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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로또1등 당첨자다!” 451회 당첨자들 한자리에!

    지난 토요일 늦은 밤, 모임을 마치고 집으로 귀가하던 A씨는 시간을 보려고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다가 부재중 전화가 10통이 넘게 온 것을 확인하고 통화목록을 살폈다. 친한 친구들의 전화번호가 번갈아 가며 찍혀 있었다. ‘무슨 일이지? 사고라도 생겼나?’ 어리둥절하며 통화버튼을 누르려는 순간 진동이 울렸다. 분명 벨소리로 설정해 놓았는데 휴대전화는 ‘징징’ 대며 흔들렸다. “야 임마, 전화 왜 안 받아…” / “미안, 핸드폰이 고장났나봐, 벨이 안 울리네” / “너 로또 샀냐? 샀어 안 샀어?” / “로또?” 다짜고짜 로또타령을 하는 친구 B의 목소리에는 흥분과 짜증, 다급함이 섞여 있었다. “샀는데… 왜?” “야! 우리 1등 당첨됐대, 1등!” 451회 로또1등 당첨자의 생생한 인터뷰 현장 자세히보기 로맨스타운? 드라마 같은 일이 벌어지다!! 열대야가 시작된 7월의 끝자락, 딸아이도 더운지 9시를 훌쩍 넘긴 시간인데 칭얼대기만 하고 잠을 이루지 못했다. 여느 때와 같은 평범한 토요일 저녁… 그 때 생소한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세요” / “안녕하세요, 로또리치입니다. B씨 맞으십니까?” 로또리치라면 친구들과 가입해 로또당첨예상번호를 받아보는 인터넷 사이트였다. 작년 말이었던가… 가까운 친구들과 로또계를 만들었는데, 4등이라도 당첨돼 모임회비라도 마련할 요량으로 <4등보장 서비스>에 가입했다. 매주 문자로 15조합의 1등당첨예상번호를 받아 친구들과 나눠서 로또를 구입했는데, 큰 등수는 아니지만 간간히 5등에 당첨되고 2주 전에는 4등에도 당첨돼 재미를 붙이고 있는 중이었다. “회원님, 구입한 로또 확인해 보셨나요? 451회 1등 당첨번호가 회원님께 제공됐습니다” / “진짜에요?“ 확인해 보겠으니 5분 뒤에 다시 연락 달라하고 황급히 전화를 끊은 후, 사놓은 로또용지를 꺼내 들었다. 인터넷을 보며 맞춰봤지만 1등 당첨번호는 없었다. 문자 목록을 보니 친구 A에게 1등에 해당하는 번호를 보낸 기록이 있었다. “샀겠지, 샀을거야, 샀을거야…” 주문을 외듯 중얼대며 A에게 전화를 걸어봤지만, 몇 번을 전화해도 A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1등당첨된 거 알고 잠적했나? 설마 아닐거야, 전화소릴 못 듣는 거겠지, 빨리 좀 받아라’ 짧은 시간 동안 그의 머릿속에는 별의별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로또1등 당첨에 2000만원 보너스까지, “대박 터졌네!” “A가 만약 로또 안 샀으면 정말 땅에 묻어버리려고 했어요” 지난 26일, 로또계 친구들 몇몇이 한자리에 모였다. 농협에서 당첨금을 수령한 직후였다. “2주 전쯤에 연금복권계로 바꾸자는 의견이 있었어요. 제가 반대했죠. 1년만이라도 꾸준히 로또 사보자고. 그런데 로또리치 가입 8개월 만에 1등에 당첨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게다가 2000만원 축하금까지 받고… 특별히 휴가 계획이 없었는데, 럭셔리한 여행을 떠나려고요. 앞으로도 우리는 로또리치와 영원히 로또계를 이어가려고 합니다. 회원은 더 이상 받지 않아요. 하하.” 로또리치는 실제 로또1등에 당첨된 골드회원에게 최고 1억원의 축하금을 주는 <골드회원 1억원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 외에도 신규가입회원을 위한 <1,000만원 지원 이벤트>, 5등에만 당첨돼도 후기를 남기면 50만원 또는 제주도여행권/해외항공권을 받을 수 있는 <베스트당첨후기 이벤트> 등 다채로운 혜택들이 준비돼 있다. <로또리치가 탄생시킨 역대 1등 당첨자들의 특급 비법> 출처 : 로또리치 www.lottorich.co.kr (고객센터 1588-0649) 본 콘텐츠는 해당기관의 보도자료임을 밝혀드립니다.
  • [이제는 공공외교다] 방글라데시 시민사회, 한국의 ODA를 말하다

    [이제는 공공외교다] 방글라데시 시민사회, 한국의 ODA를 말하다

    2009년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24번째 회원국으로 합류하면서 정부와 언론은 떠들썩하게 축포를 쏘아올렸다. 세계 원조의 95%를 도맡아 ‘선진국 원조 클럽’으로 불리는 DAC 가입은 한국이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 곧 선진국이 됐다는 ‘증표’로 여겨졌다. 원조 현장에서도 이런 변화가 감지되는지 보기 위해 서울신문은 지난 6월 5~11일 공적개발원조(ODA)를 감시·평가하는 시민단체 ‘ODA와치’의 방글라데시 현장평가를 동행취재했다. 현지 시민과 원조 관계자들은 한국의 정보통신기술(ICT) 원조가 기술력과 비용 대비 효율성이 뛰어나고 원조공여국 간 협의체에서 주요 공여국으로서의 역량이 충분하다고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이 같은 칭찬 뒤에는 ▲지역사회와의 소통 부재 ▲하드웨어 위주의 지원 ▲한국기업·한국제품만 들이미는 구속성 원조 ▲유·무상 원조간 협력 부족 등으로 지속가능한 원조 효과가 떨어진다는 불만이 높았다. 과거에도 불거진 문제점들이 반복되고 있었다.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남서쪽으로 333㎞ 떨어진 쿨나. 인구 100만여명이 사는 방글라데시에서 3번째로 큰 이 도시에는 2005년부터 한국의 유상원조로 통신망 현대화, 인터넷망 구축사업이 이뤄졌다. 이렇게 깔린 인터넷망을 사용하고 있는 기업·개인 사용자는 지난 5월 현재 386명. 하지만 이곳에서 만난 일부 사용자들은 인터넷 끊김 현상이 잦아 개인 업무나 사업상 차질이 많다는 불편을 호소했다. 서비스 제공업체인 ISN 쿨나 지사의 무하메드 자한지르 알람 대표는 “지난 3월 8일부터 5월 29일까지 모두 16차례나 인터넷이 끊겼고, 길게는 44시간 동안 연결이 안 된 적도 있다.”고 했다. 5개월 전 이 서비스에 가입했다는 건축·인테리어 회사 대표 S M 나시무딘(32)은 “인터넷 연결 상태가 불안정해 2~3일에 한번씩은 끊겼다.”면서 “사업상 손해가 커 다른 서비스로 바꿀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비스를 제공·관리하는 방글라데시통신공사(BTCL) 쿨나 사무소 관계자들은 지진·홍수 등 자연재해, 도로공사로 선이 끊기거나 민간기업이 사업을 방해하려고 일부러 선을 끊을 수 있다는 의혹만 제기할 뿐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지원받은 시설 유지·관리기술 없어 한재광 ODA와치 사무총장은 “원조 사업이 끝난 뒤 우리나라에서 제공한 시설의 유지·관리를 위해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기술들을 현장 담당자들에게 전수하는 시스템의 효과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기술과 시설을 직접 사용하고 유지·발전시켜 나가야 할 지역 전문가들과 한국의 원조기관 사이에 직접적이고 긴밀한 소통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의 유상원조기관과 지속적인 소통창구가 없다는 아쉬움이 컸다. 방글라데시 원조청(ERD)의 모하마드 아지프우즈자만 아시아 원조담당 국장은 “가장 유감스러운 것은 현지 주재원이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현장의 권한을 강화하는 세계 원조 흐름에도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유·무상 통틀어 수원국에 한국 물품·용역만 조달하는 구속성 원조의 비중이 높다. 한국의 구속성 원조 비중은 51.7%로 DAC 회원국 가운데 포르투갈에 이어 2번째로 높다. 회원국 평균(15.3%)보다 3배 높은 수준이다. 공여국에는 수출 확대라는 이득이 있지만, 수원국에는 비효율성을 초래할 수 있다. 쿨나 현장에서도 이로 인한 부작용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BTCL 쿨나 사무소에서는 한국에서 5년 전 제공한 국산 컴퓨터 5대 가운데 3대가 메인보드 고장으로 방치돼 있었다. BTCL 엔지니어는 “해당 메인보드를 구할 수 없어 결국 지역에서 판매하는 컴퓨터로 교체해야 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제공한 배터리도 말썽이었다. 2005년 제공된 배터리 48개 가운데 7개가 윗부분이 터져 있었다. 사무소 관계자들은 “파열된 배터리들은 충전이 안될뿐더러 현지에서 구할 수도 없다.”면서 “한국 제품보다 8년 전에 들여온 프랑스 배터리는 아직도 멀쩡하다.”며 보여줬다. 한국 원조의 특기(?)로 꼽히는 기자재· 건물 등 인프라를 깔아주는 ‘하드웨어’ 원조보다 이용자· 관리자에 대한 교육·훈련·경험 전수 등 소프트웨어 지원이 절실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유엔개발계획(UNDP) 방글라데시 지부의 K A M 모셰드 부소장은 “하드웨어 지원은 쉬운 방식의 원조다. 소프트웨어가 전수되지 않는다면 빌딩만 지어주고 그냥 빠지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한국은 높은 IT 기술력과 발전 경험이 풍부하다는 강점을 원조 정책에 녹여, 원조 효과를 높여 달라는 주문도 쏟아졌다. ●소프트웨어 원조에 무게를 국내 기관 간 원조 분절화도 문제다. 방글라데시 원조 관계자가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과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이 서로 의견을 나누지 않아 중간에 애로가 많다. 왜 그렇게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을 정도다. 한 예로, 코이카가 설립한 한·방글라데시 교육분야 ICT 훈련원은 현지에서 성공적인 사업으로 평가돼 방글라데시 교육부가 한국 EDCF의 차관을 받아 전국에 128개의 훈련원을 세우기로 했다. 하지만 두 기관 간 경험 공유는 전무했다. 우리나라처럼 유·무상원조가 나뉘어 있던 일본은 2008년 통합하면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일본국제협력단(자이카) 방글라데시 사무소의 시게키 후루타는 “치타공에 수도 사업을 진행할 때 파이프 문제로 기술 협력이 필요했는데, 유상원조로만 진행됐다면 인프라 구축에만 신경 썼겠지만, 사회적·기술적으로 접근하는 무상원조가 함께 이뤄지면서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글 사진 다카·쿨나(방글라데시)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용어클릭] ●공적개발원조(ODA) 중앙·지방정부를 포함한 공공기관이 개도국이나 국제기구에 제공하는 무상원조(증여) 및 유상원조(차관). 무상원조는 외교통상부 감독 아래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이, 유상원조는 기획재정부 감독 아래 한국수출입은행이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통해 각각 집행한다.
  • [리뷰] 하지원의 ‘7광구’ 뚜껑 열어보니…

