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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영길·노회찬 뺀 민노당 새 얼굴 누구?

    권영길 대표와 노회찬 사무총장의 당직 겸임이 금지되면 ‘차,포 뗀’ 민주노동당의 새 얼굴은 누가 될지 당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권 대표와 노 총장은 지난 2000년 창당 이후 당을 널리 알린 ‘대표선수’들이었다.당장 당의 대중적 인기가 떨어질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소수 명망가 중심이 아닌,당의 지도력 범위를 극대화할 기회라는 긍정적 전망도 많다. 민주노동당은 7일 대표,사무총장,최고위원 등을 포함한 13인 최고위원 선출 공고에 들어갔다.최고위원 후보는 3개 시·도 지부에 걸쳐 당원 100∼200명의 추천서 등 관련서류 요건을 갖춰 중앙당에 오는 11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후보들은 12∼23일 전국 순회 유세와 인터넷 토론회 등 선거운동에 돌입한다.24일부터 27일까지 온·오프라인에서 투표를 한 뒤 29일 당대회에서 지도부를 결정한다. 당 안팎의 가장 큰 관심은 ‘포스트 권’ 지도부 구성이다.당 핵심 관계자는 “바깥으로는 국민들에게 친근하게 접근하며 당을 대중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되 내부적으로는 여러 정파를 아우르는 통합의 지도력을 구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당의 양대 축인 범좌파그룹과 민족자주계열 등 주요 정파간에 중점 활동 사안이 다른 만큼 입장 차이가 너무 선명한 후보가 나올 경우 갈등이 극대화할 우려도 엄존해 있다는 분석이다. 새로운 당 대표로 거명되는 사람은 김석준(부산대 교수) 부산지부장과 정광훈 민중연대 의장이다.두 사람은 특히 각각 범좌파그룹과 민족자주계열을 대표한다는 점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이미 대표 출사표를 던진 정윤광 전 지하철노조 위원장과 김용환 평당원은 소수세력의 한계를 넘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당내 살림을 맡으며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는 사무총장에는 김창현(민족자주계열) 울산지부장과 김형탁 부대표 또는 김기수(범좌파그룹) 대구지부장 중 한 사람의 대결로 전개될 전망이다. 또한 민중연대,청년학생,여성,홍보,중앙연수원 등 주요 부문을 담당할 최고위원 후보로는 양측에서 고루 유력한 이름들이 나오고 있다.일단 노동 몫으로는 이용식 민주노총 정치위원장이,농민 몫으로는 하연호 후보가 추천될 전망이다.또 유선희 한국청년단체협의회 중앙상임위원은 7일 당에서 처음으로 최고위원 후보 출사표를 던졌다.이밖에 김영욱 중앙연수원장,차수련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이정미 소파개정운동본부장,김미희 성남 수정지구당 위원장,김성진 인천 연수지구당 위원장,최규엽 자주통일위원장 등이 출마한다. 또한 문성현 전 금속연맹 위원장,김기수 대구지부장,주대환 마산합포지구당 위원장,김종철 대변인 등의 출마가 예상된다.이밖에 이상현 대변인,이문옥 부정부패추방운동본부장,이선근 민생보호단장 등의 출마도 유력하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발언대] ‘학교 명예감사관제’ 도입 환영/우정렬(교사·부산 중구 보수동)

    부산시교육청은 오는 7월부터 학교감사에 전문직 명예감사관제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한다.오늘날 학교행정이 숱한 불신과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투명한 교육행정 정착을 위해 도입하는 것이라면 바람직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 제도는 시민들을 명예감사관과 부정부패 행위 감시모니터로 위촉해 교육행정 전반에 대한 감시 역할을 맡기겠다는 것으로 열린 행정을 위해 일반시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며 시대적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우선 부산시교육청이 내부적 약점이 노출될 수도 있는 감사 업무에까지 시민들을 참여시키는 발상을 한 사실을 우선 주목하고자 하며 명예감사관의 경우 교육청 소속 감사공무원과 공동으로 감사 및 조사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의견 제시까지 가능하도록 한 것은 획기적인 일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관련사안을 규칙으로 제정하고 현재 입법예고를 한 것은 명예감사관과 감시모니터의 지위나 권한 등을 법적으로 규정해 실질적인 활동을 보장하겠다는 의지로 일단 평가할수 있다. 하지만 이 제도가 혹시 열린 교육행정 실천이라는 구호에 따르는 구색맞추기 용으로 작동되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만약 교육감과 코드가 맞는 인물만 명예감사관에 위촉한다면 이 제도는 유명무실해진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또 명예감사관의 감사 참여범위가 상당히 제한된 것도 그 효과를 반감시키지 않을까 염려된다. 모처럼 도입한 이 명예감사관 제도가 명실상부하게 실효를 거두고 전국적으로 파급되기 위해서는 보다 폭넓은 활동을 보장해야 하고 인선이 제대로 되어야 한다. 전국 처음으로 법적 지위를 부여한 이 시민참여 제도가 깨끗하고 투명한 교육행정을 선도해 나갔으면 한다. 우정렬(교사·부산 중구 보수동)
  • [서울광장] 新 차이나 신드롬의 함정/이기동 논설위원

    도하 신문과 방송을 장식한 희한한 질문 하나가 지난 한주일을 시끌시끌하게 만들었다.국회의원 당선자들을 대상으로 ‘가장 중시해야 할 우리의 외교통상 상대국이 어디냐.’고 묻는 질문이었다.유럽연합(EU)도 있고 아세안도 있지만 핵심은 미국·중국 중 어디가 더 중요하냐는 질문이다.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대략 열린우리당 당선자 60%대가 중국,30%가 미국을,한나라당 당선자의 60%대가 미국을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고 답했다. 거듭 말하지만 이건 ‘엄마가 좋아,아빠가 좋아.’류의 어리석은 질문,무의미한 답변이다.단기적으로 볼 때,개혁개방 정책으로 지난 25년간 연평균 9.9%의 고도성장을 누리며 세계경제의 성장을 이끌어온 중국을 우리가 무시할 수는 없다.마찬가지로 지난 반세기 동안 성장과 좌절을 함께한 동맹국 미국을 제치고 우리가 장기적으로 번영을 이야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중요한 것은 미국이든 중국이든 아니면 거대 통합 EU이든,다변화된 국제관계 속에서 국익 극대화를 위해 우리의 실리를 추구해 나가는 것이다. 문제는 ‘중국 최고’의 답변에 숨은 반미정서의 함정이다.중국 60대 미국 30의 극심한 불균형을 달리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한나라당 당선자 70%대와 열린우리당 당선자 60%대가 스스로의 이념적 좌표를 보수와 진보로 규정한 것도 중국 중시 답변과 무관하다고 보지 않는다.대북정책,이라크 파병,주한미군 재배치 등 이념색채를 내포한 첨예한 사안들에서 두 당은 비슷한 대칭점을 드러냈다.반미성향이 중국 중시로 나타났을 개연성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국내외 금융시장을 강타한 중국경제의 과열 쇼크가 이같은 우리의 중국 만능주의를 냉정하게 되돌아보는 계기가 된다면,그것은 독보다 약이다.돌이켜보면 중국발 과열 경고는 우리가 귀를 막고 있었을 뿐,오래 전부터 울리고 있었다. 가까이는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회견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나서서 “과잉투자,원자재 부족 문제가 사스에 버금가는 시험을 불러오고 있다.”고 경고했다.중국 스스로 이번 같은 과열 조정능력을 보여준 것은 다행이다. 우리 경제 역시 이번 쇼크를 수출,투자 등에서 지나친 중국 의존을 줄이는 기회로 삼는다면,그것은 오히려 전화위복이다.하지만 중국경제의 문제가 과열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중국 개혁 자체가 안고 있는 내재적 문제들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중국내 학자들까지도 수차 경고해 왔지만 그동안 외면해온 문제들이다.공산당이 주도하는 시장경제 개혁이 필연적으로 내포한 모순과 부정부패의 문제들,상위 인구 3%가 전체 인구 저축액의 절반을 차지하는 극심한 빈부격차 등 천민자본주의 폐해의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는 누적된 경고들이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모색하며 자기혁신 노력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하지만 ‘체제수렴이론(Convergence theory)’과 이념갈등이 무의미하다는 ‘역사의 종언(The end of history)’이 회자된 게 벌써 언제인데,아직도 실용이 우선이니 이념이 우선이니 하는 논란에 매달리는 것은 시대착오다.민생을 우선시하면 한나라당이 주창하는 개혁적 보수와 차이가 없어진다는 열린우리당 개혁파들의 우려는 차라리 희극이다. 미국의 핵발전소 원자로가 과열로 녹아내리면 그 방사능이 땅속으로 스며들어 지구 반대편 중국까지 흘러간다는 차이나 신드롬은 원전사고의 위험성을 예언한 경구다.우리의 많은 선량들이 지금 중국 쏠림이라는 전혀 다른 의미의 차이나 신드롬을 앓고 있다.그 신드롬이 우리가 새겨듣고 대비해야 할 경고이기를 바라지만,그 뒤에 반미정서가 초래한 부정확하고 정제되지 않은 반발심리가 숨어 있다면 곤란하다. 이기동 논설위원 yeekd@˝
  • ‘새정치·경제협약’ 첫 체결

