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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 [대한포럼] ‘好意’의 함정

    지난 정권에서 ‘실세’로 통했던 A씨.기업체 등에서 수십억원을 받은 혐의로 형을 치르고 있다.오랜 기간 그를 지켜본 한 주변 인사의 말은 새겨들을 만하다.사람이 너무 좋다 보니 지금과 같은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 그의 평가다.한마디로 모질지 못했다는 것이다.상대방의 호의를 여과 없이 받아들이면서 본인도 모르게 비리의 수렁으로 빨려들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은 이렇게 정리된다.우선 문제가 많은 사람들로 ‘인의 장막’이 쳐지더라는 것이다.바른 말을 하는 사람들은 차츰 변방으로 밀려났다.측근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갖은 모략과 음해로 그들을 매도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A씨의 분별력은 눈에 띄게 떨어졌다.청탁성 ‘성의 표시’가 명백한데도 단순한 ‘호의’로 받아들이는 일이 잦아졌다.그러면서 나타난 부작용이 측근들의 불감증과 면역성이다.그들은 호가호위를 일삼으며 이권 챙기기에만 골몰했다.불법이든 부정이든 가리지를 않더라는 것이다.수법은 갈수록 대담해지고 이권의 규모는 커졌다. 그리고 종국에나타난 현상은 배반이다.측근들은 법망에 걸려들자 모든 책임을 A씨에게 떠넘겼다.자기들은 하수인일 뿐이고 시키는 대로만 했다고 발뺌하기에 급급하더라는 것이다. 또 다른 실세 B씨도 비슷한 사유로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차기정권에까지 영향력을 유지하려고 무리수를 둔 것이 결정적 잘못이었다.여기에다 측근 관리를 잘못한 책임도 컸다.그 역시 측근들의 말에 너무 쉽게 현혹됐다.감언이설 속에 그 자신마저 몰락시키는 ‘독약’이 감춰진 사실을 간파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처럼 잘못 맺은 인간관계의 바탕에는 우리사회만의 독특한 온정주의가 깔려 있다.혈연과 지연 등 개인적 연고에 따라 어울리면서 봐주기식 ‘패거리 문화’가 형성됐다.이는 국가운영 시스템에도 지대한 악영향을 끼쳤다.온정주의적 리더십이 두드러지다 보니 합리적 판단은 우선 순위에서 밀리기 일쑤였고 비리를 견제하는 내부장치도 약화될 수밖에 없었다.급기야는 사정기관 지휘부마저 부패에 연루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던 것이다. 며칠 전 노무현 대통령의 의혹 해명기자회견에는 ‘호의(好意)’라는 말이 몇차례 나온다.개인적 친분관계에 따른 배려라는 의미인 듯싶다.일반적 거래와는 차이가 날 수도 있겠지만 특혜는 없었고 별도의 이득을 주고받지도 않았다고 노 대통령은 설명했다.기자회견 내용과 관련자료들을 면밀히 살펴보면 의혹은 상당 부분 풀린다.적어도 노 대통령이 직접 개입한 불법·부정행위는 없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일반의 평가는 부정적이다.30일자 문화일보 여론조사에 따르면 노대통령의 의혹해명이 불충분하다는 의견이 51.9%에 이르렀다.해명 이후 의혹은 후원회장인 이기명씨와의 ‘호의적 거래’로 집중되고 있다.이씨가 용인 땅을 매각하면서 ‘권력형 특혜’를 미끼로 활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사실이라면 당초 의도야 어떠했든 ‘청탁성 호의’로 결론이 내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치대로 따진다면 노 대통령이 주변사람들의 호의에 어떻게 보답하느냐도 관심거리다.자신 때문에 주변사람이 큰 손해를 봤다면 적절히 보상하는 것이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다.그렇더라도 그래선 안된다고 본다.대통령 재임 중에는 보답이니 보상이니 하는 것은 아예 잊기를 주문한다.각박하고 인정머리가 없다고 비난을 받더라도 참아야 할 것이다.단순한 호의 표명 정도라도 대통령이 하면 특혜시비를 일으킬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우리사회 풍토상 부정과 비리에 악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권력세계의 도덕기준은 일반의 그것보다 엄격할 수밖에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사생활 포기도 감수해야 한다. 김 명 서 논설위원 mouth@
  • [사설] 盧대통령 ‘의혹’ 증폭 끝내야

    노무현 대통령은 어제 ‘주변 의혹’을 해명하기 위한 기자회견에서 나름대로 성의를 다했다고 평가한다.비록 일각에선 부정적 견해를 제기하기도 하지만,노 대통령의 말처럼 양심에 거리끼는 일이 없기에 그같은 해명도 가능했다고 믿고 싶다.기자회견 내용과 배포된 관련 자료를 면밀히 살펴보면 그 동안 제기됐던 각종 의혹들은 어느 정도 해소된다.적어도 노 대통령이 직접 연루된 불법·부정행위는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참여정부가 초기부터 깊은 상처를 입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했던 측면에서 보면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문제의 발원지는 이미 알려진 대로 생수회사인 ‘장수천’이었다.노 대통령은 이 회사를 사실상 인수했지만 결국 경영부실로 폐업했다고 밝혔다.이 과정에서 김해와 거제의 상가와 임야,후원회장 이기명씨의 용인 땅 등 문제의 부동산들이 담보로 잡히거나 가압류됐다는 것이다.그리고 관련자 모두는 막대한 손해만 봤다는 설명이다.그야말로 청탁이나 특혜,비리가 개입할 여지가 없었다는 것이다.관련자료를 통해 제시된 구체적인 경위와 수치 등을 짚어보면 노 대통령의 설명은 설득력이 있다. 그렇다고 모든 의혹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무엇보다 측근인 안희정씨가 받은 3억 9000만원의 최종 사용처가 불분명하다.안씨는 개인적 친분관계를 통해 2명에게서 생수회사 투자금조로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하지만 이들이 안씨 개인만 보고 거금을 주었다고는 보기 어렵다.노건평씨 등 주변 사람들의 축재와 자금조달 경위 등도 의문의 대상이다. 그러나 특별히 꼬집어 대통령의 불법·부정을 지목할 수 없다면 ‘의혹 논란’은 이쯤에서 마무리짓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안희정씨 문제도 검찰의 수사가 끝난 뒤 적절한 절차를 통해 해명하는 것이 옳다.대통령을 둘러싼 의혹이 장기간 계속되는 것은 국민에게도 불행한 일이다.소모적 논쟁을 오래 끌어서는 안 된다.이런 점에서 노 대통령의 해명이 보다 빨리 나오지 않은 점은 아쉬웠다.
  • “다른신문 도용·멘트 조작”NYT, 퇴사기자 부정행위 고백

    |뉴욕 연합|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이달 초 퇴사한 자사 기자의 타기사 도용과 취재원 멘트 조작 등 부정행위에 대한 장문의 ‘고백’ 기사를 10일 실었다. 7500단어(A4지 15장)의 기사에 따르면 제이슨 블레어(27) 기자는 다른 신문 기사를 무단으로 도용하거나 취재원 멘트를 조작,또는 집에서 기사를 쓰고도 취재 현장에 있는 것처럼 자신의 소재지를 조작하는 등 언론인으로서 불법적 사례를 다수 저질렀다.신문은 그가 작년 10월부터 지난 1일 퇴사전까지 국내문제를 담당하면서 썼던 기사 73건중 최소 36건에서 이같은 문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NYT는 자사 회장이자 발행인인 아서 오취스 슐츠버거 2세 명의의 사과문에서 “152년에 달하는 NYT 역사중 최악의 사태이자 엄청난 불명예”라며 “신문과 독자들간 신뢰를 무너뜨린 것”에 대해 독자들에게 사과했다. NYT는 블레어가 작년 10월 이전 작성했던 600건 이상의 기사에 대해서도 조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한의사 고시 5문제 사전유출/ 출제교수 조교→친구→인터넷 띄워

