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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초구 “청원경찰 死因 헛소문” 유포자 고소

    서울 서초구는 청원경찰 사망 사건과 관련해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허모 전 서울시의원을 검찰에 고소했다. 25일 서초구에 따르면 허씨는 지난 18일 자신의 블로그에 ‘구청장 관용차 주차 안내 늦었다고 사람을 얼려 죽이다니’라는 제목하에 ‘초소문을 걸어 잠그고 청경을 24시간 야외 근무시켜 동사시켰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이에 대해 서초구는 이 같은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청경의 근무 형태는 4명이 번갈아 1시간 근무 후 2시간 휴식하는 방식인 데다 구청장 관용차량의 주차 안내가 늦었다는 이유로 징벌한 사실도 없다고 반박했다. 청원경찰 이모(47)씨는 당직 근무를 마친 지난 10일 오전 몸에 이상을 느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같은 날 오후 3시쯤 급성심근경색 및 폐부종으로 사망했다. 이후 구청 안팎에선 “지난 2일 구청장이 탄 관용차에 대해 주차 안내를 늦게 했다는 이유로 난방기가 설치된 구청 내 근무 초소에 청원경찰들이 들어가지 못하게 문을 잠근 것이 화근이었다”는 소문이 퍼졌다. 특히 허씨가 블로그에 글을 올린 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이 같은 소문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서초구는 “당시 구청장 관용차량의 주차 안내를 했던 근무자는 이씨가 아니었다”면서 “이씨가 고혈압과 당뇨 등 오랜 지병을 앓고 있어 재검진과 치료를 권유했으나 (이씨가) 조치를 취하지 않아 증세가 악화돼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것 같다”고 밝혔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2형 당뇨병’ 항체로 치료 가능성

    항체를 이용해 한국인에게 많은 2형 당뇨병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시됐다. 이병완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와 ㈜네오팜 연구팀은 새로 개발한 제2형 당뇨 치료용 항체(NPB112)에 대한 동물 실험 결과, 혈당을 낮추면서도 기존 당뇨 치료제의 부작용이었던 체중 증가나 저혈당 현상 등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최근 밝혔다. 현재 2형 당뇨병에 사용되는 약제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거나 인슐린 저항성을 줄여 혈당을 조절하는 방식의 경구용 제제(경구용 혈당강하제나 항당뇨병약)가 대부분이다. 이들 약물은 체중 증가와 저혈당 등의 부작용을 동반해 문제가 된다. 이에 비해 ‘NPB112’는 혈당을 높이는 호르몬인 글루카곤에 대항하는 항체 역할을 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특히 NPB112는 사람의 몸속에 있는 항체와 같아 기존 당뇨병 치료제의 부작용인 인슐린 부종이나 인슐린 알레르기, 저혈당 등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 연구 논문은 온라인 과학전문지 ‘공중과학도서관’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 교수는 “당뇨병을 유발한 쥐에 NPB112 항체를 1회 주사하자 공복혈당이 152㎎/dL에서 122㎎/dL로 떨어졌다”면서 “현재 영장류를 이용한 독성평가를 진행 중이어서 상품화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싸이,대통령취임식 초청 받고 하는 일이…

    싸이,대통령취임식 초청 받고 하는 일이…

    다음 달 25일 열리는 제18대 대통령 취임식에는 ‘강남 스타일’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가수 싸이의 공연 계획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싸이는 해외 공연 일정 변경 의사까지 밝히며 취임식 참석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취임식 참석자 규모를 6만명으로 잡은 가운데 이 중 절반인 3만명을 일반 국민으로 정하고, 오는 21일 개통하는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을 받기로 했다. 우선 순위는 4인 가족과 각종 사연을 가진 이들, 그리고 여성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로 정해졌다. 취임준비위(위원장 김진선)는 17일 정부종합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이번 취임식을 차분하고 검소하게 치르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를 위해 취임식에 국가원수를 초청하지 않는 대신 각국 주한 대사들을 초청하기로 원칙을 정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해양 행정수요 많고 지리적 여건 우수해야”

    “해양 행정수요 많고 지리적 여건 우수해야”

