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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가 16강行 훈수/ ‘한국형 팀컬러’ 최대한 살려라

    “한국축구의 특성에 맞는 스타일을 만들어라.” 전문가들은 2002월드컵축구대회 개막을 불과 100일 앞둔 시점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멈추지 않는다.얼마 남지 않은 기간 동안 고쳐야 할 것이 여전히 너무 많다는 것이다.전문가들은 목표인 16강 진출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에 근접하기 위해서는이제부터 실험보다는 본선에 실제로 나갈 수 있는 정예들로대표팀을 구성,한국축구에 맞는 조직력을 키워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낸다.한국축구를 위한 전문가들의 ‘마지막 훈수’를 모아본다. ■견고한 수비라인 구축 시급-조영증 전 청소년대표팀 감독. 지난 연말 거스 히딩크감독은 “월드컵 본선 무대에 나설선수구성은 이미 90%이상 마쳤다.”고 말한 바 있다. 그 말을 그대로 믿는다면 사실상 대회 개막에 대비한 준비는 마쳤다고 봐야 한다.실제로 지금까지 대표팀에 기용된 선수들 외에 다른 선수를 찾을 수도 없다.그렇다면 이제는 이선수들을 기용하면서 드러난 문제점을 개선해 나가는데 치중해야 한다. 가장 시급한 문제점이 수비불안 해소다.여러차례 평가전과골드컵에서 드러난 수비의 문제점은 전체적인 움직임이 일사분란하지 못했다는 점이다.뒤로 물러설 때나 앞으로 치고나갈 때 모든 선수들이 같은 움직임을 보여줘야 하지만 호흡이 안맞다 보니 구멍이 생길 수 밖에 없었다. 수비라인이 허약한 상태에서 득점루트 개발은 무의미하다. 물론 일부 경기에서는 득점력에도 많은 문제를 드러냈지만이는 선수 개개인의 역량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일반적인 현상으로 보기는 어렵다. 우리에게도 설기현이나 최용수 안정환 같은 결정력을 갖춘스트라이커가 있다.다만 이들이 경기에 나설 기회가 적었을뿐이다. 그렇지만 이들도 수비라인이 한번에 허물어지는 상황에서는 득점에 치중할 수 없다. 히딩크감독으로서는 골결정력 부재나 수비진의 허술함을 선수구성 상의 문제로 돌리기 보다 전반적인 전술상의 문제는아닌지 살펴보아야 한다. ‘베스트11’을 구성하더라도 그 11명의 선수 모두가 최상의 컨디션을 갖출 수는 없기 때문에어딘가에는 구멍이 생긴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큰틀의 전술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수들에게는 우리나라 축구를 살릴 수 있는 이 호기를 맞아 지워지지 않는 업적을 이루려는 사명감을 가져달라고 요구하고 싶다.자신들이 한국축구의 새장을 연다는 생각으로남은 100일을 보내주기 바란다. ■‘베스트 11'확정 조직력 키워야-박종환 전 국가대표팀 감독. 우리의 목표인 16강을 달성하는데 본선까지 얼마가 남았느냐 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한국대표팀이 나아가고 있는 방향이 옳으냐 그르냐를 먼저 따져보고 옳은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게 더 중요하다. 누구나 다 알고 있듯 객관적인 전력상 한국이 만만하게 볼상대는 한팀도 없다.가장 쉬운 상대로 여겨졌던 미국조차도지난번 골드컵을 통해 한수 위의 전력을 갖춘 것으로 판명나지 않았는가.옳은 방향을 잡아줄 수 있는 사람들은 물론 많을 수 있다.하지만 정작 이끌고 나갈 사람은 히딩크감독 단한사람이다.이 점에서 히딩크감독의 역할이 이제부터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본선이 다가올수록 더욱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이유는 간단하다.한국축구에맞는 스타일이 아닌 자신의 스타일을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다.적어도 한국축구가 그를 감독으로 선택했을 때는 세계적인 팀은아니더라도 믿음직스러운 팀으로 만들어달라는 뜻이 포함돼있었다. 히딩크감독은 이 점을 잘 알고 있겠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이유는 자존심을 버리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감독이라는 자존심에서 세계적인 팀의 선수에게 요구하는수준의 기량을 우리 선수들에게 요구하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봐야 한다.적어도 경험있는 지도자라면 선수들에게 맞는 스타일로 선수들을 가르치고 조련해야 한다.예를 들어 게임메이커가 없다고 하지만 그동안 한국팀의 전술과 선수구성을보면 스스로 뛰는 선수들도 게임메이커가 누군지 모를 정도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정예멤버를 확정해 끊임없이 손발을 맞춰 조직력,스피드,지구력을 키워야 하며 이를 통해 부족한 개인기를 메워나가야 할 것이다. ■기동성 갖춘 팀전술 개발을-허정무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 올림픽대표팀을 맡았던 경험을 통해 볼때 월드컵 개막까지남은 100일은 무척 짧은 기간이다.이 기간 동안 새롭게 무엇인가를 벌이거나 고친다는 것은 어렵다. 다만 최근 한국팀이 보여주고 있는 여러가지 모습들을 보면서 몇가지 사항 만을 지적하고 싶다. 가장 중요한 것 가운데 하나가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문제지만 그것은 감독이 잘 알아서 처리하리라 믿는다.선수들에게부탁한다면 100일 뒤가 아니라 오늘 당장 경기에 출전한다는 자세로 ‘기(氣)’를 충만시켜 달라는 것이다.자신감을 갖고 정신적인 안정을 꾀하라는 말이다. 경기력적인 면에서 볼때 지금 한국팀은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대로 문제를 안고 있다.이같은 문제가 왜 생기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지난번 골드컵대회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가지고 살펴본다면 한국축구가 추구해야 할 확실한패턴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한국축구의 패턴은 끊임없는 연습을 통한 조직력과 기동성에 기반을 둬야 한다고 본다.어차피 한국선수들에게서 뛰어난 개인기와 골결정력을 크게 기대할 수 없을 바에는 일정한 패턴을 통한 공격과 득점루트 개발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기계적으로 움직이는 조직력이 필요하다는 말이다.이는단기적으로 가장 확실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방안이다.유기적인 협력플레이를 반복적으로 훈련해야 하는 것이다. 한국팀의 플레이에 뭔가 핵심이 빠져 있는 듯한 인상을 받는이유가 개인기가 떨어지는 상태에서 유럽의 정상급 선수들과 같은 기량을 기대하고,실제로 그렇게 전술을 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베스트 11’까지는 아니지만 최소한 20여명정도의 정예멤버는 확정을 해서 집중적으로 훈련에 참여시키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이제는 새로운 선수를 테스트하기에는 시간이 없다. ■포지션별 노장·신예 조화 절실-신문선 SBS해설위원. 누구나 느끼겠지만 한국팀은 여전히 개선할 부분이 많아 보인다.전술적인 면이나 개인기,골결정력,수비라인의 구멍 등이 팀이 월드컵 본선에 나갈 팀인지가 의심스러울 정도다. 월드컵 개막까지 앞으로 남은 기간이 100일 밖에 안된다는점을 생각하면 답답하기 그지 없다. 하지만 이같은 문제점들도 선수단 전체에 흐르는 부정적인심리와 비교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심리적인 요인만 치료된다면 앞에 열거한 문제점들은 일거에 개선될 수도 있다. 다름 아니라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멤버 구성이 안되고 있다는 점이다.적어도 대표팀이라면 그 나라 최고의 선수들로짜여져야 한다.노장과 중견,신예가 적절히 혼합되면 더 좋을 것이다.나름대로 자신만의 축구스타일을 갖춘 노장은 베스트로 활약할 선수가 아니면 대표팀에 포함될 이유가 없고 중견과 신예도 분위기 조성과 파워보강에 필요한 선수들로 이뤄져야 한다. 히딩크감독은 적어도 부임 초기에는 선수 구성에서 문제를드러내지 않았다.그러나 최근 들어 이같은 원칙에서 벗어나고 있는 듯해 보이며 그로 인한 문제점이 극명하게 드러난무대가 지난달 골드컵대회였다.그 포지션에 최고감은 아니라는 선수가 선발 기용될 때 선수단은 분열될 수 밖에 없다.분열로 인한 폐해는 이미 96년 아시안컵 이란전 2-6 대패와 98프랑스월드컵 네덜란드전 0-5 참패가 말해준다. 이제부터 해야 할 일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일은 이같은 분열 요인을 없애는 것이다.불가피하게 베스트멤버가 구성되지않은 채 경기를 치러야 한다면 최소한 수긍할 수 있는 선수가 선발로 나서야 하며 이를 통해 선수들의 의욕과 동기를유발할 수 있다. 곽영완기자 kwyoung@
  • [씨줄날줄] 프로와 아마추어