    여야가 ‘새 정치 경제협약’을 체결했다.여야 대표회담에서 합의문이 아닌 협약 형태로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3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총선 후 첫 대표회담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양측은 이 자리에서 불법자금 국고환수법 제정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국회의원과 고위공직자의 재산신탁제와 국민소환제·주민소환제도 도입키로 했다. 이 제도들이 17대 국회에서 도입될 경우 부정부패로 얼룩진 기존 정치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것으로 기대돼 실현 여부가 주목된다. 두 대표는 이날 ‘대립과 갈등의 구시대적 정치’를 종식시키고 ‘상생과 화합의 정치’를 위한 기본 틀을 마련해나갈 것을 약속했다.또 이번 17대 국회가 민생국회,경제회생국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하고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위한 경제체질 개선에 앞장서기로 했다. 두 대표는 이같은 공통인식 아래 17대 국회의 ‘3대 기본원칙’과 ,‘5대 핵심과제’에 합의했다. 양측은 그러나 김혁규 전 경남지사의 총리 기용설과 남북 관계 등 일부 현안을 놓고 첨예하게 맞서 향후 실천과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특히 김 전 지사가 한나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총리에 기용될 경우 17대 국회는 개원 초기부터 여야 대결국면으로 다시 치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날 회담에서는 경제회생과 일자리 창출을 제1의 과제로 삼고,경제의 조속한 회생을 위해 초당적으로 노력키로 했다.이를 위해 국회 내에 ‘규제개혁특위’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재래시장 육성특별법도 제정키로 했다. 특히 국민소환제 및 주민소환제와 관련,두 대표는 선출직 공직자만 대상으로 일단 합의했으나 임명직 고위공직자도 포함시키는 데도 공감대를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대표는 또 국회 내에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윤리위원회를 두고,전원 외부 인사로 구성되는 선거구획정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선거구획정위원회에서는 18대 총선이 치러지기 2년 전인 2006년까지 선거구 획정작업을 완료토록 했다. 양측은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그 첫걸음으로 17대 국회 개원일을 준수하고,날치기와 실력저지가 없는 국회상을 정립키로 했다. 박대출기자 dcpark@seoul.co.kr˝
  • [집중탐구 5黨의 ‘길’]③한나라당 (상) 정체성 논란- ‘재창당’ 갑론을박

    한나라당 해산 및 신당 창당론이 새로운 화두로 등장했다.논쟁은 4·15 총선 후 불거진 정체성 논란과 엇비슷하다.정체성 논란은 ‘그대로 우’,‘중도 우’,‘좌로 이동’ 등 삼각기류로 전개되고 있다.신당 창당론 역시 ‘그대로 한나라’,‘적당히 새나라’,‘완전 새나라’ 등 세 갈래다. 박세일 당선자가 공식 제기한 해산 및 신당 창당론을 놓고 29일 당선자 연찬회에서는 부정적인 기류가 우세했다.하지만 ‘제2창당’의 필요성에는 대부분이 공감했다.6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향후 격론을 예고한다. 영남권,보수 성향의 의원들은 대부분 ‘그대로 한나라’의 입장을 보였다. 박희태(경남 남해·하동) 의원은 “총선을 통해 국민들의 심판을 받고,다시 거듭나려 하는데 지금 새 당을 만들면 국민들이 뭐라고 하겠느냐.”고 난색을 표시했다.이상득(경북 포항남·울릉) 의원은 “대선에서 2번 지고 살아남은 역사적인 정당”이라며 “뿌리까지 흔들지 말라.”고 경고했다. 안택수(대구 북을) 의원은 “지금껏 쌓아온 한나라당을 완전 청산하자는 것은 성급하다.”고 말했다.권철현(부산 사상) 의원은 “재창당은 선거 전에 했어야 할 일”이라고 일축했다.이방호(경남 사천) 의원은 “부정부패와 단절을 선언하고 개혁조치도 취해가고 있어 재창당 이유가 없다.”고 반대했다.박계동(서울 송파을) 당선자는 “당명 개정은 형식적인 문제”라며 “과거의 과오도 함께 안고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명을 바꾸는 ‘완전 새나라’에 손을 들어준 당선자들은 많지 않다.소장파인 남경필(경기 수원팔달) 의원은 “법률적 청산안은 현실적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며 “재창당 수준의 당 혁신을 하자는 취지에는 공감한다.”고 말했다.원희룡(서울 양천갑) 의원은 “이름까지도 바꾸자는 논의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무성(부산 남을) 의원은 “지난번 재창당을 요구했을 때 안풍(安風)자금 환수소송을 염두에 두고 모든 당 재산을 국가에 헌납하고 그 고리로부터 자유로워지자는 부분도 있었다.”며 “박 당선자도 이를 고려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일부 동조했다. 해산을 통한 신당 창당이 아니라 당명 정도를 개정하는 ‘이름만 새나라’를 지지하는 당선자들도 일부 있었다.박형준(부산 수영) 당선자는 “신당 창당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당명이나 정강·정책의 개정은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권영세(서울 영등포 을) 의원은 “재창당의 취지는 맞으나 실행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범(서울 중) 당선자는 “재창당 취지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이름 바꾸는 것들은 더 논의가 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박대출기자 dcpark@˝
  • 유럽기업 ‘東歐는 기회의 땅’

