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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분석] 기업들 덩치 줄었지만 맷집 세졌다

    [뉴스&분석] 기업들 덩치 줄었지만 맷집 세졌다

    국내 기업들이 덩치는 줄었지만 맷집은 다소 나아졌다. 환율 효과에 기댄 측면이 크다는 지적이 있지만 덜 쓰고 덜 빌리는 위기 경영으로 자생력 회복 기미도 엿보인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1일 발표한 2·4분기(4~6월)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감소했다. 전분기(-0.6%)보다 감소 폭이 커졌다. 줄어든 폭만 놓고 보면 2003년 3분기(-6.3%) 이후 5년 9개월 만에 최대다. 총자산도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했다. 국내외 수요 부진과 제품 판매가격 하락 등이 외형 축소를 불러왔다. 수익성은 좋아졌다.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세금을 떼기 전 기준)은 7.5%로 1분기(2.3%)의 3배다. 1000원어치를 팔아 75원을 남겼다는 얘기다. 장사해서 번 돈(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4.7%에서 5.7%로 소폭 늘었는데도 순익이 급증한 것은 환율의 힘이다. 1분기 말 달러당 1383.5원(분기 중 종가 평균 1418.3원)이던 달러화 환율은 2분기 말 1273.9원(1286.1원)으로 떨어졌다. 이 여파로 외화부채 환산액이 크게 줄면서 순외환이익이 3조 4000억원이나 생겨났다. 전분기에 4조 4000억원의 적자를 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1분기(7000억원)에 비해 5배 이상 커진 지분법 평가이익(3조 7000억원)도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그렇다고 순전히 무임승차는 아니라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김경학 기업통계팀장은 “환율과 지분법 등 외생변수 힘이 크긴 했지만 부채비율이 떨어지고 현금흐름보상비율이 올라가는 등 강해진 내성도 감지된다.”면서 “매출액과 총자산 증가율이 악화된 것도 전분기 숫자가 워낙 높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와 부채 감소 요인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벌어들인 돈으로 빚(원금)과 이자를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현금흐름보상비율은 올 상반기 52.8%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8.4%포인트 올라갔다. 씀씀이를 줄이고 재고를 덜어낸 덕분이다. 김 팀장은 “7~8월 산업활동 동향과 주요 기업 사전 인터뷰 내용 등에 비춰볼 때 3분기에도 기업들의 실적 개선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권영선 노무라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경제 성장 등에 힘입어 한국의 수출기업 실적이 빠르게 개선될 것”이라면서 “유례없이 낮은 재고율 지수도 3분기 성장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근거해 노무라증권은 이날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에서 0%로 상향 조정했다. 국내외 주요 증권사 및 경제기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만 씀씀이가 줄었다는 것은 투자도 그만큼 하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해 미래 경쟁력의 걸림돌로 꼽힌다.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32.2%)과 아예 영업적자(26.2%)인 기업이 1분기에 비해 늘어난 것도 짐이다. 구조조정과 투자 노력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다른기사 보러가기] ’롯데 초강수’ 정수근 결국 퇴출 판피린걸·뽀삐도 성형 해운대 달맞이길이 왜 문텐로드? 장마저축·펀드 올해까지만 납입 강남 고급음식점 카드깡 성행 여름 휴가 후유증 ‘휴~’ & 극복기 ‘핫!’
  • [사설] 집값잡기 선제 대응이 중요하다

    정부가 ‘8·27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 나서도 부동산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집값은 물론 전세금마저 동시에 오르는 지극히 위험한 사태가 12주 연속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3년 전 집값 대란의 초기 국면 양상이라고 진단한다. 더욱이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있어 서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강남에서 시작된 부동산 가격 불안이 강북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치로 보아도 주택담보 대출 잔액이 340조원에 육박한다. 올 들어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28조원가량 늘어 사상 최대 증가액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금융당국이 소득에 따라 대출액을 제한하는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현재 서울 강남·서초·송파에만 적용하고 있는 DTI 규제를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지역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허경욱 기획재정부 차관은 “일부 지역이 부동산 투기로 번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DTI 규제를 전국이 아닌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우리는 유력한 규제 수단인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현행 50%에서 40% 이하로 낮추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시간을 끌면 안 된다. 그동안 부동산 거품에 대한 경고와 시급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지적이 많았지만, 정부는 경기침체를 이유로 머뭇거렸다. 부동산 대책의 핵심은 선제 대응과 타이밍이다. 국민의 정부나 참여정부 당시 규제의 시기를 놓쳐 부동산 폭등세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된 사례를 상기해야 할 것이다. 투기세력에 정부의 강력한 실행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 3년 전 집값 대란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국토해양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아울러 일부 지역 규제 강화가 다른 지역의 수요로 몰리는 ‘풍선효과’에 대해서도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한다.
  • ‘신용평가 B등급’ 현진 부도 논란

