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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스·석유·광물公 해외자원개발 지속 땐 34조 추가 투자 필요”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석유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들이 기존의 해외자원개발을 지속하려면 무려 34조원에 이르는 투자금이 더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충분한 투자재원 없이 단기 차입금 위주로 자금을 조달한 탓에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없으면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는 것으로 감사원은 분석했다. 김영호 감사원 사무총장은 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진행 중인 ‘해외자원개발 성과분석’ 감사와 관련, “에너지 공기업들이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수행하면서 단기 금융부채 위주로 조달한 해외자원개발 투자비에 대해 자금상환 압박이 심화되고 향후 유동성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사무총장은 “3개 공기업이 2003년부터 116개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총 31조 4000억원을 투자했으나, 앞으로도 34조 30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그러나 무리한 사업투자와 부실한 사업관리 등으로 투자금 회수가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2019년까지 만기도래 차입금은 가스공사가 13조 2000억원, 석유공사가 7조원, 광물자원공사가 2조 5000억원에 이른다. 올해 만기도래액만 가스공사 2조 8924억원, 석유공사 1조 42억원, 광물자원공사 1조 3808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김 사무총장은 “공기업들이 차입금 상환과 추가 투자자금 확보를 위해 회사채를 발행해야 하나, 무디스 등 해외신용평가사의 투자등급 하향 경고가 현실화되고 있어 투자부적격이 될 경우 이자비용이 급증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차입에 의존한 자금조달로 추가 투자 여력도 미약하다”며 “공사들은 투자비 증가분을 장기적으로 회수 가능하고 자금상환과 추가투자 재원확충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하나, 사실상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감사원은 현재 산업통상자원부와 공사들이 일부 업무를 조정한다는 중장기 방향만 설정하고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실행은 부진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따라 전문적이고 객관적인 분석과 진단을 통해 사업전망, 사업추진체계, 사업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 사무총장은 “전문기관과 함께 경기 및 자원수급, 현금흐름 등 사업전망을 바탕으로 사업별 성과분석을 진행하겠다”면서 “기존 자산매각 또는 추가투자 등 구조조정, 공기업과 민간의 역할 분담, 사업주체의 민간 이양 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가계 주택대출 2분기에도 늘 듯

    가계 주택대출 2분기에도 늘 듯

    4~6월(2분기)에도 가계 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저금리에 주택 거래가 늘어나면서 은행들의 대출 확대 의지가 사상 최고 수준이다. 한국은행이 2일 내놓은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2분기 국내 은행의 가계주택자금 대출태도는 19로 지난 1분기(13)보다 6포인트 올랐다. 종전 최고치인 지난해 3분기(19)와 같다. 이 통계는 2002년부터 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3분기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및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완화되고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까지 더해졌던 시기이다. 지수는 16개 은행의 대출 담당 책임자를 설문조사해 산출했다. -100부터 100까지(기준점 0) 응답 가능하며 숫자가 높을수록 대출을 늘리겠다는 뜻이다. 가계일반자금 대출태도는 9로 지난 1분기(6)보다 3포인트 올랐다. 응답자들은 신용등급이 좋은 대출자 중심으로 대출을 늘리겠다고 대답했다. 반면 대기업 대출태도는 -6으로 지난 1분기(-6)와 같다. 대기업 대출태도는 2013년 3분기부터 마이너스 상태다. 마이너스는 대출 확대보다는 회수 의지가 더 강하다는 뜻이다. 가계주택자금 대출수요는 28로 지난 1분기와 같다. 2002년 1분기(42), 지난해 3분기(34) 및 4분기(31)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아파트 분양시장 호조 등으로 주택을 마련하려는 대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공공기관 기능조정] 공공기관 겹치기 업무 도려내기… “설득 없는 개혁 급급” 우려

    [공공기관 기능조정] 공공기관 겹치기 업무 도려내기… “설득 없는 개혁 급급” 우려

    정부가 ‘공공기관 다이어트’에 칼을 빼들었다. 지난해 부채를 줄이고 방만 경영의 싹을 자른 데 이어 올해는 기관들의 겹치기 업무를 도려내기 위한 통폐합과 기능 조정에 초점을 맞췄다. 사회간접자본(SOC) 기관에서는 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항만공사가 주요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우선 부산·인천항만공사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부산항보안공사, 인천항보안공사를 통폐합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항만의 경비, 보안 업무를 맡고 있는 두 보안공사를 본사로 편입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전국 4개 항만공사를 합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선박안전기술공단과 항로표지기술협회의 중복되는 안전 관련 업무도 기능 재편이 검토된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2일 “방만한 공공기관의 산하 자회사 조정이 대상”이라고 밝혔다. 문화·예술 분야는 고유 업무와 관계없는 한국문화진흥㈜의 뉴서울컨트리클럽 골프장을 매각하는 방안이 나오고 있다. 매각 대금은 거의 바닥을 드러낸 문예진흥기금에 단비가 될 수 있다. 다만 골프장 운영 수입으로 연간 50억~60억원의 기금을 조성하고 있어 매각에 앞서 중장기적인 기금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단체인 국립현대무용단, 국립오페라단, 국립발레단, 국립합창단, 서울예술단, 국립극단,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등도 통폐합이 논의되고 있다. 문체부는 각 단체의 유사·중복 기능 조정 작업을 진행해 왔다. 상업성에 치중하면 순수예술과 전통문화가 소외될 수 있어 세부 계획을 고민하고 있다. 반발도 만만찮다. 항만공사들은 보안 업무만 따로 통폐합하거나 항만공사에 흡수 통합시키는 방식이 적절치 않다고 선을 긋고 있다. 한 항만공사 관계자는 “재원을 항만공사가 지원하는데 보안 조직만 떼어 내 통폐합하면 업무 협의 과정에서 통합본사가 아닌 항만공사에 더 맞추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휘감독 체제가 거꾸로 돼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우려다. 부산항만공사 노조 관계자는 “부산은 이익이 많이 나는데 통폐합되면 인천, 여수광양의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며 “보안공사와 합쳐지면 인건비만 상승해 차라리 민간 기업에 맡기는 편이 낫다”고 주장했다. 선박검사를 담당하는 선박안전기술공단과 한국선급, 항로 안전 설비를 담당하는 항로표지기술협회 간 안전 기능 조정과 통폐합에 대해서도 펄쩍 뛰는 분위기다. 선박안전기술공단 고위 관계자는 “한국선급과 항로표지기술협회 등의 기능을 공단과 통폐합하는 것은 목적과 영역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반박했다. 일각에서는 기득권층의 반발로 노동과 공무원연금 개혁에 이어 공공 개혁도 추진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배인명 서울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부가 단칼에 개혁을 시도하면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으려는 공공노조 등의 반대에 막힐 수 있다”면서 “노조, 문화·예술인과 충분히 협의하고 설득해야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D공포’ 현실화되나

