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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위자료로 ‘인보사’ 허가 따낸 코오롱생명과학 압수수색

    허위자료로 ‘인보사’ 허가 따낸 코오롱생명과학 압수수색

    검찰이 허위자료를 제출해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쥬’(이하 인보사)의 허가를 받은 혐의로 고발된 코오롱생명과학에 대해 압수수색에 벌였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권순정 부장검사)는 3일 오전 코오롱생명과학과 미국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 한국지점 등지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개발 관련 자료 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증거확보가 시급하다고 판단해 압수수색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식약처의 고발장을 정식 접수한 지 나흘 만에 곧바로 강제수사에 들어갔다. 주무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직무유기 혐의로 시민단체에 의해 고발됐지만 이날 압수수색에서는 일단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인보사는 사람 연골세포가 담긴 1액과 연골세포 성장인자(TGF-β1)를 도입한 형질전환 세포가 담긴 2액으로 구성된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주사액이다. 2017년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로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으나 최근 2액의 형질전환세포가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종양 유발 가능성이 있는 신장세포로 드러났다. 식약처는 지난달 28일 인보사의 품목 허가를 취소하고 코오롱생명과학과 이 대표를 형사고발하겠다고 밝혔다.검찰 수사는 우선 코오롱이 허가 당시 자료가 허위라는 사실을 알고도 제출했는지, 2액의 성분과 관련해 새로 확인된 사실은 은폐했는지 등을 규명하는 데 집중될 전망이다. 이러한 의혹은 이미 식약처 자체 조사에서 상당 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식약처에 따르면 허가 당시 제출된 자료 가운데 ‘2액이 연골세포임을 증명하는 자료’가 허위로 작성됐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달 3일 “위탁생산 업체가 2017년 3월 1액과 2액에 대해 생산 가능 여부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2액이 신장세포이며 생산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 생산한 사실이 있다”고 공시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이 검사결과를 인보사 품목허가 하루 뒤인 2017년 7월 13일 이메일로 통보받았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초기 개발단계의 자료들이 현재 기준으로는 부족한 점이 있어 결과적으로 품목허가 제출자료가 완벽하지 못했으나 조작 또는 은폐 사실은 없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검찰은 연구개발진을 비롯한 코오롱 측 관련자들을 차례로 불러 제기된 의혹을 규명할 방침이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임은정 부장검사 “김수남 전 검찰총장 ‘고소장 위조’ 공범”

    임은정 부장검사 “김수남 전 검찰총장 ‘고소장 위조’ 공범”

    고발인 자격으로 경찰 출석5시간 조사 받은 뒤 귀가 “검찰이 수사 안해 고발한 것검찰이 자초한 일…반성해야”“검찰 개혁 묵살 당해”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 전·현직 검찰 고위간부 4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 임은정 청주지검 충주지청 부장검사가 31일 경찰에 출석해 5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임 부장검사는 이날 9시 25분쯤 서울 중랑구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하면서 “2016년 부산지검과 대검찰청 감찰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사실대로 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 부장검사는 지난달 19일 김 전 총장, 김주현 전 대검찰청 차장, 황철규 부산고검장, 조기룡 청주지검 차장 등 4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김 전 총장 등이 2016년 당시 부산지검 소속 윤모 전 검사(현재 퇴직)가 사건처리 과정에서 민원인이 낸 고소장을 위조한 사실을 적발하고도 별다른 징계 조치 없이 무마했다는 게 임 부장검사의 주장이다. 임 부장검사는 “검찰에서 수사하지 않아 직무유기로 고발한 것이며 경찰은 고발사건을 수사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각자 할 일을 하는 것”이라며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시기의 공교로움에 대해서는 검찰이 자초한 일이므로 반성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 전 총장까지 혐의가 있다고 보는 이유에 대해서는 “대검 감찰까지 올라간 상황에서 사표 수리는 검찰총장의 결재가 있어야만 하기 때문에 (김 전 총장이) 공범이고 최종 책임자라고 본다”고 답했다. 그는 “지난해 성폭력 은폐 사건부터 시작해 대검 감찰 제보시스템을 통해 자체 개혁과 감찰, 처벌을 요구했는데도 묵살당했다”며 “지난해 5월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냈는데도 1년간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 떠밀려서 여기까지 오게 되어 슬프다”고 말했다. 또 “2015년 성폭력 사건과 2016년 공문서 위조사건을 무마했던 관련자들에 대해 감찰을 요구했지만 현 대검 수뇌부도 이들을 징계하지 않고 있다. 당시 사건을 덮었던 이들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되면 현 수뇌부의 2차 직무유기도 추가 고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경찰에서 2016년 사건을 열심히 수사하겠지만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할 확률이 높다고 보아 재정신청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체적으로 (검찰) 조직문화의 문제가 너무 깊어 자체 개혁은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검찰에 훌륭하고 생각이 바른 사람이 없지 않은 만큼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검찰로 거듭날 수 있는 기초는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부산지검은 사건이 발생한 지 2년이 지난 뒤인 지난해 10월에야 윤 전 검사를 공문서위조·위조공문서행사 혐의로 기소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검찰 수사 결과 2015년 12월 윤 전 검사는 고소인이 낸 고소장을 분실하자 고소인이 이전에 제출한 다른 사건 고소장을 복사했다.