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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생명] ‘백두대간 보호’ 출발부터 흔들흔들

    [환경·생명] ‘백두대간 보호’ 출발부터 흔들흔들

    “한반도를 가로지르는 중심축인 백두대간마저 훼손되면 안 된다(산림청).”“그렇다고 지역주민의 재산권 행사에 제약이 가해지면 되나요(주민).” 올 1월1일부터 발효된 백두대간보호법에 따른 보호구역 지정 범위를 둘러싸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지역주민간 신경전이 한창이다. 더이상의 훼손을 막고, 법 테두리안에서 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법을 만들었지만 관점이 서로 다른 탓에 갈등의 골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보호지역 면적이 당초 계획보다 크게 줄어드는 등 법 제정 취지가 무색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몸살 앓는 백두대간 백두대간은 대륙으로부터 야생 동식물이 들어오는 이동통로이자 우리나라 산림자원의 비축기지 구실을 한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식물(4071종)의 33%에 이르는 1326종이 분포하고 이중 108종은 한국 고유 특산식물이다. 수달, 산양, 삵, 담비 등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종들도 대부분 이곳에 서식한다. 해발 1000m 이상 높은 산들이 많은 데다 동쪽은 해양성 기후, 서쪽은 내륙성 기후를 이루는 독특한 지대여서 ▲비무장지대 ▲도서·연안지역과 함께 한반도의 3대 생태 축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백두대간의 대표적인 훼손 사례는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정선군 임계면에 걸쳐 있는 자병산이다. 백두대간 마루금을 지나가는 자병산은 1978년 석회석 광산을 개발하면서 229㏊에 달하는 산림이 송두리째 사라진 상태다. 환경단체에 따르면 현재 계획된 65㏊ 규모의 추가 개발사업이 마무리되면 자병산은 원래 지형보다 200m 내려앉은 모습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녹색연합 이유진 간사는 “자병산은 개발로 인한 국토 파괴의 대표적 현장”이라면서 “정상은 사라져 버렸고 지난 20년간 생태복원은 커녕 산림녹화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자병산의 석회석 광산은 한 사례일 뿐이다. 산림청에 따르면 현재 백두대간 산줄기를 따라 12개의 광산이 개발 중인가 하면 도로(72개)와 철도(5개), 댐(6개) 그리고 각종 위락단지와 목장, 군사시설 등이 늘어서 있다. 백두대간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른 야생동·식물의 서식처 단절과 파괴 등 생태계 훼손의 심각성도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다. 광복 이후 압축적 경제성장의 개발논리와 이로 인한 난개발 앞에 국토의 등줄기인 백두대간도 피해갈 수 없었던 것이다. ●보호지역 26만㏊ 잠정 결정 이같은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가 바로 백두대간보호법인데, 정부 당국은 올 상반기까지 산림청 고시로 개발행위를 제한하는 보호지역 범위를 확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미 보호지역 내에 생활권을 형성하거나 재산권을 가진 주민 및 각종 개발을 계획하고 있는 지자체 등의 반발로 예정대로 실행될지는 불투명하다. 현재 산림청은 32개 시·군 자치단체가 제출한 의견 등을 반영해 보호지역 면적을 26만 5838㏊로 잠정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림청은 “마지노선인 25만㏊는 유지한 것”이라고 자위하고 있지만, 지난해 5월 작성한 기초도면(53만 5918㏊)의 49.6%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개발행위가 금지되는 핵심구역은 당초 24만 2477㏊에서 17만 1161㏊로, 제한적 개발이 이뤄지는 완충구역은 29만 3441㏊에서 9만 4677㏊로 크게 축소됐다. 특히 강릉시의 경우 33개 쟁점구역중 22개 구역이 핵심·완충구역에서 제외됐고 재산권 침해 논란이 심했던 왕산면 일대는 완충구역에서 대거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삼례(인제군의회 의장) 강원도 시·군의회협의회장은 “백두대간 보호의 필요성은 공감하나 그로 인해 생활이 침해되고 생활터전을 잃어버리는 결과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면서 “주민 동의 과정이 반드시 필요한 만큼 (현재는 추이를)관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정안 내용대로 확정될지조차도 불투명한 대목이기도 하다. 산림청은 재산권 보호 등을 위해 보호지역내 30%에 이르는 8만여㏊의 사유림에 대해서는 산주 요구시 매수할 방침이지만, 주민·지자체 반발에 대한 미숙한 대응과 협상력 부재가 결과적으로 법 제정 취지를 약화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보호지역 축소는 주민들의 이해부족에도 기인하지만 주민 참여를 유도하는 당국의 노력 부족의 결과”라고 말했다. 유기준 상지대 교수는 “백두대간 보호의 기본은 자연환경적 가치에 있으나 삶의 터전으로서 형성된 사회·인문적 가치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면서 “환경자원에 대한 규제가 아니라 국보(國寶)관리라는 공감대 형성이 선행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백두대간이란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끊임없이 이어져 이 땅의 ‘등뼈’를 이루는 산줄기를 일컫는다. 총길이 1 400㎞(남한은 강원도 고성 향로봉∼지리산 천왕봉까지 684㎞)로 동쪽과 서쪽 물길이 서로 섞이지 않는 산줄기(山徑)의 중심축이다. 이익의 성호사설(1760년)에서 처음 사용됐으나 그 자취는 10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 풍수지리의 비조로 불리는 신라말 도선(827∼898) 스님의 비결서인 옥룡기(玉龍記)에 “우리나라의 지맥은 백두산에서 일어나 지리산에서 그치는데…”라고 기록, 백두대간의 존재가 처음으로 언급돼 있다. 이후 여암 신경준의 산경표(山經表)에서 1대간(大幹),1정간(正幹),13정맥(正脈)으로 체계화됐다.
  • [열린세상] ‘5년 단임’은 과거사 청산 대상/황병선 청주대 초빙교수·언론인

    한국 국민에게 ‘개헌’은 역사적 ‘악몽’과 같은 존재다. 정부수립 이래 아홉차례 개헌이 있었지만 이승만 박정희 정권의 집권 연장용 ‘3선개헌’ 두차례, 그리고 영구 독재를 겨냥한 72년의 ‘유신 개헌’등 끔찍스러운 기억으로만 뇌리 속에 남아 있다. 집권자의 임기 후반이 되면 검은 유령처럼 개헌논의가 대두되고 치밀한 군사작전처럼 어용 언론과 행정조직을 총동원한 국민투표가 진행된다. 당연한 듯 가결되고 그 결과 독재정권이 연장되는 것이 우리 개헌의 역사였다. 그나마 임기7년 대통령 간선제를 현행 임기5년 단임제로 고친 87년 직선제 개헌이 민주화 투쟁의 결실로 헌정사에 남은 유일한 밝은 기록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민주주의 발전, 정치발전이라는 민주화 투쟁의 본뜻을 오롯이 담아내는 데는 실패한 채 정치세력간 현실 타협의 결과로 5년단임제라는 명분없는 권력구조를 탄생시킨 얼치기 개헌이었다. 국민들은 처참한 헌정사의 아픈 기억 탓에 ‘개헌’하면 우선 의심스러운 눈길부터 보내며 개헌의 거론 자체를 터부시하는 정서가 있다. 이런 국민적 ‘개헌 알레르기’를 잘 아는 정치권은 여야 모두 5년단임 헌법을 언젠가는 반드시 개정해야만 한다는 인식을 공유하면서도 먼저 개헌논의를 제기하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치제도 개혁과 과거사 청산에 정치적 승부를 걸고 있는 노무현 정부가 출범한지 2년이 되어오는 현 시점에서 개헌문제 공론화를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마침 야당의 김덕룡 원내대표가 국회연설에서 ‘당리당략을 떠난 개헌문제 연구’를 공식 언급하고 나섰다. 무척 조심스러운 발언이어서 이것이 한나라당의 당론인지 또는 개헌 논의를 시작하자는 제의인지 모호하지만 정치권에 개헌이란 화두를 던져준 것만은 분명하다. 열린우리당의 싱크탱크인 ‘열린정책연구원’도 헌법의 권력구조 개편문제를 ‘기본 연구과제’로 채택하는 등 진일보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당 주변에선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자시절 ‘임기 중 개헌’을 언급했었다는 사실이 새롭게 거론되고 있다. 여야 모두 개헌문제에 구체적 접근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여기서 여와 야 어느쪽, 또는 누가 먼저 제기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역사에, 과거사를 청산하는 데 보다 책임의식을 갖는 지도자들이 당당하게 개헌 공론화에 나설 때가 아닌가 한다.5년단임제 헌법은 민주투쟁의 결실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당시 정치세력간 타협의 산물이기도 했다.“5년임기 한번만 하고 반드시 떠난다.”는 권위주의정권 퇴치용 방편이자 3김 정치구도의 반영이라는 반시대적 성격이 내포돼 있다. 결과적으로 민주·정치발전, 국정운영의 효율성 등을 중시하지 않고 정치지도자들이 돌아가며 대통령하는데 편리한 제도를 채택해 명분이나 현실정치적으로 많은 문제를 야기하는 헌법이 됐다. 대선과 총선 시기가 엇갈리는 데서 오는 정치적 불안정, 훌륭한 업적을 남긴 대통령에 대한 평가방법 부재,‘조기 레임덕’ 현상 등 5년단임이 갖는 문제점들뿐 아니라 반시대적 성격 때문에 ‘5년단임’은 우선적 과거사 청산 대상이며 정치제도 개혁 과제로 인식되어야 한다. 임기 중 개헌이 노무현 대통령의 확고한 속뜻이라면 여권이 하루속히 개헌을 공론화해야 한다. 경제살리기에 매진해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어차피 경제살리기와 개혁작업은 병행 추진될 수밖에 없는 과제다. 과거처럼 정권연장이나 재집권 음모가 내재된 개헌이 아니며 여야 공동으로 추진하는 ‘바로잡는’ 개헌작업인 만큼 정치·사회적 혼란을 야기하거나 경제살리기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지는 않을 것이다. 노무현 정부가 역사적 책임의식 아래 제대로 된 헌법을 만들어 놓고자 한다면 바로 5년 단임의 문제점인 조기 레임덕 현상이 오기 전에, 그리고 양대 선거에 시간적 여유가 있어 ‘차기 후보’들 사이에 갈등 소지가 적은 현 시점에 개헌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대통령 4년 중임의 정·부통령제든 책임총리제든 권력구조의 핵심부분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조속히 이뤄낼 초당파적 기구의 발족이 기대된다. 황병선 청주대 초빙교수·언론인
  • [데스크시각] 리더십을 벤치마킹하라/오풍연 공공정책부장