    지난 1월17일 실시된 제58회 한의사 국가고시 11개 과목 400 문제 가운데 안이비인후과 20문제 중 5문제가 시험실시 전에 유출된 것으로 27일 밝혀졌다.이같은 사실은 대전 모대학 A교수가 문제를 사전에 유출한 조교(29)를 검찰에 고소하면서 드러났다. A교수는 검찰에서 “지난해 4∼5월 문제은행식으로 출제해 국가시험원에 낸 27개 문제 가운데 일부가 유출됐다는 말을 듣고 알아보았더니 조교가 연구실 컴퓨터 안에 저장돼 있던 문제를 빼내 친구(29)를 통해 시험준비를 하고 있던 후배 4명에게 넘겨 다른 시험준비생들까지 돌려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문제를 유출한 조교와 친구 등을 불러 조사한 뒤 유출사실이 확인되면 절도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한의사 국가고시에 응시했다가 탈락한 K씨는 “한의사 국가고시 일부 문제의 난이도 조정실패 등에 대해 행정심판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문제 유출 사실을 알았고 S대 동아리 인터넷에 유출된 시험문제가 게재됐었다.”며 “유출 문제를 미리 본학생은 전국 11개 한의대생 가운데 200명쯤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제58회 한의사 국가시험에는 1113명이 응시해 90.4%인 1006명이 합격했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박기준 총장은 “유출된 문제는 국시원으로부터 출제를 의뢰받은 A교수가 국시원 문제은행에 제출하기 전의 문제로 수사결과 부정행위가 드러난 합격자는 합격을 취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
  • ‘커닝족보’ 판치는 인터넷게시판

    중간고사 시즌을 맞아 각 대학 인터넷게시판과 사이버대학 커뮤니티에 커닝페이퍼와 대리시험자를 물색하는 광고가 나돌고 있다. 과거 선배들이 시험예상 문제를 정리한 이른바 ‘족보’를 후배들에게 직접 물려줬다면,최근에는 강의실의 특성에 맞는 각종 커닝방법과 커닝페이퍼를 인터넷상에서 돌려 본다. 커닝 파일들은 각 대학 단과대별 커뮤니티에 가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H대 게시판에서 ID ‘골초’라는 한 학생은 “후배님들 잘 이용하세요.^^” 라며 첨부파일 형태로 10여개 과목별로 정리된 커닝페이퍼를 올렸다.깨알같은 글씨에 손바닥 안에 들어갈 수 있는 크기로 정리돼 있어 후배들은 프린트만 하면 된다. S·J·C대 등 20여개 대학에서 진행되는 ‘열린 사이버강의’는 인터넷을 통해 시험을 치르기 때문에 그만큼 사이버 부정행위도 심하다.일부 학생들은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먼저 시험을 치른 사람을 찾아가 대리시험을 부탁하거나 모범답안을 돌리는 일도 잦다. S대 인문학부 김나열(19)군은 “3,4학년은 물론 신입생까지 인터넷상에서 커닝파일을 서로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돈을 받고 커닝페이퍼를 판매하는 사이트도 등장했다.한 사이트는 자료 한건에 500원씩 받고 커닝페이퍼를 다운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과거 교실벽이나 책상에 글씨를 써놓았던 것은 차라리 애교스러울 정도”라면서 “신세대 학생들 사이에 문명의 이기인 사이버가 커닝의 새로운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어 왠지 씁쓸하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
  • [열린세상] 부패를 막는 제도와 시스템

    우리 사회의 문제가 무엇이냐에 대한 논의는 무수히 있지만,나는 부패를 제일로 꼽고 싶다.장안 최고의 화두인 개혁도 결국은 잘못된 부분을 도려내고 싶다는 열망의 표현이 아닌가 생각한다.요즘 어느 개그맨이 한 정치인을 풍자하여 행복해지셨느냐,살림살이 나아지셨느냐고 묻는 장면으로 웃음을 자아내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물질적으로 풍족해진 만큼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지 않느냐는 역설적인 질문이 숨어있다고 볼 수 있다. 어지간히 사기를 쳐서 한몫 잡아 봐도 나보다도 더 해먹은 놈이 있는 한 불만은 끊일 수 없고,부와 지위가 그 사람의 노력의 대가라기보다는 뒷거래의 산물로 보이는 한 응어리진 마음이 풀어지지 않는다.판결에 지면 판사가 상대방으로부터 돈을 먹은 것이고,검사가 내쪽만 닥달하면 역시 저편의 약발이 통한 것이다. 이렇게 허구한 날 억울한 사람만 생기는 한,져야 될 사건이 지는 것이 정의라는 생각은 눈곱만큼도 할 수 없다.이런 상태에선 백약이 무효이다.그저 모두가 죽일 놈들뿐이다.어디를 봐도 마찬가지다.이런 상태를 그대로 놔두고는 무엇을 어떻게 개혁하더라도 결국 도로아미타불에 불과할 것이다. 결국 부패라는 현상은 우리 눈에 씌어진 일그러진 투시경이다.이를 벗어버리지 않고는 결코 진실과 화해,관용을 만날 수 없을 뿐더러 업그레이드된 사회도 만들 수 없다.제 아무리 사랑과 평화가 강물처럼 흘러도,물질과 풍요가 폭포같이 쏟아져도,새치기하는 놈이 이익을 보는 사회구조에 살고 있는 한,진정한 행복은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인간은 원래 그런 것이다. 정상적인 세상이라면 부와 지위,또는 학문 등이 뛰어난 사람들이 존경을 받아야 당연하다.남보다 훌륭한 재능을 가진 것에 대하여,남보다 더 피나는 노력을 한 것에 대하여 합당한 보상이 없다면 도대체 누가 열심히 살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인가.이휘소나 차범근 같은 인물들이 사회적으로 존중받고 부를 얻어야 마땅하고 또한 그것이 순리이다.그래야 세상 살 맛이 나는 것이다. 하지만 인정할 수 없는 부와 지위가 존재할 뿐 아니라,그것이 대부분일 때 문제는 심각해진다.세상을 뒤집어 버리고 싶은 욕구만이 횡행할 뿐이다.나부터도 그럴 것이다.그러므로 부패척결이야말로 개혁의 최전선에 놓여야 하고 가장 중심적인 목표가 되어야 한다.이것에 성공하지 않고는 개혁의 성공도 없다.그런데 그동안 어느 정권이든지 부패청산을 거론하지 않은 정권은 없었지만,제대로 이를 다루었다는 정권이 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신정부도 인사청탁한 자를 패가망신시키겠다면서 부정과 반칙을 뿌리뽑겠다고 공언하고 있다.물론 부패를 다루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우리와 같이 엄포와 처벌을 병행할 수도 있고,뇌물을 받은 자를 광장에서 공개처형하는 중국과 같이 무지막지한 사례도 있다.대체적으로 엄벌주의가 일반적인 수단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뇌물 관련형벌도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다.그렇다고 부패가 줄었다는 조짐이 없다.따라서 뇌물은 처벌의 강도가 문제가 아니라,시스템과 제도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당연한 말이지만,미국 등 선진국 사람들이 본질적으로 우리보다 깨끗하고 청렴해서 부패지수가 낮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그것은 제도적으로 부패할 수 없는 구조와 인프라가 조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뇌물과 부정행위가 제도적으로,시스템적으로 반드시 드러나게 되어 있다면,누가 감히 법을 어기겠는가.결국 선진국의 우위는 법과 제도의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다.그러므로 개혁을 논하는 자는 목소리를 높이기 전에 먼저 법과 제도의 제정,개정,보완,정비에 신경 쓸 일이다.법과 제도를 제대로 갖추려 하지 않고 구호제창에 그치는 개혁은 공허한 메아리에 그칠 공산이 크다.그런 정권은 종내에는 또 다른 종류의 부패로 국민의 실망만 가중시키고 물러날지도 모를 일이다. 김 형 진 변호사
  • [대한포럼] 분식회계는 계속된다

