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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블로그] 금융위 간부들에 떨어진 금주령 왜

    [경제 블로그] 금융위 간부들에 떨어진 금주령 왜

    지난달 31일 오후. 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과장들을 ‘긴급 호출’했습니다. 정 부위원장은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금융권 인사들과 밤에 만나 술 마시지 말고 오해 살 일 없게 하라”고 신신당부했다고 합니다. 최근 이완구 국무총리의 비리척결 선언 이후 본격화되고 있는 ‘사정(司正) 정국’ 불똥이 튀지 않게 몸가짐을 각별히 주의하라는 ‘집안 단속’ 차원이었지요. 마침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공직사회에서 부정부패를 완전히 청산하고 새롭고 청렴한 공직문화가 정착될 수 있게 하라”고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전(前) 정권의 자원외교 관련 수사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에서 “조심, 또 조심하자”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금융위가 ‘혼연일체’를 부르짖었던 금융감독원이 경남기업 특혜지원 압력 의혹 등에 휩싸이며 ‘아직도 금갑(甲)원이냐’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위까지 구설에 오르면 ‘윗선’ 볼 낯이 없겠지요. 안 그래도 금융위는 ‘안심전환대출’로 칭찬과 비판을 한꺼번에 받고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흥행에도 성공한 보기 드문 수작’이라고 하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타깃(목표) 설정이 잘못된 실패작’이라고 혹평합니다. 2차 안심대출은 아직 마감시한이 남아 있지만 열기가 1차 때만 못합니다. 너무 신청이 적으면 ‘또 수요 예측 실패’라는 점에서 금융위는 조마조마해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막판에 너무 몰려 ‘집값 순으로 뽑기’를 하게 되면 쏟아질 원성이 걱정입니다. 그래서 금융위는 한도액(20조원)에 아슬아슬하게 미달하기를 내심 바라는 눈치입니다. 정 부위원장의 경고성 지침을 받아든 금융위 과장들은 “어차피 (술 마실) 시간도, 체력도 안 된다”고 입을 모읍니다. 새벽 4시에 퇴근하는 부서도 있다고 하네요. 술은커녕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하다고 하소연입니다. 아무쪼록 ‘술’은 자제하더라도 1일 첫발을 뗀 금융개혁만큼은 ‘술술’ 풀어갔으면 좋겠습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부정부패·무사안일 칼 빼든 환경부

    부정부패·무사안일 칼 빼든 환경부

    “부정부패와 무사안일을 일삼는 직원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엄중 조치하라.” 정연만 환경부 차관은 1일 환경공단·국립공원관리공단·환경기술개발원·국립생태원·환경기술개발원 등 5개 산하 공공기관장과 가진 간담회에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공포를 앞두고 부정부패에는 성역 없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차관은 “국민 편익 증진을 위한 적극 행정을 실천하는 직원은 적극적으로 포상하겠지만 부정부패와 무사안일을 일삼는 직원은 엄중 조치할 것”이라며 “부정부패 척결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서 환경부와 산하 공공기관은 기관별 비리 취약 분야에 대한 개선 방향을 발표하고 공직기강 확립에 적극 나설 것을 결의했다. 한편 환경부는 부정부패 척결을 위해 국고 보조금과 일반연구용역, 기술개발(R&D), 수변구역 토지매수 등 4대 부패 취약 분야에 대한 구조개선을 추진한다. 조직 스스로 부정부패 위험요소를 찾아내 개선, 관리하는 내부통제 자가평가(CSA)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실시한 뒤 하반기 시범 실시할 계획이다. 사전 컨설팅 감사와 적극 행정 면책을 내용으로 하는 규정도 5월 중 마련키로 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청렴도 1등 도시’ 출사표 던진 강서

    ‘청렴도 1등 도시’ 출사표 던진 강서

    “구청장인 나부터 10원 한 푼도 받거나 주지 않겠습니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1일 직원들에게 고강도 청렴대책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평범한 진리를 먼저 실천하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강서구는 ‘청렴 으뜸 강서구’ 실현을 목표로 강도 높은 청렴대책 추진에 나선다고 이날 밝혔다. 구는 그동안 청렴도 평가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원인을 청렴 인프라와 청렴 문화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판단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청렴도 향상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특히 이번 대책에는 공직사회의 부정부패 척결을 통해 반부패 청렴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노 구청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 대책은 ▲반부패 인프라 구축 ▲청렴 문화 확산 ▲감사·감찰 활동 강화 등 3대 분야 23개 세부 추진과제로 구성됐다. 반부패 인프라 구축 분야 시책으로 투명한 예산집행을 위해 업무추진비 내역을 공개하고, 공사관리·감독 등 부패취약업무에 대한 모니터링(청렴 yes콜) 분야를 넓히기로 했다. 또 비리 예방을 위해 ‘청백 e-시스템’을 통한 자율적 내부 통제를 강화하고, 공직비리신고센터 등 다양한 부패신고 채널을 운영한다. 부패 근절을 위한 신상필벌도 강화된다. 공금횡령과 금품 수수 등 비리 공무원을 무관용 처벌하는 등 조직 내 부패 관행을 깨끗이 털어 낼 계획이다. 아울러 지난해 청렴업무협약을 체결한 한국투명성기구와도 상호 협력해 각종 청렴시책 컨설팅, 청렴도 향상 교육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노 구청장은 “공직사회의 청렴은 선택이 아닌 필수요소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면서 “청렴도 최우수기관을 목표로 강도 높은 청렴정책을 추진하고 불합리한 제도나 절차는 과감히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 부하리 나이지리아 새 대통령

    [피플 인 포커스] 부하리 나이지리아 새 대통령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대선에서 당선된 무함마두 부하리(72) 후보가 30년 만의 화려한 컴백에 성공했다. 육군 소장 출신인 부하리는 1540만표를 얻어 1330만표에 그친 인민민주당(PDP) 소속의 굿럭 조너선 현 대통령을 제치고 PDP의 16년 장기 집권에 종지부를 찍었다. 동시에 1983년 12월 군부 쿠데타로 집권한 뒤 불과 20개월 만에 또 다른 군부 쿠데타로 권좌에서 밀려난 상처를 씻고 재집권하게 됐다. ●WP “원칙주의자이자 실패한 독재자”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3전 4기의 대선 도전 끝에 ‘만년 2등’이란 꼬리표를 떼고 대권을 거머쥔 부하리는 독실한 무슬림이요 원칙주의자다. 실각 이후 무려 30년간 고향인 북부 카치나주 다우리의 허름한 2층집에 머물며 권토중래를 노렸다. 음주와 흡연을 자제하는 등 금욕적인 생활로도 유명하다. 대선 개표를 고향집에서 이슬람 전통 의상인 하얀색 카프탄과 모자를 착용하고 지켜봤을 정도다. 신문은 이날 부하리의 자택 밖에는 오래된 중고차 1대만이 세워져 있었고, 그의 지지자들은 이를 부정부패를 청산할 부하리의 상징으로 여겼다고 전했다. WP는 이와 함께 부하리를 ‘실패한 독재자’ ‘대중영합주의자’로 묘사했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뒤 영국에서 사관학교를 나온 그는 주지사, 장관, 공사 최고경영자 등을 역임하며 정치에 눈을 떴다. 정권 장악 뒤에는 화폐개혁과 부정부패 추방 운동으로 대중의 지지를 얻었으나 지나친 비상조치 단행에 역풍을 맞았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첫 평화적 정권 교체에도 여전히 불안 주요 외신들은 이 같은 이유로 첫 평화적 정권 교체에도 불구하고 인구 1억 7000만명의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 나이지리아의 운명을 긍정하지 못하고 있다. CNN은 특집 기사에서 농업, 유목에 의지하는 북부 지역의 지지를 얻은 부하리가 이 지역에서 준동해 온 보코하람을 청산하고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해 유가 하락으로 휘청이는 경제를 되살릴 것이란 기대감에 당선됐다고 분석했다. 부하리는 지난달 영국 런던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전향한 민주주의자’라고 소개했는데 청렴·강직한 이미지 못잖게 유연함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WP는 소개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열린세상] 창조경제시대의 옴부즈맨 역할/김승열 법무법인 양헌 온라인 리걸센터 대표변호사

