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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수 구속된 CJ 해외사업 올스톱

    CJ그룹은 1일 이재현 회장이 구속 수감되자 침통한 분위기에 빠졌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기 때문에 내부의 큰 동요는 없지만 ‘혹시나’ 하는 희망을 품었던 직원들은 크게 낙담했다. 그룹 관계자는 “솔직히 (불구속에 대한) 기대가 없었던 것은 아니어서 더욱 착잡함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CJ가 이 회장의 구속이 코앞에 닥치기까지 ‘플랜B’를 마련해 놓지 못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총수 구속으로 사상 초유의 위기를 맞은 CJ의 컨트롤타워를 누가 맡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외부에선 이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 CJ E&M 부회장 또는 외삼촌이자 공동대표인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이 경영 공백을 채울 것이란 설이 파다하다. 하지만 그룹 차원에서 정해진 것은 아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CJ그룹의 한 임원은 “여러 가지 얘기들이 나오지만 다 추측일 뿐 아직까지 그룹 차원에서 후임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한 적은 없다”면서 “일단 남은 검찰조사와 재판에 충실히 임한다는 것이 가장 확실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임원은 “회장의 부재가 확실해진 만큼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비상경영체제 구축 등 움직임이 조만간 가시화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현재 이 회장은 지주회사인 CJ㈜의 지분 42.3%를 보유하고 CJ㈜가 다시 제일제당 지분 33.6%, CJ E&M 지분 40.2%, CJ오쇼핑 지분 39.8%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갖는 등 그룹 정점에 위치해 있다. 그룹 경영에 깊숙이 참여하고 있는 이 부회장은 CJ E&M 주식 0.15%만 보유하고 있고, 성년을 훌쩍 넘긴 이 회장 슬하의 두 남매 역시 CJ E&M 등 소수 계열사의 지분 1% 미만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손 회장 또한 일부 계열사에 이 회장의 두 자녀보다 적은 지분을 갖고 있어 이 회장을 대신해 그 어느 누구도 ‘대표성’을 갖기 힘들다. 따라서 후임에 대한 결정은 이 회장이 칼자루를 쥐고 있는 상황으로, 회장의 구속을 염두에 두고 임원들이 후임을 거론하기에는 ‘불경스러운’ 분위기였다. 이 같은 혼란 속에 CJ의 해외사업은 줄줄이 차질을 빚고 있다. CJ제일제당이 라이신 분야에서 진행 중이던 중국 업체와의 인수 협상이 중단됐고, 중국과 베트남에서 추진하던 사료사업도 지연되고 있다. 대한통운도 글로벌 물류업체를 사들이는 방안을 타진 중이었지만 협상이 중단된 상태다. CJ프레시웨이의 미국과 베트남 현지 유통망 인수도 보류됐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환경 플러스]

    구미 불산 누출 폐기물 처리 완료 환경부는 지난해 9월 경북 구미시 산동면 ㈜휴브글로벌 불산 누출 사고로 발생된 폐기물에 대한 처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유사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적절한 초기대응과 원활한 폐기물 처리를 위해 ‘재난폐기물 통합 매뉴얼(가칭)’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브글로벌 불산 누출 사고로 8400여t의 오염 폐기물이 발생했다. 논작물이 900여t, 밭작물 3400t, 과수작물 100t, 임목과 임산물 3900t, 가정 내 보관 중인 농산물 100t 등이었다. 임목과 임산 폐기물의 경우 산림청과 구미시 산림경영과 주관으로 수거?제거 작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작업 주체 선정을 놓고 갈등도 컸던 것으로 파악됐다. 2007년 발생한 충남 태안 유류 오염 폐기물 처리를 맡았던 한국산업폐자원공제조합이 환경부와 협의해 불산 오염폐기물 처리 주체로 참여하고자 했으나 지자체는 처리용역 주체 인정 근거 부재를 이유로 불가방침을 통보했다. 폐기물 처리가 늦어진 것은 업체별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초기 폐기물 확인 과정과 현장 투입업체 지휘·관리 체계가 미흡했기 때문이다. 국립공원 직원들 수필집 발간 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 정광수)은 직원들의 공원관리 체험담을 수필집으로 엮은 ‘국립공원을 지키는 사람들’을 발간했다. 지난 4월 전국 국립공원에서 근무하는 직원 2000여명을 대상으로 개최한 수필 공모전에 접수된 211편 중 우수작품 70편을 선별해 담았다. 공단 초창기에 겪었던 애환, 반달가슴곰 복원이나 조난자 구조, 불법 단속 등 다양한 사연들이 담겨 있다. 또 퇴직 선배들이 전하는 충고와 직원들의 가족애가 담긴 애틋한 사연들도 함께 수록되었다. 내용은 국립공원 탐방안내소와 주요 공공도서관, 홈페이지(www.knps.or.kr)에서도 전자책 형태로 볼 수 있다. 한편 공단은 7월 중 수필집 내용을 소재로 하는 웹툰 공모전도 개최할 계획이다.
  • [위클리 포커스] 기로에 선 이집트 ‘아랍의 봄’

    [위클리 포커스] 기로에 선 이집트 ‘아랍의 봄’

