실히 증가하고 있다. 개항은 상승작용을 일으켜 비즈니스와 관광 등의 복합 교류를 가능케 한다. ▶ 자매 도시들은 있는가. - 한국 제주도를 비롯, 중국, 영국, 미 캘리포니아주와 교류하고 있다.12월엔 학술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 아시아·태평양포럼을 10년째 갖고 있다.3년 전 아시아암학회 교류도 시작했다. ▶ 투자금 1900억엔(약 1조 5770억원)의 회수 가능성은. - 모든 사회간접자본 투자에는 리스크가 따른다. 직접 계산은 어렵다. 그러나 세수 증대, 고용 창출, 기업 창업 유인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수치화는 어렵지만 지역사회를 원활하게 운용하는 기반이 된다. ▶ 도쿄권에 정말 공항이 부족한가. - 나리타, 하네다, 시즈오카공항의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2월 초 가고시마공항에 갔었는데 근처 공단에 시즈오카현 하마마쓰시 출신 사업자가 5월에 공장을 연다는 말을 들었다. 그는 시즈오카에는 공항도 없고, 인건비도 비싸 그곳으로 옮겼다고 했다. ▶ 건설과 운영 주체는. - 설치 및 관리는 시즈오카현이 맡는다. 터미널 운영과 유지는 전부 민간회사에 맡기고 현청은 일절 간여하지 않는다. ▶ 공항 건설에 시민 참여는. - 공항 르네상스 운동을 전개 중이다. 지금까지 7회 정도 했고, 지난 5일에는 1000여명이 나무를 심었다. ▶ 후지산이 폭발할 조짐이 있다는데 개항에 영향은 없겠나. - 후지산은 300년 전인 1707년 분화(폭발)했다. 화산의 수명은 100만년인데 후지산은 5만∼10만년밖에 안됐다. 도쿄대와 기상청이 징후를 면밀히 감시 중이고 폭발이 임박했다는 징후는 없다. 징후가 있으면 100% 가깝게 예측이 가능하다. ▶ 탑승률이 저조할 경우는. - 지금부터 연구하겠다. 일본의 공항은 이용 비용이 너무 비싸 국제 경쟁력이 약해 빨리 대책을 세워야 한다. ▶ 국제선 승객 분담은 어떻게 하나. - 나리타와 하네다공항의 활주로 증편은 한계가 있는 반면, 시즈오카공항은 가능하다. 중앙정부는 국가항공정책 차원에서 기대한다. 도쿄도는 반대한다. 고베공항의 상황과는 다르다. 당초 간사이공항을 현 고베공항에 건설한다고 하자, 고베시가 반대하다가 간사이공항이 거의 완공될 즈음 건설에 나섰다. 따라서 고베공항은 국제선 운항 허가가 안 났다. taein@seoul.co.kr
  • 수원시, 특산주 ‘불휘’ 지분 매각

    경기도 수원시 특산주인 ‘불휘’가 만성적자로 민간에 넘어간다. 수원시는 7일 ‘불휘’를 생산하는 주류회사 ㈜효원에 대한 시 지분을 2억 4000만원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 6일 입찰을 통해 최종 낙찰자로 결정된 A(50·사업)씨와 효원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했으며 늦어도 내달 4일 안으로 모든 주식을 A씨에게 인도할 예정이다. 시는 1999년 11억 3000만원을 투자, 수원농협과 공동으로 자본금 25억원 규모의 효원을 설립해 동충하초가 함유된 불휘와 불휘21을 만들어 판매해 왔으나 매년 수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오다 지난해 감사원으로부터 두차례 지분을 회수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효원은 지난 1999년 1억 8400만원의 적자를 내는 등 2004년까지 15억여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효원은 부채가 자산의 70%를 넘어서 출자액보다 9억원을 손해보더라도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며 “그러나 수원지역의 대표적인 술인 불휘가 잘 팔려 영업이익을 낼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애쓸 생각”이라고 말했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시론] 정당투표 안해야 헛공약 막는다/임승빈 명지대 교수·경실련 5·31 정책선거 유권자운동본부 운영위원장

    [시론] 정당투표 안해야 헛공약 막는다/임승빈 명지대 교수·경실련 5·31 정책선거 유권자운동본부 운영위원장

    경실련 지방자치위원회에서는 지난 2002년에 당선된 16개 시·도 현역 자지단체장들 및 234개 기초자치단체장의 공약 중 헛공약된 내용을 최근 분석했다. 지방자치에 역행하거나 실현 불가능한 것들이다. 즉 1)주민을 자극하여 지역이기주의를 조장하는 공약 2)자치단체 예산 규모와 맞지 않는 과다한 행정서비스 제공의 선심성 공약 3)투기를 불러일으키는 각종 개발공약 4)무계획적이며 무분별한 각종 대회 설립 공약 5)경제적 타당성이 없는 각종 민간자본 유치 공약 6)정부가 이미 발표한 정책이나 이미 진행 중인 사업을 자신의 정책으로 포장한 공약 7)중앙정부 권한을 자치단체 권한인 것처럼 발표한 공약 등 7대 유형이다. 지방선거만이 아니다. 대선이나 총선 역시 때마다 되풀이되는 헛공약들이 왜 근절되지 못하고 유권자를 현혹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는 유권자에게도 책임이 크다. 선거가 지역주의와 중앙 정치 중심의 낡은 선거문화에 기인하고 있음을 유권자들이 알면서도 여전히 정책이 아닌 당 중심으로 투표행위를 하는 한 입후보자들의 ‘아니면 말고’식의 무책임한 헛공약은 근절되지 않을 것이다. 민선 3기 단체장들의 공약을 분석하는 가운데 눈에 띄었던 점은 제2기(1998∼2002년)의 외환위기 극복 이후라는 특수상황도 있었지만 재정긴축, 행정개혁 등의 공약보다는 재정확충 및 지가상승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주민들에게 주는 지역개발공약들이 이전에 비해 급격히 늘었다는 점이다. 이 같은 헛공약이 지난 2∼3년 동안 발생한 전국의 토지 투기장화와 결코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불행하게도 제 4기인 이번 선거에서도 헛공약은 이어지리라고 예상된다. 헛공약의 폐해는 전국을 투기장으로 만드는 것만이 아니다. 헛공약은 지자체의 예산낭비를 가져와 결국은 주민들의 부채로 남게 된다. 특히 다가올 5·31 지방선거는 지방의원 유급제 및 기초의원 정당공천 확대 등 개정된 선거법으로 인해 공천과정의 비리가 만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공천권을 따낸 후보자들의 무리한 헛공약이 남발되리라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유권자는 지역을 살리기 위해서 자신의 투표권 행사를 연고주의가 아닌 정책중심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국내외의 사례를 보더라도 무소속인 단체장이 높은 성과를 낸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따라서 유권자 스스로가 정당 공천과정에 대한 감시를 면밀하게 하여 해당 후보자가 정당에 충성하여 공천을 받았는지 혹은 지역에 충성하는지에 대한 판단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제 4기 지방선거 과정에서의 또 다른 특징 가운데 하나는 시민단체와 학계, 언론계 등도 후보자 공약검증을 위하여 매니페스토 운동을 전개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경실련에서는 유권자의 참여를 위해 3월 한 달 동안 5·31 희망제안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공천과정 비리제보와 유권자가 살고 있는 지역의 단체장의 공약을 미리 제안하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지방자치에 역행되거나 헛공약을 남발한 후보자가 선출되지 않도록 시민사회단체가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유권자들의 관심이다.5·31 지방선거에서의 낮은 투표율은 결속력이 강한 지역연고주의가 먹히는 선거결과를 낳아 여전히 무책임한 헛공약이 남발되는 상황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유권자들의 공천과정에 대한 적극적 감시와 5.31 지방선거에서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임승빈 명지대 교수·경실련 5·31 정책선거 유권자운동본부 운영위원장
  • 골프동반자 기업인수도 특혜?

