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부채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신도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색채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명단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4,820
  • 잘 나가던 美로스쿨, 애물단지 전락 왜?

    펀드에 견주자면,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졸업장은 ‘수익률’이 꽤 높은 편이었다. ‘잘 나가는’ 로펌에 취업해 변호사로 성공하고 나면 그 간 투입한 비용을 껌값에 비교할 만큼 뽑아낼 수 있었다. 비록 성공한 변호사는 못되더라도, 최소한 대기업 직원에 견줄 만한 연봉은 챙길 수 있었다. 물론 명문 로스쿨과 삼류 로스쿨 간 격차는 있다. 하지만 ‘원금 회수’ 기간에 차이가 있을 뿐, 수익을 내는 건 시간문제였다. 무려 100여년 역사를 헤아린다는 미국의 로스쿨 이야기다. 20세기 후반 등장한 미국 로스쿨은 단박에 시대의 총아로 떠올랐다. 개천에서 용이 ‘날 수도 있다’는 희박한 가능성에도 많은 저소득층 자녀들의 가슴은 부풀었다. 그 로스쿨이 이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로스쿨 졸업 비용은 20만 달러(약 2억 2000만원), 졸업생 부채는 15만 달러(약 1억 7000만원)까지 치솟았다. 그런데도 취업률은 62.5%(2009년 통계)에 그쳤다. 미국의 명문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에서 로스쿨 교수로 재직 중인 브라이언 타마나하가 ‘로스쿨은 끝났다’(김상우 옮김, 미래인 펴냄)에서 밝힌 미국 로스쿨의 실상이다. 돈은 돈대로 쓰고, 취직은 제대로 못하는 한심한 상황이 빚어진 것이다. ‘어느 명문 로스쿨 교수의 양심선언’이라는 부제에서 보듯, 저자는 동료 교수와 로스쿨의 실명까지 들어가며 미국 로스쿨 시스템의 난맥상을 고발하고 있다. 그의 지적은 간명하다. 또 통렬하다. “미국 전역의 많은 로스쿨에서, 많은 로스쿨 교수들이,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권하지 않을 로스쿨 학위를 지금 자기 학생들에게 열심히 팔고 있는 중”이란다. 로스쿨 학생의 90%가 대출을 받는다. 비싼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졸업생 3명 가운데 1명은 취업에 실패한다. 취업하더라도 비정규직이거나 시간제인 경우가 많다. 그러니 졸업하고 나면 빚쟁이로 전락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데도 교수 연봉은 등록금과 발맞춰 ‘급격히’ 오른다. 로스쿨 당국은 취업률 조작도 서슴지 않는다. 로스쿨 간 서열 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서다. 학생들이 편의점 점원으로 일해도 기업계 취업으로 분류하고, 졸업생을 조교나 강사 등 임시직으로 고용해 취업률 수치를 높이는 데 이용하기도 한다. 우리도 2018년 사법고시 폐지와 로스쿨 제도 전면 시행이 예정돼 있다. 하지만 제도 도입 초기부터 삐걱대는 모양새다. 그런 점에서 책은 훌륭한 반면교사다. 우리가 모델로 삼은 것도 결국 미국 로스쿨이니 말이다. 1만 5000원.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헷갈리는 한국경제] 민간硏 “회복 멀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대해 민간연구소는 “회복세라고 보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수치보다는 내용이 문제였다. GDP의 53%를 차지하는 민간소비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임지원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GDP를 끌어올린 설비 투자, 건설 등은 현재 수치가 높게 나왔더라도 변동성이 강해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는 “설비 투자, 건설 분야를 지난해 3, 4분기와 합치면 성장률이 평균 0.5%를 넘지 못한다”면서 “반등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향후 전망을 볼 때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금융산업실장은 “생각보다 잘 나온 수치지만 (한국 경제가) 앞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권 실장은 “기저 효과를 고려하더라도 수출, 건설, 설비 투자가 잘 나오긴 했다”면서도 “엔저 등의 영향으로 수출이 탄력적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권 실장은 “0.9%씩 분기마다 성장하더라도 실질 성장률은 2%대 중후반에 불과하다”면서 “결국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2%대 성장률을 기록하는 것인데, 3% 미만이면 경기 부진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기저효과에 불과하다”면서 “2분기 성장률이 1%를 넘는다면 회복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지만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민간소비가 저조한 것을 우려했다. 이 연구위원은 “가계 부채, 미래에 대한 불안 등이 소비심리를 꽉 누르고 있어 쉽게 개선되지 않을 것 같다”면서 “민간 소비가 살아나야 하반기에 성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문화마당] “꽃 구경 하셨나요?”/백가흠 소설가