    [리뷰] 하지원의 ‘7광구’ 뚜껑 열어보니…

    올 여름 최고 기대작인 블록버스터 영화 ‘7광구’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드라마 ‘시크릿가든’으로 대한민국 최고 여배우로 등극한 하지원의 출연과 1000만 관객 영화 ‘괴물’을 잇는 ‘한국표 괴수영화’의 새로운 탄생, 국내 최초 아이맥스3D 개봉이라는 팩트 만으로도 ‘7광구’는 올 여름을 강타할 ‘괴물급 블록버스터’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원으로 시작해 하지원으로 끝난다 ‘7광구’의 주축은 역시 하지원이었다. 국내에서 이만한 액션을 소화할 여배우가 하지원 뿐이라는 영화제작사 측의 홍보는 거짓이 아니었다. 드라마 ‘다모’를 시작으로 최근작 ‘시크릿가든’에서 자랑해온 액션솜씨를 한껏 자랑한다. 덕분에 영화 내내 구르고 뛰고 (오토바이를)타는 하지원의 모습을 원 없이 감상할 수 있다. 하지원의 ‘팬심’이 굳건한 관객이라면 더 없이 행복할 작품이다. 문제는 블록버스터 영화 한 편이 하지원으로 시작해 하지원으로 끝난다는 사실. 안성기와 오지호 등 주변 인물들의 활약을 기대하면 실망만 남는다. 심지어 또 하나의 주인공인 ‘괴물’도 표독스러운 성질에 비하면 출연분량은 기대 이하다. 만약 괴물이 실존했다면 주인공 급 캐스팅에 영향력 없는 캐릭터로 제작진과 마찰을 빚었을 것이다. 위의 상황은 영화 전반을 이끄는 하지원의 역할이 그만큼 막대하다는 것을 뜻한다. 안젤리나 졸리의 입술과 긴 머리, 큰 키와는 거리가 먼 하지원이지만 액션은 졸리와 대적해도 지지 않을 만큼 안정돼 있다. 비슷한 헤어스타일과 말투의 ‘길라임’이 조금 덜 보였더라면 좋았을 것이란 아쉬움이 따르긴 해도. ●괴물은 진화하지만, 괴물영화는 진화하지 못한다? ‘7광구’의 괴물이 국내 영화에서 보인 여타 괴물과 다른 점이 있다면 진화한다는 것이다. 각 단계에 맞게 몸의 외형과 크기, 피부가 달라진다. 새끼 괴물이었다가 쑥 자란 모습으로 ‘폭풍성장’하는 기타 괴수 영화와 달리 ‘7광구’의 괴물은 성장·진화 과정을 잠시나마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자랑한다. 이렇게 괴물은 진화했지만, 괴물영화는 진화하지 못했다. 끈적끈적한 괴물의 체액은 지금까지 우리가 봐온 ‘에이리언’, ‘괴물’ 등의 영화에서 봐온 매우 친숙한‘소품’이다. 사투를 벌이는 석유시추선 내부 역시 ‘에이리언’의 우주선과 매우 흡사한데다 괴물을 무찌르는 유니크한 무기가 등장하는 것도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스토리의 부재다. 대부분의 괴물영화는 정치사회적 메타포를 발판삼아 진화해왔다. 여기서 발생하는 정치이념과 개인이 충돌하면서 교훈적 메시지가 탄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7광구’에는 이렇다 할 메시지가 없다. 게다가‘산유국의 꿈’과 ‘석유를 간절히 원하는 인간의 욕망’사이에 끊어진 다리(플롯)가 영화 전반을 공허하게 한다. 결국 영화 속 괴물은 진화했지만, 영화 자체는 진화하지 못한 셈이다. ●‘국내 최초 아이맥스 3D 괴물 블록버스터’가 주는 의미 아쉬움이 많지만 그럼에도 ‘7광구’는 ‘국내 최초 아이맥스 3D 괴물 블록버스터’라는 긴 수식어만큼이나 나름의 의의를 지닌다. 3D가 만족할만한 입체감을 주진 못하지만 제작기간 5년, 국내 최초 아이맥스 3D 개봉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대한민국 영화의 볼륨이 껑충 부풀었다는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까지 아이맥스 상영관을 자의반타의반으로 외화에게만 내줘야 했던 영화관이나 관객 입장에서도 한결 뿌듯하게 관람료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됐다. 최고의 자리는 언제나 변할 수 있지만, 최초의 자리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7광구’는 대한민국 3D 블록버스터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지훈 감독의 말처럼 “10% 부족한 완성본”이긴 하나, 한국 영화의 기술이 어디까지 성장했는지 살피기엔 부족하지 않다. 하지원, 안성기, 오지호, 송새벽, 이한위 등이 망망대해의 석유시추선에서 괴물과 맞서 고군분투를 벌이는 영화 ‘7광구’는 오는 8월 4일 개봉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굿모닝 닥터] 튼살의 진실

    최근 ‘팻’(fat)이란 책이 출판계를 달구고 있다. 인류학자와 비만인권운동가들이 ‘살찐’, ‘기름진’, ‘지방’, ‘비만’, ‘윤택’ 등 팻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문화인류학적 관점에서 흥미롭게 풀어냈다. 실제로 아프리카 니제르에서는 튼살을 선망의 대상으로 여긴다. 살찐 모습을 아름답다고 여기기 때문에 튼살을 만들려고 갖은 노력을 다한다. 심지어는 애들 인형에도 튼살 자국을 만든다. 보기 흉하다며 튼살을 없애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는 우리와는 확실히 다르다. 갈라져 희끗거리는 튼살은 여간한 스트레스가 아니다. 튼살은 비만이나 임신, 청소년기의 급속한 성장 등에 의해 피부 표면이 갑자기 늘어나면서 진피 내 교원섬유와 탄력섬유가 변성되어 발생하며, 팽창선조라고도 불리는 피부질환이다. 초기에 붉은 빛을 띠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희게 변하게 된다. 이런 튼살은 붉은 기가 도는 초기에는 비교적 잘 치료되나 환부가 흰색으로 변한 뒤에는 치료가 더디다. 따라서 빠른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에 주목받는 레가또와 마이셀스 PRP(혈소판 풍부혈장)를 이용한 복합시술이 바로 튼살 치료법이다. 레가또와 마이셀스 PRP 복합시술은 튼살 표면에 프락셔널한 방식으로 미세한 채널(구멍)을 만든 후 임팩트 초음파로 PRP 핵심성분을 침투시켜 피부재생을 유도, 튼살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이전의 치료법들이 색소침착 등의 문제를 보인데 비해 이 치료는 마이셀스 PRP의 TGF-β 성분에 의한 미백효과로 색소침착을 크게 줄인 것이 특징이다. 물론 튼살도 예방이 중요하다. 임신 중에는 보습크림을 충분히 바르고, 샤워 후 오일이나 로션으로 마사지를 해주는 것도 좋다. 또 급격한 체중 증가를 막기 위해 꾸준히 운동을 하는 것도 잊지 말자. 만약 튼살이 생기기 시작했다면 자외선 노출을 막아야 튼 부위가 검게 변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상준 아름다운나라 피부과 성형외과 원장
  • 美정가, 디폴트 ‘벼랑 싸움’

    지난 21일(현지시간) 저녁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두 사람이 의견을 좁힌 ‘8000억 달러 세수 증대’ 안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이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오바마는 세수를 4000억 달러 더 올리면 어떻겠느냐고 베이너에게 전화로 ‘아쉬운 소리’를 하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베이너는 ‘부재중’이었고 오바마는 “전화 좀 달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하지만 대통령은 그날 베이너의 전화를 받지 못했다. 다음 날 아침에도 하원의장의 전화는 오지 않았다. 오바마는 체면을 무릅쓰고 22일 낮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베이너는 여전히 ‘부재중’이었다. 이후 세 차례나 더 대통령은 전화를 걸었고 마침내 오후 5시 30분에 베이너가 회신할 것이라는 응답을 베이너 보좌진으로부터 겨우 들었다. 대통령이 애타게 전화를 걸던 시간 베이너는 의회에서 기자들과 잡담하고 있었다. 23일 의회 소식통들이 전한 ‘협상 비화’에 따르면 오바마는 베이너의 전화가 없자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생각에 일이 잘되는 줄 알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 시간 베이너는 이미 기자들에게 협상을 거부하겠다는 얘기를 뱉고 있었다. 오후 5시 30분 전화한 베이너에게 오바마는 4000억 증대를 제안했지만 베이너는 협상 탈퇴를 선언했다. 화가 난 오바마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공화당이 왜 뛰쳐나갔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전화를 걸었지만 회신을 받지 못했다.”고 씩씩거렸다. 반면 베이너도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이 이제 와서 골대(타협안)를 옮겼다.”고 맞받았다. 소식통은 “베이너가 당내 강경파의 시선을 의식해 대통령에게 거칠게 나가는 것 같다.”고 전했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대통령의 전화를 24시간이나 ‘묵살’한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22일 베이너가 의회에서 기자들과 잡담하고 있을 때 한 기자가 “악몽과 같은 날을 겪은 기억이 있느냐.”고 물었다. 베이너는 잠시 생각하더니 2008년 부실자산 구제 프로그램(TARP)이 하원에서 부결돼 주가가 800포인트나 폭락한 기억을 떠올렸다. 다음 달 2일까지 오바마와의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악몽의 날’은 재현될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꼬집었다. 악몽을 우려해서일까. 베이너는 23일 오바마가 제의한 백악관 협상에는 응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국민 한명 한명이 외교관으로… 컨트롤 타워 필요하다

