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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유권자는 국민의 또 다른 이름/신두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 교수

    [기고] 유권자는 국민의 또 다른 이름/신두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 교수

    지난 6일 치러진 프랑스의 대통령선거 투표율은 80%대에 이를 전망이다. 한국의 투표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우리 정치사의 중요한 순간들이 시민 저항에서 출발했다면, 선거는 그 완성과 동시에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일례로, 1987년 6·29 선언은 시민 저항에서 시작되었지만 사실 그 이전 제12대 국회의원선거에서 투표를 통해 정권에 대한 반감은 명백히 표출되었으며, 민주화는 헌법 개정과 대통령을 직접 선출하면서 완성되었다. 한국 정치사의 중요한 순간에 ‘균열’을 가장 잘 나타내는 것이 ‘선거’이다. 선거는 다른 균열의 징후와 달리 ‘유권자’가 그 균열을 만들어낸 주체이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 우리 선거사는 제도보다 앞서는 것이 유권자의 ‘선택’이라고 강조한다. 법이 아무리 독소조항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유권자의 선택을 막을 수는 없으며, 선택이야말로 한국 정치를 바로 세우는 길이라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우리는 ‘시민’인 동시에 ‘유권자’이다. 일반 시민이 자신의 주권을 행사할 기회는 매우 제한적임에도 정치권력에 대한 냉소적인 태도 때문에 최근 낮아지는 정치 참여를 보면서 한국 민주주의가 참여 없는 대의제 민주주의로 고착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이는 정책 형성에 시민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정치권력에 대한 통제 약화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오늘날 한국의 정치 참여는 낮은 정치적 효능감으로 인한 정치 불신과 개인주의적 정치성향이 독특한 문화의식 구조와 결합하여 오프라인상의 관습적 정치 참여는 현저히 줄고 온라인상의 정치 참여는 증가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낮은 정치 참여의 원인을 시민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연일 보도되는 정치 파행과 부정부패의 모습들은 낮은 투표율과 정치 외면을 일으켰다. 그럼에도 소극적인 정치적 의사표현은 민주시민으로서의 자기인식과 행동능력, 책임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뒷받침해 준다. 정치권의 변화가 우선이지만, 동시에 ‘시민적 의무’와 긍정적 정치 참여 기회를 높일 수 있는 ‘부드러운 개입’이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변화된 정치문화를 이해하고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과 동시에 성숙한 시민의식을 위한 민주시민교육은 지속가능한 민주주의 필수 요건이다. 특히 미래 유권자와 젊은 층에 대한 민주시민교육을 통해 정치 참여의 동기 부여와 참여 기회를 확대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요구된다. 젊을수록 같은 세대를 모방하려는 경향이 높기 때문에 이러한 ‘집단동조’ 현상을 정치 참여에도 활용해 볼 수 있다. 이들에게 투표 행위와 정치참여 행위 그 자체가 가져올 혜택, 즉 민주주의 유지와 발전 덕분에 얻게 되는 ‘내재적인 정치적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우리 헌법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투표는 선거 당일 오후 6시면 끝날지 모르지만, 우리가 선택한 대표자에 대한 권리와 책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5월 10일을 유권자의 날로 정한 것은 시민이며, 동시에 유권자인 우리의 정치적 의무와 권리가 이제부터 시작인 것을 다시 한번 상기하기 위함일 것이다.
  • [열린세상] 위기의 중국 공산당과 시진핑체제/이문기 세종대 중국통상학과 교수

    [열린세상] 위기의 중국 공산당과 시진핑체제/이문기 세종대 중국통상학과 교수

    위기의 중국 공산당은 어디로 갈까. 보시라이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는데, 중국 공산당은 쉽사리 문제 해결을 하지 못하고 있다. 외신은 연일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당 중앙이 공식적으로 확인해준 보시라이 부인의 영국인 사업가 살인혐의 외에도 당 지도부 통화내역 감청, 부정부패로 축적한 1조 2000억원 규모 재산의 해외 은닉, 쿠데타 시도설, 100명의 여성과 염문설 등등. 4월 30일 관영 신화사는 보도를 통해 보시라이 스캔들 관련 외신 보도는 터무니없는 소문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지만, 사람들은 외신보도를 더 신뢰하는 분위기다. 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 보시라이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는 과정은 외신이 먼저 터뜨리고, 얼마 후에 중국 정부가 인정하는 양상이었다. 중국 정부의 정보통제력은 상실되었고, 중국 공산당은 국내외적으로 조롱거리가 되는 신뢰의 위기에 직면했다. 사실 중국 최고지도부의 부패혐의 숙청 사례는 여러 차례 있었다. 장쩌민 시대에는 천시퉁 베이징시 당서기와 양바이빙 중앙군사위 비서가 숙청되었고, 후진타오 시기에는 천량위 상하이시 당서기가 숙청되었다. 이들 역시 정치적 비중에서 보시라이에 뒤지지 않는 거물들이었다. 하지만 이번 보시라이 사건은 그때와 전혀 다른 양상이다. 왕리쥔이 미국 영사관에 대량의 내부정보를 유출했기 때문에 중국 정부의 정보 통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보시라이가 ‘충칭 모델’이라는 친서민 정책을 통해 대중적 스타 정치인 이미지를 가진 인물이기 때문이다. 중국공산당으로서는 보시라이의 신병처리 자체가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 요구되는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다. 이미 알려진 범죄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면 보시라이는 사형이 불가피한데, 그럴 경우 그의 대중적 인기 때문에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1989년 톈안먼 사건도 개혁적 지도자인 후야오방의 무리한 숙청이 발단이 되었다. 중국 사회에 누적된 다양한 불안 요인이 일거에 중앙정치에 대한 대중적 불만으로 폭발하는 사태가 최악의 경우일 것이다. 그렇다고 적당히 봉합하고 넘어가기에는 이미 시기도 놓쳤고, 정보 통제도 안 되는 상황이다. 어쩌면 보시라이 사건에 대한 정보를 상당 정도 확보한 미국의 물밑 협조 여부가 사태해결의 관건일 수도 있다. 내부문제 해결에 미국의 협조를 얻어야 하는 상황은 중국의 위신과 국익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보시라이 사건의 마무리 과정은 조금 더 지켜볼 일이다. 일각에서는 가을에 열릴 18차 당대회 연기 가능성까지 거론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올가을에 출범하는 시진핑 체제가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킬 수 있는가이다. 민심을 달래고 정치적 동요를 막기 위한 여러 가지 조치가 나올 수 있지만, 역시 근본적인 해법은 투명하고 민주적인 정치체제 개혁이라 할 수 있다. 지난 3월 15일 전국인민대회 폐막 기자회견에서 원자바오 총리가 보시라이 문책을 시사하면서 강조했던 것도 바로 정치개혁의 중요성이었다. 보시라이 사건을 정치개혁 추진의 동력으로 삼아 국민적 지지를 얻을 수만 있다면, 시진핑 체제의 통치 정당성은 오히려 더 단단해질 수도 있다. 그런데 시진핑 체제가 그 정도 수준의 정치개혁을 단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치개혁에 대한 구체적 비전과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중국 지도부가 제시한 정치개혁의 방향은 서구식 다원주의와 극좌적 회귀를 배격한다는 원칙하에 ‘중국식 사회주의 민주’를 실현한다는 것인데, 그 알맹이가 공허하기 그지없다. 일반적인 관측으로는 시진핑 집권 3년차 정도에 정치개혁 의제를 당의 공식방침으로 제기하고, 집권 2기에 본격적인 정치개혁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최근 중국 공산당이 처한 급박한 위기상황을 이런 일정으로 극복할 수 있을까. 올가을 출범하는 시진핑 체제는 시작부터 당이 처한 절체절명의 위기국면을 돌파해야 하는 험난한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 [서울신문TV와 함께하는 구정 인터뷰] 성장현 용산구청장

