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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저성장 탈출해야 복지·일자리 가능하다

    우리 경제가 본격적 저성장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어 걱정이다. 경제성장률은 지난 2011년 3.6%에서 지난해 2%로 뚝 떨어졌다. 잠재성장률을 훨씬 밑돈다. 지난해 4분기에는 전분기에 비해 0.4% 성장하는 데 그쳐 7분기 연속 0%대의 성장세에 머물고 있다. 글로벌 환경 악화로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살아나지 않는 데다 가계 부채와 부동산 경기 침체, 취업난 등의 여파로 내수마저 얼어붙어 있으니 성장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3%대 중반 정도로 예측되고 있는 잠재성장률이 올해부터 5년간 3%를 턱걸이하다가 2020년대는 2%대로 추락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오는 2017년을 정점으로 생산가능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서는 점도 경제성장엔 마이너스 요인이다. 새 정부는 성장이 사실상 정체하는 시기가 머지않아 온다는 인식을 하고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데 정책의 주안점을 두기 바란다. 우선 일본 아베 정부의 엔저 정책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상정하고 경제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할 조치부터 조속히 시행해야 할 것이다. 일본은 독일 등 선진국들의 지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엔저 정책을 노골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들의 통화팽창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들에 중대한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이를 완화할 거시건전성 조치가 빨리 나오길 기대한다. 차기 정부도 성장을 하지 않고서는 복지 확대와 일자리 창출이 벽에 부딪힐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정부조직개편안을 발표하면서 경제 부흥을 국민 안전과 함께 국정운영의 2대 축으로 삼겠다고 밝힌 데서 그런 기류가 읽혀진다. 경제 뇌관이라 할 가계부채의 합리적인 해결로 소비가 살아나게 하고 기업의 투자 활성화로 수출과 일자리 창출이 이뤄져야 한다. 조세저항이나 기업의 투자 심리 위축 등의 변수로 미루어 볼 때 당분간은 법인세나 부가가치세 인상과 같은 증세를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결국 성장을 통해 법인세 등 세수(稅收)와 일자리를 늘리는 경제정책은 불가피한 선택인 셈이다. 국내 기업들은 지난해 설비투자를 늘리기는커녕 되레 1.8% 줄였다. 세계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장 큰 요인일 것이다. 대기업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작용했을 수 있다. 투자 규모가 기업들이 가진 능력에 비해 낮았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투자가 부실해서는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없기에 투자 유인책을 보강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잠재성장률을 1% 포인트 높이면 연간 6만개의 일자리와 수조원의 세수 확보 효과가 생긴다고 한다. 새 정부는 중소 수출기업 육성, 새로운 수출 상품과 시장 개척, 신성장동력의 추가 발굴, 경제체질 개선 등으로 저성장을 극복하기 바란다.
  • [커버스토리] 정권운명은 증세가 좌우?

    세금을 늘리는 일은 정치권에서 ‘악마와의 키스’에 비유된다. 필요한 재원을 확실하게 늘릴 수 있는 수단이지만, 동시에 조세저항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특히 부가가치세처럼 모든 국민이 동등하게 내는 세금은 서민들로부터 “왜 우리 주머니를 터는가”라는 반발을 살 수 있다. 차기 정부가 막대한 복지재원 조달 방법을 놓고 고심하면서도 섣불리 증세 카드를 꺼내들지 못하는 이유다. 1978년 총선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이끄는 공화당은 신민당에 득표율 1.1% 포인트 차이로 패배했다. 바로 직전 해인 1977년 박정희 정권은 세율 10%의 부가세를 도입했다. 민심이 들끓었다. 1980년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은 ‘항소이유 보충서’에서 박 대통령을 시해한 동기로 1979년 10월 부산·마산 항쟁(부마항쟁)과 이에 대처하는 정권 태도를 문제 삼았다. 그는 부마항쟁을 “불순세력의 사주로 일어난 것이 아니라 일반 시민에 의한 민중 봉기”라고 규정한 뒤 “체제에 대한 반항, 정책에 대한 불신, 물가고 및 조세 저항이 복합된 문자 그대로 민란이었다”고 진술했다. 1979년에는 제2차 오일 쇼크(석유 파동)까지 겹쳐 소비자 물가가 18.3%나 치솟았다. 결국 부가세에서 시작된 민심 이탈이 부마항쟁을 촉발했고 이것이 유신정권의 붕괴로 이어졌다는 주장이 지금도 학계 일각에 존재한다. 부마항쟁이 조세 저항 성격도 띠었다는 사실은 ‘부가세를 철폐하라’ ‘잘 먹고 잘살아라’ 등의 당시 시위대 구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세무서와 부유층도 공격당했다. 당시 언론들은 박종규 마산 국회의원의 호화주택과 샹들리에가 켜진 도로변 고급주택 등이 시위대의 돌팔매질을 당했다고 전했다. 증세 때문에 정권이 바뀐 사례는 일본에도 있다. 1987년 일본 자민당의 나카소네 야스히로 총리는 부가세의 일종인 ‘매상세’(賣上稅)를 도입하려고 했다. 막대한 재정적자를 해소하고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법인세·소득세는 줄이면서 모든 국민에게 매상세 부담을 지운다는 발상은 거센 저항을 야기했다. 결국 나카소네 총리의 5년 장기집권은 종지부를 찍었다. 최근의 정권교체도 부가세가 좌우했다. 일본 민주당은 2009년 중의원 308석(64%)을 얻어 54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뤘지만 지난해 12월 총선에서는 100석도 얻지 못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도 원인이었지만 소비세(부가세) 동결 공약을 파기한 것이 결정타였다. 230%에 이르는 정부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세수 확대가 절실하다고 설득했지만 정권 지지율은 10% 밑으로 수직낙하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재정난 인천시, 기부받은 재산까지 판다

    인천시가 기부채납받은 연수구 동춘동의 중소기업 제품 종합전시장을 행정재산에서 일반재산으로 돌려 매각에 나섰다. 매각을 통해 시 재정에 기여하겠다는 것인데 기부채납 재산조차 적자 재정을 메우는 용도로 쓰겠다는 데 대해 우려가 나오고 있다. 25일 시에 따르면 공유재산심의회는 중소기업 제품 종합전시장으로 쓰던 동춘동 926-8 부지 1만 1978㎡와 건물(2139㎡)에 대한 행정재산 용도 폐지안을 의결했다. 이번 결정으로 해당 부지와 건물은 매매나 임대가 가능한 일반재산이 됐다. 시는 당분간 이곳을 무상 임대 형태로 연수구에 빌려준 뒤 매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감정 평가가 진행되지 않았지만 매각 금액은 200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행정재산으로 관리해 온 부지와 건물을 행정 목적으로 사용하겠다는 부서가 없어 이 같은 방안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는 송도국제도시 6, 8공구 매각에 이어 관교동 종합터미널 부지와 북항 배후 부지 매각 등을 추진하고 있어 재정난 해소를 위해 지나치게 자산 매각에 의존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커버스토리] 세계는 부자증세

