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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위보도 고의성 ‘자의적 판단’ 우려, 입증 책임 언론사에… 비판 기능 위축

    허위보도 고의성 ‘자의적 판단’ 우려, 입증 책임 언론사에… 비판 기능 위축

    언론개혁을 요구하는 이들조차 더불어민주당의 언론중재법 개정안 가운데 ‘독소조항’이라며 반대하는 대목이 있다. 바로 허위·조작보도에 있어 언론사의 고의·중과실을 ‘추정’하는 규정이다. 개정안에 제시된 추정 사유가 모호한 데다 사실상 입증 책임을 언론사에 돌리고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재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24일 민주당이 본회의를 하루 앞두고 거듭 강행 의사를 밝힌 언론중재법 개정안 제30조의2는 “명백한 고의 또는 중과실로 인한 허위·조작보도로 피해를 입었을 때” 징벌적 손해배상이 가능하도록 했다. 문제는 언론사의 고의·중과실을 추정하는 요건 4개에 대해 자의적 해석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해당 요건은 ▲보복적·반복적 허위·조작보도로 피해를 가중시키는 경우 ▲허위·조작보도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은 경우 ▲정정보도·추후보도가 있었는데도 원 기사를 복제·인용 보도한 경우 ▲기사의 본질적인 내용과 다르게 제목·시각자료(삽화·영상)를 조합하는 등 기사 내용을 왜곡하는 경우 등으로 규정된다. 이를 두고 실제 허위성에 대한 인식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부적절하다는 시각이 대다수다. 가령 언론이 특정 사안에 대해 연속으로 의혹 제기를 하는 보도를 했을 때 허위보도에 대한 고의가 없었더라도 ‘반복적인 허위·조작보도로 피해를 가중시키는 경우’에 해당돼 징벌적 손해배상 대상이 될 수 있다. 기사 내용이 아닌 제목과 시각자료만으로 고의·중과실 여부를 추정하도록 규정한 대목도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어느 정도인지, ‘보복적’인 보도의 기준은 무엇인지, ‘반복적’은 어떤 기간에 어느 정도의 양을 의미하는 건지 등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는 “고의·중과실 추정 조항은 언론사의 민사소송상 법적 지위를 불리하게 만들 것”이라며 “언론을 상대로 한 소송 제기가 활성화될 것이고, 자연스레 비판성 보도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입증 책임을 언론사에 떠넘긴 점도 향후 언론 자유를 위축시킬 우려가 큰 지점이다. 피해 구제를 할 때 일반적으로 피해자가 입증 책임을 지는 민사법체계와도 반한다. 피해자가 언론 보도로 인한 피해를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하면 언론사가 고의·중과실이 없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 것이다. 민주당은 논란이 일자 개정안 수정 작업을 거치면서 추정 주체로 주어 ‘법원은’을 추가했다. 그러나 언론법 전문가들은 법원은 판결 주체일 뿐 고의·중과실을 추정할 수 있도록 한 이상 여전히 언론사에 입증 책임이 있다고 말한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손해배상 사건에서 고의·중과실을 추정하는 조항을 만든 건 대단히 이례적”이라며 “재판에서 원고가 기사가 여러 차례 게재됐거나 이상한 사진이 들어갔다는 점 등만 보여 주면 고의·중과실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언론사가 문제가 없다는 점을 입증해야 할 부담을 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리니지 이제 끝?…리니지W 띄울려는 택진이형의 ‘마지막 마케팅’

    리니지 이제 끝?…리니지W 띄울려는 택진이형의 ‘마지막 마케팅’

    “마지막 리니지를 개발한다는 심정으로 준비했습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지난 19일 신작 게임 ‘리니지W’의 쇼케이스에서 던진 이 한마디는 게임계를 술렁이게 만들었다. 리니지W를 마지막으로 엔씨의 대표적인 지식재산권(IP)인 리니지를 활용한 게임을 만들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엔씨 연간 게임 매출의 89%를 차지했던 리니지 IP 게임이 더이상 나오지 않는 것은 회사 수익 구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다. 1998년 9월 PC에서 즐기는 리니지가 처음 나온 이후 리니리W까지 합쳐 총 7가지 리니지가 세상에 등장해 ‘사골 리니지’라는 비판이 제기됐던 것도 이러한 추론에 힘을 보탰다. 김 대표가 비판을 불식시키고자 ‘마지막 리니지’ 카드를 들고 나왔다는 것이다.하지만 리니지W는 엔씨의 마지막 리니지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24일 엔씨 관계자는 “내년 출시 예정인 프로젝트TL도 현재 관련 팀에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내년 출시가 목표”라고 말했다. TL은 더 리니지의 약자로, 리니지IP를 활용해 PC와 콘솔에서 즐기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프로젝트TL까지 출시되면 2019년 8년 서비스가 종료된 ‘리니지 레드나이츠’를 제외하고 총 7개의 MMORPG 장르의 리니지가 공존하게 된다. 김 대표가 ‘마지막 리니지’를 언급한 이유에 대해 엔씨 관계자는 “리니지1과 리니지2는 각각 서로 다른 개별 IP”라고 설명했다. 리니지W는 PC 리니지1을 계승한 작품인데 리니지W가 리니지1의 IP를 활용한 게임 중에서는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내년에 나올 프로젝트TL은 리니지1의 IP를 활용한 것이 아니라 또 새로운 IP라고 설명했다.엔씨의 이 같은 해명을 놓고 업계에서는 ‘아전인수’ 격인 해석이라 보고 있다. 세부적 차이가 있더라도 결국 큰 틀에서 보면 모두 리니지 IP인데 리니지W의 ‘마지막 마케팅’을 위해 억지로 논리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리니지 레드나이츠를 제외하고 모두 MMORPG로 개발돼 수익구조나 게임 전개 과정에서 서로 유사한 모습을 보여 왔고, 모두 유럽 중세를 배경으로 동료들과 함께 대규모 전투를 벌이는 내용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대중과 게임 업계에서 23년간 리니지IP 게임으로 묶어서 불렀던 것을 이제 와서 갑자기 서로 다른 IP라고 우기는 것은 궁색한 변명”이라며 “리니지W에 힘을 실어 주기 위한 엔씨의 마케팅 꼼수”라고 지적했다.
  • “너만 보여” 뭉클한 첫사랑… “나만 들려” 시큰한 가족애

