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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 뇌물 의혹’ 전병헌 前 수석 구속영장 청구

    ‘롯데 뇌물 의혹’ 전병헌 前 수석 구속영장 청구

    검찰이 롯데홈쇼핑으로부터 수억 원의 뇌물을 수수한 의혹 등을 받는 전병헌(59)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신봉수 부장검사)는 22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제3자 뇌물수수, 뇌물수수,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전 전 수석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전 전 수석은 2015년 7월 자신이 회장·명예회장을 지내며 지배력을 행사한 한국e스포츠협회에 롯데홈쇼핑이 3억 3000만원의 후원금을 내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와 관련해 전직 비서관이었던 윤 모 씨와 협회 사무총장 조 모 씨 등 4명은 후원금 3억원 가운데 1억 1000만원을 몰래 빼돌린 혐의로 구속됐다. 또 협회 자금으로 전 전 수석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와 인턴 등에게 1년 동안 월 100만원 가량을 지급하는 데 그가 개입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전 전 수석은 앞서 20일 검찰에 피의자로 소환해 17시간 넘게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이 같은 혐의와 관련해 “어떠한 불법도 없었다”며 전면 부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천 초등생 살해’ 10대들 항소심 첫 공판에서 “심신 미약, 1심 형량 너무 무겁다” 반발

    8세 초등학생을 살해하고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해 유기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법정 최고형을 선고받은 10대들이 항소심 첫 공판에서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겁다며 자신들이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음을 거듭 강조했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김대웅)의 심리로 22일 열린 주범 김모(17)양과 공범 박모(19)양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에서 김양의 변호인은 “사건 당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지만 원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면서 재판부에 정신재감정을 요청했다. 또 아무리 죄책이 무겁다 하더라도 김양이 미성년자임을 감안하면 1심의 형량(징역 20년)이 지나치게 무겁다며 항소이유를 밝혔다. 김양 측은 1심에서 김양에게 아스퍼거 증후군으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지능이 정상이고 학습능력도 문제가 없지만 타인의 느낌을 이해하지 못하는 등의 증상을 보이는 정신질환으로, 1심 재판부는 김양이 조현병이나 해리성 장애, 아스퍼거 증후군으로 인해 범행을 저지른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김양 변호인은 이날 “김양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정신감정서로는 알 수 없고 법정에서 드러나지 않은, 일반적 상식을 가진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는 여러가지 증상이 나온다”면서 전문가에 의한 정신재감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건 이전부터 김양을 장기간 진단해 온 정신과 전문의와 검찰 수사 단계에서 김양의 정신감정을 분석한 임상심리전문가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2명의 전문가를 증인으로 채택하고, 재판부가 선정한 전문심리위원의 감정절차도 갖기로 했다. 김양의 살인 범행을 계획하고 방조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공범 박양 측은 여전히 공범관계를 완강히 부인했다. 박양의 변호인은 “전체적으로 범행을 공모한 적이 없고 공모했다는 증거도 없다”면서 김양의 살인을 방조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1심에서와 마찬가지로 “(김양의 살인 행위가) 실제 일어난 일이라고 인식하지 못했고 가상의 상황에 대한 걸로 인식했다”면서 “1심에선 김양의 진술을 신빙성있게 봤지만 오히려 박양의 진술이 더 신빙성 있다”며 항소 이유를 설명했다. 또 만약 유죄가 된다 하더라도 구체적인 실행에 가담하지 않았고, 박양이 우울증과 공황장애가 한 때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해 양형이 부당하다는 취지를 강조했다. 박양 측은 특히 “김양의 진술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한 번도 일치한 적이 없다”며 김양을 재판의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날 김양과 박양은 나란히 연두색 수의를 입고 담담한 표정으로 법정에 들어왔다. 재판부를 바라보는 위치한 피고인석에 의자 한 칸을 사이에 두고 앉았다. 머리를 하나로 묶은 박양은 재판 내내 별다른 미동 없이 꼿꼿한 자세로 재판부를 바라봤다. 반면 김양은 고개를 푹 숙이거나 발을 움직이는 등 집중하지 못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재판장이 생년월일과 직업, 주소 등 인적사항을 확인하고 재판이 어떻게 이뤄질지 절차를 이해했냐며 몇 차례 질문을 건네자 두 사람은 작은 목소리로 “네”라고만 답했다. 김양은 지난 3월 인천시 연수구의 한 공원에서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초등학교 2학년인 A(8)양이 휴대전화를 빌려달라고 하자 자신의 집으로 유괴해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박양에게 건네주는 등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박양은 이 같은 김양의 살인 범행을 함께 계획하고 방조한 뒤 A양의 시신을 건네받아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항소심 재판에는 인천지검에서 근무하며 1심 공판의 전 과정을 맡았다가 지난 8월 서울중앙지검으로 보직을 옮긴 나창수 부부장검사가 공판검사로 참석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검찰, ‘변호사 폭행’ 한화3남 김동선 본격 수사 착수

    검찰, ‘변호사 폭행’ 한화3남 김동선 본격 수사 착수

    검찰이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3남 김동선(28)씨의 ‘변호사 폭행 고발 사건’을 경찰에 사건을 내려보내고 수사 지휘에 나섰다.서울중앙지검은 대한변호사협회(회장 김현)가 김씨를 폭행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형사3부(이진동 부장검사)에 배당했다고 22일 밝혔다. 검찰은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동일 사건에 대한 인지 수사에 이미 착수한 점을 고려해 고발 사건도 광수대로 내려보내고 형사3부가 수사를 지휘하기로 했다. 김씨는 지난 9월 국내 최대 로펌 신입 변호사들의 친목 모임에 참석했다가 만취 상태로 변호사들의 뺨을 때리고 머리채를 잡는 등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당시 “너희 아버지 뭐하시느냐” “날 주주님이라 부르라” “허리 똑바로 펴고 있어라” “존댓말을 써라”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로펌은 한화그룹 및 오너가(家)의 각종 법적 자문 등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자 21일 오후 한화그룹을 통해 사죄 입장을 밝혔지만, 광수대는 사건 현장 조사를 시작으로 수사에 돌입한 상태다. 대한변협도 김씨를 폭행 혐의로 전날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폭행죄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 불벌죄’여서 피해를 본 변호사들의 의사가 사건 처리에 중요한 요인이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네번째 소환 앞둔 우병우…이번에도 검찰청 빠져나갈까

