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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공원에 고층아파트, 투기 조장하는 정부/김승훈 사회2부 차장

    [데스크 시각] 공원에 고층아파트, 투기 조장하는 정부/김승훈 사회2부 차장

    # A도시공원. 한 필지의 소유주가 2000명을 웃돈다. 이들은 과거 공원 주변 지역 개발을 위해 A공원을 공동 매입했다. 그동안 공원을 개발하지 못했는데, 내년 7월이면 주변 지역과 연계, 주상복합타운까지 조성할 수 있다. # B도시공원. 일부 지목은 건축 행위가 가능한 대지로 설정돼 있다. 언제든 아파트가 들어설 수 있다. 그간 개발제한에 걸린 덕분에 시민들은 도심 속 자연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공원도 내년 7월이면 녹지가 훼손되고, 고층 콘크리트 건물이 들어설 운명에 처했다. 내년 7월 1일 ‘도시공원 일몰제(또는 실효제)’를 앞두고 기획부동산과 난개발이 꿈틀거리고 있다. 정부는 어떻게 된 영문인지 도시의 허파 역할을 하는 녹지를 보존하려는 노력은커녕 개발 논리를 앞세워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고 있다. 국민을 위한 정부인지 의문이 든다. 국민 생명권을 최우선적으로 지켜야 하는 책임과 의무를 방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공원 일몰제로 인한 난개발은 20년 전 예고됐다. 1999년 헌법재판소는 옛 도시계획법 제4조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 도시공원 지정 후 20년 이상 사업이 진행되지 않으면 토지 소유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보고 자동으로 도시공원에서 해제되도록 했다. 일몰제가 시행되면 등산로 입구 등 개인 소유 공원 땅은 일반인 출입을 막고 개발할 수 있다. 전국 도시공원 923.9㎢의 39.7%인 367.7㎢, 서울 도시공원 114.9㎢의 79.8%인 91.7㎢가 해당된다. 국공유지를 제외한 사유지 보상비는 전국 22조 3000여억원, 서울은 16조 2000여억원이 드는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헌재 판결 이후 10년간 손을 놨다. 공원·녹지 보존을 위한 예산 마련이나 기금 조성은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가 돌연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해법이라며 개발 카드를 꺼냈다. 2009년 도입된 ‘민간공원 조성 특례제도’가 그것이다. 이는 민간이 5만㎡ 이상 도시공원을 매입, 공원 용지 30%엔 아파트 등을 짓고, 나머지 70%는 공원으로 꾸며 지방자치단체에 기부채납하는 게 골자다. 공원에 대규모 고층아파트를 지어 장사할 수 있도록 개발 물꼬를 터 준 것이다. 경기 의정부에서 첫 사례가 나왔다. 민간 개발업체가 직동공원을 사들여 2016년 4월 공원 땅 30%에 1850가구의 아파트를 짓고 분양했다. 70%는 공원으로 만들어 시에 기부채납했다. 이후 수원, 대전, 광주 등 전국 곳곳에서 사업에 나서며 공원 녹지가 훼손될 위기에 놓였다. 서울시만 개발에 반대, 공원 사수에 나서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일몰제 시행 1년여를 앞두고 또 한번 반시대적 결정을 했다. 공원 개발 판을 깔아 준 것도 모자라 이젠 대놓고 개발자로 나섰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앞세워 공원을 매입, 그 땅 30%에 공동주택을 짓겠다는 것이다. 지방정부는 시민 생명에 치명적인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녹지 공간 확보에 애쓰고 있다. 서울시는 2022년까지 시내 자투리 공간에 나무 3000만 그루, 양천구는 지역민들과 함께 30만 그루 심기에 나섰다. 나무 한 그루는 연평균 35.7g의 미세먼지를 줄인다고 한다. 국토부는 돈이 없어 공원 매입을 못 하는 열악한 지자체 재정 해결이라는 미명 아래 개발 논리를 펴지만, 그 후폭풍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진정 미래 세대에게 숨조차 쉬기 힘든, 미세먼지 자욱한 하늘을 물려주려 하는지 묻고 싶다. 장기미집행 도시공원은 대부분 일제강점기부터 1970년대까지 지정됐다. 당시엔 지방자치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 국가가 정했다. 돈줄을 쥐고 있는 정부는 더는 지자체에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직접 나서서 결자해지해야 한다. hunnam@seoul.co.kr
  • 고양시, 요진개발에 수천억 회수 길 열려

    고양시, 요진개발에 수천억 회수 길 열려

    대법원은 ㈜요진개발이 경기 고양시를 상대로 제기한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 부관 무효 확인 청구 소송’에서 기각결정 했다. 이로써 2016년 10월 부터 3년여에 걸친 요진과의 법정소송이 사실상 모두 마무리 됐으며, 고양시는 요진으로 부터 기부채납 받기로 했던 1230억원대의 업무빌딩과 340억원대(2010년 10월 감정싯가 기준)의 학교부지, 수익금 일부를 추징할 수 있게 됐다. 29일 고양시에 따르면 요진은 2012년 4월 옛일산출판유통단지 터에 주상복합아파트와 상가(Y-CITY)를 신축허가 받는 대가로 연면적 6만 6115㎡(2만평) 규모의 업무빌딩과 1만 3224㎡(4000평)의 학교부지, 개발수익금 일부를 사업 준공 때 까지 시에 기부채납 하기로 했다. 그러나 최성 전 시장 재임 당시 학교용지 소유권을 요진건설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사학재단 휘경학원으로 이전하고, 업무빌딩은 착공 조차 하지않는 등 협약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사업승인을 조건으로 기부채납을 강요한 협약은 무효”라며 이른바 ‘부관 무료 확인소송을 제기했다.고양시의회가 요진개발의 자발적인 기부채납 이행을 촉구하고, 고양시의 대표적 시민운동단체인 비리행정척결운동본부가 요진의 자산 압류 및 탈세 추징을 촉구해왔으나 꿈쩍하지 않고 있다. 고양시는 부관 무효 확인소송이 끝남에 따라 기부채납 받을 업무빌딩의 면적을 확정짓는 2심 소송도 오는 6~7월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고양시는 지난 해 10월 업무빌딩 부지를 소유권 이전 완료했으며, 업무빌딩 기부채납 지연과 관련해 손해배상금 149억원 상당의 요진 측 부동산을 가압류 했다. 이재준 시장은 “오는 5월30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속개될 업무빌딩 기부채납 의무 존재 확인의 소(민사소송)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기부채납이 조속히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공천 눈도장 찍기 동물국회의 ‘민낯’

    공천 눈도장 찍기 동물국회의 ‘민낯’

    연동형 비례대표 선거제 도입,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놓고 볼썽사나운 ‘동물국회’를 연출해 국민적 지탄을 받는 국회의원들이 당내에서는 오히려 ‘영웅’ 대접을 받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25~26일 폭력적인 입법 절차 방해 논란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은 26일 자유한국당 의원 18명을 무더기 고발했다. 이에 27일 한국당은 민주당 의원 15명과 정의당 의원 1명을 맞고발했다. 그런데 피고발인들은 반성은커녕 당당한 모습이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27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장외 집회에서 민주당에 고발당한 18명의 국회의원을 일으켜 세운 뒤 박수를 유도했다. 황 대표는 “이미 법률지원단 변호사 30명을 확보했고 추가로 300명을 구해서 고발당한 18명을 구해내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고발인 명단 맨 위에 이름을 올린 나경원 원내대표는 “내가 수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당 안팎에서는 “고발당한 18명은 이미 내년 총선 공천을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아무리 여론의 지탄을 받아도 지도부에 눈도장을 찍는 게 더 중요해 여야 할 것 없이 몸싸움을 불사하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 물리적 충돌이 극심했던 25일 국회 본청에서는 민주당 A 의원이 몸싸움으로 땀범벅이 된 한 보좌관을 향해 “비례대표 공천을 줘야겠다”고 칭찬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공천을 받기 위한 주류 전쟁에서는 당에 대한 헌신과 대중적 인지도 제고가 핵심”이라며 “내년 공천은 이번 패스트트랙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진영논리가 확실한 대치 상황이라 적을 향해 돌진한 사람에게 훈장이 주어지는 것”이라며 “정치가 실종된 상태에서는 투사가 될 수밖에 없고, 피고발이 훈장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재벌개혁 ‘뒷걸음’… 소주성 가계부채 해소 공약 실천 ‘0’

    재벌개혁 ‘뒷걸음’… 소주성 가계부채 해소 공약 실천 ‘0’