    중견 건설업체 현진이 부도 처리됐다. 기업 구조조정을 위해 채권단 신용위험평가에서 B등급을 받은 업체가 부도를 낸 것은 지난 3월 신창건설에 이어 두번째다. 이 때문에 신용위험평가의 적정성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B등급이 C등급보다 오히려 불안하다는 일부의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 브랜드 ‘에버빌’로 알려진 건설회사 현진은 1일 거래 은행에 들어온 어음 240억원을 결제하지 못해 최종 부도 처리됐다. 지난달 22일 채권은행에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했으나 채권단이 850억원에 이르는 신규 자금 지원에 부담을 느껴 동의해 주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현진은 지방 아파트 미분양 물량 때문에 상당한 자금난을 겪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진은 이번 주중으로 법정 관리를 신청해 법원 판단에 따라 회생 여부가 결정된다. 현진이 짓고 있는 아파트는 대한주택보증으로부터 보호를 받기 때문에 계약자는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현진의 부도로 채권단의 신용위험평가도 도마 위에 올랐다. 현진은 올해 1월과 5월 두차례 실시된 건설업종 신용위험평가에서 두번 다 B등급을 받았다. 채권단은 신용위험 평가를 통해 자금사정이 좋은 A와 B(일시적 자금부족)·C(기업개선작업)·D(퇴출) 등급을 매겼다. A·B등급은 정상기업이고 C·D등급은 워크아웃 등을 통해 재정비하겠다는 것이다. 평가 과정에서 골칫덩이를 만들고 싶어하지 않는 채권단이 적당히 넘어갈 것을 우려해 금융감독원은 A·B등급을 받은 기업이 부실화될 경우 채권단에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거듭 엄포를 놨다.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으면 C등급을 부여하라는 신호였다. 그런데 지난 3월 B등급을 받은 신창건설이 부도를 낸 데 이어 이번엔 현진이 부도를 냈다.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나섰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올해 두 차례 평가 때 현진은 평가 항목 가운데 ‘부채비율 200% 이내’에서는 187%, 이자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보는 이자보상비율 ‘1% 이상’에서도 2.3%를 기록해 재무제표상으로는 건전했다.”고 말했다. 대신 신용위험평가 이후 회사의 대응 방식을 문제삼았다. 준공된 아파트 7217가구 가운데 미분양 물량은 1007가구, 해약 요청은 1491가구였기 때문에 무슨 대책을 내놨어야 했는데 회사가 안이하게 대응했다는 주장이다. 칼자루를 쥔 금감원은 일단 신중한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리도 신용위험평가 뒤 아파트 미분양 물량 등의 문제에 현진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신용위험평가와 그 뒤 상황까지 구체적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채권은행의 책임에 대해 말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현진은 올 상반기 8개에 이르는 입주 예정 사업장의 입주율 저하로 분양 잔금이 제때 납부되지 않으면서 자금난이 악화됐다. 조태성 윤설영 최재헌기자 cho1904@seoul.co.kr
  • [모닝 브리핑] 재정부 “부동산 규제땐 특정지역 한정”

    허경욱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1일 최근 부동산 시장 불안과 관련, “일부 지역은 투기로 번질 우려가 있다.”면서 “만약 부동산 시장에 어떤 조치를 취한다고 한다면 전국이 아닌 특정지역을 대상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 차관은 이날 교통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서울 강남이나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 위주로 가격이 좀 빨리 올라가고 있다.”면서 “부동산 시장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또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수급 조절로, 최근 정부가 주택 공급책을 계속 발표하고 있다.”면서 “그 다음이 금융 수단인데 계속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최근 강화된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취득자의 국세청 자금출처 조사 외에도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기준 확대 등 추가 규제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고급음식점 카드깡 성행] 경찰 단속 왜 안되나

    카드깡을 통한 탈세가 음식점으로까지 번지는 등 불법이 판을 치고 있으나 단속의 손길은 미약하기 짝이 없다. 이를 감시하는 국세청, 여신금융협회, 경찰은 탈세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신고에만 의존하고 있다. ●자영업자 탈세 심리 부채질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르면 ‘다른 신용카드가맹점의 명의를 사용하여 신용카드로 거래하는 행위’나 ‘신용카드 가맹점의 명의를 타인에게 빌려주는 행위”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하지만 ‘법은 법에 불과할 뿐”이라는 게 현실이다. 여신금융협회가 밝힌 ‘카드깡 업체 현황’에 따르면 2006년 전국 161만 1000개의 등록 가맹점 중 925개 업소가 카드깡 의심 업소로 신고됐고 44.4%인 411곳이 카드깡 업소로 확인됐다. 이러한 카드깡 업소의 신고 대비 적발 비율은 점차 감소해 지난해 전국 185만 3000개 가맹점 중 539곳이 의심 업소로 신고돼 28.8%인 155곳이 카드깡 업소로 확인됐다. 하지만 올해 6월 말 현재 신고된 277개 업소 중 38.3%인106개 업소가 카드깡 업소로 드러나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여신금융협회 백승범 홍보팀장은 이런 상황과 관련, “경기가 하강하면서 자영업자들의 카드깡을 통한 탈세 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세청은 카드깡 탈세를 막기 위해 2000년부터 ‘신용카드 위장 가맹점 조기경보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감사원이 올해 5월 발표한 ‘2008 회계연도 결산검사’ 결과 국세청의 조기경보시스템은 실효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부실한 국세청 조기경보시스템 국세청이 신용카드 매출거래 승인 자료를 분석해 규모에 비해 매출이 월등히 높을 경우 위장 가맹점을 통한 카드깡 탈세로 보고 관할 세무서에 통보해 현장을 확인토록 하는 시스템이지만 감사원 감사결과 현장 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신고가 들어오면 수사한다.”는 입장이다. 기는 단속에 카드깡 업체들만 살판났다. 무풍지대나 다름없어 불법영업이 활개치고 있는 것이다. 카드 단말기 제공업체인 M사 관계자는 “하나의 사업장에 단말기 한 대를 집어넣고 있지만 대당 단말기 사용수수료로 월 1만 1000원만 더 내면 단말기는 얼마든지 공급해 준다.”고 밝혔다. ●솜방망이 처벌도 문제 솜방방이 처벌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경찰 관계자는 “얼마 전 검거한 카드깡 업자 2명 중 한 명은 징역 9개월, 또 다른 한 명은 집행유예로 풀려났다.”면서 “여신법 위반이라고 하더라도 카드 위·변조 사안이 아니면 처벌이 솜방망이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국조세연구원 김재진 박사는 “탈세와 같은 지하경제는 규모와 실태를 파악하기 힘들다.”면서도 “지하 경제 조직에 대한 간접 연구로 전체를 추산할 수 있다. 이 분야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승훈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규제풀 때는 언제고… 또” 부동산시장 혼란