    5월1일부터 유럽연합(EU)의 회원국이 15개국에서 25개국으로 늘어난다.확대되는 EU공동시장을 놓고 동·서유럽의 주요 기업들 사이에 각축전이 치열하다.동유럽지역에 대한 투자바람도 새롭게 일고 있다. 자동차와 휴대전화 등 제조업체들을 선두로 소프트웨어와 통신업체들이 앞다퉈 동유럽에서 생산기지를 개척하거나 아웃소싱을 하고 있다.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는 27일 EU확대의 경제적 파장을 장·단점으로 나눠 집중적으로 다뤘다. ●옛 공산국가 성장잠재력 충분 서구의 다국적기업들이 EU 새 회원국이 되는 옛 공산권국가들의 성장 잠재력을 노리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FT에 따르면 10개 새 회원국의 인구는 7400만명으로 8000만명인 독일과 맞먹는다.늘어날 구매력에 비해 승용차와 컴퓨터 등의 보유대수는 EU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장 르미에르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총재는 “투자자들에게 5월1일은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현재 8개 동유럽국가들에 대한 직접투자는 약 1100억달러로 기업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한다.EBRD는 올해 이들 국가들에 대한 직접투자금액이 지난해 60억달러에서 150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특히 그동안 제한됐던 통신과 건설,금융,농업,석유산업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를 비롯,독일의 폴크스바겐 등 자동차업체들이 동유럽을 생산기지화하고 있다.자동차업체들의 진출은 자동차부품 등 관련 제조업체들의 동반진출을 촉진했다.특히 동구 생산공장들은 초기 단순 조립차원에서 벗어나 중·고가품을 생산하는 명실상부한 생산기지로 탈바꿈하고 있다.동유럽의 EU 신흥 회원국들은 콜센터와 소프트웨어 개발센터 등의 아웃소싱 대상지로 부상했으며 건강산업의 새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현지인들이 500만개의 새 기업을 만드는 등 창업붐도 거세다. ●풍부하고 값싼 노동력이 장점 동유럽 시장의 장점은 무엇보다 우수하고 값싼 풍부한 노동력이다.인건비가 EU의 5분의1 수준이다.공산주의 붕괴이후 15년간 진행된 경제개혁으로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췄다는 점도 일조하고 있다.또 각국 정부는 투자 유치 차원에서 공산주의 체제의 잔재인 관료적 형식주의를 뜯어고치고,세금을 깎아주고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친기업적 정책을 펴고 있다. 유망 산업으로 농업과 식품가공업,건설업,금융업 등이 꼽힌다.농업과 식품가공업은 EU 공동 농업정책 실시로 시장이 개방되기 때문이고,건설업은 EU 자금지원으로 인프라 사업의 특수가 예상되는 까닭이다.금융업은 선진국의 앞선 경영 노하우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폴란드 체코,슬로바키아,헝가리 등은 엄청난 재정적자가 큰 문제다.정·관계에 만연돼 있는 부정부패와 열악한 인프라가 투자의 걸림돌이다. ●승자와 패자 단기적으로는 자금과 기술력에서 현지 기업들보다 앞선 서구의 다국적 기업들이 EU확대로 커진 옛동구권 시장을 선점하는데 유리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특히 이들 국가들의 EU가입으로 자유화되는 통신·석유산업의 경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이에 따라 서구 다국적기업들의 공격에 맞서 현지 기업들간 합병바람이 거세게 불 것으로 보인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세상속으로] ‘가짜’ 리포트와의 전쟁

    “이번 학기엔 리포트가 없습니다.” 한국외국어대의 한 강의실.‘한국정치의 이해’를 강의하는 최두식 교수는 얼마전 학생들에게 리포트 대신 한국정치에 관해 느낀 점을 A4용지 1∼2장 분량으로 제출할 것을 지시했다.학생들 사이에 여러 리포트를 짜깁기하는 ‘고전적인’ 수법을 넘어 인터넷에서 돈을 주고 자료를 다운받거나,‘대필 리포트’를 거래하는 방법까지 등장하자 궁여지책으로 짜낸 것이다. ●자료 매매에서 대필 리포트까지 성행 현재 인터넷에는 리포트 자료를 거래하는 사이트가 20여곳 성행하고 있다.새학기 들어 4∼5군데가 새로 생길 정도로 학생들 사이에 인기를 얻고 있다.규모가 가장 큰 B사이트는 대학생·취업준비생 등을 포함해 회원이 150만명에 이른다.리포트뿐 아니라 이력서·자기소개서도 거래된다.3주 전에 오픈한 F사이트는 회원이 벌써 1만명을 넘어섰다. 이 사이트들에서는 리포트 자료를 제공한 회원과 사이트측이,자료를 다운받은 회원에게서 받은 돈을 나눠 갖는다.한건당 1만원 안팎에 거래된다.특히 ‘대필 리포트’는 많게는 5만원 안팎에도 거래되고 있다.그러나 마감이 급하거나 분량이 많으면 가격은 더 올라간다. ●인터넷에 실습문제 올리고 “풀어주세요” Y사이트 ‘자료요청 코너’에서 한 회원은 ‘결혼과 사랑의 경제학’ 리포트를 써달라는 글을 올렸다.한 이공계 학생은 실습 문제와 중간고사 문제를 올려놓고 풀어줄 사람을 찾는다.한 여학생은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가.’라는 자기소개서를 대신 써달라며 가족관계·학교생활·장래 희망 등을 올려놓았다. S대 경영학과 2년 이모(22)씨는 “중간고사 기간에 리포트 여러개가 겹치는 바람에 감당하기가 힘들어 교양과목 리포트를 대필 처리했다.”면서 “리포트 내용이 좋아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데다 편리하기도 하다.”라고 털어놨다.그러나 Y대 인문학부 4년 김모(24·여)씨는 “상대평가에서 돈으로 리포트를 산 친구가 좋은 점수를 받으면 누군가는 피해를 입게 된다.”고 꼬집었다. ●면담,사진제출,자필 요구…교수들 부심 학생들의 리포트 매매가 성행하자 교수들도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서울대 미학과 이수완 교수는 200자 원고지에 써내라고 하곤 글씨체를 일일이 확인한다.‘산업사회학’을 가르치는 연세대 사회학과 김왕배 교수는 리포트를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학생과 ‘맨투맨’ 면담을 한다.현장 인터뷰를 요구하는 리포트에서는 직접 동행하기도 한다.봄꽃놀이의 풍경사진을 리포트로 요구한 중앙대 교양학부 유권종 교수는 풍경을 배경으로 찍은 해당 학생의 사진을 제출하게 한다.중앙대 교양학부 안창경 교수는 연극을 보고 감상문을 쓰게 하면서 공연티켓을 같이 제출하게 한다. 서울대 사회교육과 이미나 교수는 “리포트를 제출하는 것은 지적인 호기심을 해결하는 훈련과정인데 남의 것을 베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서 “학교측도 도서관이나 관련 데이터베이스에 풍부한 자료를 갖춰 학습 여건을 개선해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연세대 사회학과 한준 교수는 “사회와 정치권의 부정부패나 비리를 문제 삼으면서 정작 본인들은 대필 리포트를 제출한다면 누워서 침뱉기”라고 학생들의 도덕 불감증을 꼬집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열린세상] 여성의원들에게 바란다/신의진 연세의대 소아정신과 교수

    제17대 총선이 끝났다.과거 어느 총선보다 신선한 변화의 바람이 많이 불어 앞으로의 국민적 기대가 크다.특히 여성들의 약진은 가장 눈에 두드러지는 변화이다.대선기간 중 박근혜,추미애 두 야당 선대위원장들의 활약을 텔레비전과 신문 지상에서 매일 접할 수 있었다.과거 남성 일변도의 선거 문화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며 이제 우리 국민들은 더 이상 여성 정치인들이 선두에 서는 모습을 낯설게 여기지 않게 되었다.또한 여성 국회의원들의 수적인 증가 역시 두드러지는 변화이다.아직 과반수를 차지할 정도는 아니라 할지라도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은 여성들이 국회에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들에 대해 부정부패의 감소,민생 관련 정책의 증가 등 긍정적 기대를 하고 있으나 한편에서는 전문적인 정치 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아직 여성 정치인들의 역량을 제대로 평가할 만큼 충분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섣부른 희망과 실망을 기대하기는 시기상조이다.오히려 향후 이들 여성 정치인들의 활약에 따라 여성들의 정치참여에 대한 평가가 내려질 것이므로 그 어느 때보다 이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먼저 경제 문제,이라크 파병 문제,대통령 탄핵 등의 굵직한 정치 현안 때문에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하는 분야에 여성 국회의원들이 먼저 관심을 기울여주기를 바란다.최근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두드러지는 현상이 힘의 논리와 겉으로 나타나는 것에만 많은 가치를 둔다는 점이다.즉 힘을 가진 자들을 위해,또한 당장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되는 일들에 치중하여 사회가 굴러가고 있다.정치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그 때문에 겉으로 업적이 드러날 수 있고 자신의 힘을 과시할 수 있는 분야부터 먼저 정치가들은 손을 대는 경향이 강하다.이러다 보니 우리 사회의 상대적 약자들인 노인,여성,어린이,장애자들을 위한 정책은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된다. 특히 가정의 해체가 가속화되고 경제적 어려움과 취업여성이 증가되면서 가정의 보호가 절실한 시기의 어린이들의 문제가 거의 위험수위에 다다르고 있다.아동학대 및 방치,성폭력,학교에서의 집단 따돌림과 폭력의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직접 현장에서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상상하기가 어려울 정도이다.더욱 큰 문제는 피해 어린이들을 위한 사회적 안전장치가 너무나 미비한 수준이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적극적 정책마련이 아직도 요원하다는 것이다.피해 어린이들은 스스로 자신들의 고통을 표현할 능력도 없고 선거권도 없기 때문에 현명한 어른들이 나서지 않으면 누구의 주목도 받지 못한다.단지 청소년이나 성인으로 성장한 이후에 갖가지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면서 주목을 받으나 이미 이 때는 되돌리기가 너무 어렵다.더구나 어린이와 청소년의 문제를 담당하는 정부 부서조차 여러 군데로 흩어져 있어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을 묻기조차 힘든 상황이다.예를 들어,아동학대는 보건복지부가,학교 폭력은 교육부가,성폭력은 여성부가,청소년문제는 청소년보호 위원회와 문화관광부가 주로 담당하므로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따라서 상대적으로 소홀한 어린이와 청소년 관련 문제를 여성 정치인들이 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현실적 대안마련에 앞장을 서 준다면 우리 미래를 위해 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누구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우리의 미래임을 잘 알고 있으나 이들을 올바로 기르기 위한 노력을 진지하게 정책적으로 기울여주는 정치가들은 의외로 소수이다. 우리가 여성 정치가들에게 거는 기대는 겉으로 성과가 두드러지는 일은 아니지만 우리 사회의 소외된 계층을 위한 올바른 정책을 마련하여 삶의 질을 높이는 부분이다.이를 위해서는 정치가 자신의 소신과 용기가 필요하다.미국의 클린턴 대통령 시절 영부인인 힐러리 여사가 저소득층의 어린이들을 위해 다양한 복지,교육 정책을 마련하여 국민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고 그 결과 그녀가 정치가로서 부각될 수 있었다는 점을 여성 국회의원들이 깊이 마음에 새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신의진 연세의대 소아정신과 교수˝
  • [사설] 정치권 검은 돈 어물쩍 수사 안된다

