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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소비 트렌드는 S·E·N·S·E

    요즘 소비 트렌드는 S·E·N·S·E

    ‘소비시장의 신조류는 센스(S·E·N·S·E).’ 대한상공회의소는 6일 ‘소비 패턴 변화와 기업의 대응 연구’라는 보고서에서 “불황의 장기화와 인구구조 및 사회문화의 변화 등으로 소비지형도가 달라지고 있다”면서 이런 신조류에 기업들의 유연한 대응을 요구했다. 센스는 ‘불필요한 지출통제’(Save & control), ‘여성의 감성소비’(Emotional female power), ‘치유받고픈 마음’(Need to heal), ‘아이들에게 아낌없는 투자’(Spare no money on kids), ‘체험 갈망’(Enjoy experience)의 영문 머리글자를 딴 것이라고 했다. 보고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제가 다시 어려워지면서 가계부채·노후·고용 불안 등으로 소비자들이 충동구매나 불필요한 지출을 억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른 소비자의 평판 중시’, ‘유행은 우선순위에서 제외’, ‘술자리를 줄이고 가족중심 소비는 증가’ 등 최근 일본인들의 소비 가치관 변화도 예를 들었다. 소비의 또 다른 패턴은 ‘여심(女心)을 훔쳐라’로 요약된다. 가구의 94%, 여행상품의 92%, 전자제품의 61%, 자동차의 80%, 주택의 91%가 여성 소비자에 의해 구매가 결정된다는 학계 보고를 인용했다. 또 힐링 상품이 명상, 요가, 스파 등에서 벗어나 식품, 화장품, 가구, 패션, 의료 등 광범위한 부문에 걸쳐 출시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보고서는 1990년대에 젊은 시절을 보냈던 ‘X세대’들이 자녀의 소비생활에 지대한 영향력을 쏟고 있다고 분석했다. 컴퓨터가 TV보다 익숙한 현재 신세대는 스마트폰·PC·카메라 등 정보기술(IT) 분야를 ‘키즈 시장’으로 형성하고 있는데, 그 규모가 전세계적으로 2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색다른 체험활동을 통해 자기계발을 추구하는 교육관광 콘텐츠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박종갑 대한상의 상무는 “물건을 팔기 위해서는 품질, 스토리, 이미지뿐만 아니라 소비 맥락과 고객이 처한 상황까지 총체적으로 관리하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풍산화동양행, 십이간지 기념메달 15일까지 선착순 판매

    풍산화동양행, 십이간지 기념메달 15일까지 선착순 판매

    내년 말의 해를 맞아 십이간지 기념 메달이 출시됐다. 풍산화동양행은 6일 한국조폐공사가 제조 발매한 십이간지 기념 메달을 15일까지 선착순 예약 판매한다고 밝혔다.풍산화동양행은 기념메달은 자유와 행복을 향해 푸른 말처럼 힘차게 도약하길 바라는 염원을 담아 제작됐다고 밝혔다. 풍산화동양행이 선보인 기념 메달은 2014년 갑오년(甲午年)을 맞이해 말의 모습과 말을 뜻하는 12지의 한문 ‘午’를 새겼다. 부채꼴 십이간지 금·은메달 2종 세트는 1000개 한정으로 234만3000원, 부채꼴 십이간지 은메달은 2000개 한정으로 11만원, 십이간지 대형 은메달은 1000개 한정으로 50만6000원, 그리고 팔각형 캘린더 메달은 2000개 한정으로 16만5000원에 각각 판매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슈&논쟁] 자사고 신입생 면접 선발권 부여