    아마추어(amateur)란 말은 원래 사랑을 뜻하는 라틴어인아마토렘(amatorem)에서 나왔다고 한다.취미삼아 또는 뿌듯한 성취감 자체를 위해 땀을 흘리는 애호가이다.운동경기에서 스포츠를 직업 삼아 돈을 번 적이 있느냐,없느냐에 따라‘프로페셔널(professional)'과 아마추어를 구분하지만 올림픽에 출전할 정도의 아마추어는 사실 프로와 비교해 기량차이가 별로 없다. 다만 일상생활에서 “저 친구 아마추어야.”라고 말할 때는 전문적인 지식이 달리는 비(非)프로를비아냥거리는 것이다. 사실 현대에는 일이 전문화되면서 자신의 영역에서 프로대접을 받다가도 한발 밖으로 나가면 완전히 감각을 잃고‘아마추어’ 수준으로 전락하기 쉽다.심지어 부동산 업종종사자라도 부동산 컨설팅,부동산 개발과 부동산 감정평가는 각각 완전히 다른 영역으로 간주될 정도로 전문화돼 이들 간에 자리를 바꾸기가 어렵다고 한다.한 분야의 프로가다른 분야에 아는 체 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이다. 그렇다고 전문가적인 프로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미국 기업들은 경영간부후보감으로 여러 분야를 두루 아는 ‘아마추어’를 키운다.후보감들은 한 부서에 오래 두지 않고 여러 부서에서 경험을 쌓도록 돌리는 것이다.특정분야 전문가보다 아마추어가 중요한 것은 회사 일을 넓게 보고 여러 업무의 상호 관련성을 잘 파악하기 때문이다. 물론 한 분야의 프로가 아주 초보일 것 같은 다른 분야도잘 안다고 과신하는 경우도 있다.촘스키는 자신의 언어학연구업적이 미국의 부도덕한 베트남 정책을 증명하는 1차적증거라고 단언했다.성공한 기업인은 흔히 다른 사람들의 모범이 될 만한 인생철학을 가진 것으로 스스로 믿으며 정치에도 일가견이 있는 체하는 이도 있다. 지난주 진념 경제부총리와 김재철 무역협회장의 설전을 보면서 새삼 프로와 아마의 분기점을 생각해 본다.김 회장이공무원수를 절반으로 줄이라고 강조하자 진 부총리는 논어의 문구를 인용해 반박했다.‘부재기위(不在其位)면 불의기정(不議其政).’즉 그 자리에 있지 않으면 해당 업무를 논의하지 말라는 내용이다.한 마디로 무협회장이 수출에나 신경을 쓸 일이지 자신의 전문분야도 아닌데 감놔라,배놔라하지 말라는 지적이다.김 회장이 정부 조직을 얼마나 알고있는지,또 얼마전 고교 평준화 문제를 비판한 진 부총리는교육에 얼마나 식견이 있는지를 새삼 따질 것은 없다.프로가 나무만 들여다 보고 있는 반면 아마추어는 숲을 보는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상일 논설위원 bruce@
  • [사설] 이석희씨 신병 빨리 인수해야

    ‘세풍(稅風)사건’의 핵심인물인 이석희 전 국세청 차장이 미국으로 달아난 지 3년6개월만에 현지에서 체포된 것은반가운 소식이다. 199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이국세청을 통해 선거자금을 불법 모금했다는, ‘세풍 사건’의 전모를 이제 밝힐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이 사건으로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의 동생인 이회성씨를 비롯해 당시의국회의원과 국세청·한나라당 고위간부 등 관계자들이 1심재판을 받고 있긴 하지만 이석희씨의 부재로 이 총재 개입여부 등 핵심 사항은 아직 베일에 가려진 상태다.그렇기에우리는 이씨의 신병을 미국에서 하루빨리 넘겨받아 ‘세풍사건’진상을 밝혀낼 것을 기대한다. 이씨의 신병 처리는 미국내 사법절차에 따라 결정될 터이므로 지금으로서는 송환 시기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한·미 범죄인인도 조약에 따르면 통상 5개월,이씨가 불법체류자임이 확인돼 추방 형식을 택한다면 그보다 몇달 빨리 들어올 것으로 예상될 뿐이다.그 결정권이 미 당국에 있는 만큼 우리 정부는 외교력을 총동원해 송환 시기를 앞당기도록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미국내 절차를 정확히 파악하고그에 따른 적절한 대응책을 강구하는 데 만전을 기해야 할것이다. 이처럼 이씨 신병을 인수하는 시기에 의미를 부여하는 까닭은,‘세풍 사건’수사가 늦어질 경우 자칫 본질과는 상관없이 대통령 선거에서 악용될 소지가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국세청 고위간부들이 대기업을 상대로 정당의 선거자금을 거둔 행위는 두말할 나위 없이 국가징세권을 멋대로휘두른 것이다.이같이 국가 기강을 문란케 한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도 ‘세풍 사건’경위를 엄밀히 파헤치고 관련자들을 엄벌하는 것은 당연하다. 만약 이씨 송환이 늦어져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서 수사가진행된다면 각 정당은 이를 상대방에 대한 비방·흑색선전의 자료로 활용해 그 실상은 뒷전으로 밀려날 것이다.나아가 이를 호도하고자 근거없는 각종 의혹을 잇따라 ‘폭로’하는 지경에 이르면 이번 대통령선거는 정책 대결이 도외시된,이전투구의 장(場)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대통령선거를 제대로 치르려면 이씨를하루빨리 소환해 ‘세풍 사건’을 신속히 마무리해야 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다시 한번 강조한다.‘세풍 사건’이 이번 대선에서도여전히 의혹으로 남아 소모적인 정치 쟁점의 빌미가 되도록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관계당국은 명심해야 한다. 엄정한재수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하는 것이야말로 투명한 정치를실현하는 일대 계기가 될 것임을 우리는 확신한다.
  • 새 장편소설 ‘멸치’펴낸 김주영

    중진 소설가 김주영(63)씨가 새 장편소설 ‘멸치’(문이당)를 내놓았다. 앞뒤없고 맥락없는 편견이 앞선다.‘홍어’에서 이번엔‘멸치’라니….그의 새 소설 제목은 4년전 상재(上梓)했던 ‘홍어’쪽으로 훌쩍 시선을 건너뛰게 만든다.그러나작가에게 어떤 의도가 있었을까 채 헤아려보기도 전에 소설은 들머리에서부터 궁금증을 풀어준다.옴니버스 소설집으로 둘을 한데 묶어도 좋았겠다 싶게 여러모로 닮은꼴의얼개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년시절의 풍정(風情)이 또 한번 구체적 배경이 됐다.어린 소년인 ‘나’가 작품의 화자이며,그리움과 원망으로집나간 어머니를 기다리는 나와 아버지(떠나버린 아버지를 하염없이 기다렸던 ‘홍어’)의 관계설정이 또 그렇다. 작가의 얘기는 좀더 구체적이다.“‘홍어’니 ‘멸치’니 어류 등속을 작품의 중심 이미지로 끌어들인 데는 나름의 계산이 있어요.그들이 가진 통념과 고정관념들을 빌리고싶었으니까.힘없고 사소하고 볼품없는,그러나 어딘가에 꼭 있어야 할 어떤 상징으로 멸치는 더없이 안성맞춤인 오브제인 거죠.” 멸치는 소설의 기둥인물인 외삼촌의 육화된 이미지다.화자인 열네살 소년 대섭의 눈에 비친 외삼촌 달구는 기인같고 때로는 초인같다.어머니의 배다른 동생인 그는 외할아버지가 죽고 아버지가 그 집에 들어앉자 거처를 유수지의움막으로 옮겼다.작살 하나로 귀신같이 고기를 잡아오는가 하면,드러내놓고 곡기를 입에 대는 일 없이도 잘만 살아낸다.그런 외삼촌은,아버지의 불성실과 허세에 환멸을 느낀 어머니가 2년전 집을 나간 뒤 달구의 유일한 위안처이자 바람막이다. ‘나’는 외삼촌을 눈엣가시처럼 여기는 아버지와,거기에 이상하리만치 의연한 외삼촌 사이를 오가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힘의 균형은 늘 기우뚱 아버지쪽으로 쏠려 있다. 하지만 ‘나’의 자세는 끝까지 냉정을 잃지 않는다.외삼촌을 일방적으로 동정하지도,아버지의 은근한 폭압에 드러내놓고 적개심을 터뜨리는 법도 없다. 작가의 말대로라면 “멸치같은 존재”일 뿐인 외삼촌이세속과 동떨어진 초인처럼 묘사된 건 의도였을까.작가는“자극적이고 돌발적인 오늘 우리들의 삶이 달구의 진지함과 순수함을 기인으로 내모는 것 아니냐?”고 되묻는다. 집나간 어머니는 소설이 끝나도록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는다.작품 ‘거울속의 나’,‘홍어’가 그랬듯 한쪽 부모가 부재한 가정에 촉수를 들이미는 글쓰기 버릇은 분명 작가의 의도다.“전쟁과 사회적 격변에 휘둘린 우리들의 가족 울타리 안에는 다들 흉터가 하나씩은 있다.역사의 행간에 배제된 이들을 건져올려 그들에게 발언권을 주는 작업은 앞으로도 내 글쓰기의 숙제다.” ‘멸치’는 지면에 연재되거나 발표된 적 없는,그에게는전작으로 쓴 최초의 소설이다.유난히 애착이 큰 건 그래서이다.새 소설을 쓰느라 꼬박 1년을 묻혀산 서울 장충동의작업실에서 그는 “이번처럼 원고를 많이 고친 건 내 평생 처음”이라며 너털웃음이다. 황수정기자 sjh@
  • 클릭 2002월드컵/ 한국-우루과이전, 패스 한방에 수비 ‘와르르’

