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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당권주자 인터뷰] (6)홍준표 의원

    [與 당권주자 인터뷰] (6)홍준표 의원

    한나라당 당권 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2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선 후보들을 보호하는 ‘돌격형 리더’가 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각을 세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평소 청와대를 향해서도 거침없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그가 ‘여당을 결속시키고, 야당과는 화끈하게 싸우는 대표’ 전략을 들고 나온 것이다. →당 대표 출마를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 -10년 만에 정권을 잡았는데, 5년 만에 내주게 생겼다. 내년 총선에서 밀리면 대선도 없다. 곧 전쟁 국면으로 들어가는데 내가 야당의 파상공세를 막을 적임자라고 생각했다. 박근혜 전 대표 등 우리 대선 주자들을 야당의 공격에서 보호하겠다. →대표 출마는 곧 대선 후보 포기를 뜻하는데. -지금은 홍준표 시대가 아니다. 내 시대가 올 때까지 보완재 역할을 하겠다. →어떤 당 대표를 꿈꾸나. -돌파형 리더십을 가진 대표가 되겠다. →대표가 되면 무엇을 먼저 하고 싶은가. -내년 총선 때까지는 계파정치를 종식시키겠다. 서민정책을 강화하겠다. 부정부패를 일소하겠다. →계파 투표가 이번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친이계는 핵심인물을 제외하곤 나를 지지한다. 친박계와 소장파 중에서도 나를 지지하는 이들이 많다. →바람직한 당·청 관계는 무엇인가. -지난 전대까지는 수평적 당·청 관계가 목표였지만, 이젠 당이 선도해야 한다. 모든 정책을 당이 주도해야 한다. →당이 선도하면 대통령과의 대립이 불가피하지 않나. -대통령과 각 세울 일이 없을 것이다. 상시 연락체계를 갖추고 사전에 의논하겠다. 더 이상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는 배신의 정치는 하지 말아야 한다. →박근혜 대세론에 공감하나. -지금 얘기할 사안이 아니다. 새 당대표는 공정한 경선 관리의 틀을 만드는 역할만 하면 된다. 다른 후보들도 좀더 열심히 해서 경선이 흥미롭게 진행되면 좋겠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도하는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에 대한 견해는 무엇인가. -오 시장이 맞다. 정치적 타협의 순간은 이미 지나갔다. →황우여 원내대표 체제를 어떻게 평가하나. -등록금 인하 등 정책을 쟁점화한 것은 잘한 일이다. 정부와 조율이 안 돼 다소 거친 부분도 있다.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 새로 다듬어야 한다. →당내에서 논의되고 있는 상향식 공천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당선될 인사를 내세우는 게 공천의 기본이다. 당 대표는 공천의 최고 책임자다. 완전 국민경선(오픈 프라이머리)은 미국에서도 시행하는 주가 별로 없다. 오픈 프라이머리가 실시되면 현역 중 공천탈락자가 한 명도 없을 것이다. →비례대표 의원들이 강남 등 소위 ‘한나라당 벨트’를 선호한다. -당원들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비례대표 4년을 지낸 분들은 당연히 어려운 지역에 출마해야 한다. →전직 지도부로서 책임론 시비가 있다. -포괄적 책임론은 인정한다. 그러나 차포 떼고 장기 둘 수 없다. 글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공직자 줄서기도 뿌리뽑는다

    정부가 정권 말기 공직기강 해이 현상에 대한 엄단을 천명하고 나선 가운데 사정기관 역시 공직사회의 부정부패 고리와 정치권 줄서기 등을 타깃 삼아 대대적인 ‘소탕 작업’을 벌일 방침이다. 그동안 각 정권의 임기 말마다 ‘군기잡기’가 이벤트처럼 반복되긴 했지만, 2012년에는 총선과 대선이 한꺼번에 치러지는 등 정치적 격변이 예정돼 있는 상황이라 사정기관이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국무총리실 정부합동공직복무점검단 역시 정치권에 노출이 잦은 고위 공직자의 동향 파악을 더욱 철저히 할 방침이다. 상시적인 암행감찰을 통해 ‘말단’까지 감시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별 위법행위 단속 현황을 보면 정권 말기로 넘어가는 변곡점인 지방선거에서 공무원들의 부정행위가 심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지방선거는 대선 2년 전에 치러진다. 공무원의 선거 관련 위법 행위는 전체 대비 1~2%대의 낮은 비율이지만, 증감률만 놓고 봤을 때는 지방선거 때마다 유의미한 증가세를 보였다. 1997년 15대 대선에서 전체 선거 위법 대비 선거 개입으로 적발된 공무원의 비율은 1.7%였다. 하지만 3년 뒤 치러진 3회 지방선거에서는 2.2%로 증가했다. 이어 2002년 16대 대선에서는 2.0%로 떨어졌다가 4회 지방선거(2005년) 때는 2.5%로 다시 증가했다. 17대 대선(2007년)과 대선 직후 치러진 18대 총선(2008년)에서의 공무원 선거 개입 적발 비율은 각각 1.5%와 1.9%였다. 하지만 지난해 치러진 5회 지방선거에서는 2.8%로 급증했다. 18대 총선과 비교하면 47.3%나 늘어난 수치다. 특히 지방선거에서 전체 비위 적발 건수는 ▲3회 8685건 ▲4회 6094건 ▲5회 4315건으로 점점 줄어드는 데 반해 공무원의 선거 개입 비율은 각각 ▲2.2% ▲2.5% ▲2.8%로 오히려 점점 늘어나 갈수록 임기말 정치권 줄서기 등이 심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공무원의 선거부정은 임기말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일 때에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총선에서의 공무원 선거 개입 비위 비율은 1%대에 불과한데,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상황이었던 2004년 17대 총선에서는 2.4%로 높아졌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공직 ‘덜덜’… 골프·세미나 취소 속출

