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부정부패
    2025-12-18
    검색기록 지우기
  • 토론회
    2025-12-18
    검색기록 지우기
  • 연합군사훈련
    2025-12-18
    검색기록 지우기
  • 근육통
    2025-12-18
    검색기록 지우기
  • 정전협정
    2025-12-1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238
  • [사설] 골프접대 받은 얼빠진 경남기관장들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청와대의 ‘골프 자제령’이 내려진 가운데 경남의 핵심권력 기관장 4명이 지난 2일 현지 기업인들에게 골프 접대를 받은 사실이 밝혀졌다. 골프 접대를 받은 기관장들은 이운우 경남경찰청장과 이인구 국정원 경남지부장, 김태교 육군 39사단장, 박완수 창원시장 등 4명이다. 이들이 골프를 친 날은 공교롭게도 이명박 대통령이 여름 휴가를 위해 경남 모처의 휴양소를 방문하기로 한 바로 전날이다. 경비 대책을 진두지휘해야 할 이들 기관장은 집단으로 접대 골프를 친 것도 모자랐는지, 곧바로 음식점에서 양주와 소주, 맥주를 섞은 폭탄주를 마시며 질펀하게 술판까지 벌였다고 한다. 그린피(130만원)는 물론 음식비 등 모든 비용을 기업인이 지불했다. 공직자 기강이 이 정도로 땅에 떨어졌다는 데 개탄할 뿐이다. 이번 사건은 권력 기관의 기업인 유착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이번에 연루된 인물은 경찰과 정보기관, 군부대, 행정기관 등 그야말로 지역 사회를 좌지우지하는 핵심권력의 수장들이다. 접대 골프 자체도 문제지만 자칫 부정부패의 연결 고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있다. 공직자들이 골프 접대를 받는 것은 금품수수 및 향응에 해당하는 사안이다. 공무원 복무규정과 행동강령에 분명히 저촉된다. 이 때문에 국가 청렴위는 아예 모든 공직자들은 비용을 누가 부담하든 직무와 관련된 사람과는 골프를 칠 수 없도록 지침까지 마련했다. 아무리 엄격한 윤리강령과 지침이 존재한들 솔선수범의 실천이 없으면 공염불에 그친다는 사실을 이번 사건은 통렬하게 일깨워 준다. 당국은 이번 사건의 경위를 엄정하게 조사해 관련자들을 규정에 따라 처리, 일벌백계의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 [옴부즈맨 칼럼] 신문의 장래, 고품질 정보에 달렸다/ 김재범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장

    [옴부즈맨 칼럼] 신문의 장래, 고품질 정보에 달렸다/ 김재범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장

    지난 2주간은 서울신문 창간 105주년 특집기사와 함께 중국 신장위구르 유혈사태, 우리나라 인터넷시스템을 강타한 디도스(DDos) 공격 등에 대한 국내외적인 기삿거리가 넘치는 주간이었다. 기사가 많았던 만큼 좋은 기사뿐만 아니라 문제점 있는 기사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창간 105주년을 기념하여 총 32면에 걸쳐 특집으로 7월17일 게재된 ‘新아시아시대’는 거시적이고 분석적인 관점에서 한국과 아시아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내용들이 많았다.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다양한 분야를 진단하고 중국과 인도 등 우리나라와 아시아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국가들의 현 상황 등을 소개한 창간특집은 독자들을 위한 수준 높은 정보를 제공하려는 서울신문의 성의와 노력을 한눈에 보여 주었다. 그러나 좋은 내용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문제점은 지적받을 수 있다. 우선 내용이 너무 장밋빛 일색이라는 것이다. 앞으로 세계경제의 주도권이 대서양에서 아시아로 올 것이라는 전망은 지나치게 낙관적인 면만을 부각시킨 결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한국을 비롯하여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적이고 정치적인 저력을 강조한 것은 좋았지만 각국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들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도 함께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최근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유혈사태가 심각하게 진행 중이고, 수시로 불거지는 티베트 독립운동 등과 같은 국가 분열의 위험성에 대한 진단 없이 중국의 장밋빛 미래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사실을 왜곡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회 전반에 걸친 부정부패 문제와 지나친 빈부격차, 이미 시작된 심각한 환경문제 등도 중국의 미래를 위협하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인도의 경우 해결가능성이 단기적으로 매우 희박한 계급갈등과 빈곤문제, 주변국들과의 분쟁에 대한 진단 없이 인도의 미래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전망해서는 안 될 것이다. 황석영-김지하의 구상을 소개한 것은 흥밋거리는 될 수 있어도 현실과는 괴리가 있어 보였다. 황석영의 ‘알타이 문화 연합’이나 ‘몽골+2코리아’, 김지하의 ‘동북아 문화 연대’ 등은 우리가 처한 객관적인 현실과 거리가 멀거나 근거도 불분명한 내용으로 (독자에게 권위있게 비쳐져야 할) 창간특집에 어울리지 않는 황당한 주장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했다. 디도스 공격에 대한 기사들 중 일부는 확실치도 않은 사안들을 가정에 입각해 독자들의 흥미를 끌려는 의도가 엿보였다. 특히 일부 제목들이 그랬다. 7월9일자 1면에 보도한 “디도스공격 배후 北-종북세력 가능성”이라는 제목의 기사와 7월11일자 1면에 보도한 “북정찰국 110호 연구소 주도 19개국 92개 IP 통해 테러”라는 제하의 기사는 확실치도 않은 내용을 가능성, 추정, 의혹 등으로 포장해 독자들의 시선을 끌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기사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가능성은 있지만 “기술적 확인은 못해”(7월10일자 4면), “수사가 끝나지 않아 단정하기에는 이르다”(7월11일자 1면), “북한의 개입여부에 관해서는 아무런 정보가 없으며 확인해 줄 수 있는 것도 없다”(7월11일자 4면) 등으로 보도된 것으로 보아 의도적인 제목이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서울신문 창간 105주년은 우리나라 신문역사에서 의미 있는 일이다. 세계 도처에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던 신문들이 인터넷과 같은 새로운 매체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폐간하는 사례가 빈번한 가운데 아직도 굳건히 자신의 자리를 100년 이상 지키고 있는 서울신문의 미래는 보다 질 높은 정보제공이 핵심이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김재범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장
  • “해외복지사업에 낭만은 없습니다”

    “해외복지사업에 낭만은 없습니다”