    공정경제 11개항목 변질·진행없음 ‘절반’ 시행령만 바꾸면 되는 총수사익 편취 손놔 가맹점주 보호 단체 신고제도 국회 낮잠 가계부채 총량 축소 약속 실효성 떨어져 서민 주거비·통신비 부담 완화도 ‘헛구호’문재인 정부의 아킬레스건은 ‘경제·민생’ 분야다. 소득주도성장을 내세웠지만 분배를 통한 소득 증대와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쳤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4분기에는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와 상위 20%(5분위) 가구의 소득 차가 5.47배로 2003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로 벌어져 빈부 격차가 오히려 커졌다.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 -0.3%로 역성장했다. ●경제·민생 관련 법안 상당수 ‘계획만’ 경제가 나빠지면서 재벌 개혁 칼날은 점점 무뎌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투자 확대를 요청했다. 경기 부양을 위해 정부가 대기업에 세금 감면과 규제 완화 등 당근을 주면서 공정경제 확립을 위한 주요 공약들은 추진력을 잃었다. 서울신문과 참여연대가 점검한 39개 경제·민생 국정과제 세부 항목 가운데 ‘이행완료’ 항목은 5개(12.8%)였다. 21개(53.9%) 항목이 ‘이행 중’으로 분류됐다. 이행했거나 이행하려고 노력 중인 비율이 66.7%인 셈이다. 수치로만 보면 다른 분야에 비해 높다. 하지만 이행 중인 항목을 뜯어보면 상당수는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잠자고 있거나 정부가 계획만 발표한 상태다. 당초 계획과 달라진 ‘축소·변질 이행’은 7개(17.9%), 아예 추진조차 하지 않은 ‘진행 없음’은 6개(15.4%)였다. 특히 공정경제 분야가 심각했다. 39개 항목 중 공정경제 관련 11개 항목에서는 ‘축소·변질’(27.3%), ‘진행 없음’(27.3%) 평가를 받은 항목이 절반을 넘었다. 재벌 개혁 후퇴에 따른 결과다. 정부는 재벌 총수일가의 전횡을 막기 위해 지난해까지 다중대표소송제와 전자투표제를 도입하고 집중투표제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보수 야당과 재계의 저항에 부딪혔다. 평가단은 “정권 초기에 드라이브를 걸었어야 할 개혁 입법을 미룬 결과”라고 지적했다. 집권 3년차인 올해도 법 개정에 실패하면 재벌 개혁은 사실상 물 건너갈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정거래법 전부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일감 몰아주기 등 사익편취 규제 대상 상장사 기준을 총수일가 지분율 30% 이상에서 20%로 낮추고, 총수일가 지분율 50% 이상 자회사도 규제하기로 한 것은 적절한 조치로 평가됐다. 그러나 이것도 야당의 반대로 법 개정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평가단은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강화는 정부가 시행령 개정으로도 할 수 있는데 시도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복합 쇼핑몰 월 2회 휴무 의무화도 막혀 ‘을’의 눈물을 닦아 주겠다며 내세운 대통령 직속 ‘을지로위원회’ 설치 공약도 별 성과가 없다. 지난해 11월부터 공정위 주도로 6개 관련 부처가 모여 ‘공정경제 전략회의’를 열고 있지만 회의체 이상의 역할은 못 했다. 편의점과 치킨집 등의 가맹점주를 보호하기 위해 가맹점사업자단체 신고제를 도입하기로 했는데, 2016년 7월 민주당 전해철 의원이 발의한 가맹사업법 개정안은 국회에서 논의되지 않고 있다. 같은 당 이학영 의원이 대리점 사업자들에게 단체구성권을 주는 내용으로 발의한 대리점법 개정안 역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 공약도 후퇴했거나 보완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지난해 5월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됐지만, 동반성장위원회가 기존에 지정한 73개 업종으로 제한됐다. 이 업종에 진출하는 대기업에 매기는 강제금은 원안에서 정했던 매출액의 최대 30%에서 5%로 쪼그라들었다.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복합쇼핑몰 월 2회 휴무 의무화는 소비자 피해 논리에 막혔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복합쇼핑몰 영업 제한은 대형마트 규제보다 이해관계자가 많아 이행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임대료 인상률 상한을 9%에서 5%로 내리는 등 지난해와 올해 상가임대차보호법 시행령을 두 차례 개정해 임차인을 보호한 것은 좋은 점수를 받았다. 법 개정으로 계약갱신요구권 행사 기간도 5년에서 10년으로 늘었다. ●공공임대주택도 임대료 높아 포기 속출 서민 주거비와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토교통부가 2017년 12월 서민주거 안정과 주거복지 확대를 위해 공공임대주택과 공공분양주택 등을 100만호 공급하겠다는 주거복지로드맵을 발표했지만, 28만호의 건설형 공공임대주택 중 임대료가 높은 행복주택(19만 5000호)이 67%를 차지했다. 임대료 부담에 입주를 포기하는 저소득층이 많다. 평가단은 “공공임대주택 공급보다는 임대료 지원에 불과한 전세임대만 확대했다”면서 “10년 분양전환주택 7만호를 장기공공임대주택으로 전환하겠다는 정부 발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통신비와 관련해 평가단은 “정부가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와 5G용 단말기 출시에만 혈안이 돼 5G 고가 단말기에 대한 대책이 없다”고 꼬집었다. 소득주도성장을 뒷받침한다는 ‘가계부채 위험 해소’ 공약 6개 중에서 제대로 이행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정부가 2017년 대부업법과 이자제한법에서 정하는 최고금리를 일원화하고 단계적으로 20%로 인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법안들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지난해 2월 최고금리를 24%로 내렸지만, 미국(8~18%)과 일본(20%) 등 선진국에 비하면 여전히 높다는 평가다. 가계부채 총량을 줄이겠다는 약속도 실효성이 떨어졌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가계부채 연착륙을 유도하려고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강화하고 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도입했지만 부동산 가격이 폭등한 뒤 뒷북을 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시진핑 “중국 대문 끊임없이 열고 무역흑자 추구 안할 것”

    시진핑 “중국 대문 끊임없이 열고 무역흑자 추구 안할 것”

    미중 간 무역갈등 속에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40여명의 정상과 국제기구 수장이 참석한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서 미국을 의식한 듯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고 수입을 확대하는 등 일련의 대외 개방 조치를 쏟아냈다. 26일 베이징 국가회의중심에서 열린 제2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포험 개막식 연설에서 시 주석은 외자 시장 진입을 확대하고자 외국 기업의 투자 금지 대상인 네거티브 리스트를 크게 줄이고, 서비스업과 제조업 등에서 전방위적인 대외 개방 추진을 약속했다. 이는 중국의 개방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막바지에 다다른 미중 무역 분쟁 협상 분쟁을 조기 타결하고자 하는 의도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외자 지분 소유와 독자 경영을 더 많이 허용하겠다”면서 “자유무역 실험구와 자유무역항 건설을 가속하고 공급자 측 구조 개혁을 통해 과잉 생산을 도태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는 기업의 합법적 권익을 지키는 것은 물론 국가의 질적 성장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면서 “외국인의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고 침해 행위를 엄단하겠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상품과 서비스 수입에 대한 수입도 대폭 늘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 주석은 “세계의 공장이자 시장인 중국 인민의 생활 수요 충족을 위해 관세를 낮추고 비관세 장벽을 없애는 등 중국 시장의 대문을 끊임없이 열겠다”면서 “무역 흑자를 추구하지 않으며 외국의 질 좋은 농산물과 제품을 수입해 균형 있는 무역 발전을 촉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위안화 환율을 합리적인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대외 개방 정책을 이행하겠다는 의지로 피력했다.이처럼 미국을 고려한 개방 조치를 약속하면서도 패권 정책인 ‘일대일로’의 확장 의지는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일대일로 건설은 세계 경제 성장을 위해 새로운 공간을 개척했고, 국제 무역과 투자를 위한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었다”면서 “세게 각국 발전에 새 기회를 제공했을 뿐 아니라 중국의 개방과 발전에 신천지를 열었다”고 평가했다. 이날 포럼에는 37개국 정상 등 150개국에서 5000여명의 대표가 참석했으나 일대일로에 대해 중국의 패권 전략이자 부채를 기반으로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채무함정외교’라고 비난하고 있는 미국 행정부는 포럼을 보이콧했다. 지난 제1회 일대일로 정상포럼에는 매슈 포틴저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을 파견했었다. 중국 관영 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논평을 통해 미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매체는 미국을 향해 “좁은 국익의 관점에서 보면 일대일로에 대한 미국의 우려는 이해할만하다”면서도 “일대일로에 대한 오해가 커지면서 미국이 전 세계에 커다란 수익을 가져다주는 경제적, 무역 활동에서 소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자녀와 직장에 가는 날’ 행사에서 “아베 신조 일보 총리가 매우 중요한 회담을 위해 내일(26일) 방문한다”면서 “중국에서는 곧 시 주석이 올 것”이라고 말하며 미중 무역협상이 종착점에 이르렀음을 시사했다. 오는 30일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툐가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양국 간 무역 분쟁에 관한 추가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엄마 아빠, 어린이날 영등포공원에 데려다 주세요”