    총선을 이유로 한때 접어두었던 검찰의 정치권에 대한 ‘검은 돈’ 수사가 재개되고 있다.재벌기업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신상우 전 국회 부의장을 소환 조사한 데 이어 22일엔 (주)부영 사건과 관련,서영훈 전 민주당 대표를 비공개로 소환키로 했다.검찰은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않은 정치인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총선에서 당선된 정치인에 대한 조사로 확대해 나간다는 것이다.정치권의 검은 돈에 대한 수사는 어떤 명목이든 묵인하지 않겠다던 당초 약속을 지켜가고 있다. 그러나 검찰의 수사 의지가 총선 전과는 사뭇 달라 보인다.검은 돈이라면 불문곡직 규명하겠다던 단호함이 실종된 듯하다.실마리를 드러낸 대목만 가닥을 추리는 ‘정리 수사’임을 구태여 감추지도 않는다.법과 원칙을 들먹일 것도 없이 부정부패 척결이라는 시대적 요구와 어긋난다.더구나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5억원의 정치자금을 제공한 것으로 확인된 (주)부영 사건이 새롭게 불거졌다.정치권에 수백억원의 검은 돈을 제공했던 재벌들이 또 새롭게 수백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이 알려졌는데도 검찰 수사 고삐는 당겨지지 않고 있다. 검찰은 불법 정치자금을 처음 수사하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관련자들의 사법처리 여부를 떠나 수사 과정에서 포착된 검은 돈은 모두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정치권과 거액을 주고 받는 대가로 특혜를 누리는 고질적인 정경유착의 병폐를 뿌리뽑아야 마땅하다.우리는 이번 ‘4·15 총선’에서 돈 없는 선거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검찰은 새로운 정치문화의 태동에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정치권 주변의 검은 돈이라면 차제에 깨끗이 청산해 다시는 부패의 곰팡이가 슬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검찰은 정치권의 검은 돈을 어물쩍 수사해선 결코 안 된다.˝
  • [여대야소 정국] 與, 17대국회 개혁 구상

    “상임위 소위원회 속기록까지 포함,국회에서 이뤄지는 모든 회의는 공개됩니다.담장은 사라집니다.벚꽃 축제를 즐기는 시민들도 국회안에서 따사로운 봄 햇볕을 즐길 수 있습니다.정문 옆에 마련된 ‘시민광장’에서는 오후 2시에 국회의장과의 대화시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오는 6월 개원되는 17대 국회 의사당 정문을 들어가는 방문객들은 이같은 안내방송을 수시로 들을 수 있을 전망이다. 16년 만에 ‘여대(與大)’로 의회권력 교체를 이룬 열린우리당이 구상 중인 ‘일하는 국회·투명한 국회·열린 국회’상이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원내대표는 16일 “17대 국회에서는 해야 할 일이 많다.”면서 “즉시 당에 국회개혁추진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국회개혁추진단은 국민들과 여·야 국회의원들이 동수로 참여,국회 개혁방안을 마련하는 국회의장 직속기구로 두기로 했다.국회를 국민의 품으로 돌려준다는 공약을 내세운 만큼 17대 국회 개원에 앞서 당의 실무 방안을 준비한다는 것이다. ●소위 속기록도 공개 17대 국회에서는 ‘밀실·담합·야합’이라는 표현은 더 이상 찾기 어렵게 된다.국가안보나 인권침해 등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국회 소위 회의록 공개를 의무화하기로 했다.지금은 위원회 의결만 있으면 비공개가 가능해 이해당사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 속기록 삭제도 금지된다.상대 당 의원을 헐뜯거나 비방하는 말을 했다가 사후 결의로써 없던 일로 해버리는 구태를 막기 위해서다.국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회의는 인터넷으로 생중계하고 자격을 갖춘 시민단체의 의정감시 활동도 보장된다.이라크 파병안 논의 등 첨예한 현안을 다루는 상임위나 본회의장이라 하더라도 공간이 허용하는 한 관련 시민단체들의 의정감시 활동도 적극 보장된다. 열린우리당은 이를 위해 관련 국회법을 17대 국회가 열리는 즉시,개정하기로 했다. ●1년내내 문 연다 상시 개원제가 도입된다.미국 의회처럼 여름휴가와 연말휴가 기간을 제외하고는 항상 개원한다는 것이다.이를 통해 토론을 활성화하고 국회가 정치의 중심이 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국회의원 면책특권 남용방지방안도 마련한다.산자위에는 기업체를 경영하는 사람이 절반 이상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등 상임위에 이해관계가 없는 국회의원을 과반수 배정한다.관련 유관단체와의 이해관계에 빠져 전체 국민들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는 정실주의를 배제하기 위해서다. ●부정부패 의원은 직무정지 국회를 국민들에게 개방하는 것과 동시에 국회의원의 청렴성도 이에 못지않게 중시하기로 했다.불법으로 받은 정치자금은 국고로 무조건 환수하고 출당조치키로 했다.부정부패에 연루된 단체장이나 의원은 국민투표를 통해 임기중 의원직을 상실하도록 하는 국민소환제도 개원 즉시 마련하기로 했다. ●일자리 창출 등 민생도 중시 이밖에 재래시장 육성특별법 제정 등 민생경제를 살리기 위한 10가지 법안은 국회 개원과 함께 반드시 처리하기로했다.당은 이를 위해 다음주부터 일주일에 3번씩 정부측과 정례 정책협의회를 갖기로 했다.오는 19일에는 경기동향 등을 점검하기 위해 재경부와 첫 정책협의회를 갖는다.정책위 관계자는 “그동안은 의원숫자가 적어 제대로 정책을 추진할 수 없었으나 이제는 과반수 의석이 확보된 만큼 의원수 부족으로 정책을 추진못했다는 소리는 못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4·15 한국의 선택] “투사에서 선량으로”