    [이슈&논쟁] 자사고 신입생 면접 선발권 부여

    교육부가 지난달 28일 자율형사립고(자사고)에 신입생 면접 선발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은 ‘일반고 교육 역량 강화 방안’을 확정, 발표한 이후 교육 현장에서 논란이 심해지고 있다. 자사고의 학생 선발권 강화에 반대하는 측은 1.5배 추첨으로 학생을 선발한 뒤 면접을 볼 수 있게 하는 확정안이 우수학생 쏠림 현상을 부채질하고 일반고 슬럼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한다. 교육부가 지난 8월 시안에서 자사고의 신입생 선발권을 폐지했다가 자사고와 학부모 측의 반발에 밀려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교육부의 확정안에 찬성하는 측은 사립학교의 자율성과 특수성을 감안할 때 자사고에 학생 선발권을 제한적이나마 보장해 주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고 자사고 때문에 일반고의 위기가 심해진다는 주장은 과장됐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서울 강북구 영훈고등학교 황영남 교장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김학한 정책기획국장에게서 교육부 확정안에 대한 찬반 입장을 들어봤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일러스트 길종만 기자 kjman@seoul$co$kr [贊]황영남 영훈고 교장 “일반고 위기 자사고 탓하는 건 과장…학생과 학부모의 선택권 확대해줘야” 교육부가 지난달 28일 일반고 교육 역량 강화 방안을 확정·발표한 후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의 학생선발방식을 놓고 논란이 뜨겁다. 지금까지 자사고의 신입생 선발에서는 중학교 성적 상위 50%로 제한선이 존재했지만 2015학년도부터는 1단계 1.5배수 추첨과 2단계 창의인성면접을 통해 성적 중심에서 벗어난 선발을 하겠다는 것이다. 확정안을 비판하는 쪽은 지난 8월 발표했던 교육부의 시안 내용에서 크게 후퇴했다는 점을 지적한다. 당시 교육부는 자사고의 선발권을 없애고 중학생 누구나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시안에서 후퇴한 확정안이 면접 선발권을 보장한 것이어서 자사고가 우수학생을 독점해 일반고의 위기를 부추기는 현실을 타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립학교의 건학 이념에 따른 학생선발권을 제한적이나마 보장해 주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고 자사고 때문에 일반고의 위기가 왔다는 주장은 과장된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2013학년도 자사고의 평균 경쟁률은 1.35대1에 불과했다. 1.5배수를 넘긴 학교보다 미달인 학교가 훨씬 많았던 현실에 비춰볼 때 자사고 선호도가 급격히 높아지고 우수 학생이 몰릴 것이라는 주장은 기우(杞憂)라고 본다. 오히려 자사고가 현행처럼 차별화된 교육 성과를 보이지 못하거나 대학입시에서 내신 상대평가가 그대로 유지되면 교육과정의 자율성도 일반고와 동일해지기 때문에 결코 자사고에 유리한 환경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사립학교의 자율성과 특수성은 학생 선발과 교직원 임용, 교육과정 편성·운영, 등록금 책정 등에서 구현되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여건이 되는 사립학교에 이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이 타당한 정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전체 고교생의 2.6%에 불과한 자사고를 3.5%인 특목고나 17.1%인 특성화고, 5.3%인 자율형공립고에 비해 일반고 위기를 초래한 주범으로 간주하는 것도 근거가 부족하다. 일반고 위기의 원인은 다양하게 중첩돼 있기 때문에 오히려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정책들이 필요하다. 일반고의 실질적인 자율화 보장, 안정적인 행·재정적 지원, 학생·학부모가 원하는 교육서비스 제공, 지속적인 교육혁신의 유도 등이 일반고 위기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일반고의 다양성과 책무성을 신장하기 위해 학교경영 성과와 관련한 협약을 체결하는 것도 한 방안이다. 이렇게 해서 다양하고 특색 있는 일반고를 육성하고 학생·학부모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록 자사고의 신입생 선발을 둘러싸고 찬반 의견이 분분하지만 일반고의 교육여건 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조치들에 대한 평가는 매우 긍정적이다. 교육부가 제시한 주요 추진과제는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자율화와 다양화, 진로직업교육 확대, 행정·재정적 지원 확대 등이다. 이 가운데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자율화·다양화 조치는 학교 현장의 변화를 가장 크게 가져올 수 있는 내용이다. 학교의 본질적인 변화는 교육과정에서 시작되고 마무리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교교육의 목표에 맞춰 교육과정 편성·운영이 이뤄지고, 이에 따라 교육활동의 중점이 달라지며 학교의 특성화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학교별 교육과정의 필수이수 단위를 축소하고 과목별 이수단위 증감을 확대한 것은 단위학교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실질적으로 확보토록 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특히 고1 단계부터 진로집중과정 개설을 권장해 학교별로 특성화된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할 수 있게 하고, 학생·학부모의 선택권 보장을 확대한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다. 이제는 일반고에서도 특성화된 교육과정 개설을 홍보하고, 학생·학부모의 선택을 위한 경쟁적인 노력을 할 때가 온 것이다. 그동안 전국 어디를 가나 비슷한 교육과정과 획일적인 내용을 학습함으로써 지식정보화사회에 필요한 창의적 소양과 다양한 역량을 기르는 데 한계가 많았기 때문에 이번 조치에 대한 기대가 더욱 크다. [反]김학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책기획국장 “자사고 생긴 뒤 일반고 분위기 악화…돈 없는 서민은 3류 학교 다니란 말” ‘양 머리를 내걸어 놓고 개고기를 파는’ 격이다. 지난달 28일 최종 발표된 교육부의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은 명칭과는 정반대로 내용은 자율형사립고(자사고) 강화 방안이었다. ‘국민 여러분, 일반고 방안을 기대했는데 자사고 강화 방안이 나와서 많이 놀라셨지요~’라는 개그가 나올 판이다. 올해 3월부터 국제중학교, 자사고의 비리 문제가 잇달아 터져 나오면서 그동안 자사고와 특목고에 가려져 드러나지 않았던 일반고 문제가 조명되기 시작했다. 국민 대다수의 자녀들이 다니는 일반학교가 교육이 이뤄지기 어려울 정도로 황폐화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충격은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일반고 황폐화의 원인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전국적으로 49개교, 서울에 25개교나 설립된 자사고가 지목되었다. 자사고가 특목고와 함께 중학교 성적 상위권 학생들을 대부분 선발해 가면서 일반고에서는 성적 하위권 학생의 비율이 대폭 증가하고 이에 따라 학습 분위기가 급격하게 악화된 것이다. 일반고의 위기가 공론화되자 교육부는 부랴부랴 일반고 교육 역량 강화 방안을 내놓았다. 일반고의 위기가 자사고로 촉발된 만큼 자사고와 특목고에 대한 대책이 핵심적인 내용일 수밖에 없었다. 교육부도 이러한 상황을 알았기 때문에 지난 8월 발표한 시안에서는 중학교 성적 상위 50%로 제한했던 자사고 지원 자격을 폐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사실 이 방안도 일반고 강화 방안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었다. 왜냐하면 비싼 학비 때문에 서민층은 자사고에 지원하지 않지만, 부유층 자녀들은 사교육까지 받으면서 중학교 성적이 대부분 50% 이내에 속하기 때문이다. 2013년 자사고에 진학한 학생들의 중학교 성적을 분석해 보면 대부분 상위 20% 이내의 성적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는 성적제한 폐지의 실효성이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육부의 시안이 이같이 함량 미달임에도 자사고 관계자와 학부모들은 토론회장을 모두 점거하는 등 격렬히 반대했다. 교육부는 이러한 공청회 파행 상태에 대해 엄정하게 대처하기보다는 거꾸로 자사고의 입장을 대폭 수용한 최종안을 내놓는 것으로 응답했다. 최종안은 1단계에서 성적 제한 없이 입학 정원의 1.5배를 뽑고, 2단계에서 면접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도록 했다. 이렇게 되면 입학정원이 100명인 자사고는 150명을 추첨으로 선발하고 그중에서 상위권 학생 100명을 뽑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결국 자사고에 학생선발권을 부여함으로써 자사고의 입지는 더욱 강화되었고, 이에 비례하여 일반고의 위기는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런데도 교육부는 이것을 버젓이 일반고 강화 방안으로 발표했다. 교육부가 국민들을 완전히 졸(卒)로 보고 기만하는 것이거나,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을 교육부 관료들만 모르는 척하는 것이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우리 헌법은 국민의 균등한 교육적 권리를 보장할 책무를 정부에 부여하고 있음에도 교육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자사고를 49개로 늘려 놓더니 박근혜 정부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사고의 숙원이었던 학생선발권까지 도입했다. 이렇게 자사고 체제가 안정화되면서 몇 년이 지나면 부유층과 서민층의 학교로 나뉘는 학교의 계급화가 본격화될 것이다. 학비 1000만원이 넘는 자사고와 특목고가 명문대 진학을 독점하면서 입시 명문고로 자리를 잡고, 서민 자녀들은 3류 학교로 낙인찍힌 학교에 다니게 될 것이다. 이것은 우리 헌법이 꿈꾸는 학교의 모습이 아니며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의 공교육 체제일 수 없다. 그렇다면 이러한 공교육의 비극을 막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먼저 교육부의 기만적인 자사고 강화 방안을 당장 폐기해야 한다. 그리고 특정 계층의 집단이기주의에 근거한 탐욕의 학교제도를 시행할 게 아니라, 모든 아이들이 각자의 능력과 개성에 따라 성장하고 발달할 수 있도록 학교제도와 대입제도를 서둘러 개편해야 한다.
  • 예술이 ‘鐵鐵’… 문래동의 변신

    이곳엔 1930년대 크고 작은 방적공장이 생겨났다. 그래서일까. 문래동 이름은 방적기계의 순우리말인 ‘물레’에서 따왔다고도 한다. 1960년대 말 청계천에서 철공소가 하나 둘 옮겨오며 골목을 바꿔놓기 시작했다. 1970~80년대엔 철강재 판매 1번지로 통했다. 기계소리와 쇳소리가 잦아든 것은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이후다. 대형 철공소들이 떠나갔다. 아파트가 주변을 둘러쌌다. 여전히 철공소가 1300개를 웃돌았지만 곳곳에 빈 공간이 생겨났다. 슬럼화가 진행됐다. 생기를 되찾은 것은 2000년대 들어 젊은 예술가들이 몰려들면서부터다. 홍대와 신촌 등에서 활동하던 이들은 치솟는 임대료를 피해 문래동으로 들어왔다. 철공 장인들과 예술가들의 공존은 이렇게 출발했다. 영등포구가 오는 9일 문래예술창작촌에서 ‘철부지(鐵阜地)의 날’을 선포한다. 문래동이 철공소 산업과 문화 예술이 조화롭게 숨쉬는 ‘철의 땅’이라는 것을 널리 알리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망치와 개미’, ‘기린:수호신’, ‘장도리 벤치’ 등 문래동 곳곳에 새로 설치된 예술조형작품 10개에 대한 제막식도 곁들인다. ‘철부지의 날’은 영등포문화원과 문화예술단체 보노보C 주관 행사로 서울시 자치구 동네관광상품 프로그램에 선정된 사업이다. 선포식에 앞서 다듬이연주, 화관무, 진도북놀이, 부채춤, 신민요 등 전통 문화 공연을 열어 분위기를 돋운다. 선포식 뒤에는 곳곳을 돌며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철부지 투어가 진행된다. 문래예술공장에서는 변사의 구슬프면서도 맛깔스러운 설명과 함께 1970년대 문래동 철공소 이야기를 영상으로 담은 공연 ‘그 시절, 그 쇼’가 펼쳐진다. 조길형 구청장은 “철부지의 날을 철공소 장인과 예술가를 위한 화합과 소통의 행사이자 지역 대표 관광상품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현대·한라 등 13개 대기업 내년부터 은행관리 받는다

