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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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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정선거 조합에는 자금지원 즉각 중단”

    농협중앙회는 다음달 실시되는 전국 조합장 동시 선거와 관련해 “부정선거 발생 조합에 대해서는 자금 지원을 즉각 중단하겠다”고 13일 밝혔다. 농협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부정선거 적발 때 신규자금 지원을 중단하고 이미 지원한 자금도 회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심의회 등의 절차를 거친 뒤 자금 지원을 중단했지만 이번 선거부터는 서면 심의를 통해 2~3일 내에 지원을 끊기로 했다. 부정행위 조합에 대해 표창·시상이나 예산 지원을 제한하고 점포 설치, 농협 상표 사용도 막을 계획이다. 후보자로부터 금품을 받은 조합원은 조합원 자격을 의무적으로 박탈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농협 관계자는 “8개 조합에 대해 이미 자금지원 제한에 들어갔으며 1~2개 조합은 심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커버스토리] 불·탈법 판치는 조합장 동시선거

    [커버스토리] 불·탈법 판치는 조합장 동시선거

    조합장 선거는 ‘경운기 선거’로 불린다. 출마자가 금품으로 매수한 조합원들을 경운기에 태워 투표소로 나른다고 해서 생겨난 말이다. 조합장 선거에서 5억원을 쓰면 당선되고 4억원을 쓰면 떨어진다고 해 ‘5당4락’이란 말도 있다. 악취가 진동하다 보니 최근 10년간 당선이 무효된 조합장이 16명이나 된다. 10년간 부과된 과태료는 311명에 5억 8295만 3000원에 달한다. 이처럼 ‘혼탁선거’와 ‘돈선거’의 대명사 격인 조합장 선거를 바로잡기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동시선거 제도를 마련했지만 이번에도 곳곳에서 돈 냄새가 풀풀 나고 있다. 조합장 선거를 ‘미니 지방선거’로 부르고 있지만 부정선거의 수위와 행태만큼은 ‘미니’가 절대 아니다. 사전 선거운동과 금품·향응 제공은 비일비재하고 돈을 미끼로 불출마를 회유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받은 조합원들은 최고 50배에 달하는 과태료를 부과받을 위기에 처해 평화롭던 마을이 조합장 선거로 쑥대밭이 되는 곳도 있다. 전주지검 정읍지청은 농협 조합장 선거 불출마를 조건으로 출마 예상자에게 돈을 건넨 혐의(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 위반)로 전북 부안지역 농협조합장 권모(61)씨를 지난달 구속 기소하고, 이 돈을 중간에서 전달한 조합원 김모(62)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권씨는 이번 조합장 선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유모(62)씨에게 1억원을 주겠다며 접근한 뒤 측근 김씨를 통해 지난해 11월 2700만원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나머지 돈은 당선 후 전달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는 2700만원을 받은 지 사흘 후에 권씨의 계좌로 다시 돈을 돌려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유씨가 돈을 직접 요구하지 않았는데 권씨가 측근을 통해 일방적으로 돈을 보낸 것으로 보고 유씨는 처벌 대상에서 제외했다. 표를 매수하는 ‘검은 거래’에는 다양한 뇌물이 등장하고 있다. 전북도 선관위는 조합원 수백 명에게 굴비세트를 준 혐의로 농협 조합장 선거 출마예정자 이모(59)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이씨는 지난해 8월 25일부터 30일까지 김제의 한 농협조합원 240여명에게 1000여만원 상당의 굴비세트를 택배로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같은 해 8월 22일부터 9월 2일까지 조합원 80여명의 집을 찾아가 “조합장 선거에 나올 예정이니 잘 부탁한다”며 모두 340만원 상당의 굴비 세트를 건넨 혐의도 받고 있다. 이씨가 선물을 전달한 320명은 해당 농협 전체 조합원의 10%에 가까운 인원이다. 전북도 선관위 관계자는 “조합원들은 선물을 받은 시점이 기부행위 제한 기간이 아니라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을 예정”이라면서 “그러나 이씨는 매수 및 이해유도 죄가 적용됐다”고 말했다. 기부행위 제한기간은 선거일 180일 이전부터 선거일까지다. 충남 논산의 한 농촌마을은 주민 150여명이 과태료 부과처분 위기로 발칵 뒤집혔다. 선관위가 조합원들에게 수천만원의 현금을 제공한 혐의로 조합장 선거 출마 예정자 김모(55·여)씨를 지난 20일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김씨를 구속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마을을 돌며 150여명의 조합원 또는 조합원 가족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1인당 20만원에서 100만원씩, 모두 6000여만원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에게 돈을 받은 사람들이 모두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될 경우 이들이 내는 과태료를 모두 합하면 수십 억원에 달할 수 있다. 10만원을 받은 사람은 100만원에서 500만원 사이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선관위는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받은 사람이 자수하면 과태료를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자수한 조합원들은 최대한 선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선관위는 마을에 선처 방침을 알리는 현수막을 내걸고 방송차를 운행하고 있다. 논산 선관위 관계자는 “도시와 달리 시골은 유권자들에게 돈을 뿌리면 효과가 크고 신고를 잘 하지 않는 분위기라 김씨가 이런 시골정서를 이용한 것 같다”면서 “현재 상당수 조합원이 자수를 해 왔다”고 말했다. 선관위는 이 사건의 신고자에게 포상금 최고액인 1억원을 지급하려 했으나 신고자가 포상금 때문에 신고한 것이 아니라며 포상금 수령 거부 의사를 밝혀 왔다. 전국농협노동조합은 지난 14일 경북 김천의 한 농협 조합장 하모(55)씨를 대구지검에 고발했다. 하씨는 지난달 10일부터 15일까지 조합 이사와 감사 등 10명에게 3000만원 상당의 부부동반 태국 여행을 제공했다. 이사와 감사의 여행경비는 전액 농협이 제공했고 배우자들은 125만원을 자부담했다. 하씨는 2014년 사업계획서에 해외연수 명목으로 편성된 예산을 집행한 것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지만 노조는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여행을 보내준 것은 불법선거운동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다른 농협에서도 현직 조합장들이 선거를 앞두고 이와 비슷한 방법으로 불법선거운동을 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관행이라는 이유로 이를 처벌하지 않으면 불공정한 선거를 묵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하씨가 고객들에게 제공되는 사은품을 조합원들에게 제공한 것도 불법선거운동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경기지역 출마 예정자는 조합원들을 식당으로 불러 22만원 상당의 음식물을 제공하다 단속에 걸렸다. 단속의 눈을 피하기 위해 모임 1시간 후에 부인에게 밥값을 결제하도록 했지만 결국 덜미가 잡혔다. 선관위는 이 자리에 함께 있던 조합원 4명에게 제공받은 음식물 가격의 30배인 132만원을 과태료로 각각 부과했다.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기간에 선거운동을 하다 고발된 사례는 허다하다. 경북 구미 지역의 출마예정자는 조합원 집 137곳과 행사장, 경로당을 방문해 자신의 사진과 학력이 게재된 명함을 배부하면서 지지를 호소하고 일부 조합원들에게 음료수까지 제공하다 검찰조사를 받게 됐다. 경기 지역의 농협조합장 입후보 예정자 2명은 선거운동 금지기간에 조합원들에게 각각 2만 188통, 4만 5645통의 문자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보내다 검찰에 고발됐다. 조합장 선거가 불법선거로 전락한 것은 출마자나 조합원 모두 금품을 주고받는 행위 등을 가볍게 보고 있어서다. 충남 선관위가 지난해 10월 관내 150여개 조합의 조합원과 입후보 예정자 15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다수의 조합원이 선거와 관련한 금품수수를 범죄행위로 생각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금품 제공 시 후보자들은 측근을 통해 선거일 3일 전에 집중적으로 매수행위에 나서고, 조합원 상당수는 여전히 후보자에게 묵시적으로 금품을 요구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충남 선관위 관계자는 “금권선거 근절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선관위의 강력한 감시·단속과 더불어 조합원들의 인식 전환”이라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부안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논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김천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커버스토리] “첫술에 배부를 수 있나… 공정 선거 원년 이룰 것”

