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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ekend inside] 印·印尼·日 등 정치지형 바뀐다

    [Weekend inside] 印·印尼·日 등 정치지형 바뀐다

    ‘아웃사이더들의 반란’으로 아시아 정치판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아시아에서 ‘주류’가 아닌 ‘아웃사이더’들이 정치판에 뛰어들어 판 자체를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오는 12월 한국 대선의 무소속 안철수 후보뿐 아니라 일본,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인도, 말레이시아 등에서 비정치인 출신들이 각국 정치 지형을 뒤바꾸며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20일 인도네시아에서는 가구 수출업자였던 조코 위도도(51·이하 조코위) 자바주 솔로시장이 자카르타특별주 주지사 결선투표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는 2014년 대선을 앞두고 주요 정당 간 대리전 성격으로 치러졌다. 그런 만큼 그는 이제 기존 정치 거물들에게 위압적인 존재가 됐다. 파키스탄의 크리켓 영웅인 임란 칸(60·이하 칸) 파키스탄정의운동당 총재는 내년 6월 파키스탄 총선에서 차기 총리직을 정조준하고 있다. 대통령 후보로도 이름이 오르내린다. 연이은 극우 발언으로 주변국들과의 긴장을 초래하고 있는 ‘망언 제조기’ 하시모토 도루(43) 오사카 시장도 변호사 시절 텔레비전 토크쇼를 통해 넓힌 인지도를 바탕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인도, 말레이시아 등에서는 비정치인들이 기존 체제를 개혁하는 구심점으로 활약하고 있다. ‘제2의 간디’로 불리는 인도의 사회 운동가 안나 하자레(75)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패 관료 처벌 등을 요구하며 단식투쟁을 벌여 정치권을 위협했다. 2014년 총선을 겨냥한 정당을 출범하려 했던 그는 지난달 초 “국민들이 올바른 정치인을 뽑도록 힘쓰겠다.”며 창당 계획을 포기했다. 국민전선(BN)이 55년간 장기 집권해 온 말레이시아 정부는 야당의 견제보다 여성 변호사 암비가 스리네바산(56)이 주도하는 선거법 개혁 운동을 더 두려워하고 있다. ●기존 정치 쇄신 실패, 소셜미디어 세대 등이 동력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등의 해외 언론과 아시아 정치 전문가들은 ‘아웃사이더’들이 아시아 정치권의 최전선에 등장할 수 있었던 공통적인 배경으로 ▲폐쇄적인 기존 정치권의 쇄신 노력 실패 ▲부정부패에 대한 민심 폭발 ▲소셜미디어 세대의 반란 등을 꼽았다. 왕실에 가까운 폐쇄적인 정치권의 예로는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등이 거론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가장 최근에 치러진 2009년 대선에서 1965년 축출당한 독재자 수하르토의 딸과 사위, 그의 재임 시절 장군 2명이 후보로 나섰다. ‘그때 그 장군’ 가운데 한 명이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현 대통령이다. 파키스탄에서는 집권당과 제2 정당이 모두 족벌 체제다. 비정치인 출신 ‘정치 스타’들은 강력한 부패 척결 의지로 민심을 사로잡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조코위 주지사 당선자는 공직자들의 뇌물 수수 행태를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유명하다. 파키스탄의 칸 총재는 “국회에 입성하면 취임 90일 안에 모든 부정부패를 단죄하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했다. 학력이 높고 도시에 주로 거주하며 수백명의 페이스북 친구를 거느린 소셜미디어 세대의 등장은 ‘아웃사이더’들에게 강력한 정치 참여 동력이 되고 있다. 트위터리안 등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이 거대 정당 체제 없이도 인터넷·모바일 기술을 통해 전 세계에 자신들의 개혁 아이디어를 퍼다 나르고 지지 세력을 결집해 주기 때문이다. ●신흥 정치 스타, 그들은? 이런 배경을 등에 업고 떠오른 신흥 정치인들은 기존 정치에 대한 냉소로 세대를 뛰어넘어 폭넓게 환영받고 있다. 1971~1992년 파키스탄 크리켓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한 칸은 주장으로 뛰었던 1992년 마지막 경기에서 고국에 처음으로 크리켓 월드컵 우승을 안기며 단숨에 ‘국민 영웅’이 됐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영화배우, 스포츠 스타 등이 인기를 표로 연결하는 경우가 흔하지만 칸은 이들과 달리 새로운 정치를 구현하려는 비정치인 출신 정치인으로 자신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최근 ‘미국 드론(무인정찰기) 반대 시위’ 등 각종 정치 집회를 주도하며 내년 총선에서의 의석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여름에만 20만명의 지지자를 집결시키는 위력을 과시했다고 CNN은 전했다. 2000년대 초 시장 선거에 나섰을 때만 해도 조코위는 ‘정치에 대해 뭘 알겠냐’는 회의적인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가구 수출업자로 출장을 다녔던 유럽의 도시개발 사례를 솔로시에 적용해 살기 좋은 도시로 성장시킨 그는 취임 1년 만에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 원칙을 지키는 강력한 리더십으로 유명하지만 늘 똑같은 체크 무늬 셔츠를 구겨진 채로 입고 다니는 소탈한 모습으로 ‘때묻지 않은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도 각인시켰다. 이제 그는 인도네시아 국내총생산(GDP)의 6분의1을 차지하는 자카르타특별주를 책임지게 됐다. 솔로시의 부패를 청산한 것처럼 자카르타주를 부패의 수렁에서 건져낸다면 2014년 부통령 후보로 지명될 가능성이 높다. 차기 대통령으로 유력한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인도네시아행동당(거린드라당) 총재의 신임을 받고 있다. 하시모토 시장은 일본의 대표 산업도시 오사카를 기반으로 성장한 지역 정치인으로, 리더십 부재로 침체됐던 일본 정계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중앙 무대까지 치고 올라왔다. 지난달 12일에는 일본유신회를 창당해 ‘새로운 정치’를 내걸며 기존 정치권의 구태를 청산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비주류들의 고민 특유의 카리스마로 ‘젊은 고이즈미’ ‘제2의 오자와’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그는 그러나 폭넓은 지지 확보에 뚜렷한 한계를 보이고 있다. 다음 달 초에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차기 총선 여론조사에서 일본유신회의 지지율은 뚝 떨어졌다. 현실성 없는 정책과 내부 주도권 갈등, 망언을 일삼는 하시모토 시장의 가벼운 입(?) 등이 원인이다. 특히 제국주의 시절 일본의 잔혹한 역사를 부정, 왜곡하는 그의 극우 포퓰리즘은 나라 안팎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이는 일본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와 독도를 둘러싸고 각각 중국, 한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현 시점에서 매우 위험하고 근시안적인 태도라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칸과 조코위도 ‘주류’로 나아갈수록 자신들이 경멸했던 기존 정치권 세력과 타협해야 한다는 딜레마에 맞닥뜨리고 있다.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등은 모두 지역 표심이 선거 승리의 관건이다. 지역 장악력이 높고 조직을 갖고 있는 구(舊)정치인들과 손을 잡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이미 기존 거대 정당 조직원들을 지지자로 규합한 칸은 자신의 출세를 위해 군부, 정보국 등 권력 남용을 일삼은 ‘기득권’ 세력과 이슬람 무장단체의 잔혹 행위에 눈감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조코위는 인도네시아의 주류 정당 2곳의 지지를 받고 있다. 하시모토 시장이 이끄는 일본유신회도 민주당 등 기존 정당에서 탈당한 정치인들로 꾸려졌다. 기존의 ‘정치 괴물’들과 싸우기 위해 원래 자신을 지지했던 이상주의자들을 저버리고 스스로 ‘괴물’이 된 형국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베네수엘라 사회주의국가 건설 박차… 민심이반·건강 ‘변수’

    베네수엘라 사회주의국가 건설 박차… 민심이반·건강 ‘변수’