그는 이어 실무관을 시켜 고소장 표지를 만든 뒤 상급자 도장을 임의로 찍어 위조하는 방법으로 분실 사실을 숨겼다. 윤 전 검사는 위조된 고소장을 바탕으로 사건 각하 처분을 내리고 상부 결재까지 받았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고소인이 문제를 제기하자 윤 전 검사는 2016년 6월 사표를 냈다. 당시 부산지검은 감찰하거나 징계위원회를 열어 고소장 분실 경위 및 고의성 여부, 위조 이유 등을 조사하지 않은 채 사직서를 수리해 의원면직 처리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당시 사표 수리가 규정에 따라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자체 감찰을 한 부산지검에서 중징계 사안이 아니라서 사표 수리가 가능하다는 의견을 냈고 대검도 타당하다고 판단해 사직서를 수리했다”고 말했다. 오후 2시쯤 조사를 마치고 나온 임 부장검사는 검찰의 해명에 대해 “그렇게 말할 거라고 예상했다. 감찰을 해야 할 관련자들이 사실관계를 파악하지 않았다면 그게 바로 직무유기”라고 거듭 주장했다. 또 시중은행의 현직 회장인 윤 전 검사 아버지가 이번 사건에 연루돼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사건 전에도 부산지검에서 연이어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일어났다”면서 “검사들과 수사관들이 ‘아버지 덕을 보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게 맞다. 2012년도에도 문제가 있어 감찰조사를 하려고 했는데 아버지가 다녀가고 나서 덮였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포토] ‘전현직 검찰 간부 고발’ 임은정 부장검사 경찰 출석

    [포토] ‘전현직 검찰 간부 고발’ 임은정 부장검사 경찰 출석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 전·현직 검찰 고위 인사들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 임은정 청주지검 충주지청 부장검사가 고발인 조사를 받기 위해 31일 오전 서울 중랑구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로 들어오고 있다. 2019.5.31 연합뉴스
  • 송인택 이메일 후폭풍, 檢 내부선 “사이다도 좋지만…”

    검찰 내부망 ‘수사권 조정’ 성토장으로 송인택(56·사법연수원 21기) 울산지검장이 수사권 조정 등 검찰 개혁과 관련해 지난 26일 국회의원 전원에게 보낸 ‘직설 이메일’이 검찰 내부에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송 지검장이 똑같은 글을 검찰 내부망에도 올리자, 내부망은 수사권 조정 성토장이 됐다. 박철완(47·연수원 27기) 충주지청장은 27일 검찰 내부망에 ‘송인택 검사장님 게시글을 계기로 후배와 나눈 대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날 후배 검사와 메신저로 대화한 내용을 공개했다. 박 지청장은 “송 검사장 말씀에 정서적으로 공감하는 것은 우리의 현실이 너무 팍팍해서인 듯하다”면서 “일단 많이 억울하니까”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장 사안을 단순화시켰을 때의 문제점을 이번 수사권 조정 논의에서 보고 있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수사종결권을 넘겨받는 경찰이 누구 명의로 불기소 처분을 할 것인지 등의 쟁점과 관련해 “이런 논의가 수사권 조정 실무자들 사이에서 이뤄졌는지 도무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그러면서도 송 지검장의 글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후배 검사가 송 지검장의 글을 보고 “사이다 발언”이라고 평하자, 박 지청장은 “사이다 같다고 해서 좋은 것이 아니다”라며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가 그리 단순하지 않다”고 했다. 현행 검찰 수사의 의사결정시스템과 보고 시스템을 문제 삼은 송 지검장의 지적에 대해 박 지청장은 “검찰청법에 근거를 둔 대검의 수사 지휘 자체를 악처럼 보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송 지검장의 글 중 사실 가장 가슴에 걸리는 것 하나는 국민 여론이 곧 실체적 진실에 가깝다고 보는 시각”이라면서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 다른 부장검사도 내부망에 “총장 후보로 천거된 분 모두 현 검찰의 문제점과 해결책을 공개적으로 밝혀 달라”는 글을 썼다. 이날 대검은 송 지검장의 유례없는 의견 표명에 대해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기로 했다. 다만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법무부, 청와대에 보고하지 않고 있다”면서 일부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다고 밝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강효상 ‘한미정상 통화누설’ 중앙지검 공안1부 수사

    강효상 ‘한미정상 통화누설’ 중앙지검 공안1부 수사

    민주당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제소도 검토”서울중앙지검은 한미 정상의 통화 내용을 고교 후배인 외교관을 통해 유출해 공개한 혐의로 고발된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 사건을 공안1부(양중진 부장검사)에 배당했다고 27일 밝혔다. 강 의원은 지난 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 통화에서 25∼28일 일본 방문 직후 방한을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와 외교부의 합동 감찰 결과 주미대사관 소속 외교관 K씨가 고교 선배인 강 의원에게 통화 내용을 유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4일 강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형법은 외교상 기밀을 누설한 사람뿐 아니라 누설할 목적으로 외교상 기밀을 탐지 또는 수집한 사람도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했다. 민주당은 강 의원의 행위를 ‘국가 위기를 조장하는 기밀 유출 범죄’로 규정하고 한국당에 강 의원의 의원직 제명과 당 차원의 사과를 거듭 요구했다. 또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제소도 검토하고 있다. 정춘숙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리위 제소 방안을) 검토 하고 있다”며 “고려하는 조치 중 하나로, (이것 역시) 당이 취할 수 있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은 강 의원의 불법행위를 사과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며 “한국당은 공당으로서 책임지고 마땅한 조치를 내리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강 의원은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 외교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공고한 한미 관계의 신뢰를 흩트려 놓았다”며 “정말 잘못된 행동으로 상응하는 책임을 지라”고 강조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만약 한 번도 아니고 여러 차례 불법적 기밀 유출과 취득 행위를 반복했다면 범죄를 넘어 국가위기를 조장하는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국가규범과 질서보다 선후배간 사적인 인간관계를 우선시해 국가정보를 유출했다”며 “한국당은 ‘박근혜-최순실’ 간 사설 커넥션에 국민들이 얼마나 분노했는지 명심하라”고 덧붙였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한국당은 외교기밀인 한미 정상 대화내용을 불법 수집하고 누설한 강 의원을 제명하라”고 요구했다. 정청래 전 민주당 의원은 한국당이 자신도 한미정상 통화 내용을 누설했다고 주장하는 것이 ‘물타기 시도’라고 비판했다. 정 전 의원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1월 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두 정상의 통화 내용에 대한 청와대 서면 브리핑 내용 이외의 것은 없었다”며 “범죄의 문제를 표현의 문제로 덮으려고, 물타기 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검찰, 삼바 수조원대 대출·상장 사기 혐의 수사 착수