    [열린세상] 창조경제시대의 옴부즈맨 역할/김승열 법무법인 양헌 온라인 리걸센터 대표변호사

    지식재산금융 등을 통한 창조경제 및 경제민주화가 더한층 강조되는 요즈음 분위기에서 최근 기업투자 전문회사의 대표로부터 다소 충격적인 이야기를 접했다. 국내 대기업의 1차 협력사에 대한 투자는 중단한 지 오래됐다고 한다. 그 이유는 이들 회사가 파산 등의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기업에서 새로운 부품 등의 공급을 위해 일정한 시설의 투자를 요청했다가 갑자기 중단을 선언하면서 이에 따른 위험을 모두 이들 기업에 전가하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외국 기업의 예를 들었다. 이러한 기업 풍토에 익숙한 국내 협력업체가 외국 대기업으로부터 납품을 의뢰받아 납품 단가를 국내 대기업 제공 단가보다는 높으나 여전히 낮은 단가를 제시했다. 놀랍게도 해당 외국 기업에서는 그들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이 단가로 수익성을 맞추기 어렵다고 하면서 납품 단가를 20% 올려 계약을 성사시켰다고 한다. 오픈 이노베이션 시대에는 물적·인적 자원을 단지 회사 내로 한정하지 아니한다. 이는 곧 협력업체의 물적·인적 자원도 이를 동일하게 취급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협력업체의 물적·인적 자원의 질적인 우수성은 해당 대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익은 대기업에 집중하고, 위험은 협력업체로만 전가하는 경향이 지속된다면 이는 해당 대기업의 경쟁력을 장기적으로 저해하게 될 것이다. 이는 단지 하도급 거래의 불공정 해소나 경제민주주의 실현이라는 다소 추상적이고도 관념적 논쟁 차원을 넘어 기업의 생존 문제와도 직결된다. 이러한 불공정한 거래 구조의 주요인은 대기업 임직원에 대한 인센티브가 단기적인 성과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장기적이고 시스템적인 경쟁력 제고에는 관심이 없고 자기 재직 중의 단기 성과와 여기서 파생되는 인센티브에만 집중해서다. 즉 위험이 전가된 협력업체는 채산성이 악화돼 망하게 되더라도 새로운 업체로 교체하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을 하고 있다면 실로 심각한 문제다. 이 같은 구조적인 문제에 대응해 장기적으로 안정되고 경쟁력 있는 시스템 구축 여부를 점검·개선할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 중 하나로 검토할 수 있는 제도가 외부 감사인인 옴부즈맨 제도다. 옴부즈맨은 부정부패의 척결뿐만 아니라 고객 만족과 원만한 의사소통 내지 분쟁 해결을 총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고객이라 함은 단지 거래처나 소비자인 고객뿐만 아니라 직원 등과 같은 내부 고객까지도 포함한다. 오픈 이노베이션 시스템하에서는 협력업체 역시 광의의 직원 개념으로 접근된다. 따라서 이들 협력업체의 질적인 향상, 나아가 충성심 제고 차원에서 이들과의 원만한 의사소통을 위한 옴부즈맨의 역할은 실로 중요하다. 이를 좀 더 체계화하고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 옴부즈맨 제도는 단지 부정부패 방지 차원 등에서 실시되는 한계점이 있다. 나아가 옴부즈맨의 지위나 역할 등에 대한 명확한 국내 근거법 규정 등이 미흡하다. 차제에 옴부즈맨의 지위 및 역할에 대한 근거법령 및 모델 내부 규정 등 실효성 있는 법·제도적인 대책이 강구될 필요가 있다. 모든 것이 합리적이고 투명하게 운용되는 디지털 시대, 특히 오픈 이노베이션 시스템하에서는 옴부즈맨 제도가 새롭게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옴부즈맨은 단순한 부정부패의 척결뿐만 아니라 고객과 내부 직원 및 협력업체 등에 대한 원만한 의사소통, 불만, 갈등 및 분쟁의 원만한 해결 등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김영란법’의 운용에서도 옴부즈맨이 역할에 좀 더 충실해 모범적인 청렴 문화를 실현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이는 곧 창조경제, 경제민주주의의 실현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의 국제경쟁력 제고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현행 옴부즈맨 제도의 합리적인 재편과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범사회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하루속히 제반 법·제도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나아가 이를 제대로 정착시켜 우리나라의 옴부즈맨 제도가 국제적으로도 모범 사례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부정부패와의 전쟁…몰아치는 檢 수사] 도봉산 컨테이너서 방산비리 자료 1t 발견

    [부정부패와의 전쟁…몰아치는 檢 수사] 도봉산 컨테이너서 방산비리 자료 1t 발견

    공군 전자전훈련장비(EWTS) 도입을 중개하며 사업비를 부풀린 혐의로 구속된 이규태(66) 일광공영 회장이 숨겨 놓은 각종 사업 관련 자료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검찰은 오는 31일 2차 구속기간이 만료되는 이 회장을 곧 기소할 방침이지만 1t 트럭 한 대 분량의 자료가 추가로 나와 수사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지난 26일 경기 의정부시 도봉산 인근 임대용 컨테이너 야적장을 압수수색해 일광공영이 숨겨 놓은 무기중개사업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고 29일 밝혔다. 합수단은 1.5t 컨테이너에서 500억원 상당의 사업비를 부풀린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EWTS 사업 관련 서류뿐 아니라 ‘불곰 사업’ 등 이 회장이 관여했던 방위사업 관련 10년치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1일 일광공영 본사와 이 회장의 자택,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이 회장을 체포한 합수단은 이 회장이 진술을 거부하자 지난 25일 이 회장 사무실을 추가로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1차 압수수색 때 발견되지 않은 사무실 책장 뒤편의 ‘비밀 공간’이 드러났다. 책장을 밀고 비밀번호를 눌러야 들어갈 수 있는 이 방에는 폐쇄회로(CC)TV 모니터까지 설치돼 외부인의 접근 여부를 감시했다. 하지만 중요 자료는 이미 치워진 뒤였다. 합수단은 현장에서 이 회장의 ‘금고지기’ 역할을 했던 김모씨 등 2명을 체포하고 자료를 숨긴 곳을 추궁한 끝에, 이 회장이 지난해 합수단 출범 이후 본사에 있던 자료 상당수를 컨테이너로 옮겼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자금을 관리하고 방위사업 자료 등 증거를 은닉했던 김씨 등은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28일 밤 구속됐다. 이 회장은 터키 무기업체인 하벨산의 EWTS 사업을 중개하는 과정에서 장비 시스템 국산화를 내세우며 연구비 명목으로 500억원 상당의 사업비를 부풀려 가로챈 혐의로 지난 14일 구속된 상태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4·29 재보선 D -30 관전포인트] “어차피 1년짜리… 누가 되든 제대로 일하겠나”

    [4·29 재보선 D -30 관전포인트] “어차피 1년짜리… 누가 되든 제대로 일하겠나”