    국민 한명 한명이 외교관으로… 컨트롤 타워 필요하다

    21세기 한국 국가전략으로서 ‘공공외교’가 주목받고 있다. 공공외교는 외국 ‘정부’가 아닌 ‘국민’과 직접 소통해 ‘이해와 공감’을 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바로 그 때문에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4대 강국에 둘러싸여 군사력 경쟁의 한계가 분명한 한국의 생존전략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많은 국내외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한국이 21세기 국가전략으로서 공공외교를 적극 고려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먼저 4대 걸림돌을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략부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에 즈음해 초당파 원로그룹이 ‘스마트파워’를 주창하고 세부 전략의 하나로 공공외교를 제시했다. 이를 계기로 한국에서도 공공외교 논의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공공외교에 대한 제대로 된 개념조차 정립돼 있지 않고, 정부 차원의 장기적인 전략도 부재한 실정이다. 공공외교의 핵심 정부부처라 할 수 있는 외교통상부는 문화외교국을 두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공공외교국으로 확대개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외교부 사정을 잘 아는 한 인사는 “당장 문화외교라는 용어 때문에 문화체육관광부와 업무가 중복될 소지가 있다.”면서 “북미국 등 지역·국가 중심 조직인 외교부 안에서도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김기정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공공외교는 무형적 가치 추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국제정치뿐 아니라 문화와 제도 등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이유로 “정권에 관계없이 장기적으로 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유재웅 을지대 의료홍보디자인과 교수는 “공공외교를 위한 예산이 절대 부족한 것도 문제지만 그보다 더 시급한 것은 각 부처와 기관에 분산돼 있는 기존 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급증 전략부재는 단기적 실적에 집착하는 조급증을 부른다. 최근 정부가 K팝 등 ‘한류’ 확산에 막대한 지원을 쏟아붓는 것이 단적인 예다. 지금도 ‘다이내믹 코리아’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맞아 국제사회에 한국을 상징적으로 알릴 수 있는 슬로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문제제기에서 출발, 2001년 12월 확정돼 참여정부까지 광범위하게 쓰였던 ‘다이내믹 코리아’는 한국의 역동적 발전상을 잘 표현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다이내믹 코리아’는 자취를 감춰 버렸다. 회사 이름이나 로고조차도 함부로 바꾸지 않는 것이 홍보의 기본인데, 이 원칙이 이전 정부 흔적 지우기에 휩쓸려 버렸다. 국가대표 슬로건조차 몇 년 쓰다 바꾸면 된다는 안일함과 조급함이 깔려 있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국가브랜드위원회가 생기고 나서 자문위원으로 가보니 참여정부에서 활동했던 민간 전문가는 나밖에 없었다.”며 정부가 이전 정부의 노력을 모조리 무시해 버리는 것이 조급증을 심화시켰다고 지적한다. 그는 “공공외교는 5년짜리가 아니라 최소 수십 년짜리가 돼야 하는데 정부는 거목은 심지 않고 작은 나무만 여러 개 심는다.”고 꼬집는다. 김태환 국제교류재단 공공외교사업부장은 “‘지도 그리기’ 작업이 당면 과제”라고 강조한다. 그는 “결국 비전과 목표, 추진전략과 행동계획을 하나의 그림처럼 연결시켜야 한다.”면서 “그건 상당한 조사연구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구난방 현재 한국에서 공공외교 관련 기관은 외교부 문화외교국, 문화체육관광부, 국제교류재단, 한국국제협력단, 해외문화홍보원, 국가브랜드위원회 등으로 분산돼 있다. 국제문화교류나 재외동포 관련 업무 등은 서너 개씩 업무가 중복된다. 공공외교라는 국가전략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 조정기구가 없다 보니 ‘중구난방’이 한국 공공외교의 특징이 돼 버렸다. 국정홍보 업무를 하다 은퇴한 전직 공무원의 증언은 ‘큰 그림’ 없는 공공외교가 가져오는 난맥상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공공외교 관련 예산 자체가 모자란다. 다른 예산 항목에서 전용하거나 온갖 편법을 쓰지 않으면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다. 일을 열심히 할수록 감사에서 더 많은 지적을 받는 구조다. 시킨 일만 하면 그런 고생을 할 필요도 없겠지만 소신을 갖고 노력하는 공무원들은 예산 따는 것도 고생이고 집행하는 것도 고생이요, 지적 받는 것도 고생이다. 공공외교가 발전하려면 정책결정과 행정집행 전반에 걸쳐 교통정리가 절실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경제적 이익 집착 한국 공공외교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현실적인 덫은 지나친 경제적 접근이다. 지나치게 경제적 효율성을 따지는 현재의 접근법은 장기적인 공공외교 정책 수립을 막고 단기적인 실적 내기에 급급하게 만든다. 이는 결국 시류에 영합하는 조급증과 중구난방을 낳는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008년 8·15 경축사에서 밝힌 “대한민국의 국가브랜드 가치는 우리 경제력의 30%에 그치고 있다.”는 발언이 대표적이다. 기업 브랜드가 상승하면 이익이 확대된다는 인식 틀을 국가 차원의 소프트파워에 그대로 단순히 적용하는 것이다. 이런 인식은 공공외교에 주도적인 구실을 해야 할 외교부와 문화부조차 2009년도 업무계획을 경제 살리기 외교 강화와 국가브랜드 확립으로 각각 설정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브랜드를 높여 수출 늘리고 국민소득 높이자는 발상은 국가브랜드위원회에서 극명히 드러났다. 출범 직후 국가브랜드위원회가 내놓은 우선추진 10대 과제 중 첫번째는 “한국과 함께하는 경제발전”이었다. 김 교수는 이와 관련, “애초 목적 자체가 단기적 경제 이익에 있다는 점은 국가브랜드위원회의 태생적 한계”라고 꼬집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LED TV의 ‘빗나간 마케팅’

    LED TV의 ‘빗나간 마케팅’

    글로벌 TV 시장 침체를 놓고 여러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TV 제조업체들이 소비자 편익은 제쳐두고 신기술 제품이라는 ‘마케팅’에만 주력하다 소비자 불신을 사게 됐다는 ‘진정성 마케팅 부재’ 논란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최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3년 전부터 액정표시장치(LCD) TV, 발광다이오드(LED) TV, 3차원(3D) 입체영상 TV, 스마트 TV 등 신제품이 잇따라 나왔지만, 별로 새롭지도 않은 제품을 신제품이라고 내놓으며 50~60% 이상 비싸게 팔아온 업체들의 마케팅 행태가 소비자들의 불신을 사 교체 수요를 둔화시켰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급속한 성장세를 보였던 TV 시장이 오히려 경제가 회복세인데도 살아나지 않는 것은 업체들이 ‘프리미엄 TV’라며 고가에 내놓고 있는 제품들이 그만한 값어치를 못한다고 느끼는 데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 때문이라는 게 권 사장의 설명이다. LED TV의 경우 LED는 패널 자체가 아니라 패널을 밝히는 광원에 불과해 화질에 큰 영향을 주지 않지만, 업체들은 기존 LCD TV보다 혁신적인 기술을 적용한 것처럼 마케팅에 나서 최대 70%까지 비싸게 팔았다. LED TV에 대한 불신은 결국 LED TV를 기반으로 하는 셔터안경 3D TV와 스마트 TV로 이어지면서, ‘제품 가치에 비해 가격이 턱없이 비싸다.’는 인식이 퍼져 시장에서 기대 이하의 실적을 거두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수요를 끌어올리려면 원가를 낮춰야 하고 더욱 값싼 LED 백라이트유닛(BLU)을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박명재 세상 추임새] 공직과 대학의 관료문화