    민노당 약진 ‘정치사의 사건’ 민주노동당은 총선에서 세 가지 기록을 만들어냈다.사상 처음으로 원내에 진출한 데다,그것도 두 자릿수 가까운 의석을 확보했으며,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에 이어 제3당으로 자리잡았다는 것이다.그래서 민주노동당의 원내 진출은 한국정치사의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진보정당을 바랐던 뜨거운 민심 민주노동당이 총선에서 약진한 것은 부정부패,지역주의,수구냉전의식,특권의식 등과 단절된 새로운 정치를 갈망하는 국민의 열망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보수 일색이던 정치권이 좌우의 목소리를 내는 새로운 환경으로 바뀐다는 것을 의미한다. 천영세 선대위원장은 “민심이 진보정당의 필요성을 먼저 요구하는 등 분명한 변화흐름을 목격했다.”면서 “국민들의 정치 염증과 새 정치에 대한 기대는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었고,민주노동당에 ‘마지막 희망’같은 것을 기대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노동자 출신,농민 출신 국회의원이 ‘집단적’으로 나오는 것 자체가 국민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이다.그동안 소외됐던 노동자·농민·서민들의 목소리가 정책 생산과 입법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기대된다.민주노동당 소속 의원들은 공약에 따라 노동자 평균임금 180만원만 받는다. 의원의 불체포특권,면책특권도 부정부패,비리와 관련되면 포기한다.주변 사람들의 청탁,민원을 대변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 번 비례대표로 당선되면 다음 선거에서는 반드시 지역구로 나가야 한다. 이들은 ‘국회 파수꾼’ 역할을 자임한다.국회는 소위나 상임위의 토론내용은 기록하지 않거나 속기록을 공개하지 않기 일쑤였다.설령 정치권의 야합이 있더라도 국민들은 의혹만 가질 뿐,내용을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하지만 투명한 의정활동을 강조하는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상임위에 포진한다면 국민들은 직접 들여다보는 듯한 효과를 갖고,기존 정치권은 몸을 움츠릴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개혁·진보정책 추진 가속화 민주노동당의 두 자릿수 의석 확보로 사회 개혁은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민주노동당의 부유세,무상교육·무상의료 등 진보 정책의 목소리가 커질 것 같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진보 쌍두마차’ 권영길·단병호 ‘진보정치’와 ‘노동운동가’가 17대 국회로 들어간다. 경남 창원을의 권영길 당선자는 전국언론노조연맹(현 전국언론노조) 초대 위원장을 거쳐 ‘국민승리21’의 대통령선거 후보,민주노동당 대표를 지내며 불가능할 것 같았던 진보정당의 여의도 진입을 만든 ‘진보정당 대표선수’다.비례대표 2번 단병호 당선자는 전국노동자협의회 건설 시기부터 민주노총까지 8년여의 시간을 위원장을 맡으면서 노동운동을 이끌어온 ‘대한민국 대표 노동자’다. 권 당선자는 1941년 전깃불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경남 산청의 산골마을에서 태어났다.그의 아버지는 ‘빨치산’이었다.열 살때 주검으로 맞은,기억조차 희미한 아버지였다.경남고 시절 야학을 했고,서울대 농대에 가서 농민과 민중의 삶 문제에 눈을 뜨면서 비로소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서울신문 기자생활,파리특파원 생활을 하면서도 그의 관심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 하나였다. 분단과 전쟁이 할퀸 그의 상처에는 훨씬 성숙해진 새 살이 돋았다.수많은 논쟁과 이론,말과 말들이 서로에게 상처내기 일쑤인 노동운동 속에서 과묵한 권 당선자는 포용과 통합의 ‘어머니형 지도자’로 평가된다.지난 87년 언노련을 만들 때,노동운동 경험이 일천한 그를 앞다퉈 지도자로 옹립한 이유도 거기에 있다.민주노총을 만들 때도 마찬가지였다.이러한 그의 진솔함과 소박함은 단병호 당선자 역시 마찬가지다. 여섯 차례의 구속,다섯 차례의 수배 등 8년 5개월 동안 구속수배 생활을 거친 ‘과격한 투사’의 이미지와는 달리 단 당선자는 내성적이고 진솔한 성격의 소유자다. ‘친구들과 어울려 놀며 학교 빼먹기를 밥먹듯해’ 포항 동지상고를 중퇴한 것이 어머니 가슴에 못을 박아 두고두고 죄송스럽다는 단 당선자는 10만원 남짓의 임금을 받으며 하루 12시간 맞교대의 열악한 환경의 노동자로 몇 년을 살며 참혹한 현실에 눈을 떴다. 이후 17년 동안 그를 빼고 한국노동운동을 얘기할 수 없고,‘빨간 머리띠’로 상징되는 강성의 노동운동가인 그였다. 박록삼기자 ■조봉암선생 진보당 창당 민주노동당은 17대 원내 진출에 성공함으로써 ‘2008년 제1야당,2012년 집권’이라는 원대한 프로젝트의 가능성을 확인시켜줬다. 진보정당 건설의 역사는 50년의 세월이 흐른 유구한 과제다.지난 56년 진보당이 만들어졌다가 조봉암 선생의 구속·사형 이후 해체됐다. 그뒤 1987년 6월 항쟁과 7∼9월 노동자 대투쟁을 거치며 진보정당을 향한 몸부림은 본격화됐다.87년 13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백기완 후보를 지지했던 진보진영(이른바 ‘백선본’)은 대선 뒤 각각 민중의 당과 한겨레민주당을 창당했고,90년 4월 민중당을 만들었지만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해체됐다. 대신 당시 지도부였던 이우재·김문수·이재오·장기표씨 등이 신한국당으로 입당하는 부끄러운 기록만 남겼다. 씨를 뿌린 것은 민주노동당의 전신(前身)인 ‘국민승리 21’이었다.97년 창당된 국민승리 21은 권영길 민노총 위원장을 대통령선거 후보로 내세워 29만여표(1.3%)를 얻었다.2000년 창당된 민주노동당은 그해 16대 총선에서 21곳에 후보를 냈다.김종철 대변인은 “노동자,농민들이 20년 동안 전국 각지에서 켜켜이 쌓아온 진보정당을 향한 노력과 시행착오,새로운 사회에 대한 갈망이 한국정치의 수준을 여기까지 밀어올렸다.”고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 ·반부패연대 서울역서 ‘투표참여’ 캠페인-‘도덕·개혁성’ 칸에 스티커 빽빽

    친정가는 새댁도,첫 투표권을 행사할 20대 청년도,서울역 광장에서 예수님 전도하던 40대도,부산에서 올라온 50대 아줌마도 투표에 꼭 참여하겠다는 열기는 뜨거웠다. 13일 낮 서울역 광장에서 반부패국민연대가 서울신문과 함께 벌인 ‘투표참여 캠페인’은 후보 적합도에 대한 길거리 설문조사와 함께 후보채점표 5만장을 오가는 시민들에게 배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반부패국민연대 오정택 국장은 “13,14일 이틀 동안 부산,광주 등 전국적으로 후보채점표를 배포하는 등 캠페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성 ▲도덕성과 개혁성 ▲지역발전 위해 노력 ▲정당 위해 노력 ▲법과 도덕 준수 등의 항목으로 나눠진 스티커를 마련,‘어떤 후보에 투표하겠느냐.’는 길거리 설문판에 붙이게 했다.두 시간여 동안 1000여명이 참가한 결과 ‘도덕성과 개혁성’칸에 스티커가 가장 빽빽히 들어차 부정부패를 거부하는 민심을 새삼 확인케 했다. 특히 이날 서울역광장 한편에서 전도를 마치고 돌아가던 김모(43·서울 중구 남학동)씨는 “하나님을 두려워할 줄 아는 후보가 국회의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다가 설문조사판에는 ‘도덕성과 개혁성’에 한 표를 던진 뒤 “깨끗한 정치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서공열(60·서울 구로5동)씨는 “난 이번에 후보는 한나라당,정당은 민주당 찍을 거야.경제가 가장 중요하니까.”라고 밝힌 뒤 ‘전문성’ 항목에 스티커를 붙였다.젊은층들은 세간의 우려만큼 캠페인에 대한 관심이 낮지 않았다.이번 총선이 첫 투표라는 오종현(22·서울 관악구 신림본동)씨는 “인터넷으로 후보 점수매겨 보고 부모님과도 상의해 봐야겠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법정다툼 사건 담당 재판장 당사자 골프향응 받아 파문

