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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효율·책임·투명성 3대원칙 제고…낙하산·방만경영 막는다

    효율·책임·투명성 3대원칙 제고…낙하산·방만경영 막는다

    8일 정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합리화 정책 방향’의 초점은 공공기관 간 기능 조정과 기관 통폐합이다. 방만하게 경영하는 공공기관을 퇴출시키고 유사·중복 기능을 조정해 국민에게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기관 통폐합까지 고려하고 있는 만큼 기능 조정 절차는 강도 높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산업진흥, 정보화, 고용·복지·해외투자 분야 기관이 집중 타깃이다. 기획재정부는 오는 12월까지 부처 협의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세부 조정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산업진흥 분야는 현재 소상공인진흥회, 시장경영진흥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 담당 기관이 분산돼 있다. 중소기업 등에 대한 일관성 있는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하기에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보화 분야 역시 정보화진흥원, 인터넷진흥원, 방송통신전파진흥원, 콘텐츠진흥원 등 비슷한 기관이 같은 일을 하고 고용·복지 분야에도 장애인고용공단, 장애인개발원, 노인인력개발원, 근로복지공단, 보건복지인력개발원 등 여러 기관이 얽혀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공공기관의 역할을 재정립하기 위해 이런 점검을 일회에 그치지 않고 매년 실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부채 관리도 강화된다. 구분회계 제도를 도입해 공공기관 부채를 발생 원인별로 집계해 공개하고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를테면 수자원공사의 부채 가운데 국책사업인 4대강 정비사업으로 인해 발생한 부채를 따로 집계해 기관 운영의 잘잘못을 분명히 가리겠다는 것이다. 운영의 자율성 확대도 이번 방안의 핵심 내용이다. 경영평가제도의 순기능을 높이도록 공공기관 평가 시스템을 재설계하기로 했다. 평가의 실효성이 높은 대규모 공기업·준정부기관에 대해서만 평가를 하고 소규모 기관은 주무부처의 성과관리로 대체하기로 했다. 기관장 평가는 기관평가로 통합하고 대신 ‘기관장 경영성과 협약제’를 도입해 재임기간 중 한 번만 평가하기로 했다. 또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의 기능을 내실화하고 임원선임에서 주무부처의 역할을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현재 부총리(기재부 장관)에게 주어진 공기업 비상임이사의 임명권을 주무부처 장관에게 두기로 했다. 비상임이사를 기재부에서 임명해 오히려 비전문가가 선임된다는 지적에 따른 개선책이다. 예를 들어 한국전력공사의 비상임이사는 모두 7명. 이 가운데 4명은 전직 외교부 차관·국무조정실장·대구시 부시장·교육과학기술부 차관 등 고위관료 출신이고 나머지는 정부업무 평가위원과 군인이 각 1명 등 대부분이 비전문가들로 채워져 있다. 모두 기재부 장관이 임명했다. 이석준 기재부 2차관은 “이번 공공기관 합리화 정책 방향은 국민에게 신뢰받는 공공기관이라는 비전하에 효율성·책임성·투명성 등을 3대 원칙으로 마련됐다”면서 “공공기관이 여러 비판도 받고 있지만 앞으로 새롭게 국민께 봉사할 수 있는 공공기관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10년 된 낡은 ‘민간구급차’ 운행제한

    보건복지부는 응급 약품과 의료장비는 물론 응급구조사조차 두지 않고 운행하는 이른바 ‘깡통 구급차’를 대대적으로 정비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복지부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마련해 공청회 등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내년 6월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7월 현재 구급차는 소방방재청 119구조대 1254대, 의료기관 3170대, 민간 이송업체 777대, 대한구조봉사회가 271대 등을 운영하고 있다. 개정안을 보면 복지부는 구급차 차량 연령(차령)을 9년 이하로 제한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현재 ‘119구급차’는 5년,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의한 사업용 승합 자동차는 9년으로 차령 제한이 있지만 구급차에는 이런 차령 제한이 없다. 특히 응급환자 이송을 목적사업으로 하는 유일한 사회복지법인인 대한구조봉사회는 소속 구급차 271대 중에 무려 77%가 9년이 넘은 차량들이다. 대한구조봉사회는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민간 이송업체와는 달리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여 기본 재산보다 부채가 더 많은 등 방만한 운영으로 비판 받고 있다. 지난 18년간 동결됐던 이송료도 인상하기로 했다. 앞으로 민간 구급차의 이송료는 평균 주행거리인 50㎞를 운행하면 일반 구급차는 5만 2000원에서 7만원으로, 특수 구급차는 9만원에서 12만 7000원으로 인상된다. 민간 구급차에는 반드시 미터기와 카드 결제기를 장착하도록 의무화해 이송료 과다 징수 소지를 차단하기로 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데스크 시각] 공약가계부와 가계공약부/김태균 경제부장

    [데스크 시각] 공약가계부와 가계공약부/김태균 경제부장

    역대 정부의 선거공약 가운데 가장 뜨거운 논란이 됐던 것 중 하나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한반도 대운하 건설’이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물길로 잇겠다는 이 공약이 이 전 대통령의 당선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초기부터 정권의 스타일을 구긴 애물이 됐음은 분명해 보인다. 간판 공약이었음에도 국민적 저항에 부딪혀 실행에 옮겨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4대강 정비’로 둔갑해 추진되긴 했지만 국민의 뜻에 기반을 두지 않은 일방적인 토건사업 밀어붙이기는 용인되지 않음을 일깨워 주었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해 12월 대선을 목전에 두고 100개가 넘는 사회간접자본(SOC) 건설 중심의 지역 공약을 발표했다. 전국 광역자치단체를 15개 권역으로 나눠 106개의 지역 공약을 만들었다. 기존 추진 사업 71개에 신규사업 96개를 추가했다. 야당 후보와 박빙의 경쟁을 벌이던 상황에서 표심에 호소하는 선심성 지역발전 공약들은 어찌 보면 당연한 정치적 선택이었을 수도 있다. 지난 5일 정부가 바로 이 106개 지역 공약에 대한 기본 처리 방향을 발표했다. 앞서 5월 내놓은 140개 국정과제 추진 계획에 이은 두 번째 ‘공약 가계부’였다. 정부는 신규사업 96개를 추진하는 데 총 84조원의 돈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한반도 대운하 사업의 경비 추산치가 4년간 15조원 안팎이었음을 감안하면, 이와 비교도 안 되는 천문학적인 액수가 지난해 대선 정국에서 공약의 형태로 지자체에 약속된 셈이다. 그 정치적 결과물은 고스란히 현 정부의 무거운 숙제로 남았다. 정부는 96개 신규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실시해 추진 여부를 다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청와대, 여야 정치권, 지방자치단체 등 곳곳에 이해 주체가 얽혀 있다 보니 ‘로 키’(낮은 자세) 강박증에 빠져 있다. 이는 서울신문 등 몇몇 언론이 정부가 지역 신규사업의 타당성을 전면 재검토한다고 보도하자 해명 자료를 내며 손사래를 친 데서 잘 드러난다. SOC의 특성답게 지역 공약 중에는 천문학적인 액수를 필요로 하는 것들이 적지 않다. 중부권의 한 교통 SOC 사업의 경우 지난 25년간 번번이 추진 단계에서 경제성 등을 이유로 백지화됐지만 막상 추진하려면 3조원 이상의 돈이 든다. 현 정부 임기 중 창업·중소기업 지원에 쓰기로 한 공약 가계부 예산의 3배 수준이다. 수도권의 한 교통 SOC 사업도 11조 8000억원 규모의 무상보육·무상교육 확대 공약 예산을 2조원 가까이 웃돈다. 원점 차원의 사업 재검토는 물론이고 “공약의 타당성이 떨어질 경우 계획을 수정해서라도 반드시 추진한다”(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정부의 입장도 “안 되는 사업은 폐기한다”로 수정이 돼야 하는 이유다. 지금은 어느 때보다 지자체 이슈가 많다. 내년 지방선거는 차치하더라도 영·유아 보육료 지원, 지방소비세·교부세 조정 등 정부와 지자체 간의 뜨거운 현안들이 널려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낮은 자세를 강조하는 점이 일면 이해는 되지만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전체 나라 경제다. 경제와 민생의 논리로 판단해야 한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맹목적인 ‘공약 가계부’의 이행이 아니라 자신들이 낸 세금을 제대로 활용해 경제를 살리고 고용대란과 가계부채 문제 등 민생에 대한 약속을 지키는 ‘가계 공약부’의 완성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windsea@seoul.co.kr
  • [이슈&이슈] “박람회 성공 여부 사후 활용이 좌우… 정부출연금 환수보다 재투자 해야”

