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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2004, 2019 천막 당사/박현갑 논설위원

    [씨줄날줄] 2004, 2019 천막 당사/박현갑 논설위원

    정치인은 입법이 본업이다. 법률 제·개정과 정부 예·결산안 심의, 국정감사 등이 권한이자 의무이다. 제대로 된 정치라면 이런 의정활동이 상시 작동돼야 한다. 하지만 ‘여의도 정치’는 입법은 뒷전이고 투쟁으로 날밤을 지새우기 일쑤다. 필리버스터, 단식 및 삭발 투쟁, 회의장 점거 농성, 거리서명 등이 대표적이다. 필리버스터나 서명운동이 점잖은 투쟁 방식이라면 단식·삭발 투쟁은 극적인 효과를 노린 투쟁 방식으로 과거 권위주의 시절에 효과를 봤다. 회의장 점거 농성은 불법이다. 지난주 국회는 정치개혁특위와 사법개혁특위의 선거제 개편과 공직비리수사처 설치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 회의를 방해하려는 한국당의 ‘인간 바리케이드’에다 의안과 사무실 점거로 난장판이었다. 여야 간 멱살잡이와 욕설이 난무하면서 ‘동물국회’로 변했다. 한국당이 2012년 ‘몸싸움 방지법’인 국회선진화법을 주도했다는 게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한국당은 당분간 장외 투쟁에 집중할 태세다. 광화문광장에 천막 농성장을 설치해 패스트트랙 반대 대국민 서명을 받고 전국적인 문재인 정부 규탄대회도 가질 예정이다. 하지만 실제로 광화문광장에 천막이 설치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조례에 따라 시민들의 여가 선용과 문화생활 목적이 아닌 정치적 집회는 불허한다고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당에 대한 싸늘한 민심도 천막 설치를 힘들게 하는 요인이다. 지난달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한국당 해산 청원에 1일 오후 4시 현재 150만명 넘게 동의했다. 쉽게 말해 한국당이라는 정당 자체를 해체하라는 여론이다. 이 상태에서 천막 농성장을 세운다면 더 큰 역풍을 불러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004년 한국당은 여의도의 국제금융센터 자리에 천막 당사를 설치한 적이 있다. 16대 대통령 선거전이 한창이던 2003년 말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 후보 캠프에서 현금 150억원이 든 2.5톤 차량을 통째로 받는 등 이른바 ‘차떼기’ 수법으로 대기업들로부터 823억원의 정치자금을 받은 게 들통나 당이 와해될 위기에 몰린 상황이었다. 천막 당사 설치는 이 같은 부정부패 이미지를 벗겠다는 당의 자구책이었다. 15년 전 천막 당사 설치가 부정부패에 대한 비판 여론에 고개 숙이며 반성하는 차원에서 나온 투쟁 양식이었다면, 2019년 지금의 천막 설치 계획은 민심과 정반대로 가겠다는 투쟁 양식이다. 청원의 실현 가능성을 떠나 당 해산을 요구하며 분노하는 민심에 수긍해 장외 투쟁은 접고 민생 살리기에 나서는 길만이 내년 총선에서 한국당을 살리는 길이 될 것이다. eagleduo@seoul.co.kr
  • 신원철 서울시의회 의장, 지방의회 최초로 국민권익위원회와 청렴 업무협약 체결

    신원철 서울시의회 의장, 지방의회 최초로 국민권익위원회와 청렴 업무협약 체결

    서울특별시의회(신원철 의장)는 반부패·청렴 정책의 주무부처인 국민권익위원회(박은정 위원장)와 30일 서울특별시의회 의장실에서 청렴문화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였다. 신원철 서울특별시의회 의장은 “공정하고 깨끗한 지역사회 문화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주민의 대의기관인 지방의회의 솔선수범이 필수적이다”면서 전국 지방의회 최초로 권익위와 청렴 업무협약을 체결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본 업무협약은 ‘부정부패 배척’, ‘반부패·청렴문화 조성’, ‘주민 신뢰 회복’, ‘공정하고 투명한 업무 수행’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으며, 양 기관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지방의회의 청렴 수준을 제고하고 지역사회의 신뢰를 회복해 나간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신 의장은 “서울시의회가 지방의회 청렴문화 조성을 위해 국민권익위와 협력할 수 있게 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라며 “시민 기대에 부응하는 전문성과 청렴성을 갖춰 더욱 신뢰받는 의회로 거듭나고, 올바른 지역사회 문화를 확립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은 “지난해 6월 지방의회가 새롭게 구성되어 출범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주민들의 기대가 높은 수준”이라며, “이번 청렴 협약과 연수과정을 통해 서울시의회가 모범적인 청렴리더로 재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이 날 협약식에는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을 비롯한 국민권익위원회 관계자와 서울특별시의회 신원철 의장, 김생환 부의장, 박기열 부의장, 서윤기 운영위원장, 김용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서울특별시의회사무처 관계자가 참석했으며, 협약서 체결식 이후 ‘정부의 반부패 정책과 변화하는 국민인식’이라는 주제로 박은정 위원장의 특강이 진행되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여전히 ‘징후’를 무시하는 나라/이대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열린세상] 여전히 ‘징후’를 무시하는 나라/이대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대형 참사에는 어김없이 그것을 암시한 ‘징후’들이 있다. 큰 사고는 갑자기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에 앞서 비슷한 원인과 성격의 작은 사고들이 반복해 나타난다. 1930년대 초 미국 보험회사 직원인 하인리히는 수천 건의 보험 상담을 통해 산업 현장에서 중대한 재해가 1건 일어나려면 그전에 동일한 원인의 경미한 사고가 29건, 그런 위험에 대한 기미가 300번은 일어난다고 분석했다. 산업 현장만이 아니다. ‘하인리히 법칙’은 정치, 경제, 사회는 물론 자연에서도 나타난다. 흔히 징후는 무시되기 쉽다. 사람들은 나쁜 일에 대해 생각하기를 꺼리거나 축소한다. 아니면 ‘아전인수’로 받아들이거나. 심지어 징후가 명백하게 나타나도 불감증과 편향성,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라거나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는 예외법칙으로 스스로 비극을 불러들인다. 사람들에게 닥친 재앙의 대부분이 ‘인재’(人災)인 이유다. 정부까지 그러면 안 된다. 정부의 존재 이유가 무엇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부터 지켜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믿음으로 대통령으로 뽑아 주고, 세금을 낸다. 정부까지 징후를 무시할 때 얼마나 끔찍한 비극이 일어나는지는 ‘세월호 참사’가 말해 주고 있다. 정권을 무너뜨린 ‘박근혜·최순실의 국정농단’도 부정부패의 숱한 징후들을 스스로 외면한 탓이다. 지금은 어떤가. 수없이 반복된 경험과 다짐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여전히 ‘징후’를 무시하는 나라다. 무려 20명의 사상자를 낸 진주의 아파트 방화·흉기난동 사건은 치안에 조금만 신경을 썼다면 막을 수 있었다. 아파트 주민들이 범인 안인득의 위협적 행동에 대해 수차례 신고했지만 경찰은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았다. 동사무소와 LH임대주택 본사도 민원을 묵살했으니, 유가족의 말대로 “사실상 국가기관이 방치한 인재”였다. 포항지진도 마찬가지다. 지열발전 현장의 징후(미소지진과 규모 3.1의 경고지진)를 사업자측이 정부(산업통상자원부)와 관련 연구기관에 알렸지만, 아무런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미소지진이 발생했을 때 무시하지 말고 숨겨진 단층대의 존재를 파악했다면 수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재난은 막을 수 있었으니 역시 ‘정부가 방치한 인재’로 드러났다. 징후를 무시하다 참사가 일어나면 현장에 달려가 사과하고, 수습에 매달리고, 전형적인 뒷북치기와 형식주의인 재발방지 대책을 위한 TF팀이나 만들고, 아니면 남 탓이나 하는 여전히 말로만 ‘안전한 대한민국’이다. ‘사랑의 안전일기 범국민운동’을 시작한 인간성회복운동협의회의 고진광 이사장은 “안전이야말로 1%가 부족해도 100%를 잃게 되기 때문에 생명존중의 출발”이라면서 “안전을 방치한 적폐청산은 국민의 불신만 크게 할 뿐”이라고 했다. 정부가 외치는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를 무너뜨리는, 나아가 자신들의 존재 자체를 위협하는 ‘나만의 정의, 나만의 공정’의 도덕 불감증과 아집과 오만의 징후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인사가 그렇고, 정책이 그렇고, 집권층의 의식이 그렇고, 국민을 대하는 태도가 그렇다. 그럴 때마다 한 정치인(박지원 의원)은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는다’는 속담으로 경고를 하지만, ‘소귀에 경 읽기’다. 책임을 전가하거나, 징후를 뒤집어서 ‘길조’(吉兆)라고 우기기까지 한다. “곤경에 빠지는 것은 뭔가를 몰라서가 아니라, 뭔가를 확실히 알고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라고 미국 소설가인 마크 트웨인은 말했다. 그 착각이 징후를 무시하고, 그 무시가 재앙을 부르는 것은 당연하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아 들판 전체가 물에 잠긴다. 그리고 그 대가는 대부분 힘없는 국민이 고스란히 치러야만 한다. 개인도 국가도 작은 징후를 무시하지 말라. 징후는 우연히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내부에서 조금씩 축적된 것이 더이상 견디지 못하고 겉으로 드러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징후는 아직 늦지 않았다는 신호이며, 더이상 늦으면 안 된다는 경고다. 그것을 외면하는 곳에서는 안전도, 정의도, 공정도 없다. 우리는 여전히 내일은 어떤 재앙이 나에게 닥칠지 몰라 불안한 곳에서 살고 있다. ‘나라다운 나라’를 만든다면서 별로 바뀐 것 없는 정부를 점점 믿지 못하면서.
  • 檢 ‘직권남용’ 이재명 지사 1년 6개월 구형