    “어차피 1년짜리 의원 뽑는 것 아닌감요” 지난 27일 경기 성남시 상대원 재래시장, 반찬가게 주인 류모(57)씨는 퉁명스럽게 말을 내뱉으며 갓 만들어진 반찬들을 연신 담아냈다. 류씨는 “물가랑 인건비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데 밥값, 반찬값은 도통 올릴 수가 없다. 우리 같은 영세상인은 신용카드 수수료 대는 것도 벅찬데 의원님들이 아는지 모르겠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는 “지금 뽑아봤자 내년이면 또 선거하는데 무슨 일을 하겠나. 여당이 되든 야당이 되든 누가 되든 똑같다”고 했다. 옆에서 거들던 다른 상인들은 “성남은 호남 텃밭인데 신상진 새누리당 후보가 민심은 잘 다져놓은 것 같더라”고 덧붙였다. 옆 생선가게 주인 최승한(54)씨는 “집사람도 나도 무조건 민주당인데 이번은 고민”이라며 고무장갑을 벗었다. 최씨는 “노동자당이 국회 들어가서 한번 잘해보라고 지난번 총선 때 통진당을 찍었다. 그런데 그 당이 국회 들어가서 뭘 했는지 모르겠다”면서 “서민들은 불경기에 배 곯는데 종북 얘기 하느라 날 다 샜다.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우리한테는 먼 나라 놀음밖에 안 됐다”고 혀를 찼다. 최씨는 “새정치민주연합도 능력이 있어야 여당 된다”면서 “새누리당 후보는 그동안 지역을 누벼서 얼굴이라도 아는데 야당은 낙하산 공천해서 생판 모르는 사람을 찍으라고 하니 불안하다”고 말했다. 가게 안의 손님들은 “대통령이 김영란법 말고는 잘한 게 하나도 없더라. 부정부패부터 없애 버리라”고 한마디씩 해댔다. 통합진보당 해산으로 4·29 재보선을 치르게 된 성남 중원은 18대 지역구 의원이었던 신상진 새누리당 후보가 앞서나가는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정환석 지역위원장, 무소속으로 나선 김미희 전 의원이 추격전을 벌이는 형국이다. 호남 출신 인구가 많고 통진당의 핵심인 경기동부연합의 거점지역이지만, 주민들에게선 야당 후보에 대한 미련과 야권연대에 대한 불안감이 중첩돼 있었다. 2012년 19대 총선 때 김 전 의원에게 654표 차 석패했던 신 후보는 지역일꾼론, 정 후보는 여당심판론, 김 후보는 야권 대표후보론으로 민심에 호소하고 있다. 일명 ‘달나라’라고 불리는 은행동 일대는 청계천 판잣집 철거민들이 이주해 오면서 만들어진 달동네다. 언덕배기에 있는 자혜로 64번길 연립주택 골목길에서 만난 주민 황모(68)씨와 곽삼금(75)씨는 “야당은 아무리 찍어줘도 단합이 안돼 매번 진다”며 답답해했다. 전북 남원에서 상경한 후 35년째 살고 있다는 황씨는 “저번에 통진당을 찍어줬더니 당선되고 나서는 코빼기도 안 비치더라”면서 “당이 없어지고 나니 동네 교회에 찾아와서 억울하니 탄원서에 이름 적어달라고 하는데 괘씸해서 안 적었다. 아쉬울 때 닥치니 그제서야 뒤늦게 찾아오는 게 무슨 소용이야”라고 반문했다. 곽씨는 “이제는 새정치연합도 영남당 아닌가. 당 대표도 영남이고, 새누리는 호남 사람들에게는 자리 안 주고…”라고 했다. 황씨는 “당이 해산될 빌미를 만들어준 게 잘못이다”고도 했다. 젊은 층에서는 집권여당의 국정운영에 대한 불신도 흠씬 묻어났다. 단대 5거리역 근처의 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 고윤영(35)씨는 “누가 되든 솔직히 관심 없다”며 못마땅한 기색부터 보였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가 제대로 한 게 없으니 여당에 페널티를 줘야 하는데 야당은 후보를 잘 몰라서 고민”이라며 “이재명 성남시장이 무상 산후조리원을 지원한다는 것도 솔깃하긴 하나 포퓰리즘 같아 분간이 잘 안 된다”며 반신반의했다. 여성 판매사원인 장모(46)씨는 “신 후보가 의원 시절 구설에는 안 올랐던 것 같다. 의원 떨어지고 난 뒤에도 지역일꾼 노릇을 했다. 정 후보도 젊은 이미지로 문재인 당대표가 나서서 지원사격을 해주는 걸 보면 뭐가 있지 않겠나”라고 비교했다. 중원구청 근처에서 만난 40대 여성 택시기사는 “나는 민주당을 지지했어도 박근혜 대통령을 찍었다. 그런데 하는 게 영…”이라면서 “갈수록 정 후보의 추격전이 되살아나지 않겠나. 선거 막판에 야권후보가 사퇴하거나 해서 표가 결집 되면 판세가 흔들릴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성남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부정부패와의 전쟁…몰아치는 檢 수사]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 비자금으로 도박했나

    검찰의 대기업 사정 ‘칼날’이 이번엔 재계서열 30위권인 동국제강그룹을 향했다. 검찰은 현재 장세주(62) 회장과 동국제강의 횡령·배임 및 탈세,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기업 비리를 파헤치고 있지만 비자금의 정·관계 유입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29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 한동훈)는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동국제강의 회계장부와 세무자료, 국내외 대금거래 자료 등을 분석하며 국내외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압수수색은 검사 5~6명과 수사관 50여명을 투입해 서울 중구 동국제강 본사와 장 회장 자택, 일부 계열사 사무실 등을 대상으로 이날 오전 2시 40분까지 18시간 가까이 강도 높게 진행됐다. 장 회장은 이미 출국 금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동국제강은 미국 등 해외에서 중간재 구매 등을 하면서 대금을 실제 가격보다 부풀리는 수법 등으로 1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동국제강은 빼돌린 대금의 상당액을 미국 법인 계좌에 넣었다가 일부 손실처리했고, 2011년 이를 문제 삼은 세무당국으로부터 조사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강은 또 러시아, 일본 등의 업체와 원자재 거래를 하면서 수입 대금을 조작하고, 당진제철소 건설 과정에서 건설비를 부풀렸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장 회장은 이렇게 조성된 비자금 일부로 해외에서 도박을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장 회장은 1990년에도 마카오 카지노에서 상습도박을 벌인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횡령 등 기업 경영 비리 부분을 보고 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최근 진행 중인 대기업 수사 중 동국제강에 특별히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계 로비 수사로 확대될 수 있는 대목이다. 장 회장은 2007년 12월 28일 이명박 당시 대통령 당선자의 첫 대기업 총수 회동에 참석한 이후 2008년 브라질 순방에 동행하는 등 MB 정부와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깊고 큰 성찰 없이 위기 극복 없다