    골프동반자 기업인수도 특혜?

    이해찬 국무총리가 철도노조가 파업한 지난 1일 골프를 쳐서 생긴 파문이 갈수록 확산되는 양상이다. 잇따라 제기된 의혹은 대부분 개연성도 있어 보인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대부분 “연관성이 없다.”고 부인하거나,“우연의 일치”라는 해명을 내놓고 있다. ●교직원공제회의 주식 매입 의문 교직원공제회 김평수 이사장과 전임 이사장인 이기우 교육인적자원부 차관, 류원기 영남제분 회장이 지난해 수차례 골프회동을 가진 사실도 드러났다. 이 때문에 이들의 친분관계가 공제회의 영남제분 주식 매입과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그러나 김 이사장은 9일 “지난해 5∼10월 중 교직원공제회가 영남제분 주식을 집중 매입한 사실은 몰랐다.”고 말했다. 교직원공제회가 영남제분의 거래처인 S식품의 지분을 대거 인수해 84억원의 손해를 보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교직원공제회가 영남제분을 밀어주기 위한 차원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골프 동반 기업인 ‘불황은 없다’ 이 총리의 3·1절 골프에 참석한 부산지역 기업인들이 최근 급성장하고 있다는 데도 의혹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골프모임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P회장이 운영하는 S건설은 부산지역 중소규모 업체에서 참여정부 들어 전국적인 기업으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S건설의 시공능력평가액은 2002년에 291억원으로 도급순위 293위에 불과했다. 그러나 2003년에는 345억원으로 268위,2004년에는 864억원으로 143위, 지난해는 1497억원으로 109위 등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또 S건설은 현 정부가 출범한 2003년 2월 이후 관급공사 수주액만 5000억원으로 1998년부터 2000년까지 3년 동안 관급공사 수주액 700억원보다 7배나 늘었다. 또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재건사업에도 참여,241억원의 관급공사를 수주했다. ●관급공사 대량 수주 어떻게? S건설 관계자는 “참여정부 시절에 잡힌 매출액 중에는 국민의 정부 당시 결정된 것도 많고, 참여정부 들어 지방 관급공사에 지역기업 참여가 의무화했기 때문에 매출액이 늘어난 것”이라면서 “해외 수주 건도 해외시장 개척 등 전략적 차원에서 시도한 것이며, 특혜는 없었다.”고 말했다. P회장은 3ㆍ1절 골프 동반자인 K회장,S회장 등과 함께 2003년 2월 옛 S그룹의 모기업인 S주식회사를 820억원에 공동 인수했다. 이들은 인수 과정에서 채권단으로부터 총 부채 5000억원의 30%인 1500억원을 탕감받아 특혜 논란도 일고 있다.S주식회사 관계자는 “경영진을 교체하지 않고 구조조정도 하지 않아 직원들도 반발이 없었으며 회사 경영도 순조로운 편”이라며 “채무탕감은 적법한 절차를 밟은 것으로 알고 있으며, 특혜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장세훈 이유종기자 shjang@seoul.co.kr
  • 난지골프장 힘겨루기 2라운드

    서울 난지 골프장이 이달중 다시 무료 개장된다. 난지골프장 운영본부 기장명 사장은 8일 “난지골프장을 개장하지 않아도 어차피 유지, 관리비가 들어간다.”면서 “시민들의 임시 개장 요구를 수용하고 사회·경제적 손실을 줄이기 위해 다시 무료 개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달 중·하순 개장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용갑 공단 골프장운영본부 지원팀장도 “서울시에 정상 개장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아직 답신이 없어 지난해와 같이 무료로 개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지난해 10월4일 난지골프장을 처음 무료 개장했다가 12월17일 겨울 휴장에 들어갔다. 이에 대해 골프장 운영권을 놓고 공단과 갈등을 빚어온 서울시는 시 재산인 난지골프장을 개장하려면 먼저 시에 기부채납한 뒤 토지 사용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공단이 무료 개장을 일방 강행할 경우 토지 무단 사용에 따른 변상금 부과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2월 중순 공단과의 골프장 운영권 관련 항소심에서 패소한 뒤 지난 2일 대법원에 상고했으며, 골프장을 가족 공원화하는 방안도 계속 검토할 방침이다.이종락 박지윤기자jrlee@seoul.co.kr
  • 현대건설 본격M&A 정지작업

    현대건설 채권단이 오는 10일 현대건설 이종수 경영지원본부장(전무)을 새 사장(CEO)으로 선임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이종수호’의 현대건설 앞날이 주목받고 있다.이 본부장은 9일 이사회를 거쳐 30일 주총에서 사장으로 선임되면 채권단의 일정에 따라 인수합병(M&A)을 위한 정지작업에 본격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M&A 결정, 막을 수 없는 대세 현대건설은 채권단이 추진하는 M&A 일정에 더이상 반대할 수 없는 처지에 몰렸다. 현대건설은 그동안 금융권에 진 빚을 갚아 부채 비율을 낮추고 실적을 호전시키는 등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왔지만, 채권단의 매각일정에 따를 수 밖에 없게 됐다. 현대건설은 임직원들은 경영실적 등으로 미뤄볼 때 현재 상태로 1∼2년만 더 지켜봐 주면 충분히 알찬 회사로 키워 자체 정상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었다. 하지만 채권단이 이 전무를 새 CEO로 내세우면서 채권단의 M&A 추진 일정은 탄력을 받게 됐다. 채권단은 새 CEO 선임을 계기로 본격적인 M&A 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채권단이 이 전무를 새 CEO로 선임하기로 한 것은 이 전무가 경리·재정·인사·기획·감사 업무 등 관리 분야를 주로 담당했고 경영지원본부장을 맡고 있어 M&A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많은 문제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업무 스타일이 합리적이라는 점도 작용했다는 후문이다.현대건설은 임원으로 현 이지송 사장과 부사장 2명, 전무급 25명을 두고 있는데, 채권단은 이 전무를 새 CEO로 선임하면 고위직 임원들의 구조조정도 어느 정도 자유로워질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새 CEO의 고민 이 전무는 신임 사장 선임 이후 재계 역사를 다시 써야 하는 위치에 서게 된다는 점에서 고민이 많다. 채권단이 M&A를 전제로 내놓는 모든 요구를 받아들여야 하고, 이 과정에서 구조조정 등의 ‘악역’을 맡아야 하기 때문이다.M&A로 현대그룹의 모태가 된 현대건설이라는 이름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범 현대가의 임직원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살 수도 있다. 때문에 현대건설 사장이라는 개인적인 영광보다 자칫 현대건설의 M&A과정에서 사장을 맡게돼 당혹스러운 입장이다. 채권단은 새 사장을 선임한 뒤 M&A를 전제로 임원에 대한 구조조정부터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현대건설 임직원들은 그러나 지난해 3200억원의 사상 최대 순이익을 내는 등의 실적을 내세워 자체 경영정상화 방안을 요구할 전망이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데스크시각] 응코시스 시콜레 아프리카!/임병선 국제부 차장

