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선택」 성공해야 한다/현승일(특별기고)
◎“지금은 문민정부 격려할때”/정통성 있기에 개혁 가능… 「저의 있는 비판」 삼가야
우리나라 민주주의 전개에 있어서,가장 뜻깊은 일은 대한민국의 건국이었으며,그 다음번으로 뜻깊은 것은 YS 문민정부의 탄생일 것이다.
건국에서는 우리나라의 국체를 민주주의로서 기본틀을 삼았다는 점에서 중요하며 문민정부 탄생은 사상 처음으로 민주주의 원리에 따라 정부가 수립되었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지니는 것이다.이 두사건 사이의 시간적 간격은 50년이었다.
민주주의 전개가 이만큼 힘든 일이고,앞으로도 과거에 겪었던 우여곡절을 또 겪게될지 모른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가 정치사적으로 나아갈 방향은 결국 민주주의의 전개인 이 방향일 것이다.
이것은 서구에서 민주주의 전개역사가 가장 험난하였던 프랑스에서 조차도 결국에는 첫단추를 끼웠던 대혁명의 원리대로 민주화의 길을 걸었던 예에서 보는 바와 같다.
○자작없는 정권
YS문민정부 이전까지 민주주의가 잘 되지 못했던 것은 민주주의의 핵심요소인 국민의 정부선택권이 유린된 사실이었다.일찍이 자유당때도 헌법조작,부정선거 따위로 국민의 정부선택권을 제약해 왔었으나 박정희씨 이래로는 군부의 일부 강자들이 숫제 정권을 자작해 버렸던 것이다.
그러한 자작정권 아래서 야기되는 문제는 정부에 대한 국민의 복종에 관한 문제였다.
즉 정통성이 없는 정권에 대해서도 국민이 복종할 이유가 있는가 하는 심각한 문제였던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은 해답 그자체 보다는 정부는 정통성을 지녀야 한다는 인식으로 정리되었고 이것은 곧 국민의 정부선택권을 요구하는 민주화투쟁으로 연결되었다.
YS정권의 성립으로 실로 오랜만에 정통성 있는 정부를 갖게 되었으며 과거 정통성 부재에서 야기되었던 정부의 대내외적 약점들을 일시에 극복할 수 있게 되었다.
내치에 있어서 이제 정부는 정의의 문제,도덕의 문제,반역의 문제를 다룰수 있게 되었다.정부가 국가와 사회의 기본에 관련된 이러한 문제를 다루지 못한다면 정치를 한다고 할수 없는 것인데도 자작정권들은 자신들이 먼저 거기에 저촉되기 때문에 거론부터가 곤란한 문제였다.그러므로과거 정권들은 정치의 성과를 정량적 척도의 향상에 두어 언제나 생산성·효율성·실적등을 지나치게 강조하였고 반면에 정의·도덕·법통·권위등과 같은 삶의 올바른 지혜와 덕성과 아름다움에 관련된 상위가치등에 대해서는 눈을 감아 버렸다.
○민주투쟁의 결정
YS정부가 공직사회의 정의로움을 위해 사정과 재산등록을 실시하고 검은 돈의 거래와 번식을 막기위해 금융실명제를 실시하고 타락·금권선거를 타파하기 위해 새로운 선거법을 채택하고 군부의 기강을 바로잡기 위해 특권적 사조직부터 배제시킨 개혁조처 등은 정권의 정통성이 없이는 도저히 수행할 수 없는 사안들이었다.
이러한 개혁조처들에는 불가피하게 부작용도 따르고 있지만은 부작용이 있다고 해서 이러한 정책들의 본질적 가치가 저하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래에 들어 YS정부는 많은 비판과 공격을 당하고 있다.공격재료는 대개 다음의 몇가지다.즉 공무원의 복지부동 현상등 개혁의 부작용에 관한 비판,혹은 개혁이 퇴색해가고 있다는 정책 비일관성에 관한 비판,부처간의 정책이 조율이 안된채 튀어 나온다는 정책조율부족에 관한 비판,인사가 적절하지 못하여 패착이 자주 일어난다는 비판,국제화·지방화등에 좀더 적극적으로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 등이다.