    “규제풀 때는 언제고… 또” 부동산시장 혼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급제동과 급가속을 반복,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 내에서 공급확대론과 규제론이 맞서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이 과정에서 정책적인 실기로 수급불안 등을 초래한 경우도 적지 않아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31일 정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서울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하면서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권 3개구에 적용 중인 DTI(총부채상환비율)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지난 7월7일부터 수도권에 LTV(담보인정비율)를 60%에서 50%로 강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중의 유동성이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돼 집값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 업계 “냉·온탕 정책” 비판 하지만 이를 두고 정부 일각과 업계에서는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주택협회 관계자는 “수도권 LTV 강화조치가 약효가 없었다고 바로 DTI 강화를 꺼내 드는 것은 전체적인 시장 흐름을 보지 못한 결과”라면서 “이는 기존주택시장뿐 아니라 신규분양시장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주택업체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경쟁적으로 규제를 풀며 급가속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좀 뛰었다고 DTI 규제를 수도권으로 확대하는 등 급제동에 나서는 것은 전형적인 ‘온탕냉탕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올 들어 8월31일 현재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평균 4.83% 올랐다. 하지만 이는 재건축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기간 재건축 아파트는 무려 16.18% 오른 반면 일반 아파트 가격은 3.35% 오르는 데 그쳤다. 여기에는 이 기간 동안 무려 8.33%나 뛴 강남3구도 한몫 톡톡히 했다. 국지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 국토해양부 “시기상조” 국토해양부도 금융규제와 관련해서는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한 관계자는 “정부가 보금자리주택 공급방안을 내놓은 지 일주일도 안 됐는데 이에 따른 시장 반응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DTI 규제를 검토하는 것은 좀 이르다.”고 말했다. 보금자리주택 32만가구를 2012년까지 앞당겨 짓기로 한 이후 불고 있는 역풍도 정부 당국간 정책조율 실패의 결과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지난해 하반기 집값이 안정됐을 때 분양가상한제 폐지와 재건축 용적률을 풀 적기였지만 부처간 이견으로 실기했다는 평가다. 최근 보금자리주택 공급확대로 집값 대책이 중대형 대책이 없다는 지적이 대두된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당시 공공택지 등을 제외한 민영부문 분양가 상한제를 풀었더라면 민영주택 공급이 늘어나 청약예금이나 청약부금 통장 소지자들의 반발이 지금처럼 높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정부는 민영부문 대책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자 뒤늦게 보금자리주택 중대형 공급을 앞당기고 민영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이번 정기국회에서 폐지하겠다는 대책을 꺼내 들기에 이르렀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경제연구소장은 “지난해 집값이 안정됐을 때 재건축이나 분양가 상한제를 풀었더라면 단기적인 가격 움직임은 있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공급안정을 기할 수 있었는데 실기했다.”면서 “DTI 규제도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하기보다는 지역적으로 선별 적용하고, 신규분양 등 집단대출에는 적용하지 않는 것도 보완책 가운데 하나다.”라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오산시, 市살림살이 현황 우편으로 발송해드립니다

    “시민에게 시 재정 상황을 보고드립니다.” 경기 오산시가 ‘2008년 회계연도 재무보고서’를 1일 시 전체 5만 9544가구에 우편 발송한다. 정부가 재정 운영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2006년 지방공시제도를 도입함에 따라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가 재정내역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지만 서면으로 모든 시민에게 보고하는 사례는 드물다. 31일 시에 따르면 시가 발송할 재무보고서는 회계 현황과 재정 상태, 재정운영 보고, 재무제표 이해방법 등을 도표와 그래프를 곁들여 B5용지 8쪽 분량으로 편집한 요약본이다. 시는 발송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500가구 이상인 32개 아파트단지 2만 6400여가구에 대해서는 택배로 통장에게 보내 각 가정에 전달하도록 했다. 보고서 제작과 발송에 2000만원이 들어갔다. 시 관계자는 “대부분의 자치단체가 주민의 알권리 충족을 위해 재정 내역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지만, 시민 관심도가 낮은 것 같아 이번에 처음으로 서면 발송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산시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공공서비스 제공 잠재력이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오산시의 전년도 총자산은 1조 9548억원이다. 총부채는 총자산 대비 3.1%인 608억 6400만원이며, 재정자립도는 61.1%로 전국 17위, 경기도 8위로 평가됐다. 또 오산시민의 1인당 총자산은 1301만원, 주민 1인당 총수익은 157만원으로 나타났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딸자랑] 한일건설 청주(淸州)소장 박성규(朴聖圭)씨 맏딸 박순자(朴順子)양

    [딸자랑] 한일건설 청주(淸州)소장 박성규(朴聖圭)씨 맏딸 박순자(朴順子)양

    경희대 교정을 찾은 아버지와 함께 「포즈」를 취한 박순자양(22·무용과 4년)은 인생을 고전무용 발전에 헌신하고픈 열의를 갖고 있다. 『「다이내믹」한 무용 동작과 넓게 펼치는 선(線)이 군계일학처럼 돋보이기 때문에 「솔리스트」로 적격이에요. 여성적인 섬세함과 「델리키트」한 요소만 보충하면 완벽하다고 볼 수 있어요』 김백봉(金白峰)교수(경희대 무용과 과장)가 애제자에 대해 들려주는 의견이다. 한일건설공사 청주소장인 박성규씨(49)와 장유순(張惟淳)여사(48)내외의 3남2녀중 맏딸. 『아프다가도 춤만 추고 나면 병이 나아버릴 만큼 고전무용에 몰두하는 것이 기특하고 자랑스럽습니다. 또 그렇기 때문에 조금 힘겹다 싶지만 끝까지 뒷받침을 해줄 생각이고요』 아버지의 대견해 하는 얘기다. 좀체로 장학금 타기가 어려운 무용과에서 유일한 장학생이기도 한 순자양은 얼마전 서울 신당동에 개인무용 연구소를 차렸다. 무용연구소를 차린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직접 제자 무용수들을 기르는 첫발을 내디뎠다는 점을 제일로 꼽고 있다. 순자양이 특기를 보이는 춤은 부채춤, 탈춤 중의 왜장녀춤 등 움직임이 큰 춤들이지만 자신은 서정적인 여운이 있는 살풀이류(類)의 춤에 더 매력을 느낀다는 말. 전공인 고전무용 외에도 대학 들어온 후엔 현대무용과 「발레」도 조금씩 익혔다. 고전무용 연습은 매일 하다시피 하는데 보통 때는 2시간반, 공연이나 행사를 앞두곤 5시간~8시간씩을 예사로 한다. 앞으로 대학원에 진학해서 실기와 이론을 구체적으로 공부하려고 맘먹고 있다. 김백봉 교수의 생각을 거의 그대로 이어받고 있는 순자양은 고전 무용에 대한 일반의 인식부족을 몹시 불만스러워한다. 『용어 자체부터 고전무용이라고 하지 말고 한국무용이라고 통일해 불러야한다고 봅니다. 지금 우리들이 추고 있는 춤은 옛적에 추던 춤의 85% 가량을 현대「스테이지」에 맞도록 「어레인지」한 것이거든요』 궁중무는 왕과 몇몇 귀족만을 위해 좁은 장소에서 추던 춤. 또 마구잡이 동네놀이였던 농악이 제대로의 춤의 체계를 가질 수는 없는 노릇. 이런 궁중무나 농악의 원형을 그대로 현대무대에 올려놨다간 관객들은 상대도 안해 줄 거라는 얘기다. 『우리 춤의 원형은 규모가 작고「템포」가 너무 느리죠. 물론 춤의 종류도 요즘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적고요』 화관무나 부채춤같이 국악대전에서는 볼 수 없던 춤들을 요즘 무용인들이 개발해 내고 있다는 얘기다. 『많은 관객을 의식하지 않은 채 추던 옛 춤들을「스테이지」예술로 발전화시키는 작업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은 욕심이에요』 69년과 70년 민속예술단으로 일본을 다녀온 경험이 있는 순자양은 이번 「뮌헨·올림픽」때는 해외 가기를 스스로 포기했다. 「유럽」순회공연을 하고 싶은 마음이야 간절했지만 몇달씩 걸려야 하는 해외여행이기 때문에 부득이 학교를 1년 휴학해야 하므로. <원(媛)> [선데이서울 72년 10월 29일호 제5권 44호 통권 제 212호]
  • [경제플러스] 금융硏 “단기사채 도입해야”