    “너만 보여” 뭉클한 첫사랑… “나만 들려” 시큰한 가족애

    무더위가 한풀 꺾인 늦여름 극장가에 잔잔한 감동을 주는 리메이크 영화 두 편이 잇달아 개봉한다. 가슴 뭉클한 첫사랑의 추억과 장애 가족에 대한 애틋함이 눈물샘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개봉하는 한톈 감독의 ‘여름날 우리’는 박보영·김영광이 출연한 로맨스 영화 ‘너의 결혼식’(2018)의 중국 리메이크작이다. 한 여학생에게 반한 17세 남학생이 이후 15년간 첫사랑에 대한 순정을 이어 가는 모습을 그렸다. 친구들과 싸우는 게 일상인 고교 수영선수 저우샤오치(쉬광한 분)는 전학생 유융츠(장뤄난 분)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두 사람 사이가 가까워졌을 무렵 돌연 유융츠가 사라진다. 방황하던 저우샤오치는 필사적으로 공부해 유융츠와 같은 대학에 입학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겪는 풍파 속에서 다시 이별의 위기에 처한다. 이야기의 흐름이 원작과 비슷하지만 두 주인공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묘사해 아련한 분위기를 더했다. 원작의 미식축구 대신 남자 주인공을 수영선수로 설정하면서 사랑을 위해 물살을 가르는 풋풋한 장면들이 여름의 청량감을 더한다. 남녀 주인공을 이어 준 분식집 떡볶이는 꼬치구이가 대신한다. 서로를 빛내는 청춘의 사랑 이야기는 풋풋한 첫사랑의 추억을 소환한다. 지난 4월 중국 개봉 이후 누적 수익 7억 8900만 위안(약 1400억원)을 올렸다. 중국에서 개봉한 한국 영화 리메이크작으로는 역대 최고다.오는 31일에는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 관객상, 감독상, 앙상블상 등 4관왕을 차지한 음악영화 ‘코다’가 관객들을 만난다. 션 헤이더 감독이 연출한 ‘코다’는 농인 가정에서 유일하게 소리를 들을 수 있는 10대 소녀가 노래를 좋아하게 되면서 꿈을 향해 달리는 이야기다. 미국 동부 작은 어촌 마을에 사는 루비(에밀리아 존스 분)는 짝사랑하는 마일스(퍼디아 월시 필로 분)를 따라 합창단에 가입한다. 합창단 교사는 루비의 천부적 재능을 알아보고 음대 진학을 도우려 한다. 그러나 루비는 꿈과 가족 사이에서 갈등에 빠진다. 귀가 들리지 않는 채로 어업에 종사하는 부모와 오빠의 통역을 맡아 온 자신이 없으면 가족들의 생계가 위협받아서다. 영화는 에리크 라티고 감독의 프랑스 영화 ‘미라클 벨리에’(2014)가 원작이다. 원작이 프랑스 농촌을 배경으로 청각장애인 가족의 유쾌하고 발랄함을 강조했다면, ‘코다’는 다소 진지한 분위기에서 농인에게 주어진 불합리한 상황을 덤덤하게 그렸다. 청인 배우가 농인 연기를 펼친 원작과 달리 루비의 가족은 말리 매트린 등 농인 배우들이 연기해 사실감을 더했다. ‘라라랜드’, ‘물랑 루즈’ 등 다양한 음악 영화에 참여한 마리우스 드 브리스가 음악 감독을 맡아 마빈 게이, 데이비드 보위, 조니 미첼 등 전설적 팝가수들의 명곡들을 편곡했다. 농인 가족 사이에서 홀로 세상의 소리를 듣는 루비의 따뜻한 이야기는 힘들고 지친 마음을 위로받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 ‘도쿄올림픽 중계 사고’ MBC 보도본부장 사퇴

    ‘도쿄올림픽 중계 사고’ MBC 보도본부장 사퇴

    2020 도쿄올림픽 중계 당시 방송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민병우 MBC 보도본부장이 사퇴했다. MBC는 23일 “민 본부장이 사고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이날 임원회의에서 밝혔고 박성제 사장이 사의를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스포츠국장 등 관련자 인사 조치 MBC는 송민근 스포츠국장도 관리책임을 물어 교체하기로 했다. MBC플러스의 조능희 사장과 황승욱 스포츠 담당 이사에게는 엄중 경고했다고 덧붙였다. 제작진에 대해서는 MBC와 MBC플러스가 각각 인사위원회를 개최한 후 인사 조치하기로 했다. MBC는 2020 도쿄올림픽 개회식과 중계방송에서 부적절한 이미지와 자막을 사용한 데 대한 조사결과도 발표했다. 방송사고 조사위원회는 사고 원인으로 ▲인권과 상대 국가 존중 등 공적 가치와 규범에 대한 인식 미흡 ▲방송심의 규정 등 관련 규정과 과거 올림픽 사례에 대한 교육 부족 ▲국제 대형 이벤트 중계방송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검수 시스템 미비 ▲중계방송 제작 준비 일정을 제대로 수립하지 못한 점을 꼽았다. ●MBC “검수시스템 마련할 것” 조사위는 개회식에서 일부 참가국 소개 당시 논란이 된 화면에 관해 “방송 강령에 명시된 ‘인류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다른 문화를 모독하거나 비하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2008 베이징올림픽 개회식 중계 때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고 같은 일이 재발한 것을 비판했다. MBC는 “조사위 권고에 따라 스포츠 제작 가이드라인과 검수 시스템을 마련하겠다”면서 “공공성 강화 위원회를 설치해 전반적인 제작 시스템을 점검하고 혁신하겠다”고 했다.
  • 배우자·자녀 등 이용 명의신탁 수두룩… 대상자 빠져 부실 논란도

    배우자·자녀 등 이용 명의신탁 수두룩… 대상자 빠져 부실 논란도

    호재 지역 농지 취득해 불법 임대차연고 없는 지역 업무상 비밀 이용 등의원 2명 제외… 민주와 형평성 제기민주 2명·국힘 2명 가족 정보 미제출국민권익위원회가 23일 발표한 야당 국회의원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에서도 주요 의혹 유형은 여당 측 조사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지난 6월 더불어민주당 조사에서 3기 신도시 관련 의혹 2건이 확인된 것과 달리 이번 조사에선 지역구 개발정보를 이용한 사례나 3기 신도시와 관련한 위법 의혹은 확인되지 않았다. 친족 명의를 빌려 토지와 건물을 매입·보유하는 부동산 명의신탁 사례, 부동산 호재가 있는 지역의 농지를 매입해 개인 간 불법 임대차를 하거나 농지를 불법 전용하는 사례, 자녀가 매매 형식으로 취득했지만 실질적으로는 증여 의혹이 있는 사례, 연고가 없는 지역의 부동산을 업무상 비밀에 속하는 미공개 정보 등을 이용해 매입한 사례 등이다. 부실조사 논란도 제기됐다.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모두 104명이지만 태영호·윤상현 의원은 조사 대상에서 빠졌다. 김태응 부동산 전수조사 추진단장은 브리핑에서 “(탈북자 출신인) 태 의원은 특수한 신분, 국가 안보와 관련한 부분이 있어 조사에서 제외됐고, 윤 의원은 최근에서야 국민의힘에 복당해 조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비교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민주당 의원 2명, 국민의힘 의원 2명은 가족의 개인정보제공동의서를 제출하지 못했다. 김 단장은 “관계·연락 두절 등의 사유여서 논의 결과 불가피성을 인정하고 종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 단장은 또 국민의힘 관련 의혹 13건에 대해 “의원 본인과 관련된 의혹이 8건, 배우자 관련 의혹 1건, 부모님 관련 의혹 2건, 자녀 관련 의혹 2건”이라고 밝혔다. 편법 증여 의혹과 관련해 김 단장은 “자녀가 젊은 나이에 부동산을 매매했는데 과연 자력으로 살 수 있었을까 이런 부분에 대한 의혹”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구체적으로 얼마를 탈루했는가는 수사를 해 봐야 한다”면서“실제로 편법증여인지, 아니면 합법적으로 산 것인지 이런 부분은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공공주택건설법의 경우도 여러 관련 규정이 있는데, 그중에 위반 의혹이 있는 사안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권익위는 국회의원 및 그 가족의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를 마무리하며 부동산 관련 사익추구를 막기 위한 해결책으로 3대 제도개선안을 제시했다. 우선 국회의원이 사적 이해관계를 등록할 때 부동산 거래가 적법한지를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포함하고, 이를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에서 검증하도록 했다. 해당 정보는 거래 상대자와의 관계, 공유 여부 등이다. 또 택지 개발과 지구 지정 등 부동산 개발과 관련한 예산심사와 법률 제·개정, 국정감사 등의 과정에서 발생한 이해충돌 신고에 대한 세부적인 처리절차와 관리 방안을 마련토록 했다. 국회의원과 직무관련자와의 부적절한 부동산 거래를 방지하도록 부동산 거래 신고의 처리와 검증 주체, 이해충돌 발생 시 조치사항 등도 규정하는 내용도 담았다.
  • [달콤한 사이언스] 나이들면서 ‘깜박깜박’ 건망증 치료법 찾았다