    [이슈&이슈] “박람회 성공 여부 사후 활용이 좌우… 정부출연금 환수보다 재투자 해야”

    “박람회의 성공 여부는 개최와 사후 활용이 제대로 돼 있느냐에 달렸습니다.” 김충석 전남 여수시장은 “세계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뒤 사후활용 특별법이 제정되고, 박람회장이 해양박람회 특구로 지정·고시됐으나 기대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시민들의 기대와 달리 박람회재단의 기구와 예산이 모두 축소됐고, 해결해야 할 현안은 너무 많다”고 정부에 불만을 토로했다. 아울러 정부의 선투자금 4846억원도 돌려줘야 한다. 개최 뒤 남은 1000억원은 돌려줬다. 이에 대해 김 시장은 “1993년 대전엑스포는 잉여금 640억원을 재단에서 활용하게 했고, 광역자치단체의 지하철 건설 부채를 국비지원율을 상향(50→60%)해 지원한 전례가 있다”며 “기획재정부 등이 형평성을 고려해 정부출연금 3846억원 전액을 환수하지 말고 박람회재단에서 엑스포기념관 등 박람회 계승을 위한 사후 활용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정부가 의도하는 효율적인 개발을 위해서는 능력 있는 기업이 매수하는 게 최상이고, 또는 개발 의도에 부합되는 업체들로 구성된 컨소시엄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세계박람회를 통해서 확충된 사회간접자본(SOC)을 바탕으로 여수를 국제 해양 관광 교육 문화 도시로 만들어 가려는 여수 시민들의 바람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여수박람회장이 ‘해양박람회 특구’로 지정·고시된 만큼 현실성 있는 사후 활용 계획으로 동서통합의 장이 되고, 동북아를 대표하는 국제해양관광단지로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시장은 “박람회장의 사후 활용 계획을 해양수산부 핵심사업으로 선정하고 해양박람회 특구로 조성해 동북아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관광리조트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여수는 박람회 개최를 계기로 관련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동서통합 지대의 중심에 있어 남해안권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기고] 한국사교육 정상화는 수능에 달렸다/오일환 보훈교육연구원 원장

    [기고] 한국사교육 정상화는 수능에 달렸다/오일환 보훈교육연구원 원장

    서울대가 2015학년도 대학입학 수학능력시험(수능시험)부터 한국사를 필수 응시과목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서울신문 7월 2일자>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 들린다. 서울대는 원래 한국사 교육을 강화하고 장려한다는 취지에서 솔선하여 2005학년도부터 한국사를 수능 필수 응시과목으로 지정해 왔다. 그렇지만, 2005학년도에 수능 한국사 응시자 비율이 27.7%에 달했던 것이 해가 거듭될수록 계속 줄어들더니 급기야 2012학년도에는 6.7%, 2013학년도에는 7.1%로 감소했다. 더욱이 2014학년도에는 수능 사회탐구 영역의 선택과목이 세 과목에서 두 과목으로 축소되기 때문에 한국사 선택 비율이 더욱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서울대 측은 한국사가 서울대 지망생만 듣는 과목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오히려 나머지 학생들의 한국사에 대한 관심이 더욱 떨어졌다고 판단하고, 아예 수능시험에서 한국사 선택 의무화를 폐지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서울대의 방침 변경이 한국사 교육의 약화와 부실화를 더욱 부채질하지나 않을까 우려된다는 점이다. 학교교육 과정에서 한국사 교육이 푸대접을 받게 된 주 원인은 의심할 바 없이 수능시험에서 한국사를 선택과목으로 전락시킨 데 있다. 대학입학을 마치 생명처럼 여기는 우리의 사회풍토 속에서, 한국사가 타 과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부해야 할 범위가 넓고 내용이 방대한데, 불이익을 당할 줄 뻔히 알면서 한국사를 선택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문제는 학교교육에서 한국사 교육이 외면당할 경우 민족정체성 형성에 심각한 부작용이 초래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주지하다시피 한 국민이 가지는 민족정체성은 체제정체성과 함께 국가정체성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사실 모든 국가의 역사는 제각기 민족혼을 담고 있다. 그렇기에 역사 교육은 역사관 정립을 통해 민족정체성의 뿌리를 다지는 핵심적인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 사람이 ‘대한민국 정체성’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는 마땅히 한국사 교육에 큰 비중이 두어져야 한다. 우리의 교육 환경과 문화를 고려해 볼 때, 한국사 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의 하나는 바로 수능시험에서 한국사를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는 것이다. 그러할 때, 학교당국·학생·학부모 등 교육 주체들이 한국사 과목에 지대한 관심을 갖게 될 것이고, 비로소 학교 교과과정에서 한국사가 바로 서게 될 것이다. 근년 들어 일본과 중국의 역사 왜곡이 부쩍 심화돼 가고 있는 상황을 지켜볼 때, 지금처럼 한국사 교육이 푸대접 받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필경 치열한 ‘역사전쟁’에서 참담한 패배를 당하고 말 것이다. 아무리 정보화·세계화 시대라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환경은 여전히 약육강식, 즉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공간임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정치사회와 시민사회 모두 정신 바짝 차리고 한국사 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발 벗고 나서야 할 이유다. 자라나는 새 세대에게 역사적 진실에 입각하여 한국사를 제대로 가르치는 것은 당대의 책무요, 대한민국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확실한 투자다.
  • 문근영 허세사진 화제 “밥 먹을래, 나랑 같이 살래?”

    문근영 허세사진 화제 “밥 먹을래, 나랑 같이 살래?”

    문근영 허세 사진이 인터넷에서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최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문근영 허세 돋는 현장사진’이라는 제목의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 속 문근영은 MBC 월화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 촬영 현장에서 앉은 채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특히 남자처럼 상투를 튼 채 한 손에는 드라마 대본, 한 손에는 커다란 부채를 들고 상남자스러운 포즈로 앉아 있었다. 게다가 잡티 하나 없는 깨끗한 피부의 동안 미모도 관심을 끌었다. 이 사진은 문근영의 미니홈피 대문 사진으로 사진 밑에는 “난 차가운 용인의 남자. 하지만 내 여자에겐 따뜻하겠지”, “밥 먹을래 나랑 같이 살래?” 등의 글이 적혀 있어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차도남’과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명대사를 패러디한 것. 문근영 허세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문근영 허세 사진, 절대동안이다”, “문근영 허세 사진, 그 동안 다른 연예인들의 허세 사진과 급이 다르네”, “문근영 허세 사진, 가장 귀여운 허세사진”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광장] 본질 잊은 프레임 정치/박현갑 논설위원