    한국축구가 또한번 수비 조직력 부재를 절감하며 우루과이에 완패했다. 한국은 14일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서 열린 원정 평가전에서 일방적으로 몰리는 경기를 펼친 끝에 1-2로 무너졌다.‘히딩크호’는 이로써 지난달 8일 아메리카대륙 원정에나선 이후 골드컵대회와 미국 프로팀 LA갤럭시전 패배를포함해 1승1무5패의 참담한 성적을 남겼다.원정 통산 골득실은 4득점 10실점,거스 히딩크 감독 취임 이래 종합전적은 10승5무9패. 한골차로 끝났지만 우루과이전은 내용면에서 한국의 완패였다.한국은 승부의 고비인 후반에만 7∼8차례의 결정적찬스를 허용하며 일방적인 수세에 몰려 1골차를 지키기에바빴다. 설기현 황선홍 최용수 최태욱 등 주전들이 대거 빠진 한국은 이날 김도훈과 이동국을 최전방에,송종국을 게임메이커로 투입해 기사회생을 노렸다.이을용 이영표 김남일 최성용은 허리에 투입됐고 수비라인은 이임생을 축으로 최진철과 심재원이 맡았다. 그러나 한국은 전반 6분만에 날카로운 대각선 패스 한방에 어이없이 선취골을 내줬다.미드필드에서 왼쪽 코너로날아든 패스를 레게이로가 번개 같이 파고들며 센터링으로 연결했고 아브레우는 헤딩슛으로 골문을 갈랐다.엉성한수비라인과 골키퍼의 때늦은 대응이 빚어낸 결과였다. 한국은 26분 김도훈이 이동국의 센터링을 논스톱 슛에 의한 골로 연결시켜 역전에 대한 기대를 부풀렸다. 그러나 접전으로 일관한 전반과 달리 후반 들어 승부의추는 확연히 우루과이 쪽으로 기울었다.한국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상대의 공격을 받았고 1분만에 모랄레스의 힐패스를 받은 타이스에게 골문앞 슛을 내주는 등 연속적인 위기에 몰렸다.한국은 4분 올리베라,7분 레게이로에게 결정적 기회를 내주는 등 쉴 새 없이 흔들리다 9분쯤 끝내 결승골을 내줬다.오른쪽 터치라인 근처에서 심재원이 미적거리다 볼을 빼앗겼고 볼을 잡은 올리베라는 골문을 향해 땅볼 센터링,달려 들던 아브레우의 오른발 끝에 정확하게 맞혀줬다. 한국은 이날 이동국이 활발한 공간 침투에 의해 찬스를만들어내는 등 향상된 기량을 선보였고 김도훈과 함께 논스톱 또는 원터치에의한 슛을 시도하는 등 골결정력의 개선 가능성을 보인것에서 그나마 위안을 삼아야 했다. 박해옥기자 hop@
  • [조영증의 GO월드컵] 수비라인 실수 반복이 패인

    어려운 상황에서 맞은 평가전임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우루과이전 역시 여러가지 문제점을 드러낸 한판이었다. 앞으로의 개선 방향을 모색한다는 의미에서 문제점 위주로 경기 내용을 평가해야 할 것 같다. 우선 지적할 수 있는 것이 수비라인의 조직력 부재다.특히 똑같은 오류를 반복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예를 들어 전반전 실점 상황은 지난달 골드컵대회 미국전에서 내준 두번째 실점상황과 너무도 비슷했다. 문제는 수비라인을 맞추지 못했다는데 있다.수비라인이짝을 이뤄 일제히 올라갈지 내려갈지를 판단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실책이었다. 볼과 가까이 있던 선수가 스루패스를 차단하지 못한 것도 문제로 지적할 수 있다.더 거슬러 올라가면 골키퍼가 상황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한 점을 지적하고 싶다.스루패스가 들어올 때 미리 상황판단을 하고 뛰어나가 볼을 걷어내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골키퍼는 상황에 따라 스위퍼 역할까지 해야 하는데 이 점이 아쉬웠다. 수비수가 드리블을 하다 볼을 뺏기는 것도 더이상 반복해서는 안될 일이다.후반에심재원이 드리블을 하다가 볼을뺏겨 위기를 자초했는데 이는 하루빨리 버려야 할 나쁜 습관이다.수비수는 패스를 하다 끊기면 바로 수비태세를 갖출 수 있지만 드리블하다 볼을 뺏길 경우 수비가담이 늦어져 결정적 찬스를 내주게 된다. 두번째 문제는 미드필더들의 공간침투가 부진했다는 점이다.송종국 혼자서 공간을 파고들어가 이따금씩 슛을 날린것 외에 나머지 미드필더들은 전방에서의 공간침투는 물론 예리한 패스도 실행하지 못했다. 전반적으로 패스 타이밍을 맞추지 못한 것도 문제삼을 만한 대목이다.패스는 무조건 빨라도,마냥 느려도 안된다.완급조절을 적절히 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판단이 부족했다. 이는 경기 전체를 매끄럽지 못하게 한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골드컵과 우루과이전을 놓고 전체적으로 판단할때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수비불안이다.우선 골을 안먹어야 최소한 비기거나 이길 수 있는데 수비라인에서 실수가 너무 자주 노출됐다.우루과이전에서 후반에만 7∼8개 정도의 결정적 찬스를 허용한 것도 수비불안에서 비롯됐다. 수비라인이 어떤 선수로 구성되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않는 일이 우리의 시급한 과제다. 조영증/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
  • 美 후세인제거 시나리오/ 올 하반기 병력 20만 투입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콜린 파월 국무장관 등이 이라크정권교체를 공언한 가운데 후속조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이 실제로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제거에 나설까. 나선다면 어떤 방법을 택할 것인가. [시한 제시] 일단 미국은 비군사적 수단을 통한 이라크 압박에 나설 전망이다.미국은 1998년에 추방된 유엔무기사찰단의 재입국을 종용해왔다.앞으로 주어질 시한은 유엔이 이라크에 대한 경제제재를 재검토하는 5월이 될 전망이다.무기사찰단 재입국에는 행동에 어떤 제한도 가하지 않는다는 조건이붙어있다.대(對)테러전에서 동맹국들은 이라크가 이를 받아들여 군사공격이 감행되지 않기를 바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타하 야신 라마단 이라크 부통령은 13일(현지시간)“유엔무기사찰단의 ‘스파이’는 돌아올 필요가 없다.”며반대입장을 밝혔다.해외 주요 언론들은 후세인 대통령이 사찰단의 입국을 거부하거나 받아들여도 다양한 조건을 달 것이라고 관측했다.5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과정을 둘러싸고 갈등이 발생,군사활동의 빌미가 될 전망이다. [걸프만 전운 고조] 군사활동은 준비기간 등을 포함,올 하반기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미군에는 가을까지 전쟁준비를 끝내라는 명령이 떨어졌다.전쟁 시나리오는 딕 체니 부통령이 요르단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등 이라크 인접 3개국을 포함,9개국 순방에 나서는 다음달 전에 제시해야 한다. 이미 미 중앙사령부는 걸프 지역에 각군 본부를 설치했다. 공군은 사우디아라비아,육군은 쿠웨이트,해군은 바레인에 설치됐고 아프가니스탄에서 임무를 끝낸 해병대는 바레인으로이동하고 있다.미국과 이스라엘,터키는 올 상반기에 3차례나 합동군사훈련을 펼칠 예정이다. 소요병력은 수도 바그다드를 함락시키는 데 드는 10만명을포함,약 2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이 숫자는 중앙정보국(CIA)과 특수부대가 얼마만큼의 비밀작전을 수행하는가에 따라줄어들 수 있다. [이라크내 지원세력 부재] 이라크전에 있어서 미국의 어려움은 크게 두가지다.이라크내 반정부세력의 군사력이 미약하고 미국에 협조하는 것에 부정적이라는점이다. 북부의 쿠르드족은 미국뿐만 아니라 동맹국이 후세인 대통령의 제거가 목적임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는 입장이다.남부의 시아파 회교도가 중심이 된 이라크회교혁명최고평의회(SCIRI)는 정권교체는 이라크인에 의해 달성돼야 한다는 입장이다.이들은 91년 미국의 약속을 믿고 봉기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 또 후세인 대통령의 반격은 걸프전 때보다 훨씬 강력할 것이다.후세인 대통령은 걸프전 때와 달리 생화학무기를 실은스커드미사일로 반격할 수 있다. 인근의 미군 주둔지는 물론 이스라엘도 목표가 될 수 있다. 공습으로 미사일기지를 다 파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다. 전경하기자 lark3@
  • 공직정원 場外 입씨름