    [커버스토리] “첫술에 배부를 수 있나… 공정 선거 원년 이룰 것”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조합장 동시선거가 열리는 올해가 공정한 선거를 만드는 원년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30일 서울 중구 충정로 농협중앙회 집무실에서 만난 이원기(54) 선거관리사무국장은 “아직 선거가 40여일 남았지만 부정선거로 검찰에 기소된 경우가 30건(1월 28일 기준)”이라며 “6기 선거기간이었던 2008~2011년 부정선거로 검찰에 기소된 경우가 1116건의 조합 선거 중 197건이던 것을 감안하면 동시선거가 공정한 선거를 위한 효과적 대안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에 따라 농협은 조합장의 임기 만료 180일 전(지난해 9월 21일)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를 자동 위탁하게 된다. 1155개 조합 중에 합병조합을 제외하고 1110개에서 선거를 치른다. 공직선거가 있는 해와 농번기를 피해 날짜를 정하다 보니 올해 3월 11일이 첫 선거일이 됐다. 농협의 선거비용 부담액은 240억여원이다. 그는 “동시선거는 부정선거 단속이 힘들 수 있기 때문에 228개의 관할 선관위마다 30명 내에서 부정선거감시단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공정선거를 위해 교육 및 홍보를 강화하고 부정선거 신고에 대해 포상금 한도를 1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올렸다고 밝혔다. 신고 포상금은 일반인도 받을 수 있으며 20억원의 재원을 마련했다. 기탁금 제도도 처음 도입됐다. 500만~1000만원 사이에서 각 조합 대의원회의에서 정하도록 했는데 15% 이상 득표해야 전액 반환받을 수 있다. 10~15%는 50% 반환, 10% 미만은 조합에 귀속되며 이는 조합장 후보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으려는 취지다. 이 국장은 “검찰은 50만원 이상 금품 수수의 경우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공정선거를 위해 일선 경찰서와 농협 시·군 지부의 양해각서(MOU)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 외 선거법의 알 권리 제약 가능성 등 유권자 및 후보자들의 불만 사항에 대해서는 선거 후 설문조사 등을 통해 개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논산 面농협 부정선거, 자수 잇따라

    충남 논산시 노성면 주민들이 농협 조합장 후보에게서 돈 봉투를 받았다가 무더기 과태료 처분을 받을 위기에 처하자 잇따라 자수하고 있다. 29일 대전지검 논산지청과 논산시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노성농협 조합장 출마 예정자 김모(55·여)씨에게서 돈 봉투를 받은 조합원은 전체 1600여명 중 15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지난해 8월부터 지난 10일까지 조합원이나 가족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1인당 20만~100만원씩 모두 6000여만원을 돌린 혐의로 최근 구속됐다. 선관위 고발로 검찰 수사가 착수되자 마을마다 술렁이고 있다. 2004년 선거법에 유권자에 대한 과태료 부과제가 도입돼 받은 돈의 10~50배를 물어낼 수 있어서다. 과태료를 물릴 경우 금액은 총 수십억원에 달할 정도로 농촌 주민이 감당하기 힘든 액수가 될 수 있다. 마을마다 ‘누가 얼마 받았네’ 하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선관위는 조합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방송차를 동원해 마을을 돌며 자수를 권유하고 있다. 노성농협 건물 옆에 ‘조합장 선거와 관련해 금품, 향응을 받은 조합원이 자수하면 최대한 선처하겠다’고 쓴 플래카드도 내걸렸다. 논산시선관위 관계자는 “이날까지 30여명의 조합원이 자수했다”며 “주민들이 31일까지 자수를 하지 않으면 거액의 과태료를 물 수 있다는 것을 아는 만큼 자수 행렬이 줄을 이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논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사설] 이석기 사건 대법원 판결 아전인수식 안 된다

