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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97 한국의 선택(김호준 정치평론)

    서기 2000년은 100년 단위의 세기,1000년 단위의 밀레니엄(Millennium)이 새로 시작되는 해다.국가와 민족의 장래에 대해 100년,1000년 앞을 내다보는 원대한 설계를 해봄직한 역사의 분기점이다. 다가올 21세기는 20세기와 다른 성격을 띠게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앞으로 우리가 부딪힐 변화는 과거의 연장이 아니라 과거와의 단절에 가까운 새로운 것이라는 분석이다.지난 한세기동안 효과적으로 작동해온 관행과 규칙이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 새로운 상황에 우리는 적응해야 하기 때문에 새 상황에 맞는 새 패러다임을 찾아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 대전환의 분기점을 3년 앞둔 올해 우리는 앞으로 이 나라를 이끌어 나갈 제15대 대통령을 뽑는다.새 대통령의 임기는 1998년 2월부터 2003년 2월까지이다.그야말로 20세기를 마무리하고 21세기와 제3밀레니엄에 도전해야 하는, 책임이 막중한 대통령이다.그 대통령 임기중에 우리는 선진국으로의 자리매김을 확고히 하고 어쩌면 통일까지도 이룩해야 하는 중차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엔꿈과 희망 보다 불확실성과 불안이 더 크게 고개를 들고 있다.우리의 숙원인 민족통일은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남북한간 긴장은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정치는 갈등과 분쟁을 해소시켜주기는 커녕 오히려 악화시키고 있는 실정이다.당면한 경제난만 해도 정부와 전문가들은 위기가 아니라지만 사회 저변에선 소득 감소와 실업을 우려하는 불안감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20세기 마무리 21세기 도전 현재 우리 사회에 내재된 불안은 이같은 현실 때문만은 아니다.또한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하고 할 수 있을까에 대한 회의와 의구심 때문만도 아니다.그것 보다는 무한경쟁의 변혁기를 속시원하게 헤쳐나갈 지도자와 비전의 부재에서 비롯된 성격이 강하다. 올해 우리는 새로운 정치 지도자의 선택을 통해 이 불안을 최소화하고 꿈과 희망을 키울 기회를 만났다.12.18대선이 그것이다.이번 선거는 여야가 말하는 것처럼 단순한 정권 재창출이나 정권교체의 차원이 아니라 온 나라에 자신감을 새롭게 솟구치게 할 뉴 리더십을 창출하는 마당이 되어야 한다. 앞으로 우리를 이끌 새로운 정치 리더십은 어떤 것이어야 할까? 혹자는 국가관리능력을 중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혹자는 경제를 아는 사람이 다음 대통령으로 뽑혀야 한다고 강조한다.물론 지도자의 자질로서 성실·정직·도덕성·추진력 등의 보유는 전제로 한 이야기일 것이다.오늘의 경제난과 복잡한 국정 등을 생각하면 경제대통령론도,관리대통령론도 모두 맞는 말이다.그러나 이러한 주장들은 현실 반성에서 나온 처방일뿐 미래에 대한 도전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갖게 한다. 정치 지도자의 유형은 다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상상력·비전·국민적 호소력을 지닌 서사시적 지도자, 매일 매일의 정책사안에 매달리는 기술형 지도자, 그리고 임기응변으로 사소한 정치 인기를 관리하려는 즉흥형 지도자가 그것이다.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서사시적 지도자일 것이다.서사시적 지도자만이 웅혼한 미래를 설계하고 이에 겁없이 도전할 국민의지를 결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적 일체감 불러 모아야 상상력은 꿈이요,창의와 통한다.상상력이 넘쳐야 역동적인 비전을 만들 수 있다.70 고령에서 원숙미는 찾을수 있어도 상상력을 구할 순 없다.그런 점에서 상상력은 젊음과 활력의 상징이기도 하다.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석이듯이 나라의 경우도 흩어진 국민역량을 하나로 모으는 수단이 긴요하다.개체화된 현대사회일수록 국민적 일체감을 불러 일으키는 호소력이야말로 지도자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덕목일 것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지도자 선택은 국민의 몫이다.그러나 국민이 올바른 지도자를 선택할 수 있으려면 무엇보다 집권에 도전하는 정당들이 내놓는 선택지,즉 후보들이 좋아야 한다.정당정치하에서 정당들이 자질이 떨어지거나 시대적 요구에 맞지않는 후보를 내놓는다면 국민의 바른 선택은 불가능해진다. 그런 처사는 사실상 국민의 지도자 선택권을 제한하고 왜곡하게 된다.여당에서 운위되는 이른바 「낙점」이나 야권의 「후보 단일화」도 국민의 지도자 선택권을 제한하는 결과가 되어서는 안된다.정치권의 기득권 때문에 자질있는 지도자의 출마를 봉쇄한다면 나라의 장래를 막는 것이나 다름없다.〈논설위원실장〉
  • 청소년 야간통금 지지한다(사설)

    정부와 신한국당은 청소년선도와 범죄예방을 위해 대도시 특정지역에 한해 자정부터 새벽 5시까지 청소년의 통행을 금지시키는 방안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고 한다. 결론부터 말해 우리는 이 제도의 도입을 지지한다.청소년의 인권을 침해해서는 안된다는 이상론이나 법리논쟁에 앞서 우리사회의 현실이 그 필요성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야의 대도시 유흥가주변을 가본 사람이면 일부 청소년의 타락상에 개탄을 금할수 없을 것이다.술취한 청소년이 떼지어 몰려다니며 패싸움을 벌이는가 하면 오토바이폭주등 치안부재의 난장판을 예사로 벌이고 있다.유흥가출입이 반드시 범죄를 유발시킨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런 곳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강도·살인등 강력범죄의 54%를 10대가 차지하고 그 대부분이 유흥비를 마련하기 저지른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실상이 그렇다면 청소년선도를 위한 사회적 규제장치를 마련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청소년야간통금이 청소년범죄를 줄이는데 상당한 효과가 있음은 이 제도를 시행중인 미국에서 입증되고 있다.개인의 자유를 무엇보다 중시하는 미국의 200여개 대도시중 청소년야간통금을 법제화해 엄격히 시행하고 있는 곳이 90여개이고 법제화하지는 않았지만 실질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곳까지 합치면 전체의 75%에 달한다고 한다.뉴올리언스시의 경우 통금실시후 청소년범죄발생률이 27%나 낮아졌다는 통계도 있다. 우리의 형편은 심야에 독서실을 다녀야 하는 수험생이나 취업청소년등 현실적으로 고려해야 할 점이 적지 않고 단속에도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그러나 그것은 운영의 묘를 살려간다면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우선 탈선을 부추기는 유흥가와 우범지대 같은 일정한 구역에서부터 시범적으로 실시하는 것도 방법의 하나일 것이다.우리사회에서 청소년을 보호하고 선도하는 일은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다.
  • 미국식 고용수학(새 노동법/더 많은 고용으로 가는 길:1)

