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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그래도 줄기세포 연구는 계속돼야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은 검찰수사 결과 사기극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황 박사는 28억원을 사기·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환치기까지 한 데는 그저 말문이 막힐 따름이다. 유감이 아닐 수 없으며, 황 박사는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본다. 검찰의 불구속 기소 결정이 되레 의아스럽다. 이제 공은 사건의 유·무죄를 판단하는 법원에 넘겨졌다. 이 문제를 더이상 확대시키는 것은 금물이다. 우리끼리 소모전을 해서는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기 때문이다. 황 박사 지지자나 반대자 모두 명심해야 할 대목이다. 이번 사건은 우리에게 여러가지 교훈을 남겨주고 있다. 거짓이 당장은 통할지 몰라도 반드시 탄로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특히 과학적 도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깨우치게 했다. 학계 전반에 경종을 울렸음은 물론이다. 아울러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숙제도 거듭 각인시켰다. 수사결과엔 없지만 정부 정책의 부재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한 과학자 띄우기의 폐해를 진정 되짚어 봐야 한다. 황 박사를 영웅으로 키우려다 입은 국가적 손실을 어떻게 헤아릴 수 있겠는가. 과학기술 정책 전반에 걸친 치밀한 재검토와 제도적 장치 등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그렇더라도 줄기세포 연구는 계속돼야 한다. 줄기세포는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응용분야가 무한하다. 미래의 생명과학 및 의약분야를 선도해 나갈 신기술로 꼽힌다. 세계시장 규모만도 2010년 최대 562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우리가 주춤하는 사이 세계는 이 분야 연구에 더욱 매진하고 있다. 미국, 영국,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등 경쟁국들은 한국 따라잡기에 나섰다. 우리나라에는 황 박사 말고도 전도양양한 생명공학자들이 많다. 최근 ‘세계줄기세포 허브’를 ‘첨단세포·유전자치료센터’로 재탄생시킨 것도 잘한 일이다. 과학은 속도가 빨라 한 순간에 순위가 바뀐다. 줄기세포 종주국으로서의 지위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
  • 지방선거 소중한 한표 꼭

    5·31 지방선거에 따른 부재자 신고 접수가 12일부터 16일까지 주민등록지의 구·시·읍·면·동에서 이뤄진다. 부재자 신고를 한 유권자에게는 21∼22일에 투표용지가 발송되며,25∼26일 가까운 부재자투표소에서 투표를 하면 된다. 행정자치부는 11일 “부재자 신고서는 본인이 작성해 16일 오후 6시까지 해당 읍·면·동장에게 도착해야 투표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미래 성장동력 고민하는 LG

    LG가 고민하고 있다. 지난해 계열분리 이후 줄어든 외형과 날로 악화되는 계열사 수익성, 차세대를 이끌 신규사업 부재 등이 그룹 전반에 드리워져 있다. 하지만 이런 정체된 분위기를 바꿀 획기적인 ‘반전 카드’가 없다는 것이 LG의 현주소이다. 일각에서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성장통(痛)’ 등을 거론하기도 하지만 시장에 비친 LG의 모습은 신바람과는 거리가 멀다. 정상에서 다소 비켜서 있는 상황이다.●‘인수설’ 모락모락 LG의 가장 큰 고민은 성장 잠재력이 예전만 못하는 데 있다.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불안하다는 뜻이다. 내수 산업으로 ‘현금 장사’가 될 만한 기업들이 1∼2년 사이 GS와 LS,LIG손해보험으로 각각 독립한 데다 새로운 성장 축이 될 차세대사업 발굴도 눈에 띄지 않고 있다. 결국 LG의 올해 재계 순위는 ‘빅4’ 가운데 막내로 주저 앉았다. 시장에서는 이 때문에 ‘LG가 뭔가 내놓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적지 않다.지난해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설, 지난달 동부일렉트로닉스 인수설 등은 LG의 차세대 사업에 대한 고민을 시장에서 먼저 헤아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최근에는 LG의 하나로텔레콤 인수설이 구체적으로 돌고 있다.LG가 미래 성장을 위한 돌파구로 인수합병(M&A)을 선택할 지 주목된다.●힘 못쓰는 ‘LG의 쌍두마차’ LG의 또 다른 고민은 계열사들의 수익성 악화다. 고유가와 환율 하락 등 외부변수의 탓으로 돌리고 있지만 충격파는 상대적으로 더 커보인다. LG를 떠받치는 양대 축인 전자와 화학은 지난 1·4분기에 이어 2·4분기에도 실적 악화가 예견된다. 통신사업도 아직 갈 길이 멀다. 환율 하락으로 고전하는 전자의 경우 지난 1·4분기에는 내수시장에서 그나마 재미를 봤지만 2·4분기에는 이마저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LG전자 관계자는 “지난 4월 내수 시장의 트렌드를 봤을 때 국내 소비 회복세가 한풀 꺾인 것 같다.”고 했다.화학도 마찬가지다. 올 2·4분기에는 치솟는 원자재값 파고로 지난 1·4분기 영업이익(658억원)을 밑돌 전망이다. LG측은 이에 대해 “단기적인 수익성 저하에 연연하지 않고, 최근의 악화된 경영환경을 극복할 수 있는 근본적인 기업 체질 강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월드컵 신화’ 시작됐다] “한국 대표팀에 자부심 가져라”

    2002년 한·일월드컵 ‘16강 청부사’로 나서 4강 신화를 일군 거스 히딩크(60) 호주대표팀 감독이 10개월 만에 다시 한국땅을 밟았다. 11일 연인 엘리자베스와 함께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히딩크 감독은 “한국은 선수나 아드보카트 감독에 대해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면서 한국 축구에 변함없는 애정을 나타냈다. “한국이 2002년의 기적을 재현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엔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에서 6∼7위 팀들도 2라운드에 진출하면 매우 잘 한 것”이라며 “한국이 어떤 성적을 낼지 무척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도 한국이 세계를 놀라게 할지 두고 보자.”고 덧붙였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은 몇몇 선수들이 경험을 많이 쌓았고 성숙해졌다. 또 아드보카트는 좋은 감독이고 훌륭하게 일하고 있다.”면서 대표팀에 자부심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그러면서도 골잡이 부재에는 다소 걱정하는 눈치였다.“2002년에는 좋은 스트라이커가 많았다.”면서 “아드보카트 감독이 알아서 잘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호주의 월드컵 전망과 관련,“16강에 진출하기 힘들다. 본선에 진출한 것만으로도 만족해하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히딩크 감독은 이날 네덜란드 프로축구 에인트호벤 구단의 공식 후원사 행사에 참석했고, 기업체 광고 촬영도 할 예정이다. 또 방송사의 월드컵특집 프로그램에서 해설위원인 황선홍 전남 코치와 대담을 나눈 뒤 오는 17일 호주로 떠난다.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시내 5·31선거 551명 뽑는다

