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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없는 러시아로”… 1만명 ‘모스크바 점령’ 시위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총리의 재집권과 부정선거에 분노한 민심이 ‘모스크바 점령’ 시위로 분출됐다. 5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는 시민 1만명이 “푸틴 없는 러시아”, “푸틴은 도둑놈”이라고 외치며 거리를 행진했다. 도심에 쏟아진 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러시아 국민은 지난 2000년 푸틴 집권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를 이끌었다고 로이터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경찰은 시위 진압 과정에서 300여명을 체포했다. 시위대 수백명은 대통령궁인 크렘린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건물로 행진하려다 무장경찰에 가로막혔다.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도 야당을 지지하는 시위대 100여명이 붙잡혔다. 이날 시위에는 인터넷에서 비판 여론을 주도해 온 대학생, 전문직 종사자가 ‘온라인 공론장’에서 뛰쳐나와 도심을 메웠다고 시사주간 타임이 전했다. 유명 블로거인 알렉세이 나발니도 체포됐다고 리아노보스티통신이 보도했다. 나발니는 이날 시위에서 확성기를 들고 “그들(정부)은 우리를 인터넷 속 햄스터라고 조롱할 수 있다. 좋다. 나는 인터넷 속 햄스터지만 그들이 우리를 두려워한다는 걸 알고 있다.”고 말해 호응을 얻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방송에서 “우리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이루지 못했다. 정부가 국민을 두려워하고 사실을 공개하지 않는다면, 민주주의를 끝내 얻지 못할 것”이라고 개탄했다. 이번 선거에서 92석(약 20%)을 획득한 제1야당 공산당의 겐나디 주가노프 당수는 “역사상 가장 더러운 선거”라고 정부를 성토했다.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도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독일 본을 방문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러시아 국민은 부정선거, 조작 보고에 대해 전면 조사할 권리가 있다.”면서 “이번 선거는 자유선거도 아니고 공정선거도 아니었다.”고 일침을 놨다. 지난 4일 총선에서 115개의 투표소에 감시단을 파견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는 “투표소 34곳에서 기표용지 불법 투입, 유권자 명단 조작 등 부정행위가 저질러졌다.”고 공개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선거 감시 자원봉사자인 예고르 듀다(33)는 모스크바의 한 투표소에서 선관위원장이 책상에 투표용지를 쌓아놓고 기입하는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고 “명백한 형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모스크바시 선관위는 이 동영상에서 고발한 부정선거에 대해 수사관들이 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격앙된 여론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요지부동이다. 푸틴 총리는 이날 의석수가 다소 감소하긴 했지만 그래도 선거 결과에 만족한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통합러시아당 지지율이 떨어졌다는 것도 근거가 불명확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따르면 이날 모스크바 시내에선 통합러시아당을 지지하는 청년 1만 5000여명이 “선거결과를 조롱하는 어떤 시도도 용납하지 않겠다.”며 대규모 시위를 벌이는 등 조직력을 과시했다. AP통신은 치안 유지를 명목으로 모스크바에 배치된 무장 경찰과 군인 수천명이 시내를 순찰 중이라고 전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사설] 한나라당 ‘선관위 테러’ 얼버무리지 마라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대한 디도스 공격과 관련해 사과했다. 최구식 의원은 수행비서가 범행을 사주한 책임을 지고 홍보기획본부장을 사퇴했다. 최고위원회에서는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민주당의 국정조사 요구를 수용할 것인지를 검토하기로 했다. 모두가 9급 말단 비서의 돌출 범행으로 몰고가면서 책임 줄이기에 급급하다. 이번 사안은 국가 기간시설을 무력하게 만든 사이버 테러이며, 국민의 헌법적 권한인 투표까지 방해한 부정선거 도발 범죄다. 한나라당은 이처럼 지극히 위험스럽고 중차대한 사안임을 알면서도 정작 대응에서는 안이하기 짝이 없다. 민주당은 파문을 한껏 키우느라 전방위 공세에 나섰다. 범행의 성격과 관련해서는 3·15 부정선거에 견주고, 경찰 수사를 겨냥해서는 배후 몸통론을 제기한다. 반면 한나라당은 축소하는 데만 분주하다. 개인의 돌출 범죄냐, 조직적 개입이냐를 규명하려면 선(先)수사 후(後)국조로 방향을 잡은 것은 한편으로 온당하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소나기를 일단 피하고 보자는 책임회피 본능이 꿈틀대고 있다. 지금 드러낸 모습은 새로운 환골탈태가 아니라 또다시 구태의연이다. 한나라당에선 이번 파문의 경우 의혹의 내용이 뭐냐 하는 경찰 수사적인 측면에서만 볼 일이 아니다.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 하는 정치적 접근에 더 주목해야 한다. 가뜩이나 사건 외적(外的)인 측면에서 불리한 여건이다. 한나라당에 대한 정서가 곱지 않은 상황에서 의혹들이 겹치면 불신과 반감은 더 커지기 마련이다. 대충 얼버무리면서 책임을 모면하려는 자세로는 이런 위기를 타개하기 어렵다. 오히려 더 키울 뿐이다. 한나라당에서 쇄신론이 수그러들었다. 워낙 곤혹스러운 탓에 그러하겠지만 또 다른 우를 범하고 있다. 이번 파문은 거듭된 실책에 악재가 하나 더 얹혀진 것이다. 결코 일시적인 위기가 아니라 총체적인 위기의 연장선에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우선 경찰 수사와는 별도로 자체 조사에 나서는 등 진상 규명 노력을 보여야 한다. 정치적 책임을 지는 의미에서 과감한 희생이 더 필요하다. 이에 맞춰 쇄신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 [선관위 DDos 해킹] 野, 한나라 개입 의혹 제기… 총선겨냥 총공세