    [문화마당] “꽃 구경 하셨나요?”/백가흠 소설가

    드디어 겨울이 물러가고 봄이 온 느낌인데, 사람들은 이미 지쳐버린 마음 둘 곳 없어 서둘러 봄을 잊은 듯, 마음이 부산하다. 지난주의 화두는 당연히 “꽃 봤어?”였으나, 대부분 사람들은 꽃이 피었는지 졌는지 계절을 느끼기 힘들 만큼 생의 전선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였으리라. 마음이 바쁘니, 눈이 바쁘고, 머리도 바빠지는 것, 꽃 피어도 아무것도 볼 수 없음이 당연하다. 그럼에도, 잠시 숨을 돌려 ‘사랑의 발전소’를 품고자 시간을 내어 꽃 본 자들 일 년 내내 화사하여라. 우리가 왜 서로서로에게 “꽃 봤어?”를 물을 수밖에 없었을까. 그 연유는 아마도, 걱정 많은 정세 때문 아닐까. 연일 어이없이 터지는 북의 미사일 발사 엄포와 미숙한 정부의 대응에 국민의 불안감만 흐드러진 벚꽃처럼 화사했다. 보스턴 마라톤에서 발생한 폭탄테러를 지켜보며 잠시, 인류애라는 것은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무엇부터 바로잡아야 하는지 참혹한 마음을 불러오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경상남도의회의 ‘진주의료원 폐업’ 날치기 사건이 보여주는, 기본권과 복지의 몰이해는 보스턴 테러 사건만큼 마음을 착잡하게 만들었다. 그분, 어디서 무얼 하시나 했더니 거기 가서 한 건 하고 계신 것을 보고, 사람은 점점 환경과 세월에 망가져 악한 사람이 되어가는 것이 아니라, 나이를 먹을수록 원래 악한 본성을 숨길 수가 없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하는 사건이었다. 순자(荀子)는 그것이 욕망에서 비롯된다 하지 않았던가. 여전히 젊은이들의 취업 문턱은 높고, 가계의 부채는 최고조에 이르러 있다. 대기업은 사상 최고의 실적을 낸다는데, 일반 서민들은 생존의 절명 앞에 내던져진 듯 위태로운 형세이다. 절망이라는 것은 좋았던 상황에서 좋지 않은 쪽으로 흘러가는 것을 느낄 때 오는 것이 아니다.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상황이나 능력이 나아지지 않은 답보의 상태에서 더 좋지 않아졌을 때 절망은 온다. 우리의 상황은 이제 절망의 내리막 길뿐인가. 가슴이 답답하기만 하다. 새벽에 뜬눈으로 밤을 밝히고 류현진의 호투나 기다리며 힐링을 기대하던 차, 정말이지 똥 같은 뉴스 하나가 안 그래도 복잡한 심정을 더욱 어지럽혔다. 무슨 대기업 간부가 비행기 안에서 승무원에게 라면을 덜 익혀 왔다며 폭행을 했더란 얘기였다. 흘러나온 내막을 훑어보니 참으로 북한 미사일보다 기막힌 것들이 군데군데 놓여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영 찜찜했다. 우리나라 뉴스는 무슨 똥밭인가 싶었다. 하루하루 피해가기 어려운, 발끝을 아무리 세워도 밟고야 마는. 그 특권의식이라는 것을 우리 같은 무지렁이들은 가히 짐작조차 하기 힘들지만, 공무원·국회의원·대기업 간부 등 툭하면 터져 나오는 이러한 뉴스는 안 그래도 힘든 서민들 마음에 허탈한 웃음을 짓게 만든다. 그 자리까지 올라가는 어려운 시간 동안 힘겹게 자신을 희생했을 것을 생각하니 한쪽 마음도 짠하지만, 화 한번 참지 못해 일어난 일이라고 치부하기엔 이 사회에 이러한 특권의식은 너무 만연한 것이 아닌가. 나는 회사 같은 데 다녀본 적이 없어 직함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분들은 자기 스스로 자리를 대단하다고 여기는 것이야말로 절망으로 가는 내리막 길이란 걸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 푸른 파도 아름다운 용두암 인근에 인공 낚시터 추진… 새파랗게 질린 제주

    푸른 파도 아름다운 용두암 인근에 인공 낚시터 추진… 새파랗게 질린 제주

    청정 제주 바다에 가두리 시설을 활용한 관광 낚시터 조성 사업이 논란을 빚고 있다. 23일 제주시에 따르면 지난달 A법인과 B법인 등 2개 업체가 제주의 대표적 명소인 제주시 용두암 인근 바다에 ‘인공낚시터’를 조성하겠다며 사업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제주시는 사업 허가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공유수면 점용허가 등에 관해 지역주민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업체는 바다 가두리낚시터를 조성하면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해상 관광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관광객 유치에도 도움을 주게 될 것이란 주장이다. 하지만 지역 환경 단체와 제주도의회는 청정 제주바다 환경파괴 우려와 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다. 김영심 도의원은 “용두암 인근 수면은 뛰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절대보전지역으로 낚시터 조성 등에 따른 인공 시설물 등이 들어서면 바다 환경 훼손이 불가피하다”며 “이번에 사업이 허가되면 앞으로 제주지역 100여개의 마을 어장 모두가 인공낚시터를 만들겠다고 나서게 돼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김 의원은 “낚시터 사업 관련자가 지난 지방선거 당시 도지사 선거캠프에 관여한 핵심인사”라며 “도지사 선거 공신에게 특혜를 준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제주도가 추진한 인공낚시터 조성사업도 특혜 의혹을 부채질하고 있다. 도는 올해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인공 낚시터 조성 시범사업을 하겠다며 2억원을 편성했으나 도의회 예결위 심사과정에서 전액 삭감됐다. 제주환경연합은 “도지사 선거 공신인 낚시터 사업자에게 제주도가 특혜를 주기 위해 관련 예산을 미리 편성해 지원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당시 도가 추진한 낚시터 사업은 특정 사업자에게 주려 했던 것이 아니라 어촌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제주지역 어촌계나 영어법인 등에서 시범사업을 하도록 한다는 차원에서 계획됐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군위군의 용단… 고금리 지방채 40억 조기상환

    재정자립도 9%대로 전국 최하위권인 경북 군위군이 기존 악성 부채 털어내기에 나섰다. 군은 22일 건전 재정 운영을 위해 고금리 지방채를 조기 상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상 채무는 2008∼2009년 부동산 교부세 감액으로 인한 예산 차입금 157억원(금리 4.5%)의 25.5%인 40억원이다. 이번 원금 상환은 예산 차입 6~7년 만에 처음이다. 군은 이번 조치로 연간 1억 8000만원에 이르는 이자 지출을 줄이고, 지방채무 비율도 10.9%에서 9.1%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배경에는 장욱 군수의 강력한 악성 부채 경감 의지가 바탕이 됐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부 군의원과 주민들이 부채를 조기 상환하는 대신 득표 활동에 도움이 되는 선심성 예산을 편성해 집행하자고 적극 요청한 것을 뿌리친 것이다. 군은 앞으로도 군정 발전의 걸림돌이 되는 이자율이 높은 악성 지방채무 조기 상환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기로 했다. 장욱 군수는 “우리 군은 중앙정부 의존 재원이 너무 높아 자칫 재원 절감 노력을 게을리하고 지방행정 운영의 비효율성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면서 “어려울수록 근검절약하는 등 지방재정 내실화를 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군위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선진국 양적완화 단호히 대응”

    “선진국 양적완화 단호히 대응”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선진국의 양적 완화로 자본 유출입 변동성이 커지고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된다면 단호한 시장안정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신 위원장은 22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경제학회·한국금융연구원 주최 ‘한국 금융산업의 과제와 향후 금융정책 방향’ 토론회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신 위원장은 “만일의 상황이 도래할 경우 시장의 기대를 압도할 만큼 단호한 시장안정화 조치를 선제적으로 실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본 유출입 변동성이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되지 않도록 거시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다하겠다”면서 “금융회사 차원의 외화유동성 확보와 차입선 다변화를 추진하고 자본 유출입 관련 규제를 탄력적으로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과제로는 ▲튼튼한 금융 ▲따뜻한 금융 ▲미래창조 금융 3가지를 강조했다. 튼튼한 금융을 위해 은행과 저축은행에서만 시행 중인 대주주 적격성 심사제도를 전 금융권으로 확대 시행하고 금융과 산업의 분리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연착륙을 위해 앞서 출범한 국민행복기금뿐만 아니라 주택연금 가입연령 하향조정, 금융소비자보호 기획단 설치,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주택금융공사를 통한 연체 주택담보대출채권 매입 방안 등을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창조금융을 위해서는 지식재산을 유동화시킬 수 있는 인프라 도입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신 위원장은 “기술과 아이디어만으로도 원활한 자금 조달이 가능한 금융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시론] 행복기금 사각지대 자영업자 이대로 둘 건가/제윤경 에듀머니 대표