    [서울신문TV와 함께하는 구정 인터뷰] 성장현 용산구청장

    “청렴은 공무원의 무기입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2일 “이제 청렴은 깨끗함을 넘어 업무의 투명성, 공정성, 친절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라며 이와 같이 말했다. 용산구는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 주관 청렴도 평가 1등급 기관, 서울시 주관 청렴도 평가 우수구 영예를 잇따라 안으며 ‘깨끗한 행정’의 힘을 뽐냈다. 구는 올해도 청렴 행정 구현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도입한다. 이에 대한 성 구청장의 철학을 들어 봤다. →청렴도 평가 1등급을 받았다. -무엇보다 직원·구민들이 서로 믿고 힘을 모은 데서 좋은 결과를 빚었다. 덕분에 인센티브로 1억원을 받았다. 공무원 사기 진작, 구정에 보탬이 되는 쪽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청렴 조직문화를 위해 해 온 일은. -지방자치단체 중 자체 ‘청백 공무원상’을 제정한 건 우리가 처음이 아닌가 싶다. 청렴하면서도 주민에게 헌신·봉사한 공직자를 선발해 포상금과 인사 혜택을 주는 사업이다. 또 부정부패가 발생하기 쉬운 인허가 업무 직원은 민원인들에게 청렴 모니터 직원이 하나하나 전화를 걸어 청렴성, 공정성, 친절 여부를 조사하도록 했다. 선량한 공직자를 보호하기 위한 청탁관리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청렴에 대한 철학이 특별한 듯하다. 청렴은 과연 무엇인가. -전에는 청렴 하면 단순히 금품·향응 같은 깨끗함의 문제를 전부로 여겼던 때가 있었다. 요즘에는 이를 뛰어넘어 업무 처리의 투명성, 공정성, 친절까지 포괄적으로 따져야 한다. 말하자면 청렴은 공무원의 기본 자세이자 생명이다. 공무원이 도덕적으로 무장을 하면 설사 능력이 조금 떨어진다고 해도 강력한 업무 수행이 가능하다. 청렴은 공무원의 무기다. →앞으로 추진할 사업은. -청렴은 100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알면서도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수도 있어 지속적 교육이 필수다. 올해는 지난해 국장급 이상 공무원을 대상으로 했던 ‘고위공직자 청렴도 평가’를 과장급으로까지 확대한다. 동료는 물론 부하 직원들에게 청렴도를 평가하도록 해 인사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또 지자체 조례·규칙의 부패 개연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자치법규 부패영향평가’를 실시하고, 외부 전문가를 구민 감사관으로 선정한다. →구민 감사관에 대해 상세히 말해 달라. -현재 구청 감사관은 현직 경찰 수사과장이던 분을 섭외한 것이다. ‘같은 식구니까 감싸 주겠지’라는 생각을 애초에 차단한 셈이다. 더불어 일반 주민들을 명예감사관으로 위촉해 공무원을 견제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실제 감사관 같은 권한을 가질 수는 없지만, 공무원·주민 사이의 청렴을 공유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한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힘 얻는 ‘저우융캉 책임론’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 서기의 ‘조폭과의 전쟁’ 비리와 천광청(陳光誠) 인권변호사에 대한 공안들의 불법 연금 사건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사건의 불똥이 사법 업무의 최고 사령탑인 저우융캉(周永康) 중앙정법위 서기에게로 옮겨 붙고 있다. 중국 당국이 그동안 웨이원(維穩·안정유지)이란 명목으로 권력남용과 인권유린을 일삼아 온 것으로 확인된 만큼 사법 총책임자인 그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조폭과의 전쟁’ 비리와 불법 가택연금 사건 모두 웨이원이란 미명 아래 법률을 무시하고 공권력을 남용한 공통점이 있다며 저우 서기가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미 브루킹스연구소 리청(李成)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로이터통신이 1일 보도했다. ‘조폭과의 전쟁’의 경우 조폭 소탕을 명목으로 누명을 씌워 정적을 숙청하거나 뇌물을 받고 무고한 사람을 감옥에 잡아넣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천과 그 가족에 대한 불법 연금 및 구타는 권력남용 인권유린뿐만 아니라 세금의 부정 전용으로 의심되는 부정부패 문제와도 직결된다. 천광청은 지난달 27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에 대한 3가지 요구 사항’이란 제목의 동영상에서 지방정부가 자신을 연금하기 위해 쏟아붓는 혈세인 웨이원 비용만 연 6000만 위안(약 107억 3000만원)에 달한다고 폭로했다. 그가 감금된 자택은 3m 높이의 시멘트 담장과 여러 대의 폐쇄회로 TV 외에도 70명 이상의 인원이 경비를 섰는데 당국이 인당 월 100위안씩을 주고 지역 주민들까지 동원해 보초를 서게 했으며 동네에는 이 일로 먹고사는 사람들까지 생겨나면서 일명 ‘천광청 경제권’이란 말까지 나오기도 했다는 것. 천은 “일명 천광청 감시 관련 예산만 2008년 3000만 위안에서 2011년 6000만 위안으로 두 배나 뛰었는데, 국민 세금을 시각장애인 감시에 낭비한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성토한 바 있다. 국방비보다 많은 웨이원 비용을 쓰면서 중국 당국이 천의 탈출을 미 대사관의 통보를 받은 뒤에야 알게 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법위 본연(?)의 역할에도 구멍이 뚫렸다는 내부의 비판도 받고 있다. 상하이 퉁지(同濟)대 셰웨(謝岳) 교수는 “보시라이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저우 서기가 천광청 사건으로 심한 비판을 받고 있다.”면서 “그러나 18차 당대회를 앞두고 저우 서기가 실각한다면 정권교체에 끼치는 악영향이 더 크다는 판단이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저우 서기가 ‘무사’할 것임을 시사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수원시 시민감사관제… 투명성 높인다

    경기 수원시는 감사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시민감사관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시가 입법예고한 ‘시민감사관 운영에 관한 조례안’에 따르면 시정에 대한 시민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잘못된 제도 개선과 예산의 투명성 및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시민감사관제를 운영한다. 박사 학위나 기술사, 회계사 등 자격증을 갖고 있는 전문가나 대학교수, 비정부기구(NGO)에서 활동한 사람, 감사에 식견이 풍부한 자 중에서 위촉한다. 시민감사관은 지역 부정부패 등 각종 비리와 시민생활 불편·위법부당한 행정사항 및 부패유발 제도·관행 시정 건의, 시장의 요청에 따른 기관감사 및 전문분야 감사 참여, 제도개선 및 예산절감 모범사례 발굴 등의 역할을 맡게 된다. 2년 임기에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 시는 다음 달 5일까지 시민 의견을 수렴한 뒤 조례규칙위원회 심의를 거쳐 조례안을 확정, 시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시의회 의결과 공포를 거쳐 곧바로 시행된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보시라이, 英사업가 사망 조사 경찰관 3명도 고문·살해”