    [커버스토리] 세계는 부자증세

    미국 의회는 2013년 1월 1일 연소득 40만 달러(약 4억 2700만원, 부부 합산 45만 달러) 이상 고소득층의 소득세 최고세율을 35%에서 39.6%로 올렸다. 미국의 ‘부자 증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대선 기간 중 공약한 것으로, 1993년 빌 클린턴 정부 이후 20년 만이다. 정부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을 추월하는 바람에 국고가 바닥난 데다 각종 감세 혜택 종료와 정부지출 삭감 등으로 경기가 급락하는 ‘재정절벽’을 회피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 이런 부자 증세 도입 움직임은 유럽에서도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먼저 포문을 연 나라는 프랑스. 연소득 100만 유로(약 14억 5000만원) 이상 고소득층에게 최고 75%의 소득세율을 부과하는 공약 덕분에 대선에서 승리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일사천리로 증세 정책을 밀어붙였다. 하지만 지난 연말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제동이 걸렸다. 최고 소득세율의 기준을 부부 합산 소득 대신 개인 소득으로 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프랑스 정부는 법안을 수정해서라도 올해 안에 75% 소득세율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프랑스의 이 같은 조바심에는 연간 재정 적자를 GDP 대비 3% 이하로 유지하라는 유럽연합(EU)의 ‘신 재정협약’의 ‘압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의 진원지인 남유럽 국가들도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조건을 맞추기 위한 해결책으로 부유세 정책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그리스 의회는 지난 11일 야당의 반발에도 증세를 골자로 하는 세제 개혁안을 통과시켰다. 이 개혁안에는 2만 6000 유로 이상 고소득자에게 최고 45%의 소득세율을 적용하는 것을 포함해 부동산 보유세와 법인세 인상, 모든 과세 대상자의 소득신고 의무화 등도 포함돼 있다. 서유럽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인 포르투갈도 ‘정부가 무장 강도’라는 국민의 비난을 무릅쓰고 새해 들어 평균 소득세를 35%나 올리는 가혹한 긴축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최고 소득세율은 46.5%에서 48%로 높아지고, 여기에 적용하는 과세 기준은 연소득 15만 3500유로에서 8만 유로로 대폭 낮췄다. 유럽에서 가장 튼튼한 경제를 가진 독일에서도 200만 유로 이상의 재산을 가진 부자들에게 재산의 1%를 세금으로 내도록 하는 ‘임시세’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야당에서 제기됐다. EU와의 지위 재협상을 추진하기 위해 오는 2017년 EU 탈퇴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주장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정부도 올 들어 고소득층 자녀에 대한 육아수당 삭감 정책을 포함해 부유세 부과 방침을 추진 중이다. 부유세 바람은 아시아 지역의 일본에서도 불고 있다. 보수를 기치로 내걸고 복귀한 아베 신조 정권은 연간 소득 1800만엔(약 2억 2000만원)의 고소득자에 대해 적용하는 40%의 최고세율을 45%까지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일본은 경제 호황기의 절정인 1980년대 70%에 달했던 소득세 최고세율을 1990년대 거품경제 붕괴 후 지속적으로 낮춰왔지만, 최근 GDP의 2배에 달하는 막대한 재정 적자 문제를 풀기 위해 다시 ‘증세 카드’를 빼든 것이다. 부자 증세에 대한 반발도 만만찮다.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2012년 지구촌 부자 4위에 오른 프랑스 최고 갑부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 회장은 지난해 9월 벨기에 국적을 신청한 데 이어 86억 6300만 달러(약 9조 3100억원)에 달하는 재산을 벨기에로 빼돌렸다고 25일 영국 데일리 메일 인터넷 판이 보도했다. 아르노 회장은 ‘가족에 대한 상속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사회당 정부가 추진 중인 부자 증세를 피하기 위해 꼼수를 부렸다는 게 프랑스 언론의 지적이다. 프랑스 ‘국민 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도 아르노 회장을 따라 벨기에로 가려다 “단순히 세금을 피하기 위한 망명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벨기에 정부의 반대에 부딪히자, 지난 5일 러시아로 귀화해 정식으로 시민권을 얻었다. 벨기에는 프랑스와 달리 부자를 겨냥한 세금이 없고, 상속세도 3%로 프랑스(11%)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프랑스 일간 르 몽드에 따르면 지난해 올랑드 대통령의 ‘부자 증세’ 방침에 반발해 벨기에 국적을 신청한 프랑스인이 지난 2011년보다 2배나 늘었다. 하지만 이들 국가의 부자증세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각국은 ‘성장 지상주의’를 내세우며 2004년 이후 지속적인 감세를 추진했으며,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인위적인 경기 부양을 위해 더 많은 세금을 깎아주면서 국가 재정이 크게 악화된 탓이다. 미 의회의 싱크탱크인 의회조사국(CRS)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세율과 경제성장의 상관관계를 추적한 결과 부자 감세가 경제에 미친 영향이 미미했다”고 밝혔다. 보수 경제학자들이 주장하는 이른바 ‘낙수 효과’는 거의 없었고 오히려 빈부격차만 늘렸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유럽발 재정위기로 눈덩이처럼 불어난 국가부채 문제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미국과 유럽의 증세 드라이브는 한동안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커버스토리] 증세, 결국은 부가세 vs 부유세