    ◎“9백만명 해고해 1천만명 고용했다”/감원→경쟁력 회복→고용창출 정책 성공/“미 본받자” 일·독도 노동법 개정 대열에 우리 경제는 기업활력 회복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대명제와 고용안정이라는,기존 사고의 틀로는 조화하기 어려운 과제앞에 서 있다.때문에 장기화조짐을 보이는 경기불황과 실업위기를 동시에 해소하고 국민소득 1만달러시대의 재도약을 위해 우리는 새로운 사회·경제적 패러다임을 요구받고 있다.노동계의 총파업을 불러온 새 노동법은 바로 선진경제 진입을 위한 새 패러다임의 도입과 틀깨기 작업에 따른 피해갈 수 없는 일시적 혼란이다.서울신문은 기업활력회복을 통해 더 많은 고용을 창출하려는 새 노동관계법을 분석하는 특집시리즈 「새 노동법,더 많은 고용으로 가는 길」을 4회에 걸쳐 게재한다.이 시리즈를 통해 자유로운 고용시장 조성으로 해고보다 더 많은 고용을 만들어내면서 최대호황을 구가하는 미국경제와 종신고용의 틀을 벗지 못해 장기불황을 겪고 있는 일본경제를 비교함으로써 우리의 노동정책이 가야 할방향을 도출해내고자 한다.〈편집자주〉 기업활력과 고용.「양손 줄다리기」의 이 문제는 지금도 각국의 정책담당자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뜨거운 현안이다.고용을 보면 기업부담이 크고·작은 몸집으로 가자니 실업이 우려되고…. 그러나 양자택일로 고민하던 세계경제는 점차 성장(기업활력)쪽으로 돌아서고 있다.고용 우선정책은 곳곳에서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고용조정­실업률 상승의 기존 방정식은 「사망선고」를 받았다.대신 고용조정­기업활력 회복­고용확대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급속히 부각되고 있다.『일이 완전히 없어지는 것보다 감원이 낫다』는 인식과 「감량경영은 경제성장의 한 과정」이라는 신경제학적 시각들도 생겨났다.따라서 노사의 문제도 「분배문제」에서 「생산문제」로 급속히 넘어가고 있다.파이를 어떻게 나눌 것이냐의 제로 섬(Zero Sum)보다 파이를 얼마큼 키울 것이냐는 논리가 선호되고 있다. ○“평생고용” 일 신화 종말 미국경제는 올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다소 높은 2.3% 성장이 예상된다.일본경제는 3%대에서 2%대로 떨어질 것같다.종신고용을 고집해 온 일본경제가 장기간 그늘속에 있는 사이,미국경제는 과감한 다운사이징으로 구조조정에 성공한 것이다.『미국 자본주의가 일본식 자본주의를 눌렀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미국은 지금 66개월째 호황속을 달리고 있다.업종전환과 과감한 고용조정으로 경쟁력이 회복돼 새로운 일자리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반면 일본은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적시에 고용부담을 덜지도 못했다.피터 드러커는 『일본 주식회사의 신화는 깨졌다』고 일갈했다.일본 불황이 종신고용의 환상에서 덜 깨어난 부담 때문이라면 과장일까. 일본은 그동안 몇차례 구조조정을 경험했다.70년대 석유위기,80년대 플라자합의와 엔고를 전후해서 그랬다.그러나 지금 일본은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던 수익성 악화와 경쟁력 저하로 중병을 앓고 있다.고용문제는 92년 불경기에서 시작됐다.일본식 경제시스템이 적합치 않다는 판단들이 속속 내려졌고 일본을 최강경제로 만든 종신고용제과 연공서열의 관행이 수술대에 올랐다.노동성 조사결과 일본기업의50.5%가 종신고용을 집착하지 않겠다고 답했다.일본 주요산업의 시간제 근로자 비중도 최근 14.9%로 5년전보다 3.6%포인트 높아졌다. 신 일본제철은 관리부문의 종사자 1만여명을 3년간 3천명정도로 줄이기로 했고 NTT,닛산,간사이전력은 희망퇴직제와 선택정년제라는 이름아래 감원을 시도하고 있다.그러나 이에 불구,일본의 「기업내 실업자」는 1백만명을 웃돈다.이들은 언제 퇴출될 지 모를 사내 잉여인력으로 미래의 실업자군이다.일본 정부도 마침내 변형근로시간제 등 탄력적인 노동제도를 검토중이며 올 7월까지 노동법개정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IBM선 19만명 해고 기존 경제학의 틀을 깬 새 패러다임으로 경제회복을 이룩하고 있는 미국.미국은 일본·독일의 국내시장의 잠식으로 70년대부터 심한 산업공동화를 경험했었다.고통끝에 기업들은 인원정리 등 다운사이징을 선택했다.AT&T사는 40만명에 달했던 종업원을 30만명수준으로,IBM은 전 세계에 40만명에 달하던 직원을 21만명으로 감축했다.이들 사례는 예일 뿐이다. 노조와 마찰이 없을 리 없다.그러나 기업이 망하느니 고용조정과 임금동결을 받아들여야 했다.미국의 GM 새턴공장,제록스,AT&T,모토로라 등 상당기업들이 대립구도를 청산하고 협력구도로 노사가 활로를 찾았다.미국 자동차노조와 포드사간 협상에서 노사는 『근로자의 95%에게 향후 3년이상 안정적인 고용을 보장한다』고 합의했다.대신 회사가 새 공장을 세우면 새 근로자들에게는 낮은 임금을 책정할 수 있도록 했다.이같은 노력으로 포드 크라이슬러 GM 등 자동차 빅3는 93년 10년만에 흑자로 전환하는 개가를 올릴수 있었다.미국이라고 감원우려가 없는 건 아니다.뉴욕타임스는 올 3월 7차례에 걸쳐 「미국의 다운사이징」이란 특집기사로 해고자들의 애끓는 사연을 소개했다. 그러나 클린턴행정부 집권을 전후,미국에서는 9백만명이 일자리를 잃었지만 정보·통신 등 첨단산업과 관련서비스 산업의 발흥으로 1천만개의 새 일자리가 생겼다.해고도 진정돼 실업수당 신청자도 감소추세다.「고용조정­경쟁력 회복­고용확대」의 미국 방정식은 간단하다.「노동시장의 유연화가 기업의 채용부담을 덜어준다.기업활력이 살아나 업종전환과 구조조정이 촉진돼 일자리가 생긴다」.대량감원은 그 자체로 끝나지 않고 기업활력과 직업창출로 이어진다는 발상의 전환일 뿐이다. 전통적으로 고용을 중시해 온 유럽.이들 국가는 모든 정책이 9∼12%에 이르는 고율의 실업을 안정시키는 일에 초점이 맞춰져왔다.복지나 규제를 완화하지 않는 한 실업과 재정적자를 줄일 수 없는 딜레마에 빠져있다.그러나 이같은 소극적 고용책으로는 고용증진은 커녕 현상유지도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기 시작했다.새로운 성장정책으로 전환하는 대표적인 나라가 독일이다. ○“새법 고용확대 부메랑” 실업해소와 성장촉진을 위해 독일의 노·사·정은 올 1월 「고용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대」라는 이례적인 합의를 도출해냈다.매우 시사적인 이 연대는 2000년까지 실업자를 현재(4백만명)의 절반으로 줄이기 위해 행정규제의 완화,정부재정 축소,사회보장기금의 축소,중소기업 창업지원,근로시간 탄력화,근로자의 재산형성제도 개선을 한다는 것이었다.조합들은 실업보다 임금감축과 노동강도의 강화,노동시간 유연화를 택했다.독일의 해고제한법마저 개정의 도마에 섰다. 노동시장의 경쟁력은 유연성이 그 척도다.시장에서 수요가 격감하면 물량조정(해고 등 고용조정)이나 가격조정(임금동결 등 임금조정)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우리 노동시장의 유연성(Flexibility)이 결여돼 있다는 점은 94년 IMD(국제경영개발원)의 국가경쟁력 조사에서 이미 지적됐다.노동유연성에서 41개 조사대상국 중 35위로 경쟁국과 동남아 후발개도국에도 처졌다. 기업에게 날렵한 몸집과 탄력을 주는 고용조정은 후일의 고용확대를 담보할 수 있는 부메랑이다.새 노동법은 이를 위한 제도적 틀을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노사가 함께 승리하는 상생(Win Win)의 틀.그 틀은 파이를 키우는 파레토의 최적(자원배분이 가장 효율적인 상태)을 구하는 일이며 틀깨기,새 패러다임의 정착을 위한 시도다.
  • 병자년 사건 사고… 사회부 기자 방담