    “보시라이, 英사업가 사망 조사 경찰관 3명도 고문·살해”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 피살 사건 이후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 서기와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의 부정부패와 관련된 의혹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사건이 종점을 향해 달리고 있다. 중국 당국은 법에 따라 사건을 처리해 조만간 결과를 발표하겠다며 보시라이 스캔들이 오는 10월 권력 교체를 앞두고 정치권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당, 10월 권력교체 전 확대 차단 ‘총력’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부시장 겸 공안국장은 보시라이가 다롄(大連)시 서기 때부터 아끼던 부하로 ‘조폭과의 전쟁’을 위해 충칭으로 스카우트해 온 ‘오른팔’이었다. 그러나 지난 1월 28일 이들의 사이가 틀어지게 된 결정적인 사건이 터졌다. 구카이라이의 53번째 생일이던 지난해 11월 15일 충칭의 5성급 호텔에서 독살된 헤이우드 사건의 배후에 구카이라이가 있다는 내용을 왕리쥔이 수사해 보고하면서 보시라이의 심기를 건드린 것. 보시라이는 당시 사건을 조사한 왕리쥔의 심복 수사관들을 잡아 가두고 고문했다. 이 과정에서 2명은 숨지고 1명은 자살했다. 보시라이가 관련된 살인사건이 추가로 드러남에 따라 혐의가 사실로 확인되면 사형이 불가피하다고 홍콩 아시아위크가 20일 보도했다. 또 왕리쥔은 당시 헤이우드가 보시라이의 해외자금 밀반출 및 돈 세탁 내역을 보관 중이던 컴퓨터 파일도 확보했다고 보시라이에게 보고했다고 명보(明報)가 전했다. 베이징에 있던 헤이우드를 11월 15일 충칭으로 데려온 것은 살해혐의를 받고 있는 보시라이의 개인비서 장샤오쥔(張曉軍)이라고도 소개해 살인이 계획적으로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앞서 언론들은 구카이라이와 헤이우드는 지난 2001년 영국에서 동거했던 사이였으나 헤이우드가 자금이전 및 돈 세탁에 대한 보상으로 거액을 요구한 탓에 죽임을 당한 것이라고 전했다. 보시라이와 불륜으로 만난 구카이라이가 다시 헤이우드와 불륜을 저지른 데에는 보시라이가 다롄TV 장웨이제(張偉杰) 앵커와의 사이에 딸까지 두는 등 여성편력이 심했기 때문이라는 추문도 불거졌다. 공안국 부국장직 박탈은 물론 자신의 부하들이 보시라이에 의해 고문사당한 것을 알게 된 왕리쥔은 지난 2월 6일 할머니 분장을 하고 충칭 공안국 왕펑페이(王鵬飛)의 차를 빌려 타고 청두(成都) 미 영사관을 찾아갔다. 보시라이는 곧바로 46명으로 구성된 개인 경호대를 동원해 왕리쥔의 심복 경찰 11명을 추가로 체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앞서 당시 왕리쥔의 망명 소식을 보시라이에게 귀띔해준 배후가 최고지도부인 저우융캉(周永康) 정법위 서기로 드러나면서 보시라이의 ‘쿠데타 시도설’과 ‘베이징 내란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자금줄’ 쉬밍 회장·큰형 등 전방위 조사 베이징 당국은 현재 충칭과 홍콩을 중심으로 보시라이의 여죄를 캐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 보의 뒤를 이어 충칭서기로 부임한 장더장(張德江)은 보시라이 재임시절 녹지조성, 지하철보수, 전광판 사업 등 정부로부터 돈을 빌려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 충칭시 재건 사업, 이른바 충칭 모델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보시라이가 공금을 전용했는지를 수사중이라고 중화권 언론들이 보도했다. 보시라이의 큰형 보시융(薄熙永) 등 형제들과 구카이라이의 자매들도 자산 해외이전에 연루됐는지에 대해 조사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시라이의 자금줄로 알려진 스더(實德)그룹 쉬밍(徐明) 회장, 독살 혐의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충칭 난안(南岸)구 서기 샤저량(夏澤良) 등 총 39명이 베이타이허(北戴河)에서 조사받고 있다고 서방 언론들이 보도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보시라이家 ‘끝없는 추락’] 보前서기 쿠데타 시도설… 친인척 사법처리 가능성

    중화권 인터넷 사이트를 중심으로 ‘베이징 내란설’이 유포된 이후 군부 지도자들이 당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는 칼럼을 속속 게재하는 가운데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 당서기와 절친한 군부 인사들이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현지에서는 보시라이의 ‘군부 쿠데타 시도설’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중앙군사위원회 2인자인 궈보슝(郭伯雄) 부주석은 최근 인민해방군 청두(成都) 군구 사령부를 시찰한 자리에서 “정치와 전체 국면이라는 눈높이에서 중대한 안전 문제를 더욱 경계하고 전체 국면에 영향을 끼치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당에 대한 충성을 강조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지난 14일 보도했다. 제2포병부대에서는 최고위급인 정치위원 장하이양(張海陽) 대신 정치부주임인 인하이룽(殷海龍) 명의로 칼럼을 실었다. 이는 보시라이와 절친한 장하이양이 최근 보시라이 문제로 조사받으면서 행적이 묘연해졌다는 추측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홍콩의 싱다오(星島)일보가 전했다. 지난 2월 말부터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등 주요 지도자와 관영 언론들은 군의 당에 대한 충성을 줄기차게 강조했고, 이를 두고 항간에는 권력투쟁에 군이 관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급기야 3월 말에는 군이 동원된 ‘베이징 내란설’이 퍼지기 시작했다. 한편 중화권 언론들은 보시라이의 부정부패에 친·인척이 대거 연루됐다고 보도했다. 맏형인 보시융(薄熙永)은 리쉐밍(李學明)이란 가명으로 국무원 직속 금융그룹인 광다집단(光大集團)의 부회장으로 재직하면서 연 170만 달러(약 19억원)에 이르는 연봉을 챙기는가 하면 2500만 위안(약 22억 5000만원) 규모의 주식도 보유했다고 홍콩 빈과(?果)일보 등이 전했다. 구카이라이(谷開來)의 언니인 구왕장(谷望江)과 구왕닝(谷望寧)은 홍콩의 한장글로벌(漢江全球) 등 8개 이상의 기업체에서 재직하고 있다고 전해, 보씨 집안이 친·인척을 이용해 재산을 해외로 빼돌렸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인민일보는 사설에서 “어떤 이들은 이중 국적을 이용해 해외로 재산을 빼돌리는가 하면 친척과 친구, 정부(情婦) 등을 통해 재산을 은닉했다.”고 지적해 보시라이의 친·인척들까지 비리 문제로 사법처리될 수 있음을 암시한 바 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Weekend inside] “여론조작해 시진핑 공격…” 보시라이 ‘칠거지악’