    공직 ‘덜덜’… 골프·세미나 취소 속출

    공직사회가 살얼음판 같은 냉기류에 휩싸이고 있다. 곳곳에서 곪은 환부가 터져 사정의 칼날이 어디를 향할지 모르는 초긴장 국면이다. 최근 국토해양부, 감사원 등에서 잇따라 공직자들의 비리 행각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자 대통령까지 나서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고강도 사정을 예고한 가운데 검찰과 경찰이 본격적으로 벼린 칼을 뽑아들었다. 공직자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벌써부터 주말 골프 예약이나 국내외 연찬회와 세미나를 취소하는 곳이 나오고 있다. 골프업계에서는 “공직 기강을 잡겠다며 서슬이 퍼런데 누가 맘 편히 골프장을 찾겠느냐.”면서 “가뜩이나 어려운데 엎친 데 덮치지나 않을지 걱정된다.”고 우려감을 표하기도 했다. 정부 부처 관계자는 “‘소나기는 일단 피하고 보자’는 분위기가 완연하다.”고 전했다. 국민들은 “곪을 대로 곪은 공직 내부의 부정부패와 비리가 일과성 사정으로 근절되겠느냐.”면서 “걸린 사람은 ‘운이 없다’고 말하고, 걸리지 않은 사람은 ‘어디 나만 그러나’라고 여기는 풍토에서는 어떤 수로도 비리를 근절시킬 수 없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16일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골프장 업계 등에 따르면 경기도 용인의 A골프장은 최근 3~4일 사이에 주말 예약분 중 무려 20여건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취소율은 평소에 비해 20~30% 늘어난 것이다. 골프장 측은 예약 취소자 가운데 상당수는 공직자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 골프장 관계자는 “최근 들어 공직자들의 방문이 크게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용인의 또 다른 B골프장은 “주말 예약 취소 건수가 갈수록 늘고 있는 추세”라며 “최근의 공직 분위기와 무관치 않은 만큼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분위기는 지방도 다르지 않다. 충남 천안의 상록컨트리클럽은 최근 공무원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이곳 관계자는 “최근 들어 공무원들의 예약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귀띔했다. 특히 제주지역의 호텔과 골프장은 긴장도가 다른 지역보다 훨씬 더하다. 공무원들의 워크숍이나 세미나 등이 주로 제주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한 호텔 관계자는 “공무원들의 워크숍 예약이 줄지어 취소될까 우려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제주도청 관계자도 “공직사회 비리로 인한 사정 바람에 지역의 관광 경기마저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최근의 분위기를 전했다. “주요 고객이 공무원”이라는 제주의 한 골프장 관계자는 “아직 눈에 띄는 예약 취소 사태는 없지만, 예년의 관례로 봤을 때 이번에도 예약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도관광협회 관계자는 “이런 분위기 탓에 일부 골프장들이 비수기가 끝나는 다음 달 20일까지 ‘골프관광 그랜드세일’을 실시할 계획이지만 그걸로 분위기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중앙부처의 A국장은 18일 중학교 동창들과 수도권 모 골프클럽에서 라운딩을 계획했다가 취소했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오는 27일로 예정된 확대간부회의를 22일로 앞당겨 대규모 비리방지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맹형규 행안부 장관은 최근 공무원들의 비위 사실이 잇따라 터져 나오자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상급기관 공무원임을 내세워 부정한 이익을 취하거나, 불필요한 오해를 사는 행동을 하지 말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17일 최근 불거지고 있는 공직비리와 관련, “부정·비리 문제가 복잡하고 시끄럽더라도 이번 기회에 단호하게 할 것”이라면서 “단호하게 할 생각이 없었으면 시작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제5차 국민원로회의를 개최하고 “임기 전날까지 할 건 하려고 확고하게 마음먹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김두우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에 인정되던 관행이나 비리도 일류 국가의 기준에서 보니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혼란이 있지만 이것을 극복하고 우리 사회가 새롭게,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노력이 지금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국종합·이영준·김성수기자 apple@seoul.co.kr
  • 비리 범벅 국토부 청렴도 ‘매우 우수’

    비리 범벅 국토부 청렴도 ‘매우 우수’

    관련 업체들로부터의 연찬회 명목의 향응 접대와 산삼·현금 수수 등 소속 공무원들의 잇단 비리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국토해양부가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한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최고등급인 ‘매우 우수’ 등급을 받은 데 대해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권익위가 지난해 711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청렴도를 측정한 결과 국토부는 10점 만점에 8.98점을 받아 38개 중앙행정기관 가운데 2위를 차지했다. 이는 중앙행정기관 가운데 꼴찌를 한 대검찰청(7.95점)보다는 1점 이상 높은 점수로, 전년도(보통)에 비해 2개 등급이나 뛰어올랐다. 민원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외부청렴도는 ‘우수’(8.91점),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내부청렴도 조사에서는 ‘매우 우수’(9.17점)를 받았다. 이를 두고 권익위의 청렴도 평가가 실제 청렴도 및 국민들의 인식과 괴리가 크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당시 국토해양부는 청렴 노력을 평가하는 부패방지 시책평가에서도 ‘매우 우수’ 등급을 받았는데, 최근 일련의 사태로 국토부 내에 부패 관행이 여전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수박 겉핥기’식 평가로 실제와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가장 큰 문제는 권익위의 평가방식이 은밀하게 이뤄지는 부정부패를 측정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외부청렴도의 경우 직접 국토부에서 업무를 처리한 민원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로 측정했는데, 이번에 문제가 발생한 부서도 대민업무부서가 아니었다. 주로 관련 업체를 상대로 한 인허가 및 감독 업무 등이 부패 발생 소지가 큰 취약점인데, 정작 청렴도 평가항목에서는 누락된 것이다. 산하기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도 진행되지만, 뿌리 깊은 전관예우 관행과 견고한 먹이사슬 때문에 제대로 평가가 이뤄지지 않는다. 상급기관에서 은퇴한 공무원이 ‘낙하산’으로 간부를 맡고 있는 하급 조직에서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질 리 없다는 것이다. 각 기관의 특수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일률적인 기준으로 점수를 매겨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의견도 나온다. 권익위 관계자는 “현행 청렴도 평가가 기관 사이의 서열화로 인해 실질적인 반부패 노력보다는 순위 상승에만 관심이 몰린다는 문제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취약분야 진단과 자율 개선이라는 본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평가방법 및 항목 개선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이건희회장 ‘제2 도쿄구상’ 나온다

    이건희회장 ‘제2 도쿄구상’ 나온다

    ‘삼성의 미래를 건 최대 규모 투자를 해야 하는데, 정보기술(IT) 위기는 커져간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제2 도쿄 구상’이 현실화될까. 이 회장이 ‘삼성에서 부정부패를 척결하겠다.’며 쇄신 작업에 돌입하자마자 갑작스레 일본 출장에 나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선친인 고(故) 이병철 선대 회장은 물론 이 회장 자신도 연초가 되면 도쿄를 찾아 삼성 경영의 밑그림을 그려온 터라, 이번 구상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반도체 투자·신경영 구상 모두 도쿄서 16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15일 업무상 일정과 지인들과 만나기 위해 1주일 일정으로 일본으로 떠났다. 공식적인 일정 없이 주요 경제 단체 대표와 지인들을 다수 만나기 위한 ‘나홀로 출국’이다. 당시 이 회장은 다소 굳은 표정에 양손의 주먹을 불끈 쥔 단호한 모습으로 공항을 빠져나갔다. ‘일본에서 여러 난제를 꼭 풀고 오겠다.’는 굳은 의지가 그대로 담겨 있었다. 도쿄는 삼성에게 있어서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1983년 2월 신년 경영 구상을 위해 오쿠라호텔에 머물던 고 이병철 선대회장은 삼성 사상 최대의 모험인 반도체 투자를 결심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삼성의 선택을 무모하다고 했지만, 이병철 회장은 되레 “우리에겐 반도체가 (영국을 세계 일류국가로 성장하게 만든) 증기기관이 될 것”이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올라설 수 있게 된 시발점이었다. 10년 뒤인 1993년 6월에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일본에 들러 도쿄 도청, 아키하바라(전자제품 밀집지역) 등을 둘러보고 삼성 사장단과 12시간에 걸친 밤샘 마라톤 토론을 벌였다. 이후 그는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건너가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신경영 선언을 하게 된다. 삼성을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거듭나게 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애니콜 신화’와 같은 혁신적 성공 사례들이 이때부터 쏟아져 나왔다. ●지인들에 조언 듣고 가다듬을 기회 이 회장이 도쿄를 선호하는 이유는 그가 지인들로부터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와 조언을 듣고 자신의 구상을 가다듬을 수 있어서다. 초등학교 5학년 때 홀로 도쿄 유학길에 올라 와세다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이 회장은 일본 학계와 재계에 두루 인맥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의 한 고위임원은 “이 회장이 일본에서 오래 생활했기 때문에 일본식 토론이나 문제 해결 방식에 익숙하다.”면서 “만나는 지인들 역시 각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전문가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번 도쿄 구상에서는 어떤 메시지를 담아 오게 될까. 한 삼성임원은 지금 이 회장의 심정을 ‘일모도원’(日暮途遠·갈 길은 먼데 날이 저문다)이라는 말로 대변하며 향후 “삼성의 10년 이후 미래를 대비한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이 회장은 삼성 복귀 이후 공격경영을 기치로 내세우며 ‘5대 신사업 투자 확정’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43조원 투자’와 같은 과감한 베팅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대내외적 상황이 결코 삼성에 우호적이지 않다는 게 이 회장의 고민이다. ‘스마트폰 쇼크’로 애플이 세계 최고 기업에 올라서고 노키아가 쓰러지는 것을 보며 ‘삼성의 미래 또한 단 한 번의 판단 착오로 어려워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꼈다는 것이다. 때문에 삼성 내부에서도 최근 이 회장의 일련의 발언과 행동 등을 볼 때 ‘제2의 도쿄 구상’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이 신(新)도쿄 구상을 하게 된다면 그룹의 쇄신 프로젝트를 포함한 10년 이후 미래를 대비한 포석들에 대한 청사진이 담길 것”이라면서 “최근 삼성의 인사 쇄신은 이러한 거대한 변화를 위한 서막”이라고 설명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대한민국 전방위 사정 태풍 몰아친다