    5·31 지방선거를 통해 서울에서는 시장을 포함해 모두 551명을 선출한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는 31일 열리는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284개(2201개 투표구) 선거구에서 시장 1명과 구청장 25명, 시의원 106명(지역구 96명·비례대표 10명), 구의원 419명(지역구 366명·비례대표 53명) 등을 뽑게 된다. 투표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선거권자가 종전 20세 이상에서 19세 이상(1987년 6월1일 이전 출생자)으로 확대되면서 총인구(1018만 8495명)의 78.5%인 800만 3002명이 투표를 할 수 있으며, 이번 선거부터는 영주체류자격 취득후 3년이 경과된 외국인 2270명(추정치)에게도 투표권이 부여된다. 시는 12일 기준으로 선거인 명부를 작성,17∼19일 선거인 주소지 관할 자치구 홈페이지나 동사무소를 통해 열람시킨 뒤 24일 선거인 명부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명부에 누락, 오기, 미등재 등이 있을 때는 관할 구청장에게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선거 당일 투표소에 갈 수 없는 유권자는 12∼16일 부재자 신고를 하면 25∼25일 관할 선관위가 송부한 투표용지를 갖고 인근 부재자 투표소를 찾아가 투표할 수 있다.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부동산 부자들의 고민

    부동산 부자들의 고민

    경기도 용인에 평당 150만원짜리 토지를 1만평 갖고 있는 김모(63)씨는 요즘 이 땅이 팔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자신을 그림자처럼 ‘보좌’하는 거래은행 프라이빗뱅커(PB)에게 지난달부터 “팔아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PB는 곤혹스러운 눈치다. 시중은행 PB들이 요즘 땅 팔기에 혈안이 됐다. 땅부자 고객들이 너나없이 팔아달라는 주문을 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은 부동산중개업을 할 수 없으나 부자고객의 자산관리 차원에서 오래 전부터 고객과 중개업자 사이에 ‘다리’를 놓아왔다. 특히 매매를 성사시키면 고객의 신뢰는 물론 거액의 거래대금도 유치할 수 있다. ●“5월이 가기 전에, 늦어도 올해 안에 팔아달라.” 부동산 관련 상담만 10년째 해오고 있는 한 PB는 “요즘 고객들 사이에서 땅을 잘 팔아주는 PB가 가장 유능한 PB로 통한다.”면서 “임야나 나대지 등 토지 매물은 쏟아지는데 매도 방법이 없어 고민”이라고 털어놓았다. 땅부자들은 특히 5월 말까지, 늦어도 올해 안에 처분할 것을 원한다. 이달 30일에 공시지가가 고시될 예정인데다, 이 지가를 토대로 6월1일을 기준일로 삼아 올해의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종부세가 가구별로 부과되고, 공시가격도 6억원 이하로 낮아지며, 세금 상한선이 전년 대비 300%(3배)까지 치솟아 땅 부자들에게는 ‘세금 폭탄’이 기다리고 있다. 우리은행 강남PB센터 권오조 세무팀장은 “공시지가 고시 이전에 양도나 증여로 소유권을 넘길 수 있겠냐는 문의가 가장 많다.”면서 “정부의 강력한 세금 정책의 파급효과가 토지에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부터는 양도세 부담이 양도차익의 60%까지 늘어나 투자 메리트가 떨어지는 비사업용 토지나 부재지주농지 등은 적어도 올해 안에 팔아야 한다. 하나은행 PB영업부 김일수 부동산팀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의 토지를 개인이 살 경우 모든 세대원이 1년 이상 거주해야 하기 때문에 팔 수 있는 통로 자체가 막혔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PB센터 토지매물 급증 국민은행에서 부동산 상담을 전담하고 있는 PB사업부 박합수 팀장은 “지난달부터 토지매매 요청이 두 배 이상 늘었다.”면서 “금액도 7억원에서 200억원에 이를 정도로 다양하다.”고 밝혔다. 토지매매 시장에서는 공급은 많은데 수요가 거의 없는 셈이다. 이와 반대로 상가빌딩의 경우는 사려는 사람이 넘쳐나지만 팔려는 사람이 없다. 박 팀장은 “토지보다 상가 투자가 유망하다는 판단에 따라 매수세가 급증하고 있으나 월세 등 수입을 낼 만한 매물은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김일수 팀장 역시 “아파트단지형 상가 등 상업용 건물을 사달라는 요구가 전체 상담의 30%에 이를 정도로 수요 초과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강남의 아파트 매매시장은 수요와 공급이 모두 얼어붙은 채 강보합세를 유지하며 ‘눈치’만 보고 있다. 우리은행 안명숙 부동산 팀장은 “지금이 ‘꼭지’가 아니냐는 불안감이 팽배해 있지만 그래도 강남 집값은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과거 부동산 정책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시간이 흐르면 다시 올라갈 것으로 믿는 소유자와 떨어지면 사겠다는 투자자들이 팽팽하게 대치하고 있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정책의 강도에 대한 판단이 서로 다르고, 토지·상가·아파트의 수요·공급이 엇박자를 내면서 부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의사소통 부재 탓” “학생운동 구시대 답습”

