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부정선거
    2025-08-09
    검색기록 지우기
  • 마라톤
    2025-08-09
    검색기록 지우기
  • 수지
    2025-08-09
    검색기록 지우기
  • 사제
    2025-08-0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490
  • 朴대통령 “국정원으로부터 대선 도움받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26일 야당 일각에서 제기하는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 “저는 지난 대선에서 국정원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않았고 선거에 활용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민생과 거리가 먼 정치와 금도를 넘어서는 것은 국민들을 분열시키고 정치를 파행으로 몰게 될 것이고, 그것은 진정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야당에서 주장하는 국정원 개혁도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면서 “우리 안보를 책임지는 국정원 본래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조직 개편을 비롯한 국정원 개혁은 벌써 시작됐다.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국정원을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지금 우리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민생 안정”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저는 민생 회담과 관련해서는 언제든지 여야 지도부와 만나서 논의할 생각이 있다. 국민들이 간절하게 원하는 민생 안정을 위해 정부와 정치권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해 영수회담 수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야권 국조 특위 위원들 ‘3·15 부정선거’ 거론… 정치권 충돌

    청와대가 야권의 ‘3·15 부정선거’ 언급에 발끈하면서 정국 정상화는 더욱 멀어졌다. 여야 간 대화의 계기를 마련하기가 더욱 어려워진 양상이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23일 기자들과 만나 야권을 향해 “금도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과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 등 야권 국정조사특위 위원들이 지난 21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달한 공개서한을 통해 4·19 혁명을 불러온 1960년 3·15 부정선거를 거론하면서 “반면교사로 삼으라”고 촉구한 데 대한 반발이다. 새누리당도 민주당이 대선 불복을 하고 있다면서 공세를 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지난 대선을 3·15 부정선거와 비교한 것은 ‘귀태’ 발언에 이어 박근혜 정부를 탄생시킨 대한민국 국민들을 모독하고 대선불복 의지를 만천하에 드러내는, 헌정질서를 부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기현 정책위의장도 “민주당이 2002년 대선에 영향을 끼친 ‘김대업 병풍 조작 사건’에 대해서는 사과하지 않으면서 지난 대선을 3·15 부정선거에 빗대는 억지 생떼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장은 “민주당이 3·15 부정선거 운운하면서 대통령을 사실상 협박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대선 한풀이이고 국민의 선택을 우습게 아는 독불장군 행태”라고 말했다. 민주당도 물러서지 않았다. 김한길 대표는 이날 서울 청계천에서 열린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촉구’ 제4차 국민보고대회에서 “청와대와 국정원 벽이 아무리 높아도 우리의 함성이 그 벽을 넘어 이 땅에 민주주의를 반드시 다시 세울 것”이라며 “민주주의 회복의 그날까지 이곳 광장에서 노숙하며 천막을 지키겠다”고 장외투쟁의 강도를 끌어올렸다.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이 수석의 ‘금도’ 발언에 대해 “국정원의 대선개입으로 지난 대선의 정당성이 훼손된 것은 엄연한 사실”이라며 “청와대는 이러한 논평을 하기에 앞서 국정원 사태에 대한 입장을 먼저 내놨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용진 대변인도 “대통령이 입장을 밝혀야 할 중요사안에 대해서는 ‘국회가 알아서 할 일’이라며 무책임과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유독 ‘귀태’ 논란이나 이번 ‘3·15 부정선거’ 논란 등 정쟁의 한복판에 서는 일에는 전광석화처럼 움직인다”고 청와대를 비판했다. 이어 “야당과 국민이 바라는 것은 ‘책임자 처벌과 국정원 개혁’이고 나라를 바로잡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지원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큰 문제를 예방하자는 건설적 제안에 대해 말 트집을 잡아 과잉 홍보를 하는 것은 떳떳하지 못한 일”이라며 “여권은 대선 불복으로 이끌어가려는 유인작전을 그만두라”고 말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3자 회동 무르익나

    3자 회동 무르익나

    대치 정국의 정상화를 위한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3자회담이 성사될 수 있을까. 여야 모두 정국 정상화를 위한 3자회담의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으나 이른바 회담의 3대 의제의 조율이 문제다. 여야 강경파의 대치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민주당은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 사과’, ‘남재준 국정원장 해임 등 책임자 처벌’, ‘국회 주도의 국정원 개혁’ 등 3자회담의 3대 요구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청와대나 새누리당은 표면적으로 대통령 회담에 조건을 달고 만나는 경우는 없다면서 민주당의 요구조건에 거부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물밑 협상 과정에선 민감한 의제들을 상당부분 조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박 대통령의 사과와 관련, 3자회동에서 유감 표명 정도로 갈음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보고 있다. 책임자 처벌은 이미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 관련자들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만큼 우선 법원의 판단을 지켜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정원 개혁논의 문제도 절충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에 국정원개혁특별위원회를 설치해 개혁안을 논의하자는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 새누리당 안에서도 “논란이 된 만큼 이번 기회에 국정원 개혁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반응이 있었다. 물론 여기에는 민주당의 요구대로 특위를 설치하더라도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우선 국정원의 자체 개혁안을 지켜보자”고 했었다. 여기에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형식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내가 끼지 않아도 된다”고 문을 열어 주면서 청와대도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만나는 3자회담을 할 수 있다는 기류가 흘렀다. 정치권에서는 9월 정기국회를 앞둔 다음 주쯤 3자회담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왔다. 하지만 정국 정상화는 야당 의원들의 ‘3·15 부정선거’ 등 강경 발언으로 조금 더 멀어지는 분위기다. 국정원 댓글 의혹 국정조사특위 야당 의원들이 이번 사건을 ‘3·15 부정선거’에 빗대자 청와대와 여당은 “대선 불복이냐. 묵과할 수 없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당분간 휴지기가 불가피해 보이는 대목이다. 문제는 시간이다. 박 대통령은 다음 달 4일 러시아로 출국해 1주일 뒤 돌아온다. 다음 주를 넘기면 정기국회 파행 등 대치 정국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다만 여야 모두 정국 정상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어 결국은 타협점을 찾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새누리당은 정기국회에서 부동산 대책과 세제 개편, 경제 관련 법안 등을 처리해야 하고 민주당도 서울광장 천막을 언제까지 끌고 갈 수는 없어 민생문제 해결 등을 명분으로 국회로 복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야당만의 성토장 된 마지막 청문회

    야당만의 성토장 된 마지막 청문회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진실 규명을 위해 50여일간 진행해 온 국정조사의 마지막 청문회는 결국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야당 의원의 성토장으로 마무리됐다. ‘고성과 막말’ 국정조사라는 평가를 받은 데 이어 여야가 끝까지 협의의 정신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21일 3차 청문회는 본래 미합의 증인과 불출석 증인을 재소환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여야는 핵심 증인인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과 권영세 주중 대사 증인 채택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이에 새누리당은 새로운 증인이 없는 상태에서 청문회를 열 수 없다며 불참했다. 국조특위 야당 측 간사인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김무성, 권영세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대화록 무단 유출 혐의뿐 아니라 경찰의 허위 수사 발표, 박근혜 캠프 당시 부적절한 통화 등에 대해 증언해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 “새누리당과 짜고 증인 채택을 거부하는 사태를 국민의 이름으로 규탄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영선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론을 제기하며 “박근혜 정권이 매우 미련한 대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하루라도 빨리 국정원 개혁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내놔야 한다”고 압박했다. 전해철 의원은 “반드시 특검으로 의혹이 해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태흠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이 증인도 없는 청문회를 열고 국정조사를 끝까지 정치 공세의 장으로 만들어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청문회 후 야당 소속 위원들은 청와대를 항의 방문해 “4·19혁명을 촉발시킨 ‘3·15 부정선거’를 반면교사로 삼으라”면서 국정원 사건에 대한 박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촉구하는 공개 서한을 전달하려 했지만 경찰들의 저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에 대해 김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새로운 것이 나오지 않자 대선 불복의 본색을 드러냈다”면서 “김한길 대표의 입장 표명과 국민들에 대한 사과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캄보디아 야당 “부정선거 수용 못해”… 훈 센 총리 최대 위기