    [선관위 DDos 해킹] 野, 한나라 개입 의혹 제기… 총선겨냥 총공세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일 발생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박원순 야권단일후보의 홈페이지(원순닷컴)에 대한 분산서비스거부(디도스) 공격 사건과 관련,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조직적인 개입 가능성을 거론하며 ‘몸통’ 파헤치기에 주력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겨냥, ‘불법·부정선거=한나라당’이라는 이미지를 최대한 부각시키겠다는 전략도 엿보인다. 당내 ‘한나라당 부정선거 사이버테러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인 백원우 의원은 5일 “공모 비서가 필리핀에 있는 IT업자 강모씨에게 사이버테러를 사주하는 과정에서 야밤에 한나라당 관계자와도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경찰은 공 비서가 25일 밤부터 26일 새벽에 통화한 한나라당 관계자가 누군지 밝혀야 한다.”고 한나라당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백 의원은 또 “공 비서의 형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최구식 의원의 4급 보좌관이었고, 현재 진주시 출신(최 의원 지역구) 경남도의원인데 이 사람이 공 비서를 추천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의 개입 가능성을 제기했다. 공 비서는 성폭행, 절도 등 전과 4범의 전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최 의원 측은 “도의원과 성만 같을 뿐 아무 관계도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백 의원은 특히 범행 자금 출처에 대한 추가 의혹도 언급했다. 그는 “강씨는 월 리스료 300만원에 달하는 1억 4000만원짜리 벤츠를 리스해서 타고 다니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공식적인 회사 수입이 없는 20대 중반의 강씨가 어떻게 이런 부를 누렸는지 경찰은 수입 부분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다. 당 진상조사위는 이날 경찰청을 방문해 범죄현장으로 알려진 강씨의 강남 빌라 현장 및 압수 물품 검증, 선관위 로그파일 열람 등을 요구했지만 경찰 측은 “수사 중이어서 공개할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손학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사건의 성격, 규모, 막대한 금액 등을 감안할 때 단순히 9급 비서의 소행이라는 당국 발표에 수긍이 가지 않는다.”면서 “몸통을 비호하는 ‘꼬리 자르기’ 수사로 귀결되면 국정감사, 특검을 통해 반드시 밝혀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사이버 테러까지 불사하며 민주주의를 파괴·후퇴시키는 한나라당의 폭거와 만행에 맞서겠다.”고 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환대받지 못한 ‘차르’의 귀환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지만, 충격의 폭은 예상보다 컸다. 러시아 하원(국가두마)에서 3분의2 의석(300석) 확보에 훨씬 못 미치는 이번 총선 결과로 통합러시아당은 지난 11년간의 독주에 제동이 걸렸고, 이에 따라 향후 정치 판도에 적잖은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무엇보다 내년 3월 세 번째 대권 도전을 앞둔 푸틴 총리의 정치 행보에 먹구름이 끼게 됐다. 더욱이 선거 과정에서 통합러시아당의 갖가지 선거부정 의혹이 불거지면서 후폭풍은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집권 여당의 지지율이 추락한 가장 큰 원인으로는 푸틴 총리와 통합러시아당의 장기 집권에 대한 유권자들의 염증과 불만을 꼽을 수 있다. 4년 전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던 통합러시아당은 집권 기간 국민의 생활 수준을 향상시키기는커녕 온갖 부정부패에 연루돼 ‘사기범과 도둑’당이라는 조롱을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최근 유출된 통합러시아당 내부 여론조사에서는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의 지지율이 각각 29%와 3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푸틴 역시 2000~2008년 대통령 연임 당시 강한 남자 이미지로 높은 인기를 누렸지만 지난 9월 메드베데프 대통령과의 자리 바꾸기로 내년 대선에서 크렘린에 재입성하겠다는 야심을 공식화하면서 국민들의 실망을 자초했다. ●유권자들 ‘푸틴 장기집권’ 염증 대선의 전초전 격인 이번 총선에서 유권자들의 냉철한 성적표를 받아든 푸틴과 통합러시아당은 앞으로 차기 의회에서 야당과의 타협이 필수적이게 됐다고 현지언론들은 분석하고 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투표 종료 후 “하원의 세력 판도는 국가의 실질적인 정치세력 판도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여러 사안에서 야당과의 협력이 불가피하며, 이것이 의회주의이고 민주주의”라고 자평했다. 마리야 리프만 카네기모스크바센터 애널리스트는 AP와 가진 인터뷰에서 “통합러시아당이 이번 총선을 계기로 정국 옥죄기를 가속화할지, 아니면 더 이상 독주할 수 없는 현실에 새롭게 적응할지 기로에 섰다.”고 해석했다. 일각에선 이번 총선 결과가 푸틴의 3선 가도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푸틴이 그동안 조직적으로 정치적 도전자들을 제거해 온 데다 대다수의 러시아 국민들이 믿을 만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야당, 개표조작 의혹 제기도 한편 러시아의 독립 선거감시기구인 ‘골로스’와 라디오 방송사 ‘에코 모스크바’ 등 시민단체와 정부 비판적 웹사이트에 대한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을 비롯해 부재자 투표 악용, 부정투표, 미디어 통제 등 선거법 위반 사례가 속속 보고되면서 정국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부정선거를 비판하는 항의 시위가 벌어져 120여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야당과 선거감시모니터단은 “출구조사 결과와 광범위한 부정선거 등을 감안하면 통합러시아당의 득표율이 과장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개표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푸틴도 넘지 못한 SNS의 위력

    ‘러시아 차르’,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막강한 위력은 넘지 못했다. 러시아 청년들과 엘리트층은 선거 전부터 인터넷, SNS 등에서 반정부 여론을 주도하며 푸틴이 이끄는 통합러시아당의 세력화를 저지했다. 선거를 앞두고 동영상 웹사이트 유튜브와 라이브저널, 트위터 등에는 푸틴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을 조롱, 비난하는 동영상과 글이 잇따라 올라 국민들의 ‘푸틴에 대한 염증’을 여실히 드러냈다. 내년 대선에서 푸틴과 자리바꿈을 하기로 한 메드베데프는 트위터에서 ‘겁쟁이’로 불렸으며, 지난달 20일 모스크바 올림픽경기장에서 열린 격투기 대회에서 연설하던 푸틴이 관객들에게 야유를 듣는 장면은 유튜브에서 300만에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했다. 지난 9월 러시아 내 15세 이상 인터넷 사용자가 5080만명을 돌파하는 등 러시아가 독일을 제치고 유럽 최대의 인터넷 사용국이 되면서 직면한 ‘역풍’인 셈이다. 선거가 치러진 4일(현지시간) SNS에는 부정선거 행위를 고발하는 메시지들도 넘쳐났다. 투표소에서 축구 팬 등 많은 인원을 한꺼번에 싣고 온 버스를 목격했다는 주장들이 줄을 이었다. 야당 웹사이트와 선거감시단체, 라디오방송, 신문 등의 홈페이지가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으로 운영이 중단된 것은 푸틴 체제가 인터넷과 SNS를 통한 여론의 확산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사설] 선관위 해킹사건 한 점 의혹도 없어야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 비서가 10·26 재·보선 당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디도스(분산서비스 거부) 공격한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도전이자, 파괴행위다. 국민의 주권행사를 침해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국가의 중요기관을 공격했다는 점에서 단순히 국민을 우롱한 것과는 성격부터가 다르다. 그동안 자행된 사이버테러와는 비교할 수 없는 일종의 국기문란 사건이다. 마치 자유당 시절의 부정선거를 연상시킨다. 최 의원의 비서 공씨가 범행을 부인하지만 공씨의 사주를 받은 범인들이 혐의를 시인했고, 법원은 이들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제 겨우 27살인 국회의원 비서가 이런 짓을 했다니 믿기지 않는다. 엄정한 수사로 사건의 실체와 전모를 낱낱이 밝혀야 한다. 경찰이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선 만큼 정치권은 차분하게 수사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총선을 앞두고 대형 악재를 만난 한나라당으로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수사에 영향을 주는 불필요한 언행은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당에서 지금까지 조사한 것으로는 (공씨) 단독적인 행위가 아니냐고 생각하고 있다.”는 황우여 원내대표의 말은 경찰 수사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듯한 발언으로 오해를 살 수 있다. 국민의 정서와는 동떨어진 신중치 못한 언급이라고 본다. 일개 국회의원 비서가 자신에게 무슨 이득이 있다고 이런 위험천만한 짓을 혼자 기획하고 실행에 옮겼겠는가. 이 같은 의문은 그야말로 상식에 속한다. 경찰은 이런 의혹들을 철저하게 수사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결과물을 내놓아야 한다. 범행 동기와 목적, 공범은 물론 배후세력 여부까지 한 점 의혹을 남겨서는 안 된다. 모처럼 여야가 한목소리로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는 만큼 수사 대상 또한 성역이 있어서는 안 된다. 선관위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 없다. 주권행사를 관리하는 선관위의 홈페이지가 이렇게 쉽게 뚫렸다는 사실에 국민의 불안감과 걱정은 클 수밖에 없다. 마음 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악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엔 총선과 대통령선거가 있는 해이다. 문제가 드러난 선관위 등 국가기관의 전산망을 서둘러 보완해야 할 것이다.
  • “러 선거감시기구 디도스 공격”