    베네수엘라의 ‘다윗과 골리앗 싸움’은 골리앗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중남미의 대표적인 반미 지도자 우고 차베스(58)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에서 4선에 성공해 ‘20년 집권의 꿈’을 이뤘다.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차베스 대통령이 54.66%의 득표율로 엔리케 카프릴레스(40·득표율 44.73%) 야권 통합 후보를 누르고 임기 6년의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1998년 처음 대통령궁에 입성한 차베스는 2019년까지 보장된 임기 동안 자신이 내세운 ‘베네수엘라식 사회주의 국가 건설’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2009년 국민투표로 헌법에서 연임 제한 규정도 없애 ‘종신 대통령’의 길도 열어 뒀다. 이날 밤 11시 30분쯤 자신의 상징인 붉은색 셔츠를 입고 수도 카라카스의 대통령궁 발코니에 등장한 차베스는 “오늘 우리는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가 최고임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막판까지 추격해 온 ‘젊은 피’ 카프릴레스를 따돌린 차베스의 승리는 남미 최대 석유 수출국으로 군림하며 벌어들인 막대한 외화를 빈민층에 퍼준 포퓰리즘 정책이 여전히 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야권의 급성장으로 차베스는 가장 어려운 싸움을 벌였다. 이번 선거는 변화를 요구하는 ‘베네수엘라의 두 얼굴’을 드러내 차베스의 집권 4기가 험난할 것임을 예고했다. 역대 대선 가운데 가장 낮은 득표율을 기록한 데다 야권 후보와의 득표율 격차도 2006년 대선의 26% 포인트에서 9% 포인트까지 대폭 줄어 민심 이반이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부정부패, 살인 등의 강력 범죄 급증, 보도 통제 등 국가의 기본적인 병폐를 다스리는 데 실패했다는 국민들의 분노가 반영된 것이라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반(反)차베스 시위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무원칙적인 기업 국유화와 규제, 외환 통제 등의 ‘독재 행보’가 중산층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국유화 조치가 은행, 식료품, 보건 분야 등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건강 이상은 그의 향후 집권을 가름할 주요 변수다. 1년 3개월간 암 치료를 받아온 차베스는 지난해 7월까지만 해도 종양 2개를 제거하느라 3차례의 수술을 받았고 사망설이 나오기도 했다. 그런 그가 “암에서 해방됐다.”고 선언한 데 대해 의사들은 “암의 완치를 판별하려면 최소 2년은 지나야 된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내놨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대통령 임명직 10분의1로 축소…낡은 체제 끝내겠다”

    “대통령 임명직 10분의1로 축소…낡은 체제 끝내겠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7일 제시한 ‘정치 개혁’ 비전의 핵심은 특권·독점·반칙으로 상징되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쇄신 및 국민의 정치 참여를 강화하는 ‘협치(協治) 시스템’ 구축이다. 이는 2002년 16대 대선에서 당시 노무현 후보가 집권 구상으로 내세웠던 ‘특권과 반칙없는 사회’의 2012년 버전이라는 지적이다. 안 후보가 제시한 고위공직자부패수사처(공수처) 신설, 대통령 임명 및 사면권 제한 등은 ‘미완의 개혁’으로 끝난 참여정부의 비전과 전반적으로 맥이 닿아 있다. 이 점에서 안 후보가 정치 혁신 비전에 강한 개혁 의지를 표명하며 야권 후보의 선명성을 부각했지만, 기존 정치권에서 제기됐던 쇄신안과 크게 다르지 않고, 집권을 담보로 한 공약 과제라는 측면에서는 구체성과 실행력이 의문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안 후보는 후보 단일화 경쟁을 벌이고 있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의식한 듯, 정치개혁과 정권 교체를 동시에 이룰 수 있는 유일한 후보는 자신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안철수식 정치개혁의 핵심 대상은 승자 독식의 ‘제왕적 대통령제’다. 청와대·입법부(국회)·사법부(법원), 검찰 등 권부 핵심을 개혁하는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안 후보는 국회 동의를 통한 대통령 사면권 행사, 대통령 친·인척 및 고위공직자 부정부패 독립 수사기구(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대법원장 및 대법관의 호선 추천제, 국회의원 겸직 금지 입법화, 국회 윤리위의 국민배심원제 도입 등 구체적인 액션 플랜을 내세웠다. “현행 1만여개에 달하는 대통령의 직·간접적 임명 권한을 10분의1 이하 수준으로 줄이겠다.”고도 했다. 그는 또 “공직자의 독직과 부패에 대한 처벌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감사원장은 국회의 추천을 받도록 하겠다.”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검찰공화국에는 정의가 없고, 권력 분산과 상호 견제는 민주주의의 기본 요건으로 이 원칙에 따라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고 전방위적인 사법 체계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당 후보가 참여, 범정치권이 주요 정책 공약을 공동 합의하고 추진할 수 있는 ‘여야 합의체’ 구성도 제안했다. 안 후보는 국민과의 협치 개념과 관련해 “대통령이 혼자 나라를 끌고 가는 시대, 군림하고 통치하는 시대는 끝났다. 국민과 대화하고 협력하는 협치의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지금 대한민국은 궤도를 벗어난 아폴로 13호와 같다.”며 “아폴로 13호가 나사(NASA)를 떠나 우주에 발사된 뒤 문제가 생기자 나사는 각계의 다양한 전문가들을 불러 모아 무사히 귀환시켰다.”고 말했다. 안동환·송수연기자 ipsofacto@seoul.co.kr
  • [선택! 역사를 갈랐다] 박영효vs유길준(상)

    [선택! 역사를 갈랐다] 박영효vs유길준(상)