    대한민국 전방위 사정 태풍 몰아친다

    탈세, 청탁, 뇌물 등 사회 전반에 만연한 부정부패에 대한 사정 작업이 펼쳐진다. 최근 고위공직자들의 비위행위가 잇따르고 있는 데다 집권 4년차에 따른 공직사회의 정치권 줄대기, 토착 비리 등이 불거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15일 중앙부처 감사관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내년 정치 일정으로 볼 때 정치권 줄 서기와 눈치 보기 등 공직자로서의 중립적 자세가 흐트러질 여지가 많고, 올해 안에 전체 공기업 기관장 가운데 절반이 교체될 예정이라 기강이 해이해질 가능성도 커서 어느 때보다 엄정한 공직기강 확립이 강조되는 시기”라면서 “총리실은 관계 부처와 연계, 협력해서 공직비리와 정치적 중립성 훼손 행위 등에 대해 강도 높은 공직 감찰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정 작업에는 국무총리실 정부합동공직복무점검단을 비롯해 감사원의 공직감찰본부, 국민권익위원회, 중앙부처 감사실 등 정부의 각급 사정부서가 총동원될 전망이다.
  • 저축銀 이어 창투사 대대적 수사

    경찰이 제일창업투자주식회사(제일창투) 등 중대형 창투사의 분식회계와 공금 유용 정황을 포착하고 전방위 수사에 나선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검찰의 저축은행 수사에 이은 경찰의 금융회사 수사가 공기업 비리 수사와 맞물려 대형 사정태풍을 예고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교통안전공단 압수수색 등 공기업 비리 수사에 이어 분식회계 등을 통해 허위로 경제성이 높은 것처럼 공시, 개미 투자자들에게 위해를 끼친 대형 금융회사를 집중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부산저축은행과 같이 소규모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비윤리적인 행위에 대한 단죄”라고 수사의 성격을 설명한 뒤 “뻥튀기를 해서 투자를 받은 뒤 알맹이(서민 돈)를 빼먹고 폐기해 버리는 코스닥 상장회사가 타깃”이라고 말했다. 실제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날 회사돈 128억원을 유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제일창투 회장 허모(58)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허씨는 2002년 초부터 자신의 개인 토건회사가 94억원의 어음을 발행할 수 있도록 제일창투의 투자자 예금을 담보로 제공하는 편법을 사용했다가 2004년 1월 회계감사에서 적발되자 이를 해결하고자 제일창투가 운영하는 투자조합의 돈을 끌어다 어음을 결제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서 경찰의 교통안전공단에 대한 압수수색은 사정의 신호탄에 불과하다는 해석이다. 박관천 지능범죄수사대장은 “창투사와 별개로 공기업 등에 대한 부정부패 수사는 계속 예정돼 있다.”며 “공직사회 비리와 기강 해이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교통안전공단에 대한 압수수색 하루 만인 14일에는 대구, 충남 논산 등지에 수사관 27명을 급파해 군 납품업체 5곳의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방위사업청 공무원도 수사 대상에 올랐다. 창투사 등 대형 금융기관과 공기업 비리에 대한 광범위한 사정과 관련, 경찰청 관계자는 “공기업 비리를 잡지 못하면 부정부패 척결을 실현할 수 없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공정사회’를 화두로 공기업 임직원의 도덕 불감증에 대한 경고라는 분석도 나온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검·경의 잇단 수사 방침은 공공기관 선진화의 일환으로도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백민경·윤샘이나기자 white@seoul.co.kr
  • [사설] 10년래 최악 공직자 부패 특단대책 세워라

    2000년 이후 고위 공직자들이 부패한 정도를 비교했더니 이명박 정부 3년차인 지난해에 가장 심각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무총리실 산하 한국행정연구원이 지난해 기업인과 자영업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한 ‘한국 공공부문 부패 실태 추이 분석’ 보고서가 내린 결론이다. 중앙부처 국·과장 이상 공직자 및 장·차관의 부패 정도를 묻는 질문에 ‘심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무려 86.5%나 됐다. 고위 공직자들의 부정부패가 심각하다는 사실은 최근 발생한 몇 가지 사건에서도 여실히 확인된다. 부산저축은행을 비롯한 ‘저축은행 비리’ 사건에서 감사원 감사위원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은진수 전 위원이 구속됐고, 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이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또 연초에 발생해 지금까지도 수사가 진행 중인 ‘함바 비리’ 사건으로 강희락 전 경찰청장과 장수만 전 방위사업청장, 최영 전 강원랜드 사장 등이 줄줄이 구속 또는 불구속 기소됐다. 이처럼 고위공직자 부패지수가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른 현실을 우리는 개탄하고 깊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고위공직자들에게 부정부패가 만연한 까닭은 공직사회 내부에 떡값·촌지 등의 명목으로 금품을 받는 고질적 관행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올해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군 ‘전관예우’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그제 이명박 대통령은 라디오 연설에서 국민은 무엇보다 선출직과 고위 공직자들의 부패를 가장 심각하게 보고 있다면서 공직자윤리법부터 더욱 엄격하게 고치겠다고 밝혔다. 고위공직자의 부패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을 서둘러 세워 주저없이 실천해야 한다. 아울러 우리는 고위공직자 스스로 걸맞은 처신을 할 것을 요구한다. 엊그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임상규 순천대 총장은 “잘못된 만남과 단순한 만남 주선의 결과가 너무 참혹하다.”는 유서를 남겼다. 그는 과학기술부 차관-국무조정실장-농림부 장관 등을 거친 전형적인 고위공직자 출신이다. 본인은 지인과 공직자들을 단순히 소개하는 데 그쳤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권력을 둘러싼 부패고리는 언제라도 형성되는 법이다. 공직자는 그만큼 주위를 세심하고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는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성남시장 ‘돈봉투’ 발언 파문…시의회 “市이미지 실추” 발끈