    러시아 하원(두마) 총선이 실시된 4일 야당 성향 언론사와 선거감시기구 등의 사이트들이 분산서비스거부(디도스·DDoS) 공격을 받았다고 현지 인테르팍스 통신 등이 보도했다. 공격을 받은 사이트는 반정부 성향인 모스크바의 라디오 방송 ‘에호 모스크비’(모스크바의 메아리)와 야당 성향 신문 ‘코메르산트’, 독립 선거감시기구 ‘골로스’(목소리) 등이다. 에호 모스크비 방송 인터넷 사이트는 이날 오전 6시 40분부터 접속이 중단됐다. 알렉세이 베네딕토프 보도본부장은 트위터를 통해 “선거부정 관련 보도를 방해하려는 시도”라고 밝혔다. 내년 3월 대선의 전초전으로 여겨지는 이번 총선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골로스와 야당들이 제기한 광범위한 부정선거 의혹에 휩싸였다. 골로스는 모두 5300건의 선거법 위반 사례가 접수됐으며, 이는 대부분 통합러시아당과 관련된 것이라고 밝혔다. 외신들은 대선 후보로 나선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의 통합러시아당이 개헌 가능 의석인 3분의2를 확보할 것인지가 이번 총선의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총선 전 여론조사 결과는 여야 7개 정당 가운데 집권 통합러시아당이 과반 의석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현재 450석의 하원 가운데 315석의 절대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통합러시아당이 이번 총선에서는 250석 안팎을 획득하는 데 그칠 것으로 조사됐다. 통합러시아당이 개헌선인 300석을 넘기지 못하면 독자적인 개헌 능력을 상실하게 되고, 하원에 의한 대통령 탄핵 추진도 가능해진다. 푸틴은 차기 대선후보 지명을 수락하는 등 12년 통치 시나리오를 추진하고 있지만, 최근 지지율이 16% 포인트나 추락하는 등 고전하고 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민주 “수억 금전거래 가능성” 한나라 “국정조사 검토할 수도”

    10·26 재·보선 당일 중앙선관위 홈페이지를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으로 마비시킨 혐의로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의 수행비서 공모(27)씨 등 4명이 구속되고 경찰의 수사가 확대되면서 야권이 파상 공세를 펴고 있다. 한나라당은 범행의 ‘배후’로 당 관계자가 연결됐는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수사 결과가 나오면 야당이 주장하는 국정조사에 나서는 것도 검토하기로 했다. ●선관위 홈피 로그파일 열람 요청 민주당은 4일 사건 배후와 실행 주체 간 수억원의 금전거래 의혹을 제기하며 자금 출처와 사건 배후 세력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부정선거 사이버테러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인 백원우 의원은 “(범행 업체 대표인) 강모씨는 지방에서 등록한 인터넷 업체를 통해 자금을 세탁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문용식 인터넷소통위원장은 “해당 업체는 불법 해외 도박 사이트 운영회사로 해킹 공격에 아주 숙달됐다.”면서 “해킹 사건으로 2년 가까운 실형을 살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위험 대가로 최소 억대 이상을 주고받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민주당은 또 누리꾼들이 이번 사건이 디도스 공격이 아니라 투표소 찾기 검색 기능을 겨냥한 타깃 공격이라고 의혹을 제기하는 가운데, 이를 해명하기 위한 로그기록 열람 등을 수사 당국에 요구했다. 문 위원장은 “선관위가 디도스 방어 대책을 이미 실행하고 있고, KT 클린존 서비스도 받는 상황인데 디도스 공격이 장시간 통했다는 것은 석연치 않다.”며 로그기록 열람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젊은이들의 투표율을 하락시켜 한나라당에 유리하게 하려는 정치적 목적으로 범죄 집단을 사주했을 것”이라면서 “꼬리 자르기식 수사로 이어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밤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홍준표 대표는 “신분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성역 없이 철저히 수사할 것을 요구하며, 관계자들은 엄벌해야 한다.”면서 “비록 국회의원 9급 운전비서가 연루돼 구속된 사건이지만 한나라당으로서는 이번 일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야당의 국정조사 요구에 대해서는 “수사가 끝난 뒤에 검토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수사 종료 후 검토’ 가능성을 열어 놓음에 따라 추후 야당의 국조 요구를 수용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승민·남경필·원희룡 최고위원도 국조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홍준표 대표 “국민께 죄송” 홍 대표는 “최 의원이 자신의 비서가 구속됐기 때문에 홍보기획본부장에서 사임하기로 했고, 당 지도부도 받아들이기로 했다.”면서 최 의원에 대한 추가 조치에 대해서는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대처할 수 없다.”고 했다. 당 차원의 대책위원회 구성 여부에 대해 홍 대표는 “그런 것은 오히려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면서 “수사기관이 원하면 협조할 용의가 있음을 이미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창구·이현정기자 window2@seoul.co.kr
  • [與 국회의원 비서 디도스 공격] 해커 3명 고용, 좀비PC 200여대로 공격… 선관위 홈피 ‘다운’

    [與 국회의원 비서 디도스 공격] 해커 3명 고용, 좀비PC 200여대로 공격… 선관위 홈피 ‘다운’

    10·26 재·보궐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분산서비스거부(디도스·DDos) 공격에 대한 경찰 수사의 초점은 주범으로 드러난 한나라당 최구식 국회의원의 수행비서인 공모(27)씨의 단독 또는 조직적 범행, 윗선의 개입, 당과의 연관성 등에 맞춰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엄청난 사건을 저지른 배경과 동기도 수사 대상일 수밖에 없다. 민주당 측은 정치적 공세에 나섰다. 한나라당 홍보기획본부장인 최 의원이 서울시장 선거 때 나경원 후보 측 선거 캠프에서 적잖은 역할을 맡았던 만큼 “조직적인 차원에서 이뤄진 불법 선거방해 행위”라며 철저한 수사를 요구했다. 또 “1960년 ‘3·15사건’ 이후 최대 부정선거 시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욱이 선거당일 오전 5시 50분~8시 32분 선관위 홈페이지가 마비되면서 ‘출근 전 투표소를 확인하려는 야당 성향의 젊은 직장인들의 선거 참여를 방해하려는 의도적 해킹’이라는 음모설이 꾸준히 제기되어 온 상황인 탓에 네티즌들은 “음모론이 현실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의 후폭풍뿐만 아니라 사회적 파장이 만만찮다. 경찰은 현재 공씨가 범행사실 일체를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정치적 연관성 부분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신분상 공무원인 국회의원 비서관이 공공기관을 공격했다는 점에는 사안의 중대성이 매우 크다. 때문에 적잖은 의문을 낳고 있다. 문제는 무엇을 위해, 왜, 누구의 지시에 따라, 이같이 엄청난 짓을 저질렀느냐는 부분이다. 경찰은 현재 공씨가 입을 다문 탓에 공씨의 계좌추적과 압수수색한 자료의 분석에 매달리고 있다. 조사 결과, 공씨의 의뢰로 디도스 공격을 지시한 강모(25)씨는 평소 좀비 PC 등을 이용해 홈페이지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지인들에게 공공연히 과시하고 다녔던 것으로 드러났다. 강씨는 “선관위 홈피를 해킹할 수 있겠느냐.”라는 공씨의 요청에 선거 당일 새벽 1시쯤 실제로 선관위 홈페이지를 공격, 마비가 되는 것을 확인시켜 주며 ‘실력’을 자랑하기까지 했다. 실제 정보기술(IT)업에 종사하는 강씨를 비롯한 3명은 상당한 수준의 해킹 전문가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석화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실장은 “범인들이 추적을 피하기 위해 무선인터넷만 활용하는 등 수준이 굉장히 높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디도스 공격이 이뤄진 당일 수사에 착수, 지난달 30일 강씨 등 공범 3명을 체포한 뒤 지난 1일 공씨를 긴급체포했다. 정 실장은 “공씨가 이번 주 월요일 사표를 냈다고 했는데 알아 보니 아직 현직이 유지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경찰은 강씨 등이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홈페이지도 공격했다.’는 진술을 확보, 박 시장 측에 관련 자료를 요청하고 정확한 피해 상황 등을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 박 시장의 홈페이지 역시 당시 외부접속이 차단되는 등 불편을 겪었지만 박 시장 측은 이 사건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지 않았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30년만에 자유투표… 이집트 민주주의 첫발