    [박명재 세상 추임새] 공직과 대학의 관료문화

    우리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조직과 집단으로는 대학과 공직, 대학교수와 공무원을 들 수 있다. 오랜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대학의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나는 관료주의라는 관점에서 대학과 공직사회 그리고 대학교수와 공무원들을 비교론적 시각에서 자주 들여다보게 된다. 여기서 관료주의란 대규모 조직과 구성원 사이에서 나타나는 합리성과 비합리성, 순기능과 역기능, 특정의 행동양식 내지 의식상태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파악하면 되겠다. 무엇보다 대학과 공직사회 모두 사회변화에 참 더디다는 점이다. 공직사회는 이미 철밥통으로 불릴 정도로 보수와 경직성의 상징이 되어 있으며, 사회변화를 가장 먼저 선도하고 주창해야 할 대학사회 역시 그들의 주장, 이론과 달리 발빠른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논쟁을 피하기 위하여 유명한 앨빈 토플러의 말을 빌려보면, 선진국인 미국사회도 똑같은 현상에 처해 있다. 그는 미국 내 한 조직과 집단의 변화 속도를 달리는 자동차에 비유하여, 기업은 가장 이상적인 인터넷 속도인 100마일, 전문가 조직과 집단은 90마일, 미국 정부의 규제는 40마일, 공무원조직은 30마일 속도로 변화하고 있으며, 미국의 교육이란 차는 불과 10마일의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물론 이 경우 교육은 정부의 교육정책과 제도, 초·중·고등교육과 그 종사자 모두를 총칭하는 것이지만, 한국의 대학과 대학구성원들의 변화 속도 역시 이 범주에 머무르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공직사회의 변화가 더딘 것은 공무원들의 보신과 안일주의 등 행태적 요소와 더불어 관련 법률의 개정, 예산 조치, 관계기관과 이해당사자 간의 협의·조정 등 시간을 요하는 물리적 측면이 있지만, 대학사회에도 부처 간 이기주의 못지않게 대학과 과 간에 만만찮은 할거주의가 있다. 극단적으로 학교나 단과대학의 발전보다 자기 과의 운명에 더 사활을 거는 경우를 보게 된다. 공직사회보다 오히려 더 심한 소통·개방의 부재를 실감하게 된다. 몇십년째 똑같은 강의 노트를 가지고 강의를 한다는 전설적인 교수 얘기는 없어졌지만 아직도 일방전달식 교수 방법과 도제제도 못지않은 교수 사회의 지나친 경직성은 공직사회의 엄격한 상하관계를 떠올리게 하고, 학교경영에 대한 이사회의 전근대적 관여와 간섭은 중앙정부의 지방정부에 대한 지시·감독과 비슷하다. 이 같은 대학과 공직사회의 경직성, 느린 속도감은 우리사회 전체의 변화를 느리게 하는 주범이 된다. 시속 10~30마일 속도로 엉금엉금 달려가는 자동차는 다른 차의 흐름에 큰 장애가 되는 동시에 낮은 연비로 연료를 크게 소모한다. 즉, 더딘 정부 규제와 경직된 공무원들이 앞서가는 민간부문의 발목을 잡게 되고, 산업현장이 요구하는 변변한 취업교육 하나 제대로 못 시키는 대학교육에 대하여 학부모와 학생들은 등록금이 터무니없이 비싸다고 외쳐댄다. 문제는 어떻게 이 공직과 대학사회를 쇄신하고 변화시킬 것인가 하는 것이다. 답은 의외로 간단하고 자명하다. 공직과 대학 구성원인 공무원과 대학교수들은 누구보다 깨어 있는 지식인으로서 스스로 문제를 자각하고 공감하고 있으며 변화의 대상과 당위성, 그 방법을 잘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의지와 실천의 문제만 남는다. 그런데 공직과 대학은 그 특성상 유능한 리더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그들 스스로 변화를 모색하고 실천할 때 그 실효성이 확보된다. 그들은 대통령이나 장관, 총장의 지시를 듣고 쉽사리 피동적으로 움직이기보다는 리더의 합리적인 조직 경영 방식과 올바른 조직 쇄신 방향에 대한 자기 확신과 동조·공감이 형성될 때 비로소 변화의 불길을 지피고 탄력이 붙게 될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공직과 대학의 구성원 스스로가 쇄신의 절박성과 긴박성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이대로 머뭇거린다면 자칫 반값 봉급, 반값 등록금 이상의 더 호된 요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 “李대통령, 경제·외교는 잘하는데 CEO 출신이라 정치는 잘 못한다”

    “李대통령, 경제·외교는 잘하는데 CEO 출신이라 정치는 잘 못한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19일 “이명박 대통령이 정치를 잘 못한다.”면서 “혼자만 잘나고 똑똑해서 영도하는 시대가 아니다.”라며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홍 대표는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나라 포럼’ 강연에서 “이 대통령이 밤 12시에 자고 새벽 4시에 일어나면서 부단히 노력하고 있지만, 이런 노력이 국민에게 전달되지 않는 원인은 대통령이 정치를 잘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 대통령은 다른 것은 잘하지만 정치인 출신이 아니고 최고경영자(CEO) 출신이다 보니 회사 경영하듯 국가를 경영하고 있다.”면서 “여의도 정치인들을 탁상공론하는 사람들, 귀찮은 사람들로 보고 3년 반 동안 여의도를 멀리 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 혼자만 잘나고 똑똑하다고 해서 영도하는 시대가 아니다. ‘나 혼자 갈 테니 따라 오라’는 식의 리더십으론 국가를 이끌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홍 “이재오 복귀뒤 계파활동 안돼” 홍 대표는 이날 여의도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도 대통령의 정치력 부재와 인사 문제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홍 대표는 “정부 초기부터 장관 4명이 낙마하고, ‘고소영’(고대·소망교회·영남), ‘강부자’(강남 부자) 내각이란 비판과 함께 온갖 병역 문제와 탈세, 부동산 투기 문제 등이 끊이지 않았다.”면서 “대통령이 정치인 출신이 아니다 보니 여의도정치는 국회가 알아서 하라는 식이었고, 그러다 보니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과의 대화도 잘 안 됐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현재 당과 청와대는 새로운 진용이 짜여져 소통이 매우 잘되고 있는 상황이며 (홍 대표의 발언은) 특별히 (청와대와) ‘각을 세웠다’고 해석할 것은 아닌 것 같다.”면서 “대통령도 홍 대표의 발언과 관련해 특별한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 내부에서는 공식적으로 표현은 못 하지만 불쾌하다는 기류가 감지됐다. 여당 대표의 무게에 비춰볼 때 언행이 너무 가벼웠다는 것이다. 한 핵심 관계자는 “한나라당 대표는 얼마든지 대통령에게 직접 그런 얘기를 전할 수 있는 위치인데 대표가 되고도 비주류 때처럼 행동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면서 “신중하게 발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친이 “갈등 유발 안해” 불쾌감 한편 홍 대표는 이재오 특임장관의 당 복귀와 관련해 “당에 들어와 계파활동을 하면 본인을 위해서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 장관이 복귀하면 위축된 친이(친이명박)계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가운데 홍 대표가 이 장관에게 ‘계파 색깔’을 빼고 복귀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친이계의 한 의원은 “굳이 홍 대표가 말하지 않아도 이 장관은 갈등을 유발할 생각이 전혀 없다.”면서 “계파 활동을 하려면 당에 복귀하지 말라는 말로 들릴 수도 있다.”고 불쾌해했다. 김성수·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첫 해외투표 어떻게] 민주당 해외 유권자 관리방안