    ◎전·노 재판… 공비 소탕전… 노동계 파업…/세 전직대통령 법의 심판대에 세워/“성공한 쿠데타 단죄” 세계이목 집중/이양호 전 장관 구속 「사정 불감증」 쇼크/「백배천배 보복」 「빠떼루」 「공주병」 유행어/한총련사태 잠수함 계기 안보 경각심/북 핵심계층·일가족 17명 탈북드라마 다사다난했던 병자년도 어느덧 저물고 있다. 올해는 역사의 물줄기를 거꾸로 돌려놓았던 12·12 및 5·18사건에 대한 사법부의 준엄한 심판이 내려진 역사적인 해였다.북한의 잠수함 침투에 따른 2개월여에 걸친 대대적인 무장공비 소탕작전,김경호씨 일가족 등 17명의 북한 탈출 등 굵직한 사건들도 많았다.연말에는 노동법 개정안의 기습처리에 반발,노동계가 총파업에 나서는 등 긴장국면이 계속됐다. 일선 취재기자들의 입을 통해 올해의 주요 사건·사고를 되돌아본다.〈편집자주〉 ­12·12 및 5·18 사건에 대한 역사적 재판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김영삼 대통령이 「역사 바로 세우기」 작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11월24일 5·18특별법 제정을 선언한 것이도화선이 된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입니다. ­이 재판은 전두환·노태우·최규하 세명의 전직 대통령이 법정에 섰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가 컸습니다.세계적으로 전례가 거의 없는 성공한 쿠데타에 대한 단죄라는 측면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었습니다.그러나 진실 규명의 열쇠를 쥐고 있는 최규하 전 대통령이 끝내 증언을 거부함으로써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항장불상 판결문 화제 ­무려 28차례나 진행된 1심 재판에서 전피고인은 사형,노피고인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으나 2심 재판부는 전피고인에게는 무기징역,노피고인에게는 징역 17년을 선고했습니다.2심 재판장인 서울고법 권성 부장판사는 『강장부살』 『권력의 상실이 죽음을 의미하는 정치문화로부터 탈피해야 한다』고 사형 배제이유를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2심 재판부는 내란죄 시효 기산점을 87년 6·29선언으로 규정함으로써 비상계엄이 해제된 81년 1월24일을 기산점으로 판단한 1심 재판부와 전피고인이 대통령에 취임한 80년 9월1일 이전이라는 변호인측의 주장을 모두 뒤집었습니다.80년 5월27일 광주 재진입작전에 참여한 정호용·황영시 피고인에 대한 내란목적 살인죄도 새로 인정했습니다.광주교도소 경비병력의 발포를 자위권으로 본 것도 2심 재판부의 새로운 해석입니다. ­검찰의 논리대로 12·12를 군사반란,5·17을 정권 찬탈을 위한 쿠데타,5·18을 내란으로 규정한 것도 새롭습니다. ­부정부패 척결작업도 숨가쁘게 이어졌습니다.검찰은 지난 5월부터 중·하위직 공무원들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 부패사범 2천여명을 적발,960여명을 구속했습니다. ­서울 시내버스 노선비리,하수관 개량공사관련 비리,부산 광안대로공사 비리 등 공직자와 관련된 각종 비리가 속속 드러났습니다.특히 이양호 전 국방부장관이 비리와 관련 구속되고 이성호 전 복지부장관이 부인의 수뢰와 관련,중도하차했지요.장학로 전청와대 1부속실장의 수뢰사건도 큰 충격을 줬습니다.백원구 전 증권감독원장과 손홍균 전 서울은행장의 구속도 우리사회에서 뇌물수수의 관행이 여전함을 보여줬습니다. ­하위직은 물론이고,고위 공무원까지들이 줄줄이잡혀가는 것을 보고 모두가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김기수 검찰총장이 공직자 비리에 대해 『칼을 대는 곳마다 고름이 줄줄 흐른다』고 한탄했을 정도였습니다.검찰은 부정부패 척결작업을 문민정부 말기,나아가 새로운 정부에서도 계속할 것이라고 천명하고 있습니다. ­공직관련 비리의 특징은 금품거래가 은밀하고,액수가 커지고,지능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그만큼 비리 적발도 어려워졌다는 것이 수사관들의 하소연입니다. ○“칼대는 곳마다 고름” 한탄 ­서울시 공무원들에게 올해만큼 복잡하고 힘들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시내버스·하수관 비리 등으로 민선 시정이 크게 훼손됐습니다.「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꼴」이라는 비아냥이 절로 나왔습니다.여기에다 저밀도 아파트 완화발표 과정에서의 정책부재·정무 부시장의 구청장 임명제 발언 파문 등 민선시장의 시정 장악력을 의심케하는 일들도 적지 않았습니다.조순 시장이 최근 부시장 3명을 모두 교체하면서 직접 적임자를 물색하고 선정한 것은 이같은 여론의 비난에 대한 나름대로의 자구책이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자치 시정의 장점도 많았습니다.밀어붙이기식 관행이 없어졌다는 점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신청사 부지선정 과정에서 드러난 정책결정의 신중함이 그 예입니다.각계각층의 여론을 수렴해 부지선정을 연기했습니다.혼잡통행료 징수를 전격 실시한 것이나 당산철교 철거를 결정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론수렴” 자치시정 장점 ­민선 자치시대 1주년을 넘겼으나 아직 시와 의회·25개 자치구와의 관계정립 등 지자제 정착과정에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시에서는 「의회때문에 시정운영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를 하고 의회에선 「시가 의회를 무시한다」고 불만을 터뜨리는 형국입니다.자치구도 마찬가지입니다.자치제 본뜻에 맞게 인사권 독립 등을 요구하는 반면,시에서는 광역행정의 불가피성을 내세우며 협조를 당부하고 있습니다.국회에서 지방자치법을 손질하지 않는 한 이같은 문제는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때문에 당사자들의 현명한 판단이 더욱 절실한 상황입니다. ­올해 탈북자수는 70년대이후 가장 많은 60명에 이르렀습니다. 탈북사태는 44일 간의 대탈출 끝에 지난 12월9일 서울에 도착한 김경호씨(61)일가족 17명의 귀순에서 절정을 이뤘습니다.이에 앞서 외교관 현성일씨 부부,미그 19기를 몰고온 이철수대위 등 핵심계층의 귀순이 두드러져 북한 체제가 심상치 않음을 보여줬습니다. ­이들의 탈북 이유는 심각한 식량난에서 찾아집니다.또한 북한의 체제에 염증을 느낀 나머지 개방화의 영향으로 남한사회의 우월성을 직·간접으로 알고 있는 북한주민들이 자유를 찾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정부는 올해 탈북자에 대한 법적 보호 규정을 현실에 맞게 마련했습니다.지난 9월 탈북자들을 3년간 보호하고 직업훈련을 시키는 내용의 「북한 탈출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이 그것입니다.또 5년 동안 모두 1백20억원을 들여 수도권에 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보호시설도 마련하고 북한에서의 학력과 자격을 검증과정을 거쳐 모두 인정하기로 했습니다.단순히 위로금,정착금만을 주었던 과거에 비해 발전된 모습입니다. ­지난 9월18일 북한이 잠수함을 통해 강릉으로 무장공비를 침투시킨 사건은 우리 국민의 안보의식을 고취시키고 앞으로 북한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교훈을 남겼습니다.또 군 조직을 정비하고 작전체제에 대해 반성하는 계기도 됐습니다. ­무장공비 출현 이후 강원도 일대에는 전시상황을 방불케 하는 숨막히는 소탕작전이 50여일 동안 전개돼 공비 26명 가운데 1명을 생포하고 13명 사살하는 전과를 올렸습니다.11명은 집단 자살 시체로 발견됐지요.우리측도 군인 11명,경찰·예비군 각 1명,민간인 4명 등 모두 17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부상하는 피해를 봤습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 군의 허점도 적지 않게 노출됐습니다.북한 잠수함이 동해안을 제집 드나들 듯한 점이나 대대적인 소탕작전에도 불구,공비들이 포위망에서 상당히 멀리 벗어난 곳에서 발견된 점 등입니다.오인사격과 오발사고로 희생자가 생기고 부대간 작전협력이나 통합지휘의 문제점도 노출됐습니다. ○우리군 경계태세에 허점 ­강원도는 이 때문에 관광객 감소,예비군 동원에 따른 인력손실,송이버섯 채취와 오징어잡이 출어제한 등으로 인해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입기도 했습니다. 북한이 늦게나마 이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며 사과한 점은 무척 다행스럽습니다. ­지난 8월의 「한총련」 사태도 좌경세력에 대한 경각심과 시민들의 건전한 비판정신을 되살려준 계기가 됐습니다. 이 사태는 한총련이 「범청학련 통일대축전」을 빌미로 8월12일부터 20일까지 9일동안 연세대 종합관 등을 점거,농성한 데서 비롯됐습니다.시위진압 과정에서 서울경찰청 제1기동대 김종희 상경(20)이 시위대가 던진 돌에 맞아 순직하는 불상사가 발행하기도 했습니다. ­8천여명의 대학생들이 참가하고 화염병 5천개가 난무한 한총련사태는 단일 시위사건으로 사상 최대규모인 5천715명이 연행됐고 이 가운데 444명이 구속기소돼 절반이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학생 2천명과 경찰 682명이 부상을 입었고 연세대는 수십억원의 유·무형 재산피해를 입었습니다. ­이 사태로 대학 운동권에서 「한총련」의 입지는 크게 약화돼 총학생회장 선거에서 한총련의 주축인 NL계(민족해방계)가 대거 탈락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노동법 개정안의 국회 기습통과는 노동계의 엄청난 반발을 일으켜 세밑을 우울하게 만들었습니다.내용보다는 절차에 더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지적입니다.경제 회생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정부의 설명에도 불구,노동계에선 근로조건의 악화와 대량 실업을 우려해 총파업에 나섰지요. ○“노동법 철회” 대규모 집회 ­신정연휴를 앞두고 파업은 일시 중지됐지만 내년에도 이 문제로 무척 시끄러울 것으로 보입니다.노·사·정이 한발씩 양보해 좋은 타협안을 이끌어내야 할 것입니다. ­각종 사건사고와 세태를 반영,유행어가 양산되기도 했습니다. 무장공비 침투사건과 관련한 「백배,천배 보복하겠다」는 북한의 위협발언은 장난기가 곁들여져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엄포성 농담으로 사용됐습니다.애틀랜타 올림픽을 계기로 「빠떼루」열풍이 몰아쳐 「정치인들 빠떼루 줘야함다」라는 말이 우리 사회의 모순과 불합리에 대한 통렬한 풍자어로 자리잡았습니다.직장인들 사이에서는 명예퇴직을 빗댄 「조기」 「명태」 「생태」가 등장,공포의 대명사로 통했으며 「공주병」은 코미디 소재로 등장한 이후 「미나공」(미안해,나 공주야) 등 수많은 아류를 양산해 냈습니다. □참석자 명단 박선화·노주석·문호영·강동형·박홍기·주병철·박현갑·김경운·박상렬·김태균·박은호·김상연·강충식·이지운·박준석 기자
  • 탈당 도미노?(김호준 정치평론)

