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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 총선이후(사설)

    아직 최종개표결과가 나오진 않았으나 지난 17일 실시된 러시아총선에서 옐친대통령을 지지하는 개혁세력의 「우리조국 러시아당」을 누르고 공산당이 제1당으로,극우민족세력인 자유민주당이 제2당으로 부상할 것이 확실해졌다.옛공산권인 동유럽에서의 「역도미노현상」이 러시아에서도 재현된 것이다. 이런 결과는 이미 예상된 것이다.91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옐친 대통령의 개혁정책 추진과정에서 파생된 문제가 몰고온 당연한 결과다.이를테면 한쪽에선 신흥재벌의 고급 벤츠승용차가 거리를 누비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굶주림에 허덕여야 하는 빈부의 양극화문제,사유화과정에서 나타난 온갖 부정부패,극도로 불안한 치안,산산이 무너진 강대국민의 자존심등이 개혁에 대한 불만으로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을 곧 러시아의 스탈린주의 회귀로 보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다.93년 제정된 러시아의 헌법은 대통령에게 강력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고 국가두마(하원)의 권한은 대단히 제한적이다.다시 말하면 이번 선거결과가 당장 러시아정국에 큰혼란을 야기하거나 옐친의 파국을 의미한다고 보는 것은 성급하다.더구나 러시아공산당 자체가 스탈린주의와의 차별화를 부르짖고 있으며 기업의 자유보장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이번 선거전에서 공산당과 신흥재벌 모스트그룹과의 전술적 제휴가 이루어진 것이 이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그렇긴 해도 공산당과 극우민족세력의 확대란 러시아의 새로운 정치현상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개혁정책이 러시아를 극도로 혼란에 빠뜨릴 때는 보다 좌파적인 정치세력,아니면 극단적인 민족주의세력이 득세할 수도 있을 것이다.이러한 사태는 러시아의 앞날,러시아의 대외정책에 일정한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 우리는 동구권에서 일어나고 있는 「역도미노현상」이 북한의 개방과 어떤 관계가 있으며 이런 현상이 그들의 대외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예측가능한 사태와 변화에 대비하는 것은 언제나 현명하다.
  • 역사 바로 세우기/서진영 고려대교수·정치학(시론)

    지난 10월19일 노태우씨의 비자금사건이 세상에 폭로된 이후 우리는 새삼 얼마나 비정상적인 사회에서 살고 있었는가를 실감할 수 있었다.그동안 보통사람들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벌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우리 국민들이 뽑은 대통령이란 사람이 나라걱정을 하기보다는 임기내에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비자금을 거둬 들일 수 있을까에만 골몰한 것같이 여겨질 만큼 엄청난 액수의 부정한 돈을 조성하고 관리한 것이나,우리나라 경제의 중추역할을 한다는 대기업의 회장들이 줄줄이 뇌물을 바치면서 이권을 챙기려고 한 것도 그렇고,그런 부정한 돈을 받아 쓰면서도 입만 열면 우리 사회의 정의구현과 민주주의를 위하여 투쟁한다고 외쳐온 정치인들의 이중성은 그야말로 소시민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다. 더구나 지난 16년동안 우리 모두의 부끄럽고 어두운 역사로 남아 있었던 12·12와 5·18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굴절된 역사를 바로 세우자는 주장에 대하여 이런저런 이유로 반대하거나 왜곡하려는 일부의 행태는 당혹스럽기까지 하다고 하겠다.차라리 전두환씨의 반발이나 저항은 규탄의 대상이 될 지언정 그 배경과 동기에 대하여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그러나 그동안 12·12와 5·18의 진상규명과 사법적인 처리를 줄기차게 주장하던 사람들마저 갑자기 「역사 바로 세우기」의 정치적 동기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서고 있는 것은 아무래도 소시민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문민정부가 들어 선 이후 2년 반이상이 지나도록 「지난 시대의 어두움을 역사의 심판에 맡기자」고 호소하다가 지금 와서 왜 갑자기 역사 바로 세우기를 새삼스럽게 강조하게 되었는지에 대하여는 의아해 할 수 있는 여지도 있다.그러나 일반 상식의 범위를 초월하는 노태우씨의 부정과 비리의 폭로,과거에 대한 반성보다는 오히려 과거를 돌이키려는 전두환씨의 오만하고도 방자한 반역사적인 태도에 대한 국민적인 분노가 폭발하면서 더 이상 12·12와 5·18사건에 대하여 「공소권 없음」이란 미봉책을 그대로견지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귀결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전두환­노태우씨의 상상을 초월한 부정과 부패,그리고 반역사적인 행위를 이 정부가 그대로 덮어두고 나간다면,국민들의 눈에 이 정부 역시 과거의 5,6공과 다름이 없는 것으로 비쳐질 것이며 그동안 이 정부가 주창한 개혁과 신한국의 창조라는 목표 역시 공허한 정치 슬로건에 불과하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다.따라서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의 고리를 타파하고 헌정질서의 파괴행위를 응징함으로써 잘못된 역사를 바로 세우는 작업은 어떻게 보면 개혁을 지향하는 김영삼정부의 불가피한 역사적 과업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역사 바로 세우기」의 정치적 동기가 무엇이든 간에 이를 계기로 그동안 일반 국민들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도 용서할 수도 없었던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고,법과 양식이 살아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데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우리 사회 일각에는 전두환­노태우씨의 부정부패와헌정질서 유린의 범죄를 단죄하는 것을 표적 사정인 것처럼 호도하거나,사회 경제적 불안감을 이유로 「역사 바로 세우기」를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 할 것을 주장하는 세력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지 않으면 안된다. 물론 두명의 전직 대통령을 모두 구속한다는 것은 엄청난 일임에 틀림없고 지난 16년간의 잘못된 역사를 바로 잡는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 아닐수 없다.특히 과거의 부정부패와 반역사적인 행위에 직간접으로 연루된 사람들에게 있어서 「역사 바로 세우기」는 숨기고 싶은 치부를 드러내보여야 하는 당혹스러운 일이기에 더욱 정치적 해결을 모색하려는 것인지도 모른다.그러나 우리 사회가 법과 양식이 살아 있는 정상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그 정도의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면 안된다.따라서 전두환·노태우씨의 사법적 처리과정에서 우리는 정치적 해결이나 적당한 봉합을 모색하는 것을 경계하면서 이를 계기로 우리 사회에서 비정상적인 관행과 비상식적인 행위가 더 이상 통용될 수 없다는 사실을 확립하지 않으면 안된다고하겠다.
  • “유개공은 국영기업 아닌줄 알았다”/노씨 재판­법정 「문제진술」