    민주당의 ‘해외 표심’ 관리 방안은 유권자 등록운동과 투표율 제고가 초점이다. 우선, 본인이 현지 영사관에 가서 유권자 등록 및 투표를 하는 현행 ‘공관 직접 투표·이중 방문’의 법 개정을 주장한다. 공관을 직접 두 차례 방문하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우편 등록을 가능하게 하거나, 총선과 대선이 1년 이내에 같이 실시되는 경우 총선 때 한번 등록하면 대선에서 별도로 등록하지 않아도 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8월 임시국회에서 관련 법 통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추가 투표소 설치를 통해 공관 직접 투표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개정안을 김성곤 의원이 제출했지만 공관 이외에서 이뤄지는 타국의 정치적 행위를 규제하는 일부 국가 사정으로 투표 기회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내년 선거에서 당장 적용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공간 투표의 제한으로 내년 총선과 대선은 약 10~20%대의 투표율에 그칠 것이라고 민주당 측은 예상한다. 투표율을 높이려면 기반 활동이 중요하다. 민주당이 재외국민의 권익 보호와 정치적 활동 확대에 주목하는 배경이다. 이를 위해 재외국민 교육지원을 위한 특별회계 설치 관련 법안(안민석 의원), 정부 조직에 해외교민청을 신설하는 법안(박병석 의원), 재외국민 의료지원 등을 뼈대로 하는 재외동포재단법(박주선 의원) 등을 대표 발의했다. 민주당의 재외국민 참정권에 대한 구상은 ‘세계한인민주회의’(이하 민주회의)로 집결됐다. 지난해 10월 4일 창립됐다. 재외국민을 위한 당헌상 조직으로는 국내 정당사 최초의 시도다. 한나라당이 상설기구인 재외국민위원회를 둔 것과 견주면 상대적으로 위상이 큰 편이다. ‘세계한인민주회의’는 민주당의 재외동포 정책과 조직을 총괄하는 기관으로 손학규 당 대표가 당연직 의장을, 김성곤 의원이 수석 부의장을 맡았다. 지난 3월 재외국민 정책을 지원받기 위해 공모를 통해 1500여명의 민주회의 자문위원단을 꾸렸다. 정광일 민주회의 사무총장은 “단순히 선거를 위한 조직이 아니다.”고 소개했다. ‘민주주의 발전과 한반도의 평화통일, 재외국민의 권익신장, 한민족문화의 세계화’라는 4대 활동 방향이 민주당 재외국민 정책의 지향점을 가리킨다. 하지만 2012년 선거는 재외국민들의 표심이 처음으로 반영되는 무대다. 재외국민의 정치 활동이 최우선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이 한 발 앞서 있다. 미국 LA만 하더라도 17대 대선 당시 이민 1세대를 중심으로 한나라당 지지단체들이 난립했지만 이명박 대통령 당선 이후 ‘US 한나라 포럼’으로 통합됐고 지난해 2월 재외국민협력위원회를 구성해 100여명의 의원들을 대륙별로 안배했다. 야권 지지 단체들은 17대 대선 이후 급격히 축소됐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계기로 10여개 단체가 활동하고 있지만 미약한 편이다. 민주당은 이 때문에 조직 거점 확보가 시급하다고 인식한다. 미주 지역 조직은 시카고와 뉴욕, 워싱턴DC, LA, 캐나다 토론토 등 5곳에 있다. 중국은 상하이와 베이징, 홍콩, 선양, 광저우 등 공관이 있는 7개 지역에 있다. 올 상반기 중에 일본 8개 도시, 동남아 주요국가 및 유럽 지역에서 조직사업을 진행하려 한다. 그 밖에도 해외 1만 연고자 찾기 캠페인, 국가·대륙별 지원단 구성, 유학생 연대조직 발굴 지원 등의 사업을 펼친다. 유권자 최대 거주 지역인 미국의 경우, 이민 역사가 길다. 정 사무총장은 “한인회, 부인회, 향군회 등을 중심으로 보수적인 정치성을 갖고 있지만 미국 내 주력 인사 대부분이 시민권자라, 영주권자의 정치적 입장을 대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과 동남아는 경제적 이유로 이주한 사람들이 많다. 한국과 거의 실시간대의 정보를 얻고 있어 국내 유권자와 동일한 정치 의식을 갖고 있다. 영주권 제도가 없어 2012년 총선에서 재외국민 부재자 선거를 할 수 있는 지역이라 전략적인 집중이 필요하다. 일본은 영남 지역 인력 송출의 역사를 갖고 있어 보수성이 강한 편이다. 민주회의 관계자는 “1980년대 이후 일본에 진출한 사람들과 유학생, 상사주재원 등의 투표율에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열린세상] 병영문화 뿌리와 극복 과제/허동현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열린세상] 병영문화 뿌리와 극복 과제/허동현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이 땅의 청년들은 국민개병 원칙에 따라 누구나 국방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 60만 대병력 중에 정신적 결함이 있는 병사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삶을 포기하고 적이 아닌 동료의 가슴팍에 총탄을 퍼붓는, 상식에 반하는 사건이 속출하는 이유를 사병 개인의 문제로 돌릴 수만은 없다. 가혹행위와 집단 따돌림이라는 병영 내 폐습이 이면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상관 고리를 끊어내지 않는다면 억울한 희생도 막을 수 없다. 폐습도 자랑할 만한 전통과 마찬가지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한 집단이 낳은 사회적 상속물이다. 따라서 그 역사적 연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욕하면서 배운다 했던가. 36년 일제 식민지배의 유산은 아직도 우리 사회와 문화 이곳저곳에 살아 숨쉰다. 얼차려를 빙자한 가혹행위나 인권 유린이 유발한 병사의 자살과 총기난사 사건 같은 병영 내 폐습도 군국주의 일본의 일그러진 군대문화에 그 뿌리가 있다. 태평양전쟁이 종말을 향해 치닫던 1943년 일제는 우리 젊은이들을 징병해 전장으로 내몰았다. 그때 차별받던 식민지 출신 병사들은 일본 병영의 악습에 노출되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1948년 창군된 국군의 전신은 1946년 미 군정이 조직한 남조선 국방경비대다. 망국의 슬픈 역사를 지닌 우리는 도둑과 같이 해방이 찾아왔을 때 나라를 지키는 데 필요한 군사 전문가가 너무도 부족했다. 군 지휘부는 일본군 출신 장교들로 채워질 수밖에 없었다. 그때 우리 군대의 위아래에 배어든 일본군의 유산은 오늘 우리 군의 고질적 폐습의 태아적 원형(embryonic prototype)임이 분명하다. 사실 병영 내 가혹행위가 빈발하는 나라는 우리 말고도 러시아가 있다. 흥미롭게도 메이지(明治) 일본과 제정 러시아는 시민사회를 이루지 못한 후발 제국주의 독일의 군제를 따라 배웠다. 제2차 세계대전 전범국 독일의 나치즘과 일본의 군국주의, 그리고 소련의 스탈린주의. 백색이건 적색이건, 민족을 앞세우나 이념을 내세우나, 전체주의 치하 군대의 공통점은 개인의 인권을 전체의 이름으로 말살한다는 데 있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와 러시아에 남아 있는 병영 내 가혹행위는 일제와 소련의 탓으로 돌려 버릴 수 있을까?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 국민교육헌장의 첫 구절이 웅변하듯, 국가와 민족을 개인의 인권보다 앞세운 군사독재 시절이라면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다원적 풀뿌리 시민사회를 이루고 인권을 넘어 남녀동권 사회의 도래를 말하고 있는 오늘 우리가 아직도 남 탓을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모병제가 주류인 탈냉전의 시대에도 우리는 여전히 100만명을 상회하는 북한군과의 군사적 균형을 맞추기 위해 징병제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어찌 보면 선택의 여지 없이 2년 동안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징병제를 가혹행위 온존의 주원인으로 치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모병제인 미국의 해병대 내 얼차려(Code Red)가 낳은 의문사를 소재로 한 영화 ‘어 퓨 굿 맨’(A Few Good Men)이 잘 말해 주듯이, 이는 체제나 제도의 문제가 아니다. 시민사회가 부재한 전체주의나 징병제에 기반을 둔 군대에서만 가혹행위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소수 정예를 뜻하는 영화제목처럼 집단의 이해에 개인을 종속시킬 때 부적응 약자에 대한 박해는 어디서건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문제 해결의 관건은 위정자의 리더십과 군 지도부와 병사 개개인이 갖고 있는 시민적 자질의 수준 여하에 달려 있다. 해방 이후 이 땅에 장기 지속하는 현상은 군사적 긴장이다. 또한 군대도 시민사회의 일원이므로 타자와 약자의 권리 보호에도 눈을 돌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오늘도 우리는 평화체제 구축에 노력하는 리더십과 깨어 있는 주체로서 개인이 갖추어야 할 도리와 의무인 ‘시티즌 오블리주’(citizen oblige)에 여전히 목마르다. “우리는 죄가 있어. 약자를 보호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어.” 지휘관의 명령에 따라 얼차려를 가하다 동료를 죽인 영화 속 도슨 상병이 불명예 제대에 승복하며 한 마지막 말이 가슴을 울린다.
  • 美의사 되려면 성적보다 ‘사회성’

    26명의 의과대학 지원자들이 각자에게 지정된 방을 등지고 서 있다. 종이 울리면 뒤돌아서 방문에 붙어 있는 질문을 읽고 2분 동안 생각을 정리한다. 다시 종이 울리면 방안으로 들어가 면접관 앞에서 8분 동안 자신의 주장을 편다. 제한시한이 되면 다음 방으로 가서 또 다른 상황과 맞닥뜨려야 한다. 지원자들은 ‘의학적으로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치료법을 쓰는 게 윤리적인가’, ‘부모가 남자 아이의 할례를 요구하면 이를 받아들여야 하나’ 등과 같은 의학지식과는 거리가 있는 사항을 묻는 9차례의 미니인터뷰를 거쳐야 한다. 지난 3월 어느 토요일 버지니아주 로아노크에 있는 버지니아공대 부설 의대(VTC)에서 실시된 신입생 면접장면이다. 성적 못지않게 사회성과 소통 능력, 문제 해결 능력 등을 평가하는 VTC의 새로운 신입생 선발방식이 현행 성적 지상주의식 선발방식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지난해 8월 개교한 VTC 이외에 현재 134개 미국 의대 가운데 스탠퍼드대와 버클리대 등 8개 의대와 캐나다의 13개 의대에서 이 같은 다중미니면접법(MMI)을 시행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 의대들이 신입생 선발방법을 바꾸게 된 배경으로는 변화한 의료환경을 꼽을 수 있다. 의사와 환자, 간호사 사이의 소통 부재로 의료사고가 빈발하고 있고, 현대의 의료서비스가 의사 개인보다는 팀워크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소통 부족 등으로 인한 의료사고로 해마다 9만 8000명이 사망한다. VTC 스티븐 워크맨 학사담당 부학장은 “시험 성적만 뛰어나고 인성이 덜 갖춰졌거나 소통능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을 걸러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의대의 정원은 1만 9000여명. 매년 4만 2000여명이 지원해 2대 1을 웃도는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서울신문 107주년-TED2011을 만나다] ‘18분의 소통’ 지식이 진화한다