    캄보디아 야당 “부정선거 수용 못해”… 훈 센 총리 최대 위기

    캄보디아 집권당이 총선 승리를 선언한 데 대해 통합 야당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강력히 반발하는 등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캄보디아구국당(CNRP)은 29일 성명에서 심각한 수준의 부정행위를 상당수 확인한 만큼 총선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한 것으로 현지 언론과 외신들이 전했다. CNRP는 특히 집권 캄보디아인민당(CPP)과 선거관리위원회(NEC), 민간단체들과 서둘러 공동위원회를 구성해 선거부정 의혹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올해로 집권 28년째를 맞은 훈 센 총리는 정국 주도권이 흔들리는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야당이 전처럼 등원을 거부할 경우 합법적으로 정부를 구성할 수 없게 되는 등 파행이 불가피한 상태다. 앞서 CPP는 총선에서 독재와 인권침해 논란 등으로 현재보다 무려 22석이나 줄어든 68석을 얻어 힘겹게 승리했다. 한편 28일 치러진 캄보디아 총선에서 훈 센 총리의 라이벌인 야당 지도자 삼 랭시(64)가 이끄는 캄보디아구국당(CNRP)이 현재보다 22석이나 늘어난 55석을 확보하는 돌풍을 일으켜 주목된다. 삼 랭시는 정치인이던 아버지가 쿠데타에 연루돼 실종되자 16세에 프랑스로 건너가 수학했다. 그러다가 1989년 훈신펙당의 노로돔 라나리드 왕자를 도우며 정계에 입문했다. 1992년 훈신펙당 집권 시절 재무장관을 지내며 승승장구하다가 자신의 이름을 딴 삼랭시당(SRP)을 창당, 근로자 권익 신장 시위를 주도하며 ‘행동하는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또 다시 망명생활을 하던 중 CNRP를 창설, 대표를 맡아 훈 센 총리에게 맞서왔다. 이번 총선에서 확인된 유권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훈 센 총리의 부정을 심판하는 대정부 투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국정원 국정조사] 박범계 “회의록 짜깁기, 악마의 편집” 권성동 “국조범위 포함 안돼”

    [국정원 국정조사] 박범계 “회의록 짜깁기, 악마의 편집” 권성동 “국조범위 포함 안돼”

    여야는 국가정보원 국정조사특위의 24일 법무부 기관보고 자리에서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논란을 놓고 거친 공방전을 벌였다. 검찰 수사 결과를 놓고도 여야는 서로 다른 폭로와 비난을 남발하며 날카로운 기싸움을 전개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권영세 주중대사(대선 당시 새누리당 선거대책위 종합상황실장)의 NLL 발언 녹취파일을 추가 폭로하며 ‘회의록 짜깁기’ 의혹을 제기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0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권 대사는 “MB(이명박) 정부, 그래서 원세훈으로 원장 바뀐 이후로 기억을 하는데 내용을 다시 끼워 맞췄거든요. 아마 그 내용을 가지고 청와대에 보고를, 요약 보고를 한 거지. 그걸 이제, 아마 어떤 경로로 정문헌한테로 갔는데”라고 언급했다. 박 의원은 “국정원 댓글을 통한 여론 조작 사건과 이를 시발점으로 한 NLL 대화록 불법 유출 사건은 일란성쌍둥이”라면서 “정권 유지와 더 나아가 장기 집권을 꾀하기 위한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정부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내용을 조작한 것은 물론 재집권 후에도 남재준 국정원장이 회의록을 공개하는 사전 시나리오설을 제기했다.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국정조사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내용”이라며 즉각 반발했고 여야 간 고성이 오갔다. 같은 당 이장우 의원은 “노무현 정권의 문재인 비서실장 및 비서진이 사초를 절도한 것”이라고 반격했다. 권 대사도 언론을 통해 “국정원이 대화록 내용을 풀어서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얘기를 (다른 곳에서) 들은 대로 전한 것”이라고 부인하면서 “민주당이 정확하지도 않은 내용을 덧붙여서 조작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박 의원은 “국정원이 6월 서상기 정보위원장에게 보고한 발췌록에는 노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이 분명히 아닌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2페이지 분량이 빠졌다. 이것이 바로 권 대사가 말한 짜깁기 내용”이라면서 “악마의 편집”이라고 재반박했다. 민주당은 검찰의 사건 축소 의혹도 강하게 제기했다. 정청래 의원은 국정원·경찰의 대선 개입 의혹을 들면서 “지난 (대통령) 선거는 부정선거였다”고 맞불을 놨다. 반면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은 민주당의 국정원 직원 매관매직 의혹을 집중 추궁하며 “댓글 사건은 국정원 전·현직 직원이 민주당 당직자와 짜고 기획하에 이뤄진 정치공작, 제2의 병풍사건”이라고 맹공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노 전 대통령 지시로 조명균 전 안보정책비서관이 회의록을 삭제했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그런 확정적 진술을 한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후 질의에서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이 파고들자 “조 전 비서관이 삭제 관련 얘기는 했지만 어떤 진술을 했는지는 확인해 드릴 수 없다”고 회피했다. 황 장관은 회의록 실종 사태에 대한 이장우 의원의 질문을 받고 “수사 단서가 만들어진다면 법과 원칙대로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김태흠 의원이 “인지수사란 것도 있지 않으냐”고 다그치자 황 장관은 “수사 방법이나 시기는 검찰이 적절히 판단해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시론] 국정원 사건에 대한 헌법기관의 책무/오동석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시론] 국정원 사건에 대한 헌법기관의 책무/오동석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국가정보원의 선거 개입 사건에 대한 국회의 국정조사가 위원회 구성 때문에 난항을 겪고 있다. 검찰 수사와 별개로 국회가 조사를 해야 하는 까닭은 그 헌법적 임무가 다르기 때문이다. 국정조사권은 국회가 입법권을 올바르게 행사하기 위해 필요하다. 검찰은 법 위반의 내용을 다뤄 직접관련자를 처벌하는 데 그친다.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제도를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국회의 몫이다. 헌법은 국가의 주요 사항을 반드시 국회가 법률로 정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국회가 입법조치를 필요로 하는 사태의 진상을 직접 규명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답을 낼 수 없다. 국정조사의 실시 자체는 여야 간에 다툴 문제가 아니다. 국회가 입법기관으로서 헌법적 책무를 다하는가의 문제이다. 다만, 제도 개혁의 내용과 범위에 대해서는 여야 간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예컨대 국정원 개혁을 놓고 수사권을 폐지하자는 점에 합치하되, 국내 보안정보 업무 중에서 대북 업무를 남길 것인가에 대해 의견이 갈릴 수 있다. 그렇게 보면 여당의 태도는 직무유기다. 대통령과 입을 맞춘 듯이 ‘전 정부의 일’이라고 외면했다. 정권은 단속적이지만 국정은 연속적이라는 상식이 없었다. 대통령제에서 여당과 대통령의 관계는 가깝다. 그렇지만 여당이 청와대와 한통속이 된다면 견제와 균형의 원칙을 무시하는 것이다. 여당이 국회의 입장에서 견제의 책무를 다할 때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민주적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여당이 청와대에 충성을 다하면 제왕적 대통령제로 변질이 일어난다. 한편 국회가 국정원을 개혁하는 법률개정안을 만들어 내는 일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더욱이 지금 상황에서 국정원 개혁은 정보권력 분립의 문제이다. 각종 정보기관의 업무가 비밀리에 비대해졌기 때문이다. 국정조사의 범위는 국정원만이 아니라 경찰과 검찰, 군의 정보기구까지 확장되어야 한다. 국회는 이 기관들의 예산·업무 등에 대해 필요하다면 비공개로 조사하고, 결과에 따라 국가안보 차원의 비밀을 유지하면서 각 정보기관을 법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국회가 국정조사 및 입법 활동을 하는 동안 대통령은 할 일이 따로 있다. 집행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국정원 개혁안을 제시하는 일이다. 국정의 최고책임자로서 ‘국가의 계속성과 헌법을 수호할 책무’(헌법 제66조 제2항)를 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정원은 대통령의 지시와 감독을 받는 직속기관이며, 국정원의 조직은 국가정보원장이 대통령 승인을 받아 정하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은 절망스럽다. ‘국정원 개악’의 지침이다. 국정원법은 국내 보안정보를 ‘대공, 대정부 전복, 방첩, 대테러 및 국제범죄조직’으로 정하고 있다. 그런데 대통령은 국정원이 “대북정보 기능을 강화하고 사이버테러 등에 대응하고 경제안보를 지키는 데 전념”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테러와 사이버테러는 다른 개념이다. 경제안보로 표현한 기업의 비밀은 국가기밀과 다르다. 이는 법이 정한 국정원의 업무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다. 국정원은 법을 어기고 정치 및 선거에 개입함으로써 본연의 의무를 위반하고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했다. 한국의 민주주의 수준을 고려하면, ‘3·15부정선거의 사이버 버전’이라 부를 만한 중대한 사건이다. 대통령은 인사권자로서 관련자들에게 지휘감독의 책임을 물어야 마땅하다. 정보기관은 비밀주의 속성 때문에 인권 또는 민주주의와 친할 수 없다. 최소한의 업무와 권한만을 주어야 하는 까닭이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헌법과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의 공정성이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롭다. 헌법을 경시하는 국회와 대통령의 행태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 국가기관이 헌법적 책무를 저버린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들 때에는 유책 추정의 원칙이 적용되고, 관련 기관은 그 무책을 입증해야 할 책임이 있다. ‘유권무책 무권유책’이라는 분노의 신조어를 만들어내려 하는가.
  • [이란 대통령 로하니 당선] “로하니, 경제난 타개 위해 核문제 유연 대응 전망”