    대한민국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등의 내란음모·내란선동 혐의 사건에 대해 사법부가 최종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2일 이 전 의원에 대해 징역 9년, 자격정지 7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하고 내란선동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내란음모 혐의를 무죄로 각각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전 의원과 함께 기소된 이상호 피고인 등 옛 통합진보당 핵심 당원들에게도 원심처럼 징역 3~5년과 자격정지 2~5년을 선고하면서 대체로 2심 판결의 연속성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전쟁이 발발할 것을 예상하고 회합 참석자들에게 남한 혁명을 책임지는 세력으로서 국가 기간시설 파괴 등 구체적 실행 행위를 촉구했다”며 “내란선동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강령, 목적, 지휘 통솔체계 등을 갖춘 조직이 존재하고 회합 참석자들이 그 구성원이라는 점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고 피고인들이 내란을 사전 모의하거나 준비 행위를 했다고 인정할 자료가 부족하다”며 내란음모 혐의에 대한 무죄 이유를 적시했다. 재판부는 형법상 내란음모죄의 성립에 필요한 ‘실행의 합의’가 없었다는 판단에 따라 내란음모죄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논란이 컸던 지하혁명조직(RO)의 실체와 관련해 대법원은 증거 부족을 이유로 RO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은 것과 달리 헌법재판소는 RO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불분명한 ‘주도 세력’의 실질적 위험성을 이유로 통합진보당의 해산을 결정한 바 있어 향후 거센 논란이 예상된다. 이로써 2013년 9월 이 전 의원 구속 전후로 우리 사회의 보수와 진보 진영 사이에서 격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던 ‘이석기 사건’의 법적 절차는 종결됐지만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대법원 판결 즉시 여당인 새누리당은 “절반의 단죄”라고 아쉬워했지만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무차별적 종북공안 몰이에 제동을 건 것”이라고 주장했다. 옛 통합진보당 측은 “국가정보원의 대통령선거 부정선거를 덮기 위해 정치적 희생양을 조작한 것이며 RO도, 내란음모도 없었음이 거듭 확인됐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런 논란에도 우리는 사법부의 최종 결정을 냉엄한 남북 분단 상황에서의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건이 표현의 자유라는 보편성과 남북이 대치한 특수성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일어났고 사법부는 결국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뒤엎으려는 어떤 세력도 용납할 수 없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이로 인해 다양하고 비폭력적인 진보적 가치의 표현과 활동이 위축돼서는 곤란하다. 재판부가 “범죄에 관해 단순히 의견을 교환한 경우까지 실행 합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음모죄가 성립된다고 하면 국민의 기본권과 사상·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고 강조한 의미도 되새길 필요가 있다. 민주 사회는 다양한 가치들이 공존하고 다원성을 존중하고 소수도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는 체제다. 사법부의 최종 판단을 각 정파가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해 우리 사회의 분열과 갈등을 확대하는 정쟁의 도구로 변질시키지 말 것을 당부한다.
  • [열린세상] 대통령 후보의 재수, 삼수를 경계하라/김순은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대통령 후보의 재수, 삼수를 경계하라/김순은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훌륭한 지도자에 대한 갈망은 동서고금을 통해 변함이 없다. 춘추시대 위나라 장군 오기는 위왕 무후가 아름다운 산천을 위나라의 보배라고 감탄하자 나라의 보배는 군주의 덕행이지 산천의 아름다움이 아니라고 응답했다. 그러나 군주는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군주로 교체되므로 산천처럼 한결같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조선시대의 우리 조상은 세습에 의한 군주는 지도력이 항상 우수하다고 할 수 없다는 판단하에 이를 보완하는 제도와 관행을 확립해 500년이라는 조선 왕조를 유지했다. 이러한 노력은 근대 자유민주주의의 이념이 발달한 이후에도 지속됐다. 대통령, 국회의원, 도지사, 시장 및 지방의원들을 바르게 선출하기 위한 선거제도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특히 대통령의 리더십이 국가 발전에 미치는 중요성이 매우 큰 만큼 대통령 선거 제도는 민주주의를 향한 모든 국가의 관심 사항이다. 그중에서도 대통령 재임 횟수의 제한이 내용의 핵심이다. 선거제도가 미치지 못하는 영역은 선거의 관행을 통해 이를 보완하고 있다. 미국의 헌법이 제정될 당시에는 대통령의 재임 횟수에 관한 규정이 없었다. 초대 대통령이었던 워싱턴은 주위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3선 출마를 거절하고 “미국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1인의 장기 집권을 경계하라”는 고별사를 남겼다. 그 이후 미국의 유권자는 어떤 대통령에게도 3선의 기회를 주지 않는 관행을 수립했으며 이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4선에 당선될 때까지 유지됐다. 루스벨트 대통령의 4선 당선에도 비판적 시선이 존재한다. 미국의 헌법 개정은 연방정부의 2개와 주정부 차원의 99개 의회 중 4분의3 이상 의회의 의결정족수 3분의2의 의결이 있어야 하는 등 대단히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루스벨트 대통령의 뒤를 이은 트루먼 대통령이 1951년 대통령 3선 금지를 규정하는 헌법을 개정한 것은 루스벨트 대통령이 4선에 당선된 것에 대한 간접적인 비판이었다고 할 수 있다.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미국의 유권자가 고려하는 또 하나의 관행은 특정 인물을 2회 이상 대통령 후보자로 선정하는 데 매우 신중하다는 점이다. 20세기 들어 28번의 미국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동안 대통령 후보자로 선정돼 본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된 이후 정당에서 재차 후보자로 선정된 사례는 무소속 후보 1명을 제외하면 세 차례밖에 안 된다. 대통령에 당선된 사례는 닉슨 대통령뿐이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이러한 관행을 극복한 닉슨 대통령의 지도력에도 궁금증이 커진다. 1960년 아이젠하워 정부의 부통령으로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닉슨은 케네디 당시 당선자에게 0.2% 포인트라는 근소한 차로 패배했다. 그런데 케네디 당선자가 승리했던 텍사스와 일리노이주에서 부정선거의 시비가 제기됐다. 만약 닉슨 후보자가 선거 불복종을 선언하고 선거의 부정 여부를 조사하는 데 동의했다면 선거 결과에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다. 당시 닉슨 후보자는 선거의 시시비비를 가리기보다는 미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깨끗한 패배를 인정함으로써 유권자들에게 민주적 지도자의 이미지와 진한 감동을 남겼다. 훌륭한 지도자로서 결단력, 친화력, 추진력, 직관력 등의 자질 외에도 국민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능력을 보여 준 것이다. 왜 미국 유권자는 대통령 후보의 재수, 3수를 경계하는지 우리도 곰곰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 훌륭한 대통령일지라도 그 역시 인정에 약한 인간이다. 특정 자연인이 재수, 삼수에 걸쳐 대통령에 도전하다 보면 주위에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고자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 어떤 사람들은 10여년 이상 장기간에 걸쳐 특정인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그들의 시간을 사용하기도 한다. 특정인이 대통령이 되면 그를 대통령으로 만든 사람들이 권력을 향유하고 그간의 보상을 받는 데 급급했다는 것은 우리의 현대사가 적절히 보여 준다. 미국의 유권자들이 대통령 후보를 선정하면서 재수, 삼수한 후보를 선호하지 않는 관행은 이러한 정치적 상황에 대한 처방이었다. “눈동자는 자기의 속눈썹은 보지 못한다”는 격언과 같이 킹메이커들이나 측근들의 비리를 사전에 경계한 것은 아니었을까.
  • ‘朴대통령 사이버 명예훼손’ 전담팀 40대 첫 구속 기소