    자민련의 집단탈당 파동이 연말 정국을 강타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이번 탈당사태가 야당 파괴를 겨냥한 공작정치의 소산이라고 규정짓고 임시국회의 개회를 봉쇄하며 강경투쟁으로 치달았지만 여당은 해볼테면 해보라는 식으로 맞섰다. 신한국당은 반발하는 야당을 달래기 위해 탈당의원들의 입당 수용을 늦출법 했건만 그렇지 않고 덥석 받아들였다. 뿐만 아니라 국회에서 노동법·안기부법의 단독처리도 강행했다. 여야가 모두 정면대결을 불사하며 막가는 것 같다. 정치인들의 탈당행위에 대해 국민들은 일반적으로 좋지않은 인상을 갖고 있다. 양지만 찾아 다니는 철새 정치인,금권에 매수되거나 권력의 압력에 굴복한 변절의 처신이 굴절시킨 정치사를 허다하게 보아왔기 때문이다. 탈당문제만 터지면 야당이 전후사정을 보지 않고 무조건 『공작정치의 소산』이라고 몰아 붙이는 것도 국민들의 이러한 부정적 선입견에 편승한 것이다.그러나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탈당의 정치공학으로 탄생한 자신의 전력을 생각한다면 탈당문제로 그렇게 살벌하게 시비할것이 못된다. 특히 이번 탈당사태는 15대국회 개원파동의 빌미가 됐던 탈당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4·11총선후 빚어진 탈당파동은 신한국당의 원내과반의석 확보를 위한 「빼가기」의 성격이 짙었다면 이번은 야당의 구심력 약화에 기인한 자발적 이탈이라고 보아야 옳을 것이다. ○야당 구심력 약화서 기인 물론 자민련이 이번 탈당사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도미노 현상을 우려하지 않을수 없기 때문이다. 그건 이미 현실로 나타난 느낌이다. 강원도의 최각규 지사와 유종수(춘천 을) 황학수(강릉 갑) 두 의원의 집단탈당에 이은 경기도 이재창 의원(파주)의 후속탈당이 심상치 않은 전조로 간주되고 있다. 자민련이 강원지역 기반을 하루아침에 상실한데 이어 경기지역의 이탈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자민련의 위축은 국회의석 299석을 갖고 벌이는 제로섬 게임에서 여당 의석 몇석을 불려주는 것으로 그칠 문제가 아니다. 향후 야권 대통령후보 단일화가 본격 논의될때 김종필총재의 입지를 어렵게 한다는 점에서 국민회의와 자민련간 공조체제를 뿌리째 흔들수도 있고 분규중인 민주당으로 탈당바람이 옮아가 정계개편을 촉발할 수도 있다. ○다른당으로 옮아갈수도 자민련은 최지사의 탈당을 배신행위로 매도하기에 앞서 그가 탈당의 길을 택하지 않으면 안된 사연에 관해 함께 고뇌하는 자세를 보였어야 옳다. 최지사는 JP와 30년 정치관계를 유지해온 거물급 정치인이다. 그런 사람이 공작을 한다고 순순이 넘어 가겠는가. 나름대로 탈당의 정당성이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강원일보는 최지사의 탈당과 관련하여 춘천 멀티미디어 산업단지 조성·월드컵축구 강릉유치·동서고속철도 건설 등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 자민련측의 탈당항의시위를 보도하면서 『도민을 우롱하는 처사를 즉각 중단하라』는 주민반응을 소개했다. 자민련이 주목해야 할 대목들이다. 자민련은 근거도 없는 『의원 빼가기 공작정치』에 주먹질을 해댈 일이 아니라 이번 탈당사태를 내부 경고로 받아들여 교훈을 얻어야 한다. 만일 자민련 소속원들이 자민련에 몸 담고 있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면 이런 집단탈당 사태가 일어날수 있었는지 곰씹어 봐야한다. 만일 내년 대선에서 해볼만 하다는 믿음을 자민련 사람들이 갖고 있다면 지금 그들이 처한 입장이 아무리 어렵다고 하더라도 탈당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다. ○탈당이유 되새겨 들어야 자민련의 비충청도 의원들은 4·11총선 당시 여당공천에서 밀려난 사람들을 이삭줍기식으로 공천해 당선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들은 JP에 대한 충성심이 유별나고 내각제를 지지해서가 아니라 단지 공천장을 들고 출마하기 위해 자민련과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다. 그래서 당에 불만이 있거나 정치상황의 변화가 있을 경우 언제라도 이탈과 변신이 가능하다. 자민련의 응집력이 원천적으로 취약하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DJP로 비유되는 야권공조 및 후보단일화 전략도 당원들에게 「2등전략」으로 비쳐 결속력을 오히려 저감시켰을 것이다. 이번에 자민련 탈당의원들은 한결같이 국민회의와의 공조가 DJ로의 후보 단일화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나타냈다. 자민련은 이를 배신자들의 자기 합리화라고 무시할 일이아니라 당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경청해야 한다. 자민련이 탈당사태를 남의 탓으로 돌려선 거듭 날 수가 없다. 당원들에게 자신감과 꿈을 심어주지 못한 비전 부재와 오도된 지도노선으로 초래된 결속력 약화를 자성해야 한다.〈논설위원 실장〉
  • CDMA 디지털 이동전화/다양한 부가서비스 알아보면

    ◎음성사서함:통화·부재중 메시지 녹음/번호변경안내:한달간 무료로 안내/멀티콜:통화중대기·6명까지 동시통화 디지털이동전화 부가서비스가 날로 다양해지고 있다.한국이동통신과 신세기통신은 착신전환·자동연결·통화중대기 등과 같은 기본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한편 음성사서함·팩스사서함·생활정보서비스 등의 부가서비스도 마련해 놓고 있다. ▲음성사서함(011,017):이동전화가입자가 통화중이거나 전화를 받지 않을 경우 사서함이 전화를 대신 받고 사서함에 녹음된 상대방의 메시지를 들을 수 있다. ▲팩스사서함(011,017):음성사서함의 기능을 대폭 개선,음성뿐 아니라 각종 문서도 음성사서함에 저장했다가 팩스로 받아 볼 수 있다. ▲번호변경안내(011,017):이동전화번호가 바뀔 경우 변경된 번호를 신청일부터 한달간 무료로 안내해 준다. ▲멀티 콜(011):이동전화 통화중 다양한 통화처리를 할 수 있는 서비스.통화중 걸려온 전화를 대기시키거나 받을수 있는 「통화중 대기」기능,통화중 제3자에게 전화를 걸어 원래의 통화자와 연결할 수있는 「호전환」기능,최대 6명까지 동시에 통화할 수 있는 「회의통화」기능을 갖추고 있다. ▲생활정보안내(011):증권정보·기상정보·바이오리듬을 알려주는 서비스로 700­3000번을 건 뒤 안내에 따라 서비스를 선택하면 된다.별도의 이용료는 없다. ▲국제로밍(001):가입자가 국내에서 쓰던 자신의 단말기를 외국에 갖고 나가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한국이동통신이 지난 7월15일 미국에서 처음 서비스에 들어간데 이어 10월에는 홍콩,12월25일 싱가포르·홍콩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출국 5일전에 한국이동통신 지점이나 대리점에 국제로밍신청을 해야 한다.신세기통신의 경우 미국·일본·홍콩과 국제로밍을 추진하고 있다.
  • “국내 작가 외국진출 러시”/’96 미술계 결산