    │시엠리아프(캄보디아) 강병철특파원│“해외복지사업은 낭만이 아니라 현실입니다.” 지금의 아름다운세상(BWC)을 성관 스님의 공덕비라 하면 무리일까. 도움의 손길이야 종단과 신도들을 비롯 각처에서 답지했지만, 그 손길들을 오롯이 모아 캄보디아를 어루만지게 한 건 스님의 8년동안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난 8일 시엠리아프 BWC 사무실에서 만난 성관 스님은 “경제부국들이 NGO활동을 할 때 보통 낭만적인 생각을 가지고 시작하지만 실제 느끼는 문화적 차이는 크다.”면서 단순히 동정심에 시작하는 해외복지사업을 경계했다. 사실 그도 시작은 ‘낭만적’이었다. 스님이 캄보디아에 처음 온 건 1996년. “앙코르 유적을 보고는 예술성에 놀라고 동양인의 자부심도 느꼈죠. 하지만 잠깐만 돌아봐도 캄보디아의 현실은 어두웠습니다.” 세계유산에는 전세계 관광객들이 몰렸지만, 그곳에는 학교도 가지 못하고 “원달러”를 외쳐야 하는 어린이들이 많았다. 평소에도 같은 뜻을 가지고 있던 스님은 이때 해외 봉사에 모든 것을 쏟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2002년 실천불교승가회 의장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일을 벌였다. 일사천리였다. 사단법인 ‘로터스월드’를 꾸리고 프로젝트를 하나씩 수행해나갔다. 캄보디아 정부와 업무협정(MOU)을 체결하고, 공사를 시작한 지 2년 만에 BWC를 개원하고 어린이들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뜻대로만 일이 되진 않았다. 낭만과 현실의 괴리가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 것. “현지인들은 오랜 전쟁 탓에 직장에 대한 애착도 없고 약속개념도 희박합니다. 정부기관의 부정부패도 말할 수 없을 정도죠.” 정부와 MOU까지 체결했지만, 길 하나 내는 데도 로비가 필요했다. 하지만 스님은 “이런 차이를 극복하는 게 해외복지사업”이라고 말한다. 그러지 않으면 장기적 교류를 위한 신뢰가 쌓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러 번 강조한 “홍보보다는 내실을 기한다.”는 말과도 같은 맥락. 그는 지금도 ‘이벤트’가 아닌 지속적인 국가간 교류를 위한 방향으로 BWC를 운영하고 있다. 스님은 “한국불교는 국제후원에 후발주자”라면서 “종단차원에서도 타종교와의 교류에 앞장서고 해외사업에 더 큰 힘을 실어줘야 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조계종도 위상에 걸맞은 NGO단체가 많이 나오고, 거기서 활동하는 학생·불자들도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작은 바람을 전했다. bckang@seoul.co.kr
  •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 전격 사퇴] 자진 사퇴 배경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 전격 사퇴] 자진 사퇴 배경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의 벽을 넘지 못하고 14일 자진 사퇴한 이유는 꼬리를 무는 의혹에 명쾌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면서 도덕성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신뢰를 잃은 검찰총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서거로 벼랑 끝에 선 검찰을 개혁할 수 없다는 검찰 내부의 위기의식도 영향을 끼쳤다. 전임 검찰총장보다 사법연수원 3기나 아래인 천 후보자를 전격 발탁하면서 청와대는 인적 쇄신을 통해 검찰의 위기를 정면돌파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러나 검찰을 발칵 뒤집어놓은 ‘깜짝 인사’다 보니 준비가 미흡했고 후폭풍은 상상 이상이었다. 천 후보자 자신도 검찰총장은 2~3년 후에나 가능한 자리라고 생각한 터라 자기관리가 지나치게 허술했다. 지난 정권 때 지방으로 돌며 중용되지 못한 ‘공안통’인 데다 지난해에는 ‘검사장의 무덤’으로 불리는 수원지검장으로 발령받으면서 윗자리를 준비하지 못했다는 해석도 있다. 떠오른 의혹의 핵심은 사업가 박모(53)씨와의 ‘수상한 관계’였다. 천 후보자는 지난 3월10일 총재산(14억 6000만원)의 2배가 되는 28억 7500만원을 주고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고급아파트(전용면적 213㎡)를 샀는데 계약금 3억원을 포함해 15억 5000만원을 박씨에게 빌렸다고 밝혔다. 천 후보자는 박씨를 ‘가끔 만나는 사이’라고 말했지만, 부부동반 골프 외유에다 천 후보자 부인이 박씨와 같은 날 같은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명품 핸드백을 산 것으로 드러나면서 박씨가 천 후보자의 ‘스폰서’가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였다. 가족의 호화·과소비도 구설에 올랐다. 야당의 공격은 거세지고 여론은 나빠졌다. 특히 도덕성이 무너진 만큼 검찰총장이 되더라도 2년간 부정부패 수사를 제대로 지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검찰 내부에서 나왔다. 결국 천 후보자는 “국민의 상실감이 너무 크다. 나의 부덕의 소치”라는 말을 남기고 24일간의 후보자 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김원기 “분권형 대통령제로” 박관용 “국회 양원제로 개편을”

    김원기 “분권형 대통령제로” 박관용 “국회 양원제로 개편을”

    전직 국회의장들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근절하기 위한 개헌 방안을 다양하게 쏟아 냈다. 국회 미래한국헌법연구회가 9일 국회 본청에서 마련한 ‘역대 국회의장 개헌 좌담회’에서였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지적하고, 제도적 보완과 운영의 묘를 강조했다. 이만섭 전 의장은 “헌법이 20년이 지나 많이 손질할 때가 됐다. 대통령의 권한이 막강해 권력형 부정부패가 끊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안으로 분권형 대통령제 또는 내각책임제를 내놨다. 이 전 의장은 두 제도 하에서 국회가 국정운영의 중심이 되기 위해 국회의원의 자질을 높이고, 중대선거구제를 통해 지역구도를 타파할 것을 주문했다. 김원기 전 의장은 미국 헌법학자 칼 뢰벤슈타인의 “대통령제는 미국 국경을 넘는 순간 민주주의에 대한 죽음의 키스로 변한다.”는 말을 인용하며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거듭 강조했다. 김 전 의장은 “지정학적으로 대륙세력과 해양세력 사이에서 생존해야 하는 우리 현실을 감안할 때 대통령은 초당적으로 외교·안보에만 집중하고, 내치는 의회 다수당의 지지를 받는 총리가 담당하는 분권형 대통령제가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제보다는 의회와 정치 문화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박관용 전 의장은 “권력구조보다는 국회 운영에 더 문제가 있다.”며 현행 단원제에서 양원제로 개편할 것을 주장했다. 박 전 의장은 “단원제에서는 국회 운영이 대단히 졸속이고 다급하게 이뤄진다.”면서 “몇사람의 실력자에 의해 오도되고 있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김수한 전 의장은 정치권의 개헌 움직임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헌정 60년 동안 개헌은 항상 위정자의 권한 강화나 집권 연장을 위한 것이었다.”면서 “전후 미국 점령군에 의해 만들어진 일본 헌법도 개정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지금까지 한번도 손질하지 않고 잘 운영되고 있다.”며 운영의 묘에 방점을 찍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재개발 ‘공공관리1호’ 성수동 첫 시험무대에