    ◎CD인지 수표인지 모르고 액수만 신경/퇴임뒤 국가위해 큰일하려 2천억 남겨 노태우 피고인은 18일 첫 공판에서 간혹 억지논리를 내세워 방청객들의 실소와 빈축을 사기도 했다.노피고인의 「문제진술」을 간추려 본다. ▲(90년 11월 청와대 관저 준공기념회식에서 LG그룹 구자경회장의 『과거정권은 모두 군사독재 정권』이라는 취중발언에 진노하지 않았느냐는 검찰측 신문에)『그런 정도를 극복하지 못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될 수 있겠느냐』고 반문. ▲(노피고인은 민간기업을 제외한 국영기업체나 금융기관장 등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한 뒤 석유개발공사 유각종사장이 58억여원의 거액을 만들어 헌납한 사실에 대해서는)『당시에는 국영기업체가 아닌 것으로 착각했기 때문에 돈을 받은 것』이라고 「상식밖」의 답변. ▲(대통령 재임기간에 정경유착의 병폐를 없애기 위해 청와대 특명사정반을 운용하면서도 기업체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받은데 대한 심경을 묻자)『현재의 잣대로서는 잘못됐지만 당시로서는 잘못됐다고 생각지 않는다』고주장. ▲(돈을 낸 기업체가 이를 만회하기 위해 변칙회계처리를 일삼아 결국 그 부담이 부실공사와 대형사고 등으로 이어져 국민이 피해를 입지 않았느냐는 추궁에)『기업주 개인에게만 부담이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두세차례 검찰의 추궁이 이어지자)『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언급을 회피. ▲(금호 박성용회장으로부터 70억원을 양도성예금증서로 받은 것은 은밀한 부탁을 들어주기 위한 것이 아니었냐는 물음에)『양도성예금증서인지 수표인지는 모르고 그저 액수에만 신경을 썼을 뿐』이라고 답변. ▲(한보 정태수회장으로부터 1백억원을 받은 것은 수서사건과 관련해 뇌물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아니다.정회장이 철강사업이 무지무지 잘된다고 하면서 1백억원을 내놓겠다고 했다』고 부인. ▲(대호건설 이진 회장을 통해 대립으로부터 70억원을 받았고 이과정에 동생(재우씨)이관여한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한 뒤 이씨와 어떤 사이냐는 질문에) 『동생과는 친한 사이이나 나와는 그렇지 않다』며 수뢰 원인을 동생에게 미룸. ▲이밖에 『경영사정이 좋은 기업들을 선별해서 성금을 받았다』『퇴임후에도 2천억원의 거액을 남긴 이유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큰 일을 하기 위해서였다』라고 진술. ◎노씨 첫 공판 각계 반응/비자금사건 진상 낱낱이 밝혀야/“부정행위 누구든 처벌” 교훈으로 노태우씨에 대한 첫 공판이 열린 18일 각계 각층의 인사와 시민들은 한결같이 공정하고 엄격한 재판으로 이번 비자금 및 뇌물수수사건의 진상이 낱낱이 밝혀지기를 촉구했다. ▲이세중(변호사·부정부패추방시민연합 공동대표)씨=그동안 권력층은 부정을 저질러도 그냥 넘어가곤 했다.그러나 이제는 대통령의 부정부패 척결 의지와 국민적 합의로 부정을 저지르면 누구를 막론하고 용납되지 않는다는 좋은 선례를 남기게 됐다. ▲이창복(전국연합 상임의장)씨=국민을 대표했던 전직 대통령이 재임 기간의 독직과 비리 혐의로 법의 심판을 받는다는 사실은 대단히 부끄러운 일이다.노씨는 대통령의 선처를 바라며 입을 다물기보다는 국민에게 마지막으로 자신의 소임을 다한다는 입장에서 92년대선자금의 전모를 공개해야 할 것이다. ▲유재현(경실련사무총장)씨=오늘은 우리나라가 법치사회로 들어가는 이정표가 되는 날이며 노씨의 첫 공판은 이제 전직 대통령을 비롯해 누구든지 법앞에서는 성역이 없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상징적인 사건이다.앞으로 더 이상 법이 무시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며 전직 대통령이 법정에 서는 불행한 사태 역시 다시는 생기지 말았으면 한다. ▲이연숙(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씨=노씨의 법정공판을 보면서 누구든지 죄를 지으면 죄인으로 벌을 받게 된다는 민주사회의 평범한 진리를 새삼 깨닫게 됐다.이제 국민들은 전직대통령이라는 신분에 감성적으로 동정할 것이 아니라 냉정하게 재판을 지켜봐야 할 때이다. ▲안재환(39·도산아카데미연구원 국장)씨=전직대통령이 법정에 섰다는 것은 국민들 모두의 수치다.그러나 법의 심판대에 오른만큼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독립적인 판단을 기대하며 또한 이를 계기로 정치지도자들이 국가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해 주었으면 한다. ▲김상민(35·회사원·서울 서초구양재1동)씨=한마디로 착잡하다.그렇게 「보통사람」으로 자처했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수의를 입고 법정에 섰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국민을 우롱한 대가를 치른다는 점에서 동정의 여지가 없다.이를 계기로 기존 정치인들도 결코 성역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하고 깨끗한 정치를 펼쳐야 할 것으로 본다. ◎법정용어 풀이/인정신문­재판부가 피고인 신원 확인/모두진술­검찰·피고인 상호입장 피력/재주신문­검찰의 공소사실 확인 절차 18일 노태우 전대통령의 1차공판에선 생소한 법정용어들이 눈에 띈다.다음은 이같은 용어들에 대한 설명이다. ▲인정신문=재판부가 피고인의 신원을 확인하는 절차다.판사는 피고인이 검찰에 의해 기소된 당사자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이름,주민등록번호,본적,주소 등을 묻는 것이다. ▲모두진술=검찰과 피고인이 본격적인 신문진행에 앞서 재판에 임하는 입장 등을 알리는 것으로 검찰은 통상 공소장요지 낭독으로 대신한다.반면 피고인은 자기 입장이나 신념을 밝힌다.노씨는 이날 재판부가 『다음기회에 하라』는 권유에 따라 진술을 하지 않았다. ▲재주신문=모두진술이 끝난뒤 검찰에 의해 진행되는 절차다.흔히 주신문이나 직접신문이라고 불린다.검찰은 이때 피고인의 공소사실을 문답을 통해 확인한다. ▲반대신문=검찰의 재주신문에 이어 시작되는 변호인측의 신문이다.변호인은 피고인과의 문답을 통해 피고인에게 유리한 내용의 진술을 하도록 유도한다.노씨의 경우 2백50여개에 이르는 검찰의 재주신문사항에 많은 시간이 걸려 반대신문은 진행되지 않았다. ▲구치감=구치소에서 재판을 받기 위해 법원에 호송된 피고인이 재판전 대기하거나 재판뒤 구치소로 돌아가기전 머무는 장소이다.노씨는 이날 상오 9시25분쯤부터 10시 재판이 열리기전까지 구치감에 있었다.
  • 잘못된 과거 청산하고 미래향에 새출발해야

    김수환 추기경은 18일 성탄메시지를 발표하고 『우리는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의 구속이라는 큰 시련에 직면하고 있으나 이는 잘못된 어두운 과거를 청산하고 빛나는 미래를 향해 새 출발을 할 수 있는 뜻깊은 기회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김추기경은 5·18특별법 제정과 관련,『진실이 밝혀지고 정의가 바로섬으로써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하늘이 주신 기회』라고 지적하고 『이는 좌우의 문제가 아니며 우리나라가 참으로 인간존중의 가치관과 함께 법과 정의 위에 선 민주주의국가가 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라고 규정했다. 김추기경은 『정부는 이 사건을 법의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처리함으로써 진실은 반드시 밝혀지고 정의는 반드시 이룩된다는 점을 확증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김추기경은 『성탄에 오신 예수의 마음,진리와 정의를 추구하되 겸손과 은유로 사랑과 용서를 베푸는 마음으로 오늘을 볼 줄 알아야 한다』면서 『이런 정신으로 뜻과 힘을 모을 때 이번 기회는 잘못된 과거를 바로잡고 우리 사회의 구조악인 부정부패·정경유착·뇌물수수·공직자비리 등을 척결하는 은총의 때,구원의 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과도정부와 제2공화국(새로쓰는 한국현대사:48)