    검찰, 삼바 수조원대 대출·상장 사기 혐의 수사 착수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삼성바이오가 회사 가치를 부풀려 받은 대출이 사기에 해당한다고 보고 수사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삼성바이오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에피스)에 대한 회계 처리 기준을 바꿔 회사 가치를 올린 후 부당하게 대출받은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삼성바이오에 대출을 내준 시중은행들로부터 관련 기록을 넘겨받아 대출이 적정했는지 분석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는 2015년 삼성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상실했다며 삼성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했다. 회계 처리 기준이 바뀌면서 삼성에피스가 4조 5000억원대 회계상 이익을 얻었다. 고의로 회사 가치를 부풀려 받은 대출은 사기죄에 해당한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2015년 이전 삼성바이오가 합작사 바이오젠의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 보유 사실을 숨긴 채 받은 대출도 사기로 볼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콜옵션은 정해진 가격에 회사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다. 때문에 회계장부에는 엄연히 부채로 잡혀야 한다. 금융기관은 재무제표상 드러나는 자산·자본·부채 등을 근거로 대출 여부를 결정한다. 검찰은 2016년 삼성바이오의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역시 증권 사기로 간주하고, 지난 3월 한국거래소를 압수수색해 확보한 삼성바이오 상장 자료를 분석 중이다. 투자자들에게 거짓 정보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금융투자상품 매매에서 중요사항을 허위로 기재해 재산상 이익을 얻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처럼 삼성바이오가 부당한 방식으로 대출한 규모는 수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바이오가 발행한 회사채와 장·단기 차입금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8720여억원 규모다. 또 2016년 유가증권시장 상장 당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공모한 자금은 2조 2490여억원에 달한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송인택 울산지검장 “검찰총장 후보 ‘정권 충성맹세’ 루머… 태생적 한계 고쳐야”

    송인택 울산지검장 “검찰총장 후보 ‘정권 충성맹세’ 루머… 태생적 한계 고쳐야”

    송지검장, 국회의원에 이메일… 9개 개혁방안 제시 “검찰총장, 법무장관, 청와대 檢권력집중 개혁해야”“법무부장관에 수사, 처리 사전보고를 해야 하나”“민정수석실, 사건 관여하지 않는다고 하면 위선”“표만 의식 검찰 해체… 세월호 해경 해체와 같아”송인택(56·사법연수원21기) 울산지검장이 국회에서 논의 중인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세월호 참사 때 해경을 해체한 것과 다르지 않다”는 비판을 담은 e-메일을 국회의원 모두에게 보냈다. 송 지검장은 검찰 권력이 검찰총장, 대검, 법무부 장관, 청와대에 집중되는 구조라고 지적하며 이에 대한 구체적인 개혁 방안을 9가지로 정리해 제시했다. 송 지검장은 26일 오후 8시 국회의원 300명에게 ‘국민의 대표에게 드리는 검찰 개혁 건의문’이라는 이메일을 보냈다. 이 문서엔 A4용지 14장에 달하는 장문의 건의가 담겼다. 송 지검장은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는 요구가 권력의 눈치를 보는 수사,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잃은 수사, 제 식구 감싸기 수사를 한다는 의혹과 불신에서 비롯돼 그 책임이 검사에게 가장 많다는 것을 잘 알고 국민께 얼굴을 들기가 부끄러울 때도 많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송 지검장은 “검찰이 국민의 비판을 받게 된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분석은 시도조차 하지 않은 채 공안·특수 분야에 대한 개혁방안 없이 마치 검사의 직접수사와 검사제도 자체가 문제였던 것처럼 개혁의 방향이 변질되어 버렸다”며 “표만 의식해서 경찰의 주장에 편승한 검찰 해체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세월호 사건 때 재발 방지를 위한 개혁이라고 해경을 해체한 것과 무엇이 다른지 묻고 싶다”고 했다. 송 지검장은 “지금 정치권에서 수사권 조정이라는 명분으로 논의 중인 법안들은 경찰에게는 마음껏 수사를 할 수 있다가 언제든 덮을 수 있어서 좋고 변호사들에게는 새로운 시장이 개척돼 돈 벌 기회가 늘어서 좋다고 반기는 내용들 뿐”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송 지검장은 현재 검찰 권력이 검찰총장, 대검, 법무부 장관, 청와대에 집중되는 구조적 문제 먼저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민정수석은 권력의 핵심이고, 법무부 장관은 정권에 의해 발탁되고 정권에 충성해야만 자리를 보전한다”고 한 송 지검장은 “법무부 장관에게 수사 진행 과정과 처리 사항을 왜 일일이 사전보고해야 하냐”고 반문했다. “대통령 아들 수사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행사하지 않고 자리를 버린 법무부 장관도 있지만 이는 극히 예외일 뿐이다. 이 한목숨 다 바쳐 충성을 다해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한 어느 법무부 장관처럼 정권의 이해를 대변하는 분도 많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한 송 지검장은 “민정수석실이 우리는 보고 받지 않는다거나 보고는 받았어도 사건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면 초등학생도 믿지 않을 위선”이라고 꼬집었다. 송 지검장은 조만간 이뤄질 검찰총장 인사에 대해서도 “검찰총장 후보들이 거론될 시점이 되면 누가 충성맹세를 했다는 소문이 돌곤 한다. 