    올해 초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2005년의 이슈’로 ‘리더십’을 꼽았다. 사실 각 분야를 이끌어가는 지도자에게 리더십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없다. 그들이 리더십을 어떻게 발휘하느냐에 따라 국가 발전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더십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역사도 이를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카이사르와 아우구스투스 없는 대로마제국은 생각할 수 없다. 관용을 주장한 링컨의 신념과 희생이 없었다면 미국은 남북의 두 나라로 갈라져 지금처럼 번영을 구가하지 못했을 것이다. 처칠이 있었기에 히틀러의 칼날을 무찌르고 영국과 유럽을 구할 수 있었다. 이들이 지금까지 존경받는 것도 탁월한 리더십을 갖췄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 사회를 보면 리더십이 더더욱 절실해진다. 경제회생, 정치개혁, 여야관계, 노사관계 역시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 그럼에도 리더십이 발휘되기는커녕 점점 무너져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중요한 고비마다 그것으로 인해 국민들에게 실망감만 안겨주고 있다. 정치권의 리더십 실종은 누차 보아왔기에 언급할 필요성조차 느끼지 않는다. 하지만 리더십을 거의 도전받지 않았던 노동계도 같은 전철을 밟는 것 같아 씁쓸하다. 민주노총의 노사정위 복귀 무산은 이수호 위원장의 리더십 부재에서 비롯됐기에 더욱 그렇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우리 지도자들이 리더십으로 재무장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세계와의 경쟁에서 낙오자가 될 수밖에 없다. 지금 세계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지 않은가. 국내에서 아옹다옹할 때가 아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리더십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석학들이 부시 대통령에게 한 고언은 노 대통령이 그대로 받아들여도 좋을 듯하다.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위대한 지도자들은 공동의 목적을 추구하기 위해 정치적 적수들까지 포용했다.”면서 통합적 리더십을 주문했다. 또 존 미첨 뉴스위크 편집인은 “위대한 지도자들은 신념과 실용주의간에 균형을 맞출 줄 알았다.”고 강조했다. 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성공한 지도자의 덕목으로 꼽은 ‘서생적 문제의식’ 및 ‘상인적 현실감각’과 맥을 같이한다. 그럼 성공적 리더십을 살펴보자. 흔히 리더를 말할 때 4가지 자질을 거론하고 있다. 인격, 비전, 행동, 확신이 있느냐를 놓고 리더로서의 자질론을 저울질한다. 먼저 리더는 인격의 고결성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다. 또 최고의 리더는 실천하는 사람이다. 비전을 추구하기 위해 리더 스스로가 헌신하는 모습을 솔선해 보여줌으로써 비전에 대한 공감대를 넓힐 수 있다. 그럴듯한 말재주와 분위기 조성으로 한두번 남들을 현혹할 수 있을지 몰라도 금방 탄로나는 법이다. 아울러 리더는 건강한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이는 교만이나 이기주의와는 완전히 다르다. 특히 지도자에겐 ‘믿음성’이 있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목표와 인센티브를 내걸어도 믿을 수 없는 지도자에게 자신을 의탁하는 사람은 없다. 왜냐하면 그 목표 자체가 의심받기 때문이다. 카리스마나 통솔력, 뛰어난 언변 등 우리가 당연시했던 리더십 덕목보다는 오히려 도덕적 품성이 훨씬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 역시 겸허한 자기 반성과 수양에서 출발한다. 무엇보다 여야 정치권이 리더십 회복에 앞장서야 한다. 참여정부 출범 후 2년간 국민과 나라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은 채 반목과 갈등만 증폭시켜 오지 않았는가. 각자 아집에 빠져 일방통행을 해온 결과다.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리더십을 벤치마킹해 국민에게 희망을 주길 바란다. 오풍연 공공정책부장
  • [Anycall프로농구] 드래프트 중단 해프닝

    “다들 그냥 나가.” 최부영 경희대 감독을 비롯한 대학농구 감독들과 드래프트 대상 선수들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2일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2005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에서 사상 초유의 집단퇴장 사태가 벌어진 것. 발단은 1라운드 2순위로 재미교포 김효범이 지명되면서부터.‘믿을 수 없는 덩크 동영상’의 주인공으로 네티즌 사이에 센세이셔널한 관심을 모은 김효범은 미국 뱅가드대학의 주전 포인트가드로 가공할 탄력과 환상적인 테크닉의 소유자. 하지만 김효범은 미국내 리그 일정을 이유로 이날 트라이아웃(시범경기)에 불참해 대학 감독들과 학부모들의 불편한 심기에 불을 붙였다. 김춘수 한양대 감독은 “해외동포들이 상위순번을 싹쓸이한다면 국내 아마추어 농구는 고사할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외국인 용병 탓에 가뜩이나 키 큰 유망주들이 농구를 그만두는 현실에서,‘해외파’의 대량 유입땐 상황이 악화될 소지가 크다는 것. 우여곡절 끝에 1시간여 만에 드래프트는 속개됐지만 ‘해프닝’으로 치부하기엔 쑥스러운 장면이었다. 지난해 1월 한국농구연맹(KBL) 이사회는 2005년 드래프트부터 ‘해외동포’에게 문호를 개방하기로 했고, 한달 전 김효범과 한상웅 등 해외파 3인의 드래프트 참가도 확정됐다. 사전에 충분히 조율할 수 있었지만,KBL과 대학팀 서로간의 소통 부재로 파국으로 치달을 뻔한 것. 한편 ‘질과 양’ 모든 면에서 과거 5년간, 그리고 앞으로 5년간은 이런 거물급 선수들이 쏟아져 나오기 힘들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뜨거운 관심을 모은 이번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순위의 영광은 방성윤(23·로어노크 대즐)에게 돌아갔다. 미국프로농구(NBA) 하부리그 NBDL에서 뛰고 있는 방성윤은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로 국내로 유턴만 한다면 농구판도를 바꿔 놓을 거물로 평가돼 모든 감독들이 탐내 왔다. 행운의 주인은 KTF. 지난 시즌 7∼10위팀 감독들은 추첨에 앞서 각자의 구슬이 배정됐고, 추첨기에서 행운의 ‘파란색’ 구슬이 나온 순간 추일승 감독은 활짝 웃으며 방성윤을 호명했다. 이로써 복귀 여부를 놓고 논란을 빚은 방성윤은 6월 말까지 KTF와 계약을 맺지 않으면 향후 5년간 국내무대에서 뛸 수 없게 됐다. 2·3순위 지명권을 쥔 모비스와 SK는 똑같이 ‘해외파’ 김효범과 한상웅(20·미 폴리고)을 지명했다. 이밖에 일반인 자격으로 참가한 정상헌(고려대 중퇴)이 1라운드 8순위로 오리온스 유니폼을 입어 눈길을 끌었다. 일반인 자격으로 1라운드에 지명된 것 역시 처음 있는 일.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아시아적 가치’ 다양한 쟁점보기

    ‘아시아적 가치’에 대한 평가는 시계추다.20세기 초반에는 자본주의 발달의 걸림돌이더니 80년대 고성장 시기에는 원동력으로 칭송받았다.IMF위기를 기점으로 다시 연고주의로 인한 부패·비효율·낭비의 상징이 됐다. 그러나 냉전 이후 이념 대신 인권을 내세운 미국의 공격이 이어지면서 다시 아시아적 가치는 부상하고 있다. 아시아 시민사회 연구에 주력해온 성공회대 아시아NGO정보센터는 ‘한국, 아시아 시민사회를 말하다’(아르케 펴냄)를 통해 아시아적 가치를 둘러싼 쟁점을 다양하게 짚어보고 있다. 지난해 3∼6월 국내외 학자들간에 진행된 대담을 묶은 이 책은 북한, 페미니즘, 환경운동, 시민운동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초점은 아시아적 가치가 편협함을 넘어 어떻게 세계 시민권을 얻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 가운데 눈길을 끄는 주제는 역시 ‘성공한 독재자 박정희와 실패한 독재자 마르코스’에 대한 필리핀 국립대 미리언 페러 교수의 비교사회분석과 성공회대 조희연 교수의 반론이다. 페러 교수는 비슷한 통치스타일이었는데도 박정희의 경제만 성공한 것을 ‘박정희의 리더십과 사회적 저항의 부재’로 해석했다. 이에 대해 조 교수는 한국은 성공했고 필리핀은 실패했다는 전제에서 출발하면 소극적 해석밖에 나올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뉴스플러스] 유학생·주재원 부재자투표 허용