    [시론] 행복기금 사각지대 자영업자 이대로 둘 건가/제윤경 에듀머니 대표

    국민행복기금이 출범했다. 대선 기간만 해도 마치 채무자들을 위한 획기적 공약으로 인식됐다. 당시에는 부정적 반응이 거의 없었다. 오히려 다수의 채무자들로부터 ‘왜 야당에는 이런 정책이 없느냐. 심각한 가계빚 현실 앞에서 다소 무리가 되더라도 이제 탕감 이야기가 나올 법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막상 선거가 끝나자 금융권부터 기금에 대해 숨겨왔던 부정적인 말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채무자들이 마치 행복기금에 기대 빚을 일부러 갚지 않거나 그러려고 작정했다는 식으로 채무자의 도덕성을 문제삼았다. 이런 논리는 언론을 통해 금세 부정적 여론으로 확산됐고 정부는 여론을 핑계 삼아 기금 운용계획을 선거 때와 달리 대폭 축소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6개월 이상 연체자 중 1억원 미만의 빚만 행복기금의 대상이 되었다. 이 기준은 선거 공약 당시 채무자들의 기대에 크게 어긋나는 것이고 당장 급한 빚을 해소하는 정책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우선 1억원 미만의 빚이라고 한정짓는다면, 자영업자 상당수가 행복기금에서 제외될 것이 뻔하다. 현재 자영업자들의 평균 대출잔액은 1억 6934만원이다. 생계비가 부족해 생긴 빚과 사업상 초기 투자금 혹은 운영자금 등의 대출이 더해지면서 규모가 커졌을 것이다. 일자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정년이 지나치게 짧아 자영업 시장이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초기 투자금과 운영자금 부족을 사업수익으로 회수하기 힘든 것이 자영업의 현실이다. 자영업자들의 가처분소득은 연 평균 693만원, 즉 1년간 뼈빠지게 일해도 700만원도 손에 못 쥔다. 가처분소득 대비 빚이 24배에 달한다. 더 열심히 일해서 탈출구를 마련할 길도 보이지 않는다. 대기업들이 골목으로 밀려 들어와 그나마 입에 풀칠이라도 할 수 있다는 기대심도 꺾어 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골목상권 장악에 대한 규제에 대기업들은 전혀 양보할 생각도 없어 보인다. 상당수 언론도 이에 동참해 마치 소비자에게 불편을 끼치기 때문에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인 양 대형마트 규제에 대한 부정적 여론몰이를 한다. 그렇다고 재취업을 모색할 수도 없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소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자영업 비율은 15.9%인 반면 우리나라는 28.4%로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우리나라 총 사업체의 진입 및 퇴출 추이를 분석하며 연간 60만개 사업체가 진입하고 58만개가 퇴출했다고 했다. 결국 과도한 자영업 시장의 경쟁 가속이 문제라는 지적과 더불어 창업보다는 재취업을 유도하는 정책을 강조했다. 그러나 대학을 갓 졸업하고도 취업하기 힘든 세상이다. 청년 실업도 해소하지 못할 정도로 우리나라 경제구조는 대단히 기형적이다. 은퇴자들이나 자영업자들을 재취업 시장에서 흡수해야 한다는 말이 공허하게 들릴 수밖에 없다. 결국 700만명이 넘는 자영업자들은 대기업의 탐욕스러운 골목시장 진출과 불가능한 재취업 현실 앞에서 하루하루 빚이 쌓이는 생활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 이 와중에 당장 심각한 빚이라도 해소해 보려 행복기금에 기대를 걸었던 자영업자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행복기금의 운용 계획에서 1억원이 넘는 대출이 제외됨으로써 상당수 자영업자들이 구제 대상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다. 금융감독원과 민간 경제연구소들에 따르면 자영업자 대출은 지난 3월 기준 35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심지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의 대출 비중이 계속 오르고 있다. 가계 부채 부실화의 핵심 뇌관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선거에서 화려한 캠페인을 벌였던 행복기금은 자영업 부채 위기를 외면하고 있다. 1억원 이하의 대출에만 적용한다는 행복기금의 운용 계획이 수정되지 않으면 안 된다. 6개월 이상 연체자라는 단서와 더불어 저소득 대출에 대해 연체 기간과 규모에 상관없이 신용회복의 기회를 줄 수 있는 재설계가 시급해 보인다.
  • 용인시, 수원시청보다 큰 주민센터 반대여론에 건립 포기

    용인시, 수원시청보다 큰 주민센터 반대여론에 건립 포기

    심각한 재정난 속에서 인구 100만명의 경기 수원시청사보다 규모가 큰 주민센터(조감도) 건립을 추진했던 용인시가 계획을 철회하는 등 급하지 않은 사업을 전면 취소하거나 축소하기로 했다. 용인시는 22일 “6월쯤 본공사에 착수하기 위해 조달청에 의뢰했던 보정종합복지센터의 건축·토목공사와 관련한 입찰절차를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조달청은 용인시의 의뢰에 따라 총 308억원 상당의 공사와 관련한 입찰공고를 지난 1일 냈으며 다음 달 10일 마감절차를 거쳐 업체를 선정할 예정이었다. 보정종합복지센터는 기흥구 보정동 1264 일대 1만 5683㎡에 지하 2층, 지상 4층, 연면적 2만 5970㎡ 규모로 모두 719억원이 투입될 예정이었다. 복지센터는 주민자치센터와 함께 노인복지관(연면적 6548㎡), 청소년문화의집(1261㎡), 시립어린이집(85명 수용), 수영장·다목적 체육관(4976㎡) 등도 함께 입주하도록 설계돼 호화주민센터란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보정동 인구가 인구 3만 5000명인 점을 감안할 때 인구 115만명의 수원시 본청사(2만 1334㎡)보다도 연면적이 큰 주민센터를 갖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여론이 팽배했다. 시는 이에 따라 주민센터 규모를 축소하고 착공시기도 조절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주민센터 8개를 비롯해 보훈회관, 노인복지관, 종합양육지원센터 등 10여개에 달하는 공공청사 착공도 2015년 이후로 미루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3000억원 이상이 투입될 처인구 삼가동 시민체육공원 조성사업도 설계를 축소하거나 보조구장을 없애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시급성이 떨어지거나 국비지원이 적거나 축소된 도로개설사업 등도 당장 추진하지 않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예산 부족으로 사업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착공까지 하면 추후 보상을 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일단 입찰공고를 철회했다”며 “경전철 채무를 집중 상환해야 하는 2015년 이후까지 불요불급한 사업을 연기하거나 축소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월 현재 용인시 부채총액은 모두 6718억원으로 이 중 경전철사업과 일반채무 등 올해 상환해야 할 지방채는 대략 1800여억원(원리금 1561억원)에 달한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기계전사 109’의 김준범, 힐링 만화로 돌아오다