    재개발 사업을 공공이 주도하는 ‘공공관리자 제도’가 서울 성동구에서 첫 시험무대에 오른다. 이호조 성동구청장이 공공관리자로 나서 정비업체를 직접 선정하는 등 재개발 사업의 투명성 확보에 뛰어들었다.성동구는 8일 성수동 72의10일대 65만 9190㎡ 재개발 사업에 ‘공공관리자 제도’를 첫 적용하는 내용을 담은 성수구역 지구단위계획 열람을 공고했다고 이날 밝혔다. 성수구역에는 아파트 7000여가구가 들어선다.공고안에 따르면 공공관리자인 구청장이 정비업체를 직접 선정하고, 조합설립추진위원회 구성부터 승인까지 주도적으로 관리하며 이후 지속 여부는 추진위가 선택하게 된다. 성동구는 이달 중 정비업체 선정 절차에 들어가 다음달 추진위원장을 선출한다. 이후 9월 추진위원회 승인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권리관계 조사와 소유자 명부작성, 주민총회 개최 등을 맡을 정비업체는 공개 경쟁입찰로 선정한다. 또 주민들이 추진위원장을 투명한 절차를 거쳐 선출할 수 있도록 구청이 감독·감시한다. 현재는 위원장을 희망하는 주민이 다른 주민보다 먼저 과반수의 주민동의서를 받으면 위원장이 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 정비업체 등과 결탁, 주민동의서를 매매하는 등 부정부패가 끊이지 않고, 주민 간의 불신으로 이어져 재개발사업이 차질을 빚기도 했다.이 성동구청장은 “재개발 사업의 투명성은 물론 공사비 절감, 공사기간 단축 등 각종 이익이 주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라면서 “성수구역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구의 모든 재개발에 공공관리자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보리소프 불가리아 야당 총재

    [피플 인 포커스]보리소프 불가리아 야당 총재

    유럽연합(EU)의 최빈국 불가리아를 회생시킬 구원투수로 보디가드 출신 정치인이 이끄는 중도우파 야당이 선택됐다. 5일(현지시간) 실시된 불가리아 총선에서 보이코 보리소프(50) 소피아 시장이 2006년 창설한 유럽발전시민당(GE RB)이 집권당인 사회당(BSP)을 누르고 승리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GERB가 39.7%의 지지를 얻어 17.72%를 얻은 사회당을 누른 것으로 최종 투표결과를 발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6일 보도했다. 불가리아는 국제투명성기구에서 E U 회원국들 중 가장 부패한 나라로 꼽힐 정도로 악명 높다. 족벌주의가 만연한 데다 기득권 세력의 범죄에 대한 사법처리도 전무하다. GERB의 성공은 현 정권의 부정부패를 집중 추궁하며 ‘깨끗한 정부’를 만들겠다고 공언한 것이 주효했다. 세르게이 스타니세프 현 총리의 긴축정책으로 인한 경기침체도 공략했다. ‘개혁의 바람’을 몰고 온 보리소프는 여러 직업을 두루 경험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1959년 소방관 아버지와 유치원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공인 8단의 가라테 선수로 활동했으며 불가리아 대표팀 코치도 지냈다. 20대에는 소방관, 경찰을 거쳐 1991년 사설 경호회사를 차렸다. 이 때문에 국민들은 보리소프에게 부패와 지하세계에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란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지적했다. 이후 경찰서장을 거쳐 2001년 내무부 장관, 2005년 소피아 시장을 지냈다. 내무장관 당시 마약밀매와 범죄 현장을 직접 기습하는 등 대범한 추진력으로 ‘배트맨’이란 별명을 얻은 그는 연정을 구성해 차기 총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 역시 출구조사 직후 “차기 총리직을 맡을 의향이 있다.”며 6일부터 연정회담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사설] 한푼 뇌물도 독약이라는 인식 심어야

    정부가 어제 국무회의에서 비리 공무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금품을 받았거나 공금을 빼돌린 공무원은 해당 금액의 5배를 물어내도록 하고, 뇌물·횡령죄로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으면 즉각 퇴출하는 내용이 골자다. 비리 공무원에게 금전적 제재를 가하지 못하고, 횡령사건의 고발률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진일보한 조치라 하겠다. 그러나 과연 이 정도의 처벌로 우리나라를 부패 청정국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인지는 의문이 아닐 수 없다. 한 나라가 얼마나 부패했는지는 부패에 대한 처벌 강도와 반비례한다. 그리고 이는 국가경쟁력으로 직결된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 경쟁국들이 이를 보여준다. 지난해 국제투명성기구(TI) 부패인식지수(CPI)에서 180개국 가운데 4위를 차지한 싱가포르는 부패방지법을 통해 뇌물을 받을 의사만 나타내도 처벌한다. 12위 홍콩에서는 부정부패에 관련된 공무원 피의자는 영장 없이도 48시간 구금할 수 있다. 18위 일본은 공무원 비리에 대해 사형까지 언도한다. 올해 스위스 국가경영개발원(IMD)의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홍콩과 싱가포르는 미국에 이어 2, 3위를 차지했고, 일본도 17위로 체면을 세웠다.우리는 어떤가. 지난해 부패지수는 낯 뜨거운 40위다. 2003년 50위에서 그나마 나아진 게 이 정도다. IMD 국가경쟁력 순위에서는 중국, 타이완, 태국에도 뒤진 27위에 머물렀다. 순위가 처져 있다면 부패 추방을 위해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마땅할 것이다. 공직비리 척결을 최우선 과제의 하나로 삼은 이명박 정부가 선보인 처방이 여전히 경쟁국에 못 미치는 이상 부패청정국 진입은 요원한 일이다. 공직개혁의 의지를 새롭게 다지고 보다 강도 높은 반부패 정책을 내보일 것을 정부에 촉구한다.
  • 中공직 이리 썩었나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지난 3월 국회격인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회를 앞둔 여론 조사에서 중국 국민들은 가장 시급한 국정현안을 묻는 질문에 ‘반(反) 부패’라는 답을 내놓았다. 국가 지도자들의 부정부패 근절 강조에도 불구하고 언론에서는 연일 부패 공무원들에 관한 보도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마침내 중국 최고인민검찰원이 칼을 빼들었다. 비리제보 직통전화와 제보전용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한 것. 직통전화와 홈페이지는 개설 첫날인 22일 제보가 폭주했다. 직통전화 ‘12309’는 하루종일 통화중이었으며 홈페이지(www.12309.gov.cn)에도 접속자가 몰려들면서 결국 서버가 다운됐다. 6명의 상담요원을 배치한 직통전화는 16명이 동시에 전화를 걸 수 있지만 몰려드는 제보전화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모두 1800여통의 제보전화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전화녹음, 팩스 등을 통한 접수 건수도 무려 980여건에 이른다. 1000명의 동시접속자가 이용할 수 있는 홈페이지는 방문객들이 몰리면서 서버가 다운돼 접속이 불가능했다. 최고인민검찰원 제보센터 관계자는 “당초 예상보다 훨씬 많은 접속자가 몰려들어 내부인사들조차 접속하기 매우 힘든 상황이 됐다.”며 “곧 서버증설 등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 국민들은 비리제보 직통전화 등의 개설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텅쉰왕(騰訊網), 신랑왕(新浪網) 등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각각 5만명 가까운 네티즌들이 “개설을 환영한다.” “제보된 비리는 끝까지 추적해 밝혀내라.” “어떻게 모든 제보를 다 조사하겠느냐.” 등 각양각색의 의견을 제시하며 당국의 대응을 주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stinger@seoul.co.kr
  • 천 내정자 “공공안녕 잘 보장돼야 인권도 보장”