    [Weekend inside] “여론조작해 시진핑 공격…” 보시라이 ‘칠거지악’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서기 부부와 관련된 폭로성 기사들이 서방과 중화권 언론 가릴 것 없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보시라이는 정치적으로 도저히 회복 불능 상태로 추락하고 있다. 급기야 홍콩의 주간지인 아주주간(亞州周刊)은 13일 보시라이에게 적용된 ‘7대 죄목’을 전했다. 눈에 띄는 죄목은 보시라이가 국내외 여론 조작을 통해 차기 최고 지도자인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에 대한 공격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신문은 미국 외교관리의 말을 인용, “왕리쥔(王立軍)이 청두 미영사관 망명 당시 건넨 자료에 따르면 보시라이는 해외 매체를 통해 시 부주석에 대한 각종 비판 여론을 조성해 시 부주석의 입지를 축소시킨 뒤 자신이 최고지도부 내 공권력의 핵심인 중앙정법위원회 서기직을 꿰차려 했다.”고 보도했다. 7대 죄목으로는 ▲첫째, 뇌물수수·헤이우드 살해 등과 관련한 보시라이 일가족의 부정부패 문제 ▲둘째, 지난 2월 2일 중앙 공안부의 동의 없이 충칭시 공안국장(왕리쥔)을 임의 면직하는 등 중앙조직기율 위배 ▲셋째, 지도자로서 해외 정보 조직과 연계된 외국 사업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국가안전을 위협한 것이다. 이어 ▲넷째, 인터넷 여론과 해외매체 조작을 통해 당과 국가지도자 공격 ▲다섯째, 중앙경위국(중앙지도자 경호 업무)에 첩자를 두고 중앙지도자들 도·감청 ▲여섯째, 조직폭력과의 전쟁을 내걸고 법률 시스템과 시장경제 질서 파괴 ▲마지막으로 문화혁명식 정치 선동으로 중앙 노선을 위배한 것 등이다. 특히 보시라이의 최대 정치적 성과로 꼽히는 ‘조폭과의 전쟁’을 지휘하면서 조폭측 변호사 리좡(李莊)을 기소하기 위해 증거를 조작한 것을 두고 중앙에서 문제를 삼았지만 이를 무시하고 유죄 판결을 내렸던 것은 중앙의 권위를 훼손하는 것은 물론 중국 공산당의 조직 체계를 흔든 엄중한 문제라고 신문은 소개했다. 또 해외로의 자금도피 혐의에 대해서는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의 변호사가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관련 서류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 사실을 구카이라이도 알고 있다고 명보(明報) 등 중화권 언론이 이날 전했다. 헤이우드가 살해된 지난해 11월 15일은 마침 구카이라이의 53세 생일이었으며, 헤이우드는 당시 충칭에 도착한 직후 지인들에게 “문제가 생겼다.”고 전했다고 보도해 헤이우드 사망 사건과 구의 관련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타이완 언론들은 헤이우드가 구카이라이 소개로 부인 왕루루(王)를 만났고, 헤이우드가 죽은 뒤 구카이라이가 부검을 하지 말자고 왕루루에게 제안해 곧바로 화장을 했다고 전했다. 명보는 또 보시라이 집안과 관련된 추가 살인 사건으로 다롄TV 유명 앵커 장웨이제(張偉傑) 실종 사건과 전 다롄시 부시장 위안셴첸(袁憲千)의 딸 자살 사건을 지목했다. 사건 발생 당시 보시라이는 다롄 시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장웨이제의 경우 보시라이 정부라는 사실이 공공연한 비밀로 알려지면서 구카이라이가 왕훙(王紅)이란 필명으로 언론에서 장웨이제에 대한 흑색 선전을 퍼붓고 지역 공안을 동원, 장을 감금해 당시 그녀의 실종 사건이 구카이라이 소행이라는 얘기가 파다했다. 위안 다롄시 부시장 딸의 경우 다니던 회사 간부를 살해한 뒤 본인도 자살했는데 보시라이가 이 사건을 발설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가해 연루 가능성을 시사했다. 당시 구카이라이는 이 회사 법률고문이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보시라이 직무정지… 좌파리더의 정치적 사망

    보시라이 직무정지… 좌파리더의 정치적 사망

    승승장구하던 보시라이(薄熙來) 가문의 위기는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보시라이 전 충칭(重慶)시 서기가 지난달 서기직에서 해임된 데 이어 중앙정치국 위원 및 중앙위원 직무도 모두 정지됐다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11일 보도했다. 보시라이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에 대해서는 지난해 11월 충칭에서 피살된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의 사망 사건과 관련한 중대 범죄 혐의가 인정돼 사법 기관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인민일보는 1면 머리기사로 보도한 관련 사설에서 “왕리쥔(王立軍) 사건은 국내외 악영향을 끼친 엄중한 정치사건이고, 헤이우드 사망 사건은 당과 국가지도자의 친인척 및 측근이 연관된 엄중한 형사사건으로 보시라이의 행위는 당의 기율을 위반한 것은 물론 당과 국가의 이미지를 크게 훼손했다.”면서 “법 위에 군림하는 특수 당원은 없는 만큼 누구도 법률의 집행을 간섭할 수 없을 것”이라며 사실상 정치적 사형 선고를 내렸다. 지난해 11월 보시라이의 아들 보과과(薄瓜瓜)의 유학생활 보호자로 알려진 영국인 헤이우드가 충칭의 한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최근 영국 정부는 사건 재수사를 중국 정부에 촉구했다. 중국 정부는 헤이우드의 살인 용의자로 보 전 서기의 부인 구카이라이를 지목했다. 중국 주요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헤이우드와 사업상 분쟁을 겪은 구카이라이가 보시라이의 집사 겸 개인 비서 장샤오쥔(張曉軍)에게 살인을 교사했다. 헤이우드는 사망 직후 부검 없이 바로 화장됐다. 살인 사건에는 아들 보과과도 연계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홍콩 명보(明報)는 보도했다. 지난 2월 왕리쥔이 공안국장직에서 돌연 해임된 것도 헤이우드 사건과 관련이 있다. 중국 정부는 “왕리쥔이 (조사과정에서) 헤이우드가 타살됐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을 조사했다.”고 밝혀 왕의 망명 기도가 보시라이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반(反)중국 사이트인 보쉰(博訊)은 헤이우드가 보시라이 부부가 승진시켜 주는 대가로 챙긴 뇌물을 국외로 빼돌리던 해외자금 관리책이었다고 전했다. 특히 보시라이의 끊임없는 외도로 구카이라이가 우울증에 시달렸고 그 과정에서 헤이우드와 내연 관계로 발전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중앙기율검찰위원회의 헤이우드 사건 조사 과정에서 충칭 난안(南岸)구의 전 서기인 샤더량(夏德良)은 부시장 승진을 청탁하면서 구카이라이에게 3000만 위안(약 54억원)을 뇌물로 건넸다고 증언했다고 보쉰은 덧붙였다. 보 부부가 충칭에서 챙긴 뇌물만 10억 위안(약 1800억원)이 넘으며 해외로 빼돌린 자산만 이미 80억 위안에 이른다고 전했다. 보시라이의 여성 편력이 보 부부의 갈등에 단초를 제공했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보쉰은 보시라이가 다롄(大連)시장 당시 미녀 앵커 장웨이제(張偉杰)와의 염문설이 불거졌고 이후 장이 실종됐는데 그 배후에 구카이라이가 있다는 문회보 출신의 장웨이핑 전 기자의 주장을 소개했다. 보시라이는 아나운서·배우 등 100여명의 여성과 관계를 가졌으며 최근 구속 수사설이 나돌던 다롄 스더(實德)그룹의 쉬밍(徐明) 회장은 보시라이에게 여성을 소개하는 역할을 했다고 보쉰은 전했다. 보 부부에게 부정부패 및 살인 교사 혐의가 적용된 이상 더 이상 반전은 없다는 게 대체적 평가다. 이들은 지난달부터 베이다이허(北戴河) 인근에서 연금상태로 조사를 받고 있다. 보 부부는 헤이우드 사건 이외에 다른 살인사건에도 연루되고, 부정부패로 축적한 돈을 해외로 빼돌린 것이 확인돼 사형이 불가피하다는 추측마저 나온다. 이 사건으로 비화됐던 이념 논쟁이 종지부를 찍으면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정점으로 하는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파에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조폭과의 전쟁’을 내세워 대중적 지지를 얻은 보시라이가 부인의 살인교사 혐의를 감추기 위해 권한을 남용하고 부하를 곤경에 몰아넣은 부패관료의 전형으로 낙인찍히면서 그를 지지했던 좌파의 입지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카다피 둘째아들 리비아 국내서 재판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전 국가원수의 둘째 아들 샤이프 알이슬람(39)이 리비아 국내에서 재판을 받게 되며, 오는 6월 중순 이전에 판결이 나올 예정이라고 AP·로이터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비아의 이 같은 결정은 리비아에서 공정한 재판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국제 인권단체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리비아를 통치하고 있는 국가과도위원회 모하메드 알하레이지 대변인은 샤이프 알이슬람이 열흘 안에 트리폴리로 이송될 것이며 그의 재판은 2개월 후로 예정된 총선 이전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샤이프 알이슬람은 리비아 과도정부의 통제를 벗어난 저항 무장세력 중의 하나인 진탄시 시민군에 생포돼 구금돼 있는 상태로, 진탄시 시민군은 그의 신병을 트리폴리의 리비아 과도정부에 인도하기를 지난 몇 달 간 거부해왔다. 이에 따라 샤이프 알이슬람에 대한 리비아 국내 재판은 지난해 카다피 사망 이후 리비아 전역의 통치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리비아 과도정부에 중앙정부로서의 위상 정립을 돕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국제 인권단체들은 리비아에서 공정한 재판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며 그의 재판을 헤이그 국제형사재판소(ICC)로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8일 알리 아슈르 리비아 법무장관은 샤이프 알이슬람이 지난해 생포된 진탄 지역 반군 비밀 감옥에 있으며 금융 부정부패와 살인, 성폭행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슈르 장관은 샤이프 알이슬람을 ICC로 보내지 않을 것이라며 그를 재판할 수 있는 리비아 법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세뱃돈만 월급3배 챙겨…中부정부패 실태 소개