    진념(陳稔)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과 김재철(金在哲) 무역협회장이 공무원 정원을 놓고 ‘간접 설전’을 벌여 주목을 끌었다. 김 회장은 지난주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나라가 잘 되려면 공무원 수를 절반으로 줄이되 보수를 배로 높여줘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한국에는 우수한 인재가 공직에 너무많이 몰려 있다.”면서 “공무원이 절반 가량 민간으로 옮기면 나라가 잘될 것”이라고 공무원 사회를 비판했다. 진 부총리는 이에 대해 14일 기자간담회에서 “부재기위(不在其位)면 불의기정(不議其政)”이라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그 자리에 있지 않으면 해당 업무를 논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논어의 얘기다.무역협회장이 수출 확대에나 신경쓸 일이지,공무원 숫자와 자질을 거론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얘기다. 진 부총리는 “행정고시 제도가 있지만 우수한 인력은 민간으로도 많이 간다.”며 “행정고시 과목이나 전형방법을 개선할 여지가 있지만 고시제도 자체를 폐지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박정현기자 jhpark@
  • [실패 대탐구] 제3부 실패자산을 공유하자(1)불행한 다리 성수대교

    지난 94년 10월21일 발생한 성수대교 붕괴는 ‘총체적 실패’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 사고를 ‘총체적 실패’로 규정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붕괴를 사전에 알수 있었지만 막지 못했다. 둘째,다리 건설 결정과 수주업체 선정 과정에 정치권이 개입해 공사대금에서 거액을 정치자금으로 빼내갔다. 안전관리 담당자들의 무지와 무신경은 32명의 목숨을 희생시켰고,정치인들은 정치자금과 한국의 대외 신인도를 맞바꿨다. [무심코 넘긴 붕괴의 증후] 성수대교는 무너지기 2년 전부터 붕괴의 증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난 92년 최초의 증후를 목격한 사람들은 이 곳을 자주 운행했던 택시 운전기사들이었다. 다리 상판의 연결부위에서 뒤틀림과 침하 현상을 발견해 서울시에 신고했다. 당시 성수대교 관리는 서울시 산하 동부건설사업소가 맡고 있었다. 신고를 접수한 사업소는 응급조치로 주저앉은 상판 연결 부위에 브래킷(철제 받침대)을 설치한 것이 고작이었다. 명백한 붕괴위험을 안고 있었지만 전문가 그룹에 안전진단을 의뢰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다리 상판의 뒤틀림과 침하 현상은 성수대교의 경우 치명적인 것이었다. 교량 전문가인 이태식(李泰植) 한양대 교수의 얘기를 들어보자.“다리가 차량의 하중을 견디지 못해 상판과 상판을 연결하는 핀이 손상된 것입니다. 특히 성수대교는 전쟁 발생에 대비해 손쉽게 폭파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이 때문에 준공후 다른 형태의 다리에 비해 훨씬 세심한 유지관리가 필요했습니다. 이런 설계상의 특성은 시간이 지나면서 무시됐습니다.성수대교의 경우 상판의 뒤틀림과 침하는 심각한 붕괴 위험을 예고하는 것이었습니다.”그러나 아무도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업소측은 지휘계통에 따른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 [부패한 정치가 만든 불행한 다리] 김학재(金學載)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성수대교가 건설된 지난 70년대만 해도 시청에 집권당의 재정분실이 설치돼 있었다.”면서 “당시 집권당인 공화당에서 상근 직원을 두고 시가 발주하는 각종 공사를 업체별로 배분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낙점을 받은 건설업체는 수주의대가로 거액의 정치자금을 헌납하는 것이 당시 대형 관급건설공사의 관행이었다. 정치권의 부패구조가 공사의 향방을 좌지우지했으며 이렇게 빼먹은 정치자금이 결국 시민의 생명을 앗아가는 부실공사를낳았다는 설명이다. [동아건설이 한강 다리를?] 이런 배경으로 동아건설이 시공업체로 낙점됐다. 그러나 동아건설은 그때까지 농지정리사업을 주로 하던 업체로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한강 다리를 시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서울시 공무원으로 잠실철교 가설공사 등에 관여했던 K(54)씨는 “동아건설을 시공업체로 선정한 것은 누가 봐도 무리한 결정이었다. 설계도,시공도 엉망이었으나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다.”고 그때의 분위기를 전했다. [타당성 조사도, 감리도 없었다] 이후 공사의 진행과정과 안전관리 면에서도 성수대교는 ‘실패한 관급공사’의 전형이었다.대규모 건설공사에서는 필수 과정인 타당성 조사 조차 없이 설계도면부터 그린 것이 성수대교다. 성수대교의 공사 진행과정을 지난해 12월23일 개통된 가양대교와 비교해 보자.성수대교가안고 있었던 문제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지난 94년 착공해 7년 만에 개통된 가양대교는 ‘타당성조사→기본설계→실시설계→설계감리→착공(상주 감리)→준공→유지관리’라는 7단계의 정상 수순을 밟았다. 반면 성수대교는 ‘기본 및 실시설계→착공(감리 없음)→준공’의 3단계만으로 모든 공정이 마무리됐다. 이는 다리 건설을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타당성 조사와 준공후의 유지관리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기본설계와 실시설계가 분리·시행되지 않았으며,설계 및 시공에 대한 감리절차는 모두 생략됐다. 객관적 검증절차인 타당성조사는 고위층의 구두 지시로 대체됐다. [안전진단요? 그런 거 몰랐어요] 서울시 건설안전관리본부 정동진(丁東鎭) 교량관리부장은 “구조물이 한번 세워지면 붕괴되든, 헐어내든 없어질 때까지 치료는 고사하고 진료 한번 못받고 방치했던 게 당시의 관급공사 관리의 관행이었다.”고 말했다. 성수대교는 애당초 준공 후의 유지관리라는 개념이 없이 시작된 공사였기 때문에 사후 안전관리문제가 전혀고려의 대상이 되지 못한 것은 당연했다. 타당성 조사 단계에서부터 준공 후의 유지관리를 감안해 기획된 가양대교와는 달리 성수대교는 준공 당시 안전검사 요원들의 접근 통로조차 확보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준공후 무너질 때까지 15년여 동안 단 한차례의 안전진단도 받지 않았다. 대다수의 기억에서 잊혀져 가는 해묵은 사고를 다시 들춰보는 것은 여러 사람의 사소한 실패가 모이면 얼마나 참담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함이다. 지난 79년 한강의 11번째 다리로 가설된 성수대교는 ‘용서할 수 없는 실패’의 전범(典範)으로 역사에 남아 있다. 특별취재반 yeomjs@ ■日정부, 세계 첫 DB화. [도쿄 황성기특파원] 일본 과학기술청(현 문부과학성)은 지난 2000년 8월 ‘실패지식활용 연구회’를 발족시켰다.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의 아들인 나카소네 히로후미(中曾根弘文) 당시 과기청장관이 실패학의 권위자인 하타무라 요타로(畑村洋太郞) 교수에게 자문을 받아 국가 예산을 투입,실패 지식을 체계화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히타치(日立)제작소·도시바(東芝)·후지쓰(富士通)등 일본 초일류 기업의 현장 책임자와 경영자,도쿄대·게이오(慶應)대의 학자,정부 관계자 등 20명에 가까운 회원들이 1년 동안 8차례의 회의와 미국 현지조사를 거쳐 ‘실패지식 활용연구회 보고서’를 냈다. 이 연구회는 현재는 ‘실패정보 수집위원회’로 이름을 바꾸어 활동하고 있다. 2005년까지 15억엔(약 150억원)의 예산을 들여 기계·재료 등 분야별로 실패 사례와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고 체계적으로 데이터베이스(DB)화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marry01@ ■김학재 서울시 부시장. 김학재(金學載) 서울시 제2부시장은 “성수대교야말로 부패한 정치와 사회구조가 낳은 사상누각이었다.”고 말했다. 성수대교가 붕괴한 지 올해로 8년.아직까지도 붕괴를 가져온 원인은 ‘과시욕에 쫓긴 무모한 시도’와 ‘사후 안전관리 부재’라고 진단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얘기는 다르다.“성수대교 붕괴는 정치인들이 시민의 생명과 정치자금을 맞바꾼 결과였습니다.” 그는 “그 시대를 살았던 관료의 한 사람으로서 성수대교 문제를 거론하기가 부끄럽다.”고 했다. 한사코 손사래를 쳐대는 것을 “실패원인을 제대로 알아야 참된 실패지식을 얻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말로 설득해 겨우 말문을 열게 했다. 김 부시장은 “솔직히 당시의 설계나 기술 수준으로 우리가 교량을 건설한다는 것은 무리였다.”며 “어떻게 핀 하나만 꺾이면 무너지는 교량이 버젓이 지어졌으며,이런 교량으로 사람들을 다니게 했는지 지금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성수대교 붕괴 이후 관료들이 비로소 ‘안전관리’의 중요성에 눈을 뜨게 됐으며,이후 누구든 안전에 관한 한 ‘다른 소리’를 못하는 풍토가 조성된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했다. “‘한강에 멋진 다리 하나 만들라.’는 정치권의 구두지시에 타당성 검토조차 없이 졸속으로 만들어진 것이 성수대교와 당산철교였습니다.” 그는 “지금은 공무원 의식이나 관련 제도들이 ‘안전’을 다른 모든 것에 우선하는 개념으로 바뀌었지만 뒤집어보면 이런 성과도 참담한 실패에서 교훈을 얻은 결과”라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실패학 사전. 1.알려져 있는 실패 예방법과 해결책을 살피지 않은 무지. 2.평상심을 잃었을때 무심코 일어난 부주의. 3.결정된 약속사항을 지키지 않은 미준수. 4.상황을 올바르게 판단하지 못한 오판. 5.필요정보가 확보디지 않아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지 못한 조사검토 부족. 6.최초에 설정된 제약조건이 변화했지만 이를 반영하지 못한 환경변화 미반영. 7.기획단계 자체에 문제가 있는 기획불량. 8.자신 또는 조직의 가치관이 잘못되어 일어난 가치관 불량. 9.일을 정확하게 진행할 만한 능력이 부족한데서 오는 조직운영 불량. 10.누구도 답을 모르는 미지. **특별취재반. 염주영 공공뉴스에디터(반장) 김용수 오일만기자(행정팀) 심재억 조덕현기자(전국팀) 구본영 김경운기자(정치팀) 김태균기자(경제팀) 강충식기자(디지털팀) 박홍기 확홍환기자(사회교육팀) 이종원기자(사진팀)
  • [히딩크호 긴급 점검] (3)한국만의 색깔을 갖자