    SK글로벌이 어제 열린 주주총회에서 2조원대의 분식회계를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임원을 재선임했다.같은 날 그 임원은 서울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해 자신의 죄를 추궁당했다.한편에선 분식회계의 죄를 묻는 재판이 열리는데 다른 편에선 그 당사자를 임원으로 재선임한 것이다. 이것은 시장에 대한 만행이다.시장이 잘 발달한 자본주의 선진국에서는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일이다.그것이 위법이어서가 아니라 ‘시장의 보복’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선진국 시장에서는 분식회계를 한 기업은 그 사실이 공개되는 순간 주가가 폭락해 그냥 파산해버리기 때문에 임원을 연임시키느니 마느니 하는 문제가 애당초 논란거리가 되지 못한다.엔론도 그랬고,월드컴도 그랬다.시장이 배척하는 사람에게 굳이 경영을 계속 맡기겠다는 것은 한마디로 시장을 졸(卒)로 보는 것이다. 분식회계에 관한 한 우리 시장은 죽어 있다.시장(기업주와 경영진,투자자를 모두 포함해서)의 감시와 견제 기능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그 원인을 좀더 깊이 생각해보자. 최근에 한국과 미국에서는 대형 분식회계 사건들이 잇따라 터졌다.그런데 분식회계를 보는 시각과 대응은 양쪽이 너무 다르다.먼저 4년전의 대우그룹 예를 보자.무려 42조원의 분식회계가 드러나 사회적 물의를 빚자 김우중 전 회장은 “업계의 관행인데 억울하다.대우그룹을 죽이려는 음모가 있다.”고 주장했었다. 분식회계를 자행한 임원을 재선임한 SK의 시각도 이와 다르지 않다.우리 기업들은 분식회계에 대해 전혀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최근 3년간 국내 10대 재벌 가운데 7개 재벌이 분식회계를 하다 금융감독원에 적발됐다. 이는 분식회계가 상습적이고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감독당국은 업계의 이런 실태를 누구보다 잘 안다.그러나 국민 여론이 비등할 때만 잠시 부산을 떨다가 시간이 흘러 여론이 잠잠해지면 적당히 땜질만 하고 넘어간다.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어떤가.엔론에 이어 미국 굴지의 컴퓨터 기업인 월드컴이 지난해 여름 회계부정으로 파산했다.당시 영국의 저명한 정치경제학자인 니얼 퍼거슨 교수(옥스퍼드대)는 파이낸셜 타임스 기고문에서 “자본주의에 대한 카를 마르크스의 예언이 아직도 유효하다.”고 경고했다.그는 분식회계를 탐욕스러운 CEO들이 회계법인과 짜고 소액 투자자들의 재산을 착취하는 행위로 규정한다. 그래서 분식회계를 뿌리뽑지 못하면 자본주의는 붕괴한다고 본다.미국의 주요 언론들도 엔론사태가 9·11 테러보다 미국경제에 더 깊은 상처를 남겼다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7월 회계개혁법(Sarbanes-Oxley Act)을 제정했다.▲회계법인의 감사와 컨설팅 업무 동시 수행을 금지하고,▲회계부정행위를 한 자는 해당기업은 물론 다른 기업의 임원도 할 수 없도록 한 것이 골자다.전자는 기업과 회계법인간의 유착관계를 끊기 위한 것이고,후자는 분식회계 관련자를 시장에서 영구 추방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어떤가.정부가 최근 발표한 ‘회계제도 선진화’ 방안은 회계법인의 감사와 컨설팅업무 동시 수행을 폭넓게 허용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기업과 회계법인간의 유착 고리였다는 사실이 미국의 엔론사태에서 여실히드러났는 데도 말이다.그럼에도 그 고리를 남겨두겠다는 것은 당국이 진정으로 회계제도를 개혁하겠다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을 갖게 한다.소수의 기업주와 경영진이 짜고 다수의 투자자들을 속여 재산을 착취하는 행위를 당국은 언제까지 방관할 것인가. 자본의 부도덕성을 방치하는 한 자본주의는 꽃피울 수 없다.당국의 박약한 개혁의지와 무딘 정책대응이 지속되는 한 뿌리 깊은 분식회계 관행은 계속될 것이다. 염 주 영yeomjs@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中 베이징대생의 꿈은 미국 유학