    [달콤한 사이언스] 나이들면서 ‘깜박깜박’ 건망증 치료법 찾았다

    몇 년 전 일까지도 생생하게 기억하던 사람들도 나이가 들면서 기억력이 예전같지 않고 자꾸 ‘깜박깜박’하는 경우가 잦아진다. 나이들면서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규칙적인 운동이나 독서가 권장되고 있지만 뇌기능의 퇴화를 예방하거나 막을 확실한 방법은 아직까지 없다. 그런데 한국인 과학자가 포함된 영국 케임브리지대, 리즈대, 이탈리아 신경과학연구소, 플로렌스대, 일본 고베약학대, 네덜란드 왕립 신경과학연구소, 싱가포르 국립대병원, 캐나다 웨스턴대, 체코 실험의학연구소 공동연구팀은 생쥐실험을 통해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기억력 감퇴를 줄이고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고 23일 밝혔다. 케임브리지대 뇌치료센터의 한인 과학자 양수정 박사가 제1저자 겸 교신저자로 참여해 연구를 주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분자 정신의학’ 최신호에 실렸다. 뇌신경가소성은 뇌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적응하며 기억을 유지할 수 있게 돕는 능력인데 나이가 들면서 뇌신경가소성이 서서히 저하된다. 특히 뇌신경가소성이 내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급격하게 저하될 경우는 각종 퇴행성 뇌질환을 앓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연구팀은 뇌 신경세포인 뉴런을 둘러싸고 있는 ‘뉴런주위망’(PNNs) 속 화학 성분을 변화시키면 신경가소성이 회복되고 노화에 따른 기억력 감퇴를 늦추거나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생쥐실험으로 밝혀냈다. 연구팀은 생후 20개월된 생쥐와 생후 6개월된 생쥐의 기억력과 판단력을 측정한 결과 인간처럼 나이가 들수록 인지기능이 퇴화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20개월 된 생쥐의 PNNs 속 화학 성분을 변화시킨 다음 미로찾기를 비롯한 각종 인지능력 측정을 한 결과 6개월된 생쥐와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된 것을 관찰했다. 연구에 참여한 제임스 포셋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생쥐를 대상으로 진행됐지만 인간의 뇌 속 분자와 구조가 설치류와 비슷한 점이 많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번 방법을 이용하면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노화로 인한 기억력 감퇴도 예방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 늦여름 극장가 훈훈한 감성 美-中 ‘리메이크 영화’ 향연

    늦여름 극장가 훈훈한 감성 美-中 ‘리메이크 영화’ 향연

    무더위가 한풀 꺾인 늦여름 극장가에 잔잔한 감동을 주는 리메이크 영화 두 편이 잇달아 개봉한다. 가슴 뭉클한 첫사랑의 추억과 장애 가족에 대한 애틋함이 눈물샘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개봉하는 한톈 감독의 ‘여름날 우리’는 박보영·김영광이 출연한 로맨스 영화 ‘너의 결혼식’(2018)의 중국 리메이크작이다. 한 여학생에게 반한 17세 남학생이 이후 15년간 첫사랑에 대한 순정을 이어 가는 모습을 그렸다. 친구들과 싸우는 게 일상인 고교 수영선수 저우샤오치(쉬광한 분)는 전학생 유융츠(장뤄난 분)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두 사람 사이가 가까워졌을 무렵 돌연 유융츠가 사라진다. 방황하던 저우샤오치는 필사적으로 공부해 유융츠와 같은 대학에 입학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겪는 풍파 속에서 다시 이별의 위기에 처한다. 이야기의 흐름이 원작과 비슷하지만 두 주인공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묘사해 아련한 분위기를 더했다. 원작의 미식축구 대신 남자 주인공을 수영선수로 설정하면서 사랑을 위해 물살을 가르는 풋풋한 장면들이 여름의 청량감을 더한다. 남녀 주인공을 이어 준 분식집 떡볶이는 꼬치구이가 대신한다. 서로를 빛내는 청춘의 사랑 이야기는 풋풋한 첫사랑의 추억을 소환한다. 지난 4월 중국 개봉 이후 누적 수익 7억 8900만 위안(약 1400억원)을 올렸다. 중국에서 개봉한 한국 영화 리메이크작으로는 역대 최고다.오는 31일에는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 관객상, 감독상, 앙상블상 등 4관왕을 차지한 음악영화 ‘코다’가 관객들을 만난다. 션 헤이더 감독이 연출한 ‘코다’는 농인 가정에서 유일하게 소리를 들을 수 있는 10대 소녀가 노래를 좋아하게 되면서 꿈을 향해 달리는 이야기다. 미국 동부 작은 어촌 마을에 사는 루비(에밀리아 존스 분)는 짝사랑하는 마일스(퍼디아 월시 필로 분)를 따라 합창단에 가입한다. 합창단 교사는 루비의 천부적 재능을 알아보고 음대 진학을 도우려 한다. 그러나 루비는 꿈과 가족 사이에서 갈등에 빠진다. 귀가 들리지 않는 채로 어업에 종사하는 부모와 오빠의 통역을 맡아 온 자신이 없으면 가족들의 생계가 위협받아서다. 영화는 에리크 라티고 감독의 프랑스 영화 ‘미라클 벨리에’(2014)가 원작이다. 원작이 프랑스 농촌을 배경으로 청각장애인 가족의 유쾌하고 발랄함을 강조했다면, ‘코다’는 다소 진지한 분위기에서 농인에게 주어진 불합리한 상황을 덤덤하게 그렸다. 청인 배우가 농인 연기를 펼친 원작과 달리 루비의 가족은 말리 매트린 등 농인 배우들이 연기해 사실감을 더했다. ‘라라랜드’, ‘물랑 루즈’ 등 다양한 음악 영화에 참여한 마리우스 드 브리스가 음악 감독을 맡아 마빈 게이, 데이비드 보위, 조니 미첼 등 전설적 팝가수들의 명곡들을 편곡했다. 농인 가족 사이에서 홀로 세상의 소리를 듣는 루비의 따뜻한 이야기는 힘들고 지친 마음을 위로받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 “X파일 내용은 허위”...윤석열 장모 측, 경찰에 의견서 제출