    [이란 대통령 로하니 당선] “로하니, 경제난 타개 위해 核문제 유연 대응 전망”

    이란의 새 대통령에 선출된 하산 로하니의 압승은 갈리바프, 잘릴리, 벨라야티 등 보수파 3인 후보가 단일후보 옹립에 실패해 표가 분산됐고, 개혁파가 힘을 보태 주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유일한 개혁파 후보였던 아레프가 개혁파 진영의 거두 모하마드 하타미 전 대통령의 설득으로 선거 3일 전에 사퇴함으로써 반보수파 세력의 표결집이 이뤄진 것이 로하니 승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국민적 지지와 성원을 받았지만 입후보 자격 심사에서 탈락한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의 지원 또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승리의 요인이다. 승리가 확정된 직후 로하니는 첫 일성으로 “‘극단주의와 옳지 못한 행동’을 ‘지혜와 온건’이 누른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향후 그가 꾸릴 정부 정책의 윤곽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선거 기간 내내 그는 “지혜와 희망의 정부를 구성해 전 세계와 건설적인 관계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불필요한 말과 행동으로 이란의 국가적 위신을 실추시키고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켰다고 비판하면서 미국과의 외교관계를 정상화하고 이웃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란과 지리멸렬한 핵협상을 시도하고 있는 미국은 로하니가 2003년부터 2005년까지 핵협상 대표로 일하면서 당시 우라늄 농축을 중단한 것을 높이 평가하면서 그의 당선이 핵 문제 해결에 활로가 되길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다. 물론 최고지도자인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가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이란 핵 문제는 결코 진전이 없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압도적이긴 하다. 하지만 로하니의 집권이 핵협상에 숨통을 틔워 줄 것이라는 희망이 퍼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란 역시 핵개발 의혹에 따른 서방의 석유금수 조치로 인해 최악의 경제상황에 직면해 있다. 인플레이션은 30%에 육박하고, 통화가치는 70%나 급락했다. 핵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경제난 타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로하니가 유연한 외교관계를 강조하는 이유다. 보수정파 지도자인 라리자니 국회의장은 개표 당일 누가 대통령이 되든 평화적 핵 개발에 대한 이란의 의지는 단호하고 돌이킬 수 없으며 전 국민이 이에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하니 역시 같은 입장이지만, 지금까지 협상대표를 맡았던 잘릴리가 보여 준 비타협적인 태도를 유연한 방향으로 수정할 것 같다. 현 정부의 경직된 핵협상 태도에 대해서는 잘릴리와 같은 보수파 후보였던 벨라야티마저 TV 공개 토론에서 “협상은 도덕이나 윤리 시간이 아니라 필요한 것을 주고받는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따라서 국제관계 개선을 천명한 로하니 정부에서는 핵협상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서방이 이란을 굴복시키겠다는 자세에 변화를 주지 않는다면 ‘로하니 효과’는 물거품이 될 것이다. 아마디네자드 정부와 달리 로하니 정부는 부정선거 시비 없이 온전하게 정통성을 확보해 서방으로서도 핵 협상을 일방적으로 몰고 가거나 깨기에는 부담스러운 입장에 처한 셈이다. ■박현도 연구원은 ▲서강대 종교학과(학사) ▲캐나다 맥길대 이슬람학과(석사 및 박사과정 수료) ▲한국중동학회 대외협력이사 ▲외교부 정책자문위원
  • 4·19 정신 계승… 민주주의 발전 밑거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올해로 창설 5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지난 50년간 선거 제도의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선거가 곧 민주주의의 발전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중앙선관위는 10일을 유권자의 날로 지정했다. 1948년 5월 10일 치러진 제헌국회의원 총선거일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민주 선거로 기록된 제헌총선에서는 의원 200명이 선출됐고 임기는 2년이었다. 당시 전체 후보자 948명 가운데 44%에 해당하는 417명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이때 기록한 95.5%라는 투표율은 아직 깨지지 않고 있다. 1960년 이승만 대통령의 3·15 부정선거와 이에 따른 4·19혁명은 선거사와 민주주의에 큰 변곡점이 됐다. 선거관리위원회가 1963년 1월 21일 헌법기관으로 창설된 것도 4·19혁명 정신에 따른 것이었다. 1967년 대선에서 실시된 월남 파병 군인의 우편투표는 재외국민 투표의 효시가 됐다. 시련도 많았다. 1972년 박정희 대통령의 ‘유신헌법’으로 통일주체국민회의가 대통령과 국회의원 정수 3분의1을 뽑도록 하면서 국민의 선거권이 침해되기도 했다. 중앙선관위원장과 위원 9명도 대통령이 임명했다. 1987년 16년 만에 부활한 직선제로 치러진 13대 대선에서는 서울 구로구을 선관위 투표함 탈취사건이 발생했다. 투표함 이송 과정에서 ‘부정투표함’이라는 오해를 사면서 군중시위가 벌어져 56명의 사상자가 난 사건이다. 중앙선관위는 1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제2회 유권자의 날 기념식을 개최한다. 서울대입구역과 혜화역 등에서 선거 사진 전시회를 비롯해 기념마라톤대회, 국회의원 정수 축소와 후보자 토론회 컷오프제 관련 대학생 토론회도 열린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檢, 의심 댓글 국정원 직원 여러명 추가 확인