    ‘D공포’ 현실화되나

    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1년 전보다 0.4% 오르는 데 그쳤다. 담뱃값 인상 효과(0.58% 포인트)를 빼면 마이너스다. 이런 현상이 두 달째 이어지고 있다.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가 점점 더 커지는 양상이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3월 소비자 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물가 상승률은 1999년 7월(0.3%) 이후 15년 8개월 만에 가장 낮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유류 가격이 1년 새 21.4% 급락했고, 도시가스 요금이 14%나 떨어진 영향이 컸다. 농산물 가격도 3% 내렸다. 지난해 11월(1.0%) 이후 5개월 연속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면서 ‘D(디플레이션) 공포’가 커지고 있다. 이필상 서울대 초빙교수는 “이미 디플레이션 초기에 진입했다고 봐야 한다”면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는 등 디플레 방어 노력을 하고 있지만 정책이 먹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가계부채 때문에 소비가 위축되고 기업이 투자를 안 하는 상황에서는 정부가 추가 금리 인하나 재정지출 확대 정책보다는 기업의 새 성장 동력 발굴 지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준금리 인하 여파로 전셋값은 3.2% 상승했다. 담뱃값도 국산이 83.7%, 수입산이 66.7% 비싸졌다. 정부는 농산물과 석유류를 뺀 근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2.1% 올랐고 기대인플레이션율도 2.5% 수준이어서 디플레 우려는 이르다고 주장한다. 김재훈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실물경제 회복 기미에 따라 수요가 늘면서 물가도 자연스럽게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안종범 “서민금융 원스톱 지원체계 구축할 것”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이 1일 “두 차례에 걸친 안심전환대출을 통해 가계 부채 증가 없이 대출 구조의 건전성을 개선했으며 특히 소득·자산 중하위계층의 가계 부담 완화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안 수석은 이날 ‘4월 경제정책브리핑’을 갖고 “안심대출 주요 지원 대상의 70%가 소득 6000만원 이하였고, 90%는 주택 가격 6억원 이하였다”면서 “변동금리·일시상환대출 40조원이 안심전환대출로 전환됨으로써 2016년 말까지 전체 가계 대출 중 고정금리·분할상환대출의 비중 30%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안 수석은 “‘안심전환대출’ 공급이 마무리된 후 저소득·취약계층의 금융 지원에 정책적 노력을 집중할 계획”이라면서 “저소득층 주거비 부담 완화를 위해 국민임대주택 임차보증금 대출(금리 2.5% 수준)의 대상과 한도를 확대하는 등 다양한 주거자금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서민금융생활지원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서민금융진흥원 설립 등을 통해 수요자 중심의 원스톱 금융 지원 체계를 구축하겠다”면서 개인 창업 대출을 지원하는 미소금융, 고금리 대출을 전환해 주는 바꿔드림론, 생활자금 대출인 햇살론 등의 확대 공급과 계층별 맞춤형 서민금융 지원 강화 등을 약속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3월 금리인하 반대 금통위원 문우식·정해방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00%에서 1.75%로 내린 3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본회의에서 문우식·정해방 금통위원이 금리 동결을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은이 31일 공개한 지난 3월 12일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이 2명은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하는 것에 반대 의사를 표시하고 기준금리를 종전 수준(2.00%)으로 동결할 것을 주장했다. 두 명 중 A위원은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기업들의 투자를 촉진하지 못한 채 한계기업을 연명하게 해 구조개혁을 가로막을 수 있고 가계 소비 역시 늘리지 못하면서 가계부채만을 키울 수 있다는 이유로 금리 인하에 반대했다. B위원은 경기 회복세가 애초 전망보다는 미약하겠지만 이미 통화정책이 완화적인 상황에서 금리 인하 효과가 제한적이고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과도해 보인다면서 동결을 주장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글로벌 경제] 개혁안 퇴짜 맞은 그리스… 디폴트 벼랑끝 ‘현금 만들기’ 안간힘

    [글로벌 경제] 개혁안 퇴짜 맞은 그리스… 디폴트 벼랑끝 ‘현금 만들기’ 안간힘

    그리스의 돈줄이 말라 가고 있다. 국제 채권단이 그리스에 대해 2400억 유로(약 288조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4개월 동안 연장해 주는 데 합의했지만 그리스가 제출한 개혁안의 내용이 미흡하다며 분할 지원금(70억 유로)의 지급을 미루는 바람에 현금이 바닥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지난 26일(현지시간) 기준 그리스 정부가 우선 필요한 급전 규모는 21억 5000만 유로다. 3월 말 지급해야 할 공무원 급여와 연금 17억 유로를 포함해 오는 9일 상환해야 할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이자 4억 5000만 유로 등이다. 4월 중순에는 24억 유로의 단기부채에 대한 만기도 돌아올 예정이어서 그리스가 ‘디폴트의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지난 27일 유동성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 채권단에 세제개편 등을 통해 재정 수입을 30억 유로 늘리는 개혁안을 제출했으나, 국제 채권단으로부터 노동법 개혁안과 연금법이 미흡하다며 퇴짜를 맞았다. 다급해진 그리스 정부는 30일 새로운 내용으로 보강한 경제개혁안을 채권단에 제시했다. 그리스 정부에 정통한 소식통은 “추가 자금이 수혈되지 않으면 오는 20일 전후로 그리스 정부의 현금이 바닥날 것”이라며 “그리스가 공공기관의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를 통해 자금을 충당하고 있지만 몇 주만 지속 가능하다”고 밝혔다. RP 거래는 국가 기관에서 자금을 빌려 현금 부족분을 메우는 방식이다. 스테파노스 마노스 전 그리스 재무장관은 “(그리스의 채무상환일이) 임박했지만 우리는 상환할 능력이 없다”면서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채권단이 매우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그리스 정부가 여론의 흐름과 채권단의 요구를 동시에 맞추기는 쉽지 않다. 이에 따라 그리스에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이탈)이 재발하고 있다. 그리스 중앙은행에 따르면 기업과 가계가 올해 1~2월에만 204억 유로를 찾아가는 바람에 그리스 은행 예금잔고는 10년래 최저치인 1405억 유로로 감소했다. 긴축 반대파가 선거에서 승리하면 그리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서 탈퇴할 것이라는 우려로 뱅크런이 발생한 2012년 5~6월 은행권을 빠져나간 159억 유로를 크게 웃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 은행들에 그리스 단기국채를 사들이지 못하도록 막아 버린 탓에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도 여의치 않다. 설상가상으로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최근 그리스 국가신용등급을 ‘B’에서 투자 위험도가 매우 높은 ‘CCC’로 2단계 하향 조정했다. 피치는 “그리스의 시장 접근성 부족과 국내 금융산업의 유동성 부족 등이 그리스의 자금 조달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고 강등 이유를 설명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지난 2월 그리스 신용등급을 투기 등급인 ‘B-’로 낮춘 데 이어 ‘부정적 관찰대상’ 지위를 부여한 바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리스는 ‘현금 만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의료재정과 공기업 현금까지 탈탈 털어 내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현금 확보를 위해 아테네 지하철공사, 수자원공사, 그리스 전력공사와 보건서비스청 등 공기업으로부터 6억 유로 이상을 모은 데 이어 지난달 초 보류한 1억 5000만 유로의 보건당국 예산 가운데 건강보험공단에 직원 급여 미지급금 5000만 유로도 넘겨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1월 알렉시스 치프라스의 시리자(급진좌파연합) 정권 출범 이후 백지화했던 피레우스항의 민영화를 재추진하고 14개 지역 공항 운영 관리권도 매각할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그리스 정부는 피레우스항의 운영뿐 아니라 선박 수리 시설, 철도 연결 시설, 크루즈 및 페리 부두 등을 패키지로 매각해 5억 유로를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30일 의회에 나와 “채무 구조조정과 재정적자 한도 상향 조정이 없으면 빚을 갚을 수 없다”고 밝혀 그리스의 현금 고갈 상태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경제 블로그] “안심대출만 고객이냐” 非안심대출 고객들 불만 폭주