    국내 단기금융시장 활성화를 위해 단기사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규복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30일 ‘최근 국내 단기금융시장의 특징 및 향후 발전과제’ 보고서에서 “지난해 리먼 파산사태 이후 거래 상대방에 대한 리스크 상승, 정책당국의 대규모 대응정책 등으로 콜시장, 환매조건부채권(RP) 시장 등 단기 금융시장 모습이 크게 달라졌다.”면서 “단기사채가 도입되면 초단기 기업자금 조달 수단으로서 편의성이 높아지고 투자자 보호 문제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정부, 부동산 시장 전방위 압박

    정부, 부동산 시장 전방위 압박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부의 전방위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대출 규제 강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고, 국세청은 서울 강남권 부동산 자금출처 조사에 들어간다. 경기회복 기미가 보인다지만, 제대로 회복되기도 전에 부동산 가격부터 폭등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국세청, 강남 부동산자금 주중 조사 착수 30일 금융위원회와 국세청 등에 따르면 8월 말 금융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40조원(7월 말 기준 337조 2000억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이달 들어 24일까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지난달 말보다 2조 2000억원가량 늘었다. 통상 월말에 아파트 집단대출이 몰리는 점을 감안하면 3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비은행권에서도 8000억원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여 은행권과 비은행권을 합친 총 증가액은 4조원대로 추산된다. 7월에도 약 4조 5000억원 늘었다. 이는 이례적 수준이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던 2006년에도 은행권의 한달 대출 증가액은 2조 600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해엔 매달 3조원 이상씩 늘고 있다. 지난 7월7일 수도권 지역 아파트에 대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이 60%에서 50%로 하향 조정됐음에도 증가세는 꺾이지 않는 양상이다. 정부의 행보가 빨라진 이유다. LTV 강화에 이어 이달 20일부터 주택담보대출의 위험가중치를 높였다. 은행으로서는 해당 대출의 충당금(떼일 것에 대비해 쌓아두는 돈)을 더 쌓아야 해 취급부담을 안게 됐다. 금융감독원은 양도성예금증서(CD)에 연동되는 주택담보대출 비율을 줄일 것도 은행권에 권고했다. 수도권지역의 LTV 비율을 5~10%포인트 추가로 내리는 방안과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만 적용 중인 총부채상환비율(DTI, 현재 40%)을 수도권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다만 DTI는 파장이 크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보금자리주택 조기 보급 등 공급확대 대책도 내놓았다. ●연내 기준금리 인상도 배제 못해 국세청은 이번 주중 강남권 부동산 자금 출처 조사에 착수한다. 강남 3구와 경기 신도시 등의 부동산을 사들인 사람 가운데 자금 출처가 불명확한 수십명이 조사대상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조사대상과 방식을 조만간 공식 발표한다. 국세청은 “전국 고액 부동산 취득자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자금 출처를 광범위하게 들여다보고 있으나 수도권 부동산 과열 조짐에 따라 기획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면서 “강남 3구 재건축 구입자 등을 중심으로 탈루 혐의자 등 조사대상을 가려내는 중”이라고 밝혔다. 현 정부 들어 처음인 국세청의 부동산 기획조사는 얼마 전 청와대서 열린 부동산 대책회의에서 결정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고민은 타이밍이다. 너무 서둘러 개입하면 자칫 전체 부동산 경기를 꺼뜨릴 수 있다. 그렇다고 한발 늦으면 2005~2006년의 뒷북대응 전철을 밟을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하루 단위로 주택담보대출 증가 추이와 이유를 확인하고 있는데 아직은 상당수가 생계형이나 실수요자 대출”이라면서 “그러나 부동산 경기는 워낙 인화성이 강하기 때문에 모니터링 과정에 이상이 발견되는 즉시 적절한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 고위 관계자도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지금까지는 금융규제 강화 등 대응을 요구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었지만 이제부터가 관건”이라며 “실기(失機)하지 않도록 면밀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추이에 따라 연내 기준금리 인상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 안미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서울시민 1인당 지방세 108만원