    네번째 소환 앞둔 우병우…이번에도 검찰청 빠져나갈까

    향후 수사 좌우할 방향타 될 듯 ‘직권남용 재판’ 출석 묵묵부답검찰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조만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 전 수석이 이번에도 검찰의 칼날을 피해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 전 수석은 20일 평소와 다름없이 굳은 표정으로 자신의 재판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은 우 전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우 전 수석은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 관리를 비롯해 공무원 및 민간인 불법사찰 등에 깊이 개입한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라와 있다.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과 이광구 우리은행장,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 등에 대한 사찰에도 우 전 수석이 관여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최근에는 국정원의 지원을 받고 관제시위를 벌인 혐의를 받는 구재태 전 대한민국재향경우회 회장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자금 흐름을 포착하고 우 전 수석의 장모인 김장자씨가 대표로 있는 삼남개발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이 기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전 수석은 지난해 가족회사인 정강의 횡령 혐의를 비롯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까지 모두 세 차례에 걸쳐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이 가운데 두 차례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번번이 기각됐다. 우 전 수석이 이번에도 혐의를 비켜 갈 것인지가 앞으로 검찰 수사의 방향을 좌우하는 중대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이영훈)의 심리로 열린 자신의 재판에 출석한 우 전 수석은 여전히 입을 굳게 닫고 담담한 표정으로 법정에 들어섰다. 우 전 수석에게 검찰의 소환이 임박한 데 대한 입장이나 이 전 특별감찰관에 대한 사찰 의혹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졌지만 잠시 발걸음을 멈추기만 했을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재판에는 현직 부장검사로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파견근무를 했던 주모 전 행정관이 증인으로 나와 우 전 수석이 2014년 CJ E&M과 CGV를 ‘공범관계’로 엮어 검찰에 고발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증언했다. 또 최순실씨가 이권을 챙기기 위해 만든 것으로 알려진 K스포츠클럽에 대한 점검을 “대통령의 지시”라면서 강조했다고 밝혔다. 우 전 수석은 공정거래위원회에 CJ그룹 관련 검찰 고발을 압박하고 K스포츠클럽에 대해 부당한 감사를 하는 등의 직권남용 혐의를 받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뇌물의혹’ 전병헌 피의자 소환…취재진에 “불법 관여 없었다”

    ‘뇌물의혹’ 전병헌 피의자 소환…취재진에 “불법 관여 없었다”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검찰에 피의자로 소환됐다.전 전 수석은 20일 오전 9시 57분쯤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첨단범죄수사1부(신봉수 부장검사)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전 전 수석은 취재진에게 “다시 한 번 과거 국회의원 시절 전직 비서들의 일탈에 대해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무엇보다도 청와대에 많은 누가 된 것 같아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은 “그 어떤 불법에도 관여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자신에게 제기된 뇌물수수의혹과 관련해서는 “검찰에서 의문과 오해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도록 하겠다”고 말하며 검찰 청사로 들어갔다. 그는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소속 국회의원이던 2015년 7월 롯데홈쇼핑에 압력을 넣어 한국e스포츠협회에 3억 3000만원의 후원금을 내도록 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를 받는다. 검찰은 전 전 수석이 회장, 명예회장 등을 맡은 e스포츠협회를 사유화해 협회 자금을 임의로 사용한 의혹도 살펴보고 있다. 또 검찰은 전 전 수석의 가족이 롯데홈쇼핑의 로비용 기프트카드를 사용한 정황도 포착했다. 이 밖에도 검찰은 롯데홈쇼핑 외의 일부 홈쇼핑 업체나 이동통신사들도 협회에 거액을 후원한 것으로 파악하고 협회 자금 유용 과정에서 전 전 수석의 구체적 역할이 있었는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근혜 국정원, 댓글수사대책 보고서 “진상 드러나면 존폐 위기”

    박근혜 국정원, 댓글수사대책 보고서 “진상 드러나면 존폐 위기”

    박근혜 정부 국가정보원이 2012년 ‘국정원 댓글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은폐하려 한 정황이 담긴 국정원 내부 보고서가 새로 발견됐다. 해당 보고서에서 국정원은 댓글 여론조작 전모가 드러날 경우 갓 출범한 정권의 정통성에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하며 국정원의 존폐가 달렸다는 위기의식을 보였다.검찰은 당시 이 보고서가 남재준 국정원장에게까지 보고된 정황을 잡고 남 전 원장의 ’댓글 은폐‘ 가담 의혹에 관한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19일 국정원 등에 따르면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는 최근 국정원 메인 서버에서 2013년 국정원 감찰실 주도로 만든 ‘댓글 수사 대책’ 내부 보고서를 확보해 검찰에 이첩했다. 윤석열 현 서울중앙지검장이 이끄는 검찰 특별수사팀이 꾸려진 2013년 4월 무렵 작성된 이 문서에는 국정원이 자체적으로 확인한 댓글 공작 실태와 향후 대처 방향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남 원장이 이끌던 당시 국정원은 감찰 부서를 중심으로 심리전단이 주도한 ‘댓글 공작’의 실태를 상당 부분 파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정 당국 관계자는 “심리전단 팀원들이 한 명당 최대 60∼70개의 아이디(ID)를 쓰면서 활발히 사이버 여론 조작 활동을 한 것으로 당시 국정원 수뇌부가 이미 파악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국정원은 사이버 여론 조작 전모가 외부에 공개되면 갓 출범한 박근혜 정부의 정통성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할 것을 우려했다. 이에 감찰실장이던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과 서천호 2차장 등 고위 간부들을 중심으로 ‘현안 TF’를 꾸리는 등 사건의 조직적 은폐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대책 보고서에는 “이번 사건의 대처에 (박근혜) 정권의 명운이 걸렸다”며 “외부에 진상이 드러나게 되면 (국정)원 역시 존폐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댓글 사건’ 검찰 수사와 법원 재판을 조직적으로 방해하는 역할을 한 ‘현안 TF’ 구성원이던 장 전 지검장, 이제영 검사, 서 전 2차장, 문정욱 전 국장, 고일현 전 국장 등을 무더기로 구속한 검찰은 남 원장이 ‘정권 명운’ 등을 언급한 내부 문건을 보고받는 등 은폐에 적극적으로 가담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특수활동비를 상납한 혐의로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양석조 부장검사)가 구속한 남 전 원장을 이르면 이번 주 별도 사안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댓글 수사·재판 방해 혐의를 조사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광장] 우리가 정말 이야기해야 할 것들/이순녀 논설위원