    공산당원보다 학사관리 엄격 유학비 벌려 전문가 희망 졸업후 취업 중도탈락 속출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 전역의 30개 성(省)과 자치구,직할시의 수재들만 모인다는 베이징 대학은 24시간 불이 켜져 있다.규정 상 중앙 도서관은 밤 10시반에 문을 닫지만 5·4 운동장 옆 5층짜리 2개동(棟)은 밤샘족들을 위해 환하게 불을 밝힌다. 베이징대 학생들은 한국의 고3처럼 공부한다.엄격한 학사관리 때문에 중도 탈락자들도 속출한다.중국 대학생들의 꿈인 해외유학은 고학점이 아니면 원서도 내지 못한다.더 나은 직장을 잡거나 실업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도 좋은 학점이 절대 조건이다.이래저래 베이징 대학은 ‘전쟁터’로 변하고 있다. ●전장 방불케 하는 도서관 중국 최고의 경제학부로 꼽히는 광화학원(光華學院) 금융학과에 입학한 리위안위안(李媛媛·20)양은 베이징 명문 제4중학교를 수석으로 졸업,베이징대 전체 4위로 입학한 재원이다. 아침 6시에 일어나 새벽 1시 잠들 때까지 스케줄은 공부로 짜여있다.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영어 듣기로 시작해 오전8시 1교시부터 보통 5시간 정도 강의를 받는다. 나머지 시간은 전공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 수학과 통계 분야의 책을 주로 읽는다.취미 서클들도 적지 않지만 리양은 주로 연구원(석사과정) 선배들과 학회 할동에 치중한다.“학점 관리는 물론 외국기업에 대한 취업 정보를 얻기 위한 것”이다. 6명이 한방을 쓰는 기숙사 생활을 하지만 10시 반이면 자동으로 불이 꺼져 철야 개방하는 교실로 달려간다.이러한 리양도 상위권에 들지 못한다.“저장(浙江)성,푸젠(福建)성,장쑤(江蘇)성 수재들이 워낙 공부를 잘해 지금 성적은 중간 정도”라며 한숨을 짓는다. ●꿈은 미국 유학 미국 유학은 베이징 대학생들의 꿈이다.국내 졸업장만으로 성공과 출세가 보장되지 않는다.미국 유학파들이 중국으로 돌아와 창업을 하거나 정부 고위직으로 대거 진출,대학생들을 자극한 측면이 크다.이 때문에 대학생들은 미국의 선진 기술과 매니지먼트 기법을 배워 기회가 많은 중국 대륙에서 돈과 명예를 얻겠다는 계산이다. ‘미국을 싫어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장윈펑(張云鵬·20·정보관리학과)군은 “적을 알아야 이길 수 있다.”고 단칼에 자른다.2000년 전에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를 설파한 손자(孫子)의 후예다운 답변이다. 하지만 문제는 돈이다.1년에 5만달러를 육박하는 학비와 생활비는 당 고위관리 자녀들이나 IT 부자들에게 큰돈이 아니지만 가난한 중국 가정에서는 천문학적인 금액이다. 이 때문에 많은 베이징 대학생들은 우회로를 택한다.마루이(馬銳·컴퓨터학과·21)군은 “졸업 후 직장에 취업해 2∼3년 정도 돈을 모으면 1년치 수업료는 만들 수 있고 유학 후에는 아르바이트로 등록금을 벌 예정”이라고 야무진 계획을 펼친다. 외국인 대기업에 취업할 경우 더러 ‘공짜(회사돈)’로 유학을 가는 행운을 잡는 이들도 있다. ●캠퍼스 휩쓰는 영어 열풍 이런 분위기 속에서 영어 열풍은 당연한 귀결이다.대학 교내에서 ‘워크맨’을 꼽고 다니는 학생들 대부분 영어 테이프를 듣고 있다고 보면 틀리지 않는다.이것은 미국 유학을 위한 최소한의 준비일 뿐이다. 금융학과 등 일부 학부에선 전공 수업을 아예영어로 진행한다.시험도 영어로 보고 리포트도 영어로 제출한다.교수들의 빠른 영어 강의를 이해하지 못해 기숙사로 돌아와 녹음기로 다시 ‘제2의 수업’을 듣는 경우가 많다. 적지 않은 학생들은 저녁이나 일요일에 대학 근처에 있는 신둥팡(新東方) 등 영어 학원에 다닌다.젊은 직장인들도 머리를 싸매며 영어를 배우는 정도로 영어 열풍은 대단하다.베이징대 학생들의 영어 실력은 상당하다.중·고등학교 때부터 영어를 강조한 이유도 있지만 영어 문장을 통째로 외우는 교육 방식도 주효하다. ●대학원으로,대학원으로 베이징 대학생들은 대부분 정치에 관심이 없다.공산당원이 돼서 권부에 진입하려는 학생들은 극소수다.우리처럼 사법고시 등 국가고시를 패스해 권력에 진입하기보다 ‘전문가’를 희망한다.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1인자가 되면 자연스레 당 중앙에 불려가 고속 출세가 보장된다고 한다.후진타오(胡錦濤) 당총서기 등 국가 지도자 대부분이 엔지니어 출신인 점이 학생들 진로에 적지 않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마핑(瑪平·화학과·23)군은 “엔지니어였던 주룽지(朱鎔基) 총리도 자신이 맡은 프로젝트를 성공시켜 당 중앙이 채용한 사례”라고 말했다.이 때문에 유학 바람과 함께 대학원 진학 열풍도 거세다.기초과학 분야는 70% 이상이다.하지만 학생들은 졸업 후 일단 직장을 찾는 경우가 많다.돈을 벌어 학비를 마련한다는 1차적 목적 이외에 대학원 진학 시 직장 생활 경험을 할 경우 가산점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베이징 대학은 학사관리가 엄격하기로 소문난 대학이다.4년 동안 135∼149학점을 이수해야 하며 보통 전공 과목에서 F가 5개(15학점)가 되면 퇴학이다.시험이 어려워 많은 한국·일본 유학생들이 중도에서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 시험 도중 커닝 등 부정행위가 적발되면 무조건 퇴학이다.한 학기 출석을 3∼4번 정도 빠지면 시험 기회가 아예 박탈된다. 학점은 절대 평가이며 4.0(90점 이상) 만점에 1.0(60점) 미만이 F학점이다.평균 학점이 3.5 이상이 돼야 취업이나 유학을 지원해도 다리를 뻗고 지낼 수 있다.리위안위안 양은 “영어로 진행되는 전공 수업은 이해하기 쉽지만 시험이너무나 어렵게 출제된다.”며 “시험에 앞서 연구원(석사) 선배들에게 기출 문제를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과외를 받는다.”고 밝혔다. oilman@ ◆中 대학생들은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의 샤오황디(小皇帝) ‘1세대’격인 대학생들은 과거 중국인과는 매우 이질적인 존재다.대부분 두성쯔(獨生子)로 자라면서 공동체 의식보다는 개인주의가 강하게 투영,‘신런레이(新人類)’라는 별명을 갖고있다. 처음 이들은 외국인,그것도 외국 특파원 앞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을 꺼려했지만 20∼30분 정도 지나면서 ‘생기 발랄한’ 보통 대학생으로 돌아왔다. 최근 중국 사회에서 화제가 된 대학생 동거문제나 성(性) 개방에 대해 적극적으로 찬성의 의견을 내놓는다.성개방이 개혁·개방의 상징처럼 되고 있다.성개방론자들에 대한 거부감도 없다.동거하는 학생들도 특별하게 보지 않는다. ‘톈안먼 사태’나 ‘민주화’ 등의 문제에 대해선 대부분 학생들이 “중립을 지키겠다.”고 선을 긋는다.반면 사회의식은 강했다.특히 부정부패에 대해선 “중국의 역대 왕조를 망하게 하고 우리가 20세기 제국주의에 유린된 것도 부정부패 때문”이라고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중국의 대학생들은 중학생부터 기숙사 생활에 익숙하다.독생자인 이들은 기숙사 생활을 통해 친구들과 부대끼며 ‘사회화’를 배운다.집단화를 중시하는 중국식 사회주의 교육학이 강하게 배어있다. 베이징 대학생들의 70% 이상이 휴대전화를 갖고 있으며 당 고위관리 자녀 등 극소수 학생들은 자가용을 갖고 있다.용돈의 30%는 휴대전화 비용이다.대부분 기숙사 생활을 하고 한방에 보통 6명 선이다. 중국을 강타한 한류(韓流)에 대해선 대체로 호의적인 반응이다.우샤오(吳笑·법학과 2년)군은 “월드컵 당시 붉은악마들은 충격적”이라며 “응원 후 종이 한쪽 남기지 않는 그들의 성숙된 문화와 단결력은 감동적이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왕후이쥐안(王慧娟·수학과 2년)양은 “한국인들은 너무 체면에 집착하고 남자들은 너무 여자를 우습게 안다.”며 한국의 대남자(大男子) 주의를 꼬집는다. 어려서부터 남자가 ‘밥하고 빨래하는’ 것을 보고 자란 이들은 한국 남자가 너무 권위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 새영화/’엠퍼러스클럽’ 반항아 제자와 참스승 휴먼메시지

    스승과 제자가 머리 맞대고 영혼의 자유를 노래하던 피터 와이어 감독의 ‘죽은 시인의 사회’를 기억하는지.캠퍼스로 카메라를 옮겨 사제간의 거리를 좁혀가는 길목에서 듬직한 메시지를 건져올리는 휴먼드라마가 모처럼 다시 찾아왔다.마이클 호프먼 감독의 ‘엠퍼러스 클럽’(The Emperor’s Club·3월7일 개봉)은 인간의 품성과 예의에 관한 주제를 소박하되 분명한 어조로 화면에 풀어놓는다. 정직과 신뢰를 가르치기 위해 고뇌하는 강단의 주인공은,호프먼 감독과 콤비플레이를 해온 케빈 클라인.캐릭터에서 뿜어내는 그의 은근한 품위가 그대로 영화의 한 소재가 됐다.명망있는 역사학 교수인 헌더트(클라인)의 수업은 늘 진지했으나,상원의원의 아들 벨(에밀 허슈)이 전학오면서 분위기가 엉망이 된다.아무도 못 말리는 반항아를 다잡는 건 헌더트의 몫이다. 둘이 신뢰를 쌓아가는 에피소드에 영화는 한참동안 시선을 고정시킨다.로마사를 주제로 한 교내 퀴즈대회에 헌더트는 무리하게 벨을 출전시켜가며 격려하지만 끝내 벨은 부정행위로 그 기대를 저버린다.영화는 반백의 교장이 된 헌더트가 25년 전을 회상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단 한 명의 제자도 낙오시키지 않으려 노력하는 스승의 교육철학이 스크린의 온화한 광선을 타면 관객들은 절로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될 것 같다.로마사 수업시간에 쏟아지는 철학적 대사들을 음미하는 것도 적잖은 재미다. 세월이 흘러 사업가로 성공한 벨의 초대로 다시 모인 스승과 제자들에게 어떤 일이 기다릴까.강제은퇴의 위기에 내몰린 헌더트에게 벨이 근사하게 보은할까.휴먼드라마에도 통념을 깨는 반전이 있을 수 있음을 영화는 보여준다.어른이 된 벨 역에는 조엘 그레치.기네스 펠트로가 깜짝출연했다. 황수정기자
  • [사설]예비 변호사들의 양심 불량