    ‘재스민 혁명’(튀니지 민주화 혁명) 이후 ‘아랍의 봄’의 성지로 불렸던 이집트의 타흐리르 광장이 또다시 긴장에 휩싸였다.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을 축출한 뒤 반세기 만에 이뤄진 민주 선거에서 지도자를 뽑았던 이집트 시민들은 1년 만에 광장으로 다시 나와 무르시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며 제2의 재스민 혁명에 불을 지피고 있다. 무르시 정권 1년에 대한 평가와 향후 이집트 정국을 전망해 본다.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 취임 1주년인 30일(현지시간) 수도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서는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대와 친정부 세력 간의 대규모 맞불 시위가 벌어졌다. CNN·B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타흐리르 광장에 모인 수천명의 시민들은 무르시 대통령의 하야와 재선거를 요구하며 대통령 집무실까지 행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야권과 시민단체로 구성된 시위대 ‘타마르루드’(아랍어로 반란)는 무르시의 불신임 서명운동에 이집트 전체 유권자의 절반에 달하는 2213만명이 서명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무르시 정권이 자신들을 옹립한 무슬림형제단의 권력 독점에만 혈안이 된 나머지 경제난과 치안 부재 등 이집트 내부 문제 해결에는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한 시위 참가자는 “무르시는 상처 입은 채 궁지에 몰린 사자”라며 “그가 우리를 공격하든 안 하든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국 공영방송(NPR)이 보도했다. 반정부 시위는 카이로, 알렉산드리아, 나일 델타 지역의 메누프·마할라, 운하 도시 수에즈, 포트사이드는 물론 무르시의 고향인 자가지그에서도 동시에 열렸다. 이날 이집트 전역의 시위에는 최대 100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시간 반정부 시위대를 규탄하는 맞불 시위를 개최한 무슬림형제단 소속 회원과 친정부 성향의 이슬람주의자들은 “무르시는 역사적인 자유선거로 선출된 대통령이며, 불황과 종교적 갈등 문제는 현 정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들은 이번 시위의 배후에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잔재 세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무르시 대통령은 이날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합법적으로 선출된 누군가를 바꾼다면 그들(시위대)은 또 새로 뽑은 대통령을 반대할 것”이라며 시위대의 퇴진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앞서 28일에는 카이로와 알렉산드리아에서 무르시 찬반 시위대 간 무력 충돌로 이집트 미 문화원 영어 강사로 일하던 미국인 앤드루 프록터(21)를 포함해 8명이 숨지고 600여명이 부상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사설] 한·중 경협, 用美用中의 지혜 필요하다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리커창 총리와 만나 양국 간 경제협력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박 대통령의 말처럼 중국 없는 한국 경제, 한국 없는 중국 경제는 생각하기 어렵다. 세계 2위인 중국의 지난해 무역 규모는 3조 8670억 달러다. 전 세계 무역의 10.5%를 차지한다. 태국처럼 저성장의 늪에 빠질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이런 중국과의 경제협력 강화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결실로 이어지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고 험하다. 과거 정부 때도 중국과의 경협 프로젝트가 적지 않았지만 대부분 유야무야되다시피 했다. 중국 현지에 공장을 짓고 있는 한 대기업 관계자는 그 이유를 ‘윈윈 모델’의 부재에서 찾았다. 중국의 값싼 인건비만 취하려 해서는 진정한 경협의 결실은 요원하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박 대통령이 중국에 상호 내수시장 진출을 강화하자고 제안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중국 정부는 바오바(8%) 성장이 위협받자 내수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아울러 그동안 발전이 뒤처졌던 내륙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중국의 중산층 인구는 2020년까지 4억명으로 4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수출 위주 성장의 한계에 직면한 우리로서는 중국의 이러한 내수시장과 서부내륙은 엄청난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전자제품, 화장품, 문화콘텐츠, 보험 등 직접 공략 가능한 소비재 품목은 무궁무진하다. 중국과의 경협을 강화하되 잊지 말아야 할 존재는 미국이다. 세계 1위 경제 규모의 미국은 결코 거리를 둘 수 없는 경제 파트너다. 지정학적 요인 등으로 인해 미국·중국(G2) 모두로부터 구애를 받고 있는 우리로서는 경제에서야말로 용미용중(用美用中)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 미국에서는 자본과 기술을, 중국에서는 방대한 시장을 취해야 한다. 그러자면 우리 스스로의 ‘바게닝칩’(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비장의 카드)을 점검하고 키워야 한다. “돈과 브랜드 파워를 빼면 삼성의 갤럭시폰은 (기술적으로) 그저 그렇다”(리처드 유 화웨이 대표)는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한·중 기술력 격차가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 해도 중국에서의 우리의 바게닝칩은 아직까지는 기술과 문화콘텐츠다. 연구개발(R&D)과 한류 경쟁력을 강화해 중국이 쫓아오는 속도보다 더 빨리 도망가야 한다. 외교안보에서의 한·중 장관급 채널 못지않게 경제 쪽에서도 이런 채널이 필요하다. ‘차이나 크런치’(중국 돈가뭄) 우려가 약화됐다고는 하나 여전히 그 위험은 똬리를 틀고 있다. 미국의 출구전략과 일본의 아베노믹스 등에 공동 대처하기 위해서도 양국 간 긴밀한 경제 채널이 절실하다.
  • [MLB] 또 에이스와 맞대결… 이번엔 ‘클리프 리’

    류현진(26·LA 다저스)이 최강 선발과 격돌한다. 류현진은 오는 30일 오전 11시 10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미 프로야구 필라델피아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다섯 번째 7승에 도전한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는 26일 이날 선발 투수로 류현진과 클리프 리(35)를 예고했다. 올 시즌 6승 3패,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한 류현진은 6월 들어 승수를 보태지 못했다. 4경기에 나서 호투를 이어 갔지만 승리 없이 1패만을 떠안았다. 이 때문에 류현진은 이달 마지막 등판인 필라델피아전에서 반드시 이겨 7월 ‘승수 쌓기’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다짐이다. 무엇보다 6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로 꾸준함을 보이는 데다 무기력했던 팀 타선도 살아나고 있어 기대를 모은다. 하지만 선발 맞상대가 ‘막강’ 클리프 리여서 부담스럽다. 좌완 리는 올 시즌 9승(다승 공동 4위) 2패, 평균자책점 2.51(11위)로 명실상부한 필라델피아의 에이스다. 클리블랜드 시절이던 2008년 22승 3패, 평균자책점 2.54의 엄청난 성적으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의 주인공이 됐다. 통산 134승(80패)을 수확해 현역 좌완 투수 가운데 앤디 페티트(250승), C C 사바시아(199승·이상 뉴욕 양키스) 등에 이어 여섯 번째로 많은 승수를 쌓았다. 게다가 다저스에는 특히 강했다. 지난 시즌까지 통산 5경기에 등판해 2승 1패, 평균자책점 0.95를 기록했다. 적지인 다저스타디움에서는 3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0.77로 위력을 더했다. 다저스 타선이 리를 상대로 점수를 뽑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희망도 있다. 필라델피아는 팀 재건을 위해 양키스, 다저스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뭉칫돈’을 쏟아부었지만 주전들의 잇단 부진과 노쇠화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3위에 머물러 있다. 또 마무리 조너선 파펠본은 네 차례나 세이브 기회를 날렸고, 득점력도 하위권에 그쳐 불펜 난조와 집중력 부재에 허덕이는 다저스와 처지가 비슷하다. 류현진이 필라델피아를 제물로 팀 상승세에 한몫할지 주목된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마곡·발산지구 노린 청약통장 불법 거래

    마곡·발산지구 노린 청약통장 불법 거래

    ‘청약저축·예금 삽니다. 010-XXX-XXXX.’ 26일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의 한 주택가. 골목 전신주마다 청약통장을 산다는 문구와 휴대전화 번호가 적힌 광고 전단지가 어지럽게 나붙어 있다. 전화 문의를 하자 자신을 매매 브로커라고 소개한 한 남성이 가족 수와 통장 가입 기간, 무주택 기간 등을 꼼꼼히 확인하더니 “원금에 최대 1000만원을 얹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마곡·발산지구를 중심으로 불법 청약통장 거래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청약통장 매매는 광고만 해도 처벌 대상이 되지만 정부의 단속 부재를 틈타 서울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을 노리는 브로커와 투자자들의 물밑 작업이 한창이다. 마곡 지구는 마곡·가양동 일대 366만 4875㎡ 규모로, 첨단 연구·개발(R&D) 시설뿐 아니라 총 15개 단지, 1만 2015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선다. 올해는 6700여 가구가 공급된다. ‘선(先)개발 후(後)분양’ 신도시로 지하철 5·9호선, 공항철도 등이 지나가는 교통의 요지다. 청약통장 매매업자는 “내일이라도 동사무소에서 주민등록 등·초본 등 관련 서류를 교환하고 통장값을 현금으로 주겠다”면서 “원금이 1050만원 이상이면 원금에 통장값 900만원을 더해 쳐주겠다”고 했다. 이어 “임신을 했거나 자녀가 있을 경우 (85㎡이하는 청약 점수 가산점이 붙으니) 100만원을 더 얹어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매매업자는 “예전에는 수천만원씩 했는데 지금은 그렇게 못 한다”면서 “그래도 요즘엔 약간 올라 (통장값이) 800만~1000만원 선”이라고 전했다. “불법 아니냐”는 질문에는 “조용히만 처리하면 문제될 게 없다”면서 “나중에 들어가는 비용도 모두 이쪽에서 부담하니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켰다. 매매업자들이 이렇게 사들인 청약통장은 아파트 청약에 사용된다. 통장 보유자의 이름으로 청약을 하고 당첨이 되면 분양권 매수자를 찾아 웃돈을 얹어 되파는 식이다. 문제는 매매 당사자 간 명의 이전이 쉬워 사전에 적발하기가 어렵다는 데 있다. 정부의 단속 의지도 문제다. 국토교통부는 2011년 청약통장 매매 광고에 대한 처벌 규정을 마련해 광고만 해도 3년 이하 징역, 3000만원 이하 벌금이라는 처벌 규정을 만들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 단속 주체가 불분명한 데다 단속 건수도 거의 없다. 국토부 관계자는 “(매매업자들이) 대포폰을 사용해 현장 적발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면서 “지자체나 지방경찰청 등에 협조 요청을 했던 걸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양천구 목동의 J공인중개사 대표는 “지난해 5·10 부동산 대책에서 전용면적 85㎡ 이하 수도권 공공택지의 분양권 전매 제한 기간이 현재 3년에서 1년으로 완화돼 분양권 매매가 이전보다 수월해져 앞으로 청약통장 매매가 더 기승을 부릴 것”이라면서 “투기 과열 징후 이후 뒷북 대응보다 상시 점검 체제로 전환해 피해를 막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사설] ‘盧 발언’ 공방 넘어 국정원 개혁 힘 모아야