    북중미골드컵대회를 통해 드러난 한국 축구의 가장 큰 문제는 골 결정력이었다. 거스 히딩크 감독 스스로도 “우리의 가장 큰 문제는 마무리”라고 말했고 로이터 통신은 ‘화력 빈곤이 한국의 월드컵 희망을 흐리게 했다.’고 보도했다. 드러난 현상만 놓고 보면 골 결정력이 가장 큰 문제라는데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그러나 이같은 지적이 모든 책임을골잡이들에게 돌리는 어리석음으로 연결돼서는 곤란하다.전체적인 경기운영 잘못이 골 결정력 빈곤의 근본적인 원인이됐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골드컵에서 드러난 골 결정력 부재는 전체적인 팀전술과 작전의 결과이기도 하다.마무리 능력이 없는 선수를 고집스레기용한 문제도 있었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수비 또는 미드필더들의 효율적 뒷받침이 유기적으로 이뤄지지 않은데서 비롯됐다. 이런 현상이 벌어진 이유는 무엇일까.한마디로 말해 체력과 개인기가 우세한 상대와 비슷한 작전으로 맞불을 놓은데서비롯됐다.결론적으로 우리 체형에 맞는 우리만의 색깔 있는축구를 구사하지 않은 것이 원인이다. 사실 한국 축구는 히딩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래 이렇다 할 특징을 갖지 못한 채 어정쩡한 유럽축구 흉내내기로일관했다. 공격수와 수비수를 가리지 않고 전원이 90분 내내 하프라인을 넘나들며 중앙돌파와 대각선 패스에 의한 공략을 시도하는 것이 공격의 기본틀이었다. 그러나 중앙돌파는 수비벽에 막히기 일쑤였고 대각선 패스는 오프사이드 반칙으로 맥이 끊기는 일이 많았다.그 결과공격수로 하여금 수비라인과 동일선상에서 상대와 몸싸움만벌이게 하는 안이한 패스가 속출했다. 또 감독의 취향대로 기술보다는 체력이 좋은 선수들 위주로 팀을 구성했지만 결국 미국전 등에서 드러났듯이 체력적인우위도 점하지 못한 채 후반에 가서 조직력이 일시에 무너지는 현상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체력만 강조하기보다는 스피드와 조직력을 한층 높이면서 측면돌파에 의한 공격루트의 다양화를 꾀하는 등 고유의 팀컬러를 되살리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특히 월드컵 본선까지 남은 기간에 조직력을 극대화하는 것이가장 중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조영증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은 과거 선수 시절을 떠올리며 “막상 그라운드에 들어서면 감독의 주문대로 플레이가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볼을 빨리 보내라고 하면 엉뚱하게 내질러 버리는 일도 생긴다.”고 말했다. 변화무쌍한 작전도 좋지만 눈을 감고도 호흡을 맞출 수 있는 탄탄한 조직력이 관건이라는 뜻이다. 박해옥기자 hop@
  • 서울공직협 결격항목 제시

    서울시 공무원직장협의회가 2∼3월로 예정된 4·5급 승진심사를 앞두고 ‘승진 결격사유’를 제시,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 공직협은 수차례 회의를 열어 결격사유 19개 항목을 정했으며 제보된 내용을 인사 파트에 통보,승진심사 때반영해 줄 것을 요구했다. 승진결격 사유에 해당하는 사항은 이유없이 결재를 회피하는 사람,사면을 받았더라도 금품 관련 징계를 받은 사람,5분이면 할 일을 5시간,5일씩 일하는 사람 등이다.또 아부형이나 지휘·관리능력 부재,업무추진비 부당 사용,주로 사업소만 돌아다닌 사람과 부하직원에게 비인격적으로 대하는 사람,공사를 구분 못하는 사람들도 포함시켰다.이밖에 지역감정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불필요하게 야근을 조장하는 사람,부하직원의 아이디어를 가로채는 사람도 승진결격 사유에 해당된다. 최용규기자 ykchoi@
  • 정치권 대북정책 논란/ 개혁파 의원들 ‘美비난 성명’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대북 강경발언과 정세현(丁世鉉)통일부 장관의 ‘대량살상무기’ 발언에 대한 여야간 공방이 점입가경(漸入佳境)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특히 민주당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국회 대표연설 내용이 정부 여당의 기조와 크게 다를게 없다며 야당의 ‘대안 부재’를 공격한 반면,한나라당과 자민련은 정장관의 발언을 연 이틀째 문제삼으며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강력 비판했다. [여야 공방] 한나라당 장광근(張光根) 수석부대변인은 “엄청난 국력과 비용이 소모되는 핵과 생화학 무기가 체제 방어나 강대국 협상용이라는 정세현 장관의 주장은 경악 그자체”라며 “정 장관은 대한민국 통일부 장관이냐,김정일정권의 대변인이냐.”고 강하게 비난했다. 자민련 정진석(鄭鎭碩)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50년 안보관의 기축을 흔드는 참으로 해괴하고 위험천만한 발상이자한반도의 안보현실을 망각한 너무나도 안이하고 무책임한망언”이라며 정 장관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민주당 한광옥(韓光玉) 대표는 이날 확대간부회의 시작에앞서 “상당히 미묘한 문제인 만큼 전체를 봐야 한다. ”며 “(정 장관의) 발언 내용의 앞뒤를 자른 것으로 봐야한다.”고 일축했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대북 정책에 대해많은 비판을 하고 있지만 대안이 없다.”면서 “금강산 관광의 해법으로 육로개방과 특구지정 이야기를 하지만 이는정부가 지난해부터 내놓은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개혁파의원 반발] 민주당 김성호(金成鎬) 한나라당 김원웅(金元雄) 의원 등 여야 개혁파 의원 14명은 이날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부시 대통령의 대북강경 발언을 강도높게 비난했다.여야 의원들은 “한반도 문제는 민족 문제로서 남북당사자가 해결해야 할일”이라며 ‘남북 당사자 해결 원칙’을 주장했다. 홍원상기자 wshong@
  • 골드컵/ ‘캐나다에 마저‘ 한국축구 망신