    [서울광장] 우리가 정말 이야기해야 할 것들/이순녀 논설위원

    KBS 드라마 ‘마녀의 법정’에 뒤늦게 꽂혀 며칠간 ‘정주행’(몰아보기)했다. 그저 그런 법정 드라마겠거니 시큰둥하게 화면 앞에 앉아 있다 뒤통수를 세게 맞았다. ‘부천서 성고문 사건’(1986년)을 떠올리게 하는 첫회부터 심상치 않더니 출세 지향적인 여주인공 마이듬 검사가 인사에서 ‘물먹고’ 여성아동범죄전담부에 배속되면서 직장 내 성희롱, 친족 간 성폭행, 몰카 범죄, 온라인 성매매 등 온갖 성범죄 실태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성범죄를 소재의 일부로 활용한 드라마나 영화는 여럿 있었지만 이번처럼 작정하고 핵심 주제로 다룬 드라마는 본 기억이 없다. ‘성범죄 완결판’이라고 할 만한 이 드라마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선입견 비틀기다. 여검사가 주인공이니 당연히 여성 편에 설 것이란 기대를 보기 좋게 배반한다. 마 검사는 직속 상관인 부장검사가 여기자를 성희롱하는 현장을 목격하고도 출세를 위해 방관한다. 게다가 상관의 부탁으로 피해자를 찾아가 고소를 취하하라고 설득까지 한다. ‘나만 당하지 않으면 된다’는 마 검사의 이기적인 행동을 비난하긴 쉬우나 돌이켜 보면 나를 비롯해 얼마나 많은 직장 여성들이 알게 모르게 이런 비겁한 태도를 유지해 왔던가. 남성 중심 사회에서 남성 가해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현실을 오도한다는 비난을 무릅쓰고 여교수와 남자 조교 간 성희롱 사건의 가해자를 여교수로 설정한 대목도 반전이다. 성범죄가 성별에 구분 없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비열한 행위임을 보여 줌으로써 남성 대 여성의 구도가 아닌 강자와 약자의 구도라는 점을 명쾌하게 각인시킨다. 이런 이유로 나는 이 드라마가 15세 이상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예방 홍보용으로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최근 시청률은 12%다). 쉽지 않은 주제를 선택한 제작진과 방송사의 용기도 칭찬할 만하지만 그보다 우리 사회가 이제는 이런 드라마를 편견 없이 받아들일 정도로 성범죄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게 아닌가 싶어 더 반갑다.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문으로 촉발된 성폭력 고발 캠페인 ‘#미투’(#MeToo·나도 당했다)가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사회적 이슈의 생멸 주기가 눈 깜짝할 새인 초스피드 시대에 미투의 불길은 잦아들기는커녕 더 번지는 추세다. 지난 14일 미국 민주당의 린다 산체스 하원의원이 과거 동료 의원으로부터 성추행당한 사실을 폭로하면서 정치권까지 파장이 확산됐다. 대다수 남성 가해자들은 뻔뻔하게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일부 남성들은 자신의 행동을 공개적으로 사과하는 ‘#내가 그랬다(#IDidThat)’캠페인에 동참하는 등 변화가 조금씩 일어나고 있다. 해시태그(#)를 이용한 성폭력 고발 운동은 우리나라에서 먼저 있었다. 지난해 10월 문화예술계를 뒤흔든 ‘#문단 내 성폭력’은 여성들이 피해자 낙인의 두려움을 벗어던지고 성폭력 공론화를 이뤄 낸 첫 사례였다. 여성가족부는 지난 9일 ‘문화예술계 성폭력 피해자 지원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1년이나 걸렸지만 ‘문단 내 성폭력’ 고발 운동이 없었더라면 더 늦어졌을지 모를 일이다. 미투 캠페인과 맞물려 한샘과 현대카드 등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이 폭로되자 고용노동부가 지난 14일 관련 법 위반 시 사업주에 대해 현행 과태료 벌칙을 징역형으로 강화하는 대책을 서둘러 발표한 것도 마찬가지다. 한 사람의 용기 있는 행동이 집단의 지지와 동참을 이끌어 내 사회 변화를 추동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은 감동적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다른 범죄는 안 그러는데 성범죄 피해자들은 자기가 잘못해서 벌어졌다고 생각해요. 가해자도 피해자한테 책임이 있다고 비난해요. 참 희한한 일이죠.” ‘마녀의 법정’에서 마 검사의 동료 여진욱 검사가 성폭력 사실을 알리길 꺼리는 피해자를 설득하면서 하는 말이다. 피해자가 숨어야 하는 희한한 일이 더는 벌어져선 안 된다. 운 좋게 당하지 않았다고 해서 외면하고 방관한다면 결코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우리가 정말 이야기해야 할 게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할 때다. coral@seoul.co.kr
  • 효성 4년 새 3번 압수수색…수사 자초한 ‘형제의 난’

    효성 4년 새 3번 압수수색…수사 자초한 ‘형제의 난’

    동생 조현문, 형 조현준 횡령·배임 고발 2013년 압수수색 때 비자금 조성 포착 1년 뒤 조석래 불구속 기소로 일단락 2008년 비자금은 총수 일가 ‘무혐의’검찰이 17일 효성그룹을 전격 압수수색하면서 효성이 또다시 검찰 수사의 표적이 됐다. 효성은 2013년 이후 4년간 3번이나 압수수색을 당했다. 현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인 윤대진 검사가 2014년 특수2부장 시절 조석래 전 회장을 횡령, 탈세 등의 혐의로 기소하면서 효성 수사가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형제의 난’이 다시 검찰 수사를 자초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효성그룹 조현준(49) 회장을 동생인 조현문(48) 전 부사장이 횡령, 배임 혐의로 고발하면서 비롯됐다.효성은 2013년 10월 11일 탈세 의혹으로 회장 일가의 자택과 본사가 처음으로 압수수색을 당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부산지검 원전비리 수사단이 원전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 사건과 관련해 효성 본사에 다시 들이닥쳤다. 이후 3년 만에 검찰은 조 회장이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하고 본사 및 관계사에서 자료를 확보했다. 2013년 당시 조석래(82) 전 회장과 조 회장 등이 분식회계를 저질렀다는 국세청 고발로 수사가 시작돼 조 전 회장이 분식회계 5010억원, 탈세 1506억원 등 7939억원 규모의 비리 혐의로 이듬해 1월 불구속 기소됐다. 지난해 1월 법원은 조 전 회장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지만, 고령인 점을 감안해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현재 조 전 회장은 항소심 재판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검찰의 첫 효성 수사는 이보다 앞선 2008년에도 있었다. 당시 검찰은 국민권익위로부터 효성이 2000년 일본 법인을 통해 발전선비의 단가를 부풀려 수입한 뒤 재납품하는 과정에서 200억~30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제보를 받아 수사를 진행했다. 당시 수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가 진행했는데, 당시 부장검사가 바로 문무일 검찰총장이다. 당시 수사는 비록 비자금이 총수 일가와는 관련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으나 전 효성건설 대표 송모씨 등 전직 임원 2명이 회삿돈 77억원을 빼돌린 사실이 드러났다. 효성은 1966년 고 조홍제씨가 창업한 동양나이론이 모태다. 조 창업주는 1981년 장남 조 전 회장에게 효성을 물려줬고, 차남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과 삼남 조욱래 DSDL(옛 동성개발) 회장에게는 각각 한국타이어와 대전피혁을 맡겼다. 조양래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사돈지간이다. 조양래 회장의 차남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이 2001년 이 전 대통령의 셋째딸 수연씨와 결혼했다.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효성그룹은 대외신인도는 물론 신규 사업에도 적잖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효성은 스판덱스(고탄성 섬유)와 타이어코드(타이어 보강재) 분야 세계 1위로 수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매출이 80%에 이르는 글로벌 기업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영에 주력해온 효성은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초고압변압기 등 중국에서만 13개 제조·판매 법인을 운영 중이다. 최근 들어 효성은 탄소섬유와 폴리케톤 등 첨단 소재를 중심으로 한 신규 시장 개척을 위한 중장기 투자 계획을 세우고 있었지만 이번 수사로 인해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섬유, 산업 자재, 중공업, 건설, 금융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는 효성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내년 초 지주사 체제 전환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이 역시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효성 관계자는 “당혹스럽긴 하지만, 준비해 온 사업들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지만 수출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검찰, ‘롯데뇌물 의혹’ 전병헌 20일 피의자 신분 소환