    [커버스토리] 증세, 결국은 부가세 vs 부유세

    대다수의 사람에게 세금을 더 걷을 것인가, 부자 등 특정 계층에게만 세금을 더 걷을 것인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135조원 규모의 복지 공약을 내걸면서 증세는 우리 사회의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워낙 파장이 큰 사안이라 정치권도 쉽사리 공론화시키지 못하고 있지만 학자들 사이에서는 증세 불가피성을 얘기하는 목소리가 크다. 논쟁은 부가가치세율 인상 등 보편적 증세와, 부유세 신설 등 부자 증세로 나뉜다. 25일 각 진영의 대표주자에게서 논리를 들어보았다. ■‘부가세 인상론자’ 강봉균 건전재정포럼 대표 “부가세 2%P 올리면 세수 15조↑ 국민 공감대 마련 보편적 증세를”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강봉균 건전재정포럼 대표는 국내의 대표적인 보편적 증세론자이다. 여러 세미나 등을 통해 부가가치세율 인상 등 지속 가능한 보편적 증세를 강력히 주문하고 있다. 부가세는 모든 상품과 서비스에 붙기 때문에 세율이 올라가면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획일적으로 부담이 늘어난다. 강 대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부가세율이 18.5%”라며 “우리나라만큼 낮은 부가세율(10%)을 적용하는 선진국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부가세율을 2% 포인트만 올려도 연간 세수가 15조원 늘어난다고 덧붙였다. 그가 부가세 인상을 주장하는 배경에는 잠재성장률(물가 상승 등의 부작용을 유발하지 않고 도달할 수 있는 성장 최고치)에 못 미치는 저성장 기조에 따라 세금이 제대로 걷히지 않는 우리나라 현실이 깔려 있다. 강 대표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를 밑돌면 연간 15조원의 적자 국채 발행 요인이 발생한다”면서 “여기에 새 정부의 공약 이행을 위해 10조원의 적자 국채가 추가로 발행되면 총 규모가 25조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보편적 증세 없이는 순식간에 재정 건전성이 나빠질 수 있다는 경고다. ‘부가세를 높이면 물가가 올라간다’는 일부의 우려에 대해서도 “이론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강 대표는 “일본도 5%인 부가세율을 2015년에 10%로 인상하기로 결정했고, 장기 경기 침체 우려 때문에 물가상승률을 0% 수준에서 2%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면서 “경기 불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부가세율을 인상한다고 기업이 쉽사리 물건값을 올리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속도 조절’은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강 대표는 “새 정부가 증세 없이 조세부담률을 2% 포인트 가까이 높이려면 세무조사를 강화하는 등의 무리수가 나올 수 있다”면서 “그렇다고 (충분한 국민적 합의 없이) 보편적 증세를 성급하게 밀어붙이면 극심한 조세 저항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존 재원 대책으로는 복지공약 실천에 한계가 있는 것이 분명한 만큼 고부담 고복지로 갈 것인지, 아니면 저부담 저복지를 선택할 것인지 국민적인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 대표는 “적자 국채를 어느 정도 발행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국회 차원의 논의가 이뤄진 뒤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증세밖에 도리가 없다’는 당선인 측의 솔직한 설명이 뒤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올해 예산은 이명박 정부가 짰으니 내년 예산 편성 때 자연스럽게 복지 공약 이행에 대한 논의가 재정부와 국회 등을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라면서 “여러 전제들이 충족된 조건 하에서 내년부터 부가세율 인상 등 보편적 증세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부유세 신설론자’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 교수 “부자·대기업이 세금 더 내야 부유세, 지하경제 양성화 도움” “그동안 많은 혜택을 누려온 부자들이 세금을 좀 더 내도록 하는 것이 새 정부가 사회를 통합해 나가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복지 공약 재원 135조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부유세는 도입돼야 한다”며 부자 증세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통계청 등에 따르면 소득 상하위 20%간의 자산 격차는 2006년 4.5배에서 2011년 5.7배로 해마다 벌어지고 있다. 이런 부(富)의 극심한 양극화에 복지 확대 요구까지 커지면서 2000년대 들어 선거 때마다 ‘부유세 신설’이 여론의 관심사로 등장했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는 김무성 새누리당 전 선대위 총괄본부장이 부유세 신설 필요성을 거론했다가 하루 만에 부랴부랴 거둬들이기도 했다. 부유세는 개인이나 가구의 순자산(부채를 뺀 자산) 초과분에 대해 일정 세율로 부과하는 세금을 말한다. 부의 재분배 기능이 크다. 과세 대상은 나라마다 다르지만 통상 순자산 10억원 이상을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국제노동기구(ILO)가 지난 10일 발표한 ‘2011년 세계노동보고서’에 따르면 자산규모 상위 10%의 우리나라 부자들에게 3% 세율의 부유세를 매길 경우 연간 64조원의 세수 확보가 가능하다. 유 교수는 “앞으로 더 많은 국민에게 좀 더 투명한 과세 부담을 지우려면 부자나 대기업들이 지금 더 부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부유세를 도입하면 박 당선인이 약속한 지하경제 투명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7월 영국 시민단체인 조세정의네트워크는 1970년부터 40년간 한국에서 해외 조세피난처로 이전된 자산이 7790억 달러(약 833조원)라고 주장했다. 중국, 러시아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라는 것이다. 실제 관세청에 적발된 해외 자산도피 규모는 2007년 166억원에서 2010년 1528억원으로 3년새 9배 이상 급증했다. 유 교수는 “부유세가 도입되면 국세청 등 세정당국이 좀 더 정밀한 세정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단독주택이나 상업용 수익건물의 부속토지는 가격이 실제보다 낮게 책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가의 미술품이나 골동품은 시가 파악이 어렵다는 점 등도 부자 증세를 실행하기 전에 해결해야 할 과제다. 부유세를 도입하면 부의 해외 이전 내지 자산 도피를 부추길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유 교수는 “운전자들이 신호 규정을 잘 지키지 않는다고 해서 신호등이 필요 없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내국인의 해외 부동산 및 금융자산 소유 현황과 분기별 외환송금정보, 환치기(외국에서 빌려쓴 외화를 국내에서 한화로 갚는 것) 사례 등을 좀 더 면밀히 감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확 낮춘 PB문턱… “중산층 1000만원 굴릴 방법도 상담”

    확 낮춘 PB문턱… “중산층 1000만원 굴릴 방법도 상담”

    “여윳돈 1000만원을 채권에 투자하는 게 낫겠어요. 위험도 10을 기준으로 3~4 정도 나오는 걸 보니까 주식보다는 채권이 맞거든요.” 24일 서울 종로구 공평동 씨티은행 종로지점에서 만난 이은하 수석PB는 컴퓨터 화면을 보면서 연신 물었다. 기자가 갖고 있는 돈의 액수, 투자 목표, 중도인출 가능성, 투자성향, 수익 목표 등을 한참 묻더니 ‘위험중립형’이라며 신흥시장 국공채를 추천했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3월부터 30~55세 중 금융자산 2000만원을 갖고 있는 고객을 ‘신흥 부유층’으로 규정, 중산층을 위한 재무설계 서비스를 도입했다. 2000만원보다 적은 금액을 갖고 있더라도 어느 지점이든 방문하면 재무설계를 도와준다. 서비스 도입 이래 예금은 15%, 방카슈랑스는 27% 증가했다. 이은하 PB는 “아침, 점심, 저녁 어느 때든 은행 영업시간과 관계 없이 고객이 원할 때 상담해 드린다”면서 “부자들만 누리는 맞춤 서비스를 받는다는 생각에 고객 반응이 좋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무료 서비스라고 해서 절대 허투루 하지 않는다. 한 번 거래를 시작하면 1년에 한 번씩 투자성향을 재분석한다. 자녀교육비나 은퇴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은퇴 준비도 도와준다. 월급, 국민연금, 퇴직금, 주택연금 여부, 물가가치를 반영해서 미래 생활비 예상치를 뽑아주는 것이다. 시중 은행들의 PB(프라이빗뱅킹) 서비스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 부자 고객 위주에서 일반 중산층 고객에게도 문호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일반 지점의 ‘스타테이블’ 창구에 가면 고객 연령과 상황에 따라 투자 조언을 해준다. 포트폴리오(자산배분)도 짜준다. 전문적인 상담을 원할 경우, 별도로 요청하면 지점 VIP실에서 담당 매니저에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도 자체 개발한 자산관리 서비스 ‘S-솔루션’을 통해 생애 주기에 따른 목적자금, 은퇴자금 등을 설계해 주고 있다. 우리은행은 ‘로열창구’에서 재테크 상담을 해주고 포트폴리오를 짜준다. 하나은행은 ‘은퇴’에 초점을 맞췄다. 은퇴설계 상담사인 ‘행복디자이너’가 은퇴 전후의 자산설계와 재무설계를 도와준다. 은퇴자가 아닌 일반 고객에 대해서도 수입·지출이나 자산·부채를 분석해준 뒤 연령 대비 소득규모, 생활비, 저축, 부채 비율의 적정성을 비교해 준다. 하나은행 측은 “은퇴설계 상담사를 올해 말까지 300명 더 늘릴 계획”이라면서 “각종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 등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도울 방침”이라고 밝혔다. 은행들이 이렇듯 PB 대상을 넓히는 것은 서비스 제공에 따른 은행 이미지 제고 효과가 큰 데다 예금, 펀드, 방카슈랑스 등 각종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잠재 부유층을 미리 공략하자는 의도도 있다. 고객들 처지에서는 무료로 재무설계를 받는 까닭에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25일 TV 하이라이트]