    천 내정자 “공공안녕 잘 보장돼야 인권도 보장”

    천성관 검찰총장 내정자는 22일 “검찰이 법질서 확립하는 게 기본 임무”라면서 “국민을 편하게 하려면 공공의 안녕을 지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천 내정자는 총장 내정 후 처음 가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명박 정부가 공안 정국을 주도한다는 지적에 대해 “공공의 안녕이 잘 보장돼야 인권이 보장되는 것”이라면서 “과거 인권 침해 사례로 지적되는 일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공공의 안녕이 국민의 인권보다 더 중시된 적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평했다. 그는 “수사를 받은 사람, 좁은 의미에서 인권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도둑이나 강도가 많아서 느끼는 불안도 있다.”면서 “공공의 안녕과 인권이 소중하게 같이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한 검찰 책임론과 관련해서는 “절차 등에서 조금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있는데 검찰이 잘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해주는 말이라 생각하고 귀담아 듣고 반성할 부분은 반성하겠다.”면서 “검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열심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검 중수부 폐지론에 대해서는 “부정부패를 다스리는 것도 검찰의 중요 책무”라면서 “명칭이나 대검에 둘지 등을 잘 검토해서 좋은 결론이 나도록 하겠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파격 인사’로 고검장들이 잇따라 사의를 표명하는 것에 대해 천 내정자는 “훌륭한 경륜이 검찰 조직에 필요하다.”면서도 “(선배나 동기들이) 철학이 있고 거기에 맞춰서 결론을 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용퇴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천 내정자는 임채진 전 검찰청장(사시 19회) 보다 3기수나 아래인 22회이다. 후배나 동기가 총장이 되면 물러나는 검찰 관례를 고려할 때 검사장 10명이 잇따라 사의를 표명, 인사 후폭풍이 몰아칠 기세다. 서울중앙지검장과 법무부 검찰국장, 대검 중수부장·공안부장 등 이른바 ‘빅4’도 천 내정자의 후배로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장으로는 천 내정자의 사법시험 동기인 차동민(50·22회) 수원지검장과 후배인 한상대(50·23회) 법무부 검찰국장, 채동욱(50·24회) 법무실장이 물망에 오른다. 차 지검장은 연수원을 1년 늦게 들어간데다 동기 중 선두를 유지해 용퇴하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한 국장은 법무부에서 법무실장을 거쳐 검찰국장에 올랐다. 총장의 두 기수 아래가 지검장을 맡아온 전례를 감안하면 채 실장도 만만치 않은 카드다. 검찰 인사를 주무르는 법무부 검찰국장은 채동욱 실장, 소병철(51·25회) 범죄예방정책국장, 한명관(50·25회) 대검 기획조정부장이 거론된다. 박연차 게이트 후폭풍을 짊어질 대검 중수부장에는 김진태(56·24회) 대검 형사부장과 채동욱 실장의 이름이 조심스레 거론된다. 이와 함께 ‘공안정국’의 핵심 인사가 될 대검 공안부장에는 김학의(52·24회) 울산지검장이 유력하다. 정은주 오이석기자 ejung@seoul.co.kr
  • 내부고발자 20억 보상금