    [경제 블로그] “안심대출만 고객이냐” 非안심대출 고객들 불만 폭주

    흔히들 “모두를 만족시키는 정책은 없다”고 합니다. 사흘 밤낮을 고민해서 만든 정책일지라도 빈틈이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지난 24일부터 출시된 안심전환대출(안심대출)처럼 현장과 정부의 체감온도가 크게 달랐던 정책도 없을 겁니다. 금융 당국은 여러 부작용을 뒤로한 채 “가계부채 원금 상환의 물꼬를 텄다”고 자화자찬하고 있죠. 이자만 갚던 주택담보대출자들을 원금 상환으로 이끌어 온 것은 분명 긍정적인 부분입니다. 하지만 기존 고정금리(원리금 상환 개시자) 대출자나 2금융권 대출자들이 ‘박탈감’을 느끼며 치명적 오점을 남겼습니다. 여기에 더해 비(非)안심대출자들의 불만도 폭주하고 있습니다. 안심대출 2차 판매가 개시되고 이튿날이었던 31일만 해도 그렇습니다. 이날 서울 은평구의 A은행 영업점을 찾은 박모(65)씨는 “세입자가 갑자기 보증금을 빼 달라고 해서 신용대출 1000만원을 받으려고 지난주부터 영업점에 세 차례 나왔는데 안심대출 신청 대기자들이 많아 대출 신청도 아직 못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다음주 전셋집 입주를 앞두고 있는 김모(35)씨는 세 시간 동안 대기 끝에 전세자금대출을 신청했지만 “안심대출 서류를 먼저 처리해야 해서 대출 집행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 입주 시기를 뒤로 미루라”는 행원의 대답에 “안심대출 고객만 고객이냐”고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죠. 지난주부터 이주일간 40조원 한도의 안심대출을 처리하느라 일선 영업점 행원들이 모두 안심대출에 동원된 탓이죠. 금융 당국은 이미 안심대출 대상, 범위 확대와 관련해 수차례 말을 바꾸며 신뢰를 깎아 먹었습니다. 금융 개혁을 시작하기도 전에 스스로 신뢰 기반을 무너뜨렸다는 지적이 거세게 일었죠. 안심대출이 과연 성공한 정책인지, 실패한 정책이었는지에 대한 평가는 일단 뒤로 미뤄 두겠습니다. 다만 금융 당국이 ‘소 몰이’하듯 안심대출 40조원을 한꺼번에 뚝딱 집행했어야 했는지에 대해선 의구심이 듭니다. 정책 소외 계층은 물론 당장 자금이 필요한 서민들조차 안심대출에 밀려 속앓이를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안원경 인턴기자 cocang43@seoul.co.kr
  • 부채비율 400% 넘는 지방공기업 퇴출 가닥

    부채비율 400% 넘는 지방공기업 퇴출 가닥

    2001년 설립된 강원 태백관광개발공사는 민간자본을 유치해 2008년 오투리조트를 완공했다. 하지만 잘못된 수요예측에 따른 경영악화로 2013년 말 부채 3413억원(부채비율 1만 6627%)으로 청산명령을 받았다. 차입금 중 1823억원의 지급보증을 한 해당 지방자치단체마저 재무 건전성을 심각하게 위협당하고 있다. 2년 내 사업비 1조 1245억의 98.7%를 회수한다는 타당성 용역을 바탕으로 추진된 강원도개발공사의 알펜시아 리조트엔 1조 5498억원을 더 쏟아붓고도 5년을 넘긴 지난해 말 현재 회수율이 15.3%(4074억원)에 머물렀다. 과도한 부채와 방만한 경영 등 문제점이 불거지면서 부실 덩어리란 오명을 안게 된 지방공기업에 대해 앞으로는 설립 요건은 까다롭게 하고 청산절차는 신속하게 하도록 바뀐다. 행정자치부는 3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종합혁신방안을 국무회의에서 확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편으론 민간경제를 위축시킨다는 이유로 수익사업을 막으면서 다른 한편으론 경영평가를 강화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대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행자부가 혁신 방안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설립 요건 강화라고 할 수 있다. 설립 타당성을 검토하는 독립된 전담기관을 지정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지방공기업은 지자체에서 지정한 기관의 타당성 검토를 거쳐 상위 기관(광역지자체의 경우 행자부, 기초지자체의 경우 광역지자체)과 협의를 거치면 조례 제정을 통해 설립할 수 있다. 하지만 설립 자치단체에서 타당성 검토 기관을 지정함에 따라 지자체장의 의도대로 타당성 검토 결과가 나오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또 사업실명제를 도입해 일정 규모(광역지자체의 경우 총사업비 200억원 이상, 기초지자체의 경우 100억원 이상)의 사업을 추진할 때는 지자체 및 지방공기업 담당자를 실명으로 명시하고 사업추진 배경, 사업내용, 사업진행 상황을 공개해 책임성을 높인다. 설립 타당성 검토와 마찬가지로 신규사업 타당성 검토 전담기관을 행자부에서 지정 관리하고, 검토 결과를 공개한다. 타당성 검토의 예측결과가 현저히 부정확하거나 중대하고 명백한 오류를 일으킨 검토기관 및 용역 수행자는 일정 기간 용역에서 배제한다. 아울러 청산명령 대상의 요건과 청산 절차를 구체적으로 법령에 못 박는다. 이로써 부실이 우려되는 공기업의 경우 자구노력을 통한 정상화를 유도할 수 있다. 청산이 불가피하면 신속하게 절차를 밟는다. 행자부는 2017년까지 부채비율을 120%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청산 기준으로는 부채비율(부채/자본) 400% 이상,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 50% 미만 등이 거론된다. 이에 대해 김상철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방공기업의 존재 이유는 적자를 줄이는 게 아니라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방공기업의 지배구조를 개선해 개방형 이사를 늘리고 시민들이 경영과 경영평가에 직접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공기업 경영평가는 지금도 지방공기업법에 따라 행자부 소관”이라면서 “행자부가 부실 사례로 강조하는 강원개발공사 역시 설립허가와 평가 모두 행자부가 했다”고 꼬집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글로벌 경제] “시진핑, AIIB·일대일로 목표는 한 배 탄 아시아 번영의 바다로”

