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총무 「15대국회운영」 지상회담
◎“대화통해 국민여망 걸맞는 국회 정립”/원구성/여개원일 법으로 정한 여야의 합의 지켜야/야무소속 등 영입작업 먼저 중지해야 개원/선거법/여법위반자 조사 당연… 정치적 해결 안돼/야여야 구별하는 편파적수사 있을수 없어/여정치자금법 시행에 문제있으면 개선/야국회직 배분 총선때 의석 기준으로/“기업규제 등 과감히 풀어 서민경제 활성화” 한목소리
15대 국회는 정보화·세계화로 대표되는 21세기를 준비해야 하는 막중한 책무를 안고 출범하게 된다.오는 6월 초의 15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여야는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개원협상을 벌일 예정이나 당선자영입 문제와 선거법위반사범 문제 등에 대한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서울신문은 국회개원을 앞두고 신한국당 서청원,국민회의 박상천,자민련 이정무 원내총무와의 개별 인터뷰를 통해 「3당 원내총무 설문좌담회」를 마련,개원협상 전망과 15대 국회의 과제등을 점검해 봤다.〈편집자주〉
▷15대국회개원에 임하는 입장◁
▲서청원 신한국당 원내총무=15대 국회는 국민여망에걸맞는 새로운 국회상을 정립하여 생산적이고 능률적인 국회운영의 새 지평을 열어야 하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이를 위해 정상적인 여야관계를 정립하고 국회를 극한대립의 대명사로 인식해온 것부터 고쳐야 합니다.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국회를 만들도록 서로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박상천 국민회의 원내총무=15대 국회는 21세기를 대비해 할일이 많은 국회지요.민주화의 완성과 사회복지,정보혁명의 체제정비가 시대적 사명입니다.이를 위해 대화와 타협의 관행을 정착시켜 생산적인 국회를 만들 생각이다.그러나 현시점에서는 개원자체가 불투명합니다.이는 전적으로 정부·여당의 책임입니다.
앞으로 임시국회 회기는 30일로 하고 의사일정은 각당의 대표연설,대정부 질문,상임위활동 등이 필수적으로 포함 되어야 합니다.
▲이정무 자민련 원내총무=15대 국회는 21세기를 준비해야 하는 역사적 사명과 정치적으로 새로운 정권창출을 담당할 막중한 책임을 갖고 있습니다.따라서 개원국회부터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고 봅니다.정쟁에 치우치기 보다 국민의 이해와 직결된 민생법안도 심도있게 다뤄야 합니다.
▷개원협상의 시점과 전망◁
▲서총무=부총무단 구성등 당체제정비가 마무리 됐으므로 구체적 개원협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법정 개원일자까지는 20여일 여유가 있으니 차근차근 대화하고 이견을 좁혀갈 생각입니다.두 야당총무가 합리적이고 개인적으로 신뢰하고 존경하는 분들이라 대화가 가능할 것입니다.국회법이 개원시점을 법정화하고 있는 뜻을 충분히 되새기면 대승적 차원에서 슬기로운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박총무=개원협상은 순조롭지 않을 것 같습니다.원내총무는 협상과 대화의 창구이지만 정부·여당이 「야당 빼가기」 공작을 하는 데도 개원협상을 하게되면 여권의 「여소야대」파괴 작업을 덮어주는 것과 다름없게 됩니다.총선에서 결정한 여소야대 구도를 뒤집는 것은 국민을 「바지 저고리」로 생각하는 것입니다.따라서 여당의 「위헌적 여소야대 파괴」공작의 중지를 요구합니다.이에 대해 여권이 신뢰성있는행동을 보인다면 우리는 개원협상에 임할 것입니다.여당에서 내가 강성이라 협상타결이 어려울 것으로 보는데 그게 아닙니다.
▲이총무=개원협상은 언제라도 가능합니다.그러나 신한국당이 여소야대를 인정치 않는 한,당선자 영입을 중단하지 않는 한 협상형식에서부터 문제가 있을 것입니다.