    [서울광장] 본질 잊은 프레임 정치/박현갑 논설위원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로 정치권이 시끄럽다. 대통령기록물을 최소 30년간 공개하지 못하도록 한 입법정신을 정치권이 망치고 있다. 여당은 이참에 야당이 ‘안보불감증 정당’임을 각인시켜 내년 지방선거와 다음 총선에서 승리하겠다는 속셈인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참여정부가 NLL를 포기하지 않았음을 재확인받겠다고 국정원의 정치 개입 의혹 규명을 후순위로 돌리는 우를 범하고 있다. 문제는 여야가 으르렁대는 사이 민생이 수렁으로만 빠져들고 있다는 점이다. 가계부채는 지난 3월 말 현재 961조여원으로 1000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가계빚 증가세가 둔화되었다고 하지만 은퇴 선상에 있거나 빚 상환 가능성이 낮은 50세 이상의 가계 대출비중이 높아졌다. 3곳 이상의 금융회사로부터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는 전체 가계 대출자의 30.8%를 차지한다. 그러는 사이 ‘하우스푸어’는 늘어만 가고 주택가격 하락으로 담보가치가 대출금액을 밑도는 이른바 ‘깡통주택’도 확산일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발언 논란은 지난 대선 때 제기돼 일단락된 사안이다. 그 당시는 그나마 NLL의 성격을 둘러싼 논란으로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 정권이 바뀐 시점에서 여전히 이 문제로 정치권이 공방을 벌이는 것은 여야가 세상을 보는 틀, 프레임이 달라서다. 정치권에서는 여론이나 표심을 자극하는 방안으로 프레임을 강조한다. 그리고 이 프레임은 국민의 공감을 살 때 빛을 발한다. 역대 선거를 보면 드러난다. 2007년 17대 대선 당시 한나라당은 경제와 능력을 내세운 프레임으로 이명박 후보를 포장했다. 대통합민주당은 BBK문제가 걸린 이 후보를 겨냥한 도덕성 프레임으로 맞불을 놨다. 결과는 이 후보 당선이었다. 당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내에서도 경제 위기감이 커지면서 이를 극복할 능력과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에 대한 관심이 이 후보 당선으로 이어졌다.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는 ‘북풍’과 ‘노풍’이 충돌했다. 여당은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국가안보를 강조함으로써 보수층 결집을 노렸으나 ‘무능 정권 심판론’을 내건 야당이 승리했다. 2012년 대선에서는 ‘박정희 대 노무현’, ‘1 대 99’, ‘국정실패 세력 대 국가발전 세력’의 프레임이 혼전 양상을 보였다. 미래를 강조한 박근혜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여당의 프레임이 효과를 봤다. 공감 받지 못한 프레임도 있다. 이명박 정부는 2010년 8 ·15일 경축사를 통해 공정사회 프레임을 제시했다. 하지만 후속 인사에서 이에 걸맞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미국의 경우 부시 행정부 시절, 이라크 전쟁을 ‘테러와의 전쟁’으로 규정하며 대량살상무기 척결을 전 세계에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이라크에는 대량살상무기가 없었다. 깨어 있는 정치인이라면 이런 프레임의 결과가 던지는 교훈을 새길 줄 알아야 한다. 막상막하로 결론이 난 지난 대선은 승자든 패자든 상대방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NLL 논란도 마찬가지다. 절반 이상의 국민은 노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하지 않은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리고 세계사를 뒤져보더라도 최고기밀인 정상 간 대화록을 까발리는 일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정치권이 이번 NLL 공방에서 거둘 실익은 없다. 국가기록원의 대화록 원본을 열람했다 하더라도 논쟁의 종식이 아니라 재확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국민의 정치 혐오주의는 확산될 것이고, 다음 선거는 NLL 공방으로 국민 스트레스 지수 올리기에 앞장선 정치인을 국회에서 걸러내자는 목소리로 가득찰지도 모른다. 정치권은 국가기록원의 대화록 원문만 열람하고 그 이상은 하지 않는 지혜를 발휘하길 바란다. 지금 중요한 것은 국정원의 정치 개입을 차단할 제도 개혁과 민생 챙기기이다. eagleduo@seoul.co.kr
  • [커버스토리-전국에 부는 캠핑 열풍] 아저씨가 된 X세대 초딩 아빠 오렌지족 SUV 끌고 캠핑 고고씽

    [커버스토리-전국에 부는 캠핑 열풍] 아저씨가 된 X세대 초딩 아빠 오렌지족 SUV 끌고 캠핑 고고씽

    서울 변두리에서 10여년째 작은 동물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주성(44)씨. 김씨는 요즘 주말이면 병원 문을 닫고 가족들과 캠핑을 떠난다. 그동안 주말에도 병원 문을 여는 바람에 김씨는 가족여행 한번 제대로 못 갔다. 8살, 12살짜리 두 아이의 유치원 재롱잔치와 학교 운동회도 한번 못 갔다. 그렇게 집과 병원만을 오가며 열심히 일한 덕에 이제는 여유가 좀 생겼다. 김씨는 “이제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에 캠핑을 시작했다”며 “아파트에 쳐 박혀 TV만 쳐다보던 가족들이 주말이면 야생하는 캠핑의 재미에 푹 빠졌다”고 말했다. 전국에 불어닥친 캠핑 열풍은 가히 돌풍 수준이다. 누구는 ‘집 떠나면 개고생’이라 했지만 주말이면 전국의 캠핑장에는 도시의 집을 뛰쳐 나온 캠퍼들로 만원이다. 주인공은 40대 남성. 2030세대는 놀이동산에서 짜릿한 놀이기구를 타거나 워터파크에서 인공파도에 몸을 맡기며 여가를 즐겼던 리조트 세대다. 죽자고 일에만 매달렸던 워커홀릭 5060세대는 먹고 사느라고 놀 생각도, 놀 여유도 없었다. 하지만 40대는 한번쯤은 지리산 계곡이나 해운대 백사장에서 친구들과 텐트를 치고 야생으로 놀아 봤던 세대다. 트렌드 연구가 김용섭(날카로운 상상력 연구소장)씨는 “20대 시절에 오렌지족이니 X세대라 불리며 유행을 선도하고 좀 놀아 봤던 40대가 사회·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서 예전처럼 폼 나게 놀고 싶다는 욕구가 분출되면서 캠핑 열풍을 촉발시켰다”고 말했다. 또 “또 선배 세대와는 달리 40대는 가족과 함께 하는 일에도 관심이 많아 가족들끼리 유대감을 쌓을 수 있는 놀이로 캠핑만 한 게 없어 인기를 끌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가족 단위 캠퍼들이 주를 이루는 것도 이 때문이다. 캠핑 열풍에 불을 지핀 것은 1박2일 등 인기 야생 방송 프로그램. 20년여 전부터 국립공원 등지에 취사, 야영이 금지되면서 캠핑은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텐트가 사라진 산이나 바닷가 주변에는 대신 펜션이나 콘도, 리조트가 들어섰다. 하지만 최근 자연에서 야생하는 방송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우리도 야영 한번 해볼까’라는 욕구가 분출됐다. 여기에다 SUV 차량 보급이 일반화되면서 어디서나 간편한 오토캠핑이 가능해져 캠핑 바람을 부채질했다. 거센 캠핑 바람은 스트레스에 찌든 마음을 치유받고 싶다는 도시민들의 힐링 욕구와도 무관치 않다. 분초를 다투는 정신없는 속도전과 무한 경쟁 속에 내몰리며 스트레스가 일상이 돼버린 도시를 벗어나 자연 속에서 가족이나 지인들과 교감하며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는 캠핑이야말로 최고의 힐링이라는 것이다. 제주올레 안은주 사무국장은 “사람들이 올레길 트레킹에 열광하는 것은 도시생활에 찌든 몸과 마음을 자연에서 치유받고 싶다는 욕구 때문”이라며 “캠핑 바람도 자연 속에서 스트레스를 모두 날려버리고 싶다는 도시민들의 힐링 욕구가 표출된 것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캠핑은 다른 레저처럼 특별한 기술이나 경험이 없어도 누구나 즐길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제주 국제대 김의근 교수(관광학)는 “캠핑은 야외에서 텐트 치고 밥 해 먹고 자는 게 목적인 단순한 여가문화”라며 “복잡한 일상을 벗어나고픈 도시민들에게는 단순한 캠핑이야말로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여가문화로 제격인 셈”이라고 말했다. 캠핑장에서 벌어지는 새로운 네트워크 문화도 캠퍼들의 큰 즐거움이다. 처음 만난 사람들과도 캠핑을 매개로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곳이 캠핑장이다. 펜션이나 리조트가 우리끼리만 존재하는 폐쇄된 공간이라면 캠프장은 옆 텐트와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열린 공간이다. 사설 캠핑장을 운영하고 있는 박성준(47·경북 영천시)씨는 “옆자리 텐트와 음식을 나누어 먹거나 스스럼없이 대화하는 등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게 캠핑만이 가진 묘한 매력”이라며 “새로운 친구들을 편안하게 사귈 수 있어 캠핑장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고 말했다. 회원수가 수천명이 넘는 온라인 인터넷 카페가 40여개나 생겨나는 등 캠핑 인구는 200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수백만원짜리 캠핑장비가 날개 돋친듯 팔리고 전국의 경치 좋은 산자락엔 하루가 머다하고 캠핑장이 들어서고 있다. 하지만 40대가 촉발시킨 캠핑 바람이 앞으로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한국 레저산업연구소 서천범 소장은 “캠핑 바람의 주축인 40대의 초등학생 자녀가 중학생이 되면 공부가 중요시되면서 학원이다 뭐다 해서 한가로운 가족캠핑은 사실상 어려워진다”며 “안락한 리조트 문화에 익숙한 지금의 2030세대가 40대 가장이 되더라도 야생의 불편한 캠핑에 관심을 가질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가족의 여가문화 선택에도 여성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남성 주도의 캠핑 바람이 한계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캠핑의 최대 적은 여성이다. 아무리 캠핑 장비가 진화하고 있지만 야생의 텐트 속에서 하룻밤을 지내는 것을 불편해하지 않은 여성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위원회 강창수 의원(관광학 박사)은 “캠핑은 국민소득 2만 달러 수준이 되면 활성화된다”며 “자연에서 힐링하고 싶다는 도시민들의 욕구가 워낙 강한 데다 단순하게 텐트치고 먹고 자는 캠핑이 문화와 결합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계속 진화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현오석 “현 가계부채 위기상황 아니다”