    ■행복한 대한민국 국민대토론 제1편(KBS1 밤 10시) 세계 경제 위기 속에서 한국 경제도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숙제인 가계부채, 일자리, 경제민주화 등의 문제를 경제 세 주체인 가계, 기업, 정부의 관점에서 풀어 본다. 프로그램은 행복한 대한민국의 방안을 사회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국민대토론으로 진행된다. ■사랑과 전쟁 2(KBS2 밤 11시 10분) 잘생긴 외모와 매너를 갖춘 국제변호사 남편. 거기다 미국에 사는 시집 식구들 덕분에 자연스레 분가까지. 자신이 원하던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남편과 이상적인 결혼생활을 하는 아내. 그러던 어느 날 아무런 연락 없이 귀국해 신혼집을 찾아온 시어머니는 아내에게 괜한 트집을 잡으며 무언의 요구를 한다.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 3(MBC 밤 9시 55분) 출중한 실력파 참가자들. 예년과 달리 여성 참가자들의 활약이 돋보이며 호평을 받아 왔다. 그동안 멘토들의 강력한 트레이닝 시스템을 통해 프로 연예인 못지않은 끼와 비주얼을 뽐내며 화려한 모습을 드러냈다. 첫 생방송 경연을 앞둔 본선 진출자 12명의 화려한 모습을 공개한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5시 35분) 밤마다 엄마 젖을 찾는 지우 때문에 지우 엄마는 1년 넘게 제대로 자 본 적이 없다. 만성 피로에 푹 자지 못하는 지우의 건강도 걱정이다. 이런 방법, 저런 방법 엄마표 처방에도 밤중 수유 끊기는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밤중 수유를 끊고 싶은 초보 엄마들에게 꼭 필요한 밤중 수유의 비밀을 밝힌다. ■명의(EBS 밤 9시 50분) 혈관벽이 약해져 일부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동맥류는 언제, 어디에서 터질지 모른다. 이 동맥류는 뇌와 복부에 가장 흔하게 생기는 질환이다.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어 더 치명적인 동맥류. 발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터지는 순간 사망까지 이르는 무서운 질환 동맥류에 관한 모든 것을 두 명의를 통해 알아본다. ■흡혈형사 나도열(OBS 밤 12시 5분) 2006년 서울의 밤 도로 한복판. 루마니아 트란실바니아의 고성에서 항공기를 타고 서울에 잠입한 흡혈모기는 먹이를 찾는 한 마리의 하이에나처럼 날아든다. 그러던 중 도로 한복판에서 일어난 충돌사고 현장에서 열혈형사 나도열의 도드라진 혈관을 포착한다. 그리고 그의 목을 인정사정없이 물어 버리는데….
  • [세종로의 아침] 세종청사 행정낭비 대책 절실

    [세종로의 아침] 세종청사 행정낭비 대책 절실

    정부세종청사가 문을 연 뒤 한 달이 지났다. 입주 초기 어수선하던 분위기는 많이 가라앉았다. 눈에 거슬리던 문제점들도 서서히 개선되고 있다. 전체 공무원의 3분의1에 해당하는 공무원이 장거리 출퇴근에 시달리고 있는 것과 부족한 기반시설을 제외하면 겉으로는 정부과천청사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문제점으로 속은 곪아가고 있다. 예상했던 행정의 낭비와 비효율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가장 큰 문제점은 시도 때도 없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공무원의 서울 출장. 장·차관이 국무회의나 정책조정회의 등 주요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자리를 비운다면 수긍이 간다. 하지만 업계 신년교례회 등 꼭 참석하지 않아도 될 행사에 얼굴을 비치기 위해 하루 일정을 거의 비워둬야 하는 장·차관이나 고위 공무원들도 많다는 점이다. 정책을 수립하는 데 있어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기회라고 하지만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더 많다. 국가 주요 정책을 논의하는 대면회의는 어쩔 수 없다고 치자. 하지만 서울에 남아 있는 부처와의 업무 협의를 핑계로 행해지는 잦은 출장과 이로 인한 행정 낭비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한두 시간짜리 회의를 위해 서울에 가려면 하루 대여섯 시간을 도로에 버려야 한다. 이러는 사이 정작 실무진과의 대면회의는 미뤄지고 결재가 이뤄지지 않는다. 당연히 정책결정이 지연되고, 행정 서비스의 질은 떨어진다. 국회도 공무원들의 출장을 부채질하는 한 축이다. 국토해양부 A과장은 최근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실의 호통에 혼쭐이 났다. 지역 민원을 챙기던 국회의원이 “중앙부처 공무원이 얼굴 한번 비치지 않느냐”며 호통을 치는 바람에 부랴부랴 서울 출장길에 올랐다. A과장은 산하기관과 업무 협의를 거쳐 지역 주민의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한 만큼 굳이 서울 출장이 필요없다고 판단했지만 느닷없는 국회 호출에 불필요한 출장을 다녀와야 했다. 장·차관의 국회 출석에 실무자들이 줄줄이 따라나서는 것도 문제다. 국회와 장·차관이 나누는 대화가 정책 어젠다이거나 주요 정책 조율이라면 굳이 실무자들이 동행하지 않아도 된다. 많은 공무원이 장·차관을 수행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지엽적인 성격의 지역 민원성 질문이 툭툭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정부는 행복도시 조성에 따른 부작용을 충분히 예견했다. 부처 이전 전에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놨어야 했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정보통신기술을 갖고 있다. 정부청사마다 화상회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전시용에 불과하다. 총리실을 중심으로 행정부 스스로 화상회의 활성화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공무원의 불필요한 출장은 없는지도 들여다봐야 한다. 국회는 공무원을 마음대로 불러올려도 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행정 낭비는 국민 세금을 갉아먹는 행위나 마찬가지이다. chani@seoul.co.kr
  • “돈은 쓰기 위한 것” “미래 걱정은 안해”

    “돈은 쓰기 위한 것” “미래 걱정은 안해”

    우리나라 국민의 금융지식과 금융행위는 다른 나라보다 뛰어나거나 비슷한데 미래에 대한 대비 정도를 뜻하는 금융태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률은 떨어지고 가계부채는 늘고 있는 상황에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금융지식이나 행위도 실전에는 강하지만 ‘기본’은 미흡했다. 다만, 우리나라 여성의 금융 이해력은 다른 나라 여성보다 높았다. 한국은행은 21일 국내 처음으로 우리나라 사람의 금융이해력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권고하는 방식으로 측정, 다른 나라와 비교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18~79세 성인 1068명에 대한 면접 방식으로 이뤄졌다. OECD는 2008년 금융교육국제네트워크(INFE)를 설립, INFE 회원국에 금융이해력 측정을 권고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를 포함한 15개국이 조사를 마쳤다. 우리나라의 금융 이해력은 22점 만점에 14.2점으로 우리나라를 뺀 14개국 평균(13.9점)을 소폭 상회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15개국 중에서는 7위다. 남성은 14.3점, 여성은 14.2점으로 성별 차이는 거의 없었다. 다른 14개국이 남성은 14.1점, 여성은 13.7점으로 차이를 보인 것과 대조된다. 하지만 ‘돈은 쓰기 위한 것이다’ ‘저축보다 소비에 더 만족감을 느낀다’ ‘오늘을 위해 살고 미래는 걱정하지 않는다’ 등을 물어보는 금융태도는 5점 만점에 3.0점에 그쳤다. 14개국 평균은 3.3점이다. 점수가 낮을수록 현재를 우선시한다는 의미다. 15개국 중 13위로 최하위권이다. 특히 돈에 대한 태도는 2.5점으로 14개국 평균(2.8점)과 차이가 컸다. 젊을수록(18~29세) 다른 연령대에 비해 ‘지금 이 순간의 소비’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홍균 한은 경제교육팀장은 “현재 중심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조사결과에 반영된 것”이라며 “금융태도는 가계부채, 가계저축률 등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바람직한 금융태도 형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분산투자 효과, 대출이자 개념 등으로 이뤄진 금융지식은 8점 만점에 5.6점으로 15개국 중 4위를 기록했다. 14개국 평균(5.3점)보다 높다. 하지만 화폐의 시간적 가치, 원리금 계산, 복리개념 등 기본 개념에 대한 지식은 낮았다. 정보 수집 등 금융행위는 9점 만점에 5.6점으로 5위였다. 금융상품 선택을 위한 적극적 정보수집 활동은 15개국 중 최고 수준이었다. 하지만 평상 시 재무상황 점검, 구매 전 지불능력 점검 등 합리적 금융·경제 생활을 위한 기본 노력은 미흡했다. 조 팀장은 “실전에는 강하지만 기본 토대는 약하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웅진 살리기’ 윤석금회장 사재 출연 결정