    해양수산부 청사 입지 선정을 놓고 논란이 이는 가운데 해양관련 전문가들은 대체로 해양 행정수요가 많고 지리적 여건 등이 우수한 곳에 청사가 들어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아전인수격으로 자신의 지역에 해수부가 와야 한다는 논리를 펴는 지자체들에 대해 해양·수산 산업발전 등을 위해 서로 한 발씩 양보하는 대승적 차원의 결단을 요구했다. 오거돈 전 해수부 장관은 청사 입지선정과 관련, “우선 행정수요가 많은 곳이어야 하며 다른 부서와 원활한 업무 추진이 가능한 지역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 전 장관은 “부산이 항만도시인 부산에 와야 한다는 논리를 펴며 적극 유치에 나서다 보니 호남과 인천 등 다른 지역에서 반발이 일고 있다”며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부산뿐 아니라 다른 지역도 해양과 관련한 현안이 많은 만큼 과연 행정수요가 어디가 많은지를 일차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오 전 장관은 해수부가 현안 및 민원 해결은 물론 이런 문제를 원활히 처리하는 기능도 있어야 한다고 했다. 따라서 타 부처 및 관련기관과 협의가 필요한 만큼 시너지 효과 차원에 가급적 이들 부처와 가까운 곳이나 정부종합청사 등에 설치하는 것도 생각해볼 문제라고 덧붙였다. 전남발전연구원 조상필 지역발전연구실장은 “특정 지역을 떠나 지리적 여건이 우선 돼야 한다”며 “특히 제2의 영토가 해양으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해양 전진기지로 활용할 수 있는지도 고려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동일 국가수호정책연구소장은 “지역 이기주의를 내세우면 합리적인 정책이 나올 수 없다. 국가안보와 국가발전적 차원에서 결정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백 소장은 “한반도는 3면이 바다인데다 지정학적 위치로 볼 때 해양 군사력을 키워야 한다”며 “해수부가 군사전략적 관점에서 큰 연관성이 없지만 해양 관련 국가정책을 총괄한다는 점에서는 아주 무관치는 않다”고 설명했다. 부산발전연구원 최도석 선임연구원은 “행정 효율성 및 해양경쟁력을 위해 행정중심축 가까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선임연구원은 “해양수산 관련 산업은 현장이 중요한 만큼 수요가 많은 지역이어야 한다”며 “신규 입지보다 이미 해양항만 산업, 대학 연구기관 등 관련 인프라가 잘 구축된 지역을 선택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아울러 최 선임연구원은 “항만 등 지리적인 조건과 24시간 허브항이 운영될 수 있는 자연적 조건 등도 필요하며 지역 이기주의에 치우치지 말고 해양산업이 이뤄지는 현장에서 해수부 고유기능을 잘 발휘할 수 있는 곳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여수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인천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승자·패자 모두 축하받는 대회… 1만원을 특별하게 쓰는 법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여동생 유니스 케네디 슈라이버(1921~2009)는 1962년 메릴랜드 자택의 뒷마당에서 지적·발달 장애인 캠프를 열었다. 캠프에서 그녀는 지적 장애인들이 스포츠를 통해 신체와 사회적 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슈라이버는 1968년 시카고에서 지적 장애인의 스포츠 축제인 제1회 스페셜올림픽을 개최했고, 1977년에는 동계 스페셜올림픽이 미국 콜로라도에서 처음 열렸다.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전 세계의 지적 장애인들이 강원 평창과 강릉에 모인다. 한국에선 처음이며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열리는 제10회 동계 스페셜올림픽에 3190명의 지적 장애인 선수(한국 247명)를 포함해 111개국 1만 1000여명이 방한, 사회적 편견 개선과 감동 선사에 나선다. 알파인 스키와 크로스컨트리 스키, 스노보딩, 스노슈잉, 피겨스케이팅,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플로어하키 등 7개 종목(55개 세부종목)이 용평리조트와 알펜시아리조트, 강릉 빙상경기장, 용평돔 등에서 각각 치러진다. 오는 17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채화된 성화는 23일 한국에 도착해 전국 16개 시·도(39개 시·군)를 차례로 돈 뒤 29일 평창에 도착한다. 대회 슬로건은 ‘투게더 위 캔’(Together We Can). 올림픽,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과 함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세계 3대 올림픽으로 인정받는 스페셜올림픽은 승패나 순위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에게도 리본을 걸어 주며 시상한다. 승자와 패자 모두를 축하하는 ‘특별한’ 대회인 셈. 또 엘리트 선수들만 출전하는 올림픽과 달리 스페셜올림픽은 만 8세 이상이며 8주 이상 훈련받은 지적 장애인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이번 대회가 ‘그들만의 잔치’로 끝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동안 인지도가 떨어져 관중 없이 치러진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평창 대회 입장권(스페셜 패스) 가격은 1만원으로 한 번 구입하면 대회 기간 동안 개·폐회식을 제외한 모든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 또 입장 확인을 받은 패스를 지닌 이는 알펜시아 등 인근 스키장 리프트 및 각종 시설 요금을 30~50% 할인받을 수 있다. 나경원 조직위원장은 “여러분의 1만원이 세상을 바꾼다”며 대회에 대한 성원을 당부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정부중앙청사(X) 정부서울청사(○)

    올해부터 정부중앙청사가 정부서울청사로 이름이 바뀐다. 행정안전부는 31일 “1일부터 정부중앙청사의 명칭이 정부서울청사로 바뀐다”면서 “정부부처의 업무가 서울, 과천, 세종, 대전 등으로 나뉘는 만큼 더 이상 중앙청사라는 명칭이 유효하지 않게 됐다”고 밝혔다. 정부중앙청사는 1970년 준공된 이후 1996년까지 꼬박 26년 동안 정부종합청사였다. 또 대전청사가 개청된 1997년 정부세종로청사가 되었다. 하지만 대전청사는 외청 중심으로 꾸려진 점을 감안해 불과 2년 뒤 1999년 정부중앙청사로 이름을 바꿨다. 그리고 지난해 말부터 국무총리실 이전 등 정부세종청사 개청에 따라 14년 동안 이어오던 정부중앙청사의 명칭이 자연스럽게 바뀌게 된 셈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정부서울청사가 갖고 있던 상징적인 측면은 여전히 남아 있겠지만 세종시 출범을 계기로 40년 동안 실질적으로 유지하던 내용적인 부분 역시 함께 이전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나를 치유해준 숲길, 이젠 내가 치유해야 할 길