    [김형준 정치비평] 깊고 큰 성찰 없이 위기 극복 없다

    #1. 박근혜 의원은 ‘한나라당=차떼기당’이란 오명이 너무나 두터웠던 2004년 3월 23일 당 대표로 선출됐다. 선출 다음날 박 대표는 당 간판을 떼서 여의도에 천막 당사를 짓고 입주했다. “국민에게 지은 죄를 진심으로 참회하면서 천막에서 새로운 한나라당의 길을 설계하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이런 각오와 “마지막 기회를 달라”는 호소는 결국 한나라당을 살려 냈다. 총선에서 50석도 못 건질 것이란 예상을 깨고 121석을 획득했다. #2. 박 대표가 2006년 5월 20일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지원 유세를 위해 단상에 오르는 순간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얼굴을 심하게 다쳤다. 박 대표는 병원에서 깨어나자마자 “대전은요?”라는 말로 대전시장 선거 상황부터 챙겼다. 당시 박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열세였던 대전 지역 선거 판세를 뒤집어 한나라당에 승리를 안겨 줬다. #3. 2007년 8월 20일 치러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박 후보는 이명박 후보에게 2450표(1.5% 포인트) 차이로 석패했다. 박 후보는 “경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한다”고 밝혔고 “한나라당 정권 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했다. 대선 막판에 이회창 전 총재가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박 전 대표의 도움을 요청했지만 이를 단호히 거절하고 이명박 후보의 승리를 위해 올인했다. #4. 박 전 대표는 2010년 6월 29일 국회 본회의 세종시 수정안 표결에 앞서 반대 토론을 했다. 박 전 대표는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신뢰가 있어야 한다. 신뢰가 깨지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뒤집기와 분열이 반복될 것이므로 이로 인한 국력 낭비와 비효율이 매우 클 것이다”라고 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밀어붙였던 세종시 수정안은 결국 재석 275명 중 찬성 105명, 반대 164명, 기권 6명으로 부결됐다. 국민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갖고 있는 좋은 이미지와 ‘박근혜의 힘’은 이런 사례들을 통해 형성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분명히 박 대통령은 참회와 책임감, 자기 절제와 소명 의식, 원칙과 신뢰, 약속과 실천 같은 소중한 정치적 자산을 갖고 있었다. 이를 극대화해 대선에서도 승리했다. 현시점에서 박 대통령과 관련된 과거 사례들을 반추하는 것은 박근혜 정부가 처한 오늘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지혜를 얻기 위해서다. 집권 2년 동안 박 대통령에게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특유의 장점들은 사라지고 그 자리가 정치 실종, 인사 실패, 정책 혼선, 소통 부족, 임기응변, 약속 파기 등으로 채워졌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 인사(2012년 12월 19일)에서 “국민께 드린 약속은 반드시 실천하는 민생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하지만 경제민주화, 책임총리제, 대탕평 인사, 여성의 대표성 제고를 통한 실질적 양성평등 실현, 공기업 낙하산 인사 척결, 4대 중증 환자 국가 보상, 대학생 반값등록금, 전시작전권 환수, 증세 없는 복지 등 지난 대선에서 대통령이 약속했던 공약들이 파기됐거나 아직 실현되지 않고 있다. 상황이 바뀌고 재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공약은 수정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럴 경우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상세하게 그 이유를 설명하고 양해를 구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 이를 애써 무시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교만한 태도이며 평소 박 대통령의 이미지와도 맞지 않는다. 전체 임기의 반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도가 급격하게 추락하는 것은 나쁜 징조다. 그런데 민생 경제를 살리지 못한 채 국무총리와 비서실장을 교체하고,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대통령 특보를 임명하고, 전략적 모호성으로 민감한 외교안보 문제를 풀려고 해도 위기는 쉽게 극복되지 않는다. 오히려 위기 극복의 최고 해법은 대통령이 갖고 있는 장점들을 다시 살려 내는 것이다. 국민들이 싫어하고 하지 말라는 것은 하지 말고, 대통령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해 추진해야 한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은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원칙대로 할 것 같아서’ 지지한 면이 강하다. 따라서 박 대통령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자신이 스스로 무너뜨린 ‘신뢰와 원칙’이 없었는지 깊이 성찰해 이를 시정하는 것이다.
  • 李총리 “해외 자원개발 솔직해져야… 책임 소재 가려라”

    李총리 “해외 자원개발 솔직해져야… 책임 소재 가려라”

    “장관과 기관장이 책임지고 개혁을 완수해 주세요. 3개월 후 다시 점검하겠습니다.” 이완구 국무총리가 26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17개 공공기관장들을 긴급 소집해 ‘공공기관 개혁추진상황 점검회의’를 가졌다. 이들 공기관과 관련된 장관들도 함께 불렀다. 앞서 해임제청권을 언급하며 장관들 ‘군기잡기’에 나선 이 총리는 이번엔 공공기관장들에게 위기감을 갖고 개혁에 매진하도록 엄포를 놓았다. 특히 주로 에너지 공기업의 기관장들을 모아 놓고, 앞서 부정부패 척결 과제 중 하나로 꼽았던 해외 자원 개발의 문제점을 다시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이 총리는 “현 상황이나 예상되는 문제를 ‘제로베이스’에 놓고 솔직해져야 한다”면서 “냉철하게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중대한 문제가 나올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낀다”고 공공 개혁에 대한 각오를 보였다. 이어 “공공기관이 국민 부담을 가중시킨다면 존립의 이유가 없다”면서 “주무 장관과 기관장이 책임지고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해외 자원 개발 관련 국정조사와 감사 등을 언급하며 “지난해만 살펴보지 말고 3~4년 전도 같이 해서 책임 소재를 가리는 쪽으로 추진해야 한다”면서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대책이 나와야 된다”고 주문했다. 이 총리는 또 “공공기관의 부채(523조원)가 국가 채무(498조원)보다 많다”며 부채 감축과 방만 경영 개선 실적 점검을 대폭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성과연봉제 확산, 순환보직 개선, 기관장 중간평가제 도입 등도 강조한 뒤 “3개월 뒤에 다시 회의를 하겠다”고 못 박았다. 회의에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과 한국전력공사,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등의 기관장들이 참석했다. 한편 감사원은 해외 자원 개발 사업의 성과를 전반적으로 평가하고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다음달 19일까지 석유공사, 가스공사, 광물자원공사 등 3개 공기업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국세청, 불법대부업자·불법 다단계 판매업자 고강도 세무조사