    “살을 도려내는 비장한 각오로 교수 감금에 가담한 학생들의 출교(黜校)를 결정했다.”(4월19일 고려대 어윤대 총장) “학생들의 이사회 무단 난입을 용서할 수 없다. 학생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라.”(4월26일 연세대 정창영 총장) “총장실을 훼손한 학생들을 징계하지 않고 그냥 넘어갈 수는 없다.”(5월8일 중앙대 김대식 부총장) 대학 총장들의 날선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등록금 인상·학교운영 방향 등 학내 문제에 대한 대학생들의 의견표출이 과거 어느 때보다도 격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총장들의 ‘꾸짖음’을 일부에서는 ‘교권확립 운동’으로까지 해석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학생들은 교수들에게 “잃어버린 권위를 되찾으려 하기 전에 대학사회의 의사소통 부재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외친다.●총장들의 잇단 ‘꾸짖음’ 고려대는 지난달 5일 일부 운동권 학생회 학생들이 본관 건물에 보직교수 9명을 감금한 것과 관련,7명의 학생을 출교조치했다. 출교는 재입학조차 할 수 없는 가장 무거운 징계다. 이후 출교조치에 항의하는 학생들은 삭발 시위에 들어갔으며 본관 앞에 천막을 치고 노숙 농성에 돌입했다. 교수 감금사태 이후 한달이 지난 지금까지 고려대에서는 연일 출교조치에 대한 찬반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연세대에서는 등록금 인상을 둘러싸고 총학생회의 본관 점거가 두달째 계속되고 있다. 이 와중에 지난달 25일 동문회관에서 열린 재단 이사회 오찬장에 학생들이 무단으로 들어와 피켓시위를 벌여 갈등이 증폭됐다.●“운동권의 사회적 지체현상” 과거 ‘학생회활동=민주화운동’의 등식이 존재하던 때 학생들의 움직임에 대한 교수사회의 왈가왈부는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전혀 다르다. 연세대의 한 보직교수는 “사회환경의 변화에 따라 학생들의 운동 패러다임도 바뀌어야 하는데 구시대적 방법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이재열(사회학과 교수) 소장은 “권위주의 체제 하에서 학생들은 민주주의를 지킨다는 명분이 있었기 때문에 과격한 행동도 충분히 용납됐다.”면서 “그러나 현재 학생회는 명분도 잃고 점점 일반 학생들로부터 멀어지다 보니 취약한 리더십을 극단적인 수단을 통해 결속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소장은 학생들의 이같은 모습을 ‘학생운동의 지체현상’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동시에 대학의 반성도 주문하면서 “학생들이 대학의 의사결정이나 행정에 대해 수긍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과정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등록금 동결·교비 불법 지출 의혹 답변 없어 본관 점거농성을 하고 있는 연세대 총학생회측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학교측은 단 한 차례도 성의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면서 “지난달 25일에도 이사회를 방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학교 현안에 대한 답변을 듣기 위해 참관하려 했던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중앙대의 한 단과대 학생회장은 “페인트칠이라는 의사표현에 있어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학생총회에서 의결한 등록금 동결과 교비 불법지출 의혹에 대한 답변을 회피한 학교측이 무조건적으로 징계를 강행한다면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김기용 유지혜기자 kiyong@seoul.co.kr
  • 美정보기관 분열·스캔들… CIA 어디로?

    美정보기관 분열·스캔들… CIA 어디로?

    첩보기관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미국 중앙정보국(CIA) 개혁을 둘러싼 내홍이 결국 취임 2년을 앞둔 포터 고스 국장의 도중하차를 불러왔다. 워싱턴포스트는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르면 8일 딕 체니 부통령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마이클 헤이든 국가정보국(DNI) 부국장을 후임으로 지명할 것이라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은 5일 집무실에서 고스 전 국장을 만난 뒤 그의 사임을 발표했다. 미국 언론은 고스 국장의 전격 사임 배경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특히 예일대 동기인 존 니그로폰테 DNI 국장과의 알력, 뇌물수수 혐의로 복역 중인 랜디 커닝엄 전 공화당 하원의원과의 호화판 포커 파티 참석설에 집중하고 있다. ●니그로폰테와의 알력이 사임 배경 고스는 CIA가 9·11 테러를 막지 못했고, 이라크전 관련 정보 수집에도 실패했다는 비난이 일던 2004년 9월 취임해 대대적인 조직개편에 착수했다. 하지만 기존 조직과 마찰을 빚었다. 특히 하원 정보위원장 시절 참모들을 한꺼번에 CIA에 ‘심는’ 바람에 강한 반발을 샀다. 일부 간부는 조직을 떠났고 그의 지도력 부재에 대한 비판이 고개를 들었다. 더욱이 부시 행정부가 정보기관의 일신을 꾀한다는 명목으로 16개 기구를 총괄하는 DNI를 창설하고 CIA도 그 아래 복속시키자 두 기관의 충돌이 첨예화됐다. 특히 니그로폰테 국장이 CIA의 대테러 분석관들을 신설된 국가대테러센터에 배치시키면서 양측의 갈등은 감정싸움 수준으로 번졌다. 그러나 뉴욕데일리뉴스는 고스국장의 사임과 관련, 그가 뇌물수수 혐의로 복역 중인 랜디 커닝엄 전 하원의원의 호화판 포커 파티에 참석하지 않았느냐는 추측이 제기된 것이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고스의 신임을 얻어 CIA 3인자 자리에 오른 카일 포고 실장이 워터게이트 호텔에서 열린 포커 파티에 참석했다고 전하고 고스 전 국장 역시 포커를 즐겼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그의 참석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방위업체 하청업자가 뒷돈을 댄 파티에는 뇌물과 매춘부까지 제공됐다고 뉴욕데일리뉴스는 전했다.CIA는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다. ●“CIA는 중대한 변혁에 직면할 것” 공군 대장 출신으로 올해 61세인 헤이든은 군부의 최고위 현직 정보 관리로, 해외 전자통신 감청 및 평가를 주 임무로 하는 국가안보국(NSA) 국장을 지냈다.1년 전부터 선임 부국장으로 니그로폰테를 보좌해 왔다. 헤이든은 부시 행정부가 주도하는 테러 전쟁과 이에 따른 정보 기능 강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특히 영장 없는 도청을 강력히 옹호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뉴욕타임스는 헤이든의 임명이 CIA의 임무와 역할을 총체적으로 바꾸려는 시도의 첫 장을 연 데 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정보 관리는 “CIA 조직에 엄청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점쳤다. 신문은 또 전통적으로 국가 정보 예산의 80%를 통제하는 국방부가 해외 첩보 능력마저 장악하기 위해 CIA의 기능 축소를 겨냥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니그로폰테 국장 역시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지적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오세훈 벗기기 네거티브 전략

    여당이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 확정과 함께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에 대한 본격적인 공세에 착수했다. 열린우리당은 5일 ‘후보 바로알기’라는 명분으로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 검증 13제’를 공개 질의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20% 포인트 이상 강 후보를 앞선 오 후보를 향해 ‘흠집내기’에 착수한 형국이다. ●우리당 13개항 공개질의 열린우리당의 한 관계자는 “오 후보의 일관성 없는 언행과 정치철학 부재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보안사 군복무 ▲민변 활동 동기 ▲정수기 광고 출연 ▲당비 미납 경위 등 13개항을 공개 질의했다. 이명박 서울 시장의 청계천 복원 사업과 관련해서는 “당초 졸속 행정, 비환경적이라고 비난하다가 갑자기 ‘보물상자’라고 극찬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공격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활동과 관련, 그동안 정치 경력에 사용했던 민변 경력을 스스로 제외하고 공식 성명없이 탈퇴한 이유를 집요하게 캐물었다. 당 안팎에서 ‘네거티브 전략’이란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검증 공세’를 시작한 열린우리당의 고민은 적지 않다. 강풍(康風·강금실 바람)에 기대를 걸었던 여당은 최근 오 후보가 부동의 1위를 지속하자 엄청난 혼란에 빠져들었다. 서울시장 선거 결과는 여당으로서 ‘5·31 지방선거’ 전체 승패를 가늠하는 잣대다. 자칫 당 지도부의 인책론 부상은 물론 정계개편의 소용돌이로 빠져들 개연성도 적지 않다. ●한나라 “전형적 흑색선전” 한나라당은 발끈했다. 정책경쟁을 포기한 전형적인 ‘흑색선전’이라고 역공을 취했다. 오 후보 캠프의 나경원 대변인은 “여당이 제기한 내용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나 대변인은 “오 후보는 대중 정치인으로 충분한 검증을 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1000만 서울시민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응수했다. 그는 이어 “여당이 보라색에서 흑색으로 선거전략을 바꿨지만 우리는 계속 ‘녹색’으로 가겠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계진 대변인은 “집권당의 선거전략이 네거티브로 흐르는 데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 즉각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오일만 박지연기자 oilman@seoul.co.kr
  • [열린세상] 정치빈곤이 부른 憲裁 과부하/이덕연 연세대 헌법학 교수