    중국의 잘 나가는 공무원들은 뇌물로 자신의 월급 서너배를 챙기고 있다고 일본 뉴스포스트세븐이 1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최근 중국 상하이를 방문한 중국 전문가인 일본인 저널리스트 소마 마사루가 중국 현지에서 접한 공무원 및 국유기업 직원들의 부정부패 실태에 대해 소개했다. 최근 세계은행(IBRD)과 중국의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역시 ‘2030년의 중국’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국유기업이 부를 독점하고 있어 그 역할을 제한하는 등으로 개혁하지 않으면 큰 경제 위기가 일어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그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각 업종에서 가장 발전하고 있는 기업은 예외없이 국유기업이며 그 생산량은 전체의 90%를 독점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 관련 업종에서 그 경향이 강하며, 석유와 전기, 석탄, 광석 등 대형 국유기업 밑에는 하청기업이 수백여 개가 존재하는 구조로 돼 있다고 한다. 국유기업 직원은 엄밀히 말하면 공무원이 아니면서도 거의 공무원 같은 특권을 가지고 있다. 직원들은 헐값에 사택을 제공받으며, 보너스도 연 2~3회나 된다. 또 실적에 따라 월급의 수십 배를 버는 일도 빈번하다고. 이들은 자녀교육에서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기업이 자기​​부담으로 운영하는 학교에 들어가면 그만이기 때문. 또 일정 계급 이상의 간부는 공용 차가 주어지는 등 다양한 해택을 누리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공무원은 어떨까.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상하이에서는 세무서 직원의 수익이 가장 높다. 직원 1명당 1000여 개의 기업을 담당하고 있고 기업 측은 매번 이들에게 ‘홍바오’(빨간 봉투)라는 세뱃돈 명목의 돈을 전달한다. 이는 한 회사당 1000위안(약 18만원) 정도라면 뇌물이 아니라는 암묵적인 이해가 있기 때문. 일본계 기업 관계자에 따르면 잘 나가는 세무서 직원은 올해 홍바오로만 550만원 정도를 받았다. 그의 월급이 약 200만원인데 이는 월급의 3개월치 정도를 번 셈이다. 사실 그 3~4배 정도를 받고도 이상하지 않다는 것이 현실이며 그 증거로 그 직원의 자녀는 미국 대학에 유학 중이며, 그 역시 ‘10억원대 아파트’나 외제차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와 함께 국유기업 직원도 민간기업을 통해 사례금을 받아 부를 채우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한다. 현재 중국에서는 대학 졸업자 30~40%가 취직을 못하는 ‘최악의 취업난’을 겪고 있다. 국가 공무원이나 국유기업 직원의 취업 경쟁률은 수백대 일이 될 수 있다. 상하이의 한 중국인 컨설턴트는 “확실히 세무서 직원이 인기가 높다. 한 명 모집에 1500명이 몰릴 정도로 정말 좁은 문”이라면서도 “실제로 채용되는 사람은 ‘저우허우먼’(은밀한 뒷거래)을 통한 것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그 과정에서 브로커의 중재로 부패가 생기는 것은 다반사라고. 또한 상하이에서는 정부가 부동산 거래를 제한하고 있어, 돈이 남아도는 공무원과 기업인들은 “어디에 투자해야 하느냐. 현재 돈 쓸 방법이 없다고 고민하고 있다”고 현지 증권맨은 말했다. 한 증권사는 미국과 호주 등에 투자하는 10억원 사모투자신탁을 판매했는데 “3월 들어 수백주가 팔렸다”면서도 ”주주 대부분은 돈이 남아도는 공무원과 국유기업 직원들”이라고 전했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공직자 재산공개] 존·비속 재산고지 거부 490명 작년 허위신고 징계요구 전무

    [공직자 재산공개] 존·비속 재산고지 거부 490명 작년 허위신고 징계요구 전무

    고위 공직자 재산 공개는 ‘양날의 칼’이다. 개인적인 정보와 사생활을 무차별적으로 공개하며 인권을 침해한다는 의견에서부터 공직자들의 부정부패가 오히려 지능화하는 만큼 재산 신고의 영역을 더욱 넓히고 처벌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다양하다. 특히 따로 가정을 꾸리고 있다는 이유로 부모 또는 자식의 재산 공개를 합법적으로 거부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재산 공개 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23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따르면 고위 공직자 1844명 중 26.6%인 490명이 존·비속의 재산 고지를 거부했다. 이 중 이명박 대통령과 김황식 국무총리, 부·처·청 등 중앙행정기관장 51명, 광역시·도지사 16명, 광역시·도교육감 16명, 청와대 수석비서관급 이상 9명 등 94명의 재산 공개 내역을 확인한 결과 일반 고위 공직자보다 훨씬 높은 42.6%(40명)가 존·비속의 재산을 공개하지 않았다. 특히 2008년 3656만원의 예금을 보유한 것으로 신고했던 이 대통령의 장남 시형(34)씨는 지난해 대출 등을 통해 11억 2000만원으로 서울 서초구 내곡동 땅과 주택을 구입하며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데다 미혼임에도 불구하고 ‘독립 생계’라는 이유로 4년째 재산 신고를 거부했다. 김 총리는 미국에서 유학 중인 장남(35)을 신고 대상에서 제외했다. ‘재산 고지 거부’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총리실은 “김 총리의 장남은 재산이 1000만원을 넘지 않으며 이는 행정안전부 등을 통해 검증돼 신고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존·비속의 1000만원 미만 재산은 신고 대상이 아니다.’라는 규정에 따라 신고하지 않았다는 해명이다. 이 밖에 18억여원을 신고한 최금락 홍보수석의 부모를 비롯해 천영우 외교안보수석의 장남, 안광찬 국가위기관리실장의 차남 등 청와대 수석급 공직자들의 존·비속도 재산이 공개되지 않았다. 장정욱 참여연대 행정감시팀장은 “정부가 고위 공직자를 대상으로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면서까지 재산을 공개하려는 것은 그만큼 그들의 사회적 책무가 크기 때문인데 존·비속의 재산을 공개하지 않는 행위는 그 취지를 무색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직계 존·비속 재산을 공개하지 않는 대부분의 경우가 존속보다는 비속 중심으로 이뤄지고, 자녀에게 재산을 증여하는 방식으로 숨길 우려도 있기 때문에 제도적인 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재산 허위 신고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도 여전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재산 공개자 2248명 가운데 재산 등록에 문제가 있는 공직자 371명을 적발했으나 해당 기관에 징계를 요구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행안부는 14명에 대해서는 과태료를 부과했고 55명에게는 경고 및 시정 조치, 302명에게는 보완 조치를 각각 요구했다. 박록삼·박성국기자 youngtan@seoul.co.kr
  • 추락하는 보시라이