▷무소속 당선자등의 영입◁
▲서총무=무소속 당선자들이 정당을 찾는 것은 새가 둥지를 찾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정책과 이념,각자의 가치판단에 따라 정당을 선택하는 것이지요.이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총선민의를 거스르는 인위적인 정치구도의 변경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야당은 과거 새로 당을 만드는 과정에서 타당 소속의원들을 마구잡이로 빼내갔던 부분을 먼저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박총무=영입이란 표현이 적절치 않습니다.자민련과 민주당 당선자들은 야당노릇 하겠다고 해서 공천을 받았고,국민들의 표를 얻었습니다.무소속도 대부분 정부를 감시하고 비판하겠다는 공약으로 당선됐습니다.
▲이총무=신한국당의 당선자 영입이 개원협상의 걸림돌이 되는 것은 당연하지요.4·11 총선의 결과는 어디까지나 여소야대입니다.국민이 선택한 분할구도를 신한국당이 받아들이지 않고 당선자 영입을 통해 인위적으로 바꾸는 것은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것입니다.
▷불법선거운동수사◁
▲서총무=여야합의에 의해 만장일치로 개정된 선거법으로 정부당국이 공명선거 실천의지를 실행해 나가는 선거법 위반자 수사를 정치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적절치 못합니다.사법당국의 고유업무 수행을 두고 그 대상인 정치권에서 영향을 미치려 해서도 안됩니다.
▲박총무=최근 검찰이 부정선거와 관련,여당과 야당당선자를 골고루 섞어서 기소하려고 합니다.이는 야당을 얽어서 여당이 자행한 부정선거를 은폐하려는 술수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우리는 이런 편파수사를 부정선거 청문회에서 준엄하게 따질 것이며 청문회가 안되면 국정조사권을 발동할 것입니다.
▲이총무=검찰의 수사가 여당에는 형식적이고 관대한 반면 야당에는 사소한 것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집니다.
검·경에 소환된 당선자 숫자만 보더라도 야당에 치우쳐 있습니다.야권공조를 통해 공동변호인단을 구성,편파수사에 대응하는 한편 여당의 부정선거 행위를 현지에서 공동조사하고 부정선거 백서도 발간할 계획입니다.
▷정치관계법 개정등◁
▲서총무=정치자금법을 비롯한 소위 정치개혁입법은 여야동수의 의원들이 실무기초하고 국회에서 만장일치로 개정했던 법입니다.시행과정에서 문제점과 비합리적인 부분이 있다면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개선방향을 찾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박총무=정치자금법의 경우 지정기탁금제도를 페지해야 합니다.야당은 한푼도 안받고 여당은 2백억원이 넘는 돈을 받았습니다.야당도 합법적으로 선거자금을 조달받을 수 있도록 모색할것입니다.방송위원회의 경우도 실무자인 사무총장과 차장급에 각당의 대표를 두는 방안을 강구 중입니다.
▲이총무=통합선거법 자체에 문제가 많습니다.돈을 안쓰게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몰래 쓰도록 돼있지요.정치자금법도 마찬가지입니다.예컨대 지정기탁금은 여당이 독차지하는 실정인데 이를 여야 구분없이 공정한 비율로 배분토록 하고 배분비율은 총선득표율이나 의석수등을 기준으로 하면 됩니다.
▷원구성과 여야 배분비율◁
▲서총무=당내에서 충분히 협의를 거쳐 결정된 당론으로 야당과 협상할 것입니다.외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국정운영의 책임을 진 집권당의 처지를 충분히 고려하면서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
▲박총무=여당이 불법적 영입으로 의석이 늘어났기 때문에 여소야대였던 13대 국회의 「관행」을 기준으로 삼을 것입니다.지난 총선에서 국민이 확정한 의석을 기준으로 해야 합니다.따라서 의장단의 경우 2석의 부의장을,상임위원장의 경우 16개 가운데 8석,구체적으로 국민회의 5,자민련 3의 배분이 타당하다고 봅니다.덧붙여 과거 야당은 비정치적 상임위원장을 맡았지만 이번엔 내무위와 법사위에서 적어도 1석의 위원장을 맡아야 합니다.