    박영효(1861~1939·왼쪽)와 유길준(1856~1914·오른쪽). 두 사람은 19세기 말 조선을 대표하는 개화파였다. 두 사람은 모두 1894년부터 1895년 사이에 이루어진 갑오개혁을 주도한 핵심적 인물이었으며 이미 갑오개혁 이전에 구체적이며 명확한 개혁안을 담은 ‘상소문’과 ‘서유견문’을 각각 집필했다. 당시 조선 내의 권력 지형에서 개화관료들은 소수파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갑오개혁 기간 내내 협력하지 못하고 심각하게 대립했다. 왜 그들은 협력이 아닌 대립을 선택한 것이었을까? 1883년 보빙사 민영익의 수행원으로 미국에 갔다가 남아 유학생활을 하던 유길준은 갑신정변이 일어난 후 귀국했다. 귀국 후 그는 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었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유길준이 포도대장이던 한규설의 집과 민영익의 별장에서 유폐생활을 했다고 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오히려 민영익이 유길준을 청과 조선의 보수 세력으로부터 보호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상식에 가깝다. 유길준은 당시 왕실의 비밀창구로서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한규설의 숨은 자문역이었다. 그는 이 기간에 주로 집필에 전념하여 1889년에 ‘서유견문’을 탈고, 한규설을 통해 고종에게 제출하기도 하였고 몇몇 외교문서를 대신 작성해 주기도 했다. 이후 유길준은 1894년 6월 당시 민씨 척족을 대표하던 민영준에 의해 ‘일본당’을 대표하여 외아문의 주사로 발탁됐다. 민영준은 일본당을 등용하여 일본 측과의 관계를 개선할 속셈이었다. 하지만, 유길준은 일본 공사관 측에 많은 정보를 전달해 주는 한편, 공식적으로는 외아문의 주사로서 일본의 개혁 요구와 속방론 철폐에 대해 강경하게 반대하는 외교문서를 작성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당시 일본 공사관 측에서는 그가 일부러 조선과 일본의 관계를 파국으로 몰고 가려 했다고 파악했다. ●군국기무처를 주도한 유길준 1894년 7월 23일 일본은 대원군을 앞세워 경복궁을 불법 점령, 정부를 전복시켰으며 군국기무처를 수립했다. 이때부터 유길준은 갑오개혁의 핵심 브레인으로 화려하게 등장했다. 파격적으로 군국기무처 의원으로 발탁된 그는 총리대신 김홍집을 직속으로 보좌하면서 관리들의 부정부패를 조사하는 업무를 맡았다. 일본 측에서는 당시 유길준이 군국기무처를 실질적으로 주도해 간 것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그는 ‘찡그린 얼굴, 냉소적인 말, 기염 높은 논의, 대담하면서도 침착한 태도’로 ‘내정의 신법’을 쌓아 올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7월부터 10월까지 군국기무처가 진행한 개혁안은 190개에 달했다. 대외적으로는 청으로부터의 독립을 추구했지만 일본에 대해서는 저자세를 취했다. 일본의 군사교관을 초빙하는 한편 일본의 화폐 유통권을 허가하고 있었다. 국내적으로는 동학 농민군의 폐정개혁 요구를 초기에는 일정 정도 수용하는 태도를 보였으나 농민군이 2차 봉기의 움직임을 보이자 10월 중순부터는 무력탄압에 들어가게 됐다. 그 밖에도 궁내부를 설치하여 왕실과 정부를 분리시켜 왕권을 약화시켰으며 의정부에 권한을 집중시켰다. 사실 이 모두를 유길준이 주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당시 군국기무처 내에 유길준만큼 근대국가를 직접 체험했거나 체계적인 저술을 남긴 사람이 없었다는 것은 자연스럽게 그를 개혁의 중심인물이 되게 했을 것으로 추정하게 한다. 유길준은 이때 김홍집, 김윤식, 어윤중과 함께 대원군 세력과 첨예하게 대립했다. 유길준은 10월 일본에 파견되어 이토 히로부미를 만나 일본인 고문관과 군사교관의 파견 및 차관 제공을 요청하는 역할을 했다. 또한, 무쓰 무네미쓰 외상을 만나 ‘세 가지 수치(三恥論)’에 대해 말하고 있다. 즉 스스로 개혁을 하지 못하고 일본의 강요에 의해 개혁이 진행됨으로써 조선 국민, 세계 만국 그리고 후대에 부끄럽다는 것이다. 그는 독립을 보전하고 굴욕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 개혁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었다. ●박영효의 귀환 갑신정변 실패 후 박영효는 10년간 일본 망명생활을 하다가 1894년 8월 23일 서울에 도착했다. 당시 일본은 박영효를 귀국시켜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었던 대원군 세력과 개화관료 세력을 중재하는 역할을 맡길 의도를 갖고 있었다. 박영효는 개화세력의 대표인물이면서 부마라는 특수한 지위를 가지고 있어 왕실과도 일정한 소통이 가능했고, 망명 중 대원군과도 수차례 접촉하는 등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박영효는 자신의 잘못을 용서해 달라는 상소를 올린 후 고종을 알현하여 자신에게 개혁의 전권을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원로 대신들이 반대 상소를 올리고 미국과 러시아 공사관이 일본 공사관 측에 항의하자 뜻을 이루지 못하고 일단 제물포로 물러나 있었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청일전쟁에서 승리하여 조선에 대한 보호국화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메이지 유신의 주역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이노우에 가오루를 공사로 파견하자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노우에는 10월 27일 부임하자마자 대원군 세력을 정계에서 축출하고 조선 왕실의 고문관 또는 ‘외신’(外臣)으로까지 불리며 왕실과 손을 잡았다. 이와 함께 박영효의 기용을 요청했고 결국 12월 17일 김홍집-박영효 연립정부가 출범하게 됐다. 이때 박영효는 내무대신에 임명됐다. 박영효는 왕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일본의 조선 정책을 충실하게 이행하는 중추적 역할을 맡았다. 박영효는 이 시기 개혁을 주도했다고 할 수 있는데, 그가 추구한 것은 동학 농민군에 대한 확고한 진압과 일본을 모델로 한 개혁의 추진이었다. 박영효는 전봉준을 비롯한 농민군 지도자의 처형에 결정적으로 관여했다. 그리고 청으로부터의 독립을 확고하게 하려고 종속관계의 상징물을 파괴하고 태극기를 사용하며 공문서에 한글을 사용하게 했고 독립기념일을 제정했다. 그는 이때 내무대신 직권으로 ‘자주독립을 방해하는 자를 역적으로 처벌하는 건’을 ‘내무대신령’ 1호를 통해 발표했다. 또한, 그는 지방제도 개편에 심혈을 기울여, 8도제를 폐지하고 23부와 331개의 군으로 개편했다. 아울러 경무청관제를 발표하여 무장경찰을 육성하고 상비군을 육성하려 했다. 그런데 박영효는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일본 측의 기대와는 달리 김홍집을 ‘줏대 없는 소인배’라며 내각에서 몰아내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이 총리대신이 될 생각으로 권력투쟁을 시도했다. 그 과정에서 박영효는 자신의 세력을 지방관은 물론, 군부와 경찰의 요직에 임명했다. 더욱이 일본의 통제에서 벗어나 일본의 보호국화 정책에 맞서 일정하게 조선의 국익을 수호하려는 노력을 하기도 했다. 결국, 박영효는 김홍집을 5월 17일에 총리대신에서 물러나게 하는 데 성공하게 된다. 그러나 그가 원했던 총리대신의 자리는 박정양에게 돌아갔다. 다만, 박영효는 내각을 실질적으로 주도했다. ●그들은 왜 대립하였을까? 박영효와 유길준. 어찌 보면 함께 길을 가는 것이 당연해 보일 법한 이들은 실제로는 처음부터 첨예하게 대립했다. 윤치호의 당시 일기에 보면, 유길준은 철저하게 김홍집, 김윤식, 어윤중과 함께 세력을 형성하여 박영효와 전면적인 대립을 선택했다고 분석했다. 그 사상적 이유는 유길준이 쓴 ‘서유견문’에서 찾을 수 있다. 유길준은 ‘개화의 등급’에서 김옥균, 박영효 등을 ‘허명의 개화’를 주장하는 자들로 비판하면서 ‘실상개화’를 제시한다. 그는 허명개화를 “사물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면서도 남이 잘된 모습을 보면 부러워서 혹은 두려워서 덮어놓고 시행하자고 주장하여 비용은 많이 들이면서 실용성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아무런 분별 없이 외국의 것이라면 다 좋다고 생각하고 심지어는 외국을 칭찬하는 나머지 자기 나라를 업신여기는 폐단까지 있는데 이들을 개화당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개화의 죄인이다.”라고 비판하고 있다. 나아가 개화하는 데 있어서 폐해는 지나친 것이 모자란 자보다 더욱 심하다고 말하면서 “개화라는 헛바람에 날려서 마음속에 주견도 없는 개화의 병신”이라고 격렬하게 비난하고 있다. 둘 사이의 정치적 차이도 존재했다. 유길준은 민영익과 동문수학한 사이였고 그를 보빙사의 수행원으로 데려가 미국에 유학까지 시켜 준 사람 또한 민영익이었다. 그러니까 그는 민영익의 사람이었던 것이다. 유길준 자신이 갑신정변 후 미국에서 보낸 편지 안에서도 그는 “그들이 군왕에게 충성하고 국가에 진실할 때에는 내 친구들이었으나 그들은 역적이고 나라에 큰 해를 끼쳤기 때문에 이제는 나의 큰 원수”라고 써서 보냄으로써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유길준은 바로 그러한 이유에서 1894년 박영효가 다시 등장했을 때 그에 대한 적대적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유길준이 박영효 세력을 ‘개화의 병신’으로 비판한 부분은 1889년에는 없던 내용으로 6년 뒤인 1895년 출간 당시에 새로 써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보았을 때, 유길준은 박영효가 개혁을 주도하려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던 것이다. 두 사람은 이렇게 개혁관료들의 결집이 절실하던 시절에 치열하게 대립함으로써 결국 모두 몰락의 길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주진오(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
  • 바람 잘날 없는 朴

    바람 잘날 없는 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잇단 측근들의 비리 연루 의혹에 단단히 뿔이 났다. 박 후보는 19일 지방 일정을 늦춰가며 측근 비리 근절 대책을 마련하는 ‘정치쇄신특별위원회’에 참석해 강력한 대처를 주문했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정치쇄신특위 회의에서 “큰 책임과 권한을 가진 사람이 국민에게 더 존경받고 신뢰받을 수 있을 정도로 부정부패를 근절하는 그런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면서 “투명한 정치권 환경 속에서 그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는 그런 제도를 마련해 달라.”고 밝혔다. 박 후보가 정치쇄신특위 회의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안대희 위원장이 “(위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오셨다.”고 말했지만 홍사덕 전 의원에 이어 송영선 전 의원까지 ‘검은 돈’ 추문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자 박 후보가 작심하고 회의에 참석해 정치쇄신 의지를 재천명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 후보는 “국민이 정말 바라는 새로운 정치 환경을 이번에는 꼭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자 더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다. 박 후보는 특히 송 전 의원이 자신을 거론하며 금품을 요구한 것과 관련, “쇄신의 발걸음에 재를 뿌리는 일이 다시 있어서는 안 되겠다.”면서 “우리 당의 식구들이 많다 보니까, 여러 가지 이런 일들이 생기는 것 같다. 바람 잘 날이 없다.”고 말했다. 또 “(송 전 의원이 대선에서 박 후보 지지표를 얻기 위해서 돈이 필요하다는) 근거 없는 얘기, 사실이 아닌 얘기들이 왜 이렇게 확산되는지 안타깝다.”며 한 언론사의 녹취록 일부 내용을 박 후보가 부인했다고 정옥임 특위 위원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정 위원은 “박 후보가 (당 소속 인사들의) 정치부패 연루 의혹에 상당한 우려를 표명했고, 정치쇄신특위가 부패를 막기 위한 제도 개선 문제나 측근·친인척 비리 관련 예방책을 중단하지 말고 차질없이 진행하도록 당부했다.”고 전했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태풍 피해지역인 경남 사천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황우여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당 윤리위에서 송 전 의원의 거취가 어떻게 결정났는지를 묻는 등 이번 사안에 각별한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는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의 출마 기자 회견과 관련해 기자들의 질문을 받자 “몇시에…”라고 반문한 뒤 “지금 내용도 모르고, 여기 와서 정치 얘기만 하고 너무하다고 생각 안 하냐.”라고 말했다. 서울 김경두·사천 허백윤기자 golders@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 21년만에 소말리아 민선 대통령 모하무드