현재 시스템이라면 태생적으로 검찰 내부의 신망과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분이라기보다 코드에 맞는 분, 최소한 정권에 빚을 진 사람이 검찰총장이 되게 돼 있다”고 했다. 다음은 송 지검장이 제시한 검찰개혁 분야 9가지 건의다. ▲법무부나 청와대에 수사 정보를 사전에 알리는 현행 보고 시스템 개선 ▲정치적 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상설특검 회부 요구 장치 마련 ▲부당·인사권침해 수사를 한 검사를 문책하는 제도 ▲청와대 같은 권력기관에 검사를 파견할 수 없도록 제도 개선 ▲공안·기획이나 특수 분야 출신 검사장 비율 제한 ▲검찰 불신을 야기한 정치적 사건과 하명 사건 수사는 경찰이 주도하도록 변경 ▲대통령이나 정치 권력이 검사 인사에 영향을 미칠 수 없도록 독립적인 위원회의 인사 제도 등이다. 다음은 송인택 지검장이 보낸 e-메일 전문이다. 국민의 대표에게 드리는 검찰개혁 건의문 저는 진실을 밝혀 옳은 것을 옳고, 그른 것을 그르다고 하는 직업, 누군가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이 직업이 좋아서 검사의 길을 택했고, 가족을 돌볼 겨를도 없이 사건과 기록에 파묻혀 사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이제는 집보다 사무실이 더 편한 그런 검사입니다. 공안·기획이나 특수 전담을 제외한 대다수의 검사들은 형사부와 공판부에서 누군가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일을 한다는 긍지 하나로 야근은 물론 주말 근무도 마다하지 않아 왔음을 저는 잘 압니다. 저 스스로가 검사라면 주말도 하루정도는 나와서 근무해야 한다고 강요하던, 후배들이 힘들어 하던 선배였기 때문입니다. 정치적 중립성을 논할 사건보다는 사기, 횡령, 공갈, 폭력, 강·절도 등 보통 사람들 사이에 벌어진 분쟁에서 누군가의 억울함을 풀어주어야 할 사건들, 그러나 지식과 경험이 부족하여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해도 더러는 속고, 더러는 범죄자에게도 마음의 눈물을 흘려야 하는 그런 사건들에 파묻혀 살아왔습니다. 밀려오는 사건의 대다수가 기록만으로 판단이 서지 않거나 보완할 점이 너무 많기에, 때로는 경찰에게 수사방향과 보완할 점을 요구하기도 하고, 때로는 직접 수사를 통해, 더러는 꿈에서조차 진실을 찾아 헤매면서 죄가 밝혀지면 기소하고, 없으면 불기소하는 일만 해오던 대다수의 검사들이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시비를 일으킨 주범으로 취급되는 작금의 검찰개혁 논의를 보면서 세월호 비극의 수습책으로 해경이 해체되던 때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검찰을 개혁하여야 한다는 요구가 권력의 눈치를 보는 수사,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잃은 수사, 제 식구 감싸기 수사를 한다는 의혹과 불신에서 비롯되었고, 그 책임이 검사에게 가장 많다는 것을 잘 알고 국민께 얼굴을 들기가 부끄러울 때도 많습니다. 누구든 검사를 고발할 수 있고, 경찰이 검사를 수사하는 제도적 장치도 있으며, 상설특검제도도 마련되어 있는 데다가, 이제 공수처까지 더 생긴다니 제 식구 감싸기 수사를 한다는 논란은 곧 없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검찰 개혁은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시비가 공안, 특수, 형사, 공판 중 어느 분야의 수사에서 생겼는지, 검찰에 대한 의혹과 불신을 초래하는 잘못된 사건처리를 가능하게 한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검찰의 진지한 반성 위에서 충분한 논의 절차를 거치고, 국민의 불편을 경감시키는 방향으로, 국민이 억울함을 당하지 않는 방향으로, 권력에 눈치 보지 않고 공정한 수사가 이루어 질 수 있는 방향으로 수사구조와 검찰에 대한 개혁이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법안들은 애초의 개혁 논의를 촉발시킨, 수술이 필요한 공안과 특수 분야의 검찰수사를 어떻게 개혁할 것인지는 덮어버리고, 멀쩡하게 기능하고 있는 일반 국민들과 직결된 검사제도 자체에 칼을 대는 전혀 엉뚱한 처방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검사제도 자체가 악은 아닙니다. 검사제도의 근간인 수사지휘제도와 영장통제제도, 검사에 의한 수사종결제도 때문에 검찰수사가 공정성과 중립성이 지켜지지 않는 것일까요? 검사의 권한이 크고, 그게 문제여서 이를 경찰 등에게 나누어주면 대한민국에서 수사기관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이 저절로 확보될까요? 검사가 직접 수사를 할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일반 국민들의 형사사건 수사가 왜곡되는 것인가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수사를 초래하는 공안과 특수 분야의 보고체계와 의사결정시스템을 바꾸지 않고, 정치권력의 마음에 들지 않는 수사를 하면 인사에서 불이익을 주는 제도를 개선하는 내용이 전혀 포함되지 않은 작금의 개혁안들이 마치 그동안의 모든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안인 것처럼 추진되는 것을 지켜보자니, 진상을 잘 모르시는 국민께 진실을 알리지 않는 것이 또 하나의 죄가 되는 것 같습니다. 한 명의 억울한 사람도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형사소송법의 대원칙에 부합하도록 논의되어야 할 수사구조 개혁이 엉뚱한 선거제도와 연계시킨 정치적 거래의 대상으로 전락되어, 무엇을 빼앗아 누구에게 줄 것인지로 흘러가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형사분쟁에 있어서는, 경찰이 수사권 발동에 아무런 제약없이 언제든지 수사를 개시하고, 계좌와 통신과 주거를 마음껏 뒤지고, 뭔가를 찾을 때까지 몇 년이라도 계속 수사하고, 증거가 없이도 기소의견으로 송치하거나 아니면 언제든지 덮어버려도 누구하나 책임지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그것은 개혁이 아니라 개악입니다. 경찰이든 검사든 국민에 대한 수사는 마음껏 할 수 있게 허용해서는 안 되며, 까다로운 절차와 엄격한 통제 속에서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정치권에서 수사권 조정이라는 명분으로 논의 중인 법안들은 경찰에게는 마음껏 수사를 할 수 있다가 언제든지 덮을 수 있어서 좋고, 변호사들에게는 새로운 시장이 개척되어 돈을 벌 기회가 늘어서 좋다고 반기는 내용들일 뿐입니다. 평범한 국민들간의 분쟁사건 수사에 있어서 검사가 최종 책임을 지는 수사종결제도와 보완을 요구할 수 있는 수사지휘제도 때문에 검찰수사에 대한 공정성 시비가 벌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검사가 책임지고 최종 결론을 내기 때문에 경찰 수사단계에서 소위 빽이 통하는 일도 적어지고,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는 들었어도, 검사보다 경찰이 더 공정하게 수사하고 검사보다 경찰이 형사소송법이 추구하는 진실규명에 더 부합하는 결정을 한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지금 논의되고 있는 검찰개혁안들이 국민에게는 불편과 불안을 가중시키고, 비용은 늘어나게 하며, 수사기관의 능력 때문이 아니라 제도의 잘못으로 인하여 진실과 다르거나 범죄자를 처벌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는지에 대하여 정치논리를 떠나 진지하게 검토되었는지 의문입니다. 