    檢 ‘직권남용’ 이재명 지사 1년 6개월 구형

    벌금 100만원 이상 확정땐 지사직 상실 李 “일할 수 있는 기회 달라” 최후진술검찰이 25일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검사 사칭’, ‘대장동 개발업적 과장’ 등의 사건에 대해서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를 적용해 벌금 600만원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1형사부(부장 최창훈)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이 지사의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개전의 정이 없다”며 이렇게 구형했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친형 이재선을 걱정하는 마음에 진단이나 치료를 받게 할 목적이 아니고, 사적 목적으로 이재선의 강제 입원을 지시하고 시도했다”며 “이재선의 자·타해 위험성은 정신과 전문의가 판단해야 하며 분당구보건소 공무원과 성남시정신건강센터 관계자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게 인정된다”고 밝혔다.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선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환수했다는 이익금 실체가 다르고 환수한 이익금 사용 여부 및 그 규모의 실체가 다르다”면서 “다른 후보자와의 차별화 등 대장동 사업 결과 허위공표 동기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합동토론회 발언을 통해 공표한 사실이 유권자 판단을 그르치게 할 정도의 허위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최후진술에서 “대학 입학 후 꿈이 공정한 세상을 만드는 일이었다. 시민운동을 하면서 공정한 룰을 만들어 부정부패를 없애고 특정소수가 부당한 이익을 얻는 것을 막으려고 했다. 공사 구별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또 재판부에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 줄 것을 간곡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검사 사칭’과 ‘대장동 개발업적 과장’ 사건에 관련해서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지난해 12월 기소됐다. 친형 강제입원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인 2012년 4∼8월 분당구보건소장 등에게 친형에 대한 정신병원 강제입원을 지시해 문건 작성, 공문 기안 등 의무가 없는 일을 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선고공판은 다음달 16일 열린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이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금고형 이상 형이 확정되면 지사직을 상실한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檢 ‘직권남용’ 이재명 지사 1년 6개월 구형

    檢 ‘직권남용’ 이재명 지사 1년 6개월 구형

    검찰이 25일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검사 사칭’, ‘대장동 개발업적 과장’ 등의 사건에 대해서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를 적용해 벌금 600만원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1형사부(부장 최창훈)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이 지사의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개전의 정이 없다”며 이렇게 구형했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친형 이재선을 걱정하는 마음에 진단이나 치료를 받게 할 목적이 아니고, 사적 목적으로 이재선의 강제 입원을 지시하고 시도했다”며 “이재선의 자·타해 위험성은 정신과 전문의가 판단해야 하며 분당구보건소 공무원과 성남시정신건강센터 관계자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게 인정된다”고 밝혔다.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선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환수했다는 이익금 실체가 다르고 환수한 이익금 사용 여부 및 그 규모의 실체가 다르다”면서 “다른 후보자와의 차별화 등 대장동 사업 결과 허위공표 동기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합동토론회 발언을 통해 공표한 사실이 유권자 판단을 그르치게 할 정도의 허위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최후진술에서 “대학 입학 후 꿈이 공정한 세상을 만드는 일이었다. 시민운동을 하면서 공정한 룰을 만들어 부정부패를 없애고 특정소수가 부당한 이익을 얻는 것을 막으려고 했다. 공사 구별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또 재판부에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 줄 것을 간곡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검사 사칭’과 ‘대장동 개발업적 과장’ 사건에 관련해서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지난해 12월 기소됐다. 친형 강제입원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인 2012년 4∼8월 분당구보건소장 등에게 친형에 대한 정신병원 강제입원을 지시해 문건 작성, 공문 기안 등 의무가 없는 일을 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선고공판은 다음달 16일 열린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이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금고형 이상 형이 확정되면 지사직을 상실한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검찰, 이재명 지사 1년6월형 구형

    검찰, 이재명 지사 1년6월형 구형

    검찰이 25일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또 ‘친형 강제입원’, ‘검사 사칭’, ‘대장동 개발업적 과장’ 등의 사건에 대해서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를 적용해 벌금 600만원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이날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최창훈) 심리로 열린 이 지사 사건 결심공판에서 “이 지사의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개전의 정이 없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이 지사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친형 이재선을 걱정하는 마음에 진단이나 치료를 받게 할 목적이 아니고, 사적 목적으로 이재선의 강제 입원을 지시하고 시도했다”며 “이재선의 자·타해 위험성은 정신과 전문의가 판단해야 하며 분당구보건소 공무원과 성남시정신건강센터 관계자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게 인정된다”고 밝혔다.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서는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환수했다는 이익금의 실체가 다르고 환수한 이익금 사용 여부 및 그 규모의 실체가 다르다”면서 “다른 후보자와의 차별화 등 대장동 사업 결과 허위공표 동기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합동토론회 발언을 통해 공표한 사실이 유권자들의 판단을 그르치게 할 정도의 허위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이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금고형 이상 형이 확정되면 지사직을 상실한다. 이날 공판은 검찰의 구형, 변호인의 최후변론, 이 지사 최후진술 순으로 진행됐다. 이 지사는 최후진술에서 “대학 입학후 꿈이 공정한 세상을 만드는 일 이었다. 시민운동을 하면서 공정한 룰을 만들어 부정부패를 없애고 특정소수가 부당한 이익을 얻는 것을 막으려고 했다”면서 “공사 구별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또 재판부에 “일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줄 것을 간곡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검사 사칭’과 ‘대장동 개발업적 과장’ 사건에 관련해서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지난해 12월 11일 기소됐다. 친형 강제입원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인 2012년 4∼8월 분당구보건소장 등에게 친형에 대한 정신병원 강제입원을 지시해 문건 작성, 공문 기안 등 의무가 없는 일을 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선고공판은 다음달 16일 오후 3시에 열린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日신문 “北비밀경찰 간부 3명, 3월 말 중국으로 탈북한듯”

    日신문 “北비밀경찰 간부 3명, 3월 말 중국으로 탈북한듯”