    ◎파리국제미술제 등서 한국작품 예상외 “큰 대접”/개방 전초전 외국작가 국내초대전도 줄이어 국내 미술계에 있어 96년은 예년에 비교할 수 없을만큼 다양한 사안들이 중첩됐던 한 해였다. 내년 본격적인 미술시장 개방을 앞두고 국내에선 화랑들이 그 전초전으로 서울국제미술제를 개최하는 등 자구책 찾기에 나섰고,세계최대 미술견본시인 파리 FIAC에선 한국작가들이 예상외의 호응을 받기도 했다.국내 시장에서는 또한 미술품 경매가 적지않게 이루어져 일반인들의 미술품에 대한 인식개선에 한 몫을 했다.그런가 하면 국내작가들의 외국진출 러시도 두드러졌고 외국 유명작가 전시가 줄을 이었다.한편 국립현대미술관의 잇따른 파행이 국정감사의 논란거리가 되면서 미술행정 부재가 전에 없이 가시화된 해이기도 했다. 이가운데 미술시장 개방과 관련해서는 사안의 심각함을 전조하는 국내외 움직임이 무척 다양하게 일었다.화랑협회와 KOEX측이 개방에 앞선 전초전으로 마련한 서울국제미술제(SIAF)가 비록 외국화상들의 참여가 봉쇄된채 속빈 행사로 치러지긴 했지만 국내작가 작품을 달러화로 표시하고 전시계약서를 작성토록 한 조치가 국제경쟁력 다지기 차원에서 힘겨운 노력으로 평가됐다.FIAC에선 한국화랑 15개가 총 35명의 작가를 소개,현지 화상들의 호응을 얻자 화랑들은 내년 미술시장 개방을 앞두고 가졌던 불안감이 어느정도 해소됐다는 안도의 한숨을 성급하게 내쉬기도 했다.미술품 경매바람도 미술시장 개방을 의식한 하나의 흐름으로 볼 수 있다.침체의 늪에 빠진 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해 투명한 거래관행으로 객관적 가격을 제시한 이들 경매는 시장문을 열어젖힐 우리 미술시장에 하루빨리 정립돼야 할 시장관행이기도 하다.때문에 고미술과 현대미술쪽에서 다같이 불어닥쳐 일반인들의 관심을 미술현장으로 끌어모았던 올해 경매들은 그 시도만으로도 참신하게 받아들여졌다.청담미술제가 처음 「근현대작가의 작품경매」를 가진 것이나 (주)한국미술품경매가 정기 경매행사를 열고,다보성고미술전시관이 2차례의 경매를 실시한 것등이 모두 그같은 차원에서 눈길을 끌었던 행사들이다. 올해 국내작가의 외국진출 러시도 예사롭지 않았다.시카고아트페어와 바젤아트페어,쾰른아트페어 등에 갤러리현대 박영덕화랑 박여숙화랑 등에서 김창렬 박관욱 배용철 전광영 김창영 백남준 윤형근 유영국 오수환 고영훈 김영희 박성규 고영일씨의 작품을 출품했다.개인적인 진출도 만만치않아 젊은 작가 이불씨가 뉴욕현대미술관(MOMA)으로부터 내년 1월 초대전을 의뢰받았고 임옥상씨도 내년 4월 제3세계 실험적인 작가들의 요람인 뉴욕 얼터너티브미술관에 개인전을 초청받았다. 이에 못지않게 자본있는 미술관들과 큰 화랑들이 대가급들을 대거 들여온 지나치기 아쉬운 외국작가의 국내진출도 예년에 볼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선재미술관측이 폴란드·프랑스 현대미술 소개전을 열었고 국립현대미술관도 프랑스 조각가 세자르전시회를 개최했다.예술의전당과 성곡미술관이 「호주미술전」과 「다빈치로부터 현대문명으로」전시회를 마련했고 스텔라,장 샤를 블레,진 아인슈타인,조르주 브라크,엘즈월스 켈리,가프리드 호네거,보테로,로만 오팔카 등 개인전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 추가탈당설…술렁이는 자민련/경기 파주지역구 이재창 의원 등 거명

    자민련 이재창 의원(경기 파주)의 추가 탈당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이의원은 지난 19일 최각규 지사 등의 집단탈당이후 당사에 전혀 나오지 않았다.긴급 소집된 당무회의는 물론 20일 김종필 총재 주재의 비상총회에도 참석치 않았다.23일 의총도 불참했다. 더욱이 김총재가 자신의 지역구에 있는 군부대를 찾았는데도 이의원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당과의 연락도 끊겼다.경복고·서울법대 동기로 자민련을 함께 입당한 허남훈 정책위의장도 『연락이 안된다』며 고개를 저었다.오히려 이의원이 허의장에게 『함께 탈당하자』고 권유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당내 L의원은 『이의원을 만났더니 「지구당 사정이 어렵다」고 말하더라』며 탈당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이의원 비서진들은 『아직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고 말했다.중앙당에서 부대방문 일정을 취소했다가 뒤늦게 연락했기에 참석치 못했다고 궁색한 변명을 했다.이의원 집은 19일부터 전화가 불통이다.「부재중」이라는 메시지만 반복되고 있다. 사정을 종합할때 이의원의 탈당은 사실로 굳혀지는 듯하다.신한국당과 입당 시기를 논의했다는 말까지 나온다.강원도의 탈당바람이 경기지역으로 옮겨지고 있다는 지적이다.이에 따라 권수창 의원(안양 만안)과 박신원 의원(오산·화성)도 본인들의 부인에도 불구,탈당 상위순번으로 거론되고 있다.
  • 이홍구 대표 「변신의 계절」

    ◎대야 비판 강화… “수비형서 공격형으로”/노동법 「메디슨」 등 해명보다 당위성 역설 신한국당 이홍구 대표위원이 정치스타일을 바꾸기로 한 것일까.15대 첫 정기국회가 파행으로 판막음을 한뒤 공세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아직 독기에까진 이르진 않았지만,목소리에 공격성이 듬뿍 배어있다. 지난 19일 이후 행사때마다 야권에 대한 비난수위를 꾸준히 높이고 있다.지난 20일 국민대 정치대학원 특강에 이어 21일 한국공공정책학회 주최 강연에서도 현안에 대한 해명보다는 당위를 역설하는 정면돌파 방식을 택했다. 특히 국민대 정치대학원 특강에서는 『국민회의로부터 노동관계법을 어떻게 고칠 것인가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들은 적이 없다』며 야권의 대안부재를 꼬집었다.그는 또 『야당은 권위주의 시대에 투쟁하던 기분을 그대로 갖고 정치적 환경이 변했다는 인식을 거부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이대표는 21일 강연에서 야당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던 벤처기업 「메디슨사」를 국회 대표연설에서 거론한 배경을 설명했다.그러나 그는 해명에 머무르지 않고 『과학기술과 벤처기업정신의 결합은 여전히 중요한 경제 과제』라고 되레 당위성을 역설했다. 그의 비판강도가 23일 임시국회에서 어떻게 펼쳐질지는 아직 미지수이다.당장 「힘의 논리」를 앞세울 것 같지는 않지만 어떤 형태로든 변화가 예상된다.
  • “모든 사람과 화해하고 축복 빌자”/김수환 추기경 성탄메시지