만일 그런 위험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지금처럼 모든 검사를 적폐와 개혁의 대상인 것처럼 취급하며 검사들의 의견수렴 절차를 생략한 채 추진되고 있는 개혁안들은 반드시 재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법과 제도를 설계할 때 절대 금물은 일단 시행해 보았다가 문제가 드러나면 그 때 가서 고친다거나, 부작용이 적기 때문에 감수하고 간다는 태도입니다. 그런 점에서 검사들의 개인적 경험과 문제를 제기하는 구체적 사례는 매우 소중하고 반드시 반영해야할 중요한 자산입니다. 특히 열 명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한 명의 억울한 사람이 생겨서는 안 된다는 형사법의 대 원칙은 어떠한 경우에도 준수되어야 할 가치이기에 국가의 수사구조에 관한 제도의 변경이 섣부른 실험의 대상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될 것입니다. 오히려 승진을 위해 무고한 국민을 범죄자로 만들어 보도자료만 배포하려는 수사, 유죄를 받아내 범죄자를 처벌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는 아니면 말고식 떠넘기기 수사, 범죄혐의에 대한 증거를 찾아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범죄혐의 자체를 발굴하기 위해 수사단서가 나올 때까지 압수수색과 별건수사를 계속하는 수사의 폐해를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지, 그와 같은 경찰 수사에 대한 정당한 사법통제를 강화하고, 수사결과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원점으로 돌아가서, 검찰개혁 필요성을 촉발한 가장 큰 이유인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논란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검찰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고, 저도 비록 개혁의 대상으로 몰린 검사이지만 그런 개혁이 이루어지기를 누구보다도 열렬히 응원하고 기대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수사 때문에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논란이 벌어졌고, 검찰이 권력의 충견이라는 비난을 받게 된 것인 지에서부터 개혁의 논의가 시작되고 처방되어야 할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저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는 전 정권 사람들이나 미운 사람들을 쳐내고 손보려는 소위 하명사건, 정치권에서 정치로 풀어야 할 문제를 사법으로 끌고 들어와 진실보다는 진영논리에 갇혀 사법기관들을 비난하고 국민을 선동하는데 이용하는 사건들에 대한 잘못된 수사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검사인 저 조차도 일반 국민의 삶과는 무관한 정치권이 가장 관심 갖고 싸우는 분야인 공안사건과 특수사건 수사에서 그동안 검찰이 권력의 눈치를 보고, 누구에게는 신속하고 가능하면 되는 쪽으로 사건을 처리하고, 누구에게는 가급적 천천히 가급적 안 되는 쪽으로 사건을 처리한 예가 없지 않다고 믿고 있습니다. 때로는 증거확보의 어려움을 알아주지 않는 억울한 비판도 있겠지만, 특검에서 뒤집힌 사건, 과거사위원회에서 문제된 사건 등 국민들이 검찰의 잘못된 수사관행이라고 지적하는 문제에 대하여 검찰은 진솔하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고, 그러한 비판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제대로 된 개혁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누구는 말합니다. 검사들이 다 정치적이고 권력에 아부하는 사람들이다. 과연 수사팀 모든 검사가 그럴까요? 검사들은 다 인사에 목을 매고 눈치를 보는 사람들이다. 과연 제도와 시스템은 문제가 없는데 단지 사람만의 문제일까요? 진심으로 개혁을 원한다면, 검사들의 인성을 비난하며 모든 검사가 선비가 될 것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그런 인간 본성을 전제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검찰이 가장 욕을 먹고 개혁의 도마에 오르게 한 정치적 사건이나 하명사건 수사에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 진짜 이유는 무엇인지 제 경험을 바탕으로 솔직하게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국민은 물론 심지어 검사들 중에서도 연륜이 짧거나 중요사건 수사에 참여해 본 경험이 없는 검사들은 정치적 사건 등에 있어서 검사의 수사가 검찰청법 제4조의 규정대로 주임검사의 책임으로 단독으로 진행되거나 검찰청법 제21조에서 규정한 검사장의 책임 하에만 진행되는 줄로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특수나 공안 사건 중 국민적 이목이 집중되는 주요사건에서 수사의 개시와 진행 및 종결에 대한 결정이 주임검사 단독으로 진행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부장검사와 차장검사 및 검사장의 결재를 거쳐서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하는 대검의 사전지휘를 받게 되어 있고, 압수수색 영장의 청구나 사람의 소환은 물론 수사에 착수할 것인지 여부도 대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되어 있습니다. 더 나아가 그러한 사건에서 대검은 일선의 수사상황을 법무부에게 보고하고, 법무부는 청와대의 민정수석실에 보고합니다. 우리나라 정치권력은 사법의 영역에 있어서 조차 국민의 기대와 달리 내 편인가 아닌가를 구분하고, 내 편에 불리한 수사나 재판을 하면 적으로 간주하고 인사에 불이익을 주는 것을 당연시합니다. 이러한 풍토 속에서 내 편에 대한 수사 진행상황을 보고받고 법과 원칙에 따라 내편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도록 과연 놔두었던 적이 있었는지 정치권력도 스스로 반성하고, 국민에게 양심고백을 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현재와 같은 검찰 수사의 의사결정시스템과 보고시스템 아래에서는 권력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그에 터 잡아 추진해야만 검찰개혁은 성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민정수석은 권력의 핵심이고, 법무부장관은 기본적으로 정권에 의해 발탁되며, 언제든지 해임될 수 있는, 정권에 충성해야만 자리를 보전하는 자리입니다. 대통령 아들 수사에 대하여 수사지휘권을 행사하지 않고 자리를 버린 법무부장관도 있지만 이는 극히 예외일 뿐, “이 한 목숨 다 바쳐 충성을 다하여 정권 재창출을 위하여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한 어느 법무부장관처럼 정권의 이해를 대변하는 분도 많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법무부장관에게 수사진행과정과 처리예정사항을 왜 일일이 사전보고를 해야 합니까? 개인적으로 저는 동의하지 않지만 만일 꼭 그렇게 해야 할 사건이 있다면 그것은 어느 정도로 한정할 것인지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 민정수석실에서 사전보고를 받을 사항이 굳이 있다면 무엇으로 정할 것인지도 마찬가지 입니다. 우리는 보고받지 않는다거나 보고는 받았어도 사건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면 초등학생도 믿지 않을 위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검찰총장 후보들이 거론될 시점이 되면 누구누구는 충성맹세를 했다는 소문이 돌곤 합니다. 