    [글로벌 경제] “시진핑, AIIB·일대일로 목표는 한 배 탄 아시아 번영의 바다로”

    중국 경제가 변곡점에 서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28일 보아오(博鰲) 포럼에서 “2020년까지 아시아 경제 공동체를 건설하겠다”며 중국 중심의 경제질서를 구축할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중국은 이미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로 대표되는 중저속 성장기에 접어들었다.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징후도 곳곳에서 보인다. 서울신문은 지난 30일 중국의 진보적인 경제학자이자 사회평론가인 후싱더우(胡星斗) 베이징이공대 경제학과 교수를 찾아 중국 경제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했다. →시진핑 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건설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 의도는 무엇인가. -아시아를 한 배에 태우려는 것이다. 중국의 힘은 경제에서 나온다. 전 세계 외환보유고의 60%를 중국이 차지한다. 엄청난 돈을 풀어 공동 번영을 이루겠다는 포부다. →패권적인 중화주의의 부활 아닌가. -나는 반대의 결과가 나타나리라고 예상한다. 일대일로와 AIIB는 중국을 세계에 융합시킬 것이다. 당장 AIIB가 성공하려면 세계적인 규율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중국 지도부가 중화주의를 염두에 뒀을지 모르지만, 오히려 중국은 각종 협약과 표준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고, 세계 질서에 순응해야 할 것이다. 이는 중국 사회의 민주화도 앞당길 것이다. →AIIB가 미국 중심의 금융체제를 바꿀 만큼 강력한 것인가. -현재 미국 중심의 브레턴우즈 체제를 떠받치는 기구는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개발은행(ADB), 세계무역기구(WTO)다. AIIB가 이들과 맞서려면 10년 혹은 20년이 지나야 가능할 것이다. →시 주석의 강력한 통치는 언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나. -시 주석은 현재 강력한 리더십으로 철권통치만 하는 게 아니라 개혁까지 주도하고 있다. 철권통치만 한다면 파시스트의 길을 걸을 텐데 지금 중국이 필요로 하는 리더십을 적절하게 발휘하고 있다. 관례로 굳어진 10년 집권의 틀을 깨고 15년 동안 집권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7%로 잡았는데, 달성할 수 있다고 보나. -중국의 경제 관련 수치는 별로 믿을 게 못 된다. 보통 경제성장률과 비슷한 수치를 보이는 발전(發電)량 증가량이 지난해 2%에 머물렀지만, 경제성장률은 7.4%로 발표됐다. 빈부 격차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성장률 수치는 더더욱 의미가 없다. →인민은행장도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주시해야 한다고 했는데. -아직은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증가 상태로 디플레라고 보긴 어렵다. 3~6개월 뒤면 디플레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하지만 디플레 전에 정부가 금리 인하와 부동산 규제 완화와 같은 부양책을 쓸 것이다. 중국 정부는 여전히 많은 수단을 갖고 있다. →중국 경제의 뇌관은 무엇인가.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 위기를 거론하지만 기업부채 문제가 더 심각하다. 중국 기업의 부채 총계는 국내총생산(GDP)의 130%나 되는데, 이런 나라가 없다. 진작에 파산했어야 할 기업도 부채로 연명하고 있다. 경제가 둔화되면 기업의 부채 상환 능력은 떨어지고, 이는 곧 금융위기의 뇌관이 될 수 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주도하는 창업과 혁신이 중국 경제의 대안이 될 수 있나. -창업은 어느 정도 효과를 볼 것이다. 그러나 혁신은 사상, 제도 등의 경직성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작다. 국유기업이 이미 대부분 영역을 장악해 혁신할 공간도 별로 없다. 중국 기업의 평균 수명은 3년에 불과하고, 90%의 기업은 돈세탁을 하지 않으면 생존하지 못하는 구조다. 맹목적인 창업과 혁신은 또 다른 거품을 만든다. 글 사진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유승민 “안심대출, 일종의 로또… 어려운 사람 혜택 못 봐”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30일 정부가 도입한 안심전환대출에 대해 “형평성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만큼 당정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관악을 지역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안심전환대출이라는 접근방법으로 하는 데 대해 일단 평가한다”면서 “다만 심각한 형평성 문제를 야기하고 있으므로 당정 간 깊이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원리금 상환 능력이 있는 경우 정부와 은행이 이자 부담을 분담하는 혜택이 돌아가지만 상환 능력이 없는 더 어려운 사람에 대해서는 이러한 혜택이 주어지지 않는 문제가 있다”면서 “1차 20조원에 대해 선착순으로 나흘 만에 배정돼 일종의 로또에 해당하는 문제도 생겼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당 정책위가 중심이 돼서 앞으로 가계대출을 어떻게 할지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청원 최고위원도 “오랜만에 가슴에 닿는 정책을 내놓았다고 평가하고 싶다”면서도 “대출 상환 능력이 없는 어려운 서민에게는 대단히 불만이 있는데 이들이 혜택을 받을 연구가 당정 간에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해 원유철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비공개 회동을 하고 관련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 자리에는 민생정책혁신위원회 김세연 위원장과 강석훈 부위원장도 참석해 안심전환대출 운용 현황에 대해 청취하고 문제점을 파악했다. 당정은 필요시 가계대출 문제 해결을 위한 당정협의를 개최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시야 잘 안 보여 깜빡이 늦게 켠 것”

    “시야 잘 안 보여 깜빡이 늦게 켠 것”

    “깜빡이를 늦게 켠 것이지 좌측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한 것은 아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 1주년을 맞아 밝힌 소회다. 이 총재는 30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임 당시 소통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지만 지난 1년간 가장 아픈 것이 소통에 대한 비판”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4월 1일 취임한 이 총재는 “소통은 신뢰가 있어야 가능하다”면서 “신뢰는 전망에 기초해 신호를 보내고 그 신호에 따라 통화정책을 일관성 있게 해야 쌓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 전망의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신뢰 회복과 원활한 소통의 출발점”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한은은 잦은 경제 전망 수정으로 많은 비판을 받아 왔다. 지난 12일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신호가 부족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시야가 잘 안 보여서 표지판을 늦게 본 것이지 왼쪽 가겠다고 하고 오른쪽으로 간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 총재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한은이) 앞을 보는 시야를 기르는 것도 필요하지만 주위의 협조도 필요하다”며 통화정책에 대한 정부나 여당의 잦은 언급에 대해 서운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앞으로 금리 결정에서는 가계부채보다는 거시경제 지표를 우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성장, 물가 등 거시경제 상황 변화와 전망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겠다”며 “금융 안정은 통화정책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며 정부, 감독 당국과 협의해 별도로 추진해야 하는 것으로 금리 인하 결정에서는 거시경제 상황의 흐름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우리 경제가 완만하지만 회복되는 방향으로 나갈 거라는 전망은 그대로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거시경제 지표가 한은 전망치를 밑돌 경우 추가 인하 가능성이 계속 대두될 전망이다. 한은은 새달 7일 수정된 올해 경제 전망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4부)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이랜드그룹] 이대앞 옷가게서 10조 기업으로… 상장사 없어 투명경영 의문