    중앙선관위는 선거 연령을 19세로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선거기간 중 선거와 무관한 향우회·동창회·종친회 개최를 허용하고 부재자 투표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중앙선관위는 2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정치관계법 개정 시안을 발표했다. 시안은 국내에 주민등록을 두고 국외에 일시 체류하고 있거나 직업상·업무상 선거일에 투표를 할 수 없는 유권자에 대해서도 부재자 투표를 허용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이 경우 외교관, 상사주재원, 유학생 등 국외 거주자와 언론사 기자, 철도기관사, 고속버스 운전사 등이 부재자 투표 대상에 포함된다.
  • “정치과잉이 한국 민주주의 망쳐”

    “정치과잉 속 정치부재” 우리 정치의 문제점을 꼬집으라면 항상 등장하는 용어다. 사실에 입각한 정보와 합리적 사고가 먹히지 않다 보니 정치 스스로 존재가치를 잃어버린다. 지난해 초대형 정치이슈였던 대통령탄핵과 행정수도이전에 대한 헌법재판소 결정이 한 예가 될 수 있다. 고려대 최장집 교수는 “(결정에 대한)찬반을 떠나 정치와 행정을 구분하지 못하고 정치를 행정의 한 요소로 환원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치 광풍이 밀어닥친 것 같지만 내용상으로는 정치실종 사태에 지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계간 당대비평 신년특별호에 실릴 ‘한국 민주주의의 열정과 과잉’에서 미 웰즐리대 캐서린 문 교수는 이런 관점에서 한국 정치를 비판했다. 문 교수는 이 글에서 민주주의는 자기반성에 임하는 정직함과 자제력, 누구든 잘못 알 수 있고 해답을 갖고 있지 않음을 가정하는 겸손, 의견이 다른 자들에게 호혜적인 손길을 내밀려는 의지와 같은 자유주의적 덕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자유주의가 뿌리내리지 못한 사회에서 민주적 참여는 외려 민주주의 발전을 지체시킬 수 있다. 비약적인 민주주의 발전에도 한국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자유주의적 덕목은 마지막 검토 때까지 심판을 보류하고, 타인의 판단을 성실하게 경청하는 것이기에 한국적 상황에서는 환영받지 못한다. 정치 지도자들 대부분은 이용가능한 정보가운데 하나의 입장 주위에 말뚝을 둘러치고 자신의 의견만이 유일하게 옳은 것이라 선포하기 일쑤다. 여기에는 자신이 한 약속에 집착하는 문화가 개입된다. 이런 문화가 결국 민주주의를 저해한다는 문 교수는 “그 권력의 형식과 사용을 언제든 심문하려는 의지없이 민주주의는 유지될 수 없다.”고 글을 맺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좋은도시 만들기] (12) 도시계획 전문가 3人 좌담

    [좋은도시 만들기] (12) 도시계획 전문가 3人 좌담

    우리나라 도시계획의 문제는 주먹구구식 입안과 허술한 기준 등으로 요약된다. 이에 따라 국토 여기저기에 난개발이 초래되는 것이다. 이종상 서울시도시계획국장, 최찬환 서울시립대 교수(도시과학연구원장), 박재길 국토연구원 지역·도시연구실장 등 전문가들로부터 현행 도시계획의 문제점과 바람직한 방향을 들어봤다. 1. 도시계획직 공무원 ●이종상 국장 공무원들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이는 옳다. 도시지역 공무원의 수준은 비교적 높지만 미개발 지역 공무원은 개발경험 부족으로 업무가 미숙한 편이다. 결국 대도시 이외의 중소도시 문제는 여기서 초래된다. 하남시 등 한강을 따라 빌라를 허용한 것은 법상 위반은 아니나 개발을 허용하면 안된다. 이런 차원에서 난개발을 막는데 공무원이 나설 수 있어야 한다. ●최찬환 교수 지방에서는 용도지역안에서 개별적인 개발행위를 허가하지 않을 틀이 없다. 지자체가 지역을 어떻게 할 것인지 기본 청사진이 없는 상태에서 미비한 법에 따라 인허가를 내주는 것 자체가 난개발의 원인이다. 개인이 아무리 잘해도 전체 체계가 잡혀있지 않으면 결국 안되는 것이다. 공공이 전체적인 틀을 맞춰주고 주민은 이를 따라야 한다. ●박재길 실장 무엇보다 공무원의 전문성 문제를 정책의제로 발전시켜야 한다. 보통 공무원들은 도시계획의 보직을 싫어한다. 귀찮은 일만 생기기 때문이다. 보직을 기피하는 상황에서 전문성을 요구하는 것은 어렵다. 의욕과 의식을 갖고 계획을 밀고나갈 공무원 전문가 집단이 필요하다. 런던 어느 지역의 인구는 20만명인데 도시계획직 공무원이 40명이다. 우리나라는 전국 지자체를 합쳐도 도시계획직 공무원은 77명밖에 안된다. 도시에 어떤 시설이 들어가는지도 모른 채 용도지역을 바꿔주는 형편이다. ●이 국장 도시계획 과정에서 민의 수렴은 제도적으로 다 완비돼 있다. 그러나 공무원들이 제대로 운영을 못하는 것 같다. 의견수렴·공청회, 주민의견 청취 등에서 도시계획 문제의 장점과 당위성을 파악하기보다 요식행위로 간주한다. 한강의 수변경관지구 지정만 해도 이해관계자가 엄청 많은 점에서 공청회를 열어 쟁점을 부각시켜서 처리해야 하는데 요식행위로 한 감이 있다. ●최 교수 아직 공무원이 앞장설 부분이 많은데 리딩그룹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다. 구르는 돌에 이끼가 끼지 않는다. 순환보직으로 우리나라 공무원들은 전문성을 갖기가 힘들다. 일본 정부는 외부용역을 많이 주지 않을 만큼 공무원이 알아서 다 한다. 우리나라는 용역을 줘도 이를 관리할 공무원조차 없다. 재량권을 인정해주지 않아 공무원들이 소신을 갖고 일하기가 힘들다. ●이 국장 서울시 도시계획국 직원 123명 중 대졸이상이 83명이다. 그런데 도시계획을 하고 싶어 오는 사람은 없다. 노력에 비해 소득이 없는데다 일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고등수학 문제를 하나 더 푸는 것과 같다. 도시계획직이 보편화돼야 한다. 사실 지적직 공무원은 이제 줄여도 된다. 도시관리는 하루이틀 문제가 아니라 10년 단위의 문제다. 정부나 지자체가 자꾸 민간업체 용역을 주는데 용역만으로 좋은 정책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어느 대통령은 ‘머리는 빌릴 수 있어도‘라고 했지만 공무원이 모르면 민간의 머리를 빌려도 소용이 없다. 도시계획직의 전문직을 키워야 한다. 특수성을 인정하고 고과관리 등도 잘되어야 한다. ●최 교수 도시 계획에서 시행보다 계획이 중요한데 계획의 중요성을 모른다. 읍·면에까지 계획가가 필요하다. 외국에는 한 마을만 전담한다는 말이 나올만큼 공무원들이 전문적이다. 시스템의 전환이 필요하다. 결국 우리는 기본에 인색한 셈이다. 또 하나 우려되는 것은 우리나라 도시개발이 이대로 가다가는 남을 유적이 없다는 점이다.20∼30년된 건물은 모두 헐고 재개발, 재건축하려니 예컨대 욘사마 등 유명 인물의 생가가 남아나지 않을 것이다. 역사가 없는데 새 건물만 있으면 뭐하나. 문화적 관점에서 도시를 바라보는 문화 마인드가 필요하다. ●박 실장 근대도시계획의 출발은 주거 시설의 위생개선이었다. 말하자면 웰빙인 셈이다. 이것은 문화로 귀결된다. 이걸 이끄는 사람이 공무원이다. 도시계획직 공무원들이 1년에 한번씩이라도 모여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감사원이 도시계획 공무원에 대해 획일적으로 감사하면 안된다. 영국에는 감사원 기능과 별도로 플래닝 인스펙터가 있다. 도시계획 감독원이 따로 있는 것이다. 2. 초고층 아파트 ●최 교수 우리나라 사람들은 고층을 선호한다. 서울 삼성동 현대산업개발의 아이파크 아파트의 경우 건폐율은 9%밖에 안되며 녹지가 넓다. 용적률은 그대로 두고 초고층으로 지으면 공동 공간이 넓어져 좋은 것 아닌가. 그런데 낮은 아파트를 옆으로 길게 지어 빈 공지가 없는 실정이다. 용적률만 컨트롤하면 층수는 보다 자유롭게 해줘도 좋은 것 아닌가. ●이 국장 건물의 초고층화 문제는 올해 건축행정의 화두가 될 것이다. 올해는 잠실 제2롯데월드, 여의도 AIG의 층수가 이슈화될 것이다. 고층아파트가 값도 비싸고 선호도도 높지만 초고층 아파트는 여러 측면에서 생각하고 다른 국가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 하지만 오피스빌딩은 슬림화로 가야 한다. 문제는 초고층 아파트의 경우 화재가 날 경우 영화 ‘타워링’과 같은 장면이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대형 화재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낮은 아파트의 경우 주민들이 서로 다 알고 지낸다. 초고층으로 갈수록 아파트 주민간의 커뮤니티 단절 문제는 심각하다. ●박 실장 주변 지역의 경관과 전체적 맥락만 맞으면 초고층 아파트도 허용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도시 전체의 경관차원을 생각해야 한다. 남산을 가리는 식은 안된다. 스카이라인은 한번 무너지면 끝이니 조심해야 하는데 우리는 항상 잃고 난 뒤 깨닫는다. 일본의 경우 교토역사의 규모를 놓고 수년간 논란을 벌였다. ●최 교수 건축물의 개별성도 고려되어야 한다. 어디까지가 초고층이냐는 기준은 규명된 바 없다. 정부가 20층 이상은 안된다고 말하면 건설업체들이 모두 획일적으로 20층짜리를 짓는 것이 문제다. 북한산 기슭의 7,8층이나 경기도 양수리에서 5층짜리는 아주 높아 보여도 도심에서 50∼60층 정도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 층수도 자유로워야 하고 건물 형태의 경우에도 판상형, 탑상형 등 자유롭게 지어야 한다. 3. 난개발 ●이 국장 최근 야기된 도시문제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경기도 용인의 농촌지역에서 벌어진 난개발이다. 두번째 유형은 단독주택지에 세워진 나홀로 아파트, 세번째는 스카이라인을 독점하는 고층건물 등이다.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은 일반주거지역의 고도 규제없이 용적률을 300%까지 허용, 고밀도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1·2·3종으로 세분화하고 용적률을 낮추는 지구단위계획으로 바뀐 뒤 문제점이 보완되고 있다. ●최 교수 공공이든 민간이든 계획의 체계(시스템)가 잘 갖춰지지 않았다. 현재의 도시계획은 용도지역 구분·도시시설·도시사업 등으로 너무 큰 차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럼에도 실제 개발은 필지별로 이뤄진다. 둘 사이를 메울 네트워크가 없다. 즉 미니 도시계획 등 필지와 필지와의 관계, 동네간의 관계 등이 그동안 누락되어 왔다. 전자의 경우 어떤 용도로 지을 것인가 하는 정량적인 문제로 법 체제를 만들기가 쉽다. 하지만 후자는 미적가치 등을 고려하는 것으로 그동안 도외시돼 왔다. 선진국은 공간관리가 굉장히 체계적이다. ●박 실장 도시계획은 도시기본계획, 토지용도를 정하는 도시관리계획, 개별행위의 허가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마지막 부분인 개별적 개발행위에서 난개발이 초래되는 것이다. 결국 총체적인 계획의 부재다. 또한 허가가 대부분 법적기준에 명시돼 있고 요건만 갖춰지면 정부가 허가할 수밖에 없는 것이 문제다. 구체적인 개발행위 허가를 통제할 수 있어야 도시가 관리되는데 우리는 기준이 허술하고 이것이 자의적으로 이뤄진다. 영국은 토지개발의 국유화를 전제로 개발허가는 자유재량으로 한다. 개발행위 허가제를 강화하면서 용도지역 지정을 완화하는 등의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 ●이 국장 서울의 용적률 상승은 도심부 상업지역에 국한되어 있다. 전체 도시계획면적 가운데 극히 일부분이다. 이곳은 주로 종로구, 중구 등 4대문안 지역이다. 인구가 11만명에서 5만여명으로 줄어드는 등 극심한 도심공동화가 우려되는 지역이다. 미국의 도시처럼 사람도 안보이는 그런 도시로 가서는 안된다. 정리 이동구 고금석 기자 yidonggu@seoul.co.kr
  • DMB 콘텐츠 부재로 ‘삐걱’