    대한변호사협회가 올해 처음 실시한 윤리시험에서 예비 변호사들이 집단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소식은 충격적이다.대한변협은 변호사 등록을 앞두고 윤리시험을 치른 전직 판·검사 등 150여명 가운데 제32기 사법연수원 수료생 50여명의 답안지가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같았다고 밝혔다.누군가 모범 답안을 만들어 이를 동기생들에게 돌려 똑같이 베낀 것 같다고 채점위원들은 전하고 있다.법을 통해 억울한 사람들의 권익을 보호해야 하는 변호사들의 윤리의식을 높이기 위해 마련한 제도가 출발부터 삐걱거린다.예비 변호사들의 도덕 불감증 탓이다.그것도 이제 막 첫발을 내딛는 사법연수원 수료생들이라니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시험은 의뢰인과의 관계나 사건 수임 등 변호사 윤리 전반에 관한 논술식 10개 문항을 주고 징계사례집 등을 참고해 답안을 작성하도록 한 ‘오픈 북’방식이었다고 한다.그런데도 스스로의 생각을 정리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변호사 생활은 어떻게 할 건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그 누구보다 윤리의식이 투철해야 할 변호사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하겠다.변협은 오는 17일 상임이사회를 열어 재시험 실시 여부 등 이들에 대한 징계방안을 논의한다고 하니 최대한의 제재가 내려져야 할 것이다. 차제에 윤리의식의 확인을 꼭 시험을 통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재고해 볼 일이다.시험을 잘 친다고 윤리적으로 훌륭하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그렇다면 공익활동의 강화 등 스스로 윤리의식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일이 우선이라고 본다.
  • 윤리시험 집단커닝 불구 변호사 등록 모두 수리

    대한변호사협회(회장 鄭在憲)는 14일 변호사윤리시험 부정행위 논란에도 불구하고 300여명의 예비변호사들의 변호사등록신청을 수리했다고 밝혔다.특히 신청자들 가운데 상당수 응시생들의 답안에 대해서는 채점 작업도 아직 완료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변호사 윤리시험이 결국 ‘생색내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변협은 올해에는 예전과 달리 윤리시험을 실시한 뒤 적정점수를 넘지 못하면 변호사 등록 신청을 받아주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그러나관련 법령에 윤리시험과 변호사 등록에 관한 규정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자 변협은 어쩔 수 없이 등록신청을 모두 접수했다.안동환기자 sunstory@
  • ‘윤리경영’선택 아닌 기업 생존 잣대