    서울중앙지검 사이버상 허위사실 유포사범 전담수사팀(팀장 서영민 부장검사)은 23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악의적인 글을 인터넷 등에 퍼뜨린 혐의로 시민단체 대표 김모(42)씨를 구속기소했다. 지난 9월 전담팀 설치 이후 기소는 이번이 네 번째로, 박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하는 것은 처음이다. 김씨는 올해 4월부터 지난달까지 포털사이트 다음과 트위터·페이스북 등에 “박근혜 대통령이 최태민, 정윤회와 불륜관계를 맺고 있다”는 등의 허위 글 22건을 게시해 박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해경 123정이 세월호를 끌어서 승객들을 수장시켰다”는 등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유언비어 62건을 퍼뜨린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같은 글은 김씨가 상상으로 지어내거나 자칭 목사인 조모(78)씨가 쓴 글들을 옮긴 것으로 드러났다. 조씨는 김씨와 같은 혐의로 이미 기소돼 지난 5월 징역 1년 6월이 확정됐다. 김씨에 대한 수사는 지난 10월 진정서 접수와 함께 시작됐다. 검찰은 김씨가 올린 글의 내용이 매우 악의적이고 조회 수가 최대 270만건에 이르는 등 사안이 중대하다고 보고 명예훼손 사범으로는 이례적으로 구속했다. 피해자가 처벌 의사가 없으면 명예훼손으로 사법처리할 수 없는데, 검찰은 박 대통령에게 처벌 여부를 직접 확인하지 않고, 대신 지난 9월 16일 국무회의 때 발언을 근거로 박 대통령의 처벌 의사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당시 박 대통령은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에 대한 모독적인 발언이 그 도를 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검찰은 해경을 상대로는 직접 처벌 의사를 확인했다.카이스트 출신의 정보보안 전문가인 김씨는 ‘18대 대선 부정선거 진상규명 연대모임’이라는 시민단체 대표를 맡고 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
  • 獨 “나치 계승·민주질서 침해” 1950년대 두차례 정당 해산

    19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한국도 ‘정당 해산 국가’ 중 하나가 됐다. 한국에선 1960년 위헌정당해산심판제도가 법으로 규정된 이래 최초 사례지만 시야를 해외로 돌리면 독일, 터키 등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침해’와 같은 이유로 해산 결정을 내려 왔다. 전문가들은 분단을 겪은 독일 외에는 시대 상황이 달라 한국과의 비교가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독일에선 사회주의제국당(SRP)과 독일공산당(KPD)의 해산 결정이 1950년대에 전부 내려졌다.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는 1952년 ‘과거 나치당을 계승한다’는 점을 들어 SRP에 해산을 명했고, 이로부터 4년 뒤에는 KPD를 해산시키며 “목적과 활동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침해한다”고 헌재 결정문에 명시했다. 2003년에도 독일 정부는 극우정당인 독일민족민주당(NPD)을 상대로 해산 청구를 요청했으나 증거가 불법적 경로를 통해 얻어졌다는 이유로 해산 절차가 중단됐다. ‘터키 복지당’ 해산 결정은 1998년 이뤄졌다. 세속주의적 헌법에 반해 이슬람 율법을 절대화하는 신정주의를 주장한다는 게 이유였다. 유럽인권재판소는 2003년 이 해산 결정의 정당성을 인정했다. 이외에도 2003년 바스크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바타수나당’의 해산이 스페인에서 이뤄졌고, 이집트에서는 최대 이슬람 조직 무슬림 형제단이 만든 ‘자유정의당’이 지난 8월 해산됐다. 또 태국에서는 2007년 5월 탁신 전 총리의 ‘타이 락 타이’ 당이 부정선거를 저지른 혐의가 인정돼 해산된 사례가 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허경영 황당 대선공약…“박근혜 부정선거 수사…결혼 승낙하면 면책”

    허경영 황당 대선공약…“박근혜 부정선거 수사…결혼 승낙하면 면책”