    북한 비밀경찰인 국가보위성 간부 3명이 지난달 말 탈북해 중국으로 달아난 것으로 보인다고 도쿄신문이 24일 보도했다. 이들 중 1명은 국가보위성 국장으로, 인민군 장성급에 해당하는 고위직으로 알려졌다. 도쿄신문은 복수의 북한 소식통을 인용한 베이징발 기사에서 “국가보위성 간부들이 지난달 말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달아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이들이 중국 북동부 랴오닝성으로 갔으며, 북한 당국이 이들의 뒤를 필사적으로 쫓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신문은 이들의 탈북은 체제에 대한 불만 등 정치적인 동기보다 북한 당국이 부정부패 척결을 위해 검열을 강화하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소식통의 말을 전했다. 한 소식통은 “탈북한 간부들이 검열에서 직권남용 등 부정행위가 적발되자 신변의 위협을 느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보당국 소식통은 “탈북 정보는 있지만 확인되지 않았다”고 도쿄신문에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호위사령부 간부의 부정축재가 발각된 뒤 당과 군, 국가기관 등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검열활동을 벌이고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 13일자 사설에서 “부정부패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투쟁을 계속해서 강력하게 전개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국회의원·장차관은 빠진 ‘3분의2 기소권’… 20년 논쟁 종지부

    국회의원·장차관은 빠진 ‘3분의2 기소권’… 20년 논쟁 종지부

    수사권·영장청구권·재정신청권 갖고 기소권은 판검사·경무관급 경찰 절충 수사 대상 7000명 중 5100명만 해당 공수처장 추천위원회 여야 2명씩 배정 5분의4 동의 얻어 최종후보 2인 추천 대통령 1명 지명… 인사청문회 뒤 임명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23일 의원총회에서 각각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법 추인 절차를 마무리하면서 관련 법안 첫 발의 후 20년간 지속된 논쟁의 종지부를 찍게 됐다. 여야 4당은 공수처에 기소권을 제외한 수사권과 영장청구권을 부여하되 판사, 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에 대해서는 기소권을 갖도록 했다. 현재 공수처의 수사 대상 7000여명 중 5100명이 해당된다. 나머지 수사 대상에 대한 기소권은 현행대로 검찰이 갖는다. 다만 공수처가 검찰의 불기소 처분을 법원이 다시 판단해 달라고 요청하는 재정신청을 가능하도록 했다. 이는 기소권과 수사권을 모두 갖는 공수처를 공약한 정부·여당과 기소권 부여 자체에 반대해온 바른미래당이 각각 한발씩 물러난 결과다. 애초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기소권 없는 공수처는 제대로 된 기능을 할 수 없다는 반대 의견이 우세했으나 일단 공수처를 띄우는 데 방점을 찍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의총에서 “배가 뭍에 있을 때는 움직이지 못한다. 배가 일단 바다에 들어가야 방향을 잡고 움직일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협상을 담당한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결론적으로는 공수처가 일할 수 있는 권한은 충분히 확보했다고 본다”며 “고위공직자 3분의2에 대해선 공수처가 직접 기소권을 갖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4당 협상에 따라 정부·여당이 마련한 원안에 담겨 있던 대통령을 포함한 각 부처 장·차관, 군 장성, 국가정보원 고위 간부, 국회의원은 기소 대상에서 최종 제외됐다. 이에 대해선 조국 민정수석과 강기정 정무수석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야당 탄압 기구’라는 정쟁의 원인이 됐던 공수처장 추천위원회 구성 방법도 4당이 절충점을 도출했다. 여야 동수로 2명씩 추천하되 공수처장은 5분의4 동의를 얻어 최종후보자 2명을 추천한다. 이후 대통령이 1명을 지명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기로 했다. 사실상 야당의 ‘비토권’을 보장했다. 또 공수처의 수사 조사관은 5년 이상 조사·수사·재판의 실무경력이 있는 자로 제한하기로 했다.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절차에 따라 공수처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고위공직자의 직무 관련 부정부패를 독립된 위치에서 엄정하게 수사하는 기관이 탄생하게 된다. 공수처 설치는 지난해 2월 청와대 국민청원 답변 기준(당시 20만)을 넘은 것은 물론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찬성 70~80%대를 유지할 만큼 국민의 관심이 뜨거웠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폐지 줍는 노인·친구 도왔다” 안인득 주장 사실일까

    “폐지 줍는 노인·친구 도왔다” 안인득 주장 사실일까

    “실직 이후 폐지 줍는 노인들에게 간식을 나눠줬다.” “학창시절 괴롭힘을 당하는 친구들을 위해 싸웠다.” 지난 17일 새벽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이웃에게 흉기를 휘둘러 5명을 숨지게 한 안인득(42)이 21일 경찰 조사 과정에 진술한 내용이 논란이 되고 있다. 경찰은 돌연 자신의 ‘선행’을 강조하고 있는 안인득의 주장에 대해 “순전히 그의 주장이고 실제로 그런 행위를 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안인득은 앞서 프로파일러 면담 때는 “국정농단 등이 나를 해하려는 세력에 의해 일어났다”거나 “진주시 부정부패가 심하다”고 해 그의 발언 신빙성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그는 심지어 “사회적으로 10년 동안 불이익을 당해 홧김에 범행했다”거나 “누군가가 집에 벌레와 쓰레기를 투척하고,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는 진술도 했었다. 누군가가 자신을 해치려고 하거나 감시하고 있다고 믿는 조현병의 ‘편집증’(망상장애) 증세로 보인다. 편집증은 끊임없이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하는 증세다. 조현병은 약물 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하거나 완치할 수 있는 질병이다. 그러나 안인득은 2011년 1월부터 2016년 7월까지 진주 한 정신병원에서 68차례에 조현병으로 진료받은 뒤 이후 2년 9개월간은 진료를 받은 기록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기분 나쁘게 쳐다본다”며 행인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조현병 진단을 받은 뒤 정신질환 치료를 했지만 치료를 이어가지 않고 중도에 어떤 이유에서인지 중단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등 학계에 따르면 조현병 위험군에게 드러나는 편집증은 ‘나는 위해를 당할 만 하다’고 생각하는 ‘못난 나 편집증’과 ‘위해를 받을 만 하지 않다’는 ‘억울한 나 편집증’으로 나뉜다. 초기에는 ‘못난 나 편집증’을 보이다 급성기 정신병적 증상이 나타나면 ‘억울한 나 편집증’으로 전환된다. 자신이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한 안인득은 치료를 중도에 중단하면서 이런 ‘억울한 나 편집증’이 심해진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서 치료를 이어나갔다면 편집증 증세를 완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안인득은 조현병 치료를 받고도 진주시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사례관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본인의 동의가 없으면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진료기록을 통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안인득이 스스로 병원 치료 중단을 결정했다면 과거엔 치료를 강제할 마땅한 방법이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 대한 의료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치료를 중단한 조현병 환자의 잇따른 범죄로 사회적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이에 대한 대책으로 이른바 ‘임세원법’으로 불리는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안이 지난 5일 국회에서 통과됐다. 공포 6개월 뒤부터 시행될 개정안(외래치료지원은 공포 1년 뒤부터)은 정신질환으로 인한 타인 위협 행동으로 입원한 자가 퇴원할 때 그 사실을 사전에 환자에게 알리고 정신건강복지센터 장에게 통보하도록 하고 있다. 또 정신의료기관 장이 치료 중단 환자를 발견하면 시군구청장을 통해 외래치료를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진주 사건과 관련해 보건당국과 경찰 간 협조 체계 구축 필요성 등이 제기되고 있다”며 “관계 부처와 협력해 추가 제도 개선 사항을 발굴·추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얼굴 공개된 진주 아파트 묻지마 방화·흉기살인 난동 피의자 횡설수설, 희생자 유족들 국가기관 사과 요구