    맘든든센터서도 음악·가족체험 등 운영 서울 영등포구가 ‘아이가 행복한 영등포, 아이 키우기 좋은 영등포’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다음달 4~5일 이틀간 영등포공원에서 열리는 ‘2019 영등포 어린이 축제’가 첫 테이프를 끊는다. 교통체증이나 붐비는 인파를 걱정할 필요 없이 가까운 곳에서 어린이날을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꽃보다 예쁜 우리’를 주제로 잡았다. 승마체험, 마술쇼, 체험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해 영유아부터 청소년까지 온 가족이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2일에는 이랜드 한강유람선 체험, 3일에는 63스퀘어 투어, 3~5일에는 가족 뮤지컬 ‘하얀 눈썹 호랑이’ 공연 등 다양한 행사와 공연이 이어진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 공약에 따라 문을 연 영유아 돌봄시설인 맘(心)든든센터에서도 어린이들을 위한 특별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4일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맘든든센터 1호점인 신길4동 육아종합지원센터와 2호점인 영등포동 자치회관에서는 음악체험(표정부채 만들기, 에그셰이커 만들기)과 가족체험(가족 액자 만들기, 페이스페인팅, 바람개비 만들기), 요리체험(카나페 만들기), 찰칵 포토존 등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채 구청장은 “어린이날을 맞아 개최되는 ‘영등포 어린이축제’에서 아이와 부모 모두가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면서 “아이들은 웃으며 뛰어놀 수 있고, 부모는 안심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영등포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이종락의 기업인맥 대해부](67) 취임 첫 해를 맞은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

    [이종락의 기업인맥 대해부](67) 취임 첫 해를 맞은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

    이해욱 회장, 입사 24년만인 올해 회장에 올라에너지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올인’ 부인은 LG家...고 구본무 회장의 조카사위대림산업은 올해 창립 80주년을 맞이했다. 국내 건설사 중 최고(最古)의 역사를 자랑하는 대림산업은 1939년 10월 10일 인천 부평역 앞에서 ‘부림상회’라는 간판을 내걸고 건설 자재 판매회사로 첫 발을 내디뎠다. 1947년 대림산업주식회사로 사명을 변경하고 본격적으로 건설업에 진출했다. 대림이 급성장하게 된 계기는 이재준 창업주의 장남 이준용(81) 명예회장이 경영이 참여하면서부터다. 경기고와 서울대 상대를 졸업한 후 미국 덴버대학에서 통계학을 전공한 이 명예회장은 귀국한 뒤 영남대와 숭실대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학자의 길을 걷던 이 명예회장은 1969년 부친의 엄명으로 대림산업에 계장으로 입사했다. 그는 건설과 석유화학 분야를 양대축으로 해 대림산업을 2018년 재계순위 18위까지 끌어올렸다. 이 명예회장은 3남 2녀를 뒀는데 장남 이해욱(51) 회장이 올해부터 명실상부한 그룹 총수에 올라 3세 경영시대를 열었다. 이 회장은 경복고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떠나 부친이 나온 미 덴버대 경영통계학과를 졸업하고 컬럼비아대 대학원에서 응용통계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5년 대림엔지니어링 대리로 입사한 뒤 대림산업 구조조정실 부장, 석유화학사업부 부사장, 대림코퍼레이션 대표, 대림산업 부회장을 거쳐 24년만에 회장직에 올랐다. 이 회장의 치적은 대부분의 기업이 어려움을 겪던 1998년 IMF 외환위기때 선제적 대응으로 순조롭게 위기를 극복한 것이다. 그는 이 당시 석유화학사업 부문의 체질개선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고강도 구조조정과 전략적 제휴확대, 혁신을 주도했다. 또한 한화와 NCC사업부문을 통합해 아시아 최대규모의 여천NCC를 출범시켰고, 선진 화학기업인 바젤사와의 합작으로 폴리미래, 미국쉐브론 필립스와의 합작법인인 KRCC를 설립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대규모 석유화학부문의 구조조정 성공으로 대림그룹은 IMF 이전 1997년 395%에 달하던 부채비율을 2005년 72%로 낮췄으며, 1997년 1조 9000억원이었던 매출액이 2018년에는 22조 1000여억원으로 증가하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이재준 창업주가 대림산업의 토대를 만들고 건설업을 특화시켰다면, 2세대 이준용 명예회장은 유화부문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3세대인 이해욱 회장은 석유화학사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대림산업의 아파트 브랜드 ‘e편한세상’을 도입하는 등 대림산업의 새 성장동력을 마련하는데 집중했다. 이 회장은 에너지 사업을 회사의 중장기적 전략으로 세웠다. 2013년 에너지 사업을 전담하는 대림에너지를 설립해 에너지 디벨로퍼 사업을 벌이고 있다. 같은 해 호주 퀸즐랜드 석탄화력발전소 지분을 인수해 해외 민자발전 시장에 진출했다. 2015년에는 국내최초로 석유화학산업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류브리졸과 폴리부텐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다. 대림산업은 연간 8만톤의 폴리부텐을 생산할 수 있는 세계적인 규모의 공장을 사우디에 건설해 운영할 계획이다. 2024년 상업운전에 돌입하면 연간 33만톤의 폴리부텐을 생산할 수 있으며 약 35% 이상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다. 이 회장은 음악과 미술 등에 전문가 수준으로 조예가 깊어 2003년부터 대림미술관 관장을 맡아 오고 있다. 취미는 드럼이다. 회사 이메일 주소에 ‘드럼’이라는 단어가 들어있다고 한다. 세심하고 자유분방한 성격이라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2016년 운전기사를 상습적으로 폭언했다는 혐의로 재판에서 1500만원 벌금형을 받았다. 이 회장은 당시 “잘못된 행동이 누군가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됐다”면서 “상처를 받은 모든 분들께 용서를 구한다”며 공개 사과했다. 이런 점 때문인지 대림산업은 지난 1월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2019 기업인과 대화’에 한진, 부영그룹과 함께 초대받지 못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동남아 순방중인 지난 3월 11일 대림산업이 브루나이에서 짓고 있는 ‘템부롱 대교’건설 현장을 찾았다. 템부롱 대교는 브루나이만(灣)을 사이에 두고 저개발지역인 동부(템부롱)와 개발지역인 서부(무아라)로 나뉜 브루나이 국토를 연결하는 30㎞ 규모의 해상교량이다. 브루나이 경제발전의 핵심 동력이 될 2조원 규모의 대규모 국책사업이다. 문 대통령은 “템부롱 다리야말로 우리 정부가 추구하는 동반 및 포용적 성장의 좋은 사례”라면서 “이런 가치 있는 사업에 우리 기업이 큰 역할을 해 더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템부롱 대교 공사현장 방문을 계기로 대림산업이 청와대의 ‘부정적 기업목록’에서 빠진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하지만 대림산업이 그룹의 호텔 브랜드 ‘글래드’(GLAD) 상표권을 이 회장과 아들이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인 APD에 넘겨주고는 자회사인 오라관광(현 글래드호텔앤리조트)이 사용하게 하는 식으로 이 회장 일가가 수익을 챙긴 사실이 지난 2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이 회장 등은 과징금 총 13억 500만원을 물게 된 것은 물론 검찰에 고발당해 또다른 시련을 맞게 됐다. 이준용 명예회장은 1965년 열애 끝에 이화여대 출신의 고 한경진씨와 혼인했다. 장인인 한순성씨는 천안 사업가 집안 출신이었다. 장남인 이해욱 회장은 LG그룹 구자경 명예회장의 외손녀인 김선혜(48)씨와 결혼했다. 장모가 구자경 회장의 큰 딸 구훤미씨, 장인은 희성금속 회장을 지낸 고 김화중씨다. 즉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처사촌이다. 두 사람은 친지의 소개로 만나 연애 결혼했다. 슬하에 1남 2녀를 뒀다. 미국에서 개인사업을 하고 있는 차남 이해승(50)씨의 부인 김경애(51)씨는 전 미국 미주리대 김현영 박사의 딸이다. 3남 이해창(48) 캠텍 대표이사는 외동딸을 두고 있다. 막내딸 이윤영(47)씨의 남편 김동일(46)씨는 외국계 금융사에 근무하고 있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우주를 보다] 유성우와 혜성 그리고 북두칠성이 담긴 환상적인 밤하늘