    [서울신문 107주년-TED2011을 만나다] ‘18분의 소통’ 지식이 진화한다

    서울신문은 창간 107주년(7월 18일)을 맞아 영국 에든버러에서 열리는 ‘TED 글로벌 콘퍼런스 2011’ 대회를 생생한 현지 취재를 통해 독자 여러분께 전달합니다. 11일(현지시간)부터 닷새 동안 열리는 이번 행사의 주제는 ‘삶의 재료’(The Stuff of Life)입니다. 50여 명의 연사들이 자신의 전문 분야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각에서 ‘생명’의 패러다임을 조명하게 됩니다. 셋째 날에는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행위예술가 이재림씨가 단상에 오릅니다. 세기의 석학과 최고경영자(CEO), 예술가 등이 18분(1080초) 동안 숨 가쁘게 펼쳐 내는 지식의 향연을 서울신문 지면에서 만나 보시기 바랍니다. 21세기 최고의 ‘지식 페스티벌’로 부상한 ‘테드’(TED)의 글로벌 콘퍼런스 2011 여름대회가 오는 11일(현지시간)부터 15일까지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열린다. 역사, 철학에서부터 음악, 미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연사 50여 명이 나와 ‘삶의 재료’(The Stuff of Life)란 이번 대회 주제에 맞춰 자기 지식과 경험을 풀어놓을 예정이다. ‘경제학 콘서트’의 저자 팀 하포드, 미 PBS 방송 최고경영자 팻 미첼, 소설가 알랭 드 보통, 대영박물관장 닐 맥그리거, ‘아웃라이어’의 저자 말콤 글래드웰, ‘중국의 오프라 윈프리’ 양란 등이 전 세계 수억 명의 온라인 시청자 앞에 선다. TED는 기술(Technology)·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디자인(Design)의 머리글자를 딴 것으로, 1984년 미국의 그래픽 디자이너인 리처드 솔워먼과 방송 디자이너 해리 마크스가 “캘리포니아에 유명한 사람들을 불러 강연을 듣는 행사를 만들자.”고 뜻을 모은 데서 출발했다. 엘리트들이 갖고 있는 경험적 지식과 아이디어를 함께 나눠보자는 취지였다. 이질적인 요소들의 융합으로 혁신을 창출하기 위해 당시로선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던 기술·엔터테인먼트·디자인을 3대 요소로 묶었다. 특이한 강연회 정도로 여겨지던 테드는 2001년 매거진 ‘비즈니스 2.0’ 등에 몸 담았던 언론인 출신 크리스 앤더슨을 만나면서 180도 탈바꿈했다. 앤더슨은 테드의 모토를 ‘퍼뜨릴 만한 가치가 있는 지식’으로 정의한 후 실제로 행동에 옮기기 시작했다. 테드는 기존 콘퍼런스의 형식을 거부한다. ‘소통’과 ‘개방’을 위해 ‘권위’나 ‘이익’은 배제된다. 미국 대통령이나 영국 총리도 12세 어린이와 같은 시간 동안만 말할 수 있다. 기조연설 같은 것도 없다. 모든 강연자가 동등한 대우를 받는다. 그런데도 다들 못 나와서 안달이다. 시간 제한은 18분. 이 때문에 ‘18분의 감동’으로 불린다. 테드는 두 얼굴이다. 우선 엘리트의 모임이다. 매년 봄, 여름 두 차례 열리는 글로벌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서는 최소 6개월 이전에 참가 신청을 해야 한다. 내년 봄 ‘테드 콘퍼런스 2012’는 이미 참가 신청이 마감됐다. 참가 비용은 무려 6000달러(약 700만원)에 이른다. 참가 신청서 작성조차 귀찮은 일의 연속이다. “왜 이 콘퍼런스에 참석하고 싶은지, 무엇을 나눌 수 있는지를 논리적으로 설명하시오.”라는 글은 마치 입사 지원서를 연상케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친 1000여명만이 간신히 행사장에 들어설 수 있다. 테드의 진정한 힘은 콘퍼런스 이후에 시작된다. 5일간의 콘퍼런스에서 공개된 50여명의 강연은 편집 없이 동영상으로 만들어져 전 세계 누구에게나 공개된다. ‘테드 에어(air)’로 불리는 이 동영상 클립은 인터넷만 연결돼 있으면 공짜로 볼 수 있다. 각국에 퍼져 있는 수천명의 자원봉사자들은 전 세계 70개국의 언어로 동영상을 완벽하게 번역해 전파한다. 테드는 한국 사회가 목말라하는 ‘소통’의 아이콘에 가깝다. 최웅식 테드x 한국 대사는 “테드는 만남과 소통이라는 콘퍼런스의 지향점을 독특한 방식으로 디지털 시대에 담아내는 지식의 향연”이라면서 “특히 한국에서는 소통 부재와 정보기술 강국이라는 2가지 요소가 절묘하게 맞물리면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에든버러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18분의 소통 TED2011] “지식나눔 실천·창의성 발현… 테드는 진흙 속 진주”

    [18분의 소통 TED2011] “지식나눔 실천·창의성 발현… 테드는 진흙 속 진주”

    ‘진흙 속 진주’ 2005년 TED를 처음 접했을 때의 느낌이었다. 평상시에 쉽게 접할 수 없는 다양한 지식의 공존에 지적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진실, 다양성, 호기심, 비상업, 비정치’라는 TED의 철학적 가치에 매력을 느끼고 2007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진실·다양성·호기심·비상업·비정치’ 지적 충격 현재 나는 국내 최초의 TEDx 모임인 ‘TEDx 명동’을 이끄는 한편 TEDx 한국 대사 역할을 맡고 있다. 프레젠테이션 프로그램 동호회인 ‘아이키노트’(iKeynote) 멤버를 중심으로 모인 TEDx 명동은 2009년 8월 국내 첫 행사를 시작으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TEDx를 하는 이유에 대해 묻는다면 나는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다. “전 세계인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지식과 생각을 나눠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얼마 전 우연찮게 찾아간 아프리카에서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열악한 교육 환경을 직접 목격하고 나는 다시 확신했다. 지식을 공유하는 TEDx가 이들에게도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현재 국내에서 열리는 TEDx 행사의 수는 인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다. 미국의 TEDx 단체들도 놀라운 눈으로 우리나라를 바라보고 있다. TEDx를 통해 형식을 파괴하는 다채로운 콘퍼런스 문화가 한국 사회에 보급되면서 TED를 따라하려는 시도 역시 이어지고 있다. 청중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평가를 받던 지루한 콘퍼런스들이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로 지루한 강연의 틀을 깨다 TED는 나눔의 실천이다. 한국에서도 ‘테드스러운’ 생각의 변화가 싹트고 있다고 확신한다. 고개를 돌려 우리 주변의 문제, 나아가 지구촌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힘을 보태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제사회에 대한 한국의 기여를 늘려야 한다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주문이 실천으로 이어지는 데에도 TED는 큰 몫을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창의성의 발현 역시 TED의 힘이다. 한국의 미래에 대한 해답은 사회 전반의 창의적인 발상을 통한 혁신에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틀에 박힌 세상에 얽매여 있었다. 학생들은 형식적인 교육과정을 마친 뒤 취업을 해야 한다는 무미건조한 목표에 목을 매고 있다. 이런 현실은 우리가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없게끔 만들었다. 강연의 틀을 깬 TEDx 콘퍼런스를 통해 청중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해 낼 수 있다. TEDx는 각 발표자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빌 게이츠 같은 유명인들이 연단에 서기도 하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숨겨진 보석 같은 사람들이 나타나 청중의 뇌리에 남는 기발한 이야기를 던지곤 한다. ●‘TED 토크스’ 한국 사회 소통혁신을 이끌다 나는 TED가 애플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가 강조한 인문학과 기술의 교차점을 만드는 작업이라고 확신한다. 평소 전혀 만나기 어려울 것 같던 분야의 사람들이 TED를 통해 나오는 ‘TED 토크스(Talks)’라는 콘텐츠를 매개로 공감하는 경우를 얼마든지 볼 수 있다. TEDx 행사장에 가 보면 낯선 사람들끼리 “오늘 어떤 TED 토크스가 가장 좋았어요?”라는 이야기를 나눌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생각을 나누면서 사람들은 친해지고 창의적인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순차적인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사람과 사람을 만나게 하는 공간을 만드는 일. 그것이 모든 콘퍼런스들이 취해야 할 지향점이고 TED는 그것을 독특한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한국의 TED 열풍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소통의 부재에 시달렸는가를 방증하는 현상이다. TED가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유행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에 소통 방법의 혁신을 이끌어 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 idreamer@ivisual.me
  • 국회의원 추첨으로 뽑게 된다면…