    현대·한라 등 13개 대기업 내년부터 은행관리 받는다

    내년부터 현대, 한라, 현대산업개발 등 13개 대기업집단이 추가로 은행권 채권단의 재무구조 평가를 받게 된다. 부실 징후 기업에 대한 사전 감시도 강화된다. 지금까지 회사채, 기업어음(CP) 등 시장성 차입금이 많은 기업집단은 은행권의 규제 밖에 놓여 있었다. 하지만 웅진, STX, 동양 등 대기업의 붕괴를 계기로 정부가 2001년 이후 12년 만에 주채무계열 편입기준을 바꿔 부실 우려가 있는 기업집단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재무구조개선 약정체결 대상 기업집단의 기준을 강화해 약정을 맺을 가능성이 높은 기업집단을 ‘관리대상’ 계열(가칭)로 분류해 별도 관리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5일 이런 내용의 ‘기업 부실 사전방지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 내년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한 기업집단이 금융기관(은행, 보험사, 카드·리스사)으로부터 빌린 돈(신용공여액)이 금융기관의 전체 신용공여액의 ‘0.1% 이상’(1000분의1 이상)이어야 주채무계열로 선정됐다. 내년부터는 이런 신용공여액 기준이 ‘0.075% 이상’(10만분의75 이상)으로 강화된다. 올해를 기준으로 보면 신용공여액 기준선이 기존 1조 6130억원에서 1조 2110억원으로 4020억원이 낮아지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올해 30개였던 주채무계열 대상 기업집단이 내년부터 43개로 늘어나게 된다. 이와 함께 시장성 차입금이 많아 주채무계열이 아닌 대기업집단에 대해서는 시장성 차입금 규모를 공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현재 ‘정상’ 계열과 ‘약정체결’ 계열의 2단계였던 주 채무계열 재무구조 평가 분류를 세분화한다. 약정체결 계열에는 속하지 않지만 부실 우려가 큰 대기업집단을 ‘관리대상’ 계열로 따로 선정해 수시로 재무구조 평가 등을 하기로 했다. 지난해 4월 재무구조 평가에서 정상 계열로 분류됐던 웅진그룹이 같은 해 9월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제도에 허점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김용범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관리 대상 계열은 3개 정도가 선정될 것”이라면서 “현재 기준으로 보면 재무구조개선 약정 대상에서 간신히 벗어난 기업이 대상”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한진, 두산 등이 관리대상 계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약정체결 대상도 확대된다. 기준 점수가 되는 부채비율 구간을 현행 5구간에서 8구간으로 세분화해 평가의 정밀성을 기하기로 했다. STX그룹의 경우 2011년 말 부채비율이 295%로 300% 미만이라 기준점수가 60점이었지만 바뀐 기준에 따르면 65점이 된다. 그만큼 약정체결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약정체결을 거부한 기업에 대한 제재도 강화된다. 대기업집단이 재무구조 개선 약정체결을 거부하면 이 사실을 수시 공시하고 계열 기업의 회사채 발생 공시에 ‘핵심 투자위험 알림문’을 포함시켜 압박하기로 했다. 2010년 현대그룹이 채권단과의 약정체결을 거부했지만 별다른 제재를 할 수 없었다.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이행하지 못하면 경영진 교체 권고, 금리 인상 등 제재를 하기로 했다. 김기한 금융위 구조조정지원팀장은 “이번 주채무계열 제도 개선으로 기업 부실이 은행 부실로 이어지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고 시장성 차입금도 은행권에서 간접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CP나 회사채 투자자들이 채권단에서 여전히 빠져 있어 은행들에 기업 부실 책임이 집중되는 점 등에 대해서는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기웅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장은 “주채무계열 대상 확대는 바람직하지만 개인투자자의 CP 투자에 대한 보호장치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삼성 계열사 사업구조재편 급물살

    삼성 계열사 사업구조재편 급물살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사업구조 재편을 위해 합종연횡을 본격화하고 있다. 계열사별로 겹치는 사업 분야를 다른 계열사에 매각하는가 하면 연관성 낮은 사업은 과감하게 매각이나 분할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삼성에버랜드는 4일 오전 이사회를 열어 급식과 식자재 사업 분야를 ‘삼성웰스토리(가칭)’로 분할해 식음 전문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삼성에버랜드가 소유한 건물 관리사업 전체를 4800억원에 보안기업인 에스원에 양도하기로 했다. 삼성에버랜드는 크게 급식과 식재료 유통 사업을 담당하는 FC(Food Culture) 부문과 건축·조경·빌딩자산관리 사업을 운영하는 E&A(Engineering&Asset) 부문, 에버랜드와 골프사업 등을 관리하는 레저부문 등 3개로 나뉜다. 지난해 삼성에버랜드 매출액은 3조 36억원. 이 중 FC사업부 매출이 1조 2742억원으로 42.4%, 건물관리사업의 매출은 3011억원으로 약 10%를 차지한다. 결국 이번 결정은 에버랜드 전체 매출의 52%가 넘는 규모의 회사를 떼어내고 팔어버리는 빅 딜(Big Deal)이다. 오는 29일 주주총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승인을 얻으면 FC부문은 급식 사업과 식자재 유통사업을 담당할 독립법인으로, 건물관리사업의 자산과 인력 등이 모두 에스원으로 이관된다. 삼성에버랜드는 급식 및 식자재사업 등을 분리하기로 한 것은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매출이 난다고 건설이나 레저와는 성격이 다른 사업과 묶어 두면 신속한 의사결정 등을 방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또 제일모직 패션사업 인수로 에버랜드의 사업영역이 더 넓어지기 때문에 전체 사업구조를 재편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반면 건물관리 사업을 에스원에 양도하기로 한 이유는 투자 여력 확보 차원이라는 해석이다. 에버랜드는 최근 제일모직에서 패션사업을 1조 500억원을 들여 인수한 데다 삼성전자, 삼성물산과 함께 설립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사업을 본격화하는 단계라 더 많은 투자여력을 확보해 둘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가 에스원에 큰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본다. 업계 관계자는 “에스원은 부채비율이 40% 안팎으로 현금 유동성 면에서 단단한 회사지만 그동안 별다른 신사업이 없었다”면서 “건물 관리 사업 양수는 기존의 보안과 건물 스마트그리드 사업 등과 결합해 회사를 성장시키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삼성에버랜드의 사업구조 개편은 그 자체로 이슈다. 에버랜드가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은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로 되어 있어 삼성에버랜드의 변화는 그룹의 변화는 물론 승계 구도 등과도 연관될 수 있다. 이미 증권가 등에서는 에버랜드에서 떨어져 나가는 FC 부문이 결국 이부진 사장이 담당하는 호텔신라로 넘어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를 증명하듯 이날 7.6% 상승한 에스원 주가와 함께 호텔신라의 주가도 덩달아 4.3%까지 오르며 장을 마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현대·한진·동부 등 부실 우려”

    현대, 한진, 두산, 동부그룹 등이 높은 연결부채비율 때문에 부실화될 우려가 있어 선제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민단체 경제개혁연구소(소장 김우찬 고려대 교수)는 총자산 5조원 이상인 40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지난해 말 부채비율을 분석한 결과 9개 그룹의 연결부채비율이 300%가 넘었다고 밝혔다. 현재 워크아웃 중이거나 법정관리 등이 진행되고 있는 금호아시아나, STX, 웅진, 동양그룹은 제외했다. 재무구조가 안 좋은 회사일수록 단순부채비율과 연결부채비율 간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분석대상 가운데 연결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현대그룹으로 897.4%로 나타났다. 한진(678.4%), 두산(405.4%), 동부(397.5%) 등이 뒤를 이었으며 한국가스공사(389.6%), 이랜드(369.9%), 부영(326.5%), 효성(311.5%), 한국GM(307.4%)도 연결부채비율이 300%를 넘었다. 이 가운데 한국가스공사는 공기업이고 한국GM은 차입금의 대부분을 미국 본사 등으로부터 조달해 당장 큰 문제가 될 소지가 없는 것으로 경제개혁연구소는 분석했다. 부영은 주택임대사업 특성상 부채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수정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원은 “연결부채비율이 300% 초과하는 9개 그룹 중 7개 그룹의 재무구조가 2010년보다 악화됐다”면서 “특히 연결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인 현대, 한진, 두산, 동부 등 상위 4개 그룹의 경우 재무 건전성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선제적 구조조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데스크 시각] 무엇을 향해 왜 분노하는가/박찬구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 무엇을 향해 왜 분노하는가/박찬구 사회부장