    ‘기계전사 109’의 김준범, 힐링 만화로 돌아오다

    늘 옛 작품으로만 기억되는 것은 현재진행형인 작가에게 그리 기분 좋은 일만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20여년 전 장편 데뷔작을 먼저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것은 이 작품이 한국 만화사의 한 페이지를 아로새긴 까닭이다. 1989년 12월 청소년 만화 잡지 ‘아이큐점프’를 통해 처음 선보인 한 편의 SF 만화에 국내 만화 팬들은 열광했다. 인간과 사이보그의 전쟁을 다룬 디스토피아적인 작품이었다. 할리우드 영화나 일본 애니메이션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였으나 민주화 물결과 계급 투쟁 등 당시 국내 사회상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 한국형 사이버펑크로 각광 받았다. ‘드래곤볼’을 시작으로 일본 만화가 폭포수처럼 쏟아져 들어오던 그 시기. ‘망가 쓰나미’에 맞서 한국 만화의 자존심을 살렸던 작품으로도 기억된다. 바로 ‘기계전사 109’다. ‘기계전사 109’의 김준범(46) 작가가 힐링 만화로 돌아왔다. 최근 ‘네모가 동산으로 간 까닭은?’(북극곰 펴냄)이라는 명상 만화를 출간했다. 법륜 스님의 정토회 홈페이지와 정목 스님의 유나방송 홈페이지에서 ‘코스모스 로드’라는 이름으로 조용히 연재했던 것을 단행본으로 엮었다. 구도의 길을 가고 있는 동글선사와 그의 제자인 네모, 동글이와 그 친구들, 외계인과 견공들이 주고 받는 문답을 그렸다. 1990년대 국내 출판계에 명상 에세이 바람을 일으켰던 오쇼 라즈니쉬의 ‘배꼽’ 같은 느낌을 주는 작품으로 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요즘 한창 유행하고 있는 단어를 사용하면 힐링 만화다. “우리 나라가 어느 정도 경제적 부유함을 갖추긴 했어도 강국이 되지 못하는 이유는 문화적으로 척박하기 때문이에요. 요즘 세상을 보면 아이들에게 마음이 행복해지는 방법을 가르치기 보다는 경제적인 동물로 만드는 데 관심이 있죠. 쉬엄 쉬엄 마음 편하게 살아도 나쁠 게 없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결코 새로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아주 오랜 옛날부터 예수, 부처, 노자, 장자가 했던 이야기들을 21세기 현재 우리 식으로 바꿔 만화로 옮긴 것 뿐이죠.” ’기계전사 109’를 생각하면 언뜻 연결하기가 쉽지 않은 작품이기도 하다. 그가 힐링 만화를 그리게 되기까지 어떤 사연이 깃들어 있을까. 2000년 대 들어 별자리와 인연을 맺은 게 큰 영향을 끼쳤다. 사실 그는 2002년 천문 해석 공부를 시작한 뒤 만화 보다는 천문 해설 활동에 매진했다. 천문선원이라는 작은 오프라인 공간과 코스모스로드(www.cosmosroad.com)라는 온라인 공간을 근거지 삼아 별자리 강좌와 상담을 갖고 별자리 입문서 ‘별이 전하는 말’을 집필하기도 했다. “10년 정도 천문 공부를 했어요. 어스트랄로지(astrology)하면 대개 점성술이겠거니 무시하는 경우가 있는 데 그것만은 아니에요. 마음 공부의 하나죠. 물리학, 생물학, 인류학부터 성경, 불경까지 공부해야 해요.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내면을 들여다 보게 되죠. 그래서 힐링을 키워드로 만화를 그리게 됐죠.” 그가 새로 단행본을 낸 것은 거의 10여년 만의 일이다. 그동안 만화로는 소식이 없어도 너무 없었다. 사실 1990년대 중반부터 대중의 뇌리에서 김준범이라는 이름 석 자가 서서히 잊혀져 갔다. 한국 만화의 미래를 짊어질 천재 작가로 손꼽히던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주무대였던 만화 잡지 시장에 끝이 보이지 않는 불황이 찾아왔어요. 만화 대여점이 생기며 더욱 부채질했죠. 서른 즈음에는 2년가량 투병 생활을 하며 펜을 놓기도 했습니다. 창작 환경이 원고 작업에서 컴퓨터 작업으로 옮겨갔지만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까닭도 있어요. 이러한 과정을 겪으며 그림체가 바뀌고 스토리가 달라졌습니다. 인기를 쫓는 쪽이 아니라 스스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그리기 시작했는데, 이게 대중에게는 활동을 안하는 것처럼 보였나 봐요. 그렇게 대중과 점점 멀어진 것 같아요.” 마냥 세상의 변화를 탓하며 방황만 한 것은 아니다. 새로운 흐름 속에서 1인 만화 웹진이나 선주문 출판 등을 통해 기존 만화 유통시스템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한 실험적인 시도를 거듭했다. 하지만 시대를 앞섰다는 평가만 남았을 뿐 큰 성과는 얻지 못했다. 지금은 스포트라이트에서 한 발 비껴 선 처지. 시대의 파고를 넘어 자신의 위치를 굳건히 하고 있는 비슷한 연배의 작가들을 지켜보면 부럽지 않을까. 그러나 그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몇몇 작가라도 살아남은 게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윤태호 작가 등 가진 실력에 견줘 조명을 받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 상태는 너무 기쁘죠. 저도 언젠가 살아날 수 있는데, 그 무대를 지켜주고 있으니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김 작가는 2013년을 만화 복귀 원년으로 삼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10년 동안 비상업 만화를 그렸다면, 앞으로는 상업 만화에도 적극적으로 도전한다는 것이다. 우선은 작화 보다는 스토리 작가로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조만간 스마트폰을 통해 선보일 계획이다. 별자리 이야기를 바탕으로 사랑에 대한 청춘들의 고민을 다루는 아이돌판 ‘섹스 앤 더 시티’ 느낌의 작품이라고 김 작가는 귀띔했다. 원소스멀티유즈(OSMU)를 꿈꾸며 2500년 전 인도를 배경으로 한 부처 제자의 삶에 대한 소설을 쓰고 있다고도 했다. “오랫 동안 천문 공부, 마음 공부를 하며 수 천 년 내려온 좋은 말씀들을 만화로 옮기다보니 언젠가부터 스토리 창작에 대한 욕구가 사라졌어요. 그런데 지난해부터 욕심이 생기더라구요. 올해엔 만화와 관련한 여러가지 시도를 하려고 합니다. 기대해 주세요.” 우리 만화 팬이라면 ‘기계전사 109’ 같은 작품을 기대할 게 분명할 터. 하지만 그는 아쉽게도 다른 꿈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만화 팬들이 20년 전 ‘기계전사 109’ 같은 그림만 떠올리는 게 아쉬워요. 그 같은 작품을 소설이라고 한다면 언젠가부터 한 편의 시 같은 그림체로 옮겨갔지요. 소설 같은 그림체는 저보다 훨씬 잘 그리는 후배들이 많아 굳이 직접 그릴 필요가 있겠나 싶어요. 그래서 서사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을 때는 후배에게 그림을 맡기고, 내면을 들여다보는 이야기를 하고 싶을 때는 직접 그려 보려 합니다. 다만 우리나라 고승들의 삶을 그릴 기회가 주어진다면 소설 같은 그림체로 한 번 쯤은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준범 작가는 원래 만화가가 아니라 화가를 꿈꿨다. 그런데 화가는 미대를 나와야 할 수 있다고 철썩 같이 믿을 만큼 고지식 했다. 공부에 자신이 없었다. 미술 외에 국영수까지 잘해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했던 그는 1985년 허영만 화실의 문들 두드리며 만화가의 길을 걷게 됐다. ‘2시간 10분’ ‘아스팔트 위의 사나이’ 등의 스토리를 써 이름을 날리던 노진수 작가와 의기투합해 내놓은 첫 장편이 바로 ‘기계전사 109’다. 이후 ‘따로 따로 형제’(1991) ‘ ‘부전자전’ ‘필승아 놀자’(이상 1998) 등을 가족과 따뜻함에 대해 이야기를 해왔다. 글·사진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사설] ‘경제뇌관’ 공기업 부채 특단대책 있어야

