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문자’ 수사 왜 2만여건뿐?
경찰이 LG텔레콤과 KTF,SK텔레콤 등 3개 이동통신사로부터 문자와 숫자가 조합된 문자메시지 2만 703건을 압수, 수사에 착수했다.
●숫자메시지 조사때의 10% 불과
하지만 이는 1차에 압수된 숫자조합 메시지 26만건의 10%에 불과해 수사에 또다른 허점이 있는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은 1차의 24만건보다 훨씬 적은 892건에 불과했다. 서울경찰청 김재규 사이버범죄수사대장은 “SK텔레콤은 메시지를 숫자 6개나 문자 3개에 해당하는 앞자리 6바이트밖에 보관하지 않는다.”면서 “따라서 문자 3개를 초과한 것은 모두 빠졌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LG텔레콤과 KTF는 80바이트의 메시지를 보관하기 때문에 ‘수리가 1,2,3,4‘인 내용도 압수했지만,SK텔레콤은 ‘수리가’만으로도 6바이트가 꽉차 뒷부분은 확인되지 않기 때문에 압수대상에서 아예 제외됐다.
●SKT의 3문자 초과 메시지는 모두 제외돼
경찰청 관계자는 “예상보다 적어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수작업으로 일일이 걸러내려면 3∼4일 정도 걸리겠지만, 문자가 들어간 메시지는 내용의 구체성이 높은 만큼 상대적으로 부정행위 가담자를 적발해낼 가능성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경찰은 1차 숫자조합 수사에서 초기에 압축한 6200여건도 재분석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1차조사 허점 드러나 6200건 재분석
이 가운데 웹투폰 부정 사례 등이 포함돼 있었으나 경찰 수사에서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는 등 허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앞서 1차 수사 때는 26만건의 메시지 가운데 우선 6200여건을 선별한 뒤 추가 작업을 통해 최종적으로 의심이 가는 메시지 587건을 추려냈다. 특히 경찰은 인터넷 문자메시지 서비스로 답안을 전송한 ‘웹투폰’방식의 부정행위가 있었는지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 하지만 송신자와 수신자의 번호만으로는 ‘웹투폰’인지 휴대전화에서 휴대전화로 전송하는 ‘폰투폰’인지 가려내기 어려워 수사가 단기간에 마무리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청주에서 학원장이 개입한 ‘웹투폰 커닝’에서는 응시생 10명에게 보낸 송신번호가 모두 다르게 기록됐다.
경찰 관계자는 “문자메시지 재분석 및 추가분석으로 의심이 가는 송신자의 주거지가 문자메시지 대행서비스 회사나 컴퓨터로 확인되면 해당 지방청에서 ‘웹투폰’수사에 착수할 것”이라면서 “현재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에서 청주 사건에 쓰인 컴퓨터를 압수, 기술적인 부분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