    여야가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에 착수하기로 합의했다. 국정원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전격 공개로 인해 정국이 극한 대치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어갈 듯하던 상황에서 나온 극적 반전(反轉)이다. 이에 맞춰 여야는 어제 국회 본회의에서도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민생 및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을 순조롭게 처리했다. 열흘 가까이 첨예한 대치를 이어가며 국민을 걱정케 하던 여야가 모처럼 타협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작금의 ‘롤러코스터 정국’엔 여전히 우려스러운 대목이 적잖다. 우선 여야 모두 국익이나 국민의 알 권리보다는 당리(黨利)를 앞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진작 합의된 국정원 국정조사를 놓고 민주당은 당장 실시하자며 새누리당을 거칠게 압박했다. 국정원 여직원 감금 여부에 대한 수사까지 마무리된 뒤 하자는 새누리당의 ‘지연전술’에 맞서 장외투쟁 불사를 외치며 제 길로 내달렸다. 새누리당은 야권 일각에서 대선 불복 조짐까지 보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발언 공개 요구라는 메가톤급 맞불로 국면 뒤집기에 나섰고 결국 국정원의 정상회담 회의록 공개라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사달로 이어졌다. 그 결과 여야는 피차 깊은 상처와 정치적 부담만 떠안게 됐다. 승자가 없었고, 향후 남북관계에 미칠 악영향을 걱정해야 하는 청구서만 손에 쥐게 됐다. 여야 지도부의 정치력 부재도 여실히 드러났다. 전격적인 정상회담 회의록 공개와 국정조사 합의는 모두 그제 박근혜 대통령의 한 마디 이후 이뤄졌다. 박 대통령이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을 통해 “국정원에 그런 문제가 있었다면 여야가 제기한 문제들에 대해 국민 앞에 의혹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뒤 회의록 공개와 국정조사 합의가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이다. 대통령은 국회 문제에 나서지 말라던 민주당이 당 대표 편지까지 보내 가며 박 대통령의 개입을 촉구하는 자가당착의 모습을 보인 것이나, 국정조사를 뒷전으로 미루던 새누리당이 박 대통령 말 한 마디에 태도를 바꾼 것 모두 빈약한 정치력을 보여준 셈이다. 국민들은 청와대와 여야 그리고 국정원 가운데 누구 힘이 센지 보고 싶은 게 아니다. 국정원에 제기된 의혹의 실체를 밝히고, 잘못을 바로잡기를 원한다. 진실 규명보다는 흠집내기 굿판에 그쳤던 국정조사의 전례를 볼 때 과연 지금의 여야가 검찰 수사결과를 뛰어넘어 뭘 보여주고, 바로잡을지 의문이 든다. 자세만이라도 바로 하기 바란다. 국익만을 기준 삼아 국정원 개혁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노 전 대통령 발언을 둘러싼 공방에서도 남북관계 등을 감안해 금도(襟度)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 침묵의 CJ… 후임자 점치는 재계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검찰에 출두한 25일 서울 남대문에 있는 그룹 본사 분위기는 오히려 평소보다 더 차분했다. 총수의 소환이 이미 예견됐던 만큼 평소보다 30분 이른 오전 7시부터 사무실을 지킨 홍보실 직원들 외에 일반 업무 부서 직원들도 동요하지 않았다. 다만 사내 게시판을 통해 내부 표정을 조금 감지할 수 있었다. 이날 오전 게시판에는 ‘흔들리지 말고 가자’ ‘회장님 힘내시라’ 등 이 회장을 비롯해 직원 서로를 격려하는 글들이 간간이 올라왔다. CJ는 이처럼 평온하지만 재계 안팎에서 CJ를 보는 시각은 매우 불안하다. 특히 이 회장 구속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경우 누가 그룹을 이끌 것이냐에 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회장 부재 시 누나인 이미경 부회장이나 CJ 공동대표에 올라 있는 외삼촌 손경식 회장이 그룹 경영을 맡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에 대해 그룹의 한 임원은 “밖에서 볼 때 추측 가능한 시나리오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사설] 노 - 김 발언록 공개가 안겨준 충격과 실망

    국가정보원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전격 공개와 이를 통해 드러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은 국민들에게 이중삼중의 충격을 던져준다. 우선 김정일 당시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한 노 전 대통령의 발언들이 충격적이다.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고 싶을 정도로, 우리의 헌법적 가치와 분단 역사의 현실, 그리고 무엇보다 국민 대다수의 대북관과 크게 동떨어져 있었다. 북한 세습체제가 평화통일을 위한 대화 상대인 동시에 휴전선 너머로 우리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적대세력이라는, 남북관계의 이중성을 망각한 발언이다. 남북 화해를 위한 충정을 기저에 담았다고 하더라도 대한민국의 국가원수이자 군 통수권자로서 금도를 벗어난, 해서는 안 될 발언들을 마구 쏟아냈다고 본다. “50회가 넘게 외국 정상들과 회담하면서 나는 북측의 변호인 노릇을 했다”로 시작된 그의 발언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에 대해 “국제법적 근거도 없고, 논리적 근거도 분명치 않다”는 말로 이어졌다. “괴물처럼 함부로 못 건드리는 물건”이라고도 했고 “김 위원장과 인식을 같이한다. NLL은 바꿔야 한다”고도 했다. 서해평화수역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차원이라지만 6·25 이후 국제법적으로도 실질적 해상경계선의 지위를 굳건히 유지해 온 NLL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주한미군에 대해서는 “수도 한복판에 외국 군대가 있는 것은 나라 체면이 아니다 싶어 내보냈다. ‘너희들(남측) 뭐하느냐’ 이렇게만 보지 말라. 점진적으로 달라지고 있다”고 말해 마치 주한미군의 후방 배치 등에 있어서 북과 교감하고 있는 듯한 언사를 하기도 했다. 6자회담에 대해서는 “북의 입장을 갖고 미국과 싸워 왔다”고 했고, 북핵에 대해서는 “이번에 북에 가면 핵문제 확실하게 얘기하고 오라는 주문이 많았는데, 판 깨지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주장 아니겠느냐”고 했다. 미국의 방코델타아시아(BDA) 북한 계좌 동결은 미국의 실책이고, “제일 큰 문제가 미국”이라고도 했다. NLL이나 주한미군 등에 대한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이 우리 사회 일각의 인식과 맥을 같이하는 것일지는 모른다. 그러나 국민 전체의 의사를 대변하고 이익을 도모해야 할 대통령으로서는 매우 균형 잃은 발언이라고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김 위원장을 향해 ‘보고’라는 단어를 두 차례나 사용했을 만큼 시종 저자세로 일관한 발언 태도 역시 국민들의 자존감을 크게 깎아내렸다. 국정원의 회의록 공개 또한 정치의 실종이라는 점에서 국민들에게 절망을 안겨 준다.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을 둘러싼 그간의 억측과 논란을 감안할 때 회의록 공개는 불가피했다고 본다. 그러나 전격적인 공개가 국정원 국정조사를 둘러싼 극한 대립의 소산이라는 점이 문제다. 정쟁 앞에서 스스로를 제어할 줄 모르는 여야의 정치력 부재를 드러낸 것이다. 공개된 회의록은 향후 남북관계에 타격을 안겨 줄 것이다. 지금은 여야가 멱살 잡을 때가 아니다. 서로 확전을 자제하고 대외적 파장을 최소화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 [기고] 테러 대비태세 만전 기해야/고성윤 한국국방연구원 현안연구위원장