    헌법재판소가 너무 바쁘다.1988년 9월 이후 지난 3월 말까지 1만 2717건이 접수되어 그중 1만 1902건이 처리되었다. 한 달에 50건 정도의 결정이다. 위헌법률심판사건에 대한 위헌결정(한정위헌, 한정합헌 및 헌법불합치결정 제외)만 해도 106건(조항수로는 112건)에 이른다. 미제사건도 2004년 말 현재 548건에서 815건으로 늘었고, 앞으로 상당한 기간은 증가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헌재의 과부하는 출범 이후 계속된 현상이지만 참여정부 들어 특히 심해졌다. 대통령 탄핵심판사건을 비롯하여 신행정수도이전특별법, 이라크파병결정에 대한 헌법소원사건 등 국가와 사회 전체를 들썩이게 했던 중대 현안들이 여의도에서 출발하여 광화문 촛불의 열기를 타고 종로로 밀려 왔다. 이른바 ‘개혁입법’ 차원에서 논란 끝에 개정된 사립학교법, 신문법을 비롯한 언론관계법 등도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헌법재판의 전성시대이다. 헌법과 정치의 관계구도에서 가치규범, 정치규범인 헌법의 핵심기능으로 정치규율과 사회통합기능을 상정한다면 그것은 정치부재 또는 적어도 정치의 빈곤을 방증하는 현상이다. 상대적인 차이는 있겠지만, 하나하나의 모든 헌법소송사건들은 가치배분의 기준과 방법, 그것을 정하는 과정과 절차의 정당성에 대한 논란이고, 그 쟁점들은 대부분 개인의 주관적인 기본권보장의 차원을 넘어서 단체나 직역, 계층별로 집단화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국가생활의 기본질서를 형성하는 객관적인 차원의 문제들이다. 베버의 말대로 통치자의 카리스마나 전통이 절대적인 권위를 이미 상실하였고, 오늘날 정당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유일한 권위는 합리성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결국 현대의 다원주의사회에서 합리성의 탐색과 창출에 대한 책무는 일차적으로 정치의 몫이다. 정의에 대한 절대유일의 가치판단기준이 부인되고, 다원화된 동위의 상대가치들이 이데올로기적 대립과 집단간의 상충되는 이해관계와 얽혀서 표출되는 사회적 갈등의 문제는 ‘논증의 원칙’에 따른 확인과 해명의 대상이 아니라,‘합의의 원칙’을 준거로 하는 정치적 타협을 통해서만 접근될 수 있는 조화와 조정의 문제이다. 헌법재판의 호황을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가치판단과 배분의 정당성에 관한 쟁의가 헌법규범의 테두리 안에서 진행되는 것은 법치국가질서의 확립에 대한 유력한 증좌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아무리 헌법(재판)실증주의의 시대라 해도 헌법전이 경전이 될 수 없고, 재판관들이 신을 대체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추론의 공화국’(republic of reasoning)에 주소를 두고 있는 헌법과 헌법재판이 ‘타협의 예술’인 정치를 대신할 수는 없다. 정치적 상상력과 수사학의 세계는 헌법의 논증세계와 단절되어 있지 않지만 사용언어와 ‘게임의 법칙’이 다르다.‘인간의 존엄성’을 정점으로 하는 공감의 가치질서체계가 헌법이라면, 그 테두리 안에서 좋은 ‘삶의 질서’를 구현해 나가는 것은 당연한 규범적 요청이다. 그러나 헌법이 자유와 평등의 조화, 개인과 공동체의 꿈과 희망을 담론하는 마당이지만, 담론 자체는 온전히 정치에 의해서만 이끌어질 수 있다. 헌법이 정치의 내재적인 야만성을 제어하고 순화할 수는 있지만, 역동적인 야성의 정치를 대신할 수는 없다. 헌법의 한계는 고스란히 헌법재판의 한계로 이어진다. 헌법해석과 헌재결정의 설득력의 한계는 무조건의 신뢰를 요구하는 신도, 화려한 수사학을 구사하는 정치인도 아니고, 신통한 솔로몬이 되기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재판관의 인적 한계에서 비롯된다. 최근에 주요 정치현안들이 줄줄이 헌재로 이첩되는 것은 헌법의 적정한 외연확장이 아니라 정치빈곤의 악순환에 따른 과열현상일 뿐이다. 모든 법과 송사가 그렇듯이, 헌법과 헌법재판도 과유불급이다. 건강한 야성정치의 역할회복을 기대한다. 이덕연 연세대 헌법학 교수
  • “가뜩이나 열악한데… 죽을 맛”

    정부가 이번 지방선거 때부터 부재자신고와 관련한 우편요금을 지방자치단체들이 부담토록 해 반발을 사고 있다.3일 자자체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8월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해 종전 무료이던 부재자신고서 우송 등기요금을 오는 지방선거부터 전국 250개 자치단체들이 부담토록 했다. 특히 부재자 신고 대상범위를 군인 및 경찰공무원, 병원·요양소·수용소·교도소(구치소 포함)·선박 등의 장기거주자, 선거관리종사자에서 선거일에 투표소에 가서 투표를 할 수 없는 불특정 다수유권자로 대폭 확대해 비용부담이 종전에 비해 20∼50% 정도 증가할 전망이다. 지자체들은 해당 구·시·읍·면장에게 등기로 접수되는 부재자신고서 한통당 1720원(광역 및 기초단체 각 50%)을 물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2002년 지방선거 당시 부재자 신고수가 8300여명이었던 경북 포항시의 경우 이번 선거때는 부재자 신고수가 20% 이상 증가한 1만여명선이 될 전망이다. 또 13개 대학이 몰린 경산시도 지난 지방선거(4000여명)때보다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이들 시가 새로 부담해야 할 우편비용은 적게는 500여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이 넘는다. 이런 가운데 경북도 등 일부 광역단체들은 관련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기초단체에 우편비용을 떠넘길 태세여서 반발을 사고 있으며, 대다수 기초단체들도 관련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기초단체 관계자들은 “정부의 부재자신고 우편요금 유료화와 대상확대는 가뜩이나 열악한 지방재정을 더욱 압박하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이에 대해 경북도선관위 관계자는 “수요자 비용부담 원칙인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열린세상] 지방선거제도 유감/강원택 숭실대 정치외교학 교수