    인천지방법원장과 인천지법 부정부패전담재판부 재판장이 법정다툼중인 대기업 간부로부터 골프접대를 받은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12일 인천지방법원에 따르면 인천지방법원장과 인천지법 부정부패전담 재판장인 김모 부장판사가 인천 서구 가좌동 소재 주공아파트 재건축 시공업체 선정을 둘러싸고 인천지법에서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는 사건 당사자인 H건설 재건축 담당 김모 상무와 11일 오전 경기도 용인 소재 R골프장에서 골프를 쳤다. H건설은 서구 가좌동 주공아파트 1단지 재건축 시공업체로 선정됐으나,지난해 9월28일 조합원들에 의해 경쟁사인 H공영으로 시공권이 넘어갔으며,H공영측과 철거금지가처분 소송 등 수건의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H건설이 최근 이 아파트 조합장을 상대로 제기한 조합장 직무집행 가처분 소송도 이날 재개됐으나 재판부의 소송인 명의변경 요청으로 연기됐다. 이에 대해 김 부장판사는 “골프회동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재판이 종료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재판결과를 지켜봐 달라.”며 “도덕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법원 법관윤리강령에는 “법관은 재판업무상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당사자와 대리인 등 소송 관계인을 법정 이외의 장소에서 면담하거나 접촉하지 아니한다.”고 규정돼 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 [총선 D-2] 자민련 “오매불망 내각제”

    자민련 총선공약 가운데 다른 정당과 가장 차별화된 공약이라면 내각제로의 권력구조 개편이다.김종필 총재는 유세 때마다 “수백억 수천억을 갈취하고 대통령이 되려고 과욕을 부리며 얼굴을 들고 돌아다니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면서 “대통령제는 그만하고 참된 민의를 대변하는 의회 민주주의,책임정치를 하는 내각 책임제로 바꿔야 한다.”며 내각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자민련은 내각책임제를 17대 국회 임기내에 관철시키기 위해 내각제에 동조하는 모든 세력과 연합,정계개편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17대 국회 구성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강도는 다르겠지만 자민련이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성공할 경우,통치구조 개편문제는 어떤 식으로든 공론화될 가능성이 높다. 자민련이 강조하는 두번째 공약은 신행정수도의 충청권 이전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공직자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고위공직자 비리조사기구’ 설치 및 ‘국민소환제’ 도입도 담고 있다. 특히 부정부패로 증식된 공직자 재산은 끝까지 추적, 국고로 환수하는 방안도 있다. 경제분야에서는 성장우선 정책기조를 강조한다.투자확대 및 외자유치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기업가가 존중받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기업의 경영권 안정과 투자활성화를 위하여 출자총액제한 제도는 폐지한다는 입장이다.서민들의 아파트 분양가 공개도 담고 있다.보수정당답게 현행 호주제는 그대로 유지한다는 입장이다.공교육 확립을 위해 고교평준화 제도는 폐지하고 자립형 사립고 확대방침을 내놓고 있다.대북정책에 있어서도 ‘선(先) 안보,후(後) 통일’ 기조를 굳건히 한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총선 D-5] ③충북·강원