    포스트 무바라크 시대를 가늠할 이집트의 첫 자유 총선이 28일(현지시간) 초미의 관심 속에 예정대로 진행됐다. 지난 2월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퇴진 이후 9개월 만에 치러진 이번 선거는 이집트 민주주의 실험의 첫 이정표로, 10일째로 접어든 군부 퇴진 시위의 소용돌이 속에서 치러졌다. 이날 이집트 수도 카이로와 알렉산드리아 등 주요 도시의 투표소 앞에는 투표가 시작되기 전부터 수십~수백명이 장사진을 이뤄 첫 자유 선거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카이로 도심 슈브라 지역의 오마르 마크램학교에 설치된 투표소에는 남녀가 각각 따로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렸고, 부유층 주거지역에 있는 한 투표소에는 오전 한때 500여명이 한꺼번에 몰려 1시간 이상씩 기다렸다가 투표를 하기도 했다. 이집트 유권자들은 그동안 공정한 선거를 치른 경험이 거의 없다. 무바라크 정권 시절에는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돼 집권당이 전 의석을 싹쓸이했다. 때문에 국민 대다수는 이번 총선을 수십년간 독재 이후 민주주의 시대를 맞는 이정표로 여기고 있다. 카이로 교외의 한 투표소에서 난생 처음 한표를 행사한 이드 아이리스 나와르(여·50)는 “자유를 위해 투표하러 나왔다. 이제는 공정한 자유를 원한다.”면서 “무슬림형제단이 두렵기는 하지만 30년 동안 무바라크 치하에서도 살았는데, 잘 지낼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남편·딸과 함께 처음 투표를 하러 나왔다는 샤히라 아메드(45)도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유롭고 문명화된 국가를 만드는 것인데, 솔직히 이번에도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면서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득세를 우려했다. 외신들은 카이로 등의 투표소 앞에 수백명이 줄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것은 무라바크의 30년 장기 집권 동안 정치에 무관심했던 이집트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광경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군경은 투표 보이콧을 주장하고 있는 일부 시위대와의 충돌에 대비, 투표소 주변에 병력을 배치했다. 이집트 내 27개주에서 실시되는 이번 총선은 28~29일 카이로, 알렉산드리아 등 주요 도시를 시작으로 12월 14일, 내년 1월 3일 등 지역별로 3차례에 걸쳐 하원 508석(선출직 498석)을 뽑게 된다. 각각 1주일 뒤 결선투표를 치르는 형식이다. 뒤이어 내년 1월 29일부터는 270석(선출직 180석)을 선출하는 상원 선거가 시작돼 3월에 마무리된다. 이렇게 구성된 의회는 지난주 최고군위원회가 제시한 향후 정국 스케줄에 따라 내년 6월 말 이전 대선을 치르기 앞서 헌법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는 지난 5월 자유정의당을 창당한 무슬림형제단이 최대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도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을 점령한 수천명의 시위대는 투표 보이콧, 군부 퇴진 시위를 이어갔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 재선 존슨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

    [피플 인 포커스] 재선 존슨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

    올해 노벨평화상 공동 수상자인 엘런 존슨설리프(72) 라이베리아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대선 결선투표에 단독 출마해 재선이 확정됐다. 존슨설리프는 지난 2005년 14년간의 내전 끝에 치른 선거에서 아프리카의 첫 여성 대통령으로 선출된 바 있다. 하지만 존슨설리프의 재선은 선거 부정과 폭력 시비, 야당 후보 및 지지자들의 투표 불참 속에 빛이 바랬다고 영국 BBC 등 외신들은 전했다. 존슨설리프 대통령이 새로운 6년의 임기를 맞게 됐지만, 부정 선거 시비로 인한 정국 혼란과 국정 장악력 약화 등 후유증이 불가피해 보인다. ●野 “투표거부”… 유혈충돌로 2명 사망 이날 결선투표에서는 당초 지난 10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에 못 미친 존슨설리프 대통령과 2위를 차지한 최대 야당 민주변화회의(CDC) 윈스턴 툽먼(70) 후보가 경쟁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툽먼 후보는 1차 투표 당시 광범위한 선거 부정이 자행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결선투표 불참을 선언하고 지지자들에게 투표 거부를 촉구했다. 특히 투표 전날인 7일에는 수도 몬로비아에서 시위를 벌이던 툽먼의 지지자 수백명이 경찰과 충돌해 지지자 가운데 적어도 2명이 숨졌다. 이에 유엔 평화유지군과 현지 경찰이 추가 폭력 사태에 대비해 몬로비아 진입로에서 차량을 검색했고, 유엔 소속 헬기가 상공을 맴돌았으며, 주요 전략 지역에 탱크가 배치되기도 했다. ●투표율 30% 그쳐… 국정장악력 타격 로이터 통신 등은 유권자들이 폭력 사태를 우려한 데다 야당 지지자들이 투표 거부에 동참하면서 투표율이 극히 저조했다고 전했다. BBC는 결선투표의 유일한 후보인 존슨설리프의 당선이 확실해지면서 많은 유권자들이 투표를 무의미하게 여겼다고 보도했다. 실제 이날 투표율은 30%를 웃도는 데 그쳐 1차 투표율 71%의 절반에 그쳤다. 전체 유권자는 180만명이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郭 “2억 선의… 이면합의 몰랐다” 혐의 전면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형두)는 17일 후보자 매수 혐의로 구속기소된 곽노현(57) 서울시교육감과 박명기(53) 서울교육대 교수에 대한 첫 공판에서 공직선거법 232조 ‘후보자에 대한 매수 및 이해유도죄’ 항목에 대한 법률 책의 내용을 이례적으로 설명했다. 재판부는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근무한 한도원씨가 쓴 ‘축조해설:공직선거 및 부정선거방지법’ 등 교과서를 소개하며 “사전 약속 없이 대가와 무관하게 (후보직을) 사퇴했더라도 나중에 이익이 제공되면 처벌할 수 있다는 법 해석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 대법원 판례를 보면 이익제공 약속 없이 후보자를 그만뒀다고 하더라도 나중에 이익을 제공받은 사람을 처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에서 해석을 절대적으로 적용하겠다는 말은 아니다.”면서 “사회 현상에 따라 법 해석이 바뀔 수 있으니 참고해 달라.”고 이해를 구했다. 재판부는 또 “결과적으로 재판의 핵심 쟁점은 대가성 여부이고, 이와 관련한 사전합의 여부는 중요한 범죄 구성 요건과 양형자료가 된다.”고 정리했다. 곽 교육감 측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변호인 측 모두 진술에서 곽 교육감은 박 교수에게 건넨 2억원에 대해 “진실을 법이 지켜줄 것”이라고 전제, “꼬리 자르기 같아 내키지 않고 부끄럽지만 지난해 5월에는 이면합의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또 “불미스러운 일이 없었다는 것이 아니라 나 모르게 됐다는 의미”라면서 “이후 내가 깨달은 보다 높은 차원의 도덕률을 따라 박 교수의 형편이 나쁘다는 얘기를 듣고 돕기로 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치열한 법리 공방이 시작된 것이다. 박 교수도 “단일화 당시 선거비 보전 명목의 경제적 지원에 대해 서로 내용을 공유했다고 생각했는데 이후 약속을 지키지 않아 직접 만나 보니 곽 교육감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 곽 교육감 측에서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걸 보니 사기꾼들에게 당해 자살한 사람들의 심정도 이해된다고 강경선 한국방송통신대 교수에게 얘기하기도 했다.”면서 “그런데 이후 언론에 보니까 내가 빚쟁이에 시달린다느니, 인사 지분을 지나치게 요구했다느니, 자살을 생각했다느니 하는 얘기가 뒤덮고 있더라.”라고 주장했다. 다음 달 1일 열리는 2차 공판에서는 사전합의에 연루된 곽 교육감 측과 박 교수 측 인사들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단체장 재보선 판세] ④ 아리송 표심… 끝까지 혼전