    나를 치유해준 숲길, 이젠 내가 치유해야 할 길

    “백두대간 종주니 지리산 종주의 헉헉 앞사람 발뒤꿈치만 보이는 길 잠시 버리고 어머니 시집올 때 울며 넘던 시오리 고갯길, 장보러 간 아버지 술에 취해 휘청거리던 숲길… 그 잊혀진 길들을 걷고 걸어 그대에게 갑니다.”(이원규의 ‘지리산 둘레길’ 중에서). 연말연시 징검다리 휴가를 이용해 숲길 걷기가 열풍이다. 눈이 살포시 쌓인 숲길을 걷는 호젓함은 등산과는 또 다른 묘미가 있다. 숲길은 산림에 조성된 길과 이와 연결된 산림 밖의 길을 통칭한다. 정상으로 향하는 수직 형태의 길이 ‘등산로’라면 마루금을 지나지 않고 산자락을 잇는 수평한 길이 ‘트레킹길’이다. 등산의 매력이 ‘도전과 정복’이라면, 트레킹은 ‘사색’이다. 숲길을 걸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행복감을 느낀다. 숲이 잘 조성된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세계적인 음악가와 철학자가 많이 배출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숲길 조성 확산은 환영받을 일이다. 그러나 보여주기식 사업에 매몰돼 ‘짝퉁’ 숲길을 양산하고, 부실 관리로 산림 훼손의 단초가 되기도 한다. 경제적 이익을 노린 상업적 투자가 발생하는 등 ‘불편한 진실’도 현실화되고 있다. 숲길에 대한 체계적인 운영과 함께 이용자 스스로 질서를 지키는 착한 공정, 책임 여행이 요구되고 있다. ●지역주민까지 살린 지리산 둘레길 국내 첫 장거리 도보 숲길이자 트레킹의 진원지가 된 ‘지리산 둘레길’ 전 구간(274㎞)이 지난 5월 25일 완성됐다. 2007년부터 조성에 나서 2008년 4월 27일 함양~남원(21㎞) 첫 구간이 개통된 뒤 5년 만에 하나로 이어졌다. 지리산 숲길은 지리산국립공원 외곽 5개 시·군(전북 남원시, 전남 구례군, 경남 하동·산청·함양군)의 20개 읍·면, 117개 마을에 걸쳐 있다. 정상을 오르내리는 길이 아니라 임도,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옛길, 고갯길 등을 복원했다. 새로 만든 길이 전체 5%도 안 되는, 산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 길이다. 지난 10월 기준으로 올해 지리산 둘레길을 찾은 사람은 40여만명에 이른다. 연말까지 50만명 돌파가 예상된다. 둘레길은 단절된 마을을 잇는 가교 역할과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사라진 5일장이 다시 등장하고, 오지에 버스 노선이 생기는 변화를 이뤄냈다. 트레킹길에 5만명이 방문하면 인근 지역에 45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53명의 고용을 창출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 6월 이용객(300명)과 주민(52가구) 대상 조사 결과 주민들은 민박과 특산물 판매를 통해 연간 307만원의 추가 소득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리산 둘레길은 숲길의 ‘모델’이다. 길은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완성됐고, 유지에도 주민 참여가 필수적이다. 숲길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이 주민들에게 돌아가고, 주민이 스스로 숲길 ‘지킴이’가 되면서 산림을 보호하는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이용객들의 수요에 맞춰 길도 변화한다. 운봉~인월 구간 농로에는 가로수가 조성됐다. 그늘을 원하는 탐방객들의 요구를 주민들이 수용했다. 오미~방광 구간은 주민들의 요구로 두 갈래길이 생기는 등 ‘살아 있는 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리산 둘레길의 운영관리를 맡고 있는 사단법인 숲길의 이기원 사무국장은 “둘레길은 관광이나 정복을 위한 산행이 아닌 개인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순례길로 설계됐다.”면서 “속도와 경쟁의 일상에서 탈출해 여유를 느끼고, 소외된 농촌사회의 속 모습을 보며 함께 고민하는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산림청, 5대 명산 둘레길 구축 산행이 건강 중심에서 가족 중심의 체재·체험형 활동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숲길은 숲에서 생태와 역사를 배우고 문화 체험 등이 가능한, 새로운 트레킹 문화를 상징한다. 등산 인구 증가로 등산로 훼손이 심각한 점을 감안, 등산로에 집중된 이용객을 분산해 산림을 보호한다는 정책적 목적도 뚜렷하다. 숲길은 ‘철학’을 담고 있다. 누구나 쉽게 이용하고, 이용·보전할 수 있으며, 지역사회 활력 증진의 원동력이 돼야 한다. 기존 길을 최대한 활용하고, 공원지역은 피하며, 전체 노선의 50% 이상은 숲을 통과해야 한다는 조성 원칙도 만들어졌다. 산림청은 향후 2021년까지 1조 3000억원을 들여 전국 숲길을 하나의 축으로 연결하는 ‘숲길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국가 트레킹길(5600㎞)과 지역트레킹길(2000㎞)를 조성하고, 등산로(1만 2300㎞)를 정비하기로 했다. 국가 숲길은 백두대간·비무장지대(DMZ)·서부종단·남부종단·낙동정맥 등 5대 트레일과 설악산·속리산·덕유산·지리산·한라산 등 5대 명산 둘레길이 기본 축이다. 지역 숲길은 큰 틀인 국가 숲길과 연계, 지역 특성을 고려해 조성한다. 내포문화숲길과 서울둘레길, 남도오백리역사숲길 등이 대표적인 지역 숲길이다. 둘레길은 시작과 끝을 구분하지 않기에 ‘종주’나 ‘완주’의 개념이 없다. 길은 끝나지 않기에 오늘 선 자리가 언제나 시작점이다. 순위를 따지는 ‘대회’ 대신 ‘축제’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구간 구분을 마을 이름으로 표시한 것은 탐방객들이 지역을 더 많이 알게 하자는 ‘상생’의 정신을 담고 있다. 이준우 충남대 산림환경자원학과 교수는 “숲길은 길만 내서는 안 되고 운영 관리까지 고려한 착한 설계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지역활성화에 기여하고 산림환경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등 한국적 숲길이 추구하는 가치가 훼손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주택가 ‘짝퉁 숲길’ 등 문제도 우리나라는 주변에 산이 많은, 천혜의 인프라를 보유해 작은 노력으로 숲길을 조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숲길은 산림 훼손을 줄일 수 있고, 장애인도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등 환경·복지와 연계가 가능해 효과는 배가 된다. 국가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마다 제각각 숲길을 선보이고 있다. 둘레길·자락길·누리길·탐방로 등 명칭뿐 아니라 역사와 자연을 연계한 스토리텔링, 힐링 숲길 등 모습도 다양하다. 숲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것은 건강과 자연 환경에 대한 관심 증가를 반영하는 동시에 이용자는 최소 비용을 부담하면서 건강과 취미활동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유행처럼 숲길이 전국에 걸쳐 ‘우후죽순’으로 조성되면서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다. 즉흥적이고 단기적 추진에 숲길의 일관성이 사라지는 경우도 많다. 도심 숲길의 상당 구간이 주택가와 대로변을 통과하고, 등산로와 구분이 안 되는 짝퉁 숲길이 등장해 불쾌감을 준다. 운영관리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아 즉각적인 보수가 이뤄지지 못해 이용에 불편을 주면서 오히려 인식이 나빠지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용객의 인식 개선도 시급하다. 지리산 둘레길에서 지난 7월 한달간 5600㎏의 쓰레기를 수거했다. 입소문을 타면서 외지에서 장사꾼이 몰려들고, 단체 관광객의 음주와 고성방가, 버려진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농작물 훼손도 끊이질 않아 지역 주민들의 원성을 사는가 하면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경제적 이익을 노린 투자 움직임이 일고 있다. 펜션이 들어서는가 하면 편리하고 시설 좋은 민박으로 바꾸는 곳이 생겨났다. 자율이 제 역할을 못하면 제약이 뒤따른다. 리플릿의 유료화, 쓰레기 봉투 구매 등은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이고, 산림 훼손을 막기 위해 예약제 등이 고려될 수도 있다. 이기원 사무국장은 “지역민의 이기심과 이용자들의 무분별한 행동이 고착된다면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처음 같은 길’을 만들겠다는 꿈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朴당선인 첫 인사 어떻게