    ◎과도정부­통치권 한계… 과거청산·개혁에 실패/제2공화국­시위 잇따라 사회 대혼란… 「5·16」 초래 1960년 봄 이승만대통령의 하야로 종말을 고한 제1공화국에 이어 과도정부가 탄생 했다.그러나 과도정부는 개헌을 통해 제2공화국을 출범시켰지만 국민들이 열망한 과거청산과 정치혁신을 실현하는데 실패 했다.그래서 약체 정권으로 출범한 제2공화국은 군에 정권을 빼앗기는 비운을 맞고 말았다. 1960년 4월 21일 제1공화국의 운명이 황혼을 맞고 있을 때 이승만대통령은 자신이 평소 신뢰감을 갖고 있던 전 서울시장 허정을 만났다.이승만은 정부의 권력을 이양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외무부장관직을 수락하도록 부탁 했다.당시 장면은 이승만 대통령의 사임을 촉구하면서 부통령직을 사퇴한 상태였다.대통령이 사임할 경우 부통령이 없는 상황에서 허정이 자연스럽게 대통령직을 맡을 수 밖에 없었다.자유당 세력들도 특별한 세력을 확보하지 못한 허정이 수반을 맡아주기를 사실상 희망하고 있었다. ○허정 내각제 개헌 추진 이승만 대통령이 하야한 다음날인 4월27일 대통령서리에 취임한 허정 외무부장관은 우선 내각제 개헌을 떠올렸다.이 내각제 개헌은 자유당 정권을 무너뜨린 시민·학생들의 강력한 요구였고 민주당의 오랜 강령이기도 했다.허정은 취임초 첫 기자회견에서도 이 내각책임제 개헌실현의지를 밝혔다.허정은 이 회견에서 내각제 개헌을 다짐하면서 개헌을 이루어낸 뒤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를 실시하겠다고 공약 했다.국회는 4월29일 민주·자유 양당 4명씩과 무소속 1명으로 개헌특위 기초위원회를 구성했다. 국회에 개헌특위가 구성되면서 공법학회는 개헌초안을 만들어 국회에 보내오기도 하고 개헌특위 주최로 공청회를 열어 각계의 의견도 들었다.마침내 개헌특위는 5월9일 개헌요강 작성에 대체로 합의한 뒤 6월10일 본회의에 상정했다.전문 103조로 돼 있던 제1공화국의 헌법중 무려 52개 조항을 고친 이 개헌안은 재적 2백11명중 찬성 2백8표,반대 3표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앞서 허정 과도정부는 5월2일 첫 국무회의를 열고 혼란상태의 정국 수습과 경제위기 타개책을 내놓았다.부정선거 관련자 엄중처벌및 경제사범 엄단,경제적 민주화 지향,중소기업 육성의 재정적 뒷받침,악질 세무관리 엄단등이 그것이다.그러나 조직적 권력을 갖고있지 못했던 과도정부의 통치권에는 한계가 뒤따랐다.특히 군부의 부패 척결과 관련해 허정은 미국과 주한미군사령부의 견제 탓에 끝까지 숙군작업에 손을 대지 못했다.미8군 사령관 C B 매그루더는 허정에게 『한국군의 재편은 현존하는 불안정과 혼란이 종식될 때까지 연기돼야 한다』고까지 말할 정도로 숙군에 제동을 걸었다. 4·19가 요구한 문제점에 대해서도 명쾌한 해법을 내놓지 못했다.선거부정의 주요 음모자로 9명의 전직 각료와 15명의 자유당 간부를 3·15선거에서의 불법행위로 구속하는 것으로 그쳤다.이어 자유당에 선거자금을 불법 제공한 은행장들도 구속하고 정치·문화계 인사들에 대한 테러를 자행한 정치깡패의 두목들도 우선 잡아들이기는 했다.그러나 자유당 정권과 연결돼 있었던 이들의 처리문제는 다음 정권과 군사정권으로 넘어갔다. 과도정부는 부정축재에 대한 처벌방침도거듭 밝히고 개인 18명과 기업가 66명의 명단을 공개했지만 제2공화국 출범 때까지 아무것도 매듭지은 것이 없다.결국 당시의 정치구도나 법적 기본구조를 깨뜨릴 의지도,능력도 없었던 과도정부는 다음 정권에도 큰 부담을 주었던 것이다. ○부정축재 84명 처벌못해 제4대 국회는 내각제 개헌을 끝으로 해산 했다.그리고 나서 새 헌법의 절차에 따라 19 60년 7월29일 실시한 제5대 민의원 선거와 초대 참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일단 권력을 잡았다.민주당은 민의원 2백33석중 1백75석,참의원 58석중 31석을 차지했다.나머지 의석은 민의원의 경우 무소속 46석,사회대중당 4석,자유당 2석,한국사회당 1석 및 기타 군소정당 5석 순이었다.참의원의 경우는 무소속 20석,자유당 4석,사회대중당과 한국사회당·민족진보연맹이 각각 1석등이었다. 그러나 무소속 당선자 가운데 상당수가 민주당 공천 탈락자이고 이들 중 다수가 국회개원과 동시에 민주당에 재입당 했다.민주당은 명실공히 실세가 됐다.하지만 선거과정에서 분당론까지 제기됐던 민주당 계파는 여전히 복잡했다.당선자 1백75명 가운데 장면 중심의 신파 78명,그에 반대하는 구파 83명,중도파 14명등 팽팽한 구도를 보이자 신·구파가 각각 당선자대회를 갖는등 치열한 집권경쟁을 벌였다. ○장면내각 민주신파 일색 우여곡절 끝에 8월19일 민의원에서 장면총리 인준투표가 실시됐다.결국 찬성 1백17표,반대 1백7표,기권 1표로 신파일색의 장면내각이 출범했다.장면총리는 구파측에 대해 5명 정도의 인선을 제의했지만 구파의 거절에 부닥쳐 8월23일 신파측 일색의 불안정한 새 내각이 출범했던 것이다. 장면 내각은 이전의 과도정부와 마찬가지로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우선 자유당 시절 부정부패의 원흉들을 처벌하는 작업에 착수했다.집중적인 지탄을 받고있던 경찰에 먼저 화살을 돌려 81명의 경찰서장을 포함한 2천2백13명의 경찰관을 파면시켰다.그 결과 독재의 앞잡이 노릇을 하던 경찰의 기능을 상당기간 약화시킬 수는 있었지만 그 이상의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미국은 설상가상으로 61년 1월 한국정부에 대해 환율인상을 요구해왔다.장면 내각은미국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여 61년 1월 달러당 6백50환이었던 환율이 1천환으로 평가절하 됐다.이어 2월에 1천3백환으로 다시 평가절하된 판에 미국은 「한미경제기술원조협정」을 받아들이도록 종용하고 나섰다.그 대가로 장면정권은 3천5백만달러의 원조를 받았지만 이 협정은 미국 원조자금이 전체예산의 52%를 차지하던 한국 정부예산에 대한 미국의 통제권 행사의 길을 열어주었다. 그리고 한국주재 미국인 교육자와 기술자들도 모두 한국정부로부터 외교관의 지위를 부여받았다.미국은 이것 말고도 61년 1월 「외자도입촉진법」 제정을 채근했다.이 법은 국내에 투자하는 외국자본에 대해 연간 20%의 수익을 보장해주는 동시에 이 투자회사들은 한국내의 보유자산에 대해 아무런 세금을 내지않도록 하는 것이었다.이에따라 미국자본의 한국진출이 러시를 이루었다. 장면 정권은 이무렵 「데모규제법」등의 제정을 추진했는데 1960년 7·29총선에서 참패한 사회대중당을 비롯한 정당과 사회단체들이 반대투쟁을 벌였다.이는 극도의 사회 혼란상을 초래 했다.그리고 국민의 기본적 의무보다 권리를 더 중시하는 각종 시위가 꼬리를 물었다.이와 맞물려 이승만 정권을 무너뜨리는데 주역을 담당했던 학생들은 5월13일 평화통일 구호를 내걸고 「남북학생회담 환영및 통일촉진대회」를 열었다. 1961년 시국위기설이 끊임없이 나도는 가운데 이 학생집회가 열린 것은 민주주의의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려놓은 5월16일 군사 쿠데타 3일전의 일이었다.물론 제2공화국이 약세의 틈을 보여준 데서 비롯한 쿠데타로 평가되지만 국민들에게도 얼마간은 책임이 돌아가야 할 것이다. ◎군사자문단 「국가팀 회의자료」/“미군철수땐 한반도 적화” 예측/북의 혼란책동 선전공세 면밀 분석/팸플릿 제작 등 심리전 대응책 제시 서울신문 특별취재반은 장면정권 시절 주한미군의 대북 대응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회의자료를 미국 케네디대통령 기념도서관에서 입수했다.이 자료는 19 60년 12월22일 서울에서 열린 한국합동군사원조자문단(JMAAGK)의 국가반(Country Team)회의자료로 당시 혼란을 틈타 고조된 북한의 선전에 대처하기 위한 주한미군사령부의 대처방안을 상세히 보여주고 있다. 회의자료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는 일상적인 참석자 외에 주한미군 참모장인 에머리 워첼중장과 본드 장군등이 이례적으로 참석했다.회의주제는 「북한의 선전효과에 대한 대한민국 정부의 가능한 대처방안 강구」.회의에서 주한미군측은 『북한측의 선전공세가 매우 교묘하기 때문에 무시하고 넘어갈 수 없다』고 보고 『대한민국 정부는 경제정책 실패와 자신감 결여,혼란·판단불능 때문에 공산주의선전에 대해 적절히 대처하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판단했다.워첼장군은 『군사적인 견지에서는 이승만 정권보다 상황이 더욱 악화돼 있다』면서 『필요하다면 남한의 군사적·경제적 소유물에 대해 통제를 해야한다』고까지 발언했다. 회의자료에는 미군이 철수하면 공산주의자들이 전 한국을 장악할 것으로 예상한 대목도 들어있다.워첼장군은 『미군이 철수하면 전한반도를 공산주의자들이 석권할 수 있을 것인데 왜 북한인들이 자유선거 실시에 동의하지 않는지 알 수 없다』고도 말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결국 미국공보원(USIS)의 전문가 팀이 대한민국 정부와 공동으로 북한의 선전위협에 대응하는데 적극 노력해야 한다는 결론에 동의했다.자료에 따르면 미국공보원은 대한민국 국군과 유엔군사령부가 함께 북한선전에 대응하는 팸플릿을 만들고 양국 정부가 이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조치를 요구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특히 주한미군사령부는 공산주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인원과 기구정비를 준비했는데 이는 한국군의 정치개입을 초래했을 가능성을 함축했다.
  • “사정대상 누구냐” 정치권 초긴장/태풍권 진입앞둔 여야 표정