총장의 임면이 현재와 같은 시스템이라면 태생적으로 검찰내부의 신망과 국민으로부터 존경 받는 분이어서라기 보다는, 좋게 말하면 코드에 맞는 분, 나쁘게 의심하면 정권에 충성서약을 했다고 인정하는 분은 없을 테니 최소한 정권에 빚을 진 사람이 검찰총장이 되게 되어 있습니다. 정권에 빚을 진 검찰총장이 임명권자의 이해와 충돌되는 사건을 지휘함에 있어서 100%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의 바람대로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지휘할 수 있겠습니까? 세상에 공짜는 없고 빚을 지면 갚아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과거사위원회에서 문제되고 있는 대부분의 사건들, 특검에서 결정이 번복된 사건들은 모두 대검의 지휘를 받은 사건임에도 공정성 시비 문제에 휘말렸다는 점에서,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대검의 손을 타는 바람에 망가졌다고 봐야 할 사건들입니다. 지금 국회에서 논의 중인 검찰개혁안의 핵심은 공수처 설치와 수사권 조정에 관한 문제인데,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시비와 권력의 충견이라는 비판을 초래한, 그래서 가장 시급히 개혁해야 할 직접적 분야인 공안, 정치, 특수 사건 수사에 대한 개혁은 다 어디로 갔습니까? 이들 사건 수사에서 검찰이 국민의 비판을 받게 된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분석은 시도조차 하지 않은 채 공안·특수 분야에 대한 아무런 개혁방안도 없이, 마치 검사의 직접수사와 검사제도 자체가 문제였던 것처럼 개혁의 방향이 변질되어 버렸습니다. 직접수사권 폐지하고, 수사지휘권 폐지하고, 수사권을 어떻게 떼어줄 것인가로 개혁논의가 옮겨간 것은 개혁의 대상과 방향을 잃어버린 것이라 아니할 수 없고, 표만 의식해서 경찰의 주장에 편승한 검찰 해체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이는 세월호 사건 때 재발방지를 위한 개혁이라고 해경을 해체한 것과 무엇이 다른지 여쭙고 싶습니다. 집권 경험을 가진 여야 정치권을 포함하여 현재 국회에 상정되어 있는 법안들을 검찰개혁으로 추진하는 모든 분들은 진정한 검찰개혁을 바라는 모든 국민께 다음 두 가지를 분명하게 납득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국회에서 추진 중인 검찰개혁안이 환부에 대한 정확한 진단에 기초한 환부에 대한 수술인지, 그리고 그 제도가 도입되기만 하면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은 저절로 확보될 것인지 입니다. 만일 환부가 아닌 엉뚱하게도 멀쩡한 다른 부분을 수술하는 것이라는 비판에 귀를 닫고 검사들조차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밀어붙인다면, 진정한 검찰개혁을 기대하고 있는 국민들에게는, 집권시 정권의 칼로 검찰을 계속 활용하고 싶은 여야 정치권의 속마음과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검찰의 이해와 통제받지 않고 마음껏 권력을 휘두르고 싶은 경찰의 이해가 서로 맞아 떨어진 위선이거나, 평소 검찰에 대하여 갖고 있던 불편한 감정을 풀기 위한 정치권의 보복으로 비쳐질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할 것입니다. 저는 비록 공안·특수의 요직을 거친 검사는 아닙니다만, 검찰에서 24년 넘게 근무한 검사장으로서 검사로서의 근무경험을 바탕으로 솔직한 심정에서 몇 가지 건의를 드리고자 합니다. 다소 표현이 과하더라도 충정으로 이해해 주시고, 제대로 된 검찰개혁안이 도출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하면서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 시비에서 비롯된 검찰개혁 논의가 본궤도에서 이탈하지 않고 제대로 깊이 있게 논의되어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는 결과가 도출되었으면 하는 바램뿐 입니다. 첫째, 검찰총장 임면절차를 개선하여 정권에 충성서약하거나 빚을 진 총장이 아니라 국민과 검찰 구성원 모두로부터 신망과 존경을 받는 분이 임명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사람은 권력의 옷을 벗어버렸을 때 참모습이 드러나 제대로 된 인품과 능력을 검증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검사가 현직에서 총장으로 승진하는 구조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하고, 가급적 이번 총장부터 당장 개선되기를 기대합니다. 현직검사가 아닌 사람 중에서 검찰업무에 관하여 능력과 인품을 검증하고, 국회의 동의 절차를 거쳐 임명되도록 함으로써, 총장을 바라보는 고검장들, 정치권력과 관계되는 수사를 가장 많이 맡게 되는 서울중앙지검장이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을 여건을 마련해 주고, 검사장 이상에게는 국민만 바라보고 일하다가 퇴직하는 제도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그렇게 임명된 검찰총장이라 하더라도 지금처럼 구체적 사건마다 모두 만기친람하며 수사의 착수여부, 구속여부, 기소여부는 물론 어디를 압수수색하고 누구를 불러 조사할 것인지조차 총장 또는 총장의 위임을 받은 대검 참모의 사전지휘를 받게 하는 검찰총장의 제왕적 지휘권은 반드시 제한되어야 합니다. 검찰총장이 참모를 내세워 아무런 근거도 남기지 않고 지휘하는 비민주적 의사결정 관행은 총장에게는 편리하나, 문고리권력만 양산하고 책임소재는 불분명하게 하는 등 부작용이 훨씬 큽니다. 총장의 구체적 사건에 대한 지휘권은 검찰청법 제4조와 제21조를 형해화시키지 못하도록 그 범위를 대폭 축소하고, 지휘권을 발동할 경우에도 반드시 문서로 직접하고 참모에게 위임하지 못하게 해야 하며, 문서로서 지휘하지 않으면 효력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또 지휘권을 행사한 때에는 기소나 불기소 결정과 함께 총장의 서면지휘 내용이 그때마다 국민에게 공개되도록 의무화하여 반드시 국민의 감시와 통제를 받도록 해야 합니다. 국회에서 오래전에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법률을 개정하여 폐지한 상명하복과 구속승인제도 조차 지금은 그 입법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지침 하나로 사실상 과거보다 훨씬 못한 상태로 부활되어 있습니다.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종 지침과 예규 제정에 관한 총장의 무제한적 지휘권한도 그것이 조직 전체의 업무와 밀접히 관계된 제도라면 검사장회의와 평검사대표 기구의 심의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등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받는 절차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셋째, 정치권력에게는 내 편의 사람에 대한 수사정보를 사전에 알려서 개입을 유발하는 일이 불가능하도록 수사에 관한 현행 보고 시스템을 당장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법무부나 청와대의 소속 직원이 사전에 보고를 받도록 허용되지 않은 수사 사항에 대하여 보고를 받은 것이 밝혀지면 지위나 보직에 불문하고 보고를 받은 사람은 물론 보고를 한 사람까지 형사처벌을 하는 규정을 도입해야 할 것입니다. 