    국가정보원 대선·정치 개입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인터넷 사이트에 정치 성향의 댓글, 게시글을 올린 것으로 의심되는 국정원 직원들을 추가로 파악했다. 검찰은 조사 대상인 인터넷 사이트 수도 기존 10여개에서 15개로 늘렸다. 채동욱 검찰총장이 7일 대검 청사에서 열린 확대간부 회의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 “검찰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한 치의 의혹도 남기지 않도록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밝힌 가운데, 시민단체도 오는 20일쯤 이명박 전 대통령,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을 형법상 내란죄 혐의로 추가 고발할 계획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은 이날 경찰에서 수사한 ‘오늘의 유머’ ‘뽐뿌’ ‘보배드림’과 D, I, M, P 등 진보·보수 성향 인터넷 사이트 10여개의 댓글 및 게시글 등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경찰에서 송치한 여직원 김모씨와 이모씨 외에도 다수의 심리정보국 직원들이 댓글, 게시글 등을 작성한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 관계자는 “기존 직원들 외에도 다른 국정원 직원들로 추정되는 아이디(ID)를 여러 개 확인했고 그들이 쓴 글도 일부 파악했다”면서 “1~2주 뒤엔 직원들이 해당 아이디로 쓴 글들을 모두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이 작성한 글의 내용을 분석한 뒤 해당 아이디의 직원들을 특정해 소환키로 했다. 검찰은 인터넷 사이트 댓글 등을 분석해 원 전 원장, 이종명 전 3차장, 민모 전 심리정보국장 등 핵심 3인방의 사법 처리에 필요한 물증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이 때문에 검찰의 수사 대상 사이트도 15개에서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한 검찰 관계자는 “인터넷 사이트를 중심으로 수사를 확대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면서 “원 전 원장의 지시·말씀 강조 문건만 가지고는 범죄가 성립되지 않고 국정원 직원들의 구체적인 행위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여러 방면에 걸쳐 증거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원 전 원장은 재소환 때 피의자로 신분이 바뀔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편 ‘제18대 대선 부정선거 진상규명 시민모임’ 김학현 운영위원은 “검찰 수사가 미진할 경우 오는 20~25일 이 전 대통령, 원 전 원장 등을 내란죄로, 김능환·이인복 전·현직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직무유기 혐의로 추가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은 “국가기관이 선거에 개입했다면 국기문란 내란죄에 해당되고 선거에 영향을 미친 단체 등을 선관위에서 고발해야 하는데 전·현직 위원장들은 고발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 말레이시아 총선 승리 주역 나집 총리

    [피플 인 포커스] 말레이시아 총선 승리 주역 나집 총리

    “우리가 성숙한 민주국가임을 전 세계에 보여 줘야 합니다. 결정이 어떻든 국민의 의지를 존중해야 합니다.” 5일(현지시간) 실시된 말레이시아 총선에서 승리한 집권연합 국민전선(BN)의 나집 라작(59) 총리의 첫 일성이다. 6일 오전 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 나집 총리의 국민전선이 133석을 차지, 89석을 얻은 안와르 이브라힘(65) 전 부총리가 이끄는 야권 3당 동맹 국민연합(PR)의 도전을 뿌리치고 승리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로써 선거 전 초박빙의 여론 조사 결과로 인해 관심을 모았던 ‘사상 첫 정권교체’의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으며, 1957년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 줄곧 집권해 온 국민전선은 60년 집권을 보장받았다. 그러나 ‘부정선거’라며 반발하고 나선 야권을 의식한 듯 나집 총리는 선관위 발표 직후 기자회견에서 “야당이 열린 마음으로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기를 바란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2008년 총선에서 3분의2 의석(148석)을 지키지 못한 책임을 지고 사임한 압둘라 바다위 총리에 이어 2009년 취임한 나집 총리는 말레이시아 건국 지도자 중 한 명이자 제2대 총리를 지낸 압둘 라작 후세인의 아들로, 국민전선의 핵심정당인 통일말레이국민기구(UMNO)를 이끌어 왔다. 그가 총리로서 처음 치른 총선을 승리로 이끈 만큼 지난 4년간 추진해 온 정치·경제·사회 분야에서의 점진적 개혁정책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민전선이 차지한 133석이 당초 목표로 세운 3분의2 의석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UMNO에서는 벌써 의석 감소에 대한 나집 총리 책임론이 흘러나오지만 사임 가능성은 별로 없다. 정권 교체 가능성까지 거론된 접전 속에서 133석은 나쁜 성적은 아니며 나집 총리를 대신할 마땅한 인물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전선과 나집 총리는 더 많은 개혁과제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거 전문가들은 “국민전선의 의석 감소는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실망감과 개혁에 대한 열망이 담긴 것”이라며 선거 쟁점들이 차기 정부의 시급한 해결 과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檢 ‘국정원 댓글’ 의심 진보·보수 사이트 10곳 수사

    국가정보원의 대선·정치 개입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국정원 직원들이 댓글 등을 통해 조직적으로 국내 정치에 개입한 것으로 의심되는 진보·보수 성향 인터넷 사이트 10여개를 동시다발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원세훈(62) 전 국정원장을 정점으로 한 국정원의 대선 및 정치 개입을 입증하는 데 이들 사이트와 국정원 직원들의 연루 여부를 파악하는 게 관건이라고 보고 댓글·게시글 분석과 작성자 추적에 주력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은 3일 ‘오늘의 유머’, ‘보배드림’, ‘뽐뿌’ 등 경찰에서 수사한 진보 성향의 기존 3개 사이트 외에 네이버, 다음 등 주요 포털과 보수 성향의 D, I 등 7~8개 사이트를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국정원 직원들이 직접 댓글 작업을 했거나 이들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주민등록번호, 수백 개의 전화번호, 600∼700개의 이메일 주소 등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국정원 직원들이 댓글을 달거나 정치에 개입한 정황을 많이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인터넷 사이트 조사가 제일 중요하다”고 밝혔다. ‘대북심리전의 고유 활동’이라는 국정원 측 논리를 깨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여러 인터넷 사이트의 댓글·게시글 분석을 통해 국정원 직원들의 대선 후보 지지·비방이나 정권 홍보 물증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한편 검찰은 이날 이번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했다며 김기용 전 경찰청장 등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고발한 ‘부정선거 진상규명 시민모임’ 관계자를 소환, 고발 경위 등을 조사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국정원 의혹 핵심’ 심리정보국장 소환 조사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은 26일 민모 국정원 심리정보국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지난 25일 소환 조사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전날 민 국장을 소환해 밤늦게까지 10시간 이상 조사했다”면서 “필요하면 재소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 국장은 경찰에서 송치한 국정원 여직원 김모·이모씨의 직속상관으로,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이다. 민 국장은 특별수사팀 출범 이후 소환자다. 수사팀은 민 국장을 원세훈 전 원장 등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을 풀 인물로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민 국장을 상대로 국정원의 조직적인 선거 개입 등을 캐물었지만 민 국장은 관련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민 국장은 경찰의 두 차례 소환 요구에는 응하지 않았다. 민 국장은 국가정보원법 위반(정치관여 금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원 전 원장 등과 함께 고발된 상태다. 검찰은 국정원 직원들이 ‘오늘의 유머’, ‘보배드림’, ‘뽐뿌’ 등 3개 인터넷 사이트 외에 다른 사이트들에도 댓글을 달았는지 조사하고 있다. 한편 국정원은 국내 정치 개입 논란의 진원지인 심리정보국을 최근 폐지하고, 일부 간부를 보직해임 또는 대기 발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 국장도 보직 해임된 뒤 대기 발령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이 심리정보국을 폐지한 것은 지난해 대선을 전후해 ‘인터넷 댓글’ 등 국정원의 국내 정치 개입 의혹이 불거지면서 논란을 빚은 데다 최근 각종 고소·고발로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되는 등 폐단이 드러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경찰은 지난 25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외부 전문가 등을 초청, 간담회를 열고 수사 지휘권자의 적절한 지휘·감독 방안 등을 논의했다. 부정선거진상규명 시민모임은 이날 김기용 전 경찰청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이번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했다며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기고] 4·19 민주혁명 국민문화제로!/박겸수 서울 강북구청장