    [기고] 테러 대비태세 만전 기해야/고성윤 한국국방연구원 현안연구위원장

    북한이 지난 19일 “탈북자들을 물리적으로 없애 버리겠다”며 국내 탈북자에 대한 테러를 공언했다. 1997년 김정일의 처조카인 이한영씨를 살해하고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를 살해하기 위해 남파된 북측 공작원 2명이 2004년 검거된 적은 있으나 이번처럼 공개적으로 탈북자 살해를 공언하고 나선 것은 처음이다. 그만큼 이들의 위협이 현실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북한의 테러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게 사실이다. 전면전으로 치달을지도 모를 무력 도발보다는 테러리스트를 잠입시키거나 한국 사회 내 동조자들을 사주해 후방 지역에서 테러를 시도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이제 우리도 결코 테러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지금 지구촌 곳곳에서는 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4월 보스턴 마라톤 대회 당시 발생한 무차별 폭탄테러로 어린이를 포함한 다수 희생자가 발생해 전 세계를 경악하게 하더니 최근에도 터키, 시리아, 이라크 등 세계 도처에서 폭탄테러로 무고한 시민들이 많이 희생되고 있다. 사제폭탄·사이버·핵물질·생화학무기 등 수단도 다양해지고 있다. 테러 대비태세를 돌아봐야 할 때다. 법과 제도부터 정비할 필요가 있다. 국가위기관리 측면에서 볼 때, 테러사태에 기민하게 대응하려면 지휘통제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 관련 부처 간 이견과 인권 침해를 이유로 대테러 관련법이 구비돼 있지 않다. 정보 공유와 협력을 기반으로 작동해야 할 지휘통제체계가 미비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그러니 기본법조차 갖추지 못한 우리의 현실은 큰 문제라 할 것이다. 혹자는 위기관리 매뉴얼이 잘되어 있다고 반박할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테러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다양한 기구와 회의체들이 ‘소집’되는데, 대처는 미흡하다. ‘소집’은 있으나 구체적 조치가 약하니 대응이 미흡한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컨트롤타워의 부재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인터넷 공간 등을 통해 사제폭탄 설계도과 같은 정보들이 유포되기도 한다. 더욱이 온라인상에서 ‘3D 프린터 권총’ 설계도면 접근도 가능하다지 않은가. 그러니 개개인의 안전 보호를 위해 인터넷 공간 등을 통해 테러에 악용될 수 있는 위해정보를 유통시키거나 접속하는 행위도 처벌할 수 있게 관련 법률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음란물을 유포한 자는 물론 이를 이용하는 자들도 엄히 처벌하고 있지 않은가? 정보의 공유와 융합체계 구축도 중요한 과제다. 9·11테러 이후 미국 정부는 ‘첩보라는 점(點)을 정보라는 선(線)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는 통렬한 반성을 했다. 정부 부처 간 칸막이 때문에 정보 융합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사이버·핵·화학·생물테러를 담당하는 주무부처 사이에 놓인 칸막이부터 제거해야 한다. 미국도 9·11 테러 이후 법적 뒷받침하에 통합적 지휘체계를 조직해 대응하고 있다. 그럼에도 테러는 근절되지 않는다. 그러기에 우리는 우리 실정에 맞는 법 정비와 함께 효율적인 체계의 구축 등 대응기반을 튼실하게 구비해야 한다. 전문 인력 육성과 필요예산의 지원도 함께 해야 할 일이다.
  • [열린세상] 개성공단의 기계는 격을 따지지 않는다/최종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개성공단의 기계는 격을 따지지 않는다/최종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덥다. 벌써 덥다. 전력이 부족하다고 하니, 속 시원하게 에어컨을 틀 수도 없다. 무엇 하나 화끈하게 시원한 게 없다. 이제 여름에 접어들면서 장마도 시작됐다. 날은 지금보다 더 더울 것이며, 습도도 올라 불쾌지수 또한 증가할 것이다. 고온과 습도에 노출된 공장의 기계가 장기간 멈춰 서 있으면, 기계는 녹이 슨다. “닦고 조이고 기름치자”는 말은 그래서 어느 공장이든 가장 중요한 구호인 것이다. 개성공단의 기계가 녹이 슬고 있다. 멈춰진 기계, 근로자가 없는 공장, 봉인된 작업장, 한낮에도 어두운 공단…. 멈춰선 공단은 기업을 망하게 한다. 기업이 망하면 기계는 고철이 된다. 고철이 된 기계는 더 이상 기계가 아니다. 그냥 고철이다. 그러니 기업인의 마음만 타들어 가는 것이다. 이대로 가다간 올해 여름은 뻔하다. 뜨거운 태양 아래 고철이 된 기계 앞에서 속이 숯검댕으로 변한 기업인들 앞에서, 그리고 이를 그저 바라만 봐야 하는 불안한 국민 앞에서 우리는 ‘격’ 따위를 따지고 ‘형식’을 논할 것이다. 친하게 지내자면서, 서로를 신뢰해야 한다면서 ‘친구의 조건’을 따지는 유체이탈 화법만 난무할 것이다. 그래서 불안했던 지난봄과 같이 우리와 북한은 비수처럼 날카로운 말 폭탄만 서로의 심장을 향해 던질 것이다. 동원된 군대는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훈련을 할 것이고 그 훈련은 외신을 통해 한반도의 불안정이 또 높아졌다고 전달될 것이며, 결국 바캉스를 즐기는 유럽인이나 미국인들이 태양 아래 읽는 신문 한편의 국제면을 장식할 것이다. 그러나 아는가. 그때쯤 되면 개성공단의 기계는 이미 녹이 슬고, 기업인은 사라질 것이며, 남북관계는 고철이 된다는 것을…. 고철이 된 남북관계 앞에서 화해니 협력이니, 신뢰니 하는 말들은 아무런 위안이 안 된다는 것을…. 이렇게 되면 우리는 동맹의 그늘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갈 것이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는 세상 물정 모르는 이상주의자의 꿈으로 치부될 뿐이고, 자주국방의 과제는 고작 헬리콥터를 우리 손으로 만들었다는 선에서 자위해야 할 뿐이며, 독이 한층 올라 방방 뛰는 북한 앞에서 우리는 결국 “한·미 동맹의 굳건한 토대 위에 외교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말만 되풀이할 것이다. 그러는 사이, 북한의 핵은 더욱 강력해질 뿐이고, 우리는 북한의 의도를 파악할 길 없어 워싱턴에다, 베이징에다 “북한이 왜 이래요? 어떻게 해야 하죠?”라고 물어야만 하는 무기력에 빠질 것이다.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상황, 그래서 우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과 중국에 더 의존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형식이 내용!”이라고 외쳐만 대는 꼴이 될 것이다. 소장학자로서 나는 우리 대학생들에게 참 미안하다. 20년 전 내가 대학에서 배운 북핵위기, 남북관계, 동북아 국제정치의 내용들을 교수가 된 뒤에도 똑같이 강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평화와 교류보다 안보와 위기가 더 분량이 많은 강의 말이다. 동남아와 유럽의 젊은이들이 국경을 넘어 그들 지역을 무대로 직장을 구하고 삶의 질과 폭을 넓혀가고 있는 사이 우리 젊은이들은 고질적이고 원초적인 국가안보 문제의 구조 속에 갇힌 채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는 상상력을 상실하고 있다. 그러니 세상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옆에 살고 있으면서, 세계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베이징이나 상하이에서 직장을 구하는 것은 상상도 못하는 일이 되어 버렸다. 글로벌이라는 개념은 고작 미국으로 유학가거나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것으로 국한이 된 것이다. 평화 없는 곳에 글로벌 상상력은 한여름 밤의 꿈이다. 녹이 슬고 있는 개성공단의 기계는 신뢰 부재의 남북관계 현주소가 아니라, 신뢰를 쌓고자 하는 인내력의 부재를 상징한다. 불안한 한반도의 여름, 결국 찾을 곳이 동맹의 그늘뿐이라면, 이제 한반도 문제의 주도권이 우리에게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 우리 젊은이들을 다시 이 좁은 반도에 가두어 놓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평화를 달성하지 못하는 국가가 부르짖는 ‘글로벌’이라는 구호는 한여름 밤 짜증나는 자동차 경적 소리에 불과하다.
  • [정전협정 60년] 한반도 지형 변화(상)