    한국축구가 고질병인 골결정력 부재를 재연하며 캐나다에마저 무릎을 꿇어 골드컵 4위에 그쳤다. 한국은 3일 새벽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의 로즈볼구장에서 열린 캐나다와의 3·4위전에서 여러차례 득점기회를 무산시키며 1-2로 역전패했다.한국은 골결정력 부진은 물론 수비 조직력에서도 엉성함을 드러내며 FIFA랭킹 92위인데다 신인들로 새롭게 구성된 캐나다에 마저 무너져 새벽잠을 설친팬들의 기대를 저버렸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5경기에 출장해 승부차기로 겨우 한차례 이긴 것을 포함,1승1무3패와 3득점-7실점의 참담한 성적을 남겼다.거스 히딩크 감독 취임 이후 통산전적은 10승5무8패,캐나다와의 A매치 기록은 1승1무2패가 됐다. 김도훈을 중심으로 좌우 공격수에 최태욱과 차두리를 내세운 3-4-3 포메이션으로 재무장한 한국은 전반 15분 김도훈의 선제골로 앞서나갔다.오른쪽 하프라인 근처에서 최진철의전진패스를 받은 김도훈이 수비수 1명을 따돌린 뒤 골키퍼와의 1대1에서 오른발슛,볼은 왼쪽 골포스트를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어 한국은 17분 최진철의 헤딩슛,20분 이을용의 오른발슛 등으로 상대 문전을 잇따라 노크했으나 시원한 마무리를 보여주지 못했다. 이후 한국은 캐나다에 전열을 재정비할 틈을 줬고 25분이넘어서면서부터는 오히려 주도권을 빼앗기더니 34분 수비에가담한 김도훈의 헤딩 자책골로 동점골을 내줬다.혼란에 빠진 한국은 1분 뒤 드와인 데로사리오에게 오른발 결승골을내줘 결국 1골차로 무릎을 꿇었다. 히딩크 감독은 그러나 “우리는 찬스를 만들어 가는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큰 걱정은 없다.”고 호기를 부리면서“설기현 등 유럽파 선수들과 J리거들이 합류한다면 다른 면모를 보일 것”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결승전에서는 미국이 코스타리카에 2-0 완승을 거두고 우승상금 15만달러를 받았다. 송한수기자 onekor@ ***이모저모. ■김남일(전남)이 골드컵 베스트11 미드필더 부문에 뽑혔다. 김남일은 랜던 도노반(미국),마우리시오 솔리스,로날드 고메스(이상 코스타리카),루이스 알폰소 사우사(멕시코) 등과함께 대회 테크니컬스터디그룹이 선정한 베스트 11에 올랐다. 4골로 득점왕을 차지한 브라이언 맥브라이드(미국)와 미국과의 준결승에서 선방한 캐나다 골키퍼 라르스 허시펠드는기자단이 선정하는 최우수선수상(MVP)과 최우수GK상을 받았다. ■캐나다전에서 상대 수비수와 충돌해 오른쪽 발목을 다쳤던 최태욱(안양)이 검진 결과 뼈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대표팀 관계자에 따르면 최태욱은 오른쪽 다리 비골(무릎과 발목사이의 얇은 뼈) 부위에 심한 타박상을 입었으며 오는 14일 열리는 우루과이와의 평가전(몬테비데오)에서뛸 수 있을지는 경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과 코스타리카간의 결승전이 끝난 뒤 열린 시상식에참석한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12월로 월드컵 납북 분산개최는 완전히 좌절됐지만 북한선수 기용을 비롯한 인적 교류의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 정계개편론이 남긴 상처/ 여 ‘흔들린 우정’…분열 서곡?

    민주당내 일각에서 추진된 ‘내각제 정계개편론’이 강한역풍을 맞고 수그러드는 가운데 이번 파문을 통해 여권 주류 세력간 정치적 시각차가 극명하게 드러나면서 향후 정치권 판도에 어떤 변화를 부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내 한편에서는 당권파로서 이인제(李仁濟) 고문을 지지하는 것으로 인식돼온 정균환(鄭均桓) 의원과 이 고문측이이번에 정반대 입장에 서자 ‘여권 분열의 서곡 아니냐.’며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드러난 시각차] 지난해 정균환 의원 주도로 ‘중도개혁포럼’이란 모임이 출범했을 때 당내에서는 “정 의원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심복’이라는 점에서 결국 권노갑(權魯甲) 전 고문의 지시에 따라 이인제 고문을 지지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지난달 23일 정 의원 등 중도포럼이 정계개편론을 처음 제기했을 때만 해도이 고문을 위한 시나리오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31일 이 고문과 권 전 고문이 정 의원의 정계개편론에 반대입장을 공식 천명함에 따라 심상치 않은 조짐이감지됐다.이 고문측관계자는 “이 고문을 배제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는 것 같다.”고 의심했다. 그러자 이번 정계개편론은 여권 주류가 똘똘 뭉쳐 내놓은시나리오가 아니라,동교동계 신·구파의 갈등 과정에서 성장한 정 의원과 김한길 전 장관 등이 독자적인 정치영역을확보키 위해 시도한 작품인 것 같다는 해석이 갈수록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시각차의 배경] 민주당의 한 비주류 의원은 이날 “지난해말 당 내분과정에서 주류가 한 목소리로 4월 전대를 밀어붙인 것은 목적이 같아서가 아니라,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즉,이인제 고문은 후보 조기가시화를 위해,당권파는 자신들이 계속 당권을 유지키 위해 일시적으로 손을 잡았다는 해석이다. 이후 당권 유지에 성공한 당권파가 ‘이인제 고문으로 대선에서 이길 수 있나.’란 고민을 본격적으로 하게 됐고,결국 정 의원 등이 행동에 나섰다는 주장이다. [변하는 정치지형] 주류내부의 이같은 충돌을 ‘포스트 3김시대’의 권력공백기에 초래된 백가쟁명식 권력투쟁의 서곡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지금은 어느 한 사람의 카리스마를인정하지 않고 누구나 대권주자 또는 ‘킹 메이커’를 노리는 시기라는 것.한 대선캠프의 관계자는 “김원기(金元基)·정대철(鄭大哲)고문 등이 내각제 개헌 추진에 가세하고나선 것은 3김이후 권력 분점을 도모하는 차원 아니겠느냐. ”고 해석했다. [전망] 정계개편론은 소멸됐다기보다는 일단 잠복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당의 한 관계자는 “김 대통령의 총재직사퇴로 여권내 절대권력이 부재한 상황에서 의원들 개개인의 정치적 목적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당 내부의 작은 모멘텀이나 자민련·민국당·한나라당 등 외부의 자극이 주어질경우 다시 정계개편론이 돌출하거나, 최악의 경우 당의 분열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김상연기자 carlos@
  • 골드컵/ 빛잃은 공수…길잃은 한국

    한국 축구가 총체적인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결승문턱에서 코스타리카에 완패했다. 한국은 3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의 로즈볼구장에서 열린 북중미골드컵 축구대회 코스타리카와의 준결승전에서 고질적인 골결정력 부재와 수비불안을 재연하며 상대 골잡이 파울로 세자르 완초페의 ‘원맨쇼’에 넋을 잃은채 1-3으로 무너졌다. 이어 열린 준결승전에서는 미국이 캐나다와 연장전까지득점 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이겼다. 한국-캐나다의 3·4위전과 코스타리카-미국의 결승전은오는 3일 열린다. 설기현 심재원 정도만 빠졌을 뿐 주전들을 대거 이끌고출국한 한국은 코스타리카 외에는 대부분 2진들이 출전한이번 대회에서 4강 턱걸이에 그침으로써 월드컵 16강에 대한 기대를 어둡게 했다.한국은 이번 대회 4경기에서 2골을 넣은 반면 5골이나 내줘 공·수 양면에 걸쳐 대수술이 필요함을 입증했다. 한국은 거스 히딩크 감독 취임 이래 통산 10승5무7패,코스타리카와의 역대전적 1승2무1패를 기록했다. 한국 축구의 고질적인 병폐를 고스란히 드러낸 한판이었다.한국은 이날 골결정력과 미드필드 장악력,수비 안정성등에서 고루 문제점을 노출하며 경기 내용면에서도 완패했다. 가장 큰 문제는 최전방 공격수들의 결정력 부재였다.한국은 이날 김도훈 차두리를 선발로 삼고 후반에 이동국 안효연을 보강해 공격라인을 구축한 뒤 무수한 슛을 날렸으나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하지 못했다. 특히 차두리는 기본적인 볼키핑에서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고 결정적인 찬스를 열어주는데도 실패했다.김도훈과 이동국 안효연 역시 볼터치 불안을 노출하며 슛찬스를 창출하지 못했다. 미드필드 라인도 답답증을 털어내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였다.공간 확보와 패스의 완급 조절에서 문제를 드러내는 한편 느린 패스로 스스로 흐름을 끊기 일쑤였다.또 예리한종패스를 선보이지 못한 채 로빙볼로 상대 수비라인 선상에 볼을 떨어뜨리는 잘못을 자주 범하느라 공격수를 효율적으로 지원하지 못했다.전반에 게임 메이커로 나선 최태욱 또한 임무를 완수하지 못한 채 후반에 교체돼 새로운중원 사령관으로서의 기대감을 저버렸다. 수비불안도 여지 없이 노출됐다.김태영-송종국-최진철로이뤄진 3백수비는 이날도 순간적인 종패스 한방에 무너져선제골을 내줬고 1대1 대인방어에서 완초페에게 농락당하며 연이어 2·3호골을 헌납했다. 한국은 전반 38분 최성용의 핸들링 반칙으로 내준 페널티킥을 상대 헤르난 메드포드가 실축해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전반 43분 미드필드에서 날아든 종패스를 받은 레이날도 팍스의 오른쪽 센터링과 로날드 고메스의 문전 오른발 슛으로 선제골을 내줬다.한국은 후반 35분 혼전중 최진철이 한골을 만회했으나 31분과 36분 완초페에게 1대1상황에서 연속골을 내줘 2골차로 주저앉았다. 박해옥기자 hop@ ■양팀 감독 경기평. ◆“집중력 부재가 패인”. [거스 히딩크 한국 감독] 골 결정력과 집중력 부족이 문제다.볼 점유율에서 우위를 보이고도 골을 넣지 못하면 이렇게 패한다는 것을 선수들이 배웠을 것이다. 상대 공격수들의 스피드에 당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첫골은 상대 공격수의 좋은 침투와 패스가 어우러진 상황에서우리 수비수의 커버 위치가 잘못돼 내줬다.집중력의 문제였다.두번째 골을 다소 어이없이 내준 것이 패배의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했다.최태욱은 게임 메이커를 맡을 수 있는 선수지만 몸상태가 좋지 않았다. 설기현 안정환 등이 가세하면 골결정력 문제해결에 도움이될 것이다. ◆“집중력 발휘 주효”. [알렉산드레 기마라에스 코스타리카 감독] 이겨서 우선 기쁘다.우리는 이 대회에 큰 의미를 두고 주전들 모두를 데려왔다.선수들이 기대했던 경기의 질과 집중력을 발휘해준데대해 기쁘게 생각한다. 한국은 우리가 어려운 게임을 하도록 만든 좋은 상대였다. 한국의 공·수 전환이 빠르다는 점을 인식하고 대비한 것이주효했으며 후반 한국의 오프사이드 트랩에 몇차례 당하긴했지만 결과적으로 승리를 일궜다.한국은 패했지만 월드컵본선에서는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스트라이커 완초페가 앞선 경기보다 빠른 움직임을 보이며활약했다.결승전 상대가 누구든 개의치 않는다.우리는 승리를 원할 뿐이다.
  • 개각임박 관련부처 표정/ “이번엔 쇄신인사를…” 관가 술렁