    국세청이 최근 내부 고발자를 파면해 사회적 논란을 낳고 있는 가운데 한 공기업에서 내부 고발자의 보상금을 최고 20억원으로 올려 눈길을 모은다. 한국중부발전은 18일 부정부패 방지와 청렴한 기업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내부 고발 보상금의 지급 한도를 공공기관 최고 수준인 2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광역 지자체의 내부 고발 보상금이 5000만~1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파격적이다. 특히 내부 고발자의 신분을 보호하기 위해 고발자나 고발 내용을 누설하거나 불이익을 내린 자에게는 강제로 징계를 내리도록 지침을 바꿨다. 이와 함께 금품수수 사실을 자진 신고한 경우에도 신고 금액의 20% 범위 내에서 2억원까지 지급할 수 있도록 개정했다. 내부 신고 대상은 업무와 관련한 금품수수와 지위를 이용한 부당이득, 의무 불이행으로 재정손실을 끼치는 행위와 부당한 이득을 위한 알선과 청탁 행위 등이다. 한국중부발전 강호식 감사는 “보상금의 상향 조정을 통해 내부고발 제도를 활성화하고, 온정주의나 구조적 비리의 개연성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사설] 정상회담 자신감, 국정쇄신 이어가야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오늘 귀국한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이번 정상회담 결과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수세에 몰렸던 국면을 반전시킬 기회라고 반색하는 분위기다. 대통령과 여권이 자신감을 갖는 것은 국가를 위해 나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정쇄신을 뒤로 제쳐놓아서는 안 된다. 노 전 대통령 조문정국에서 나타났듯이 현재 여권의 국정운영 체계에는 허점이 많다. 빨리 이를 보완해야 한다.이 대통령은 방미 출국에 앞서 라디오연설을 통해 최근의 시국 문제와 관련해 ‘근원적인 처방’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력구조 개편과 행정구역 및 선거구제 변경 등이 국정쇄신의 거대 담론으로 거론된다. 지역 및 이념대립, 권력형 비리, 부정부패, 정쟁의 정치문화를 바꿔 나가기 위한 노력을 당장 시작해야 마땅하다. 그와 더불어 검찰 수사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유감을 표명할 부분은 과감히 해야 한다. 또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우는 인적 쇄신과 당·정·청 소통로 확장 조치가 있어야 한다.이 대통령은 야권으로부터 일방독주, 독재라는 비난을 받는 한편으로 보수지지층에서는 결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는다. 국정을 명쾌하게 정리해 국민에게 전달하는 면에서 부족한 탓이라고 본다. 대통령이 기자회견 혹은 담화를 통해 난마같이 꼬인 현안을 정리하는 게 필요하다. 그리고 약속은 반드시 실천하는 결기를 보여주어야 한다. 한나라당 쇄신위가 만들어 곧 제출할 건의안이 참고가 될 것이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한다는 이미지를 다시 시작한다는 기분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임시국회 개회를 외면하고 여러 조건을 내걸고 있는 민주당의 태도가 올바르지 않지만 여권은 대화와 타협으로 야당을 설득하겠다는 자세를 버려선 안 된다. 한·미 정상회담으로 안보 불안이 조금은 불식된 상황을 국정면모 일신의 계기로 삼기 바란다.
  • 李대통령 정치구조 개편 시사

    이명박 대통령은 15일 “우리 사회를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으로 떠나기 1시간 전에 방영된 라디오연설에서 “민심은 여전히 이념과 지역으로 갈라져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이 소위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줄이기 위한 개헌을 하거나 국회의원 선거구제를 현재의 소선거구에서 중·대선거구로 바꾸는 것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권력형 비리와 부정부패는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있다.”면서 “상대가 하면 무조건 반대하고 보는 정쟁의 정치문화도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사실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면서 “이런 고질적인 문제에는 대증요법보다는 근원적인 처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인사를 통해 고위직 몇 사람을 바꾸는 대증요법보다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말이다. 이 대통령이 현재 정치풍토의 문제점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지적하자 개헌이나 국회의원 선거구제 개편, 행정구역 개편을 하겠다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이에 대해 청와대의 고위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방향성을 정해 놓은 것은 아니다.”라면서 “여러 의견을 들어 문제를 짚어보겠다는 의미”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국회의원들은 의원내각제에 대해서는 호의적인 편이다. 하지만 현재의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바꾸는 것에는 대체로 반대하는 편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청와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도 평소보다 10배 이상의 의견이 올라와 꼼꼼하게 챙겨보고 있다.”며 “변화를 바라는 다양한 목소리들을 잘 녹여내서 국가발전과 정치발전의 좋은 계기로 삼을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 방문을 끝낸 뒤 귀국해서도 많은 의견을 계속 듣고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판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개각과 청와대 개편 등 인사를 통해 정국 전환을 위한 카드를 들고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열린세상] 저널리즘을 위한 변명/김동률 KDI 언론학 연구위원

    [열린세상] 저널리즘을 위한 변명/김동률 KDI 언론학 연구위원

    의사나 변호사가 진료나 변론을 탈법적으로 하면 강제폐업을 당하거나 자격을 박탈당하게 된다. 그뿐인가. 그 정도가 심하면 신체적으로도 처벌을 받게 된다. 그러나 기자가 몰래카메라를 사용하거나 비합법적인 취재로 부정부패를 폭로하면 벌을 받는 시늉은 잠시, 그는 곧이어 대중의 뜨거운 사랑과 함께 퓰리처상까지 받게 된다. 저널리즘의 세계다. 널리 알려진 미국 대학의 언론학 교재속에 나오는 말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둘러싸고 언론책임론이 뜨거워지고 있다.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들은 이번 노 전 대통령 서거의 주된 책임으로 검찰(56%)과 언론(49%)을 꼽았다. 취재보도 윤리가 논란의 핵심이다. 취재보도 윤리는 크게는 두 가지로 대별된다. 공리주의 원칙(Utilitarian Principle)과 의무의 원칙(Duty-Based Principle)이다. 공리주의는 제러미 벤담, 존 스튜어트 밀 등에 의해 제기된 이래 취재보도의 윤리적 기준을 제공하는 가장 중요한 사상적 배경으로 이용되어 왔다. 공리주의 입장은 행위의 윤리성에 대한 옳고 그름은 그 행위의 결과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the greatest happiness of the greatest number)’에 기여하는가에 기초한다. 좋은 결과가 나쁜 수단을 정당화할 수 있다(The End Justify, The Means)고 보는 시각이다. 노 전 대통령 관련 검찰수사 보도도 여기에 기대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공리주의 원칙은 명확하고 완벽한 윤리기준을 제공하지는 못한다. 국민의 알권리 충족이라고 하지만 국민들이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진심으로 알고 싶어 했는지를 파악하기 어렵다. 또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라고 주장하지만 도대체 누가 최대다수를 정확하게 짚어 낼 것이며 또한 최대의 행복이 실제로 보장되는지를 어떻게 확인할 것인가는 의문이다. 덧붙여 소수의 행복은 늘상 다수의 행복을 위해 희생되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은 쉽사리 풀리지 않는 숙제다. 공리주의 원칙의 근본적인 한계다. 공리주의 원칙의 대척점에 있는 주장이 의무의 원칙(Categorical Imperative)이다. 이마누엘 칸트의 도덕철학에 기초한 윤리관으로 모든 인간들이 보편적으로 인정하는 절대적인 윤리적 기준이 있음을 전제로 한다. 예를 들면 남을 속이거나 사칭하는 행위는 비윤리적이므로 절대로 그러한 행위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공리주의처럼 행위의 결과가 어떠한가를 따지지 않는다. 따라서 노 전 대통령 사저 건너편 언덕에 진을 치고 밤낮으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듯이 하는 인권침해성 취재행위는 정당한 절차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것이다. 하지만 언론인들은 윤리적 절대성을 강조하는 의무의 원칙에 대해 융통성 없고 비현실적인, 한마디로 세상물정 모르는 주장으로 애써 무시한다. 특히 의무의 원칙을 따를 경우 취재 자체가 불가능해진다고 반박하고 있다. 게다가 저녁 뉴스시간, 탈법적인 성격의 몰래카메라가 들추어 낸 부정과 불법사례를 보며 쾌감을 느끼며 아무도 그 수단에 대해 문제삼지 않는 것이 바로 우리 자신이다. 전직 대통령의 죽음, 그것도 바위산에서 스스로 뛰어내려 목숨을 끊은 일은 한국 현대사회에 엄청난 충격이었다. 사회전반에 전대미문의 상황을 야기했으며 후폭풍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이 과정에서 언론책임론이 불거져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로 인해 언론 본연의 기능이 위축되어서는 안 된다. ‘컵라면으로 삼시 세끼를 때우고, 빗물에 빨래하고 샤워하다 보니 피부병에 걸렸다.’ 봉하마을에 한달여 ‘뻗치기 취재’를 하고 온 취재기자들의 고생담이다. 무엇 때문에 문명시대에 그 같은 ‘개고생’을 했는지, 언론책임론에 앞서 국민 모두가 그들, 언론인들의 고뇌하는 충정만은 알아 줬으면 좋겠다. 언론책임론에 앞서 국민 모두가 그들, 언론인들의 고뇌하는 충정만은 알아 줬으면 좋겠다. 김동률 KDI 언론학 연구위원
  • 광진·중랑·서대문 부정부패 ‘청정특구’