    국세청, 불법대부업자·불법 다단계 판매업자 고강도 세무조사

    국세청 국세청, 불법대부업자·불법 다단계 판매업자 고강도 세무조사 불법 대부업자 등 민생침해 사업자에 대한 고강도 세무조사가 이뤄진다. 27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국세청은 불법 및 폭리로 서민생활 안정을 침해하는 민생침해 사업자를 상대로 고강도 세무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정부가 최근 사정기관을 총동원해 공공과 민생, 경제·금융 등 3대 분야에서 불법행위와 부정부패를 척결하기로 한 데 보조를 맞춘 것이다. 국세청은 지난 20일 열린 ‘부정부패 척결 관계기관회의’에서 기업자금 유출과 편법 상속, 불법 대부업자 등의 탈세 행위 근절에 주력하기로 밝힌 바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불법 대부업자 등이 우월한 경제적 지위를 이용해 폭리를 취하면서도 교묘한 수법으로 탈세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사회문제화되는 데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일선 지방청과 세무소의 조사 조직 등을 활용해 불법 대부업자의 실태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다. 사법기관과의 공조를 통해서도 불법 대부업자의 실태 파악에 나서기로 했다. 또 불법 대부업자뿐만 아니라 불법 행위를 하는 상조·장례업자와 안전의무를 위반한 사업자, 청년 구직자 등을 모집해 저가의 물품을 고가에 강매하는 다단계 판매업자 등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세무조사를 할 방침이다. 국세청은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불법 대부업자 등 민생침해사업자 460명을 조사해 총 5521억원의 세금을 부과했다. 당시 국세청은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을 상대로 신체 장기에 대한 백지위임계약을 강제로 맺도록 하고 원리금을 상환하지 않으면 공갈과 협박을 통해 연 225%의 고리이자를 갈취한 폭력형 악덕 사채업자를 적발했다. 노인들을 상대로 상조회원 가입을 유도하면서 중국산 저가 수의를 시가의 16배로 판매해 폭리를 취한 상조회사를 적발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비리와 부정부패의 어머니는 규제다/한순구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열린세상] 비리와 부정부패의 어머니는 규제다/한순구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2015년에 들어와 아직 채 석 달도 지나지 않았건만 왠지 비리 또는 부정부패라는 말을 많이 듣고 사는 것 같다. 그리고 한동안 대한민국의 관심을 모았던 김영란법의 국회 통과와 그럼에도 여전히 남아 있는 논쟁들 또한 사실 공공기관에 만연된 비리와 부정부패를 어떻게 척결할 것인가 하는 문제의식에서 기인하였으니 역시 비리, 부정부패의 만연과 관련이 있다. 물론 당장은 비리와 부정부패를 저지른 장본인들을 찾아내어 처벌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김영란법 또한 그러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과거에도 계속 있었던 이런 처벌이 앞으로 비리와 부정부패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까. 비리와 부정부패를 근본적으로 뿌리 뽑기 위해서는 비리와 부정부패가 어떤 이유에서 발생하는가를 파악해서 발생의 근원을 제거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그리고 비리와 부정부패는 타인의 이익을 좌우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없다면 발생하지 않을 현상이라는 것도 분명하다. 그리고 이렇게 특정인이 권력을 가지게 되는 것은 대부분 이 사람이 권력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드는 제도, 다른 이름으로는 규제에 그 원인이 있다. 김영란법의 대상이 되어 논란이 일고 있는 학교 교사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자신이 어렵게 얻은 지식을 제자에게 전수해 주는 스승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우리의 부모들은 책을 떼면 떡을 해서 스승에게 바치는 등 오래된 미풍양속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어쩌다가 이런 미풍양속이 비리로 전락하게 되었을까. 적어도 그 원인 중의 하나는 상급학교 진학을 좌우할 수 있는 권한을 교사에게 준 것에 있다. 자식을 지도해 주는 교사 앞에 서면 한없이 작아지는 것이 우리의 부모들인데 교사가 자식의 미래를 좌우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면 어떤 마음이 들겠는가. 지금의 입시 제도에서는 교사가 작성하는 학생부에 의해 대학 진학의 성패가 크게 좌우된다. 성의 있게 써 주는가 아닌가에 따라 학생 본인의 실력에 관계없이 입시에 제출하는 서류의 수준이 달라질 수 있으니 부모로서는 교사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렇다고 마음에 드는 학교로 옮기기도 어려우니 교사의 권한은 점점 강해지는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교사는 제자들을 위해 공정한 자세에서 최선을 다하지만, 교사가 많다 보면 그렇지 못한 교사들도 있을 수 있다. 또한 교사들이 그러지 않더라도 마음이 다급해진 부모들이 옳지 못한 방법을 시도할 수 있다. 결국 학교와 관련된 비리의 근본에는 적어도 일부는 상급 학교들의 선발권을 규제하고 학생부를 중시하도록 하는 정부의 정책이 있다. 정부의 규제와 간섭을 받기는 포스코 사태나 자원 개발 산업 또한 예외가 아니다. 군의 방위산업에 대한 투자는 정부에 의한, 정부를 위한 사업이니 더 말할 필요도 없다. 포스코의 경영진을 선출하는 과정에 정부가 관여하지 않고, 자원 개발 또한 짧은 임기를 가진 정치인들이나 자신의 돈을 투자하지 않는 공직자들이 맡지 말고 스스로 자신의 돈을 투자하는 민간에게 맡겼다면 지금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은 벌어지고 있지 않을 것이다. 군사 장비는 민영화하기 어렵다고 하더라도 국산 장비만 구매할 수 있도록 규제한다거나 하여 경쟁을 제한하는 식의 규제가 있다면 이런 것들도 모두 완화하거나 폐지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규제에 그 근원을 두는 비리와 부정부패가 발생하면 오히려 그 규제가 더 강화되고 관련된 공직자들의 권한은 전보다 더 강화되는 현상을 자주 관찰하게 된다. 세월호 사건의 수습 과정에서 관련된 공직자들의 처벌보다는 오히려 관련된 공직자들에게 더 많은 권한을 부여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비리와 부정부패의 유혹을 받게 되는 권력을 규제를 통해 강화시켜 놓고는 비리와 부정부패가 일어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한다면 정상적인 사회라고 보기 어렵다. 작년 청와대는 규제 철폐의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무슨 일인지 최근 들어서는 규제 철폐의 목소리는 전혀 들을 수도 없다. 비리와 부정부패를 거론하며 오히려 이를 유발하는 규제를 강화하기보다는 다시 한 번 규제 철폐를 강력히 추진해야 할 시기가 아닌가 한다.
  • “김영란법 입법 과정 정치권 한계 적절히 지적”

    “김영란법 입법 과정 정치권 한계 적절히 지적”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위원장 김영호 한국교통대학교 총장)는 25일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신문사 회의실에서 제72차 회의를 열고 ‘김영란법과 공직부패 방지’와 관련한 서울신문의 보도 방향을 논의하고 개선 방안 등을 제시했다. 이청수(연세대 행정대학원 겸임교수) 위원은 “서울신문이 ‘자치·정책·고시’ 등 공직자와 관련 있는 콘텐츠에 축적된 전문성을 갖고 있는 만큼 (김영란법과 관련해) 타 신문에 비해 관심을 가지고 매우 비중 있게 다뤘다”며 “앞으로 법 시행까지 1년 6개월 정도 남은 만큼 어떤 변화가 예상되는지 심층적인 보도와 대안 제시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범수(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위원은 “부패와 관련된 문제는 가치적 문제, 윤리적 문제이기 때문에 법을 만들자고 했을 때 반대하는 사람이 존재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면서 “따라서 입법 과정뿐 아니라 정치권에서 충분히 소화하지 못한 한계가 있는데, 서울신문이 이를 적절하게 지적했다”고 평가했다. 김광태(온전한커뮤니케이션 회장) 위원도 “서울신문의 3월 4일자 보도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김영란법이 어떤 법이며 어떤 내용을 담았는지 쟁점별로 조목조목 짚어준 구성이 좋았다”며 “김영란법의 부족한 부분에 대해 강경한 논조로 쓴 사설은 ‘언론의 지적이 이 정도는 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게 했다”고 말했다. 고진광(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대표) 위원은 “올해는 삼풍백화점 붕괴 20년이자 세월호 참사 1년으로 두 사건은 부실 공사와 불법 개조 등 부정부패로 인한 참사라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다시는 이런 참사가 없도록 서울신문이 부정부패에 경종을 울리는 기획시리즈를 검토해 주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김영란법의 처벌 대상으로 언론인이 포함된 부분에 대해서는 편향된 목소리를 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 위원은 “김영란법이 언론의 자유 측면에서는 충분한 갈등 여지가 있지만, 언론사들이 자기 시각에서만 다룬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의 기획 보도에 대한 격려도 잇따랐다. 전 위원은 “신(新)평판사회 기획은 부패방지라는 측면에서 시의적절했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은 “최근 분노조절 능력이 없는 사람들의 범죄가 성행하는 등 모든 것이 극단적으로 가고 있다”며 “서울신문이 ‘욱하는 대한민국’ 시리즈를 통해 이 문제를 파헤치고 언론의 범죄예방적 역할에 충실했던 점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밝혔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문재인 천안함 폭침 “46장병 희생 잊지 않을 것”

    문재인 천안함 폭침 “46장병 희생 잊지 않을 것”

    문재인 천안함 폭침 문재인 천안함 폭침 “46장병 희생 잊지 않을 것”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25일 천안함 사건과 관련, “남북 평화와 신뢰를 깨뜨리는 어떤 군사적 위협 도발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북한에 경고한다”면서 “북이 하루빨리 평화와 질서를 존중하는 정상적 국제사회 일원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천안함 5주기를 하루 앞둔 25일 4ㆍ29 재보선 지역인 인천 강화ㆍ서구을의 신동근 후보 사무소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우리 영해를 지키다 고귀한 목숨을 바친 46명 장병들의 숭고한 희생을 잊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표는 “나라 안으로는 안보를 더 튼튼히 해 다시는 그런 희생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천안함 장병들의 고귀한 희생을 잊지 않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그러나 이명박-박근혜 정부 7년 기간 우리 국방과 안보는 참담한 수준으로 무너졌다”면서 “특히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군내 각종 사건 사고와 방산비리는 이 정권의 안보의지와 능력을 의심케 한다”고 개탄했다. 문 대표는 “군 창설 이래 지금처럼 군 수뇌부가 방산비리에 줄줄이 엮여서 철창으로 가는 일이 없었다”며 “사상 최악의 안보 무능, 사상 최악의 기강해이”라고 질타했다. 문 대표는 “방산비리는 단순한 부정부패 아니라 국가안보의 구멍을 뚫는 국가 보안사범이며 안보를 돈과 바꾸는 매국행위”라면서 “사태가 이런데도 청와대와 정부는 책임지는 사람 없고 새누리당은 부끄러워할줄 모른다”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천안함 폭침사건 자체가 새누리당 정권의 안보무능의 산물인데도 새누리당은 안보를 바로 세우는 반성의 계기로 삼지 않고 종북몰이로 선거에서 이득을 보려는 궁리 뿐”이라며 “새누리당은 천안함 장병들의 영령 앞에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지난 대선 때 후보단일화 TV토론 중 “천안함 침몰사건”이라고 언급해 논란이 일자 이후 거리유세에서 “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표현을 바로잡은 바 있다. 문 대표는 “천안함 5주기는 종북몰이가 아니라 그 이후 더 해이된 군 기강과 안보태세를 점검하고 바로 세우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쿠바 공무원 부패 심각...달걀까지 빼돌려 ‘무더기 중형’