    검찰, ‘롯데뇌물 의혹’ 전병헌 20일 피의자 신분 소환

    검찰이 한국e스포츠협회를 통해 롯데홈쇼핑으로부터 3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제3자 뇌물수수) 등을 받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을 20일 소환 조사한다.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신봉수 부장검사)는 17일 전 전 수석을 20일 오전 10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다고 밝혔다. 전 전 수석은 2015년 7월 롯데홈쇼핑이 자신이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한국e스포츠협회에 3억원의 후원금을 내게 한 혐의를 받는다. 현재 검찰은 2015년 7월 재승인 인가를 앞두고 있던 롯데홈쇼핑이 협회에 건넨 3억원대 후원금 중 1억1000만원을 전 전 수석 전 비서관 윤모씨 등 3인이 공모해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검찰은 전 전 수석의 측근 인사들을 잇달아 구속했다. 앞서 수사팀은 전 전 수석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관이던 윤모씨와 김모씨, 폭력조직원 출신 브로커 배모씨를 구속했다. 검찰은 측근들의 일련의 범행 과정에 전 전 수석이 관여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강 전 대표 등 롯데홈쇼핑 관계자들로부터 당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이던 전 전 수석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윤 전 비서관의 요구에 응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롯데홈쇼핑 외에 일부 홈쇼핑 업체와 이동통신사들도 e스포츠협회에 거액을 후원한 것으로 파악하고 협회 자금 유용 과정에서 전 전 수석의 구체적인 역할이 있었는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조사 결과에 따라 전 전 수석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 전 수석은 전날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하고 나서 기자들과 만나 “그 어떤 불법 행위에도 관여한 바가 없다”고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이야기] 조조에게 ‘배송 과정’ 불량 밀감 진상…손권은 다시 보내야 할까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이야기] 조조에게 ‘배송 과정’ 불량 밀감 진상…손권은 다시 보내야 할까

    중국을 절반 이상 점령한 조조는 스스로 위왕(魏王)이라 칭하고 업에 위나라 왕궁을 짓는다. 그러곤 왕궁의 완공을 빌미로 각 주에 특산품을 진상하라고 요구한다. 조공을 약속한 손권도 맛있기로 소문난 온주의 밀감을 올린다. 조조는 진상된 밀감을 보면서 달콤새콤한 맛을 기대한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영문일까. 조조가 껍질을 벗겨 낸 밀감에 알맹이가 전혀 없다. 조조는 당장 책임자를 불러 추궁하지만 원인을 알 수 없다. ※ 원저 : 요코야마 미쓰테루 ※ 참고 : 만화 삼국지 30,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역자 이길진자급자족 경제 시대에는 거래라는 것이 있을 수 없었다. 자신이 생산한 것을 자기 스스로 소비하면 충분했다. 하지만 상품과 서비스를 사고팔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조조에게 진상된 온주 밀감도 마찬가지다. 손권이 진상한 밀감이 조조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넘어 알맹이가 전혀 없어 밀감이라고 볼 수조차 없었다. 이런 경우 조조는 손권에게 알맹이가 꽉 찬 것으로 다시 보내 달라고 요구할 수 있을까. 손권의 입장에서도 억울하기 짝이 없다. 자신은 최상품의 밀감을 보냈는데 배송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과연 손권은 조조에게 밀감을 다시 보내야 할까. ●공물 보내기로 한 계약 종류 따져야 오늘날에는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홈쇼핑, 인터넷쇼핑 등 새로운 방식의 거래가 생겨났다. 예전에는 소비자가 물건을 구입하려면 직접 보고 만져 보는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TV나 인터넷을 통해 물건을 구입하는 경우에는 그런 과정을 거칠 수 없다. 때문에 소비자는 기대에 못 미치는 품질로 실망을 하거나 화면으로 본 것과 다른 물건을 받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판매자가 환불이나 교환을 쉽게 해 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손권이 조조에게 보내야 할 공물은 어느 정도의 품질을 가져야 할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물을 보내기로 한 계약의 종류가 무엇인지를 먼저 살펴보아야 한다. 특정된 밀감을 납품하기로 한 것인지, 아니면 일정한 종류의 밀감을 납품하기로 한 것인지, 어느 성질의 것인지에 따라 다시 납품해야 할지 결정된다. ‘특정’(特定)이란 물건이 구체적으로 콕 찍어 정해져 있다는 뜻이다. 반대로 ‘종류’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일정한 종류’라는 식으로 대강만 정해 놓은 것이다. 조조가 마트에서 물건을 산다고 가정해 보자. 시간도 남고 구경도 할 겸 마트를 직접 찾아갔다. 진열되어 있는 밀감, 달걀, 고등어 중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물건을 골랐다. 조금이라도 더 맛있어 보이거나 크기가 좀더 커 보이거나 상처가 없는 물건을 골랐다. 그리고 그 물건을 배달해 달라고 했다. 이 경우에는 배달해야 할 물건이 ‘특정’되어 있다. 배달하는 사람이 마음대로 같은 종류로 바꾸어 배달할 수 없다. 조조가 콕 찍은 바로 그 물건을 배달해 주어야 한다. 반대로 조조가 너무 바빠 마트에 갈 시간이 없었다. 또 어차피 가 봐야 그 물건이 그 물건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밀감 한 상자, 달걀 한 판, 고등어 한 마리를 주문했다. 이 경우에는 마트 측에서 여러 개의 밀감, 달걀, 고등어 중에서 골라서 배달하면 된다. 종류만 맞으면 되는 것이다. 이 경우 밀감, 달걀, 고등어의 크기나 신선도가 제각각일 수 있다. 이때 마트 업자는 중간 정도의 품질로만 배달하면 된다(민법 제375조 제1항). 굳이 제일 잘 익은 밀감이나 제일 큰 고등어를 골라 배달할 필요는 없다. 이처럼 배달해야 할 물건이 특정된 것인지 여부에 따라 마트 업자는 각각 다른 의무를 진다. 조조가 물건을 콕 찍어 지정한 경우에는 ‘그 물건을 인도하기까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보존해야 한다’(민법 제374조). 그렇지 않으면 손해배상 책임을 진다(민법 제390조). 또 배달을 마치기 전에 훼손되더라도 마트 업자에게 잘못이 없으면 훼손된 채로 인도하면 된다. 반대로 인터넷으로 주문한 경우 마트 업자가 물건을 배달하려고 포장을 해 놓았는데 물건이 훼손되었다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에는 배달이 끝나야 이행이 완료된다. 따라서 마트 업자는 다른 물건으로 바꾸어 배달해야 한다. 온주의 밀감은 어떨까. 조조가 ‘온주에 있는 어느 농장의 몇 번째 나무에 있는 밀감을 진상하라’고 했을까. 그렇진 않을 것이다. 진상을 하는 손권이 온주 밀감 중 나름대로 좋은 것을 골라 보냈을 것이다. 즉 ‘특정’된 것이 아니라 ‘종류’로만 정해졌을 것이다. 그런데 조조가 밀감을 까 보았을 때는 안에 알맹이가 들어 있지 않았다. 그렇다고 손권이 운송 과정에서 특별히 잘못을 한 것도 아니다. 손권에게 잘못이 없다고 하더라도 손권은 새로운 밀감으로 다시 진상해야 한다. 밀감이 콕 찍어 특정된 것이 아니라 종류로만 정해졌기 때문이다. 배달이 완료되기까지의 책임은 손권에게 있다. ●홈쇼핑 특유의 소비자 보호 제도 조조가 18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현대로 환생했다고 치자. 현대로 와 보니 눈이 뒤집힐 정도다. 집에서 인터넷이나 TV를 통해 좋은 물건을 얼마든지 구입할 수 있다. 위나라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사고 싶은 것이 넘칠 정도다. 그런데 단점도 있다. 물건을 직접 보지 않고 사다 보니 사고 나면 후회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 물건을 받고 보니 생각했던 것과 달라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도 있다. 물건에 하자가 있다면 반품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물건에 하자가 전혀 없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에도 조조는 반품을 하고 환불을 요구할 수 있을까. 할부거래나 전자상거래 등 특정한 거래에서는 물건에 특별한 하자가 없더라도 일정한 기간 안에는 청약을 철회하고 환불을 요구할 수 있다. 할부계약을 한 경우 계약서를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8조), 통신판매는 계약서나 전자문서를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면 가능하다(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17조 제1항). 또 방문판매는 계약체결 후 14일 이내에는 언제든지 환불을 요구할 수 있다. 직접 보지 않고 구매하거나 충동 구매하는 경우를 보호하기 위해 둔 규정이다. 하지만 조조에게만 일방적으로 계약을 철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판매자에게 매우 가혹하다. 그래서 법은 조조가 거래를 철회할 수 없도록 제한 규정도 두고 있다. 예를 들면 조조가 물건을 사용하거나 포장을 훼손해 가치가 낮아진 경우다. 이런 경우에는 일방적으로 환불을 요구할 수 없다. 다만, 이런 경우에도 물건이 광고 내용과 전혀 다르다면 사정이 다르다. 조조가 과장광고나 허위광고에 속아 물건을 산 셈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조조는 물건을 받은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청약을 철회할 수 있다. 물건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거나 알 수 있었던 날로부터 30일 이내에도 마찬가지다(전자상거래법 제17조 제3항). 쇼핑이 편해진 만큼 위험은 더 커졌다. 물건을 꼼꼼히 확인할 기회가 줄었기 때문이다. 방문판매, 할부판매, 전자상거래 등 상황에 맞는 현명한 소비가 합리적인 경제생활의 토대가 아닐까. 박하영 법무부 법질서선진화과장(부장검사)
  • ‘국정원 특활비 상납’ 남재준·이병기 구속