    성남시장 ‘돈봉투’ 발언 파문…시의회 “市이미지 실추” 발끈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이 “시장실에 돈봉투를 갖고 오는 사람들이 많다.”는 최근의 폭로성 발언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 논란을 빚고 있다. 처음부터 과장된 선정적 발언이 비난을 자초했다는 말도 나온다. ●“돈 주려고 한 사람 밝혀야” 성남시의회는 시장에게 직접 돈봉투를 건내려 했다는 뇌물 제공자들의 명단공개를 요구하며, 지역의 명예를 실추시킨 발언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는 성명을 채택하고 나섰다. 장대훈 성남시의회 의장은 14일 “돈봉투를 주려고 한 사람이 있다면 누구였는지 반드시 공개해야 한다.”고 맞섰다. 장 의장은 “이번 일로 성남시의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다.”면서 “이 시장이 제왕적인 권한을 갖고 있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로, 제도 개선을 통해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즉 고위직에게 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만큼 단순히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막기보다는 적극적인 비리 신고를 통해 ‘일벌백계’의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형법상 공무원에게 뇌물을 약속하거나 준 것은 물론 줄 의사를 표시한 경우에도 뇌물공여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지역 이미지 실추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 ●한나라당 시의원 내일 입장 발표 최윤길 시의회 한나라당 대표는 “이 시장의 발언으로 성남시가 마치 부정부패 공화국이 됐다.”면서 “돈봉투를 주려고 했던 사람들의 명단 공개와 함께 강력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의회 한나라당 의원들은 16일 별도의 성명서를 채택하고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다. 공무원들도 술렁이고 있다. 일반 공무원이 ‘만약 지속적으로 금품제공 권유를 받았을 경우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면 반드시 사전에 신고해야 한다.’는 복무규정 때문이다. ●‘금품제공 권유 신고’ 규정 있어 익명을 요구한 한 공무원은 “비리를 척결하자는 대의명분은 충분히 이해하겠는데, 뇌물을 받지 않았더라도 한두 명이 아니라 지속적인 권유가 있었다면 당연히 신고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말단 공무원이 시장처럼 행동했다가 나중에라도 권유받은 사실이 밝혀지면 분명한 책임 추궁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이 시장의 민선5기 1년이 느닷없는 ‘모라토리엄 선언’에서 돈봉투 발언으로 이어져 혼란만 주고 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한편 지난 3월 이 시장실에 CCTV 설치를 담당했던 관계자는 “당시 비서실의 요구로 CCTV를 설치했다.”면서 “돈봉투를 주려는 사람이 많아 설치한다는 말은 전혀 듣지 못했고, 방범용이나 민원인 관리 차원에서 설치한 것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박재범 칼럼] 서로 자기의 이익만을 취하면

    [박재범 칼럼] 서로 자기의 이익만을 취하면

    중국 춘추전국시대 때 양혜왕이 맹자에게 물었다. “나라를 이롭게 하실 방도가 있으시겠지요.” 맹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왕께서 ‘어떻게 하면 내 나라를 이롭게 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면, 높은 관리들은 ‘어떻게 내 집안을 이롭게 할까’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백성들은 모두 ‘어떻게 하면 내 몸만을 이롭게 할까’ 하고 생각하게 될 것이니, 서로 자기의 이익만을 취하면 나라가 위태로워집니다.” 요즘 세상을 보면 이해득실만이 삶의 지표가 되고 있는 듯하다. 지역·직종·기관마다 각종 명분으로 포장해 이익을 극대화하는 ‘너 죽고 나 살기’ 식 게임을 펼치고 있다. 최근 불거진 사안은 가까이는 등록금 인하 문제와 일반 의약품 슈퍼마켓 판매를 비롯해 군 개혁과 사법 개혁, 과학벨트와 동남권 공항 위치 선정, 공기업 이전 등 하나둘이 아니다. 문제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등록금 논의에서 압권은 사립대 총장들이 정부가 예산을 지원하는 만큼만 등록금을 인하하겠다고 밝힌 대목이다. 학교가 그간 정부의 지원을 많이 받았으니 이제 학교 스스로 학생들을 지원하겠다고 말하는 게 총장다운 금도이다. 총장까지도 나랏돈은 눈먼 돈이라는 식이니 개탄스럽다. 약 판매 문제도 마찬가지다. 복지부인지 약사부인지 헷갈린다. 이명박 대통령이 안전성이 입증된 의약품을 약국 밖에서도 판매토록 서면지시하자 전문의약품을 일반의약품으로 돌리려 한다. 법으로 보호받는 전문가들의 이익을 정부부처가 앞장서 챙겨줘야 하는지 의문이다. 성격은 조금 다르지만 국방개혁 문제도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논의의 초점은 통합군과 합동군의 선택으로 보인다. 통합군은 작은 나라 또는 일당독재의 공산국가에서나 가능한 방식이다. 선진화되고 민주화된 나라에서 통합군을 따르고 있는 곳은 없다고 한다. 북한이 통합군이므로 한국도 통합군이어야 한다는 주장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통합군이건 합동군이건 그것은 군 관계자들이 논의하고 결정할 사안이다. 그러나 한 가지 짚어야 할 부분은 현재 방식의 개혁이 이뤄졌을 때 이익을 직접 얻는 사람들이 누구인가 하는 것이다. 군 상부구조에서 육군 대비 해·공군의 비중과 중요성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해·공군 쪽의 여건이 현재보다 더 나빠진다면 현행 방향은 육군의 기득권 확장 시도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참고해야 할 한 가지 사례가 있다. 그것은 최근 금감원의 부정부패이다. 금융감독권은 과거 은행, 보험, 증권감독원 세 곳으로 나뉘어 있었다. 지금처럼 큰 부패는 없었다. 힘이 세어질수록 해당기관과 구성원은 차별성을 드러내기 위해 특유의 문화를 배양한다. 그것은 조직이기주의와 배타성으로 이어진다. 절대권력이 절대부패하는 과정이다. 현 시점에서 이해다툼이 폭발하는 배경에 대해서는 일견 수긍이 간다. 인구와 생산력에서 현재와 같은 수준은 5000년사에서 최초이다. 인구는 1910년쯤 1300만명이었고 지금은 남북한과 해외를 합쳐 8000만명에 이른다. 소득은 1950년대 말 100달러 이하에서 지난해 구매력 기준으로 2만 8000달러에 이른다. 풍요로운 대국을 처음 운영하다 보니 사회 전반이 지혜와 경험 부족으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다. 세계무대에서 한국의 역할을 어떻게 세워 나가야 할지 미래 비전이 마련되지 않아 우왕좌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5년 단임인 대통령의 무능과 실정을 부각시켜야 할 시점이기에 문제가 끊임없이 던져지고 있다. 사회적 삶의 근저를 관통하는 원칙 중 하나로 정치학은 편의의 결합(marriage of convenience)을 규정한다. 이해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것이 사회생활의 본모습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양상은 지나치다. 사회지도층일수록 이익의 결합보다, 정의의 결합에 힘써야 한다. 힘세고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이익보다 옳음을 따르는 자세를 갖춰야 국민이 편안하다. 맹자와 양혜왕의 대화 내용이 한층 새롭게 느껴진다. jaebum@seoul.co.kr
  • “고위공직자 부패 작년 최고조”

    “고위공직자 부패 작년 최고조”