    “X파일 내용은 허위”...윤석열 장모 측, 경찰에 의견서 제출

    일명 ‘윤석열 X파일’의 진원지로 지목된 옛 동업자 정대택씨를 고소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씨 측이 경찰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 19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정씨 처벌을 요구하고 법원 판결 13건을 근거로 딸 김건희씨 불륜설 등 X파일 내용이 허위라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대법원은 2015년 12월 김씨가 모 인사와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취지의 글을 인터넷 등에 올려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정씨에게 벌금 1000만원을 확정한 바 있다. 최씨 측은 정씨가 언론과 유튜브를 통해 악의적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명예훼손·무고 혐의로 지난달 고소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씨는 “윤석열 후보 가족을 무고한 사실도 없고, 형법 제20조 정당행위와 형법 제310조 위법성 조각 사유에 해당하는 진실만을 방송하며 저의 진실을 주장하였을 뿐 누구의 명예를 훼손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 MBC 보도본부장, 도쿄올림픽 중계 논란 책임지고 사의

    MBC 보도본부장, 도쿄올림픽 중계 논란 책임지고 사의

    MBC 조사위원회 결과 발표“인권과 상대 국가 존중 미흡가이드라인·검수 체계 마련”MBC는 민병우 보도본부장이 2020 도쿄올림픽 중계 당시 방송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고 23일 밝혔다. MBC는 “민 본부장이 방송사고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이날 오전 임원회의에서 밝혔고 박성제 사장이 사의를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송민근 스포츠국장에 대해서도 관리책임을 물어 교체하고 MBC 플러스의 조능희 사장과 황승욱 스포츠 담당 이사에 대해서는 엄중 경고를 했다고 덧붙였다. 제작진에 대해서는 MBC와 MBC플러스 양사가 각각 인사위원회를 개최한 후 인사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MBC는 앞서 2020 도쿄올림픽 방송사고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개회식과 중계방송에서 국가 소개 당시 부적절한 이미지와 자막이 사용된 경위를 조사한 결과도 발표했다. 조사위는 사고 원인을 ▲인권과 상대 국가 존중 등 공적 가치와 규범에 대한 인식 미흡 ▲방송심의 규정 등 관련 규정과 과거 올림픽 사례에 대한 교육 부족 ▲국제 대형 이벤트 중계방송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검수 시스템 미비 ▲중계방송 제작 준비 일정 수립 부족으로 꼽았다. 조사위는 일부 참가국 소개 당시 부적절한 안내를 한 데 대해 “방송 강령에 명시된 ‘인류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다른 문화를 모독하거나 비하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2008 베이징올림픽 개회식 중계 때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고 같은 일이 재발한 것도 비판했다. MBC는 “개인 판단 또는 실수로 부적절한 자막과 사진, 자료 화면 등이 방송되지 않도록 스포츠 제작 가이드라인과 검수 시스템을 마련하겠다”면서 “공공성 강화 위원회를 설치해 전반적인 제작 시스템을 점검하고 혁신하겠다”고 했다.
  • MBC 보도본부장, 도쿄올림픽 중계 논란 책임지고 사의

    MBC 보도본부장, 도쿄올림픽 중계 논란 책임지고 사의

    MBC는 2020 도쿄올림픽 중계 과정에서 크고 작은 물의를 빚은 데 대해 민병우 보도본부장이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고 23일 밝혔다. MBC는 “민 본부장이 방송사고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이날 오전 임원회의에서 밝혔고 박성제 사장이 사의를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또 송민근 스포츠국장에 대해서도 관리 책임을 물어 교체하고, MBC플러스의 조능희 사장과 황승욱 스포츠 담당 이사에 대해서는 엄중 경고를 했다. 제작진에 대해서는 MBC와 MBC플러스 양사가 각각 인사위원회를 개최한 후 적절한 인사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MBC는 앞서 2020 도쿄올림픽 방송사고 조직위원회를 구성해 개회식과 중계방송 등에서 잘못된 이미지와 자막이 사용된 경위를 조사한 결과도 발표했다. 조사위는 사고 원인을 ▲인권과 상대 국가 존중 등 공적 가치와 규범에 대한 인식 미흡 ▲방송심의 규정 등 관련 규정과 과거 올림픽 사례에 대한 교육 부족 ▲국제 대형 이벤트 중계방송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검수 시스템 미비 ▲중계방송 제작 준비 일정 수립 부족으로 꼽았다. 조사위는 개회식 중계 당시 일부 참가국을 소개하면서 부적절한 안내를 한 것과 관련해서는 “방송 강령에 명시된 ‘인류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다른 문화를 모독하거나 비하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2008 베이징 올림픽 개회식 중계 때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고서도 같은 일이 재발한 것을 비판했다. MBC는 조사위 권고에 따라 개인 판단 또는 실수로 부적절한 자막과 사진, 자료 화면 등이 방송되지 않도록 스포츠 제작 가이드라인과 검수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번 일을 계기로 MBC 공공성 강화 위원회를 설치해 전반적인 제작 시스템을 점검하고 혁신하겠다고 약속했다.
  • [김양희의 국제경제] 우리의 ‘경제안보’ 전략은 있는가/국립외교원 경제통상개발연구부장