    지난해 서울시민 한 명이 서울시에 낸 지방세는 평균 108만원으로 전년보다 6만 8000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치구의 재정 불균형 해소를 위한 재산세 공동과세가 도입돼 구세(區稅)였던 재산세를 시(市)에 냈기 때문이다. 27일 서울시가 공시한 ‘2008 재정운영상황’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민 1인당 지방세 부담액은 108만원으로 2007년(101만 2000원)보다 6.7% 증가했다. 또 시민 1인당 연간 채무액은 19만원으로 전년도 13만 3000원에 비해 42.8% 늘어났다. 서울시의 부채는 총 2조 849억원으로, 공공임대주택 매입을 위한 국민주택기금 등 차입금이 8059억원, 지하철 건설을 위한 도시철도공채와 지역개발공채 등 지방채가 1조 477억원을 차지했다. 이는 2007년 총 부채(1조 3632억원)보다 늘었다. 시는 최근 지하철 9호선 1단계 구간을 개통하고, 2·3단계 공사를 조기 시행하면서 관련 공사에 많은 예산이 투입되면서 채무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의 지난해 살림규모는 총 21조 7909억원으로 지방세 등 자체수입은 19조 1062억원, 교부세와 보조금 등 의존재원은 2조 1749억원을 차지했다. 현재 서울시의 공유재산은 총 102조 1465억원으로, 72.3%에 해당하는 73조 8787억원이 토지와 건물 등 부동산이었다. 재정상태는 채무비율 9.5%, 의존비율 9.9% 등으로 전반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 내용은 시 홈페이지(www.seoul.go.kr)와 서울시보에서 볼 수 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고성한우매장 향목리 확정

    강원 ‘고성한우’ 전문 판매장이 향목리로 최종 확정됐다.고성군은 26일 한우판매장 부지의 기부채납과 냉동탑차, 냉동고, 집기류 등을 마을에서 해결하는 조건으로 부지를 향목리 산 1의3으로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군은 다음달부터 접경지역 지원사업 사업규모 변경 승인 신청과 부지 성토를 위해 남천 하상정비를 통한 채토장 확보, 대상부지의 인허가 명의변경 등 해당 실과별 협의를 한 후 진입로, 성토, 건축 등에 따르는 실시설계 용역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또 당초 배정된 9억 7000만원의 예산으로는 한우직판장 1동과 식사동 4동 등 총 5동의 건립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남는 예산에 따라 시설 규모를 결정하기로 했다. 고성한우전문판매장은 향목리 일대 9917㎡ 규모의 부지에 만들어지며, 내년부터 향목리 마을주민들이 직접 운영하게 된다. 고성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강북 미아삼거리에 43층복합타운 건설

    강북 미아삼거리에 43층복합타운 건설

    서울 강북구 미아삼거리에 대형공연장과 쇼핑센터를 갖춘 복합타운(조감도)이 조성된다. 1만 8900여㎡ 부지에 최고 43층 건물 3개동이 건설돼 강북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서울시는 강북구 미아균형발전촉진지구 전략사업지인 ‘강북2구역’의 도시환경정비계획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계획안에 따르면 미아동 42의 8 빅토리아호텔 주변에는 문화·쇼핑·업무 기능이 어우러진 도심형 복합타운이 들어선다. 연면적 1만 8945㎡에 지하 7층, 지상 43층 규모의 랜드마크빌딩 3개동이 나란히 지어진다. 랜드마크빌딩 지상 4∼8층에는 뮤지컬 등의 공연이 가능한 800석 규모 대공연장과 300석 규모 소공연장 등 문화시설이 집중적으로 배치된다. 공연장은 정비사업 추진위원회가 기부채납한 시설로 준공후 강북구청이 직접 운영한다. 아울러 지하 2층∼지상 5층에는 대형 판매시설, 지상 3∼6층에는 대규모 업무시설, 지상 9층 이상 고층부에는 아파트 333가구가 각각 들어선다. 아파트의 10%선인 33가구는 임대아파트로 지어진다. 이송직 서울시 뉴타운사업1담당관은 “동북권 르네상스의 거점인 미아균형발전촉진지구 사업을 확정한 만큼 앞으로 강남북간 균형발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서로 못믿는 민주·친노… 대통합 진통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구심점을 잃은 진보진영이 주도권 다툼에 휘말리고 있다. 자칫 분열 양상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대통합 작업에도 진통이 예상된다. 균열은 민주당과 친노(親) 신당파 사이에서 시작됐다. 민주당 박주선 최고위원은 26일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친노 신당파를 겨냥해 “김 전 대통령의 유지(遺志)에 따라 민주개혁세력이 대동단결해야 할 이 시점에 어떤 주장과 명분으로도 신당 창당은 오히려 국민 분열이나 민주개혁 세력의 갈등으로 치닫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의 적통 계승을 둘러싼 신경전에 대해서도 “그 누구도 ‘개인’이 대신할 수 없다. 민주당 전체가 ‘포스트 김대중’이 되어야 한다.”며 모든 주체가 기득권을 포기하고 조건 없이 동시·일괄 통합을 이룰 것을 제안했다. 노영민 대변인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자산과 부채는 민주당이 모두 승계했다.”면서 “친노 신당이라는 것은 없다. 신당일 뿐이다.”고 가세했다. 민주당의 이날 공세는 전날 친노 좌장격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신당파 핵심인 천호선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민주당의 정체성과 비전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데 따른 것이다. 이 전 총리는 여의도 한 빌딩에서 열린 ‘노무현 시민학교’ 특강에서 “민주당이 스스로 자기혁신을 하길 기대하지만, 그렇게 하기도 어렵다.”면서 “민주당 없이는 안 되겠지만, 민주당 중심으로 사고하는 것은 안 하겠다.”고 밝혔다. 천 전 수석 역시 “민주당의 지역구 정당 조직을 보면 민주당 역사 수십년 이래 최악의 상태”라면서 “거듭날 가능성을 기대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주장했다. 친노 진영의 민주당에 대한 거부감은 기본적인 정치 노선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노 전 대통령이 추구했던 ‘참여 민주주의’를 기본 형태로, 다각적인 소통 정치를 추구하는 친노 진영으로선 구시대적인 민주당의 소통 구조에 순응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민주당으로 흡수 통합되면 자유로운 소통과 동등한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겠느냐는 현실적 회의론도 친노 진영의 독자행보를 재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김 전 대통령을 구심점으로 삼았던 민주당 내 옛 민주계는 대북송금 특검을 용인한 참여정부에 여전히 감정적 앙금이 남아 있다. 하지만 양쪽 모두 진보진영의 대통합으로 대여(對與) 투쟁의 동력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는 만큼 완전한 결별보다는 전략적 공조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양쪽 내부에선 오는 10월 재·보선과 내년 6월 지방선거 등에서 전략적인 연대와 상호 지원을 내심 바라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한 발 더 나아가 민주당 지도부는 인재 영입과 대통합을 위해 주내 가동되는 혁신위의 성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 핵심당직자는 “혁신위가 뉴민주당의 방향성을 확정하는 단계에서, 진보진영이 원하는 정치노선을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소비심리 ‘훨훨’… 사상최고치 육박