    충북 충주시장 충북 충주시장 재선거는 4파전의 혼전 양상이다. 행정안전부 차관을 지낸 한나라당 이종배(54) 후보, 재선 국회의원 출신인 민주당 박상규(74) 후보, 충주시장을 각각 지낸 미래연합 김호복(63) 후보와 무소속 한창희(57) 후보 등 4명 모두가 만만치 않은 경력을 지녔다. 다른 출마자가 나올 움직임은 아직 없다. 현재로선 여당 프리미엄에 충주가 지역구인 윤진식 국회의원의 ‘물밑지원’을 받고 있는 한나라당 이 후보가 다소 앞서가는 분위기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1위를 달렸다. 하지만 한나라당 공천 신청을 했다가 탈락한 김호복·한창희 후보가 말을 갈아타고 출마를 선언하면서 여당 지지표의 분산이 변수이다. 민주당의 선전을 예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더구나 충주는 민주당 소속인 이시종 충북지사의 입김이 강한 곳이다. 충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충남 서산시장 충남 서산시장 후보를 낸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이 지난 4일 노상근(55·전 서산시 국장) 민주당 후보로 야 3당 단일화를 하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노 후보는 서산 출신으로 초·중·고교를 고향에서 나온 토박이다. 반평생 서산시 주민지원국장까지 공직생활을 해 왔다. 고교 동문들이 노 후보를 발벗고 나서 돕는 것도 적잖은 힘이 되고 있다. 주요 야권의 단일화에도 현재 출마자는 5명이 나서 군웅할거 형국이다. 한나라당은 이완섭(54) 전 부시장을 후보로 내세웠다. 부시장을 지냈지만 서산을 떠나 행정안전부 등 중앙에서 공직생활을 한 것이 단점 또는 장점으로 작용할지 두고볼 일이다. 자유선진당 박상무(52·전 충남도의원), 국민참여당 임태성(53·노무현추모서산사업회 공동의장), 무소속 차성남(62·충남도의원) 후보들도 출사표를 냈다. 서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강원 인제군수 군수 2명이 줄줄이 부정선거로 낙마한 강원 인제군수 선거전은 ‘깨끗한 정책선거’를 내세우며 3명의 후보가 나섰다. 현재 2강 구도를 보이고 있다. 고교 2년 선후배 사이인 한나라당 이순선(54·전 인제군 기획감사실장)과 민주당 최상기(56·전 인제군 부군수)가 2강이다. 두 후보를 무소속 김좌훈(54·지역신문 발행인) 후보가 뒤쫓는 판세다. 한나라당 이 후보는 인제읍을, 민주당 최 후보는 원통리를 중심으로 신남·상남·기린면을 집중공략하면서 지지세를 넓혀가고 있다. 여당 텃밭에서 유권자들이 인물 중심으로 바뀌는 것도 변화된 모습이다. 부정선거를 경험한 주민들은 직접 ‘인제군의 오늘과 내일을 걱정하는 사람들의 모임’까지 결성하고 10·26 인제군수 재선거를 깨끗한 정책선거로 치르기 위한 범군민운동을 펼치고 있다. 인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이승만 박사, 건국의 아버지? “이미지 전쟁 통한 역사 선전”

    이승만 박사, 건국의 아버지? “이미지 전쟁 통한 역사 선전”