    DMB 콘텐츠 부재로 ‘삐걱’

    “고속도로 깔아놨는데 정작 달리는 것은 리어카다?” 최근 DMB(이동멀티미디어방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어떤 특색있는 콘텐츠를 내놓을 수 있을지가 큰 관심거리이다. 매체혁명으로까지 칭송받는 뉴미디어지만 엉성한 콘텐츠나 지상파방송의 재탕 삼탕만 전달한다면 거대통신사업자의 배만 불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실제 다양한 채널과 프로그램을 공급할 것이라는 기대 속에 10여년 전에 출범한 케이블TV의 현주소를 짚어보면 이같은 우려가 그대로 드러난다. 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의 케이블TV 채널 점유율은 60% 이상이다. 재전송채널 외에 개별 프로그램의 재전송까지 감안하면 지상파프로그램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라는 평가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뉴미디어가 케이블TV처럼 지상파 프로그램에 잠식된다면 뉴미디어로서 의미가 없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허가권을 쥐고 있는 방송위원회는 뉴미디어 준비사업자들에게 ‘매체 특성에 맞는 콘텐츠 개발’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뉴미디어에 맞는 ‘뉴콘텐츠’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일단 장사가 돼야 한다” 이런 우려에 대해 뉴미디어 사업자들은 “일단 장사가 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위성DMB방송사업을 시작한 TU미디어는 20여개 독립제작사와 손잡고 콘텐츠 개발에 향후 5년간 7000억원을 들이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러나 허재영 홍보과장은 “방송위의 논리도 일리는 있지만 일단 매체 자체가 정착돼야 한다.”면서 “아무리 좋은 소리라도 현실적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매체가 안정적이지 못하면 콘텐츠 투자금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위성DMB사업자들은 은근히 지상파프로그램 재전송을 허용해주길 바라고 있다. 이에 반해 지상파DMB 사업자들은 중계기 설치비와 단말기 마케팅 비용을 보전할 수 있는 묘안을 짜내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더구나 지상파DMB는 유료서비스인 위성DMB와 달리 광고수입에 의존해야 한다. 그런데 단말기 보급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적어도 올해에는 광고비를 못 받을 가능성이 높다. 유큐브미디어 신은정 기획팀장은 “이런저런 조사를 보면 광고 전망은 여전히 부정적”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방송사와 통신사간에 책임 떠넘기기가 일어나고 있다. 통신사는 방송인 만큼 방송사가 부담하라고 주장하는 반면, 방송사는 일부 서비스 유료화로 이 문제해결을 원하고 있다. 그러나 애초 위성DMB에 대한 지상파방송의 대응책으로 지상파DMB라는 개념이 시작됐기 때문에 무료서비스원칙을 쉽게 버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통신사업자들이 “이런 식이라면 사업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투자 리스크를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말라” 칼자루를 쥐고 있는 방송위는 이런 논란에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 위성DMB는 지상파 재전송를 금지한 유료서비스, 지상파DMB는 지상파재전송을 허용해주되 무료서비스라는 대전제에서 벗어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예비사업자들에게 채널을 달라고 떼만 쓸 것이 아니라 1∼2년 정도 인프라와 콘텐츠에 투자할 수 있는 덩치를 키워오라고 요구하고 있다. 방송위의 한 관계자는 “터놓고 얘기해서 새로운 투자에 따른 리스크는 해당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것이 시장경제의 원칙”이라고 잘라 말했다. 예비사업자들의 요구를 다 들어주면 결국 초기투자 리스크를 국민들이 지게 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방송위도 내부적으로는 고심하고 있다. 신기술·신사업 육성을 요구하는 업계의 목소리를 마냥 외면만 할 수 없다. 방송위 조규상 매체국장은 “원칙에는 변함없지만 어쨌든 정부로서는 해당 산업의 발전이라는 측면까지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고민의 일단을 내비쳤다. ●절충점을 찾아야 이런 논란에 대해 양측 모두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상파DMB의 경우 ‘유료화’라는 이름을 피할 수 있는 어떤 특정 서비스를 개발하고, 위성DMB의 지상파재전송 문제도 일정 비율 허용한 뒤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美, 새정부 도와 치안 확립”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정부와 언론은 이라크 총선이 중동의 민주화는 물론 조지 W 부시 정부의 대내외적 정치적 위상을 가름할 중요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부시 미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이라크 총선은 이라크 역사의 전환점이자 자유 신장의 초석이며,‘테러와의 전쟁’의 결정적인 진전”이라며 “이라크 선거는 미국의 안보에도 중요하다.”고 주례 라디오 연설을 통해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라크에서 민주주의가 정착하는 동안 미국의 임무는 계속돼야 한다.”면서 “우리 군대와 외교관, 민간인 요원은 새로 선출된 이라크 정부를 도와 치안을 확립하고 이라크 군경을 훈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이 지칭한 ‘새로 선출된 이라크 정부’는 헌법 제정후 오는 12월 총선에서 구성될 정부를 가리키는 것이어서 내년에도 미군이 이라크에 계속 주둔할 것임을 재확인한 셈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민주주의 국가로서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나라는 없다.”며 “미국의 안보는 항상 자유가 진군할 때 확보돼 왔다.”고 말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30일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총선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예상보다 나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사담 후세인이 권좌에 있던 3년 전만 해도 누구도 이같은 이라크의 발전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라크 전역에서의 선거 진행과 바그다드 주재 미대사관 폭발사고 등 선거를 무산시키려는 저항세력의 테러공격 상황을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라크 총선에 앞서 메릴랜드주 등 미국내에서 진행된 이라크인 부재자 투표상황을 소개하고 “총선일은 이라크인에게 새로운 희망의 날”이라는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뉴욕타임스는 바그다드 주재 미대사관의 폭발사고 등 이라크 총선을 방해하기 위한 저항세력의 움직임을 자세히 전했다. dawn@seoul.co.kr
  • ‘信不구제 혈세 쓰나’ 논란