    [우주를 보다] 유성우와 혜성 그리고 북두칠성이 담긴 환상적인 밤하늘

    부채살처럼 퍼지는 유성우와 그 가운데 찍혀 있는 혜성, 그리고 단아한 북두칠성이 한 하늘에 모여 빚어낸 환상적인 밤하늘 풍경이 미 항공우주국(NASA)의 ‘오늘의 천문사진(APOD)’ 23일 자(현지시간)에 게재되어 우주 마니아들을 황홀하게 하고 있다. 유성우는 혜성이 흘리고 간 먼지 알갱이들이 무리지어 있는 속을, 태양을 공전하는 지구가 지나갈 때 지구 대기권으로 끌려들어 불타는 별똥별 무리를 말한다. 크기는 먼지보다 좀 크거나 왕모래알만 하며, 주로 먼지와 얼음 덩어리로 이루어져 있다. 기다란 타원 궤도를 그리며 태양을 공전하는 혜성이 태양에 가까워지면 얼음과 먼지 등이 태양열로 녹기 시작하고, 방출된 가스와 먼지들이 태양의 복사압력과 태양풍에 의해 태양 반대방향으로 밀려나면서 혜성의 꼬리를 만든다. 그래서 혜성이 지나는 궤도에는 보통 혜성으로부터 유출된 많은 물질이 남게 된다. 이 길이 지구 공전궤도와 맞닿는 곳에서 유성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지구 하늘에서 보이는 유성의 궤적은 나란하지만, 기찻길 같은 원근감의 효과로 위 사진에서 보듯 한 점에서 방사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 한 점을 유성우 복사점이라 하고, 복사점이 있는 별자리를 따서 유성우 이름이 지어졌다. 지구에서 볼 수 있는 유성우는 모혜성의 종류에 따라 1년에 총 8개 가량이 있다. 즉, 1월에 사분의자리 유성우, 4월에 거문고자리 유성우, 5월에 물병자리-에타 유성우, 7월에 물병자리-델타-남족 유성우, 8월에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 10월에 오리온자리 유성우, 11월에 사자자리 유성우, 12월에 쌍둥이자리 유성우 등이다. 위의 사진은 지난 1월 스페인의 카나리아 제도에 딸린 라 팔마섬에서 아프리카 북서쪽 해안을 바라보며 사분의자리 유성우(지금의 용자리)를 담은 장면이다. 유성우의 복사점은 북두칠성 손잡이 아래에 자리한다. 그 부근에 있는 녹색 빛줄기는 오랜만에 찾아온 밝은 혜성 비르탄넨이다. 위 사진에서 북두칠성의 국자 부분 두 끝 별을 잇는 선분을 5배쯤 연장한 곳에 밝은 별 하나가 반짝이고 있다. 바로 북극성이다. 지구의 자전축이 향하고 있는 천구의 북극에 자리한 별로, 저 별을 올려본 각이 바로 그 지점의 위도를 가리킨다. 라 팔마는 북위 28도 부근의 섬이라 북위 38도 부근인 서울에서 보는 각도보다 많이 낮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노식래 서울시의원 “서울시는 백두대낮에 벌어진 현수막 테러에 응답하라”

    노식래 서울시의원 “서울시는 백두대낮에 벌어진 현수막 테러에 응답하라”

    서울특별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노식래 의원(더불어민주당·용산2)은 24일 개최된 제286회 임시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주택건축본부 업무보고에서 지역주민의 생활불편 해소를 위해 잠실5단지 재건축사업이 정상 추진될 수 있도록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노 의원에 따르면 잠실5단지는 지난 2017년 9월 개최된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결과에 따라 수권소위원회만을 앞두고 있으나 서울시교육청에서 실시하는 ‘교육환경영향평가’를 받지 못해 사업이 정체되고 있는 상황으로 서울시가 전향적으로 나서서 사태해결을 위한 중재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의원은 “최근 잠실5단지 내 아파트 외벽에 박시장과 서울시의 정책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대형 현수막이 설치되면서 제2롯데월드 앞 간선도로(올림픽로)를 지나는 서울시민과 외국인들에게 나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며 “지난해 7월 도시행정의 노벨상이라는 리콴유 세계도시상을 받은 서울시에서 이러한 현수막 테러가 벌어지는 상황이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노 의원은 “서울시는 이 상황을 손놓고 바라보고만 있지 말고 조합과 시교육청간 갈등(신천초등학교 부지 기부채납 문제)이 해결되어 사업이 정상추진될 수 있도록 중재노력을 기울이고 5월 중에는 조합측을 만나 해결책을 강구해 달라”고 요청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정은, 나진~하산 지나며 북러 경협 강조 행보

    김정은, 나진~하산 지나며 북러 경협 강조 행보

    2008~2013년 항만 건설·빚 탕감 등 밀착 멈춰선 물류사업 재개 땐 자력갱생 도움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용기인 참매 1호 대신 전용열차를 타고 북러 정상회담이 열리는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북러 경제협력을 강조하려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 매체는 22일 김 위원장이 수행원 230명과 함께 전용열차편으로 24일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참매 1호를 이용하면 1시간 30분이면 도착하는 거리인데 기차를 이용해 약 1100㎞의 철로를 20시간 넘게 달리는 것이다. 특히 북한 철도의 궤도는 1435㎜인 보통궤인 반면 러시아 철로는 1520㎜의 광궤이기 때문에 철로 간격이 다르다. 두만강 인근에서 바퀴를 갈아야 한다. 열차의 경로는 ‘북한 나진~러시아 하산 철도 구간’이 유력하다. 이 구간을 조성한 건설 사업이 본격적인 북러 경제협력의 시발점으로 평가되는 데다 북러 경제협력의 핵심 거점인 나선경제특구를 종단한다는 상징성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08년 북러 합작법인인 나선콘트랜스가 이 철로 구간과 나진항 항만 및 터미널을 건설한 뒤 러시아는 2012년 북한의 채무를 탕감해주는 등 2013년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따른 대북제재 동참 전까지 긴밀한 경제협력을 진행했다. 하지만 나선콘트랜스는 대북제재 압박으로 부채가 누적돼 올해 들어 나진·하산 물류사업을 중단한 상황이다. 따라서 자력갱생으로 대북제재를 넘어서겠다는 김 위원장 입장에서 해당 사업이 복원된다면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이 지역은 한국에도 의미가 크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시베리아 광산에서 채굴된 석탄을 철도로 나진항까지 수송한 뒤 배를 이용해 포항제철소 등으로 옮기는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있었다. 문재인 정부도 남·북·러 물류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재개를 염두에 두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가 중국 지역인 투먼과 훈춘으로 돌아가며 북중 관계를 강조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23일 “북러 정상이 이번 회담에서는 대북제재를 감안해 경제협력 청사진 정도에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간과 마찬가지로 경제협력의 핵심은 나선경제특구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동정] 제8회 윤광열 치과의료봉사상에 이규환 교수·정용우씨

    △부채표 가송재단은 대한치과의사협회와 함께 제8회 윤광열 치과의료봉사상의 수상자로 이규환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와 이동치과진료버스 운전기사 정용우씨를 선정했다. 이 교수는 어려운 환경의 이웃들을 대상으로 구강건강증진 검사와 상담, 구강용품 후원 등을 벌여왔다. 정씨는 2009년부터 진료봉사를 위한 차량 운전과 의료기자재 관리 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 [시론] 항공산업, 어떻게 살려야 하나/권영준 한국뉴욕주립대 경영학 석좌교수