    [김양희의 국제경제] 우리의 ‘경제안보’ 전략은 있는가/국립외교원 경제통상개발연구부장

    바야흐로 ‘경제안보’의 시대다. 코로나는 미중 전략경쟁의 강력한 촉매제가 됐다. 동맹 중시 바이든 정부의 출범에 힘입어 미국의 동맹과 우방이 서로 한발 더 다가섬에 따라 미중 전략경쟁은 ‘미 진영 대 중국’이라는 복잡하고 다층적인 구도로 전환되고 있다. 필자는 글로벌화 시대에 경제, 안보, 보호주의라는 생경하고 위태로운 세 요소의 교집합이 만들어 내는 독특한 현상을 ‘보호주의 진영화’로 명명한다. 이제 미 진영은 경제안보에 핵심적인 품목의 글로벌가치사슬(GVC)에서 중국만 도려내고 믿을 만한 나라들만 모여 ‘신뢰가치사슬’(Trusted Value Chain)이라 할 만한 대체재를 만들려 한다. 물론 ‘TVC’에 신뢰만 넘쳐날 리 만무하다. 효율과 신뢰라는 상이한 작동 원리의 두 세계는 태생적으로 불협화음을 내기 마련이라 그 안에 국가 간, 국가와 시장 간 불신의 불씨가 곳곳에 잠복해 있다. 최근 안보의 시각에서 경제를 바라보는 ‘경제안보’가 부쩍 인구에 회자된다. 인공지능(AI), 5G, 양자기술, 첨단 반도체와 같은 이중 용도의 첨단 기술은 경제력뿐 아니라 군사력도 좌우한다. 코로나와 기후위기로 인한 공급망 교란은 경제는 물론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게 됐다. 경제와 안보가 조우하는 순간 전통 안보, 보건, 환경, 인권 등의 인류보편적 가치 실현을 위한 국가의 부활이 불가피하다. 문제는 이것이 정부의 자의적이고 과도한 개입이 빚어내는 보호주의와 분별이 어려워져 세계질서의 불확실성이 고조된다는 것이다. 혼돈의 시대다. 미국은 한미 정상회담을 분기점으로 미 진영의 TVC 합류를 압박하고 있으나 중국과도 긴밀한 관계의 한국은 고민이 깊다. 우리보다 먼저 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우리보다 깊숙이 미 진영 TVC에 들어간 듯 보이는 일본도 실은 고심이 깊다. 그렇다면 유사한 처지의 두 나라는 환경 변화에 얼마나 준비돼 있을까. 한국은 이제 겨우 출발점에 다가서는 단계이고 일본은 한발 앞서 출발점을 지났다. 일본은 1980년대에 ‘미일 반도체 분쟁’을 겪으며 경제안보의 중요성을 실감했으나 미중 기술패권 경쟁에 대비한 경제안보 전략의 출발점은 지난해 7월 내각부 주도하에 범정부적으로 수립한 ‘통합 이노베이션 전략 2020’으로 볼 수 있다. AI, 바이오기술, 양자기술, 소재를 일본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기반 기술로 선정하고 이를 집중 육성하기 위한 과제를 제출했다. 여당 자민당은 같은 해 12월 ‘제언 경제안전보장전략 책정을 향해’에서 일본의 경제안보 전략의 핵심으로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자율성’ 확보와 일본의 대체불가한 존재감을 높일 ‘전략적 불가결성’을 꼽고 이를 위한 긴요한 수단으로 동맹 및 유사국과의 연대를 역설했다. 지난 3월 발생한 ‘라인 문제’는 일본에 경제안보 전략의 필요성을 일깨우는 요란한 알람이 됐다. 일본 정부도 행정 업무에 활용했던 대표적인 국민 메신저 ‘라인’의 이용자 정보를 중국 소재 데이터 처리 위탁 기업에서 중국 직원도 열람할 수 있음을 알게 된 일본은 화들짝 놀랐다. 일본 우익은 라인의 서버가 한국의 NHN에 있다는 점을 은근히 강조하기도 했으나 직접적인 위협은 2017년 중국이 도입한 ‘국가정보법’이었다. 이 법은 중국 소재 모든 정보기술(IT) 기업의 이용자 정보 제공을 의무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민당은 서둘러 대정부 8개 요구 사항을 제시했고, 2022년 의회 통과를 목표로 ‘경제안전보장일괄추진법’을 마련 중이다. 경산성도 지난 5월 ‘신뢰받는 GVC 구축을 위한 전략 경쟁에의 대응’ 발표에 이어 6월에는 ‘경제산업정책의 신기축’, ‘반도체·디지털 산업전략’, ‘통상백서2021’ 등을 쏟아내고 있다. 산업계도 봄부터 분주하다. 경제동우회는 대정부 제언을 냈고, 경단련(??連)은 ‘국제경제외교종합전략센터’를 개설했다. 일본의 이러한 흐름에 대한 분석은 차치하고, 급변하는 환경에 발맞춰 정부ㆍ여당과 의회 산업계까지 대책 마련에 분주한 일본은 유사한 처지의 우리를 돌아보게 한다. 내년 5월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각 대선 후보들 간의 날 선 소모적 공방 사이에서 국제질서의 전환기에 천착하는 모습은 아직 찾아보기 힘들다. 대부분 대외전략이 아예 없거나 경제와 안보가 따로국밥이다. 누구보다도 경제안보 전략 수립에 힘을 모아야 할 한국과 일본은 서로를 애써 외면하고 있다. 경제안보의 개념 정의와 방향, 국내 거버넌스, 국제협력 방안 등을 둘러싸고 공론화가 시급하다.
  • [세종로의 아침] 바이든의 선택을 반기는 사람들/김태균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바이든의 선택을 반기는 사람들/김태균 국제부 선임기자

    극단적 공동체 의식이 민족·종교 같은 타협하기 어려운 가치와 결합해 폭력성으로 발전했을 때 어떠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전 세계가 실시간으로 목도하고 있다. 무대책·무책임 철군으로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점령을 방조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미필적 고의’는 본인에게나 초강대국 미국에나 감추고 싶은 역사로 남게 될 것이다. 아프간의 참혹한 현실에 세계인들의 탄식과 분노가 이어지는 한편에서 동맹과 우방들 사이에는 신뢰의 위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이 돌아왔다”며 ‘미국 제일주의’와의 결별을 선언했던 이번 정부도 자국의 이익과 정치 상황 앞에서는 별반 다를 게 없다는 냉엄한 현실이 그대로 드러났다. 한국이나 대만을 거론하며 미국 부재 시 안보 위험을 부각시키는 성급한 전망들이 이어지자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불안감은 위기를 부풀려 목적을 달성하려는 ‘공포 마케팅’에 더할 나위 없는 호재다. 일본의 보수 정치권과 우익 선동가들이 탈레반 점령 후 언론이나 소셜 미디어를 통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나 다름없는 일이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을 앞세워 일본의 군비 확충과 군사영역 확대를 추구해 온 그들에게 ‘스스로 방위를 포기한 아프간 정부’와 ‘그들을 무책임하게 버린 미국’의 소재는 넝쿨째 굴러온 호박이라 할 만하다. 한 극우 성향 언론인은 “아프간군이 자신들을 위해 싸울 의지가 없는 전쟁에서 미군이 죽을 수는 없다”고 했던 바이든의 발언을 인용해 “평화에 취해 자국 방위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일본인에게 들이미는 경고”라고 주장했다. 방위성 부대신 출신 중의원은 “자구 노력을 게을리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미국이 아무리 동맹국이라 해도 남의 일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며 군사력 증강을 역설했다. “미일 안전보장조약이 있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 중국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ㆍ일본이 실효지배하는 중국과의 영토분쟁 지역)를 점령하더라도 미국이 도와줄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와 같이 ‘믿을 수 없는 미국’도 강조되고 있다. 언뜻 당연할 수 있는 주장들이 우리에게 불편한 기시감으로 다가오는 것은 이들의 논리가 제국주의 일본 때부터 전쟁 합리화의 수단으로 쓰였고, 현재도 침략의 과거사를 부정하고 군사력 증대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논거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 아베 정권의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을 비판하는 성명에 참여했던 언론인 오카다 다카시는 일본 정부와 정치권, 언론이 한목소리로 주장하는 중국 위협론이 실제는 부풀려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역사적으로 볼 때 일본이 촉발한 만주사변 등 ‘만들어진 위기’를 통해 전쟁·분쟁으로 발전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며 “최근에는 근거가 희박한 중국 위협론을 전제로 한 정부의 방침에 대해 야당과 언론도 거의 이론을 제기하지 않고 있는데, 이는 매우 부적절하고 위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프간 사태를 계기로 일본 보수우익 주류의 목소리는 어떤 형태로든 더 힘을 받게 될 것이다. 이를테면 그들의 숙원인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 추진이 한층 빨라질 수 있다. 적 기지 공격 능력 확보는 스텔스 전투기, 장거리 미사일, 인공위성 등 상대방에 선제공격을 가할 수 있도록 하는 무기 체계로의 대전환을 말한다. 아베 정권이 강력하게 추진했지만, 헌법상의 ‘전수방위’(외부의 공격을 받았을 때에만 일본 영토·영해 안에서 최소한의 방위력을 행사한다는 것) 원칙에 위배된다는 안팎의 시선을 의식해 보류했던 것이다. 군대 보유 금지, 교전권 불인정 등을 담은 헌법을 개정해 자위대를 명실상부한 군대로 승격시키려는 움직임도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이번 아프간 사태를 일본의 주류가 어떻게 활용하고 국민들은 어떻게 반응할지를 면밀히 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 [자치광장] 민원이 곧 의제다/이승로 서울 성북구청장