    현오석 “현 가계부채 위기상황 아니다”

    96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의 원인과 해법을 놓고 정부 당국자와 국회의원들이 치열한 갑론을박을 벌였다. 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가계부채 청문회에서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가계부채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지만 규모, 증가 속도, 금융 시스템으로 볼 때 위기상황이라고는 보지 않는다”면서 “다만 저소득층, 노령층, 자영업자 등에 어려운 점이 있고 은행보다는 비은행권 부문이 커서 정책적 차원에서 계층별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가계부채는 3월 말 현재 961조 6000억원으로 2004년 말(494조 2000억원)의 두 배에 이른다. 안종범 새누리당 의원이 “가계부채 증가가 통화정책에서 시작됐다”고 지적하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통화량 증가로 유동성이 많아져 빚을 졌다기보다는 가계대출 수요가 늘어난 측면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홍종학 민주당 의원은 “(대출자가 갚을 능력을 넘는) 약탈적 대출을 막을 방법이 있느냐. 금융회사가 아닌 소비자를 보호해야 금융시장이 발전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대출 때 차주(借主)의 소득·재산·신용 등을 파악해 차주의 상황에 적합한 대출을 하도록 하는 의무를 금융회사에 부과하는 내용의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다”고 답했다.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이 “국회에서 지원해야 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분양가 상한제의 탄력적 운영 방안을 조속히 국회에서 통과시켜달라고 했다. 신 위원장은 학자금 채무도 국민행복기금에서 사들일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설훈 민주당 의원이 “제대로 된 가계부채 대책을 만들려면 최소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의 부채 상황을 알아야 하는데 전수조사를 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신 위원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설 의원은 앞서 2일 공개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기록된 ‘물가가 낮은 요즘 공공요금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한은의 공식적 의견이냐고 물었고 김 총재는 금통위의 입장이 아니라고 밝혔다. 현 부총리도 “(공공요금 인상은) 경제상황이나 저소득층의 어려움을 감안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이 “가계부채의 근본 원인은 경기침체로, 소득이 늘지 않으면 다른 대책은 다 미봉책”이라고 지적하자 현 부총리는 “경기회복이 지연되는 게 가계부채 문제 심화의 원인 중 하나라고 본다”고 답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코레일 태클에 철도발전방안 ‘헛바퀴’

    정부가 내놓은 철도산업 발전 방안이 코레일의 강한 태클에 걸려 허우적대고 있다. 발전 방안 내용을 놓고 억측과 추측이 난무하고 사회적 갈등이 재현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발전 방안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를 ‘지주회사+자회사’ 체제로 전환하고 수서발 KTX의 운영을 코레일 자회사에 맡기는 것이 핵심이다. 코레일은 그러나 정부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는 코레일을 쪼개 민영화하기 위한 포석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코레일이 본질을 흐려 여론을 호도하고 몽니를 부린다며 답답해하고 있다. 공적자금 지분의 민간 매각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민간 매각 제한에 동의하는 자금만 유치하고, 이를 투자약정 및 정관에도 명시한다고 약속했다. 정부 또는 코레일이 공적자금 기관과 지분을 민간에 팔지 않겠다는 약정을 체결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공적자금의 경영 간섭을 배제하고 경영권을 코레일에 맡기겠다고 약속했다. 그동안 정부가 추진하던 민간 운영을 통한 경쟁 도입은 아예 없던 일이 돼 버린 것이다. 또 코레일의 자회사 설치는 회계 투명성을 확보하고 분야별 전문성을 강화해 운영 효율성을 올리기 위한 조치일 뿐 철도 공영체제를 흔드는 것은 전혀 아니라고 주장한다. 지주회사 체제로 바꾸려는 것은 공기업 독점 체제로 침체를 겪고 있는 철도산업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강조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코레일의 주장을 받아들여 수서발 KTX의 민간 운영과 코레일에 대한 강력한 구조개혁을 포기했는데도 코레일이 명분 없는 반대를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재훈 한국교통연구원 철도정책기술본부장은 “정부가 코레일의 주장을 수용하고 동시에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며 “코레일은 이기적인 소통을 고집하지 말고 국민 부담을 줄이기 위한 대안을 찾는 데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본부장은 “코레일이 3조원의 부채를 국민 세금으로 탕감받았지만 해마다 5000억원의 적자를 내고 부채가 10조원에 이른다”며 “경영 개선을 위해서는 구조 개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대가성 없어도 금품수수땐 공직자 형사처벌

    대가성이 없더라도 공직자가 직무 또는 그 지위·직책과 관련해 금품을 수수하는 경우 형사처벌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3일 국민권익위원회가 발의한 ‘부정청탁 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을 둘러싼 부처 간 이견을 조정해 공직자의 금품수수에 대해 대가 관계가 없더라도 형사 처벌할 수 있도록 형사처벌 조항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국무조정실은 “정홍원 총리가 지난 2일 이성보 국민권익위원장과 법무 장관을 대신한 국민수 법무 차관을 집무실로 불러 관계 장관회의를 열어 부처 간 이견을 보여 온 해당 안건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조정안은 법무부의 반대로 빠졌던 형사처벌 조항을 추가했다. 그러나 직무 관련성이 없는 금품 수수에 대해서는 과태료만 부과하기로 해 원안 후퇴 논란은 여전하다. 당초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해 “100만원이 넘는 금품을 받은 모든 공직자를 형사처벌한다”는 입법예고를 내놨다가 법무부 등의 반대로 1년 넘게 법안을 묵혀 왔다. 부처 협의과정에서 법무부는 “대가성 없는 일체의 금품수수에 대한 형사처벌이 과잉입법으로 헌법에 위배될 수 있다”며 반대해 왔다. 특히 지난달에는 법무부의 주장에 따라 “직무 관련을 불문하고 공직자가 금품을 수수했을 경우 수수금품의 5배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선으로 완화하기로 정부안이 후퇴했었다. 형사처벌조항이 빠진 정부안에 대해 “공직자들의 입맛에 맞춘 누더기 법안”이란 비판이 거셌다. 그동안 공무원들이 금품이나 향응을 받더라도 대가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형사 처벌을 할 수 없어 공직사회의 도덕불감증을 부채질한다는 비판이 컸다. 정부는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이 같은 내용의 김영란법 제정안을 이달 중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세종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지방공기업 정보 상장사 수준으로 공개