    지난 3일은 제84주년 학생독립운동기념일이었다. 일제 강점기인 1929년 11월 광주(光州)에서 시작된 항일 학생독립운동의 정신을 기리는 날이다. 광주학생독립운동은 전국으로 확산돼 3·1운동 이후 최대 규모의 대중적 항일운동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군사정부와 유신시대에 정권의 홀대를 받아 폐지되기도 했지만, 민주화 정부 당시인 2006년 현재의 이름으로 부활했다. 역사적 의미에도 불구하고 이날을 기념하는 행사가 광주를 비롯해 일부 시도교육청과 학교에서 조촐하게 열렸을 뿐이라고 하니, 일본의 역사왜곡이 기승을 부리는 마당에 씁쓸한 일이다. 위로부터의 기념식은 초라했지만, 젊은 학생들의 집회와 시위는 이날도 이어졌다.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을 규탄하고 정보기관의 정치적 중립과 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였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청소년 단체와 대안학교 학생들이 ‘민주주의를 지키고 민주주의가 살아 있는 사회를 만들어’ 학생독립운동의 정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지역별, 대학별 시국선언도 연일 끊이지 않고 있다. 84년 전 제국주의 일본을 향했던 분노가 무소불위한 정보기관의 반(反)헌법적 행태를 겨냥하고 있는 셈이다. 비단 항일 독립운동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오랜 민주화 투쟁사에는 젊은 학생들의 행동과 희생이 따랐다. 평화적인 정권교체와 민주화 정부 10년을 경험하고도 여전히 학생들에게 사회 변혁의 부채를 안겨야 하는 현실은 모순되고 가혹한 일이다. 일부에서는 대학가의 정치편향과 이념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국가 기관이 지난 대선 기간에 저지른 사안의 흑백은 명확하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 주권재민(主權在民)의 가치를 훼손하고, 유권자의 표심(票心)과 여론을 우롱한 범죄행위에 다름 아니다. 일부 직원의 일탈이라고 항변하지만, 조직적이고 반복된 범법 행위가 개인적인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해명은 우리나라 정보기관의 음습한 과거 이력과 상명하복의 조직 특성을 생각할 때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를 두고 정치 공세니, 대선 불복이니 하며 정치적으로 규정하려는 시도 또한 본질을 희석시키려는 행태라 할 수 있다. 헌법 정신이 유린당하고, 민주주의의 근간이 붕괴될 처지에 정파의 이익과 정치의 유불리를 따질 일은 더더욱 아니다. 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여권은 검찰 수사를 지켜보겠다는 지극히 원론적이고 제3자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국가 정보기관의 근본적인 개혁과 인사조치를 비롯한 선제적이고 실천적인 행동을 보이는 게 옳다. 단순히 재발방지의 차원을 넘어, 권력기관이 본연의 임무에만 충실할 수 있도록 균형과 견제 장치를 마련함이 당연하다고 본다. 그것이 소모적이고 작위적인 정쟁을 차단하고, 정치권이나 국민 모두가 더 큰 불행과 비극에 휩싸이지 않게 하는 처방이 될 것이다. 대입 수학능력시험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수험생들에겐 사회로 향하는 첫 번째 고비가 될 관문이다. 격려를 보내면서도, 한편으로는 안쓰럽고 미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수능의 모범답안과는 달리 그들이 뛰어들 대학과 사회가 원칙과 정의, 상식에 항상 부합하지는 않기 때문일 터다. 바람이라면, 무엇을 향해 왜 분노해야 하는지 그 ‘시선’을 공유하고 싶을 따름이다. ckpark@seoul.co.kr
  • [지방시대] 지방재정 확충과 건전성 강화/이성근 영남대 지역 및 복지행정학과 교수

    [지방시대] 지방재정 확충과 건전성 강화/이성근 영남대 지역 및 복지행정학과 교수

    지방재정은 지역경제, 지역개발과 함께 지역선순환구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지방자치 발전과 지방주도의 지역발전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다. 현행 지방재정은 지방교부세와 국고보조금 형태의 이전재원 비중이 42%로 높고, 재정지출은 지방이 국가 전체 재정의 60%를 집행함으로써 세입·세출의 구조적 불균형과 불확실성, 특별지방행정기관과의 유사중복 등 비효율성의 문제가 있다. 이는 지방정부가 주민보다 중앙정부만 바라보게 만들어 지역맞춤형 지방자치를 어렵게 하는 원인이다. 따라서 국가와 지방의 기능, 재정에 대한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필요하다. 이번 정부의 지방재정 개혁의 방향은 국가와 지방의 역할 재정립과 재정 배분방식, 특히 지방자치의 궁극적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사무와 재정배분, 국정 통합차원에서 국정지표의 지방적 실천과제에 대한 우선적 재정배분, 지방재정의 건전성 강화로 설정돼야 한다. 무엇보다 지방재정 개혁의 핵심은 지역주민과 지역수요 중심이 돼야 한다. 첫째, 국가와 지방의 역할 재정립과 재정배분은 먼저 큰 틀에서 기능 배분한 뒤 세부적 기준에 따라 사무 및 재정 배분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리처드 머스그레이브는 전통적으로 재정의 기능을 자원배분, 경제안정화, 소득재배분 기능으로 구분하고 전자는 지방이, 후자 두 개는 국가가 효율적이라고 했다. 두 번째는 지방자치의 궁극적 목표인 지역순환형 자립발전을 위한 부문과 이를 지속화할 수 있는 지역역량 강화 부문에 사무와 재정배분을 하도록 한다. 특히 지역역량은 자치역량과 정책역량, 지역사회(주민) 역량으로 구분할 수 있다. 세 번째는 국정통합차원에서 국정지표의 지방적 실현을 위해 중앙과 지방 간에 지역협정과 성과계약방식이 도입되고 포괄보조금제도가 확대돼야 한다. 현대는 행복추구, 융합, 접속(공유), 협력의 시대로 정의된다. 이는 국정지표인 국민행복, 창조경제, 문화융성과 정합하고 정부 3.0의 이념인 공유, 소통, 협업과 부합한다. 무엇보다 정부 초기에 주민행복을 위한 소통과 공유의 생활자치,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지역융합산업 육성과 지역문화진흥, 광역화와 과소화에 대응한 지역협업 분야에 중앙과 지방 간 지역협정과 성과계약방식의 재정운용 방식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지방재정의 건전성 강화로 거시적으로는 지역경제진흥이 중요하다. 미시적으로는 지방재정 운용관리 측면의 제도적·실천적 노력이 요구된다. 올해 한 연구에서 지방재정의 건전성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지표는 채무, 세출, 운용, 세입 순으로 조사됐다. 앞으로 지자체의 부채 공개와 재정위기 자치단체 지정제도의 적극적 운영이 필요하다. 또한 지방투융자사업의 사전·사후 타당성 검토 강화와 이를 위한 전문기관의 지정·운영과 함께 청사신축, 지역축제 등 사업에 대해서는 원가정보와 입찰·계약의 전 과정 정보를 공개하도록 한다. 아울러 국고보조사업의 모니터링과 성과평가체계 강화가 요구된다. 무엇보다 이번에 출범한 대통령 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에서는 주민행복과 지역역량, 융합산업화와 협업화, 지방의 자율과 책임성 강화를 위한 지방재정의 기본 틀 마련이 우선적 과제가 돼야 한다.
  • [사설] 여야, 이제 민생 경제법안 신속히 처리해야