    허경영의 황당한 19대 대선 공약이 최근 재조명 받고 있다. 허경영은 지난 1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19대 대선 공약’을 공개했다. 허경영의 ‘19대 대선 공약’에는 13가지의 다소 허황된 공약이 적혀 있다. 허경영의 공약은 이명박 구속(사랑의 열매 1조 기부시 면책), 박근혜 부정선거 수사(결혼 승락시 면책), 새누리당 해체 및 지도부 구속(소록도 봉사 5년시 집행유예), 국제연합(UN) 본부를 판문점으로 이전, 국회의원 출마자격 고시제 실시(국회의원 1/3로 감원), 정당정치 해산하고 국회의원들이 무보수 명예직으로 전환, 독도 간척사업으로 일본 근해 500미터 앞까지 영토 확장 등이다. 이와 더불어 허경영은 “제가 19대 총선을 대비해 페북을 하게 되어 인사를 드립니다. 먼저 저와 친구가 되시는 분들께는 대통령 당선 시 2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덧붙여 이목을 끈다. 엄밀히 말하면 이러한 약속은 선거법 위반에 해당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조코위 인니 대통령 취임, “정치·경제적 독립국 만들 것”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20일 인도네시아를 “정치, 경제적으로 독립된” 국가로 만들겠다며 “우리가 함께 일하면 이 큰 과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 의사당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서 선서를 통해 “신의 이름으로 인도네시아 대통령으로서 의무를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정의롭게 행동하겠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법을 수호하고 법률을 집행하겠다”고 다짐한 뒤 이같이 말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또 대선 경쟁자였던 프라보워 대인도네시아운동당 총재를 ‘협력 파트너이자 친구’라고 언급했으며, 국가 발전을 위해 모든 국민이 단합해 함께 일하자고 촉구했다. 조코위 대통령의 취임식에는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전 대통령,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인도네시아운동당 총재 등 국내 정치 지도자들과 토니 애벗 호주 총리,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 박근혜 대통령 특사인 김태환 새누리당 의원 등 세계 지도자들과 축하 사절이 참석했다. 인도네시아 치안 당국은 안전을 위해 경찰, 대테러 요원 등 2만 4천여 명을 배치했다. 7대 대통령인 조코위는 직선제로 선출된 2번째 대통령으로, 첫 직선제 정권교체를 기록하게 됐다. 동남아시아 최대의 경제 대국이자 세계 최대의 이슬람 인구 국가인 인도네시아는 지난 1998년 독재자 고(故) 수하르토 대통령이 축출되고 나서 2004년 처음으로 대통령 직선제를 시행했다. 첫 직선제 대통령인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은 재선돼 인도네시아는 이번에 직선제 아래서 첫 정권교체를 달성하게 됐다. 조코위 대통령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독재와 군부 지배가 계속됐던 이 나라에서 군부나 기성 정치권 출신이 아닌 첫 대통령이어서 인도네시아의 민주주의를 한 걸음 더 발전시킬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조코위 대통령은 취임식이 끝나고 나서 이날 오후 거리에서 국민 환영 속에 마차를 타고 행진을 벌이고, 저녁에는 야외 록 콘서트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 루피아화는 미국 달러에 대해 0.7% 오르는 등 가치 상승세를 보였으며, 주식시장도 1.3% 올라 조코위 대통령 취임 후 경기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조코위 대통령은 지난 7월 대선에서 득표율 53%로, 47%를 획득한 프라보워 총재를 누르고 당선됐다. 프라보워 총재는 이번 대선이 부정선거라며 헌법재판소에 제소하는 등 선거결과에 불복하지 않았으나, 취임식을 앞둔 지난 17일 조코위와 함께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그의 대선 승리를 축하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이번 주 안으로 새 정부의 각료 명단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그날의 진실, 두 대사에 주목하라

    그날의 진실, 두 대사에 주목하라

    “제보가 그렇게 쉬운 거면 세상이 이 꼴이겠냐?”(윤민철 PD) “당신은 모든 것을 걸고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지만, 나는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여기까지 왔습니다.”(심민호 연구원) 임순례 감독의 새 영화 ‘제보자’(10월 2일 개봉)에서는 “진실이 중요하냐, 국익이 중요하냐”고 거듭 묻는다. 그리고 질문을 받은 모든 이는 답한다. 진실이 중요하다, 진실이 국익이 된다고 대답한다. 영화는 10년 전 초미의 논란이 됐던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건을 모티프 삼아 진실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사건은 국민 다수 정서와 관련이 깊었으면서도, 또 내용상으로는 대단히 복잡하고 전문적인 분야에 대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영화의 유쾌하면서도 명쾌한 정리는 더욱 놀랍다. 영화의 프레임은 기실 살짝 ‘왜곡’됐다. 진실의 대척점에 있는 것은 ‘국익’이 아니라 ‘진실이라 믿고 싶은 거짓’이었다. 그리고 이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가 이 영화의 진짜 프레임이다. 영화 속 젊고 열정적인 방송사 PD 윤민철(박해일 분)은 스쳐지나갈 법한 사소한 제보를 받는다. 거기에서 불법 난자 매매를 확인하고, 더 캐고 들어가다 당대 한국사회 불가침 성역과 같은 맞춤형 줄기세포 연구자 이장환 박사(이경영 분)와 맞닿는다. 그리고 등장하는 공익제보자인 심민호 연구원(유연석 분). 이 박사의 거짓 행동과 거짓말에 대한 전국민적 환상을 깨뜨린 핵심적 활약은 심 연구원의 몫이다. 그는 윤 PD를 만나 용감하게 이 박사와 그에게 쏟아진 화려한 조명에 대한 진실을 외부에 알린다. 정부와 대다수 언론은 물론 국민 여론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이 박사를 건드린다는 것은 섶을 지고 불에 뛰어드는 격이었다. 그는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이 박사에 맞서다가 처절하고 쓸쓸하게 버려진다. 윤 PD 역시 회사 경영진의 반대와 비난을 쏟아붓는 국민 여론 속에서 철저히 고립된 채 벌판에 내던져진다. 이 과정에서 심 연구원과 윤 PD가 내뱉는 두 대사야말로 영화 ‘제보자’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의 핵심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윤 PD라는 인물의 입체적인 내면을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그의 캐릭터는 청와대의 외압을 받고, 언론을 탄압하는 경영진에 맞서 직장에서 내침을 당하는 것도 감수하고, 또 감옥에 갈 것까지 각오하는 ‘정의롭고 영웅적인 언론인’으로 박제화됐다. 또한 영화 제목이 말해주듯 가장 중요한 역할이어야 할 내부고발자로서 심 연구원에 대한 캐릭터의 입체성도 다소 밋밋하다. 현실의 삶 곳곳에서 거짓과 늘상 만나고 좌절하며 소시민적인 안위, 현실로부터의 도피 등 세상과 타협하고픈 비겁함 등을 안고 사는 우리 모두에게 더욱 필요한 캐릭터는 윤 PD가 아니라 심 연구원이다. 아예 영화 전면에 ‘영웅적 제보자’를 내세웠으면 어땠을까 하는 미련이 남는다. 이러한 몇몇 아쉬운 대목만 빼면 영화는 대단히 흥미진진하다. 복잡한 실제 사건 속에서 서사적 개연성을 충분히 갖춘 시나리오가 일단 훌륭하다. 이와 함께 다양한 성격의 인물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뒤 이를 군더더기 없이 끌고 나간 임 감독의 디테일한 연출 능력은 놀라울 정도다. 영화는 재미있는 만큼 가볍게 봐도 좋고, 사회적 울림이 있는 만큼 묵직하게 봐도 좋다. 가까운 한국 현대사 속에서 재벌의 로비를 받은 감사원을 내부고발한 이문옥 감사관, 군부재자투표의 부정선거를 내부고발한 이지문 중위, 군 기무사의 민간인 사찰을 폭로한 윤석양 이병 등이 스크린 위로 겹쳐 보이기도 한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자신을 버린 이들의 용기와 삶을 되새겨 보게도 할, 사회적 함의가 제대로 빛을 발하는 영화다. 12세 관람가.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아프간 새 대통령 가니… 라이벌과 ‘권력분점’ 성공할까