    朴당선인 첫 인사 어떻게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선 작업이 본격화된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적잖은 외부 인사를 기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람을 잘 바꾸지 않는 박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을 감안하면 인수위 인선안 자체가 ‘예비 내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수위 이름을 취임준비위나 정권출범준비위 등으로 바꾸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도 이러한 ‘연속성’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핵심은 인수위원장과 당선인 비서실장이다. 각각 총리나 대통령실장 등으로 직행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적어도 한 명은 ‘깜짝 카드’로 예상된다. 여기에는 두 사람이 서로 ‘보완재’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 예컨대 비서실장을 안정감에 무게를 두고 내부 인사로 할 경우 인수위원장은 이와 반대로 참신성을 갖춘 예상 밖 인물을 기용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후보군에는 당 내외 인사들이 두루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인수위원장으로 거론되는 당내 인사에는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 한광옥 국민대통합위 수석부위원장 등이 있다. 외부 인사로는 진념·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박상증 전 참여연대 대표 등이 꼽힌다. 또 비서실장 후보로는 권영세 전 의원과 최경환, 진영 의원 등이 거론된다. 의외의 인물이 발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치적 중량감과 국정 운영 경험, 실무 장악 능력 등이 인선 기준이 될 전망이다. 인수위 대변인에는 박 당선인의 뜻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이정현, 조윤선 전 의원 등이 유력한 것으로 평가된다. 당선인 비서진과 인수위원 인선을 구분하는 ‘투트랙’ 전략을 쓸 가능성도 있다. 주로 정무 기능을 맡을 비서진은 박 당선인과 호흡을 맞춰 온 측근 인사들이, 정책을 주도할 인수위원들은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사들이 각각 주축이 되는 것이다. 인수위원에는 대탕평 인사 차원에서 비(非)영남, 여성, 이공계, 노무현 정부 관료 출신, 당내 친이(친이명박)계 인사 등이 포함될 수 있다. 당 관계자는 23일 “정책 이해도만 놓고 보면 공약을 주도했던 당내 국민행복추진위 인사들이 대거 인수위에 들어가야 하지만 이들이 재기용될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말했다. 당초 성탄절인 25일쯤으로 예상됐던 인수위 인선안 발표 시기가 다음 주말 전후로 늦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경우 당선인 비서실장과 대변인 등만 우선적으로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한편 박 당선인의 집무실과 비서실은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될 예정이며 인수위 사무실은 삼청동 금융연수원과 창성동 정부종합청사 별관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文 “대통령 집무실 종합청사로 이전”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대통령 당선 시 집무실을 광화문 정부종합청사로 옮기고 청와대는 국민에게 개방하겠다고 선언했다. 제왕적 대통령 문화를 청산하고 새 정치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 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 후보는 12일 서울 영등포 민주당사에서 ‘문재인의 국민 속으로 선언’이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고 “구중궁궐 같은 청와대를 나와 국민 속으로 들어가 소통하고 함께하겠다.”며 “‘청와대 대통령 시대’를 끝내고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2013년이면 광화문 정부종합청사에 있는 여러 부처들이 세종시로 이전해 추가적인 국민 부담 없이 (청와대 기능 이전이) 가능하다.”며 “지금의 청와대는 개방해 국민에게 돌려 드리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근무했던 청와대에 대한 소회도 덧붙였다. 그는 “그 넓은 청와대 대부분이 대통령을 위한 공간이고, 극히 적은 일부를 수백명의 비서실 직원들이 쓰는 이상한 곳”이라며 “비서실장이 대통령을 만나려고 해도 차를 타고 가는 권위적인 곳이었다.”고 설명했다. 문 후보는 “국민은 손을 내밀면 금방이라도 닿을 만큼 가까운 곳에 있는 대통령을 소망하고 있다.”며 “대통령 집무실이 청와대 이름을 대신하고, 청와대는 더 이상 권부를 상징하는 용어가 아닌 서울의 대표적인 휴식 공간을 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집권 후 현 대통령 관저는 기존대로 사용하되 활용 방안에 따라 관저도 이전할 수 있다는 뜻을 시사했다. 조해진 새누리당 대변인은 “경호·경비 문제의 대안과 해법을 어떻게 내놓느냐가 핵심”이라며 “해법 제시 없이는 실현 가능성이 없는 선심성 헛공약”이라고 비판했다. 조 대변인은 “광화문 정부종합청사로 이전하는 게 거꾸로 시민들의 자유로운 공간인 광화문 일대를 대통령 경호·경비 구역으로 바꿔 불편을 안기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길섶에서] 광화문 버킷 리스트/최광숙 논설위원