    선거가 주는 큰 즐거움 가운데 하나는 맥주 한잔 하면서 TV로 밤새 개표 방송을 보는 일이다. 당사자들이야 피가 마를지 모르지만 시시각각으로 정당이나 후보자별 득표수가 변할 때마다 순위가 바뀌는 것을 바라보는 재미는 짜릿하다. 경마에서처럼 후보자간 경쟁이 접전일수록 더욱 주목하게 되고 흥미와 관심이 커지는 것과 같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는 이러한 개표 방송의 재미를 갖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한두 군데를 제외하면 대부분 지역의 선거 결과를 상당한 확신을 갖고 예측할 수 있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지역별 지배 정당의 공천을 받은 단체장 후보와 다른 정당 후보 사이의 지지율 격차가 선거운동을 통해 쉽게 따라잡기 어려울 만큼 벌어져 있다. 여전히 굳건한 지역주의의 위력을 잘 보여주고 있다. 지역별 여론 지지도를 볼 때 단체장뿐만 아니라 지방의회 역시 지역적 지배 정당이 모든 의석을 ‘싹쓸이’하는 일도 전혀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지방정치 내의 견제와 균형은커녕, 단체장과 지방의회를 모두 한 정당이 차지하는 지역적 일당독점구조가 더욱 공고화되고 있는 것이다. 단체장 선거에서는 보다 많은 지지를 받은 한 후보만을 선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후보를 지지하지 않은 유권자의 표는 ‘버려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방의회 선거에서도 이런 결과가 예견되는 현실은 매우 심각하다. 만일 어떤 지역의 전 의석을 어떤 한 정당이 다 차지하게 되더라도 그 지역 유권자 모두가 그 정당을 지지한 것은 아닐 것이다.6대4든,7대3이든 비율은 다르겠지만 그 지역의 ‘주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상당수의 유권자들은 언제나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소수’ 집단은 철저하게 소외되고 만다. 비례성이 낮은 현행 선거제도가 이런 문제를 낳고 있다. 이처럼 ‘일부’의 지지로 ‘전부’를 장악할 수 있게 하는 현행 선거제도는 지방정치 내부의 견제와 균형의 부재라는 심각한 제도적 문제점을 낳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지역의 주민들에게 상대 지역 지역주의의 견고함과 배타성을 재확인하게 한다. 그리고 다른 지역 주민들도 유사한 방식으로 대응하도록 자극한다. 각 지역의 지역주의가 지방선거에서 이런 과정을 통해 재생산되고 강화되어 가는 것이다. 지방정치의 독점과 배제의 구조는 또 다른 한편으로는 지방선거 자체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을 떨어뜨리고 있다. 한쪽에서는 ‘찍어봐야 내 사람이 안 될 것’이기 때문에 투표를 안 하는 이들이 생겨나고, 또 다른 쪽에서는 ‘굳이 안 찍어도 될 것’이기 때문에 투표를 안 하게 된다. 우리 지방정치의 폐쇄성과 배타성은 서구의 사례와 비교해 보면 그 특성이 더욱 분명해진다. 서구의 지방선거에서는 일반적으로 총선 때보다 많은 수의 정당이 지방의회에 진출한다. 이 가운데는 사냥, 낚시, 맥주, 자동차 등 ‘특별한’ 이슈를 제기하며 지방의회 의석을 차지한 정당들도 제법 존재한다. 이들이 던진 이슈는 사소해 보이고 우스꽝스러운 것도 있지만 지방의회가 지역 주민의 일상생활과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고 또한 지역의 다양한 목소리를 대표하는 곳이라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이들의 의석 획득이 가능했던 것은 물론 비례성이 높은 선거제도 때문이었다. 민주주의의 교육장이라는 지방정치가 우리나라에서는 다수의 독점과 소수의 배제로 이어지고 배타적 지역주의를 강화하는 뜻하지 않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은 우려할 만한 일이다. 지금까지 전개된 지방선거 과정을 지켜보면 지역 주민 ‘모두’를 대표할 수 있는 ‘다원적 지방정치’를 이루는 일이 매우 시급하다는 점이 분명해진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또 잊고 덮어둘 일이 아니라 지방정치의 독점적, 폐쇄적 구조를 깰 수 있는 개방적이고 비례성 높은 선거제도로의 개정을 위해 서둘러 중지를 모아야 할 것 같다. 강원택 숭실대 정치외교학 교수
  • ‘반기’든 與…정책중심당으로 무게 이동

    열린우리당은 30일 사학법 재개정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대승적 양보’ 요구를 수용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함으로써 여권내 불협화음이 노출되고 있다. 여당이 노 대통령에 사실상 ‘반기’를 든 형국이기 때문이다.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터진 ‘사학법 재개정 문제’를 둘러싼 당·청간 이견은 일과성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당장 당·청간 정면충돌로 번지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시간을 두고 현 여귄의 임기말 국정운영 전반에 크고 작은 파문으로 돌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여당이 국정의 최고책임자인 노 대통령의 요구를 거절한 이면엔 상당히 복잡한 속사정이 개재한다. 우선 지방선거 변수다. 선거를 한달 앞둔 상황에서 한나라당의 사학법 재개정 요구를 수용할 경우 개혁 성향의 20∼30대 지지층 이탈이 불가피하다. 당 지지율이 20%대를 맴도는 상황에서 전통적 지지층마저 이탈할 경우 5·31 지방선거에서 참패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정동영 의장은 이날 “대통령의 고뇌를 심사숙고했지만 사학법의 근간 훼손은 있을 수 없다.”고 못을 박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는 야권의 협조를 통해 후반기 국정운영을 ‘안정 기조’로 끌고 가려는 청와대의 입장과는 상충될 수도 있는 문제다. 물론 여당은 ‘모양새 있는 거부’로 당·청 갈등을 희석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우상호 대변인은 이날 “대통령의 고뇌를 심사숙고했다. 대통령의 언급은 산적한 민생 법안이 처리가 안될 경우 국민 생활의 파장을 고뇌해서 나온 권고라고 본다.”고 강조했다.3·30 부동산 대책 등 민생법안 처리로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한다는 ‘의전용 발언’도 이어졌다. 청와대 측도 “당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다.”며 애써 갈등설을 부인했다. 하지만 이번 파문이 당·청 관계의 ‘재정립 계기’가 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은 연초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의 입각 파문 당시 노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지만 이번엔 단호한 입장을 견지했기 때문이다. ‘총체적 전략부재’로 비난을 받고 있는 ‘정동영의장-김한길대표’의 당지도부가 ‘정면 돌파’를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사학법 문제를 지방선거 전면에 내세워 한나라당의 ‘부도덕성’을 부각시키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지방선거 이후 여권은 대선구도로 급격히 끌려갈 것이고 노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당·정 분리’가 엄격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다만 여당이 ‘마이 웨이’를 외치고 있지만 향후 부동산 대책 등 민생법안 처리 등 국정의 고비마다 엄청난 난관이 예상된다. 민주와 민노, 국민중심당 등 나머지 3야당의 협조를 기대하고 있지만 선거를 앞둔 시점이라 여의치 않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노장진 딜레마’