    ‘信不구제 혈세 쓰나’ 논란

    정부가 다음달 신용불량자들에 대한 추가 지원책을 내놓을 예정인 가운데 여당이 국민세금을 신용불량자 부채탕감에 동원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원자금 마련방안을 짜느라 부심하고 있는 정부 안에서조차 ‘모럴 해저드’(여력이 있는데도 돈을 갚지 않는 등의 도덕적 해이) 확산과 세금 전용(轉用)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특히 납세자들로부터 “혈세(血稅)를 쓰는 것은 사실상의 공적자금 투입”이라는 비판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재정에서 1조원 마련해 신용회복 지원 열린우리당은 지난 25일 비전2005위원회를 열어 스스로 회생할 능력을 상실한 한계 신용불량자의 빚을 금융기관이 손비(損費)처리 하는 방식으로 탕감해 주고, 그 손실분을 금융기관과 정부가 공동으로 부담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한 정부쪽 재원은 각 부처의 경상비 예산을 5%(1조원 추정) 삭감해 마련키로 했다. 이 방안은 재정경제부 장관 출신인 강봉균 정책위 수석부의장의 아이디어로 추진됐다. 강 부의장은 “외환위기 때에도 공무원 임금 등 정부재정을 10% 절감했던 적이 있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신용불량자 지원을 금융기관에만 맡길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정부의 공동부담이 불가피하다.”면서 “공무원 봉급 등 필수경비를 손대는 게 아니라 재정의 비효율성을 줄여 충당하자는 것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상비 예산은 기관의 유지·운영에 쓰는 것을 통칭하는 말로 관서운영비, 여비, 업무추진비 등이 대표적이다. ●재경부 “국가가 너무 깊이 간여하면…” 이 방안의 현실성에 대해 정부 안에서 먼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정치권이 앞장서 정책집행의 ‘실탄’을 마련해주겠다는 데 대해서는 환영할 만하다.”면서도 “그러나 구체적인 실행과정에서는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채권자와 채무자의 상호계약에 정부가 재정을 동원하면서까지 개입하는 것 자체가 부자연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열린우리당 방안대로라면 상당수준의 부채 원금탕감이 불가피해 정부정책의 골간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여당의 계획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일단 원금탕감까지 고려하는 구조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이헌재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여러차례에 걸쳐 “원금을 깎아주면 신용질서가 무너지게 되므로 모럴해저드 방지를 최우선으로 삼겠다.”고 밝혀왔다. ●가구당 6만원…사실상 공적자금 투입? 사실상의 공적자금 투입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공공부문의 경상비라는 것이 어차피 세금에서 나오는 돈이기 때문에 절감을 통해 생겨나는 돈 역시 마음대로 쓸 수 없는 국민의 세금”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이 생각하는 규모 1조원을 우리나라 가구 수(2003년 말 주민등록 기준 1700만)로 나눌 경우 한 가구당 거의 6만원의 세금을 낯모르는 신용불량자 지원에 쓰는 꼴이 된다. 또 오는 4월 재·보궐선거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점에 대표적인 민생정책을 정치권이 주도할 경우 ‘선심’으로 흐를 가능성도 우려된다. 취약계층과 생계형 이외에 좀더 사정이 나은 신용불량자들로 수혜폭이 넓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안재욱 경희대 교수는 “경상비는 국민세금이기 때문에 이를 다른 곳에 쓸 경우 결국 다음 회계연도에 국민부담을 가중시키게 될 것”이라며 “특히 정부가 일괄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시장경제 원리와 안맞는다.”고 말했다. 이어 “여당의 방안은 당장이야 신용불량자 수를 줄일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신용불량자나 금융기관 모두의 모럴해저드를 낳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태균 전경하기자 windsea@seoul.co.kr
  • [클릭 이슈] 문화재 보존 해법은 무엇인가

    [클릭 이슈] 문화재 보존 해법은 무엇인가

    지난해 9월 유홍준 문화재청장 취임후 ‘문화재 보존방식’을 둘러싼 설전이 뜨겁다. 취임 이전 미술사학자(명지대 교수)로 문화재 행정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그가 무분별한 복원의 폐해를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문화재 보존관리정책이 잇따라 재검토되고 있는 것. 그러나 복원의 불가피성을 주장하며 ‘유홍준식 보존정책’을 비판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아 문화재 복원문제는 당분간 문화재계 최대 이슈가 될 전망이다. ●재검토되는 문화재 복원계획 최근 국립문화재연구소는 국보로 지정된 석조문화재 6건에 대한 보존대책 보고서를 문화재청에 제출했다. 석가탑, 감은사지탑 등 안전진단에서 문제가 드러난 문화재의 보수 및 복원계획이 담긴 보고서였다. 문화재청은 지난 21일 옛 국립중앙박물관 회의실에서 보고서 내용을 기자들에게 브리핑했다. 그러나 이 문건은 지난해 10월 이미 문화재위원회에서 사실상 해체 및 복원 결정이 났던 석가탑의 경우 장기간 지켜본 뒤 보수방향을 결정하는 것으로 바뀌는 등 유 청장의 의중이 상당부분 반영되면서 ‘해체’ 또는 ‘복원’보다는 장기간의 ‘정밀관찰’이나 ‘부분 보수’쪽으로 상당히 기울어 있었다. 유청장은 앞서 지난 연말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여수 진남관은 해체복원 방안을 전면 재검토하고, 석가탑과 다보탑, 감은사지 동·서 3층석탑 해체및 보수계획 복원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었다. 이와 함께 복원이 완료된 미륵사지 동탑을 ‘20세기 최악의 복원사업’이라고 비판하는가 하면 충북 보은 법주사의 청동대불, 전남 화순 쌍봉사 대웅전, 철원 도피안사의 철조 비로자나불좌상 등의 예를 들어 복원의 폐해를 강력 비판했다. 유 청장은 “차라리 그대로 두었다가 무너지면 그때가서 복원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문화재 복원에 강한 거부감을 표시했다. ●해체·복원의 불기피성 주장도 적지 않아 문화재 해체·복원에 대한 유청장의 이같은 거부감에 대해 문화재청이나 문화재연구소 일부 전문가들은 “실태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빚어진 현상”이라고 반감을 나타냈다. 문화재연구소의 한 간부는 “석가탑의 경우 정밀 안전진단 결과 더 이상 두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 서 해체·복원이 사실상 결정됐었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까지 통과한 사안이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 다른 간부는 “기존의 해체복원 방안도 충분한 관찰과 추가적 검사를 전제로 한 것이었는데 청장 발언 이후 기존의 정책이 모두 무분별한 것으로 비쳐졌다.”며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전문가들 “원형손상 더 심해져” 이들은 “무너지면 그때가서 복원해도 늦지 않다.”는 청장의 말은 무분별한 해체복원의 폐해를 지적하면서 나온 상징적이고 극단적인 표현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목조 문화재의 경우 무너지면서 목재가 늘어지거나 부러질 수 있으며, 석조 문화재도 붕괴 과정에서 석재가 추가로 부서져 원형 손상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분 보수를 통해 무너지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그것마저 한계에 다다르면 해체·복원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다만 미륵사지 동탑 등 충분한 조사와 검토 없이 즉흥적으로 이루어진 해체복원의 결과물은 유 청장의 지적대로 문제가 적지 않음을 시인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특별관리중인 문화재-석가탑 해체·복원 보수유지로 전환 현재 논의의 중심이 되는 문화재는 불국사 삼층석탑(석가탑·국보 제21호)과 다보탑(국보 제20호), 감은사지 서삼층석탑 및 동삼층석탑(국보 제112호), 미륵사지 서탑(국보 제11호), 경주 첨성대(국보 제31호) 등 6개다. 이들은 모두 7∼8세기 건립된 우리나라 최고의 석조 문화재로, 오랜 세월이 경과함에 따라 균열과 풍화, 내부 공동화 등 여러가지 문제점이 발견되고 있어 ‘특별관리’에 들어간 지 오래됐다. 지난 21일 국립문화재연구소 배병선 건조물연구실장은 이들 석조문화재의 현재 상태와 보존관리 대책을 브리핑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감은사지 서삼층석탑은 맨 꼭대기층을 덮은 옥개석의 탈락 우려가 있고 옥개 받침석이 파손되는 등 옥개석 구조가 매우 불안정한 상태다. 이에 따라 연구소측은 최소한 꼭대기층인 3층의 해체보수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불국사 3층석탑은 당초의 해체복원 계획에서 장기계측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균열 및 이격 부위 등 위험 부위에 각종 계측장치를 부착해 실시간 모니터링에 들어가기로 했다. 모니터링 도중 안전상 도저히 버틸 수 없다는 판단이 서면 그때 해체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정림사지 오층석탑은 벌어지거나 파손된 부위를 석재로 메우는 방법(의석 처리)을 쓰고, 표면강화제 처리로 더 이상의 부식이나 파손을 막는 방식으로 보수를 진행하게 된다. 다보탑은 누수가 석탑 훼손의 주요 원인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난간부 해체후 누수경로를 파악해 누수를 막고, 균열된 부재를 접합·강화처리할 계획이다. 미륵사지 서탑은 4년 전부터 해체조사가 시작돼 이미 1층만 남기고 모두 해체된 상태다.1층까지 해체조사가 완료되면 이를 바탕으로 보수 및 복원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상처, 소독하지 말고 씻으세요