    [재계 인맥 대해부 (4부)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이랜드그룹] 이대앞 옷가게서 10조 기업으로… 상장사 없어 투명경영 의문

    시작은 미약했으나 그 끝은 창대했다. 1980년 자본금 500만원으로 이화여대 앞에 세운 약 6.6㎡ 넓이의 작은 보세 옷 가게 ‘잉글랜드’는 35년이 지난 2015년 현재 패션, 외식, 리조트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013년 말 연결 기준 자산은 7조 7000억원, 매출 10조원대, 국내외 직원 수 5만여명의 재계순위 49위 이랜드그룹으로 급성장했다. 올해 창립 35주년을 맞는 이랜드는 ‘의(衣)·식(食)·주(住)·휴(休)·미(美)·락()’ 6대 사업 영역에서 250여개 브랜드, 30여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최초’라는 타이틀도 여러 번 썼다. 이랜드월드가 보유한 국내 최초 제조유통일괄화(SPA) 브랜드 스파오, 국내 최초 여성 SPA 브랜드 미쏘 등을 포함해 이랜드리테일이 1994년 국내 최초로 문을 연 도심형 아웃렛 매장 등이 대표적이다. 또 일찌감치 중국에 진출했고 중국 시장 내 인기 한국 의류 브랜드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중국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으로 꼽히는 게 바로 이랜드다. 이처럼 이랜드가 짧은 시간에 거대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힘은 인수·합병(M&A)에 있다. 이랜드 창립 때부터 현재까지 이뤄진 M&A 건수만 20여건이다. 시작은 1995년 인수한 영국의 의류 브랜드 글로버럴이 있고 최근 인수 건으로는 지난해 인수한 풍림리조트 청평점과 서귀포점이 있다. 이랜드의 M&A는 “죽어 가는 곳을 인수해 부활시킨다”는 박성수(62) 회장의 의지로 이뤄진다. 이랜드가 인수해 가장 성공한 사례로는 뉴코아백화점이 꼽힌다. 이랜드는 앞서 1994년 지하철 2호선 당산역 인근에 국내 아웃렛 스토어의 효시인 ‘2011 아울렛’을 열었다. 이 점포는 ‘백화점을 할인한다’는 슬로건으로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2004년 뉴코아백화점을 인수하고 아웃렛으로 전환해 유통업계 후발 주자로서는 보기 드물게 성공 사례를 남겼다. 하지만 외형을 키운 게 최근 들어 독이 되고 있다. 잇따른 M&A로 그룹 내 자금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수 비용뿐만 아니라 부실 기업을 사서 되살리는 것이어서 그만큼 신규 투자가 필요하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이랜드그룹의 지난해 9월 말 연결 기준 차입금 규모는 4조 8000억원으로 수익 창출력 대비 과중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부채 비율은 366.4%, 차입금 의존도는 58.3%로 높은 수준이다. 한신평에 따르면 차입금 대부분이 1~2년 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 차입금 위주로 구성돼 자금의 질이 좋지 않다. 또 계열사에 제공한 지급보증은 이랜드월드와 이랜드리테일의 재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 그룹 재무구조에 빨간불이 켜지기 직전이다. 이 때문에 이랜드그룹의 신용등급도 그룹 명성에 비해 상당히 떨어지는 편이다. 한신평이 이랜드그룹 내 주력 계열사인 이랜드월드와 이랜드리테일에 부여한 신용등급은 BBB+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랜드의 비장의 무기는 ‘상장’이다. 이랜드는 대구 달서구에 있는 테마파크 ‘이월드’를 제외하고는 상장사가 전무하다. 그나마 상장사인 이월드도 인수한 회사라 처음부터 이랜드가 원해서 만들어진 상장사는 없는 셈이다. 상장사가 없어 이랜드 경영 상황에 대해 알기 어려운 데다 이랜드 경영의 중심인 박 회장이나 박성경 부회장 등 회장 일가는 등기임원이 아니다. 등기임원이 아니기에 연봉 공개 대상에서도 벗어나 있다. 이랜드가 ‘책임 경영’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재계 관계자는 “상장을 하게 되면 기업에 대한 사정이 낱낱이 공개되는데 이럴 경우 견제당할 가능성이 커져 꺼리는 것”이라면서도 “기업 가치가 커 상장을 요구하는 이들이 많은 데다 재무 부담을 덜 수 있는 최후의 방법으로 상장이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주요 계열사를 상장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랜드의 미래 성장 동력을 보면 M&A와 해외 진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박 회장은 7년 단위로 경영 전략을 만든다. 그는 올해 초 신년사에서 “2021년까지 해외매출 비중 60% 달성과 글로벌 200대 기업에 진입할 것”이라고 경영 목표를 밝혔다. 또 “1조원 이상 대형 성장엔진 10개가 가동되고 중역 300명, 총임직원 30만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이 이처럼 강조하는 해외 사업은 이미 이랜드의 주요 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랜드는 1994년 중국 상하이에 생산지사를 설립했고, 1996년 이랜드 브랜드를 출시해 중국 패션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 비결은 현지화다. 빨간색을 선호하는 중국인 성향에 맞춰 매장 로고 색깔을 빨간색으로 했고,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단어인 ‘이롄’(衣戀)으로 회사명을 바꿨다. 특히 이랜드 중국 법인은 100% 직영체제로 백화점 입점 원칙을 중국 진출 이후 내내 고수하고 있다. 과거 브렌따노 브랜드가 백화점 수수료가 높아 입점하지 못해 중저가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이는 이랜드 의류 브랜드의 한계로 작용했다. 이 때문에 박 회장은 중국에서만큼은 처음부터 백화점에 입점시켜 고급 브랜드의 이미지를 만드는 전략을 썼다. 또 이랜드는 최근 엔화 가치 하락으로 일본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밀려 스파오의 일본 내 모든 매장을 철수한 가운데 앞으로는 대만과 홍콩 등 중화권에 좀 더 집중하는 것으로 해외 사업 방침을 수정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한도 넘으면 싼 집 대출자 우선…2차 판매 뒤 3차 공급분은 없어