    김수환 추기경은 17일 96년 성탄메시지를 통해 『주님의 성탄을 맞아 모든 사람과 화해하고 모든 사람을 위해 축복을 빌고 특히 가난한 사람과 우는 사람,병들고 슬퍼하며 외로운 사람에게 따뜻한 손길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김추기경은 『굶주림의 소식이 들려오는 북녘의 동포에게 수천수만의 풍선을 띄워서라도 구호양곡을 보낼수 없는지 하는 아쉬움과 함께 이 땅의 평화통일을 어느때보다 간절히 기원한다』며 『97년은 그리스도와 함께 삶으로써 가치관의 부재,황금만능주의로 타락한 우리사회를 소생시키고 그리스도의 은총과 생명으로 가득찬 한해가 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의원품위 국회가 지켜라(사설)

    지난주 국회 건설교통위에서 야당의 모의원이 발언대를 향해 돌진하며 동료의원과 욕설을 교환했다는 보도는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을 한층 더하게 만들었다. 그렇지 않아도 선거법과 정치자금법 개정 등을 둘러싼 여야협상이 개혁의 후퇴와 개악만을 가져온 야합으로 끝난데 대해 국민들의 분노가 들끓던 참이었다.그런데 시정잡배들 입에서나 나올법한 험한 욕설을 선량이라는 국민대표들이 공식회의석상에서 주고 받는 추태를 연출했다니 이런 한심한 국회를 도대체 어떻게 나무라야 할지 기가 막힐 따름이다. 이번에 또 돌출행동으로 문제를 일으킨 모의원은 국회에서 저질스런 사건이 터질 때마다 단골처럼 그 주역으로 구설수에 올랐었으나 지금까지 한번도 국회차원에서 징치된 일이 없음을 우리는 주목한다.그 의원은 지난 여름 개원국회파동때 임시의장의 입을 손으로 틀어막아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악명을 날린데 이어 7월 임시국회에선 장관발언대에 올라가 폭언을 퍼부은 거친 행동으로 빈축을 산바 있다.또 지난 가을국회에서 문제가 됐던 호화쇼핑외유단의 일원이었음도 많은 사람들은 기억하고 있다. 우리는 국회가 의원들의 이런 추태에 너무 관대하게 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지극히 유감으로 생각하고 있다.15대국회에서만 해도 국회의 권위를 실추시킨 의원들의 어처구니없는 추태와 저질스런 언행이 적지 않았다.비행기까지 띄워 축하쇼를 벌인 의원아드님의 호화판 결혼식,동료의원을 유리컵으로 때려 전치3주의 상처를 입힌 난투극들도 그중의 하나다.그러나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징치된 일이 없이 어물어물 넘어갔다. 만일 국회가 의원들의 추문·추태에 추상같이 엄하게 대응했더라면 이번처럼 한 의원에 의한 상습적인 추태는 재발되지 않았을 것이다.이번 사건은 우발적이라기보다 국회의 누적된 기강부재가 빚은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국회의 권위와 의원의 품위를 지키는 일엔 국회가 앞장서야 한다.
  • 위장계열사 강력한 제재를(사설)

    30대재벌그룹이 위장계열사를 무려 73개나 거느리고 있다는 것은 재벌총수의 소유와 재력확대욕구가 얼마나 왕성한가를 보여주는 실증적 사례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조사결과 자그만치 669개의 계열사를 갖고 있는 30대재벌그룹이 위장으로 73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음이 드러났다.겉으로는 품질향상을 통한 제품의 일류화를 내세우면서 안으로는 법을 어기면서 양적 팽창에 여념이 없었다는 것은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다. 한국재벌은 영위하는 업종도 다양하다.대부분의 재벌이 제조업뿐만 아니라 건설·백화점·골프장·호텔·주택사업·운수사업·부동산·무역업·증권 및 보험업 등 거의 모든 업종에 걸쳐 문어발식 참여를 하고 있다.어느 재벌기업이 영어 알파벳의 A산업에서 Z산업에 이르기까지 전업종에 참여하고 있다고 외국잡지에 선전한 일이 있다. 재벌은 막강한 자금력과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수산물을 사재기하는 일,외국산 고급소비재를 수입하는 일,하도급업체에 대금결제를 미루는 일,중소기업제품을 생산하여 중소기업을 도산시키는 일,계열회사제품은 비싸게 사주는 내부거래 등 경제적 폐해를 숱하게 뿌려오고 있음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 일부재벌은 그것으로 모자라 위장계열사를 차리고도 『위장계열사가 아니다』고 항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공정위는 재벌이 해마다 위장계열사를 늘리지 못하도록 보다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당국은 위장계열사가 적발되면 계열사에 편입하면 그만이라는 재벌의 잘못된 버릇을 고치는 방안을 강구하기 바란다. 재벌총수가 「기업가적 양식」이 있다면 중소기업을 도산시키는 위장계열사를 설립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앞으로 재벌이 위장계열사까지 세워 천민적 부를 쌓는 일이 용납되어서는 안된다.
  • 과학적 생활철학을 갖추자/이병기 서울대 교수·전자공학(서울광장)

    우리나라는 지금 경제난국에 봉착하여 이를 타개하기 위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그러나 현경제난국은 구조적인 문제로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변화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한 나라의 경제가 그 나라의 사회 전반의 역량을 나타내는 지표임을 감안할 때,그 기본이 되는 구성원 및 구성조직의 체질을 개선하는 데서 패러다임 변화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해마다.발표되는 IMD 국제경쟁력보고서에서 우리나라가 정부·금융·국제화부문에서 OECD 및 개발도상국 전체중 만년하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결국 이러한 체질 때문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가 공감할 우리나라 대표적인 체질요소를 한가지 든다면 곧 「비과학성」이라 할 수 있다.우리나라 사회전반에 걸쳐 수많은 일이 합리적·객관적이기보다는 임기웅변적·행정편의적으로 처리되고 있는 것이다.이것이 역사적으로는 조선조 500년간의 기술경시인습에 뿌리를 두고 있겠지만,근래 반세기에 가까운 산업화기간을 통해서도 아직 과학성을 토착화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과학기술은 한낱 산업요소로 치부될 뿐,일상의 생활요소로서 인식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시대 기술 경시 일반적인 의미의 과학기술은 두 가지 성격을 갖고 있다.하나는 자연 또는 사회현상을 발견하고 이해하기 위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접근방식으로서의 성격이고,다른 하나는 이러한 접근방식을 통해 유형·무형의 인조물을 생산 또는 실현하는 활동 및 수단으로서의 성격이다.이 두 가지 성격은 각각 발견과 발명에 대비된다.과학성이 의미하는 바는 이중 전자에 해당하며,이때 과학은 산업적 수단이라기보다 생활철학이요,생활방식이 된다. 이어령 교수는 「거북선과 밥주걱」이라는 수필에서 『중요한 것은 발명이 아니라,그것을 인식하고 보급하는 가치의 발견이다』고 전제하고 『발명은 지금까지 없던 새 것을 개발하는 것이지만,발견은 이미 있는 것의 숨겨진 새로운 의미를 찾아내는 일,말하자면(중략) 사물을 바라보는 의식을 바꾸는 작업이다』라고 주장하며,우리나라가 거북선·활자·천문대 등을 세계최초로발명했으면서도 문화가 뒤진 것은 기술(발명)은 있어도 그 가치를 아는 정신문화(발견)가 없었던 것,즉 과학적 생활철학의 부재 때문임을 역설했다. 우리나라가 과학적 생활철학을 갖추지 못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성장기에 이를 체질화시켜주지 못한 초·중등교육의 책임이 크다.과학기술을 추상적인 개념이 아닌 실생활요소로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실사구시의 교육을 해야 하고,이를 위해 인문계·실업계 구분 없이 초·중·고시절부터 실제로 뜯어보고 만들고 써보고 이해하는 체험위주의 과학기술교육을 시켜야 하는 것이다.보다 적극적으로 과학성을 체질화하려면 고교시절에 인문사회계·이공계 구분을 폐지하여 성장기에 필요한 지식적 자양분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하고 그 토대 위에서 창의력을 계발시키도록 해야 한다. ○경제도 체질개선해야 과학기술주도의 사회를 이끌어갈 사회적 지도자에게는 과학기술에 대한 더욱 깊은 이해가 필요하고,때로는 고도의 전문지식도 필요하다.기술흐름의 맥을 짚을 수 있는 사람만이 올바른 판단을 내리고적절한 조처를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따라서 과학기술처·정보통신부·건설교통부와 같은 부처에는 경제관료보다는 과학기술환경속에서 문제해결능력을 키워온 엔지니어장관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학기술은 실천적 생활철학이요,실천방법론이다.이를 단순히 경제적 부속품 정도로 인식하고 경시하는 한에는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꾀할 수 없다.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구조적인 경제문제를 타개하고 OECD급 수준으로 부상하려면 과학기술을 초석으로 삼는 기본틀의 교체가 필요하다.과학기술을 사고와 생활양식으로 적극 받아들여 그 토대 위에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체질개선을 꾀해야 하겠다.
  • 자선냄비(외언내언)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자선냄비가 4일부터 전국 69개 시·구·군·읍 180여곳에 등장한다.해마다 이맘 때면 나타나는 세밑의 한 모습이지만 올해는 자선냄비에 담긴 소중한 뜻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올해의 모금목표액은 11억원.불우이웃을 돕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그러나 자선냄비는 모금되는 액수보다 오늘의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에 보다 큰 뜻이 있다. 자선냄비는 1891년 성탄절전야,미국 샌프란시스코 구세군의 한 여사관이 조난선원을 돕자며 길거리에 모금냄비를 내건 것이 효시가 됐고 이것이 전세계로 퍼져 나갔다.우리나라에서는 1928년 12월15일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 등장한 것이 처음이었다. 출발의 동기가 말해주듯 자선냄비는 가난한 사람의 몫이다.부자들은 이 냄비를 거들떠 보지도 않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적은 돈을 부끄러워하면서 정성스럽게 집어넣는다.자신도 어렵지만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가슴아파하면서 내미는 그 적은 돈은 부자가 적선하는 기분으로 내놓는 뭉치돈보다 가치가 크다. 자선냄비의 뜻은 불우이웃돕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우리 사회는 지금 과소비에 멍들고 윤리부재로 인한 갖가지 범죄로 얼룩져 있다.거기에다 일하기 싫어하는 풍조는 날로 확산되고 있다.이러한 때 딸랑딸랑 울려퍼지는 자선냄비의 종소리는 우리 모두에게 경종이 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과소비로 흥청거리는 사람,돈에 눈이 멀어 갖가지 부정을 일삼는 사람,정치를 난장판으로 만든 사람들은 자선냄비의 종소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가슴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새해는 여러면에서 올해보다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한다.그러나 어떤 어려움도 마음먹기에 따라 극복할 수 있다.질서를 지키고 신의를 존중하는 사회,사랑과 평화가 깃드는 사회를 만드는 일에 우리 모두가 손을 잡고 힘을 합해야 한다.자선냄비의 종소리가 너나 할 것 없이 누구에게나 반성의 계기를 마련해주고 분발을 촉구하는 큰 울림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 “총독부 벽돌 등 기념보관 하세요”/국립중앙박물관