    [기고] 4·19 민주혁명 국민문화제로!/박겸수 서울 강북구청장

    대한민국 헌법은 이런 구절로 시작한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우리에겐 위기가 닥친 순간마다 나라를 올곧게 지켜낸 자랑스러운 역사가 많다. 특히 4·19혁명은 3·1운동과 더불어 대한민국을 받치는 주춧돌이라고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특별하다. 1960년 3월 15일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자유당 정권이 저지른 불법·부정 선거에 항의해 4월 19일을 절정으로 전국 각지에서 일어난 반독재 민주 혁명을 통해 독재정권을 몰아냈다. 하지만 4·19혁명이 일어난 지 53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이처럼 자랑스러운 역사를 얼마나 기억하며 살고 있는가. 1980년 일어난 5·18 광주민주항쟁은 세계적인 민주화운동의 상징이 돼 일주일간 축제를 하며 축제 기간 동안 전 세계인이 모이는 반면 4·19혁명은 안타깝게도 매년 4월 19일에 하는 기념식 외에는 별다른 행사가 없다. 또 세월이 흐름에 따라 젊은 세대들은 4·19가 우리 현대사에 미친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헌법 전문에도 명시돼 있는 4·19 민주이념은 점점 잊혀져 가고 있다. 4·19혁명 희생자들의 넋이 깃든 국립 4·19민주묘지가 자리 잡고 있는 서울 강북구에서는 잊혀져 가는 역사에 대한 안타까움과 위기의식에서 올해 처음으로 4·19혁명을 기리는 국민문화제를 추진하고 있다.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개최되는 국민문화제는 ‘피어나라, 4·19! 타올라라, 통일의 불꽃이여’를 주제로 사흘 동안 전야제, 대학생 달리기, 학술토론회, 엄홍길과 함께하는 순례길 트레킹, 태극기 아트페스티벌 등 다양한 공연·교육 등의 행사로 꾸며진다. 국민들이 참여해 민주주의를 향한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 정신을 기리도록 하기 위해서다. 국민문화제가 성공적으로 정착된다면 젊은 세대들에게도 4·19 민주이념을 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라에 대한 자긍심도 고취시킬 수 있다. 민족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 같다. 아울러 국민문화제가 죽어 있는 4·19가 아닌 국민의 가슴속에 다시 살아 숨 쉬는 4·19, 미래로 나아가는 4·19, 통일을 준비하는 4·19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얼마 전 찾은 4·19민주묘지 기념관에서 4·19혁명 당시 사망한 한 여중생이 어머니에게 쓴 유서를 봤다. “시간이 없는 관계로 어머님 뵙지 못하고 떠납니다. 끝까지 부정선거 데모로 싸우겠습니다. 지금 저와 저의 모든 친구들, 그리고 대한민국 모든 학생들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하여 피를 흘립니다. 저는 생명을 바쳐 싸우려고 합니다.” 바른 역사 인식은 그 나라의 근간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다. 세계 여러 나라를 보아도 역사가 바로 서지 않은 채 성장한 나라는 없다. 소중한 목숨들의 희생으로 누리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젊은 세대들에게 전하는 일은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4·19혁명 국민문화제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대한다.
  • 이·김 자격심사 3번째 합의도 실행 회의적

    이·김 자격심사 3번째 합의도 실행 회의적

    여야가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에 합의하면서 비례대표 부정경선 의혹을 받고 있는 이석기·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한 자격심사안 처리를 약속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실행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두 의원에 대한 자격심사안 처리 합의는 지난해 6월과 8월에 이어 세 번째다. 이번 합의도 전례에 비춰 볼 때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여야는 지난 17일 국회운영 관련 합의사항으로 두 의원에 대한 자격심사안을 양 교섭단체별로 15명씩 공동으로 3월 임시국회 내에 발의해 윤리특별위원회에서 심사하기로 했다. 국회 윤리위 심사를 거친 뒤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3분의2에 해당하는 200명의 의원이 찬성하면 두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하지만 두 의원에 대한 자격심사는 검찰이 아직 기소도 안 한 사안이므로 실제로 실행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새누리당의 정치공세 측면이 강하다는 것이다. 윤관석 민주통합당 원내대변인은 “검찰 기소 요건도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당장 윤리특위 심사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두 의원을 종북 의원으로 몰아가는 것은 매카시즘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비례대표 부정경선 여부는 법적인 판단이 필요한 문제”라면서 두 의원의 자격심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두 의원이 속한 통합진보당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당사자인 김 의원은 “검찰에 기소조차 되지 않은 무고한 사람을 부정선거 운운하며 자격심사를 추진한다는 것은 명백한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하며 이날 양당 원내대표를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이에 대해 신의진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자신들의 잘못부터 되돌아보라.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공식 언급을 자제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명사가 걸어온 길] 6. 민주화의 사제(상) 함세웅