    한도 넘으면 싼 집 대출자 우선…2차 판매 뒤 3차 공급분은 없어

    안심전환대출이 30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20조원 한도로 2차 판매에 들어갔다. 1차 때와는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 등을 문답풀이로 짚어 본다. →선착순이 의미 없다는데. -맞다. 신청기한 안에 일단 신청을 모두 받은 뒤 한도액(20조원)을 넘어서면 선별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신청분이 20조원을 넘으면 어떻게 되나. -집값이 낮은 대출자부터 구제한다. →‘합격 안정선’이 어디까지인가. -경쟁률에 따라 ‘커트라인’이 결정되기 때문에 예상하기 어렵다. 다만 1차 공급분을 분석해보니 평균 집값은 3억원이었다. 6억원 초과는 10%도 안 됐다. 차주들의 평균 소득은 4100만원으로, 6000만원 이하가 약 70%를 차지했다. →3차분도 나오나. -안 나온다. 2차 판매가 끝나면 추가 판매는 절대 없다고 정부가 선을 긋고 있다. →2금융권은 왜 포함이 안 되나. -금융사별로 금리, 담보여력, 대출구조 등이 복잡하고 권역별로 달라 해당 금융사들이 통일된 전환상품을 협의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주택금융공사 채권 양도 등을 위해 전산시스템도 신설해야 하는데 추가 비용도 발생한다. 2금융권 대출자는 원금 상환 부담 탓에 수요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게 당국 설명이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초과자는. -1차 때처럼 초과분을 갚아야 한다. 안심대출 심사할 때 LTV·DTI를 재평가하기 때문에 대출받은 시점보다 집값이 떨어진 경우에는 하락분만큼 갚고 나머지 금액만 대출로 전환이 가능하다. →신용카드 등 연체가 있어도 자격이 되나. -안 된다. 신청일을 기준으로 최근 6개월간 30일 이상(연속) 원금이나 이자 연체 기록도 있으면 신청할 수 없다. →안심대출로 전환하면서 대출액을 더 올릴 수 있나. -안 된다. 기존대출 잔액 한도 안에서만 전환 가능하다. →왜 1년이 넘은 대출만 대상이 되나. -무분별한 대출 전환을 막기 위해서다. 기존 대출에 대한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해주는 만큼 은행의 손실도 고려해 ‘최소 경과기간’을 설정한 것이다. →신축 아파트여서 KB시세 등이 나오지 않은 경우 안심대출 신청이 가능한가. -가능하다. 은행 내규에 따라 담보물 가치를 새로 평가하면 된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빛 못 보는 고위험 가계빚… ‘40兆 흥행작’ 안심대출의 그늘

    빛 못 보는 고위험 가계빚… ‘40兆 흥행작’ 안심대출의 그늘

    흥행 대박에도 불구하고 안심전환대출만으로는 안심이 안 된다는 게 금융권과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우선 수혜대상 선택이 정책의 핵심 의도를 비켜갔다. 안심전환대출의 핵심 목표는 1000조원이 넘은 가계 빚 불안을 누그러뜨리는 데 있다. 가계 빚 폭탄의 뇌관은 빚 갚을 능력이 떨어지는 저소득층과 다중채무자 등이다. 그런데 이들에게 안심대출은 ‘그림의 떡’이다. 예컨대 5000만원을 연 3% 변동금리에 빌린 사람이라면 연간 이자 부담액이 150만원이다. 안심전환대출(10년 만기, 금리 연 2.55% 가정)로 갈아타면 연간 원리금이 567만원으로 껑충 뛴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득 1분위(하위 20%) 가구의 지난해 가구소득은 평균 825만원으로 안심전환대출 전환 시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원리금 417만원은 연간 가구 소득의 절반을 넘는다”고 분석했다. 부실 위험이 가장 높아 ‘처방전’이 가장 절실한 저소득층은 안심대출로 갈아타고 싶어도 갈아탈 수 없는 처지인 것이다. 조 연구위원은 “상대적으로 부채상환 능력이 양호한 계층에 혜택이 집중돼 가계부채 구조가 전반적으로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눈 가리고 아웅하는 정책”(A시중은행 부행장)이라는 신랄한 비판까지 나오는 이유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안심대출 1차 공급분 가운데 집값이 6억원 이상인 대출자는 10%도 안 된다”며 “평균 집값 3억원 이하의 중산층 이하 대출자에게 혜택이 집중됐다”고 반박했다. 안심대출 혜택이 ‘파격적’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자격대상에서 제외된 사람들이 ‘나도’ ‘나도’ 하며 추가 혜택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2013년 국민행복기금이 고의 연체 등 대규모 도덕적 해이를 초래했던 것처럼 안심대출로 인해 결국 버티면 정부가 빚을 해결해준다는 잘못된 신호를 경제주체에 보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정부 말을 믿고 일찌감치 원리금 분할 상환의 고정금리로 갈아탄 대출자들의 ‘박탈감’은 정책 신뢰 측면에서 또 다른 문제다. 이들은 연 3~4%의 금리를 물고 있음에도 안심대출로 갈아탈 자격이 없다. 정부가 이자만 갚고 있는 고정금리 대출자로 자격요건을 제한해서다. 하지만 정부는 2년 전부터 “앞으로 금리가 오르게 되면 고정금리가 유리하다”며 “원리금 분할 상환의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타라”고 수차례 독려했다. 은행에 구체적인 취급 목표치까지 줬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정부가 금리 방향을 섣불리 예단했다가 정책 실패를 맛본 사례가 바로 적격대출”이라며 “앞으로 기준금리가 추가 인하된다면 안심대출자도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2012년 3월 출시 이후 지금까지 32조원어치 이상 팔린 적격대출(원리금 장기 균등분할 상환 고정금리 대출)은 출시 시점에는 변동금리(연 5.1%)보다 0.4% 포인트 금리가 쌌지만 지금은 역전됐다. 안심대출 수요 예측에 실패한 금융 당국이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2금융권 확대 검토”에서 “확대 불가” 등으로 수차례 말을 바꾼 것도 신뢰 저하를 자초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사설] 저소득층엔 ‘그림의 떡’인 안심전환대출

    금융 당국이 어제 안심전환대출을 20조원 한도로 추가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1차 때 20조원까지 합해 모두 40조원 규모다. 선착순이었던 1차 때와 달리 이번에는 주택 가격이 낮은 순서로 공급한다. 안심전환대출은 변동금리 또는 이자만 갚는 은행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로 바꾸고 이자와 원리금을 함께 갚아 나가도록 한 것이다. 금리가 연 2.6%대로 시중금리보다 1% 포인트가량 낮다. 갈아탈 때 물어야 하는 중도상환 수수료도 없앴다. 파격적인 조건이라 출시되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지난 24일 처음 출시된 뒤 불과 나흘 만에 연간 한도 20조원을 모두 소진했다. 정부가 추가 판매에 나선 것도 수요가 여전히 넘쳐나서다. 안심전환대출제도를 내놓은 것은 우리 경제의 가장 위험한 뇌관인 가계부채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1089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는 연간 이자만 최소 40조원이다. 미국이 올해 안에 금리를 올리면 우리나라도 따라서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변동금리로 빚을 내서 집을 얻은 사람들은 이자가 높아지면 못 갚을 위험이 커진다. 정부는 이 같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사적 금융거래에 개입했다는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이 제도를 도입했다. 2억원을 대출한 사람들이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타면 연간 200만원 안팎의 이자 부담이 줄어든다. 그러나 안심전환대출은 이자와 원금을 함께 갚을 능력이 있는 중산층 이상에게만 혜택이 집중되는 게 문제다. 원금은 커녕 이자 갚기에도 허덕이는 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2금융권 대출자들도 대상에서 빠져 있다. 정부는 2금융권도 대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가 말을 바꿔 최종적으로 대상에서 제외했다. 2금융권 대출의 부실위험이 은행 대출보다 훨씬 큰 만큼 가계부채의 건전화라는 정책 목표와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 정부의 시책에 호응했던 기존 고정금리 대출자들 역시 대상에서 뺐다. 정부가 안심전환대출을 확대했지만 주로 중산층 이상으로만 대상자가 한정돼 있어 가계부채 개선 대책으로는 크게 미흡하다. 2금융권 대출자를 비롯한 서민층을 위한 별도의 추가 대책을 시급히 내놓아야 한다. 한국은행의 발권력까지 동원하고도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는 식이라면 형평성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 정부가 한편에서는 빚내서 집을 사라고 계속 부추기면서 동시에 가계부채를 줄이겠다는 것부터가 모순이다.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신뢰도를 높여야 가계부채 건전화를 이룰 수 있다.
  • [이슈&이슈] 고양시 공무원, 휘경학원 재단 요진개발에 특혜 의혹