    [자치광장] 민원이 곧 의제다/이승로 서울 성북구청장

    ‘현장 구청장실’은 민선 7기 공약 사업으로 2018년부터 이어 오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올해는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비대면이라는 낯선 환경 때문에 주민들의 무관심과 소통 방식에 대한 부적응을 두고 걱정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기우였다. 올해 상반기 현장 구청장실은 지난 5월 21일 성북동에서 시작해 6월 7일 석관동에서 마무리됐다. 성북구청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관심 있는 주민이라면 누구나 실시간 채팅을 통해 소통에 참여할 수 있었다. 영상 회의 참여자는 1980명이고, 유튜브 조회수는 4만 3580회에 달했다. 이런 높은 관심과 참여는 주민들이 삶의 변화를 체감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현장 구청장실의 주민제안(민원)은 총 726건(2018년 219건, 2019년 332건, 2021년 175건)이다. 주제도 도로교통, 환경, 교육문화, 코로나19 등 삶의 전 분야를 아우른다. 주민들이 제안한 부분에 대해서는 즉시 현장을 방문하고 관계 부서와 간부들이 머리를 맞대고 토론한다. 다양한 입장의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방법으로 진행한다. 도저히 해결 방안을 찾기 어려운 민원도 있다. 이때는 주민에게 솔직하게 말한다. 주민 대부분 비난이 아닌 이해를 한다. 현장 구청장실을 통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지켜봤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노력으로 전체 주민 제안 중 77%에 달하는 559건을 해결했거나 해결 방안을 마련했다. 시간이 필요한 민원은 관련 부서가 주민들에게 정기적으로 진행 사항을 보고하고 있다. 현장 구청장실 주민제안 사업은 최우선적으로 예산에 반영하고 있으며 역시 제안자에게 처리 상황을 서면과 유선으로 안내하고 있다. 성북구와 45만 구민은 현장 구청장실을 통해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많은 변화를 이끌어 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이 구축된 스마트 도로열선 시스템은 주민은 물론 택시 운전사, 집배원, 택배 노동자의 안전까지 지켜 주고 있다. 불법 유해 업소가 밀집했던 삼양로는 청년 창업 거리로 변신해 도전하는 청년들의 아지트가 됐다. 성북의 변화는 민원에서 시작되고 민원이 곧 정책 의제가 된다. 하반기에도 현장 구청장실을 통해 주민으로부터 구정 방향을 잡아 나갈 것이다.
  • [길섶에서] 2차도 아스트라제네카/문소영 논설실장

    영국에서는 개발한 대학의 이름을 붙여 ‘옥스퍼드 백신’으로 알려졌다는 아스트라제네카(AZ)가 한국에서 ‘싸구려라 효과도 적다’라는 부적절한 오명을 쓰고 있다. 그런 탓에 최근 AZ 기피현상으로 일부가 폐기된다는 보도를 보고서 속이 쓰라렸다. 아직 백신을 못 맞는 나라가 얼마나 많은데, 부잣집 도련님의 철없는 행패처럼 보이기도 했다. 잔여백신 알람에 화이자나 모더나는 최대 3~4회 분량이 나오는 반면 AZ는 8~9회 분량까지 나오는 것을 봤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AZ까지도 모두 잔여백신 신청자에게 넘어가는지 몇 분 만에 ‘0’이나 ‘-’와 같은 없음 표시가 뜬다. 1차에 AZ를 접종하고 2차에 화이자로 교차접종하면 백신예방 효과가 극대화한다는 보도를 접했다. 그래서 지난 6월 잔여백신 AZ로 1차 접종을 했으니 2차는 화이자이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거주지 보건소에 문의했다. “50세가 넘어서 화이자 교차접종은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아쉬웠지만 AZ 2차 접종을 순순히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런데 반전! 화이자로 2차 접종까지 완료한 뒤 4개월이 되면 예방효과가 뚝 떨어져 AZ로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사람보다 못하다는 외신보도가 나왔다. 아무래도 뭐가 좋았는지는 시간이 답해 줄 것으로!
  • 권익위, 오늘 野 부동산 조사결과 발표… 이준석 “與보다 더 강한 대처” 재확인

    권익위, 오늘 野 부동산 조사결과 발표… 이준석 “與보다 더 강한 대처” 재확인

    소속 의원 등에 대한 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 거래 조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더불어민주당보다 더 강한 대처’를 재차 공언했다. 민주당의 탈당 권유는 흐지부지해진 상황에서 이 대표가 차별화된 조치를 단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권익위는 23일 국민의힘과 비교섭단체 5당 소속 의원 및 가족 등 507명의 부동산 거래 내역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앞서 권익위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건 이후 민주당 의원 등을 전수조사해 12명의 불법투기 의혹을 제기했고, 두 달 전부터는 야당에 대한 조사를 벌여 왔다.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는 권익위로부터 소명자료 제출을 요구받은 의원들과 개별 면담을 마친 상태다. 지도부는 10명 안팎의 의원 및 가족들이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는 지적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관련 조치에 대해 22일 페이스북에 “제가 공언했던 입장을 지키겠다”면서 “그것을 기반으로 지도부 다른 구성원의 의견을 참고해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표는 권익위 조사 착수 전 기자들에게 “민주당보다 더 강하게 대처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앞서 민주당은 불법투기 의혹이 제기된 12명에 대해 ‘탈당 권유’라는 고강도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의원직을 유지하며 제명된 비례대표 2명을 제외하고 실제 탈당은 한 명도 이뤄지지 않아 ‘내로남불’이란 비판이 쏟아졌다. 이 대표의 발언은 실질적인 징계 조치로 민주당과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지도부가 출당 등 고강도 조치를 강행할 경우 대상 의원들의 반발은 불 보듯 뻔하다. 특히 당내 1위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갈등으로 내홍을 겪은 상황에서 부동산 불법 행위자에 대한 후속 조치도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이 대표의 리더십은 상당한 상처를 입게 된다. 캠프 소속 의원들의 이름이 등장할 경우 대선주자들의 반발이 제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내부적으로는 의석수도 고민거리다. 현재 104명에서 징계 조치에 따라 출당이 대거 이뤄진다면 원내에서 일종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개헌저지선(101석)마저 무너지게 된다.
  • 쿠팡 화재날 ‘먹방 촬영’...결국 사과한 이재명 “지적 옳아”