▲이총무=정당별 의석수에 상응한 요구를 한다는 원칙입니다.16개 상임위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은 물론입니다.국회부의장직 1개와 상임위원장 3개 정도는 배분받아야 합니다.
▷개원일 준수등◁
▲서총무=여야합의로 통과된 국회법 제5조2항에는 최초의 집회를 임기개시일부터 7일째 되는 날에 열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명문으로 국회개원일을 법정화한 정신은 반드시 지켜야 하고 이는 국민에 대한 의무입니다.야당도 기본적인 인식을 같이할 것으로 봅니다.
▲박총무=여당이 단독국회는 열지 못할 것으로 봅니다.국회는 행정부를 비판·감시하는 것은 물론 예산검증의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 여당만의 국회는 이를 수행할수 없습니다.만약 여당이 단독개원을 강행할 경우 「모든 방법」을 동원해 싸울 것입니다.
▲이총무=개원국회를 여당 혼자서 강행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가 않을 것입니다.개원협상이 잘 안된다고 여당이 그같은 무리수를 둔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당면 민생과제◁
▲서총무=국제수지 악화와 물가안정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합니다.중소기업의 어려움을 덜고 서민경제의 활성화와 국민생활에 불편을 주는 각종 제도와 규제를 개폐하는 일도 서둘러야 합니다.교통체증과 주차·학교주변 폭력·환경문제 등의 대책을 강구하고 실천토록 노력해야 합니다.이런문제들에 대해 국민이 직접 느낄 수 있는 체감정책을 만들고 추진하는 것을 기본과제로 설정하고 당력을 모을 것입니다.구체적인 입법활동과 충실한 당·정협의를 통해 민생현장의 소리를 과감히 반영할 것입니다.
▲박총무=물가안정과 중소기업 회생,의료보험 개혁 등이 민생현안입니다.개원국회에서 준비작업을 거쳐 가을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실현할 것입니다.
▲이총무=민생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당장 기업활동을 규제하는 법안들을 풀고 새로운 노사관계를 정립하는 법안의 제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야권공조를 기반으로 하지만 국회가 입법기관인 만큼 무작정 여당에 반대치 않고 사안에 따라 여당과도 협조할 방침입니다.
▷국회운영개선등◁
▲서총무=21세기를 여는 15대 국회가 운영상 개선돼야 할 점이 있다면 법안과 정부정책에 대한 심도 깊은 심의를 위해 법안의 상시제출을 정부측에 촉구할 것입니다.이제부터 정치에 대한 국민의 평가기준도 정치적,감성적 판단보다 어느 정당,어떤 정치인이 국리민복에 기여하는가에 의해 이뤄질 것입니다.▲박총무=대정부 질의 등 의원들의 발언시간이 너무 짧습니다.이 때문에 보충질문이 남발돼 오히려 국정운영에 차질이 생기고 있습니다.따라서 의원발언 시간을 늘릴 생각입니다.
이밖에 인사청문회의 도입과 상임위의 TV 중계제도를 실시해 국회의 현대화 조치도 병행해야 할 것입니다.국회의원 연금제와 보좌관 증원문제도 절박합니다.연금제의 경우 국회의원의 연속성 등 기술적인 문제가 있지만 독일입법을 참고해 연구할 생각입니다.
▲이총무=본회의와 상임위에서 의원들의 질의와 행정부의 답변이 보다 견실해져야 하겠습니다.정당운영과 관련,민주화가 이뤄져야 한다.예컨대 국민회의의 원내총무 경선은 바람직했다고 봅니다.정당의 기구가 지나치게 비대화된 것도 우리 정치의 잘못된 관행이라고 생각합니다.사무국의 몸체를 줄이고 인원을 정예화해 당의 씀씀이를 줄여야 합니다.〈백문일·박찬구·오일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