    국내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윤리경영’을 올해 경영목표로 선포하고 나서면서 윤리경영이 재계에 전면 부각됐다.기업윤리(Business Ethics)는 일반적인 윤리의 기본원칙을 기업이라는 특수한 사회적 상황에 적용하는 것을 의미한다.따라서 종업원,소비자와 정부 등 안팎 환경속에서 기업이 준수해야 할 가치와 사명을 지키면서 경영하는 것이 윤리경영의 요체라고 할 수 있다. 소극적 의미에서는 기업의 태도,행동의 옳고 그름이나 선과 악,도덕적인 것과 비도덕적인 것을 구분하게 해 주는 가치판단의 기준이나 잣대다.적극적인 의미에서는 선과 악,도덕과 비도덕적인 것을 넘어서서 바람직한 기업의 행동이라고 판단되는 것을 구체적으로 실천해 나가는 것을 뜻한다. 기업의 목적인 이익추구도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얻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기업의 존립과 발전을 위해서는 윤리경영의 의미는 갈수록 중요해질 수 밖에 없다. 밀레니엄면은 삼성그룹의 협찬으로 기업경영의 새로운 트렌드를 3회에 걸쳐 집중 조명한다. “기업이 할 일은 돈에 관한 것이 아니라책임에 관한 것입니다.특히 개인의 욕심이 아니라 공익에 관한 것이어야 합니다.” 세계 굴지의 화장품업체인 바디샵의 창업자 아니타 로딕은 기업의 탐욕을 경계했다.기업의 주된 역할은 물질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더 많이 생산하기 위한 공장이 아니라 인간정신을 키우는 것이라는 게 그녀의 소신이었다. 저한 반전주의자였던 그녀는 이런 신념을 실천하기 위해 자신의 기업 이사회의 결정에 직접 반기를 들기도 했다.1990년 걸프전이 터지자 즉각 반전캠페인을 벌였다.매장마다 전쟁에 반대하는 진정서를 비치하고,고객에게 부시 대통령과 사담 후세인에게 전쟁중단을 요구하는 팩스를 보내라고 독려했다.하지만 이사회는 회사의 이미지를 해치고 수익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캠페인 중단을 의결했다.이 문제를 놓고 사태는 직원들간의 표대결로까지 번졌고 직원들이 그녀의 손을 들어줘 캠페인은 계속됐다. 27년 전 초라한 구멍가게로 시작한 바디샵이 전 세계 50여개 국에 1800개 매장을 두고 9000만명의 고객을 갖는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비결의 하나는 이처럼 기업의 도덕적 의무를 우선시한 경영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그리고 바디샵은 가장 윤리적인 기업이라는 평가도 보너스로 얻었다. 미국 엔론,월드콤 등이 지난해 회계부정으로 이미지를 구겼지만 바디샵처럼 상당수 외국기업들에는 ‘윤리경영’이 이미 뿌리를 내리고 있다.1982년 미국 존슨앤드존슨사가 취한 조치가 대표적이다.어떤 정신병자가 이 회사의 진통해열제 타이레놀 캡슐에 청산가리를 집어넣어 7명이 숨졌다.회사측은 윤리강령인 ‘우리의 신조’에 따라 즉각 대응했다.미 식품의약국(FDA)은 시카고 지역의 제품을 수거하라고 명령했지만 회사측은 한발 더 나아가 미국 전역에 있는 제품을 전량 회수했다.“원인이 밝혀지기 전에는 복용하지 말라.”면서 대대적인 홍보도 했다.이런 비용으로만 1억달러가 들었다.사건직후 타이레놀의 시장점유율은 32%에서 6.5%로 떨어졌으나 6개월만에 회복됐고 현재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해열제가 됐다. 정반대의 사례도 있다.1978년 8월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10대 세 자매가 포드사의 73년형 소형차핀토(Pinto)를 타고 가다 사고를 당했다.뒤따라 오던 차가 들이받았는데,연료탱크가 터지면서 세 자매는 불에 타 숨졌다. 포드사는 살인죄로 재판을 받았다.논점은 연료탱크가 뒤에서 충격을 받으면 쉽게 파괴될 수 있는 위험이 있었는데도 포드측이 고의적으로 이를 무시했다는 것이었다.2년여의 재판끝에 법원은 살인죄에 대해 무죄판결을 내렸다.포드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정부의 명령으로 제품을 회수해야 했고,재판이 끝난 뒤에도 윤리적으로 적절치 못한 기업이라는 비난에 한동안 시달렸다. 21세기 들어서는 기업의 성장을 담보하는 조건이 ‘강한 기업’(Strong Company)에서 ‘착한 기업’(Good Company)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얼마를 벌었느냐?’가 기준이 아니라 ‘어떻게 벌었느냐?’가 중요시된다.선진국에서는 이미 주주총회 서류에 재무제표뿐만 아니라 환경공해의 정도를 나타내는 ‘환경보고서’와 윤리적 행동의 정도를 나타내는 ‘윤리감사보고서’가 포함된다.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도 새해 들어 ‘윤리경영’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LG건설은 건설현장과 협력업체 사이의 비리를 원천봉쇄하기 위해 업계 최초로 ‘공정문화팀’을 발족했다.현대·기아차그룹은 불공정거래를 인터넷을 통해 신고받는 ‘사이버 감사실제’를 확대했다. 코오롱상사는 ‘접대는 1인당 2만원,총액 5만원으로 제한한다.’는 윤리규정을 이미 실천하고 있다.신세계는 기업윤리 실천사무국을 사내에 신설하는 등 윤리경영분야에서 선도 기업으로 꼽힌다.지난해에는 윤리경영 백서도 발간했다. 기업들이 이처럼 윤리경영에 앞장서는 것은 기업에 대한 투자자와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고,반기업정서를 해소하는데도 효과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기업윤리 이론과 실제’의 저자 이종영(李種永·전 경북대 교수) 박사는 “실제로 고객들은 비윤리적인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면서 “업무나 사업의 결정 과정이 부당한 기업체에서는 종업원들의 무단결근율과 이직률이 대체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리적인 경영은 기업의 시장가치를 높이는 데도 큰몫을 한다.‘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10대기업’들의 2001년 주가수익률은 평균 9.7%로 S&P의 500대 기업평균인 -11.9%를 훨씬 상회했다.국내에서도 윤리경영을 적극 실천하는 기업의 경영성과가 탁월하다는 평가가 나와있다. 국내 30대 그룹 소속 기업을 대상으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전담부서를 설치해 윤리경영을 실천중인 기업의 주가상승률은 1999년부터 2002년까지 평균 46.3%였다.반면 윤리헌장 미제정기업의 평균 주가상승률은 22.1%에 그쳤다.영업이익률도 전담부서를 설치한 기업이 98년부터 2001년까지 평균 10.3%로 나타나 윤리헌장 미제정기업의 평균치 7.3%를 앞섰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앞으로 기업별로 윤리경영지수를 평가해 우수기업에게는 법인세 감면 혜택을 주거나,동일범죄에 대해 경감조치를 내리는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kdaily.com ***부당한 지시 이행도 잘못,삼성 '윤리 메뉴얼' 강화 삼성은 그룹차원에서 ‘윤리경영’을 강화하고 있다.이건희(李健熙) 회장이 신년사에서 ‘고객의 사랑과 사회의 신뢰’를 강조한 것과 무관치 않다. 우선 2001년부터 계열사별로 추진해온 윤리강령과 이에 따른 행동지침 수립작업을 매듭짓고 본격적인 윤리경영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올해부터 상사의 직무유기나 부당한 지시에 대해 부하직원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따를 경우 이를 부정행위로 간주하는 등 윤리실천 매뉴얼인 ‘부정 판단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삼성전자 윤리헌장’을 만들어 운영중이다.2001년 말 윤종용(尹鍾龍) 부회장 등 경영진과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공정거래 자율준수 선포식’을 갖기도 했다.당시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깨끗한 구매를 다짐하는 ‘구매윤리헌장’을 선포하고 ‘깨끗한 구매,정도 구매’의 실천을 선언했다. 삼성화재는 윤리지수를 측정해 임원평가에 반영하고,전 직원을 대상으로 사이버기업윤리과정을 운영하고 있다.사내 인트라넷상에서는 내부제보제도를 가동중이다.삼성카드는 옴부즈맨제도와 고객만족(CS)재판소를 운영,고객을 우선하는 윤리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오남수 금호 경영본부 사장 “윤리경영을 적극 실천한 기업의 생산성이 높다는 것은 이미 선진국에서 입증된 사실이지요.” 금호그룹 전략경영본부장인 오남수(吳南洙) 사장은 윤리경영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려면 임직원들부터 윤리경영으로 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사장은 지난해 9월 박삼구(朴三求) 회장이 그룹 4대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표방한 윤리경영을 그룹에 전파하는 전도사 역할을 맡고 있다.가장 먼저 한 일은 협력업체와 계열사 사장,임직원 등 2000여명에게 윤리강령과 규칙,‘선물안주고 안받기’내용을 담은 편지를 보내는 것이었다. 이런 당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지난해 추석 때 113개 협력업체 사장들이 선물을 돌리다가 들통이 났다.그러자 이들을 바로 불러들여 ‘협력사 윤리강령 실천 결의대회’를 갖게 한 뒤 따끔하게 주의를 줬다. 오 사장은 “초기엔 ‘선물 안받고 안주기 운동’에 대해 협력사는 물론,사내에서조차 불편해 하는 기류가 팽배했다.”면서 “그러나 몇달이 지나면서 ‘선물을 주지 않아도 금호의 일감을 따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는 인식이 협력사에 확산됐다.”고 말했다. ‘선물 안받고 안주기 운동’이 정착되면서 지난 6일 사내 ‘선물경매’에 나온 물품은 박 명예회장 등이 받은 와인과 T셔츠 등 5점에 불과했다.이 경락대금(25만원)은 모두 은혜학교에 보내졌다. 윤리경영이 생색내기용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오 사장은 계열사인 아시아나골프장을 예로 들었다.아시아나골프장은 1994년부터 호우로 골프가 중단되면 그린피의 절반을 되돌려 주는 ‘그린피 환불제’를 자발적으로 채택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01년 유사시 그린피를 되돌려 받을 수 있도록 약관을 개정한 것보다 7년 앞서 ‘환불제’를 도입한 셈이다. 당시 아시아나골프장의 경영을 맡았던 오 사장은 “아시아나의 그린피 환불소식이 알려지자 환불을 기피하던 다른 골프장으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면서 “돈만 생각했다면 이런 제도를 도입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국세청 컴퓨터 동시시험 화제

    국세청이 온라인(On-Line)을 통해 6급 이하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세법시험을 동시에 실시하기로 해 관심을 끌고 있다.온라인을 통해 시험을 실시하는 것은 행정기관에서는 처음이다. 국세청은 26일 “전산정보화 시스템인 ‘국세청 인트라넷’을 통해 본청과지방청,일선세무서에 근무하는 6급 이하 직원 1만 4000여명을 대상으로 세법 전반에 대한 시험을 동시에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세청 직원들은 이날 오후 5시부터 40여분동안 시험을 치르기로 했으나 시험시작 30분만에 컴퓨터에 오류가 생겨 시험을 끝내지 못했다.국세청 관계자는 “컴퓨터 오류 원인이 밝혀지면 27일에라도 다시 시험을 치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시험은 소득세법,법인세법,부가가치세법,상속·증여세법,국세기본법,국세징수법 등 6대 주요 세법 가운데 대민 민원행정 서비스에 필수적인 문제들이 출제된다. 직원 1명당 PC 1대씩 배정해 치러지며,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응시자별로 문제배열 순서도 다르게 한다.대리시험을 막기 위해 문제마다 수험자 본인만알 수 있는 생년월일 등의 퀴즈를 삽입,본인 여부를 확인한다. 국세청은 측정방법이 정착되면 온라인을 통한 시험을 정례화하고,개인·조직별 자질평가 및 교육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첫 시험성적은 참고자료로만활용한다. 오승호기자 osh@
  • [씨줄날줄]성탄과 미혼모