    비정부기구(NGO) 활동가, 대학 강사 출신의 정치 신인이 소말리아의 새 대통령이 됐다. 1991년 독재자 무하마드 시아드 바레 전 정권이 붕괴한 뒤 소말리아에서 연방정부 대통령이 선출된 것은 21년 만이다. 주인공은 2011년 평화발전당(PDP)을 창당하며 정계에 입성한 하산 셰이크 모하무드(56). 모하무드는 10일(현지시간) 소말리아 의회에서 열린 대선 결선투표에서 샤리프 셰이크 아흐메드 전 과도정부 대통령을 190대79라는 압도적인 표 차로 누르고 승리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당초에는 아흐메드 전 대통령의 당선이 유력했다. 25명의 후보가 겨룬 1차 투표에서도 모하무드는 60표를 얻어 아흐메드(64표 획득)에 뒤졌으나 결국 역전극을 이뤄냈다. 이변을 만든 건 부정부패의 핵심 배후라는 의혹을 받아 온 아흐메드 전 대통령에게서 돌아선 민심이었다. 투표를 앞두고 각계에서 분열과 부패를 초래한 정치권의 변화와 새로운 얼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아미나 모하메드 압디 의원은 “모하무드야말로 소말리아의 고질적인 무정부 상태를 해결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최근 유엔은 보고서를 통해 아흐메드가 이끄는 과도정부에서 조직적인 횡령과 공금 착복 등이 벌어졌다며 부패상을 고발했다. 1981년 소말리아 국립대를 졸업하고 인도에서 석사학위를 딴 모하무드는 유니세프(1993~1995년) 등 여러 국제 비영리단체에서 활동했다. 하룻밤 새 아웃사이더에서 승자가 됐지만 모하무드 대통령은 과도정부 체제 수습과 해적, 테러, 대규모 난민 등 숱한 난제를 앞두고 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2012 대선공약 대해부-사회·정치분야] ③ 정치개혁

    [2012 대선공약 대해부-사회·정치분야] ③ 정치개혁

    여야 후보 모두 기성정치에 대한 유권자의 불신을 의식한 듯 정치개혁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잇따른 공천 비리에 대한 해법으로 비례대표제 강화 등 선거제도 개편을 앞세우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후보들 유권자 정치불신 의식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정치쇄신특별위원회를 통해 공천 제도에 대한 개선안을 일부 내놨다. 개선안은 당원들이 순위 투표를 통해 비례대표를 선발하는 자유 공모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 공천 비리에 대한 처벌도 강화토록 했다. 공천 과정에서 금품을 주고받으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의 뇌물수수죄와 같은 징역 7년 혹은 10년 이상의 중형에 처하고 벌금은 물론 금품수수액의 30~50배 이상 과태료를 물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박 후보는 또 친인척 비리를 막기 위한 특별감찰관제와 상설특검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정세균 민주통합당 경선 후보는 반부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지난달 30일 충북 경선에서 “제 개인은 물론 지연, 학연, 친인척, 측근, 제 주변의 어떤 것도 국민을 위한 원칙과 신념을 꺾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또 정보통신부와 교육과학기술부 등 통폐합됐던 부처의 부활과 중소기업부 신설 등을 정부 개혁을 위한 공약으로 제시했다. 김두관 후보는 비례대표 선출 방식을 독일식 정당명부제로 바꾸고 분권형 대통령제를 도입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김 후보는 “독일식 정당명부제를 도입하면 현재의 양당 구조에서 다당제로 바뀌게 되고, 이는 정당의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면서 “막강한 대통령의 권한을 총리와 나누고 감사원도 회계감사 기능은 국회에 맡기고 행정사무감사만 담당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손학규 후보는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또 권력형 비리나 부정부패를 없애기 위해 권력형 비리자 등은 공천에서부터 배제하고 권력형 비리나 재벌 등 경제적 강자의 부정부패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특별사면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후보는 반부패, 정당개혁을 강조하고 있다. 문 후보는 지난 4일 경남 경선에서 “결코 계파를 만들지 않겠다.”면서 “깨끗하고 정직한 정치, 겸손한 정치를 하겠다. 부패한 정치, 돈이 권력을 움켜쥐고 권력으로 다시 돈을 탐하는 정치, 권력을 사유물처럼 여기는 정치는 단호하게 청산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부패 구체적 논의 없어” 이에 대해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각 후보가 강조하는 독일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는 선거 때마다 의석수가 달라지는 등 간단한 문제가 아니고, 반부패를 강조하지만 권력형 부패를 어떤 방식으로 없앨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사고] 서울신문 수습기자 모집

    일제의 국권 침략에 맞서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서울신문(전신 대한매일신보·문화재 등록예고)에서 108년의 기개를 이어갈 정의로운 기자를 찾습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위력을 발휘하는 21세기에 ‘기록하는 사람’의 역할은 더 중요합니다. 무서운 속도로 변화하는 세계를 넓고 깊게 읽는 지성과 지혜, 무소불위의 권력과 거대자본을 똑 부러지게 꾸짖는 강심장, 부정부패에 대한 집요한 추적, 사회적 약자를 보듬어 안는 뜨거운 가슴을 가졌다면 서울신문의 문을 두드리십시오. 세상의 변화를 향해 펄펄 끓는 젊음을 서울신문은 용광로처럼 담아내겠습니다. 미국 워싱턴에 워싱턴포스트가 있듯, 뉴욕에 뉴욕타임스가 있듯, 대한민국 서울에는 서울신문이 있습니다.
  • [사설] 대선 D-100일, 비전과 정책의 긍정승부 펼쳐라

    100일 뒤 우리는 18대 대통령을 선출하게 된다. 2013년 2월 25일 0시부터 2018년 2월 24일 밤 12시까지 인구 5000만명의 대한민국, 반세기를 훌쩍 넘기도록 남북이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분단 대한민국, 세계 10위권의 경제강국이면서도 갈수록 짙어 가는 양극화의 그늘에서 시름하는 대한민국을 이끌 선장을 뽑게 되는 것이다. 5년 단임의 대통령제가 헌정 질서의 기본인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의 권한과 책무는 그 무엇에 견줄 수 없이 지대하다. 그런 만큼 시대의 과제를 올바로 수행할 지도자를 뽑아야 할 유권자 각자의 소임 또한 막중하다고 할 것이다. 특히 향후 5년은 남북 관계를 중심으로 한반도의 외교안보 질서가 요동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큰 시점이다. 시대를 앞서 가는 통찰력과 부지불식중에 들이닥칠 위기 상황을 과감하고 단호하게 헤쳐 갈 결단력이 요구된다. 유럽발 경제위기와 고령화에 따른 경제인구 감소라는 대내외 악조건 속에서도 견조한 성장세를 지켜 내야 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자살률과 바닥을 기는 출산율이 상징하는 암울한 사회 양극화의 깊은 골을 메울 혜안도 갖춰야 한다. 갈수록 심화되는 계층·세대 갈등과 해묵은 지역 갈등, 고질의 이념 갈등을 치유하고 국민을 하나로 묶을 통합의 리더십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공정사회 구현을 가로막고 있는 부정부패의 악폐를 뿌리 뽑고 법치를 바로 세워야 한다. 대선까지 남은 100일은 이런 시대적 과제를 슬기롭게 실천해 나갈 대통령을 제대로 가려내는 기간이 돼야 한다. 무엇보다 여야 정치권, 그리고 출사표를 던진 각 후보의 각성이 절실하다. 지엽말단의 사안을 둘러싼 헐뜯기식 네거티브 선거가 아니라, 오늘의 시대정신이 무엇이며 다음 5년의 국가 비전과 이를 실천하기 위한 정책 과제는 무엇인지, 이를 어떻게 실현해 나갈 것인지를 국민에게 제시하고 치열하게 싸우는 긍정의 선거로 만들어야 한다. 각 후보의 자질과 능력을 철저하게 검증하되 근거 없는 흑색선전과 무책임한 폭로로 유권자들의 판단을 흐리는 범죄적 행위는 단호히 배격해야 한다. 언론과 시민사회단체 등 사회 각계의 분발도 긴요하다. 내 편과 네 편을 가르고 줄을 세워 결과적으로 국론을 사분오열시키는 소아병적 자세를 버리고 정책과 자질에 대한 철저하고 공정한 검증으로 유권자들의 올바른 선택을 견인해야 한다.
  • [사고] 서울신문 수습기자 모집…막내46기가 새로 올 막내에게