    소비심리 ‘훨훨’… 사상최고치 육박

    소비심리지표가 5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사상 최고치에 육박했다. 해외에서 쓴 신용카드 결제액도 약 6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정부는 올해 역(易)성장 규모가 1.5%로 좁혀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경고도 빠뜨리지 않았다. 한국은행이 26일 내놓은 ‘8월 소비자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 심리지수(CSI)는 114로 7월보다 5포인트 올랐다. 5개월 연속 상승세다. 2002년 3분기(11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취업기회전망 CSI도 7년 만에 100을 넘어섰다. 7월 91에서 8월 104로 13포인트 뛰었다. 지금의 생활형편이나 수입전망, 소비지출 전망도 모두 7월에 비해 3~4포인트씩 올랐다. 가계심리가 개선됐다는 의미다. 이는 카드 씀씀이가 커진 데서도 알 수 있다. 2분기(4~6월) 중 우리나라 사람이 해외에서 사용한 신용카드(체크·직불카드 포함) 액수는 12억 8000만달러로 전분기(11억달러)보다 16.6% 늘어났다. 2003년 3분기(27.4%) 이후 가장 높은 증가세다. 1인당 사용금액(629달러)도 전분기(594달러)에 비해 5.9% 늘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서울 역삼동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이코노미스트클럽 초청 강연에서 “3분기(7~9월) 경제성장률은 2분기 성장률이 높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로 인해 다소 낮아지겠지만 예상치 못한 충격이 없다면 하반기 중 전기 대비 플러스 성장을 지속해 연간으로 당초 전망치인 -1.5%를 달성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에는 세계경제 개선과 내수 회복에 기대 4%안팎까지 성장률이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고용은 경기 회복 기미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위축 국면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거품 논란을 빚고 있는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서는 “전반적인 과열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지만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필요한 조치를 적기에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시행 가능한 조치로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강화, 금리 인상 등이 꼽힌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세계육상선수권 폐막] 우물안 한국육상 기록시계 멈췄다

    [세계육상선수권 폐막] 우물안 한국육상 기록시계 멈췄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24일 독일 베를린에서 막을 내렸다. 우사인 볼트(23·자메이카) 등 월드스타들은 더욱 빛났고 새 스타들도 탄생했다. 2011년 차기 대회는 대한민국 대구에서 치러진다. 대구대회 조직위원회 김범일 공동위원장과 오동진 대한육상경기연맹 회장은 이날 폐막식에서 클레멘스 프로코프 베를린 대회조직위원장으로부터 대회기를 넘겨 받고 성공적인 개최를 다짐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우리에게 경기력 향상 등 적지 않은 숙제를 안겼다. 길지 않은 2년 간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짚어 본다. 남자 100m 10초34 한국기록 30년, 여자 100m 11초49 15년 묵고…. 또 “뒤로 뛴다.”는 한탄을 늘어놓기엔 총체적 실패에 대한 체감은 크다. 2011년 8월27일 개막, 9월4일까지 열릴 대구 대회를 2년 남기고 ‘남의 잔치’가 될 것이라는 걱정은 커졌다. 따지고 보면 차기 개최국으로 강렬한 인상을 전 세계에 남겨야 한다는 바람은 욕심이었다. 거꾸로 마음가짐이 더 문제라는 지적이 흘러 나온다. 1983년 첫 대회부터 선수를 보낸 한국은 이번에 남녀 19명으로 역대 최대 선수단을 꾸렸다. 그러나 트랙과 필드에서 단 1명도 결선에 진출하지 못했고 기대를 걸었던 마라톤과 경보에서도 모두 중하위권에 그쳤다. 한국 기록도 나오지 않았다. 100m에선 남녀 통틀어 아예 출전하지도 못했다. 기준기록(남 10초28, 여 11초40)을 낸 재목이 없었던 탓이다. 2007년 일본 오사카 대회에서는 김덕현(24·광주시청)이 세단뛰기에서 결선에 올라 1999년 스페인 세비야 대회 때 남자 높이뛰기에서 6위에 오른 이진택 이후 8년 만에 결선 진출자를 배출했다. 남자 마라톤은 상위 3명의 성적을 따지는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따내는 적지 않은 성과를 일궜다.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서는 남자 110m 허들의 이정준(25·안양시청)이 사상 처음으로 1회전을 통과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올해에는 전 부문에서 실망만 안겼다. 2005년 이후 각종 국제대회에서 단 한 차례도 바를 넘지 못했던 남자 장대높이뛰기에서 김유석(27·대구시청)이 차례로 5m25와 5m40, 5m55를 넘어 징크스를 깼고, 랜들 헌팅턴 코치의 집중지도를 받은 여자 멀리뛰기 정순옥(26·안동시청)이 4㎝ 차로 아깝게 탈락하는 등 작은 성과도 있었지만 그뿐이었다. 우선 선수 스스로 관리에 소홀한 면이 있다. 선수들은 이런저런 부상과 컨디션 조율 실패로 소중한 기회를 날려 버렸다. 남자 세단뛰기에 이어 멀리뛰기에서 3㎝가 부족해 예선에서 탈락한 김덕현은 “무릎이 아파 한 달 이상 훈련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미국 유학 중인 남자 110m 허들의 이정준(25·안양시청)과 박태경(29·경찰대)도 허벅지 근육통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여자 장대높이뛰기 임은지(20·부산 연제구청)는 발목이 퉁퉁 부을 정도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남자 경보 20㎞에 나선 김현섭(24·삼성전자)은 “지난달 유니버시아드에 출전한 뒤 몸이 피곤했다.”고 밝혔다. ‘포스트 이봉주’로 불리는 지영준(28·경찰대)은 발바닥 물집으로 기권해 체면을 구겼다. 연맹의 안일한 태도도 퇴보를 부채질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지적에 따라 오동진 회장은 지도자 자질을 끌어 올리고 만연한 패배주의를 척결하겠다는 개혁을 선언했다. 수준급 외국인 지도자를 계속 늘려 ‘히딩크 프로젝트’로 단기 성과를 노리고 장기적으로는 젊고 유능한 국내 코치들을 미국으로 보내는 지도자 양성 시스템을 새로 구축할 예정이다. 전략 종목도 새판을 짜야 한다. 대구 대회에서 결선에 진출할 만한 종목으로 경보, 도약 종목, 장대높이뛰기, 허들을 찍고 투자해 왔다. 그러나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다른 종목으로 급선회할 필요성이 있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소속 팀의 성과를 위해 뛰는 전국체전에 초점을 맞춰 훈련하다 보니 성적과 기록이 좋을 리가 없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서말구(54) 해군사관학교 교수는 “어릴 적 몸에 밴 잘못된 버릇을 체계적인 훈련으로 고쳐야 하지만, 대부분 직장을 보장받다 보니 굳이 땀을 흘리려 하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안이한 자세를 꼬집었다. 남은 2년 동안 모든 것을 한꺼번에 바꿔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연맹과 선수들이 특단의 조치와 각오로 준비해야 하는 절실한 상황이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뉴스&분석] 경기 앞지르는 자산시장… 처방 논란