    성탄일 아침이다.정확한 예수의 탄일은 어떤 기록에도 없지만 서양력으로동지(冬至)인 12월25일로 정해 기념하고 있다.1년 중 밤이 가장 긴 이 날을서양사람들은 큰 축일로 여기며 즐기고 있다.어둠의 시간이 지나고 밝은 빛의 날들이 이때부터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 기쁜 날 예수의 탄생 배경과 오늘 우리의 문제를 살펴 보는 것이 마냥부질없는 일만은 아닐 것이다.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사람이 된 ‘하느님의 아들' 예수는 동정녀(童貞女)인 마리아의 몸을 택해 이 세상에 온 것으로 성경은 전하고 있다.숫처녀의 임신과 출산은 인간의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렵다.당시 유대풍습으로도 처녀가 아이를 낳으면 엄청난 부정행위로 분류돼 돌로 쳐죽임을 당했다.마리아는 그때 요셉과 정혼한 사이.정혼한 지 1년이 지나야 정식으로 살림을 차릴 수 있었으나 그 기간이 지나지 않았다.큰일이 아닐 수 없었다.의로운 청년 요셉은 이 사실을 알고 슬그머니 파혼하기로 작정했다.이런 요셉에게 천사가 나타나 “마리아의 임신은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니 두려워하지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이라.”는 지시를 내린다.요셉은 임신한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이고 태어날 아기에게는 ‘예수'라는 이름을준다. 신(神)의 그 심오한 계획을 모르는 인간의 눈으로 볼 때 마리아는 분명 미혼모가 될 뻔했다.그러나 요셉은 신의 뜻을 거역하지 않고 마리아와 예수를명문 다윗가문의 일원이 되게 하고 그 엄청난 구원의 역사를 완성토록 한다. 우리의 현실로 눈을 돌려보자.미혼모 문제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병리현상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가정과 교육,성윤리,폭력 등 우리 사회 전체가나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모두 담겨있다.대부분 스스로 판단능력이 없는 10대다.지식이 부족하거나 폭력에 의한 임신이 전부다.그래서 미혼모 발생은그 개인만의 잘못이기보다 사회 전체의 책임이다.미혼모와 그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도록 도와야 한다. 지난해 해외입양아 2436명 가운데 2명을 제외한 2434명이 미혼모의 아이라는 보건복지부의 통계는 충격적이다.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아이들이 사회로부터 다시 한번 버림받는 셈이다.해결책은관용과 포용뿐이라는 명백한 사실을성탄절에 생각해 본다. 최홍운 수석논설위원 hwc77017@
  • 美 증권거래위원장 도널드슨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신임 위원장으로 월가의 베테랑 윌리엄 도널드슨(71)이 지명됐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도널드슨을 신임 SEC의 위원장으로 지명하면서 “기업과 증권시장의 문제를 법적으로 엄격하게 다루는 강한리더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이에 백악관에 함께 자리했던 도널드슨은 “미국 기업과 금융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면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부시 대통령도 2004년도 SEC의 예산을 2002년의 두배인 8억달러로 늘려 기업 부정행위를 근절할 자원을 제공하겠다며 SEC에 힘을 실어줬다. 이번 인사는 전임 SEC 위원장인 하비 피트가 재임 15개월동안 9·11테러로 큰 타격을받은 증권시장의 침체와 엔론의 도산을 시작으로 계속된 거대 기업의 비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상황에서 심사숙고 끝에 결정됐다. 하버드대에서 MBA를 받은 도널드슨은 투자연구에 대한 선구적인 역할로 유명한 투자은행 루프킨 앤 젠레티를 1959년 공동 창설,73년까지 회장직을 역임했다. 지난 90년부터 95년까지는 뉴욕증권거래소(NYSE) 회장으로 일했으며 최근에는 미국 최대의 건강보험사인 에트나의 최고경영자로 활동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교육/ 11월6일 수능…준비물 꼼꼼히 챙겨라

    수능시험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수험생 누구나 지금까지의 시험준비가 만족스럽게 느껴지지 않고,소홀했던 부분만 떠올라 긴장하기 마련이다.이제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시험 준비물을 꼼꼼히 챙겨 사소한 실수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 시험장과 교통편 확인 5일 예비소집에서 수험표를 받을 때 시험장과 시험실 위치를 정확히 파악한다.단,시험실은 들어가 볼 수 없다.고사장당 정원은 32명으로 책상 및 걸상은 4열 8석으로 배치돼있다. 집에서 시험장까지의 교통편과 소요시간 등을 미리 점검하는 것도 필수.평소보다 시간 여유를 넉넉히 두고 집에서 출발해 지각하지 않도록 한다. 수험표는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만약 잃어버렸을 때는 응시원서에 붙인 사진과 같은 원판 사진 1장을 준비,시험당일 오전 8시까지 시험장 관리본부에 신고하면 재발급 받을 수 있다. ◆ 입실은 8시10분까지 모든 수험생은 8시10분까지 수험번호가 붙어있는 지정 좌석에 앉아 대기해야 한다.수험표는 왼쪽 가슴에 달고,주민등록증이나 학생증 등 신분증은 책상 오른쪽에 놓는다.본령(시험시작)이 울린 뒤에는 시험실에 들어갈 수 없으며,시험시간에는 답안지의 작성이 끝나도 자리를 뜰 수 없다. 노트,책,책받침,지우개,일반 사인펜,수정액,스티커,전자계산기(시계에 달린 것도 포함),무선호출기,휴대폰 등 시험에 필요하지 않은 물건은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 그러나 계산문제 풀이용 연필은 사용할 수 있다.답안 작성에 필요한 컴퓨터용 사인펜은 시험 감독관이 1교시에 나눠준다.4교시(제2외국어 선택시는 5교시)까지 사용해야 하므로 쓰지 않을 때는 뚜껑을 닫아둔다. ◆ 문제지 짝·홀수형 점검 본령전 예비령이 울리면 답안지에 이름,수험번호,문형,계열을 정확히 적은뒤 한번 더 확인한다. 준비령이 울린 뒤 문제지를 받으면 문제지 유형과 면수,인쇄상태 등을 점검한다.수험번호 끝자리에 따라 짝·홀수형 문제지가 배부된다. 본령이 울리면 감독관이 수험표와 주민증을 대조해가며 본인 여부를 확인한다.1교시와 4교시는 본령없이 듣기평가 방송이 먼저 실시되므로 당황하지 않도록 한다.시험시작 3분전에 듣기평가 예고방송이 나온다. ◆ 수정액으로 답 고치면 0점 답안은 컴퓨터용 사인펜만 사용할 수 있다.한번 표기한 답을 수정액·스티커 등으로 고치면 0점 처리된다.답란에는 답 이외에 어떠한 표시도 해서는 안된다.한 문항에 답을 2개 이상 표시한 경우도 그 문항은 0점 처리된다. 정답이 확실한 경우에만 표기하고 어렵거나 애매한 문제는 문제지에 표시했다가 마지막에 옮겨적는 것도 한 방법이다.교시마다 시험 종료 시간 10분전에 예고 방송을 하므로 이때 답안지 표시에 들어가면 효율적이다.잘못 쓴 답안지는 끝나기전까지 바꿔준다. 다른 수험생의 답안지를 훔쳐보거나 시험끝 종이 울린 뒤에 답안지를 작성하는 등 부정행위가 인정되면 전과목이 0점 처리된다. ◆ 기타 주의사항 12시20분부터 오후 1시10분까지인 점심시간에 시험장 밖으로 나갈 수 없으므로 미리 도시락을 준비해야 한다.휴식이나 점심시간에 친구들을 만나 정답을 맞추기 보다는 다음 시험을 준비하는 시간으로 활용하자.문제지도 답안지와 함께 회수하므로 문제지를 갖고 나오면 안된다. 시험이 끝난 후 문제풀이 방송은 EBS-TV에서 오후 7시50분부터 10시50분까지,EBS-FM으로는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실시된다. 기타 시험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시·도 교육청 중등교육과나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대수능관리부로 문의하면 된다.(02)3704-3672,3675∼6. 이순녀기자 coral@ ■수험생 10계명 1 어려운 문제에 집착하지 말라 2 문제와 지문은 끝까지 읽어라 3 듣기평가에서 보기를 먼저 읽어라 4 쉬는 시간에 답을 맞춰보지 말라 5 내가 어려우면 남도 어렵다고 생각하라 6 시험시작 5분전에는 자리에 앉아서 마음의 준비를 하라 7 종료 10분전까지는 정답을 답안지에 옮겨 적어라 8 두꺼운 옷보다는 얇은 옷을 겹쳐 입어라 9 쉬는 시간에는 가급적 화장실을 다녀와라 10 학부모는 수험생에게 부담을 주지 말라
  • 대학생들 커닝 추방운동 “”부정행위는 양심불량””