    제78회 아카데미 영화제 시상식이 열린 6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코닥 극장에 낯선 언어 “응코시스 시콜레 아프리카!”가 울려 퍼졌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영화 사상 처음으로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한 ‘초치’의 개빈 후드(42) 감독이 트로피를 든 채 외친 소리였다. 어쩌면 후드는 백인과 영어의 독무대가 되어온 오스카 잔칫상에 으레 등장하던 수상 소감 ‘갓 블레스(God bless)’를 대신하는 아프리카의 자존심을 외치고 싶었는지 모른다. 그는 “신이여, 아프리카를 돌보소서!”라고 외쳤지만 신이 그 소리를 들었는지, 요즈음 세계 각국은 검은 대륙에 애정 공세를 펴느라 여념이 없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4일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한 나라를 소개하고 있다. 서남아프리카 앙골라의 대서양 연안 벵구엘라와 내륙의 광산을 잇는 철도 건설현장에 나타난 ‘친절한 나라’는 과거 포르투갈이나 영국 식민주의자들보다 더 도움이 되고 덜 까다로운 파트너로 인정받고 있다. 5억달러(약 5000억원)이나 되는 공사비를 기꺼이 댈 뿐만 아니라 이역만리에서 온 이 나라 노동자들은 낡은 천막에서 먹고 자며 현지인들과 뒹군다. 다름 아닌 중국이다. 중국이 앙골라 기반시설 건설에 제공한 차관은 20억달러(약 2조원)에 이른다. 이 차관은 2개 철도 노선과 정부 건물들, 수도 루안다의 신공항 건설에 투자되고 있다. 중국이 앙골라에 매혹된 이유는 석유와 전략적 광물이다. 중국 국영기업 시노펙사는 지난해 앙골라가 프랑스 정유사 토탈의 채굴권 계약 갱신을 거부했을 때 이를 가로챘다. G8(선진 7개국+러시아)이 최빈국 부채 400억달러(약 40조원)의 탕감을 약속하기 1년 전에 이미 아프리카 국가의 빚 13억달러(약 1조 3000억원)를 털어버린 감각이 눈부실 정도다. 중국이 급성장하는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아프리카 자원에 눈을 돌린 것은 역사가 꽤 됐다.1991년 첸지천(錢其琛) 외교부장의 순방 이후 지금껏 외교부장들은 매년 첫 방문지로 이 대륙을 선택해왔다. 이런 노력은 과거 식민주의의 모델인 영국을 제치고 대륙 전체에서 미국과 프랑스 다음의 교역 상대국으로 중국을 떠오르게 했다. 중국은 앙골라 말고도 나이지리아, 수단, 콩고, 알제리 등에 손을 뻗치고 있다. 짐바브웨 무가베 대통령의 저택을 900만달러(약 90억원)나 들여 직접 지어주고 이권을 챙길 정도로 흑묘백묘(黑猫白猫)론을 실천하고 있다. 일본이 1980년대 동남아시아에서 펼쳤던 민심 얻기 전략을 베낀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와 민간의 빈틈없는 공조는 2004년 지진해일(쓰나미) 발생 사나흘만에 수천개의 시신 봉투를 적재한 일본 함정이 태국 해변에 등장하게 했다. 6일 노무현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 첫 기착지인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교포간담회에서도 이 지역과 중동에서의 중국 드라이브가 화제가 됐다고 한다. 지난달 정부는 이번 순방에서는 에너지 외교에 비중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일본과 중국이 10여년 기울인 노력을 이른 시간에 따라잡을 수 있을지, 또 그만한 여력과 집중력, 민간과의 유기적 네트워크가 있는지 의문이다. 하기야 지청구 늘어놓을 자격은 기자부터 없다.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 접근 방법을 제때 알리지 못한 책임 때문이다. 검은 대륙의 약동을 세밀히 감지해내지 못하고 수십년 되풀이되는 얘기로 평가절하한 결과가 쌓이고 쌓여 중국에마저 추월당하는지 모를 일이다. 영화 ‘초치’는 요하네스버그의 흑인 거주지 소웨토의 19세 갱 단원 초치가 한 여인을 총으로 쏴죽인 뒤 훔친 차 뒷좌석에서 아기를 발견, 부모를 찾아주고 새 삶을 시작한다는 내용이다. 후드 감독이 설파했듯이 영화는 “에이즈, 범죄, 기아 등으로 허덕이는 아프리카가 지금 희망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웅변”하고 있다. 우리는 그 길을 앞당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러려면 당장의 에너지, 자원보다 더 멀리, 더 근원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뒤처졌다고 무리수를 뒀다가는 정말 큰 망신을 살 수 있다. 임병선 국제부 차장 bsnim@seoul.co.kr
  • 청계천변에 148m 새 랜드마크

    청계천변에 148m 새 랜드마크

    청계천 주변에 또 하나의 랜드마크 건물이 들어설 예정이다. 글로스타(대표 김수경)는 재개발 관련 특혜비리 의혹 사건으로 사업이 전면 중단됐던 서울 을지로2가 5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 부지에 초대형 주상복합아파트와 호텔, 오피스 및 상업시설을 갖춘 복합건물을 지을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글로스타에 따르면 전체 3926평 부지에 ‘글로스타 스퀘어가든’이라는 이름의 복합 건물 2개동을 짓는다.148m의 높이에 지상 34층과 39층 2개 건물이다. 건축 연면적만 5만여평에 달하는 초대형 건물이다. 용적률은 기부채납에 따른 인센티브를 합해 1170%가 적용된다. 39층짜리 한 개 동에는 호텔 180여실(지상 1∼18층)과 70∼100평짜리 초대형 주상복합아파트 70여가구(19∼39층)가 들어선다. 회사측은 호텔은 별 여섯개짜리에 해당하는 초특급의 세계적인 체인을 유치하고, 주상복합아파트는 비즈니스와 파티·주거를 겸하는 맞춤형 공간으로 설계해 직접 호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계천 조망이 가능한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김수경 대표는 “한 건물 내 호텔과 주거시설의 동시 입주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형태”라면서 “미국에서 고가에 분양된 만다린오리엔탈, 리츠칼튼 등의 호텔형 아파트와 같은 최고 수준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34층짜리 한 개동은 오피스 시설로 첨단 인텔리전트 빌딩으로 시공하고, 연면적 6000여평 규모의 상업시설에 고급 식당가와 명품관 등을 넣을 예정이다. 을지로2가 5지구는 지난해 양윤재 전 서울시 행정2부시장이 당시 시행사였던 ‘미래로RED’에 고도제한 완화 등의 특혜를 주고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되면서 개발계획 심의가 전면 중단됐었다. 글로스타는 지난해 미래로RED로부터 이 부지의 사업권을 매입해 재추진 중이며, 사업시행에 필요한 전체 부지 80%를 매입한 상태다. 지난해 미래로RED가 추진하다 시 도시계획심의 과정에서 문제로 지적된 공원부지 확보건도 수용하기로 하고, 조흥은행과 쁘렝땅 백화점 사이 520여평에 삼각공원 등을 조성해 서울시에 기부채납할 계획이다. 삼각공원은 지상에 몇 그루의 나무나 녹지공간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문화공연시설 갖춘 문화 테마공원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시행사측은 중구청의 관련 계획변경안 입안과 공람공고, 구 의회 의견청취,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사업계획승인 등의 행정절차를 거치면 올 연말쯤 착공에 들어가 2010년 상반기 완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일단 구청을 거쳐 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 상정하는 데만 최소 3개월 이상 걸려 사업 일정은 유동적이다.”면서 “건축계획도 서울시 심의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美 통신업계 ‘160조원 공룡’ 탄생

    미국 통신업체인 AT&T가 경쟁업체인 벨사우스를 670억달러(약 67조원)에 인수할 것이라고 발표, 통신업계의 덩치 키우기 바람을 부채질하고 있다. 당장 루슨트, 노텔 등 거대 통신 장비업체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고 시가 총액이 AT&T의 절반 수준으로 벌어지게 된 2위 업체 버라이존이 경쟁업체인 퀘스트와 손을 잡거나 영국 보다폰과 합작회사인 버라이존 와이어리스 인수를 서두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AT&T는 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지난 주말 종가에다 18%의 프리미엄을 붙여서 벨사우스 주주들의 주식을 사들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AT&T는 100억달러(약 10조원)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벨사우스의 170억달러(약 17조원) 채무도 떠안기로 했다. AT&T는 벨사우스가 갖고 있는 무선 통신업체 싱귤러 지분과 9개 주의 전화 가입자를 함께 넘겨 받아 7000만명의 전화 가입자와 1000만명에 가까운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 가입자를 거느리게 됐다. 시가 총액만 1600억달러(약 160조원)로 버라이존(980억달러)의 곱절에 가깝게 된다. AT&T의 벨사우스 인수는 예정된 수순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지난해 11월 SBC 커뮤니케이션스가 AT&T를 인수한 뒤 얼마 안 돼 성사됐다는 점에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미국 최대의 통신 그룹이었던 AT&T는 1984년 반독점 소송에서 패소하는 바람에 버라이존,SBC, 벨사우스 등 여러 개의 지역 전화회사로 강제 분할됐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현대차 어디로…](중)문제는 돈이다