    ◎중진 포함설에 “내부출혈 불가피” 각오­신한국/“표적수사” 항변속 당혹·동요 빛 역력­야권 여권이 정기국회가 폐회하는 이번주 중반부터 강도높은 정치권 사정을 벌인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지자,정치권은 그 폭과 대상이 어디까지 미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특히 개혁성향이 강한 신임 이수성 내각의 등장과 맞물려,깨끗한 정치풍토 조성을 위한 사정바람이 의외로 강하게 불어닥칠 것으로 보고 여야는 잔뜩 긴장하고 있다. ▷여권◁ ○…신한국당은 정치권 사정이 본격화하면 어차피 상당 수준의 내부 출혈도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역사 바로 세우기에 대한 여권핵심의 의지가 단순한 정치보복이나 표적사정 차원을 넘어서고 있다는 기류를 느끼고 있는 듯하다. 이에 따라 당직자를 포함한 대다수 의원들은 주초로 예상되는 개각보다는 개각 이후의 사정 방향에 온통 신경이 몰려있는 모습이다.한 고위당직자는 『예전같으면 당내 어떤 인사가 입각할지에 관심이 집중됐지만 이번에는 전혀 분위기가 다르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는 것이 더 급하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사정 분위기가 15대 총선 공천과정에서 대대적인 물갈이로 연결될 전망이어서 당내 인사들은 휴일인 17일에도 가용 정보망을 총동원해 추이를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여권내 관심은 무엇보다 사정의 기준과 폭에 쏠려 있다.현정부 이후 거액 정치자금을 수수하거나 부동산 투기를 일삼은 의원들의 이름이 당사 안팎에서 심심찮게 오르내리고 있다.검찰이 일부 여야 중진급 정치인의 비리사실을 포착했다는 소문도 설득력있게 나돌고 있어 이래저래 술렁대는 모습이다. ▷야권◁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며 사정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국민회의와 자민련은 눈앞에 닥친 「현실」로 받아들이면서도 『앉아서 당하지는 않겠다』는 일전불사의 자세다.그러나 사정권에서 다소 비켜서 있는 민주당은 『정치적 절충은 있을 수 없다』고 「성역없는 단죄」를 주장하고 있다. ○…국민회의는 「표적수사」라고 주장하면서도 무척 당황한 표정이다.일부 의원들은 『누가 누구를 단죄할 수 있느냐』『돈을 받지않은 정치인이 누구냐』고 항변하기도 했다.그러나 언제,어떤 방식으로 사정이 진행될지에는 귀를 쫑긋하는 등 초조해하고 있다. 김대중 총재는 『죽느냐 사느냐 기로에 서있다』고 위기의식을 드러낸 뒤 『싸워서 이기는 일 이외엔 방법이 없다』고 결사항전을 다짐했다.그러나 한켠에서는 『김영삼 대통령을 도와줄 수도 있다』고 대화의 길을 터놓았다. ○…자민련도 동요하는 빛이 역력하다.특히 김종필 총재가 사정대상으로 직접 거론되는 데 상당히 껄끄러워하는 눈치다.사정대상으로 거론됐던 일부 의원들은 「긴가?민가?」하면서도 사정의 범위를 가늠하느라 여념이 없다.그러나 자민련은 사정의 칼날이 가해지면 지난 대선때 노태우씨가 김대통령에게 준 돈을 공개한다는 「최후의 카드」를 준비중이다.하지만 「대화」의 필요성에는 국민회의와 입장을 같이한다. ○…민주당은 『부정부패를 청산하는 데는 여야가 있을 수 없다』고 「성역없는 단죄」를 주장하고 있다.그러나 여권의 강공 드라이브가 3김씨의 정치적 타협의 무대로 변질되지않을까 경계하는 기색도 있다.이규택 대변인이 『전·노씨의 비자금과 관련된 어떠한 정치적 절충이나 타협도 있을 수 없다』고 못박은 것도 이를 나타낸다.
  • “새 역사 정립 방해 반대”/대구 인사 2백명 시국선언

    ◎“과거회귀 획책 정치인은 물갈이 돼야” 【대구=한찬규 기자】 대구지역 각계인사들은 16일 전두환·노태우씨 구속과 관련,『이는 군사쿠데타와 부정부패로 점철된 과거 역사를 청산하고 선진 민주사회로 가기위한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며 『민족사를 바로 세우는 이번 역사 청산을 정치보복이라고 강변하거나 문제의 본말을 전도하는 정치적 선동을 경계한다』고 주장했다. 대구지역 대학교수와 종교계 문화예술계 의료계 법조계등 각계인사 2백여명은 이날 상오 대구 흥사단 강당에서 채택한 「현 시국의 슬기로운 극복과 대구·경북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범시민 선언」에서 『새 역사 정립 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해 그것을 방해하거나 희석 시키려는 어떠한 시도도 반대한다』면서 『5,6공청산은 민족사를 바로 세우는 관점에서 정당한 법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결의했다. 이들 대구지역 인사들은 『그런 행위는 역사적 청산이 확정된 사람들의 재기를 위한 몸부림이거나 정치적 퇴장이 예정돼 있는 낡은 세력들의 정권욕에 눈이 먼반역사적 태도에 불과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군사독재와 부정부패에 적극 가담했고 과거회귀를 획책하는 낡고 부패한 정치인은 물갈이해야 한다』며 『지역의 새로운 도약과 나라발전을 주도할 수 있는 참신한 사회세력과 정치세력을 창출하는 일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지역을 아끼는 모든 시민은 민주개혁의 역사적 대의편에 서서 지역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시민적 실천에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 정치권의 정치개혁 외면(사설)

    정치개혁의 제도화를 위한 여야의 협상이 통합선거법과 정치자금법등 정치관계법의 부분적인 손질에 그치는 쪽으로 결론을 낸 모양이다.5·18특별법에 관심이 집중된 틈을 타서 정치권이 자기개혁보다는 기득권보호에 치중한 것은 명예혁명의 방향과는 동떨어진 실망스러운 모습이다. 여야의 협상은 투표출구조사허용등 몇가지 보완적 개정에 합의했을뿐 주요쟁점이 되어온 국고보조금의 축소나 자원봉사제도의 폐지문제,후보자의 전과열람제도입등은 절충에 실패했다고 한다.그러면서 후원회인원제한의 철폐와 중앙당납입한도의 상향조정에는 합의했지만 선관위가 내놓은 정치자금의 수입과 지출을 예금계좌로만 하도록 하는 방안등은 묵살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한마디로 정치권 스스로 정치비용을 줄이고 모금과정을 깨끗하게하는 개혁의 방향에 적극적인 뜻이 없음을 말하는 것이라 하겠다.당원들의 당비로 정당을 운영하는 기본원칙아래 국고보조금에 선행하는 자립과 자구의 의지가 보이지않는 것이다.진정한 의미에서 당비를 내는 당원이 없는현실에서 돈이 드는 선거와 정치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의지와 노력이 있어야한다.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사건으로 돈안드는 정치에 대한 시대적요구에 부응하기위해 여당이 제기한 국고보조금의 축소가 야당의 반대로 무산된 것은 깨끗한 정치에 대한 여망에 어긋나는 일이다. 깨끗하고 돈 안드는 정치개혁의 제도화는 단순한 법안의 손질이 아니라 역사바로잡기의 핵심과제라는 인식아래 여야는 정기국회 마지막까지 국고보조금축소등 국민이 수긍하는 자기정화의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절충을 포기하지 말아야한다.5·18특별법이 쿠데타청산을 위한 것이라면 정치제도개혁은 부정부패의 과거청산을 위한 시대적 과업으로 그에 못지않는 의의를 갖고있음을 깨달아야할 것이다. 정치부패로 전직대통령들이 단죄받는 시대에 정치권이 그 잘못된 역사의 연장선상에서 기득권이나 지키려한다면 국민들의 불신과 저항을 면치못할 것이다.
  • “최씨,전씨돈 1백75억 받았다”/민주당 강창성·장기욱 의원주장

    ◎“80년 8월 하야전후 3차례 걸쳐” 민주당의 강창성·장기욱 의원은 14일 최규하 전대통령이 지난 80년 8월 퇴임을 전후해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으로부터 세 차례에 걸쳐 거액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당내 「5·6공 부정부패 진상조사위」위원장인 강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최전대통령이 전씨에게 거액을 받았다는 제보를 최근 입수했다』면서 『다음주 중 검찰에 관련자료를 제공한 뒤 돈의 규모 등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강의원은 『제보자에게 이같은 사실을 직접 공개하도록 설득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제보내용을 밝히지 않았으나 당시 최전대통령이 받은 돈은 모두 1백75억원이며 제보자는 최전대통령의 측근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강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최전대통령은 지난 80년 3월12일 청와대 집무실에서 박정희대통령 시해사건 방조혐의로 4시간에 걸쳐 전사령관과 이학봉 보안사 대공처장으로부터 피의자 신문조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최씨측 전면 부인 한편 이에 대해 최전대통령의 최흥순비서관은 『전혀 터무니없는 주장으로서 언급할 가치조차 없다』고 수수사실을 부인했다.
  • “경제성장·사회개방 진척/한국 민주화는 필연”/독지 보도

    【베를린 연합】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의 구속사건을 통해 한국은 경제적 성장과 사회의 개방이 결국은 정치적 민주화를 가져오게 된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프랑크푸르터 알게 마이네지가 13일 평했다. 이 신문은 몇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면서 그러나 김영삼 대통령이 전직대통령들에 대한 사법처리에 나선 것은 전적으로 정의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것만은 아닐 수도 있다며 아시아권에서 부정부패 추방운동은 흔히 정적을 제거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대통령의 숨은 의도가 무엇이든간에 전직 대통령들이 사법처리 된다는 점은 한국의 민주주의가 그만큼 성숙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한국의 이같은 사례를 통해 경제성장과 사회의 자유화가 정치의 민주화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 최규하씨 「전씨돈 수수」사실일까/민주당,검찰에 최씨 고발도 추진