    세종시로 이전하는 정부종합청사 공무원들 사이에 ‘광화문 버킷 리스트’가 나돌고 있다고 한다. 광화문을 떠나기 전 꼭 해야 할 일들을 적어 놓은 것이란다. 영화 ‘버킷 리스트’(bucket list)에서 배우 잭 니컬슨, 모건 프리먼이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을 적은 목록을 본뜬 것이다. 거기에는 경복궁 산책하기, 삼청동 수제비집 다녀오기 등이 적혀 있다고 한다. 광화문이 평생 일터가 될 줄 알고 평소에는 그런가 보다 하던 청사 옆 경복궁을 한갓지게 둘러보고, 광화문 인근 맛집들을 언제 다시 올까 싶어 ‘순례지’로 정해 매일 한 군데씩 찾고 있다고 한다. 광화문에서 태어나 그쪽에서 초·중·고교를 졸업하고 인근에서 대학까지 나온 한 공무원은 광화문이 고향이라며 정말 아쉬워했다. 다른 이는 벌써 세종시로 떠난 줄 안 친구들이 모임을 알리지도 않더라며 서운해했다. 평생 쌓아놓은 인간관계가 무너지게 생겼다는 걱정이다. 공직자 이전에 평범한 생활인으로서 토로하는 직장의 이주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닌 모양이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쉬운 수능 집착 상위권 변별력 또 실패”

    사교육비 경감과 공교육 정상화를 목표로 한 ‘쉬운 수능’ 기조가 올해도 유지되면서 상위권 변별력이 떨어지는 등 부작용이 반복되고 있다. 교육 당국이 쉬운 수능에 매달리는 사이 주요 대학은 다양한 전형요소를 반영하는 수시모집 인원을 늘리는 추세다. 일부 대학은 상위권 학생 변별력 확보를 위해 논술이나 면접에 지나치게 어려운 문제를 출제하는 등 쉬운 수능의 본래 취지를 살리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올해 수능에서 비교적 쉽게 출제된 언어영역의 경우 3점짜리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으로 내려앉는 등 상위권 학생들의 변별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표준점수 최고점과 1등급, 2등급 구분점수가 각각 2~3점 차이를 보여 1~3점으로 배점된 언어영역은 한두 문제 차이로 등급이 달라질 전망이다. 그러나 수능시험의 출제 및 채점을 전담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측은 “쉬운 수능 기조를 견지한다는 차원에서 올해 수능이 지난해에 비해 만점자 1% 비율에 상당히 근접했다.”고 자평했다. 27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김경성 수능채점위원장(서울교대 교수)은 “언어영역의 경우 첫교시부터 시험을 어렵게 출제하면 학생들이 시험 자체를 포기하는 경향이 있어 전반적으로 쉽게 출제했다.”고 말했다. 탐구영역에서는 일부 선택과목의 난이도를 지나치게 쉽게 조절하면서 1등급이 2등급보다 많은 등급역전 현상도 속출했다. 과탐 지구과학Ⅰ의 경우에는 1등급을 받은 수험생이 1만 1205명으로 전체의 7.96%를 차지해 5527명이 받은 2등급(3.93%)에 비해 2배 많았고, 물리Ⅰ역시 1등급(7.29%)이 2등급(4.83%)의 1.5배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만점자가 2.67%에 달한 외국어 영역에서 등급 역전현상이 나타났다. 탐구영역 과목별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성태제 평가원장은 “해마다 학생들이 선택하는 과목이 달라지기 때문에 모집단 상정이 어려워 난이도를 조절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콜라 등 탄산음료 많이 마시면 남성 관절에 치명적

    당분이 많은 탄산음료가 관절염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9일(현지시각) 미국 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탄산음료가 미국인의 비만 원인 중 하나일 뿐만 아니라 남성의 퇴행성 관절염까지 악화시킬 수 있다. 관절염은 뼈와 뼈 사이의 부드러운 쿠션 역할을 하는 연골이 마모되거나 찢어져 발생한다. 증상으로는 통증과 경직, 움직임의 둔화, 부종 등이 나타나며 움직일 때마다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는 때도 있다. 최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발표로는 미국인 2명 중 1명이 이 같은 퇴행성 무릎관절염을 앓고 있다. 미국 브리검 여성병원과 터프츠 의료센터, 브라운대학이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는 총 2,149명의 퇴행성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1년에 한 번씩 4년 동안 환자들의 무릎 엑스레이 사진을 찍어가면서 추적 조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매일 탄산음료를 마셨던 남성 환자에게서는 무릎 관절 사이의 공간이 가장 좁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렇지 않는 환자에게서는 관절염의 악화 정도가 잘 나타나지 않았다. 또 연구진은 환자들의 체질량지수(BMI)를 함께 측정, 탄산음료를 먹는 이들에게는 얼마나 먹었는 지를 설문을 통해 조사했다. 골관절염의 요인 중 하나가 비만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놀랍게도 마르거나 BMI 수치가 낮은 남성에게서도 탄산 음료를 마시고 있었다면 증상이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에는 BMI 수치가 매우 낮고 대량으로 탄산음료를 마실 때에만 관절염의 증상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브리검여성병원의 빙 루 박사는 “우리는 고칼로리의 청량음료가 꼭 골관절염을 악화시킨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몇몇 성분이 전반적으로 관절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루 박사는 “탄산음료에 다량 함유된 카페인은 골관절염의 위험 요인 중 하나”라면서 “또한 이 음료에 함유된 인산은 칼슘의 흡수를 방해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탄산음료의 단맛을 내기 위해 사용하는 고과당시럽도 관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탄산음료의 섭취가 유독 남성에게서만 나타난 점은 추가 조사를 통해 알아봐야겠지만 관절염 환자는 탄산음료의 섭취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미국류마티스학회(ACR) 연례학술회의를 통해 발표됐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학교 비정규직 파업… 1200곳 급식 차질