    [뉴스&분석] 경기 앞지르는 자산시장… 처방 논란

    “닮아도 너무 닮았다.” 요즘 정부와 한국은행 관계자들이 자주 내뱉는 말이다. 지금의 경제상황이 2005년 복사판이라는 얘기다. 이 말의 이면에는 “2005년 악몽이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깔려 있다. 경기 판단의 오류와 이에 따른 뒷북 처방으로 위기를 키웠던 ‘잘못’을 가리키는 말이다. 같은 실수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자칫 또 다른 실수를 범할지 모른다는 경계도 팽팽하다. “2009년 상황은 2005년과 다르다.”는 논리에 기반해서다. ●무엇이 닮았나 위기 뒤 상승세를 보이는 경기 국면부터 닮았다. 신용카드 대란 후유증으로 1년간 0%대(전기대비) 성장을 해온 우리 경제는 2005년 2·4분기(1.5%) 1%대 성장을 기록했다. 바닥 논란이 불붙었다. 올해 우리 경제가 1분기 0.1%, 2분기 2.3% 성장하며 바닥 통과론이 확산되는 것과 흡사하다. 이 과정에서 자산가격이 들썩이고 버블(거품) 논란이 커지는 것도 똑같다. 최근 주가와 부동산가격은 2005년 못지않게 급등세다. 자산가격 버블을 경고하는 주장과 국지적 현상이라는 반론이 부딪치고 있다. 한은 총재가 부동산 문제를 자주 입에 올리는 것도 닮았다. 금리도 사상 최저 수준이다. 한은은 카드 사태로 경제가 비틀대자 연 5.25%이던 콜금리(지금의 기준금리)를 2004년 11월11일 3.25%까지 끌어내렸다. 당시로서는 사상 최저였다. 이듬해 10월11일 금리를 다시 올릴 때까지 개인·기업 등 경제주체들은 1년 가까이 초저금리 시대를 향유했다. 올 2월 2.0%까지 다시 떨어진 기준금리는 반년째 요지부동이다. ●끝은 다르다? 2005년 정부와 한은은 경기 바닥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오르는 집값도 국지적 현상이라고 봤다. “좀 더 지켜보자.”며 주저하던 사이 집값은 걷잡을 수 없이 치솟았고 결국 정부가 먼저 결단을 내렸다. 종합부동산세 도입 등의 8·31조치가 나왔다. 한은은 그러고도 두 달이나 뒤에 금리를 찔끔(0.25%포인트) 올렸다. 이듬해 3월 전세 임대소득 과세,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강화 등을 내건 3·30대책이 나왔다. 하지만 한은은 그 해 4월 총재 이·취임식 등으로 넉 달 동안이나 금리를 추가 인상하지 못했다. 당시 DTI 강화는 투기를 잡으려는 특단의 대책이었지만 “서민들은 집을 사지 말란 말이냐.”는 저항도 엄청났다. ‘윤증현 경제팀’이 DTI 추가 강화를 망설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은은 2005년 악몽 재현을 우려하며 금리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다만 시기 선택에 신중한 모습이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24일 “경기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좋아지는 추세인 것만은 분명하고, 부동산 급등세는 지금까지는 대응을 요구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이제부터가 문제”라고 말했다. 정부와 한은 모두 모니터링을 바짝 강화하는 모습이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2005년과 2009년이 닮긴 했지만 다르다.”며 “2005년에는 경기가 지금처럼 나쁘지 않았고 부동산도 2005년처럼 확 뜨기에는 힘에 부쳐 보인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금리 인상보다는 DTI 강화 등 부분 처방으로 부동산 문제에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대입 수시모집 전형 주의할 점은 한·미 어린이 국산 애니 ‘뚜바뚜바’ 동시에 본다 서울 마포대교 아래 ‘색공원’ 시민안전 ‘빨간불’ 덜 뽑는 공공기관 더 뽑는 대기업 “은나노 입자, 폐와 간에 치명적” ‘통장이 뭐길래’ 지자체 임기제한 추진에 시끌 ‘휴대전화료 인하’ 이통사 저울질
  • “한국기업 부실따른 금융권 손실 최대60조”