    이명박 정부 3년차인 지난해 고위 공직자 부패 정도가 2000년 이후 가장 심각해졌고 법조 분야가 공직 가운데 부패가 가장 심한 분야로 꼽혔다. 이런 결과는 국무총리실 산하 한국행정연구원이 지난해 전국(제주도 제외) 기업인·자영업자 1000명을 심층면접해 작성한 ‘한국 공공부문 부패실태 추이 분석’ 보고서에서 드러났다. ●기업인·자영업자 1000명 조사 13일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 대상자 중 중앙부처 국·과장 이상 장·차관의 부패 정도가 심하다고 답한 비율이 86.5%로 김대중 정부 4년차인 2001년 85.3%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위공직자 부정부패 체감률은 노무현 정부 3년차인 2005년 76.4%으로 내려갔다가 2007년 85%로 올랐다. 또 현 정부 초기인 2009년 76.9%로 다시 떨어졌다가 급격히 올랐다. 전체 공공부문 비리가 심각하다는 응답률은 2007년 76.6%에서 2009년 55.9%로 감소했지만 지난해 조사에서 59.6%로 다시 상승했다. 반면 대기업 등 민간 분야는 2007년 63.8%에서 지난해 44.9%로 감소하고 있다. 3대 정권 가운데 경찰·교육 분야 부패 체감도는 각각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높게 나타났다. 반면 이명박 정부에서는 법조 분야 부패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지적됐다. 현 정권에선 공직 분야 중 세무, 소방, 환경, 사회복지 분야의 부패 정도는 상당히 감소한 반면 경찰, 법조, 교육, 병무 분야는 오히려 높아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법조 분야 부정부패가 심각하다고 답한 이들은 74.1%로, 심각하지 않다는 답변보다 3배가량 많았다. 보고서는 “이런 응답이 전관예우에서 비롯된 변호사, 판검사 간 비리 때문”이라고 분석하면서 “검찰은 그러나 기소권은 물론 수사지휘권, 형행권까지 갖고 있어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전망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엔 경찰 분야(2000년 82%), 노무현 정부 땐 교육 분야(2004년 58.2%)에서 부정부패가 가장 심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유흥가 업주에게 단속 정보를 흘리면서 금품을 받는 경우, 교육 분야에선 교육관련 업체, 학부모들에게 받는 촌지가 지적됐다. ●집권 3년차 부패 악화 장·차관, 국·과장 등 정부부처 고위 공직자와 정치인에 대한 부패가 심각하다고 느끼는 민원인의 비율은 각각 76.9%에서 86.5%, 94.3%에서 94.5% 등으로 늘어나고 있어 정권 말기로 갈수록 부패의 고리를 끊기 어려운 실정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우리나라 공직사회의 고질적인 뇌물 상납 구조와 연관이 깊어 보인다. 응답자들은 부패발생 요인 가운데 인적인 측면에 대한 질문에 ‘공직사회 내부의 상납관행’을 67.7점으로 가장 높게 평가했다. 이와 함께 정권 말기로 가면서 비리 처벌이 약화되는 점도 고위 공직자 부패가 사라지지 않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부패원인은 업무상 관행 응답자들은 부정부패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로 관행을 뽑았다. 공직자 부정부패 원인에 대해 ‘떡값, 촌지 등 업무상 관행’ 때문이라는 응답이 2000년에는 45.8%, 2007년 50.6%였으나 2010년에는 70.1%로 높아졌다. 공무원 개인의 탐욕과 윤리의식 부족이라고 응답한 이들도 갈수록 증가 추세였다. 한편 공직 내부의 자체 통제 기능은 갈수록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김대중 정부는 부패 척결을 위해 공공기관 청렴지수 모형을 개발했고 노무현 정부는 부패방지 종합계획을 수립했지만, 현 정부에선 부패방지법과 국가청렴위원회가 폐지됐다. 한국행정연구원 관계자는 “공직자 부정부패는 국민의 대정부 신뢰를 낮추고 도덕적 무감각을 초래한다.”면서 “부처별로 연말 대통령 업무보고 때 의무적으로 다음 해 청렴도 계획을 수립해 보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삼성, 이번엔 임직원들 氣살리기

    삼성, 이번엔 임직원들 氣살리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 전체에 부정부패가 퍼져 있다.”고 질타하면서 ‘깨끗한 조직문화’를 재정립하겠다고 밝히고 나서 그룹 전반이 얼어붙자 삼성 수뇌부와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임직원과 직접 소통하며 기 살리기에 나섰다. 이 회장의 발언 취지가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것인데 자칫 진의가 왜곡돼 임직원의 창조적 생산력이 억눌리고 무사안일이나 복지부동만 팽배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일각에선 이번 일로 손상된 일등 삼성맨으로서의 자존심을 되살리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12일 삼성에 따르면 주요 계열사 CEO들은 임직원과의 스킨십을 통한 소통과 사기진작을 위해 지난주 무주리조트에서 열린 신입사원 하계 수련대회에 총출동한 데 이어 17일 열릴 삼성 ‘슈퍼스타S’ 결선에도 대거 등장한다. 지난 9~10일 하계 수련대회에는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 강호문 중국삼성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 삼성 수뇌부가 직접 참석해 입사 1년차 신입사원들을 격려했다. 수련대회가 신입사원 기 살리기 행사라면 17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 5층 다목적홀에서 열리는 ‘슈퍼스타S’ 결선은 이 회장 발언 이후 사실상 ‘그로기 상태’에 빠진 임직원의 사기를 높여 주려는 행사다. 이 무대에도 주요 계열사 CEO들이 대거 등장해 임직원들과 소통하고 이들을 다독인다. ‘슈퍼스타S’는 국민적 관심을 끌었던 케이블방송의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에 착안해 삼성이 마련한 그룹 내부 노래 경연대회로 총 2620명이 신청해 최종 결선 진출자 12명만 남은 상태다. 결선 무대에는 자사와 사업부 직원을 마지막 관문까지 진출시킨 9개 계열사의 CEO 12명이 직원들과 객석에서 함께 어우러져 응원전을 열렬하게 펼칠 예정이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삼성發 쇄신 회오리 재계 몰아치나

    삼성發 쇄신 회오리 재계 몰아치나

    #사례1 최근 국내 굴지의 유통업체 A사에서 ‘잘나가던’ 상품기획자(MD)가 파면됐다. 파면 직전에 우수 사원으로 사보에까지 실렸던 직원이었다. 그러나 이 MD는 지난해 말 한 중소기업으로부터 패션용품을 납품받고, 이를 다시 매장에서 중소기업이 되사도록 압력을 행사했다. 기획한 상품이 완전 판매되면 회사에서 지급받는 1억원 정도의 성과급에 눈이 멀어서였다. 결국 해당 중소기업은 억울함을 유통업체에 호소했고, MD는 결국 덜미가 잡혔다. #사례2 3년 전 대형 건설사의 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중견 건설업체 B사의 한 부장급 팀장이 10억원 정도의 회사돈을 사실상 ‘횡령’한 게 들통 났다. 프로젝트를 위해 사들인 대형 부지의 기존 건물 철거 과정에서 철거업체와 짜고 비용을 부풀린 뒤, 이를 다시 철거업체로부터 받았다. 하지만 ‘비즈니스 관행’이라는 이유로 형사처벌 없이 사표를 내는 것으로 사건이 흐지부지됐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그룹 전체에 부정부패가 퍼져 있다.”고 질타하고 ‘청렴 경영’을 재차 강조하자 각 계열사가 사이버 감사팀을 강화하는 등 후속 조치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다른 기업들도 기존 윤리경영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등 내부 단속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10일 삼성테크윈 일부 임직원의 비위 사실이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의 감사에서 적발돼 최고경영자(CEO)가 그만두는 사태가 알려진 뒤 삼성 계열사의 사이버 감사팀에 협력업체의 부정사례 제보가 잇따르고 있는 등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각 계열사는 사이버 감사팀 인원을 보강하고 윤리강령이나 행동규범을 위반했는지 철저하게 파헤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002년부터 사이버 감사팀을 운영하는 삼성전자도 감사팀의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발표한 ‘지속가능 경영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 사이버 감사팀에 지난 3년간 접수된 제보는 ▲2008년 323건 ▲2009년 417건 ▲2010년 472건 등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이중 임직원 부정과 관련된 사항은 13% 정도다. 한 삼성 계열사 관계자는 “직원들이 당분간 외부 약속을 모두 취소하고 몸을 사리는 분위기”라면서 “일탈행위를 한 임직원에 대한 각 계열사의 중징계 비중이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기업들 역시 내부 단속에 바짝 고삐를 죄고 있다. 한 재계 단체 관계자는 “이 회장의 발언을 계기로 건설, 유통 등 그동안 협력업체와의 문제가 많다고 지적됐던 업종의 기업들이 내부 감사를 더욱 철저히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건설업계도 분주하다. 대우건설 윤리감사팀 관계자는 “윤리경영을 위해서는 최고경영자(CEO)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제보자 보호를 원칙으로 한 내부고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굴지의 정보기술(IT) 기업 임원은 “지금까지 임원들이 개인 용도로 법인카드를 사용하는 데 대해서는 암묵적으로 넘어갔던 게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이번 삼성발 감사를 계기로 국내 기업들이 더욱 엄격한 잣대를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삼성과 다르다.’는 반응을 보이는 기업들도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충격 요법이 아닌 그룹 및 각 계열사에서 독립성을 부여받은 진단 조직인 ‘LG 정도경영TFT’가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감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과거 공기업 시절에는 (협력사와의)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겠지만 1998년 민영화 시작 이후 명절선물 안 받기 운동, 축하란 기부 등 우리 식의 시스템을 구축·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국내 10대 기업 관계자는 “최근 삼성의 문제가 밖으로 터뜨려야 할 정도로 심각한 사안인지 모르겠다.”면서 “내부 긴장감 조성을 통해 재계에 대한 정부의 압박을 무마하고, 후계 승계를 원활히 하기 위한 포석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산업부 종합 douzirl@seoul.co.kr
  • [지방의회 부활 20돌(중)] 기초의원 61% “의정비 지급 법률로 규정을”