    ‘국정원 특활비 상납’ 남재준·이병기 구속

    검찰, 박 前대통령 수사 곧 착수 이병호 前원장 구속영장은 기각 법원 “도망·증거인멸 염려 없어” 朴정부 국정원장 3인 엇갈린 운명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를 청와대에 상납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근혜 정부 국정원장 3명의 운명이 법원에서 엇갈렸다. 17일 서울중앙지법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남재준·이병기 전 원장에 대해 “범행을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고 중요 부분에 관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그러나 이병호 전 원장에 대해서는 “주거와 가족, 수사 진척 정도 및 증거관계 등을 종합하면 피의자에게 도망과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양석조 부장검사)는 세 사람이 국정원 특수활동비 가운데 매월 5000만~2억원씩 총 40억여원을 박 전 대통령 측에 뇌물로 상납했다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뇌물공여,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각각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남 전 원장은 상납을 시작했고 현대기아차 등을 압박해 관제시위 단체에 금전적 이익 26억여원을 몰아준 혐의가 있는 점, 이병기 전 원장은 월 5000만원이던 특활비 상납액을 월 1억원 수준으로 증액한 점, 이병호 전 원장은 조윤선·현기환 전 정무수석에게도 특활비를 전달하고 청와대의 ‘진박감별’ 여론조사 비용 5억원을 대신 지급한 점 등을 구속영장 청구 사유로 들었다. 이병호 전 원장은 재임 기간이 가장 길어 상납액도 25억∼26억원에 달했다. 세 원장의 신병을 모두 확보하려 했던 검찰은 일단 법원의 구체적인 영장 기각 사유를 검토한 뒤 이병호 전 원장에 대한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상납금’의 최종 귀속자로 의심받는 박 전 대통령을 향한 수사도 조만간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검찰은 이병호 전 원장이 전날 영장심사에서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상납 지시를 받았다”고 밝힌 점 등을 이유로 전 국정원장 세 사람의 구속 여부를 떠나 박 전 대통령 직접 수사의 필요성은 이미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공여자 조사 및 이영선 전 행정관 등 청와대 관계자 조사를 통해 박 전 대통령이 상납금을 사적으로 쓴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 직접 조사를 통해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를 규명하는 작업만 남았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수감된 구치소로 찾아가 자금을 요구한 배경과 용처 등을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檢, 전병헌 다음주초 소환…e스포츠협회 ‘사유화’ 수사

    檢, 전병헌 다음주초 소환…e스포츠협회 ‘사유화’ 수사

    검찰이 이르면 다음주 초 전병헌 청와대 정무무석비서관을 한국e스포츠협회 자금 유용 의혹 수사와 관련해 소환 조사한다. 현 정부 들어 여권 고위 인사가 부패 혐의로 검찰에 출석하는 것은 처음이다.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신봉수 부장검사)는 전 수석을 다음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전 수석 측과 구체적인 출석 일정을 조율하고 있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적어도 이번 주말까지는 소환 조사가 이뤄지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검찰은 전 수석이 자신이 회장 또는 명예회장으로 있던 한국e스포츠협회를 사유화하고 이를 활용해 각종 이권을 챙겼을 수 있다고 보고 보강 조사를 벌이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직·간접적으로 지배하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세워 각종 이권을 도모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과 유사한 구조일 가능성에 주목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검찰은 전 수석의 측근 인사들을 잇달아 구속하면서 수사망을 바짝 좁혀가고 있다. 앞서 수사팀은 전 수석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관이던 윤모씨와 김모씨, 폭력조직원 출신 브로커 배모씨를 구속했다. 이 가운데 핵심 인물인 윤씨는 방송 재승인 과정의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제기하지 않는 대가로 2015년 7월 롯데홈쇼핑이 전 수석이 명예회장으로 있는 한국e스포츠협회에 3억원을 대회 협찬비로 내게 한 제3자 뇌물수수 혐의 등을 받는다. 윤씨 등 3명은 이렇게 받은 돈 3억원 가운데 1억 1000만원을 허위 용역 계약 등을 맺는 수법으로 빼돌려 나눠 가진 횡령 혐의도 있다. 검찰은 롯데홈쇼핑이 본업과 거리가 먼 게임 관련 협회에 거액을 출연하는 과정에서 전 수석의 적극적인 역할이 있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실제로 검찰은 강현구 전 대표 등 롯데홈쇼핑 관계자들로부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이던 전 의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윤 전 비서관의 요구에 응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검찰은 또 16일 구속한 e스포츠협회 사무국장 조모씨로부터 윤씨가 전 수석의 총선 선거자금으로 쓸 것이라면서 돈을 요구해와 허위 용역 계약을 맺는 수법으로 1억 1000만원을 편법으로 내줬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협회가 전 수석이 국회의원 시절 1년가량 비서와 인턴에게 월 100만원가량 급여를 지급한 사실도 확인했다. 롯데홈쇼핑이 로비용 비자금으로 매입한 기프트카드를 전 수석 가족이 사용한 흔적이 일부 드러나기도 했다. 한 언론은 전 수석이 롯데홈쇼핑의 방송 재승인 직후인 2015년 8월 제주도의 롯데 계열 휴양지인 롯데아트빌라스에서 2박 숙박비와 저녁 식사 등으로 250만원 상당의 향응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e스포츠협회에 GS홈쇼핑, 홈앤쇼핑 등 업체들이 수천만원에서 억대에 이르는 후원금을 낸 정황도 검찰이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져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전 수석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하면서도 자신의 결백함을 강조했다. 그는 “제 과거 비서들의 일탈 행위에 대해 다시 한 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저는 지금까지 사회에 만연했던 게임 산업에 대한 부당한 오해와 편견을 불식시키고 e스포츠를 지원·육성하는 데 사심 없는 노력을 해왔을 뿐 그 어떤 불법 행위에도 관여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낙동강 백골 아동 지속적 폭력에 숨져