    ◎중순께 무료 배포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달 중순 조선총독부 철거 현장에서 철거된 폐기물을 국민들이 가져가 기념품으로 영구 보존할 수 있도록 하는 행사를 마련한다. 박물관측은 총독부건물에서 나온 돌을 벽돌크기로 잘라 철거현장에 쌓아놓고 이날 방문객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기로 했다.또 지난해 총독부 첨탑 제거행사때와 마찬가지로 각종 공연 등을 열어 방문객들이 총독부 철거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박물관측은 당초 일반인들이 철거 폐석재를 반출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원칙아래 7만3천여t의 철거 폐석재중 첨탑,전면기둥,장식돌,내부난간 등 주요 부재 2천4백여t은 독립기념관에 이전 보존하고 나머지는 김포매립지에 버리기로 했었다.
  • 불우이웃돕기(외언내언)

    눈깜짝할 사이에 열한달이 지나버렸다.「섣달」은 새로운 일을 하기보다는 지난 한해를 잘 마무리하는데 쓰기 위한 달이다. 1996년처럼 엄청나고 혹독하고 기상천외한 일이 많았던 해도 드물다.그런데 보내는 해도 힘들었지만 다가오는 해는 더더욱 다난하리라고 예상된다.그러나 걱정스럽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 모두가 우리 역량으로 풀지못할만큼 어려운 일은 아니다.다만 한가지만을 제외하고는. 우리의 심성이 회복불능으로 황폐해진 점이 그것이다.주차싸움이 살인으로 번지고 공권력을 개인의 이득에 동원하기 위한 무고가 날로 기승을 부리며 전화 협박꾼들이 예사로워졌다.무절제한 과소비는 부끄러움도 아니고 인기를 누리는 청소년의 우상들이 무면허 음주운전을 다반사로 삼는 양식부재의 사회가 되었다. 이런 일들이 진정 걱정스런 일이다.선진사회란 공동체의 운명에 대해서 책임을 느끼고,함께사는 사회에 대한 의무를 자율적으로 분담하는 시민의식으로만 도달하는 사회다.우리의 정신적 황폐는 그것을 어둡게하는 징조다. 12월이면 우리는 불우이웃돕기를 한다.올해도 서울신문을 비롯,언론사들이 일제히 참여하여 국민의 온정을 모은다.새해 한햇동안의 재난에 대비할 의연금,그리고 선진국으로의 고속질주에 가리워 소외되어온 그늘속의 외롭고 고달픈 이웃에게 보낼 따스한 사랑의 손길을 모아보자는 것이다. 온정은 우리민족이 본디부터 지녀온 정신적 자원이다.굶는 이웃을 못본척하는 것을 「하늘 무서운 일」로 여겨온 따뜻한 심성을 지녀온 사람들이다.각박한 생활에 쫓겨 지금은 비록 황폐해졌지만 인정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유전자처럼 내재해있는 민족이다.그것으로 우리의 「황폐해진 오늘」도치유할 수 있다.그러므로 불우이웃을 생각하는 것은 우리자신을 위한 일이다. 망년회니 신년회니하며 들떠서 허비하는 세모가 되지않게 하는 현명함도 그런 마음으로 예방할 수 있다.그렇게 반성하는 마음으로 새해도 대비하자.
  • 차이고 밟혀 숨진 수달의 죽음에(박갑천 칼럼)

    달제어라는 말이 있다.「예기」(월령)에 나온다.수달이 정월에 제가 잡은 고기들을 사방에 벌여놓고 있는 품이 마치 사람들이 제사지내는 것과 같다는데서 생겨났다. 교산 허균의 시문집 「성소부부고」(성소복부고2권)에도 그런뜻의 시가 있다.재주많았던 그의 재종형(허자하)을 생각하면서 쓴 시에 보인다.『우리종족 진실로 신수(신수)하지만/늙은 형이 더욱더 빼어났구려…』하다가 『고기로 제사지내는 수달신세 겨우 면했네』하고 읊는다.여기서는 크게 가난하지는 않다는 뜻으로 썼다.이「달제어」란 말은 사람이 글을 지으려면서 좌우로 참고할 책들 늘어놓는 것도 이른다.수달이 제사지내듯 벌여놨기 때문이다. 수달이 많으면 물고기는 어지러워진다(달다칙어요)고 했다(「포박자」).관리가 많으면 백성은 고생한다는데 비유하면서 썼다.그렇게 수달이 많아서 걱정인 것은 앞서의 「성소부부고」(한정록) 양어조에서도 읽을수 있다.고기를 기를 때는 『수달의 해를 막아야한다』는게 그의 경계.메기·가물치·잉어…는 말할것 없고 게·개구리까지 잡아먹는껄떡이이기에 나온 말이었으리라.족제비과의 어느 동물보다 순하다는 수달.그래서 사로잡힌 새끼는 사람을 잘 따른다. 그 가죽은 예로부터 이름났다.「기문」에 실린 일화도 그걸 말해준다.­두메 선비가 수달피 한장을 구했다.그는 그걸 세상에 위없는 보물로 여기면서 장사꾼만 만나면 흥정을 벌였다.하건만 값을 백냥이나 내라니 될법이나 할 말인가.장사치들은 그를 곯려주려고 짬짜미했다.그중 한사람이 백냥은 싸다면서 왕청되게 2백냥을 부른다.그러나 돈이 모자라니 귀하나만 50냥에 사자고 해서 그렇게 판다.귀잘린 수달피가 나중에 무슨 값이 나가겠는가.지다위해봤자 지나가버린 저지레질이었다. 그건 다 옛얘기.번드러운 털지닌 「죄」로 해서 세계적으로 씨가 말라간다.우리 또한 예외는 아닌터.쓸모없는 나무는 잘리지 않고 천명을 누린다(부재득종기천연:「장자」외편·산목)고 말한 뜻이 거기 있었던가.어렵게 살아남아 10년만에 모습을 보인 이 천연기념물 330호는 무참한 주검이었다.사람의 손길 발길에 차이고 밟혀 으끄러져있는.신문에 난 사진보기가 아프고 부끄러웠다. 사람들은 대자연의 산물을 제 잇속차려 씨말려간다.어찌 수달뿐인가.결과는 어디로 가는 것일꼬.〈칼럼니스트〉
  • 루카센코 권한확대 성공/대통령 발의 개헌안 70% 찬성 가결