    아프간 새 대통령 가니… 라이벌과 ‘권력분점’ 성공할까

    부정선거 논란으로 재검표 사태까지 벌어진 아프가니스탄에서 아슈라프 가니 전 재무장관이 결국 새 대통령이 됐다. 주목할 만한 점은 결선 투표 라이벌이었던 압둘라 압둘라 전 외무장관이 총리 격의 직책을 맡아 대통령에 버금가는 핵심 권력을 갖게 된다는 점이다. 말 그대로 ‘두 개의 태양’이 생기는 셈이다. 아흐마드 유수프 누리스타니 아프간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은 21일(현지시간) “가니 후보를 아프간 대통령으로 선언한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지난 6월 14일 치러진 대선 결선투표의 재검표 결과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은 선관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가니 후보가 394만표(55.27%), 압둘라 후보가 319만표(44.73%)를 얻었다고 전했다. 가니 후보는 앞서 이날 정오쯤 수도 카불 대통령궁에서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 입회하에 압둘라 후보와 통합 정부 구성에 관한 ‘권력분점 합의안’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압둘라 후보는 총리 격인 ‘최고행정관’에 임명될 예정이다. 최고행정관은 안보위원회를 비롯한 안보·경제 기구에서 대통령과 동등한 지분을 가지고 매주 내각 회의를 주재하는 등 실질적 권한을 갖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가니 후보가 탈레반의 위협 속에서 국정 분열을 막고자 단합을 선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도 그럴 것이 새 정부는 탈레반 공세에 대비하기 위해 올해 말 철군 예정인 미군 일부를 잔류하도록 하는 내용의 양자안보협정(BSA)을 마무리하는 일이 시급하다. 또 대선 과정에서 자신을 지지한 파슈툰족과 압둘라 후보를 지지한 타지크족 모두를 끌어안고 민심을 추슬러야 한다. 파산 위기에 이른 중앙정부 예산 부족도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부정적 예측도 적잖다. 아프간시민사회연합의 세디크 만수르 안사리 국장은 AFP 통신에 “한 정부에 두 개의 권력이 있어 오히려 협력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은 자신들의 표가 무슨 의미가 있었는지 불만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도 “최고행정관 직위는 현행 아프간 헌법에도 근거가 없는 모호한 자리”라며 향후 권력 갈등을 지적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목사·장로 10명 중 8명 “개신교 임원선거 깨끗하지 못해”

    한국 개신교 목사·장로 10명 중 8명은 총회 임원선거가 깨끗하지 못하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부정선거에 대한 처벌을 우선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사장 홍정길 목사)이 오는 22일부터 일제히 시작되는 장로교단 총회에 앞서 지난 7, 8월 인터넷을 통해 실시, 최근 공개한 ‘총회 임원선거 인식 설문조사’ 결과 확인됐다. 목사 81명, 장로 13명 등 총 9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80.9%가 총회 임원선거가 깨끗하지 못하다고 답했다. 깨끗하다는 의견은 19.1%에 불과했다. 그에 따른 총회 임원선거 개선 방안에 대해서는 39.4%가 ‘부정선거 적발 시 처벌강화’를 꼽아 가장 많았고, 다음은 ‘후보검증 강화’(37.2%), ‘입후보 기준 강화’(24.4%), ‘부정선거 감시활동 강화’(23.4%)순으로 들었다. 이와 관련해 전체 응답자 중 73.4%는 현재 교단들이 운영하는 임원선거 규칙이 미흡하다고 답한 반면 잘 마련돼 있다는 응답은 26.6%에 그쳤다. 각 교단 총회 임원선거 규칙에 대한 보완점에 대해서는 가장 많은 44.6%가 ‘불법선거에 대한 명확한 기준제시’를 든 것을 비롯해 ‘당선무효 조항 및 무효 시 대책마련’(37.2%), ‘선관위의 중립성 보장’(26.5%) 순으로 응답해 선거법 개혁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 응답자 중 34%는 총회 대의원을 지냈으며 18%는 참관 또는 봉사 등의 목적으로 총회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설문조사 결과와 관련, 기윤실은 “교단과 교계의 각종 선거에서 크고 작은 사건과 파행이 끊이지 않는 원인을 선거규칙의 모호함 때문으로 본다”면서 “‘교단선거법 개정안’을 개발해 이를 입법화하기 위한 교단선거법 개정운동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장하나 의원 “朴대통령은 국가의 원수” 도대체 무슨 뜻이길래?

    장하나 의원 “朴대통령은 국가의 원수” 도대체 무슨 뜻이길래?

    장하나 의원 “朴대통령은 국가의 원수” 도대체 무슨 뜻이길래? 새정치민주연합 장하나 의원이 지난 21일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중의적 해석이 가능한 “국가의 원수”라고 언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장하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전날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이 “세월호특별법은 여야가 합의해서 처리할 문제로 대통령이 나설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는 내용과 대통령이 고 김유민양의 아버지인 김영오씨와의 면담을 거절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올렸다. 장하나 의원은 “무책임한 대통령. 비겁한 대통령. 국민을 구조하는 데 나서지 않은 대통령. 진상규명에도 나서지 않는 대통령”이라고 쓴 뒤 “당신은 국가의 원수가 맞다”고 글을 남겼다. 여기서 ‘원수’는 최고 지도자를 가리키는 말(元首)과 원한이 맺힐 정도로 해를 끼친 사람을 가리키는 말(怨讐)로 중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장 의원을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김현숙 원내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교활한 방법으로 대통령을 모욕하고 있다. 이런 국회의원은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역시 중의적인 비판으로 맞받아쳤다. 박대출 대변인 역시 “대꾸할 가치조차 없다”면서 장 의원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장 의원은 지난해 12월에도 박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장 의원은 당시 개인 성명에서 “’부정선거 대선결과 불복’을 선언한다. 총체적 부정선거이자 불공정 선거로 당선된 박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국민에게 사죄하고 즉각적인 사퇴를 하는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장하나 의원, 대통령에 “국가의 원수 맞다”…與 강력 반발