    [현대차 어디로…](중)문제는 돈이다

    지난달 28일 서울 리츠칼튼 호텔에서 산업자원부 주관으로 열린 ‘차세대 성장동력사업 참여기업 간담회’. 정부와 자동차업계는 지난해까지 362대가 보급된 국산 하이브리드카(베르나·프라이드 등)를 올해 418대 추가 보급키로 했다. 2008년까지 보급 목표는 4170대. 산자부는 2009년부터 연간 2만∼3만대 양산이 시작되면 현재 1억원인 대당 가격이 2000만원대로 낮춰질 것으로 기대했다.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카인 프리우스는 지난해 일본에서만 4만대 이상 팔렸고 미국에서는 무려 13만대 이상 판매됐다. 해리어, 클루저, 에스티마 등 다른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더하면 23만 4900대에 이른다. 도요타는 2010년 하이브리드카 판매를 100만대 이상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가 예정대로 2009년 하이브리드카 양산 시대를 개막한다고 해도 도요타와의 격차는 따라가기 벅찰 정도로 벌어질 수밖에 없다. 현대차의 ‘비상경영’은 환율하락, 고유가 등 현재 상황도 문제지만 앞으로 다가올 위기에 대한 ‘예방경영’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현대차 스스로 하이브리드, 연료전지 등 미래형 자동차에서는 일본을 쫓아가야 하고 내연기관에서는 중국의 거센 도전에 직면한 ‘넛 크래커(호두까기)에 끼인 호두’ 형국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문제는 ‘돈’이다. 현대차는 올해 연구개발(R&D)에 1조 953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해 1조 7090억원보다 14.3%나 늘렸다. 파워트레인 등 국내 시설투자에 7970억원, 미국 앨라배마 공장 등 해외에 685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필요한 투자금액은 3조 4360억원으로 현대차의 올해 영업이익 목표치 1조 9000억원의 1.8배에 이른다. 지난해 말 현재 현금 보유액은 1조 8032억원으로 2004년보다 8000억원 늘어났지만 넉넉한 편은 못 된다. 현대차의 부채는 11조 6083억원(유동부채 7조 6166억원)으로 2004년(11조 3357억원)보다 늘었다. 더욱 큰 문제는 이처럼 투자를 늘리고 있는데도 선진 자동차업계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는 데 있다. 현대차의 지난해 연구개발비 1조 709억원은 도요타(7조 5500억원)의 22%에 불과했다. 판매대수가 현대차보다 적은 혼다도 4조 6800억원으로 2.7배나 됐고 휘청거리고 있는 GM은 7조 1500억원, 포드는 7조 1000억원에 이르렀다. 현대차는 기아차를 더해 올해부터 2010년까지 최대 20조원(최소 12조원)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장부품 개발에 4조∼6조원, 연료전지차에 1조∼2조원, 하이브리드카에 2조∼5조원 등 신기술 투자에만 7조∼13조원이 필요할 전망이다. 미국, 유럽, 중국, 인도공장 신·증설에 3조∼4조원이 필요하고 프리미엄 대형 세단(BH) 등 신차종 개발에도 2조∼3조원이 필요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의 수익성(2001∼2005년 현대·기아차의 누적 영업이익은 11조 8200억원)을 유지한다고 가정해도 최대 8조원 이상이 부족하다.”면서 “장기적으로는 프리미엄급 비중을 높여 수익성을 높여야겠지만 우선 원가구조의 혁신과 비용절감 등 비상경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투자도 산적해 있다. 지난해 7월 미국 비즈니스위크와 인터브랜드가 공동조사해 발표한 ‘2005년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서 현대차는 84위에 올라 처음으로 100대 브랜드에 진입했다. 하지만 도요타(9위)와 메르세데스-벤츠(11위),BMW(19위), 혼다(19위), 포드(22위), 폴크스바겐(56위), 포르셰(76위), 아우디(79위) 등 무려 8개 자동차브랜드가 현대차보다 앞서 있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朴대표 ‘이’ 악물었다

    朴대표 ‘이’ 악물었다

    “당이 어려울 때 당을 희생 삼아 개인플레이를 하는 사람이 있다. 이는 이기주의이고 공인으로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6일 이명박 서울시장을 ‘겨냥해’ 직격탄을 날렸다. 박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시장을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그의 발언을 연상케 하는 대목을 조목조목 문제 삼았다. 두 대선 주자의 기싸움이 본격화된 게 아니냐는 관측을 자아냈다. 박 대표는 “당이 어려움을 겪게 되면 당 소속 사람들은 공동 책임을 느끼고 언행을 자제해야 하는데 당이 잘 될 때는 깎아내리려 하고 어려움에 빠지면 뒷짐지고 부채질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지난 3일 “한나라당은 해변가에 놀러온 사람들 같다.”고 말한 이 시장을 타깃으로 삼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박 대표는 “작년 말과 올해 초 혹한 속에서 많은 의원·당원들이 사학법 투쟁을 벌이느라 고생했는데 이마저 폄하하는 발언들에 대해 과연 당을 같이하는 사람이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톤을 높였다. 이 역시 이 시장에 대한 ‘불쾌감’의 표출로 풀이된다. 이 시장은 사학법 투쟁과 거리를 유지했고 지난 3일 자리에서는 “사학법 재개정안을 내지 않고 지금까지 계속 밖으로 돌며 투쟁을 계속하고 있을 것을 생각해 봐라, 끔찍하다.”고 은근히 박 대표의 노선을 비판했다. 박 대표의 이같은 공격은 이 시장 개인을 넘어 대표의 입지를 흔들어 온 ‘분파주의’에 대한 ‘경고’로 풀이된다.‘반박(反朴·반 박근혜)’ 인사 중 한 명인 박계동 의원의 전날 서울시장 영입 관련 발언을 비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박 대표는 “어제 유감스러운 일이 또 발생했다.”며 “박 의원이 전혀 사실이 아닌 일을 사실인 것처럼 이야기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어떤 목적을 갖고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어 “앞으로 또 발생한다면 당 대표로서 좌시하지 않겠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와 관련, 박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박 대표의 지적은 ‘공식 단계’에 돌입하지 않았다는 의미”라며 “어제 말한 후보는 당 대권주자는 물론 많은 의원들이 동의할 만하기에 주말께 구체적 인물이 나오면 합의를 유도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KT&G 다음 차례는?