    [시론] 항공산업, 어떻게 살려야 하나/권영준 한국뉴욕주립대 경영학 석좌교수

    최근 몇 주 사이에 한국 재벌의 지배구조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사건이 연달아 일어났다. 그것도 개방경제 국가의 기간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항공산업의 양대 국적항공사에서 동시에 발생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핵심 가치를 지탱해 주던 기업이었다. 하지만 그룹 지배주주의 독단과 황제경영의 폐단으로 인한 무분별한 기업 인수 및 확장은 ‘승자의 저주’라는 덫에 걸려 아시아나항공이라는 우량 기업의 핵심 가치를 퇴색시키는 결과를 낳았고, 결국 아시아나항공은 지배주주 리스크로 인해 매각될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했다. 최근에 기업 이미지가 극도로 악화된 대한항공의 문제점은 매각을 통해 해결될 가능성이 있는 아시아나항공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훨씬 더 복잡한 구조를 안고 있다. 타계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항공사 최고경영자로서 나름 실적도 좋고 평판도 괜찮은 재벌 회장이었다. 하지만 그 역시 재벌 지배주주들이 공통으로 가진 형제간의 암투와 비전문가들인 가족경영의 폐단과 탐욕 및 갑질 행패의 희생양이 돼 버렸다. 따지고 보면 오늘날 대한항공의 문제는 파산한 한진해운 문제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한진해운 조수호 회장의 2006년 사망과 함께 계열 분리 작업이 중단된 상태에서 전문성이 전혀 없는 그의 부인이 한진해운의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것을 이사회도, 조양호 회장도 막지 못했다. 한진해운은 그야말로 우량 회사가 불과 몇 년 사이에 빚투성이의 거대한 불량 회사로 전락하게 된다. 이로 인해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을 지원했던 2013년부터 대한항공도 동반 부실해졌다. 2012년 말 771%였던 대한항공 부채비율(별도 재무제표 기준)이 한진해운 파산 직전인 2016년 6월 말 1109%로 뛰어올랐다. 종국에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의 그림자가 대한항공 그룹을 덮치면서 세계적인 해운 네트워크 그룹에 편입돼 있던 한진해운을 파산시키게 되는데, 이에 대한 정부와 채권단의 결정에 대해서는 아직도 부정적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 이후 대한항공그룹의 기업 가치 훼손과 평판 리스크는 급기야 지배주주 친족들의 극단적인 갑질과 탐욕 및 비리 등으로 급전직하했고, 마침내 대한항공 그룹은 망망대해에서 선장 잃은 배와 같은 신세가 돼 버렸다. 위기에 빠진 양대 국적항공사는 국민의 안전은 물론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산업 발전 차원에서도 이대로 내버려 둘 수가 없기에 아래와 같은 대책을 주문한다. 첫째, 사전적 개혁 방안으로, 공정거래법이나 거래소 상장 규칙을 개정해 지배주주들의 폐단인 독단적 황제경영을 사전에 제어할 수 있는 MoM(Majority of Minority) 규칙의 도입을 촉구한다. MoM은 주총에서 비지배주주들의 다수결로 총수 일가의 이사와 임원 임명 및 이들의 보수를 결정하고, 계열사 간의 M&A, 일정 규모 이상의 내부거래에 대해 통제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대안이다. 둘째는 정부의 사후 감독 강화다. 국토교통부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할 수 있는 전관 출신의 항공 마피아들과 항공산업의 유착을 발본색원해 국가 기간산업으로서의 항공산업 발전과 안전을 해치는 그 어떠한 도덕적 해이도 용납해선 안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재벌 개혁은 시장 자율에 맡기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한다는 한심한 발상을 버리며, 재벌들의 반민주적 지배구조를 혁파하기 위해 지금보다도 훨씬 더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 셋째는 검증 안 된 지배주주들은 경영에서 일절 손을 떼고, 항공산업의 특수성과 전문성에 걸맞은 문무를 겸비한 전문경영인을 초빙할 수 있도록 이사회와 주총 및 언론 등에서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이웃 나라 일본항공(JAL)의 유사한 사례에서 배워야 한다. 일본항공은 파산 직전의 위기에 봉착했을 때, 일본 ‘경영의 신’이라고 불렸던 이나모리 가쓰오(稻盛和夫) 교세라 창립자를 삼고초려를 해 모셔 온다. 그는 관료 출신의 잇따른 낙하산으로 엉망이 된 경영과 적자가 1조원이 넘어 상장 폐지까지 된 일본항공의 구조적 적폐를 3년 만에 해결했다. 일본항공은 흑자 전환했고, 주식 재상장을 통해 10조원짜리의 회사로 환생했다. 이 과정에서 무보수를 택한 이나모리는 지역구 국회의원의 압력으로 손도 대지 못했던 적자 노선 45개를 없앴고, 귀족노조의 천국이었던 일본항공의 퇴직연금을 삭감하는 등 사심 없는 카리스마를 보여 주었다. 우리 항공산업도 이런 일본 사례를 벤치마크해야 한다.
  • “금융업, 해외 진출·디지털 역량 강화해야”

    “가계부채 둔화 등 금융 안정성 커져”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가계신용(가계대출+판매신용) 증가율이 둔화되는 등 금융 안정성은 커졌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금융업의 경쟁력은 선진국에 비해 떨어지는 모습이다.” 2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 2주년을 맞아 열린 ‘문재인 정부 금융정책 평가와 향후 과제’ 세미나에서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렇게 평가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생산적 금융이나 장기 연체자의 재기를 지원하거나 중금리 상품 등 포용적 금융에서 성과를 보였다”면서도 “금융혁신 관련 정책도 있었지만 국내 은행은 글로벌 은행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짚었다. 국가 부도 위험 지표인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낮아지고 가계신용 증가율은 2016년 말 11.6%에서 지난해 말 5.8%로 떨어졌다. 그러나 우리나라 은행의 수익률은 0.6%로 유럽(0.52%)보다 높지만 아시아(0.81%)나 북미(0.86%)보다 낮다. 해외 진출이나 디지털 역량 강화가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해외 진출로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금융 당국도 중장기적으로 규제와 감독을 개선해야 한다”면서 “플랫폼·데이터 경제를 대비해 업무 단위를 세분화하고 데이터 분석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을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혁신금융에 대해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금 확대와 중개, 인프라 등 포괄적인 혁신금융 정책이 나왔다”면서도 “실질적인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금융업의 중개 역량이 높아져야 한다”고 짚었다. 시장의 역할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조영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의 건전성, 투명성, 공정성, 소비자 보호는 강화하되 금융의 가격 결정 등은 최대한 시장에 맡겨야 한다”면서 “경쟁 촉진 정책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시장의 보상이 커야 한다”고 봤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거리서 백발이 된 노동자 “해고자로 정년 맞을 수 없었다”

    거리서 백발이 된 노동자 “해고자로 정년 맞을 수 없었다”

    2007년 공장 해외 이전하며 해고 시작 고공농성 등 강경투쟁에도 복직 못해 파인텍 등 해결… 사측에 사회적 압박 정년 앞둔 노조원들과 극적 합의 이뤄하루아침에 거리로 내몰린 기타 업체 직원들이 회사로 돌아가는 데 꼬박 13년이 걸렸다. 40대였던 노조 조합원들은 어느덧 정년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다. 콜텍 노동자들은 22일 사측과 복직안 등에 합의하며 투쟁의 역사에 마침표를 찍었다.국내 최장기 노사분쟁 사업장이 된 콜텍 사태는 2007년 시작됐다. 악기업체 콜트는 인천에서 전자기타를 만드는 콜트악기와 대전에서 통기타를 만드는 콜텍 등 공장 2개를 두고 있었다. 한때 세계 기타 시장의 30%를 점유하기도 했다. 하지만 콜트는 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국내 공장을 인도네시아, 중국으로 이전하면서 노동자들을 해고했다. 인천 콜트 공장의 노동자 3분의1을 정리해고했고 대전 콜텍도 휴업하겠다며 공장을 폐쇄하고 노동자 67명을 내보냈다. 사측은 그해 당기순이익이 적자라는 이유를 들며 “경영상 긴박한 사유가 있어 정리해고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콜텍의 부채 비율이 동종업계보다 낮아 재무구조가 탄탄한데 사측이 더 많은 이윤을 남기기 위해 노동자를 내몰았다고 맞섰다. 노조는 2008년 30일간 한강 망원지구 송전탑에서 고공농성을 벌이는 등 강경 투쟁을 벌였지만 복직은 이뤄지지 않았다.콜텍 노사의 갈등은 법정 다툼으로 번졌다. 그러나 법원 결정이 논란을 더 키웠다. 노동자들은 2008년 5월 해고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으나 이듬해 1심에서 패했다. 노조는 바로 항소했고 서울고법은 2009년 11월 “정리해고는 무효”라며 노조의 손을 들어줬다. 정리해고를 단행할 만큼 긴박한 경영상의 위기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잠시 미소를 되찾았던 노동자들은 대법원 판결로 다시 벼랑 끝에 섰다. 2012년 양승태 당시 대법원장이 이끌던 대법원은 “경영상 긴박한 위기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더라도 장래에 닥칠 위기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며 항소심 판결을 뒤집고 회사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 판결은 파기 환송심과 재상고 기각 등을 거쳐 2014년 최종 확정됐다. 그러나 지난해 5월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특별조사단이 “양승태 대법원이 콜텍 재판 등 주요 노동 관련 재판을 두고 박근혜 청와대와 거래했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법원 판결의 정당성이 흔들렸다. 노동자들은 지난해 12월 사측과 다시 협상을 재개한 이후 “조합원의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끝을 보겠다”며 테이블에 앉았다. 또 KTX 승무원, 파인텍 등 다른 장기 복직 투쟁이 마무리되며 콜텍 사태도 해결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이 사측을 움직였다. 지난 15일부터는 연속으로 협상을 벌였다. 8, 9차 교섭 때는 박영호 사장이 분쟁 13년 만에 처음 정식 교섭 자리에 나왔다. 한때 교섭장 밖으로 고성이 흘러나올 만큼 의견 차가 컸으나 서로 큰 폭의 양보안을 내놓으면서 극적 합의가 이뤄졌다. 노동자들은 조만간 복직하지만 실제 회사에서 기타를 다시 만들기는 어렵다. 콜텍이 이미 국내 공장을 정리했다. 실익 없는 복직 같아 보이지만 “사원증만 받고 바로 자진 퇴사해도 좋으니 복직시켜 달라”는 노동자들의 간절한 명예회복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세계적 투자가 짐로저스,.부산대서 명예철학박사받아.