    오른팔인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重慶) 부시장의 미 영사관 망명 사건으로 실각한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 서기가 올가을 중국 공산당 최고지도부를 선출하는 18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의 대표 명단에서 누락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의 연착륙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항간의 추측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올가을 중국 공산당 총서기 등 당 최고지도부 선출 행사의 주요 관문 중 하나인 18차 공산당 전국대표 명단에서 보 전 서기가 사실상 제외됐다고 충칭시 기관지인 충칭일보(重慶日報)가 보도했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23일 전했다. 보 전 서기가 현 실세인 태자당(혁명원로 및 고위관료 자제 그룹) 출신인 데다 그의 사퇴가 부정부패가 아닌 ‘정치적인 문제’에 따른 결과로 규정되면서 향후 인민대표대회 부위원장 등 한직으로 물러날 것이란 관측이 한때 유력하게 나돌았다. 하지만 최근 그의 부인인 구카이라이(谷開來) 변호사의 부정부패 혐의에 대한 조사가 진행중이란 설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그의 경착륙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 계열의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전날 ‘충칭 인사조정 이후 중국사회의 이성’이란 제하의 사설에서 “충칭 인사조정 이후 연일 유언비어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당 중앙의 진일보한 권위적인 목소리가 절실하다.”며 조만간 보 전 서기에 대한 최후통첩이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고 명보는 해석했다. 한편 홍콩 언론들은 보 전 서기 부인의 부정부패설에 이어 왕 부시장의 감청설을 제기했다. 홍콩 아주주간(亞洲週刊)은 왕 부시장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등 중앙 지도자들을 감청해 그 내용을 보 전 서기에게 보고해 왔으며, 이에 대한 당 중앙의 조사가 시작되면서 보 전 서기가 왕 전 부시장에 대한 ‘꼬리 자르기’를 시도하다 갈등이 불거진 것이라고 보도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위기의 보시라이 부정부패說 확산

    보시라이(薄熙來) 전 중국 충칭(重慶) 서기의 실각을 초래한 ‘왕리쥔(王立軍) 사건’의 배경이 보 전 서기 가족의 부정부패와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 확산되면서 보 전 서기의 운명이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최근 공산당 중앙 판공청이 ‘왕리쥔 사건’에 대한 조사를 끝내고 충칭으로 하달한 ‘사건 결과 통보 보고’에서 당 중앙은 당초 지난 2월 6일 왕리쥔 전 충칭 부시장이 미 대사관에 진입해 망명 신청서를 작성하는 등 정치적 망명을 시도한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 소식을 전해 들은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같은 달 9일 사건 조사를 전격 지시했다고 홍콩 언론들이 18일 전했다. 특히 왕 전 부시장의 망명 시도 이유와 관련, 공안국장을 겸직하며 ‘조폭과의 전쟁’을 진두지휘하던 왕 전 부시장이 지난 1월 28일 보 전 서기 가족의 부패와 관련된 사건을 적발한 게 발단이 됐다고 언론들은 소개했다. 사건을 수사한 형사는 벌집을 쑤신 데 대한 압력으로 스스로 사표까지 냈으나 이를 괘씸히 여긴 보 전 서기가 왕 전 부시장을 공안국장 자리에서 돌연 해임시켰다. 보 전 서기는 이에 그치지 않고 사람들을 시켜 왕 전 부시장과 그 부하들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고 이에 신변위협을 느낀 왕 전 부시장이 미 대사관으로 망명한 것으로 보고됐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이와 별도로 보 전 서기의 부인인 구카이라이(谷開來)가 해외에 재산을 도피·은닉한 이유로 중앙으로부터 조사받고 있다는 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베이징 정치평론가 리웨이둥(李偉東)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서 “사건이 확산되면 보 전 서기의 가족들에게까지 영향이 미치게 되고, 이대로 종결되면 보 전 서기는 연착륙할 것”이라면서 “보의 운명은 향후 황제와 재상(후진타오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이 보에 대한 자료를 얼마나 수집할 수 있는지, 또 그들이 기존의 후-원 체제에 드리운 나약한 리더십 이미지를 벗어내고자 하는 의지가 얼마나 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다. 당 중앙은 당초 왕리쥔 사건을 부정부패 혐의로 감옥에 보내진 천량위(陳良宇) 전 상하이 서기 사건과 같은 ‘경제 문제’가 아닌 ‘정치 문제’로 규정해 보 전 서기가 한직으로 물러나는 선에서 결말을 맺을 것임을 암시한 바 있다. 하지만 개인의 부정부패가 부각되면서 보 전 서기는 이 같은 연착륙 시나리오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Weekend inside] 中보시라이 해임 이후… 빨라지는 공청단 권력개편

    보시라이(薄熙來) 충칭(重慶) 서기 해임 처리 과정에서 결정적인 한 방으로 사건을 종결 지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후·원 투톱 체제’가 새삼 조명받고 있다.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이끄는 상하이방(上海幇)과 태자당(혁명 원로 및 고위 관료 자제 그룹)으로부터 휘둘리는 ‘나약한 리더십’으로 규정돼 온 이미지를 단번에 날려 버렸기 때문이다. 홍콩·타이완 등 중화권 언론들은 16일 보 서기가 해임 처리된 데에는 최근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보시라이가 기자회견을 열고 ‘왕리쥔(王立軍) 사건’이 마치 자신의 반대파가 자신을 겨냥한 것과 연관이 있는 듯 성토하면서 충칭의 업적을 높이 평가한 부분이 후 주석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분석을 내놨다. 결단의 핵심에는 후 주석이 있었고, 원 총리가 전인대 폐막 기자회견 자리를 이용해 ‘문화대혁명 재현의 위험’에 빗대 보 서기를 질책하며 측면 지원했다는 것이다. 앞서 전인대 기간 중 후 주석이 왕리쥔을 반역자로 규정한 소식이 전해진 것을 두고 보 서기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 바 있다. ●막후조율 원칙 깨고 보서기 비판 ‘이례적 강수’ 특히 후·원 두 사람이 막후 조율 원칙을 깨고 충칭과 보시라이를 지목해 비판하고 나아가 그의 해임을 전격 발표한 것은 이들이 정권교체를 앞두고 파벌 경쟁에서 적극적인 액션을 취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봐야 한다는 평가도 있다. 지난 2006년 후·원 체제에 도전했던 장쩌민 계열의 천량위(陳良宇) 전 상하이 서기도 부정부패 혐의로 감옥에 보내진 바 있다. 강력한 ‘권력 투쟁’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보의 흔적도 그의 해임과 함께 빠른 속도로 지워지고 있다. 충칭지역 위성방송은 지난 15일 밤 보 서기의 해임을 전한 7시 주요뉴스가 끝나자마자 지난 1년여간 중단했던 상업광고를 전격 재개했다. ‘홍색 캠페인’이 절정을 향해 달리던 지난해 3월 보 전 서기는 내친 김에 충칭 지역 방송에 대해 공익성을 내세운 ‘홍색 채널’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뒤 상업광고를 끊어 버렸다. 지난 9일 전인대에서 건재를 과시하며 가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도 ‘상업광고를 재개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으나 광고가 다시 등장한 것이다. 마오쩌둥(毛澤東)을 앞세워 후·원을 비판하고 보시라이를 찬양했던 좌파 사이트인 오유지향(烏有之鄕)은 해임과 동시에 폐쇄됐다. 신화통신이 15일 보도한 전인대 충칭 대표단의 귀환 사진과 보 서기의 해임을 발표한 리위안차오(李源朝) 중앙조직부장의 충칭시위원회 주재 회의 사진에서 관례와 달리 보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을 두고 그가 여전히 베이징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설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3일 양회 참석차 도착한 충칭단 일행의 기념 사진에서 그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그가 진작부터 베이징으로 올리와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보서기에 ‘해임’ 표현 안써… 연착륙 가능성도 당초 왕리쥔(王立軍) 전 부시장으로부터 부패혐의를 조사받은 것으로 전해진 보시라이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에 대한 중앙 조사설도 나온다. 다만 전날 리 부장이 왕리쥔에 대해선 ‘해임’이라는 표현을 구사한 반면, 보 전 서기에 대해서는 “더 이상 충칭 서기직을 맡도록 하지 않기로 했다.”며 여지를 남긴 점에서 보가 ‘연착륙’할 것이란 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개혁 빼든 中… ‘충칭모델’ 지고 ‘광둥모델’ 뜬다