    미국의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이 KT&G의 경영권을 공략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5위의 철강 기업 포스코가 KT&G와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어 또다른 ‘주주 행동주의자’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고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AWSJ)이 6일 보도했다. 먼저 포스코는 한때 정부 소유였다가 지난 2000년 완전 민영화돼 현재 재벌에 속하지 않는다는 점이 KT&G와 쏙 빼닮았다. 따라서 지분이 잘 분산된 만큼 경영권 방어가 취약하다. 포스코의 외국인 지분율은 70%이며 최대 주주는 미국계 알리안스번스타인(5.7%)이다. 포스코는 또 KT&G처럼 경쟁사들보다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 주가수익률(PER)이 5 이하로, 세계 3,4위 업체인 닛폰스틸의 14,JFE홀딩스의 17보다 현저히 낮다. 비핵심 자산을 많이 갖고 있는 것도 KT&G와 유사하다. 한 애널리스트는 “SK텔레콤 지분과 수많은 자회사 등 포스코의 비핵심 자산이 50억달러(약 5조원)나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업사냥꾼들은 이들 자산을 팔아 주가를 끌어올리라고 압박할 공산이 크다. 최근의 저조한 주가상승과 저배당 또한 주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지난해 종합주가지수는 50% 이상 올랐지만 포스코 주가는 8% 오르는 데 그쳤다. 배당수익률은 15∼17%로 타이완 차이나스틸의 80%와 비교된다. 부채가 전혀 없고 25억∼30억달러(약 2조 5000억∼3조원)나 되는 보유 현금 등도 매력이다. 인도계 미탈스틸의 아셀로르 인수전 등 최근 철강업계의 합병 바람도 촉매제가 되고 있다. AWSJ는 그러나 포스코가 기업사냥꾼의 표적이 될 경우 한국 정부의 간섭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KT&G와 달리 포스코는 한국의 수출 동력인 자동차와 조선에 매력적인(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철강을 공급하기 때문이다. 한편 포스코는 이날 적대적 M&A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는 보도에 따라 전날보다 2.59% 오른 23만 3800원에 장을 마쳤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시론] 주택문제와 시장원리/김홍배 대한주택건설협회 상근 부회장

    [시론] 주택문제와 시장원리/김홍배 대한주택건설협회 상근 부회장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한 정부 대책이 잇따라 나오고 있지만 아파트값 폭등 현상은 여전히 되풀이되고 있다. 대책이 홍수를 이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잡히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참여정부 들어 금리, 자금 흐름까지 동원해 집값 잡기에 모두걸기를 할 정도이니 집값 폭등의 심각성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의 집값 대책에는 한계가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실수요자 위주의 주택 소유, 분양가 인하 정책 등을 내놓았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은 시장경제 원리를 벗어난 내용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우선 집값은 수요와 공급의 상호작용에 의해 결정된다. 경기가 좋아지면 집값은 늘 들썩거리게 마련이다. 수요가 늘면 가격이 뛰고 공급이 늘면 가격이 떨어진다. 소득이 증가하면 더 넓고 좋은 집에 살고자 하는 수요가 증가해 중대형 고급 아파트값이 뛰는 것은 당연하다. 반면 주택의 공급은 상대적으로 탄력성이 떨어져 수요에 민감하게 대처하기 어렵다. 강남지역은 상류층이 모여 있는 곳이다. 사회·교육 인프라 등도 잘 갖춰져 돈만 있으면 이사를 선호하는 곳이다. 만약 강남 수요에 발맞춰 대형 고급 주택의 공급이 원활했다면 가격 상승폭은 그리 크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강남 주택 공급 정책은 소형주택 쪽으로 방향이 맞춰졌다. 돈을 버는 과정에서 경제 성장을 기대할 수 있고, 개인 소득도 늘어난다. 소득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면 당연히 그런 주택이 모여 있는 강남집값이 먼저 뛰는 것이다. 정도(正道)는 시장원리에 따라 공급을 확대하는 것이 우선이다. 중대형 고급 주택의 수요가 엄연히 존재하는데 이를 인위적으로 억제할 수는 없는 만큼 공급을 확대하는 것이 최선의 길일 것이다. 임대아파트사업은 복지차원에서 접근하고, 일반 시장에서는 소형 주택정책에 집착하지 말고 평형 배분 등은 시장의 움직임에 맡겨두는 것이 가격 왜곡을 최소화하는 길이다. 새 아파트 공급을 늘리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기존 주택의 원활한 거래다. 매물이 쏟아지면 공급 확대와 같은 효과를 가져오고 집값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정부는 각종 대책을 내놓으면서 여러 채의 주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잇따라 팔자 물건을 내놓고 집값은 금방 안정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런 기대는 크게 빗나갔다. 집주인들이 양도세 ‘폭탄’을 맞느니 차라리 보유세를 내겠다는 심산이다. 기존 주택거래 시장을 활성화시켰다면 당초 기대했던 집값 안정효과를 앞당길 수 있었는데 이를 너무 가볍게 보았던 것이다. 서울 시내 주택시장이 원활하게 움직이면 2만가구 이상의 새 아파트를 공급하는 것과 마찬가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민간 자율성 확대도 시급하다. 민간 택지공급 절차를 간소화해 주택을 쉽게 지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난개발을 방치하라는 것이 아니다. 체계적인 개발을 유도할 수 있도록 큰 틀을 마련해주고 택지 개발은 민간이 적극 뛰어들 수 있도록 길을 터주자는 얘기다. 이미 보존가치가 떨어지는 농지·임야를 체계적인 택지로 조성하면 녹지의 절대면적은 줄어들지 몰라도 도시 땅값이 떨어지고 공원도 더 조성할 수 있다. 녹지의 절대 면적은 줄어도 도시내 녹지는 늘어날 것이다. 주택사업 목적의 토지 보유에 대한 합리적인 세제정책이 뒤따라야 한다. 놀리는 땅을 많이 보유한 개인이나 기업에 세금을 높게 매기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사업 목적의 택지 보유에 무거운 세금을 물리면 부담이 모두 분양가에 전가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지나친 기부채납 강요와 복잡한 행정절차 등도 사업 기간을 늘려 금융비용을 증가시키고 이것이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홍배 대한주택건설협회 상근 부회장
  • 美소비자도 ‘D램 가격담합’ 손배소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가 D램 가격담합 행위와 관련해 미국 법무부로부터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과 별도로 D램 소비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집단소송에 대해 개별 협상을 통해 거액의 합의금을 물어주고 있다. 한국 기업이 해외 소비자들에게 담합행위로 민사상 집단소송을 당해 대가를 치르는 것은 처음이다. 5일 공정거래위원회와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05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서 “미국현지법인(SSI)이 D램 담합 민사상 손해배상책임과 관련해 당기에 6700만달러(약 670억원)를 비용과 부채로 계상했다.”고 밝혔다. 작년 11월 미 법무부와 총 3억달러의 벌과금을 5년간 분할 납부키로 합의했고, 이에 따라 SSI가 2004회계연도 1억달러에 더해 2005회계연도에 추가로 2억달러를 비용으로 처리한 것과 별도로 6700만달러를 비용처리한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6700만달러의 비용처리는 연방법원에 제기된 D램 소비자들의 손해배상청구 집단소송에서 발생한 금액”이라고 말했다. 하이닉스도 D램 담합행위와 관련해 작년 5월 미 법무부와 1억 8200만달러(약 1820억원)의 벌금을 내기로 합의한 것과 별도로 현지 D램 소비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집단소송에 대해 개별 협상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2004회계연도에 미 법무부의 벌금과 민사상 손해배상청구 두 가지로 인한 예상손실액 3466억원을 비용으로 처리했다.”고 말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환그룹-최종환 명예회장家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환그룹-최종환 명예회장家