    쿠바 공무원 부패 심각...달걀까지 빼돌려 ‘무더기 중형’

    달걀을 훔친 공무원들에게 무더기로 중형이 내려졌다. 쿠바 아바나의 민중법원이 달걀을 빼돌려 주머니를 채운 공사 직원들에게 최고 17년 징역을 선고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법정에 선 공사 직원은 모두 18명. 피고들은 아바나 상업공사와 아바나 달걀저장분배공사에 재임하면서 조직적으로 달걀을 빼돌렸다. 은행거래 서류와 영수증까지 조작하면서 18명이 몰래 빼돌린 달걀은 약 800만 개에 이른다. 돈으로 환산하면 피해액은 890만7562 쿠바 페소, 우리돈으로 약 4억원에 달한다. 아바나 법원은 경중에 따라 피고들에게 최저 3년, 최고 17년의 징역형을 내렸다. 현지 법원은 "피고 대부분에게 10년 이상의 중형이 선고됐다."고 보도했다. 법원은 "주민에게 공급해야 할 먹을거리를 빼돌려 재산을 불린 건 매우 엄중한 범죄"라면서 중형을 선고한 이유를 설명했다. 달걀사건은 최근 쿠바 관영지 그란마가 보도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신문은 "2012년부터 조직적으로 달걀을 빼돌린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몰래 빼낸 달걀을 팔아 공사 직원들이 재산을 늘렸다."고 보도했다. 직원들은 착복한 달걀을 암시장에 내다 판 것으로 알려졌다. 쿠바 정부는 2009년 부정부패에 대한 전쟁을 선포했다. 라울 카스트로 평의회의장은 부정부패를 "사회적 암"이라고 규정하고 엄벌을 경고했다. 그란마는 "2009년부터 부정부패와 비리에 연루된 공무원과 외국인 기업인 수십 명이 적발돼 처벌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강력히 처벌만 한다고 (부정부패나 비리의) 문제가 사라지진 않지만 범죄자는 법의 엄중함을 느껴야 한다."면서 "특히 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범죄는 중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아바나타임즈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문재인, 천안함 폭침에 “새누리당 안보 무능의 산물…종북몰이 말아야”

    문재인, 천안함 폭침에 “새누리당 안보 무능의 산물…종북몰이 말아야”

    문재인, 천안함 폭침에 “새누리당 안보 무능의 산물…종북몰이 말아야” 문재인 천안함 폭침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25일 천안함 폭침 사건과 관련 “남북 평화와 신뢰를 깨뜨리는 어떤 군사적 위협 도발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북한에 경고한다”면서 “북이 하루 빨리 평화와 질서를 조중하는 정상적 국제사회 일원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천안함 폭침 5주기를 하루 앞둔 25일 4·29 재·보선 지역인 인천 강화·서구을의 신동근 후보 사무소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주재하고 “우리 영해를 지키다 고귀한 목숨을 바친 46명 장병들의 숭고한 희생을 잊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표는 “나라 안으로는 안보를 더 튼튼히 해 다시는 그런 희생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천안함 장병들의 고귀한 희생을 잊지 않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그러나 이명박·박근혜 정부 7년 간 우리 국방과 안보는 참담한 수준으로 무너졌다”면서 “특히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군내 각종 사건 사고와 방산비리는 이 정권의 안보의지와 능력을 의심케 한다”고 개탄했다. 문 대표는 또 “군 창설 이래 지금처럼 군 수뇌부가 방산비리에 줄줄이 엮여서 철창으로 가는 일이 없었다”며 “사상 최악의 안보 무능, 사상 최악의 기강해이”라고 질타했다. 문 대표는 “방산비리는 단순한 부정부패 아니라 국가안보의 구멍을 뚫는 국가 보안사범이며 안보를 돈과 바꾸는 매국행위”라면서 “사태가 이런데도 청와대와 정부는 책임지는 사람 없고 새누리당은 부끄러워할줄 모른다”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천안함 폭침사건 자체가 새누리당 정권의 안보무능의 산물인데도 새누리당은 안보를 바로 세우는 반성의 계기로 삼지 않고 종북몰이로 선거에서 이득을 보려는 궁리 뿐”이라며 “새누리당은 천안함 장병들의 영령 앞에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지난 대선 때 후보단일화 TV토론 중 “천안함 침몰사건”이라고 언급해 논란이 일자 이후 거리유세에서 “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표현을 바로잡은 바 있다. 문 대표는 “천안함 5주기는 종북몰이가 아니라 그 이후 더 해이된 군 기강과 안보태세를 점검하고 바로 세우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뉴스 분석] 수사는 누가? 검·경·권익위 암투 그림자