    세계적 투자가 짐 로저스 회장이 부산대에서 22일 명예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부산대학은 22일 오전 대학 본관 대회의실에서 짐 로저스(78) 홀딩스 회장에게 명예철학박사 학위를 수여했다고 밝혔다. 부산대는 독자적인 투자 철학과 세계인의 올바른 경제관 확립, 저서를 통해 통일한국과 젊은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준 업적을 평가해 이날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했다. 짐 로저스 회장은 감사말을 통해 “훌륭한 대학의 명예박사 학위를 받게 되어 기쁘다. 나도 대학에서 철학을 배웠는, 학생들이 대학에서 뭘 배울 것인가를 묻는다면 철학과 역사를 배울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철학과 역사를 통해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다. 독립적으로 호기심을 가지고 생각하는 힘을 가져야 위기와 기회가 같이 오는 우리 삶의 여정에서 성공적인 길로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짐 로저스 회장은 ‘한반도의 통일과 미래?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가졌다. 그는 특강을 통해 “19세기는 영국, 20세기는 미국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중국의 세기이고 중국과 북한, 한국으로 바뀌고 있다”며 “곧 38선이 없어질 것이고 8000만 인구와 북한의 풍부한 자원이 함께 하는 한국은 흥미진진한 국가가 될 것이라며 지금 미국과 일본의 투자는 북한을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의 젊은이들이 공무원이 되기 위해 열정을 쏟는 게 가슴 아프다. 젊은이들은 다양한 자기만의 꿈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통일이 되면 기회가 많이 생기고, 새로운 한국을 만들어가야 한다. 북한 사람들을 위한 학위 코스를 만들고, 북한 학생이 한국에서 공부하도록 장학금도 조성할 의향도 있다 ”고 말했다. 청중들과의 질의 응답을 통해 “북한 김정은은 스위스에서 공부와 생활을 해 그의 할아버지(김일성)나 아버지(김정일)와 다르고, 과감한 개혁과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며 “과거 동독에서 일어난 변화처럼 북한에서도 DVD도 보고 중국이나 다른 나라 사람들과의 교류도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북한은 부채가 없고, 인프라가 바닥이라서 철도나 항구, 건설 등 재건할 기회가 많다. 재앙과 기회는 같이 온다. 북한은 자본이 없고 바닥에 있기 때문에 훌륭한 기회 포착이 가능하다. 바닥이 기회다“라고 강조하며 ”북한과 한국 모두 국방예산을 상당히 많이 쓰는데, 통일 되면 많은 예산을 다른 곳으로 돌려 사용할 수 있는데, 이는 자본력이 생긴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서울 강남 재건축사업 ‘돌파구’ 안 보인다

    서울 강남 재건축사업 ‘돌파구’ 안 보인다

    서울시, 투기 억제·균형발전 이유 제동 은마·잠실주공 5단지 재건축 시계 멈춰 하반기부턴 디자인·높이 등 지침 적용 사업비 많이 늘어나 수익성 떨어질 듯 일부 정비구역 내년 3월 ‘일몰제’ 대상 공급 차질로 강남 아파트값 더 뛸 수도서울 강남 재건축 사업이 갖가지 난제에 봉착했다. 정부가 주택 투기를 잡으려고 들이댄 각종 억제 정책이 가동되고 있는 상황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강력한 재건축 억제 행정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재건축 사업이 틀어지면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장기적으로 신규 아파트 공급 차질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재건축 대상 아파트값은 큰 폭으로 내렸다.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 아파트는 강남의 대표적인 주거단지다. 지은 지 40년이 지났고, 조합 설립 추진위를 구성한 지 16년이 흘렀다. 2010년에는 안전진단 D등급을 받아 사업 추진 요건을 모두 갖췄다. 하지만 재건축 사업은 답보 상태다. 여러 차례 재건축 사업을 추진했지만, 첫 관문인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만 다섯 번의 퇴짜를 맞으면서 인허가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추진위는 2015년 말 49층으로 짓는 재건축 정비계획안을 세웠다. 특별구역으로 지정받으려고 2016년에는 국제현상설계공모까지 마쳤지만 서울시는 도장을 찍어 주지 않았다. 추진위는 2017년 정비계획안을 35층으로 수정했지만 서울시는 여전히 인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도 재건축 추진 시계가 멈췄다. 2017년 서울시 제안으로 국제현상설계공모를 거쳐 재건축 설계안을 마련하고, 서울시는 지난해 3월 현상공모 당선작을 선정했다. 조합은 이를 단지 설계안으로 의결했지만, 서울시는 여전히 심의안을 상정조차 하지 않고 있다. 과도한 무상 기부채납 요구 등도 사업 추진을 어렵게 하고 있다. 영등포구 여의도 재건축 사업도 마찬가지다. 박 시장이 이곳을 상업지역으로 변경, 초고층 아파트를 짓는 길을 터주겠다는 발언이 나왔지만,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을 이유로 강력한 태클을 걸면서 사업은 무기한 연기됐다. 재건축 규제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주택정비사업 ‘일몰제’가 적용돼 내년 3월까지 조합을 설립하지 못하면 구역에서 해제된다. 일몰제는 정해진 기간 안에 사업 진척이 안 되면 정비구역을 해제하는 제도다. 일단 정비구역이 해제되면 강화된 규제를 적용받아 사업을 추진하기 어렵다. 재개발·재건축 38개 구역이 대상이다. 강남권에 있는 대형 단지들이 일몰제 대상에 포함됐다. 강남구 압구정 특별계획 3구역, 송파구 장미1~3차 아파트, 여의도 목화·광장아파트 등이 일몰제 적용 대상이다. 서울시는 또 올 하반기부터 추진되는 재건축 사업부터 단지 디자인과 높이, 동 배치 등을 포함한 사전 지침을 적용하기로 했다. 개성을 잃은 ‘성냥갑 아파트’ 건립을 막고 도시 경관을 살리자는 취지라지만, 조합의 자율성이 침해되고 사업비 증가로 이어져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 강남구 압구정 일대 재건축 단지와 양천구 목동 1~14단지 등이 대상이다. 서울시는 ‘속도 조절론’을 접지 않을 방침이라서 당분간 강남 재건축 사업은 지지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는 규제 지속 이유로 시장 상황(투기 억제)과 강남북 균형발전을 들었다. 박 시장은 최근 강남 재건축 사업 인허가와 관련, “지금 당장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규제를 이어 갈 것임을 강조했다. 주민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거나 절차를 무시해 재건축 사업 인허가가 보류된 것이 아니라, 서울시가 행정규제로 묶고 있다는 것이다. 은마 아파트와 잠실 주공5단지 아파트 주민들이 서울시청을 찾아 집단 시위를 한 것도 이 같은 이유다. 한 조합장은 “정부와 서울시의 오락가락하는 주택정책으로 집값이 급등했는데도 책임을 강남 재건축 단지 주민들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기적으로 신규 아파트 공급이 위축돼 강남 아파트 희소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택지가 고갈된 상태에서 재건축 사업이 지지부진해지면 수급 불균형을 초래, 강남 아파트값이 더 오를 수도 있다는 논리다. 김대철 한국주택협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에서 주택 공급을 늘리려면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9·13대책’ 발표 이후 주요 재건축 아파트는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가격도 큰 폭으로 내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9·13대책 이후 1.36% 떨어졌다. 가격 하락은 강남권이 주도했다. 강동구는 4.37% 하락하고 강남구는 3.03% 떨어졌다. 송파구도 1.96% 빠졌다. 대치동 은마 아파트 76㎡, 84㎡ 아파트값은 2억원 정도 떨어져 하락률이 10%를 넘었다. 개포주공 6단지 53㎡는 2억 500만원 하락해 하락률이 17%나 됐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서울시 재건축 규제 강화에… 재건축 아파트 가격 뚝뚝

    서울시가 압구정·목동·여의도 등 서울의 주요 아파트 단지를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묶으면서 강남권을 중심으로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구단위계획구역에 지정되면 지역 개발이 체계적으로 이뤄진다는 장점이 있지만 속도는 느려지기 때문이다. 19일 건설·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 압구정 현대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 12일 소유주들을 대상으로 재건축 추진위원회 운영을 지구단위계획 확정시까지 중지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한 긴급 설문조사에 진행한다고 밝혔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최근 서울시에서 앞으로 도시정비사업의 모든 과정에 개입해 아파트 재건축의 공공성을 강화하겠다는 ‘도시·건축 혁신안’을 발표함에 따라 상당수 재건축사업에 적신호가 켜졌다”면서 “일단 서울시에서 사전공공 기획단계를 거쳐 지구단위계획을 확정하게 되면 주민의 뜻과 합치하지 않는 지구단위계획이 나올지라도 재건축사업이 추진되고, 설계비를 포함한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게 되는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압구정뿐만 아니라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아파트들도 총 2만 6000여 가구 14개 단지가 묶인 ‘지구단위계획’으로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다. 양천구는 목동1·2·3단지를 기부채납 없이 3종으로 올리는 계획안을 서울시에 보냈으나, 서울시는 이에 대한 적정성 보완을 요구하고 있다. 여의도는 지난해 말까지 지구단위계획안을 마련할 계획이었으나, 부동산 가격 급등을 우려한 정부의 반대로 여의도 마스터플랜이 보류되면서 다시 발걸음이 느려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서 재건축 아파트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거래액이 1억~2억원 가량 급락한 재건축아파트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은 9·13대책 이후 1.36%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락세를 주도한 곳은 ▲강동구(-4.37%) ▲강남구(-3.03%) ▲송파구(-1.96%) 등 재건축 단지가 많은 강남권이다. 특히 서울 강남권 재건축을 대표하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 84㎡의 경우 지난해 나온 9·13 대책 직후보다 2억500만~2억5000만원(10~14%)정도 가격이 떨어졌다. 같은 기간 개포주공6단지 전용 53㎡는 2억5500만원(17%) 내렸다. 이밖에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맨션1차(-5~-6%)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5%)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8~-9%) ▲경기 과천시 주공5·8단지(-8%) 등의 매매가격이 1억원 이상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한 개발사 관계자는 “서울시가 재건축에 대해서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겠다고 밝힌 만큼 한동안 재건축 아파트의 약세는 계속될 것”이라면서 “반면 생활환경 재선을 위한 도시재생과 재개발 사업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보이고 있어 재개발과 재건축이 시장이 따로 움직일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미국 보이콧에도 더 커진 일대일로 정상 포럼