    보시라이(薄熙來) 중국 충칭시 당서기가 자신의 오른팔인 왕리쥔(王立軍) 충칭(重慶)시 부시장의 미 대사관 망명 사건 여파로 15일 서기직에서 전격 해임됐다. 당분간 제17기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직만 보유하게 됐다. 충칭시위원회는 공산주의청년단 계열인 리위안차오(李源潮) 중앙조직부 부장(장관급) 주재로 이날 지도자·간부 회의를 열고 보 서기를 충칭시 서기직에서 해임하고 후임에 장더장(張德江) 부총리의 겸직을 임명했다고 관영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보 서기의 해임은 전날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문화대혁명 재현 우려’ 발언을 쏟아내면서 이미 예견된 수순이라는 것이 중국 현지의 시각이다. 원 총리는 전날 양회 폐막 기자회견에서 ‘왕리쥔 사건’과 관련, “충칭시는 반성해야 한다.”며 사실상 보 서기를 지목해 비판한 데 이어 1978년 문화대혁명의 과오를 청산하고 개혁·개방을 선언한 11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11기 3중전회) 결의 사항과 그 정신을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총리는 “11기 3중전회에서 개혁·개방을 선언한 것은 중국의 미래를 좌우한 중대한 결정이었다.”며 개혁·개방을 높이 평가한 뒤 “정치 체제를 개혁하지 않으면 (개혁·개방과 대척점에 있는) 문화대혁명이 재현될 수 있다.”고 강도 높게 발언했다. 문혁이 보 서기의 정치 자산인 ‘충칭 모델’의 테마란 점에서 원 총리의 발언은 보 서기의 정치 이념을 부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보 서기는 문혁 시기의 공산당 노래인 홍가(紅歌)를 부르고 마오쩌둥의 어록을 외우게 하는 ‘홍색 캠페인’을 벌였으며 ‘조폭과의 전쟁’을 통해 범죄조직과 결탁한 관리들을 일망타진하는 모습을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이로 인해 마치 문혁시대를 재현하고 있다는 평도 받았다. 실제로 ‘조폭과의 전쟁’이 문혁처럼 억울한 옥살이나 죽음을 양산한다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결국 보 서기의 낙마는 충칭 모델이 중국의 개혁·개방 노선을 위협하는 좌파 세력을 결집시킨 데 대한 단죄의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기득권층과 이해를 같이하는 중앙 지도자들이 파벌에 상관없이 ‘좌클릭’에 반대하면서 보 서기를 실각시켰다는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보 서기가 부정부패가 아닌 문혁 재현, 좌파 선동 등의 정치적인 문제로 낙마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그가 현 실세인 태자당 출신인 데다 중앙정치국 위원직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 상하이시 천량위(陳良宇) 서기 등 부패 혐의로 투옥된 사례와는 달리 전국인민대표대회 부위원장과 같은 한직으로 밀려나 정치 인생을 마감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당초 물망에 올랐던 공청단 계열의 저우창(周强) 후난(湖南)성 서기가 후임 충칭 서기로 지명되는 대신 장쩌민(江澤民) 계열의 중앙정치국 위원인 장더장 국무원 부총리가 겸직 형태로 배정된 것은 이번 인사가 임시적인 성격을 띠고 있으며 차기 지도부 구성 문제는 여전히 논의 단계에 있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충칭시를 포함한 4대 직할시의 서기는 중앙정치국 위원(25인)이 맡아야 하는데 중앙정치국 위원 자리의 배분 논의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저우에게 당장 충칭 서기 자리를 배분하기는 어려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번 보 서기 해임 조치는 지도부가 후계 구도를 정리한 것이라고 보기보다 좌파의 기세를 꺾는 데 방점이 찍혔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타이완 정치대 동아시아연구소 커우젠원(寇建文) 교수는 15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충칭 모델은 보 서기에게 최고 지도부 입성을 시도할 수 있는 정치 자산이 됨과 동시에 좌파 세력을 결집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면서 “그의 서기직 해임은 현 지도부가 차기 지도부 인사 가운데 좌파 대변인을 두는 것을 용납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은 결과”라고 말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정치체제 개혁 성공 못하면 문화대혁명 비극 재현될 것”

    “정치체제 개혁 성공 못하면 문화대혁명 비극 재현될 것”

    “중국의 정치체제 개혁이 성공하지 못하면 문화대혁명의 비극이 재현될 수 있다.” 중국 원자바오(?家寶) 총리가 양회 폐막일인 14일 내·외신 합동 기자회견에서 다시 한 번 정치체제 개혁을 촉구했다. 2003년 취임 이래 각종 발언 기회를 빌려 정치체제 개혁을 강조해 온 그는 임기 중 열 번째이자 마지막인 이번 양회 폐막 기자회견에서 그 어느 때보다 강도 높게 정치체제 개혁을 주장했다. 그는 인민대회당 금색홀에서 열린 회견에서 “(문혁 시절) 4인방 타도 이후 우리 당은 비록 (극좌 이데올로기에 대해 반성한) ‘이데올로기 문제에 대한 결의’를 채택하고 개혁·개방에 나섰지만 문혁의 오류와 봉건의 영향으로부터 완전히 치유되지 못했다.”면서 “게다가 경제발전 과정에서 분배불공평과 사회신뢰 결여, 부정부패 문제까지 겹쳤는데 이 문제들을 모두 해결하려면 중국은 경제체제 개혁뿐만 아니라 정치체제 개혁도 반드시 이뤄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당과 국가의 지도체제 개혁이 필요하다.”면서 “우리의 개혁은 현재 결정적인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책임 있는 당원과 지도자 간부는 긴장감과 절박감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원 총리가 다른 중국 지도자가 잘 쓰지 않는 ‘정치체제 개혁’이란 민감한 표현을 여러 차례 구사하면서 사회 각계에서 개혁 요구가 빗발치고 있지만 짧은 시간 안에 중국의 정치체제 개혁이 이뤄질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예컨대 원 총리가 전국인민대표대회 정부 업무보고에서 ‘정치체제 개혁’을 강조하고 나면 전인대 전체회의에서 우방궈(吳邦國)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반대 의견을 피력하는 장면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반복됐다. 우 위원장은 원 총리가 정부업무 보고에서 정치개혁을 강조한 나흘 뒤인 지난 9일 “중국은 흔들리지 않고 중국 특색사회주의 발전의 길을 갈 것”이라면서 “(중국의 정치체제는) 서구 자본주의 국가 정치시스템과는 차별화해야 한다.”고 반론을 폈다. 전날 폐막한 정협 회의에서 통과된 정치결의 초안에서도 과학기술과 재정금융, 행정체제 등의 개혁 문제는 여러 차례 거론됐으나 정치체제 개혁에 대한 부분은 찾아 볼 수 없다. 전문가들은 원 총리가 표방하는 정치개혁을 점진적인 직접선거의 실현과 언론·사법의 독립으로 압축한다. 원 총리는 회견에서 ‘중국 국민은 언제쯤 지도자를 직접 뽑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이제 촌 단위의 직선이 성공했는데, 이는 향·현 등의 상위 단위에서도 직선이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 준 것”이라면서 “중국의 민주제도는 국가사정에 따라 점진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해 정치개혁이 이뤄지려면 아직 시간이 더 걸릴 것임을 시사했다. 그럼에도 원 총리는 “중국의 개혁·개방이 성공하도록 하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분투할 것”이라며 정치개혁 의지를 거듭 밝혔다. 한편 원 총리는 보시라이(薄熙來) 충칭(重慶) 서기의 ‘왕리쥔 사건’과 관련, “당 중앙은 예의 주시하고 있고,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면서 “충칭 시위원회와 시정부는 반성해야 하며 사건으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보 서기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어 주목된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민주 지도부, 한·미FTA 발효에 침묵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앞둔 14일 민주통합당은 철저히 ‘침묵’을 지켰다. 총선 이슈로 한·미 FTA를 부각시켜 득볼 게 없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저녁 야권후보 단일화에 합의한 통합진보당 등이 참여하는 한·미 FTA 폐기 집회에도 불참했다. 한명숙 대표는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미 FTA에 대해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 사찰에 화력을 집중, 청와대와 검찰이 조직적으로 개입해 이 사건을 은폐했다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김진표 원내대표, 박영선·박지원·이인영 최고위원 등도 약속이라도 한 듯 한·미 FTA를 전혀 입에 올리지 않았다. 민주당이 이처럼 조용히(?) FTA 발효를 맞는 것은 이 문제를 부각시킬 경우 한 대표 등을 겨냥한 여권의 ‘말 바꾸기’ 공세에 말릴 공산이 크며, 따라서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비리 및 부정부패, 검찰개혁 등 ‘정권심판론’에 집중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1800원으로 달걀 21개 사는 방법’ 中서 논란