    장하나 의원, 대통령에 “국가의 원수 맞다”…與 강력 반발

    장하나 의원, 대통령에 “국가의 원수 맞다”…與 강력 반발 새정치민주연합 장하나 의원이 21일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석이 가능한 “국가의 원수”라고 언급해 파문이 일고 있다. 장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전날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이 “세월호특별법은 여야가 합의해서 처리할 문제로 대통령이 나설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는 내용과 대통령이 고 김유민양의 아버지인 김영오씨와의 면담을 거절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올렸다. 장 의원은 “무책임한 대통령. 비겁한 대통령. 국민을 구조하는 데 나서지 않은 대통령. 진상규명에도 나서지 않는 대통령”이라고 쓴 뒤 “당신은 국가의 원수가 맞다”고 글을 남겼다. 여기서 ‘원수’는 최고 지도자를 가리키는 말(元首)과 원한이 맺힐 정도로 해를 끼친 사람을 가리키는 말(怨讐)로 중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 새누리당은 장 의원을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김현숙 원내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교활한 방법으로 대통령을 모욕하고 있다. 이런 국회의원은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역시 중의적인 비판으로 맞받아쳤다. 장 의원은 지난해 12월에도 ”’부정선거 대선결과 불복’을 선언한다. 총체적 부정선거이자 불공정 선거로 당선된 박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국민에게 사죄하고 즉각적인 사퇴를 하는 것뿐”이라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프간 대선투표 전면 재검표 합의…美케리 중재(종합)

    대통령 선거 개표 결과를 놓고 불복 사태가 벌어졌던 아프가니스탄에서 후보들이 전면 재검표에 합의했다. 아프간을 방문해 이틀간 사태를 중재한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은 1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결선 후보인 압둘라 압둘라 전 외무장관과 아슈라프 가니 전 재무장관이 재검표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케리 장관은 “모든 투표용지가 100% 재검표 될 것”이라며 “두 후보 모두 국제적인 감시 아래 진행되는 전면 재검표에 응하고 결과에 따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승자는 대통령직을 수행하며, 즉시 ‘통합정부’를 구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합 정부의 구체적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다. 또 재검표에 걸리는 시간에 따라 새 대통령 취임은 예정된 내달 2일에서 연기될 수도 있다고 케리 장관은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압둘라·가니 후보 모두 동석해 전면 재검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잠정 결과 발표에서 승리했던 가니 후보는 “국민의 뜻을 따르겠다”며 “부정한 투표는 한 표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압둘라 후보도 “재검표가 아프간 국민의 이익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두 후보와 케리 장관은 기자회견 끝에 서로 손을 맞잡고 들어 올려 보이기도 했다. 800만표에 달하는 결선투표 재검표는 24시간 내에 시작된다. 수도 카불 지역 투표용지들을 먼저 재검표하고, 지방의 투표용지들은 아프간에 주둔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산하 국제안보지원군(ISAF)이 카불로 가져와 재검표하기로 했다. 이번 발표에 유엔 등은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유엔 아프가니스탄 지원단(UNAMA)의 얀 쿠비스 단장은 “케리 장관이 한 일은 전형적인 외교가 아니라 ‘기적’에 가깝다”며 유럽연합(EU) 등 다른 국제기구들이 빨리 재검표 감시 인력을 보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도 “두 후보가 아프간 국민의 이익을 우선 한 것을 축하한다”며 “전면 재검표로 아프간인들이 선거 절차와 결과에 확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4일 시행된 결선투표에서는 가니 후보가 56.44%, 압둘라 후보가 43.56%를 득표했다는 잠정결과가 지난 7일 발표됐다. 그러나 앞서 4월의 1차 투표에서 1위 득표자였던 압둘라 후보는 결선투표에서 승패가 바뀐 것이 부정선거 때문이라며 불복의사를 밝혔다. 압둘라 후보의 지지자들이 ‘별도 정부 구성’ 주장까지 제기하면서 혼란이 계속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시민이 선택한 ‘의미있는’ 현대사

    유시민이 선택한 ‘의미있는’ 현대사

    나의 한국현대사/유시민 지음/돌베개/420쪽/1만 8000원 “나는 냉정한 관찰자가 아니라 번민하는 당사자로서 우리 세대가 살았던 역사를 돌아보았다. 없는 것을 지어내거나 사실을 왜곡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그러나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사실들을 선택해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인과관계나 상관관계로 묶어 해석할 권리는 만인에게 주어져 있다. 나는 이 권리를 소신껏 행사했다.” 정치인의 옷을 벗고 문필업으로 돌아왔다고 자신을 소개한 유시민은 ‘나의 한국현대사’를 펴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그는 책에 담은 지난 55년에 대해 ‘제한적인 자부심’을 갖는다고 했다. 1959년과 비교하면 2014년의 대한민국을 이룬 현대사를 “자부심을 느껴도 좋을 역사”라고 규정했다. 하지만 결코 완벽하고 훌륭하지만은 않다. “수치심과 분노, 슬픔과 아픔을 느끼게 하는 일”이 여전하다. 그는 ‘훌륭한 변화’와 ‘부끄럽고 추악한 역사’ 사이에서 그 시대를 살아온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역사를 기술했다. 자신의 개인적 이야기로 책을 시작하면서 “역사책을 읽을 때 글쓴이가 어떤 사람인지 먼저 살피는 게 좋다”고 했다. 필자의 사상이나 사관에 따라 현대사의 해석이 달라질 여지가 크다는 사실을 귀띔하는, 일종의 제언이다. 대학 때는 운동권이었고 이후 민주계 인사로 분류되다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위원의 이력이 더해져, 그가 판단한 현대사가 감정적·정치적 공방에 휩쓸릴 여지도 없지 않다. 저자는 이에 대해 “감당할 만한 가치가 있는 위험이라고 믿는다”면서 이를 실천하듯 거침없이 한국현대사를 풀어낸다. 책은 대한민국이 “평등하게 가난한 독재국가”였던 1959년과 “불평등하게 풍요로운 민주국가”인 2014년을 개괄적으로 비교하면서 운을 뗀다. 이어 이승만 대통령 시절 부정선거에서부터 4·19 혁명, 5·16 쿠데타, 5·18 광주 민주항쟁, 6월 항쟁을 포함한 1980년대 민주화 투쟁 등 민주화와 산업화를 중심으로 현대사의 이슈들을 촘촘히 훑는다. 대북관계, 복지정책 등에서는 진보지식인의 시각이 드러나지만, 대부분 사안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려 애쓴 흔적이 엿보인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아프간 대선 부정투표 후폭풍… 前재무 “승리” 前외무 “불복”