    [명사가 걸어온 길] 6. 민주화의 사제(상) 함세웅

    맑은 얼굴 맑은 눈/ 비 온 뒤라면 무지개 걸려/ 그러나 독재나 어떤 잔재 따위에는/ 진흙탕 싸움을 사양할 수 없다/ 그 아들은 한국 천주교회의 앞에서/ 지(知)와 신앙으로 집을 지었다/ 그는 도시의 신부다(고은 시인의 ‘만인보’ 중 ‘함세웅’ 편의 일부) ‘민주화의 사제’ 함세웅 아우구스티노. 1970~1980년대 불끈 쥔 주먹으로 독재에 맞서면서도 늘 기품을 잃지 않았던 그를 고은은 ‘도시의 신부’라고 불렀다. 서슬 퍼런 박정희 유신 정국 때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1974년)을 만들어 박종철군 고문 사망(1987년), 삼성 비자금 조성(2007년) 등 묻혀 있던 진실을 세상에 드러내며 질곡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부딪친 그였지만 이름 앞에 ‘명사’(名士)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이 영 어색하다고 했다. 겸허함을 지켜야 할 사제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거북하다고도 했다. 나이 일흔이 넘도록 흔한 회고록 한 권 내지 않은 이유다. 함 신부는 지난해 8월 사제 생활에서 은퇴했다. 하지만 인권의학연구소와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그는 매주 월요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시국미사에 참석하는 등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달려간다. 영원한 현역을 꿈꾸는 함 신부를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도화동 인권의학연구소에서 만났다. 함 신부는 광복을 3년 앞둔 1942년 6월 서울의 용산구 원효로에서 태어났다. 유교적 가풍 때문에 가족 중에 가톨릭 신자는 없었지만 집 근처에 천주학당(현 성심여고)이 있어 가톨릭과 서양 문화를 자연스레 접했다. 여덟 살 되던 1950년 6·25가 터졌다. 소년 함세웅은 전쟁의 참상을 바라보며 어렴풋하게나마 신앙에 눈을 떴다. “어느날 집 앞에서 놀고 있는데 쾅 하는 굉음이 나는 거예요. 한낮인데 하늘이 시커매. 나중에 들었는데 B29 폭격기들이 한강 임시다리를 폭파하는 소리였대요. 너무 놀라 친구들과 어디로 우르르 몰려갔는데 거기가 성모병원이었어요.” 병원은 아비규환이었다. 피 칠갑을 한 환자들이 신음하고 있었고 수녀들이 그들을 간호하고 있었다. 인간의 탐욕이 빚은 전쟁, 그 속에서 생사의 경계에 섰던 사람들을 지켜본 경험은 그의 첫 종교적 체험이었다. 그때부터 가톨릭 신자가 됐다. “평범한 신자였던 제가 사제가 되기로 결심한 것은 중학교 2학년 때였어요. 성당에서 복사(천주교 미사 때 신부를 돕는 신자)로 활동했는데 그해 11월 2일 위령의 날 신부님과 함께 서울 잠원동, 논현동 일대의 공동묘지를 찾게 됐지요. 너른 터에 빼곡히 들어선 묘지는 정말 충격이었어요. ‘아, 누구나 다 이렇게 묘소에서 끝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6·25와 공동묘지의 체험이 겹쳐 결국 사제가 돼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셈이지요.” ‘천국에 온 것 같았다’는 회고처럼 신학교 생활은 그에게 더없이 잘 맞았다. 4·19 혁명이 전국을 휩쓴 1960년 가톨릭대에 입학한 그는 2학년을 마치고 육군 일반병으로 입대했다. “훈련소에서 헌병으로 차출됐어요. 이야, 이제부터 폼나게 군대생활 좀 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지요. 하지만 제가 배치된 곳이 부산과 광주(경기)의 남한산성 육군교도소였어요. 그곳에서 군생활을 꼬박 2년간 했지요. 군대는 대한민국 남성으로서 체험한 첫번째 모순의 사회였어요. 불합리한 일상을 겪으면서도 낙오하지 않으려면 숨죽인 채 순종해야 하는 곳이었습니다. 박정희 독재를 겪으며 ‘대한민국 모든 남성이 군에서 모순의 사회를 배우고 길들여졌구나’하는 생각에 마음 아팠지요.” 신학 교수의 꿈을 품은 함 신부는 1965년 가톨릭대학을 졸업하고 곧바로 이탈리아 로마로 유학길에 오른다. 당시는 4년 전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가 대통령으로 취임해 독재와 탄압을 본격화하던 때였다. 햇수로 9년을 로마에 머무는 동안 그의 마음이 편할 리 없었다. “나라 밖에 있다 보니 3선 개헌, 유신체제 선포, 학생과 민주인사들에 대한 투옥과 고문 등 뉴스를 외려 국내에 있는 사람들보다 더 빨리 접할 수 있었어요. 마음 아프고 부끄러웠어요.” 1973년 귀국해 마주친 조국의 첫인상은 낯설었다. 마포대교 등에는 헌병이 총을 들고 서 있었고 서울역에서는 중·고등학생을 동원한 반공 궐기대회가 수시로 열렸다. 그야말로 병영사회였다. 서울 연희동 성당에서 보좌사제로 있던 그를 세상 밖으로 끌어낸 결정적 사건이 1973년과 1974년 잇달아 터졌다. 김대중(1924~2009) 납치사건과 지학순(1921~1993) 주교의 구속이었다. 특히 1974년 7월 지 주교가 ‘민청학련 사건’과 ‘유신헌법 무효’ 양심선언으로 15년형을 받자 성난 사제들이 성당 밖으로 뛰쳐나왔다. 함 신부는 이 과정에서 젊은 신부들을 중심으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을 결성했다. 당시 사제단에 참여했던 문정현(73) 신부는 함 신부에 대해 “타고난 조율가이자 소통가”라고 평가했다. 문 신부는 “대표가 없는데도 사제단 전체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은 박학하고 판단이 빠른 함 신부 덕이었다”고 말했다. 함 신부는 지 주교의 구속에 대해 “돌이켜보니 은총의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이 일을 계기로 사제들이 사회 참여를 시작하면서 유신체제의 모순에 대해 눈 떴다는 얘기다. 유신독재 타파를 외치며 정권에 맞서던 그는 1976년 3·1 구국선언에 참여했다가 구속됐다. 첫 투옥은 시련이자 기회였다. 서대문 구치소 등에서 1년여 옥고를 치른 그는 “제2의 신학교 생활 같았다”고 했다. 차디찬 감옥에서 자신의 인간 본성을 엿본 웃지 못할 촌극도 있었다. “중앙정보부에 체포돼 밤늦게 구치소에 갔는데 교도관이 제 방이라며 안내했어요. 근데 완전히 쓰레기통이야. 그래도 내가 살 방이니 의지를 갖고 아침에 청소를 깨끗이 하고 마음을 가다듬었어요. 근데 다 치워놓으니까 교도관이 ‘방 배치를 다시 해야 하니 나오라’는 거예요. 좀 억울하잖아요. 그래서 ‘싫다. 살 준비 다했으니 내 방이다’라고 하니까 교도관이 ‘교도소에 내방 네 방이 어디 있느냐’고 해요. 근데 옮겨 보니 새 방이 너무 깨끗한 거예요. 청소 좀 했다고 교도소 방 옮기기 싫어한 제 모습이 참…. 덧없는 소유욕이 드는구나 하는 생각에 혼자 웃었어요.” 함 신부는 교도소에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등과 함께 꼬박 1년간 재판을 받으며 기도와 독서로 마음을 달랬다. 함 신부가 그 지긋지긋하고 끔찍했던 유신독재의 종말을 목격한 곳도 교도소였다. 1979년 미사를 집전하면서 농민 오원춘이 정보기관에 납치·감금당한 일에 대해 강론하다가 경찰에 연행돼 영등포 교도소로 끌려갔다. 두번째 옥살이가 시작됐다. 그리고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이 측근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총에 암살됐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그는 “박정희 피살 소식을 접하며 성경에 나오는 이집트 노예 해방의 기적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함 신부는 김재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유신독재의 핵심을 제거한 일은 높이 평가해야 해요. 그는 1979년 부마항쟁을 현장에서 지켜본 뒤 박 대통령에게 민심을 수습할 정책을 써야 한다고 건의했어요. 그러나 박 대통령은 경호실장 차지철과 나눈 대화에서 ‘그까짓것 100만~200만명쯤 죽여도 문제 없어. 3·15 부정선거 때 경무대 경호책임자인 곽영주가 발포 명령을 내린 죄로 처형당했는데 내가 발포 명령을 한다면 나를 어떻게 할 거야’라고 했다지요. 김재규는 이 말을 듣고 10·26 의거를 결행했다고 재판에서 진술했죠.” 그는 1970~1980년대 민주화 투쟁 과정에서 기적과도 같은 민초들의 힘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제가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조사 받을 때 피로를 못이겨 눈 감고 있었더니 혼자서 저를 감시하고 있던 중정 요원이 ‘신부님, 정신 차리세요. 소신껏 답변하셔야 해요’라며 응원하더군요. 힘이 불끈 솟았지요.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의 진실이 세상에 알려질 때 옥중에 있던 이부영 전 의원의 쪽지를 전달한 사람도 이름 없는 양심적인 교도관이었어요. 사도행전을 보면 감옥에서 천사들이 감옥 문을 열어 사도들을 내보내 줬다는 구절이 있잖아요. 그런 기적을 현실에서 체험한 거죠.” 1970년대 함 신부와 함께 군부독재 권력과 싸웠던 이들 중 지금은 뜻을 달리하는 사람들이 적잖이 있다. 이를테면 김지하 시인이나 김동길 전 연세대 교수 같은 사람들이다. “한 사람을 평가할 때는 시기별로 구별해서 봐야 해요. 인간은 원래 쉽게 변할 수 있는 존재니까요. 예컨대 김지하 시인도 1970년대 민주화를 위해 헌신하던 청년 김지하와 1990년대 이후 현실과 야합한 장년 김지하로 나눠 볼 수 있겠죠. 윤리신학적으로 봐도 사실 선과 악, 천사성과 악마성은 종이 한 장 차이에 불과하거든요. 어느 쪽이 마음속 주도권을 잡느냐의 문제죠. 일제시대 때 최남선, 이광수 같은 분도 일면으로는 얼마나 훌륭했나요. 변절한 것은 시대적 한계를 넘지 못한 그들의 한계죠.” 함 신부는 잘못된 사회·정치 제도를 바로잡는 데 교회(종교)가 앞장서야 한다고 줄곧 강조해 왔다. 왜 하필 교회일까. 그는 “불의 없는 사회를 만들어 사람들이 양심껏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종교적 인간 구원의 핵심이기 때문에 종교가 사회 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꽤 오래 전의 일화 하나를 끄집어냈다. “1970년대 어느 부활절 때였어요. 자정 가까운 시간인데 국영기업에 다닌다는 한 40대 신도가 성당에 왔어요. 술에 취했는데 고해성사를 보겠대요. 그러면서 ‘신부님, 어차피 오늘 반성해도 내일 저는 똑같은 죄를 지을 수밖에 없어요. 그냥 저와 술 한잔 하시고 용서해주세요’하는 거예요. 또 ‘신부님은 세상을 모릅니다. 부정과 타협 안 하면 살 수가 없어요. 집에 노모까지 5명이 사는데 회사 월급만으로는 버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적당히 뇌물받아 아래, 위와 나눠 가져야 해요’라고 하더군요. 양심적으로 살려면 회사를 그만둬야 하고 그러면 당장 식구들이 굶어 죽는데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고 묻더군요.” 함 신부는 당시 30대의 젊은 사제였다. 그 신자에게 ‘그래도 천주교 신자로서 양심껏 사세요’라고 도저히 말할 수 없었다고 한다. 아무리 좋은 메시지도 그 사람 스스로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는 신자들이 양심껏 살도록 도우려면 결국 옳지 못한 사회 구조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교(政敎) 분리는 사실 폭압자들의 논리예요. 종교의 이름으로 불의에 항거하면 ‘예배당, 불당에 가서 기도나 하세요’하는 식이죠. 성경에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고 했잖아요. 그러려면 세상 한복판에서 세상을 껴안아야 해요.” (하편에서 계속)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反서방’ 케냐타, 케냐 대통령 당선