    개각이 임박하면서 교체가 확실시되는 부처 관계자들은 후임자 물망을 거론하면서 촉각을 곤두세웠다.특히 정치인출신 장관을 둔 부처는 탈(脫)정치 개각이 예상된 때문인지 다소 술렁이는 모습이었다. [총리실] 이한동 총리는 유임을 확신한 듯 28일 오전에 있은 간부회의를 예정대로 주재하는 등 시종일관 표정이 밝았다.이 총리는 기후협약에 대한 보고를 받자 “다시 한번 회의를 하자.”며 유임을 암시하기도 했다.이와 관련,총리실 관계자는 “간부회의 전에 이 총리가 청와대를 방문,유임에 대한 언질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택석 비서실장은 이 총리의 의원직 문제에 대해 “의원신분을 유지하면서도 무소속으로서,어떤 정당에 편견을 갖지는 않았다.”고 말해 유임돼도 의원직 사퇴를 고려하지않고 있음을 시사했다.이 실장은 또 “총리직 유임과 연말대선출마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말해 총리 유임을 계기로 대선 도전을 포기할 것이라는 일부의 관측도 부인했다. 한때 청와대 수석 등으로 자리바꿈이 점쳐지던 김호식 국무조정실장은 유임쪽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사회·교육] 행자부는 이근식 장관의 유임에 무게가 실린다.업무 과정에서 큰 잘못이 없었다는 점에서다.정치색과관련,이 장관이 지난 21일 민주당 조직개편때 통영·고성지구당위원장직을 내놓아 별 문제가 안된다는 것이 직원들의 관측이다. 한완상 교육부총리는 교체가 유력시되는 가운데 이날 오후 일정에 없던 실·국장과 티타임을 갖고 그동안의 노고를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교체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다는 게 참석자의 말이다.한 부총리가 교체되면 현 정부들어 7번째 교육사령탑이 바뀌는 셈이다. 교육부 관리들은‘이상주 교육부총리 체제’의 정책방향을 나름대로 준비하는 눈치다. 보건복지부는 김원길 장관의 교체설이 전해지면서 직원들이 섭섭해 하는 표정이다.취임 이후 강력한 건강보험재정안정화 드라이브를 구사해온 김 장관이 바뀌면 안정화 대책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을지 걱정했다.업무의 연속성을고려,이경호 현 차관의 발탁을 바라는 눈치다. 현 정부 최장수 장관인 김명자 환경부장관은 일부 교체설속에서도 유임설이 설득력을 더했다. 최근 정부업무평가에서 최우수 부처로 선정된 것도 하나의 이유였다. [경제] 진념 경제부총리의 유임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경제관료들의 ‘약진’을 예상하고 있다.재경부의 한 과장은“진 부총리의 대안으로 거론되던 ‘전윤철·이기호’ 카드가 유효하지 못하다면 대안부재 상황이 아니겠느냐.”며유임을 예측했다. 김진표 재경부차관은 산자부장관 기용설이 나돌고 있다. 국장급 간부는 “정치인 출신 각료들이 물러나면 차관급전문가 관료들이 상당수 입각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금융감독위와 금융감독원 임직원들은 이근영 금감위원장의 유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교체된다면 정덕구 전산자부장관, 유지창 금감위 부위원장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공정거래위는 3년 임기제 때문인지 이남기 위원장의 유임을 기대했다. 김동태 농림부장관은 취임 5개월밖에 안돼 유임 쪽이 우세하다.그러나 교체될 경우 후임으로는 내부에서 김동근차관과 신순우 산림청장이 물망에 오른다. 산자부는 장재식 장관이 본인 희망에 따라 유임될 가능성이 점쳐지다가 이날 저녁부터 교체쪽으로 전망이 바뀌었다.‘민주당 의원 출신 장관 배제’ 원칙에서 예외가 될 수없다는 게 청와대 고위관계자들의 전언이다.장 장관이 바뀐다면 후임으로는 김진표 재경부차관과 함께 오영교 KOTRA 사장과 황두연 통상교섭본부장 등 관료출신 인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건교부는 임인택 장관의 유임을 확신하는 분위기다.임 장관의 경우 취임한 지 4개월밖에 안된데다 재임기간 중 항공 안전 1등급 회복,서해안고속도로 개통,주거안정대책 마련 등 굵직한 업무들을 무리없이 추진해온 만큼 이번 개각에서는 교체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다. 교체가 비교적 잦았던 해양수산부는 이번 개각에서는 유삼남 장관이 바뀔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장관으로 임명되면서 의원직을 그만둬 ‘정치인 장관’이란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직원들은 말한다.유 장관이 임명권자에게 ‘유임’을 요청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전윤철 장관이 청와대 비서실장에 내정된 신임 기획예산처장관으로는 안병우전 국무조정실장과 김병일 차관으로압축되는 가운데 최종찬 전 기획예산처 차관,장승우 금통위원 등도 거론된다. [외교·통일·안보] 통일부는 한때 “홍순영 장관이 남북대화 재개조짐 등의 이유로 유임될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이 나돌았으나 대체로 교체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홍 장관 자신도 이날 낮 예정됐던 KBS라디오방송의 ‘안녕하십니까,박찬숙입니다’ 출연을 스스로 취소하는 등 ‘신변 정리’에 들어간 모습이었다.그러나 다른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했다.후임으로 거론되는 정세현 국정원장 특보는남북관계에 정통하다는 평이다. 홍 장관과 옛 외무부 동기인 장선섭 경수로사업지원기획단장과 황원탁 주독일 대사도 거론되고 있다. 한승수 장관이 30일의 워싱턴 한·미 외무장관 회담을 위해 이날 출국하는 모습을 바라본 외교부 직원들은 “‘무사 출국’ 자체가 ‘유임’을 보증받은 것 아니냐.”며 유임쪽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다음달로 예정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방한 등 중요한 외교 대사(大事)를 앞두고있다는 점, 한 장관의 유엔 총회의장직 동시수행이 국익에상당한 ‘프리미엄’을 가져왔다는 평가도 유임전망을 거들고 있다. 그러나 민국당 지분으로 지난해 3월 입각한 한 장관이 이번 개각의 ‘정치인 배제’ 바람과 지난해 중국의 한국인사형파문 등의 외교실책 악재를 완전히 떨쳐낼지는 미지수다.한 장관 교체시 유력한 후임으로 호남출신의 최성홍 차관과 선준영 유엔대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부처 종합
  • 양심의 호루라기를 불자/ 공익제보 성공하려면 “증거로 말하라”