    학교 비정규직 파업… 1200곳 급식 차질

    9일 급식조리원 등으로 구성된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총파업을 강행하면서 전국 1200여개 공립학교에서 학생들의 급식에 차질이 빚어졌다. 하지만 당초 우려했던 ‘급식 대란’ 수준의 혼란은 없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날 전국 공립 초·중·고교 9647개 중 1217개교(12.6%)에서 급식을 하지 못한 것으로 집계했다. 광주는 전체 학교의 34.3%, 대전은 21.2%, 경기는 18.1%에서 급식이 각각 중단됐다. 그러나 서울은 전체 934개교 중 11곳(1.2%)에서만 급식이 이뤄지지 않았다. 각 학교들은 시도 교육청이 제시한 대책에 따라 빵과 우유 등 대체 식품을 제공하거나 학생들에게 도시락을 갖고 오게 했다. 207개교는 단축수업을 했다. 도시락을 들고 온 학생들은 난생 처음 학교에서 먹는 도시락이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도시락을 싸 오도록 한 서울 중구 창덕여중 측은 “사전에 학부모들에게 양해를 구한 결과 도시락을 가져오지 못한 학생은 10명에 불과했고 이들에게는 김밥 등을 나눠 줬다.”며 큰 불편은 없었다고 말했다. 비정규직연대는 이날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와 전국 시도 교육청에서 집회를 열고 “호봉제 도입과 교육감 직접 고용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추가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교과부는 “파업 참가자에 대해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하고 불법 행위자에 대해서는 엄정한 행정 조치와 형사 고발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씨줄날줄] 광화문 연가/이도운 논설위원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에 근무하는 공무원 A씨. 요즘 아침 출근길마다 이문세가 부른 ‘광화문 연가’를 흥얼거리게 된다. 그가 몸담은 부처가 곧 세종시로 이전하게 되면서 새삼스럽게 광화문에 대한 애착이 커졌다는 것. 요즘 광화문 청사 주변에서 저녁을 먹다 보면 세종시 이전에 대해 공무원들이 토로하는 불만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세종시 이전과 관련해 공무원들이 제기하는 불편함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첫째, 돈이 너무 많이 든다는 것. 몇 천만원에서 몇 억원에 이르는 전세나 몇 십만원에 이르는 월세는 별도로 치더라도 대부분 ‘두 집 살림’을 하게 되면서 무엇이든 두 개씩 필요하다고 한다. 칫솔, 면도기, 옷, 양말, 신발 등에서부터 책상과 이불까지. 서울에서는 지하철과 버스면 충분했지만 세종시로 오면서 자동차가 필요한 공무원도 많아졌다. 자동차 세금에 기름값까지 추가된다. 둘째, 안전. 한 고위 공무원은 “여직원들이 많이 거주하게 된다는 다가구 주택단지를 가보니 허허벌판에 집들만 몇 채 들어서 있더라. 그 주변에 살고 있는 남성은 모두 건설 노동자와 외국인들뿐. 솔직히 걱정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고 말한다. 셋째, 먹는 것. 처음에 세종시 청사의 구내식당이 좋다고 소문이 났지만 하루 세 끼를 거기서 해결하다 보니 일주일 만에 질리더라는 것. 주변에 식당이 없어 외식을 하려면 차를 타고 가야해 시간이 빠듯하다. 넷째, 기강 문제. 주택난 때문에 한 공무원이 전세를 얻으면 같은 부서 직원들이 얹혀서 월세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국장, 과장, 사무관이 함께 사는 집도 있다. 소통에 좋겠다고? 그런 면도 있지만 직원들 간에는 적당한 거리가 필요할 때도 있다. 불만이 쌓이면서 “도대체 공무원 노조는 뭘 하고 있느냐.”는 푸념까지 나온다. 공무원들은 세종시 이사와 관련한 민원들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주장한다. 첫째, 이전 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행정안전부가 정작 내려가지 않기 때문에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둘째, 직원들의 불편을 챙겨야 할 장·차관들은 몇 달 뒤면 공직을 떠나기 때문에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이다. 오는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어느 당의 후보가 당선되든 세종시로 이전한 공무원들의 불만을 잘 다독여야 할 것이다. 문재인 후보는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내놓은 민주당의 후보이고, 박근혜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의 이전 공약 번복 입장에 맞서 “세종시를 지켜냈다.”고 자임해 왔다.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 ‘보안 민감’ 금융공기업도 사장실 코앞까지 뚫렸다