    대구지검 형사3부(이영상 부장검사)는 16일 아동을 반복 폭행하고 방치해 숨지게 아동의 아버지 직장동료 A(29)씨를 한 특정범죄 가중 처벌법상 영리약취·유인 등 혐의로구속기소 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2일 같은 세차장에서 일하던 B(5)군 아버지(30대)에게 “애 혼자 키우느라 힘든데 좋은 보육시설에 데려다주자”고 제안해 B군을 데려갔다. 당시 B군 아버지는 이혼한 뒤 아이를 혼자 키우고 있었다. A씨는 자기 집과 모텔에서 사흘간 B군을 데리고 있으면서 폭행을 반복해 머리 등 부위에 치명상을 입히고 그대로 방치해 숨지게 했다. 그는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낙동강 한 다리 밑에 구덩이를 파고 시신을 암매장한 뒤에도 보육시설에 보냈다고 거짓말하며 B군 아버지에게서 6개월 동안 월 20여만원 보육비를 받아 챙겼다. B군 아버지가 이를 모른 채 보육비를 주다가 “애를 보고 싶다. 애를 무슨 보육시설에 맡겼느냐”고 따져 물었지만 A씨는 알려주지 않았다. B군 아버지는 혼자 아들을 찾아다니다가 지난달 10일에서야 “아들이 사라졌다. 수사해 달라”고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목욕시키는 과정에서 B군이 3∼4차례 넘어져 목욕탕 바닥에 머리를 부딪쳤다며 뇌진탕이 사망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이 사건을 송치받고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사인을 정밀 조사한 결과 살해 혐의가 드러났다. 김형길 대구지검 1차장검사는 “반복적인 폭행과 방치로 B군이 팔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구토를 하며 의식이 희미해지는 등 심각한 상태를 보였음에도 아무런 구호조치를 하지 않은 일련의 행위에 살인 고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검찰, e스포츠협회 사무총장 구속영장…전병헌 전 보좌진 허위급여

    검찰, e스포츠협회 사무총장 구속영장…전병헌 전 보좌진 허위급여

    검찰이 한국e스포츠협회 조모 사무총장(회장 직무대행)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롯데홈쇼핑이 2015년 방송 재승인 시기를 전후해 한국e스포츠협회에 수억원대 협찬금을 낸 경위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신봉수 부장검사)는 지난 14일 자금유용, 자금세탁, 허위급여 지급 등 혐의로 조 사무총장에 대해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15일 밝혔다. 조씨는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 이 협회 회장으로 재직할 당시 사무총장을 맡았고, 전 수석의 측근으로 알려진 인사다. 앞서 검찰은 조 사무총장과 다른 협회 간부 1명을 13일 긴급체포해 조사했다. 조씨와 함께 조사를 받은 이 간부는 조사 종료 후 구속영장 청구 없이 석방됐다. 검찰에 따르면 조씨는 전병헌 수석의 전 보좌진 윤모씨가 협회에서 아무런 직함을 갖지 않았는데도 협회 법인카드를 내줘 거액을 사용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구속된 윤씨 등 3명이 협회로 들어온 롯데홈쇼핑 협찬금 중 1억 1000만원을 허위계약 형태로 자금세탁을 해 윤씨 측에 흘러들어 가도록 관여한 혐의도 받는다. 윤씨는 방송 재승인 과정의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제기하지 않는 대가로 2015년 7월 롯데홈쇼핑이 전 수석이 명예회장으로 있었던 한국e스포츠협회에 3억원의 대회 협찬비를 내게 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를 받는다. 검찰은 수사 상황에 따라 금주 후반이나 내주 초반쯤 전 수석을 직접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부고]

    ●이병규(문화일보 회장·한국신문협회장)병호(현대자동차 부사장)씨 부친상 1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4일 오전 9시 (02)3010-2230 ●황인행(전 서울가정법원장·사법연수원 1기)씨 별세 서원(자영업)용하(대신증권 금융소비자보호부 팀장)씨 부친상 13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5일 오전 7시 (02)2258-5940 ●김기열(SK에너지 홍보사회공헌팀 과장)씨 모친상 13일 울산대병원, 발인 16일 오전 (052)250-8444 ●정대진(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조직국장)씨 부친상 13일 진도장례식장, 발인 15일 오전 7시 30분 (061)544-4744 ●도준호(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원(사노피 아벤티스 코리아 전무)씨 부친상 이광진(대전고검 부장검사)서병철(세종이엔지 대표)씨 장인상 이인경(이화여대 교육학 강사)씨 시부상 12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5일 오전 8시 (02)2258-5940 ●김관종(전 동서증권 대표이사)씨 부인상 한석(삼성전자 이사)한주(테크웨이브 대표)씨 모친상 은영민(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심장과 교수)씨 시모상 하형수(DCG옴니채널 대표이사)씨 장모상 13일 분당성요한성당, 발인 15일 오전 8시 30분 (031)780-1155 ●김용만(대전KBS 심의위원)씨 부친상 13일 청주 성모병원, 발인 15일 오전 9시 (043)210-5186 ●이희권(삼성전자 부장)희준(대우건설 부장)씨 모친상 황명수(YTN 보도국 국장)씨 장모상 13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16일 오전 6시 20분 (02)2227-7556 ●허완도(태광산업 근무)정도(교보생명 전무·전 교보문고 대표이사)양도(해냄씨앤디 대표이사)씨 모친상 13일 경남 고성장례식장, 발인 15일 오전 8시 (055)672-5000 ●이춘광(에셋플러스자산운용 마케팅본부 이사)씨 부친상 13일 광주 구호전장례식장, 발인 15일 오전 (062)960-4444 ●심창구(서울대 명예교수·전 식품의약품안전청장)동구(전 두손 대표)씨 부친상 13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5일 낮 12시 (02)3410-6915 ●유인국(미국 거주)인권(KG엔지니어링 부회장)인창(경북대 교수)인영(미국 거주)씨 모친상 13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5일 오전 7시 20분 (02)3010-2293
  • 靑에 ‘백남기 위독’ 보고한 서울대병원장 ‘무혐의’

    靑에 ‘백남기 위독’ 보고한 서울대병원장 ‘무혐의’