    ●충북 “청와대하고 여당 지들끼리 다해먹게 봐둘 수는 없잖여.” “그래도 무조건 우리당 찍을겨.” 충북 청주시 상당구 석교동 육거리시장에서 건어물을 판매하는 최인자(42·여)씨 부부는 서로 다른 입장을 나타냈다.절대 강자를 인정하지 않는 충북지역의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하는 대목이다. 행정수도 이전과 탄핵 후폭풍으로 우리당에 쏠렸던 충북지역 민심은 박근혜 효과와 정동영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 등으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50대 이상에서는 ‘반(反)우리당’ 정서도 대두된다.그러나 경기 침체와 정치권에 대한 불신,개정된 선거법 등으로 시민들의 선거 체감도는 매우 낮은 편이다. 지역의 핫 이슈인 행정수도 이전은 ‘이전 추진력’을 바라는 우리당에 야당이 ‘실천여부 감시’로 맞대응하면서 대선때와 같은 파괴력은 보여주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강대운(70·청주시 상당구)씨는 “나이 먹은 사람은 필요없고 젊은이와 데모하는 사람만 찾는 우리당에 실망이 크다.”며 “사람은 괜찮은데 당을 봐서는 찍어주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터미널에서 만난 택시기사 문석구(48)씨는 “탄핵전만해도 한나라당 분위기가 좋았는데 지금은 아주 역전됐다.”며 “그러나 탄핵을 너무 우려먹는 우리당에 대한 반감도 있다.”고 소개했다. 정치권에 대한 쓴소리와 냉소도 이어졌다. 육거리 시장 상인 김명자(46·여)씨는 “먹고 살기도 힘든데 무슨 투표냐.”면서 “당선되면 다 똑같아진다.”고 지적했다.회사원 김원영(35)씨는 “탄핵과정을 지켜보면서 여야할 것 없이 정치권이 한심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며 “정치는 아예 관심없다.”고 말했다. 대학생 박민수(21)씨는 “출마 후보는 잘 모르지만 우리당과 민노당을 지지한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소신대로 행동하는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C일보의 이모 기자는 “17대 총선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이 저조하지만 투표일이 다가오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금 분위기라면 우리당이 충북지역 8개 지역구에서 과반수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했다. 청주 박승기기자 skpark@ ●강원 “한나라당이면 어떻고 열린우리당이면 어떻소.구관이 명관아니요.”“무슨 소리,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바꿔야 한다니까.” 전통적으로 보수성향이 강한 강원도 영동지역의 표심은 안개정국이다. 강릉시 중앙시장통에서 야채좌판을 벌이고 있는 김순자(59·여)씨가 “탄핵역풍으로 야당이 선거판에서 혼쭐나고 있지만 대통령이 잘했으면 그사람들이 그렇게까지 했을라구.”라며 한나라당 옹호론을 펴자 주변상인들 사이에 입씨름이 벌어졌다.한 아주머니는 “그동안 시민들이 한나라당을 밀어준 대가로 강릉이 요모양 요꼴 아니냐.”고 쏘아붙인 뒤 “이번에야말로 정신차려 제대로 된 일꾼을 뽑아 중앙으로 올려 보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얼마 전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중앙시장을 찾아 바람을 일으킨 탓인지 “텔레비전에서 눈물 흘리는 걸 보니 애처롭더라.”는 동정론도 흘러 나왔다. 그러나 이지역 20∼40대의 청장년층은 “물갈이는 당연하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듯했다.처음 투표에 참가한다는 관동대 이아람(20·여)양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말도 있잖아요.기성 정치인들이 국민을 볼모로 자신들의 밥그릇싸움만 하는 모습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회사원 김남인(42)씨는 “강릉도 이제는 변해야 한다.”며 “언제까지 지연·학연에 연연해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국회의원을 뽑아 지역발전을 더이상 미룰 수는 없다.”고 일침을 놓았다.“보궐선거까지 치르며 재차 뽑아준 후보가 부정부패당의 중심에 있었다.”며 시민명예회복론까지 나왔다.그러나 60대 이후 연령층에서는 우리당의 ‘노인 폄하발언’에 대한 반감이 강하게 남아 있었다.김동일(71)씨는 “애지중지 자식을 키워놨더니 다 컸다고 부모더러 집 나가라는데 억장이 안무너지는 부모 어디있느냐.”며 화를 삭이지 못했다. 춘천·원주 등 영서지역 유권자들도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원주시 단계동에서 만난 상인들은 “인물을 보고 찍어야 한다.”는 주장에서부터 “정당을 보고 개혁정국을 이끌 거대여당을 지지해야 한다.”“거대여당을 견제하기 위해 건전 야당을 지지해야 한다.”며 반응이 엇갈렸다.춘천시 재래시장인 요선동 골목 상인 김모(54)씨는 “강원도는 어느 지역에도 치우치지 않고 살아왔다.”며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된 신선한 일꾼을 뽑아 강원도의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충남·대전 “철새고 뭐고,고향 사람 찍어 줘야지.” “그 ×이 그 ×이지 뭐,다들 똑같아.여론은 양승숙이가 좋아.” 충남 논산시 화지동 중앙시장.친구 가게에 놀러온 강영숙(56·주부)씨가 자민련 이인제 후보를 두둔하자 한옥자(53·주부)씨가 이렇게 받았다.한씨는 “남자가 줏대없이 여기저기 전전하고,유들유들해가지고”라면서 “여기는 탄핵반대 여론도 강하고 외지인도 많다.”고 섣부른 판단을 꺼렸다.그리고는 하나같이 정치인에 대한 비난에 더 열을 올렸다.한씨는 “나라님들이 서민과 농민 살릴 생각은 않고 자기 배만 불리고 있다.”며 “그들이 서민을 독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속내를 잘 안 드러내는 충청인 특유의 기질답게 “그걸 왜 물어유.” “살기도 힘든데 선거는 무슨….”이라고 물러섰지만 만나본 주민의 열 명에 6∼7명은 이인제 후보를 지지했다.건양대 이상범(23·경찰행정학과 3년)씨는 “관행처럼 이인제를 찍어왔다.딱히 찍을 사람도 없고”라고 말했다.탄핵정국에 우리당이 선전중이지만 대대로 이어진 연고주의는 남아 있었다. 김종필 총재의 고향인 부여는 더 했다.버스터미널 금남다실에서 만난 60대 노인은 “JP가 인물은 인물이다.”면서 “JP나 김학원 후보가 지역발전에 득이 된다고는 생각지 않지만 그래도 자민련”이라고 강조했다.“JP보고 어쩌구저쩌구 하지만 그래도 JP는 살아 있어.”그는 “다른 농촌처럼 부여도 노인들이 많은데 정동영 의장의 노인폄하 발언은 치명타”라고 덧붙였다.부여는 20∼30대가 32%인 반면 절반이 50대 이상 유권자다. 석성면 조태현 총무계장도 “노인들에게는 ‘보릿고개’를 없애준 JP의 3공화국이 향수로 남아 있다.”고 귀띔했다. 지난번 폭설피해 복구작업이 한창일 때 탄핵안이 가결돼 군·경들이 모두 철수,탄핵안 가결에 동참한 자민련에 대한 감정이 좋지않고 같은 선거구인 청양에서 자민련 김학원 후보를 고향사람이라고 밀면 부여출신 우리당 유병용 후보로 쏠릴 수도 있다.조 계장은 “여기가 무너지면 자민련도 무너지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한 뒤 “젊은이들의 탄핵반대 여론이 높지만 자민련이 이기지 않겠느냐는 게 이 지역 여론”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학 등 젊은층이 많은 공주는 부여와 달랐다.산성동 뚝방시장에서 생선가게를 운영하는 이태수(30)씨는 “후보,당 모두 우리당을 찍겠다.”며 “시장에서 노인들이 얘기하는 걸 들어봐도 우리당 얘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옆에 있던 40대 아주머니도 “선거라면 관심도 없었던 우리 두 아들도 이번에는 꼭 투표장에 가 우리당을 찍어주겠다고 한다.”고 거들었다. 공주대 임현정(21·대기과학과 2년)양은 “우리당이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것같아 찍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윤달중 노인회 공주시지회장은 “정진석(자민련) 아버지(정석모)를 잘 알아 진석이를 찍을 것”이라며 “정석모씨가 공직계와 노인들에게 영향력이 커 만만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전 대흥동성당 신자인 윤대섭(31)씨는 “우리당을 지지한다.”며 “친구들도 다 우리당을 찍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윤씨와 함께 있던 30대 남자 신자 2명도 같은 입장이다. 중구 은행동 청소년거리에서 만난 전민화(22·회사원)씨는 “탄핵에 가담한 당들이 너무 싫다.”고 말했고 서구 둔산 허준헤어코코 20대 헤어디자이너 천성환씨는 “후보·정당 모두 우리당을 찍겠다.이번에는 세대간 차이가 많이 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대전은 우리당 지지 분위기가 짙다.행정수도 이전 기대감에 부동산 값이 급등하면서 자산가치가 올라가자 시민들이 고무돼 우리당에 호의적이다.대전은 주택보급률이 98%를 넘어 시민 대부분 부동산 상승혜택을 보고 있다.한나라당 대전시지부 김갑중 사무처장은 “시민들이 부동산 급등혜택을 그동안 봐왔고 지금도 그 기대감이 무척 높은 편”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지역당과 전통 보수당을 지지하던 노인들은 각기 입장이 달랐다.대전역 앞 목척공원에 모여 있던 노인 가운데 김종선(68)씨는 “노인들은 300원짜리 라면 얻어먹으려고 이렇게 헤매고 있는데 김종필이는 수십억원을 들여 부모산소를 부여에서 예산 명당자리로 옮겼는데 무슨 자민련이냐.”고 말했다.옆에 있던 한 노인도 “× 빨았다고 자민련 찍느냐.”고 거칠게 내뱉었다.둘은 후보에 대한 투표는 포기하고 당만 민노당을 찍어주겠다고 했다.한길만(66)씨도 “후보는 안면이 있는 강창희(한나라당)를 찍겠지만 당은 민노당을 찍겠다.”고 맞장구쳤다. 황광석(66)씨는 “예전에는 자민련을 무조건 찍었지만 이번엔 투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 ˝
  • [11일 TV 하이라이트]

    ●시사매거진2580(오후 9시45분) 지금 우리 정당들은 어떤 정책 공약들을 내놓고 있는지,그 정책들이 실천 가능한 것인지를 짚어본다.선거는 국민들의 선택이자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기도 하다.이번 17대 총선에서 국민들은 정치권에 어떤 점수를 줄지, 정치권이 지난 1년간 보여준 행태를 국민의 눈으로 쫓아가 본다. ●인사이드 월드(오후 1시25분) 아프리카 대륙의 중서부에 위치한 카메룬은 열대우림을 무분별하게 개발해 피그미족인 ‘바카’족도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고 야생동물도 멸종위기다.정부의 무관심과 부정부패,다국적 기업의 이윤추구로 야생동물과 함께 사라지는 바카족의 현실을 살펴본다. ●책,내게로 오다(오후 9시20분) ‘마음을 바르게 하라.’는 글귀로 문을 연다.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바르게 하며 자기수양을 위해 노력했던 조선의 청백리들.청렴결백을 고집했던 그들의 이야기인 ‘조선의 청백리’를 저자 이영춘이 전해준다.조선의 청백리 중 대표적 5인을 중심으로 담은 영상을 보며 궁금증을 풀어나간다. ●최동호의 세상읽기(오전 7시) 차세대 성장 동력 산업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IT산업과 참여정부의 12대 국정과제 중 하나인 ‘과학기술 중심사회’.한국은 이제 IT선진국으로 도약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를 안고 있다.과학기술부 오명 장관과 정보통신부 진대제 장관 등 두 과학기술 선봉장과 함께 과학의 달을 마련한다. ●일요일이 좋다(오후 6시) 아기 현규와 전도연이 커플룩을 입고 사진관 나들이를 한다.현규와의 이별을 위해서 공항으로 떠나는 현규 앞에서 눈물을 쏟는 전도연 어머니와 전도연.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하고 떠나가는 현규의 모습을 보여준다.유재석과 지상렬이 일본 요코하마 마리노스에서 활약 중인 유상철을 찾아간다. ●비타민(오후 10시) 검도를 배우기 위해 도장을 찾은 건강 아줌마와 네명의 도전자들의 검도 수업을 위해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 최민수가 직접 나섰다.검도 공인 4단의 실력으로 검도의 진수를 보여줄 최고의 사범,최민수와 함께한다.또한 특별 프로그램으로 유산소 운동을 통한 신체단련기를 전격 공개한다. ●무인시대(오후 10시20분) 이의민은 명종을 협박해 이지순을 방면시켜 자신의 반역 혐의를 푼 뒤 문하시중의 자리에 오른다.홍련화는 최충헌을 찾아가 최우가 자신의 보호 하에 있음을 알려주고 또 이런 일이 생길 땐 이의민에게 고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최충수는 이의민을 칠 계획으로 자신의 계원들을 소집한다. ˝
  • [총선 D-6] (4) 남윤인순 여성단체연합 대표