상대방에게 알려주고 수사해야하는 구조로는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넷째, 국민의 뜻으로 특별검사제도와 상설특검제도가 도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치권력과 시민단체는 늘 검찰을 비난하면서도 고소·고발장은 검찰에 제출합니다.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은 검찰로 집중되는 정치적 사건을 특검이나 경찰로 보내지 않고 직접 수사를 자처해서 검찰을 정치적 분쟁의 하수구로 전락시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는 장관이나 총장에게 맡겨서는 앞으로도 개선되지 않을 것이 분명하므로 차제에 일정 수 이상의 검사장들이나 평검사 대표들이 상설특검 등의 회부를 요구하면 특검에 회부되도록 하여 검찰 스스로가 정치적 분쟁에 휘말리지 않을 장치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섯째, 의욕이 앞서서, 또는 상관의 지시에 굴복하여 부당하거나 인권침해 수사가 벌어진 경우에는 그 검사를 문책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함께 도입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평검사는 정의로움이 지나쳐 잔인하게 수사할 우려가 있고, 간부는 인사상 불이익 때문에 인사권자의 눈치를 보는 수사를 할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인사는 1년마다 하고, 재판결과는 몇 년이 걸려야 확정되기 때문에 수사결과에 대하여 책임지지 않는 현행 인사시스템도 권력의 입맛에 맞는 수사를 유발하고 있으니, 늦어도 1심 판결 선고 직후에는 반드시 책임소재를 따지는 절차를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섯째, 청와대, 국회, 국정원 등 권력기관에 실질적으로 검사를 파견할 수 없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질적 파견금지를 위해서는 그러한 기관에 근무한 사람은 아예 검사로 복귀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사표내고 나갔다가 곧바로 돌아오는 편법을 사용하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검사의 권력기관 파견제도는 정치권력과의 유착만 조장하기 때문입니다. 일곱째, 현재 검사장 이상은 대부분 공안기획이나 특수 분야 출신들입니다. 지금 같은 공안기획 및 특수 분야 출신 검사를 우대하는 인사제도는 잘나가는 간부에게 잘 보이게 하여 결국 검사들을 말 잘 듣는 검사로 순치되게 하고 있으니, 우수한 검사들이 형사부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공안기획이나 특수 분야 출신의 검사장은 일정비율 이하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덟째, 서민의 생활과 직결된 일반사건이 아니라 검찰에 대한 불신을 야기해 온 정치적 사건과 하명사건에 대한 수사는 경찰이 주도하도록 변경하는 방안도 심도 있게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때문에 검찰개혁 논의가 촉발되었는데도 이렇다 할 개선책은 없이 검찰에 왜 그대로 남겨두겠다는 것인지 그 뜻을 모르겠습니다. 경찰이 오랫동안 독자적 수사 종결권을 갖고 마음대로 수사하고 싶어하는 영역인 만큼 경찰을 크게 만족시킬 수 있는 반면 설사 경찰이 일차적 수사종결권을 부당하게 행사하거나 수사권을 남용하는 사례가 있다 하더라도 일반국민의 민생과는 무관한 힘 센 분들에 관한 것이므로 스스로 자신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니 검사가 그분들의 인권침해를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경찰이 일정기간 이내에 수사를 끝내지 않고 계속할 경우, 그 즉시로 검사의 수사지휘를 받고 송치명령까지 할 수 있게 한다면 부작용도 최소화될 것입니다. 아홉째, 대통령의 검사에 대한 인사권을 내려놓고, 정치권력이 검사 인사에 영향력을 미칠 수 없도록 검찰이나 법무부 밖에 독립적으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실질적인 인사가 이루어지도록 검사인사제도가 개선되어야 합니다.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된 판사에 대한 인사제도와 달리 검사는 대통령이 마음대로 인사를 할 수 있도록 해 놓고, 정작 업무 수준은 검사에게 판사와 같은 정도로 중립성과 공정성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대통령이 검사 인사에서 손을 떼고, 장관이나 총장이 전횡할 수 없도록 프랑스 등 외국처럼 독립적 위원회에 검사에 대한 인사를 맡긴다면 검사장 직급을 강등시킨다 한들 누가 반대하겠습니까? 검사들은 대통령의 정무적 인사권 행사가 가능하게 하는 차관급 예우보다는 검찰의 인사독립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덧붙여 검찰 개혁에 관한 사항은 아니지만 이 기회를 빌어 말씀드리자면, 국민적 관심사건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게 처리되는 원인은 의지와 능력이 부족한 검사에게 그 일차적 책임이 있습니다만 진실을 규명할 방법이 없는 잘못된 영장재판제도에도 그 원인이 있는 경우가 있다는 점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진실을 규명하려면 진실규명에 꼭 필요한 자료를 확보해야 하는데, 국민적 관심사건이 된 당사자들은 잃을 것이 많고 힘도 세므로 스스로 자료제출을 하지 않고, 참고인조차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므로 결국 압수수색과 통신 및 금융계좌 추적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판사 들 중에는 진실규명을 위해 필요한 자료를 찾기 위한 영장도 구속영장에 대한 재판처럼 범죄사실의 입증부터 먼저 소명하라고 기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는 범죄혐의 유무를 판단하기 위한 핵심자료를 보자는 압수수색 영장 등에 대하여 혐의부터 입증하라는 것이어서 선후가 바뀐 것입니다. 그 결과 수사기관 인지사건도 아닌 고소·고발 사건의 경우까지 그들에게 입증책임을 전가시키는 결과가 되어, 임의수사로 확보한 자료만으로는 진실규명이 안되므로 증거부족을 이유로 피의자에게 면죄부를 줄 수밖에 없게 됩니다. 특히 그것이 국민적 관심사건이고 상식에 반하는 결과일 때 수사기관은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지탄을 받기도 합니다. 수사기관의 인지수사가 아니라면 개인의 주거가 아닌 공공기관 등에 보관중인 자료에 대하여는 범죄혐의 유무 판단에 필요한 압수수색에 범죄혐의에 대한 입증부터 먼저 요구하는 일이 없도록 함으로써 억울함을 밝혀달라는 국민에게 입증책임을 전가시키는 영장재판 관행은 꼭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늘도둑은 가진 것이 없다보니 주거가 부정으로 구속되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은 도망의 염려가 없다고 소도둑도 불구속수사의 원칙을 적용하여 구속영장을 기각함으로써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데도 현실은 이렇다 할 불복 방법이 없습니다. 검사조차도 구속기준 자체를 알 수 없는 것이 오늘날 영장재판의 현실임을 알아야 합니다. 차제에 법원의 영장기각에 대하여 불복할 수 있도록 허용하되, 그 사건은 국민참여재판으로 결정하게 하여 구속여부든 압수수색이든 국민이 영장심사에 참여하여 국민의 의사가 반영되도록 영장재판에 대한 합리적 국민통제 제도를 도입해 주시기를 건의드립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법서라] 검사와 비(非)검사의 동상이몽…‘장자연 사건’ 조사의 한계는?