    ‘정직과 신용을 중요시하고…,지성인이 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 아주대 학생들이 13일부터 치르고 있는 중간고사에서 커닝를 하지 않기로 스스로 선언한 ‘아주 명예 선언서’의 내용이다.아주대에 이어 충북대 학생들도 스스로 양심을 지키자는 운동에 나서 대학가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아주대 총학생회와 학생복지위원회,학생신앙운동(SFC)은 지난 7일부터 부정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스티커가 붙은 ‘커닝 방지 화이트 노트’를 학생들에게 배포하고 있다.노트 뒤에는 ‘정직하게 공부해서 노력한 만큼의 대가를 얻자.’는 손바닥만한 스티커도 붙어 있다.특히 노트를 받은 학생들은 A4용지의 ‘명예 선언서’에 서명해야 한다.아주대 총학생회측은 지금까지 전체학생수 3000여명이 노트를 받아갔다고 밝혔다.총학생회 김대희 정책국장은 “강의실마다 책상과 벽에 빽빽하게 써있는 낙서들을 이제는 ‘화이트 노트’에 정리해 머릿속에 남겼으면 하는 바람에서 함께 나눠줬다.”고 설명했다. 충북대 총학생회의 의식개혁운동은 아주대에 비해 범위가 훨씬 넓다.대학이 청주시 흥덕구 개신동에 위치한 이유로 운동의 명칭도 ‘개신가족 학교사랑’이다.크게 ▲예절 ▲친절 ▲커닝 추방 ▲환경정화 ▲학생 주인의식 고취▲화합의 장 등 6개 분야로 나눠 펼치고 있다.지난 1학기 때인 5월13일부터 6월18일까지 집중적으로 캠페인을 벌인 이래 2학기에도 계속되고 있다. 커닝 추방운동의 경우 ‘커닝은 범죄입니다.당신도 범죄자가 될 수 있습니다.’‘커닝을 하다니 넌 참 오노(ohno) 같구나.’라는 등의 플래카드를 내건 데다 커닝의 사례집을 제작,배포했다.실제 학생들의 호응은 대단하다.충북대 박정삼 학생처장은 “학생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학교를 사랑하고 심성을 닦자는 운동은 신선하다.”면서 “학교에서도 이 운동을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박홍기기자 hkpark@
  • 美 “기업 부정축재 몰수”

    (뉴욕 연합) 미국 정부는 앞으로 기업이나 기업인이 부정한 방법으로 획득한 재산은 원칙적으로 전부 몰수할 계획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25일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 법무부가 앞으로 검사들이 마약사범의 재산을 몰수하듯 기업인들이 부정행위를 통해 축적한 재산은 모두 몰수해 이를 투자자들을 포함해 부정행위로 피해를 본 사람들에게 되돌려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법무부는 26∼27일 전국 관련 검사회의를 갖고 화이트칼라 범죄행위 처리 요령을 시달할 계획이며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존 애슈크로포트 법무장관이 이 자리에서 기업의 부정행위에 대한 강경한 처리 방침을 강조할 예정이다. 법무부는 엔론사태 이후 회계부정 등 기업 관련 범죄에 대한 수사를 강화해 왔었다. 부정행위로 얻어진 기업이나 기업인의 재산을 몰수한다는 원칙을 공식으로 밝히기에 앞서 연방검찰은 최근 횡령 등 혐의로 체포한 아델피아의 창업주 가족으로부터 25억달러의 재산을 몰수할 계획이다.
  • 2002년 사법연감, 지난해 이혼소송 13% 늘었다

    지난해 협의 이혼을 확인하거나 이혼소송을 낸 부부는 19만 4663쌍으로 하루 평균 533쌍이 이혼 문제로 법원을 찾은 것으로 밝혀졌다. 1일 법원행정처가 발간한 ‘2002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협의 이혼을 확인하기 위해 전국 법원을 찾은 부부는 14만 5283쌍이었다.또 지난해 접수된 이혼소송은 4만 9380건이었다.하루 평균 135건으로 2000년 4만 3588건보다 13.3% 늘어났다. 이혼소송 가운데 소송을 취하해 조사하지 못한 사건을 제외한 3만 1959건을 분석한 결과 소송을 낸 이유는 ‘배우자의 부정행위’가 1만 5401건(48.2%)으로 절반 정도를 차지했으며,‘본인에 대한 부당한 대우’가 7894건(24.7%),‘악의적인 유기’가 3952건(12.4%) 순으로 나타났다.이혼소송 당사자의 연령은 남녀 모두 30대(남자 43.6%,여자 41.3%)가 가장 많았고,동거기간은 3∼5년이 23.3%로 가장 많았지만 신혼기로 볼 수 있는 1년 미만도 11.4%나 됐다.한편 지난해 법원에 접수된 전체 사건 수는 1663만 3034건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전년의 1434만 1951건에 비해 16% 늘어났다. 지난해와 비교해 볼 때 행정사건이 27.6%,가정보호사건이 23.3%,형사사건이 22.9% 각각 늘어난 데 반해 소년보호사건은 14.3%,특허·선거사건은 14.3% 각각 줄어들었다. 지난해 1333명의 법관이 처리한 소송은 모두 559만 9042건으로 법관 1인당 4132건을 처리한 것으로 분석됐다. 장택동기자 taecks@
  • 사이버大 커닝은 업무방해

    서울지검 컴퓨터수사부(부장 韓鳳祚)는 1일 사이버대학 중간·기말고사시험을 치르면서 부정행위를 저지른 회사원 서모(29)씨 등 7명을 적발,업무방해혐의로 각각 벌금 150만∼1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서씨 등은 지난 6월 서울 강남의 PC방에서 기말고사를 치르면서 과목당 2∼3문제의 답을 알려주는 등 모두 20문제의 답을 의논해서 처리해 대학의 학생평가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그러나 해당 사이버대학측은 “부정행위가 있었더라도 교육적인 견지에서 학칙에 따라 처리할 일이지 사법당국이 개입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반발하고 있다.검찰은 사이버대학이 정규대학과 동일한 학사학위를 주고 있는데도 현재 운영 중인 사이버대학 15곳 가운데 13곳은 응시장소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인터넷주소(IP) 접속기록을 관리하지 않는 등 시험의 공정성과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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