    여야는 어제 포스트 국감을 맞아 민생살리기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민생 경제활성화 법안과 새해 예산안 처리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에서 “남은 정기국회 회기에 여야 간 허심탄회한 대화와 타협을 통해 민생법안, 경제활성화, 일자리창출에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도 “경제와 민생 살리기를 위한 의정 활동에 매진할 것”이라면서 “여야가 민생을 살리는 선의의 경쟁을 제대로 해보자는 제안을 드린다”고 선언했다. 두 대표의 다짐이 빈말이 되지 않길 기대한다. 과연 민생살리기를 위한 선의의 경쟁의 장(場)이 제대로 열릴지 걱정되기도 한다. 여야는 민생과 경제를 강조하면서도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어서다. 민주당은 국가기관의 선거개입 의혹을 계속 쟁점화하는 등 민주주의 회복 공세와 민생 살리기 투트랙 전략을 펼 모양이다. 새누리당은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카드로 맞불을 놓을 태세여서 당분간 정쟁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은 이번 국감의 최대 이슈가 되면서 ‘정쟁국감’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대선 개입 논란은 검찰 수사와 사법부의 판단에 따라 엄정히 처리해야 할 사안이다. 국회는 한 달 남짓 남은 정기국회 기간만이라도 정쟁을 훌훌 털고 법안 처리와 예산안 심사에 진력하기 바란다. 그것이 생산적이고 상생국회를 실행으로 옮기는 길이다. 정부와 새누리당이 어제 주택 취득세 영구인하 적용 시점에 대해 합의한 것은 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이다. 대안의 하나로 제시됐던 지방세법 개정안 상임위 통과일이나 내년 1월 1일 대신 전·월세대책을 발표한 8월 28일로 정하면서 지자체의 취득세 세수 감소 규모는 커지게 된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지방세수 감소액을 중앙정부가 100% 보전하지 않으면 취득세 인하안에 합의할 수 없다는 주장도 한다. 정부는 지방세수 부족에 따른 부담을 고려해 난색을 표해 왔으나 여당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도 취득세 인하 취지에 원칙적으로 동의하고 있는 만큼 지방세법 개정안 처리에 적극 협조하는 것이 온당하다고 본다. 국회에는 외국인투자촉진법과 다주택자 중과세 폐지 등을 위한 소득세법 등 민생 및 경제활성화를 위한 102개의 법안이 계류 중이다. 일부 핵심 법안은 여야의 입장 차이로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되면 금리 상승으로 가계부채 대란과 금융시스템의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음도 있다. 국회는 법안 처리가 늦어질수록 국민들이 받는 고통은 더 커진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처리에 속도를 내야 한다. 국민의 아픔을 보듬어 주는 게 국회의 본령 아닌가.
  • 몰매에도 꼼짝않는 ‘공기업 방만경영’

    몰매에도 꼼짝않는 ‘공기업 방만경영’

    공기업, 준정부기관, 기타공공기관 등 각종 형태의 공공기관 가운데 지난 4년간 대졸 초임이 가장 많이 오르고 초임 수준도 가장 높은 곳은 공기업들이다. 공기업들은 고용 승계나 학자금 무한 지원 등으로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몰매를 맞았다. 정부도 인건비나 복리후생비를 방만하게 지출하는 곳에 대해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순한 관리 강화가 아니라 심도 있는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3일 공공기관 알리오(경영정보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공기업의 대졸 사무직 평균 초임은 2009년 2588만 7000원에서 올해 3144만 1000원으로 21.5% 증가했다. 준정부기관과 기타공공기관의 올해 초임은 4년 전보다 각각 19.5%와 20.1% 증가한 3043만 8000원과 2961만 1000원이었다. 올해 대졸 초임이 3000만원을 넘는 공기업의 전체 비중은 58.5%로 준정부기관(44.6%), 기타공공기관(44.9%)을 앞섰다. 공기업들이 높은 부채 비율 등 악화되는 경영지표에도 불구하고 직원에 대한 임금과 각종 혜택을 늘리고 있다. 이는 나중에 국민 부담으로 귀결될 수 있다. 이번 국감에서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공기업의 각종 방만경영 사례가 도마에 올랐다. 한국철도공사 등 5곳은 직원 가족에게 채용 혜택을 줘 총 22명을 선발했다. 한국전력공사는 최근 3년간 직원 복지에 성과급을 포함해 1조 895억원을 지급했고 직원 자녀들에게 한도 없이 장학금을 펑펑 써댔다. 한국거래소는 연봉 1억 3000만원이 넘는 부부장급 이상 직원 117명 중 중간관리자나 일반 직원도 할 수 있는 일반 업무를 맡고 있는 사람이 56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로공사는 부채에 대한 이자가 하루 32억원에 이르지만 4년간 직원 성과급으로 2389억원을 지급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최근 4년간 부채가 3조원에서 14조원으로 늘었지만 기관장 연봉은 2억 6000만원으로 42%나 인상했다. 한국석유공사와 한국전력은 중간관리자급도 해외출장 때 항공기 비즈니스 좌석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정부의 예산편성 지침 위반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주로 공기업에 대한 과도한 보수가 비판을 받는 만큼 향후 예산편성 및 인사 운영 지침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공기업의 막대한 부채가 4대강 사업 및 보금자리 주택 사업 등 정치적 결정에 따라 생긴 것임을 감안할 때 공기업을 경영 차원에서 독립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포스코가 성공한 것이 박정희 전 대통령이 공무원들이 손을 못 대게 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기업 스스로 시대에 따라 자신의 역할을 개척해야 한다”면서 “외환위기 때 국가 부실자산을 처분하던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역할이 사라지자 가계 부실과 신용불량자 관리로 설립 목적을 바꾼 것이 좋은 예”라고 전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공기관의 문제는 곧 정부의 문제인데 모든 부실이 마치 공기업만의 책임인 것처럼 미루는 경향이 있다”면서 “정부와 공공기관이 책임을 서로 떠넘기지 못하도록 공공기관마다 정부 관할 부처를 명확히 하고 경영평가도 부처별로 발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친박 당권경쟁… 암중 모색… 신당 창당… 정치권 지각변동 시작