    서울시내 자치구들이 깨끗한 공직풍토 조성을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광진구는 6월을 ‘청렴의 달’로 지정하고 민원인들을 대상으로 공무원 금품 수수 여부 등을 설문조사하는 등 ‘투명행정’에 앞장서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광진 6월 청렴의 달 지정 이를 위해 방문 민원인에게 휴대전화를 통해 공무원 부조리 등을 설문조사하는 ‘청렴고객관리시스템(CCRM)’을 가동하고 있다. CCRM은 구가 청렴지수 평가 인센티브 사업비를 받아 지난해 개발한 시스템으로 올 1월부터 시행해 왔다. 지난 3월엔 정송학 구청장이 직접 서울시 창의행정 추진회의에서 CCRM을 창의우수사례로 발표하기도 했다. 구는 부정부패와 관련, 보상은 확대하고 처벌은 강화했다. 부조리신고 보상금 지급에 관한 조례도 개정해 보상금을 기존 1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대폭 인상했다.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한 업체와 개인을 고발 조치하고, 구청에서 추진하는 각종 공사 입찰 참가자격을 6개월 이상 박탈하기로 했다. 부패·비리 신고 보상금 확대로, 내·외부의 감시시스템이 더욱 철저히 가동되도록 유도하고 금품을 받은 사람뿐 아니라 제공자에게도 엄중한 제재를 가해 비리 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복안이다. 또 공직자뿐 아니라 민원인들의 동참도 함께 유도하기로 했다. 각 주민센터와 구청 민원부서에 ‘주민과 함께하는 청렴광진 서명부’를 비치, 투명행정 동참 서명을 받고 있다. ●중랑 민원필터링시스템 운영 5년 연속 청렴지수 평가 최우수구를 목표로 하는 중랑구도 ‘공무원 청렴도 높이기’에 적극 나섰다. 12일까지 청렴의식을 주제로 한 광고물, 만화 등을 공모해 오는 22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지하철역과 구청 로비에 ‘청렴 패러디물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또 민원접수 단계부터 처리완료까지 진행과정을 민원인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알려 주고, 처리 후에는 음성정보(UMS)를 발송해 공정성과 청렴도를 평가하는 민원필터링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민원처리가 끝난 후에는 부조리 신고엽서를 보내고, 업소 지도점검 후에는 클린행정 고객평가서를 통해 비리 발생 여부를 신고하도록 했다. ●서대문 청렴도 상시모니터링 도입 서대문구는 ‘부패 제로, 청렴 서대문구’를 구정 목표로 내걸었다. 지난 9일 구청 대강당에서 700여명의 직원을 불러 모아 ‘청렴 서대문구 만들기’ 교육을 실시했다. 현동훈 구청장은 이 자리에서 “청렴이야말로 공무원에게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자 주민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무기”라면서 “이번 교육을 통해 공직자로서 자세를 가다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구는 이번 교육을 계기로 ‘청렴도 향상 종합대책’을 1년 내내 실시하기로 했다. 대책에는 청렴도 상시모니터링 A/S 콜서비스, 공직자 비리·클린신고센터 운영 활성화 및 부정부패에 대한 신상필벌 강화 등이 포함돼 있다. 백민경 이은주기자 white@seoul.co.kr
  • 3대 공무원노조 통합 서명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과 민주공무원노동조합(민공노), 법원공무원노동조합(법원노조) 등 3대 공무원 노조가 대통합을 위한 합의서에 공식 서명했다. 이에 따라 13만명에 육박하는 국내 최대 공무원 노조가 탄생하게 됐다. 3개 노조는 3일 서울 영등포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공동기자회견문을 통해 “공무원노조가 그동안의 분열을 딛고 통합과 단결을 위한 소중한 첫걸음을 내디뎠다.”면서 “공무원 임금동결, 연금개악, 구조조정 등 부정부패 척결과 공직사회 개혁,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100만 공무원 노동자들의 단결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통합 노조의 공식 명칭은 일단 ‘전국통합공무원노조’로 정해졌으며 ‘통합 로드맵’에 따라 다음달 초 조합원 총투표를 거쳐 9월 말 통합대의원대회를 개최, 통합 노조의 규약과 강령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통합 노조는 11월 통합 노조위원장 선거를 치르고 난 뒤 2차 대의원대회를 열어 통합 지도부 구성을 마무리하고 통합 노조 명칭을 최종 확정한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노 前대통령 국민장 이후] 단절과 반목의 정치사

