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정부 2期 국정방향/ 3개분야 개혁 성과.과제
*포용정책.
국민의 정부는 집권 2기를 맞아서도 대북 포용정책 및 국제외교협력강화, 생산적 복지 실천,시민단체 활성화를 비롯한 사회적 민주화 조치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이들 세 분야 별로 개혁 추진방향과 과제를 살펴본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포용정책은 국제무대에서 한반도 냉전해체및 북한의 대외개방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한반도의 냉전구도 해체 없이는 남북 평화공존은 물론 화해·협력이불가능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이런 맥락에서 대북 포용정책은 우선북한의 대외개방 지원에 초점이 맞춰졌다.80년대말∼90년대초 옛소련및 동구 공산권 붕괴 이후 극단적 폐쇄정책으로 일관했던 북한을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유도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김 대통령의 취임 후 2년반은 포용정책에 입각해 한반도 4강 정책을재점검하면서 ‘외교 인프라’를 새롭게 구축했던 시기다. 취임 초기미·일·중·러 4강과의 빈번한 정상외교는 ‘21세기 동반자 관계 ’를 굳히면서 한반도 냉전해체의 당위성에 전폭적 지지를 이끌어 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외교적 자산은 체제위기를 타개하려는 북한의 대외개방 정책과 맞물려 하나 하나 가시적 성과를 이뤄냈다.주목해야 할 것은 북·미간 화해 분위기의 조성이다.
동북아 뇌관으로 불렸던 북한 미사일 문제는 지난해 9월 북·미 베를린협상을 통해 ‘미사일 발사 유예’와 ‘대북 경제제재 완화’라는 빅딜을 통해 접점을 찾았다.포용정책을 기반으로 하는 한·미·일3국의 공동노력이 상당한 효과를 발휘한 셈이다.
이를 고비는 북한은 국제사회에 서서히 문을 열기 시작했고 6월 남북 정상회담으로 전격적인 국제무대 복귀를 선언했다.이어 열린 지난7월 말 사상 첫 남북 외무장관 회담은 국제무대에서의 협력을 본격화하는 가시적 성과라는 분석이다.
오일만기자 oilman@.
*생산적 복지.
국민의 정부 집권 2기를 맞아 일자리를 창출해주고 일할 능력을 키워주는 ‘생산적 복지’의 틀이 갖춰지고 있다는 평가다.외환위기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던 99년 6월 본격적으로 생산적 복지의 개념과 정책이 도입된지 1년2개월만이다.
생산적복지의 3대 축인 일자리 창출,국민기초 생활보장법,빈곤·서민층에 세제혜택 등의 제도가 마련됐다.
올해부터 2003년까지 벤처기업,문화·관광산업 등에서 2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연말까지는 60만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일자리 창출은 6,7월에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3.6%의 잠재실업률 수준을 기록한데서 반영되고 있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10월에 시행되면 154만명의 저소득층에게 생계급여가 나간다.나이·근로능력과 무관하게 한달에 4인가족 기준 93만원 수입을 갖지 못하면 누구나 대상이 된다.
노인과 장애인같은 저소득·소외계층의 생계형 저축에 세제혜택이주어진다.앞으로는 새로운 복지 정책을 내놓기 보다는 복지의 수단들이 충실히 이행되도록 하는 점이 과제로 꼽힌다.
4대 보험의 안정적 운영도 중장기적으로 반드시 해결해야할 사안이다.고용·산재보험은 어느 정도 정착됐지만 국민연금과 의료보험의재정은 여전히 위태한 상황이다.
국민연금의 경우 보험료 부과기준을 보완하고 5인 이하영세사업장근로자도 직장가입자가 되도록 해야 한다.전문가들은 저임금근로자들의 근로시간에 비례해 정부가 일정 금액을 보조해주는 쪽으로 실업·일자리 창출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박정현기자 jhpark@.
*NGO 활성화.
‘국민의 정부’ 출범 2년반 동안 나타난 뚜렷한 변화 가운데 하나는 바로 ‘국민의 힘(People Power)’이 눈에 띄게 커졌다는 점이다.
현재 활동 중인 국내 비정부기구(NGO)는 3,000여개로 국민들의 민주의식 성장과 세계적 조류에 발맞춰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이들 시민·사회·노동단체는 분출하는 각계 각층의 다양한 요구를 수렴,정책에 반영하도록 하는 등 정치·사회 등 각 방면에서 변혁의 주체가 되고 있다.
NGO가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한 것은 4·13 총선 당시 3개월 동안펼친 ‘낙선운동’으로 꼽힌다.녹색연합,참여연대 등 300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총선시민연대’는 60여명의 공천 부적격자 명단을발표, 정치권에 파문을 일으키면서 부정선거 감시라는 소극적 활동에서 벗어나 ‘국민 저항권’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지난달 미8군의 독극물 무단방류 사건을 비롯,환경문제나 재벌 소유구조개혁 등 각종 사회적 병폐의 해결에는 항상 시민·사회단체의 손길이 있었다.
그러나 시민단체의 무분별한 난립 양상은 힘을 분산시키는 역기능을 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또 재정자립이 안돼 특정집단의 이익을 대변하거나 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민주적 요구와‘집단이기’를 혼동함으로써 오히려 사회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경우도 더러 있다.
경희대 김운호(金雲鎬·NGO대학원) 교수는 “국제회의에서 국민의의견을 대변하는 등 정부에 버금가는 일을 하는 비정부기구의 활동을정부 차원에서 활성화하고 시민들도 수혜자로만 머물 게 아니라 기금기탁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한수기자 onek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