    ◎“무효” 주장에 의회 등과 불화 심할듯 【모스크바 연합】 헌법개정안 등을 놓고 지난 24일 치러진 벨라루시 국민투표 개표결과,알렉산드르 루카센코 대통령이 제안한 헌법개정안이 채택됐다고 이타르타스통신이 민스크발로 25일 보도했다. 리디아 예로모시나 벨라루시 선관위 위원장대리는 이날 총 투표권자중 84%가 참가한 국민투표결과 투표자의 70.5%가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의 대통령발의 헌법개정안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의회가 제출한 헌법개정안은 7.9%의 지지를 얻는데 그친 것으로 공식발표됐다. 이로써 루카센코 벨라루시 대통령은 다른 권부의 견제를 받지 않는 막강한 권력을 공식적으로 보유하게 됐다. 그러나 이번 국민투표는 선관위의 감독부재상황에서 치러지는 등 절차상에 커다란 문제를 안고 있어 벨라루시사태는 좀처럼 진정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또 의회는 이번 국민투표가 확정결정능력이 없으며 참고적 성격을 띠고 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자칫 대통령과 의회는종전보다 더 치열하게 대치할 우려마저 있다.
  • 한울타리가족 사례발표회/김태현 교수 기조강연

    ◎“세대간 벽 허문 솔직한 대화 절실”/아들·딸에 사회·가정 일 경험 시키도록 가정의 행복을 만드는 모임인 「한울타리 가족」은 23일 하오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제3회 행복한 가정 사례 발표회를 가졌다.「한국의 좋은 가정이란 어떤 것인가」라는 주제로 기조강연한 성신여대 가정관리학과 김태현 교수의 글을 요약한다. 가족은 소수로 구성된 집단이지만,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관계는 많다.전통사회에서는 가족의 대를 이어가는 부자관계가 가장 중요하였고,그 관계는 명령과 복종으로 이루어져 불평등한 가족 관계의 근원이 되었다.명령과 복종관계는 다른 가족 관계에도 영향을 미쳐 성별과 연령에 의한 서열을 만들었다. 부부관계는 사랑보다 질서와 규범을 강조했기 때문에 정서적 교류와 소통은 단절됐다.이는 한옥의 가옥구조가 안채와 사랑채로 분리되어 남녀가 각자의 생활공간을 가진 것에서도 잘 알 수 있다.관계면에서 볼 때 여성의 지위는 불평등했으나 가정주부 역할에서의 권한은 컸다. 남성은 가정생활에서 비켜있는 존재인 반면 여성은대를 이을 아들의 교육을 비롯,자녀 양육과 살림살이를 전적으로 맡았다.부부관계에서 열등한 지위를 가졌던 여성이 며느리를 맞게 되면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에는 연령에 의한 위계질서가 새로 만들어졌다.시어머니는 명령적 위치,며느리는 복종적 위치에 놓이는 불평등한 가족관계가 재생산됐던 것이다. 민주와 평등을 추구하는 현대사회에 들어 가족내의 관계도 많은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부부관계의 의사소통 방법이 개선되고 의사결정 유형도 달라지고 있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우애적,민주적 관계로 바뀌고 있는데 그 부작용도 크다.직업계승을 통한 자녀의 통제가 약화된 현대사회에서 대부분의 자녀교육이 학교에 일임됐기 때문에 가정교육의 부재현상이 나타난다. 부모 자녀간의 유대관계를 강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가정간의 끈이 약해져 외부의 자극으로 쉽게 끊어짐으로써 자녀들은 가출,약물복용,자살 등 각종 비행의 길을 걷게 된다.이를 치유하려면 부모 자녀가 솔직히 대화,세대간의 벽을 허물고 무엇이 문제인가를 서로 깨달아야 한다. 또한 한 사회가 성공적으로 민주화되려면 가정의 민주화가 밑받침해야 하기 때문에 우선 부부가 평등하고 민주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자녀를 그 방향으로 사회화시켜야 한다. 아들과 딸 모두가 사회적 일과 가정적 일을 함께 하는 양성적 사람이 되도록 키워야 한다.그래야만 자녀들이 평등한 사회에 잘 적응하고 발전할 수 있다. 부모 자녀 관계에서 특히 노부모와 성인 자녀관계는 한층 더 애정적 유대관계가 약화되어 노인들이 가족관계에서 소외되고 있다.관계의 회복을 위해 노인에게는 사회변화와 젊은 세대의 가치관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고,젊은 세대들에게는 노인의 신체적,정서적,경제적 변화를 이해시키는 각종 프로그램을 마련해줘야 한다. 아울러 약화되어가는 관계를 사실로 받아들여 선가정보호,후사회복지라는 정책틀에서 벗어나 정부나 국가 차원에서 노인 가족을 도와줄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 야권 대권후보 싸고 난기류

    ◎두당 주류측 “DJP외엔 대안부재” 강조/비주류선 “당선 불가” 주장… 제3후보 역설 요즘 정가에선 「DJP」가 부쩍 거론된다.DJ(김대중 국민회의 총재)와 JP(김종필 자민련 총재)를 합친 말이다.새삼스러울 것도 없는데 관심을 끄는 것은 JP의 분신인 자민련 김용환 사무총장이 DJ와 지난 1일 비밀회동을 가졌기 때문이다. 특히 청와대의 「내각제 개헌불가」가 전해진 다음날 회동이 이뤄져 DJP의 단일후보론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그러나 두당 내부에서의 「역기류」도 만만치 않다.DJP에 도전장을 냈거나 DJP「당선불가론」을 펼치는 비주류들이다. 당장 국민회의 김상현 지도위의장은 민주세력을 중심으로한 범야권 통합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3공출신과 대권공조는 민주세력을 배반하는 것이라고 내놓고 반발하고 있다.정대철 부총재도 대선환경이 바뀌었으니까 DJ만 고집할 필요가 없다며 「제3후보론」을 강조하고 있다.김근태 부총재를 축으로 한 재야세력은 아직 제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으나 한총련과 결별하면서까지 보수로 회귀하느냐며 떨떠름한표정이다. 자민련 사정은 더욱 복잡하다.정석모 부총재를 축으로 한 구주류측은 김용환 총장의 「독주」에 위험요소가 많다고 본다.충청권내의 DJ거부감을 감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논리다. TK쪽은 DJ와 JP만이 대안은 아니라는 생각이다.특히 DJ에 대한 거부감은 말할 수 없을만큼 강하다.박철언 부총재는 야권후보단일화 문제는 내각제를 전제로 이뤄져야 하며 그렇더라도 DJP로 한정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내각제 지지자인 한영수 부총재는 『충청권이나 TK정서를 모르는 성급한 시도』라고 불만이다. 그러나 국민회의 한광옥·자민련 김용환 총장 등 주류측은 현실적으로 DJP를 대신할 사람이 있느냐는 「대안부재론」을 내세우며 강력히 밀어붙이고 있다.물론 국민회의는 DJ를,자민련은 JP를 고집하고 있으나 DJP에는 의견을 일치한다.근거로는 텃밭인 호남과 충청권에다 수도권의 국민회의 지지세력과 TK(대구·경북)의 자민련 동조세력을 들고 있다. 두당이 당장은 「순기류」에 편승하고 있으나 언제 「역기류」가 뒤덮을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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