    지방공기업 정보 상장사 수준으로 공개

    앞으로 지방 공기업도 상장기업 수준 이상으로 정보를 확대 공개한다. 안전행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2013년 지방재정 공시 지침’을 지자체에 통보하고 관련 법령 개정에 들어간다고 3일 밝혔다. 지자체별로 매년 공시하는 재정 정보는 기존의 일반채무와 지급보증채무 외에도 복식부기에 따른 부채와 민자사업의 재정 부담액, 지방 공기업 부채 등이다. 복식부기 회계 기준을 도입하면 공공 부문의 부채를 더욱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1조 5000억원 적자로 사상 최대 경영 손실을 기록한 지방 공기업의 경영 정보 공개도 확대된다. 이에 따라 이익 배당 현황과 정규직 전환 실적, 임원 국외 출장 현황 등이 모두 공시된다. 안행부는 경영수지와 부채 1조원 이상, 3년 연속 적자 기업 등에 대한 통계도 공개해 해당 공기업의 경영 개선을 유도할 방침이다. 관리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을 받았던 지자체 출자출연기관의 경영 정보도 관련법 제정과 함께 공개를 추가하게 된다. 또한 투·융자심사 대상 사업 등 대규모 투자사업의 추진 상황도 상세히 공개하고 주요 사업에 대한 계약 발주부터 대가 지급까지의 과정을 지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알리게 된다. 안행부는 이렇게 되면 지난해 현재 25개인 지자체 재정 공시 항목이 올해 40개로 늘어난다고 밝혔다. 매년 전체 지자체의 공시 결과를 종합해 공개하는 통합 공시 항목도 기존의 9개에서 16개로 확대한다. 지자체 부채 비율과 재정 자주도, 사회복지비 지출 비율, 지방세 비과세·감면율 등이 신규 공개 대상이다. 또 교육부와 협조해 지방교육재정 등을 포함한 지방재정 통계를 추계할 계획이다. 이러한 정보는 안행부의 재정 정보 공개 사이트인 재정고 홈페이지에서 10월까지 통합 공시된다. 이경옥 안행부 2차관은 “재정 운용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고 재정건전성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근거 법률이 필요한 출자출연기관 관련 법률 제정과 관련 시행령 개정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울고 싶은 대형마트

    울고 싶은 대형마트

    올 상반기 성적표를 받아든 대형마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지갑을 좀체 안 여는 소비자와 정부의 영업규제로 매출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3대 대형마트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5~7% 가량 감소했다. 이마트가 -6.4%로 감소율이 가장 컸고,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각각 5.9%와 5.7%씩 매출이 떨어졌다. 품목별로도 예외 없이 뚜렷한 감소세다. 이마트의 경우 신선식품(-9.2%), 가공식품(-5.4%), 생활용품(-6.3%), 패션·스포츠(-7.6%) 등의 매출이 일제히 하락했다. 다만 이른 더위 탓에 에어컨 판매가 늘면서 가전 매출만 0.8% 늘었다. 롯데마트도 신선식품이 전년 동기 대비 9.7% 떨어져 낙폭이 가장 컸다. 의류잡화(-5.4%), 가공식품(-5.1%), 생활용품(-4.1%)도 매출이 줄었다. 홈플러스는 설 연휴가 있었던 2월과 경쟁마트 대비 최저가를 보장해주는 ‘가격비교 보상제’를 시작한 지난달만 제외하고 매출이 감소했다. 대형마트 매출 감소의 원인은 가계의 소비 부진과 일요 의무휴업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최근 내놓은 1분기 자금순환 자료에 따르면 올해 1~3월 가계에 남아도는 자금(자금잉여) 규모가 30조 100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보다 10조원가량 늘었다. 지출도 안 하고 빚도 안 냈다는 얘기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가계가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유통업계는 지난해 4월부터 시작된 일요일 의무휴업이 매출 신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푸념한다. 매달 둘째, 넷째주 일요일에 강제적으로 휴업하는 점포가 절반 이상으로 늘면서 매출이 크게 떨어졌다는 것이다. 지난달 말 기준 이마트는 146개 점포 가운데 85개, 롯데마트는 103개 가운데 58개, 홈플러스는 136개 가운데 88개가 일요휴무에 참여하고 있다. A마트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 조례에 따라 일요일에 강제적으로 쉬는 점포가 늘면 영업에 직접적인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대형유통사 62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45%가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감소했다고 답했다. 그 원인으로 응답 기업의 89.3%가 소비 위축을 꼽았고, 32.1%는 정부 규제를 탓했다. 대한상의는 가격을 인하하는 상품을 늘리고 할인행사 기간을 연장하는 등 마케팅을 동원해도 1인당 소비량이 적어서 매출을 끌어올리기 역부족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소비 심리가 회복되면서 매출 하락세가 멈출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 3대 마트의 지난달 매출 실적을 보면 홈플러스가 7.1%의 매출 증가율을 보였고,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각각 3.4%와 3.2%로 매출이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105로 지난 4월(102) 이후 석달째 상승세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소비심리가 낙관적이고 100 아래면 비관적인 것으로 본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과 같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진다면 가계부채의 부담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가계의 소비여력이 상반기보다 다소 되살아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통원에서 입원까지…의료실비보험 보장범위 비교법

    통원에서 입원까지…의료실비보험 보장범위 비교법

    가계부채가 급증하는 가운데 사고 상해 및 감염성 질병 등의 의료비 지출 부담마저 늘고 있어 의료실비보험 가입자 수는 해마다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의료실비보험이란 가입자의 병원 치료비 중 실제 지출한 비용에 대해 보상해주는 보험을 뜻한다. 국민건강보험의 공단 부담금 외에 환자 본인 부담금은 물론, 국민건강보험에 해당하지 않는 비급여 부분에 대해 보장을 해준다. 하지만 보험회사별로 의무 부가담보의 조건과 보험료, 특약 등에 차이가 있으므로 꼼꼼하게 따져보고 결정해야 한다. 실비보험의 합리적인 선택 방법에 대해 전문가를 통해 알아봤다. 기존에 있던 보험부터 확인 실비보험의 경우 임신, 출산 관련 사항과 건강검진, 예방접종, 영양보충과 미용 성형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병원비를 보장한다. 암과 같은 중대한 질병이나 상해, 치료에 필요한 CT, MRI 등의 검사비도 해당한다. 기존에 암 진단비나 CI같이 중대한 질병의 보장금액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면 실비보험 가입 시에 해당 특약을 추가하지 않아도 된다. 실비보험의 다양한 특약 이해 실비보험의 주요 특약으로는 암, 뇌졸중과 같은 중대질병의 진단비, 상해질병입원일당, 운전자 특약 등 매우 다양하므로 설계에 따라 합리적인 보험료로 여러 혜택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사망률 1위인 암의 경우 기존의 80세가 아닌 100세까지 진단금의 설계가 가능하며 만기까지 보험료가 변동되지 않는 비갱신형도 구성할 수 있다. 주의할 점으로는 고액암, 일반암, 소액암과 같은 보험사별 특약의 특징과 보험료, 보장기간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가입해야 한다. 암, 뇌졸중, 성인질병, 심장질환 등의 큰 질병들은 고액의 수술비와 치료비용이 발생하므로 특약을 추가하는 것이 안정적이다. 보험사별 민원 발생 및 보상 관련 소송 등을 파악할 수 있는 금융감독원의 민원평가 등급을 살펴보거나, 보험사 비교 가입이 가능한 전문 사이트에서 가입방법과 주의할 사항에 대하여 알아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전문가들은 “간단한 통원과 입원 치료에 따른 보험금을 보장해주기 때문에 다른 상품에 비해 청구 횟수가 빈번하다”며 “가입 이후에도 상세한 안내와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 담당자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현재 의료실비보험비교추천사이트(www.plan-silbi.co.kr)에서는 소비자의 만족도와 사후 관리를 체계적으로 돕는 전문 보상청구 대행팀을 조직, 운영하는 등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보험사별 불완전 판매 비율은 금감원과 금융소비자연맹의 공시자료를 통해 알아볼 수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열린세상] 뉴 애브노멀(new abnormal) 시대를 대비하며/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열린세상] 뉴 애브노멀(new abnormal) 시대를 대비하며/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벤 버냉키 의장의 출구전략 발표는 각국의 금융시장을 충분히 출렁거리게 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양적 완화 정책으로 공급된 유동성의 규모는 가히 엄청나다. 미국뿐 아니라 일본의 아베노믹스도 근간을 같이하고 있으므로 그동안 풀려나온 돈으로 연명해온 경제가 이러한 충격으로부터 어떤 반응을 보일지 서로 노심초사하고 있는 형국이다. 대표적 비관론자인 루비니 뉴욕대 교수와 컨설팅회사 유라시아그룹의 브레머 대표가 보고서에서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뉴 애브노멀이란 2008년 위기 이후의 새로운 경제질서를 뜻하는 뉴 노멀(new normal)에 대비되는 개념이다. 시장의 변동성이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나지 않고 상시로 존재하게 되어 불확실성이 매우 커지는 상황을 일컫는다 할 수 있다. 양적 완화를 통한 경기 부양이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기 때문에 출구전략이 언젠가는 시행될 것임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은 예상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양적 완화가 당장 축소되는 것은 아니지만 내년 상반기 중에는 감소하고 2015년에는 중지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과잉 유동성으로 지탱해 오던 세계 경제의 앞날은 새로운 혼돈시대로 접어들게 되었다. 미국의 실물경제가 저점을 통과했다는 확신 아래 출구 전략을 발표한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 내에서도 적절한 정책적 판단이라는 주장과 성급한 결정이었다는 의견이 상존한다는 점에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더 커지고 있다. 양적 완화의 단계적 축소는 일차적으로 아시아를 비롯한 신흥국들로부터 거대한 자금 유출을 의미하고, 이것은 유동성 장세에 의해 유지되던 주가의 하락과 금리의 급등,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가격의 거품 붕괴를 초래하게 된다. 외환보유액이 3000억 달러를 넘고 단기 외채 비중이 30%대로 유지되고 한국경제의 거시적 펀더멘털이 비교적 양호하다고 하지만 여전히 금융시장은 글로벌 충격에 매우 취약한 단면을 드러냈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단기적으로 제한되고 실물경제로 전이되지 않도록 대비하지 않으면 다가오는 혼돈의 시대를 헤쳐나가기 힘겨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발표한 것처럼 올해 경제성장률 2.7%를 달성하려면 출구전략으로 말미암은 긍정적 효과는 극대화하고 부정적 영향은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외국자금이 이탈할 경우, 가장 크게 우려되는 것은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에서 나타나는 불확실성이다. 개방 소국으로서 세계경제 변화에 대응하는 것에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자본 유출입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외환보유액의 안정성에 주의해야 한다. 동남아 국가들에 비하면 외환유동성이 높은 편은 아니므로 급격한 변동을 피해야 한다. 금리 상승에 따른 신용경색이 기업의 경제활동을 위축시키지 않도록 금리 운용을 탄력적으로 해야 하고 특히 정상적인 기업이 돈이 돌지 않아 망하게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금리가 상승하게 되면 가계부채 문제를 악화시키게 된다. 이미 침체한 소비의 급격한 감소를 막기 위해 계속해서 디레버리징을 연착륙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환율의 변동성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다면 환율 상승은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호재로 이용될 수 있다. 물론 수입 의존도도 높기 때문에 진정한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업의 투자활성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한편에서는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기업투자 촉진 정책을 발표하면서 다른 편에서는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정책이 시행된다면 혼란만 가중되고 성과가 나기 어렵다. 정책의 원칙적인 방향에 대한 확신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경기가 나쁠 때는 조세가 줄어들고 정부 지출이 증가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정치적 필요에 의한 추가적인 지출을 충당하기 위해 증세의 효과를 갖는 정책들은 조금 자제해야 한다. 부분적으로 유익할 수 있지만 경제 전체로 놓고 볼 때 생산적 여력을 비생산적으로 소모하는 것은 경기침체를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 [열린세상] 여름 화로, 겨울 부채/최흥집 강원랜드 사장