    정부종합청사가 위조 출입증 하나에 속수무책으로 뚫리면서 보안이 속속 강화되고 있음에도 일부 금융 공기업은 여전히 허점투성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거의 아무런 제재 없이 사장실 코앞까지 출입이 가능한 데다 점심 시간에는 무방비 상태인 곳이 많았다. 서울신문이 15~16일 보안에 민감한 금융정책 당국과 금융공기업 등 5곳(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주택금융공사, 정책금융공사)을 직접 돌아다닌 결과 마음만 먹으면 ‘침입’이 가능했다. 금감원은 정문과 후문의 경비가 삼엄한 편이었다. 엘리베이터로 직행하기 위해선 반드시 출입증을 제시하고 통과해야 했다. 그러나 후문 계단으로 올라서는 데는 별다른 제재가 없었다. 3층 직원들이 흡연실을 이용하기 위해 나오는 사이 열린 문 틈으로 얼마든지 내부로 들어갈 수 있었다. 금감원 측은 “출입기자들의 편의를 위해 일부 계단 통로만 개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금감원 후문 계단출입 제재 없어 예보도 보안 게이트에 직원증을 대야 정문을 통과할 수 있지만 평소엔 열어 두는 일이 잦았다. 지난 15일 찾았을 때는 점심 시간 등 직원들의 출입이 몰리는 시간대에 아예 전자식 출입 장치를 열어 놓은 상태였다. 지난 6월에는 이런 허점을 이용해 최모(49·구속)씨가 예보 사무실에 버젓이 들어가 직원의 카드를 훔쳐 2750만원을 빼돌리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예보는 서울신문의 취재 낌새 등에 16일부터 보안 게이트를 점심 시간에도 차단했다. 보안 의식이 허술하기는 주택금융공사도 마찬가지였다. 사장실 등 임원실이 있는 14층의 경우 계단으로 연결된 문은 닫혀 있었지만 승강기를 이용하면 얼마든지 올라갈 수 있었다. 재무관리부와 리스크관리부 등이 속한 11층의 이중문도 활짝 열려 있었다. 직원 호출용 전화기가 이중문 입구에 있지만 문이 열려 있어 사용할 필요가 없었다. 언론사(YTN)와 같은 건물을 쓰기 때문에 출입증 없이 1층을 통과하는 것은 납득이 되지만 ‘방화 사건’이 일어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점에 기밀 정보가 있을 수 있는 공간까지 개방된 것은 위태해 보였다. 공사 측은 “하필 15일에 방송 촬영이 있어 그날만 잠시 문을 열어 둔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책금융공·금융위는 비교적 깐깐 반면 정책금융공사는 보안 절차가 까다로웠다. 건물 내부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전자식 출입 장치를 거쳐야 했고 점심 시간에도 마찬가지였다. 각 사무실은 보안카드가 있어야 문을 열 수 있었다. 금융위원회도 1층 안내 데스크에서 먼저 출입을 차단하고 신분 확인 절차를 거쳐야 했다. 직원들이 나오는 사이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가능해 ‘보완’이 요구됐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금융기관의 경우 보안에 대한 투자가 부실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금융 공기업도 관공서의 나급 정도에 준하는 보안 시스템을 갖추는 등 일괄적인 보안 기준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열린세상] 불산 유출 공포와 정부 대책 /강대희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 학장

    [열린세상] 불산 유출 공포와 정부 대책 /강대희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 학장

    경북 구미시에서 발생한 불산 유출 사고의 파장이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번지고 있다. 사고 발생 후 보름 가까이 지났지만 피해자 숫자가 계속 불어나고 있다. 불산은 활성이 강해 반도체 등 첨단제품의 세정작업과 주석·납·크롬 등의 도금작업, 스테인리스강 표면처리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불산은 공기와 접촉하면 연기를 내며 자극적인 냄새가 나는 유독성 가스다. 인체에 닿으면 피부와 점막을 심하게 부식시킬 수 있는 물질로, 특히 고농도로 흡입하면 강한 독성을 보여 신경조직 손상과 폐부종 등이 생겨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하지만 특유의 유독성 냄새 때문에 유출 초기에 조기 대응이 가능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은 조기 대응 부실이 얼마나 큰 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환경 유해물질 유출에 의한 사고는 해당 물질의 노출 규모를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다. 초기에는 급성 고농도 노출 피해자에 대한 건강 장애를 평가하고, 지속적인 노출을 차단해 2차 피해 예방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유해물질의 물리·화학적 특성을 바탕으로 건강 피해의 규모를 예측하는 것도 병행돼야 한다. 이번 사건과 같이 환경 유해물질에 의한 건강 장애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환경성 질환의 특징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다. 특히 어린이나 노약자,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훨씬 피해가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심각하게 대처해야 한다. 또한 환경성 질환은 노출이 중단되어도 발생된 건강 장애가 좋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개의 유해물질은 생물학적인 반감기(인체에 들어온 유해물질의 반이 체외로 빠져나갈 때까지 걸리는 시간)가 수주에서 수개월인 반면, 뼈에 흡수된 불산은 이 기간이 20년 가까이 된다. 따라서 장기간 노출에 의한 만성적인 건강 장애를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향후 대책 중 가장 시급한 것은 대기 중 불산 노출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여 조금이라도 유해 가능성이 남아 있다면 잠재적인 건강 피해자를 이주시키는 것이다. 환경 유해물질의 위해도 평가는 대상 물질의 독성 평가, 노출 규모 파악, 노출량과 피해 정도에 대한 양-반응관계 평가로 이루어진다. 이 세 가지 단계에 대한 치밀하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노출 피해자에 대한 보호와 관리이다. 불산은 전신 독성을 일으키는 물질이다. 비염, 기관지염 등의 점막 손상에 의한 가벼운 건강 문제부터 폐부종, 신경조직 손상 등의 치명적인 건강 평가까지 체계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 당뇨,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노인층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건강 평가와 관리도 병행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위기관리의 총체적인 부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21년 전 같은 지역에서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였다. 페놀 30t이 낙동강에 유출된 사건이다. 이 사고로 수돗물의 페놀 수치가 세계보건기구 허용치의 110배까지 올라갔다. 녹색연합에서는 낙동강 페놀 오염사건을 “1950년대 이후 발생한 대한민국 환경 10대 사건”중 1위로 선정하였다. 지난 20년간 우리 경제는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 이제는 세계 10대 경제규모를 자랑한다. 하지만 자연재해나 인공 재난에 대한 위기관리는 오히려 뒤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시점에 왔다. 미국에서는 1980년에 유해물질의 환경 누출과 유해물질 매립지에 의한 건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독성물질환경질환등록청을 설립했다. 현재는 환경 유해물질의 만성적인 건강장애 연구를 동시에 수행하기 위해 국립환경보건센터와 같이 운영하고 있다. 환경유해인자에 의한 건강문제는 단기간 고농도 노출에 의한 급성 건강장애뿐 아니라 장기간 저농도 노출에 의한 만성 장애가 오히려 더욱 큰 문제이다. 이제는 우리도 환경성 질환의 급성 역학 조사와 만성 역학 연구를 전담할 수 있는 기구의 설립이 시급히 필요하다. 범부처 간 협력은 필수적이다. 같은 실수를 사전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 “저축銀 피해보상 제대로 해달라”