    ‘웅진 살리기’ 윤석금회장 사재 출연 결정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그룹 지주사인 웅진홀딩스의 회생을 위해 개인 재산을 낼 뜻을 밝혔다. 하지만 그 금액이 최대 400억원대여서 상징적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윤 회장 일가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중인 웅진홀딩스의 회생과 그룹에 대한 경영 책임을 이행하기 위해 사재를 출연하기로 결정했다. 정확한 출연 규모와 시기, 투입 방법 등은 초기 변제율을 높이는 방안을 고려해 추후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윤 회장 일가가 출연할 수 있는 사재 규모는 윤 회장의 자녀 등 일가가 보유하고 있는 웅진케미칼(8.64%)과 웅진식품(10.08%) 주식 등을 더해 최대 400억원(세금 제외)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회장은 이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8일 채권단협의회는 웅진홀딩스에 초기 변제율을 높이라며 윤 회장 일가의 사재 출연 의사를 타진했다. 채권단은 채무 변제를 위해 웅진씽크빅을 매각하라고 했지만 웅진홀딩스는 그룹의 모태가 된 기업은 지키고 싶다고 한 데 따른 것이다. 웅진홀딩스의 부채는 1조 7000억원 규모로 웅진코웨이(1조 2000억원) 등 주요 계열사를 매각하면 초기 변제율이 70%에 달하지만 채권단 측은 더 많은 변제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웅진홀딩스는 기업 정상화를 위해 ‘알짜 계열사’였던 웅진코웨이(현 코웨이)를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매각했으며 웅직씽크빅을 제외한 웅진케미칼과 웅진식품, 웅진폴리실리콘 등 전 계열사를 매각할 방침이다. 웅진홀딩스 관계자는 “윤 회장은 채권단이 요구하기 전부터 그룹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사재를 출연할 예정이었다”면서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결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웅진홀딩스와 채권단협의회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회생 계획안을 28일 법원에 제출한다. 법원은 다음 달 말 인가할 예정이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朴, 누락한 공약재원 108兆 넘어… “추가 재정 천문학적 액수”

    朴, 누락한 공약재원 108兆 넘어… “추가 재정 천문학적 액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을 놓고 ‘원칙론’과 ‘수정론’이 충돌하는 가운데 공약 재원 규모 자체가 과소 계상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재원이 소요되지 않는다고 한 공약 중 상당수가 사실상 ‘돈’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대선 당시에는 5년간 공약 이행을 위해 131조원이 든다고 했지만 실제 필요한 추가 부담금이 이에 못지않은 천문학적 금액이다. 박 당선인의 경제 분야 핵심 공약인 ‘국민행복기금’의 경우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부실채권정리기금 등을 통해 기초 재원인 1조 8700억원을 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18조 7000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한다는 방침이다. 박 당선인 측은 “공적자금을 투입하지 않고 가계 부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이라고 했다. 사실상 나랏돈이 필요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리스크가 큰 기금이 부실화되는 것에 대비해 정부 기관의 보증이 필요하고 현재의 집값 하락 추세를 감안하면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빚 보증에 나설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재원 규모를 아예 밝히지 않은 공약도 있다. 박 당선인 측은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임플란트가 필요한 대상자를 기준으로 어금니부터 건강보험을 적용해 단계적으로 확대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건강 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측은 “65세 이상 노인의 상실 어금니 총수는 2700만개쯤”이라고 추산하면서 “이를 근거로 노인 임플란트의 재정을 추계(본인부담금 50%로 가정)했을 때 8조 5000억원가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임플란트 공약’은 박 당선인의 복지 공약 가운데 기초연금 도입(14조 6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재원이 많이 소요된다. 여기에 100조원 이상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 공약’도 빠져 있다. 재원 마련 대책이 없어 사실상 공약 퇴출 1순위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 부처와 연구기관들도 공약 재원의 과소 계상 의혹을 잇따라 제기했다. 보건사회연구원은 기초연금 공약과 4대 중증질환 무상 진료 공약을 이행하려면 새누리당이 애초 제시한 추가 재원(5년간 28조 3000억원)보다 2~3배 더 들어갈 것으로 추정했다. 보건복지부는 기초연금 도입에 따른 연금 2배 인상 지급과 관련해 재원이 연간 7조원 정도 더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노령 인구 증가에 따라 예산은 앞으로 더 증가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도 지난해 4월 관계 부처 합동으로 만든 ‘복지 태스크포스’(TF)에서 공약 재원의 과소 계상을 지적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해 6월 발표한 ‘복지공약 비용 추정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새누리당의 총선 복지공약 이행에 드는 추가 비용이 270조원이라고 계산했다. 고용·노동 분야에 111조 5000억원, 주택 분야에 107조원, 교육 분야에 18조 5000억원, 보육·가정·여성 분야에 12조 2000억원 등이다. 대선 공약집에서 밝힌 공약 이행 필요 재원은 지난 총선 때 공약을 모두 합친 것이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18일 한국재정학회 토론회에서 “무리하게 공약을 이행할 것인지, 속도나 우선순위를 조정할 것인지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유찬 홍익대 세무대학원 교수는 20일 “비과세 축소나 지하경제 양성화로 필요 재원을 다 마련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면서 “소득세율과 법인세율을 올리는 방식의 증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사설] 4대강 총체적 부실… 감사원 제 역할 다했나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원 감사의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4대강 사업이 총체적 부실이라는 감사원 발표에 대해 국토해양부, 환경부 등 주무 부처 장관들이 이례적으로 반박 기자회견을 하면서 감사원 감사의 신뢰도와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4대강 사업에 대해 시기마다 다른 감사결과를 내놔 혼선과 의혹을 부채질한 감사원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듯하다.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대통령 역점사업에 대해 헌법에 부여된 독립적인 감사기능을 다했는지, ‘눈치 보기’ 감사라도 벌여 혈세 낭비를 제대로 짚어내지 못했는지 감사원은 스스로를 냉철히 돌아봐야 할 것이다. 감사에 대한 신뢰 훼손은 감사원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 감사원은 2003년 대북 송금 사건 감사나 2008년 남북협력기금에 대한 특검처럼 정권 교체기에 다음 정권의 구미에 맞는 ‘코드감사’를 반복해왔다. 4대강 감사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11년 1차 감사 때에는 별다른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가 이번에는 설계부터 시공, 관리, 유지 보수에 이르기까지 총체적 부실이라고 180도 다른 결과를 내놓았다. 감사원은 2년 전에는 사업계획의 타당성과 적정성 등을 보는 등 감사대상이 달랐기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있으나 당시에도 환경단체들이 수질 등에 의문을 제기했다는 점에서 부실감사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감사 결과 발표시기를 놓고도 의혹을 산다. 감사원은 지난해 9월 이번 감사를 끝냈지만 4개월을 미루며 늑장 발표했다. 정권의 눈치를 살피지 않았느냐는 지적이다. 감사원은 토목·환경분야 전문 감사관 23명이 투입됐고 4개 학회의 검증도 받은 만큼 감사내용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건설·수자원 전문가들은 다른 견해를 내비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토부가 보를 감사원이 지적한 4m가 아니라 15m 이하 기준을 적용해 설계했지만 바닥보호공 등 일부 관련 설치물이 기준에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보의 구조적 안전에 문제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이를 종합하면 4대강 사업의 실상은 총체적 부실이라는 감사원 결과와 안전과 기능에 문제가 없다는 국토부 발표의 중간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논란을 통해 행정부를 견제하는 독립적인 감사원의 위상은 크게 훼손됐다.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이 감사원은 누가 봐도 공정하고 객관적인 감사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 모름지기 감사원은 ‘정도’(正道)를 걸어야 한다.
  • [명사가 걸어온 길] 2. 의술로 인술 실천하는 김희수 건양대 총장 (상)