    [열린세상] 여름 화로, 겨울 부채/최흥집 강원랜드 사장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을 확인이라도 시켜 주듯 장마가 일찍 시작되고 있다. 올해 장마는 예년과는 달리 중부지방에서 시작해 남부지방으로 내려가고 잦은 게릴라성 폭우가 예상되며, 일찍 시작한 탓에 장마기간이 길고 이에 따라 강우량도 많을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장마가 끝나면 또다시 한여름의 찜통더위가 우리들 곁으로 다가올 것이다. 전력난과 더불어 그 어느 해보다 더운 여름을 예감한다. 후한시대 왕충(王充)이란 학자가 ‘논형’(衡)이란 글을 썼다. 벼슬길에 나아가는 사람들의 앞길을 다룬 이 글에서, 그는 신하가 군주에게 의견을 내어놓을 때에 “이로울 것이 없는 재능을 바치고 보탬이 되지 않는 의견을 내는 것은, 여름에 화로를 바치고 겨울에 부채를 드리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 글에서 군자와 신하 사이의 연(緣)에 대해 말하고자 했다. 군주와 신하의 연이 맞지 않으면 충성스러운 신하의 말이 오히려 죄의 빌미가 되기도 하고, 연이 맞으면 군주의 부덕에 눈감은 신하가 영달을 누리기도 하는 현실을 말했다. 그러면서 왕충은 여름 화로는 젖은 물건을 말릴 수 있고, 겨울 부채는 불씨를 일으킬 수 있는데, 세상 사람들은 연이 맞지 않는 사람을 무시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즉, 왕충은 하로동선(夏爐冬扇)을 통해 세상의 모든 사물이 사용하기 나름이지 쓸모없는 물건은 없다는 것을 말하려 한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 이 말은 아무 소용이 없는 말이나 재주를 비유하는 말, 또는 철에 맞지 않거나 쓸모없는 사물을 비유하는 말로 쓰이고 있다. 뒤집어 보면, 여름 화로와 겨울 부채는 우리에게 좀 더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예전 우리 어른들이 여름날 농사를 지으면서 쓰는 모자를 맥고모자(麥藁帽子)라 했다. 맥고모자는 밀짚이나 보리짚을 결어 만든 모자를 말한다. 우리 농가에서는 농한기인 11월부터 3월까지 이 모자를 만들었다. 농사짓는 사람에게 봄부터 가을까지는 어느 한때인들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기에 한겨울을 이용했겠지만, 여름을 준비하는 시간으로는 겨울이 제격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름 화로와 겨울 부채도 마찬가지이다. 겨울을 따뜻하게 나기 위해서는 겨울이 오기 전에 광 속의 화로를 밝은 곳으로 끄집어내 상한 곳을 미리 손보는 일이 필요하다. 시원한 여름을 보내기 위해서는 여름이 오기 전에 부채의 살과 종이를 살피고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F1, 포뮬러(Formula)원이라고 한다. 국제자동차연맹이 규정하는 세계 최고의 자동차경주대회의 이름이다. 1950년 시작된 이 대회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의 하나로 꼽힌다. F1 대회에 참가하는 자동차들은 시속 350㎞에 가까운 속도로 트랙을 질주한다. 세계 최고의 기술들이 모여 가장 빠른 자동차로 탄생한 것이 F1 머신이다. F1 경기를 보면 달리던 자동차가 트랙에서 벗어나 중간중간 점검을 받는다. 속도만을 위해 만들어진 자동차이다 보니 타이어와 각종 부품들이 워낙 빨리 소모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정비를 받기 위해 자동차가 정비소에 들어오면 급유와 정비, 타이어 교체가 거의 동시에 이뤄진다. 이 모든 일들이 끝나는 데 걸리는 시간은 8초 남짓이다. 이 순간을 위해 모든 스태프들이 긴장한 채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기다린다. 여기서 1초라도 지체하게 되면 자동차는 100m 가까운 거리를 뒤처지게 된다. 1등과 2등의 시간 차이가 0.9초밖에 나지 않는 대회도 있다고 하니, 이들이 보여주는 준비성과 팀워크는 일반의 상상을 뛰어넘는 것이다. 준비하는 사람이 성공할 수 있다. 겨울이 되면 가전업체들은 에어컨 팔기에 바쁘다. 철에 어울리지 않는 이 일은 기업에는 생산량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영에 도움이 된다. 가정경제에는 싼 값에 물건을 구입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 겨울 부채에서 배운 준비성이 주는 이점이다. 요즘 전력난 걱정이 크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이런 일을 예상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준비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여름에 화로를 손질하고 겨울에 부채를 준비하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새삼 그리워진다. 올여름, 아는 분들한테 부채라도 선물해야겠다.
  • [한국전기안전공사] “내 일을 내 일처럼 하면 내일이 열려 확실한 성과보상… 신명나는 일터로 ‘비전 2022’로 중장기 전기안전 실천”

    [한국전기안전공사] “내 일을 내 일처럼 하면 내일이 열려 확실한 성과보상… 신명나는 일터로 ‘비전 2022’로 중장기 전기안전 실천”