    ◎“제보자는 최씨 전측근” 강력 시사 12·12와 5·17에 대한 최규하전대통령의 침묵을 설명하는 정치권의 해석은 두세가지가 있다. ▲신군부측의 강압설 ▲최전대통령의 성품설 ▲신군부측의 금품제공설 등이다.이 가운데 14일 민주당에 의해 금품수수설이 공식 제기됐다. 당내 「5·6공 부정부패 진상조사위」의 위원장인 강창성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최전대통령의 거액수수 의혹을 처음 제기했다.그러나 강의원이 밝힌 금품수수설의 구체적 내용은 장기욱의원이 처음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의원은 금품수수설의 제보자를 지난 11일 만나 최전대통령의 금품수수 내용을 전해 들은 사실을 시인했다.장의원은 『지난 11일 모처에서 제보자를 만나 「최전대통령이 지난 80년 강제퇴임을 전후해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으로부터 세차례에 걸쳐 1백75억원을 받았다」는 말을 전해들었다』고 밝혔다.그리고 그 시기는 79년 12·12이후 80년 5·17계엄확대,8월16일 퇴임등 주요 시점 전후로 각각 15억원,10억원,1백50억원이 전달됐다는 것이다. 제보자의 신원에 대해 장의원은 『시기가 아니다』라며 밝히기를 꺼렸으나 『당시 이같은 사실을 충분히 알 만한 자리에 있던 사람으로서 11일 만났을 때 이를 공개하는 문제로 몹시 고민하고 있었다』고 말해 당시 최전대통령의 측근중 한 사람임을 강력히 시사했다.장의원은 『구체적인 전달경로나 사용처등은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당시의 정황으로 미루어 신군부측이 최전대통령 내각의 핵심 관료나 그의 측근들에게도 돈을 건넸을 가능성이 짙다』고 말했다.장의원은 이어 『구체적인 금품수수 내용을 공개할 것을 제보자에게 설득하고 있으며 곧 그를 만날 계획』이라며 『끝내 그가 입을 열지 않을 때는 오는 19일 당내 회의를 통해 법률적 검토를 거쳐 검찰에 최전대통령을 고발하는 방안을 추진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최전대통령의 금품수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이는 곧 그가 신군부의 집권을 방조했다는 사실을 뜻하는 것으로 민주당은 해석한다.이런 맥락에서 민주당은 최전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강제구인해 조사할 것을 검찰에 요구하고 있다.
  • 정국대처「비타협」으로 돌아선 여권/“법대로”거듭 천명하는 속사정

    ◎「역사 바로세우기」 안팎의 도전 적극 차단/“적당주의 흐를 우려” 조기수습론에 쐐기/“총선까지 냉기류 이어질라” 정치권 긴장감 신한국당 손학규 대변인은 14일 최근의 정국대처 원칙에 대해 「법대로」를 거듭 천명했다.전날 강삼재 사무총장도,청와대 고위관계자도 강조한 사안이다. 여권이 새삼스러울 만치 이를 되풀이한 속사정은 다름이 아니다.최근 여권 내부에서는 상반된 시각이 존재하는 듯 했다.하나는 「법대로」원칙이고,다른 하나는 조기수습론이다.상반된 정국해법이 혼재하면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비쳐졌다.이때문에 즉각 「다른 목소리」차단에 나선 것이다. 조기수습론은 전두환·노태우씨 사건등을 조속히 매듭짓고 여야 대화를 통해 「청산정국」을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 요체다.이로 인해 연내 정국해빙,여야 3역회담및 대표회담과 함께 여야 영수회담 등의 성사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5·18특별법 및 선거법·정치자금법 개정 등을 둘러싼 정치협상도 이러한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인상을 주었다. 하지만 조기수습론은 정국을 엉뚱한 곳으로 몰고갔다는 게 여권의 판단이다.먼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수습 운운하다 보니 「적당주의」내지 「정치적 거래」로 오해될 소지가 있다.전·노씨 등의 구속 정도로 대충 넘어가고,이에 따라 정치권 사정은 물 건너가는 것이 아니냐 하는 의구심도 들게 했다.이러한 가지 때문에 「역사 바로잡기」의 뿌리가 손상될 우려가 있다는 절박감이 여권으로 하여금 다시 「옥죄기」에 나서도록 한 것이다. 손대변인은 이날 『사법처리 전에는 정치대화는 없다』고 거듭 확인했다.국민회의 김대중 총재나 자민련 김종필총재의 5자회동 등 일련의 대화제의를 일축한 것이다.물론 사법처리가 끝난 뒤의 대화여지는 남아 있지만 연내 가능성은 물 건너갔다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신한국당의 고위당직자도 『검찰의 수사가 연내에 마무리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전망해 이를 뒷받침 했다. 손대변인은 이어 『부정부패와 군사쿠데타라고 하는 오욕의 역사를 바로 잡는 작업은 정치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12·12 및 5·18진상과 노씨의 비자금 내역을 규명한 뒤에야 정치대화가 가능하다』고 부연설명도 했다.그동안 「한다」「안한다」등 말이 많던 정치권 사정이 눈앞에 와있음을 확인해준 대목이다. 이로써 여권의 정국운영 기조는 강성기류로 다시 굳혀지게 됐다.여야를 막론해 「유혈사태」가 점차 현실로 다가오는 셈이다.다만 그 유혈의 농도와 양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정치권은 긴장하고 있다. 자칫 내년 총선정국까지 냉각된 「청산정국」이 이어질 가능성 마저 배제할 수 없는 형국이다.
  • 사법처리전 대화 안해/신한국당 대변인/현안 연내 정치타협설 일축

    신한국당의 손학규 대변인은 14일 최근 정국의 긴장을 여야협상을 통해 연내에 정치적으로 해결하려 한다는 일부 추측과 관련,『사법처리가 끝나야 정치대화도 가능하다는 것이 당의 일관된 원칙이며 공식 입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손대변인은 『사법처리말고는 비자금 내역은 물론 5·18 진상도 규명할 수 없다』면서 『부정부패와 군사쿠데타의 오욕된 역사를 청산하고 역사를 바로 잡는 것은 정치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여권의 이같은 입장 재확인은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와 자민련 김종필 총재의 5자회동 제의를 거부함은 물론 노태우·전두환 전대통령에 대한 사법처리 및 비자금 연루 정치인에 대한 사정문제등 검찰수사가 매듭지어지기 전에는 정치적 절충을 꾀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한 고위당직자는 『12·12 및 5·18은 물론 비자금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연내에 마무리되기는 사실상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해 여야간 대화는 내년초에나 가능할 것임을 시사했다. 손대변인은 『노씨한테서 당운영비와 특별격려금을 지원받은 것은 과거의 관행이라고는 하지만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고 못박고 『검찰수사는 잘못된 관행을 확인해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 「한국정치 이상과 현실」 동아시아연 세미나

    신한국당의 최형우 의원과 국민회의 정대철 의원이 12일 「한국정치의 이상과 현실」이라는 주제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동아시아연구원(이사장 이명박)주최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이날 세미나는 12·12 및 5·18등 헌정질서 파괴행위에 대한 특별법제정등 최근 복잡한 정치권의 움직임과 관련해 눈길을 끌었다.다음은 두 의원의 주제발표 요지다. ◎최형우 의원­신한국당/“굴절된 역사 청산… 도덕정치 시대로”/건강 보수·온건 개혁·신세대가 주역 맡을때 한국정치는 일대 전환기를 맞고 있다.5·18특별법 제정과 노태우씨 부정축재 사건을 계기로 정치는 새로 태어나야 한다.역사와 국민이 용서못할 일을 한 사람을 정의와 법이 심판하지 않고서는 결코 역사를 바로 잡을 수 없다.이번의 역사청산을 계기로 굴절된 역사를 바로잡고 민족정기를 살리는 것이 우리 정치가 나아가야 할 기본 방향이다. 위기는 동시에 기회다.노씨의 천문학적인 부정축재 사건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정치권은 오욕의 구시대를 청산하고 새로운 도덕정치를확립해가는 새시대를 열어야 한다. 2류정치,3류정치로는 선진국이 될 수 없다.선진정치를 막고 있는 대표적인 병폐는 「지역할거주의 정치구도」라고 하겠다.국민 정서를 산산조각내고 있는 정치구도는 청산되어야 한다. 해방후 50년동안 총재 한사람에 의해 운영되어 온 「보스정치」로는 정치의 생산성이 높아질 수 없다.정당은 정책정당화하여 고부가가치를 생산해내는 정치를 해가야 한다.마땅히 물러가야 할 양금씨가 여전히 지역주의와 보스정치로 우리의 선진정치를 가로막고 있다. 정당은 민생안전과 민생향상을 위해 필요한 것이다.종전의 권력추구에서 민생지향으로 정치가 이행되어야 한다.이제는 작은 목소리도 크게 들어 정책에 반영해가는 정밀주의 정치시대가 시작됐다. 21세기를 담당할 우리 정치의 주역은 바뀌어야 한다.건강한 보수세력과 합리적이고 온건한 개혁세력,신세대 젊은 층이 3두를 이뤄 개혁과 변화라는 마차를 이끌어야 한다. 과거청산은 미래창조를 위한 것이다.과거나 오늘의 문제점을 그대로 지키려고만 하는 것은 수구일뿐 보수가 아니다.진정한 보수주의는 개혁주의를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다. ◎정채철 의원­국민회의/“정국우나영에 야당 협력 이끌어내야”/「5·18」 진상 규명 명확히… 피해자 명예 회복해야 「비자금」과 「5·18정국」으로 대변된 작금의 상황은 크게 네가지의 문제점을 던져주었다.첫째 정경유착이라는 정치문화의 뿌리깊은 부패구조를 드러냈다.둘째 대통령이 퇴임이후를 보장받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비축해야 한다는 방식의 그릇된 정치풍토를 드러냈다.셋째 문민정부라고 불리는 현정권 마저도 권위주의적 비민주적 통치관행에 젖어있음을 드러냈다.넷째 천문학적 선거비용이 소요되는 후진적 정치환경 문제를 드러냈다. 5·18특별법 제정에 반대의사를 천명했던 현정권이 어느날 갑자기 수용한 것은 노태우 정권이 6·29선언으로 국면을 전환했던 방안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다. 5·18특별법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특별검사제를 도입하고,내란 외환 군사반란 이적죄 등 반국가적 범죄행위와 국제인권법상의 집단학살 등 반인륜적 범죄에 대해 공소시효를 배제해야 하며,명확한 진상규명을 통해 피해자들의 명예가 반드시 회복되어야 한다. 검찰은 이원조 금진호씨 등 현정권 정치자금 조달의 핵심자들은 물론 자의 타의로 자금을 지원했던 재벌기업도 불기소 처분했다.이탈리아 정계와 재계의 부정부패를 추방하는 운동,즉 마니 플레테(깨끗한 손)를 주도했던 안토니오 디 피에트로검사의 『검찰의 철저한 독립과 언론의 성역없는 보도로 수사가 성공할 수 있었다』는 말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수평적 정권교체야 말로 정치혁명이며,정치개혁의 출발이자 완결이다.따라서 김대통령은 후계구도에 연연하지 말고 수평적 정권교체의 토대를 마련할 때 비로소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김대통령은 이제부터라도 국정운영에 제1야당의 협력을 이끌어 내야 한다.국민들은 협력의 시대를 기대하고 있다.
  • 김 대통령 「12·12」 담화에 담긴 뜻