    얼굴 공개된 진주 아파트 묻지마 방화·흉기살인 난동 피의자 횡설수설, 희생자 유족들 국가기관 사과 요구

    자신의 아파트에 불을 지르고 대피하는 아파트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5명을 살해한 안인득(42)이 범행동기 등에 대해 계속 횡설수설하거나 진술을 거부해 경찰이 정확한 범행 경위를 밝히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경남 진주경찰서는 19일 안씨를 상대로 계획범죄 여부와 범행동기, 사건 당일 동선 등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으나 안씨의 진술이 오락가락해 수사 진척이 더딘 상황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안씨의 범행동기 등을 분석하기 위해 프로파일러 2명을 투입해 면담을 시도하고 있으나 안씨가 피해망상 증상을 보이며 자신의 개인정보 유출 우려 등을 이유로 개인신상 등에 대해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안씨는 범행동기와 동선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횡설수설하고 있다. 경찰은 안씨가 ‘국정농단 등이 나를 해하려는 세력에 의해 일어났다’,‘10년 동안 불이익을 당해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 ‘부정부패가 심하다’고 하는 등 오락가락하며 횡설수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과 피해자·목격자에 대한 수사 등을 종합해 안씨의 범행 당시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안씨가 범행에 사용한 흉기를 언제 어디서 구입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를 하고 있다. 경찰은 안씨 진술과 별개로 수사를 통해 계획범죄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안씨가 사전에 셀프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사 온 점,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급소를 노려 흉기를 휘두른 점 등으로 미뤄볼때 살인 고의성이 상당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 17일 새벽 안씨는 자신이 사는 진주시 가좌동 아파트 4층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기 위해 집 밖으로 나온 주민들에게 무차별 흉기를 휘둘렀다. 이 난동으로 5명이 숨지고 중상 3명, 경상 3명 등 모두 11명이 흉기에 찔려 숨지거나 다치고 9명이 연기흡입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 창원지법 진주지원은 도주 우려가 있다며 지난 18일 안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남지방경찰청도 구속영장발부 직후 신상공개위원회를 소집해 안씨의 실명과 나이, 얼굴 등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 안씨는 신상공개 결정 뒤 이날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다친 손을 진주시내 한 병원에서 치료받기 위해 진주경찰서를 나서면서 마스크나 모자 없이 얼굴이 언론에 노출됐다.안씨는 쏟아지는 취재진 질문에 비교적 차분한 어조로 또박또박 대답을 했다. 유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죄송하지만, 저도 10년 동안 불이익을 당해 하소연을 했다”며 “하소연을 해도 경찰이나 국가로부터 제대로 도움을 받지 못해 화가 날 대로 났다”고 말했다. 여성 등 특정인을 목표로 범행을 저질렀느냐는 물음에는 “그런 것은 아니다”고 했다. 억울한 점이 있느냐고 묻자 “억울한 부분도 있지만, 잘못에 대해서는 처벌받겠다”고 답했다. 계획범행 여부에 대해서는 “준비한게 아니라 불이익을 당하다 보면 화가 나서”라며 부인했다. 이날 안씨의 모습을 본 한 시민은 “잘못했더구먼. 미친X”라고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안씨는 범행 당시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두르다 손을 다쳐 지난 18일에 이어 이날 두번째 병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안씨는 유치장 독방에서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조용히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희생자 유족측은 “이번 사건이 국가적인 인재로 발생한 점을 국가가 인정하고 국가기관이 공식 사과하라”고 요구하며 이날 치를 예정했던 희생자 3명의 장례를 연기했다.유족 측은 “국가는 현재까지 이를 인정하지 않고 공식적인 사과도 없었다”며 “이는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며 공식 사과가 없으면 발인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두 번 다시는 이런 끔찍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국가기관의 확실한 대응과 향후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하고 관계기관의 책임 있는 답변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유족들은 “경찰청장이 아니면 경찰서장이라도 공식적인 사과문을 발표하면 수용하겠다”며 “지난 18일 경찰청장에 이어 경찰서장의 합동분향소 방문은 단순한 조문으로 국가기관의 공식적인 사과가 아니다”고 밝혔다. 유족측은 “희생자 5명이 같은 피해를 봤고 다 함께 추모하기 위해 발인 장례도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유족들은 희생자 5명의 합동분향소가 설치된 진주시 충무공동 한일병원 장례식장에서 이날 오전 8시 30분 희생자 3명의 발인 장례를 치를 예정이었으나 발인 1시간여 전에 취소했다. 진주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무차별 칼부림’ 안인득 얼굴 공개…‘계획 범죄’ 정황

    ‘무차별 칼부림’ 안인득 얼굴 공개…‘계획 범죄’ 정황

    경찰이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안인득(42)의 얼굴을 공개했다. 다만 그가 여전히 범행동기 등에 대해 횡설수설하고 있어 수사에 애를 먹고 있다. 안씨는 19일 진주시내 한 병원에서 다친 손을 치료받기 위해 진주경찰서를 나섰다. 전날 경남지방경찰청 신상공개심의위원회가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하면서 안씨가 진주경찰서를 빠져나가는 동안 마스크나 모자 없는 그의 얼굴이 언론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안씨는 줄무늬 티셔츠에 짙은 남색 카디건과 트레이닝복 바지를 입고 슬리퍼를 신는 등 가벼운 옷차림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포승줄에 묶인 양손은 상처 치료를 위한 흰색 붕대로 감겨 있었다. 유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죄송하지만, 저도 10년 동안 불이익을 당해 하소연을 했다”며 “하소연을 해도 경찰이나 국가로부터 제대로 도움을 받지 못해 화가 날 대로 났다”고 말했다. 이어 “진주시 부정부패가 심하다”며 “여기에 하루가 멀다고 당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제대로 조사해달라”고 요구했다. 여성 등 특정인을 목표로 범행을 저질렀느냐고 묻자 “그런 것은 아니다”고 했으며 억울한 점이 있느냐는 물음에 “억울한 부분도 있지만, 잘못에 대해서는 처벌받겠다”고 짧게 답했다. 경찰은 안씨가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프로파일러 2명을 투입, 안 씨의 정신·심리상태와 관련한 분석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안씨가 피해망상 증세를 보이는 데다 사건 외적인 개인 신상을 밝히길 꺼리고 있어 진술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다른 병원에서 진료를 받거나 추가 정신병력 기록이 있는지 등도 함께 살펴보고 있다. 다만 과거 정신질환으로 인한 치료 경력은 확인되지만, 압수수색 검증영장을 집행한 뒤 개별 병원에 일일이 문의해야 해 정확한 정신병력 확인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압수한 안 씨의 휴대전화 분석은 물론 피해자와 목격자를 대상으로 당시 범행상황도 재구성하고 있다. 또 안씨가 범행에 사용한 흉기 두 자루도 언제·어디서 구매한 지를 확인하고 있다. 안씨는 경찰 조사에서 ‘국정농단 등이 나를 해하려는 세력에 의해 일어났다’, ‘10년 동안 불이익을 당해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 ‘부정부패가 심하다’ 등 진술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다만 안씨 진술과 별개로 계획범죄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경찰은 사전에 셀프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사 온 점, 대피하는 주민들 급소를 노려 흉기를 휘두른 점 등을 봤을 때 살인 고의성이 상당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 17일 새벽 안 씨는 자신이 사는 진주시 가좌동 아파트 4층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려고 집 밖으로 나온 주민들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렀다. 이 사건으로 사망 5명, 중상 3명, 경상 3명 등 자상으로 인한 사상자가 총 11명 발생했으며 연기흡입 등으로 9명도 병원 치료를 받았다. 창원지법 진주지원은 도주 우려가 있다며 지난 18일 안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정신병력 진단 있으면 감형사유 고려할 수밖에” “치밀한 계획 범죄…범행 당시 정신상태 따져야”