    국회의원 추첨으로 뽑게 된다면…

    최근 몇 년 동안 중요한 이슈가 있을 때마다 시청 앞 광장이나 청계천 광장은 수 만 개의 촛불로 환히 밝혀지곤 했다. 이유는 다양했다. 국제법 위반에, 명분도 없는 이라크 파병을 반대하기 위해서였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국회가 탄핵하는 사태에 분개할 때도 모였다. 살인적인 대학 등록금 인하 공약을 지키라고 요구하기 위해서도 모였다. 또 졸속적인 외교 협상으로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막을 때도 촛불은 소리없는 아우성을 밤하늘에 내질렀다. 대통령은 청와대 뒷산에 올라 촛불 시민들이 부르던 ‘아침이슬’을 들으며 반성했다지만, 소통 부재의 상징과도 같은 ‘명박산성’이라는 조롱을 들어야 했고 국민의 정당한 요구에 귀를 막았다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법을 만들고 바꾸는 고유한 역할을 가진 국회 또한 민심을 파악하지 못한 채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몇 차례 촛불집회를 통해 특정한 정치 이슈에 직접 참여하며 그 힘을 유감없이 과시했지만 국민들 입장에서 민주주의(民主主義)의 결핍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참여는 절실해도 방법은 제한적이다. 흔히 드러나는 방법은 시위다. 아무리 유쾌하고 즐겁게 해도 경찰의 몽둥이와 방패, 물대포 세례는 감수해야 한다. ‘집시법’, 도로교통법 등 갖다 붙이면 되는 실정법 위반으로 경찰서 철창 또는 감옥행도 각오해야 할지 모른다. 참가하는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대단히 높은 결의를 요구하는 방법이다. 국가 차원에서는 아니지만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주민투표, 주민소환제, 주민발의제 등이 시행되고 있긴 하다. 그러나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무상급식 주민투표 청원 서명이 조작, 대필 논란을 낳고 있거나 제주도의 주민소환제가 투표율 미달로 부결됐듯, 직접민주주의를 왜곡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미국의 경우, 주민발의제를 채택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주민발의운동이 펼쳐질 때마다 다국적 자본이나 대기업 등의 이익집단이 막대한 돈의 위력을 앞세워 이를 무력화시켰다. 결국 각성된 시민들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 절반을 간신히 넘기는 투표율을 끌어올려 ‘시민의 뜻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좋은 대표자’를 뽑자는 주장이다. 현행 제도의 틀 안에서 민주주의를 구현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몇 년 전 대통령 탄핵사태에서 보았듯 그조차 또 다른 선출자(입법부)에 의해 언제든지 전복될 수 있다. 선거 때면 막대한 선거운동 자금이 필요하고, 국회에 입성하기 전부터 부패의 고리 안에 엮이게 되고, 재벌이나 특정 이익집단 등에 휘둘리는 국회, 정쟁으로 점철되며 냉소와 무관심을 자초하는 국회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 속에서 ‘추첨 민주주의’(손우정·이지문 옮김, 이매진 펴냄)는 ‘무작위 추첨제’로 국회의원을 뽑자고 제안한다. 직접 민주주의의 현실화다. 대단히 담대하거나 아니면 황당할 정도로 엉뚱한 정치적 상상력을 진지하게 펼쳐 나간다. 책에 따르면 무작위로 추첨해서 국회의원을 선발할 경우 궁극적으로 노동자, 농민, 여성 등 계급·계층별 비례가 반영된다. 추첨 의원들은 진정한 국민 전체의 대표성을 가짐으로써 ‘직접 대의’(direct-representation)가 가능해진다. 지나치게 복잡한 법안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개정되고 제정될 수 있으며, 소수정당의 활동 공간도 넓어질 수 있고, 젊은 의원이 늘어나 획기적인 세대교체가 가능하며, 의정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어 시민사회의 영역이 늘어나는 등 무수한 장점을 갖고 있다. 실제 프랑스의 사상가 샤를 몽테스키외(1689~1755)는 “추첨에 의한 선발은 민주정의 특성이요, 선거에 의한 선발은 귀족정의 특성이다. 추첨은 각각의 시민에게 조국을 위해 봉사하고자 하는 희망을 준다.”고 얘기한 바 있다. 미국 출신의 세계적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82) 박사 역시 “정보통신의 발달로 인해 대표자를 통한 간접 민주주의에서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민주주의로 바뀌어 갈 것”이라고 일찌감치 내다봤다. 그런데 왜 시행되기는커녕 제대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을까. 책을 함께 쓴 어니스트 칼렌바크는 생태환경운동가이고, 마이클 필립스는 미국 포틀랜드 주립대 명예교수다. 이들은 추첨으로 선발되고 연임이 불가능한 의원들이 경험을 쌓기 어렵다는 문제점, 뛰어난 입법 능력을 갖춘 지도자를 찾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 시민들의 통제를 받을 수 없게 되며 경솔하고 무책임한 의정활동이 벌어질 수 있는 문제, 부정부패에 노출될 위험성 등 여러 반론들을 스스로 던진다. 그리고 꼬박꼬박 반박한다. 임기를 3년으로 하되 매년 3분의 1을 교체할 수 있도록 하며, 배심원제 운영 원리를 의원 추첨제에 준용하면 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들은 가장 큰 걸림돌이야말로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 팽배한 지배 엘리트주의에 대한 막연한 추종, 시민의식을 가진 시민계층에 대한 비하 의식, 무작위 추출이 갖고 있는 정교하고 체계적인 수학이론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됐음을 들며 논박한다. 또한 흑인이나 여성에게 투표권을 주고자 할 때 제기된 우려와 반대 논리가 하나도 들어맞지 않았음을 얘기하며 추첨 민주주의 역시 마찬가지라고 강조한다. ‘추첨 민주주의’를 번역한 이지문(43)씨는 1992년 당시 육군 중위 신분으로 군대 부재자투표 부정선거를 양심선언한 인물로 구속, 일병 불명예 제대, 대기업 입사 취소 등 고초를 겪었다. 삶의 관성, 제도의 관행을 바꾸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담대한 상상력이자 구체적인 용기다. 1만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성북, 무선인식종량처리 시스템 두달간 운영해 보니

    성북구가 매일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 문제를 해결하고자 행정력을 쏟고 있다. 성북구는 올해 5월 ㈜이메닉스와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무선인식(RFID) 종량처리시스템 7대를 종암동의 세레니티아파트 단지 955가구에 설치했다. 5월부터 8월까지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시범사업을 벌이기 위해서였다. 이메닉스가 개발한 RFID 종량처리시스템은 음식물 쓰레기 종량처리 및 미생물 발효 감량을 하는 것으로, 가구별 정확한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 산출이 가능하고, 이에 따라 적정한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게 된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7일 “약 두 달 동안 시범사업을 해 보니 음식물 쓰레기가 이 시스템을 거치면 90% 이상의 음식물 쓰레기 감량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를 관내 아파트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가 관찰한 결과 5월 26일부터 6월 25일까지 한 달 동안에만 음식물 쓰레기 투입량(1만 5107㎏) 대비, 수거량(921㎏)이 10분의1 이하(1만 4186㎏ 감량, 감량률 93.9%)로 대폭 줄어들었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비용이 t당 13만 6175원임을 감안할 때, 약 200만원의 비용이 절감됐다. 또 3단계 악취저감장치 등을 통해 음식물 쓰레기 처리 때 가장 문제인 악취와 침출수가 발생하지 않아 주변 환경도 청결해졌다. 성북구가 이 같은 시스템을 도입하게 된 것은 ▲음식물 쓰레기 배출 시 악취발생 및 주변환경 불결 ▲음식물 처리시설 부재로 경기도 등 원거리 처리시설 위탁처리 및 경기도 내 민원 빈발 ▲잦은 음식물 쓰레기 수거로 말미암은 소음 발생 ▲음식물 쓰레기 중간집하로 인한 관내 집하장 이전 요구 민원 발생 ▲지자체 간(서울과 경기도) 갈등 등의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특히 공동주택에는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구입해 사용하고 있는 일반주택이나 상가와 달리 정액제가 적용되고 있다. 이로 인해 가구원 수나 배출량에 관계없이 일괄적으로 공동주택 가구당 월 1300원의 같은 수수료가 부과돼 음식물 쓰레기 감량에 동기 부여가 되지 않았던 점도 시범사업의 계기였다. 환경부도 각 지자체로 하여금 2012년까지 음식물 쓰레기 수수료 종량제 시행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고 있다. 또 지금까지는 아파트 각 가구가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 정도와 무관하게 같은 수수료를 냈지만, 이 시스템 도입으로 개별 계량이 이뤄져 음식물 쓰레기 원천 감량도 예상된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데스크 시각] 김준규 사표 그 자체로 봐야/최용규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 김준규 사표 그 자체로 봐야/최용규 사회부장

    김준규 검찰총장이 사표를 내면서 “간이 녹을 정도로 힘들었다.”고 했다. 격정적인 수사로 사퇴의 변을 치장했지만 나는 그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솔직히 모르겠다. 하지만 검문(檢門)을 나온 김준규는 정말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신문·방송 할 것 없이 저토록 비판하는데 환장할 일이지 않겠는가. 김준규가 사표를 내던 날 김황식 국무총리는 김준규를 ‘고약한 사람’으로 규정해 버렸다. “도리가 아니다.”라고 점잖게 표현했지만 까놓고 말하면 대통령이 국가 대사를 위해 이역만리 남아공까지 날아가 애쓰고 있는데 이게 무슨 짓거리냐 하는 얘기나 다름없다. 공자가 살아있다면, 대통령과 검찰총장을 군신(君臣) 관계로 본다면 김황식의 판단과 관점은 당연히 옳다고 본다. 김황식의 골수 팬인 법조 후배 P를 계동 한 식당에서 만난 적이 있다. P는 입에 침이 마르도록 김황식을 칭찬했다. 당시 그가 존경하는 김황식은 판사 김황식이었다. 정치인이 다 된 선배다. 지금도 같은 생각일까. 대통령이 말렸는데 사표를 낸 김준규. 패륜으로 규정할 만큼 잘못이 큰 건가. 나는 세간의 이 같은 평가와 잣대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김준규를 변호할 생각 또한 추호도 없다. 김준규는 이번 말고도 사표를 던질 상황이 몇 번 있었다. 법무부나 청와대에 대놓고 거칠게 항의할 수도 있었다. 검찰총장 취임 뒤 김준규는 ‘김준규식 인사’에 의욕적으로 도전한 일이 있다. 그러나 벽에 부딪혀 처절한 좌절을 맛봤다. 김준규는 “참 맛없는 인사”라고 일갈했다. 바꿔야 하는데 한 사람도 바꾸지 못한 자괴감의 표현이었다. 자기 인사가 깡그리 부정당했을 때 사표 던지는 것을 고민했어야 했다. 그때는 간이 녹을 정도가 아니었는지 묻고 싶다. 남기춘이 위기에 처했을 때 김준규는 나섰어야 했다. 남기춘이 물불 안 가리고 ‘죽어도 고’를 할 때 김준규는 남기춘의 수사 방식을 인정한 것이다. 남기춘은 외풍에 흔들렸고, 그 바람이 남기춘을 날렸다. 후일 남기춘과에 속하는 한 강력검사는 “총장의 역할은 외풍을 막아 주는 것”이라며 소주잔을 연방 비웠다. 침묵한 김준규에 대한 강한 반감의 표현이었다. 어찌 보면 던져야 할 때 던지지 못하고, 어정쩡할 때 사표를 던진 김준규, 그리고 김준규를 아주 기술적으로 때린 김황식 둘 다 과했다고 생각한다. 김준규가 대통령 부재중에 사표를 냈다고 그렇게 작살낼 사안은 아니지 않은가. 대통령과 검찰총장은 행정부 조직체계상 상하관계다. 그렇다고 검찰총장을 다른 공무원처럼 대통령의 명령에 복종하는 참모나 부하로 봐서는 곤란하다. 가장 우선시할 기준은 검찰이 국가권력 안에서 어떤 기능을 수행해야 하는가이다. 대통령 부재 중에 사표를 낸 것을 싸가지 없는 행동으로 몰아선 안 된다는 얘기다. 이런 까닭에 대통령이 국내에 있건 없건 김준규의 사표는 그 자체로만 봐야 한다. ‘합의는 지켜져야 하고 내가 깬 것은 아니지만 깨졌다는 것 자체로도 책임을 지겠다!’ 사표를 던진 진짜 이유가 이것이라면 김준규의 판단은 잘못됐다. 검찰총장으로서의 자격도 의심받을 수 있다. 김준규의 사표는 사표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 다름 아닌 ‘분립’(分立)의 문제다. ‘검찰 독립’이라는 다른 표현으로 봐도 좋다. 검찰이 법원과 달리 사법부는 아니지만 준사법부라는 데 토를 달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래서 분권(分權)은 필수다. 검찰 고유의 권한이 일부라도 침해당했다고 생각할 때 사표를 내는 것은 그래서 당연하다. 지시를 받고 내고 안 내고 할 문제가 아니다. 이번 일은 ‘균형’의 문제이기도 하다. 모든 권한을 대통령이 다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자가진단과 이를 통해 스스로의 결정을 할 수 있을 때 권력은 건강해진다. 모든 판단과 결정을 대통령이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일이다. 김준규가 과한 측면은 있지만 김황식대로라면 검찰총장은 대통령의 참모다. 그렇다면 길 가는 사람 막고 물어봐라. 대통령이 임명권자라고 해서 검찰총장이 대통령의 부하인가. ykchoi@seoul.co.kr
  • 교사·경찰·소방 수요 급증… 서비스는 ‘제자리’