    [사고] 서울신문 수습기자 모집…막내46기가 새로 올 막내에게

    일제의 국권 침략에 맞서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서울신문(전신 대한매일신보·문화재 등록예고)에서 108년의 기개를 이어갈 정의로운 기자를 찾습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위력을 발휘하는 21세기에 ‘기록하는 사람’의 역할은 더 중요합니다. 무서운 속도로 변화하는 세계를 넓고 깊게 읽는 지성과 지혜, 무소불위의 권력과 거대자본을 똑 부러지게 꾸짖는 강심장, 부정부패에 대한 집요한 추적, 사회적 약자를 보듬어 안는 뜨거운 가슴을 가졌다면 서울신문의 문을 두드리십시오. 세상의 변화를 향해 펄펄 끓는 젊음을 서울신문은 용광로처럼 담아내겠습니다. 미국 워싱턴에 워싱턴포스트가 있듯, 뉴욕에 뉴욕타임스가 있듯, 대한민국 서울에는 서울신문이 있습니다.
  • “박근혜에겐 박정희, 야권에겐 후보 단일화가 약이자 독”

    “박근혜에겐 박정희, 야권에겐 후보 단일화가 약이자 독”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게는 박정희, 야권에서는 후보 단일화가 각각 약이자 독이 될 수 있다.” 통계 전문가이자 선거 전략가인 이영작(70) 전 한양대 석좌교수는 29일 서울 중구 퇴계로 자신의 사무실에서 서울신문과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오는 12월 대선을 이렇게 전망했다. 이 전 교수는 여론조사 분석 등을 통해 1997년 대선 때는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 2007년 대선에서는 이명박(MB) 대통령 당선에 각각 일조한 선거 전략가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번 대선 흐름을 어떻게 보고 있나. -어떤 이슈가 쟁점화되고, 어느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느냐가 중요하다. 당장 눈에 띄는 것은 MB 정권의 부정부패다. 새누리당 박 후보도 부정부패가 없겠느냐는 이슈로 이어질 수 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책(‘안철수의 생각’)에서 광장히 많은 약속을 했다. 부담이 될 수 있다. →정책적인 쟁점을 꼽는다면. -많다. 만약 박 후보가 ‘안철수 룸살롱’ 논란에 대해 “그 사람 말을 믿는다.”는 식으로 답(실제 발언은 “본인이 밝히면 될 문제”)을 했으면 훨씬 낫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런 이슈는 대선에서 중요한 쟁점이 아니다. 그러니 말로 인심이나 썼어야 했다는 것이다. 안철수의 룸살롱이네, 박근혜와 최태민이네 이런 거는 유치한 흑색 선전이다. 그런 식의 선거 운동은 안 된다. 선거는 과학적으로 해야 한다. 가치중립적인 여론조사를 통해 민심의 저류를 알아내야 선거 전략을 세우는 것은 물론 대통령이 된 후에도 도움이 된다. ●‘안철수 룸살롱’은 유치한 흑색선전 →박 후보를 어떻게 평가하나. -2007년 대선 당시 내가 실시한 세 차례 여론조사에서는 적어도 박 후보가 MB와 비교했을 때 도덕성·신뢰성 빼고는 앞서는 게 없었다. 지금까지 도덕성을 내세워 대통령이 된 사람은 없다. 당시 박 후보가 졌다기보다는 MB가 이긴 것이다. →박 후보가 지난 5년 동안 약점을 많이 보완했다고 생각하나. -딴 얘기부터 하겠다. DJ는 경륜·경험이 쌓여 있는 분이었다. 그럼 당연히 참신성은 떨어진다. DJ에 맞서는 후보들은 모두 참신성을 내세워 공격했다. DJ가 어느 날 무심코 지나가는 말로 “내가 40년 동안 대통령이 될 준비를 했는데, 이걸 써먹어야 하는데”하면서 고민하시더라. 그래서 내가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표현을 만들어 냈다. 박 후보에게서는 제일 먼저 무엇이 떠오르나. ‘원칙과 신뢰’는 박 후보 주변에서 하는 얘기고, 일반적인 관점에서는 ‘박정희의 딸’이다. 박 후보 입장에서는 가장 큰 장점이자 약점이다. DJ의 경험·경륜과 같은 것이다. 냉정하게 평가한 다음에 ‘준비된 대통령’과 같은 자신만의 표현을 만들어야 한다. →최근 이희호 여사가 박 후보를 높이 평가했는데. -고모(이 전 교수는 이 여사 둘째 오빠의 장남)는 원래 여성운동을 하시던 분이다. 여성의 권익이라는 차원에서 그런 말씀을 하신 것 같다. 인간적인 측면에서 하신 말씀이지 정치적 측면에서 하신 말씀은 아니라고 본다. →‘안철수 바람’이 1년 가까이 꺾이지 않고 있다. -앞으로도 유지할 수 있느냐가 문제다. 호감도가 떨어지는 순간 대통령감으로서 지지도도 꺾이게 된다. 1997년에도 박찬종씨가 굉장히 떴다가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조순씨도 1997년 8월에 떴다가 금방 꺼졌다. 안 원장이 박찬종씨나 조순씨처럼 사라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 →안 원장을 평가한다면. -책을 내지 않았다면 훨씬 좋았을 것이다. 책을 보면서 느낀 점은 참 모범 답안만 내놨다는 것이다. 공격당할 빌미가 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예컨대 복지 위에 경제를 세운다고도 했는데 이는 잘못됐다. 복지는 정치다. 달리 말하면 정치 위에 경제를 세우겠다는 것인데, 정치와 경제는 양립해야 하는 문제다. 안 원장의 최대 약점은 위기 관리 능력이 아닐까 한다. 항상 국민의 의견을 들어서 하겠다고 했는데 맞는 얘기다. 문제는 정치를 하고, 국정을 운영하다 보면 국민 의견을 들을 수 없는 순간이 많다는 것이다. 북한이 서해 5도를 공격한다고 가정할 경우 어떻게 국민 의견을 듣고 결정할 수 있겠나. 안 원장이 소통을 강조하다 놓치는 부분이다. 안 원장의 강점은 기업을 경영한 경험이다. 경제를 살리겠다는 얘기만 해도 충분하다. 복지나 이런 문제는 들은 얘기지 해 본 적은 없는 것이다. 복지 위에 경제를 올리겠다는 것은 자신의 힘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다. →박 후보와 안 원장이 대선에서 대결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그렇게 해야 될 거다. 1997년 대선 때도 원래 DJ와 JP(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를 단일화하자는 얘기가 있었다. 난 결사반대했다. 여론조사를 하면 이긴다는 것은 알았지만, DJ에게는 ‘산 JP’가 필요하지 ‘죽은 JP’는 필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대신 협상하라고 조언했다. 여론조사를 통해 경쟁 후보를 죽여서는 승산이 떨어진다. →이번 대선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가 이뤄진다면 여론조사 방식은 피해야 한다는 얘기인가. -협상으로 단일화해야 한다. 그게 각 후보의 장점을 살리는 방식이다. →민주당 경선은 어떻게 보나. -정치적 관찰이 필요한 부분은 정치인이 아니니 잘 모른다. 나는 조사와 분석을 통해 답을 찾는 사람이다. ●여론조사 요청 아직은 없어 →이번 대선에서 승부처는. -적어도 민주당 경선에서는 좌파의 지지가 중요하다. 후보가 돼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선이 끝나면 곧장 중도로 나오는 게 중요하다. 우파도 마찬가지다. 주류라고 할 수 있는 40대도 중요하다. 한국에서는 40대가 불안해지는 시기다. 불안해하는 주류의 기대를 얼마나 충족시켜 주느냐가 관건이다. →1997년 대선 때 고모부인 DJ를 도운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2007년 대선 때 MB를 도운 사실은 드러나지 않았다. -여론조사를 세 차례 했다. 어떤 부문이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이는지를 살펴본 것이다. 누굴 도와주기 위해 조사를 한 게 아니라 MB가 조사 결과를 봤기 때문에 도움이 된 것이다. 이런 조사는 설문을 만드는 게 가장 어렵다. 설문이 반이다. 조사를 누가 하는지 응답자가 낌새를 차리면 안 된다. 질문이 공정하고 재밌어야 정확한 조사를 할 수 있다. →힘든 분석 작업을 하는 이유가 뭔가. -재밌으니까 한다. 가치중립적이지 못한 조사는 하나 마나다. 후보들 기분 좋으라고 하는 게 아니다. 이번 대선에서도 조사는 언제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여야 대선 후보나 주자로부터 (여론조사를 해 달라는) 공식 요청이 들어온 것은 없다. →대선 후보나 주자들과의 접촉은 없었나. -박 후보 측에서는 내 책(97 대통령 선거전략보고서)을 보고 자문했다. 다음 달 열리는 안 원장의 한 지지 모임에 참석해 달라는 요청도 받았다. 이춘규 선임기자·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청렴특구’ 서대문, 투명사회 만들기 앞장