    [뉴스 분석] 수사는 누가? 검·경·권익위 암투 그림자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에 관한 법’(이하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을 놓고 위헌 및 과잉 입법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는 가운데 수사 주체를 둘러싼 논란 역시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수사 주체 문제는 검찰과 경찰, 국민권익위원회 등 관련 정부기관 간 암투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갈등으로 비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누가 주된 역할을 맡느냐에 따라 파생되는 문제 역시 다르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10월로 예정된 김영란법 시행에 앞서 ‘교통정리’가 시급한 실정이다. 수사 주체에 따른 논란 요인 등을 짚어 봤다. ■檢, 수사·처벌 권한 더 집중…표적·과잉 수사 부채질 우려 현행법 체계 아래에서는 김영란법 위반 혐의에 대한 수사와 처벌 권한 모두를 검찰이 쥐게 된다. 따라서 검찰이 우리 사회 부정부패 척결을 위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지만, 김영란법이 검찰의 수사권 남용 가능성을 키우는 ‘독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검찰은 금품 수수액이 100만원을 넘으면 대가성이 없어도 형사 처벌할 수 있다. 따라서 수사 착수는 물론 혐의 입증, 기소도 이전보다 한층 수월해진다. 또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사를 포함하는 ‘공직자’를 비롯해 이들의 배우자까지 약 300만명이 김영란법 적용을 받게 되면서 검찰의 수사 영역도 대폭 확대됐다. 김영란법이 ‘검찰을 미소 짓게 하는 법’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의심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김영란법이 검찰의 표적·과잉 수사를 더욱 부채질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라는 얘기다. 제도적으로 차단할 장치도 마땅치 않다. 검찰은 김영란법 위반 여부가 확실치 않더라도 혐의 입증이 쉽기 때문에 의혹만으로도 수사에 착수할 여지가 크다. 또 그 대상이 공직자들이기 때문에 여야의 정략에 따라 정치적으로 악용될 우려도 적지 않다. 또 언론 등 민간 영역도 포함된 만큼 검찰의 ‘민간 사찰’ 논란도 불거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영란법 입법의 단초가 된 ‘스폰서 검사’ ‘벤츠 여검사’ 사건 등 검찰 내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는 정작 누가 하느냐는 문제 의식도 커질 수밖에 없다. 박노섭 한림대 법학과 교수는 “검찰권만 더욱 강화돼 모든 공직자가 검찰에 예속되는 상황이 빚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금부터라도 김영란법 시행 이후 검찰의 권한을 어떻게 견제할지에 대해 공동 연구를 하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檢 기능 조정해 독주 차단…검·경 수사권 조정 분란 재연 가능성 김영란법 위반자 처벌 주체 논란과 관련해 검찰의 기능을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검찰의 수사권을 일부 조정해 이들의 독주를 차단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정치권의 암묵적 합의에도 불구, 검·경 간 ‘밥그릇 싸움’이 다시 첨예화될 수 있다. 검찰이 수사·기소권을 독점하는 현 상황에서 김영란법은 검찰의 권한과 입지를 더욱 강화시킬 소지가 크다. 이를 극복하려면 우선 검찰과 경찰의 상하관계를 깨뜨려야 한다. 경찰 비리는 현행대로 검찰이 맡더라도, 적어도 검찰 비리는 경찰이 수사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와 같은 별도 수사 기구가 필요 없고, 경찰의 인력 규모를 감안할 때 법 집행에도 큰 무리가 없다. 임지봉 서강대 로스쿨 교수도 “일단 ‘수사’라는 파이가 커지기 때문에 김영란법 시행이 검·경 갈등으로 필연적으로 옮겨 가진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노무현 정부는 수사권 조정에 손을 댔지만 검찰의 반대로 실패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경찰의 내사 사건에 대한 지휘권을 놓고 검·경이 갈등을 겪다 경찰청장이 물러났다.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은 ‘검·경 수사권 분점’을,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기소와 수사 분리’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어 박근혜 정부는 수사권 조정을 ‘140개 국정과제’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진척은 없는 상태다. 검·경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를 위해 주민직선제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새정치연합 이종걸 의원은 “미국처럼 검찰과 경찰의 수장을 주민이 직접 뽑아야 검찰과 경찰의 독립성과 정당성이 확보돼 김영란법이 제대로 가동될 수 있다”면서 “조만간 주민직선제 도입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검찰 밖 검찰’로 힘의 균형…공수처 등 독립기관 필요 ‘검찰 밖 검찰’ 조직을 신설해 김영란법 위반자에 대한 조사와 처벌을 맡겨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검찰 권력에 대한 ‘힘의 균형’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다. 하지만 검찰의 반발은 물론 정치적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 독립된 수사기구인 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문제는 검찰의 수사권 남용이나 자의적인 법 집행 가능성을 차단하는 게 핵심이다. 검찰 조직에 대한 감시와 견제 역할도 가능하다. 서강대 임지봉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의 과잉 수사, 표적 수사 논란이 여전한 상황에서 김영란법 위반자에 대한 법 집행을 검찰에 전적으로 맡기기에는 시기상조”라면서 “법이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공수처와 같은 독립 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공수처 신설은 해묵은 과제에 가깝다. 김대중 정부 말기인 2001년 부패방지법 제정 과정에서 공직자 비리 척결을 위해 공수처 신설 문제가 처음 거론됐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대선 당시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검찰과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아들을 내쫓고 양자를 들이는 것”이라는 논리로 반대했고, 결국 유야무야됐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도 이재오 당시 국민권익위원장이 “(검찰 외) 별도 사정기관이 필요하다”고 요구했지만 힘을 얻지 못했다. ‘옥상옥’(屋上屋) 구조가 될 수 있다는 반대 논리도 만만찮았다. 공수처 신설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경우 정치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대선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공수처 신설을 공약으로 제시했고, 박근혜 대통령은 특별감찰관제와 상설특검제를 대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야당이 특별감찰관의 감시를 받지 않는 사각지대를 공수처를 통해 메워야 한다고 요구할 경우 여당과의 신경전으로 번질 수 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권익위, 접수·수사 이첩 등 막강 재수사 요구도…사법권 없어 한계 김영란법이 시행될 경우 처벌 주체로서 국민권익위원회의 역할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권익위의 기존 위상을 감안하면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김영란법에 따르면 권익위는 위반 사례에 대한 신고 접수와 기초 조사는 물론, 검찰·경찰·감사원 등 조사기관에 대한 이첩까지 맡는다. 조사기관의 조사가 불충분할 경우 재수사도 요구할 수 있다. 법안만 놓고 보면 권익위가 검찰이나 경찰 못지않는 사정기관이자 권력기관이 된다. 활동 영역이 입법·사법·행정부는 물론 민간 부문까지 포괄한다는 점에서 헌법기관인 감사원조차 갖지 못한 권력을 갖는다. 당초 법안에는 권익위가 위반자에게 과태료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돼 있었지만, 그나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과태료 부과 주체가 법원으로 바뀌었다. 법안이 원래대로 통과됐다면 권익위가 행정권은 물론 일부 사법권까지 행사할 수 있었다. 권익위의 역할을 감안하면 ‘어울리지 않는 옷’이라고 지적이다. 권익위는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고충처리위와 국가청렴위, 행정심판위를 통폐합해 만든 국무총리 산하 행정위원회다. 국민신문고를 운영하는 등 정부를 대표하는 민원처리 기관이다. 권익위를 대통령 직속으로 위상을 바꿔 해결할 문제도 아니다. 금융위나 공정거래위 등은 대통령 직속 합의제 행정기관이지만 실제 운영은 ‘독임제 장관’ 체제로 운영돼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헌법상 독립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처럼 만들려면 김영란법 때문에 헌법을 고치는 ‘주객전도’ 상황이 빚어질 수 있다. 고려대 하태훈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면서도 그에 따른 책임은 없다”면서 “권익위에 단속권한을 부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문재인 천안함 폭침에 여당 비판 “안보 무능의 산물…종북몰이 말라”

    문재인 천안함 폭침에 여당 비판 “안보 무능의 산물…종북몰이 말라”