    지난 25일 찾은 한국전기안전공사의 3층 복도는 어두침침했다. 처음엔 불이 나갔나 했다. 그러나 접견실의 뱅뱅 도는 선풍기, 빼꼼하게 열린 창문을 보고서야 총리실 출입기자 시절 접했던 그 ‘유명한’ 인사가 되살아났다. 부채를 들고 반갑게 기자를 맞은 박철곤 사장은 여전히 호방함을 풍겼고, 인터뷰 내내 꾸밈 없는 열정을 쏟아냈다. 한 시간 반 동안 진행된 인터뷰의 키워드는 바로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었다. →취임한 지 2년이 됐다. 소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2년 동안 나름대로 열심히 했고 성과도 크게 냈다고 생각한다. 전기안전공사가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또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바탕도 마련했다. 새로운 회사로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제2의 창사’를 천명했다. 미래지향적 조직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공공기업 경영평가 결과가 생각보다 낮게 나와서 속상하다. 공공기관장 평가가 B로 나왔고 기관평가는 보통으로 나왔다. 어제 아침 주간회의에서도 준비된 회의 자료는 무시하고 개선 방안 등을 토론했다. 2년 동안 열심히 했고 주위에서도 인정했는데 평가 시스템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잘못한 일은 한 건도 없었다. 지난해 지식경제부 주관 ‘2012 재난안전관리 유공자 포상 및 2013년 재난안전 결의대회’에서 재난안전관리 최우수기관 단체 표창인 ‘지식경제부 장관상’을 받았다. →어떤 성과를 냈는가. -직원들이 미래를 내다보며 일할 수 있도록 시야를 넓혀 준 것이 가장 큰 성과다. 그렇게 일할 수 있도록 시스템도 만들었다. ‘전기안전 선도기업, 행복한 고객, 신명 나는 일터’로 비전을 바꿨다.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함으로써 실천할 수 있도록 했다. 우선 비전 가운데 전기안전 선도기업은 산업을 먼저 끌고 가자는 것이다. 가령 신재생 에너지, 무선충전 방식의 버스, 전기차 등이 새로 나올 것을 예측하고 안전기준기술 만들고 표준을 제시해 산업을 선도해야 한다. 고객이 서비스와 전기안전 두 가지를 통해 행복해지도록 하는 것이 기본이다. 고객이 바라는 것 이상의 서비스를 해야 한다. 신명 나는 일터는 스스로 신나서 일하게 하도록 하는 것이다. 열심히 일한 사람이 평가받고 능력 있는 사람이 보상받는 주식회사형 인사 시스템을 도입했다. 취임사에서 성과에 따른 인사를 하고 성과 보상은 확실히 하겠다고 선언했다. 일심히 일하는 사람을 찾아서 보상하면 모두가 열심히 하게 된다. 그야말로 잘되는 조직의 모습이다. →아직도 국민들에게 전기안전공사는 생소하다.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전기안전공사는 한마디로 전기 분야의 의사이자 종합병원이다. 한국전력과 착각하는데 다르다. 한전은 전기를 생산해 공급하는 시장형 공기업이다. 전기안전공사는 국민들이 전기를 안전하게 사용하도록 함으로써 전기 재해에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 준다. 전기 설비를 검사·점검하는 것이 주요 업무다. 전기안전을 진단해 주고 안전을 위한 기술을 개발하는 일도 하고 있다. 무엇보다 국민들이 전기를 안전하게 사용하고 절전하는 마음을 갖도록 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전국 13개 지역본부와 47개 지사, 직원 2700명 정도가 있다. 직원 90%가 지역본부와 지사에 나가 근무하고 있다. →고객 감동을 강조했는데 찾아가는 서비스 차원에서 현장 인력이 부족한 게 아닌가. -현장 인력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전기안전공사는 준정부 기관으로 자립형 회사다. 예산 지원 없이 검사 수수료 등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점검 수수료는 전력기금에서 내준다. 수수료는 안 올려 주고 수입은 한정돼 있다. 그렇다 보니 직원을 한없이 늘릴 수 없다. 공사 중에서도 급여가 열악한 편이다. 전기안전 관리대행 업무, 전기설비 진단 사업 등 새로운 수익 사업을 하고 있다. 해외사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에 많이 진출해 있다. 어느 현장이든 전기설비가 없는 곳은 없다. 그런데 대부분 해외 업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일을 하고 있었다. 전기안전공사가 이 일을 대신할 수 있다. 국내 건설사들을 도우면서 우리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해외사업으로 쌓은 실적 덕분에 전기안전공사를 이용하려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지난해 두바이에 지사를 설립했다. 주로 중동 지역 사업을 하고 있는데, 동남아시아를 타깃으로 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18개국에서 사업을 했고 30명 정도의 직원이 나가 있다. →나라의 위상을 높이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는 얘긴데. -지난해 1월 1일자로 미래전략본부와 미래전략실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직원들이 공사에서 무슨 미래전략실, 미래전략본부냐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새 정부에서 미래전략수석을 발표하고 미래전략을 내놓았다. 전기안전공사 비전 중 하나가 행복한 고객인데 박근혜 대통령도 국민행복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해 오던 것을 새 정부가 하니까 직원들의 태도도 달라졌다. 창조경제는 없는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있는 것을 개선하고 고용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만드는 것이다. 같은 일이라도 기술을 개발해 하는 것은 창조경제다. 예를 들어 무정전 점검이 대표적이다. 무정전 점검은 공장 가동 상태에서 점검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고객은 정전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비전 2022는 뭔가. -사장으로서 3년 동안 할 수 있는 것은 한정적이다. 앞으로 50년 또는 100년 뒤에도 국민 안전과 행복을 지켜 주는 전기안전공사가 되려면 토대를 확고히 해야 한다. 비전 2022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중장기 청사진이다. 전기안전공사가 내년에 40주년을 맞는다. 제2 창사 비전을 선포했지만 하루아침에 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시스템이 필요한지 과제를 마련하기 위해 컨설팅 회사와 직원들이 합동 작업을 진행했다. 5대 분야, 10개 과제, 22개 세부과제, 28개 실행과제 등 방향을 설정했다. 2022년이 되면 완성되는 것이다. 중장기 계획의 주춧돌인 셈이다. →‘내일 경영’과 같은 맥락인가. -그렇다. 기본은 내일 경영이다. 경영 방침대로 ‘내 일(My Business)을 정말 내 일(My Work)처럼 하면 내일(Tomorrow)이 열린다’는 확신을 직원들에게 심어 줬다.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으로 있을 때 일만 했다. 행정고시 25회 출신인데 승진은 늘 선배들을 앞질렀다. 가령 5급에서 1급까지 승진할 때 17회, 10회, 11회나 앞선 기수를 뛰어넘는 인사 대상자였다. 누가 알아주길 바라지 않았고 개인 일보다 맡은 일에 최선을 다했다. 선배를 부하 직원으로 모시고 있었지만 갈등도 없었다. 뒤돌아봐도 부끄럼 없을 만큼 열심히 했다. →본인을 모델로 삼으라는 말로 들린다. -열심히 일하도록 만들고 열심히 하면 승진한다. 솔선수범하는 데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승진에서 밀리는 직원이 있었다. 정년을 앞두고 있다고 승진을 못 하라는 법은 없다. 그래서 승진을 시켰다. 내일 퇴임하더라도 끝까지 책임지고 열심히 일하면 보상이 있는 회사가 돼야 한다. 박지현 부사장도 공고를 졸업한 뒤 공사에 들어왔다. 부사장을 내부 출신으로 뽑은 것은 처음이다. 고졸로 입사해 꿈꾸지 못한 것이지만 내가 그렇게 했다. 자기 일처럼 하면 내일(Tomorrow)이 있다는 것을 보여 준 사례다. →내년 6월이면 서울 시대를 마감하고 전북 시대가 열리는데. -창립 40주년을 맞는 내년에 전북 완주 시대를 연다. 단순히 사옥을 옮기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제2창사를 선언하고 실질적으로 실천하는 해이기 때문이다. 과거와 다른 새로운 전기안전공사의 탄생을 의미한다. 새로 짓는 사옥의 콘셉트도 미래를 향해 발전하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창립 40주년을 기점으로 앞으로 50년, 100년의 미래를 향한 새로운 탄생이다. 그래서 사옥 이전 등에 힘쏟고 있다. 지금까지 안 했던 전국 직원 체육대회도 계획하고 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평생을 공직자로 살아왔다. 공직에서 얻을 수 있는 돈이나 권력은 허망한 것이고 명예만 얻고자 했다. 내가 없을 때 나를 손가락질하는 게 아니라 박수받을 수 있는 공직자가 되도록 노력해 왔다. 간부들과 해병대 캠프와 특전사 캠프에 갔을 때도 내가 앞장서서 뛰었다. 일도 하고 싶어서 하면 신나고, 신나게 하면 힘도 덜 들고 보람도 있다. 남은 시간도 열심히 해서 지금까지 해 온 실험들이 문화로 정착될 수 있도록 하겠다. 후임으로 누가 오든 쉽게 바꾸기 어려운 발전 방향으로, 큰 흐름으로 정착됐으면 한다. 정리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박철곤 사장은 ▲1952년 전북 진안 출생 ▲한양대 행정학과 ▲행시 25회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 총괄심의관, 기획관리조정관, 심사평가조정관, 규제개혁조정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차관급)
  • 개인 신용등급의 오해와 진실