여기에 덧붙여 국가에 불행한 사태가 발생할 때마다 정부는 당한다.불행으로 인한 원망과 비판의 심리를 정부로 향하도록 공격을 전이시키는 의도가 작용하기도 한다.얼마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때 모일간지는 『이런 정부를 믿고 어떻게 사나』하는 제목을 크게 달았다.성수대교가 무너진 것은 복합적인 원인,국민전체가 반성하고 책임져야 할 해묵은 원인들에 의해 무너진 것이라고 보는 것이 보다 정직할 것인데,언론이 이런식으로 나오는 것은 참으로 옳지않은 태도라 하겠으나 그렇게 하였다.
YS정부가 비판·공격받고 있는 사안의 내용들을 보면,과거의 정권에서 문제되었던 것들에 비해 치유와 개선이 훨씬 용이한 성격의 것들이다.과거 정권에서는 권력형 부정부패,정경유착,인사에 있어서 특정지역독식,범죄와의 전쟁사태,친인척비리 등이 주조로서 권력핵심부에 관련된 문제가 대부분이어서 치유가 훨씬 어려운 문제들이었다.그럼에도 현재 YS정부가 받고 있는 공격의 강도는 과거보다 강하며 또한 훨씬 더 조직적인듯 하다.
YS정부를 의도적으로 공격하는 부류는 대개 3종이다.첫째는 북한의 지령에 따라 움직이거나 동조하는 친북세력,둘째는 YS정권으로부터 소외되었다고 생각하거나 섭섭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기득세력,셋째는 차기의 집권을 겨냥하는 야권세력등이다.
첫째 북한은 김일성 사망전에도 그랬지마는 특히 사망이후 한국을 교란시킬 전략을 강화하여 대남 3대 목표로 공언하고 있는데 「김영삼 정권타도」「UR반대」「연방제통일」이 그것이다.김일성을 승계한 김정일은 그의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주석직에 취임조차 하지 못하는 내부적 약점을 은폐하기 위해서인지,혹은 남한의 안정과 성장을 두려워한 때문인지는 분명치 않으나,김영삼정부의 타도와 퇴진운동을 전개할 것을 친북세력에게 선동·지령하고 있다.
○왜 공격 하는가
둘째,3공이래 집권층에 속했던 기득세력은 대선전에 민주화에의 동참과 국민대화합의 차원에서 정치권에서 YS진영과 3당 통합을 하였으나,대선직전에 노대통령및 그의 최측근 인사의 이탈로 말미암아 구 기득세력은 YS정권창출에서 장자노릇을 할 수가 없었다.따라서 구 기득세력은 YS정권창출에서 거듭 태어나지 못하고 여당의 비주류 집단처럼 되어버렸다.정치권에서 3당통합이 이와같이 기득세력의 기득권확보로 연결되지 못하자 기타의 기득세력들은 YS정권의 사정개혁 등에 대해 경계심을 갖게 되었으며 잠재적인 반 YS세력으로서 약점만 잡혔다하면 강도높은 비판의 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셋째,야당의 정부비판은 당연하며 더 논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과연 YS정부가 비판의 목소리 크기만큼 잘못하고 있는가? YS정부가 과거 정권보다 더 못한다는 말인가? 광주사태와 같은 천인공로할 만행을 저지르고,정권연장을 위한 내각제 개헌에만 골몰하여 세상만사가 물에 떠내려가고,오합지졸의 집단 이기심으로 사업장마다 파업으로 해가 뜨고 해가 지던 과거의 정부가 더 잘 했단 말인가? 천만의 말씀이다.
그러하나잘 해왔다고 하더라도 YS정부는 더 잘해야 하고,잘 못해왔다고 하더라도 더 잘해야 한다.이유는 자명하다.건국 50년만에,긴긴 민주화 투쟁끝에 성취된 문민정부가 실패로 끝난다면 인간 삶에 있어서 사회적 이상과 도덕적 지조와 희생적인 노력의 의미는 어떻게 되어버린다는 말인가!
YS문민정부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이탈하려는 원칙을 다시 바로 세우고 불만세력을 좀더 포용하며,악의 세력에 대해서는 좀더 단호해야하며,미래에 대비하여 좀더 적극적이고 좀더 창조적이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2차대전이후 서독에서 아데나워정부가 성공을 거둠으로써 독일 국민의 의식으로부터 과거 나치스정권의 효율성에 대한 향수를 씻어낼 수 있었고 민주주의의 가치들이 자리잡아 갔던 것이다.이 나라의 장래를 진정으로 걱정하는 국민이라면 YS문민정부가 아데나워 정부처럼 성공을 거둘수 있도록 격려하고 돕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