    문재인 천안함 폭침에 여당 비판 “안보 무능의 산물…종북몰이 말라” 문재인 천안함 폭침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25일 천안함 폭침 사건과 관련 “남북 평화와 신뢰를 깨뜨리는 어떤 군사적 위협 도발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북한에 경고한다”면서 “북이 하루 빨리 평화와 질서를 조중하는 정상적 국제사회 일원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천안함 폭침 5주기를 하루 앞둔 25일 4·29 재·보선 지역인 인천 강화·서구을의 신동근 후보 사무소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주재하고 “우리 영해를 지키다 고귀한 목숨을 바친 46명 장병들의 숭고한 희생을 잊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표는 “나라 안으로는 안보를 더 튼튼히 해 다시는 그런 희생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천안함 장병들의 고귀한 희생을 잊지 않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그러나 이명박·박근혜 정부 7년 간 우리 국방과 안보는 참담한 수준으로 무너졌다”면서 “특히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군내 각종 사건 사고와 방산비리는 이 정권의 안보의지와 능력을 의심케 한다”고 개탄했다. 문 대표는 또 “군 창설 이래 지금처럼 군 수뇌부가 방산비리에 줄줄이 엮여서 철창으로 가는 일이 없었다”며 “사상 최악의 안보 무능, 사상 최악의 기강해이”라고 질타했다. 문 대표는 “방산비리는 단순한 부정부패 아니라 국가안보의 구멍을 뚫는 국가 보안사범이며 안보를 돈과 바꾸는 매국행위”라면서 “사태가 이런데도 청와대와 정부는 책임지는 사람 없고 새누리당은 부끄러워할줄 모른다”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천안함 폭침사건 자체가 새누리당 정권의 안보무능의 산물인데도 새누리당은 안보를 바로 세우는 반성의 계기로 삼지 않고 종북몰이로 선거에서 이득을 보려는 궁리 뿐”이라며 “새누리당은 천안함 장병들의 영령 앞에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지난 대선 때 후보단일화 TV토론 중 “천안함 침몰사건”이라고 언급해 논란이 일자 이후 거리유세에서 “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표현을 바로잡은 바 있다. 문 대표는 “천안함 5주기는 종북몰이가 아니라 그 이후 더 해이된 군 기강과 안보태세를 점검하고 바로 세우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타계한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는 누구?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 타계’ 23일 타계한 리콴유(李光耀) 전 싱가포르 총리는 작지만 강하고 잘사는 싱가포르의 기적과 신화를 이룬 인물로, 아시아의 대표적 지도자로 통한다. 정치, 사회적 안정과 경제적 번영을 동시에 달성한 사례가 드문 동남아시아에서 도시국가 싱가포르를 아시아에서 최고 잘사는 나라로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세계적 금융 및 물류 중심지로 탈바꿈시키고, 부정부패가 드문 깨끗한 사회로 건설한 리 전 총리는 국부(國父)로 일컬어진다. 그는 싱가포르가 영국 식민지였던 1959년부터 자치정부 총리를 지냈다. 이후 1965년 말레이시아 연방에서 독립한 싱가포르의 초대 총리로 취임해 1990년 퇴임할 때까지 26년간 총리로 재직했다. 자치정부 시절까지 합하면 31년 동안 총리로 재직해 세계 사상 가장 오랫동안 총리로 재직했다. 독립 당시 400달러 수준이었던 싱가포르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그가 총리직에서 퇴직한 1990년에 1만2천750달러를 달성했다. 지난해 싱가포르의 1인당 GDP는 5만6천113달러로 세계 8위, 아시아 1위이며, 세계경제포럼(WEF) 조사 국가경쟁력은 세계 2위, 국제투명성기구 조사 국가청렴도는 세계 5위이다. 오늘의 싱가포르를 있게 한 주인공이 리콴유라는 데 이견이 없다. 리콴유는 1923년 영국 식민지 시절 싱가포르에서 부유한 화교 이민자 집안에서 태어났다. 1949년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소속인 피츠윌리엄 칼리지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1951년 귀국해 변호사로 개업했으며 1954년 인민행동당(PAP)을 창당하고 사무총장에 올랐다. 1959년 자치정부 총리가 됐을 때 그의 나이는 불과 35세였다. 그가 독립 싱가포르의 총리로 취임했던 1965년 싱가포르는 부존 자원은커녕 마실 물조차 부족해 이웃 말레이시아에서 사와야 할 정도로 암울했다. 하지만 현재 싱가포르는 ‘아테네 이후 가장 놀라운 도시국가’로 불리고 있다. 그는 집권 후 재정 안정화, 서민주택 보급, 공직비리조사국 설치, 해외투자 유치 등의 정책을 시행했다. 개발도상국이 소홀히 하기 쉬운 환경보호에도 노력을 기울여 싱가포르는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도시 중 하나가 됐다. 그는 싱가포르 항만공사를 설립해 세계 일류 수준의 컨테이너 항구를 건설했고, 석유파동 속에서도 미래에 대비해 창이 국제공항을 건설하는 등 주요 사업에는 과감한 투자를 감행했다. 이 같은 장기적 안목의 투자는 싱가포르를 물류 중심지, 동서양 항공의 요충지로 만들었다. 또 세계 유명 금융기관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싱가포르를 동남아시아 금융 중심지로 일으켰다. 그러나 그의 리더십에는 비판과 논란도 뒤따랐다. 싱가포르가 세계적으로 깨끗하고 범죄율이 낮은 도시가 된 배경에는 무거운 벌금, 태형 등 강력한 처벌이 자리잡고 있다. 마약 소지자는 엄벌에 처하고 껌만 뱉어도 벌금을 부과하는 등 엄격한 통제를 국가경영에 도입했다. 이 때문에 그는 아시아의 히틀러로 불리기도 했으며, 경제적인 부에도 한때 싱가포르의 국민행복지수는 150개국 중 149위로 평가되기도 했다. 그의 이런 통치 방식은 ‘온건한 독재’, ‘가부장적 통치’로 불렸다. 그러나 동남아의 다른 독재자들처럼 무력을 동원하거나 경제개발 과정에서 착취나 인권침해 논란을 초래하지 않았다. 노조활동과 임금인상을 억제했지만 성과급 제도를 적극 도입했다. 유능한 인재의 공직 진출을 유도하고, 공무원들이 부정부패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보수를 공무원들에게 지급했다. 그를 지지하는 정치 전문가들은 그의 독재적 방식이 국가통치를 효율화하는 수준을 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리 전 총리 자신은 독재적이라는 비난에 대해 서구에 비해 개발이 뒤진 아시아가 서구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아시아적 가치’를 주장했다. 이는 당시 아시아에 만연했던 독재를 옹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말레이시아 총리 등이 아시아적 가치에 동조했으나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가 터져 아시아의 정치, 경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나자 더 이상 아시아적 가치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리콴유는 세계와 미래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지녀, 덩샤오핑에서 시진핑 주석에 이르기까지 중국 지도자들의 스승 역할을 했다. 또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부터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미국 대통령들도 그에게 조언을 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리콴유는 1990년 고촉동 전 총리에게 총리 자리를 물려줬다. 2004년 14년간 총리로 재임했던 고 전 총리가 물러나 리콴유의 첫째 아들인 리셴룽(李顯龍)이 새 총리로 취임했다. 리셴룽 총리의 등장은 또다른 형태의 권력세습이 아니냐는 지적도 없지 않다. 그러나 오랫 동안 정치, 행정 분야 요직을 거치면서 지도자 교육을 받았던 리셴룽 총리는 싱가포르 국민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 대체로 존경받는 지도자로 통한다. 리콴유는 2010년 세상을 먼저 떠난 부인 콰걱추(柯玉芝) 여사와 2남 1녀를 뒀으며 한국도 수차례 방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사정정국 찬물 끼얹는 감사원 간부의 성매매

    최근 한 달 새 사정기관 직원들의 일탈 행위가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공직 사회의 부패가 도를 넘어선 것 같다. 감사원의 중간 간부 2명은 지난 19일 서울 강남의 유흥업소에서 술접대를 받은 뒤 성행위 혐의로 모텔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부정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한 국무총리의 대국민 약속을 비웃기라도 한 듯하다. 이달 초에는 국세청의 간부 2명이 성매매 혐의로 같은 지역에서 경찰에 적발됐다. 공무원 감찰과 세무조사를 하는, 도덕성과 청렴성이 요구되는 기관들이란 점에서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감사원 간부들이 접대를 받은 행위는 보다 중차대하다. 이들은 감사원 내부 직원의 비리를 감시하는 감찰팀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접대 행위에서의 유착 관계는 의심되고도 남음이 있다. 지난해에도 감사원 간부 2명이 거액의 뇌물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감사원의 신뢰에 먹칠을 했다. 감사원은 뇌물수수 비리가 발생하자 지난해 내부 감찰을 강화하는 전담팀을 만들었다. 감사관들이 의구심이 드는 외부인을 만나지 말라는 행동 강령도 만들고 문제 발생의 소지가 있는 직원들을 모니터링해 왔다. 그런 결기는 온데간데없이 직원을 감시하는 직원이 오히려 딴짓을 했다. 국세청도 매한가지다. 비리가 터질 때마다 청렴 결의를 했었지만 직원들의 비리 행위는 그치지 않고 있다. 감사원 간부들의 이번 행위가 조직의 잘못된 관행에서 발생했다면 가볍게 넘길 순 없다. 공직사회의 부정과 부패를 감시하는 마지막 보루이기에 그러하다. 권력의 언저리에는 로비와 접대 등 유혹이 뒤따르고 금품 수수나 이권 개입 등 일탈의 가능성이 상존한다. 감사원은 이번 사안을 참혹하고 엄혹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술자리에 함께한 사람이 누군지, 왜 그 시간에 모텔에 들어갔는지 등의 감찰 결과를 숨김 없이 국민 앞에 내놓아야 한다. 감사원이 불과 몇 개월 전에 직원 비리 행위의 엄단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당사자는 일벌백계하고 감찰팀도 수술해야 한다. 그래야 비리의 고리를 원천적으로 끊을 수 있다. 감사관이 검은 유혹에 손을 댄다면 감사가 제대로 될 리 없고, 결과의 왜곡은 불 보듯 뻔하다. 감사원과 국세청 간부의 일탈은 조직의 잘못된 관행에서 나온 것이 아닌지를 되묻기에 충분하다. 두 기관은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랄 수 없다’는 말을 깊이 되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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