    이웃 주민 5명을 살해한 경남 진주 방화·살인 사건의 피의자 안인득(42)이 조현병 치료를 받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논란이 불붙었다. 그가 과거 흉기난동을 벌이고도 병력을 이유로 감형받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여론은 “조현병 환자라고 5명의 생명을 앗아간 살인범을 감형해 줘선 안 된다”는 쪽에 힘을 싣는다. 전문가 판단은 엇갈린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안씨는 전날 범행 현장에서 체포된 이후 줄곧 횡설수설하고 있다.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창원지법 진주지원에 출석하면서도 취재진을 향해 “제대로 좀 밝혀 달라. 부정부패가 심각하다. 10년 동안 불이익 당했다”고 소리쳤다. 경찰은 범죄심리분석관(프로파일러)을 투입해 안씨를 설득하며 조사하고 있지만 상태가 중증이라 논리적 대화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씨, 2010년 흉기 범죄 때도 감형 인정받아 안씨는 2010년 5월 거리에서 20대 남성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하고도 감형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그가 편집형 정신분열증(조현병)을 앓고 있음을 감형 사유로 인정했다. 형법 10조는 피고인이 심신장애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 결정할 능력이 떨어지면 처벌을 줄이도록 하고 있다. 안씨가 이번에도 심신미약을 이유로 감형받을지를 두고 전문가 분석은 엇갈린다. 공정식 경기대 교수(범죄심리학)는 감형 가능성을 높게 봤다. 공 교수는 “현행법상 피의자가 심신미약 진단을 받았다면 법원은 감형 사유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면서 “병이 치료되지 않아 행위자에게 책임 능력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증세 심하면 계획적 살인 저지를 수 없어 반면 조현병과 범죄 연관성을 세밀하게 따져 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안씨의 범행이 상당히 계획적이었고 당시 분별력이 낮았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심신미약 상태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정하 정신장애인당사자단체 파도손 대표는 “조현병 증세가 심한 사람은 계획적 살인을 저지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수정 경기대 교수(범죄심리학)도 “범행이 매우 치밀했다”면서 “감형 여부를 판단할 때는 정신병력보다 범행 당시 정신 상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현병 환자의 감형 여부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오히려 환자들 사이에서 “똑같이 처벌하라”는 의견도 나온다. 정신장애인 대안매체인 마인드포스트의 박종언 편집국장은 “관절염 걸린 사람이 관절염 때문에 사고 쳤다는 변명을 하지 않듯 지은 죄에 대해서는 차별 없이 벌을 받는 게 맞다”는 입장을 내놨다. 최정근 한울정신건강복지재단 사무국장도 “환자들 입장도 감형하지 말고 정당하게 벌받자는 것”이라고 전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재개발 방식 도시재생은 위험… 설계 절차 혁명적으로 바꿔야”

    “재개발 방식 도시재생은 위험… 설계 절차 혁명적으로 바꿔야”

    “도시는 생물체와 같아서 늘 변한다. 따라서 늘 재생해야 한다.” 국가 건축정책을 총괄하는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승효상(67) 위원장은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이로재 건축사무소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목표를 두고 추진하는 도시재생은 재개발 방식과 다를 바가 없어 굉장히 위험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승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인 도시재생 뉴딜사업부터 서울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까지 각종 국가 건축정책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18일 내놓은 공공건축 디자인 개선 방안도 승 위원장이 주도했다. 그는 “저질 건축으로 생산됐던 설계 절차를 이제는 고칠 때가 됐다”며 “발주, 설계, 허가 등 모든 단계를 혁명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왜 공공건축 디자인을 개선해야 하는가. “삶이 나아지기 위해서다. 우리 삶은 남산서울타워와 같은 도시의 랜드마크 또는 기념비와는 별 관계가 없다. 집을 나가면 만나는 골목길처럼 아주 익숙한 환경들과 관련이 있다. 동사무소, 유치원, 파출소 등이 공공건축의 중요한 요소지만 작기 때문에 무시돼 왔다.” -무엇을 우선적으로 바꿔야 하는가. “건축에는 세 단계가 있다. 발주와 설계, 허가, 그다음 짓는 단계인데 우리나라는 모두 후진국 수준이다. 우리나라 공공건축은 대부분 지방자치단체가 조달청에 발주하는데 설계비를 가장 싸게 써내는 사람에게 돌아갔다. 건축사 면허는 허가를 면하기 위해 받는데 설계할 때마다 허가를 받아야 한다. 어떤 건물을 허가받으려면 최소한 35개 심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 과정에서 설계가 폄훼당하고 왜곡되기 마련이다. 설계와 감리도 분리돼 있다. 좋은 건축이 나오기가 만무하다.” -우리는 왜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 같은 자산을 갖지 못했나. “그동안의 공공건축 등은 턴키방식(일괄수주계약)을 해왔다. 건설사와 시공사, 설계사가 한 팀이 돼서 들어오라는 것이다. 이건 변호사와 검사가 한 팀으로 법정에 들어오라는 것과 같다. 부정부패가 있을 수밖에 없다.” -현재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평가하면. “도시재생을 재개발하듯 하면 망할 것이 뻔하다. 시한을 두면 안 된다. 콜롬비아 메데인의 경우 빈민 마을에 도서관, 놀이터 등 공공시설을 하나씩 지었더니 범죄율이 10년 사이에 20% 이하로 떨어졌다. 이런 방법을 ‘도시 침술’이라고 부른다. 자극을 줘서 주변이 되살아나고 생기가 돌게 하는 것이다. 우리도 그 방법을 써야 한다.” -청와대 관저 이전을 주장하고 있다. “관저에 한번 가봤는데 사람이 살 곳이 못 된다. 오래 살면 정신·정서적으로, 신체적으로 좋아질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청와대 본관이 있는 북악산 기슭은 역사 이래로 국민에게 내준 적이 없다. 전부 권력자가 잡았던 공간이다. 지배와 피지배 관계를 떠나서 온전히 국민의 축으로 만들자는 주장이다.” -서울의 특징을 어떻게 살려야 하나. “서울은 다른 나라 도시들과 달리 독특한 성질이 있다. 1000년 이상 존재했고, 600년 이상 한 나라 수도로서의 역사가 있다. 산수가 있으며 유라시아 대륙의 동단에 위치한 중요 도시다. 또 1000만 인구가 산다. 이것이 서울의 정체성이다. 다른 도시는 대부분 평지인데 서울은 산이 있어 지형마다 다 다르다. 사대문 안은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메가시티’가 아닌 ‘메타시티’적 방법으로 봐야 한다. 서울은 더이상 확장이 필요한 게 아니라 서로의 커뮤니티 내 연결이 필요하다.” -광화문광장 동상 이전을 둘러싼 논란이 있다. “광화문광장은 세계 최대 중앙 분리대처럼 돼 있다. 기념비적 광장이지 일상적 광장이 아니다. 이순신 장군 동상은 수십년 동안 있었고 광화문광장 남단에 있어 광장에 영향을 안 준다. 세종대왕 동상은 한가운데 있고 주변을 압도할 듯이 서 있다. 세종문화회관 옆쪽으로 옮기면 좋겠다는 게 개인적 생각이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범 구속…신상공개 여부 곧 결정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범 구속…신상공개 여부 곧 결정

    경남 진주시 아파트에서 불을 지르고 흉기를 휘둘러 5명을 살해하고 15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40대 남성이 18일 구속됐다. 이날 안모(42)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창원지법 진주지원은 안씨가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면서 그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안씨의 구속으로 경찰은 안씨의 신상공개 여부를 결정할 신상공개심사위원회를 당초 예정일인 19일보다 하루 앞당겨 이날 오후 7시에 열기로 했다. 안씨는 지난 17일 오전 4시 25분쯤 진주시 가좌동의 한 아파트에서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르고, 이후 경보가 울려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5명을 숨지게 하고 15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구속 전 안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회적으로 계속 불이익을 당해 홧김에 불을 질렀다”, “누군가가 아파트를 불법 개조해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다”, “모두가 한통 속으로 시비를 걸어왔다”고 진술하는 등 과도한 피해망상 증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해서도 “불이익을 좀 당하다가 저도 모르게 화가 많이 나 그렇게 했다”, “제대로 좀 밝혀 달라. 부정부패가 심각하다. 10년 동안 불이익을 당했다”라고 말했다. 안씨를 구속한 경찰은 안씨가 피해망상으로 분노가 쌓인 상태에서 범행에 사용할 흉기와 휘발유를 미리 구매해두는 등 범행을 계획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정확한 동기 규명에 집중하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승효상 “재개발식 도시재생은 위험…설계 절차 혁명적으로 바꿔야”