    ◎쿠데타에 짓밟힌 사회정의 재정립/부정축재·반역사적 언행… 화합파괴 판단/“심판 역사 맡기자”서 선회이유 처음 설명 김영삼 대통령은 12일 발표한 대국민담화에서 「역사 바로 세우기」에 대한 의지와 견해를 솔직하게 정리하고 있다.전직대통령 두명을 구속하고 5·18특별법을 제정치 않으면 안되는 당위성을 다시 한번 설명하고 향후 정국운영의 방향도 시사했다. 김대통령은 「5·18」등을 역사에 맡기자고 했던 입장을 바꾼 이유로 두가지를 들었다.하나는 전직대통령의 엄청난 부정축재다.또 하나는 「역사를 되돌리려는 파렴치한 언행」이라고 했다.전두환 전대통령측이 현정부의 역사 바로잡기에 정면으로 대항하고 있는 점을 염두에 둔 것 같다. 두가지 상황을 접한 김대통령은 이들 「범죄」의 뿌리인 12·12,5·17을 정리해야 진정한 국민화합이 이뤄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김대통령은 이어 「역사 바로 세우기」의 의미를 다각적으로 풀이했다.「명예혁명」 「제2의 건국」 「법치주의」 「창조의 대업」 「부정부패와 정경유착 근절」등이다.문민정부가 지금까지 추진해온 개혁작업이 역사 바로잡기를 위한 터닦기였음을 깨닫게 해준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쿠데타에 의해 파괴됐던 우리 사회의 가치관을 재확립하겠다는게 김대통령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쿠데타로 하루 아침에 위계질서가 무너지자 아래 위도 없고,사회를 지탱하는 공정한 기준도 무너졌다고 지적한다.오직 학연·지연·혈연과 패거리 모임이 경쟁에서 이기고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돼버렸다는 것이다.군사문화와 급속한 경제성장은 졸부근성,천민자본주의를 온 사회에 확산시켰다.역사 바로잡기는 사회정의를 바로잡고 정치판을 개혁하며 아울러 이런 가치 전도현상을 바로잡는 작업,「명예혁명」이라는 것이다. 김대통령은 국민과 여야 정당의 협조를 당부했다.「명예혁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압도적 지지가 필수적이다.개개인의 소리와 지역감정을 떠난 「이성적 자세」가 요구된다. 여야 정당에게는 당리당략을 버리고 5·18특별법을 올 정기국회 회기안에 제정해줄 것을 요청했다.역사 바로 세우기의 법률적 뒷받침에 차질이 없도록 해달라는 주문이다. 이날 담화 내용을 보면 김대통령이 역사 바로잡기를 「정치적 타협」으로 어물쩍 넘어가지는 않을 듯싶다.야당과 신한국당 일각에서 정치 절충을 바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김대통령의 분위기는 단호하다. 검찰 수사를 통해 12·12와 5·18,그리고 비자금 파문의 진상을 있는대로 밝히고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정치권의 대화는 그 뒤의 문제다. 역사 바로잡기에는 시한이 있을 수 없다.김대통령도 「남은 임기를 바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온 나라가 두 전직대통령의 비리 문제에 휩쓸려 있는 상황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청와대측도 의혹을 남기지 않되 빨리 끝낼수 있다면 그게 더 좋다는 입장이다.검찰이 최근 수사에 채찍을 가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김 대통령 「12·12」 담화 전문 오늘은 우리 헌정사에 큰 오점을 남긴 12·12사태가 발생한지 열여섯 해가 되는 날입니다. 이 치욕의 날을 맞아 저는 대통령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우리 역사를 바로 세우려는 저의 비장한 각오와 의지를 분명히 밝히고자 합니다. 우리는 30여년의 긴 세월 동안 군사독재의 억압아래 고통과 슬픔과 좌절의 시대를 살아야 했습니다. 언론자유를 비롯한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국민이 뼈아픈 희생을 치러야 했는지 우리는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저 자신도 그 과정에서 엄청난 박해를 받았고 말로 다 할수 없는 수모와 고난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위대한 우리 국민은 마침내 민주주의를 쟁취했으며 문민정부 수립과 함께 어둠의 시대는 종식되었습니다. 저는 대통령에 취임한 후 대화합을 이루어 국가발전에 필요한 국민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 지난 시대의 잘못을 용서하고 모든 것을 화합의 큰 그릇속에 포용하고자 했습니다. 그리하여 지난 시대의 어두움을 역사의 심판에 맡기자고 국민 여러분에게 호소했던 것입니다. 여기에는 잘못을 저지른 당사자들이 당연히 국민과 역사앞에 참회하고 용서를 비는 반성의 길을 걸을 것이라는 기대가 담겨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국민의 기대는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전직대통령의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의 부정축재는 온국민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으며,대외적으로 국가의 위신을 크게 손상시켰습니다. 또한 과거의 잘못에 대해 스스로 뉘우치고 용서를 빌기는커녕 오히려 역사를 되돌리려는 파렴치한 언행은 온 국민을 분노케했습니다. 저는 전직대통령의 권력형 부정부패사건을 통하여 국민의 신뢰와 기대를 배반한 이 엄청난 범죄의 뿌리가 12·12와 5·17,5·18에 이어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국민과 역사를 욕되게 한 이같은 작태를 더 이상 국민화합이라는 명분으로 묵과할 수는 없습니다. 이 나라에 정의와 법이 살아 있음을 분명히하고 진정한 국민화합을 이루기 위해 이제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지난 어두운 시대가 남긴 국민적인 아픔과 상처도 보다 근원적으로 치유될 수 있을 것입니다. 자랑스러운 21세기 신한국을 건설하기 위해서 그리고 민족정기를 확립하기 위해서도 우리는 역사를 바로 세워야 합니다. 「역사 바로 세우기」야말로 국민의 자존을 회복하고 나라의 밝은 앞날을 여는 「명예혁명」입니다. 저는 대통령으로서 남은 임기동안 우리의 역사를 바로 세우는데 혼신의 힘을 기울일 것입니다. 저는 이 일이 「제2의 건국」이라는 신념으로 어떠한 반역사적,반민주적 도전도 분쇄하고 이 과업을 반드시 완수할 것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정의와 법,그리고 양심이 국가와 민족의 항구적인 발전을 보장하는 확고한 기반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지금 전진이냐,아니면 후퇴냐 하는 중대한 민족사적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세계는 성숙한 민주주의와 눈부신 경제발전을 토대로 세계의 중심국가로 떠오르고 있는 우리나라를 경이적인 눈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세계의 중심국가로 떠오르느냐,아니면 세계사의 뒤편으로 떨어지느냐는 바로 지금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역사 바로 세우기」는 단순한 과거의 정리작업이 아니라 바로 미래를 향한 「창조의 대업」입니다. 우리는 군사문화의 잔재를 과감히 청산하고 쿠데타의 망령을 영원히 추방함으로써 우리가 피와 땀과 눈물로 이룩한민주주의를 확고히 지켜나가야 합니다. 어떠한 헌정질서 파괴행위도 단호히 응징하고 법과 정의를 확고히 세워 법치주의가 이 나라를 지배하는 원칙이 되게 해야 합니다. 나라를 병들게 한 부정부패의 구조와 정경유착의 고리를 타파하여 깨끗하고 공정한 선진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대통령인 제가 그 전면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이 과업이 완수되려면 국민 여러분이 다 함께 나서 주셔야 합니다. 남은 임기동안 그 어떤 도전이나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역사 바로세우기에 모든 것을 다 바치려는 저의 충정을 온 국민이 이해하고 성원해 주시기를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역사 바로세우기」에는 너와 내가 따로 없습니다. 우리 국민 모두가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저는 국회가 이번 정기국회 회기내에 5·18 특별법을 반드시 통과시켜 줄 것을 충심으로 바라마지 않습니다. 특별법을 통해 12·12와 5·18의 비극을 깨끗이 청산해야만 온갖 어려움 속에서 묵묵히 국토방위에 헌신해 온 우리 군의 명예도 비로소 회복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21세기 조국과 민족의 백년대계를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가 지금 후손들을 위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그들을 이끌어 줄 가치관을 바로 세워놓는 것입니다.폭력과 비리로 얼룩진 군사독재시대의 암흑과 비극은 결코 되풀이되어서는 안된다는 역사의 교훈을 그들에게 물려주어야 합니다. 정의와 법이 총칼보다 더 강한 것임을 그들의 의식에 새기도록 해야 합니다. 진실은 반드시 밝혀지며 정의는 언제나 승리한다는 철리를 그들의 자산으로 삼게 해야 합니다. 이 모든 것들이 21세기 세계의 중심국가,신한국의 든든한 기초가 될 것입니다. 오늘의 이 명예혁명에 온 국민이 나선다는 것은 바로 우리 나라의 자랑이며 우리 민족의 긍지입니다. 역사가 이 시대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저는 역사의 대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 「역사 바로세우기」의 위업에 다 함께 나섭시다.
  •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청산과 창조의 「명예혁명」 선언(사설)