    고 백남기 농민의 사망 하루 전날 백씨의 상태가 위독해 사망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청와대로 전달한 의혹을 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주치의, 서창석(56) 서울대병원장이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이진동 부장검사)는 백남기씨의 딸 도라지(35)씨가 서 원장을 의료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에서 서 원장에 대해 지난주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고 13일 밝혔다. 검찰은 서 원장이 백씨 사망 전날인 지난해 9월 24일 당시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에게 ‘병세가 위독해 조만간 사망할 가능성이 크다’고 알려준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검찰은 의료법에 누설을 금지하는 환자의 의료 정보는 ‘사생활을 침해할만한, 보호할 가치가 있는 개인 정보’를 뜻한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당시 백씨가 위독해 사망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은 유족이나 시민단체 등에 실시간으로 알려지는 등 의료법에 저촉될 만한 환자 정보로 보기 어렵다”고 결론내렸다. 앞서 올해 1월 백씨 유족 측은 “서 원장이 백남기 농민의 사망 전후 청와대에 상황을 수시로 보고를 했다”며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고발했다. 수사는 특검 활동이 끝나면서 서울중앙지검이 맡았다. 백씨는 2015년 11월 14일 ‘1차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경찰 살수차가 쏜 물줄기에 맞고 쓰러지면서 바닥에 머리를 부딪혀 의식 불명에 빠졌다. 이후 혼수상태에서 치료를 받다가 지난해 9월 25일 숨졌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이야기] 아두 버리고 집 떠난 손부인…유비는 이혼청구할 수 있을까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이야기] 아두 버리고 집 떠난 손부인…유비는 이혼청구할 수 있을까

    유비가 유장을 돕기 위해 출전했다는 소식은 손권에게도 바로 전해진다. 손권은 형주를 공격하려 하지만 여동생인 손부인(궁요)이 형주에 있어 난감하다. 함부로 공격했다가는 여동생의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손권은 먼저 여동생에게 ‘아두와 함께 빨리 돌아오라’는 편지를 보낸다. 편지를 받은 손부인은 아두를 데리고 몰래 형주를 빠져나가려 한다. 하지만 조운과 장비에게 발각되는 바람에 아두를 빼앗기고 만다. 그러곤 조운과 장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홀로 오나라로 돌아간다. ※ 원저 : 요코야마 미쓰테루 ※ 참고 : 만화 삼국지 30,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역자 이길진제갈량의 권유로 손부인과 정략결혼한 유비의 전략은 어느 정도 성공했다. 유비가 형주를 비웠음에도 여동생이 있어 손권이 바로 형주를 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손권은 먼저 여동생을 오나라로 돌아오게 했다. 이후 유비와 손부인은 다시 만나지 못한다. 부부 사이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인 동거(同居) 의무를 전혀 이행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유비의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다. 요즘처럼 일부일처제(一夫一妻制)라면 유비는 평생 독수공방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이처럼 아두를 버리고 집을 떠나 돌아오지 않는 손부인을 상대로 유비가 이혼을 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을까. 이혼을 하게 된다면 재산이나 자녀에 대한 친권은 누가 가지게 될까. 우리 민법상 이혼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먼저, 부부가 서로 협의해서 이혼하는 경우다. 이 경우에는 부부 사이에 이혼에 관한 의사가 일치하고 있으므로 신고만 하면 된다(제834조). 협의가 되지 않으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재판을 통해야 한다. 부부 중 한 명이 이혼을 원치 않거나 이혼에 관한 조건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다. ●부부 동거·부양 의무 어겨도 이혼 가능 유비의 경우를 살펴보자. 유비가 현실적으로 손부인과 협의를 통해 이혼을 하긴 어렵다. 손부인이 너무 멀리 있고 군대로 가로막혀 있어 협의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재판을 통해 이혼할 순 있을까. 재판으로 이혼하기 위해서는 법률로 정해진 사유가 있어야만 한다. 첫째는 배우자가 부정(不貞)한 행위를 한 때, 둘째로는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 셋째는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넷째 자기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다섯째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아니한 때, 마지막으로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이다(제840조). 그런데 이혼 사유가 있더라도 이혼의 원인을 제공한 주된 책임이 있는 사람이 먼저 나서서 이혼을 청구할 수는 없다.<서울신문 2017년 9월 29일자 25면(27화)> 유비와 손부인 사이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부부는 동거하며 서로 부양하고 협조해야 한다(제826조 제1항). 손부인은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편지를 받고 오나라로 갔다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동거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이다. 다만 이혼 사유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손부인이 일부러 촉에 돌아오지 않았어야 한다. 그런데 손부인이 촉으로 돌아오지 않은 것이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라 손권이 돌아가지 못하게 막았기 때문이라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에도 유비와 손부인 사이에는 이혼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혼인 관계를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을 법이 가로막을 수는 없다. 부부 사이에 이혼에 대해 합의가 되지 않는 경우 중 상당 부분이 자녀들의 양육권을 둘러싼 다툼 때문이다. 유비에게도 미성년의 아들인 아두의 양육권을 둘러싸고 다툼이 있을 수 있다. 아두는 유비의 전부인인 미부인이 낳은 아들이다. 손부인이 낳은 아들은 아니다. 하지만 손부인이 유비와 결혼한 후 아두를 입양했다면 법률상 모자 관계가 성립한다. 이 경우 나중에 다시 이혼을 한다고 하더라도 손부인과도 모자 관계이므로 친권과 양육권을 가질 사람을 정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아두는 유비의 피를 이어받은 유일한 혈육이다. 만일 아두가 오나라에 가 있는 손부인의 손에 양육된다면 생명의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다. 아두를 위해서는 유비에게 친권과 양육권을 주는 것이 좀더 나아 보인다. 손부인이 양육권을 갖지 못하는 경우 아두를 전혀 볼 수 없을까. 비록 자신의 배가 아파 낳은 자식은 아니지만 그동안 아두를 키우면서 정이 들었을 수도 있다. 낳은 정보다 기른 정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이처럼 양육권자로 지정되지 않은 사람은 일정한 주기를 정해 자녀를 만날 수 있다. 바로 면접교섭권(面接交涉權)이다(제837조의 2 제1항). 만일 법원에서 2주에 한 번씩 4시간 동안 손부인이 아두를 만나는 것이 가능하다고 정하면 유비도 여기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 손부인에게 양육권이 없다고 해서 양육비를 지급할 의무가 없는 것은 아니다. 연령이나 재산 상황 등에 따라 다르지만, 아두를 양육하지 않더라도 양육비의 일부를 지급해야 할 수도 있다. ●유책배우자도 재산분할 가능 자녀들에 대한 친권과 양육권의 결정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재산 문제다. 대표적으로 위자료와 재산분할이 그것이다. 위자료는 부부 관계 파탄에 책임이 있는 사람이 상대방의 정신적인 손해를 돈으로 배상하는 것이다. 유비는 오나라에서 돌아오지 않는 손부인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 한편 손부인으로서도 일생을 전쟁터에서만 보내고 가정을 돌보지 않는 유비에게 이혼의 책임이 있다며 위자료를 달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이 경우 법원에서 각자의 잘못을 따져 위자료를 정하게 된다. 유비는 손부인을 사실상의 볼모로 삼은 덕분에 손권에 대한 걱정을 덜고 형주로 출전할 수 있었다. 덕분에 형주를 얻어 촉나라를 세울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 경우 손부인이 자신의 기여를 주장하면서 형주 땅 일부를 나눠 달라고 하면 어떻게 될까. 이혼한 부부가 혼인생활 중에 부부의 협력으로 취득한 재산에 대해서는 분할을 요구할 수 있다(제839조의 2). 위자료청구권과는 달리 이혼에 책임이 있는 배우자에게도 인정된다. 재산분할은 혼인 관계 파탄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떠나 부부가 혼인 중 취득한 재산을 나누는 것에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유비는 판결에 의해 형주 땅의 일부를 손부인에게 넘겨 줘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 경우 분할의 대상이 되는 재산은 부동산이나 채권뿐만이 아니다. 앞으로 수령할 퇴직금이나 혼인기간 중에 적립된 연금도 포함된다. 혼인은 단순히 남녀 사이의 결합만이 아닌 집안 사이의 결합이라는 말이 있다. 결혼을 하면 다양한 가족 관계나 재산 관계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혼도 마찬가지다. 이혼을 하게 되면 부부 관계가 소멸되는 것을 넘어 친자 관계, 재산 관계 등을 정리해야 한다. 혼인과 이혼은 후회가 남지 않도록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매우 중요한 문제인 것이다. 박하영 법무부 법질서선진화과장(부장검사)
  • ‘롯데후원금 횡령’ 전병헌 수석 전 보좌진들 구속영장 청구