    지난 4일(현지시간) 실시된 케냐 대통령 선거에서 우후루 케냐타(51) 부총리가 라일라 오딩가(68)총리를 제치고 제4대 케냐 대통령에 당선됐다. 9일 AP·AFP통신에 따르면 케냐 선거관리위원회(IEBC) 아메드 아이작 위원장은 최종 개표 결과 케냐타 후보가 617만 3433표(50.07%)를 득표해 534만 546표(43.31%)를 얻는 데 그친 오딩가 후보에 승리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케냐 사상 처음으로 부자 대통령이 탄생했다. 케냐타 당선인은 1963년 영국 식민지에서 독립한 케냐를 14년간 통치한 ‘국부’(國父) 조오모 케냐타 초대 대통령의 아들이다. 캐냐타는 이날 당선 수락 연설을 통해 “케냐를 이끌어가는데 라일라 오딩가와 협력할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공평하게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나이로비와 케냐타 후보의 지지 지역 주민들은 조명탄을 터뜨리고 나뭇가지를 흔들며 케냐타를 연호하는 등 축제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그러나 경쟁 후보인 오딩가 총리 측이 개표 결과에 불복해 법정 소송도 불사할 움직임을 보여 정국의 앞날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선관위 개표 결과 발표 직후 오딩가 후보는 “이번 대선은 불법 행위가 만연했던 부정선거이며, 케냐의 민주주의가 시험대에 올랐다”면서 법원에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케냐타는 개표 시작 이후 줄곧 우세를 유지했으나 전날 오후 늦게까지도 득표율이 50%를 밑돌아 결선 투표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특히 서방국가들과의 관계에도 적잖은 파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케냐타 당선인은 2007년 말 1200여명이 사망한 대선 직후 유혈사태를 주도한 혐의로 국제사법재판소(ICC)에 기소된 ‘반(反)서방 성향의 인물’이다. 이 때문에 서방 국가들은 역내 이슬람 무장단체와의 전투에서 중요한 동맹국인 케냐와의 외교 관계가 복잡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케냐타는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의하겠다”면서 “국제사회도 케냐의 자주권과 민주주의를 향한 의지를 존중해주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사설] 대선 재검표 관철 위해 ‘촛불’ 들겠다니

    18대 대선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며 재검표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그제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는 ‘18대 대선 부정선거 진상규명 시민모임’이라는 이름 아래 500여명이 대선 재검표와 당선 무효소송을 주장하는 촛불집회를 가졌다. 여의도 민주통합당 당사 앞에서도 이런 집회가 일주일째 계속되고 있다. 민주당에 당선무효 소송을 내라고 요구하는 인터넷 청원에 네티즌 23만명이 서명했고, 앞서 일부는 미 백악관과 CNN 홈페이지에다 ‘한국의 18대 대선은 부정선거’라며 진상조사를 촉구하는 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이만저만 딱한 노릇이 아니다. ‘선거당국이 집권세력과 결탁해 범국가적인 선거 부정을 저질렀다’는 인식에서부터 ‘그러니 미국이 나서서 진상을 가리도록 해야 한다’는 발상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수긍할 만한 구석이 없는 주장들이 눈덩이처럼 커져 가는 현실이 안타깝다. 중앙선관위가 거듭 밝혔듯 18대 대선 개표는 철저히 수작업으로 이뤄졌다. 은행의 현금집계기처럼 단순 기계장치인 투표지 분리기를 통해 투표용지를 지지후보별로 나누고, 이를 개표원들이 여야 참관인들의 입회 아래 하나하나 세어 집계를 낸 것이다. 전산 조작이 개입할 여지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일부 네티즌들은 ‘실시간 자동으로 선관위 중앙서버로 집계결과가 전송된다’는 식의 근거 없는 소문을 보태가며 의혹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더욱 딱한 건 일부 야권인사들의 부화뇌동이다. 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이석현 의원, 통합진보당 이정희 의원 등이 재검표를 주장하며 군불을 때더니 급기야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오늘 이들의 청원을 국회에 정식 제출하겠다고 나섰다. 공당의 책임 있는 모습들로 보기 어렵다. 재검표 논란이 커지자 보수진영에선 그제 대한문 촛불집회 때 사용된 플래카드의 글씨체가 북한의 광명납작체와 비슷하다며 ‘종북배후론’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네티즌 몇몇의 철부지 주장이 고질적인 보·혁 이념갈등으로까지 번질 판이다. 정치권, 특히 민주당의 책무가 크다. 문재인 전 후보를 지지했던 48%의 국민을 위무하되, 무분별한 의혹 제기에는 단호히 선을 긋는 공당의 모습을 보이기 바란다.
  • 부산외대 총학 현 집행부 투표함 바꿔치기로 당선

    부산의 한 대학 총학생회 선거에서 선거관리를 맡은 집행부가 투표함을 통째로 바꿔치기하는 등 조직적인 부정선거가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외국어대학교는 지난 21일 치러진 이 대학 총학생회 선거에서 현 총학 집행부 출신들로 구성된 B팀이 부정선거로 경쟁 후보 2개팀을 누르고 차기 총학생회 정·부회장으로 당선됐다고 27일 밝혔다. 재적 인원 8309명 중 3382명(40.7%)이 참여한 이번 투표에서 B팀은 1625표를 얻어 나머지 2개팀을 합산한 득표 수(1580표)보다 많았다. 선거관리는 현 총학생회 집행부가, 선거관리위원장은 부총학생회장이 맡았다. 부정선거는 한 학생이 투표를 마치고 촬영한 ‘인증샷’에 찍힌 투표함과 투표가 끝나고 개표소로 수거해 온 해당 투표함의 모습이 미세하게 다르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드러났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현 총학 정·부학생회장은 결국 자신들이 B팀에 기표한 투표지로 상당 부분을 채운 투표함(1697표)으로 바꿔치기했다고 시인했다. 대학 측은 학칙에 따라 부정선거에 연루된 학생들을 제적하고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朴 아버지 추도… 文 애국지사 뜻 기리고 … 安 민주열사 넋 위로