    [정전협정 60년] 한반도 지형 변화(상)

    1950년 6·25 전쟁 발발과 3년간의 피비린내 나는 동족상잔 비극, 그리고 마침내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발효. 포성은 이미 60년 전 멎었지만 남북한 190여만명의 중무장 병력은 여전히 총부리를 겨누고 있다. 비무장지대(DMZ)의 ‘두 얼굴’, 평화와 대치는 오늘의 한반도 상황이다. 정전협정 발효 60주년을 앞두고 서울신문은 정전체제의 어제와 오늘을 돌아보고 한반도 평화체제 전환의 가능성을 짚어 보는 시리즈를 시작한다. ‘전쟁도 평화도 아닌 모호한 상태가 21세기까지 이어지리라고는 아무도 짐작하지 못했다.’(돈 오버도퍼 ‘두 개의 한국’ 서문) 1953년 7월 27일 오전 10시 유엔군 수석대표인 윌리엄 해리슨 미 육군 중장과 북한·중국을 대표한 남일 북한군 대장은 12분 만에 전문 5조 63항의 협정문서 9통과 부본 9통에 서명을 마쳤고, 그날 밤 10시부터 정전협정이 발효됐다. 이때만 해도 정전협정은 임시적·군사적 수준의 합의에 불과했다. 전쟁 당사국 군사 책임자들이 ‘발포중지’에 합의했을 뿐 전쟁 책임 소재 규명과 피해 보상, 전범 처리, 재발방지 조치 등은 입장 차가 커 언급조차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정전체제는 이후 60년 동안 한반도의 군사질서는 물론 외교·안보·정치적 프레임을 규정하고 있다. 양측은 정전협정 60항에 ‘한국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보장하고자 3개월 내에 각기 대표를 파견하여 쌍방의 한 급 높은 정치회의를 소집할 것을 건의한다’고 적시했다. 이에 1954년 4~6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남·북한, 미국, 중국, 소련 등 19개국 외무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정치회담이 열렸다. 87일간 진행된 회담은 성과 없이 끝났다. 이후 폭 4㎞ 길이 240㎞의 비무장지대(DMZ)를 두고 남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고밀도의 군사적 대치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정전체제는 태생적으로 불안정성과 비정상성을 품었다. 남북 대치 상황에서 한국군은 실질적인 정전협정의 이행 당사자임에도 지금까지 소외돼 왔다. 정전협정 위반 사건이 발생하면 유엔군과 북한군이 협의하는 비정상적 상태가 지금껏 이어지고 있다. 적대·대결과 화해·협력이 공존하는 모순된 상황도 여전하다. 정전협정이 유지되는 한 남북은 정치적으로는 전쟁이 종결되지 않은 적대관계에 놓인다. 남북 관계 또한 불명확하다.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 서문에는 ‘(남북 관계는)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라고 규정했다. 실제 남북 경계는 지도에 실선이 아닌 점선으로 표시된다. 정전협정 당시 국경선 개념을 배제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양측은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을 시작으로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2007년 10·4 공동선언 등 끊임없이 화해와 협력, 교류 확대를 모색해 왔다.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할 필요성도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전쟁 상태를 법적으로 종결시켜야만 평화적인 관계로 재정립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남북 모두 평화체제를 말하고 있지만, 시각차는 뚜렷하다. 우리 정부와 미국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 폐기가 완료되면 비로소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병행해 평화체제로 바뀔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북한은 ‘선(先) 북·미 평화협정, 후(後) 한반도 비핵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1, 2차 연평해전과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사건 등에서 보듯 총탄이 오가지 않는 정전체제, 즉 전쟁 부재의 상황이 곧 평화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정전협정 60년, 세계 최장의 ‘정전지대’인 한반도는 여전히 살풍경하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서울광장] ‘그들만의 리그’에서 호루라기 불기/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그들만의 리그’에서 호루라기 불기/최광숙 논설위원