    친박 당권경쟁… 암중 모색… 신당 창당… 정치권 지각변동 시작

    국정감사가 끝나자마자 정치권이 지형 변동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권에서는 특히 지방선거와 내년 전당대회를 겨냥한 중진들의 움직임이 부쩍 활발해지고 있다. 친박(친박근혜)계 주류의 새로운 모임인 ‘국가경쟁력강화모임’(가칭)이 이달 중 출범한다. 충청권에서는 다음 달 김종필 전 총리의 아호를 딴 ‘운정회’의 공식 출범이 예정돼 있다. 원조 친박계인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의 복귀는 당내 세력 변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야권에서는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신당 창당이 속도를 내는 한편 지난 대선 때 손을 잡았던 문재인 민주당 의원과 안 의원 간 진실 공방이 진행되고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가 참여하는 정치 모임 ‘평화민주국민행동’도 이달 중순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與 ‘국가경쟁력모임’ 곧 출범… 당내 입지 굳힐 듯 10·30 재·보선을 끝낸 여권이 부쩍 부산해졌다. 내년 지방선거와 당권 경쟁을 겨냥한 당내 중진들이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어서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곧 출범할 ‘국가경쟁력강화모임’(가칭)이다. 당내 친박(친박근혜) 주류, 비주류는 물론 구 친이(친이명박)계까지 아우르고 있다. 모임을 주도하는 것은 이완구, 유기준 의원으로 각각 충청·부산권에서 대표성을 확보하려는 인사들이다. 친박 핵심인 최경환 원내대표는 “개인 자격으로 참가한다”며 몸을 낮췄지만 유력한 차기 당 대표 주자 중 한 명이다. 모임에 참여하는 한 핵심 의원은 3일 “수도권, 충청은 물론 젊은 초·재선 의원들도 가입을 희망하고 있어 전국적 대표성을 띠는 모임으로 커질 것”이라면서 “18대 국회 때 ‘여의포럼’ ‘선진사회연구포럼’ 등 친박 의원 모임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당내 전 계파와 지역을 아우르는 모임은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여기에 서청원 전 대표가 가세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이미 당내의 확고한 모임으로 자리 잡은 김무성 의원의 ‘근현대사역사교실’도 지속적인 모임으로 결속력을 강화해 나가려 하고 있다. 지난 9월 출범 당시 119명이 회원으로 가입하면서 당내 최대 모임으로 등극한 가운데 우편향 역사교과서 논란 비판, 국가 부채 논쟁 등 보수우파 이념 확대의 전도사로 자리를 굳히는 중이다. 국정감사 이후 오는 6일 재개되는 모임에서 김 의원은 강규형 명지대 교수를 초청해 기존 7종의 고등학교 근현대사 교과서의 좌편향 왜곡 실태를 파헤치겠다는 구상이다. 한편에선 당내 목소리가 부쩍 커진 충청권 의원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6선 이인제, 3선 이완구·정우택 의원 등 중진들이 대거 참여하는 ‘운정회’는 내년 지방선거,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역 결집의 구심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충청권 의석수 증원 공론화를 고리로 각자의 외연을 넓혀 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각각 ‘포스트 JP(김종필 전 국무총리)’ ‘충청권 맹주’를 자처하며 당권에 대한 의지를 직간접적으로 내비친 상태다. 이와 별도로 이인제 의원이 주축인 ‘통일을 여는 국회의원 모임’ 역시 차기 주자들이 집결해 있다. 정몽준(서울시장), 남경필(원내대표) 등이 주인공이다. 최근 당내 세종시 특위 위원장을 맡은 이완구 의원은 정몽준, 이인제 의원을 영입해 시선을 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민주, 지도부 vs 친노 갈등… 수면 아래서 노선 투쟁 민주당의 친노(친노무현)계와 지도부의 갈등이 ‘정중동’이다. 민주당은 국정감사가 막을 내리는 이번 주부터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과 민생 살리기를 동시에 앞세워 정부, 여당을 압박하는 데 당력을 모으기로 했다. 대여 투쟁 강화(친노)와 민생 살리기(지도부)라는 양측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한 것이다. 겉으로는 잠잠하지만 대여 투쟁을 둘러싼 당내 노선 투쟁은 언제라도 다시 수면 위로 등장할 분위기다. 당 지도부가 정기국회 동안에는 원내 활동에 무게를 두자는 입장인 반면 친노 강경파 의원들은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대통령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 없이 국회 일정에 무조건 동참할 수는 없다’며 강경한 주장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강경파 의원들은 원내외 병행 투쟁 전략의 변경과 대여 강경 투쟁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재선의 이목희 의원은 “민주주의를 향한 국민 요구가 수용되지 않는다면 국감 직후든 대정부 질문 직후든 당의 명운을 걸고 국민과 함께 전면적인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 당내의 전반적인 기류는 지도부의 원내외 병행 투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0·30 재·보선 패배에 대한 지도부 책임론은 예상보다는 조용한 편이다. 선거구가 두 곳에 불과했고 두 곳 모두 당초부터 새누리당에 유리했던 지역이어서 지도부에 직격탄을 날리는 목소리는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갈등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표면화됐다. 지난해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캠프의 종합상황실장이었던 홍영표 의원의 비망록은 때아닌 대선 패배 책임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새로운 갈등의 핵이 되고 있다. 당내는 물론 야권 전체가 후폭풍에 휩싸였다. 당장 친노 내에서 선거 패배에 대한 내적 성찰보다 책임을 외부로 돌렸다는 반발과 비판이 나왔다. 지난해 대선 캠프에서 동행2본부장을 맡았던 강기정 의원은 “(홍 의원의 책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았다”고 지적했고, 유성엽 의원도 공개 서한을 통해 “정권 교체를 못 한 우리는 죄인이고 지금은 말을 아낄 때”라고 말했다. 국가정보원 개혁 방안을 ‘지렛대’로 삼아 안철수 무소속 의원 등과 ‘신야권연대’를 구상하고 있던 지도부로서는 홍 의원의 때아닌 폭로에 계획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安, 이르면 이달 창당선언… 내년 6월 지방선거 승부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이르면 이달 안에 창당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가장 유력한 로드맵으로는 ‘11월 창당 선언 및 창당주비위원회 출범→12월 창당준비위원회 발족→2월 초 창당’이 검토되고 있다. 안 의원 측 핵심 관계자는 3일 “아무리 늦어도 12월에는 창당준비위원회를 출범시켜야 내년 6월 지방선거에 뛰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 측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안 의원은 창당준비위 출범에 앞서 이달 안에 창당 선언을 하고 창당주비위원회를 출범시키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창당주비위는 창당준비위를 구성할 때까지 발기인 모집 등 기초 작업을 하는 기구로 법적인 조직은 아니지만 “깃발부터 내걸어 분위기를 모아야 한다”는 내부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4일 안 의원의 제주 방문 이전에 창당 선언을 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후 지역 순회를 시작하면서 시·도당을 구성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안 의원 측은 경기, 인천, 충청, 전북 등에 이어 곧 서울과 강원, 대구·경북 등에서 지역 조직을 담당할 실행위원을 발표할 예정이다. 실행위원들은 창당준비위가 공식화되면 창당 발기인으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창당 기획위원장은 송호창 의원이 맡고 있으며 금태섭 변호사, 이태규 전 진심캠프 미래기획실장, 박인복 전 국정자문지원실장 등이 기획·정무팀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조직팀은 정기남 전 진심캠프 비서실 부실장과 윤석규 전 열린우리당 원내기획실장이 맡고 있으며 지역별로 20여명이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창당의 핵심인 인재 영입은 아직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신당의 새 얼굴을 발표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호남의 핵심인 광주시장 후보로 누가 나설 것인지 지역사회의 눈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안 의원이 최근 옛 동교동계 인사인 박광태 전 광주시장을 만나고 갔다는 얘기도 나온다. 민주당 측 관계자는 “광주·전남 지역 단체장 후보와 관련해서도 사회운동가는 경제 등의 전문성이 부족하고 관료 출신은 구태 이미지가 강해 쉽사리 잠정 후보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인천 중구 ‘근대역사문화의 거리’

    [명인·명물을 찾아서] 인천 중구 ‘근대역사문화의 거리’