    교사·경찰·소방 수요 급증… 서비스는 ‘제자리’

    눈앞으로 다가온 ‘100만 공무원 시대’는 집권 초 작은 정부를 지향한 이명박 정부의 기조와는 상반된 결과다. 정부는 “작은 정부가 단순히 공무원 조직 규모 축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국민 행정 수요에 비례해 공무원도 늘어났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행정수요자의 체감 만족도는 개선되지 않고 있어 엄격한 정원관리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행정안전부는 7일 국가와 지방 공무원 현원이 매년 꾸준히 늘고 있는 원인으로 교육 서비스와 방범 및 치안, 소방 서비스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신도시 건설 등의 영향으로 교육과 치안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행안부 고위 관계자는 “5년 전의 경우 신도시 등의 영향으로 교육공무원은 1년 만에 약 1만명 정도 늘기도 했다.”면서 “경찰과 교원, 소방공무원 등은 행정수요가 늘어나면 자연히 비례해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행안부 인사통계 자료에 따르면 교육공무원 현원은 2005년 32만 1802명에서 2006년 33만 402명으로 늘어났다. 2007년은 34만 4399명, 2008년 34만 6885명, 2009년 34만 6941명 등 해마다 늘기 시작해 지난해는 35만 2199명으로 35만명 선을 넘었다. 현원은 조사시점을 기준으로 각 부처에 등록된 공무원으로, 정원 외에 육아 및 고용 휴직자·국외훈련자 등 부재자도 포함한 개념이다. 경찰 현원도 마찬가지다. 2005년 말 9만 9957명에서 2006년 10만 919명, 2007년 10만 3034명, 2008년 10만 3958명, 2009년 10만 6984명, 2010년 10만 8138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 같은 행정수요 증가 외에 공무원 정년 연장과 육아휴직 확산 분위기도 공무원 증가원인으로 꼽힌다. 57세였던 6급 이하 공무원 정년이 2009년과 지난해까지 58세로 늘어나면서 퇴직공무원이 줄었다는 것이다. 6급 이하 공무원 정년은 올해와 내년까지는 59세로, 2013년에는 60세로 각각 연장된다. 실제로 지난해 공무원 평균 재직연수는 국가직 14.8년, 지방직 15.8년으로 각각 전년에 비해 0.3년과 0.2년 늘어났다. 육아휴직자는 2005년 842명을 시작으로 매년 증가해 지난해에는 4배 이상 늘어난 3396명을 기록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육아휴직의 경우, 휴직 공무원을 대체할 계약직 공무원을 선발하기 때문에 육아휴직의 증가는 계약직 공무원의 증가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김태룡 상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교육, 복지 향상을 위해서는 관련 공무원이 늘어나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작은 정부는 공무원 규모가 아니라 정부가 행사하는 통제와 규제권이 얼마나 줄었는가를 보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반론도 적지 않다. 지자체 주민 수는 감소추세인데도 불구하고 공무원 수는 오히려 증가했기 때문이다. 국회입법조사처가 2004~2008년의 지자체별 인구증감과 해당 지자체 공무원 정원의 증감을 비교한 결과 인구는 감소한 반면 지자체 공무원 정원이 증가한 경우는 총 81곳으로 전체 지자체의 32.9%를 차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원이 지난해 11월 실시한 ‘교원 양성 및 관리실태’ 감사 결과도 마찬가지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중등교원의 경우 임용이 초등교원에 비해 더 어려운데도 적정 경쟁률조차 정하지 않는 등 교원 과다 양성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상하진동 매우 드문 일… 기둥균열·지반침하 가능성”

    “상하진동 매우 드문 일… 기둥균열·지반침하 가능성”

    5일 발생한 서울 광진구 구의동 테크노마트 프라임센터 건물의 ‘이상 흔들림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악의 경우 전면 철거해야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권기혁 서울시립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여러 층이 함께 움직이는 것은 드문 경우이기는 하지만 ‘진동장애’라고 해서 외부 차량 운행이나 발파공사, 스포츠센터의 격렬한 댄스로도 건물의 슬래브 판이 흔들릴 수 있다. 이때는 건물 사용에 별다른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지만 구조체에 문제가 생겼거나 지반침하에 의해 건물이 내려앉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경우라면 진단 결과에 따라 길게는 3~4개월 정도 건물을 사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길면 3~4개월 사용 못할수도” 홍성걸 서울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우선 건물 하중을 지탱하는 기초구조물이나 수직부재가 별안간 파손됐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수직으로 힘을 떠받치는 기둥이 부러졌거나 기초구조가 파괴됐을 때 상하 진동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세용 고려대 건축공학과 교수도 “지진 등의 외부조건 없이 건물이 스스로 흔들렸다는 것은 구조체에 중요한 문제가 생겼다는 말인데, 시공상의 문제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홍갑표 연세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옛날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처럼 안심하고 있다가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듯이 원인 규명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또 사람들의 심리도 고려해 기둥 균열이나 지반침식 등 건물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면 명쾌하게 원인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립대 권 교수도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사람들을 건물에 들여보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문제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박흥수 프라임산업 대표이사는 “건물은 평상시에도 풍압에 의해 좌우로 진동하도록 설계돼 있으며 저층구역에 거주하던 사람들이 고층에 올라오면 그런 느낌을 가질 수 있다.”면서 “장기간 근무해 온 사람들은 익숙한 일이다. 일부 층에서 진동이 다소 강하게 있었다고 느껴서 이렇게 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시설공단에 정밀 안전진단 의뢰 광진구는 테크노마트와 프라임센터에 3일간 퇴거명령을 내렸다. 광진구 재난관리과 관계자는 “일단 사흘 동안 퇴거명령을 내려 정밀안전진단에 들어가며, 이 기간에도 원인이 규명되지 않으면 퇴거 기간을 연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광진구 치수방재과 관계자는 “건물 안전도에 대한 정밀진단 결과에 따라 3일 후 퇴거명령을 철회할지 연장할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부인들의 출입도 똑같이 금지된다며 협조를 당부했다. 테크노마트 준공 승인기관인 광진구 박종용 부구청장은 “흔들림이 다시 나타나지 않았고 (건물 상태가) 더 악화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 “한국시설안전공단에 정밀 안전진단을 의뢰, 결과에 따라 후속 조치를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구는 서울시 관계자들과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구조안전 전문가들을 현장에 보내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도 “단시간 내에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적어도 단시간 내에 크게 훼손되는 등 사태가 악화될 가능성이 적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강동삼·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사설] 버스·지하철 요금 ‘15% 인상’ 지나치다

    기획재정부는 물가를 잡겠다고 나섰으나 행정안전부는 나몰라라 식이다. 행안부는 그제 버스와 지하철 요금을 올해 하반기 중 15% 안팎 올릴 수 있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각 지방자치단체에 전달했다. 행안부는 현재의 요금으로 인상된 이후의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이 지침대로 요금을 올린다면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서는 버스와 지하철 요금이 최대 15%까지 오를 수 있다. 수도권의 경우 지난 2007년 4월 요금을 올린 뒤 4년 3개월간 동결됐다. 행안부가 버스와 지하철 요금을 15%나 올릴 수 있도록 사실상 용인한 것은 지난달 12일 맹형규 행안부 장관이 “물가상승으로 서민경제에 어려움이 예상되므로 공공요금 인상을 최대한 억제할 방침”이라고 밝힌 것과도 맞지 않는다. 또 박재완 재정부 장관이 그제 “(경제성장률을 희생하더라도)물가를 잡겠다.”면서 물가안정에 강력한 의지를 내비친 것과도 배치된다. 재정부와 행안부가 같은 날 이렇게 엇박자를 낼 수 있는지 의아할 정도다. 정부의 조정기능 상실, 컨트롤 타워 부재를 또 한번 드러낸 사례로 볼 수 있다. ‘서민의 발’인 버스와 지하철 요금이 대폭 오를 것이라는 소식을 접한 서민들은 우울하다. 서민들이 느끼는 경기는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취직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려운 현실에서 버스와 지하철 요금 인상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공공요금을 마구 올리고 물가를 어떻게 잡을 수 있나. 김황식 국무총리가 어제 “서민의 주름살이 펴질 수 있도록 각 부처가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한 것도 다 공허하게 들린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4%나 올랐다. 올 들어 6개월 연속 4%대 고공행진이다. 물론 수익자부담 원칙 면에서 볼 때 버스와 지하철 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다. 지난해 서울 지하철에서만 약 5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그렇더라도 버스와 지하철 요금 인상은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 인상 시기도 경기가 회복되는 때로 가능한 한 늦춰야 한다. 물가상승률만큼 올릴 수 있다면 이보다 쉬운 ‘땅 짚고 헤엄치기식’ 경영도 없다. 버스와 지하철 회사의 경영효율화와 구조조정 노력은 없고 힘없는 서민들의 고통만 가중되는 식이어서는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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