    미국 수사·정보 당국의 민간인 사찰, 원전 비리, 조세피난처 명단 공개 파장, 황우석 사태. 이들 사건의 공통점은 휘슬 블로어(whistle blower: 조직의 부정·비리를 호루라기로 불어 세상에 알린 내부고발자)에 의해 숨겨졌던 어마어마한 진실이 천하에 드러났다는 것이다. 에드워드 스노든 전 CIA 직원의 폭로가 없었다면 미 국가안보국(NSA)이 개인 정보를 불법 수집했다는 사실을 어찌 알겠는가. 조세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만든 이들의 면면이 드러난 것도 호주의 한 언론인에게 익명의 내부고발자가 조세피난처 정보를 보냈기에 가능했다. 원전 부품도 워낙 전문적 분야여서 내부 제보가 있기 전까지는 ‘완전 범죄’에 가까울 정도로 비리가 노출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도 그와 일하던 한 연구원의 제보가 출발점이 됐다. 세상이 복잡해지고 전문화되면서 각 집단은 저마다 견고한 ‘성’(城)을 쌓고 살아간다. 그 성 안의 부정과 부패의 커넥션은 좀처럼 바깥에 드러나지 않는다. 내부고발자에 의존하지 않으면 안으로 곪아가는 부패의 고리를 끊어내 정상으로 되돌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내부고발자를 보는 시선은 극단적으로 엇갈린다. 스노든을 두고도 미국에서 ‘영웅’ 또는 ‘배신자’라는 상반된 평가가 나온다. 해당 기관에선 조직에 흠집을 낸 ‘밀고자’라고 비판한다. 내부고발자는 폭로한 내용의 중대성과 폭발성에 비해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라크 주둔 미군의 민간인 살해 등을 폭로한 브래들리 매닝 일병은 간첩죄 등 혐의로 3년간 구금됐다가 최근 재판을 받고 있다. 정권 비리를 폭로한 이문옥 감사관, 군 부재자 투표 부정을 고발한 이지문 중위 등 우리의 내부고발자 역시 직장에서 쫓겨나고 공무상 기밀누설 혐의 등으로 구속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만의 리그’에 속해 있던 이가 양심과 정의의 호루라기를 힘껏 불어 조직의 부정·부패·비리 등을 외부에 알림으로써 정의를 바로 세우고, 부정·부패를 추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순기능이 더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내부고발자들의 용기와 희생이 없었더라면 중요한 ‘진실’들은 영원히 땅속에 파묻히고, 크고 작은 ‘정의’들도 불의에 굴복했을지 모를 일이다. 사위의 불륜 상대로 의심한 여대생을 미행하다 청부 살해해 무기징역 선고를 받은 회장 사모님이 4년여 동안 교도소 대신 병원의 VIP 병실에서 지낸다는 사실도 병원의 한 직원이 “살인범이 저래도 되나” 하는 마음으로 제보를 했기 때문에 이를 단죄할 수 있는 계기가 생겼다. 어디 그뿐인가. 한 공기업 직원들이 민원인 행세를 하며 고객 만족도 조사에 응해 기획재정부로부터 190억원의 성과급을 받았다가 적발된 것도 내부 직원의 양심 신고 덕분이었다. 부부가 동네 의원과 약국을 운영하면서 진료기록과 약국 내방일 수를 거짓으로 늘려 수억원의 의료급여 비용을 부당청구한 사실을 적발한 배경에도 내부 제보가 있다. 원전 비리에서 보듯 공공부문이든 민간부문이든 공익을 해치는 행위는 점차 은밀화·구조화·지능화되어 간다. 내부 구성원들의 정보 없이는 감독기관이나 수사기관의 노력만으로 각종 비리의 결정적 증거를 확보해 바로잡는 게 쉽지 않다. 내부고발자 중에는 불순한 개인적 동기로 폭로를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내용이 거짓이 아니고, 신고와 관련해 금품이나 어떤 특혜를 요구하는 등 부정한 목적으로 신고한 경우가 아니라면 사회적 보호를 받아야 할 것이다. 요즘 나라 안팎의 사건들을 보면 더욱 폭넓고 정교한 내부 고발자 보호 대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더 중요한 것은 내부고발자들이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는 사실은 잊은 채, 그들을 은연중 ‘믿지 못할 사람’ ‘조직에 뒤통수를 친 사람’이라고 삐딱하게 보는 시선을 거두는 일이다. bori@seoul.co.kr
  • 성장세 둔화… 어깨 짓누르는 빚더미… 늙어가는 인구… 서양문명에 닥친 위기와 처방

    서기 1500년 이후로 500년간 세계를 지배한 서양문명이 퇴보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성장세 둔화, 어깨를 짓누르는 부채, 노쇠해진 인구, 반사회적 징후는 유럽과 미국 어디서든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잘못된 것인가. 많은 논평가들은 과도한 채무나 은행관리 부실, 불평등의 확산 같은 것들을 거론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하버드대 교수, 옥스퍼드대 선임연구원,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선임연구원을 겸하고 있는 경제사학자이자 세계적 지성인 저자가 보기에 이런 것들은 근본적인 제도들의 병폐에 불과하다. 퍼거슨은 서양이 위기에서 벗어나는 길은 단 두 가지밖에 없다고 처방한다. 하나는 영웅적인 리더의 지휘 아래 개혁의 지지자들이 젊은이들뿐 아니라 그들의 부모와 조부모들에게도 조금 더 책임감 있는 재정정책을 내세우는 정당과 정치인들에게 투표하라고 설득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시나리오는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 유권자들이 경험상 알고 있듯 정부 지출 삭감을 주장하는 정치인들은 항상 공공부문 근로자와 정부 보조금 수혜자 등 두 부류의 조직적 반대에 부딪히기 때문이다. 구조적 적자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정부는 결국 권좌에서 쫓겨나게 되어 있다. 다른 방법도 있다. 공공부문의 대차대조표도 채무와 자산을 비교하는 식으로 작성할 수 있고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 그러면 투자에 들어가는 적자와 현재의 소비를 지탱하는 데 들어가는 적자를 명확히 구분짓는 데 도움이 된다. 과도한 공공부채에 대한 정부재정 개혁을 시작하지 않으면 아르헨티나와 같은 처지로 전락할 수도 있다. 그는 2007년부터 시작된 금융위기의 문제점은 ‘규제완화’가 아니라 나쁜 규제가 포함된 지나치게 복잡한 규제에 있었다고 주장한다. 나쁜 규제의 예를 한 가지 들어보자. 도산한 담보대출은행 컨트리와이드의 CEO(최고경영자)였던 안젤로 모질로는 CEO로 근무할 당시 저지른 금융사기와 내부거래 혐의에 대해 벌금과 ‘환수’ 명목으로 총 6750만 달러(약 775억원)를 납부하기로 미국 당국과 합의했다. 그러나 그는 사기와 내부거래로 5억 2200만 달러(약 5997억원)의 거금을 벌었다. 그가 형사적 처벌을 모면하고 벌어들인 돈의 일부만 벌금으로 납부한 것은 이 분야의 형법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저자는 또한 강력한 이익단체를 구성한 변호사들이 미국 의회를 점령한 것, 시민사회의 급격한 쇠퇴 등도 서양문명의 퇴보에 일조했다고 본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 [기고] 누구도 행복할 수 없는 행복주택/전귀권 양천구청장 권한대행