    우리는 12·12사건이 난 지 16년만에 우리 모두가 역사에 진 빚을 갚는 일을 시작했다.한 세대만에 비로소 군사쿠데타의 잘못된 역사를 바로세우는 과업에 나서고 있다.김영삼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는 바로 과거정리와 미래창조를 향한 「명예혁명」의 선언이라 할 만하다.우리는 대통령의 결연한 역사 바로세우기 의지에 전폭적인 공감과 지지를 표명한다. ○역사 바로세우기에 공감 헌정파괴와 유혈사태·부정부패의 수치스러운 역사는 오늘의 갈등과 대립의 뿌리이며 미래를 향한 화합과 통일의 걸림돌이다.지역간·세대간·계층간 대립을 화해와 단합으로 바꾸는 길은 멀리는 5·16에서부터 12·12,5·17,5·18에 이르는 군사쿠데타의 역사를 청산하고 바로세우는 데 있다.우리는 대통령이 이 과업에 남은 임기동안 혼신의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다짐한 것을 주목한다.밝은 미래를 여는 명예혁명이며 제2의 건국이라는 신념으로 어떠한 반역사적·반민주적 도전도 분쇄하고 반드시 완수할 것이라는 단호한 의지는 국민적인 지지와 설득력을 얻을 것이다.엄청난 부정축재와 파렴치한 반시대적 언행의 전직대통령들을 더이상 역사의 심판에 맡겨 묵과할 수 없었음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규명과 단죄 역사의 순리 그러한 사정을 떠나서라도 한세대만의 문민대통령이 진상규명과 엄정한 단죄를 통한 청산에 나선 것은 피할 수 없는 역사의 순리라 할 것이다.국정의 최고책임자로서 낡은 기득권체제에 안주하거나 작은 문법의 일관성여부에 얽매이기보다 오히려 역사의 큰 소명에 충실하여 전직대통령 구속이라는 상황을 선택한 것은 혁명적인 결단이다.취임후 2년반동안 민주적 제도의 강화와 부패척결,군 사조직정리등 개혁의 추진이 선행되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안정과 질서 위에서의 청산은 불가능했을 것이다.뿐만 아니라 헌정사상 두 차례에 걸친 쿠데타를 막지 못한 국민적 수치를 씻고 군의 명예와 국가적 자존심을 회복한다는 점에서도 명예혁명이라 할 수 있다.국민각자의 입장이 다를 수는 있지만 그 대의는 정파와 지역,세대와 계층의 차이를 떠나 하나의 시대정신과 국민합의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군사문화를 청산하고 쿠데타망령을 영원히 추방하며 법치주의를 확립하는 역사 바로세우기는 세계중심국가를 건설하는 창조의 대업으로서 국민적 동참과 협력을 요구하고 있다.부정부패와 정경유착의 구조단절과 깨끗하고 공정한 선진사회구현등을 이루어나가는 구체적인 계획과 실천노력등 정부와 각계의 새로운 역할분담이 이루어져야 한다.대통령담화를 구체적인 정책과 시책으로 뒷받침하는 행정부차원의 역사 바로세우기를 위한 후속적인 조치가 차질없이 나와주기를 기대한다. ○국민적 동참과 협력 필요 그중에서도 정치권의 책무는 막중하다는 것을 강조한다.이번 정기국회내 5·18특별법을 반드시 통과시키지 않으면 안된다.헌정파괴의 범죄와 권력형 부정부패를 반성하지 않고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는 전직대통령들의 행태를 법적으로 응징하지 않고서는 역사의 청산과 정립은 불가능하다.특별법이 제정되어야만 12·12와 5·18의 진상규명과 엄정한 처리가 가능하게 되고 나아가 민족정기와 국가가치관도 바로세울 수 있을 것이다.정치권은 작은 온정론이나 정파적 이해관계,그리고 보복이니 위헌이니 하는 구차스러운 시비를 떠나 역사를 바로세우는 과업의 대의명분에 뜻을 모으고 단합하는 성숙성을 보여야 한다.헌정파괴는 잘못된 정치와 무관할 수 없다. ○부패와 무능의 정치청산 오늘의 정치권과 정치인은 헌정을 지키지 못한 책임과 죄과를 스스로 느껴야 할 것이다.부패와 무능의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청산과 개혁도 필요하다. 역사를 바로세우는 책임을 통감하고 준엄한 자기반성의 토대 위에서 낡은 정치의 껍질을 깨는 개혁의지를 가지고 5·18특별법 제정을 끝내야 한다.그것이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와 발전을 위한 정치권의 시대적 사명이다.
  • 김 대통령,「12·12」 16주년 대국민 담화

    ◎“쿠데타 망령 영원히 추방”/「역사 바로세우기」는 명예혁명/제2건국 신념서 반민주 분쇄 김영삼 대통령은 12일 『역사 바로세우기는 단순한 과거의 정리작업이 아니라 바로 미래를 향한 창조의 대업』이라고 전제한 뒤 『우리는 군사문화의 잔재를 과감히 청산하고 쿠데타의 망령을 영원히 추방함으로써 우리가 피와 땀과 눈물로 이룩한 민주주의를 확고히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상오 윤여전 청와대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12·12 16년이 되는 날을 맞아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에서 『역사 바로세우기야말로 국민의 자존을 회복하고 나라의 밝은 앞날을 여는 명예혁명』이라면서 『이 일이 제2의 건국이라는 신념으로 어떠한 반역사적·반민주적 도전도 분쇄하고 이 과업을 반드시 완수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남은 임기동안 우리 역사를 바로세우는 데 혼신의 힘을 기울일 것이며 그렇게 함으로써 정의와 법,그리고 양심이 국가와 민족의 항구적 발전을 보장하는 확고한 기반이 되도록하겠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특히 『어떠한 헌정질서의 파괴행위도 단호히 응징하고 법과 정의를 확고히 세워 법치주의가 이 나라를 지배하는 원칙이 되도록 해야 하며 나라를 병들게 한 부정부패의 구조와 정경유착의 고리를 타파해 깨끗하고 공정한 선진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과거의 잘못에 대해 뉘우치고 용서를 빌기는커녕 역사를 되돌리려는 파렴치한 언행은 온 국민을 분노케 했으며 전직대통령의 권력형 부정부패사건을 통해 국민의 신뢰와 기대를 배반한 이 엄청난 범죄의 뿌리가 12·12와 5·17,5·18에 이어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국민과 역사를 욕되게 한 이같은 작태를 더이상 국민화합이라는 명분으로 묵과할 수는 없었다』고 역사 바로세우기의 배경을 설명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역사 바로세우기에는 너와 내가 따로 없으며 우리 국민 모두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면서 『국회가 이번 정기국회 회기내에 5·18특별법을 반드시 통과시켜줄 것을 충심으로 바라마지 않는다』고 말했다.
  • 5·18특별법/「여+1」대 「2야」 대결 양상