    다음 중 옳은 항목에 ○표 하시오. 1. 상처(열상·좌상·봉합상·욕창 등)는 반드시 소독해야 한다. 2. 소독하지 않은 상처는 곪는다. 그래서 소독이 필요하다. 3. 곪은 상처도 반드시 소독해야 한다. 4. 상처에는 거즈를 대 치료한다. 5. 상처를 물로 씻어서는 안된다. 6. 딱지는 상처가 아물 때 생긴다. 딱지가 생겼다면 상처가 치료된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해 일반인은 물론 의사, 간호사도 대부분 ○표를 할 것이다. 그러나 정답은 모두 ×다. 위의 문항대로 하면 상처 치유를 더디게 할 뿐이다. 이처럼 의료 종사자는 물론 일반인도 대부분 상처 치료에 대해 잘못된 지식을 갖고 있다. 이와 관련된 옳은 지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특별히 감염됐다고 판단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상처를 소독해서는 안된다. 소독은 치유를 더디게 할 뿐 치료에 전혀 도움을 주지 않는다. 2. 소독을 해도 상처가 곪는 것은 막지 못한다. 화농은 다른 메커니즘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3. 곪은 상처는 소독해도 치료 효과가 전혀 없다. 오히려 간단한 수술처치를 통해 괴사조직을 제거하고 치료하는 것이 낫다. 4. 상처(특히 피하 결손 부위)에 거즈를 대는 것은 치유를 더디게 한다. 거즈는 상처를 건조하게 해 딱지를 만들며, 이는 상처 회복에 장애가 된다. 특히 거즈는 상처에 들러붙어 이를 교환할 때 새로 돋아난 신생 조직을 파괴하는 등 2차 상처를 낸다. 5. 대부분의 상처는 깨끗한 물이나 생리식염수 등으로 씻는 것이 좋다. 소독약은 세균을 죽이지만, 피부 재생세포도 함께 죽인다. 피부에 상처가 나면 인체는 진물이라는 삼출액을 배출하는데, 여기에는 피부 재생에 필요한 많은 물질이 함유돼 있다. 소독은 피부 재생세포와 재생물질을 죽이는 결과를 초래, 치료를 더디게 한다. 6. 상처가 건조해지면 딱지가 형성돼 피부의 치료작용이 떨어지므로 치유기간이 오래 걸리고, 흉터도 크게 남을 수 있다. 누구나 생활하면서 크고 작은 상처를 경험한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런 저런 흉터를 갖고 산다. 그러나 대부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여기는 이 상처가 사실은 생기지 않았을 수도 있는 것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잘못된 처치와 치료 때문이다. ●건조드레싱 방식 지금까지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상처 치료방식이 바로 상처를 건조시켜 치료하는 이른바 ‘건조드레싱’방식이다. 상처 부위에 거즈나 1회용 밴드를 붙이는 것이 중요한 상식처럼 굳어진 것도 이런 방식에 익숙해진 탓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상처는 딱지가 생겨야 빨리 낫는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또 상처 부위의 감염을 막기 위해 사용하는 항균제나 소독약이 상처 치유에도 효과가 있다고 여기고 있다. 그러나 이런 약제를 남용할 경우 피부재생에 필요한 세포까지 괴사시켜 치유를 더디게 할 뿐이다. 특히 건조드레싱 방법으로 상처를 치료할 경우 상처 부위에 딱지가 생길 수밖에 없어 치유를 지연시킬 뿐 아니라 작은 상처에도 흉터를 남기게 된다. 또 거즈를 수시로 바꿔줘야 해 번거로울 뿐 아니라, 상처 면에 달라붙은 거즈를 떼어낼 때마다 새로 자리를 잡은 재생피부가 떨어져 나가면서 2차 상처를 입게 되고, 이 바람에 통증은 물론 흉터도 생각 이상으로 커지게 된다. ●이제는 습윤드레싱 그렇다면 상처 치료에는 어떤 방법이 좋을까. 영국의 동물학자 윈터는 ‘상처는 건조 상태보다 수분을 적당히 함유한 상태에서 상피의 재형성이 2배 정도 빠르며, 삼출액(진물)에는 피부 재생에 필요한 성장인자가 많이 함유돼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후 주목받은 상처 치료법이 바로 ‘건조드레싱’방법의 단점을 보완한 이른바 ‘폐쇄성 습윤드레싱’방식. 이 방법으로 상처를 치료한 결과 흔히 딱지라고 부르는 가피가 생기지 않아 재생피부의 손상이나 통증이 거의 없는 것은 물론 흉터 생성이 억제됐으며, 건조드레싱에 비해 처치기간도 절반 가량 짧아졌다. ●드레싱제 초기 드레싱제는 필름을 주로 이용했으나 최근에는 삼출액 흡수 및 보습환경 조성에 보다 유리하고 사용이 간편한 스펀지 형태의 ‘폴리우레탄 폼 드레싱제’가 폐쇄성 습윤드레싱의 주종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이를 전량 수입에 의존, 가격이 비싼 것이 단점이었다. 화상 환자가 가격 부담 때문에 습윤드레싱 치료를 받지 못한 경우도 흔할 정도. 그러다가 2001년부터 국산 습윤드레싱제인 메디폼(바이오폴)이 개발, 공급되면서 화상 등 대형 외상은 물론 일상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작은 상처의 습윤드레싱 치료가 가능하게 됐다. 메디폼은 서울대병원 성형외과, 한강성심병원 화상센터 등에서 임상시험을 거쳤으며, 세계 최초로 2㎜ 두께의 제품을 개발해 화상·욕창은 물론 가정에서도 작은 상처에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이 드레싱제는 보호·흡수·접촉층 등 3층 구조로 돼 있으며, 특히 폴리우레탄 발포체로 된 흡수층은 자기 무게의 10배가 넘는 삼출액을 흡수했다가 상처 부위에 서서히 방출, 적절한 습윤환경을 조성하는 역할을 한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열린세상] 밀양 성폭행 사건은 이제 시작이다/신의진 연세대 소아정신학 교수

    세명의 여중생이 고등학생으로부터 집단 성폭행을 당한 사건이 우리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성폭력이 오랜 기간 계속되어도 방치될 수밖에 없었던 학교 환경, 수사과정에서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가 부족하다 못해 이들에게 또다시 정신적 폭행을 가한 점, 청소년 가해자들에 대한 대처방안의 부재 등 갖가지 문제점들이 드러났다. 여성부와 인권위가 문제점에 대한 진상조사에 들어가고 분노한 시민들과 여성단체들의 목소리가 드높다. 밀양 성폭행 사건은 특수 상황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일반적 성폭력 사건을 대표한다는 점에서 우리를 경악하게 한다. 여성 특히 미성년에게 가해지는 성폭력 사건의 경우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거의 밀양 사건과 유사한 결과를 초래해 폭행 피해자들과 부모들은 죄인 아닌 죄인이 되어버린다. 밀양 사건은 성폭력 관련 해묵은 문제들을 우리 사회가 뼈저리게 뉘우치고 개선하는 시발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왜 우리는 밀양 성폭력 사건을 이렇게밖에 해결할 수 없었던 것일까? 먼저, 우리의 뿌리 깊은 가부장적, 남성우월주의의 문화가 아직도 팽배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밀양사건의 경우 제도상의 문제점도 있겠지만 여성의 성폭행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더 큰 문제를 만들었다.“밀양 물을 너희들이 흐려 놓았다.”는 식의 경찰관의 언급이 사실여부를 떠나 성폭력에 대한 우리 사회의 왜곡된 시각을 단적으로 드러내었다. 성폭력 피해 여성들을 더럽혀진 몸을 가진 비인격적 존재로 비하하는 왜곡된 시각은 가해 남성뿐 아니라 피해 여성의 가족들도 공유하게 된다. 그 결과 딸이 성폭력을 당하면 집안의 수치로 여겨 수사는 고사하고 치료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게 하는 경우가 더 많다. 또한 가해자 역시 이러한 점을 노려 비교적 쉽게 성폭행을 하게 되고 별다른 죄책감도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유아들은 진술 능력이 부족한 점 때문에 더욱 자주 성폭행의 피해자가 되기도 한다. 또한, 이번 사건을 통해 우리 청소년들을 보호하는 시스템이 너무도 허술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통감하게 된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우리가 보호해야 할 청소년들이다. 물론 가해자들이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죄가 가벼운 것은 절대로 아니다. 하지만 최근 미성년 성폭력 가해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가 직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을 통하여 범람하는 성적인 자극과 나날이 증가하는 우리 사회의 폭력성이 성폭력 가해 청소년을 양산하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또한 이들 가해 청소년들의 부모들에게 사회는 어떤 책임을 물어야 하는지에 대한 여론도 형성되어 있지 않다. 특히 형사적 책임을 물을 수 없는 14세 미만의 어린 성폭력 가해자들은 아무 처벌이나 조치가 없이 방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이 미래에 만성적 성폭행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그냥 바라보고만 있는 셈이다. 성폭력의 예방은 궁극적으로 가해자의 수를 줄이는 것인데 지금 우리의 청소년 보호 대책은 이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성년 범죄를 처리하는 법무부의 의지와 법률 개정이 필수적이다. 학교 역시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학교폭력 문제가 표면에 떠오른 지 꽤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 효과적으로 학교 내에서 처리되지는 못하고 있다. 더구나 학생들이나 학생 교사 사이의 성폭력 사건은 대부분의 학교에서 쉬쉬하다가 문제가 크게 불거진 이후에야 대책을 세우는 정도로 늑장 대응을 하고 있다. 성폭력 문제도 흔히 일어날 수 있는 학교폭력의 한 형태이므로 종합적인 학교폭력 대처 제도 속에 포함시켜 제대로 다루어야 할 것이다. 밀양 성폭행 사건은 참으로 다양한 우리 사회의 문제를 모두 드러낸 사건이다. 아물지 않은 상처를 서둘러 닫으려 하지 말고 찬찬히 모든 문제를 드러내어 근본적인 치유를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밀양 여중생 성폭력 사건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신의진 연세대 소아정신학 교수
  • 軍檢, 남재준 총장 소환키로