    [기고] 누구도 행복할 수 없는 행복주택/전귀권 양천구청장 권한대행

    지난달 20일 국토교통부의 행복주택 깜짝 발표에 목동 주민들의 행복은 소위 ‘잘사는 것’들의 지역이기주의로 매도됐다. 황당함은 구청도 마찬가지였다. 목동 유수지가 행복주택지구로 지정된 사실을 언론 보도를 보고서야 알았기 때문이다. 행복주택 속 행복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소통 부재를 ‘발표 후 여론 수렴’이라는 논리로 넘긴다 해도 소통의 단절로 인한 결정의 오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임대주택을 반대하는 게 아니다. 이곳은 사람이 사는 주택을 지을 수 없는 곳이다. 시범지구 7곳 중 가장 많은 2800가구를 건립하겠다는 목동 유수지는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유수지로, 양천구 안전을 책임지는 곳이다. 양천은 수해에 취약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나 1960년대 지금의 목동, 신월동 주변은 인간이 이용할 수 없는 저습지 형태의 황무지였다. 목동이라는 이름도 침수지대로 무성한 목초가 조성돼 조선시대 말을 방목하는 목장으로 이용돼 붙은 이름이다. 이러한 지형적 조건으로 양천구는 수해 방지에 온갖 노력을 다했다. 끝내 침수 피해를 줄였지만 과거 통계가 무색할 만큼 기상 이변이 속출하는 마당에 방심은 금물이다. 그래서 근원적 해결을 위해 2016년 완공 예정으로 대심도 터널 사업을 벌이고 있다. 큰비가 오면 양천구 전역의 빗물이 목동 유수지로 모인다. 이처럼 유수지는 홍수 대비 시설이어서 법으로 건축을 제한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법령까지 개정하며 유수지 위에 초고층 주택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건설 후 유수지 기능에 이상이 발생한다면 주민의 안전은 아무도 보장할 수 없다. 또 인간 생활의 필수적인 주거를 담당하는 주택은 더 다양한 기능과 서비스를 요구한다. 행복주택이라는 단어 그대로 주택이라는 공간에서 행복해야 한다. 주거복지 선진국들은 설계 과정부터 교육, 문화, 복지시설을 적절히 혼합해 개발한 뒤 인근 주민들에게 개방함으로써 지역 전체의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목동 유수지에 짓는 행복주택은 이러한 기반시설은 고사하고, 입주가구에 꼭 필요한 학교, 유치원, 어린이집 같은 필수시설에 대한 계획조차 없다. 더구나 목동 유수지는 유휴 공지가 아니다. 복개된 유수지 위에는 1350면의 주차장과 생활필수시설인 음식물쓰레기 집하장, 재활용 선별장 등이 있다. 시설을 이전할 공간은 전무하다. 모든 문제는 소통의 단절에서 양산된다. 자치단체·지역주민과의 소통에 실패한 행복주택이 과연 정부 내부의 소통에는 성공했는지 묻고 싶다. 고위 정책결정자들이 지역의 현실에 대해 정확하고 투명하게 보고를 받았다면 이렇게 밀어붙이지도 않았을 것이다. 행복주택 시범지구 지정을 위한 주민 공람공고가 19일로 끝났다. 이 기간 잇따른 공청회, 주민설명회에도 불구하고 대책은 없었다. 책임 있는 답변을 기대했던 주민들의 실망과 분노로 결국 파행을 빚었다. “주민들의 의견을 폭넓게 경청하고 주민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면서 추진하겠다”는 국토부는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다.
  • 대책없는 ‘뻥 추구’에 손흥민은 없었다

    ‘고질적인 결정력 부족과 대책없는 뻥축구’ 한국 축구대표팀이 18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이란을 맞아 치른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를 요약하면 이 두 마디가 되지 않을까. 한국 선수들은 시종일관 하프라인 주변에서 김신욱을 향해 볼을 띄웠을 뿐 그 볼을 받아 슛까지 마무리하는 선수는 눈을 씻고 봐도 찾기 어려웠다. 중원에서 송곳패스로 결정적 기회를 만든 것은 딱 한번. 전반 40분 역습상황에서 손흥민이 하프라인 근처에서 이명주에게 스루 패스를 찔러주면서 골키퍼와 맞서는 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명주의 첫번째 볼 터치 미숙으로 수비에 막혀 기회를 날려버렸다. 이후엔 우리 진영에서 제대로 된 패스를 통해 상태 진영으로 침투해 슛까지 연결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 예전에 박지성이나 기성용, 이청용이 중원을 지휘하면서 벼락같이 공을 찔러줘 기회를 만드는 장면을 자꾸 생각나게 하는 경기였다. 손흥민은 선발출전했지만 제 자리를 찾지 못하면서 특유의 강점이 빛을 잃었다. 지금까지 그의 골 장면을 보면 대부분 역습상황 혹은 빈 자리에서 공을 받아 드리블과 속임수로 상대 수비수를 한 두명 제치고 슛까지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 위해선 중원에서의 패스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한국팀은 하프라인만 넘으면 패스할 곳을 찾지 못했다. 대책없이 상대방 골대 앞에 선 김신욱 머리를 향해 볼을 날려댔다. 이런 전술은 이란의 작심한 밀집수비에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가까스로 김신욱 머리에 닿은후 그라운드에 떨어진 볼은 어김없이 밀집한 이란 선수들의 차지였다. 계속 실패함에도 경기가 끝날 때까지 이런 패턴은 계속됐다. 이런 상황에서 손흥민은 좀처럼 골 결정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이번 이란전은 중원 지휘관 부재의 문제점을 절감한 경기였다. 기성용이나 이청용에게 그 역할을 맡겼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오늘의 눈] 한 남자의 대담한 고백/조희선 국제부 기자