    우리 현대사에서는 정권 교체기마다 새 정권이 정책 기조 변경, 인적 자원 교체 등의 명목으로 지난 정권을 ‘청산’해왔다. 전 정권을 부정하고 심판하는 일이 뒤따르기도 했다. 정책의 과오는 물론 도덕성까지 도마에 올려졌다. 한나라당 정권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10년을 ‘공백’으로 규정했다. ‘잃어버린 10년’이라는 구호 아래 지난 두 차례의 정권과 대척점에 섰다. 조세·교육·대북 문제 등에 얽힌 주요 정책은 물론 국가운영 시스템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생겼다. 단절은 정치 용어에서도 드러난다. 참여정부 때 부각된 ‘혁신’, ‘로드맵’이라는 용어는 이명박 정부 들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쇄신’, ‘계획’이라는 말이 빈 자리를 메웠다. 국정 운영시스템으로 보면 참여정부는 당정 분리와 상호 견제 시스템을 강조한 반면, 이명박 정부는 당정 융화를 통한 정책의 연속성과 신속성에 방점을 찍고 있다. 김대중 정부를 계승한 노무현 정부도 적지 않은 변화를 시도했다. ‘선(先) 지원’을 통한 대화 유도를 원칙으로 삼았던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은, 노무현 정부 들어 북측에 ‘선(先) 대화’노력을 요구하는 실용주의로 바뀌었다. 기업에 대한 제재와 과세를 통한 소득 불균형 해소 정책은, 상당부분 신자유주의 노선에 근접하며 규제 완화를 통한 성장 정책으로 변했다. 정치 계파간 단절과 반목의 정치도 계속됐다. 열린우리당의 붕괴가 대표적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전국 정당을 표방하며 출발한 열린우리당은 재·보궐 선거에서의 잇따른 참패 이후 와해 움직임을 보이더니 끝내 무너졌다. 당시 지지율 부진에 시달리던 여당이 대통령과의 단절을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 했던 것이다. 노 전 대통령 역시 평생 비주류의 길을 걸으면서 단절의 정치를 시도했다. 자신을 정치인으로 발탁한 김영삼 전 대통령과 결별했고, 3김(金) 합당에 저항했다. 초대 이승만 정권과 군사정권을 거치며 생겨난 민주주의에 대한 갈증은 암울한 과거와의 청산이라는 순기능으로 나타났지만, 영남-호남, 보수-진보의 고질적인 편가르기를 낳기도 했다. 단순한 정쟁 차원에 그치지 않는 정권의 공세는 지난 정권의 핵심과 측근들을 겨냥한 사정(司正)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부정부패 척결과 단절의 정치가 동전의 앞뒤처럼 공존하며 정권의 성격이나 사정 강도에 따라 순기능과 역기능이 혼재하는 정치 풍토가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노 前대통령 서거] 노무현의 공과 2

    [노 前대통령 서거] 노무현의 공과 2

    ■ 금권정치 극복 “특권과 반칙이 없는 사회,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이 없는 사회” 2008년 1월 퇴임을 앞둔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초기부터 바라던 사회의 모습을 이렇게 표현했다. 돈도 계보도 없던 소수파 정치인이 대통령에 오르기까지 지켜 본 금권정치에 대한 환멸이 노 전 대통령의 마음 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대선 후보시절부터 “특권과 차별을 시정하고 부정부패를 척결해 공정하고 깨끗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실제로 당시 대선에서부터 금권선거가 눈에 띄게 퇴색했다. 금품살포는 물론이고 청중을 대거 동원하는 유세작전도 거의 사라졌다. 이후 불거진 대통령 선거 자금 시비에서 “내가 만약 한나라당이 받은 불법 대선자금의 10분의1 이상을 받았다면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할 정도였다. 2003년 2월 취임식에서 노 전 대통령은 “부정부패를 없애기 위해 사회지도층의 뼈를 깎는 성찰을 요망한다.”면서 “정치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임기간 중에도 “지난 수십년간 끊어내지 못했던 정치와 권력, 언론, 재계 간의 특권적 유착구조는 해체될 것이며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로 다가설 것”이라고 자부했다. 실제 참여정부는 정치개혁법을 통과시켜 돈 안 드는 선거를 제도화했다. ‘3김 정치’를 청산했다는 평이 뒤따랐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최대 무기인 ‘도덕성’은 친노 인사를 비롯해 형 건평씨,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등이 정치자금법이나 뇌물수수 혐의로 법의 심판을 받게 되면서 점차 힘을 잃었다. 결국 노 전 대통령과 가족마저 검찰에 소환되는 처지를 맞았다. 스스로의 표현대로 “임기 후 넘어야 할 ‘게이트의 고개’”를 넘지 못한 셈이다. 정치 지도자의 의지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정치인과 그 주변의 의식 변화, 법 제도의 착근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지역주의 해소 “지역대결은 답이 없는 감정싸움이며 독재시대의 유산이다. 불신과 적개심을 부추겨 편을 가르고 분노와 증오로 반목하게 하는 것은 정치인이 발명한 득표수단 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인 지난 2005년 2월 국정연설에서 여야 의원들을 향해 소선거구제를 개편해줄 것을 이렇게 호소했다. 후보자의 인물 됨됨이와 관계없이 특정 정당의 깃발만 흔들면 무조건 당선되는 선거제도를 바꿔야 망국적 지역주의를 극복할 수 있고, 국민통합과 선진국가 진입이 가능하다는 논리였다. 정치적 의도가 있는지를 떠나 ‘정치인 노무현’의 언행에는 지역주의 해소라는 일관성이 담겨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은 1988년 부산에서 당선됐지만 이후 3당 통합을 거부하며 김대중 전 대통령과 손을 잡았다. 김 전 대통령 시절 해양수산부장관을 지내기는 했으나 1992년 이후 연거푸 부산 지역에서 국회의원 및 시장 선거에 도전했다가 낙선, 국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바보 노무현’이란 수식어가 따르는 이유다. 2002년 대선 때에도 영남 출신으로 호남에 기반을 둔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 지역주의 극복은 재임 기간에도 화두가 됐다. 지역간 균형발전을 목표로 기업도시, 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 행정수도 건설, 산업클러스터 정책 등을 추진했다. 그는 2003년 4월 국정연설에서 “특정 정당이 특정 지역에서 3분의2 이상의 의석을 독차지할 수 없도록 선거법을 개정해달라. 이런 제안이 내년 총선에서 현실화되면 과반 의석을 차지한 정당 또는 정치연합에 내각의 구성 권한을 이양하겠다.”고 선언했다. 여대야소가 붕괴된 2005년 7월에는 “지역주의 극복은 내 필생의 과업”이라며 한나라당에 대연정을 제안했다. 한나라당이 진정성을 의심하며 거부하자 “대연정을 않더라도 선거제도만 고친다면 권력을 내줄 수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지역주의 극복은 여전히 미완의 숙제로 남아 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경찰 내부공익신고센터 개점휴업