    공기업 부채가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떠올라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은 지난해부터 국가신용등급과 별도로 공공기관의 신용등급을 매기고 있다. 국가신용등급이 곧 공기업 신용등급이던 시절은 지났다. 그만큼 공기업 부채 관리의 중요성이 커졌다. 반면 공기업 부채는 해를 거듭할수록 불어나고 있어 걱정이다. 일부 공기업은 대출금 이자를 갚지 못해 디폴트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신용등급 강등이 없길 바랄 뿐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17일부터 기획재정부와 코레일 등 공기업 3~4곳을 방문, 공기업 지원 계획과 재무상태 등을 점검했다. 무디스도 이번 주 현장 평가를 할 예정이다. 공공요금 인상이나 구조조정 계획, 국책사업 등과 관련해 공기업에 따라 반응이 상당히 엇갈린 것으로 전해져 주목된다. 무디스는 지난달 우리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그러나 가계와 공기업 부채를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위험 요소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지정학적 위험보다 공기업 부채를 더 취약 요인으로 본 셈이다. 공기업 부채비율은 2006년까지는 100%를 밑돌았으나 이듬해 107.2%를 기록하는 등 해마다 치솟는 실정이다. 지난해 말에는 190.1%로 1년 사이 15.4% 포인트 높아졌다. 왜 그럴까. 전문가들은 공기업의 무리한 사업 확대와 신규 사업 진출 등을 꼽는다. 정부는 공기업을 통해 공공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일을 자제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공기업 부채를 줄이는 것은 요원할 것이다. 공기업들이 진행하는 사업들 가운데는 정부 정책을 반영한 것들이 적지 않기에 정부도 공기업 부채 문제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국민의 세 부담으로 돌아오지 않게 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해 9월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열고 ‘2012~2016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 계획’을 확정했다. 당시 정부는 자구노력 등을 통해 22개 공기업을 포함해 자산 2조원 이상 41개 기관의 부채비율이 내년부터는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했다. 정부는 다음 달 재정전략회의를 열어 박근혜 정부 5년 동안의 국가재정운용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다. 지난 정부의 재무관리 계획으로 과연 공공기관의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실효성을 꼼꼼히 따져 보기 바란다. 400조원에 육박한 공기업의 부채 부담은 대형 국책사업과 요금 규제가 만들어 낸 합작품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렇다고 단기간에 요금을 대폭 올리는 것은 물가문제 등을 고려하면 결코 녹록한 일이 아니다. 정부는 매출액은 늘어나는데 부채비율은 줄어들지 않는 원인을 잘 살펴야 한다. 민영화된 공기업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이런 점에 착안해 부실 공기업 민영화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 “이사회 평가제 도입해야 금융 지배구조 개선”

    금융회사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사외이사 등 이사회 평가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영석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장은 22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리는 한국경제학회·한국금융연구원 공동주관 ‘금융 대토론회’에 앞서 21일 배포한 발표자료에서 이같이 제안했다.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은 새 정부의 핵심 금융과제 가운데 하나다. 박 교수는 “금융회사 이사회 안에 만들어진 리스크관리위원회 등이 경영상 위험 등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했다는 점이 지난 금융위기를 통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사회 및 경영진 보수가 회사의 단기 목표와 연계돼 있어 경영진이 과도한 위험을 추구하며 성과를 내려고 했고 이러한 시스템이 금융위기를 심화시킨 원인 중 하나였다”고 꼬집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2012년 말 기준 금융회사의 경우 감사위원회, 후보추천위원회, 보상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는 비율이 비금융업에 비해 훨씬 높다. 사외이사 비율도 금융업의 경우 약 63%(비금융업 38%)로 높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금융회사 지배구조가 도마 위에 오른 데 대해 박 교수는 “소액주주 및 기관투자자들의 의견이 실질적으로 경영활동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주주 목소리를 대변해야 할 사외이사의 독립성과 전문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따라서 이사회 운영성과 등에 대한 평가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 교수는 “지배구조와 관련된 정보 공개 폭을 넓혀야 하고 대주주가 있는 금융사와 없는 금융사를 차등 감시해야 한다”는 제안도 곁들였다. 그런가 하면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민행복기금은 단기 처방에 불과한 만큼 가계부채가 다시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가계부채 연착륙을 위해서는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유지해 과도한 대출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규제가 오히려 가계 빚을 악화시킨 만큼 완화시켜야 한다는 매킨지컨설팅의 ‘2차 한국경제 보고서’ 주장과 대조된다. 남주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의 미소금융을 확대 개편해 ‘서민금융 전담은행’을 신설하자고 제안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빌 게이츠 “한국, 원조받은 만큼 세계로 눈 돌려야”