    미국 보이콧에도 더 커진 일대일로 정상 포럼

    중국의 제2회 일대일로 정상 포럼(국제협력 고위포럼)이 미국의 보이콧에도 불구, 2017년 첫 포럼 때보다 훨씬 더 많은 국가 정상과 대표단이 참석하는 등 초메머드 급으로 성대하게 열린다. 25~27일 3일 동안 열리는 이번 포럼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해 37개국 정상과 유엔 사무총장 및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 90여개의 국제기구 수장, 150여 국 고위급 대표단 5000명이 참석한다. 중국의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19일 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전하면서 각국 지도자들이 일대일로 건설의 정치적 공감대를 보여주는 공동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부 간 협력 협의 외에도 각국 기업과 금융기관들의 투자,자금 조달 등 프로젝트 협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2017년에 열린 1차 포럼에서는 29개국 정상과 130개국에서 1500명의 대표단이 참석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정부 대표단장격으로 참석하고, 민간에서는 김한규 21세기한중교류협회 회장(전 총무처장관) 등이 참석한다. 북한도 대표단을 보내기로 했다고 이날 왕의 부장은 밝혔다. 주요 행사로는 25일에 12개의 세션과 기업가 대회가 있다. 26일에는 개막식과 고위급 회의가 있으며, 27일에는 원탁 정상회담이 열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원탁 정상회담도 주재한다. 시 주석은 국내외 매체에 정상회담의 성과도 설명할 예정이다. 또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각국 지도자와 귀빈을 환영하는 연회도 열린다. 포럼 취재를 위해 약 4000명이 취재 신청을 했다. 왕의 부장은 이날 “일대일로는 공동발전을 촉진하고 공동번영의 협력과 ‘윈윈’을 실현하는 길이며 이해와 신뢰를 높이고 전방위 교류와 평화 우의를 강화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왕이 부장은 미국이 1회 포럼때와는 달리 고위 관리를 보내지 않는 등 사실상 보이콧한 것에 대해 “일대일로는 개방적 이니셔티브로 우리는 관심 있는 어떤 나라라도 참여하는 것을 환영한다”며 “각국에는 참가할 자유는 있지만 다른 나라의 참가를 막을 권리는 없다”고 지적했다. 왕 부장은 일대일로 사업으로 세계 화물 운송 시간이 1.2∼2.5% 단축됐으며 무역비용이 1.15∼2.2% 절감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대일로와 관련된 논란을 의식하듯 “부채 위기의 책임을 일대일로에 덮어씌우는 것은 어떤 당사국도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대일로 건설은 단번에 되는 것도 아니며 발전 중에 나오는 문제를 피할 수도 없다”면서 “건설적인 의견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연희동 자택 압류 둘러싼 법정공방...전두환 측 “근거 법령 위헌”

    연희동 자택 압류 둘러싼 법정공방...전두환 측 “근거 법령 위헌”

    재판부, 기부채납 의사 재확인전두환 측 “무상거주 기간 짧아”서울 연희동 사저를 놓고 검찰과 법정 공방을 벌이는 전두환씨 측 변호인이 압류 근거 법령인 ‘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일명 전두환 추징법)은 위헌이라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전씨 측 정주교 변호사는 19일 서울고법 형사1부 정준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추징금 집행에 관한 이의 신청 3차 심문 기일에서 전두환 추징법이 위헌 소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범인 외의 제3자를 상대로 불법 재산을 추징할 수 있게 한 조항은 헌법에 규정된 재산권을 침해하는 등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 조항은 2013년 전씨의 추징금 환수를 위해 신설됐다. 전씨 측은 1차 심문 당시 검찰이 전두환 추징법에 근거한 집행이 아니라고 밝히면서 위헌심판제청 신청을 철회했다가 최근 검찰이 이 법을 압류 근거 조항으로 추가하자 위헌 주장을 다시 꺼내들었다. 문제의 조항은 이미 2015년 다른 사건에서 위헌심판 제청이 이뤄져 헌법재판소에서 심리 중이다. 재판부는 헌재의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사건의 심리를 지속하기 어렵다고 보고 전씨 측에 기부채납 의사를 재확인했다. 2013년 전씨의 장남 전재국씨가 밝힌 기부채납을 통해 해결책을 마련해보고자 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변호사는 “기부채납을 하면 무상 사용 허용 기간이 5년이고, 1차례에 한해 연장이 가능하다”면서 “생존 시까지 무상으로 거주하게 해달라는 조건이 충족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는 검찰에 “두 분(전두환 내외)이 생존 시까지 거주하는 조건으로 기부채납을 하는 게 가능한지 유관 기관에 확인해보라”고 했다. 재판부는 양측의 합의 절차를 지켜본 뒤 다음 심문 기일을 지정하기로 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100년 첨탑의 눈물, 물길 따라 흐른다