    경찰 내부공익신고센터 개점휴업

    경찰청이 조직 내부의 부정부패를 줄이기 위해 설치한 내부공익신고센터가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최근 경찰 고위 간부들이 잇따라 직위해제되는 등 해마다 업무 비리나 부정부패로 징계를 받은 경찰관이 수백명에 이르고 있지만 정작 센터에 신고된 비리접수 건수는 매년 10여명에 불과하다. 경찰의 자체 정화의지는 바람직하지만 외부기관이 경찰 비리를 모니터링하는 등 근본적인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5일 경찰청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받은 ‘내부공익신고센터 접수현황’ 자료에 따르면 매년 센터에 접수된 신고건수는 2005년 14건, 2006년 11건, 2007년 7건, 2008년 9건이다. 반면 경찰청이 2006~08년 동안 단속이나 사건 수사과정에서 금품 수수, 부당처리, 직무태만 등으로 징계받은 인원을 집계해 발표한 ‘비위 경찰관 징계 처분현황’에 따르면 2006년 684명, 2007년 580명, 2008년 801명이다. 올 2월 현재까지 76명이다. 지난해의 경우 유형별로 신고 내용을 구분해보면 금품수수 2건, 부당처리(규정대로 사건을 처리하지 않은 경우) 1건, 지시위반(직무태만·근무지 이탈·공용물품 사적 이용 등) 4건, 기타 2건이다. 경찰청은 2003년 정부기관 가운데 처음으로 조직 내 부패행위를 줄이기 위해 경찰청 홈페이지에 ‘내부공익신고센터’를 신설했다. 이와 함께 내부고발자 보호를 위해 ‘경찰청 내부공익신고센터 운영 및 신고자 보호에 관한 규칙’을 제정, 시행했다. 하지만 시행 당시에도 고발자의 이름과 전화번호 등을 적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실효성 논란이 제기됐다. 서울지역의 한 경찰관은 “신고자 보호법이 있지만 신원이 알려질 게 불보듯 뻔한데 누가 신고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또다른 경찰관도 “경찰 비리에 대한 나쁜 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전시행정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비리 경찰 수가 많은 것은 내부 민원과 타기관 통보에 따른 자체 감찰, 검찰수사 등 여러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면서 “직원들이 신고를 꺼려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경찰은 지난 20일 발표한 ‘2009~10년 치안플랜’을 통해 조직 내부 비리사건에 대한 해결책과 관련, 기존 감찰조사팀을 개편한 뒤 자체 ‘비리내사 전담기구’를 설치,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한국투명성기구 강성구 사무총장은 “객관적인 외부 인사들이 경찰 비리를 파악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면서 “아울러 조사내용을 토대로 시정 조치를 할 수 있는 권한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승훈 유대근기자 hunnam@seoul.co.kr
  • [서울광장] 젊은 수사검사에게 귀 기울여라/박재범 논설실장

    [서울광장] 젊은 수사검사에게 귀 기울여라/박재범 논설실장

    최근 검찰은 이례적으로 내부통신망을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신병처리가 늦어지는 이유를 설명했다고 한다. 그 내용은 ‘임채진 검찰총장이 구속, 불구속에 대해 관행에 따라 의견을 수렴했으며 추가수사하느라 신병처리 결정이 늦어지는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없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 사례는 임 총장이 안고 있는 고뇌의 무게를 알게 해준다. 기세 좋게 나가던 노 전 대통령 수사가 주춤하면서 정치인 등 곁가지로 흐르는 이유를 엿보게 한다. 그러나 단적으로 말해 임 총장의 숙고는 사실 무의미하다고 본다. 오히려 이른바 노무현 게이트의 종료시간을 질질 끌어 국민들만 지치게 할 뿐이다. 벌써 몇 달째인가. 박연차 회장의 수사는 반년이 넘었다. 전직 대통령의 소환조사까지 이뤄졌음에도 아무런 결정이 내려지지 않고 있다. 이 탓에 논점이 엉뚱하게 구속, 불구속이라는 시시콜콜한 대목으로 변질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임 총장의 고뇌가 두어 가지 측면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는 법원의 태도이다. 법원이 정상문 전 총무비서관의 경우처럼 노 전 대통령의 영장청구에 대해 ‘박 회장의 진술 말고는 물증이 없으며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할 가능성이 있다. 만일 법원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임 총장이 시간을 끌고 있다면, 그건 말이 안 된다. 수사가 아직 미흡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구속은 애당초 생각도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임 총장이 의견수렴에 나선 것은 이미 법리적으로 구속을 자신하고 있음을 내비친다. 세간에서는 이런 점을 감안해 임 총장이 뭔가 다른 속내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던지는 것이다. 이런 형국은 검찰과 국가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또하나는 파장에 대한 고려일 것이다. 검찰총장은 당연히 정무적 시각을 가져야 한다. 일개 평검사처럼 ‘법대로’만 외칠 수 없다. ‘법대로’ 해서 일이 모두 잘된다는 법은 없다. 검찰권의 행사가 국가의 전반적인 안녕질서를 해칠 것인지를 조망하는 큰 시야가 필요하다. 적나라하게 말한다면 노 전 대통령을 구속할 경우 검찰청사 앞에 새카맣게 군중이 모이고, 나라가 흔들리는 게 아닐까 하고 겁낼 수 있다. 그러나 이 역시 기우이다. 노 전 대통령을 구속하건 불구속하건 국민에겐 관심사가 아니다. 입만 열면 도덕과 청렴을 외친 노 전 대통령에게 배신감이 훨씬 크다. 나아가 검찰의 노 전 대통령 수사는 정당성을 충분히 갖고 있다. 우리 국민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가. 노무현 개인의 보호나 임채진 개인의 영달이 아니다. 일류국가의 국민이 되자는 것이다. 국민의 이런 뜻을 검찰은 이미 받들었다. 전두환·노태우에 이어 노무현에 이르기까지 대통령의 재임 중 부정부패에 대해 철저하게 단죄했다. 전두환과 노태우는 수천억원을 해먹었지만, 노무현은 이제까지 드러난 바로는 수십억원이다. 이후 정권은 기껏해야 수억원에도 검찰청사를 들락날락하게 될 것이다. 이제는 임 총장이 양심과 판단에 따라 책임지고 노무현 게이트의 매듭을 지어야 한다. 법원을 비롯해 어느 누구의 눈치도 살펴서는 안 된다. 정녕 찜찜하면 젊은 후배 수사검사들의 얘기만 한 번 더 들으면 된다. 뭐든지 제일 잘 아는 사람은 검정 볼펜을 직접 잡은 사람이다. 임 총장이 면도날처럼 예리하게 국면을 정리해 검찰에서 존경받는 선배로 오래 기억되기를 기대해 본다. 박재범 논설실장 jaebu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