    쿠팡 화재날 ‘먹방 촬영’...결국 사과한 이재명 “지적 옳아”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6월 경기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 당시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와 유튜브 채널에서 ‘먹방’ 촬영을 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21일 이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의 판단과 국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음을 인정하고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당시 경남 창원에서 실시간 상황 보고를 받고 대응 조치 중 밤늦게 현장 지휘가 필요하다고 판단, 다음날 고성군 일정을 취소하고 새벽 1시반쯤 사고 현장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었지만,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더 빨리 현장에 갔어야 마땅했다는 지적이 옳다”고 자세를 낮췄다. 이 지사는 “앞으로 권한과 책임을 맡긴 경기도민을 더 존중하며 더 낮은 자세로 더 상실하게 섬기겠다”고 덧붙였다.앞서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이 지사는 지난 6월 17일 오전 5시36분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가 발생한 지 약 20시간만인 이튿날 오전 1시 32분 화재 현장에 도착한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당시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와 경남 마산에서 ‘떡볶이 먹방’을 촬영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에 대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논란이 불거지자 여야 양측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20일 이낙연 캠프 배재정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보도가 사실이라면 경기도 재난재해 총책임자로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무책임하고 무모한 행보”라며 “유튜브 촬영을 강행했다는 언론 보도에 국민이 경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유승민 전 의원 이기인 대변인도 긴급 논평에서 “만약 고립된 소방관의 사투 소식을 인지했음에도 방송 출연을 하고 있었다면 1400만 경기도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질 도지사의 책무를 버린 것과 다름없다”며 “그런 사람은 대통령 후보는커녕 도지사 자격도 없다”고 직격했다.
  • “아가, 잘 살아” 철조망 위로 아기 던진 절박한 아프간 엄마들

    “아가, 잘 살아” 철조망 위로 아기 던진 절박한 아프간 엄마들

    “던져진 아기 몇 명 철조망 위 떨어져 끔찍”영국군 지키는 호텔로 아프간인들 필사적공항행 막으려 탈레반 총성 난무…여성 폭행미군이 철수하고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가니스탄에서 탈출이 여의치 않자 아기 엄마가 절박한 마음으로 아기라도 살리기 위해 높고 날카로운 철조망 너머로 아기는 던지는 일이 일어나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탈레반을 피해 아이만이라도 지키려는 부모들은 그렇게 어린 아이들과 가슴 찢어지는 생이별을 선택하고 있다. 일부 아기들은 칼날이 달린 철조망 위로 떨어져 끔찍한 상처를 입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기라도 살려주세요” 철조망 위로 던지다 칼날에 걸리기도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티펜던트 등에 따르면 이날 아프가니스탄의 한 호텔에서 3m 이상 돼 보이는 철조망에 막혀 진입이 어려워지자 일부 아기 엄마들이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철조망 너머에서 경비를 서는 군인들에게 아기를 던졌다. 이 호텔은 영국이 자국민과 관계자들을 탈출시키기 위해 공수부대원들로 하여금 지키도록 한 곳이었던데, 탈레반의 압제를 우려한 아프간 사람들이 몰려들며 구조를 요청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아기라도 살려달라”는 외침 속에 던져진 아기들은 운좋게 영국 군인이 손으로 받아내기도 했지만 일부는 날카로운 칼날이 달린 철조망 위에 걸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현장에 있던 영국군 관계자는 “아프가니스탄 엄마들은 절박했다. 탈레반의 폭행을 견디면서도 ‘내 아기만이라도 살려달라’고 외치며 철조망 반대편에 있는 우리들한테 아기를 던졌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던져진 아기 몇 명은 철조망 위에 떨어졌다”면서 “그 후에 일어난 일은 끔찍했다, 나중에 밤이 되자 모든 부대원이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영국군 지키는 호텔 철조망 앞서군중들이 머리 위로 갓난아기 옮겨 SNS 영상에서는 또 영국군이 지키는 한 호텔 철조망 앞에서 모인 군중들이 머리 위로 갓난아기를 옮기는 모습도 포착됐다. 수도 카불 공항에서는 아프간 시민들이 자신의 아이라도 먼저 대피시키려는 절박감에 공항 벽 너머에 있는 미군에게 아이를 보내는 상황도 발생했다. 공항에서 아프간을 탈주하려는 수천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군중을 해산시키려는 총성이 난무했고, 현장에서 부상자가 속출하고 사망자도 나오는 등 대혼란이 빚어졌다. 급기야 모든 항공기 운항이 일시 중단됐다가 활주로 상황이 정리되고 나서야 운항이 재개되기도 했다. 그러나 공항에 진입조차 못 하는 이들도 많았다. 공항은 미군이 통제하고 있지만, 공항으로 가는 검문소 등은 무장한 탈레반이 장악해 아프간인들의 출국길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탈레반, 탈출 막으려 여권 서류 찢어‘복장 불량’ 이유 공항행 여성 마구 폭행 탈레반은 남녀를 가리지 않고 민간인들을 폭행하거나 여권이나 서류를 찢어 공항으로 가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다. 한 여성은 다리에 묶인 붕대를 가리키며 “부적절한 복장으로 지적당할까 봐 일부러 검은 천을 둘렀는데도 폭행을 당했다”면서 “내가 공항에 가는 것 때문에 때린 것 같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1996∼2001년 집권 당시 이슬람 샤리아법(종교법)을 앞세워 엄격하게 사회를 통제했다. 특히 아프간 여성은 남성의 동행 없이는 외출이 안 됐고 취업 및 각종 사회 활동이 제약됐으며 교육 기회가 박탈됐다. 외출할 때는 부르카까지 착용해야 했다. 한 남성은 팔과 어깨에 든 멍을 가리키며 “부인을 보호하려고 하다가 생긴 상처”라고 설명하면서 “탈레반 한명이 부인이 했던 말에 화가 나 막대기로 그녀를 때리기 시작했다”고 분노했다. 출국을 준비하기 위한 서류조차도 마련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12년간 미군 캠프에서 일했던 한 남성은 10대 아들을 데리고 미국으로 대피하려 했지만, 여권이 만료된 상태로 갱신을 못 하고 있다. 아들은 “탈레반이 이토록 빨리 장악할 줄은 아무도 예상 못 했다”면서 “탈레반은 우리를 미국의 노예라고 부르는데 분명히 우리를 죽이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7일 탈레반은 카불을 장악한 뒤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외국군에 협조했던 이들을 대상으로 복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포용과 변화를 내세웠다. 그러나 이후 시위대와 언론인, 여성을 향해 총을 겨누고 대대적인 탄압에 나서면서 공포정치가 20년 만에 다시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탈레반 “여성 인권 존중” 하루 만에‘부르카’ 미착용 외출 여성 총살 앞서 탈레반은 “여성 인권을 존중하겠다”, “전신을 가리는 부르카를 입을 필요가 없다”고 공개적으로 천명했지만 전신을 가리는 부르카를 입지 않은 여성이 총에 맞아 숨졌다. 폭스뉴스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타하르 지역의 한 여성이 몸을 다 가리는 의복 ‘부르카’를 입지 않고 외출했다가 무장 세력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고 보도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아프간 타크하르주 주도 탈로칸에서 전날 한 남색 원피스 차림의 여성이 피투성이가 된 채 숨져 있고, 부모와 주변 사람들이 여성을 끌어안은 채 비통해하는 모습이 찍혔다. 뉴욕포스트는 여성의 권리를 존중하는 새로운 포용적 시대를 열겠다고 탈레반이 약속한 날, 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 서욱 “해군 성추행 피해자 사망, 2차 가해 낱낱이 수사”