    [명사가 걸어온 길] 2. 의술로 인술 실천하는 김희수 건양대 총장 (상)

    1950년 세브란스 의대(현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뒤 자그마한 안과 개원의로 시작해 예순셋에 건양대학교를 설립하고, 일흔셋에 800병상 규모의 건양대 병원을 일군 사람. 3년 대학 총장 임기를 두 번이나 채우고도 모자라 임기를 4년으로 늘려 12년째 총장직을 지키는 사람. 사람들은 그를 중국의 덩샤오핑(鄧小平)에 견줘 결코 포기하거나 쓰러지지 않는다는 뜻에서 ‘부도옹’(不倒翁)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그는 한사코 손사래를 쳤다. “부도옹은 무슨…. 난 그처럼 대단하지 않아. 그는 천하의 경륜을 논했지만 난 고작 대학 하나잖아. 그렇지만 듣고보니 그럴 법도 하네” 김희수. 올해 여든다섯이지만 “꿈은 나이를 먹지 않는다”는 그에게서 물리적인 나이를 읽기란 쉽지 않다. 주변에서는 이런 그를 두고 “너무 오래 거머쥐고 있는 게 아니냐”거나 “이제는 자리 내려놓을 때도 됐다”고들 말하기도 하지만 그는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다 이유가 있어. 나는 지금도 더 일하고 싶어. 열정도, 건강도 문제가 없거든. 나도 알지. 내게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걸. 세월 거꾸로 사는 사람 없잖우. 그래서 후배들에게 이렇게 말해. ‘그러니 내게 시간을 조금만 더 달라고….’” 김 총장에게 스스로의 삶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정색하고 말문을 열었다. “뭐 내세울 게 있어야지. 그렇지만 내가 헤쳐온 삶이 젊은이들에게 도전의 의미를 되새기거나 용기를 부추기는 자극은 될거야. 결코 쉬운 삶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한 번도 내가 이뤄야 할 것들을 잊어본 적이 없거든. 뭔가 성취하려는 젊은이들에게 그걸 말하고 싶어. 목표를 갖고 살라는 거지” 그가 삶의 지표로 삼아온 원칙 같은 게 궁금했다. “좌우명이라는 게 너무 평범해서 실망할거야. 살아온 날들을 돌이켜보면 ‘기본에 충실하자’는 말처럼 함축적으로 내 삶을 표현한 말이 없어. ‘정직’은 사람의 기본이고, ‘노력’은 성공의 기본이며, ‘치료’는 병원, ‘교육’은 학교의 기본이잖우. 이런 기본만 지키면 뭐든 다 돼. 공자도 그랬잖아 ‘군자무본 본립이도생’(君子務本 本立而道生·군자의 본연은 근본을 닦는 것이며, 근본이 바로 서야 도가 생긴다)이라고.” 충남 논산에서 태어난 그의 성장기는 그 시절의 대부분이 그랬듯 가난과의 동거였다. “가난했지. 아버지가 농사를 지으셨는데, 30∼40마지기 정도였으니 중농쯤 되나 그랬어. 농사뿐이 아니야. 소, 돼지는 물론 양봉에 누에까지 쳤어. 한 방의 반은 누에 잠틀이었는데, 까만 누에 똥 속에서 먹고 자고 했지, 뭐. 내 형제가 3남 4녀였는데, 형들 꼼짝 못하는 엄한 아버지 밑에서도 막내라 사랑 좀 받고 자랐어요.” 그렇지만 성장기 그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람으로 그는 주저없이 형을 꼽았다. “아, 나완 나이가 열여덟살이나 차이가 나니 형이 아니라 아버지 같았어. 나만 그런 게 아니라 그땐 다 그랬지. 가난하지, 애들은 생기는 족족 많이 났지, 그래서 젖먹이 동생을 손 위 형이나 누나가 맡아서들 키우던 그런 시절이었잖우.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살아남았나 싶지만, 그때는 다들 그러니 그게 궁핍하다거나 이상하다고 여기지도 않고 살았지. 그러려니 하고.” 평생 애써 일군 부를 악다귀처럼 그러쥐지 않고 대학 설립에 쏟아부은 데서 보듯 그는 청년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1950년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뒤 도미, 뉴욕 프랜시스 병원에서 인턴 과정을 마친 그는 일리노이주립대 안과대학원과 시카고 안과병원에서 수련을 마치고 1959년에 귀국했다. 전쟁으로 피폐하고 가난한 나라의 유학생이 미국에서 겪은 경험은 충격이었다. 전쟁과 분단으로 극심한 생활고를 겪고 살던 때, 그의 눈에 비친 미국이라는 나라는 온갖 물산이 넘치고, 큰 집에 차량이 즐비한 도로, 자유분방한 사람들의 표정이 어우러진 유토피아였다. 그런 미국을 보면서 도미 후 처음 형님한테 쓴 편지에 이렇게 적었다. ‘하느님이 계신데, 세상이 왜 이렇게 불공평한가.’ 그런 미국을 보면서 그가 가슴에 새긴 것은 ‘잘사는 나라, 건강한 국민’이었다. 이미 결혼해 고국에 처자식을 두고 홀로 이국으로 떠나온 그에게 ‘남다른 노력’은 숙명이었다. 그런 노력을 인정받아 대학원을 학비 부담없이 다닐 수 있었던 것도 그의 육영 의지를 키우는 자극제가 됐다. “생각해 봐. 전쟁통에 피죽 먹기도 어려운 때잖어. 우리 마누라가 조그만 미장원을 해서 번 돈으로 유학와서 공부하는 내가 한눈을 팔 수가 없지. 그땐 공부밖에 할 게 없었어.” 이로부터 3년 뒤인 1962년 서울에서 그의 꿈의 모태인 김안과를 개원했다. 당시 미국의 선진 의료를 체험한 그는 국내에서 안과 분야의 독보적 의사로 인정받았고, 돈도 많이 벌었다. “돈 엄청 벌었지. 진료비를 전부 현금으로 받던 시절인데, 병원이 자리를 잡은 뒤에는 하루 3000명까지 환자를 봤어. 일과를 마치고 나면 자루에 가득한 돈을 셀 수가 없는거야. 그래서 은행원에게 정산을 맡기기도 했는데, 매일 500만원씩 그러모았지. 요샛돈으로 치면 그게 얼마야.” 그러나 그는 결코 돈의 미혹에 빠지지 않았다. 그렇게 벌었지만 많은 돈을 번다는 것이 그가 생각하는 성공과는 달랐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공의 기억을 묻자 뜻밖에 그는 ‘치료의 기쁨’을 말했다. “난 돈보다 내가 치료한 환자들이 감사하다고 인사할 때가 제일 기뻤고, 그걸 성공이라고 믿었어. 어떤 이는 두고 두고 내게 인사를 오기도 해. 의사로서 그 이상의 성공이란 게 있을 수 없잖아요.” 그는 돈을 삶의 목적으로 여기지 않았다. 일제 때 의학을 공부해 공의로 일한 큰형님의 영향을 받아 의사가 된 그가 말하는 바람직한 의사상은 ‘질병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의사’였다. “요새 어떤 병원은 전염력이 강한 바이러스성 안질환자가 오면 치료 못 한다며 다른 병원으로 보낸대. 그게 뭐야. 그건 의사가 할 일이 아니지. 내 큰형님이 공의로 일할 땐 치료비가 없어 돈 대신 달걀이나 참깨를 가져온 사람도 많았는데, 한번도 형님이 그걸 타박하지 않아. 그걸 보며 나도 의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 그렇게 일한 그가 많은 돈을 번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주변에서는 그런 그를 주시했다. ‘저 많은 돈을 어떻게 쓸까’하는 호사가적 관심이었다. 이 무렵, 그는 사람들이 놀랄만 한 결정을 한다. 그가 오랜 고민 끝에 찾은 부의 용처는 육영사업이었다. 1983년 그의 육영의지가 얻은 첫 결실은 고향인 충남 논산에 양촌고등학교를 설립한 것이었다. 작다면 작은 그 실천이 30여년 뒤 거대한 교육사업으로 결실을 맺으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육영이라는 게 이를테면 미래의 인재를 키우는 일인데, 그보다 보람 있는 일이 어딨겠어. 고향 유지들이 찾아와 면리에 하나뿐인 중학교가 운영난이 심각하니 인수해달라는 거야. 고민 끝에 부채를 떠안고 1억 2000만원에 인수했지. 어쩌겠어. 애들 공부는 시켜야잖어. 그게 지금의 건양중·고등학교야.” 그렇다고 그의 시선이 우뚝하고 걸출한 인재만 바라보는 건 아니다. 딱히 분별하자면 그는 열정이 있는 청년을 좋아한다. 자신이 그런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그가 펴낸 자서전 제목도 ‘여든의 청년이 스무살 청년에게’다. 여기에는 암울한 현실 속에서 힘겨워하는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그의 고언이 담겨있다. “나도 하는데, 나보다 훨씬 젊고, 힘세고, 시간 많은 너희가 왜 못하겠는가. 해보지 않으면 잘할 수 있는지 알 수 없다. 포기만 하지 않으면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너는 분명 할 수 있다.” 이런 그를 두고 이어령 교수도 “그 분이 평소 얼마나 젊은이들을 사랑하는지를 알면 그 분을 다시 보게 된다”고 말했다. 사실, 육영사업이라는 게 돈욕심으로는 되는 일이 아니다. 잠깐은 몰라도 오래 가지 못한다. 그런 육영사업에 그가 생애를 투자한 것은 기본적으로 교육에 대한 열정이 뜨거웠고, 젊은이들에게 꼭 주고 싶은 뭔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해가 1986년이었지. 당시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던 신극범 박사가 하루는 고향에 전문대학 하나 세워보는 게 어떻겠냐고 물어. 처음엔 망설였지. 지금도 벅찬데 대학이라니….” 고민이 깊었다. 주변 의견도 찬반으로 갈렸다. 나이도 있고, 병원 경영에다 중고등학교도 만만찮은 일인데, 한 술 더 떠 당시 대학가는 온통 민주화 바람으로 학교마다 재단들이 곤욕을 치를 때였다. 당연히 반대 목소리가 높았다. 발 들여놓으면 뼈도 못 추린다는 거였다. 그러나 찬성 쪽도 적지 않았다. 어차피 육영사업이라는 게 장기적인 안목으로 봐야 하고, 지역사회를 보더라도 중고등학교를 대학으로 확장하는 게 낫다는 것이었다. <계속>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美 부채한도 협상 또 스몰딜?