    [오늘의 눈] 한 남자의 대담한 고백/조희선 국제부 기자

    “내가 행동하고 말하는 모든 것이 기록되는 세상에서 살고 싶지 않다.” 한 남자의 대담한 고백이 전 세계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전직 중앙정보국(CIA) 요원으로, 지난 4년간 미국 국가안보국(NSA)에서 군수업체 계약 관련 일을 했던 에드워드 스노든(29)은 NSA가 무차별적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했다고 폭로했다. 이 과정에서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전 세계적으로 대규모 개인정보 네트워크를 가진 기업들이 미 정보기관에 고객의 정보를 제공한 사실도 드러나 세계인들을 경악하게 했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개인을 감시하는 국가 권력기관과 정보화 시대에 떠오른 새로운 권력으로 개인정보를 돈벌이의 수단으로 악용하는 기업이 지배하는 현대 사회. 영국 작가 조지 오웰이 소설 ‘1984’에서 제시한 반(反)유토피아적 세계와 별반 다르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스노든의 고백이 그리 놀랍지 않았다. 국가의 이익을 명분으로 정부 기관들이 자행한, 민간인과 야권 정치인들에 대한 불법 사찰을 통해 국가가 어떻게 권력을 남용하는지 이미 선행 학습한 덕분(?)이기도 하다. 전 세계에서 개인을 상대로 한 감시체제가 작동되고 있다는 사실보다 더 관심을 끄는 것은 대담한 고백을 한 이 남자의 향후 거취다. ‘국가는 언제 어디서든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스노든의 지적은 그 역시 미국 정부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미 연방수사국(FBI)은 스노든이 국가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면서 그의 신병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사건이 자칫 미국과의 외교문제로 비화할 것을 우려한 일부 국가는 스노든의 입국에 대한 거부 의사를 밝혀 스노든의 망명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스노든에 앞서 공익을 위해 조직의 비리를 고발한 내부 고발자들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수난을 겪지 않았던가. 1986년 이스라엘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한 언론에 폭로했다가 이스라엘 정보기관 요원에게 납치된 전직 핵무기 기술자 모르데차이 바누누는 반역죄와 간첩죄로 무려 18년간 복역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 재벌의 부동산 투기 혐의를 파악하는 감사원의 감사가 외압으로 무산된 사실을 폭로한 이문옥 전 감사관과 1992년 당시 현역 중위로 군 부재자투표의 부정을 고발한 이지문씨 역시 조직에서 파면되는 가혹한 대가를 치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폭로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는 “스노든은 국가가 대량으로 실시해 온 감시의 현실을 알렸다는 점에서 지난 10년간 통틀어 가장 심각한 사건을 폭로한 영웅”이라고 평가했다. 첨단기술로 무장한 국가 정보기관이 비밀리에 국민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사생활을 엿보는 행위는 분명 규탄받을 만하다. 미국 정보당국과 정치권은 스노든의 행위가 국가의 안보를 위협하는 반역 행위였다고 몰아세워서는 안 된다. 이번 스노든의 폭로를 계기로 미국 정부는 전 방위적인 정보 수집 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에 나서야 한다. hsncho@seoul.co.kr
  • ‘공정·乙의 권리’ 주장에 숨은 권력층의 말장난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공정사회, 진정성, 국격, 권리, 평화’ 등의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것은 역설적으로 그만큼 이런 가치들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속내는 감춘 채 언어의 외형만 치장하려는 권력 의지가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책의 핵심이라 할 문장이다. 표현은 어려워도 내용은 쉽다. 공정과는 거리가 멀고, ‘을의 권리’ 따위는 아예 없는 한국 사회가 말만 번지르르하게 한다는 얘기다. 왜? 정치, 경제 등에서 권력을 쥐고 있는 자들이 좋은 의미의 단어를 선점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끔 상황을 호도하려 들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언어 고유의 의미는 퇴색하고, 정치적 논리에 따라 오용되고 만다. 바로 이 지점, 그러니까 권력의 논리가 담긴 채 변질된 의미로 굳어진 말들을 두고 저자들은 ‘언어의 배반’이라고 부른다. 책은 정치학자(김준형)와 언어학자(윤상헌)가 서로 묻고 답하는 형식을 빌려 ‘배반한’ 언어들에 대해 짚는다. 이들이 끄집어낸 화두와 던진 질문들은 대단히 유효한 것들이다. 유별난 강조는 되레 그 부재를 드러낸다는 착상 또한 기발하다. 한데 유효한 질문들을 적절한 해법으로 이끌지 못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예컨대 첫 번째 장의 공정사회가 그렇다. 책은 양반 이지도와 다물사리라는 여성의 소송을 예로 들며 노비제가 횡행했던 조선 사회의 불공정성을 꼬집고 있다. 아울러 노비제라는 큰 틀에서 사건을 보지 못하고, 절차의 공정성에만 천착한 판관의 실수 또한 작지 않다고 지적한다. 이는 소수의 자본가가 부를 독점하고, 기층 민중은 노예와 같은 생활을 한다는 한국 사회에 대한 비유일 텐데, 우리 사회 전체가 조선처럼 노비제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전제가 논리 비약적이라면 결론 또한 제 방향을 잃고 만다. 그런 면에서 책은 이념적이다. ‘언어의 배반’은 ‘좌우’를 가리지 않는다. 그렇다면 양비론적 시각이 좀 더 해결책에 가까운 것 아닐까.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신제윤 금융위원장 “칼 들고 존재감 드러내지는 않을 것”

    신제윤 금융위원장 “칼 들고 존재감 드러내지는 않을 것”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최근 불거진 ‘관치’ 논란을 의식한 듯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는 방향의 금융정책은 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신 위원장은 13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강대 OLC(오피니언 리더스클럽) 조찬 간담회에서 “과거와 같이 칼 들고 존재감을 나타내는 리더십은 (발휘) 안 하겠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최근 STX와 쌍용건설 사태 등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논란이 된 ‘금융당국의 리더십 부재’ 지적에 대해 “억울한 면이 있다”고 말하면서 나온 얘기였지만 최근의 BS금융 문제, KB금융·농협금융 회장 임명 등 관치 논란과 맞물려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신 위원장은 “금융당국이 이장호 BS금융 회장의 퇴진을 압박한 것이 정당한가”라는 참석자의 질문에는 “감독당국이 CEO(최고경영자) 리스크가 있다고 지적했다”고만 짧게 답했다. 금융감독원은 이 회장이 BS금융에서 장기 집권하면서 각종 폐해가 나타났다며 퇴진을 촉구했고, 이 회장은 지난 10일 사의를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위기의 한국사 교육] 일베와 中·日의 역사왜곡

    [위기의 한국사 교육] 일베와 中·日의 역사왜곡

    최근 ‘욱일승천기’(旭日昇天旗)의 이미지를 합성한 사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확산되고, 이 사진에 대한 왜곡된 역사인식을 드러내는 댓글들이 더해지면서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한 사립대 학생들이 만든 이 사진에는 욱일승천기의 이미지를 배경으로 남녀 학생 7명이 나치식 거수 경례를 하고 있었다. 이들은 논란이 커지자 “역사적 의미를 간과한 채 이런 사진을 촬영하게 된 것에 대해 반성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들은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모양이 예쁘다”, “(욱일승천기 모양이) 멋있다”라는 어처구니없는 반응을 보였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왜곡된 역사관이 최근 독버섯처럼 퍼지고 있다. 제대로 된 한국사 교육과 시민교육의 부재 속에 ‘1020세대’가 온라인상의 그릇된 역사 인식을 여과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걸그룹인 시크릿의 멤버 전효성은 “저희는 개성을 존중하는 팀이라 민주화시키지 않아요”라면서 ‘민주화’ 용어를 잘못 사용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여기서 ‘민주화’는 인터넷사이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서 사용하는 집단 괴롭힘과 강권 등을 뜻한다. 여론의 뭇매를 맞은 전씨는 “‘전효성으로 민주화시킨다’는 글을 여러 게시판에서 자주 접했다”면서 “제대로 알지 못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남에게 권유한다는 뜻이라고 무의식중에 받아들였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가수 김진표도 지난해 방송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비하한 일베식 표현 ‘노운지’를 사용해 문제가 됐다. 김씨는 “단어의 어원이 그런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운지’는 높은 곳에서 아래로 떨어지다라는 뜻으로, 일제강점기 이후 쓰이지 않는 말이다. 이들은 모두 인터넷에서 왜곡된 역사 인식이 담긴 단어들을 습득했다고 했다. 온라인 관계에 집착하는 경향이 큰 1020세대의 특징이 반영된 탓이다. 일베 등 과격한 인터넷사이트들이 역사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고 감수성이 예민한 1020세대를 흡수하는 모습이다. 과격한 표현과 역사 뒤집기가 기성 권위에 대한 ‘쿨’(멋있는)한 도전으로 여겨지면서 모방 대상이 됐다는 얘기다. 역사 왜곡을 일종의 놀이로 보고, 학업 스트레스와 대화 단절 등 오프라인상의 불안감을 인터넷 공간에서 해소하려는 모습도 엿보인다. 실제 일베에서 인기 있는 글은 기성세대가 믿는 진실을 과격한 언어로 파괴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5·18 민주화 운동을 왜곡하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폄훼하거나 박정희·전두환 전 대통령을 영웅으로 묘사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일본의 온라인 우익 현상을 연구해온 와카미야 요시부미 서울대 일본연구소 객원연구원은 12일 “요즘 젊은이들은 미묘한 역사 문제를 깊이 생각하지 않고 가볍게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한국도 일본처럼 근현대사나 인문교양 역사를 많이 배우지 않는 것이 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방지원 신라대 역사학과 교수는 “일베 현상보다 오히려 더 심각한 문제는 온라인에서 주고받은 잘못된 역사 인식을 학교 교육 등 현재의 정규 교육이 바로잡을 수 없다는 데 있다”고 꼬집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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