    빌 게이츠 “한국, 원조받은 만큼 세계로 눈 돌려야”

    한국을 방문 중인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 빌 게이츠는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강연에서 “한국이 공적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변모한 경험을 살려 대외 원조에 적극 나서달라”고 말했다. 게이츠는 “보건 증진이나 농업 분야 쌀 생산성 증대,새마을 운동 등 다양한 활동으로 한국이 많이 변화했다”면서 “1960년대 수원국(원조를 받던 나라)였을 때 기억을 갖고 전 세계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전세계를 지원하는 것은 외부 원조에 대한 보은”이라면서 “5년 전 경제위기가 닥쳤을 때도 한국은 2015년까지 원조를 3배 정도 증가시키겠다고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5세 미만 유아 사망률을 줄일 수 있었던 것은 백신 보급의 확대 덕분”이라면서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싸이도 적극적으로 소아마비 근절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에는 세계적 기업체의 회장에서 자선활동가로 변신한 빌 게이츠의 강연을 듣기 위해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 등 여야 의원 40여명이 참석했다. 게이츠는 “기업활동과 자선활동에서 느끼는 기쁨이 어떻게 다른가”라는 박영선 민주통합당 의원의 질문에 “피라미드를 짓거나, 부채질을 시키려고 500명을 고용하는데 돈을 쓰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는 반문으로 사회 환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한 참석자가 “미국 국무부에 건의해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때 원자력협정이 성사될 수 있게 도와달라”고 요구하자 “바람직한 일들이 반드시 일어나고 원자력도 주어진 역할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짧게 답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빌 게이츠, 싸이 언급하며 “대외 원조 적극 나서야”

    빌 게이츠, 싸이 언급하며 “대외 원조 적극 나서야”

    빌 게이츠 “월드스타 싸이도 소아마비 근절에 기여”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은 월드스타 싸이를 거론하며 한국이 대외 원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게이츠 의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스마트 기부: 게이츠 재단의 활동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열었다.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추진해 열린 이날 강연에는 국회의원 40여명이 참석했다. 게이츠 의장은 강연 내내 한국이 과거 공적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변모한 만큼 보다 적극적으로 대외 원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 한국이 2015년까지 원조를 3배가량 늘리겠다고 약속한 점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5세 미만 유아 사망률을 줄일 수 있었던 것은 백신 보급의 확대 덕분”이라며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싸이도 적극적으로 소아마비 근절에 기여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게이츠 의장은 기업 활동과 자선 활동에서 느끼는 기쁨의 차이를 묻는 박영선 민주통합당 의원의 질문이 나오자 ”피라미드를 짓거나, 500명을 고용해 부채질을 하도록 하는 데 돈을 쓰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고 반문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위기의 한국경제’ 경고음 예사롭지 않다

    저성장 ‘한국호(號)’에 대한 경고음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어 걱정이다. 우리 경제가 지난해까지 전기 대비 7분기 연속 0%대의 성장을 하자 정부와 한국은행,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 정부가 추가경정예산 17조 3000억원을 마련했지만, 경기부양 효과를 가늠하기 쉽지 않다. 세수 부족을 메울 용도로 많이 쓰일 예정이어서다. 정치권은 빠른 시일 안에 추경의 쓰임새와 규모를 확정지어야 한다. 미국 외교 전문 매체 포린폴리시는 ‘멈춰버린 기적’이라는 제목의 기고에서 “북한의 위협에도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한국 국민이 결코 단순한 엄포로 받아들여서는 안 될 사실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강의 기적’을 이끌었던 한국의 경제 성공 전략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 성장이 크게 둔화되고 있는 사실을 지적한 것으로, 과거 압축 성장을 대체할 새로운 경제 모델을 찾아야 한다는 주문으로 여겨진다. 미래창조과학부를 축으로 치밀한 전략을 세워 숨어 있는 성장 요인들을 찾아내야 한다. 우리 경제의 성장 엔진이 멈추지 않게 하려면 소규모 개방경제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도 마련해야 한다. 대외경제 여건의 변화에 큰 영향을 받는 만큼, 내수 비중을 높여야 한다. 우리 경제의 수출 의존도는 2000년 27.5%에서 2009년 31.1%로 높아졌다. 내수를 살릴 획기적인 대책을 제시하기를 거듭 당부한다. 국회는 추경을 심의하면서 규모 못지않게 어디에 쓰일지를 정밀 검증하기 바란다. 청장년층이나 서민층의 일자리 창출에 집중 투입해 소득 증대와 소비로 이어질 수 있게 해야 한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도 예의주시해야 한다. 지방정부의 부채 문제 등으로 신용등급이 강등될 경우 파장은 간단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 참석한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엔저는 북한 리스크와 비교해 볼 때 한국의 수출 등 실물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일본이 매출 성장을 보이는 반면 국내 자동차업체들의 생산이 눈에 띄게 줄고 있는 것은 엔저 영향이 적지 않다. 선진국들은 일본의 엔저 정책을 이해할 수 있다는 입장이 강한 편인 만큼 신흥국들과 공조해 국제 무대에서 한목소리를 내는 전략이 요구된다. 세계 각국이 한국 경제발전의 비밀을 궁금해한다. 이들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경제발전경험 공유사업’(KSP)을 통해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우리의 내밀한 발전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의 나보이경제특구 지정, 베트남 개발은행 설립 등에 KSP의 정책 제안이 반영됐다. 경제 위기라는 지적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해법을 실행으로 옮겨야 외국인들의 러브콜은 이어질 것이다.
  • 용인 경전철 26일 개통… 잡음은 여전

    경기 용인경전철이 마침내 26일 오후 3시부터 운행한다. 용인경전철은 1조 32억원의 민간자본을 들여 2010년 6월 완공됐으나 용인시와 운영사인 ㈜용인경전철이 최소수입보장비율(MRG) 등을 놓고 다툼을 하느라 그동안 운행을 하지 못했다. 양측은 19일 시청에서 시가 운영사에 적자 보전액으로 연간 295억원을 지급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운행 협약을 체결하고 개통에 합의했다. 양측은 적자 보전액 이외 향후 2~3개월 이내 칸서스자산운용으로부터 3000억원을 조달받아 신규 투자자로 영입하는 대신 캐나다 봄바디어사 등 기존 투자자와 결별하기로 했다. 앞서 시는 이날 비공개회의를 열어 시의원들에게 합의내용을 설명했고 용인경전철은 전날 주주총회를 열어 협상안을 추인받았다. 그러나 잡음은 계속될 전망이다. 용인경전철 손해배상청구를 위한 주민소송단은 이날 용인시의회에서 경전철 졸속개통 중단과 협상내용 공개를 촉구하는 집회를 여는 등 강력히 반발했다. 주민소송단은 성명에서 “협상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시의원에게만 설명한 것은 시민을 완전히 우롱하는 처사”라며 “안전문제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졸속개통을 강행한다면 강력히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시는 경전철 운행으로 연간 1000억원 가까운 예산을 경전철 부분에 투입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소송단에 따르면 시가 매년 갚아야 할 부채는 경전철 건설에 따른 지방채 발행액 5159억원에 대한 원리금 수백억원, 새로운 투자자인 칸서스자산운용의 투자금 3000억원에 대한 원리금 220억원, 경전철 운영비 지원 295억원 등이다. 소송단은 앞으로 전·현직 시장 등을 상대로 주민소송에 들어가는 것은 물론 김학규 시장을 형사고발하고 관련 공무원들에 대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추경 불똥’ 균형재정 달성 2016년 이후로 후퇴