    서욱 “해군 성추행 피해자 사망, 2차 가해 낱낱이 수사”

    피해자에 ‘투명인간’ 취급 등 2차 가해 서욱 국방부 장관은 20일 성추행 신고 뒤 사망한 해군 중사 사망 사건 관련해 “2차 가해를 포함한 전 분야를 낱낱이 수사해 엄정 처리하겠다”고 밝혔다.서 장관은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지난 8월 12일 발생한 해군 성추행 피해 부사관 사망 사건도 2차 가해 유무와 매뉴얼에 의한 조치 여부 등을 밝혀내기 위해 국방부 전문 수사 인력을 해군에 파견해 수사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 장관은 “군은 최근 성폭력 사건과 관련하여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한 가운데 투명하고 공정한 수사를 통해 명명백백하게 진상을 규명해 나가고 있다”면서 “성폭력 예방과 군내 성폭력 사건처리 매뉴얼, 그리고 피해자 보호 시스템을 조속히 개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군은 지난 5월말 공군에서 성추행 피해를 입은 여군이 극단적 선택을 한 데 이어 지난 12일 해군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서 장관은 이 사건으로 취임 후 일곱 번째 대국민 사과를 한 바 있다. 국방부가 이날 제출한 국방위 현안보고에 따르면, 사망한 해군 여군 중사를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된 같은 부대 A상사는 범행 이후 피해자를 ‘투명인간’ 취급하는 등 2차 가해한 사실도 드러났다. 국방부는 A상사가 성추행 발생 당일인 5월 27일부터 8월 6일까지 주임상사로부터 ‘행동 주의’ 지시를 받았으며, 이후 “피해자를 무시(투명인간 취급)하는 행위를 지속했다”고 밝혔다. 피해자는 성추행 발생 직후 주임상사에 이 사실을 보고하고, 이에 주임상사가 가해자에게 ‘행동 주의’를 줬는데 이를 통해 보고 사실을 알게 된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는 성추행 72일 만인 8월 7일 감시대장(대위)과 기지장(중령) 등 2명과 면담 후 정식 신고 절차를 밟으면서 가해자와 분리돼 근무지를 옮겼다. 국방부는 피해자가 떠난 뒤 “(부대 내에서) 소속 대 간부들을 소집해 피해 사실을 추정할 수 있는 부적절한 발언으로 교육을 실시했다”며 이 과정에서 기지장의 2차 가해 정황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 “피해자 투명인간 취급”…국방부, 해군 성추행 상관 2차가해 확인

    “피해자 투명인간 취급”…국방부, 해군 성추행 상관 2차가해 확인

    사망한 해군 중사를 성추행한 같은 부대 상관이 생전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국방부는 20일 국회 국방위 현안보고 자료에서 성추행 가해자인 해군 모 부대 소속 A 상사(구속)는 성추행 발생 당일인 5월 27일부터 8월 6일까지 주임상사(입건)로부터 ‘행동 주의’ 조언을 받았으며, 이후 “피해자를 무시(투명인간 취급)하는 행위를 지속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이 2차 가해 정황이 있었다고 처음 공식 확인한 것이다. 해군은 그간 2차 가해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함구해왔다. 국방부는 이날 자세한 성추행 경위도 국회에 보고했다. 현안보고 자료에 따르면 A 상사는 5월 27일 민간식당에서 피해자와 식사를 하던 중 손금을 봐준다며 손을 만지는 등 성추행했고, 복귀 과정에서 재차 팔로 목 부위를 감싸는 일명 ‘헤드록’을 했다고 한다. 피해자는 피해 직후 주임상사에만 관련 사실을 보고했다. 그러나 국방부 설명을 종합하면, 당시 주임상사가 피·가해자 물리적 분리 조치 없이 A 상사에게 ‘행동 주의’만 줬고, 이를 통해 보고 사실을 알게 된 A 상사가 2차 가해를 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피해자는 성추행 72일 만인 8월 7일 감시대장(대위)과 기지장(중령) 등 2명과 잇단 면담을 통해 피해 사실을 뒤늦게 털어놨다. 이틀 뒤인 9일에는 정식신고 접수와 함께 다른 부대로 전속되면서 비로소 가해자와 물리적 분리가 이뤄졌다. 그러나 직접 면담했던 기지장은 피해자가 부대를 떠난 뒤 “소속 부대 간부들을 소집해 피해 사실을 추정할 수 있는 부적절한 발언으로 교육을 실시했다”며 추가 2차 가해 정황도 있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해군 군사경찰은 현재 가해자 A 상사를 군인등강제추행 혐의로 구속하고, 주임상사와 기지장 등 2명을 ‘신고자에 대한 비밀보장을 위반한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이날 서욱 국방부 장관은 “지난 8월 12일 발생한 해군 성추행 피해 부사관 사망 사건도 2차 가해 유무와 매뉴얼에 의한 조치 여부 등을 밝혀내기 위해 국방부 전문 수사 인력을 해군에 파견해 수사하고 있다”면서 “2차 가해를 포함한 전 분야를 낱낱이 수사해 엄정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 서울시, 박원순 전 시장 시절 노들섬 사업 전면 재검토

    서울시, 박원순 전 시장 시절 노들섬 사업 전면 재검토

    서울시가 박원순 전 시장 시절 조성한 한강 노들섬 사업을 재검토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과거 재임 시절 노들섬에 대규모 오페라하우스를 조성하려다 무산된 전력이 이번 감사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 감사위원회는 이달 내로 노들섬 복합문화공간 조성 과정과 운영 실태 등의 적정성을 살펴보는 감사에 들어간다. 시는 노들섬 운영 위탁업체에도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이번 감사는 시정 업무를 내부적으로 모니터링하는 평가담당관실에서 노들섬 사업에 일부 문제가 있음을 포착해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보고하면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노들섬 오페라하우스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임하던 2004년 추진되기 시작했으며, 뒤를 이은 오 시장이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하나로 역점을 둔 사업이다. 1500석 규모의 오페라하우스를 포함해 다양한 전시·공연을 할 수 있는 ‘한강예술섬’ 사업이었다. 하지만 수천억원 규모의 예산이 소요되고 사업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시의회 동의를 받지 못하고 6년 넘게 표류하다가 2011년 오 시장이 시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전면 중단됐다. 노들섬에 대규모 오페라하우스를 조성하려다 무산된 오 시장의 전력이 이번 감사에 영향을 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후 박 전 시장은 ‘노들섬 포럼’을 꾸려 활용 방안을 논의했고 설계 공모 등을 거쳐 노들섬을 대중음악 공연장과 서점, 음식문화공간, 패션스튜디오, 식물공방, 자연생태숲 등을 품은 현재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했다. 노들섬은 1917년 용산과 노량진을 잇는 ‘한강 인도교’(현 한강대교)를 놓는 과정에서 다리를 지탱하기 위해 강 중간에 만든 인공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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