    “부정을 있는 그대로 폭로하면 모든 사람들이 인정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너무 순진했지요.” 92년 육군 중위 신분으로 군 부재자 투표 비리를 폭로했던 이지문(李智文·34)씨는 27일 “철저한 생존전략을 짜야만 공익제보가 성공하고 조직에서도 살아 남을 수 있다. ”고 강조했다.이씨는 당시 동료들과 상의도 하지 않고 객관적 입증 자료도 확보하지 않은 채 무작정 부대를 이탈,서울에서 비리를 공개했다. 이씨의 양심선언으로 이후 군 부재자 투표가 부대 바깥에서 실시되는 등 혁신이 이뤄졌다.그러나 개인적으로 견디기 힘든 고통을 감수해야 했다.위수지역 무단 이탈로 구속된데다 이등병으로 강등돼 강제 전역당했다.95년 대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리기 전까지는 직장도 구하지 못했다. 이씨는 “당시 상관의 녹취록 등 투표 비리를 뒷받침할증거자료를 준비하고,재판에서 나를 옹호해줄 단한명의 동료라도 미리 확보했다면 고통은 훨씬 가벼웠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내부 고발을 당한 조직은 한결같이 고발 내용을 완강히부인한다.또 공익제보자를 ‘문제 있는 사람’으로 몰아세운다.전문가들은 “최대한 증거자료를 많이 확보하고 동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공익제보자가 증거자료를 제시하면 해당 조직은 기밀누설죄를 들어 압박하기 때문에 변호사와 상의해 법률적으로도 세심하게 준비해야 한다.매일 조직의 상황을 기록한 일기장도 재판에서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 스스로 비리에 연루됐다면 이를 즉각 밝혀 신뢰성과 윤리성에 흠집을 입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지난 94년일선 파출소의 상납 비리를 폭로한 김모 경장은 본인이 관련된 사실을 인정하지 않다가 끝내 혼자 파면되는 아픔을겪었다.지난 92년 14대 총선 때 관권개입 부정선거 사실을 폭로한 한준수(韓峻洙) 전 충남 연기군수는 수표 등 금품수수를 입증하는 증거를 제시했다.하지만 법원은 한 전 군수에게도 “관권선거에 개입했다.”며 유죄판결을 내렸다. 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단장 김창준(金昌俊) 변호사는 “개인적으로 복수하기 위해 내부고발을 하기로 결정한 것은아닌지 자신의 감정에 대해 잘 판단한 뒤 시민단체나 과거 경험자,전문가들과 주도면밀한 계획을 세우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 (02)723-5302 www.peoplepower21.org◇대한매일 (02)2000-9898(사회팀),9899(독자서비스센터) www.kdaily.com , window2@慊∮릴袖?window2@
  • 누가 바뀔까/ 黨출신 ‘원위치’…총리교체 ‘고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임기중 사실상 마지막이 될지도모를 이번 전면개각은 폭과 대상 양면에서 파격성을 띨 가능성이 점쳐진다.내용적으론 이번 개각이 6월 지방선거와12월 대선을 앞두고 있어 ‘탈(脫)정치-중립’ 성격의 내각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나라당측이 요구한 중립성과 선거관리 내각의 성격을가미하기 위해서다.청와대 고위관계자도 27일 “탈 정치형,선거관리형 내각의 성격을 보일 것”이라면서 “지역 안배 등 이른바 민심 달래기용 ‘탕평 인사’에도 상당한 비중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아울러 최근 여권 고위인사들이 게이트 개입 등으로 도덕성 논란에 시달렸던 점을 반영,철저한 검증도 뒤따를 것 같다. 이한동(李漢東) 총리의 거취가 우선주목된다.현재 여권에서는 이 총리의 경질을 당연시하는 기류와 대안부재론이엇갈린다.실제 김 대통령이 노태우(盧泰愚) 전 대통령 등원로들을 연초에 만나 새 총리에 대한 추천을 요구했으나마땅한 ‘총리감’을 찾지 못해 애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팀은 경제상황 호전기미로 유임론이 있었지만,분위기 쇄신차원의 대폭 교체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현 경제팀이 ‘보물선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이기호(李起浩) 청와대 경제수석과 호흡을 맞췄던 인물들이기 때문에 진념(陳^^) 재경부장관을 포함한 대부분 경제각료의 거취에 유동성이 높아졌다. 통일·외교·안보팀의 경우에는 개인별로 전망이 달라진다.특히 최근 금강산관광 사업과 관련,자주 설화를 빚은홍순영(洪淳瑛) 통일부장관의 거취가 관심사다.사회·문화팀은 최근 입사서류에서 ‘학력란 폐지’ 문제로 논란의도마에 오른 한완상(韓完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유임여부를 예측하기 어렵다. 김영환(金榮煥) 과학기술,장재식(張在植) 산업자원,김원길(金元吉) 보건복지,유용태(劉容泰) 노동부장관 등 민주당 출신 장관들은 교체론이 우세하다.다만 한명숙(韓明淑) 여성,유삼남(柳三男) 해양수산부장관은 의원직이 없다는점이 고려될지 여부가 변수다.또 ‘정치인 배제’를 위해민주당 현역 의원의 입각이 전혀 없을지도 이번 개각의 관찰 포인트다. 이춘규기자 taein@
  • 주내 개각 결정 배경/ 게이트 수습 ‘최후의 카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당초 예상보다 앞당겨 이번주중 전면적인 개각을 단행키로 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있다.이미 개각방침을 밝힌 상황이어서 공직사회의 동요을 막기위해 주초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7일 오후 “다음달 4일 부처 업무보고 직전까지 개각한다.”고 말해 개각이 초읽기에 들어갔음을 시사했다.이미 기초준비가 끝나 김 대통령이 최종결심에 들어갔다는 얘기다.특히 이기호(李起浩) 청와대 수석의 ‘보물선 연루 의혹’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생겼는데도 불구,개각을 단행키로 한 것은 경제팀의 보강 등 이번 개각 내용과 윤곽을 잡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김 대통령이 정(政)·청(靑) 개편을 조기에 단행하기로방침을 정한 데는 최근 정치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 같다. 이른바 ‘윤태식·정현준·이용호 게이트’ 등에 청와대전·현직 수석들까지 연루된 데다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책임론을 제기,조기에 민심을 아우를 필요성이 커진 때문이다.또 각종의혹사건에 청와대가 연루되면서 비서실조차‘컨트롤 타워’ 부재로 흔들리고,중심을 잡지 못하면서난맥상이 심화될 조짐을 보인 탓이다.민심동요를 막지 않고서는 경제회복을 비롯한 3대 국정과제와 4대 행사를 마무리지을 수 없는 위기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정국분위기를 바꾸기 위한 국면전환용 고육책인 셈이다. 당초 김 대통령은 특검의 수사상황을 지켜본 뒤 2월 말쯤 취임 4주년을 맞아 개각을 단행한다는 생각이었으나 주말에 결심을 바꿨다는 후문이다.청와대가 흔들리는 상황을더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26일 오전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부처간 이해 및 정책과 관련해 혼선이 있을 때는 청와대가 조정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개각 대상자에 대한 기초 검토작업을 끝내고,2∼3배수 압축작업을 거친 뒤 대통령의 낙점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한 관계자는 “이번 개각은 ‘탈(脫) 정치형’ 성격을 띨 것”이라고 말했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고질병 부패 추방” 시민들 호응 밀물

    “내부 비리로 놀란 가슴,양심의 호루라기가 지킨다.” 참여연대와 전국공무원직장협의회총연합(전공련)은 25일 낮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근처 길거리에서 공무원과 시민들을 상대로 공익제보자 10대 행동수칙이 적힌 흰색 바탕의 ‘클린카드’를 나눠주며 캠페인을 벌였다. 참여연대와 전공련 회원 20여명은 현수막을 들고 인도와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지하도 주변을 돌았다.이 일대는 한 때캠페인을 지켜보려는 시민과 취재진이 몰려들어 발디딜 틈도없이 북새통을 이뤘다. 회원들은 직접 호루라기를 불며 시민들의 지지와 관심을 부탁했고 한목소리로 ‘공익보호자헌장’과 ‘공익제보자 10대행동수칙’을 낭독했다. 지난 92년 당시 군부재자 투표 부정을 폭로했던 이지문(李智文) 전 중위가 회원들과 함께 ‘클린카드’를 나눠 주자그를 알아본 시민들이 손을 꼭 잡으며 “힘내라.”고 격려했다. 손바닥 크기만한 ‘클린카드’를 받아들고 격려의 박수까지보낸 회사원 이규성(33)씨는 “늦은 감이 있지만 공익제보에대한 여론을 환기시킬 수 있는 캠페인이 시작돼 다행”이라면서 “한국 사회의 부패구조를 치유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양심적 고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행정자치부 직원 이재풍(李在豊·54)씨는 “부패척결을 위한 공익제보의 활성화는 대단히 바람직한 현상”이라면서도“공익제보가 상식선을 벗어나 원한을 갚는 등의 보복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도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정부중앙청사에서 근무하는 김병옥(金炳玉·47)씨는 “사회적 인식이 변하지 않고 부패방지법 등 제도적 장치만 마련한다고 부정·부패가 일시에 사라지지는 않는다.”면서 “비리를 알고도 몸을 사리는 공무원의 ‘보신주의’를 먼저 척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캠페인에 참여한 참여연대 오광진(29) 간사는 “공익을 위해 조직 내부의 비리를 폭로한 제보자를 색안경을 끼고 ‘배신자’,‘고발자’등으로 몰아가는 사회적 편견이 큰 문제”라면서 “시민들이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따뜻한 격려를 보내준다면 내부고발자 보호제도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기대했다. 참여연대와 전공련은 오는 6월까지 정부과천청사와 국세청,감사원,서울 시청 등 주요 관공서 주변에서 호루라기를 불며거리 캠페인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영표기자 tom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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