    서대문구가 29일 한국투명성기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청렴특구’ 만들기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한국투명성기구는 국제투명성기구의 한국본부로, 국민의식 개혁과 부정부패 예방활동을 통해 사회 전반의 부정부패를 뿌리 뽑는 데 목적을 둔 비영리 기구다. 구는 이날 문석진 구청장이 참석해 업무협약을 맺고 청사 입구에 ‘한국투명성기구 청렴업무 협약기관’이라는 현판을 내건다. 양측은 협약을 통해 ▲서대문구 투명책임행정 시스템 구축 지원 ▲청렴도 향상 및 청렴 문화 정착을 위한 활동과 교육 지원 ▲한국투명성기구의 청렴특구·투명사회 활동 협력 ▲반부패 국제 활동 협력 등에 함께 노력할 계획이다. 협약 이후 두 기관은 다양한 청렴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우선 청렴분위기 확산을 위해 다음 달 15일부터 이틀 동안 서대문독립공원에서 열리는 서대문독립민주페스티벌에서 반부패 청렴사업에 대해 주민들에게 알리고 관련 체험 부스를 운영한다. 10월에는 ‘다함께 더 맑게 청렴특구 서대문’을 주제로 종합토론회도 갖는다. 지역 주민과 공무원, 구의원, 외부 전문가가 참여해 구 청렴도를 진단한 뒤 향후 청렴도 증진방안에 대해 토론한다. 이 밖에 구는 청렴 동아리 교육과 직원 대상 청렴 골든벨 퀴즈대회도 열기로 했다. 한국투명성기구 홈페이지에는 부패척결을 위한 고발 및 제안창구인 ‘서대문구 청렴우체통’이 개설된다. 신고자의 신원을 철저히 보호해 누구나 신고 및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만든다. 문 구청장은 “한국투명성기구와 반부패 청렴활동을 추진해 투명한 책임행정을 실현하고 나아가 지역 전체로 청렴문화를 확산해 투명사회 기틀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한나라 ‘차떼기 검사’ 새누리 캠프로… “朴 가족도 예외없다”

    한나라 ‘차떼기 검사’ 새누리 캠프로… “朴 가족도 예외없다”

    새누리당이 전신인 한나라당과 악연이 있는 안대희 전 대법관을 영입했다. 새누리당은 27일 옛 한나라당에 ‘차떼기 정당’이라는 오명을 씌웠던 안 전 대법관을 부정부패와 측근 비리를 막을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박근혜 후보는 안 전 대법관을 직접 찾아가 ‘정치 개혁’을 명분으로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법관에서 물러난 지 2개월도 안 된 인사가 특정 대선 후보 캠프에 합류한 것을 두고 논란과 비판이 일고 있다. 안 전 대법관과 새누리당의 악연은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대검 중수부장으로서 불법 대선 자금을 수사해 당시 한나라당이 국내 주요 그룹으로부터 수백억원을 차떼기로 받았다는 수사 결과를 내놓았다. 안 전 대법관은 부정부패의 해결사로서 국민적인 호응을 얻었다. 반면 한나라당은 차떼기 정당으로 몰리며 국민의 지탄을 받았다. 안 전 대법관은 이날 오후 새누리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민이 싫어하는 것을 없애는 게 (정치 개혁의) 기본”이라면서 “선거 부정과 반복되는 측근 권력 비리와 관련해 박 후보 측근도 문제가 있으면 보고하고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법은 누구에게나 적용될 때 의미가 있다.”며 “박 후보의 가족을 제외한다면 이 자리에 있을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안 전 대법관이 박 후보로부터 전권을 위임받고 정치 개혁의 시발점에 서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하지만 안 전 대법관의 여의도행(行)은 인선 발표 직후부터 도마에 올랐다. 대한변협 최진영 대변인은 “그렇게 바로 (정치권으로) 가실 줄은 몰랐다. 깜짝 놀랐다.”면서 “개인적으로 법조인으로서 안 전 대법관의 행동은 무리수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인 박영선 민주통합당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대법관의 위상, 정치적 중립, 권위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지. 만약 미국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면.”이라고 반문했다. 안 전 대법관은 정통 특수부 검사 출신으로, 2006년 검찰 몫 대법원장에 임명돼 지난 7월 10일 6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당초 안 전 대법관은 다음 달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연수를 하기로 일정이 짜여 있었다. 박 후보는 안 전 대법관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 ‘삼고초려’를 했다고 한다. 안 전 대법관은 기자회견에서 “오늘(27일) 점심 때도 친구들과의 송별 모임이 계획됐다.”면서 “하지만 지난달 말 경선 과정에서 박 후보를 만났고 최근에 다시 만나 나라를 사랑하는 진정성과 믿음을 확인하면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깨끗한 나라를 만드는 데 동의해 위원장직을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후보를 통한 제의는 (박 후보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법관은 정치쇄신특위 위원으로 ‘강골 검사’로 알려진 남기춘 전 서울 서부지검장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대 서울지검 강력부장 출신으로 대검 중수부 근무 당시 안 전 대법관의 총애를 받은 남 전 지검장은 지난해 1월 한화·태광 그룹 비자금 사건을 지휘하다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김경두·김효섭·최지숙기자 golders@seoul.co.kr
  • “연말이면 멀쩡한 보도블록 교체… 왜 반복될까”

    “연말이면 멀쩡한 보도블록 교체… 왜 반복될까”

    경기 수원시 6급 공무원들이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를 읽고 지방행정의 문제점을 오늘의 시각으로 풀어낸 ‘대한민국 목민심서’를 6일 출간했다. ●지방행정 문제점을 오늘의 시각으로 풀어 책은 380쪽 분량으로 목민심서의 목차에 따라 일반행정(기획·인사·회계), 지적, 세무, 건설(토목), 건축, 녹지(임업), 복지(사회), 정보(통신) 등 8개 분야로 나눴다. 저자는 ‘다산을 사랑하는 수원시 공무원 모임’ 소속인 정책기획과 장보웅 행정전략팀장, 토지정보과 지준만 토지관리팀장, 주택건축과 기우진 주택행정팀장 등 9명으로 공직 사회의 묵은 관례를 공직자 스스로 건드렸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이들은 집필에 앞서 2007년부터 모임을 만들어 목민심서를 함께 읽고 정기적으로 모여 토론하며 다산 시대와 오늘을 비교하기 시작했다. 주말이나 휴가를 이용해 다산 생가와 유배지 등 유적지를 답사했으며 때때로 전문가를 초청해 목민심서가 전해 주는 시대정신과 가치를 확인하기 위해 고민도 했다. 특히 책에는 공직 사회가 어떻게 조직돼 어떤 의사결정 과정을 거치는지, 그 과정에 어떤 문제들이 개입되는지, 그 속에서 겪는 공무원들의 고민과 애환은 무엇인지 세세하게 밝혔다. 멀쩡한 보도블록을 뜯어내고 새것으로 교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보도 조성 ▲가스·수도관 교체 ▲낡은 시설 교체 등 이유가 있겠지만 어떤 사유든 공사기간과 공사방법, 기관 간 공사시기 등을 조정해 예산낭비 요인을 줄여야 한다고 개선책을 제시했다. 또 기획과장을 비롯한 각 과장은 철저한 주인의식을 가지고 예산을 집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공직 사회에서 발생하는 부정부패가 근절되지 않고 어떻게 계속되는지를 알아볼 수 있도록 부패의 종류와 유형, 사례를 가감 없이 까발려 부록으로 실었다. ●판매수익 전액 장학재단에 기부키로 책 출간을 주도한 장 팀장은 “올해는 다산 정약용이 탄생한 지 250주년 되는 해인데 그는 18년간의 유배 생활 중에도 집필을 멈추지 않았을 뿐 아니라 후학 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였다.”며 “이런 다산의 정신을 이어받기 위해 책 판매 수익 전액을 장학재단에 기부하기로 동료들과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추천사에서 “공직사회를 투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이 책은 21세기 공직자들의 현장 지침서이자 교양서”라며 “지방행정에 대한 관심과 논의를 촉발하고 시대적 가치와 정신을 확인하는 일에 이 책이 귀중한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北 개혁·개방 속단 일러… 김정은 체제 5년은 갈듯”