    승효상 “재개발식 도시재생은 위험…설계 절차 혁명적으로 바꿔야”

    “도시는 생물체와 같아서 늘 변한다. 따라서 늘 재생해야 한다.” 국가 건축정책을 총괄하는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승효상 위원장은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이로재 건축사무소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목표를 두고 추진하는 도시재생은 재개발 방식과 다를 바가 없어 굉장히 위험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승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부터 서울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까지 각종 국가 건축정책에 사령탑 역할을 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18일 발표한 공공건축 디자인 개선방안도 주도했다. 승 위원장은 “하급의 저질 건축으로 생산됐던 제도를 이제는 고칠 때가 됐다”며 “설계업무 절차를 혁명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가 새 광화문광장 조성 공사를 위해 이순신장군·세종대왕상의 이전을 검토하는 데 대해서는 “이순신장군상은 수십년 동안 있었고 광화문 광장의 남단에 위치해 광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세종대왕상은 세종문화회관 옆 쪽으로 옮겼으면 좋겠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왜 공공건축 디자인을 개선해야 하는가. “건축은 우리 삶의 방식과 깊은 연관이 있다. 단순히 예쁜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다. 우리 삶이 진보되기 위해선 반드시 바꿔야 하는 일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세계에서도 알아주는 경제 대국이다. 그런데 행복지수로 따지면 아직 선진국에 못 미친다. 국제연합(UN)에서 행복지수에 관한 통계를 낸다. 기준이 10가지 정도인데 반 이상이 건축이나 도시환경과 관련됐다. 다시 말하면 우리의 건축도시 환경이 행복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어떤 건축들을, 어떻게 바꿔야 하나. “우리 삶은 한 나라, 또는 한 도시의 랜드마크 또는 기념비와는 별로 관계가 없다. 살면서 남산서울타워를 한 번 밖에 가본적이 없으니까 내 삶과 관계가 없는 것이다. 집을 나가면 만나는 골목길처럼 아주 익숙한 환경들은 우리 삶과 관련이 있다. 매일 우리 기분을 좌우한다. 이런 것들을 일상적인 건축이라고 한다. 동사무소, 유치원, 파출소 등이 공공건축의 중요한 요소지만, 작기 때문에 무시돼 왔다. 좋은 건물은 좋은 건축가가 설계하는게 마땅하다. 그동안 조달청이 발주하면 설계비를 가장 싸게 써내는 사람에게 돌아갔다. 설계를 싸게 낸 사람은 좋은 건축을 할 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 하급 건축, 저질의 건축으로 생산됐다. 이제는 고칠 때가 됐다.” -굵직한 대형 사회간접자본(SOC)에서 생활SOC 중심으로 바뀌는 흐름에 동의하는가. “지난 수십년간 국가 건설산업은 토목, 혹은 굵직한 인프라 투자를 많이 해왔다. 지금은 충분할 정도다. 외형으로 보더라도 토목 인프라는 어지간히 갖춰진 형편이다. 이제는 발주 물량을 보더라도 건축 물량이 많아졌다.” -초대 서울시 총괄건축가를 역임했다. 가장 불편했던 점은 무엇인가. “관습이 제일 불편했다. 토건 위주의 행정 체제가 아주 강건하다. 그게 아니라고 설득하는 게 제일 힘들었다. 대형이 아닌 작은 사업들에 더 많은 관심을 쏟으니 그러한 사업들으로 인해 이익을 보던 업체들과의 관계가 악화됐다. 예를들어 개발업자나 건설업자 등이다. 이들과 전부 ‘적’이 되는 것이다. 당연히 넘어가야 할 장애였고 심정적으로는 개의치 않았다.” -공공건축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는가. “건축설계 사업으로 창출되는 일자리가 많다. 종래의 큰 사업은 대기업들이 가져가는 것이었다. 그러나 공공건축은 소상공인이 가져가는 것이니까 훨씬 더 생활밀착형 이익을 가져가는 셈이다.” -현재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평가하자면. “도시재생을 재개발하듯 하면 결과는 망할 것이 뻔하다. 그런식으로 하면 안된다고 원론적으로 이야기를 해왔다. 지금도 우려되는 바가 없는 게 아니다. 우선 시한을 두면 안된다. ‘몇 년안에 끝내자’라는 방식은 실패로 가는 첩경이다. 지금의 방식은 굉장히 위험하다. 도시는 생물체 같아 늘 변한다. 그렇기 때문에 늘 재생을 해야 한다. 어느 한 기간 동안만 재생하고 그다음에 재생을 하지 않으면 도시를 죽이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도시는 하드웨어만 있는 게 아니라 사는 사람들이 있다. 주민들이 어떻게 변화되는 지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 그러면서 일어나는 문제에 대해 대처를 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시간이 굉장이 많이 걸린다. 이번에 (사업이) 끝나면 이제는 도시재생이 없다는 식의 목표 설정은 굉장히 위험하다. 재생의 기본적인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전주 한옥마을은 상업화, 대형화로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한옥마을에서 개인에게 직접적인 비용을 지원했는데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했다. 한옥을 지으면 돈을 보수해주는 방식은 타락시킬 염려가 굉장히 크다. 공공시설이 부족하거나 길이 낙후된 곳을 조정해주면 스스로 (주민들이) 따라오게 해야 한다. 자율적으로 환경을 스스로 바꾸게 해야한다. 그래야 자기 것에 애착이 가고 공공과 긴밀하게 소통하려고 한다. 개인에게 돈을 지원해주면 도덕적 타락이 금방 따른다. 그것은 마약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다.” -도시재생의 성공 사례는. “콜롬비아의 메데인이다. 원래 범죄율이 90%로 치솟던 곳이다. 마약으로 유명했다. 이 험악한 도시에 도시재생이란 방법을 꺼냈다. 빈민 마을에 작은 공공시설을 하나씩 지어줬다. 도서관, 어린이 놀이터 등을 지었더니 처음에 주민들이 뜨악하더니 곧 아이들이 놀기 시작했다. 범죄율이 10년 사이에 20% 이하로 떨어졌다. 어마어마한 도시재생의 성공 사례다. 이런 방법을 도시 침술이라고 부른다. 자극을 줘서 주변이 되살아나고 생기가 돌게 하는 것이다. 우리 도시재생도 그 방법을 써야 한다.” -도시재생에는 젠트리피케이션(둥지내몰림) 우려가 잇따른다. “공공에서 아주 전략적으로 개입해야 할 필요가 있다. 공공에서 개인 영역이 아닌 공공 역역만 건드려야 한다. 광장, 길, 도로 등이 대한 디자인의 질을 높여주고 동시에 시설물을 공공화를 시키는 작업을 해야 한다. 개인에 대해 직접적으로 지원하면 위험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경제에 하나도 도움이 안 된다. 임대료만 부추긴다. 따라서 세입자로 살고 있던 사람들을 위한 장치를 공공에서 만들어줘야 한다. 공공임대주택을 많이 짓거나 공공시설을 중간 중간 포섭해서 전체적인 지가나 건물 임대료를 낮출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건축을 위해서 어떤 예산을 늘려야 하는가. “건축에는 세 가지 단계가 있다. 발주와 설계, 허가, 짓는 단계가 있다. 우리나라는 세 단계 다 후진적 수준이다. 발주는 싸게 써내는 사람에게 준다. 