    [지방의회 부활 20돌(중)] 기초의원 61% “의정비 지급 법률로 규정을”

    의정비는 기초의원들에게 있어 해마다 단골처럼 등장하는 ‘뜨거운 감자’다. 안 받자니 활동비가 턱없이 부족하고, 받자니 금액에 따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기초의원들은 의정비 지급액을 자치구 조례 등에 위임해 혼란과 불신을 초래할 것이 아니라 지방자치법이나 시행령에 금액을 명확히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번 설문조사에서 의정비 지급을 법률로 명시할 것을 요구하는 의견이 61%로 가장 많았다. 의정비가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여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끊이지 않고 있다. 구의원들의 역할이나 활동과 무관하게 자치구 재정자립도에 따라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의정비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매년 의정비 책정을 두고 서울 25개 자치구들은 ‘서울에서 가장 많이 받는다.’는 여론의 화살을 피하기 위해 다른 자치구 눈치보기를 하는 등 불필요한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한다. 공석호(중랑·민주당) 시의원이 제출한 ‘2011년 서울시 자치구의회 의정비 현황’에 따르면 구의원 419명이 평균 3990만원의 의정비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의원들은 전체적으로 매월 의정활동비 110만원과 월정수당 198만~302만원을 받는다. 의원 1인당 의정비는 가장 많이 받는 강남구와 가장 적게 받는 마포구의 편차가 1466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자립도가 높은 강남·서초·송파·종로·중구 등이 의정비도 다른 자치구에 비해 높은 편에 속했다. 변녹진(서대문·민주당) 구의원은 “의원들의 겸직이 금지되고 의정비가 적다 보니 생활비와 활동비로 쓰기에도 부족하다.”면서 “부정부패 없이 의정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현실화하는 것이 필요하며, 활동에 대한 평가를 더욱 엄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회장 이상구·포항시의회의장)는 지난해 11월 ‘지방자치 발전을 위한 포항선언문’을 통해 “지방의원 의정비를 지급한 지 5년이 됐지만 아직까지 현실화되지 않고 있으며, 의정비 금액 결정을 지방자치단체 조례로 위임함에 따라 자치단체별로 혼란이 가중되고 주민들로부터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의정비 지급액을 지방자치법이나 시행령에 명확하게 명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시청팀
  • 이건희 회장 “삼성 전체에 부정부패… 바짝 문제 삼겠다”

    이건희 회장 “삼성 전체에 부정부패… 바짝 문제 삼겠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9일 “삼성그룹 전체에 부정부패가 퍼져 있어 이를 바짝 한번 문제 삼아 볼까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오창석 사장이 사표를 낸 삼성테크윈뿐 아니라 삼성 전 계열사에 대한 광범위한 감사와 인적 쇄신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 회장은 오전 8시쯤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내 42층 집무실로 출근하던 중 기자들과 만나 “삼성테크윈에서 부정부패가 우연히 나와서 그렇지 삼성 그룹 전체에 퍼져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정기 출근이 ‘일상’이 된 뒤로 이 회장은 차에서 내려 김순택(부회장) 미래전략실장, 박필 비서팀장 등과 함께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곧장 엘리베이터로 향하곤 했다. 하지만 이날은 이례적으로 이 회장이 직접 기자들에게 걸어와 “물어보라.”며 말을 건넸다. ‘꼭 할 말이 있다.’는 뜻으로 읽혔다. 그는 부정부패의 원인으로 “과거 10년간 한국이 조금 잘되고 안심이 되니깐 이런 현상이 나오는 것”이라고 진단하며 “나도 더 걱정이 돼서 요새 바짝 이를 한번 문제 삼아 볼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테크윈은 ‘빙산의 일각’일 뿐 다른 계열사에도 삼성테크윈 임직원들의 ‘일탈행위’와 비슷한 나태와 부정이 만연해 있다고 보고 이를 철저히 따지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정부패를 얘기하느냐.’는 질문에 이 회장은 “부정부패엔 향응도 있고 뇌물도 있지만 제일 나쁜 건 부하직원을 닦달해서 부정을 시키는 것”이라면서 “자기 혼자 하는 것도 문제인데 부하를 시켜서 부정하게 하면 그 부하는 나중에 저절로 부정에 입학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전날 서초 사옥에서 열린 수요 사장단 회의에서 삼성테크윈 임직원의 부정과 관련해 김 미래전략실장을 통해 “삼성의 자랑이던 깨끗한 조직 문화가 훼손됐다. 부정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하게 질책했고, 오 사장이 관리 책임을 지고 즉석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애플 성장·노키아 몰락 따른 경쟁력 강화 포석