    미국 국가부채 한도 인상 협상과 관련, 공화당이 한 달을 더 버틸 수 있는 정도만 부채 한도를 올릴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미봉책이어서 미 정치권이 ‘빅딜’을 타결하지 못하고 거듭 ‘스몰딜’로 근근이 위기를 이어가는 행태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폴 라이언(공화) 하원 예산위원장은 17일(현지시간) “공화당 의원들이 의견을 모은 결과 단기적으로 국가부채 한도를 올리는 데는 합의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이렇게 하면 상원과 백악관이 3월에 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제대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미 정치권이 사상 초유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사태 등을 초래하면서 어렵사리 합의한 연방정부의 채무 한도는 16조 4000억 달러다. 그 후 빚은 계속 불어나 지난 연말 이미 한도를 넘겼다. 재무부는 특별조치를 통해 2000억 달러를 임시방편으로 조달했으며 이마저도 2월 15일부터 3월 1일 사이에 동날 것으로 의회예산조사국(CBO)은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정치권은 다음 달 말까지 국가부채 한도 인상을 타결해야 한다. 결국 라이언 위원장의 발언은 또 한 번의 미봉책으로 채무 한도를 한 달 버틸 만큼만 살짝 높여 시간을 번 뒤 심도 있게 논의하자는 얘기다. 정치권은 새해 벽두 ‘재정 절벽’ 협상에서 부자 증세에만 합의하고 연방정부 예산 자동 삭감은 2개월 이후인 3월 1일부로 시한을 미뤄 놓는 반쪽짜리 스몰딜 협상을 타결한 바 있다. 이처럼 미 정치권이 위기를 미봉책으로 연장하는 한계를 거듭하면서 정치 불신이 높아지고 이것이 경제 안정에 악영향을 끼치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이에 따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파국을 피하기 위해 또 한 번의 스몰딜을 할지 아니면 공화당과 벼랑끝 빅딜 승부를 펼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4일 “정치권이 정부 채무 상한선 상향조정 합의에 실패하면 미국은 국가부도(디폴트) 사태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설 차례상 장바구니 더 가벼워진다

    설 차례상 장바구니 더 가벼워진다

    가정주부 10명 중 4명은 올해 설 차례상을 아예 차리지 않으며 준비를 하더라도 비용을 줄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전국의 주부 350명에게 물은 결과 42.3%가 물가 상승, 집안 사정, 종교 문제 등을 이유로 ‘설 차례상을 차리지 않겠다’고 답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62.6%가 차리지 않겠다고 한 것과 비교하면 제법 줄어든 셈이지만 올해 차례상을 차리겠다고 말한 57.7%는 대신 비용을 지난해보다 아끼겠다고 답했다. 차례상 비용은 평균 30만 9000원이다. 특히 차례상 비용을 줄이겠다는 대답은 2011년 38.6%, 2012년 40.6%, 올해 44.3%로, 해마다 차례상의 모양새가 빈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용을 줄이는 이유로는 ‘물가 상승’(41.9%), ‘실질소득 감소’(21.9%), ‘가계부채 부담’(20.6%) 등을 꼽았다. 설 명절의 지출을 줄인다면 ‘선물·용돈’(60.6%), ‘차례상 비용’(22.6%), ‘여가 비용’(16.8%) 순으로 줄이겠다고 응답했다. 선물 계획이 있다는 주부들(72.3%)은 그 비용으로 평균 34만 1000원을 책정했고 선물의 가격대는 5만원 미만을 주로 꼽았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노지 감귤 값 ‘뚝 뚝’ 속타는 제주 농민