    ‘롯데후원금 횡령’ 전병헌 수석 전 보좌진들 구속영장 청구

    롯데홈쇼핑이 한국e스포츠협회에 후원한 3억원 가운데 일부를 횡령한 의혹을 받고 있는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의 전직 보좌진들에게 8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이날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신봉수 부장검사)는 전날 체포한 전 수석의 비서관 출신인 윤모씨 등 3명을 이틀째 조사했다. 이들의 체포 시한은 9일 오전 7시쯤이어서 검찰은 이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윤씨 등은 롯데홈쇼핑이 2015년 7월쯤 e스포츠협회에 후원한 3억원 가운데 1억 1000만원을 용역회사와의 가장 거래를 꾸미는 등의 수법으로 ‘자금 세탁’해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전날 오전 7시쯤 윤씨 등을 체포해 횡령 자금의 용처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검찰은 롯데홈쇼핑이 주력 사업과 거리가 먼 게임협회에 거액의 자금을 내놓은 배경을 밝히는 데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롯데홈쇼핑 자금 지원을 끌어내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윤씨가 당시 롯데홈쇼핑의 재승인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이던 전 수석의 비서관 신분이던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2014년 납품 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로 신헌 당시 대표가 구속되면서 2015년 3월 재승인을 앞두고 다급한 처지에 놓였다. 당시 전 수석은 홈쇼핑 업체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부당 이득을 취하면 최대 영업정지까지 명령할 수 있는 이른바 ‘전병헌법’을 주도하는 등 ‘갑질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검찰은 강현구 전 롯데홈쇼핑 사장 등 회사 관계자들로부터 ‘봐 달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하려고 윤 비서관을 찾아갔다가 전 수석이 당시 회장으로 있던 e스포츠협회에 10억원가량의 자금이 드는 프로 게임단 창단을 요청받았다. 그러나 액수가 너무 많아 3억원으로 절충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 사장은 비슷한 시기 윤 전 비서관과 만난 것 외에 전 수석도 만난 적이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검찰 관계자는 “e스포츠협회가 롯데홈쇼핑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과정과 협회 자금 횡령 부분 등과 관련해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향후 수사의 초점은 자금 횡령에서 롯데홈쇼핑의 출연 경위 쪽으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최종 결정은 아니지만, 일반론적으로 말하면 횡령이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문제가 되지 않을까 싶다”며 롯데홈쇼핑에서 e스포츠협회로 넘어간 자금 자체를 뇌물수수 등과 관련한 범죄수익으로 볼 여지도 있음을 시사했다. 검찰은 윤 전 비서관 등을 상대로 롯데홈쇼핑으로부터 거액의 후원금을 받고 이를 임의로 빼내 쓰는 과정을 당시 상관이자 과거 e스포츠협회 회장이던 전 수석에게 보고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 수석은 전날 검찰 수사와 관련해 “어떠한 불법에도 관여한 바 없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심정”이라며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검찰,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 불구속 기소

    검찰,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 불구속 기소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이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진재선 부장검사)는 지난 대선에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투표독려 행사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비용을 수수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탁 행정관을 지난 6일 불구속 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탁 행정관은 대선을 사흘 앞둔 5월 6일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열린 ‘프리허그’ 행사에서 문재인 당시 후보의 선거홍보 음성을 배경음향으로 튼 혐의를 받는다. 당시 이 행사는 사흘 전 문재인 후보가 사전투표를 독려하면서 투표율이 25%를 넘기면 홍대 거리에서 ‘프리허그’를 약속한 데 따라 진행됐다. 프리허그 행사는 문재인 캠프 측이 아닌 제3의 기관이 주최한 투표독려 행사에서 함께 이뤄지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신고된 장소에서 신고된 선거원들이 할 수 있는 선거운동 성격의 행사가 아니었다. 그러나 탁 행정관은 행사가 마무리될 무렵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주최 측에 부탁해 문 후보의 육성 연설이 포함된 2012년 대선 로고송 음원을 튼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확인됐다. 검찰은 선관위에 신고되지 않은 스피커로 선거운동과 관련된 음원을 송출한 것이 선거법상 선거운동에 관한 절차적 제한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탁 행정관은 또 프리허그 행사의 무대설비 사용 비용을 법에 위반해 수수한 혐의도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검찰, 전병헌 정무수석 전 보좌진 3명 체포

    검찰, 전병헌 정무수석 전 보좌진 3명 체포

    검찰이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의 옛 보좌진이 금품을 횡령한 혐의를 잡고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관련자 3명을 7일 체포했다.이날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신봉수 부장검사)는 전 수석이 현역 국회의원이었던 지난해 초까지 비서관으로 근무한 윤모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윤씨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검찰은 또 전 수석의 보좌진을 지낸 것으로 알려진 다른 2명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이들도 함께 체포했다. 이어 한국e스포츠협회의 자금 유용 등 혐의와 관련해 마포구 상암동 협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e스포츠협회는 전 수석이 청와대 수석을 맡기 전까지 회장을 맡았던 단체다. 앞서 검찰은 전날 오전 법원에 이들의 체포영장과 자택·사무실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는 등 이전부터 이들의 범죄 혐의점을 잡고 수사 준비를 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전 수석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현역 의원이던 2015년 e스포츠협회에 롯데홈쇼핑 측이 3억원대의 후원금을 낸 사실과 관련해 윤씨 등의 자금 횡령 의혹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 수석은 19대 의원 시절 당 최고위원이자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위원이었다. 검찰은 2015년 4월 홈쇼핑 재승인 이슈를 앞둔 롯데 측이 애초 대가성을 염두에 두고 협회를 후원했을 가능성도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 수석은 이날 검찰 수사와 관련해 입장을 내고 “언론에 보도된 롯데홈쇼핑 건과 관련해 어떠한 불법에도 관여한 바 없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심정”이라며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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