    우리나라에서 근대 개화기 유물이 가장 많은 곳은 어디일까? 이러한 질문을 받는다면 대개의 사람들은 ‘서울’이라고 답할 것이다. 오래된 수도인 데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강점하기 전부터 일본인들이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정답은 개항의 관문이었던 ‘인천’이다. 인천 중구에는 제물포가 개항된 1883년부터 한일합병이 이뤄진 1910년대에 이르는 개화기 시대의 건물 50여채가 크게 훼손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당시로서는 생소한 용도의 건물인 은행·호텔·교회·기상대 등이 일본, 중국, 유럽 등 외국 양식에 따라 세워졌다. 중구는 지난달 3일 자유공원 등에서 ‘근대개항 거리문화제’를 열었다. 구는 이 일대가 우리나라 개항기 모습이 가장 잘 보존된 곳임을 강조하기 위해 3년째 거리문화제를 열고 있다. 실제로 중구는 개항기 건축물이 밀집한 데다 국내 최초의 도시계획구역이어서 ‘개항장 근대역사문화의 거리’로 불린다. 어찌 보면 치욕의 역사가 담겼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도시학적 측면에서 보면 다양한 형태의 각국 건물이 자리 잡고 있어 개항도시 인천의 포용성이 느껴진다. 중구청 앞 골목(중앙동2가)에 있는 옛 ‘일본58은행 인천지점’은 1892년 지어진 2층 석판 마감 건물로 발코니, 도머창, 맨사드지붕 등은 프랑스풍 르네상스 양식이다. 인천전환국에서 만든 신구 화폐를 교환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바로 옆에 있는 ‘일본18은행 인천지점’은 2006년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으로 바뀌어 근대 건축문화를 일목요연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18은행에서 50m쯤 떨어진 ‘일본제1은행 인천지점’은 1899년 건립돼 일본영사관 금고 역할을 했으나, 2010년 ‘인천개항박물관’으로 변신, 인천항을 통해 처음 소개된 근대문물 중 대표적인 것들을 소개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호텔이었던 ‘대불호텔’ 복원 방안도 추진된다. 이 호텔은 외국인들에게 최초로 커피를 팔아 인기를 끌었다. 경인 철도가 놓이기 전 인천에서 서울로 가려면 인천에서 하루 묵어야만 했고, 이런 수요 때문에 1888년 중앙동1가에 세워진 이 호텔은 서양식으로 설계된 3층 목재 건물이었다. 경인선 개통으로 수요가 감소하자 경영난에 직면한 대불호텔은 1918년 중국음식점인 ‘중화루’로 간판을 바꿨다가 1978년 건물이 헐렸다. 부지 소유주인 김모씨가 지난 9월 386㎡를 중구에 기부채납함에 따라 구는 다음 달 인근 부지까지 매입해 대불호텔 복원·활용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원형보존’ 조치가 내려진 지 2년 만이다. 중구청 앞 큰 길가에 있는 ‘아트플랫폼’은 본래 인천항 개항 후 물류운송 업무가 증가하면서 지어진 10여동의 적벽돌 창고였다. 구는 이곳을 지역 예술인들이 다양한 문화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했다. 지난 9월 한 창고 건물을 리모델링해 만든 ‘한국근대문학관’에서는 한국 근대문학을 체험할 수 있다. 중구청 뒤편에 있는 자유공원은 1888년 만들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근대공원이다. 개항 이후 서구 열강들이 인천을 거류지로 삼고 세력을 확장해 가는 과정에서 완충 역할을 한 공간으로 처음에는 ‘각국공원’으로 불렸다. 인천기상대는 개항 뒤 선박 입출항이 빈번해진 인천항의 기상관측이 중요해지자 1905년 건립된 한국 최초의 근대식 기상대다. 1923년 항동6가에 지어진 인천우체국(현재 인천중동우체국)은 90년간 동일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특이한 존재다. 이 외에도 청·일 조계지 ‘경계계단’(선린동), 인천 거주 외국인들의 사교클럽이었던 ‘제물포구락부’(송학동1가), 대한성공회 ‘내동교회’(답동), ‘청국영사관’(북성동3가, 현재 화교학교) 등이 한국 근대사에서 인천이 지니는 역사성을 몸소 증명하고 있다. 황은경(53)씨는 “인천에 오래 살면서도 근대 역사와 관련된 문화재가 이처럼 많은 줄 몰랐다”면서 “근대역사문화의 거리를 찾은 뒤 인천이 선진 문물을 받아들이는 창구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사설] 공기업 ‘돈잔치 근절’ 미봉책으론 안 된다

    해묵은 공기업 방만경영 문제에 대해 정부가 다시 칼을 들이댈 모양이다. 부채가 급증하는 등 경영 효율화에 실패한 공기업에 대해서는 성과급과 업무추진비 등을 좀 더 제한할 것으로 전해졌다. 수당 등 복리후생 항목도 지금보다 훨씬 엄격하게 고칠 전망이다. 하지만 ‘정책이 있으면 대책이 있다’는 냉소는 공공기관 사이에도 널리 퍼져 있다. 대통령의 ‘발본색원’ 한마디에 포장만 그럴듯한 미봉책을 내놓았다가는 이를 비웃듯 빠져나가는 공공기관에 또다시 뒤통수를 내주게 될지 모른다. 공공기관 평가에서 꼴찌나 다름없는 D등급을 받은 한국거래소만 하더라도 임금 인상이 어려워지자 2010년부터 2012년 8월까지 사내근로복지기금에서 직원 1인당 233만원씩 총 30억원을 지급했다. 성완종 새누리당 의원은 한국거래소가 이런 식으로 편법 지급한 복지 혜택이 3년간 72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그런데도 한국거래소는 공공기관 지정 해제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다른 공기업들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비리 화수분’으로 불리는 한국수력원자력은 약 25조원의 빚을 지고 있으면서도 퇴직자 497명에게 총 10억원의 상품권을 지급했다. 한국도로공사는 빚이 많아 하루에 32억원씩 이자를 물면서도 최근 4년간 직원들에게 2389억원의 성과급을 줬다. 이렇듯 정부가 아무리 불이익을 줘도 내부 기준 등을 이용해 교묘하게 빠져나가고 있는 형국이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공기업의 이런 행태가 난타당하자 박근혜 대통령은 “다시는 국감에서 똑같은 지적이 반복되지 않도록 획기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정부는 그동안 국감과 언론 등에서 지적된 공기업의 예산 낭비와 편법 돈잔치 사례를 조목조목 살펴 빠져나갈 구멍을 최대한 차단해야 할 것이다. 연봉이나 업무추진비 자체가 워낙 높게 책정된 공기업은 성과급 제한만으로는 제재 실효성이 떨어지는 만큼 확실한 불이익 수단도 강구해야 한다. 대형 비리가 터진 곳 등은 총인건비를 감액하는 강수도 고려할 만하다. 1983년 도입된 공공기관 경영평가제도의 근본적인 수술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시행 30년이 됐는데도 고질적 병폐가 반복된다면 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방증 아니겠는가.
  • 깡통전세 36만개 ‘시한폭탄’

    깡통전세 36만개 ‘시한폭탄’

    전세를 놓고 있는 집주인 4명 중 1명이 전세금을 올려받아 그 돈으로 빚을 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집값 하락으로 세입자가 보증금을 떼일 가능성이 있는 ‘깡통주택’이 약 36만 가구에 이른 것으로 추산됐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집주인 가운데 대출금을 2000만원 이상 조기 상환한 사람의 비중은 올 6월 말 기준 26.8%로 조사됐다. 집주인 4명 중 1명 이상이 전세금을 올려받아 자기 부채를 갚았다는 얘기다. 이 비중은 2009년 말 4.3%, 2010년 말 9.3%, 2011년 말 15.6%, 지난해 말 22.5% 등 꾸준히 상승세다. 전세를 낀 주택의 평균 가격은 3억원으로 조사됐다. 2011년 조사 때에는 3억 4000만원이었다. 집값 하락으로 2년 새 4000만원(11.8%)이 날아간 셈이다. 전세 주택의 자금 구성을 보면 집주인의 돈은 평균 70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2억 3000만원 중 1억 4000만원은 나중에 세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전세금이다. 집주인은 전세금 1억 4000만원의 절반인 7000만원을 집을 살 때 빌린 대출금(1억 6000만원) 상환에 쓰고 있다. 세입자는 전세금 1억 4000만원 중 9000만원만 자기 돈이고 나머지 5000만원을 은행에서 빌린다. 한은은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임대인(집주인)의 채무 부담 일부가 임차인(세입자)에게 이전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집주인이 과도한 주택담보대출 상환 부담으로 전세금 인상분을 빚 갚는 데 쓰지만 이는 결국 세입자의 전세자금 대출 상환 부담으로 전가된다는 것이다. 한은은 불안한 자금 구조보다 더 큰 문제는 집값의 하락이라고 지적했다. 자기 자금이 7000만원인 집주인은 다음에 들어올 세입자를 구하지 못할 경우 1억 4000만원의 보증금을 돌려주기 위해 집을 팔거나 대출을 받아야 한다. 한은은 집을 팔아도 가격이 ‘대출금+보증금’에 모자라는 이른바 ‘깡통전세’ 주택이 전체의 9.7%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370만 전세 가구를 대입하면 약 36만 가구가 깡통전세로 전락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사설] IMF의 저출산·고령화 우려 흘려듣지 말라