    [이슈&이슈] 고양시 공무원, 휘경학원 재단 요진개발에 특혜 의혹

    감사원이 건설업체로부터 개발 대가로 받은 400억원짜리 학교용지를 사립학교 재단에 ‘공짜’로 되돌려 준 공무원들을 중징계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지방의회, 시민단체 중 누구도 학교용지를 돌려받을 생각을 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29일 경기 고양시에 따르면 시 일부 공무원이 중견 건설업체인 요진개발㈜로부터 개발 대가로 시가 기부채납받은 400억원짜리 학교용지를 휘경학원에 무상으로 줘 지난해 12월 감사원으로부터 정직 징계를 요구받았다. 감사원은 ‘학교용지 기부채납 부당 포기’ 감사보고서에서 사실상 공문서를 허위로 작성했고 법적 절차도 거치지 않아 징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휘경학원 재단 이사장은 요진개발 지주회사 격인 요진산업의 최준명 회장이다. 1만 3224㎡(약 4000평) 규모의 이 학교 용지는 일산동구 백석동 지하철 3호선 백석역, 고양고속버스터미널 등이 근처에 있는 ‘알짜’ 땅에 속해 있다. 학교용지를 포함한 백석동 1237-5 일대 토지 11만 1013㎡는 1998년 8월 일산신도시 조성 당시 출판물 종합유통센터 유치를 목적으로 도시관리계획상 유통업무설비로 지정됐다. 주상복합아파트 등을 건축할 수 없어 활용 가치가 떨어지는 땅이었다. 그러나 요진개발은 1998년 12월 옛 한국토지공사로부터 643억원(3.3㎡당 약 191만원)에 이 땅을 매입했다. 이후 주상복합아파트를 짓겠다며 시에 토지 용도변경을 수차례 신청했다. 하지만 ‘특혜’라는 여론에 밀려 10년 가까이 빈터로 방치됐다. 2007년 3월 모 학회가 개발 이익의 절반가량을 시에 돌려주는 조건을 제시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개발사업자가 9.76%의 사업수익률을 달성하면서도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 시가 토지 면적의 49.2%(5만 4635㎡)를 기부채납받는 방안이었다. 요진개발은 학교용지를 포함한 토지 32.7%(3만 6247㎡)를 시에 기부채납하고, 연면적 6만 6115㎡ 내외의 건물을 신축해 내놓겠다는 자체 안을 제시했다. 더불어 학교용지는 휘경학원에서 장기 임대 등을 해 자율형사립고를 개교하겠다는 내용의 주민제안서를 제출했다. 결국 요진개발은 땅을 매입한 지 11년 만인 2009년 12월 시의회로부터 도시관리계획 변경을 승인받았다. 이듬해인 2010년 1월 시와 요진개발은 최초 협약을 체결했다. 학교 운영 주체는 주민제안서와 달리 지역 발전에 가장 적합한 운영자를 공정한 절차에 따라 선정하기 위해 양측이 협의해 결정하기로 했다. 1개월 뒤 시는 유통업무설비였던 토지의 용도를 주상복합용지로 변경해 줬다. 하지만 12년 만에 나온 이 협약은 같은 해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민주당 최성 시장 체제가 들어서면서 흔들렸다. 친(親)최성 시장 성향의 시의회와 일부 시민단체가 “최초 협약이 학회 용역 결과와 달리 요진개발에 특혜를 제공했다”며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는 2011년 7월 모 회계법인과 연구원에 특혜 의혹을 재검증하는 한편 최초 협약에 대한 변경안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 결과 최초 협약의 일부 변경이 제안됐다. 하지만 학교용지만큼은 기부채납 대상으로 다시 한번 명시했다. 이런 모든 과정은 감사원으로부터 중징계를 요구받은 김모 팀장이 맡았다. 그러나 김 팀장은 2012년 1월 갑자기 태도를 바꿨다. 요진개발로부터 기부채납받기로 한 감정가 379억원(2006년 10월 현재)짜리 학교용지 소유권을, 요진개발 최모 대표가 이사로 등재돼 있고 요진개발 지분을 100% 소유한 그의 아버지가 이사장으로 있는 휘경학원에 직접 무상 이전하겠다는 내용의 재검증 용역 결과 의견서를 작성한 것이다. 한달 뒤에는 같은 내용으로 작성된 추가협약서(안)를 최 시장에게 보고한 후 4월 추가협약이 체결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지자체가 공유재산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고자 할 때는 지방의회 의결을 받도록 한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 감사원은 “최초 협약의 취지가 사라지고 특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기부채납 규모를 제안한 학회 연구용역 결과에도 반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학교용지는 행정재산에 해당돼 매각 등 활용이 불가능했고 ▲학교용지는 조성 원가(0원)로 공급하도록 돼 있어 휘경학원에 무상 공급해야 했으며 ▲시에서는 학교를 설립할 수도, 학교용지를 소유할 수도 없고 ▲소유권이 아직 시로 오지 않은 상태였으므로 시의회 의결 사항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감사원은 “전임 시장 때인 2009년 8월 김 팀장이 기부채납이 가능한 것으로 검토보고서를 작성했고, 2012년 현 시장에게 가능하다는 변호사 자문 결과 등을 보고했기 때문에 변명의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팀장 후임 팀장이 2013년 4월 경기도교육청을 방문한 후 작성한 출장복명서에 따르면 ‘교육청에서는 학교용지가 제공된다면 시설비를 투자해 공립학교를 설치, 운영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점을 볼 때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또 감사원이 김 팀장과 함께 중징계할 것을 요구한 김모 과장의 경우 “해당 부서 과장으로 발령받기 7개월 전까지 3년 2개월 동안 시의회 전문위원으로 근무해 ‘지자체가 권리를 포기하고자 하는 경우 지방자치법에 따라 지방의회 의결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며 최 시장에게 두 사람의 징계를 요구했다. 감사 결과는 3개월 전 통지됐지만 시는 물론 시의회조차 학교용지를 돌려받을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한 전직 여성 시의원만이 재임 당시는 물론 민간인 신분이 된 지금도 이 학교 부지를 시 소유로 돌려받기 위해 외로운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자신들의 정책을 지지하는 시장과 시의원들이 당선되자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담당 공무원이 허위 공문서 등을 작성하고 지방의회 의결 절차를 거치지 않는 등 현행 법규를 위반해 휘경학원에 학교용지를 무상 양여했다면 형사고발하고 환수하는 방안을 찾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편 요진산업과 휘경학원은 최근 고등학교 부지에 명문 사립초등학교를 건립하겠다며 주민제안서 형식의 공문을 시에 제출했으나 시는 고교를 건립하라며 반려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문제점 속출하는 안심대출… 전문가들의 보완책