    “민족의 영원한 지도자이시요, 세기의 영도자이신 국부”, “그의 생일에는 3군 분열식이 거행되는 등 국경일보다 더 성대했고, 학생들은 그를 찬양하는 글짓기를 해야 했다.”, “그가 출마하지 않겠다는 유시를 내리자 노총에서는 소와 말까지도 그의 출마를 원한다는 이른바 우의마의(牛意馬意) 소동을 벌였다.” 이처럼 낯 간지러운 호칭을 듣고, 말도 안 되는 소동을 벌인 나라의 지도자는 대체 누굴까. 김일성? 카다피? 아니면 미래의 김정은? 답은 ‘이승만’이다. 1956년 서울 남산에 세워진 그의 동상은 당시 동양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그의 호 우남을 따서 우남정, 우남공원, 우남도서관 등이 들어선 데 이어 1955년엔 서울시를 우남시로 바꾸려고도 했다. 무산되지 않았다면 한국판 스탈린그라드, 한국판 김일성대학이 탄생할 뻔했다. 계간지 ‘역사비평’ 가을호에 실린 서중석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의 논문 ‘이승만과 3·15 부정선거’에 담긴 내용이다. 서 교수는 왜 고(故) 이승만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를 심은 사람이 아니라 민주주의 그 자체를 파괴한 사람인지 조목조목 지적한다. ‘그래도 이승만은 박정희와 달리 선선히 물러나지 않았느냐.’는 옹호론에 대해서도 반박한다. 이 전 대통령은 ▲고 박정희 대통령과 달리 공수특전단 같은 직속 진압부대가 없었고 ▲군 지휘도 간접적이었던 데다 ▲차지철(박 대통령 재임 당시 경호실장)과 달리 ‘2인자’ 이기붕이 뇌중추마비로 나약했으며 ▲본인 자신도 85세로 고령이었기 때문에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최근 이 전 대통령을 ‘건국의 아버지’로 추어올리며 ‘역사 전쟁’을 시도하는 세력에 대한 통렬한 십자포화다. ‘역사문화’ 개념으로 현 상황을 분석한 이동기 서울대 평화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의 ‘현대사 박물관 어떻게 만들 것인가’라는 글은 더 주목할 만하다. 이 교수가 보기에 역사 전쟁의 성패는 역사적 사실이 쥐고 있는 게 아니다. 현 정권이나 뉴라이트 진영의 관심은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 ‘역사문화의 헤게모니 장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학문적 역사서술이나 논쟁을 통해서가 아니라 역사교과서 문제, 역사기념일과 기념관, 박물관과 전시회, 신문과 방송을 통한 역사 선전에 집중한다.”고 이 교수는 지적한다. 일종의 변칙공격인 셈이다. ‘사실’보다 ‘이미지’ 전쟁이란 얘기다. 그렇다면 이미지 전쟁이란 무엇인가.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은폐, 왜곡하거나 비판적 역사의식을 억압하는 것”과는 다르다. 오히려 “그들 나름의 새로운 서사와 종합적 거시 역사관을 끌어들여 희생, 억압, 저항을 주변화하거나 의의를 축소 혹은 상대화하는 것”이자 “기괴한 개념과 플롯으로 구성된 메타역사(Meta-History)를 그려놓고 불편한 역사적 사실들을 탈맥락화하면서 역사비판을 교란시키고 무화시키는” 작업이다. ‘성공의 역사’라는 키워드에 맞지 않으면 무시해 버리고, 연관이 있다 싶으면 ‘이게 다 그분 덕’이라고 칭송하는 방식이다. 이 교수는 비교사례로 독일 역사박물관을 든다. 통일 뒤 독일은 1994년 본에 ‘독일연방공화국 역사의집’을, 2006년 베를린에 ‘독일역사박물관’을 열었다. 둘 다 첫 논의는 1983년 시작됐다. 제안자는 16년간(1982~1998년) 총리를 지낸 보수주의자 헬무트 콜. 배경엔 역사적 정통성이란 측면에서 동독과의 경쟁이 깔려 있었다. 그의 제안 연설에는 독일민족의 ‘위대함’, ‘발전’, ‘성공’ 같은 단어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곧 역풍을 맞았다. “학문적으로 ‘성공한 역사’라는 개념은 성립할 수 없다.”, “권력정치적 해석에 기초한 역사박물관은 왕조시대 ‘궁정박물관’으로 전락할 것이다.” 등 정치·역사학계의 비판이 쏟아졌다. 결국 10~20년에 걸친 대대적인 논쟁과 수정작업 끝에야 각각 문을 열 수 있었다. 이 교수는 “콜 총리를 비롯해 박물관 건립을 추진한 이들은 자의식이 강한 고루한 우파였지만 비판의견들을 수용했다. 어쨌든 그들은 ‘민주주의적’인 보수주의자들이었다.”고 평가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보수주의자들은? 현 정권이 추진하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 대해 이 교수가 “극우파 보수세력의 정신적 위안소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카다피 몰락] “민주화·경제성장 선배 한국, 阿·중동 독재자를 꾸짖어라”

    “민주화 선배인 한국이 북아프리카·중동의 독재국을 당당히 꾸짖어야 한다.” 이란의 인권운동가이자 2003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시린 에바디(64·여)가 한국이 ‘아랍의 봄’(아랍권역의 반정부·민주화 바람) 때 택한 ‘침묵 외교’에 일침을 가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등 국제사회 리더들이 아랍 청년들에게 “경제 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쟁취한 한국을 본보기로 삼으라.”고 권고했지만, 정작 한국은 독재자의 인권탄압과 폭압정치를 견제할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우리 정부는 6개월을 끈 리비아 사태 종식이 임박하자 지난 22일 뒤늦게 “반군에 100만 달러(약 10억 8000만원)를 직접 지원하겠다.”며 지지를 공식화하고 있다. 내전 초기부터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를 비판하며 반군을 승인했던 서방 국가들과 비교되는 행보다. 현지의 국내 기업 보호를 위한 타당한 조치라는 평가와 함께 ‘경제에만 함몰된 철학 없는 외교’라는 비판도 나온다. 에바디는 23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및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인권은 경제적 이권 앞에 자주 희생된다.”면서 “한국 역시 인권 침해에 눈감으면서 중동국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해 왔다.”고 꼬집었다. 모국인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가 핵무기 개발을 반대하는 국민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주장해온 그는 “정당한 국민적 요구조차 탄압한 시리아와 예멘, 바레인, 이란 등의 권력자들에게 한국 내 여행 제한과 자산 동결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바디는 또 “민주화 시위를 둘러싼 아랍 지역의 카오스가 앞으로 몇 년간 계속될 듯하다.”며 사태의 장기화를 예상했다. 그러나 “결국 혼란 끝에 민주주의가 찾아올 것”이라며 낙관적인 시각을 보였다. 에바디는 특히 “아랍의 진짜 민주화는 지역민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지배할 수 있을 때 달성했다고 볼 수 있으며 미국 등 서방사회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 같은 지역 통치자들은 모두 아랍인의 의지를 존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란의 첫 여성판사 출신인 에바디는 자국 민주주의와 아동·여성의 권리를 높이려 투쟁한 공로로 2003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올해 초에는 영국 일간 가디언과 미 시사주간 뉴스위크가 각각 선정한 ‘세상을 바꾼 여성’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등 ‘우먼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2009년 6월 강경파인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재선된 뒤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영국 등에 머물고 있다. 노벨위원회가 있는 노르웨이 외교부는 2009년 이란 당국이 에바디의 노벨상 메달을 몰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카다피 정권 몰락 계기로 본 독재자들의 비참한 말로는