    국방부 검찰단이 21일 육군 장성 진급비리 의혹과 관련, 남재준 육군참모총장을 참고인으로 소환하기로 결정, 육군의 반발과 함께 파문이 예상된다. 비록 참고인 자격이라고는 하지만 육군의 최고 책임자인 참모총장이 인사문제로 군 검찰에 소환된 전례가 없어 실제 검찰 출석이 이뤄질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군 검찰은 군사법원에 기소된 4명의 피고인에 대한 첫 공판이 끝난 뒤 이들의 변론을 맡은 변호인측에 남 총장에 대한 군 검찰 출석요구서를 전달했다. 하지만 변호인측은 ‘우리는 기소된 피고인에 대한 변호인이지, 남 총장 변호인이 아니다.’며 수령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군 검찰은 남 총장 출석요구서를 우편이나 인편을 통해 육군측에 공식 전달할 방침이다. 군 검찰은 남 총장에 대한 소환계획을 사전에 윤광웅 장관이나 국방부측에는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방부의 최고위 법무 책임자인 법무관리관 박모 준장도 휴가중인 것으로 확인돼, 군 검찰관들이 의도적으로 상관 부재시를 이용해 남 총장 소환 계획을 수립, 통보하려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군 검찰은 이번 사건이 군사법원에 기소된 이후에도 수사진을 가동해 기소된 이들의 상관들에 대한 수사를 계속 진행해 왔으며, 남 총장에 대한 군 검찰 출석 요구도 현재 진행중인 수사의 일환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오전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진행된 첫 재판(재판장 이계훈 공군 소장)은 팽팽한 ‘신경전’ 속에서 시작됐다. 군 검찰은 육군이 지난해 10월 단행한 준장 진급심사에서 남 총장과 근무 인연이 있거나 ‘사(私)조직’으로 추정되는 인맥 등이 동원됐다며 남 총장 연루 주장을 적극 제기했다. 특히 군 검찰은 “52명을 사전 내정해 남 총장에게 보고하고 최종 선발했으며, 경쟁 관계에 있는 17명의 비위 자료도 육군측이 기무·헌병 등에 적극적으로 요청해 활용하는 등 인사검증위를 무력화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변호인측은 공소장의 내용으로 볼 때 ‘사건’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군 조직에 부작용만 우려된다며 검찰측에 공소 취소를 요청했다. 변호인측은 특히 “이번 진급 심사에서 뇌물이나 부정한 청탁이 전혀 개입되지 않았다.”면서 “장군 진급에 관한 인사권 남용을 문제삼아 군사 재판을 하는 것은 어느 국가에서도 유례가 없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날 재판은 양측의 첨예한 입장 차이로 한 차례 휴정을 거친 뒤 1주일 뒤인 오는 28일 2차 공판을 열기로 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22일 TV 하이라이트]

    ●김약국의 딸들(MBC 오전 9시) 한돌과 다정하게 방안에 있던 용란은 갑자기 용옥이 나타나자 깜짝 놀라고, 이때 용란은 방에 있던 잡지를 들고 나오며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한다. 이에 용옥은 용란과 한돌이 같이 있는 줄로만 착각했다며 돌아선다. 아슬아슬하게 위기를 넘긴 한돌은 흐트러진 이부자리를 보며 괴로워한다. ●라이프n조이(YTN 오전 9시20분) 온갖 기암괴석과 수목이 한데 어울려 진풍경을 자아내는 충남 대둔산으로 떠나본다. 특히 대둔산의 명물인 구름다리는 아찔한 현기증을 일으킬 만큼 스릴 만점이다. 출렁거리는 다리 위에서 맛보는 짜릿함과 산의 설경도 만나고, 맛이 일품이라는 붕어찜도 먹을 수 있다. ●꿈은 이루어진다-찾아가는 IT병원, 원격진료(EBS 오후 5시10분) 얼마 전 발생한 동아시아 쓰나미 피해를 비롯해 오지, 벽지, 전쟁터 등 생명을 다퉈야 하는 한계상황에서 맹활약할 수 있는 원격진료. 응급상황, 의사부재 상황, 명의를 찾거나 말 안 듣는 환자를 꼼꼼히 관리할 수 있는 원격진료의 모든 것을 알아본다. ●솔로몬의 선택(SBS 오후 6시50분) 종교수업을 거부한 한 학생에게 학교가 제적조치를 내렸을 경우 이 조치가 정당한지를 알아본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유치원 교사가 퇴근 후 술과 담배를 즐기며 춤추러 다니다가 학부형 눈에 띈다. 유치원 원장은 이 사실을 알고 유치원을 그만두라고 요구한다. 이런 일이 해고사유가 될까. ●용서(KBS2 오전 9시) 재훈은 6년만에 나타난 형우가 자신보다 더 많은 걸 수민이와 수형에게 해 줄 수 있다는 사실에 괴로워하고, 희만은 그런 재훈을 보며 딴 맘 먹지 말라며 다독인다. 수민은 퇴원하는 형우가 수형을 보러 오자 이제 더 이상 수형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은 없다며 가라고 말해 형우를 당황하게 한다. ●불멸의 이순신(KBS1 오후 9시30분) 전라좌수사로 부임하자마자 파직을 당하게 된 원균. 원균의 파직으로 공석이 된 전라좌수사직에 유성룡은 이순신을 천거하지만 동·서 양당 모두의 반대에 부딪히게 된다. 이에 선조는 아무도 모르게 이순신을 궁으로 불러 원균을 밟고 전라좌수사가 될 생각이 있는지를 묻는데….
  • [시론] 문화 토론이 없다/김용석 영산대 철학과 교수

    1900년대 초 일부 프랑스 학자들은 전문 술어로서 ‘문화’라는 말을 사용하지 말자는 제안을 한 적이 있다. 무엇보다 공동체의 삶 전체를 지칭하는 사회라는 말과 의미적으로 중첩되며, 문화가 무엇을 가리키는지 혼동될 때가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사람들은 프랑스 하면 문화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프랑스인들도 스스로 문화 국가를 내세운다. 지금도 문화는 대표적인 다의성(polysemy) 단어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 문화라는 말을 많이 쓰고 있으며, 의미의 혼동이 있다고 해서 사용하지 않기보다는 그 다양한 의미들 속에서 나름의 사용법을 찾아 쓰는데 적응해가고 있는 듯하다. 문화의 어의적 다양성과 어울려 살 수 있는 것 또한 이 시대의 특징인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도 21세기는 ‘문화의 세기’인 것 같다. 최근 ‘소프트 파워’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문화의 화두는 더욱 중요해졌다. 대통령도 연두 기자회견에서 “문화 관광 레저가 어우러진 복합 소비산업에 대한 종합 청사진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가 브랜드를 세계에 심기 위한 구체적 정책도 중요 과제다. 그것은 한번 심으면 지속성을 생명으로 하는 만큼 어려운 과제다. 유난히 변화를 앞세운 시대에, 역설적으로 ‘불변의 원리’를 이용하는 게 브랜드 창출이기 때문이다. 문화의 문제는 이것 말고도 끝이 없다. 문화인프라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경제 논리에 따라 상품화할 대상을 문화에서 찾은 것으로 문화산업은 만족해야 하는가, 우리 문화향유의 질은 어느 정도인가 등등…. 오늘날 문화 전문가들은 이런 문제들을 인식하고 있으며 연관 연구기관도 있다. 문제는 문화가 우리 모두의 삶과 연결되어 있는데도 지속적인 문화 토론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둘만 모여도 정치 이야기한다는 말이 있다. 문화의 세기에는 좀 바뀌려니 했는데, 별로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공공의 차원에서는 더욱 심하다.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될 수 있는 ‘토론의 장’에서 문화의 주제가 별로 다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참여 정부의 토론 지향성 때문에 미디어의 토론 프로그램은 활성화되었다. 하지만 공영 방송을 비롯해, 대표적인 토론 프로그램들이 주로 다루는 것은 정치적인 주제들이다. 정치 토론만 하니까, 나라가 밤낮 싸우는 것 같다고 하면서도 주 메뉴는 정치적 주제이고 적지 않은 토론자들이 자기 입장만 반복 강조하는 정치인들이다. 교육에 열성적이다 보니 교육정책이 가끔 주제가 되기도 하고, 경제가 어려울 때면 경제 토론도 한다. 하지만 문화 토론은 미미하고 산발적이다. 인터넷 미디어가 제공하는 토론의 장에서도 큰 차이는 없다. 문화 토론은 정치 토론의 십분의 일이 안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오늘날 문화는 ‘21세기의 식량’이라고도 하는데, 문화의 구체적인 주제들은 그 식량으로 섭생할 사람들과 멀리 떨어져 있다. 다양한 미디어들 사이에서 공론의 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문화 커뮤니케이션’이 안 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정치 경제 토론 하지 말자는 게 아니다. 공적인 토론의 장에서 우리 삶을 구성하는 중요 문제들을 균형 있게 다루자는 제안이다. 정치 토론하다 보면 핏대를 세워야 하고, 뾰족한 수 없이 경제 토론하다 보면 침울해지기 쉽다. 하드한 주제로 토론하기 때문이다. 문화 토론은 본질적으로 소프트한 주제로 토론하는 것이다. 토론에서도 하드와 소프트를 섞어야 사람들이 토론을 즐긴다. 문화 토론은 또한 생산적 토론이 될 가능성이 높아, 정치와 경제에 아이디어를 줄 수도 있다. 목소리 큰 사람들의 토론이 아니라 창의적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의 토론이기 때문이다. 공공 매체에서부터 문화 토론의 비율을 늘려 가는 것은 또한 ‘토론 문화’를 풍성하게 해서 우리 모두의 문화향유의 질을 높이는 길이 될 것이다. 김용석 영산대 철학과 교수
  • [사설] 고교성적관리 이렇게 엉망인가