    올해로 건설 외길 60주년을 맞는 삼환기업은 현재 남아 있는 유일한 1세대 건설기업이다. 대림산업·삼환기업·삼부토건 3개사만 명맥을 잇고 있지만 창업주가 살아 있는 곳은 삼환뿐이다. 대부분의 건설기업은 90년대 말 IMF 외환위기 전후에 부도가 나 좌초됐다. 삼환에 대한 평가는 극단으로 갈린다.70∼80년대 국내에서 내로라 하는 빌딩을 지은 주인공이자 중동에 처음 진출해 중동 붐을 일으킨 기업이지만, 최근엔 80년대에 비해 해외 수주액이 급감하는 등 예전보다 인지도가 많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부침이 심한 건설업계에서 꾸준한 수익성을 유지하며 ‘환갑’의 값진 전통을 이어간다는 데 이견이 없다. 삼환은 올해 창업 60년을 맞아 국내외로 외형을 확장, 건설 명가로서 제2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창업 60년 맞아 제2의 르네상스 꿈꾸는 삼환 삼환기업은 올해를 제2 해외 르네상스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공항 확장공사 입찰에서 최저가를 써 1순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계약을 협의 중이다. 건축비가 지난해 삼환기업 해외 매출(600억원)의 4배 규모인 2500억원이다. 해외유전 사업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연 100억원대 수익을 올린 마리브 유전 투자에 이어, 지분투자(4.9%)로 참여한 베트남 가스전 개발사업이 올해 하반기부터 수익을 낸다. 이밖에 지분투자(1.6%)를 한 예멘 마리브 LNG 개발사업도 오는 2009년부터 수익을 낼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3조원대 규모의 대우건설 인수전에도 참여, 건설기업 전통 명맥을 잇기 위해 전력을 쏟고 있다. 창립자인 최종환(82) 삼환그룹 명예회장은 1924년 12월29일 최상림씨와 김림자씨의 5남2녀 중 4남으로 서울 종로에서 태어났다. 종로의 종(鍾)자에 돌림자인 환(煥)자를 붙여 지은 이름이다. 양반이 광화문 중심에서 사대문 밖으로 쫓겨나 사는 것을 몰락으로 여기던 시절이었다. 사대부 출신인 그의 집안은 가세가 기울면서 광화문 중심에서 다동으로, 이어 효자동, 종로4·5가 등으로 밀려났고 그는 종로 4가에서 태어났다.‘종환’이란 이름에는 사대문 안은 벗어나지 않았다는 안도의 뜻이 담겨 있다는 회고다. 훗날(1980년) 창덕궁이 내려다 보이는 종로구 운니동에 20층 규모의 삼환사옥을 세운 것을 두고 그가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제 점령기에 초등학교(어의보통학교·현 효제초등학교)를 다닌 그는 글재주가 뛰어나 졸업할 때까지 각종 작문 대회에서 1등을 휩쓸었지만 학업에 뜻을 두진 못했다. 열 살이 되던 해에 궁핍한 살림에 아버지마저 사망하자 일찌감치 생업 전선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건설업과 인연을 맺은 것은 그의 형들과의 연관이 깊다. 큰 형인 고 명환씨와 둘째 형인 고 영환씨가 졸업 이후 수도·난방공사 자재를 생산·시공하는 스기야마 제작소에 들어갔는 데 회사에서 쓰다 남은 자투리 파이프를 집에 가져와 가공, 다시 납품하는 식으로 돈을 벌면서 1933년 경동기계제작소를 설립했다. 그는 어의보통학교에 이어 2년제 경성직업학교 기계과를 졸업한 뒤 18세가 되던 1940년 형들의 회사인 경동에 합류했다. ●약관의 나이에 창업…미군 공사로 국내 기반 삼환은 설립 이후 60년대 초반까지 줄곧 주한미군에서 수주한 공사에 전념했다.1945년 해방과 함께 미국 공병대에서 크고 작은 공사를 발주했는데 토목·수도·난방 등 업종별로 공사를 따로 주지 않고 한 업체에 모든 공사를 맡기는 식이었다. 그는 경동기계제작소안에 공사부를 설립해 영업부장으로 뛰며 미군 공사를 수주했다. 한발 더 나아가 하청업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물 한 살이던 1946년 3월15일 오늘의 삼환그룹 효시인 삼환기업공사를 설립했다. 큰 형과 둘째 형, 그리고 최 명예회장 삼형제가 합심해 만든 회사란 뜻에서 지은 이름이지만 실질적인 소유주나 최고경영자는 최 명예회장이다. 회사 설립후 8개월 동안 이룬 공사실적만 총 26건 130만원이다. 당시 공무원 월급이 1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액수다.1948년 가을 을지로 2가 119번지 53호를 매입해 신사옥도 마련했다. 1949년에 착공한 강원도 영월 등 7개 광산지역의 미국인 광산기술자용 주택공사는 당시 업계의 부러움을 산 초대형 공사였다.1950년 6·25로 공사는 중단됐고 건물은 불에 타버렸지만 이 공사는 훗날 새옹지마격으로 그에게 전쟁 이후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주는 계기가 됐다. 서울 수복후 미군 공사 관계자는 그를 반도호텔(현 롯데호텔)로 불러내 큰 궤짝 하나를 내놓았는데 그 속에는 당시 2000만원이 들어 있었다. 불에 타버려 흔적조차 사라진 건물의 공사비를 뒤늦게 받은 것이다. 주식회사로 전환한 것은 전란 이후 1952년 9월의 일이다. 서울 수복후 전후 복구공사에 힙입어 사세를 키워나가던 중 삼환은 당시 주주 10명이 총 주식 2만주를 발행하면서 주식회사가 됐다. 그 중 최 회장이 1만주, 둘째 형 영환씨가 5000주, 큰 형 명환씨가 500주를 가졌다. ●국내 ‘중동 붐’ 조성…횃불신화로 국제 명성 쌓아 1961년 ‘5·16’은 새 전기를 가져왔다. 수의계약으로 이뤄지던 관급공사가 경제개발계획과 함께 신문에 종종 입찰공고가 나는 일이 생겼고 삼환은 국내 주요 공사를 맡는 ‘건설 명가’로 부상하기 시작했다.5·16 이후 삼환이 따낸 최초의 관급 공사는 1962년 발주한 서울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 호텔이다. 이어 경부·호남·영동·남해·동해고속도로 등 각종 토목 공사에 참여했고, 국립극장, 삼일빌딩, 조선·프라자·신라 호텔, 지금은 사라진 남산외인아파트, 여의도 전경련 회관, 국립묘지 현충탑, 포항제철(현 포스코) 공장 등을 지으며 주택·오피스빌딩·토목·플랜트 등 각 분야에서 사세를 확장해 나갔다. 삼환은 국내사업에 만족하지 않았다. 해외진출 가능성을 계속 탐색하던 최 명예회장은 1963년 월남 사이공(호찌민)에 지사를 설립하면서 첫 해외 진출을 시도했다. 정국 혼란으로 4개월 만에 철수했지만 이후 1968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한국 업체 최초로 지사를 설립한 데 이어 1973년 국내 업계 최초로 중동 사우디아라비아에 진출했다. 삼환은 사우디에서 네번 연거푸 고배를 마신 뒤 다섯번째 카이바∼알울라고속도로(175㎞) 입찰에서 2400만달러 규모의 공사를 따내며 국내 중동 진출 1호 기업이 됐다. 완공 때까지 3년간 자재 공급난, 종교 문제 등 시행 착오로 적자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이어 사우디 최대 규모인 제다시(市) 전체를 뜯어고치는 미화사업을 맡으면서 행운을 잡았다. 미화공사를 메카순례기간 전까지 끝내기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횃불을 켜놓고 야간공사를 강행하던 것을 파이잘 국왕이 보고 감동을 받은 것이다. 이를 계기로 삼환은 6000만달러 규모의 대형 공사를 수의계약하게 됐고 ‘횃불신화’라는 말을 남기며 국내 건설업체의 중동 진출 붐을 조성하는 등 명성을 널리 알리는 개가를 올렸다. ●해외 프론티어의 꿈…정체된 90년대 80년대 들어서는 해외시장에 더 집중했다.1978년 미수교국이던 예맨에 진출했고 이를 계기로 1984년 북예맨 마리브 유전개발에 참여하면서 원유사업을 시작했다. 이어 요르단, 파푸아 뉴기니아, 알래스카, 방글라데시, 사할린 등 시장을 개척했다. 국내 기술을 해외에 알리기 위해 국제 모임에 적극 참여,1982년 아시아 서태평양 건설연합회인 아이포카(IFAWPCA) 5대 회장에 추대됐고 재임시절 세계건설인대회도 제창했다.1990년대 들어서는 회사 일 보다 민간 외교에 시간을 쏟았다.1992년 한·소 경제협력회 2대 회장으로 선임됐고 재차 연임됐다. 러시아의 정치·경제 여건이 성숙되지 않아 성과를 이루지 못한 점은 두고두고 회한으로 남아 있다. 이런 탓에 90년대 들어 삼환의 해외 실적은 급감했다. 건설협회에 따르면 삼환의 해외공사 수주액은 1982년 당시 5억 8834만 8000달러(한화 6000억원)였지만 10년 후인 1992년에는 10분의1 수준인 624만 4000달러에 그쳤다. 국내 건설 업계의 주요 테마인 아파트 실적도 많지 않다.90년대 후반부터 업계가 경쟁적으로 환상을 담은 아파트 브랜드와 광고에 집중하며 수주전에 열을 올릴 때에도 삼환은 아파트 광고를 하지 않았다. 최 명예회장은 오히려 당시 시류에 대해 자서전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 없이’를 통해 “안쓰럽다.”는 평을 내놓았을 뿐이다. 한 때 9개에 달하던 계열사는 현재 6개로 정리됐다. 키친아트로 유명한 양식기 제조업체 경동산업(60년)과 코카콜라 등 청량음료 제조업체인 우성식품(69년)은 모두 1990년대 말 정리됐다. 태양관광(관광·77년)은 삼환엔지니어링(기술용역·76년)에 통합돼 삼환기술개발이 됐지만 설계 업무는 거의 하지 않고 관광업도 계열사 직원 출장을 위한 발권 업무 정도만 한다. 이밖에 우성개발(67년), 삼환까뮤(78년), 삼환종합기계(79년), 신민상호신용금고(78년), 회현상사(78년) 등은 명맥을 잇고 있다. 그러나 건설 명가로서의 국내 입지와 안정적인 매출은 줄곧 유지하고 있다. 건설 계열사를 가진 한화그룹의 1000억원대 대한생명 리모델링 공사를 지난해 수주했고,2007년 준공되는 건축비 595억원 규모의 팬택계열 서울 상암동 R&D센터도 짓고 있다. 삼환기업은 2005년 기준 매출 6612억원, 당기순이익 5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종합 수주액은 1조 5000억원 규모다. 삼환그릅 기준 2005년 매출은 1조 1000억원, 당기순익은 650억원이다. ●교사 부인과 1남1녀의 단촐한 가정 1947년 봄. 