건축사 면허라는 것은 허가를 면해주는 것이다. 국가에서 자격증(라이센스)를 주면 알아서 설계하라는 것이다. 의사자격증과 같은 성격인데 의사는 수술을 할때마다 허가를 받는 게 아니지 않는가. 건축사는 설계할 때마다 허가를 받아야 한다. 책임을 지기 싫어하는 공무원은 심의제도를 만들었다. 어떤 건물을 허가받으려면 최소한 35개의 심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심의를 담당하는 이들은 대부분 실무를 잘 모르고 책임도 없다. 그 과정에서 설계가 폄훼당하고 오독되고 왜곡되기 마련이다. 또 설계와 감리를 분리한다. 아기를 낳은 어머니가 아기를 기르지 못하는 것과 같다. 이런 후진적인 건축에서 좋은 건축이 나오기가 만무하다. 세 단계를 정말 혁명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어떻게 고쳐야 하나. “우리나라 공공건축의 설계 발주는 대부분의 지자체가 조달청에 발주한다. 심사를 익명으로 하면 부정부패가 반드시 개입되기 마련이다. 서양에서는 심사위원이 누구라고 공고할 때 발표한다. 그러면 이 심사위원의 성향을 생각하면서 사람들이 응모한다. 공개돼 있으니까 절대 부정을 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익명성 뒤에 숨어서 비리 부정이 횡횡하고 있다. 이처럼 서양의 선진국의 모범 사례를 따라만 하면 된다. -용산 미군기지 건축물 활용 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실시한 결과 전체 975동 중 81동은 존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역사적 가치 때문인가. “우리 설계팀에서는 세 가지 원칙을 세웠다. 생태 복원, 역사보존, 도시 복원 등이다. 975개 건물 중 아주 소중한 것도 있지만, 정말 형편없는 게 대부분이다. 난개발이 돼 있다. 그런 것을 두고 생태를 복원할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건물을 보존해야 한다. 사라지는 건물도 그 건물이 있었다고 하는 사실을 기억하게 만드는 장치를 둬야 한다. 용산 미군기지는 대단한 땅이다. 옛날에는 서울의 변두리였지만 지금은 서울의 중앙에 있다. 저는 국방부가 거기 있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국방부도 옮겨야 한다. 세계 어느나라 도시 한복판에 국방부가 있는 도시가 없다.” -청와대 관저 이전을 주장한다. “집무실은 광화문으로 안 나오겠다고 청와대에서 이야기를 했고, 관저는 이전을 해야 한다. 관저에 한번 가봤는데 사람이 살 곳이 못된다. 건축 구조가 그렇다. 빛도 잘 안통하고, 환기도 잘 안 된다. 오래 살면 정신·정서적으로, 신체적으로 결단코 좋아질 까닭이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대통령과 차기 대통령의 건강을 위해서도 관저는 옮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집무실은 옮기고 안 옮기고 가 중요한 게 아니다. 청와대 본관이 있는 북악산 기슭이 역사 이래로 국민에게 내줘본 적이 없다. 전부 권력자가 잡았던 공간이다. 우리가 광화문에서 대모를 하면 그쪽을 보고 한다. 방향성이 있다. 중요하는 것은 국민에게 내어주라는 것이다. 서울의 축이고 대한민국의 상징 축이다. 이런 주축을 권력과 비권력,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를 떠나서 온전히 국민의 축으로 만들자는 게 제 주장이다.” -우리는 왜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같은 자산을 갖지 못했나. “그동안의 공공건축 등은 그동안 턴키방식(일괄수주계약)를 해왔다. 건설회사와 시공 회사와 설계 회사가 한 팀이 돼서 들어오라는 것이다. 이건 마치 변호사와 검사가 한팀으로 법정에 들어오라는 것과 같다. 검사와 변호사가 서로 견제를 해야지 한 팀이 돼면 어떻게 되겠나. 많은 부정부패가 있을 수밖에 없다. 건축설계사무소는 돈이 없다. 시공회사가 돈이 많으니까 시공사가 원하는 대로 할 수밖에 없다. 제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건축가라고 하는데 공공시설을 설계해본 적이 없다. 불륜의 장소라고 생각해 근처에 가지도 않았다.” -서울의 특징을 어떻게 살려야 하나. “서울은 다른 나라의 도시들과 달리 독특한 성질이 있다. 서울시 총괄건축가를 하며 서울에 5가지 요소가 있다고 했다. 1000년 이상 존재했고, 600년 이상 한나라의 수도로 역사가 있다. 산수가 있는 도시다. 유라시아 대륙의 동단에 위치한 중요 도시며, 1000만 인구가 산다. 이 도시를 합한 것은 서울밖에 없다. 서울의 정체성이다. 다른 도시는 대부분 평지다. 서울은 산이 있어 지형마다 다 다르다. 파리나 뉴욕은 도시 설계의 원칙을 적용할 수 있는데 서울은 다 다른 원칙을 적용해야한다. 사대문 안은 전혀 다른 풍경을 갖고 있다. ‘메가 시티’(megacity)가 아닌 ‘메타 시티’(metacity)적 방법으로 불린다. 서울은 더 이상 확장이 필요한 게 아니라 서로의 커뮤니티 내에서 연결이 필요하다. 잠실은 산도 없고 이미 롯데월드타워가 들어서 있어 마천루의 도시처럼 만들어도 된다. 하지만 서대문 안은 건물을 지어선 안 된다. 지금이라도 건물을 지으면 안 된다. 세계에서 엄청나게 많은 도시 가봤는데 서울만큼 잠재력이 많은 도시가 없다.” -광화문광장이 갖는 상징적 의미는. “중요한 공간인데 세계 최대의 중앙 분리대처럼 돼있다. 누구나 쉽게 가야 하는데 지금 광장은 목숨 걸고 건너가야 한다. 기념비적 광장이지 일상적 광장이 아니다. 기념비적 광장에서 일상의 광장으로 바꾸자는 게 서울시에서 하는 것이고 제가 적극 찬성하고 도와주고 있다.” -광화문 광장 동상 논란이 있다. “현상 공모에서 좋은 안을 만들었다. 이순신 장군 동상은 수십년동안 있었고 광화문 광장의 남단에 위치해 광장에 영향을 안 준다. 세종대왕 동상은 한 가운데 있고 너무 주변을 압도할 듯이 서 있다. 장소를 옮기면 좋겠다고 하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이다. 만들 때부터 문제가 많았다 세종문화회관 옆 쪽으로 옮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교통은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교통은 늘 무책이 상책이다. 광화문 광장은 차도나 보도를 전부 같은 자료를 써서 필요할 때 차를 다니게 하면 된다. 서양의 보행전용도로는 대부분 아침엔 차가 다니도록 한다. 오후엔 사람만 다니게 한다. 일부분 한두개 차선은 열어둘 수도 있다. 그런식으로 운영하면 된다.” -을지면옥 철거 논란이 있었다. “을지로 일대가 고통받는 것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 시절 만들어진 개발계획 때문이다. 세운상가 주변에 엄청난 개발계획을 세우고 법제화를 시켜놔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넘겼다. 이 때문에 아직까지 고통받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았으면 도시재생의 방법으로 추진할 것이다.” -세종시에 대한 평가는. “세종시는 맨 처음에 만들 때 추진위원회 위원이었다. 처음엔 성공적이라고 생각했다. 가운데를 비우고 환상형으로 평등한 도시 구조다. 작년에 처음 가봤는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새로운 도시를 계획했는데 흔히 보던 도시다. 주된 원인은 옛날 방식 그대로인 아파트 때문이었다. 도시는 아파트가 풍경을 좌지우지한다. 3기 신도시를 만든다고 하는데 옛날 방식대로 하면 큰일난다. 전반적으로 방법을 바꿔야 한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진주 방화·흉기난동 40대 “불이익 당해 홧김에 범행”