    카다피 정권 몰락 계기로 본 독재자들의 비참한 말로는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역사 속 절대 권력을 휘둘렀던 독재자들의 말로를 되돌아본다. ●차우셰스쿠 등 도피중 처형 22년간 루마니아를 철권통치하며 김일성을 모방해 우상화 작업에 혈안이 돼 있었던 니콜라에 차우셰스쿠 전 대통령은 1989년 카다피처럼 반정부 시위에 대한 유혈 진압을 시도했다. 하지만 평소 정권에 불만이 많았던 군은 총부리를 차우셰스쿠에게 돌렸고, 북한으로 도망치려다 붙잡힌 그는 군사법정에서 사형을 선고받고 총살됐다. 제2차 세계대전 패전 뒤 연인 클라라 페타치와 함께 알프스 산맥을 따라 도망쳤던 베니토 무솔리니 전 이탈리아 총리 역시 유격대에 붙잡혔다. 메제그라라는 마을에서 페타치와 함께 처형당한 무솔리니의 시신은 밀라노의 로레타 광장에 매달렸다.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도 고향인 티그리트에서 숨어지내다 미군에 체포된 지 3년만인 2006년 12월 교수형에 처해졌다. ●소모사 부자, 암살도 대물림 아나스타시오 소모사 가르시아 전 니카라과 대통령은 20년 독재 후 1956년 암살 당했다. 그 자리를 두 아들이 잇따라 차지, 소모사 일가는 1979년까지 62년간 니카라과를 지배했다. 하지만 아버지와 형에 이어 대통령 자리에 오른 아나스타시오 소모사 데바일레도 1980년 암살당해 권력뿐 아니라 죽는 방식까지도 대물림했다. 독립 이후 정권 전복 시도가 끊이지 않고 있는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의 조제프 카빌라 현 대통령은 아버지 로랑 카빌라가 독재 정권을 무너뜨린 혁명가였으나 변절, 독재를 하다 2001년 쿠데타 과정에서 암살됐다.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전 칠레 대통령이 17년간 대통령 자리에 있는 동안 정치적 이유로 살해된 이들이 공식적으로만 3197명이고, 1000여명은 여전히 실종상태다.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지 8년 뒤인 1998년 영국 런던에서 체포됐지만 건강상 이유로 석방돼 귀국했다. 칠레에 돌아와서는 가택연금됐고 2006년 심장마비로 숨졌다. ‘20세기 가장 부패한 지도자’로 꼽히는 수하르토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재직 중 부패혐의로 처벌받지는 않았지만 물러난 뒤 10년간 은둔생활을 하면서 빼돌린 돈은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생을 마감했다. ●피노체트·밀로셰비치 감옥행 ‘발칸의 도살자’라 불렸던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 연방 대통령은 2000년 실각한 뒤 2001년 4월 세르비아에서 체포됐다. 1999년 구유고슬라비아국제형사재판소(ICTY)에 의하여 전쟁범죄와 학살죄, 반인도적범죄 혐의로 기소돼 같은 해 7월 네덜란드 헤이그로 이송됐으며 재판을 받던 중 감옥에서 세상을 떠났다. ‘아프리카의 히틀러’로 불리는 이디 아민 전 우간다 대통령 역시 망명 생활 중 사망했다. 집권 기간 동안 전체 1000만명 인구 중 정적 등 최소 30만명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1979년 반군에 쫓겨 리비아로 도피했다가 사우디아라비아로 건너갔다. 죽는 날까지 우간다 땅을 다시 밟지 못했다.. 부인 이멜다 마르코스의 엄청난 낭비벽으로 더욱 유명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필리핀 대통령은 1986년 2월 부정선거가 발목이 잡혀 집권 21년 만에 하와이로 쫓겨났다. 3년 뒤 가족들만이 지켜보는 가운데 쓸쓸한 죽음을 맞았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국회의원 추첨으로 뽑게 된다면…

    국회의원 추첨으로 뽑게 된다면…

    최근 몇 년 동안 중요한 이슈가 있을 때마다 시청 앞 광장이나 청계천 광장은 수 만 개의 촛불로 환히 밝혀지곤 했다. 이유는 다양했다. 국제법 위반에, 명분도 없는 이라크 파병을 반대하기 위해서였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국회가 탄핵하는 사태에 분개할 때도 모였다. 살인적인 대학 등록금 인하 공약을 지키라고 요구하기 위해서도 모였다. 또 졸속적인 외교 협상으로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막을 때도 촛불은 소리없는 아우성을 밤하늘에 내질렀다. 대통령은 청와대 뒷산에 올라 촛불 시민들이 부르던 ‘아침이슬’을 들으며 반성했다지만, 소통 부재의 상징과도 같은 ‘명박산성’이라는 조롱을 들어야 했고 국민의 정당한 요구에 귀를 막았다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법을 만들고 바꾸는 고유한 역할을 가진 국회 또한 민심을 파악하지 못한 채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몇 차례 촛불집회를 통해 특정한 정치 이슈에 직접 참여하며 그 힘을 유감없이 과시했지만 국민들 입장에서 민주주의(民主主義)의 결핍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참여는 절실해도 방법은 제한적이다. 흔히 드러나는 방법은 시위다. 아무리 유쾌하고 즐겁게 해도 경찰의 몽둥이와 방패, 물대포 세례는 감수해야 한다. ‘집시법’, 도로교통법 등 갖다 붙이면 되는 실정법 위반으로 경찰서 철창 또는 감옥행도 각오해야 할지 모른다. 참가하는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대단히 높은 결의를 요구하는 방법이다. 국가 차원에서는 아니지만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주민투표, 주민소환제, 주민발의제 등이 시행되고 있긴 하다. 그러나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무상급식 주민투표 청원 서명이 조작, 대필 논란을 낳고 있거나 제주도의 주민소환제가 투표율 미달로 부결됐듯, 직접민주주의를 왜곡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미국의 경우, 주민발의제를 채택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주민발의운동이 펼쳐질 때마다 다국적 자본이나 대기업 등의 이익집단이 막대한 돈의 위력을 앞세워 이를 무력화시켰다. 결국 각성된 시민들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 절반을 간신히 넘기는 투표율을 끌어올려 ‘시민의 뜻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좋은 대표자’를 뽑자는 주장이다. 현행 제도의 틀 안에서 민주주의를 구현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몇 년 전 대통령 탄핵사태에서 보았듯 그조차 또 다른 선출자(입법부)에 의해 언제든지 전복될 수 있다. 선거 때면 막대한 선거운동 자금이 필요하고, 국회에 입성하기 전부터 부패의 고리 안에 엮이게 되고, 재벌이나 특정 이익집단 등에 휘둘리는 국회, 정쟁으로 점철되며 냉소와 무관심을 자초하는 국회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 속에서 ‘추첨 민주주의’(손우정·이지문 옮김, 이매진 펴냄)는 ‘무작위 추첨제’로 국회의원을 뽑자고 제안한다. 직접 민주주의의 현실화다. 대단히 담대하거나 아니면 황당할 정도로 엉뚱한 정치적 상상력을 진지하게 펼쳐 나간다. 책에 따르면 무작위로 추첨해서 국회의원을 선발할 경우 궁극적으로 노동자, 농민, 여성 등 계급·계층별 비례가 반영된다. 추첨 의원들은 진정한 국민 전체의 대표성을 가짐으로써 ‘직접 대의’(direct-representation)가 가능해진다. 지나치게 복잡한 법안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개정되고 제정될 수 있으며, 소수정당의 활동 공간도 넓어질 수 있고, 젊은 의원이 늘어나 획기적인 세대교체가 가능하며, 의정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어 시민사회의 영역이 늘어나는 등 무수한 장점을 갖고 있다. 실제 프랑스의 사상가 샤를 몽테스키외(1689~1755)는 “추첨에 의한 선발은 민주정의 특성이요, 선거에 의한 선발은 귀족정의 특성이다. 추첨은 각각의 시민에게 조국을 위해 봉사하고자 하는 희망을 준다.”고 얘기한 바 있다. 미국 출신의 세계적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82) 박사 역시 “정보통신의 발달로 인해 대표자를 통한 간접 민주주의에서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민주주의로 바뀌어 갈 것”이라고 일찌감치 내다봤다. 그런데 왜 시행되기는커녕 제대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을까. 책을 함께 쓴 어니스트 칼렌바크는 생태환경운동가이고, 마이클 필립스는 미국 포틀랜드 주립대 명예교수다. 이들은 추첨으로 선발되고 연임이 불가능한 의원들이 경험을 쌓기 어렵다는 문제점, 뛰어난 입법 능력을 갖춘 지도자를 찾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 시민들의 통제를 받을 수 없게 되며 경솔하고 무책임한 의정활동이 벌어질 수 있는 문제, 부정부패에 노출될 위험성 등 여러 반론들을 스스로 던진다. 그리고 꼬박꼬박 반박한다. 임기를 3년으로 하되 매년 3분의 1을 교체할 수 있도록 하며, 배심원제 운영 원리를 의원 추첨제에 준용하면 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들은 가장 큰 걸림돌이야말로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 팽배한 지배 엘리트주의에 대한 막연한 추종, 시민의식을 가진 시민계층에 대한 비하 의식, 무작위 추출이 갖고 있는 정교하고 체계적인 수학이론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됐음을 들며 논박한다. 또한 흑인이나 여성에게 투표권을 주고자 할 때 제기된 우려와 반대 논리가 하나도 들어맞지 않았음을 얘기하며 추첨 민주주의 역시 마찬가지라고 강조한다. ‘추첨 민주주의’를 번역한 이지문(43)씨는 1992년 당시 육군 중위 신분으로 군대 부재자투표 부정선거를 양심선언한 인물로 구속, 일병 불명예 제대, 대기업 입사 취소 등 고초를 겪었다. 삶의 관성, 제도의 관행을 바꾸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담대한 상상력이자 구체적인 용기다. 1만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與 “지지층 결집하라” 野 “일단 투표합시다”