    “저축銀 피해보상 제대로 해달라”

    전국저축은행비상대책위원회 회원들이 5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후문에서 저축은행 피해 금액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저축은행 후순위채권에 대해 정부가 예금자 보호 대상이 아니라고 해석하자 거리로 나왔다.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허리근육 강화·체중 관리로 척추 퇴화 늦춰야”

    중견 기업 임원인 윤주석(57)씨는 2년쯤 전부터 엉덩이에서 오른쪽 허벅지 뒤쪽이 저리는 증상을 느꼈다. 처음에는 저릿한 느낌 정도였으나 점차 심해져 나중에는 100∼200m만 걸어도 다리가 저려 주저앉곤 했다. 눕거나 앉았다 일어설 때, 몸을 움직일 때마다 허리에서부터 통증이 느껴졌다. 병원을 찾아 약물치료를 해봤지만 일시적으로 통증이 누그러질 뿐 재발이 반복됐고, 호전된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윤씨가 작심하고 병원을 찾았을 때는 요추 부위에서 시작된 통증이 다리까지 확산돼 절면서 걸을 수밖에 없었고, 그나마 오래 걷지도 못했다. 박진수 원장은 “환자의 증상만 보고도 척추관 협착증임을 알 수 있었다.”면서 “병변 부위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실시한 결과, 척추신경이 지나는 척추관과 추간공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는 상황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의료진은 환자의 상태를 감안해 비수술적 치료인 감압신경성형술을 시행하기로 했다. 직경 1㎜ 정도의 카테터를 병변 부위에 접근시켜 신경이완제와 척수와 척추관의 유착을 해소하는 분해효소 등을 주입해 염증과 부종을 없애는 시술이다. 협착이 중기를 넘어선 상태라면 수술이 필요하다. 이때는 미세 현미경을 이용해 좁아진 척추관을 넓혀주거나 불필요하게 자란 뼈를 외과적 방식으로 깎아내게 된다. 척추관 협착증은 시술이나 수술도 중요하지만 재활을 소홀히 할 경우 재발하기 쉽다.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허리를 각별히 관리해야 한다. 엎드려 누운 자세에서 상체를 들어 올리거나 바로 누워 손을 사용하지 않고 허리힘만으로 하체를 들어 올리는 간단한 동작만으로도 허리 근육을 강화할 수 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다리 절단 위기 처한 ‘코끼리다리 엄마’

    ▶원문 및 사진 보러가기 림프 부종으로 다리가 코끼리의 다리처럼 부풀어 오른 두 아이의 엄마가 치료비가 없어 절단할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20일 영국 일간 더 선 보도에 따르면 중국 장시성 동쪽에 있는 한 마을에 사는 리우 사우는 5년 전 첫째 아들을 출산한 뒤부터 오른쪽 다리가 부풀기 시작해 현재는 둘째 딸의 허리보다 두껍게 됐다. 또한 리우는 만성 결핵까지 앓고 있어 집안 일조차 할 수 없어 남편 양 이파의 수발을 받으며 약간의 활동 만하고 있다. 현재 리우의 다리는 치료할 수는 있지만 재발할 수 있다. 또한 리우의 가족은 치료비를 감당할 수가 없어 다리를 절단하는 극단적인 조치까지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리우는 “이 다리를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우리 가족에게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남편 양은 “우리는 아내에게 무료로 절단 수술을 제공해줄 병원이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여수엑스포 ‘해양관광특구’로

    여수엑스포 ‘해양관광특구’로

    정부는 여수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지와 부대 시설을 법인세·취득세 등을 면제·감면해 주는 ‘해양관광 특별구역’으로 지정해 민간에게 매각하고, 개발과 운영을 맡겨 세계적인 해양복합리조트로 육성하기로 했다. 또 민법상 비영리 재단법인을 설립해 엑스포 부지 및 시설의 매각 업무, 엑스포 한국관·엑스포홀 등 민간에 매각하지 않는 시설의 운영, 여수 엑스포 기념 사업, 해양 연구자에 대한 지원사업 등을 맡기기로 했다. 정부는 5일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국토해양부,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여수엑스포 정부지원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사후 활용방안을 확정할 것으로 3일 확인됐다. 또 투자자들이 실질적인 감세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관련 법 규정을 고치고, 부지와 시설은 2년 이내에 매각을 마무리짓기로 했다. 정부가 엑스포 조직위원회에 빌려준 4846억원의 운영자금에 대해서는 2년 동안 상환을 유예해 주기로 했다. 엑스포 부지는 ▲해양 테마파크 및 숙박·관광시설 ▲복합콘텐츠 시설 ▲해양레포츠 등 세 구역으로 나눠 개발을 유도해 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부지와 시설에 대한 일괄 매각을 우선적으로 추진하지만 해양레포츠 구역과 숙박·상가 복합 시설 등으로 나눠 팔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당초 철거하려고 했던 국제관은 민간에 매각하고, 여수 엑스포의 상징으로 분수·불꽃 쇼를 벌였던 빅 오와 스카이타워 등도 민간에 매각해 운영하도록 할 방침이다. 총리실과 국토해양부 관계자들은 “지속적인 개발과 발전을 위해 민간 매각 및 개발을 결정했다.”면서 “세계 경기 침체 조짐 속에서 과감한 투자 유치 조건을 제시해 해외 자본 등 민간 투자를 끌어오자는 뜻도 깔려 있다.”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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