    27일간 팀을 무단 이탈한 뒤 복귀한 롯데의 마무리 노장진(32)이 ‘속죄투’를 던질 수 있게 됐다. 롯데는 28일 이상구 단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징계위원회를 열어 노장진에게 선수단의 사기를 꺾고 구단 이미지를 훼손한 데 대한 책임을 물어 벌금 1000만원과 1달 동안 출전정지조치를 내렸다. 롯데는 이에 그치지 않고 노장진의 훈련 모습과 근신상태를 신중히 지켜보며 복귀 사흘 전에 징계위원회를 다시 열어 복귀 여부를 재심하겠다고 밝혔다. 롯데의 이런 결정은 팀이 마무리 부재로 인해 거푸 역전패를 당하는 어려운 팀 현실을 반영한 고육책으로 받아들여진다.롯데는 시즌초 확실한 마무리가 있었다면 28일까지 패배한 10경기 가운데 최소한 4경기는 건질 수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런 차원에서 롯데는 현실적인 방안을 선택했다. 노장진에게 내린 출전정지 1개월은 어차피 팀 복귀를 위해서는 필요한 기간이라는 점에서 징계성 조치와는 거리가 멀다. 여기에 노장진을 트레이드하기 위해 물밑 접촉을 해봤지만, 다른 구단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 다시 한번 자숙의 기회를 주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팬들의 압력도 구단이 노장진에게 또 한번의 기회를 주는 쪽으로 몰고 갔다. 롯데구단 홈페이지에는 “어려운 팀을 위해 용서해 줘야 한다.”는 게 대세였다. 일부 팬들이 구단의 장래를 위해 ‘읍참마속’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구제론’에 묻혔다. 그러나 구단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노장진이 선수단에 합류해 정상적으로 활약할 수 있는지는 불투명하다. 실제로 롯데 선수들은 노장진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강병철 감독은 “노장진이 복귀한 뒤에도 다른 선수들에게 속죄하는 차원에서 분발하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며 선수단의 분위기를 전했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글로벌 사업 시동 꺼질라

    글로벌 사업 시동 꺼질라

    1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액수의 ‘기부금’도 소용없었다. 다소 ‘파격적인’ 상생협력 방안도 대세를 바꾸지는 못했다. 검찰이 27일 고심 끝에 정몽구 회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자 현대차그룹은 말 그대로 온통 충격에 휩싸였다. 그동안은 검찰의 ‘눈치’를 보느라 가급적 입을 다물었지만 “어쩌자는 것이냐?”,“정말 이럴 수가 있느냐?” 등 격앙된 반응이 쏟아졌다. 검찰이 영장을 청구했지만 현대차그룹은 영장실질심사에 마지막 기대를 걸고 있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데다 국제축구연맹(FIFA)까지 나서 ‘원만한 처리’를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 두산 등 다른 재벌 수사와의 형평성에 대한 불만도 터져나왔다. ●주요사업 일단 정지… 他재벌과 형평성 불만 정 회장 구속으로 현대차그룹의 주요 경영은 당분간 ‘올스톱’될 전망이다. 우선 이미 두 차례나 착공식이 연기된 기아차 미국 조지아주 공장과 다음달 17일에서 착공이 연기된 현대차 체코공장은 당분간 착공이 어렵게 돼 ‘투자 타이밍’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영섭 현대·기아차협력회 회장은 “현대·기아차의 해외공장 착공이 계속 지연되면 동반진출을 추진하던 수많은 협력업체도 ‘직격탄’을 맞게 된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의 해외투자 규모는 건당 10억∼20억달러에 이르러 실패시 회사의 존망이 걸려 있는 만큼 책임있는 의사결정이 필수적이다. 그동안은 정몽구 회장의 리더십에 전적으로 의존해 왔다. 정 회장은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미국 시장 10년 10만마일 무상보증´ 미 앨라배마공장 등을 뚝심있게 밀어붙인 바 있다. ●1조 환원·선처탄원 등 허사로 현대차 관계자는 “검찰 수사가 아니어도 이미 충분히 비상상황이었다.”고 말했다. 환율, 유가 등 외부환경은 최악이다. 현대차의 내수판매는 4월 들어 25일 현재 3만 1831대로 3월 대비 5% 줄었다. 유럽, 미국, 중국 등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원화절상으로 가격경쟁력이 약해진 데다 엔화약세에 힘입은 일본업체들의 공세 등이 원인이지만 현지 딜러망이 동요하고 있는 것도 작용했다. 실제 현대차 인도 딜러들은 “현대차 수사로 딜러와 소비자들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는 30만대 생산과 시장점유율 20%라는 올해 목표 달성이 힘들다.”고 호소했다. 미국 현대차딜러협회도 판매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현대차 예병태 마케팅담당 상무는 “해외공장 착공이 지연되고 현지 딜러들이 판매활동에 집중하지 못하는 등 상당한 경영차질이 우려된다.”면서 “정 회장 말고도 다른 경영진이 있지만 정 회장에 대한 전 세계 경제인, 정치인, 투자자들의 신뢰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전문경영인 체제속 승계작업 빨라질수도 현대차그룹은 지난 19일 계열사별 독립경영 강화를 천명했지만 정 회장이 구속되면 구심점이 필요하기 때문에 외아들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정 사장은 그룹 지배권 확보의 ‘종자돈’인 글로비스 지분을 포기함에 따라 지분승계에는 제동이 걸렸지만 아버지의 부재가 그룹 경영을 장악하는 데는 가속도를 내게 할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이 구속은 면했지만 검찰 수사로 여론이 나쁜 데다 출국금지 상태여서 당분간은 전문경영인이 그룹 경영을 챙기되 정 회장이 ‘옥중(獄中) 경영’을 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김동진·이전갑 현대차 부회장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지난해 일선에서 물러난 박정인 현대모비스 고문의 ‘컴백’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동진·이전갑 부회장, 조남홍 기아차 사장, 한규환 현대모비스 부회장, 이용도 현대제철 부회장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이 당분간 공동으로 그룹을 경영하는 방안도 예상된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노대통령 독도 특별담화] 광복이후 최악 한·일관계 될수도