    경제개선 조치인 6·28 방침 등 북한이 추진하는 일련의 변화가 본격적인 개혁·개방의 신호탄으로 보기는 어려우며, 오히려 북한이 김정은을 비롯한 ‘로열패밀리’ 정권 생존을 위해 김일성 시대의 원칙으로 회귀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또 김정은 체제의 불확실성은 늘었지만 적어도 5년 내 급변사태를 맞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통일연구원이 1일 개최한 ‘북한정세분석 긴급 전문가토론회’에서 손광주 데일리NK 통일전략연구소장은 “현재 북한의 권력 구도는 김정일이 권력을 절대적으로 독점한 당시와는 달리 김정은과 그의 고모 김경희, 고모부 장성택이라는 가족이 ‘로열 패밀리’ 형태로 통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들의 최대 이해관계는 김씨 가문의 종묘사직 보존”이라며 리영호의 숙청과 경제 생산성을 높이고자 한 6·28 방침, 부인 리설주 공개 등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정보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기업의 경영자율권을 확대하고 노동당과 군의 경제사업을 점차 내각에 이관하며 협동농장의 분조인원을 4~6명으로 줄여 생산성을 높이고 초과생산분의 개인 몫을 늘리는 등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손 소장은 이 같은 변화가 경제의 틀을 흔드는 새로운 것이 아니라 김일성 주석이 지난 1986년 제시한 ‘사회주의 농업노동 보수제’로 초과 생산량에 대해 상금이나 보조금 명목으로 분배한 것과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29일 조평통 대변인 성명을 통해 우리 정부가 북한의 개혁개방설을 제기한 데 대해 ‘아전인수’라고 반발하고 “모든 정책은 절세위인들의 사상과 위업을 대를 이어 계승 완성하기 위한 것이며 변화는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손 소장은 ‘대를 이어 계승 완성한다’는 문구에 주목해 “생산 증대를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김일성주의의 원칙대로 돌아간다는 김정은식 개혁의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정은 부인 리설주나 능라도 유원지 사진 공개 등은 김일성 리더십에 대한 향수와 젊은 김일성의 이미지를 선전하는 우상화의 작업이지 본질적 변화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진하 통일연구원 현안연구팀장은 “북한의 군대와 경제 재편 조치는 군대가 장악한 비대해진 경제 부문을 내각 중심으로 이전해 정권의 안정을 이루자는 것”이라며 “군부에 의한 약탈경제에서 국가주도형 관리경제로 회귀하는 것으로 시장을 억압한 지난 2009년 화폐개혁과 동일한 맥락”이라고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은 또한 “장성택과 김경희 등이 공안기구를 장악하고 군부의 견제를 본격화해 향후 숙군 작업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북한 정권의 붕괴 가능성에 대한 판단은 이르다는 분석이 나왔다. 류길재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은의 권력 기반 공고화 과정이 진행 중이나 북한의 만성적 경제난, 부정부패 등으로 정권의 장래는 불확실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향후 5년 내 북한이 급변사태를 맞을 가능성은 적고 지난 1990년대 중반처럼 정권 차원의 ‘버티기’로 일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류 교수는 “북한의 비핵화와 개혁·개방을 위해서는 남북 간에 점진적으로 신뢰를 구축하고 민간자원의 국제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다변적 관여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며 “북한이 미국과 협상에 임할 수 있도록 우리가 촉진자 역할을 한다면 바람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권력교체 앞두고… 中공권력, 멱살 잡히다

    권력교체 앞두고… 中공권력, 멱살 잡히다

    중국 지방정부가 주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환경오염’ 시설 건설 계획을 포기했다. 중국 장쑤(江蘇)성 치둥(啓東)시는 28일 일본 기업인 오지제지의 폐수를 바다까지 이동하는 데 필요한 하수관거 건설 계획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지방정부가 주민들의 의사에 반해 추진했던 사업을 포기한 것은 지난해 12월 광둥(廣東)성 우칸(烏坎)촌에서 주민들의 대규모 시위로 토지수용 계획을 백지화한 것을 비롯해 이번이 세 번째다. 중국 정부가 정권교체를 앞두고 사회통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정부에 반대하는 대규모 주민 시위는 오히려 확산되고 있어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지방정부의 부정부패에 대한 불만이 누적된 데다 생계 및 경제적 이익을 지키려는 주민들의 의지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활성화로 정보 유통 속도가 빨라진 것도 대규모 시위가 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28일 중국 장쑤성 치둥시에선 일본 제지업체의 환경오염시설 건설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났으며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20여명이 다쳤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9일 보도했다. 시민 1만여명으로 구성된 시위대는 일본 제지공장의 폐수를 치둥 앞바다에 버리는 데 이용될 장거리 하수관거 건설에 항의하기 위해 치둥시 정부청사까지 진입해 농성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치둥시 쑨젠화(孫建華) 당서기가 상의가 찢어지고 안경을 빼앗기는 봉변을 당했다. 공안 당국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에는 진압 과정에서 대학생 3명이 사망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정부에 대항하는 시위가 끊이지 않는 이유로 정부와 시민 간 이해충돌을 지적한다. 중국 지방정부의 최고책임자들은 사실상 당 중앙이 지명하기 때문에 차기를 겨냥해 단기간 내 가시화할 수 있는 경제적 실적에 목을 맨다. 때문에 지방정부는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성장을 위해 환경오염을 양산하는 기업을 유치하고 주민들의 집을 강제로 철거해 그 땅을 부동산 개발 업체에 팔아 넘기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실제로 치둥은 어장이 발달한 어업도시로 공장 폐수가 인근 바다에 유입되면 주변 해역이 오염돼 20만 주민의 생계가 타격을 받게 된다. 최근 쓰촨(四川)성 스팡(什?)시에서 일어난 합금공장 건설 반대시위도 공장이 준공될 경우 ‘암 마을’로 변할 것이라는 우려가 시위대를 결집시켰고 지방정부로부터 결국 항복을 받아냈다. 사회학자 위젠룽(于建嶸)은 “민관 이해충돌뿐 아니라 지방정부의 도를 넘어선 사회통제가 주민들을 자극하는 데다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정부의 권위가 급속도로 해체되고 있는 것도 시위 양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시위도 스팡 시위처럼 고등학생과 대학생 등 젊은층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薄)로 시위 참여를 호소하고 시위 상황을 전국에 전파하면서 정부를 무릎 꿇게 했다. 중국 인민대 장밍(張鳴) 교수는 “이번 사태는 당국에 대한 주민의 누적된 불만이 폭발한 데 따른 것”이라면서 “제18차 당 대회 이전에 유사한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3040 표심 잡아라” 새누리 첫 정책 토크

    “3040 표심 잡아라” 새누리 첫 정책 토크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29일 ‘3040 정책 토크’로 젊은층 표심 공략에 나섰다. 경기도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에서 열린 정책 토크 ‘당신과 함께’는 청중 선거인단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육아·교육·주택에 관한 정책 공약과 질의응답으로 엮어졌다. 정책 토크는 당 차원에서 처음 실시됐다. 3040세대 지지율이 취약한 새누리당이 젊은 유권자층을 정책으로 파고들기 위한 시도다. 형식도 기존의 딱딱한 정책 토론을 벗어나 소극장에 온 듯한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후보들은 청바지와 청색 셔츠, 운동화 등 캐주얼한 옷차림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1부 정책 프레젠테이션에서 박근혜 후보는 맞춤형 보육 서비스,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결혼·육아 경험이 없어 3040세대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겠냐는 한 패널의 질문에는 “노인이 돼야만 노인 정책을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다.”면서 정당 사상 최초로 어린이집을 만들었던 경험을 내세웠다. 김태호 후보는 사회 양극화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 안전망 확충 제시에 주력했다. 뉴타운 대신 ‘나홀로’ 공공건물에 저소득층 맞벌이 부부·청소년 가장·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입주시키는 내용의 ‘해피타운 건설’을 약속했다. 김문수 후보는 두 달 전 할아버지가 된 경험을 앞세워 국공립 보육 시설 확대, 고교 의무교육 실시, 공교육 강화를 통한 사교육비 해결을 제안했다. 임태희 후보도 사교육비 부담 해결책을 강조했다. 임 후보는 “저소득층 아이들의 교육을 국가가 책임지는 한편 국·공립 학교 학력을 정부의 집중투자로 향상시키겠다.”고 공약했다. 안상수 후보는 ‘두레 경제기금’ 100조원을 만들어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부동산 경기 연착륙을 위해 보금자리 주택 건설을 폐지하는 대신, 2018년까지 공공임대주택 비율 10%를 달성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어지는 2부 행사에서는 질문지를 추첨 형식으로 뽑아 답변하는 ‘복불복 토크’가 진행됐다. 이 코너에서는 ‘남들이 모르는 콤플렉스’, ‘인생에서 후회되는 일’ 등 재미있는 질문이 쏟아져 청중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박 후보는 ‘동료 정치인 중 꿀밤 때려주고 싶은 사람’이라는 질문지를 뽑자 “꿀밤보다 심한 거 한 대 때려주고 싶은 생각이 왜 없겠느냐.”면서 “국민을 위해 일하라고 뽑아줬는데 서로에 대한 비방에만 몰두하는 사람, 부정부패에 연루된 사람, 약속을 안 지키는 사람들을 때려주고 싶다.”고 답했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청남대 ‘대통령 특별전’ 반쪽되나