    국제통화기금(IMF)은 어제 한국과의 2013년 연례협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성장 전망과 관련해 “낮은 가계소득 증가율과 보수적인 재정운영계획 때문에 수요는 순수출 실적에 많은 부분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공급 측면에서 빠른 인구고령화는 잠재 성장률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제 성장의 관건으로 가계부채와 저출산·고령화 문제의 해소를 꼽은 셈이다. IMF가 우리나라의 빠른 인구 고령화를 잠재성장률을 갉아먹는 요인으로 꼽은 것은 귀담아들어야 한다. 당장 올해나 내년의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잠재성장률의 추락을 막을 장기 마스터플랜을 마련하는 것이 더 절실한 과제로 여겨진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에서 잠재성장률이 가장 빠른 속도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OECD는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2011~2020년 연평균 4.10%에서 2021~2030년 3.09%, 2031~2040년 1.26% 등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2011~2020년 3.6%에서 2021~2030년 2.7%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본다. 잠재성장률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노동력 감소라 할 수 있다. 유엔은 우리나라가 30년 후에는 핵심생산층(25~49세) 인구 비중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적은 국가가 될 것으로 예측할 정도다. IMF는 연례협의에서 잠재성장률 강화를 위한 방안으로 여성의 노동참여 확대를 제시했다. 정부도 여성인력 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갈 길이 멀다. 얼마 전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성평등지수는 136개국 중 111위로 아랍권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우리나라의 여성경제참여도와 기회지수가 118위로 지난해보다 두 계단 떨어진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의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학문 차원에서 다뤄져야 할 사례로 꼽힐 만큼 심각한 실정이다. 여성의 경제활동이 왕성해야 소득이 늘어 아이도 마음놓고 낳을 수 있을 것이다. 현행 출산지원제도가 과연 효과를 보고 있는지 정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공공보육시설 확충 등 가정 친화적인 노동환경을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 세계 7위 억만장자 ‘몰락의 길’

    세계 7위 억만장자 ‘몰락의 길’

    브라질 최대 자원개발·에너지 기업 집단인 EBX그룹의 아이크 바티스타(56) 회장이 주력 계열사인 석유기업 OGX에 대한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OGX는 채권단, 납품업체와 41억 달러(약 4조 3431억원) 규모의 부채 조정 협상에 실패해 이날 리우데자네이루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서를 제출했다. 앞서 OGX는 지난 1일 이자 4500만 달러를 지불하지 못해 채권단과 협상에 나섰으나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파산보호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OGX가 60일간 구조조정안을 만들어 제시하면 핌코, 블랙록 등 채권단은 30일 안에 이 구조조정안의 수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보유자산 340억 달러로 지난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뽑은 세계 억만장자 가운데 7위로 뽑힌 바티스타 회장은 신흥 시장의 호황을 업고 기업공개(IPO)를 통해 중남미 최대 규모의 자산을 조달한 바 있다. 그러나 OGX가 개발 투자해 온 브라질의 유전 3곳이 올해 6월부터 돌연 개발을 중단했다. 생산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OGX 지분을 보유한 개인 투자자들은 주식을 내다 팔고 바티스타 회장을 내부자 거래 및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바티스타 회장이 2007년부터 투자자들에게 2020년이 되면 하루 14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수 있다고 장담해 왔기 때문이다. OGX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약 90% 폭락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심리 온탕, 실물 냉탕… 경기 회복 ‘미지근’

    심리 온탕, 실물 냉탕… 경기 회복 ‘미지근’

    경기지표가 이상하다. 심리지수는 거의 1년반 만에 가장 높게 나왔지만 실물지표는 한달 만에 다시 하락했다. 경기 회복세가 워낙 약해 지표가 헷갈리게 나오는 현상이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회복세가 확산되도록 기업들이 투자에 나서 달라고 재차 촉구했다. 통계청은 9월 광공업 생산이 전월보다 2.1% 줄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 8월 광공업 생산이 1.6% 증가해 8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일으켰지만 이번에 찬물을 맞은 셈이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9월 파업 및 추석 연휴 등으로 자동차 생산이 전월보다 18.6%나 줄었기 때문”이라며 “10월부터는 보다 개선된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반면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서 제조업의 업황 BSI는 81로 전월보다 6포인트 올랐다. 이는 지난해 6월(82) 이후 16개월 만에 최고치다. 앞서 지난 28일 발표된 10월 소비자심리지수(CSI)도 지난해 5월(106)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높은 106을 기록했다. 전월보다는 4포인트 올랐다. BSI와 CSI는 기준치가 100이다. 100을 넘으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나 소비자가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나 소비자보다 많다는 의미다. 제조업의 BSI가 16개월 만에 최고치라지만 80대 초반에 불과하다. 즉 기업들 사이에서는 아직까지는 부정적인 전망이 더 많은 셈이다. CSI는 100을 넘었지만 내수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CSI는 조사 당시의 소비 패턴과 유사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며 “의료와 복지 보장 확대에 따른 사회서비스 증가와 지난 5월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영향이 나타난 것으로 내수가 본격적으로 늘고 있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가계부채와 주거비 부담이 내수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60주 연속 올라 최장기록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가처분소득 대비 개인 부채 비율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149.7%였으나 지난해 163.8%까지 오른 상태다. 미국(114.9%)이나 영국(151.9%)보다 훨씬 높다. 경제 회복의 또 다른 축인 설비투자는 늘어날 여력이 많지 않다. 한은에 따르면 46만개 기업의 지난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4.1%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2년 이후 최저다. 결국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장관회의에서 “국내 경기 회복의 폭과 강도가 아직 미약하다”면서 “기업들이 지금의 경기 회복세가 확산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투자와 고용에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현 부총리가 “정부는 최근의 경기 회복 흐름이 더욱 견고한 추세로 자리 잡도록 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자 한다”고 했지만 입법부인 국회가 얼마나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경기 회복이 본격화되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백웅기 상명대 금융경제학과 교수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져야 내수와 설비투자가 늘어날 수 있고 정부가 지금 추진 중인 시간제 일자리 등 고용 정책이 효과를 나타내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백 교수는 “지금의 경제지표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오래 걸리더라도 지속적으로 3% 중·후반대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시기로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소상공인 80% ‘빚더미’ 35%는 “기한내 못 갚아”

    소상공인 5명 가운데 4명은 사업운영이나 생계유지를 위해 빚을 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3분의1은 제때 빚을 갚지 못할 거라는 불안에 떨고 있다. 소비 침체와 함께 자영업자 간 경쟁이 심해지는 이중고로 좀체 장사가 안 되는 탓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30일 의류, 식품, 숙박, 음식업 등에 종사하는 소상공인 359명의 경영사정을 조사해 발표했다. 소상공인의 81.7%는 부채가 있다고 답했고, 이 가운데 35.5%는 기한 내에 상환이 불가능하다고 예상했다. 빚을 겨우 갚을 수 있을 거라는 답변도 35.5%에 달했다. 체감경기가 어렵다고 털어놓은 소상공인은 86.9%에 달했다. 특히 절반 이상(58.5%)이 매우 어렵다고 답해, 대형마트 의무휴업 등에도 동네 슈퍼 등의 사정은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의 69.3%는 동일 업종의 경쟁이 최근 1년 사이 심화됐다고 답했다. 이런 이유로 최근 1년간 흑자를 기록한 소상공인은 7.8%에 그쳤다. 적자가 유지(23.1%)되거나 적자가 심해졌다(17.8%)는 답변이 40.9%에 달했다. 동네 슈퍼마켓 상인의 72.0%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되는 상품공급점이 반경 1㎞ 이내에 생기면서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경남기업 워크아웃 졸업 2년 만에 재신청

    시공능력 순위 21위의 종합건설업체인 경남기업이 졸업 2년 만에 두 번째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했다. 경남기업은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 정상화를 위해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 등 채권금융기관에 워크아웃 개시를 신청했다고 29일 밝혔다. 경남기업은 또 차입금 상환 등을 위해 500억원의 긴급 자금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경남기업은 “자체적으로 자산유동화증권 발행 등 자금 조달 계획을 세웠으나 신용등급 하락으로 쉽지 않게 돼 워크아웃을 신청했다”며 “채권단에 추가로 1500억~2000억원의 자금 지원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남기업은 연말까지 차입금 등 상환과 결제에 필요한 2650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공사유보금 회수와 담보대출 등으로 3000억원을 마련할 계획이었으나 신용등급 강등 등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져 다시 워크아웃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경남기업은 2009년 1월 워크아웃 대상에 선정돼 2011년 5월 졸업했으나 국내외 사업 부진으로 직원 월급 지급이 밀릴 정도로 어려움에 처했다. 지난해에는 24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6월 말 현재 총자산과 부채는 각각 1조 8275억원, 1조 2517억원이며 부채비율은 217.4% 수준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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