    “이제 여성 유권자들이 나설 때입니다.여성이 집안이나 사회에서 총선 주도권을 쥐고 가자고요.” 한국여성단체연합 남윤인순 대표는 “16대 국회에서 여성 의원들의 비율은 5.9%에 불과했지만,의정활동 순위는 모두 상위로 평가됐다.”면서 17대는 국회 안에서나,바깥에서나 여성의 섬세함이 정치를 새롭게 바꿀 수 있는 동력이 될 수 있음을 역설했다. 남윤 대표는 “안타깝지만 그동안 상당수 여성들은 이미지와 감성 등에 의존해 투표해왔던 것이 현실”이라면서 “여성이 전체 유권자의 절반이 넘는 상황에서,좀더 적극적으로 정책 등을 비교하고 투표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실제 투표 장소인 가정을 떠나 직장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생활하는 남자들과는 달리 여자들은 의지만 있으면 인터넷 검색,이웃과 정보 교환 등 정보 접근이 더 쉽다는 설명이다. 남윤 대표가 바라보는 이번 총선의 핵심은 단순히 여성 의원들의 당선 여부만이 아니다. 부정부패와 지역주의,당리당략이 주를 이루는 우리의 정치문화를 깨끗한 정치,생활참여정치,성실한 정치로 바꿔내고,이를 위해 여성 의원들의 원내 진출을 지지함은 물론,패러다임의 변화에 함께 하는 남성 의원들 역시 지지한다는 것이 남윤 대표의 생각이다. 하지만 여성계나 유권자 개개인의 입장에서 봤을 때 어려움이 적지 않은 것 또한 현실임을 토로한다. 남윤 대표는 “공약과 정책만으로 당과 후보를 차별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모두가 화려한 정책을 내세우고 있지만 구체적 방법은 전혀 없는 것이 태반”이라면서 공약의 허구성을 꼬집었다.그는 “실제 그동안 호주제 폐지에 반대하던 한 정당도 선거가 임박하자 찬성으로 바뀌었다.”며 당론으로 결정한 것인지,단지 표를 모으기 위한 ‘립서비스’인지 의문을 제기했다.그는 이밖에도 출산·육아,모성보호 등 양성평등 문제에서도 정책 차별 및 정책 실현을 위한 구체적 계획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널리 알려진 대로 남윤 대표의 남편은 환경운동연합 서주원 사무총장이다.부부가 시민사회단체의 양대 산맥을 이끌고 있는 셈이다.남윤 대표는 “부부가 함께 후보들의 점수를 매겨보며 토론한 뒤 투표하는 것은 평등가정과 정치개혁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일”이라고 여성들의 관심과 참여를 독려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인천시 “부정·부패 신고하세요”

    인천시는 전국 최초로 공무원 부정부패와 관련된 ‘내부 고발제’를 운영하기로 했다. 7일 시에 따르면 내부 고발의 활성화를 통해 공무원 내부의 구조적 비리를 차단,청렴도를 높이기 위해 내부 고발자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마련하기로 했다.이 차원에서 시는 내부 고발자에게 신고금액의 10배를 포상금으로 지급하고,인사상 혜택을 최대한 주기로 했다.특히 신고자가 부패행위를 신고하는 때부터 사건이 종결될 때까지 비밀을 엄격히 지키고,신고자 본인이 관련된 사안에도 불이익을 주지 않는 것은 물론 포상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신고대상은 ▲업무와 관련해 금품이나 향응을 받는 행위 ▲직위를 이용해 부당한 이득을 얻거나 시 재정에 손실을 끼치는 행위 ▲공정한 직무수행을 해치는 알선·청탁 행위 ▲기타 부당이득을 취하는 행위 등이다.신고는 시 감사관실로 서면이나 유선으로 할 수 있다. 시는 6월부터 시행에 들어갈 방침이다.인천 김학준기자 kimhj@˝
  • [총선 D-8] 5개정당, 면책특권 제한 찬성

    한나라당·민주당·열린우리당·자민련·민주노동당 등 주요 5개 정당이 6일 정책공약을 놓고 처음으로 방송 토론대결을 펼쳤다. 정치분야 토론에서 한나라당은 측근비리조사처 신설 및 특검 상설화를 부각시켰고,민주당은 부정부패 비리자에 대한 사면권 제한 및 공직자 정보공개 확대,열린우리당은 정치자금 및 권력형 비리에 국한한 한시적 특검제 상설화를 각각 내걸었다. 자민련은 내각책임제를 전제로 국회의원 비리재산 국고환수제와 고위공직자 비리조사처 신설,민노당은 부정자금 몰수제 도입을 강조했다. 각당은 정치개혁 실현방안으로 ‘정책개발 확대 및 정당 민주화’(한나라당),‘지역주의 척결 및 정책 투표’(민주당),‘부정부패 엄단 및 정치세력 교체’(열린우리당),‘중·대선거구제 전환’(자민련),‘독일식 정당명부제 비례대표 선출’(민노당)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16대 국회 불신을 초래했던 국회의원 면책·불체포특권 제한과 ‘방탄국회’ 차단에 대해 참석자들은 대체로 찬성했다.면책특권이 허용되는 국회의원의 ‘직무상 발언’을 명확히 법규화(열린우리당)하고,체포동의안 제출시 본회의 자동 상정 및 전자표결(한나라당)하자는 구체적인 의견도 나왔다. 김상연기자 carlos@˝
  • [후보자 채점합시다-참여인사 릴레이제언]③최병모 민변회장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최병모 회장은 개별 언론과 인터뷰하지 않는 원칙으로 유명하다.그런 그가 17대 총선을 열흘 남짓 앞두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 응했다.이번 총선의 역사적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 덕분이다. 지난 3일 서울 역삼동 법무법인 덕수사무실에서 만난 최 회장은 국가보안법 폐지에 동의하는지,국회의원 주민소환투표제 도입을 통한 대의민주주의 완성의 의지가 있는지,친일·독재권력 등 과거사 청산의 의지가 있는지 등을 자신의 투표 기준으로 삼겠다고 밝혔다.유권자들 또한 후보의 점수를 매길 때 이를 주요한 평가,판단의 기준으로 삼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17대 국회는 ‘진보적 국회’가 되어야 한다.17대 국회가 국가보안법만 폐지해도 우리 사회는 엄청나게 달라지며 역사는 이를 길이 기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어 “사회·문화적 번영과 정치 자유가 보장되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 등 비틀린 과거사를 바로잡는 절차가 중요하다.”고 과거사 청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최근 송두율 교수에 대한 중형 구형과 ‘JSA’,‘실미도’ 등 영화 소재의 다양성 등을 대비되는 실례로 들며 “사문화돼 가면서도 여전히 엄존하는 국가보안법 아래 사회의 정치·사회·문화적 발전은 더디거나 퇴보할 수밖에 없다.”고 국가보안법 폐지가 필요함을 거듭 밝혔다. 최 회장이 바라보는 노무현 대통령은 ‘애증(愛憎)의 대상’이다. 최 회장이 지난 대선 때 노무현 후보를 공개지지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하지만 정부 출범 이후 대북송금특검법,이라크 파병,부안 핵폐기장 문제,집시법 개정,테러방지법 제정,FTA문제 등 각종 현안에서 노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며 반대편에 섰던 것 역시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어려운 상황에서도 우리 사회의 개혁과제를 끌고 나가리라 믿었기에 그 실망은 더욱 컸던 것이다.이는 4·15총선이 자칫 ‘친노 대 반노’ 또는 ‘탄핵지지 대 탄핵반대’로 단순화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로 나타났다.그는 가장 이상적인 17대 국회를 ‘진정한 보수정당’과 진보정당으로 나뉘어 정책과 이념,입장으로 경쟁하며 국민들로부터 평가받는 모습으로 그렸다. 최 회장은 “탄핵 찬성,반대보다는 정책과 이념을 통한 선택의 장이 되어야 할 것”이라면서 “이번 총선을 통해 무이념·무정책,지역주의,부정부패에 만연한 현 정당들을 정강·정책이 분명한 정당으로 탈바꿈시켜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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