    “독도는 우리 땅입니다.”라는 감성적 화법으로 시작한 노무현 대통령의 25일 특별담화 이후 한·일간 사활을 건 외교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일본의 독도도발을 한국의 완전한 독립을 부정하는 행위로 규정, 이를 세계 여론과 일본 국민에게 고발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향후 ‘국제무대’에서 양국간 크고 작은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대북 금융조치로 교착된 6자회담 등 북핵 문제에서 한·일 공조 부재로 이어지고, 일본 내부 우익세력의 반작용도 거셀 것으로 보여 광복 이후 최악의 관계가 펼쳐질 것이란 분석도 없지 않다. 물론 노 대통령 담화 이후 일반 국민들은 인터넷 등에서 “속이 시원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전문가들도 단순한 영토문제가 아닌 역사문제로 각인시킨 적절한 조치라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실질 성과를 찾기 어려운, 그래서 외교적 입지만 좁히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지난 23일 한·일 차관급회의에서 ‘적절한 시기에 추진한다.’고 합의한 동해 해저지명 문제와 관련,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정부는 준비가 되면 현실적으로 가능한 가장 이른 시기에 해저지명 변경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변경 추진시 수로조사를 재개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일측과의 마찰은 물론,5∼6월께 실시될 동해 배타적경제수역(EEZ)협상에서도 상처만 남긴 채 헤어질 게 예견되는 사안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일련의 사태로 국제사회에서 독도가 센카구(중국명 댜오위타이) 열도나 북방 4개섬처럼 동아시아의 분쟁영토로 인식되고 말았다는 점에선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평가는 다양하다. 김경민 한양대 교수는 “노 대통령이 독도문제를 영토와 상관없는 식민지 지배의 연장선이라는 역사문제로 연결한 것은 매우 적절했다.”면서 “양국간 충돌이 올 수도 있겠지만 일본이 양식 없는 도발을 해온 만큼 강하게 대처할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반면, 다른 전문가는 “이제까지 조용한 외교를 해온 게 아니다. 그동안 독도에 접안시설을 만들고 군인도 상주시켜 왔다.”면서 “이렇게 공격적으로 한다고 해서 영토문제가 해결될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도 “외교는 상대가 있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올바른 주장임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의 대응은 21세기 동아시아의 민족주의를 자극시킬 수 있고, 이 경우 상대적으로 (국력이)약한 한국이 불리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진 교수는 영토의 소유권 문제는 일본 내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받아들일 수 없는, 이론적으로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라는 점을 전제로 할 때 일본의 향후 도발에 우리측이 내놓을 다음 카드가 소진되고 없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고이즈미 총리가 제시하는 ‘정상회담’재개 카드 역시 명분쌓기용으로, 전문가들은 ‘양측 모두 대화를 통해 해결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현대車, SK와 상황 다르다”

    정몽구 회장의 구속 여부가 조만간 결정될 예정인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SK그룹과 처한 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SK사태를 보면 총수 공백과 경영은 별개”라는 논리에 대한 반박인 셈이다. 현대차 산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25일 ‘현대·기아차 vs SK’라는 보고서를 통해 “SK는 최태원 회장이 구속됐어도 실질적인 경영을 책임져온 손길승 회장이 남아 경영공백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고 정유, 통신 등 주요 사업이 안정적인 내수산업이어서 어려움이 적었다.”면서 “반면 현대차그룹은 의사 결정이 회장에 집중돼 있어 부재시 경영 공백이 불가피하고 위기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사상 최고의 국제유가, 원달러 환율 930원대 추락 등 경영 환경이 악화된데다 GM, 포드 등이 위기 타개를 위해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가격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면서 “현대차그룹은 자동차산업 의존도가 80%나 되고 수출 비중도 70%를 넘어 외부충격에 취약한 사업구조”라고 지적했다.또 SK는 통신·정유·물류 등 사업부문이 다양해 계열사의 독립성이 강한 반면,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집중 구조여서 중앙집중적 의사 결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소버린과의 경영권 분쟁시 경영진에 협조적이었던 SK노조와 달리 현대·기아차노조는 이번 사태를 오히려 임·단협에서 이슈화할 태세를 보이는 등 대립적인 노사관계도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으로는 총수 구속후 소버린의 경영권 위협에 시달린 SK와 비슷한 길을 걷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몽구 회장 구속으로 경영 공백이 발생하면 기업 실적이 악화돼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외국 투기자본의 적대적 인수합병(M&A)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글로비스 주가 폭락으로 1조원을 채우지 못하면 총수 일가의 사재를 추가로 출연하겠다는 약속과 관련, 추가 출연을 위해 정 회장이 현대차(5.2%)나 현대모비스 지분(7.9%)을 처분할 경우에도 오너 지분이 줄어 M&A 위협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그룹 내 지분은 26.10%,34.8%인 반면 외국인 지분은 46.62%,49.28%로 계속 늘고 있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사설] 성폭행범 처벌 너무 관대한 한국

    최근 들어 성폭력 척결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가고 있음에도 실제 성범죄 처벌에 있어서는 여전히 우리 사회, 특히 사법부의 관대함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서울중앙지법의 한 중견판사가 작성한 논문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까지 서울중앙지법이 선고한 64건의 성폭행 사건에서 성범죄자가 집행유예 등으로 풀려난 경우가 53%에 이른다고 한다.2002년부터 2004년까지 전국 1심 법원의 성범죄 집행유예 비율이 56∼58%대인 것과 별 차이가 없는 수치다. 구금형 비중이 70%대인 미국이나 90%를 넘는 영국과 비교해 턱없이 낮은 처벌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형의 형량 차이도 여전하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등의 자료에 따르면 강간의 경우 프랑스는 5년 이상 징역형이 70.5%이나, 우리는 18.6%에 불과하다. 미국은 평균 징역 8년 8월인 반면 우리는 5년에 불과하다는 연구도 있다. 지난해 성범죄자 1만 3695명 가운데 재범 이상이 53.8%에 이른다. 성범죄자의 절반 이상이 집행유예나 벌금형 등으로 풀려나고, 성범죄자의 또 다른 절반이 다시 성범죄를 저지르는 실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성범죄의 중독성이나 재범방지 교육 부재 못지않게 관대한 처벌도 성범죄 재범률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하겠다. 성범죄 근절을 위한 사법부의 보다 전향적인 의식 전환이 요구된다. 공소시효 확대나 청소년성범죄 친고죄 폐지, 형량 강화 등 입법 보완도 필요하겠으나 더욱 중요한 것이 사법부의 단죄 의지다.“성범죄를 절도나 폭행 등 다른 범죄와 같은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서울중앙지법 판사의 지적을 귀담아 듣기를 바란다.
  • 아파트 ‘강세’ 토지 ‘약세’