    전문가들은 안심전환대출의 보완책으로 크게 ‘소득 제한’과 ‘원금 상환 차등’을 제안한다. 현행 신청자격 요건(변동금리 대출이나 이자만 갚고 있는 고정금리대출)에 ‘소득 제한’을 추가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저소득자에게 혜택이 좀 더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LG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4년 동안 소득 1분위(하위 20%)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78.3%다. 같은 기간 소득 5분위(상위 20%)는 14.9% 늘어나는 데 그쳐 5개 소득 분위 중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연구원 측은 “시중은행 담보대출 차주 중에서도 금융비용 부담을 크게 느끼는 소득 1·2분위(하위 40%까지)에 (안심전환대출 신청) 우선권을 줘야 한다”며 “아울러 저소득층의 소득 증대 정책도 함께 이뤄져야 가계부채 구조 개선이라는 정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소득 제한을 두면 2금융권 대출자도 안심전환대출로 끌어들일 수 있다. 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은 “저소득·저신용자들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2금융권에 집중돼 가계부채 악순환의 고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금융권역을 구분하지 말고 소득 수준에 따라 지원자를 선별하면 2금융권 고객도 흡수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원금 상환 비중과 대출 만기도 소득수준별로 차등을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득 수준에 따라 원금상환 범위를 50%, 60%, 70% 등으로 차등을 두고 여기에 만기도 소득 수준에 따라 달리 적용한다면 저소득층의 원리금 부담을 낮춰 부실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렇듯 문제점이 속출하고 있는 데도 금융 당국은 보완책 없이 안심대출 2차 공급에 나섰다. 금융 당국이 숨 고르기를 한 뒤 2차 대출을 실행했어야 한다(윤석헌 숭실대 금융학 교수)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는 “가계대출 가운데 자영업자 대출을 동시에 받은 규모가 450조원 정도”라며 “또 다른 뇌관인 이들을 안심대출과 별도 카테고리로 삼아 관련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안원경 인턴기자 cocang43@seoul.co.kr
  •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최상열 140억 ‘5년째 1위’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최상열 140억 ‘5년째 1위’

    법조계 고위 공직자의 평균 재산은 사법부, 헌법재판소, 법무·검찰 순으로 나타났다. 최고 자산가는 최상열 울산지법원장으로 5년째 1위 자리를 지켰다. 26일 대법원·헌재·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재산공개 대상 고위법관 154명의 평균 재산은 19억 7502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01명(65.6%)은 10억원 이상의 재산을 신고했다. 전체 평균 재산은 지난해보다 8138만원 증가했다. 재산총액 140억 2839만원을 신고한 최 원장 외에도 김동오 인천지법원장과 조경란 청주지법원장이 100억원대 자산가로 이름을 올렸다. 김 원장이 135억 1654만원, 조 원장이 111억 4404만원을 신고했다. 반면 천대엽 부산고법 부장판사는 1억 5548만원을 신고, 공개 대상자 가운데 재산이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승태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신영철 전 대법관 제외)의 평균 재산은 17억 7154만원으로 지난해보다 8149만원 증가했다. 양 대법원장의 재산은 39억 2750만원이었고 대법관 중에서는 김용덕 대법관이 40억 9109만원으로 재산이 가장 많았다. 헌법재판소 재판관 9명의 평균 재산은 17억 3181만원으로 나타났다. 강일원 재판관이 26억 258만원으로 재산이 가장 많았고 서기석 재판관 23억 8072만원, 조용호 재판관 23억 6만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박한철 소장의 재산은 14억 740만원이었다. 법무·검찰 고위 간부 46명의 평균 재산은 16억 3812만원이었다. 김경수 대구고검장이 가장 많은 63억 8477만원을 신고했다. 황교안 장관은 지난해보다 1억 3700만원 늘어난 22억 6556만원을, 김진태 검찰총장은 7400만원 오른 24억 7789만원을 신고했다. 오세인 서울남부지검장은 지난해보다 9억 5730만원 감소한 -5억 396만원을 신고했다. 아파트를 임대하면서 보증금이 부채로 기록된 데다 보유 아파트 가격을 유사거래가격 기준에서 공시지가 기준으로 변경 신고하면서 재산이 급감한 것처럼 집계됐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박원순 -6억 8493만원 ‘최소’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박원순 -6억 8493만원 ‘최소’

    광역자치단체장 17명 중 10명은 지난해 재산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평균 재산 증가액은 1억원이 훌쩍 넘었다. 26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를 기준으로 광역단체장의 재산 평균은 20억 2600만원으로 2013년보다 1억 7938만원이 늘어났다. 최고 자산가는 김기현 울산시장으로 68억 616만원이었고 권선택 대전시장(36억 4818만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33억 7672만원)가 뒤를 이었다. 자산이 가장 적은 사람은 박원순 서울시장으로 6억 8493만원의 빚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시장의 재산은 2011년 -3억 10여만원에서 2012년 -5억 9400여만원, 2013년 -6억 8600여만원으로 매년 줄다 지난해 107만원이 늘어났다. 이어 윤장현 광주시장이(7억 5303만원)과 유정복 인천시장(8억 1194만원), 안희정 충남도지사(8억 5714만원) 등이 재산이 적은 광역단체장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1년간 재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단체장은 남경필 지사로 21억 7064만원이 늘었다. 권영진 대구시장도 전년보다 7억 6783만원이나 늘었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지난해 지방선거 이후 단체장들이 선거비용 보존을 받기 전인 7월 1일에 재산 등록을 하면서 선거비용 보전 금액이 반영되지 않아 부채가 많게 신고됐기 때문”이라면서 “이후 빚을 갚고 다시 재산 등록을 하면서 급격하게 재산이 늘어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재산이 가장 많이 줄어든 광역단체장은 서병수 부산시장이다. 서 시장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시했던 ‘서병수 펀드’를 환급한 데다 보험금 등의 영향으로 재산이 3억 5217만원 줄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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