    與 “지지층 결집하라” 野 “일단 투표합시다”

    4·27 재·보궐 선거운동 마지막날인 26일 경기 성남 분당, 강원, 경남 김해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은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비를 맞아 가며 유권자들에게 마지막 한표를 간절히 호소했다. 여당은 지지층 결집을, 야당은 투표율 끌어올리기에 만전을 기했다. 전·현직 당 대표가 격돌하는 최대 격전지인 분당을은 여야 의원들이 총출동했다. 강재섭 한나라당 후보는 “내 몸을 던져 정치 인생을 걸고 뛰겠으며, 분당과 대한민국을 흔드는 세력과 싸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등 40여명의 의원과 선거운동원 300여명이 ‘기호 1번’을 외치며 지원 유세를 펼쳤다. 손학규 민주당 후보는 V자(기호 2번)를 그리며 ‘나홀로 유세’를 이어 갔다. 그는 “민생 경제 이대로 안 된다면, 서민과 중산층의 힘든 삶에 변화가 필요하다면 투표로 희망을 보여 달라.”며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정동영·정세균 최고위원 등 의원 10여명과 보좌진·선거운동원 240여명도 저인망식 그림자 득표전을 벌였다. 강원지사와 김해을 국회의원 선거는 마지막날까지 부정선거 공방을 벌이며 각오를 다졌다. 강원지사에 출마한 엄기영 한나라당 후보는 강릉 노인복지관 등 고령층 표심을 공략하며 “말꾼이 아닌 일꾼을 뽑아 달라. 위기의 강원도를 엄기영이 구하겠다.”고 강조했다. “흑색선전을 일삼는 구태정치가 발붙이지 못하게 심판해 달라.”며 야당의 ‘불법 콜센터’ 연루 의혹에 선을 그었다. 반면 최문순 민주당 후보는 인지도가 높은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 등과 속초, 강릉 등 전역을 돌며 “강원도의 자존심을 되찾고, 강원도를 홀대한 이명박 정부·한나라당을 투표로 심판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임장관실 선거지원’ 논란으로 술렁인 김해을의 김태호 한나라당 후보는 “지역 발전을 위해 선택해 주면 일로써 갚겠다.”고 지역일꾼론을 되새겼다. 이봉수 국민참여당 후보는 “전직 대통령의 꿈을 짓밟고 불법관권선거를 벌인 자들을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불법선거 논란·野단일화 다른 곳까지 ‘바람’일라

    재·보선 하루 전인 26일까지도 판세는 안갯속이었다. 여야는 핵심 변수들이 막판에 어떻게 작동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가장 큰 변수는 역시 투표율이다. 어떤 후보가 자기를 지지하는 유권자를 얼마나 많이 투표소로 유인하느냐에 승부가 달려 있다. 재·보선에서는 대체로 투표율이 35%보다 높으면 야당에, 낮으면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특히 그동안 굵직한 선거의 승부를 갈랐던 40대의 투표율 및 투표 성향이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궂은 날씨도 투표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각각 서울·부산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이 많은 경기성남 분당을과 경남 김해을은 교통도 중요한 변수로 지목된다. 선거 막판에 터진 불법선거 논란이 각 당의 지지층을 얼마나 결집시키느냐도 핵심 변수다. 특정 지역의 논란이 다른 지역의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장 큰 충돌은 강원도에서 벌어졌다.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 측의 ‘불법 전화홍보’ 문제와 민주당 최문순 후보 측의 ‘허위 문자메시지 발송’ 문제를 놓고 여야 간 고소·고발이 난무했다. ‘숨은 표’도 빼놓을 수 없는 변수다.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는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숨죽이고 있던 30~40대 진보층이 위력을 발휘했다. 일반적으로는 야당을 지지하는 숨은 표가 더 많다고 보지만, 정권심판론·부정선거 논란 등을 무기로 야권이 공세적으로 선거운동을 전개한 이번에는 오히려 보수층이 숨죽이고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분당을은 보수층의 숨은 표가 당락을 결정할 수도 있다. 이 밖에 한나라당 후보와의 ‘1대 1’ 대결 구도를 만든 야권 단일화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야권이 이기면 단일화는 내년 총선과 대선까지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김해을과 전남 순천에서 후보를 내지 못한 민주당이 단일 후보를 적극 지원하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권자가 여당의 지역발전론과 야권의 정권심판론 중 무엇을 택할지도 지켜볼 일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4·27 재보선 D-1] 與 “강원 괜찮은데” 野 “김해 할만한데”… 분당이 문제야

    [4·27 재보선 D-1] 與 “강원 괜찮은데” 野 “김해 할만한데”… 분당이 문제야

    4·27 재·보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는 유례없이 치열했던 선거운동을 평가하며 마지막 득표전에 임했다. ‘빅3’ 지역에선 기존 변수 외에도 막판에 불거진 부정선거 파문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예비 성적표’를 매기는 데 분주했다. 한나라당은 부정선거 논란이 확산되고 있지만, 대세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분당을은 초박빙 상태가 계속되고 있으며, 강원은 여전히 우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본다. 약세였다가 박빙으로 접어든 김해을에서는 역전이 가능하다고 내심 기대하고 있다. ●한나라 “김해을 이미 다 추격” 당 핵심 관계자는 “야권이 확실한 물증도 없이 네거티브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어 오히려 보수층이 결집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강원도의 경우 불법 전화홍보 사건으로 격차가 약간 좁혀질 수도 있지만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해을도 특임장관실 직원들의 선거 개입 논란이 있지만 김태호 후보가 이미 다 추격한 상황이고, 분당을에선 40~50대 보수층의 ‘숨은 표’가 적극 나온다면 승산이 있다.”고 내다봤다. ●민주 “강원 지역민 분노 커졌다” 반면 야권은 부정선거 후폭풍으로 민심 이반이 일어나고 있다고 예상했다. ‘전 지역 박빙’으로 분류했다. 분당을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접전이고, 강원은 오차범위 승부를 더 좁혀 추월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레 내다봤다. 김해을은 우세한 상황이지만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낙연 민주당 사무총장은 “부정선거 여파가 여론에 충분히 반영되고 있는지 과학적으로 분석하긴 힘들지만 표심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무총장은 “특히 강원도는 가정주부를 범법자로 만들었다는 것에 지역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면서 “김해는 젊은 층이 많아 부정선거가 결정적인 승패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야는 이미 지지층 결집이 이루어진 만큼 당일 투표율과 부동층 표심을 주목하고 있다. 구혜영·이창구기자 kooh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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