삼환기업공사의 30대 청년 사장으로 뛰면서 당시 숙명여학교 교사이던 고 채광영 여사와 2년여 열애 끝에 1949년 4월 결혼했다. 최 명예회장은 부인을 만났을 당시 “‘아!이 여자다.’라는 느낌이 퍼뜩 들어 프러포즈를 했다.”고 언론을 통해 회고한 바 있다. 부인 채씨는 그를 홀로 남겨둔 채 1999년 노환으로 먼저 세상을 떠났다. 부인과의 사이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가업을 승계한 외아들 최용권(56) 회장은 동갑내기로 고 한정대 전 대한페인트잉크(DPI) 회장의 3녀인 봉주(56)씨와 1974년 결혼해 슬하에 2남2녀를 두고 있다. 경기고를 졸업하고 미 보스턴대를 나온 용권씨는 미 유학중 같은 유학생 신분이던 봉주씨를 만나 결혼했다.1975년 삼환기업 기획조정실장으로 입사해 8년 만인 1982년 32세 나이에 삼환기업 사장에 취임했다. 이어 삼환이 창립 50주년을 맞은 1996년 9월 회장으로 등극,2세 경영 체제를 굳혔다. 선친인 최종환 명예회장은 ‘바늘로 찌를 구멍’은 있어 보였던 데 비해 최용권 회장은 ‘찌를 구멍’조차 없는 사람이란 평이 임원들 사이에서 나온다. 최 명예회장의 손녀이자 최용권 회장의 장녀 영윤(31)씨는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의 며느리가 됐다. 이 회장의 3남 해창(35)씨와 1999년 3월 결혼하면서 국내 두 전통 건설기업은 사돈관계를 맺게 된 것. 대림의 창업주인 고 이재준 선대 회장과 최 명예회장은 건설 1세대로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해창씨는 현재 대림산업 계열사인 종합물류회사 대림H&L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아는 사람 소개로 만나 2년여 교제끝에 결혼했다. 다른 손녀·손자들은 아직 모두 학생이다. 장손주 최제욱(29)씨는 예일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컬럼비아대에서 MBA 과정을 밟고 있고, 최지연(26)씨는 세계 최고의 미술대학 중 하나로 꼽히는 미국 RSID에서 공부 중이다. 막내 최동욱(22)씨도 콜롬비아대에서 학부 과정을 밟고 있다. ●형제들과의 인연…삼환에 친인척 1명도 남아 있지 않아 삼환은 인척들의 경영 참여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없었던 것을 자랑스럽게 내세우지만 친·인척이 맡았던 경동산업과 우성식품은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그리고 지금은 친·인척 중 단 한 명도 삼환에 적을 두는 이가 없다. 맏형 고 최명환씨는 6·25 당시 자신이 설립한 삼환기업의 모체인 경동기계가 잿더미로 변하자 동생 최 회장과 함께 삼환기업공사를 설립한 뒤 주주와 이사로 활동했다. 그의 아들인 동국대 출신의 용근(67)씨는 계열사인 우성식품 이사, 삼환기업 사장 등을 맡다가 1996년 삼환까뮤 사장직을 끝으로 삼환을 떠났다. 둘째 형인 고 최영환씨는 국내 최초 강관회사인 한국강관의 3인 발기인으로 참여하면서 삼환을 떠났는데 한국강관의 부회장까지 맡은 바 있다. 이대 영문과를 졸업한 그의 차녀 계자(64)씨는 18대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권숙일씨와 결혼했다. 장남 용재(56)씨는 1993년 삼환의 계열사로 지금은 사라진 키친아트 등 양식기를 제조했던 경동산업의 사장을 맡은 바 있다. 차남 용진(53)씨는 ㈜유창 사장으로 삼환과는 무관한 사업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셋째 형 고 최경환씨는 1958년 삼환의 관계사로 설립된 양식기 제조업체인 경동산업의 대표이사 회장을 지냈다. 이 회사가 정리되기 직전인 1999년까지 재직했다. 그의 아들 최용철(60)씨도 이 회사 대표이사 부회장을 지냈다. 경동산업은 인건비 상승과 경쟁 심화로 자금난을 겪다 94년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2000년 다시 법정관리 퇴출 명령을 받으면서 정리됐다. 그의 장녀 최형인(57)씨는 한양대 인문과학대 연극영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고 최경환씨의 사위이자 최형인씨의 남편이 삼성의 반도체 신화를 이끌어온 이윤우(60) 삼성전자 기술총괄부회장이다. 막내 동생인 최정환(73)씨는 삼환이 코카콜라 부산·경남지역 판매권을 가진 우성식품을 1969년 창립하면서 이 회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연간 매출 1300억원대로 한 때 부산지역 대표 식품회사로 명성이 높았지만 방만경영과 과다 부채를 이유로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최정환씨는 형인 최 명예회장으로부터 1997년 4월 경질됐다. 이 회사는 1997년 코카콜라 부문을 매각한 뒤 같은해 말 부도처리됐다. 최정환 전 회장은 서울대 상대, 산업은행을 거쳐 1968년 삼환에 입사했다. 이 회사 사장을 지낸 최정환 회장의 장남 최용석(47)씨는 회사가 문을 닫은 뒤 새천년민주당 창당발기인으로 활동하는 등 한 때 정치에 뜻을 두기도 했지만 지금은 정리하고 지성산업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장녀 영혜(45)씨는 건설부 장관, 상공부 장관을 지낸 고 장예준씨의 차남 동욱(48)씨와 결혼했다. jhj@seoul.co.kr ■ 故 정주영 명예회장과 ‘형님-아우’ “아, 이리도 황망히 가셨습니까? 아직도 회장님이 하셔야할 일이 많이 남아있는 데 무얼 그리 급히 가셨습니까? 여든 여섯의 춘추가 적은 것은 아니지만 우리 경제의 영원한 등불로 언제나 함께하시기를 기도했는데 이리 가시니 이별의 안타까움과 아픔이 너무도 시리게 느껴집니다. 정주영 회장님.” 최종환 명예회장은 2001년 3월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타계한 직후 당시 서울신문을 통해 이같은 조사를 남긴 바 있다. 두 사람은 생시에 형님-동생으로 서로를 부르며 경쟁보다는 조언을 구하고, 돕고 의지하는 형님과 아우로서의 정이 돈독했다. 그는 건설 1세대 중에서도 특히 고 정 명예회장, 고 이재준 대림산업 명예회장, 그리고 조정구 삼부토건 명예회장을 존경하면서도 가깝게 지낸 인물로 꼽았다. 자서전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없이’에서 고 정 명예회장에 대해 “타고난 능력과 자질 이외에 뛰어난 판단력과 결단력, 저돌적인 돌파력에 감탄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고 평했다. 고 정 명예회장은 전경련 회장으로 재직하면서 최 명예회장에게 부회장을 역임토록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을 최 명예회장에게 처음 소개시켜준 사람도 고 정 명예회장이라고 덧붙였다. 고 조정구 삼부토건 회장에 대해서는 “나는 상대방의 잘못이 보이면 즉석에서 쏘아대는 성격이지만 그 분은 어떤 경우에도 참고 있다가 나중에 조용한 목소리로 상대방이 스스로 깨닫도록 설명해 주는 등 깊은 인내의 미덕을 갖춘 분”이라고 회고했다. 고 조 회장이 건설협회 회장을 맡을 때 최 명예회장은 이사로 그를 도왔다. 최 명예회장은 이들과 함께 황무지나 다름없던 이 땅에서 건설업을 일궈냈다. 그러나 지금은 마지막 남은 건설 1세대로 원로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서울 가회동 자택에서 지내고 있으며, 건강이 예전같지 않다. 수십년간 매일 30분씩 해온 ‘대나무 밟기’를 건강 비결로 소개했던 그였지만 요즘은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1996년 아들에게 모든 경영을 물려주고도 일주일에 최소한 사흘은 회사에 나왔지만 올들어선 일주일에 병원가는 날 하루 정도만 오전에 회사에 들른다. 평상시처럼 직원들과 지하 구내 식당을 찾는 등 검소한 모습은 그대로라는 평이다. ■ ’60년전통’ 삼환을 만든 사람들 삼환이 60년 건설 명가의 전통을 지켜올 수 있었던 데에는 전문경영인들의 공이 컸다는 평이다. 최종환 명예회장이 꼽는 최고의 CEO는 경성공업학교(현 경기공고) 출신의 고 이창호 사장이다. 부사장직으로 순직한 뒤 사장으로 추서됐고, 최 명예회장으로부터 ‘고락을 함께한 벗’으로 불리기도 했다. 최 명예회장은 지난 1977년 회사장으로 치러진 고 이 사장의 영결식 조사에서 “지금 내 오른팔이 떨어져 피가 흐르고 여며드는 것만 같은 아픔이 밀어 닥치는군요. 그러나 당신의 유지를 받들어 나는 기어코 우리 삼환을 세계 속의 삼환으로 만들고야 말겠습니다.”라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격무로 일관하다 신병을 갖게 되어 휴양을 하다가도 중동 현장으로 달려가는 등 투철한 사명감은 지금도 귀감이 되고 있다. 그가 사망한 이듬해에는 ‘회사를 위해 노력한 사원에게는 응분의 보상이 꼭 있어야 한다’는 취지로 연금제도와 사원주택단지조성사업이 시작되기도 했다. 전동진(74) 사장도 삼환에서는 전설로 불리는 CEO중 한 사람이다.1975년 월남이 패망할 당시 월남지사장으로 근무하던 중 하청업자 공사대금 지불 등 잔무 처리를 위해 남아 있다 8개월간 공산 치하에 억류된 일화는 두고두고 회자된다. 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1968년 육군 소령으로 예편한 뒤 삼환기업 중기부 과장으로 입사한 이후 1996년까지 삼환기업·삼환엔지니어링·삼환까뮤 등 계열사 사장을 두루 역임했다. 지금은 삼환의 육영재단인 우성문화재단에서 이사로 재직중이다. 행정고시 출신의 최석원(75) 고문은 내무부 치안본부장, 노동청장, 부산시장, 건설부 차관 등을 역임한 뒤 삼환의 해외사업이 꽃을 피우던 1982년 사장대우 상임고문으로 영입됐다. 지금도 우성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재직하며 노년까지 삼환과의 인연을 지키고 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박건승 부장(반장) 정기홍·류찬희·최용규 차장 이기철·강충식·주현진·류길상·김경두·서재희 기자
  • [여담여담] 여성시대 과연 왔나/박정경 국제부 기자