    아프간 대선 부정투표 후폭풍… 前재무 “승리” 前외무 “불복”

    아프가니스탄 대선 결선 투표에서 아슈라프 가니(왼쪽·65) 전 재무장관이 승리한 것으로 잠정 결론 났지만 부정투표 논란이 거세지며 ‘후폭풍’이 일고 있다. 더욱이 경쟁 후보인 압둘라 압둘라(오른쪽·54) 전 외무장관이 불복 의사를 밝혀 아프간 정국이 오히려 더 악화될 전망이다. 7일(현지시간) AP통신과 로이터 등에 따르면 아프간 중앙선거관리위원회(IEC)는 지난 6월 실시된 대선 결선 투표에서 가니 후보가 56.4%를 득표해 43.6%를 얻은 압둘라 후보를 제쳤다고 발표했다. 대선 전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달렸던 압둘라 후보는 지난 4월 대선 1차 투표 당시만 하더라도 45.0%의 지지를 얻어 가니(31.6%) 후보를 따돌렸지만, 결선에서 전세가 뒤집혔다. 최종 결과는 오는 22일 발표된다. 압둘라 후보는 수도 카불에서 지지자들을 만나 “우리가 승리자”라며 “부정선거 결과는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압둘라 후보는 “허위 투표용지를 뭉텅이로 투표함에 넣는 식의 대규모 부정이 있었다”며 투표소 1만 1000곳의 투표함을 유엔 감시하에 다시 검표하자고 주장했다. 지지자들은 하미드 카르자이 현 대통령이 배후에 있다며 “카르자이에게 죽음을” 등의 구호를 외쳤다. 반면 가니 후보 측은 “열심히 일한 결과”라며 승리를 자축했다. 또 부정투표 의혹 조사에는 찬성했지만 7000개 투표소 재검표에만 동의했다. 이 때문에 압둘라 후보가 끝내 대선 결과에 불복하면 그를 지지하는 타지크족과 가니 후보를 지지하는 파슈툰족 사이에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부정투표 의혹으로 종족 간 갈등이 예고되면서 1990년대 발생했던 아프간 내전의 그림자가 다시 드리우고 있다고 AFP통신 등이 이날 보도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도 “미군 철수와 대선으로 아프간 정국이 안정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되레 대선 여파로 더 큰 위기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선 결과 여진이 계속되자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오는 11일 아프간을 직접 방문할 예정이라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아프간 주재 미 대사관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초법적 수단으로 권력을 잡으려고 시도한다면 미국과 국제사회가 재정과 치안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부고] ‘냉전 해체 기여’ 셰바르드나제 前 그루지야 대통령

    소비에트연방(소련)의 마지막 외무장관이자 그루지야의 전 대통령인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가 86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7일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소련 개혁 개방의 핵심으로 동서 냉전체제를 허문 인물이면서, 고향 땅에서 대통령이 된 뒤 혁명에 의해 축출된 셰바르드나제가 오랜 투병 끝에 숨졌다. 그는 1928년 그루지야에서 태어나 1972년 공산당 제1서기를 지낼 정도로 정치 인생의 대부분을 고향에서 보냈다. 그루지야공화국의 경제성장과 개혁을 이룬 그는 1985년엔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었던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부름을 받고 모스크바에서 외무장관직을 수행하며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에 헌신했다. 셰바르드나제는 구소련에서 독립한 그루지야의 가장 어려운 시기에 대통령이 됐다. 그가 취임한 1995년엔 그루지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남오세티야와의 유혈 충돌이 계속되고 있었다. 그는 대전차포가 차량 행렬에 날아든 것을 포함해 두 번의 암살 기도를 겪었지만 살아남았다. 그루지야공화국의 대통령으로서 그의 경력은 부패와 정실인사로 얼룩졌다. 급기야 여당이 장기 집권을 위해 부정선거를 계획하고 있다는 의혹이 일었고, 그는 결국 2003년 11월 24일 무혈의 장미혁명으로 하야했다. 셰바르드나제는 당시 법무장관으로 있던 미하일 샤카슈빌리에게 목숨을 구하는 대가로 대통령직 사임을 약속했다.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뒤 셰바르드나제는 공화국 수도 트빌리시 외곽의 별장에서 칩거하며 대중 앞에 잘 나서지 않았다. 그의 별세 소식을 들은 고르바초프는 “우리는 친구였고 그를 잃어 너무 슬프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그의 친구들과 유가족, 그루지야 국민 모두에게 깊은 애도를 전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조대현 前헌법재판관 ‘감리교 선거분쟁’ 연루 기소

    조대현(63) 전 헌법재판관이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선거를 둘러싼 내부 갈등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 이주형)는 소송에 필요한 서류를 빼내기 위해 감리회본부 사무실에 몰래 들어간 혐의로 조 전 재판관과 임준택(65) 전 감독회장, 김모(45) 감리회 행정기획실 기획홍보부장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27일 오후 7시쯤 서울 종로구에 있는 감리회본부 행정기획실장 사무실에 몰래 들어가 대리인선임결정서와 진술서 등의 문건을 뒤진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감리회는 지난해 7월 9일 감리회 감독회장 선거를 통해 전용재 회장을 선출했지만 감리회 재판기관인 ‘총회 특별재판위원회’(총특재)는 그해 9월 24일 전 회장에 대해 부정선거를 이유로 당선무효 판결을 내렸다. 당시 조 전 재판관은 총특재에 재판위원으로 참여했다. 이에 불복한 전 회장은 당선무효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그러자 조 전 재판관 등이 전 회장에게 불리한 내용의 진술서를 확보, 법원에 제출하기 위해 사무실에 허락 없이 들어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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