    소득이 낮은 사람은 당연히 신용등급도 낮을까. 그렇지 않다. 신용등급을 결정할 때 소득 수준이나 수신정보(예금·펀드 등)는 고려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28일 신용평가업체인 코리아크레딧뷰로(KCB)에 따르면 개인 신용등급은 연체 여부(25%), 부채 수준(35%), 거래 기간(16%), 신용 형태(24%) 등에 따라 결정된다. 나이스신용평가정보도 연체 여부(40.3%), 부채 수준(23.0%), 거래 기간(10.9%), 신용 형태(35.8%) 등에 따라 신용등급을 매긴다. 연체를 적게 하고 과도한 빚을 지지 않는 게 신용등급 관리의 기본이다. 금융기관과의 거래 기간이 길고 저축은행보다는 시중은행을 이용하는 게 유리하다. 금융회사들은 대부분 두 신용평가회사의 신용등급을 동시에 활용한다. 2001년 10월 이전에는 신용조회 이력이 신용등급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금융위원회는 개인신용평가 때 신용조회 이력 정보를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신용등급을 여러 차례 조회하면 신용등급이 떨어진다는 얘기는 틀린 얘기라는 뜻이다. KCB 관계자는 “최근 3년간 신용거래가 전혀 없던 사람이 자기 신용등급을 조회할 경우에만 일부 평가에 반영한다”면서 “그 외의 사례라면 2011년 10월부터는 신용평가를 여러 차례 조회하더라도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세금이 체납된 경우엔 어떨까. 핵심은 500만원이다. 법원의 공공기록 정보가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친다. 국세·지방세·관세를 500만원 이상 체납하면 여기에 등록된다. 499만원을 체납했다면 신용등급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500만원을 체납하면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미친다. 신용등급에 ‘연좌제’는 적용되지 않는다. 남편의 신용등급이 낮더라도 부인의 신용등급은 영향을 받지 않는다. 금융기관이 대출 심사를 할 때 신용평가는 개인에 국한된다. 연체 대금을 다 갚았다고 해서 신용등급이 곧바로 오르는 건 아니다. 연체 기록은 일정 기간 보존돼 신용평가에 영향을 준다. 10만원 이상의 금액을 5영업일 이상 연체할 경우 이 정보가 금융회사에 공유된다. 90일 이상 연체했을 경우 신용정보법에 따라 상환일로부터 5년간 신용평가에 활용될 수 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美 대학생도 허리가 휜다

    다음 달부터 미국 대학의 학자금 대출 이자율이 두 배 이상 뛸 것으로 예측돼 미 대학생들의 학자금 부채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2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미 연방정부의 학자금 융자서비스인 ‘스탠퍼드론’의 이자율이 다음 달 1일부터 현행 3.4%에서 6.8%로 인상된다. 현재 미국 대학생 700만명이 스탠퍼드론을 이용하고 있고, 전체 학자금 부채 규모가 최소 1조 달러(약 1100조원)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 대학에 재학 중인 대학생들은 비싼 등록금을 충당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게 될 전망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4일부터 학자금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달래기 위해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이벤트를 벌이고 있지만 정작 의회는 학자금 이자율 동결보다는 대출기금의 손실 해소 방안을 찾는 데 관심을 쏟고 있다. 협상 시한을 2일 앞두고 의회가 현재 유력하게 논의하고 있는 방안은 학자금 대출 이자율을 10년 국채 이자율과 연동하는 ‘변동이자율’ 방안이다. 여기에는 기금 운용주체인 연방정부의 손실을 줄이겠다는 의회의 계산이 깔려 있다. 현재 하원에 제출된 이 방안이 그대로 채택되면 대출금 이자율은 4.3%에서 많게는 8.5%까지 오른다. 미국 대학교육 관련 최대 로비단체인 미국교육협의회 테리 하틀 부회장은 “지난 2년간 적용된 이율 3.4%가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2003년 25세 미국인 가운데 학자금 채무자는 25% 정도였으나 지난해에는 43%로 크게 늘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전력난·블랙아웃 우려 심층기획 우수…대안 제시·원전 구조적비리 분석 미흡”

    “전력난·블랙아웃 우려 심층기획 우수…대안 제시·원전 구조적비리 분석 미흡”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위원장 이문형 산업연구원 국제산업협력센터소장)는 26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59차 회의를 열고 ‘원전 부조리와 전력난’을 주제로 서울신문 지면을 평가하고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독자권익위원들은 서울신문이 원전가동 중단, 블랙아웃 우려 등 관련 해설·기획 기사 등을 보도하며 다른 언론사보다 비중 있게 다뤘다고 평가했다. 반면 전력난 우려에 따른 대안 제시와 다른 국가의 원전 정책에 대한 기사는 미흡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고진광(인간성 회복운동 추진협의회 대표) 위원은 “15일간 총 34건의 기사 중 원전비리 11건, 실태보도 12건, 에너지 절약 11건 등 하루 평균 2건 이상을 보도하며 균형 있게 전달했다”며 “특히 지난 5월 29일 3면에 실린 ‘잘못은 정부가 하고 국민에 으름장’ 기사는 읽는 독자의 속을 시원하게 했다”고 말했다. 김광태(온전한 커뮤니케이션 회장) 위원은 “기획 시리즈인 ‘블랙아웃 OUT 에너지 절약이 답이다’와 씨줄날줄 ‘부채 권하는 사회’, 사설, 전문가 기고 등도 시의적절했다”고 밝혔다. 박준하(이화여대 학보사 편집장) 위원도 “기획 시리즈를 통해 절전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이 인상적이었으며, 표와 그래픽을 이용한 시각적 효과도 좋았고 감정에 치우져 보도하지 않은 것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위원들은 다만 원전비리와 관련된 구조적 문제점 등 독자들의 궁금증 대응에는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청수(연세대 행정대학원 겸임교수) 위원은 “원전 비리 관련 보도에 치우치다 보니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어떤 역할을 하며 책임을 다했는지에 대한 심층보도는 아쉬웠다”며 “전력난에 따른 순환단전에 들어갈 경우 어떤 상황이 발생하는지 독자들에게 자세하게 알려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김형진(변호사) 위원은 “독일의 경우 장기적으로 원전 중단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국내도 원전 반대 목소리가 높은 만큼 대안을 제시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사설에서도 ‘원전 마피아’ 집단이 문제라고 했지만 구체적인 지적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권성자(책 만들며 크는 학교 대표) 위원도 “원전비리 관련 연결고리가 복잡해 독자들에게는 어렵게 다가오는데, 독자가 흐름을 알고 감시 기능을 가질 수 있도록 쉬운 보도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원전 부조리 및 전력난과 관련한 보도에 대해 이 위원장은 “전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원전과 송전탑 건립 등은 불가피하지만 접점을 찾지 못하고 갈등을 빚고 있다”며 “사회적 합의 도출을 비롯해 전기요금, 전력난 대비 정책 등 공감대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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