    얼마 전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 베르나데트(72) 여사가 “여성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해 집권 대중운동연합(UMP)의 속을 끓게 만든 일이 있다. 야당인 사회당의 세골렌 루아얄(52·여) 의원이 대권을 향해 맹렬히 질주하는 판국에 이를 거드는 듯한 발언으로 비쳤기 때문이다. 과연 여풍(女風)이 당파를 초월해 대세가 될 것인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아닐 수 없다. 여성 지도자가 우리 사회에 우뚝 서기 위해선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먼저 여성 정치인의 ‘무임 승차’ 논란이다. 프랑스의 퍼스트레이디도 사회당 지지자들이 루아얄에게 ‘편승(easy ride)’을 제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젊고 매력적인 여성이란 이유만으로 정치권에서 열렬한 구애를 받는 경우를 종종 본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총선에서 여성들이 넓어진 비례대표 문호 덕에, 또 참신함을 무기로 대거 국회에 입성했다. 선거에서의 경쟁력을 이유로 선뜻 나서길 원치 않는 여성까지 끌어들이려고 안간힘이다. 물론 이것도 여성 투쟁의 결과물이자 여권 향상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밑바닥부터 실력으로 다져 승부하지 않고서 얼마나 오래 갈까. 모래성 같은 이미지 정치로 명망만 부채질하다 버리는 전철을 밟지는 않을까. 일부 대기업도 ‘유리 천장’ 비난을 의식해, 턱없이 부족한 인재 풀에서 억지로 여성 임원을 뽑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자신이 줄곧 실력을 키워온 분야와 무관한 이사직에 발령내 결국 낭패를 보게 하는 경우가 많다. 사다리의 정점에 만족하고 내려오게 되고 마는 것이다. 또 여성의 정책과 비전을 보지 않고 ‘성(性)’에만 매달리는 것이 옳은 건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일찍이 페미니즘의 역사에서 계급과 성 정체성은 큰 딜레마였다. 다행히 오늘날 굳이 ‘여성당’이 필요 없을 정도로 페미니즘은 보편적 가치가 되었다. 당파성과 성 정체성을 놓고 고민하는 유권자가 있다면 기자는 당파성을 권하고 싶다. 어느 당에 있건 여성은 똘똘 뭉쳐야 할 때 그럴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또 훌륭한 여성에게 이미 시대는 활짝 열려 있기도 하다. 여성이여 희망을 갖자. 박정경 국제부 기자 oliv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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