    100년 첨탑의 눈물, 물길 따라 흐른다

    첫인상을 바꾸는 건 어렵습니다. 첫인상이 탐탁지 않던 사람이 좋아지려면 특별한 계기나 부단한 노력이 있어야 할 겁니다. 여행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충남 공주를 입에 올릴 땐 ‘백제의 수도’라는 말이 따라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배운 공주의 첫인상이지요. 공주에서 백제를 걷어내고 새로움을 찾으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걸어야 할 겁니다. 오늘의 발걸음은 공주 원도심을 가로지르는 하천, 제민천으로 향합니다. 제민천 주변의 근대 건축물을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뾰족한 종탑을 인 고딕식 성당, 옛 충남도청에 들어선 박물관, 유관순 열사의 흔적이 남은 교회 등 공주의 근대를 증언하는 건축물이 차례로 나타납니다. 그러고 보면 여행자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장소가 아니라 새로운 시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백제 문화의 중심지로만 알려진 공주의 새로운 모습을 찾으러 간다. 기점은 금강에서 발원한 하천, 제민천으로 삼는다. 아담한 하천 주위에 공주중동성당, 충남역사박물관, 공주 제일교회 등의 근대 건축물이 모여 있다. 건물 간 거리는 도보로 10분 남짓. 슬렁슬렁 걸어도 부담스럽지 않은 거리다. 하천 따라 피는 벚꽃과 따사로운 햇살이 길동무가 돼 준다. 근대 건축물을 통해 공주의 100년 전을 들여다보고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간다. 건축물을 매개로 떠나는 시간 여행이다. ●중세 고딕 양식의 장엄함… 공주중동성당 제민천 근처의 국고개 길, 언덕 위 뾰족한 종탑이 보인다. 공주 최초의 성당인 공주중동성당이다. 천주교가 서해안을 통해 충청도로 들어오면서 현대식 성당이 만들어졌는데 공주중동성당도 그중 하나다. 1936년에 착공해 1년 만인 1937년에 완공됐으니 바지런히도 지었다. 붉은 벽돌의 외관, 뾰족한 아치형의 창과 출입구, 하늘로 치솟은 종탑에서 알 수 있듯 성당은 서양 중세의 고딕 양식을 따른다. 성당 안 천장은 회백색 6각형 돌기둥이 받치고 있다. 내부는 미사 시간 전후로 잠깐씩만 개방해 상시 관람이 어렵다. 성당 앞마당에 서면 맞은편 충남역사박물관과 공주 시가지가 보인다. 아득한 옛날의 백제 대신 근대와 현대가 어우러진 공주의 모습이다. 공주중동성당에서 길 하나만 건너면 충남역사박물관이다. 옛 국립공주박물관이던 건물은 현재 충청남도의 역사·문화를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거듭났다. 박물관에 들어서려는데 벚나무 30여 그루가 발을 붙잡는다. 이맘때면 박물관 앞마당은 벚꽃 동산이 된다. 벚꽃 감상 최적의 포인트는 안내소 옆 언덕. 벚나무들이 성당 쪽으로 기울어 자라 우거진 벚나무와 성당이 훌륭한 구도를 빚는다. 봄바람에 흩날리는 벚꽃 잎이 공주의 봄이 한창이라고 속살댄다. 충남역사박물관의 1층 기획전시실은 ‘우리가 찾은 역사, 땅속 이야기’ 전시가 한창이다. 공주 수촌리 고분군, 아산 명암리 밖지므레 유적, 예산 가야사지 등 충남에서 출토된 다양한 유물을 모았다. 공주 수촌리 고분군의 백제 시대 무덤에서 발굴된 금동신발은 아직 금빛이 영롱하다. 동판을 금으로 도금한 신발을 신고 금동관모와 함께 잠들었으니 신발 주인의 권위를 짐작할 만하다. 2층 상설전시실에서 눈길을 끄는 건 충남도청 옛 도지사실. 1932년 충남도청이 공주에서 대전으로 이전한 이래 충남도지사가 도정 업무를 보던 공간을 재현했다. 도지사 사무인계서, 충청남도의회속기록, 휴대용 주판, 타자기 등 충남도민들의 삶을 뒷받침한 행정도구들이 가득하다.●공주 항일운동거점지… 공주 제일교회 제민천교 근처의 빨간 벽돌 건물은 공주 제일교회다. ‘수원 이남에 세워진 최초의 교회’라는 수식어가 붙은 교회는 현재 기독교박물관으로 운영된다. 2층짜리 박물관은 교회 역사, 선교사의 옛 사진과 물품, 공주 항일운동을 주도한 교회 목사이자 독립유공자의 발자취 등을 전시한다. 100여년밖에 되지 않은 건물이지만 교회를 둘러싼 이야기는 길고도 깊다. 1902년 한 채의 초가집으로 시작해 1931년에 지금 모습을 갖추었다는 이야기, 6·25전쟁으로 폭격을 받았지만 굴뚝과 지하는 멀쩡해 교회 건축사적으로 가치가 높다는 이야기, 우리나라 스테인드글라스의 개척자 고(故) 이남규 선생의 작품이 있다는 이야기 등등.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교회 외벽의 앳된 소녀와 외국인 선교사의 벽화다. 소녀의 정체는 유관순 열사, 외국인 선교사는 이곳에서 활동한 사애리시 선교사다. 둘은 천안 지령리 교회(현 매봉감리교회)에서 처음 만났다. 유관순 열사의 총기와 신앙심을 알아본 선교사는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한다. “관순양이 공부를 하고 싶으면 내가 서울의 이화학당에 보내 줄게요. 우선 영명학교에서 교육을 받아보는 게 어때요?” 소녀는 이튿날 선교사를 따라 영명학교 보통과에 입학, 2년 과정을 수료한다. 영명학교는 공주 제일교회에서 설립한 학교다. 당시 교회가 선교와 교육 사업을 병행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교회와 유관순 열사의 인연이 깊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당시 교회는 사회와 호흡했다. 영명학교를 비롯해 방은두병원, 공주유치원, 중앙영아원을 건립하고 공주 독립운동에 앞장섰다. 교회에 깃든 사연을 알고 나면 평범한 고딕식 교회가 달리 보인다. 원도심의 붉은 벽돌 건물이 묻는다. 시간이 오래될수록 좋은 건축물인가. 백제와 근대를 견주어야 할 필요가 있는가. 백제의 문화유산도 공주의 근대 건축물도 소중한 우리의 보물이다. 공주의 근대 건축물은 그대로 아름답다.●소박한 시가 피는 풀꽃문학관 제민천 서쪽, 낮은 언덕에 진갈색 목조건물 한 채가 있다. 건물의 이름은 풀꽃문학관.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라는 시 ‘풀꽃’으로 유명한 나태주 시인의 문학관이다. 시인은 이곳에서 꽃을 가꾸고 풍금을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고 문인들과 소통한다. 시인은 공주와 인연이 깊다. 충남 서천 출신의 시인은 공주사범대에 입학한 뒤 언젠가 공주에서 살리라는 희망을 품었다. 그 바람이 현실이 된 곳이 2014년 문을 연 풀꽃문학관이다. 공주시는 1930년대 초에 지어진 적산가옥을 사들여 문학관으로 단장했다. 일본 헌병대장의 관사가 문학관이 되자 공간을 둘러싼 공기도 변했다. 꾸밈없는 그의 시어만큼이나, 자세히 보아야 예쁜 풀꽃만큼이나 소박한 분위기다. 가장 큰 방인 강의실에는 12폭 병풍이 있다. 한 폭마다 시인의 대표작과 그에 어울리는 그림을 그려 살펴볼 만하다. 반질반질 윤이 나는 마루 복도를 따라 시가 담긴 액자가 쪼르르 놓여 있다. 4월의 풀꽃문학관은 꽃으로 눈부시다. 앞뜰에 수선화, 할미꽃, 부채붓꽃 등 소담한 봄꽃이 앞다투어 핀다. 여름에는 애기원추리와 옥잠화가, 가을이면 쑥부쟁이와 상사화가 그 자리를 이을 것이다.●가장 많은 천주교 순교자가 나온 황새바위성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천주교 순교자가 나온 곳이 공주라는 사실을 아는가. 공산성 맞은편 언덕에 있는 천주교 순교 유적지, 황새바위성지가 바로 그곳이다. 1801년 신유박해 후 수많은 천주교인이 이곳에서 목숨을 잃었다. 이름이 밝혀진 순교자만도 337위에 이른다. 공주에 천주교 순교자가 유독 많은 이유는 무얼까. 조선 시대 선조 때인 1603년, 공주에 관찰사가 근무하는 관청인 충청감영이 들어섰다. 오늘로 말하면 충청도청인 셈이다. 경상도·전라도·충청도에서 잡혀 온 천주교 신자들은 충청감영으로 이송됐고 배교를 거부하면 사형판결 권한을 위임받은 관찰사의 명령에 따라 참수를 당했다. 공개 처형이 있는 날이면 사람들이 공산성에 몰려와 구경을 하고, 순교자들 의 시신이 제민천을 피로 물들였단다. 오늘날 황새바위성지는 200여년 전의 슬픈 역사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평온하다. 성지에 얽힌 사연을 모르면 꽃구경하기 좋은 뒷동산 같다. 순교자 광장은 순교탑, 무덤경당, 열두 개의 빛돌이 삼각형 구도를 이룬다. “우리는 살아도 주님을 위해서 살고 죽더라도 주님을 위해서 죽습니다.” 순교탑 안에는 로마서의 한 구절과 성지 부근을 발굴하다 나온 십자가가 걸려 있다. 열두 개의 빛돌은 예수의 열두 사도를 상징함과 동시에 이곳에서 순교한 337위와 무명 순교자들을 기리는 비석이다. 야트막한 언덕을 올라 간 황새바위 광장의 끝에 야외제대가 있다. 12개의 비석 뒤에는 337위 순교자들의 이름을 새겼다. ‘이존창 루도비코’처럼 이름과 세례명이 알려진 이가 있는가 하면 ‘이씨’, ‘강서방’처럼 이름이 없는 이들도 있다. 평범하지만 용감한 사람들, 믿음이 두려움을 이긴 사람들의 이름이다. 위대한 이름 위로 후두두 벚꽃이 떨어진다. 글 이수린(유니에스 여행작가) 사진 정철훈(사진작가) ■ 여행수첩 (지역번호 041) →가는 길 : 서울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경부고속도로와 천안논산고속도로를 지난다. 천안논산고속도로 천안분기점을 통과해 공주IC 교차로에서 ‘공주보 시청’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웅진로를 거쳐 중동교차로에서 ‘대전 논산’ 방면으로 좌회전한 뒤 성당길을 따라가면 공주중동성당이다. →맛집 : 고가네칼국수(856-6476)는 농약을 쓰지 않은 우리 밀로 만든 칼국수를 낸다. 먹는 방식이 전골과 닮았다. 한우 사골육수에 갖가지 채소를 넣고 끓이다가 면을 넣는다. 시장정육점식당(855-3074)은 날밤을 육회에 버무린 육회비빔밥이 대표 메뉴다. 아삭한 밤과 쫀득한 육회가 잘 어울린다. →잘 곳 : 공주한옥마을(840-8900)은 기와집과 초가가 어우러진 한옥 리조트다. 개별 숙박동은 작은 마당과 담장을 갖춘 독채로 운영된다. 참나무 장작으로 불을 지피는 구들장 방식이라 전통 난방을 체험할 수 있다. 제민천 부근의 정중동호스텔(010-6360-4653)은 여관을 리모델링한 게스트하우스다. 회백색 벽돌의 외관에서 근대 건축물이 연상된다. 1인실, 2인실, 패밀리룸 모두 개별 욕실이 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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