    ‘추경 불똥’ 균형재정 달성 2016년 이후로 후퇴

    올해 17조 3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수입과 지출이 같아지는 ‘균형재정’ 달성 시기가 2016년 이후로 뒷걸음질치게 됐다. 당초에는 올해 달성할 것으로 봤다. 최소 3년 늦춰진 셈이다. 나랏빚은 2015년에 500조원(연금충당 부채를 뺀 현금주의 기준)을 넘을 것이 확실시된다. 추경 재원의 대부분을 적자국채 발행으로 충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19일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추경에 따른 중기 재정총량 효과 및 관리 방안’에 따르면 기재부는 국가채무가 2015년 510조 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정부는 당초 국가채무가 올해 464조 6000억원에서 2016년 487조 5000억원 정도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대규모 추경 편성으로 같은 기간 480조 4000억원에서 524조 3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수정했다. 정부는 추경 재원의 91.3%인 15조 8000억원을 적자국채 발행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당초에는 올해 34.3%에서 2015년 29.9%, 2016년 28.3%로 30%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봤다. 하지만 올해 36.2%, 2014년 34.6%, 2015년 33.4%, 2016년 32.0%로 수정했다. 이에 따라 나라살림이 균형이 되는 시기도 2016년으로 밀릴 것으로 예측했다. 정부는 당초 올해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가 균형재정 수준인 -0.3%가 될 것으로 관측했다. 관리재정수지는 국가 재정 건전성을 평가하는 잣대로, 국채발행 수입과 국채원금 상환지출 등을 제외한 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 기금 흑자를 뺀 수치다. 추경 편성 여파로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는 올해 -1.8%로 악화될 전망이다. 내년 -0.4%, 2015년 -0.3%로 차츰 개선돼 2016년에 0.0%를 기록할 것이라는 게 기재부의 분석이다. 이는 추경 편성에 따른 변화만을 반영한 결과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연평균 7.2%의 고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은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적용했다. 기재부 측은 “정치권 주장대로 2조~5조원 정도 세출추경이 증액되면 재정건전성은 더 나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정권따라 춤추는 ‘공기업 민영화’

    정권따라 춤추는 ‘공기업 민영화’

    김대중 정부는 정권 초기에 공기업 민영화를 강하게 추진했다. 하지만 그 뒤를 이은 노무현 정부는 민영화 논의를 중단했다. 정권 교체를 끌어낸 이명박 정부는 공기업 민영화를 다시 밀어붙였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다시 사실상 ‘올스톱’ 상태다. 정권에 따라 공기업 민영화가 춤추고 있는 것이다.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17조 3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근거로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민영화 중단에 따른 6조원의 세외수입 감소를 들었다. 인천공항과 KTX고속철도 수서~평택 구간 등 지난해부터 현안으로 떠올랐던 공공기관 민영화 역시 추진하지 않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일정한 계획을 갖고 공기업 민영화를 추진했던 이명박 정부와 달리 (현 정부는) 민영화 논의가 필요할 때마다 사안별로 접근할 것”이라면서 “긁어 부스럼(공기업 민영화 논란)을 만들지 않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전체 공공기관 민영화가 사실상 전면 중단될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이명박 정부는 공공기관의 경영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인다며 취임 첫해인 2008년과 이듬해까지 6차례에 걸쳐 선진화 계획을 발표했다.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를 합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만들어졌다. 한국기업데이터 등도 민영화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상당한 사회적 갈등이 빚어졌다. ‘정부가 알짜배기 공기업을 외국에 팔아먹으려고 한다’는 의혹이다. ‘공기업 민영화로 각종 생활 요금이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도 낳았다.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을 개선하는 데도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재부 관계자는 “공공서비스를 직접 공급하는 공기업은 민영화 대상에서 제외할 방침”이라면서 “민영화 대신 기관의 효율성을 높이는 공공기관 합리화 방안이 효과도 높고 정책의 현실성도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취임 뒤 민영화를 주도하는 공공정책국 민영화과의 이름이 재무경영과로 바뀐 것도 공공기관 부채 관리에 방점을 찍겠다는 의도다. 다만 공공기관 민영화 중단이 공공기관에 대한 방치로 흐를 가능성도 나온다. 한 정부부처 관계자는 “토지주택공사의 부채 비율이 이미 467%에 달하는 등 상당수 공기업이 자체적으로 경영 정상화를 하기 어려운 상태”라면서 “증자 등 조치를 내려야 하지만 정치적 부담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공기업 경영에 대한 장기 계획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기업 민영화 여부는 정권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지만 막대한 사회적 비용과 시장의 혼선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난 정부 때 공공기관 부채가 241조 8000억원에서 505조 6000억원으로 불어난 것도 밑그림 없이 4대강 사업 등 국책 사업의 수단으로 동원한 탓이다.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대우증권이나 우리은행 등 원래 민간 기업이었다가 공기업으로 바뀌거나 시장성이 강한 공기업은 시장에 돌려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정권 따라 춤추는 공기업 민영화