    ◎「회기내 처리」 재확인속 여 야 동향/민주­특검제철회 시사… 절충 가능성/국민회의­반대속 표결땐 부결될까 고심/자민련 특별법 자체 반대… 모양새 갖추긴 힘들듯 신한국당과 국민회의·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 회기내에 5·18 특별법을 처리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각 당의 원내총무들은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한결같이 『그런 생각은 꿈에도 하지않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회기내 처리가 안될 경우,그 이유가 무엇이든간에 정국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소용돌이속에 빠지게 되는 것을 우려한 발언이다. 그러나 과거청산이라는 명분에도 불구,겉으로 볼 때 일단 회기내 여야 합의처리라는 모양새를 갖추기 어려워 보인다.여권은 여권대로 당내사정이 심상치않고,야권은 야권대로 총선등 정략적 차원에서 이미 각개약진을 시작한 상태다.특히 지난달 22일 야3당 총무들의 야권단일안 공조 합의는 책임전가를 위해 밝히지 않고 있을 뿐,「물 건너간」 상황이다. 우선 각당의 사정을 보면 신한국당은 5·18 특별법안 서명 문제로 내분에 시달리고 있다.소속 의원 12명이 서명에 불참함으로써 빚어진 전례없는 갈등이다.김윤환 대표위원 조차 『표결처리할 경우 전망이 밝지않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치권에는 「개혁」과 「수구」라는 이상기류가 형성되는 분위기다.특별법을 놓고 당색보다는 개인의 정치적 입지 및 소신에 따른 이합집산의 조짐이다. 신한국당 12명 의원의 법안서명 불참 사실이 알려지면서 자민련은 「특별법 제정 반대」를 당론으로 정했다.자민련 구창림 대변인은 『소급입법으로 위헌소지가 큰 특별법 제정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자민련은 김종필총재의 11일 특별기자회견에서 이를 공식화할 예정이다.그러면서도 자민련은 국민회의측이 완강히 주장하고 있는 특검제에 대해서는 『진상규명을 위해선 도입되어야 한다』는 이중적인 태도다. 그러자 신한국당과 민주당은 물론 그동안 자민련에 우호적인 태도를 취했던 국민회의마저 발끈하고 나섰다.박지원 대변인은 『국민여망과 동떨어진 반시대적·반역사적·반민주적 태도』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한마디로 신한국당·국민회의·민주당은 특별법이 반드시 제정되어야 한다는 입장인데 반해 자민련만 발을 뺀 형국이 된 것이다. 변화조짐은 특검제 부분에도 나타나고 있다.9일의 신한국당 서정화총무와 민주당 이철총무간의 접촉에서 이총무는 『특검제 도입이 굳이 어렵다면 권력형 부정부패에 이를 도입할 수 있도록 추후 제도화하자』는 유보적인 방침을 전달했다.즉 민주당은 특별법제정 우선원칙으로 특검제 요구를 철회할 수도 있다는 선회의 표현이다. 반면 신한국당·민주당과는 달리 국민회의의 특검제 도입요구는 별도법안으로 제출했을 만큼 완강하다.김영삼 대통령의 특별법 제정지시 이후 국민회의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양보할 수 없는 원칙의 문제』라며 특검제 도입을 요구,배수진을 치고있다. 그러면서도 구시대의 청산이라는 여론의 요구를 의식,회기내 처리를 강조하고 있다.국민회의로서는 표결처리에 반대할 수도,그렇다고 찬성할 수도 없는 최대 고민거리다. 이처럼 각당의 입장이 미묘하게 얽혀 9일부터 시작된 4당 원내총무들의 빈번한 접촉에도 불구,어떤 식의 「연합구도」가 짜여질지 가닥이 잡히지 않고 있다.
  • 「12·12」와「5·18」 단죄(박화진 칼럼)

    전직 대통령들의 구속과 재벌들의 뇌물죄수사가 강행되자 사람들은 김영삼대통령을 두고 역시 「대단하다」「세다」「시원하다」면서도 안보·경제주름을 걱정하는등의 반응을 보였다.그런 여론도 참작하고 경제도 생각하지 않을수 없는 검찰의 기소가 나오자 이번에는 또「미흡하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있다.이것이 여론이요 세상인심이다. 「5·18」특별법제정의 결단이 내려지고 「12·12」군사반란과 광주민주화의거 유혈진압의 최고책임자인 전두환전대통령을 전격구속하자 80%이상의 국민적 지지를 나타내면서도 일부에서는 또 「한치앞이 안보인다」「뭐가 뭔지 모르겠다」「좀 지나친것 아닌가」「정적을 너무 의식한다」는 등의 모순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무시해도 안되겠지만 끌려다녀서도 안되는 것이 여론이요 세상인심임을 잘도 보여주는 오늘의 세태라 할수 있다.소신껏 밀고나가면 독재적이라고 공격하는가 하면 여론에 충실하다 보면 소신없고 우유부단하다는 비판도 받는다. 어렵고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김영삼대통령의 3당합당참여와 대통령취임후 그동안 보여준 통치과정을 돌이켜보면 이번 결단과 조치는 결코 일부 주장처럼 갑작스럽고 즉흥적인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구상·추진하고 있는 변화와 개혁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쉽게알수 있다.3당합당 당시 참여결단을 두고 「호랑이를 잡기위해선 호랑이굴에 들어가야한다」는 속담이 곧잘 인용되었었다.그러면서도 많은 사람들은 「설마」하면서 믿으려 하지 않았다.그러나 이제와서 보면 영국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등 해외언론들도 지적하듯이 대통령은 정말 호랑이를 잡고있는 것이 아닌가. 김영삼대통령은 한마디로 변화와 개혁의 대통령이다.그 구호로 당선되었으며 취임후 그것을 철저히 실천하고 있다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부정부패의 척결과 깨끗한 정치·경제의 구현을 위한 개혁과 그 제도화작업을 착실히 진행시켜왔다.「한푼의 돈도 안받겠다」는 선언을 실천하면서 정경유착과 부정부패 근절을위한 금융실명제를 단행했으며 깨끗한 선진정치 실현을 위한 정치자금법 및 통합선거법마련등 정치제도개혁에도 나서고 실천했다. 지난 6·27지방선거는 그러한 개혁성과에 대한 중간점검의 기회였다.그러나 개혁결실인 공명선거실현의 성과는 양김으로 대표된 지역할거주의에 앞도당하는 결과가 되고말았다.지역주의야말로 한국정치선진화의 최대 장애임을 극명하게 재확인시켜주는 기회였다.지역할거주의의 가장 중요한 병근의 하나가 5·18 광주의거에 대한 유혈진압에 있음은 세상이 다아는 일이다.5·18의 확실한 청산없는 한국정치선진화개혁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 아닌가 우려하게 하는 뼈아픈 결과였다. 김대통령의 비자금수사와 전대통령구속및 5·18특별법제정결단은 근본적으로 한국정치·경제 선진화·일류화를 가로막는 정경유착의 잘못된 비자금관행과 지역할거주의의 근원이라 할수 있는 12·12군사반란 및 5·18유혈진압에 대한 혁명적 척결이요 단죄로 보아야 할것이다.5·18은 정치선진화개혁을 위해 풀지 않고는 지나칠수 없는 로마신화의 골디우스매듭과같은 장애이며 전대통령구속은 말하자면 콜럼버스의 계란세우기에 비유되는 일도양단의 대담한결단이라 할수있다.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철학대로 대도무문의 길을 가고 있다고 할수 있으며 그것은 다른 대안이 없는 옳은 길이라 해야할 것이다.정치·경제 선진화·일류화라고 하는 보다큰 호랑이를 잡으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과감한 희생도 각오해야 할 것이다. 양김은 물론 우리국민도 대통령의 그러한 결단과 도전을 협조는 물론 지원해야하며 적어도 방해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 관대한 처분에대한 보답(사설)

    노태우전 대통령의 비자금사건과 관련,재벌총수들에 대한 검찰 사법처리의 수위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낮아지는 관용조치가 취해진 것은 국가경제의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정책배려에 따른 것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그러나 경제논리에 밀려서 정경유착 단절의지가 약화된 것이 아닌가 하는 비난이나 지적은 너무 성급한 것임을 지적한다. 오히려 정부에서는 재벌총수들의 인신구속등 강도 높은 처벌은 유보하는 대신 그들 스스로가 정경유착과 부정부패의 그릇된 관행을 철저하게 뿌리뽑아서 건전한 기업경영풍토를 조성하도록 조건부형식의 면죄부를 준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재계는 앞으로 검은 돈거래에 의존하던 타성의 찌꺼기를 말끔히 씻어내고 경제정의와 기업윤리를 바탕으로 한 경영에 힘을 기울임으로써 도덕성을 회복해야 할 것이다.정당한 땀의 가치에 대한 근로자들의 믿음을 더욱 공고히 해주기 위해 부동산투기등 일확천금의 반사회적 불로소득이 빚어 놓은 물신풍토를 배격하는데 앞장서는 모범도 보여야 한다. 경쟁력 강화의 측면에서 재벌그룹은 세계초일류를 지향하는 기술혁신투자와 창의성 있는 경영합리화노력으로 우리의 민간경제체제가 양의 팽창보다 내실을 갖추게 함으로써 무한경쟁시대에서 이길수 있게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또 경제성장 과정에서 정부의 산업보호정책으로 받은 장기저리 금융지원·조세감면등의 특혜에 대한 보답으로도 값싸고 품질 좋은 제품생산을 최우선 목표로 정해서 연간 1백억달러에 가까운 무역적자국의 불명예를 씻도록 당부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국민경제의 바람직한 확대발전을 저해하는 재벌총수의 전횡과 폐쇄적인 족벌경영,과당경쟁에 의한 문어발식 확장등과 관련해서 국민들의 감시와 응징에 대한 경각심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비자금 파문으로 우리경제가 받은 충격과 피해는 일시적인 반면 이를 계기로 재계가 보이는 새도약의 움직임은 항구적인 성장추진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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