    중국에서 때 아닌 ‘10위안으로 달걀 21개 사는 방법’ 논란이 일고 있다고 신쾌보 등 현지 언론이 12일 보도했다. 최근 광둥성의 린다오판 전국인민대표회의 대표는 양회(전국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회의)기간, 베이징 시룽센 시장에서 10위안(약 1800원)의 값어치를 직접 조사·실험하고 그 결과를 공개했다. 그는 조사결과 발표에서 10위안으로 살 수 있는 품목으로는 사과 3개, 토마토 7개, 지하철 표 5장 또는 달걀 21개라고 전하며, 이것이 현재 지방정부의 비효율적인 자금관리로 인한 물가폭등의 결과라고 꼬집었다. 네티즌들은 서민들의 물가 부담을 고발한 린다오판에 환호했지만, 일부에서 ‘10위안으로 달걀 21개를 살 수 있다.’는 대목에 이의를 제기했다. 충칭의 한 네티즌은 “우리 지역에서는 10위안으로 고작 달걀 11개 밖에 사지 못한다.”고 말했고, 광둥의 또 다른 네티즌은 “여기서는 작은 달걀 4개에 4위안 가까이 한다.”며 조사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여기에 “당장 10위안으로 달걀 21개나 살 수 있는 베이징으로 이사를 가야겠다.”, “린다오판이 산 달걀은 ‘짝퉁’일지도 모른다.” 뿐 아니라, 베이징의 한 네티즌은 “베이징 어느 곳에도 10위안으로 달걀 21개를 살 수 있는 가게는 없다. 많이 사봤자 10개 안쪽”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10위안으로 달걀 21개 얻는 법’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일단 10위안으로 병아리를 사서 기른 뒤 이 병아리가 닭이 되어 21개의 달걀을 낳을 때까지 지켜보면 된다.”는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한 포털 사이트에서는 ‘2012 전국양회, 당신의 최대 관심사는 무엇’이라는 제목의 설문조사가 진행 중인데, 이 투표에 참가한 사람 중 44%에 달하는 1만6000명의 네티즌이 ‘물가 안정’을 꼽았을 만큼 중국의 물가가 심상치 않게 요동치고 있다. 뒤를 이어‘부정부패 근절’과 ‘국민소득 향상’ 등이 관심사로 조사됐다. 이번 ‘10위안어치 달걀’논란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물가에 대한 중국 국민들의 고충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양동근·이덕화·이순재…케이블 드라마 화려한 출연진 공중파 뺨친다

    양동근·이덕화·이순재…케이블 드라마 화려한 출연진 공중파 뺨친다

    올 상반기, 케이블 드라마가 강세다. 지상파 드라마나 영화 등에서 입지를 굳힌 배우들의 케이블 드라마 출연도 줄을 잇고 있다. 배우 양동근이 영화 퍼펙트 게임 이후 선택한 작품은 케이블 채널 OCN의 새 드라마 ‘히어로’이다. 특히 양동근이 5년만의 안방 복귀작으로 선택한 작품이라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슈퍼 히어로 흑철 역을 맡은 양동근은 캐릭터를 위해 15㎏을 감량하고 ‘턱선미남’으로 등극했다는 후문이다. ‘히어로’는 부정부패가 만연한 가상의 도시 무영시를 배경으로 선과 악이 뒤섞이고 정의와 양심이 흔적을 감춰버린 혼란스러운 세상과 맞서는 슈퍼 히어로 흑철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18일 오후 11시 첫 방송한다. 11일 오후 10시 50분 첫 방송한 케이블 채널 tvN의 ‘21세기 가족’도 화려한 출연진이 눈에 띈다. 배우 이덕화, 오승현, 이훈, 오윤아 등이 출연한다. 특히 MBC 시트콤 ‘남자셋 여자셋’을 연출한 송창의 CJ E&M 프로그램 개발 센터장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총지휘를 맡아 화제다. ‘21세기 가족’은 스무 살 연상연하 부부의 적나라하고 로맨틱한 사랑, 재혼 10년 차 커플의 좌충우돌 부부생활, 금방 사랑에 빠지는 헛똑똑이 30대 골드미스, 20대 청년 백수, 어디로 튈지 모르는 4차원 10대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해 이야기를 풀어낸다. 배우 이순재는 오는 4월 방영될 SBS 플러스 16부작 드라마 ‘그대를 사랑합니다’에 출연한다. 동명 영화에서도 열연한 바 있는 이순재는 정영숙과 함께 극에서 노년의 로맨스를 펼칠 예정이다. 케이블 최초 100부작 일일드라마인 tvN의 ‘노란복수초’는 대한민국 대표 중견 배우들의 활약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케이블 드라마로서는 이례적으로 지상파 연속극을 이끌고 있는 정혜선, 조경환, 유혜리, 김영란, 최상훈 등 연기 경력 최고 52년, 최소 24년, 평균 32년을 자랑하는 중견 배우들이 등장해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는 평이다. ‘노란복수초’는 이복자매의 질투로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 한 여자의 복수담을 그리고 있다. ‘하얀 거짓말’, ‘분홍 립스틱’, ‘남자를 믿었네’ 등을 선보인 최은경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KBS 드라마넷 ‘자체발광그녀’의 캐스팅도 화려하다. 방송국을 무대로 똑똑하고 낙천적인 ‘전지현’이 좌충우돌하며 일과 사랑에서 홀로서기에 성공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린 ‘자체발광그녀’에는 소이현, 박광현 등이 출연중이다. 이외에도 tvN 수목드라마 ‘일년에 열두남자’에선 배우 윤진서와 패셔니스타로 떠오른 고준희 등이 열연하고 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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