    삼성테크윈 감사로 촉발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쇄신 요구가 삼성 전 계열사로 확산되면서 그룹 전체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일부 계열사엔 감사 공포로까지 번지고 있다. 조만간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강력한 개혁안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면서 임직원 모두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테크윈 임직원 90명 해고설 ‘뒤숭숭’ 9일 삼성에 따르면 오창석 삼성테크윈 사장이 전날 사퇴 의사를 밝혔을 때만 해도 그룹 내에서는 최근 화·목 정기 출근을 시작한 이 회장이 조직 내 느슨해진 기강을 바로잡으려는 ‘시범 케이스’ 성격의 조치로 보는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이 회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그룹 전체에 부정부패가 퍼져 있는 것 같다.”고 밝히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전 계열사에 대한 경영진단과 감사, 그리고 그에 따라 책임을 질 임원과 최고경영자(CEO)들을 가려낼 것임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특히 ‘삼성테크윈 감사 결과 납품단가 부풀리기를 이용한 조직적인 비리에 연루된 임직원 90여명이 대량 해고됐다.’는 설까지 나오면서 그룹 전체 분위기가 뒤숭숭해지고 있다. 삼성의 한 고위 임원은 “이건희 회장이 (임직원들의) 비리나 부정부패를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질책한 것은 처음”이라면서 “(예전처럼) 얼렁뚱땅 넘어갈 성질의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또 다른 삼성의 관계자는 “요즘 들어 삼성이 잘나가다 보니 기강이 해이해진 측면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외부에 삼성이 비리 집단으로 비치지 않을까 안타깝다.”고 말했다. 삼성 미래전략실은 조만간 계열사 감사팀 인력들을 차출해 경영진단팀을 꾸려 그룹 내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경영진단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재오 “부패척결 발언 의미있다” 한편 삼성은 삼성테크윈 신임 사장에 김철교 삼성전자 생산기술연구소 부사장을 내정했다. 김 부사장은 한양대 통신공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에서 전자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삼성그룹 감사팀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다. 이날 삼성테크윈은 경영 쇄신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해 주가가 전날보다 1300원(1.59%) 오른 8만 3100원을 기록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경영 쇄신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한편 이재오 특임장관은 이 회장의 부패 척결 발언과 관련, “때늦은 감이 있지만 의미 있고 평가할 만하며 지켜볼 일”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지방의회 부활 20돌] “경제적 독립 요원… 국가적 재원 배분 시급”

    [지방의회 부활 20돌] “경제적 독립 요원… 국가적 재원 배분 시급”

    지난 20년간 ‘풀뿌리 민주주의’를 외쳤지만 지방분권은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집행부에 권한이 집중된 데다 중앙정부가 예산을 쥐고 있어 자치하기엔 빈약하기 짝이 없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의원들의 전문성 부족에 도덕성 문제까지 겹치면서 민의를 대변하는 데 소홀했고, 중앙 정치를 방불케 하는 정치 싸움까지 벌어지면서 ‘무용론’도 심심치 않게 나왔다. 일부 정치적 논쟁을 제외하면 지방자치제가 지역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점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지역을 제일 잘 아는 지역 주민이 대표로 나서 지역 실정에 맞게 도로를 정비하고, 마을회관과 주민센터, 경로당 등 많은 주민 편의시설들이 들어섰다. 전남 함평군의 나비축제와 강원 화천군의 산천어축제, 강원 태백시의 눈꽃축제 등 지역마다 특색 있는 사업을 펼쳐 지역의 이미지가 개선됐고, 관광객 유치 등 지역경제에 많은 기여를 했다. 주용학 한국공공자치연구원 상임이사는 “차기 선거를 노리는 선심성 행정으로 인한 예산 낭비 등의 문제점이 있지만, 지역 주민의 요구가 왕성해지면서 지방의원과 단체장들은 다음 선거에서 주민의 선택을 받기 위해 주민 삶의 질을 높이고 자기 지역을 다른 지역보다 더 살기 좋은 지역으로 만들려는 노력을 경쟁적으로 해 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전문성 부족으로 집행부 견제와 감시에 소홀했고, 의원 개인의 도덕성 문제까지 불거지는 등 어두웠던 단면에 대한 지적도 적지 않다. 2008년 6월 서울시의회 의장이 의장선거와 관련, 시의원에게 뇌물을 줘 구속됐고, 2009년 재개발과 관련해 4000만원의 금품을 받은 시의원이 구속되기도 했다. 실제로 임기 중 비리 등으로 기소된 지방의원은 제5기의 경우 전체 의원 4200여명 가운데 7.15%인 267명이었다. 지난해 6월 국민권익위원회의 직업별 청렴성도 조사에서 국민 46.7%가 지방의원은 청렴성과 윤리의식 면에서 낮다고 인식했고, 높다는 인식은 11.3%에 그쳐 25개 직업군 가운데 24위를 차지했다. 손희준 청주대 행정학과 교수(한국지방재정학회장)는 “일부 자치단체들의 호화 청사와 지방의원들의 각종 부정부패, 뇌물 수수 등만 크게 부각되고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살림살이가 빈약하다는 것”이라면서 “지방자치가 성공적으로 정착되려면 자주적으로 지방정부를 운영할 수 있도록 국가의 재원 배분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 스톡홀름평화硏 “전세계 실전배치 핵무기 5000여개 핵보유국 계속투자… 비핵화 멀었다”

    뇌물과 리베이트 등 국제 무기 거래에서 흘러나오는 부정한 돈의 규모는 전 세계 무역거래에서 발생하는 부패한 거래의 40%가량을 차지한다고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6일(현지시간) 발간한 연차 보고서에서 밝혔다. ●부패거래 40%가 무기… 법적 제약 필요 SIPRI는 보고서에서 “국제 무기 거래의 부패는 세계적으로 조직적이고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방산거래에서 부패 행위를 막을 수만 있다면 여러 국가들의 국방비에서 천문학적인 액수를 절약할 수 있게 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방위산업이 국가 안보에 깊숙이 개입해 많은 국제무기거래에서의 감독과 책임을 모호하게 하고 있으며, 방위산업에 접근할 수 있는 소수 정부 관리와 중개인 및 딜러들의 유착 관계는 법률적 제약을 약화시키는 배경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SIPRI는 국제 무기거래의 부정부패를 바로잡기 위해 국제 무기 거래에서 뇌물 수수 등 부패를 불법화하는 조약을 맺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핵무기와 관련, 연차보고서는 전 세계에 실전 배치된 핵탄두는 5027개가 넘지만 보유국들은 계속 새로운 핵무기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의해 핵무기 보유권이 인정된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등 5개국과 NPT 체제 밖의 핵보유국인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등 3개국을 더한 8개국이 모두 2만여기의 핵탄두를 보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높은 수준의 관리를 받는 2000여기를 포함, 5027기가 실전 배치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가별로는 올해 1월 기준으로 러시아가 핵탄두 약 1만 1000기를 보유한 가운데, 2427기를 실전 배치해 놓은 것으로 나타나 보유량 및 실전 배치량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미국은 8500기를 보유하고 있고, 이 가운데 2150기를 실전 배치해 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러시아와 지난해 실전 배치한 전략 핵무기를 2200기에서 1550기로 줄이는 내용의 새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을 체결했다. 보고서는 북한에 대해 “소수의 핵탄두를 만들 수 있을 만한 플루토늄을 생산한 것으로 보이지만 사용 가능한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공개 정보는 없다.”며 핵보유 국가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SIPRI의 대니얼 노드 소장은 “인도와 파키스탄이 위치한 남아시아가 핵무기 경쟁이 벌어지는 지역”이라고 지적하면서 “두 나라가 군사적 용도를 위한 핵분열 물질의 생산 역량을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노드 소장은 “테러리스트들에게 핵무기고(庫)의 통제력을 내줄 위험이 있는 파키스탄이 특별한 우려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테러리스트 파키스탄 핵 탈취 우려” SIPRI는 보고서에서 “핵 보유국들이 핵무기를 현대화하고, 핵무기 설비에 대한 투자를 계속하고 있어 진정한 의미의 핵폐기가 예측가능한 미래에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고 결론 내렸다. SIPRI는 1966년 타예 에를란데르 스웨덴 총리가 설립한 국책 외교정책 연구기관이다. 스웨덴 정부로부터 재정의 50%를 지원받지만 운영은 독립적으로 이뤄진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사설] 고위공직자 금품수수 가중처벌 시급하다