    교육현장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는가. 지난 연말 터진 사상 초유의 수능부정 사건이 기억에서 사라지기도 전에 이번에는 교사들에게 직접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는 일이 잇따라 드러났다. 서울의 한 고교에서는 교사가 담임 반 학생의 시험 답안지를 작성해준 사실이 밝혀졌다. 또 서울시교육청이 어제 발표한 데 따르면 서울시내 일반계 고교 다섯 가운데 하나는 30%를 넘는 학생에게 ‘수’를 주는 ‘성적 부풀리기’를 했다. 답안지를 대신 작성한 교사는 개인적 타락의 표본이요, 성적 부풀리기는 교사들의 집단적인 양심 부재를 보여주는 것이다. 대학 입학이 지상목표가 되다시피 한 교육 현실에서 고교가 입시교육기관처럼 변질되었다는 것은 부인하기 힘든 사실이다. 그리고 이를 바로잡아 학교 본연의 모습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해 온 주체가 바로 일선 교사와 학교 당국이다. 그런데 이번에 보니 교사들과 학교 스스로 성적의 ‘덫’에 걸려 비교육적인 행태를 저지르고 있다. 답안을 대신 작성한 교사의 경우 그 원인을 본인의 도덕성 결여로 치부하더라도, 학교와 서울시교육청이 이 사태를 제대로 처리하려는 의지를 가졌는지조차 의심스럽다. 은폐 의혹을 받는 학교·교육청 관계자들을 조사해 엄중 문책해야 한다. 성적 부풀리기와 관련해서 서울시교육청은 허용기준과, 위반할 경우의 행정·재정적 징계조치를 발표했다. 허용기준이 다소 높아 교육청이 도리어 성적 부풀리기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나오고는 있지만, 각 학교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는 측면에서 불가피하다고 할 것이다. 학생들의 성적을 정당하게 매겨 학생·학부모 및 사회 일반의 믿음을 쌓아갈 주체는 결국 교사와 학교 당국이다. 엄정한 성적 관리로 땅에 떨어진 신뢰를 되찾기 바란다.
  • 책잔치 코앞인데 출판계는 내전중

    ‘2005 프랑크푸르트도서전’ 주빈국 참가,‘2007년 유네스코 서울 책의 수도’ 행사 등 굵직한 국내외 도서 행사를 치러야 하는 출판계가 갈수록 내홍의 모습을 보여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미 10여년 전부터 우리 출판계가 내부 갈등을 빚으면서 한목소리를 내지 못해온 가운데, 특히 오는 2월 중순 치러지는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 회장 선거를 앞두고 고질적인 구태가 표면화하고 있다. 김경희 지식산업사 사장과 한철희 돌베개 대표는 18일 기자회견을 갖고 현 출협 집행부가 지도력 부재로 분열된 출판계 통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두 사람은 정진숙 을유문화사 회장, 민영빈 시사영어사 회장 등 출협회장을 지낸 출판 원로와 김언호 한길사 사장, 박맹호 민음사 회장, 김혜경 푸른숲 사장 등 중견출판인 43명이 이름을 올린 ‘2005년 한국출판인선언’이란 성명에서 “출협은 출판계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 강도 높은 자기개혁 작업에 나서야 한다. 새로운 리더십 창출을 위해 용단을 내려줄 것을 기대한다.”며 사실상 현 집행부의 차기 출마 포기를 요구했다. 이들은 여론 수렴을 거쳐 출협의 새로운 탄생을 위한 비상대책회의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이정일(일진사 대표) 출협 회장은 “출판계 일부의 의견 차원에서 받아들이겠다. 그러나 사전에 제대로 된 의견 교환도 없었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이 회장은 또 “분열된 출판계 통합과 발전을 위해 순수한 마음으로 나섰다면 언제든지 대화할 용의가 있다.”며 출협 선거와 관련 모종의 의도가 개입됐을 가능성을 간접 시사했다. 현재 한국 출판계는 교과서와 참고서, 전집류를 주로 발간하는 출판사들이 가입한 58년 역사의 대한출판문화협회와 단행본 위주로 책을 내는 출판사들의 모임인 한국출판인회의로 갈라져 적지 않은 갈등을 빚어왔다. 두 단체 어느 곳에도 가입하지 않은 한 출판인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출판계가 갈라져 갈등의 골이 깊어졌고, 출판단체들은 친목단체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출판계가 극심한 불황으로 허덕이고,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같은 국가적 대사를 앞둔 상태에서도 패거리를 지어 눈 앞의 이익만 좇는 것 같아 부끄럽고 참담하다.”고 말했다. 한편에선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집행위원장으로서 위상이 한층 강화될 출협회장 자리를 놓고 벌이는 ‘감투싸움’이라는 곱지 않은 시각도 적지 않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디지털세대 票心’ 이슈로

    ‘디지털세대 票心’ 이슈로

    ‘투표율 제고, 개표 시간 단축 vs 개인정보 유출, 부정선거 시비 우려’ 오는 2008년 18대 총선 때 도입될 전자투표제도에 쏟아지는 기대와 걱정들이다. 전자투표는 50% 안팎을 넘나드는 데 그치고 있는 선거 평균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데 혁혁한 공헌을 세울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재·보궐 선거에서 총 유권자의 10% 남짓 득표만으로 당선되곤 했던 ‘절름발이 대의민주주의’의 완성도를 한층 높일 수 있으리라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비밀투표를 침해할 가능성, 표 매수행위 등 부정선거 시비부터 시작해 개인 정보의 유출 우려와 국가관리 문제점 등 곳곳에 허점이 도사리고 있다. ●언제부터, 어떤 식으로 진행되나 중앙선관위원회는 올해 하반기부터 학생회, 노조, 대학 등 각종 민간선거에서 시범 도입해 시스템의 완성도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어 2006년 교육감, 농·수·축협 조합장 선거에 전자투표와 종이투표를 병행 실시하기로 했다.2007년에는 일부 재·보궐선거에서부터 종이투표와 전자투표를 병행하고, 이때 해외 거주자·부재자 등을 대상으로 인터넷투표를 시범 실시할 예정이다. 전자투표의 본격적인 실시는 2008년 18대 총선부터다. 모든 선거구에서 일제히 실시되며, 부재자와 해외 거주자 등은 인터넷으로 투표가 가능하게 된다. 주소지와 상관없이 전국 어느 투표소에서도 본인 확인을 거쳐 전자투표를 할 수 있다. 2012년 19대 총선부터는 아예 안방에서도 투표가 가능하도록 인터넷 투표가 전면 도입된다. 물론, 이때도 전자투표와 종이투표는 병행된다.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의 80∼90%가 전자투표를 선택할 것이며 노인 등 일부만이 기존의 종이투표로 진행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정치권 “환영”…득실 셈은 각각 여야 정치권은 일단 원칙적 환영 입장을 밝히면서도 득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판알을 튕기는 모습이다. 열린우리당 민병두 기획위원장은 “각종 선거문화를 바꾸고 젊은층의 참여를 제고하는 데 긍정적으로 기능할 것”이라면서 “정당은 일상적으로 인터넷 정당으로 활동해야 하며 디지털 세대의 감성과 코드에 맞는 활동을 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이정현 부대변인은 “전자투표가 도입되면 20대 초반 젊은층과 노인 등 정치적으로 소외된 약자들의 참여가 늘어나는 등 전반적으로 투표율이 올라갈 것”이라면서 “노인층은 물론,20대 초반 역시 신보수주의, 실용주의 경향을 띠고 있어 한나라당이 집중 공략하면 오히려 더 유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보완 개선분야는 산적 무엇보다 인터넷투표가 전면 도입돼 안방에서 투표하게 되면 다른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투표할 수도 있다. 비밀투표는 사실상 파괴되는 셈이다. 유권자의 투표기록을 국가가 관리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개인 정보의 유출은 물론 대리 투표 등 표 매수행위가 성행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만만치 않다. 중앙선관위 한 관계자는 “유권자에게 고유의 비밀번호와 코드번호를 줄 때 유권자가 선관위에서 부여받은 번호로 접속해 나중에 다시 비밀번호 등을 최종적으로 바꾸도록 해 비밀을 보장할 수도 있고 타인의 강제에 의한 투표를 막기 위해 남이 지켜볼 때에는 가상투표를 하고, 나중에 실제 투표를 하는 방식도 있다.”면서 “이중, 삼중의 보완장치를 2012년까지 개발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록삼 박지연기자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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