    朴 아버지 추도… 文 애국지사 뜻 기리고 … 安 민주열사 넋 위로

    朴 “이제 아버지 놓아드렸으면… 피해자들에게 사과” “이제 아버지를 놓아 드렸으면 한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33주기인 26일 호소했다. 과거사 관련 피해자들에게도 한 번 더 사과의 뜻을 밝혔다. 더 이상 과거사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를 내다보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거행된 박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 참석, 유가족 인사말을 통해 “아버지 시대에 이룩한 성취는 국민들께 돌려드리고 그때의 아픔과 상처는 제가 안고 가겠다.”면서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어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과거사 관련 사과도 반복했다. 박 전 대통령을 두고 “당시 절실했던 생존의 문제부터 해결하고 나라를 가난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최고의 가치이자 철학이었다.”고 언급한 뒤 “그 과정에서 마음의 상처와 피해를 입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지난달 인혁당 사건 발언에 이어 최근 정수장학회까지 논쟁이 끊이지 않았던 과거사 문제를 이날을 기점으로 정리가 되길 바란다는 뜻으로 보인다. 박 후보 자신도 논란을 정리하고 앞으로 정책과 민생 행보에 더욱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산업화 시대의 역량과 민주화 시대의 열정을 하나로 모아 대한민국의 새로운 시대를 반드시 열어 가겠다.”면서 “한편으로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으고 다른 한편으로는 잘못된 것을 과감하게 고치면서 대한민국의 대혁신을 위한 새로운 길을 걸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4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국민대통합 의지에 더해 ‘혁신’의 가치가 보태졌다. 당시 박 후보는 “아픔과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하겠다.”면서 대통합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날 추도식에는 1만 2000여명의 인파가 모였다. 매년 2000~3000명 수준의 추모객이 다녀갔지만 대선을 코앞에 둔 시점이라 박 후보 지지자들이 대거 몰렸다. 모든 추모객들과 일일이 악수를 했던 이전과 달리 박 후보는 가벼운 목례를 했지만 시간이 1시간 30분이나 소요됐다. 또 추도식에 빠지지 않고 참석했던 박 후보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과 서향희 변호사는 이날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대신 조화만 전달했다. 서 변호사는 지난 8월 고(故) 육영수 여사의 추도식에도 불참했다. 삼화저축은행 비리 의혹 등 각종 논란을 의식한 듯하다. 유족 가운데에는 5촌 조카인 가수 은지원씨가 박 후보의 뒷자리에 앉았다.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도 조화를 보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文 “친일 청산 못해… 역사 기억하고 배우겠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26일을 ‘안중근 의사 의거 103주년’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면서 백범 김구 등 애국지사 묘역을 참배하며 ‘항일 독립정신’을 기렸다. 이와 관련, 문 후보의 이날 행보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33주기 추도식이 열리는 날이라는 점을 감안했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최근 빚어진 정수장학회 논란에서 민주당 측이 “박 전 대통령이야말로 친일파”라며 새누리당을 공격한 바 있기 때문이다. 문 후보는 이날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을 방문해 김구 선생의 묘역을 비롯해 안 의사의 가묘(假墓), 삼의사(이봉창·윤봉길·백정기)의 묘역을 차례로 찾아 헌화하고 참배했다. 방명록에는 “역사를 기억하고 배우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문 후보는 이 자리에서 “해방 이후 친일 청산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그분들의 정신이나 혼도 제대로 받들지 못한 아쉬움이 많다.”고 말했다. 친일파로 지목되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또 “참여정부 때 중국 정부의 협조를 얻고 남북 간의 협력도 해 가면서 안 의사의 유해 발굴에 노력을 기울였지만 찾아내지 못해 아쉽다.”면서도 “정부가 노력을 계속한다고는 하는데 실제로 보면 큰 노력들을 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며 현 정부에 대한 비판도 쏟아냈다. 그러면서 “애국 열사들의 넋을 기려야 현재도 있고 미래도 있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이날 박 전 대통령의 추도식과 관련해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진성준 대변인만 “오늘은 10·26 사태 33주기가 되는 날이다. 우리 현대사에서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될 비극적 사건이 발생한 날이다. 박근혜 후보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는 짧은 논평을 남겼다. 앞서 문 후보는 오전 국회에서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만나 “이명박 정부가 남북관계를 악화시켰다.”며 이 대통령을 비판했다. 문 후보는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실장 자격으로 6자회담 미국 측 수석 대표였던 힐 전 차관보와 만나 인연을 맺은 바 있다. 이어 그는 “미국(대선)은 TV를 통한 토론이 판세를 좌우하는 것 같다.”면서 “미국에서 어느 분이 대통령이 되든, 한국에서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한·미 관계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한·미 동맹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 후보는 이날 오후 자신의 모교인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4’ 리허설 현장을 방문, 지원자들의 꿈을 격려하고 사기를 북돋웠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安 “민주주의 희생자 마음 잊지 않고 새 미래 열 것”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는 26일 국립3·15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안중근 의사 의거 103주년을 언급하면서 ‘민주주의’와 ‘역사 바로세우기’의 의미를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 이날은 안 후보가 정치권 전면에 등장한 계기가 된 10월 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1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안 후보는 경남 방문 둘째 날인 이날 오전 창원시 마산회원구에 있는 국립3·15민주묘지를 참배했다. 3·15민주묘지는 1960년 이승만 정권의 3·15 부정선거와 독재에 반발해 싸운 희생자들이 묻힌 곳이다. 이날 3·15민주묘지를 찾은 것은 마산이 1979년 10월 박정희의 유신독재에 반대한 ‘부마항쟁’의 진원지로 박정희 유신독재와 대비되는 ‘민주주의’의 의미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 후보는 묘지 참배 후 방명록에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분들의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 새로운 미래를 열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안 후보는 이날 경남 방문 중 통영에서 10·26 사태에 대해 “역사의 심판을 이미 받은 일이라 덧붙일 말이 없다.”면서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유민영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불행한 일이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짧게 말했을 뿐이다. 대신 안 후보는 경남 진주시 경상대학교에서 가진 강연에서 “10월 26일은 안중근 의사 서거 103주년”이라면서 “안중근 의사께서 여순 감옥에서 순국한 후 고국에 묻어 달라고 했는데 유해를 찾지 못해 효창공원에 가묘로 있다. 우리 민족의 역사 바로 세우기에 미완으로 남겨진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시작됐던 정치권 변화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강조하며 최근 자신의 정치개혁안을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는 정치권에 재반격했다. 안 후보는 “제일 가슴 아프게 들렸던 부분이 ‘국민의 정치 혐오에 맹목적으로 편승한 포퓰리즘’이라는 말이었다. 쉽게 풀이하면 안철수가 ‘국민들이 정치를 싫어하도록 부추기고 있다’는 건데, 그게 얼마나 교만한 생각인가.”라며 “새 정치를 갈망하는 국민들의 요구를 대중의 어리석음으로 폄훼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문제의 본질은 왜 국민이 정치를 혐오하게 됐는가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정치권이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게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또 안 후보는 “이번 국정감사가 안철수 감사가 됐는데, 국정감사 때 국정감사를 하지 않은 의원들은 자진해서 세비를 반납해야 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창원·진주·통영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