    아파트 ‘강세’ 토지 ‘약세’

    종부세 부과 기준일(6월1일)을 앞두고 당초 기대와 달리 부동산 거래가 ‘올스톱’됐다. 종부세 부담을 우려해 집주인들이 앞다투어 매물을 내놓아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던 정부의 예상이 빗나가고 있는 것이다. 새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은 종부세를 피하기 위해 일부러 잔금을 연체하는 기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토지 시장은 늘어나는 매물에 비해 수요가 없어 거래가 완전히 끊겼다. ■ 입주아파트-잔금 6월이후 미뤄 ‘기준일 넘기기’ 은행원 강모(37)씨는 다음달 서울 서초구 방배동 현대I-PARK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고민이다. 강씨는 입주에 맞춰 잔금을 준비했지만 6월1일 이후로 미룰 생각이다. 살고있는 사당동 아파트(3억원)가 팔리지 않아 2주택자가 되는 동시에 두 주택 보유액이 공시가격 기준 8억원을 넘어 종부세와 재산세를 더해 376만원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입주한 도곡렉슬은 3002가구 중 무려 120여가구가 잔금을 치르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입주한 강남구 역삼동 대우푸르지오 아파트에도 아직 잔금 미납 가구가 있다. 강남 고급 아파트를 분양받은 만큼 잔금을 치를 돈이 없어서라기보다는 종부세 대상에서 빠져나갈 궁리를 찾기 위해 일부러 입주를 미루는 것으로 업체는 보고 있다. 재정경제부 부동산실무기획단 관계자는 “6월1일 현재 잔금 청산이 되지 않으면 미분양 주택으로 간주돼 종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 강남아파트-“일단 내고 더 오르면 판다” 매물 거둬 종부세 부과를 앞두고 강남 비싼 아파트, 다주책 보유자들의 매물이 쏟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빗나갔다. 강남 아파트를 사려는 수요는 줄서 있지만 집주인들이 움직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구 대치동과 서초구 서초동에 집을 갖고 있는 김모(48)씨는 은행을 찾아 종부세 부과 시뮬레이션을 받아보았다. 두 채를 합쳐 공시가격이 19억원이지만 재산세와 종부세는 1803만원에 이른다는 것을 확인한 뒤 매물을 거둬들였다. 지난해 세금으로 980만원을 냈지만 예상 밖의 무거운 양도세를 내느니 차라리 종부세를 내겠다는 생각에서다. 앞으로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매물을 거둬들이게 했다. 종부세율이 매년 10%씩 100%(2009년)까지 오르더라도 해마다 200만원만 더 내면 그만이다. 종부세와 양도세 부과를 비교한 결과 차라리 종부세를 내다가 처분하지 않고 자식에게 증여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 토지거래-내년 양도세 중과 부담… 급매물 쇄도 땅을 사고파는 데 따른 규제가 강화되면서 일부 지역을 빼곤 토지 시장도 썰렁하다. 비사업용 나대지, 잡종지, 부재소유자 농지 등 토지에 대한 양도세가 현행 9∼36%에서 내년부터 60%까지 중과됨에 따라 땅을 싸게 처분하려는 지주는 늘었지만 매수세가 없기 때문이다. 토기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아예 거래가 끊겼다. 여모(70)씨는 충남 태안군 이원면 내리 관리지역 임야 2000여평을 내놓았지만 지난해 8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아예 사려는 사람이 없어 울상을 짓고 있다. 춘천 동신면 관리지역 일대도 8·31 당시 20만원대이던 평당 가격이 4월 현재 17만원으로 내렸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보조금 이통시장 되레 ‘죽을 맛’

    휴대전화 단말기 보조금 지급이 이동통신 시장을 크게 성장시킬 것이란 당초 예상과 달리 성장둔화 현상이 지속되는 등 ‘죽을 쑤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보조금 지급 이후 이통시장 성장률은 지급 이전보다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가입자 급감… 판매점도 ‘울상’ 지난해 이통 3사의 월평균 영업 순증(신규 가입자에서 해지자를 뺀 것) 규모는 28만 5032명이다. 하지만 4월1일부터 10일까지 3사의 영업 순증은 4만 1805명(SK텔레콤 3만 3046명↑,KTF 1078명↓,LG텔레콤 9837명↑)에 머물렀다. 이런 추세라면 4월 한달간 영업 순증 규모는 지난해의 44%인 12만 5000명에 불과할 전망이다. 이런 상황은 휴대전화 밀집 상가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현재 테크노마트나 용산 전자상가에서는 매출 부진으로 울상이다. 테크노마트 6층 M사 종업원 S(25·여)씨는 “보조금 이전에는 하루 10여대가 팔려나갔으나 지금은 5∼6대 나간다.”며 “다른 판매점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시장 활성화 ‘동감’ 방법은 ‘제각각’ 시장이 이처럼 얼어붙은 데 대해 이통사들은 나름대로 분석을 내놓으며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경기가 더욱 나빠졌다든지 하는 징후가 없는 데도 시장 성장속도가 둔화된 것은 소비자들이 상황을 관망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죽은 시장을 살릴 수 있는 대안 마련에 이통사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SKT는 보조금 지급 이후 그나마 선방한 것은 기존 가입자를 보호하는 정책이 먹혀든 것이라고 평가했다.KTF나 LGT의 보조금 인상은 요금정책 등 전략 부재를 자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SKT는 보조금 조정 결정에 앞서 시장상황 검토에 들어갔었다. KTF는 보조금 지급 이후 고객을 뺏기자 13일 보조금 지급 확대라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전체 고객 3분의 2에게 기존 대비 1만∼4만원의 보조금을 추가 지급하는 쪽으로 약관을 변경했다.LGT도 이어 최근 6개월 월평균 7만원 이상 가입자에게 3만∼4만원의 보조금을 추가 지급하기로 14일 결정했다.●보조금 인상 경쟁 시장 혼탁 우려 이는 보조금 지급 이후 기기변경 중심으로 흐르는 시장상황을 번호이동시장으로 바꿔보려는 고육책이다. 이와 관련, KTF 관계자는 “번호이동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후발 사업자는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며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입장은 고객 약탈전이 본격화될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불법 보조금이 난무하던 때와 같은 시장과열 및 혼탁이 예상된다.LGT는 “클린 시장으로 가면 소매력이 앞선 LGT에 승산이 있다.”면서도 우량 고객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보조금을 인상, 사실상 번호이동시장 부활에 불을 지폈다.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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