    진주 방화·흉기난동 40대 “불이익 당해 홧김에 범행”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두룬 안모(42)씨가 18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그는 “불이익을 당해 홧김에 흉기를 휘둘렀다”고 주장했다. 안씨는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되는 창원지법 진주지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군청색 점퍼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후드를 푹 눌러써 얼굴이나 표정이 드러나진 않았다. ‘왜 흉기를 휘둘렀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는 “불이익을 좀 당하다가 저도 모르게 화가 많이 나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묻자 “제대로 좀 밝혀 달라. 부정부패가 심각하다. 10년 동안 불이익을 당했다”고 답변했다. 안씨는 심지어 변호사를 만나기 위해 접견실에 들어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취재진을 향해 “제대로 밝혀 달라”고 큰소리로 외쳤다. 진주지원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살인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안 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열었다. 안씨에 대한 구속 여부는 오후쯤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씨는 지난 17일 오전 4시 29분쯤 자신이 사는 진주시 가좌동 아파트 4층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던 주민들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렀다. 이 사건으로 사망 5명 등 모두 11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연기를 흡입한 9명도 치료를 받았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멕시코 대통령 “부정부패·범죄조직 환수금 국민에게 모두 돌려줄 것”

    멕시코 대통령 “부정부패·범죄조직 환수금 국민에게 모두 돌려줄 것”

    멕시코가 부정부패에 연루된 공직자나 마약 범죄조직 등으로부터 환수한 모든 자산을 국민 복지에 사용하는 기관을 세운다. 15일(현지시간) 엘유니버설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암로) 대통령이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런 계획을 밝혔다. 암로 대통령은 “(압수·몰수한) 귀금속이나 자동차 또는 농장 등을 처분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며 그중에는 행방을 알 수 없게 되는 것들도 있다”면서도 “로빈 후드와 같은 기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로빈 후드는 중세 잉글랜드의 전설적인 의적이다. 또 암로 대통령은 새로운 조직을 통해 검찰 당국이 마약 범죄조직과 부정부패에 연루된 정치인 등으로부터 압수한 다양한 자산을 매각해 학교나 병원 등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등 자금 이용 방안도 설명했다. 기관의 설립 시기나 운영 방법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암로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취임하자마자 대통령 전용기를 매각한 뒤 이코노미석을 이용하고 대통령 궁궐은 국민들에게 개방하는 등 소박한 정부의 모습을 보이며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하지만 취임 100일이 지난 현재 멕시코의 각종 경제 지표들이 급락하고 있어 위기설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더 뱅커’ 서이숙, 김상중 향해 ‘불꽃 서류 스매싱’ 팽팽 카리스마

    ‘더 뱅커’ 서이숙, 김상중 향해 ‘불꽃 서류 스매싱’ 팽팽 카리스마

    ‘더 뱅커’ 서이숙이 김상중을 향해 ‘불꽃 서류 스매싱’을 날리는 모습이 포착돼 시선을 강탈한다. 감사 김상중과 전무 서이숙 사이에 거침없는 카리스마 대결이 예상되는 가운데 과연 그 승자는 누가 될지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MBC 수목 드라마 ‘더 뱅커’측은 10일 전무 도정자(서이숙 분, 이하 도전무)가 감사실에 난입해 분노를 폭발 시키는 모습이 담긴 현장 스틸을 공개했다. ‘더 뱅커’는 대한은행 대기발령 1순위 지점장 노대호(김상중 분)가 뜻밖에 본점의 감사로 승진해 ‘능력치 만렙’ 감사실 요원들과 함께 조직의 부정부패 사건들을 파헤치는 금융 오피스 수사극. 공개된 사진 속에는 감사 노대호가 매서운 눈빛으로 도전무를 노려보는 모습과 그런 그를 쏘아보는 도전무의 모습이 담겨 있어 시선을 모은다. 두 사람의 뜨거운 기싸움이 벌어진 장소는 다름아닌 감사실. 이는 감사실에 갑자기 난입한 도전무의 행패에 분노한 대호가 그녀를 막아선 상황으로 지금껏 본 적 없는 카리스마의 끝판왕을 보여줄 예정이다. 특히 도전무가 감사실 테이블 위 서류로 ‘불꽃 스매싱’을 날리듯 패대기를 치는 모습도 포착돼 시선을 강탈한다. 이를 숨죽여 지켜보는 감사실 직원들의 모습과 여전히 분이 풀리지 않은 듯 씩씩거리는 도전무의 모습에서 아슬아슬한 현장의 긴장감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이처럼 도전무가 감사실을 습격해 난동을 부린 이유는 무엇일지, 대호가 그녀의 도발에 어떻게 대응을 할지 두 사람이 펼칠 불꽃 대결의 결과에 관심이 집중된다. ‘더 뱅커’ 측은 “감사 노대호와 도전무가 정면 대결을 펼치게 될 예정”이라며 “감사실까지 찾아와 대호를 분노케 만든 도전무의 사연은 무엇일지 오늘 방송을 통해 확인해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이스라엘 총선… 네타냐후 5선 성공할까

    이스라엘 총선… 네타냐후 5선 성공할까

    베냐민 네타냐후(왼쪽) 이스라엘 총리가 총선이 열린 9일 예루살렘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한 뒤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은 네타냐후 총리의 부인 사라.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과 베니 간츠 전 참모총장의 중도 정당 연합 ‘청백’이 접전을 벌이는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가 부정부패 스캔들을 딛고 승리해 이스라엘 최장수 5선 총리가 될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예루살렘 로이터 연합뉴스
  • 선배, 퇴직 공무원 만날 땐 신고하랍니다

    2년 이내 직무관련 퇴직 공무원 대상 “로비·전관예우 차단” vs “자유권 침해” 위반시 횟수 따라 단계별 징계 조치 권익위·공정위도 지난해부터 시행 경기도가 ‘공무원 행동강령 규칙’ 개정안을 오는 12일 조례규칙심의회를 거쳐 이달 말 시행한다고 7일 밝혔다. 현직 공무원이 공적인 업무로 퇴직자를 만나려면 미리 신고하도록 했다. 공직계엔 맑은 공직사회를 위해 필수조치라는 입장과 잠재적 범죄집단 다루는 듯해 불쾌하다는 입장이 맞서고 있다. 경기도에 따르면 개정안은 퇴직자의 로비, 전관예우 등 부패 취약요인을 미리 막기 위한 것이다. 신고 대상은 퇴직한 날로부터 2년 이내 직무 관련 퇴직자다. 골프, 여행, 향응 등 직무와 관련한 퇴직자와의 접촉은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이밖에 청사 내외 직무와 관련된 만남을 신고 대상에 포함했다. 위반하면 횟수에 따라 훈계, 견책, 감봉 등 징계를 할 수 있다. 공적 업무와 무관한 동창회, 친목 모임 등은 제외했다. 경기북부청 한 팀장급 공무원은 “의정부에 있는 한 회사에 가보면 고위 공무원 출신이 수두룩하다. 특별하게 맡은 업무도 없이 왜 그 회사에 몸담겠느냐”고 되물으며 환영을 나타냈다. 한 주무관은 “수년 전 퇴직한 선배에게서 미리 귀띔했던 제품을 설계에 반영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한밤에 항의성 전화를 받은 경우도 있다”고 강조했다. 경북도 한 공무원도 “도청에서 근무한 직원들이 퇴직 후 재임 시 업무 관련 업체에 상당수 포진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런 현실을 고려할 때 어느 정도 통제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울산시청 한 공무원은 “공직사회 비리를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는 원칙에 모든 공직자들이 공감하고, 비리 근절을 위한 퇴직 공직자의 현직 업무 분야 취업 제한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개인 자유권 침해라며 거세게 반대하는 의견도 나왔다. 광주광역시 한 공무원은 “비리 예방이란 목적엔 찬성하지만 최근까지 알고 지낸 퇴직 선배 공무원을 만나면서까지 신고를 해야 하는 규칙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겠는가”라며 반문했다. 경북도 과장급 공무원도 “‘전관예우’ 차원의 특혜 등을 운운하며 선후배 간의 건전한 만남까지 봉쇄시키겠다니 초법적 발상”이라고 반발했다. ‘업무 관련’ 범위를 어떻게 잡느냐도 불분명해 공직사회를 혼란에 빠뜨릴 법하다는 의견도 빼놓을 수 없다. 울산시 관계자는 “수십년 동고동락한 선배를 (이전에 관련 업무를 다뤘다고) 사적 만남까지 신고해야 한다는 게 이해하지 못하겠고, 실효성도 없을 것”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이렇게 엇갈리는 찬반 양론 속에 이번 개정안 실행이 공무원 부정부패를 차단하는 데 얼마나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국민권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도 지난해부터 비슷한 내용의 공무원 행동강령 개정안을 시행하고 있다. 수원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고양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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