    노지 감귤 값 ‘뚝 뚝’ 속타는 제주 농민

    설 대목을 앞두고 올해 제주산 노지 감귤 가격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 농민들의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 17일 제주도감귤출하연합회에 따르면 제주산 노지감귤의 전국 도매시장 평균 경락가격(10㎏ 기준)이 지난 1, 2일만 해도 1만 3800원을 기록했으나 이후 하락세를 보이면서 16일에는 1만 1160원으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비해 35.3%(4100원) 떨어진 것은 물론 2010년산에 비해서도 8.6%(1000원) 낮은 시세다. 이런 이유는 속칭 꼬마감귤인 1번과(지름 51㎜ 이하)가 택배 등을 통해 전국에 대량 유통되면서 가격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아일랜드 vs 그리스/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아일랜드 vs 그리스/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아일랜드와 그리스, 유럽의 변방인 두 나라는 2년 전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지원받는 초라한 신세였다. 하지만 지금 두 나라의 상황은 하늘과 땅 차이만큼이나 달라졌다. 아일랜드는 ‘구제금융 졸업’이라는 희망에 부풀어 있는 반면, 그리스는 여전히 경기 침체의 터널 속에 갇혀 있다. 변덕이 심한 날씨로 유명한 아일랜드의 경제는 ‘화사한 봄날’을 맞고 있다. 지난해 유럽연합(EU) 재정위기국 포르투갈·이탈리아·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PIIGS) 가운데 유일하게 플러스(0.4%) 성장을 한 데 이어 올해도 1%대의 성장이 기대된다. 지난 8일에는 금리 3.35%의 조건으로 5년 만기 국채 25억 유로(약 3조 5000억원)어치를 무난히 팔아치웠다. EU 27개국 중 가장 낮은 법인세율(12.5%)과 경제위기 전보다 20%나 싼 임금으로 지난해에만 140여개의 외국 기업을 유치하고 1만 2000여개의 일자리를 늘린 까닭이다. 지중해 연안의 따뜻한 그리스는 6년째 불황의 늪에 빠져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국민 네 명 중 한 명이 실업자이고, 월급과 연금이 40%나 깎여 국민경제는 빈사 상태나 다름없다. 구제금융의 대가로 약속한 대로 2020년까지 공공부채를 국내총생산(GDP)의 120%로 낮추려면 뼈를 깎는 고통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 새해 첫날 철도 노조가 파업을 벌이는 등 시위가 끊이지 않는 이유이다. 그리스가 ‘지옥행 열차’에서 탈출하지 못하는 것은 그리스인이 결코 게을러서가 아니다. 그리스의 근로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멕시코·한국 등에 이어 네번째로 많다. 그렇다면 이유는 뭘까. 그것은 아일랜드와 그리스의 리더십 차이다. 아일랜드는 과거 20년간 메리 로빈슨과 메리 매컬리스라는 두 여성 리더가 ‘세계에서 기업하기 가장 좋은 나라’를 표방하며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통해 외국자금을 끌여들여 연평균 7%대 이상의 고도성장을 이뤘다. 서유럽의 빈국에서 자신들을 수백년간 지배했던 영국보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만 달러 가까이 많은 ‘기적’을 창출한 것이다. 그 덕분에 위기에 몰려도 아일랜드인은 긴축의 고통을 기꺼이 감내하고 있다. 반면 그리스는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전 총리 등 리더가 EU 가입 후 쏟아져 들어온 저금리의 외국자금을 경제를 위해 쓰기는커녕 집권 연장을 위해 흥청망청 써버리는 바람에 국가부도 위기에 몰렸다. 이에 그리스인은 “리더가 저지른 잘못을 우리가 왜 뒤집어써야 하느냐”며 연일 격렬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아일랜드의 리더십은 국민들을 통합했고, 그리스의 리더십은 국민들을 분열시킨 셈이다. 지난해 대선 이후 국민들이 ‘내 편’, ‘네 편’으로 분열돼 있다. 원화 가치가 연일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수출 경쟁력을 갉아먹어 경제적으로도 어려운 시기이다. 이런 ‘난국’에는 신뢰와 설득을 통해 국민을 하나로 묶는 아일랜드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khkim@seoul.co.kr
  • 세종청사 지하 주차장은 쓰레기장?

    세종청사 지하 주차장은 쓰레기장?

    16일 정부세종청사 지하 주차장에 재활용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공무원들은 가뜩이나 좁은 주차장을 쓰레기더미가 차지해 주차난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불평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꼬막 씨가 마른다

    꼬막 씨가 마른다

    쫄깃하고 짭조름한 겨울철 ‘남도의 진미’인 꼬막 생산량이 크게 줄고 있다. 바다 환경변화와 남획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16일 꼬막 주산지인 전남 보성군에 따르면 최근 5~6년 전부터 매년 15~20%씩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벌교읍 여자만 일대에선 300t의 꼬막을 생산하는 데 그쳤다. 벌교읍 대포리 어촌계장 서정운(66)씨는 “바다 환경이 변하면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꼬막 종패가 거의 없어졌다”며 “이 때문에 생산량은 크게 줄고 가격은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참꼬막 20㎏짜리 한 포대에 3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남획도 생산량 감소를 부채질하고 있다. 주 생산지인 강진과 보성 등지의 양식장을 채취업자가 밭떼기 식으로 사들여 꼬막을 치패까지 싹쓸이하고 있다. 업자들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기계식 채취기구를 이용해 성패와 치패를 가리지 않고 무더기로 훑어내고 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총리 관리·참신·상징형 인물에 무게

    총리 관리·참신·상징형 인물에 무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예정보다 이르게 정부조직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첫 조각 ‘하이라이트’인 국무총리 후보 인선도 이르면 이번 주말, 늦어도 다음 주초쯤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5년 만에 부활한 경제 부총리에 누가 인선될지 관심을 모은다. 인수위 안팎에서는 새 정부의 국무총리로는 ‘경제통’보다 ‘관리·참신·상징형’ 인사가 기용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또 지역 안배 차원에서 고려됐던 ‘호남 총리’보다 ‘능력’ 위주로 발탁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따라 행정과 정치적 능력에서 검증을 받은 것이나 다름없는 7선 출신인 조순형(왼쪽) 전 의원과 김영란(오른쪽) 전 국민권익위원장, 목영준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 안대희 전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장, 김용준 인수위원장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민생 정부’라는 상징성과 신선함을 두루 갖춘 조무제 전 대법관도 총리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2004년 대법관 퇴임 후 거액을 받을 수 있는 로펌의 변호사 영입 제의를 마다하고 모교인 동아대 석좌교수로 부임해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오는 21일 퇴임하는 이강국 헌법재판소장과 지난 15일 사의를 밝힌 김능환 중앙선거관리위원장도 총리 후보로 눈에 띈다. 다만, 현직에서 물러나자마자 총리직을 맡는 게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개혁성을 갖춘 인사로는 박상증 전 참여연대 공동대표도 있다. 경제부총리 인선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박 당선인의 경제민주화를 실천하고 대내외적인 경기 불황과 심각한 가계부채 문제 등을 두루 해결할 수 있는 ‘보스형’ 경제전문가가 발탁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비롯해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 지식경제부장관을 지낸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 강봉균 전 재경부장관 등이 떠오르고 있다. 또 부활한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엔 곽인섭 해양환경관리공단 이사장과 유기준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물망에 오르고 있으며,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에는 인수위 경제2분과 간사인 이현재 새누리당 의원, 외교부 장관 후보로는 윤병세 전 외교안보수석 등이 거명된다. 교육부 장관 후보엔 박 당선인의 주요 교육공약을 입안한 교육학자 출신의 곽병선 전 새누리당 행복교육추진단장과 대선 기간 새누리당 선대위 공동의장으로 활동했던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 등이 하마평에 오른다. 검찰개혁을 추진해야 할 법무부 장관 후보로는 박 당선인의 의중에 따라 검찰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점에서 법조 출신 정치인이 될 것이란 게 법조계의 지배적인 전망이다. 박 당선인 캠프 특보단장을 맡았던 판사 출신의 이주영 의원과 검사 출신으로 캠프 종합상황실장을 맡은 권영세 전 의원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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