    “한국기업 부실따른 금융권 손실 최대60조”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기업들의 부채가 지나치게 많아 유사시 금융권이 입을 손실액이 최대 60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이를 막기 위해 중소기업 중심의 강력한 구조조정이 요구되지만 기업·금융 부문에 대한 한국 정부의 과도한 지원이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3일 IMF의 ‘글로벌 경기침체가 한국 기업부문에 미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금융기관의 우발채무 분석 결과 기업 채무 불이행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금융권 손실이 국내총생산(GDP)의 4.1%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이 보고서는 지난 6월 IMF가 한국 정부 및 금융기관과 연례협의를 위해 방문하면서 우리 경제의 현실을 파악하기 위해 작성한 것으로 우리나라의 구조조정 정책과 관련한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IMF는 “전체의 40%를 웃도는 무수익여신 비율 등을 감안해 금융 위험을 분석한 결과 GDP 대비 4.1%의 손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는 아시아 전체 평균 1.9%, 아시아 신흥공업국 평균 2.3%에 비해 매우 높은 것”이라고 밝혔다. IMF는 자금 흐름에 연동된 기업 손실 등을 감안하면 GDP 대비 손실 비중이 6.3%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GDP가 1024조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42조~65조원에 이르는 액수다. 이런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강력한 채권기관 주도의 구조조정이 시급하지만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IMF는 설명했다. IMF는 “은행들이 최근 861개 중소기업의 재무구조를 평가해 77개는 구조조정이 필요하고, 36개는 생존 가능성이 없다고 결론 내렸으나 이는 지나치게 기업에 관대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IMF는 기업 건전성에 대한 거시지표와 미시지표 간 괴리가 이를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테면 절반에 가까운 중소기업들이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영업이익으로 이자 등 금융비용을 충당할 수 없는 상태)인데도 거꾸로 기업 부도율은 지난해 말 이후 계속 떨어져 지금은 경제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상태다. IMF는 채권자 주도의 구조조정이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채권자·채무자 모두 동기가 유발돼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의 은행들은 담보나 정부보증 등으로 최대 손실 보전 범위가 100%에 이르고 있어 신용위험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상태이고 기업들에는 정부의 과잉 보호가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GDP의 16%에 이르는 올해 만기 부채에 대한 대규모 채무연장 조치를 예로 들었다. IMF는 “한국 중소기업의 수익성은 지난해 리먼 사태가 터지기 훨씬 이전부터 하락세를 이어왔다.”면서 “현재의 경제 침체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에서 구조조정 필요성이 더욱 크다.”고 말했다. 이어 “자생력 없는 중소기업을 연명시키는 것은 경기 회복을 지연시킬 뿐 아니라 경쟁력 있는 기업에도 손해가 된다.”면서 “중소기업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더라도 사회안전망 차원의 실업자 대책을 펴는 것이 무차별적인 대규모 지원보다 낫다.”고 권고했다. 김태균 유영규기자 windsea@seoul.co.kr
  • [떠나볼래요 | 삶과꿈 에세이] 더위를 잊게 해준 어머님의 냉콩국수

    [떠나볼래요 | 삶과꿈 에세이] 더위를 잊게 해준 어머님의 냉콩국수

    지루한 장마가 계속되는 여름이다. 이제 곧 불볕더위가 닥치면 사람들은 산으로 바다로 계곡으로 더위를 피하기 위해 떠난다. 그래서 도시는 한동안 텅비게 된다. 어느 직장에서는 단체로 여름캠프를 가기도 한다. 참 좋은 일이다. 찌는 듯한 더위를 피해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게다. 그러나 예전에는 지금의 좋은 시절과 달라서 더위와 싸우며 지낼 수밖에 없었다. 선풍기가 있을 리 없다. 부채로 하룻밤을 세운다. 열대야가 계속되면 바람이 잘 통하는 골목 어귀에다 밤마다 평상을 내다놓고 동네사람들과 수박이며 참외를 먹으면서 더위를 달래곤 했다. 비지땀을 줄줄 흘리며 집에 돌아오면 어머니께서 거친 손으로 등을 밀어주시며 차가운 우물물로 등목을 쳐주시곤 했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등이 시원해지며 어머님이 그리워진다. 그리고 여름철만 되면 어머니는 아버지께서 즐겨 잡수시던 냉콩국수를 점심, 저녁때를 가리지 않고 만들어 주셨다. 냉콩국수는 먼저 적당히 삶은 콩을 맷돌에 갈아야 한다. 우리 집 맷돌은 커서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맷돌운전은 남자라고 어린 내가 맡아서 했다. 때론 어머니나 누나가 거들어 주기도 했다. 다음은 잘 삶은 국수를 대바구니에 넣어 물을 뺀다. 콩국물 속에 맷돌이 어느 정도 잠기게 되면 얼음을 사다가 크게 깨서 콩국물 그릇에 넣는다. 큰 얼음이 반쯤 녹게 되면 어머니께서는 소금으로 적당히 간을 맞추신 다음 볶은 호박나물을 국수 위에 얹고 그 위에다 깨소금을 듬뿍 치신다. 그런 다음 미리 준비해 놓은 국수그릇에 얼음 콩국물을 붓는다. 아! 그 콩국물의 맛, 고소하고 시원함은 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아버지께서는 “어~ 시원하다” 하시며 두 그릇 세 그릇을 비우신다. 어머님의 솜씨와 정성이 담뿍 담겨 있는 맛에 땀은 어디론가 숨어버린다. 어머니는 식구들이 모두 밥상에 빙 둘러앉아 맛있게 먹는 모습을 옆에서 인자하신 얼굴로 바라보신다. 덤으로 국수며 콩국물을 떠주시는 어머님의 얼굴이 밝다. 그때 예쁘게 미소 지으시던 어머님의 모습이 지금도 영 눈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어머님께서는 먼 나라로 여행길을 떠나신 지 오래다. 그러나 무더위 삼복더위가 찾아들면 그 옛날 어머님이 만들어 주시던 냉콩국수 생각만 해도 더위가 멀리 달아난다. 일요일인 내일은 식구들과 함께 냉콩국수도 만들어 먹고 할머니 이야기도 들려주며, 더위도 몰아내고 정말 시원한 하루를 즐기려 한다. 글_ 이완세 경기도 의정부시 호원동
  • 김대중 전 대통령 유품 40여 점 공개

    2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최근까지 사용한 유품 40여 점이 공개됐다. 여기에는 평소 즐겨입은 회색 양복과 잠옷, 슬리퍼, 구두, 손수건, 손목시계, 만년필, 안경, 성경책, 부채, 쿠션 등 김 전 대통령의 손때가 묻은 물건들이 포함됐다. 서울신문 나우뉴스TV 김상인VJ bowwow@seoul.co.kr 영상 / 멀티미디어기자협회 공동취재단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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