    저축은행 비리 수사를 지켜보는 국민의 심정은 한마디로 참담하다. 사정의 중추기관인 감사원 감사위원이 사법처리되더니 금융감독 및 정책당국의 요직을 두루 거친 김광수 금융정보분석원장, 현직 법제처장도 뇌물수수 의혹을 받고 있다. 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도 ‘로비’와 연관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정치권은 책임 떠넘기기 공방과 ‘결백 약속 받아내기’ 우격다짐을 계속하고 있으나 누구도 검찰의 칼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 검찰 주변의 분위기인 것 같다. 우리는 누구보다 자기관리가 엄격해야 할 고위공직자들조차 뇌물에 휘둘려 아무런 거리낌없이 탈법을 일삼았다는 사실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은 연줄을 동원해 높은 자리를 꿰찼을지는 모르나 공복(公僕)으로서 최소한의 윤리의식도 없었다는 얘기다.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꼴이다. 이들이 공직의 최상층부에 앉아 ‘공정사회 구현’을 외쳤다니 이런 코미디도 없다고 하겠다. 윗물이 이처럼 흐린데 어떻게 아랫물이 맑기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평생 피땀 흘려 모은 재산을 한순간에 날리게 된 서민들은 자신들의 혈세로 이들의 배를 불렸다는 배신감에 치를 떨고 있을 것이다. 공직자의 부정부패는 그 피해가 무차별적이고 광범위하다는 점에서 엄격하게 다뤄져야 한다. 특히 고위공직자는 가중처벌해야 마땅하다. 검찰의 기소 단계뿐 아니라 법원 판결에서도 정상 참작은 최대한 배제돼야 한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사면법 개정을 통해 선거사범, 가정파괴범 등과 더불어 뇌물사범도 사면 대상에세 제외해 공직 재진입 기회를 원천봉쇄해야 한다. 국민권익위에서 도입을 검토 중인 고위공직자에 대한 청렴도 평가도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연고가 판을 치는 인사 시스템을 능력 위주로 투명하게 바꾸어야 한다. 고위공직자들조차 검은돈의 유혹을 떨치지 못하는 이유는 자리 보전과 다음 자리를 위해 끊임없이 네트워크를 관리해야 하는 우리의 풍토와 무관하지 않다. 고위공직자의 부패에 실망했다고 공정사회의 기치를 포기해선 안 된다. 이럴수록 더욱 미비점을 보완하고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그동안 광범위하게 확산된 전관예우 관행 등 모든 악습을 일소해야 할 것이다.
  • [데스크 시각] 21세기판 ‘서정쇄신’/손성진 사회 에디터

    [데스크 시각] 21세기판 ‘서정쇄신’/손성진 사회 에디터

    공(功)과 과(過)를 같이 남긴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功) 가운데 하나는 부정부패 척결이다. ‘서정쇄신’이라는 일본 용어를 차용해 부정부패 일소 방안을 마련한 것은 1975년 3월이었다. 부패 척결을 국가 안보와 동등한 차원에서 다루었고 비리 경력을 영구적으로 보존하는 ‘서정쇄신연감’을 작성하는 등 충격요법을 쓰기도 했다. 이것이 정치적 쇼였는지는 모르지만 외견상 서정쇄신의 시기에 공직자의 부조리는 상당히 감소한 듯 보였다. 1980년대 이후 정권이 바뀌며 ‘숙정’ ‘중단 없는 사정’ ‘투명 사회’ 등으로 구호만 달리한 부패척결 정책들이 연이어 등장했다. 그렇게 30여년이 흘러갔지만 부정부패에 대한 공직자들의 인식과 태도는 변한 것이 없다. 5공이나 6공이나 비리 공화국이라는 점은 똑같다. 더 정도가 심해진 부패의 실상을 접한 국민들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부패를 처단해야 할 판사와 검사의 비리는 사법부와 검찰에 대한 불신을 더욱 키웠다. 최고 감독기관인 감사원마저 이꼴이니 우리가 믿고 기댈 곳은 더 이상 없어 보인다. 금융감독원의 저 같은 비리는 예견된 것이기도 하다. 금감원 고위직 출신들이 거의 모든 금융기관에 고액 연봉을 받고 진출했을 때는 저축은행 사태의 싹은 이미 발아한 상태였다. 감독기관은 전관예우라는 젖줄을 통해 피감기관의 젖을 끊임없이 받아먹고 있는데 부패가 없을 리 만무하다. 그런 지적이 있었을 때 감독기관이나 그 주변자들은 무마하기에 바빴다. 이권이 있는 곳에 부패가 없는 예를 찾기는 어려운 듯하다. 저축은행 사태가 터지지 않았다면 50억원의 재산을 갖고도 그것도 모자라 억대의 뇌물을 받은 일은 영원히 덮였을 것이다. 반대로 지금 이 순간에도 이권이 있는 어느 곳에서든 부패 행위가 저질러지고 있을 것은 분명하다. 다만 드러나지 않고 있을 뿐이다. 저축은행 사태는 일각에 불과하다. 음습한 곳에서 곰팡이는 자란다. 우리 사회에는 음습한 곳이 너무 많다. 권력과 금력이 그런 곳에서 얽혀 비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그 사이를 오가며 부패를 조장하는 기생충 같은 존재들이 이번 수사에서도 드러났다. 최근 제도적으로 전관예우를 차단하자는 움직임이 있지만 끼리끼리 음습한 뒷방에서 어울리며 비리를 잉태시키는 사회 풍조를 개선하지 않는 한 공정사회는 요원해 보인다. 현직에서 수십억원대의 치부를 하고 재야로 나가서 한해에 수억원이 넘는 수임료나 봉급을 받는 감독기관이나 법조계의 현실에서 김홍섭 판사의 일화는 새삼 옷깃을 여미게 한다. 법원장 신분으로 고무신과 작업복 차림에 도시락을 들고 다니고 처가에서 보내준 쌀가마니를 되돌려 보낸 그의 행동을 후배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21세기판 서정쇄신을 벌여야 한다. 그러지 않고는 선진국 진입은 자격부터 미달이다. 말로만 투명사회, 공정사회를 외쳐봐야 헛구호다. 비리를 차단할 제도적 장치를 꼼꼼히 마련해야 한다. 공무원들이 민원인들이나 피감기관 관계자들을 접촉하는 것 자체를 못하도록 하는 방안이 요구된다. 비리 공직자의 처벌은 일벌백계라는 말로도 부족할 정도로 강력한 제재수단이 필요하다. 일본에서는 일반 사건의 기소율은 47%인데 뇌물죄 기소율은 77. 5%로 비교가 안 되게 높다. 한국의 현실은 부끄럽다. 기소율도 낮을뿐더러 법원으로 가면 너무 쉽게 풀려 나온다. 어떤 곳이든 찌르기만 하면 터져 나오는 뇌물 비리를 보는 국민은 허탈하다 못해 불감증에 빠졌다. 나는 깨끗하다고 생각하는 공직자의 비율이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시빌 서번트(civil servant·주민의 하인)라는 공무원의 원래 뜻을 되새기며 일하는 공직자들은 또 얼마나 될까. 우리의 공무원은 하인 의식이 아니라 군림 의식을 갖고 있다. 이것은 결국 비리로 연결된다. 이제 공무원도 먹고살 만한 봉급을 받는다. 그만큼 국민의 세금부담도 높아졌다. 그래서 공무원은 권위와 금전욕을 버리고 국민을 위해 더욱더 깨끗하고 낮은 자세로 일하기를 우리는 바란다. sons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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