    청남대 ‘대통령 특별전’ 반쪽되나

    충북도가 야심 차게 준비한 역대 대통령 특별전이 적절성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 24일 도에 따르면 대통령 전용별장으로 사용되다 2003년 민간에 개방된 청남대(청원군 문의면)를 대통령 테마 관광명소로 만들기위해 이날 이승만 대통령 특별전을 시작으로 청남대에서 역대 대통령 특별전이 개최될 예정이다. 역대 대통령들의 생일, 취임일, 서거일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전후 1주일간 관련 도서·유품 전시, 대한 늬우스 상영, 재임 당시 육성 소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게 도의 계획이다. 그러나 이런 안에 대해 시민단체들이 문제를 제기해 도가 속을 썩이고 있다. 이념 논란 등 부작용이 우려돼 사회적 합의를 거쳐야 한다는 게 시민단체들의 주장이다. 진보성향 시민단체들은 특히 전두환·노태우 대통령 특별전 개최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송재봉 사무처장은 “치적만을 홍보하는 이 특별전은 부정부패한 대통령까지 미화하는 행사가 될 것”이라면서 “충북도가 역사적으로 지탄을 받고 있는 인물까지 활용해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수단체들은 이념 갈등을 우려하고 있다. 자유총연맹 충북지회 박철순 조직부장은 “진보 단체에서 전두환·노태우 대통령 특별전을 반대하면 보수쪽에선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특별전을 반대하지 않겠냐.”면서 “도가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쳐 행사계획을 잡아야 할 것 같다.”고 충고했다. 논란이 거세자 도는 비교적 논란이 적은 이승만·윤보선·최규하 대통령 특별전을 올해 하반기에 개최한 뒤 내년 상반기에 폭넓은 의견수렴을 거쳐 향후 계획을 잡기로 했다. 청남대 김현구 운영과장은 “대다수가 행사의 적절성에 문제를 제기하면 중단하는 방안도 검토될수 있다.”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창간 108주년 여론조사] 20대보다 40대, 40대보다 50대가 “일자리부터 챙겨라”

    [창간 108주년 여론조사] 20대보다 40대, 40대보다 50대가 “일자리부터 챙겨라”

    ‘차기 정부의 1막은 경제 위기 극복과 민생 대란 해법 제시로 열어라.’ 우리 국민이 올 12월 19일 선출되는 차기 대통령에게 바라는 최우선 정책 과제는 ‘일자리 창출’이었다. 여야 정치권이 재벌 규제 등 ‘경제 민주화’를 올 대선을 관통할 주요 화두로 제시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은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민생 경제 회복에 최우선 순위를 둔 셈이다. 서울신문·엠브레인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0.8%가 일자리 창출을 차기 정부의 최우선 정책으로 꼽았다. 민생 정책의 핵심인 일자리 창출은 세대·지역별 조사에서도 차기 대통령의 중점 과제로 올랐다. 이는 국내 오피니언 리더 50인을 대상으로 한 서울신문의 설문조사에서 28.9%(26명·중복 응답)가 차기 정부의 핵심 과제가 일자리 창출이라고 답변한 것과 동일한 우선순위다. 청년 실업 세태를 체감하고 있는 20대의 54.1%, 베이비부머 세대로 은퇴 시기가 목전인 50대의 경우 58.9%, 40대 54.5%가 일자리 창출을 중점 과제로 제시했다. 주요 정책 과제별로는 정치 불신이 큰 20대의 경우 46.3%가 부패정치 청산을 꼽은 반면 경제민주화에 대한 정책적 관심은 22.3%에 그쳐 다른 세대에 비해 다소 낮았다. 30대는 43.2%가 무상보육 등 복지정책을 차기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주문했다. 맞벌이 부부의 현실적 고민을 짊어진 세대인 만큼 자녀 양육에 대한 부담 해소 등 생활 복지에 대한 정책 수요가 높다는 점이 고스란히 나타났다. 40대부터 60대 이상의 기성 세대도 부패정치 청산을 민생 정책에 이어 중점 과제로 선택해 눈길을 끌었다. 40대 42.4%, 50대 42.8%, 60대 이상 40.0%가 정치권의 부정부패에 대해 뿌리 깊은 반감을 드러냈다. 또 40·50대의 경우 각각 26.4%, 23.4%가 경제민주화를 복지 정책보다 우선 과제로 인식했다. 지지 정당별로는 새누리당 지지자의 경우 57.1%가 일자리 창출을 응답했지만 부패정치 청산은 38.3%로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낮았다. 민주통합당 지지 유권자의 47.1%가 부패정치 청산을 최우선 과제로, 45.0%가 일자리 창출을 꼽았다. 재벌개혁 등 경제민주화 정책은 민주당과 새누리당 지지자 간의 인식차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민주당 지지자의 31.0%가 재벌개혁 등 경제민주화 정책을 지지했지만 새누리당 지지자는 17.1%에 그쳐 정책 순위에서 하위권을 맴돌았다.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지지 유권자의 경우 각각 58.7%, 51.1% 등 절반 이상이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정책 과제로 제시한 반면, 민주당 문재인 상임고문 지지자의 50.2%가 부패정치 청산을 차기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로, 39.2%가 경제민주화 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인식하고 있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2012 정치를 말하다-오피니언 리더 50인 설문] 취업난·퇴직 러시… 일자리 정책따라 표심 움직인다

    차기 정부가 주력해야 할 핵심 정책 과제로 ‘일자리 창출’이 1위에 꼽혔다. ‘양극화 해소’ ‘경제성장’ 등 현실적인 생계 문제와 연관되는 정책들이 중요 과제로 부각된 반면, 통일정책이나 재벌개혁 등은 후순위로 밀렸다. ●“일자리 창출 빨리 해결해야” 28.9% 서울신문이 4일 오피니언 리더 50명을 대상으로 대선 주자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건수 90건(복수응답) 가운데 28.9%(26명)가 ‘일자리 창출’을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정책 과제로 뽑혔다. 이어 ‘양극화 해소’ 26.7%(24명), ‘경제성장’ 12.2%(11명), ‘공정사회 구현’ 11%(10명), ‘복지정책’ 8.9%(8명) 등이 5위 내에 올랐다. 일자리 창출은 청년들의 취업대란과 경기불황으로 인한 중년층의 명예퇴직이 증가하면서 생존 문제와 직결, 정권 내내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공정사회·복지정책 뒤이어 여기에 치솟는 전·월세 집값, 고유가 등 물가 상승으로 인한 민생 대란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터진 유럽발 경제위기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심화시키고 중산층마저 위기로 내몰고 있다. 여야가 경제 민주화와 복지를 대선 공약으로 내세우는 것도 이러한 오피니언 리더들의 위기 의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중들의 지적 수준이 높아지면서 대학 반값 등록금 등 교육과 취업 기회의 평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공정사회 구현과 복지정책을 강화해야 함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기타 의견이었지만 ‘교육 정책 강국’이 주요 정책의 한 카테고리로 명문화돼야 한다는 의견도 같은 맥락이다. 청와대와 국무총리실이 연루된 민간인 불법 사찰과 대통령 친인척 비리, 정치권의 부정선거 등은 ‘부정부패 척결(4.4%)’ 필요성을 강화시켰다. ●외교·안보·통일 우선순위서 밀려 반면 다소 실현 가능성이 낮아 보이거나 추상적인 외교 안보 분야는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특히 연평도 포격사태, 천안함 침몰 사건 등으로 대북 관계가 얼어붙고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상황에서 ‘통일정책(3.3%)’이 중요하다고 꼽은 리더들은 많지 않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등장과 개방적 사고를 지닌 2030세대들의 사회 활동이 두드러지면서 ‘지역갈등 극복(2.2%)’ 순위도 많이 내려갔다. 특히 민주통합당 등 야권이 강조하는 ‘재벌개혁(1.1%)’은 최하위권을 면치 못했다.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등에 대한 찬반 여론이 팽팽한 데다 ‘대기업 때리기’ 식의 재벌개혁이 서민들의 실질적인 체감 경기를 높이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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