    정권 따라 춤추는 공기업 민영화

    김대중 정부는 정권 초기에 공기업 민영화를 강하게 추진했다. 하지만 그 뒤를 이은 노무현 정부는 민영화 논의를 중단했다. 정권 교체를 끌어낸 이명박 정부는 공기업 민영화를 다시 밀어붙였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다시 사실상 ‘올스톱’ 상태다. 정권에 따라 공기업 민영화가 춤추고 있는 것이다.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17조 3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근거로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민영화 중단에 따른 6조원의 세외수입 감소를 들었다. 인천공항과 KTX고속철도 수서~평택 구간 등 지난해부터 현안으로 떠올랐던 공공기관 민영화 역시 추진하지 않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일정한 계획을 갖고 공기업 민영화를 추진했던 이명박 정부와 달리 (현 정부는) 민영화 논의가 필요할 때마다 사안별로 접근할 것”이라면서 “긁어 부스럼(공기업 민영화 논란)을 만들지 않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전체 공공기관 민영화가 사실상 전면 중단될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이명박 정부는 공공기관의 경영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인다며 취임 첫해인 2008년과 이듬해까지 6차례에 걸쳐 선진화 계획을 발표했다.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를 합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만들어졌다. 한국기업데이터 등도 민영화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상당한 사회적 갈등이 빚어졌다. ‘정부가 알짜배기 공기업을 외국에 팔아먹으려고 한다’는 의혹이다. ‘공기업 민영화로 각종 생활 요금이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도 낳았다.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을 개선하는 데도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재부 관계자는 “공공서비스를 직접 공급하는 공기업은 민영화 대상에서 제외할 방침”이라면서 “민영화 대신 기관의 효율성을 높이는 공공기관 합리화 방안이 효과도 높고 정책의 현실성도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취임 뒤 민영화를 주도하는 공공정책국 민영화과의 이름이 재무경영과로 바뀐 것도 공공기관 부채 관리에 방점을 찍겠다는 의도다. 다만 공공기관 민영화 중단이 공공기관에 대한 방치로 흐를 가능성도 나온다. 한 정부부처 관계자는 “토지주택공사의 부채 비율이 이미 467%에 달하는 등 상당수 공기업이 자체적으로 경영 정상화를 하기 어려운 상태”라면서 “증자 등 조치를 내려야 하지만 정치적 부담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공기업 경영에 대한 장기 계획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기업 민영화 여부는 정권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지만 막대한 사회적 비용과 시장의 혼선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난 정부 때 공공기관 부채가 241조 8000억원에서 505조 6000억원으로 불어난 것도 밑그림 없이 4대강 사업 등 국책 사업의 수단으로 동원한 탓이다.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대우증권이나 우리은행 등 원래 민간 기업이었다가 공기업으로 바뀌거나 시장성이 강한 공기업은 시장에 돌려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첫집 대출’ 서민 22일부터 DTI규제 안받아…부부 소득 7000만원 이하는 취득세도 면제

    여·야·정의 합의로 4·1 부동산 종합대책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준이 달라지면서 헷갈려 하는 수요자들이 적지 않다. 지난 16일 합의로 달라진 기준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양도소득세 면제 기준은. -기존주택과 신규·미분양 주택의 기준이 다르다. 기존주택은 전용면적 85㎡ 이하 혹은 6억원 이하 둘 중 하나의 조건만 만족시키면 5년간 양도세가 면제된다. 하지만 신규와 미분양 아파트 등의 주택은 면적에 상관없이 9억원 이하면 양도세를 면제받을 수 있다. →생애 최초 구입 주택 취득세 면제 자격은. -먼저 6억원 이하의 주택이면 면적에 상관없이 모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당초 정부안은 85㎡, 6억원 이하를 둘 다 충족시켜야 한다는 조건이었지만, 이번 합의에서 면적 기준은 제외됐다. 소득기준도 정부안은 부부 합산소득 6000만원 이하 가구에 대해서만 혜택을 줄 예정이었지만 여·야·정 합의로 소득 기준이 7000만원으로 올라갔다. →총부채상환비율(DTI)과 담보인정비율(LTV) 완화 대상 기준은. -취득세 면제 기준은 부부 합산소득 7000만원으로 1000만원 올라갔지만, DTI와 LTV 완화는 연소득 6000만원 이하 가구만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부부 소득 6500만원인 가구는 취득세는 면제받지만 DTI와 LTV는 그대로 60%를 적용받는다. 반면 부부 소득이 5900만원인 가구는 취득세 면제와 함께 DTI에는 제약이 없고, LTV는 70%까지 가능하다. DTI 예외 적용은 이달 22일부터이고 LTV 상향은 6월 중이다. →혜택은 언제까지. -양도세 면제는 올해 말까지 주택 매입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내면 된다. 하지만 생애 최초 구입 주택에 대한 취득세를 내지 않으려면 연말까지 잔금 납부나 등기를 마쳐야 한다. →생애최초 대출금리는 어떻게 되나. -전용면적 60㎡, 3억원 이하는 연 3.3%, 60~85㎡, 6억원 이하는 3.5%다. 상환 방식은 1~3년 거치 기간을 포함해 20년 분할 상환이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추경예산안 의결] 16조1000억 나랏빚 내야… 재정 건전성 악화

    2009년 28조 4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했을 때 적자 국채 발행 규모는 전체 재원의 55%인 16조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추경이 17조 3000억원으로 줄었지만 빚을 내야 하는 금액은 16조 1000억원으로 비슷하다. 추경 재원 중 적자국채 비율은 93.1%로 뛰었다. 세계잉여금(3000억원), 한국은행 잉여금 추가액(2000억원), 기금 여유자금 등 정부의 가용 재원이 1조 2000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경기침체로 지난해 세수가 2조 8000억원이나 덜 걷히는 등 나라살림 사정도 크게 어렵다. 적자 국채 발행은 재정건전성의 악화를 뜻한다. 올해 일반회계 적자 국채 발행액은 8조 6000억원에서 24조 7000억원으로 눈덩이처럼 커진다. 재정수지 적자는 4조 7000억원에서 23조 5000억원으로, 국가채무는 464조 6000억원에서 480조 5000억원으로 각각 증가한다. 그 결과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수지는 균형 수준인 -0.3%에서 -1.8%로, 국가채무는 34.3%에서 36.2%로 각각 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예산안을 짜면서 올해 걷힐 세금을 과다하게 책정한 부메랑이 고스란히 나랏빚으로 되돌아왔다. 정부는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에 대해 경기활성화를 통해 재정건전화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인 재정건전화 방안은 다음 달 재정전략회의 등을 거쳐 2013~2017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반영할 계획이다. 추경에 따른 국고채 물량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기상환 등 시장조성용 국채 발행물량을 대폭 줄여 총발행 규모를 당초보다 8조 9000억원 늘어난 88조 6000억원으로 묶기로 했다. 올해 추경 편성의 부담을 앞으로 어떻게 메울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야당을 중심으로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소득세·법인세 등의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증세 주장에 대해 “불황기에 세금을 더 걷으면 경기 둔화가 더 심해진다”면서 선을 긋고 있다. 경제활성화와 증세 등 ‘엇박자 정책’을 함께 펼치면 정부에 대한 신뢰가 낮아질 수 있다는 점도 이유로 들고 있다. 김승래 한림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가부채 증가에 따른 폐해를 막기 위해서는 추경 재원의 절반은 국채로 하더라도 절반은 소득세 최고세율 구간 인상이나 대기업 위주의 비과세 감면 등을 철회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