    [법서라] 검사와 비(非)검사의 동상이몽…‘장자연 사건’ 조사의 한계는?

    [편집자주] 전국 최대 법원과 최대 검찰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는 법조계는 이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법조의 뒷이야기와 속이야기를 풀어드리는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약칭 ‘법서라’를 토요일에 선보입니다.지난 20일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에서 고 장자연 사망사건과 관련해 최종 심의결과를 내놨습니다. 조사 대상으로 선정된 지 13개월 만에 내린 결론은 ‘성폭행 의혹은 수사권고에 이를만한 충분한 증거와 사실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실제 재수사에 착수한 사건은 장씨의 소속사 대표가 재판에서 위증한 혐의 하나뿐이었죠. 이 같은 결과에 많은 사람이 실망감을 표현했습니다. 그러던 중 실제 조사를 맡았던 대검 진상조사단 소속 김영희 총괄팀장(변호사)이 자신의 SNS에 “과거사위가 조사단의 다수 의견을 묵살했다”는 글을 올리면서 논란이 더해졌습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과거사위-조사단 분리된 2중 구조 과거사 조사 기구는 2중 구조로 구성돼 있습니다. 우선 법무부 산하에 있는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재조사가 필요한 사안을 선정하면, 대검찰청 산하에 있는 진상조사단에서 일정 기간 조사를 진행하죠. 그렇게 조사 결과가 나오면 다시 과거사위에 보고되고, 이를 토대로 과거사위는 검찰 수사권고 등 최종 심의 결과를 발표합니다. ‘수사권고’를 하는 주체와 ‘조사’를 진행하는 주체가 구분된 셈이죠. 진상조사단이 ‘A’ 사안을 수사권고하라고 보고했더라도 과거사위가 판단해 심의 결과에서 제외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장자연 사건 조사팀은 내부위원인 검사 2명과 변호사·교수로 구성된 외부위원 4명 등 총 6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들은 함께 조사를 진행하고 조각조각 모은 자료와 진술을 토대로 과거사위에 보고할 조사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지난해엔 장자연 사건에 연루된 전직 기자 조모씨의 성추행 공소시효가 임박했다는 점에 의견 일치가 이뤄져 빠르게 과거사위에 중간보고를 했고, 과거사위 역시 신속하게 검찰에 수사권고를 내렸죠. 조씨는 현재 재판에 넘겨진 상태입니다.그러나 최종 보고 과정에선 내부 의견이 일치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장자연 사건에선 ‘성폭행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수사권고할 수 있는가’에 대해 3 대 3으로 의견이 극명히 갈렸다고 합니다. 검사 2명과 함께 외부위원 1명은 성폭행 의혹으로 검찰에 수사를 권고할만한 충분한 증거와 진술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했습니다. 장씨의 지인인 윤지오씨 등 증인들의 진술에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였죠. 그러나 나머지 외부위원 3명은 ‘지금 확보된 진술만으로 충분히 검찰에 수사개시를 검토해줄 것을 권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바로 검찰에 재수사에 착수하라고 권고하기보단, 검찰이 조사단 기록을 검토하고 재수사에 들어갈지 말지 직접 결정해달라는 낮은 단계의 수사권고 제안이었죠. 과거사위는 성폭행 의혹에 대해 수사권고를 하지 않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엄밀히 말해 반반으로 갈렸기 때문에 ‘소수 의견’을 채택한 것은 아니지만,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덧붙여 말했습니다. 과거사 조사는 과거의 잘못된 수사를 바로잡는 일이기 때문에 외부위원이 중심이 되어야 하고, 검사는 어디까지나 ‘보조적 역할’에 머물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검사들이 외부위원의 의견과 다른 입장을 고수한 이유는 뭘까요? ●검사 vs 비(非)검사 법조계에선 검사가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른 직종과 큰 차이가 있다고 말합니다. 한 변호사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검사와 변호사는 사건을 대하는 시각이 근본적으로 달라요. 검사는 ‘재판에서 유죄를 받을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죠. 아무리 의심되는 정황이 있어도 유죄 가능성이 없으면 기소하지 않습니다. 반면 변호사는 일단 의심되면 수사에 들어가 봐야 한다고 생각하죠. 설사 무죄가 나오더라도 ‘진실 규명’이 우선이라는 입장입니다. 이번 장자연 사건 관련 수사권고를 둘러싸고 의견이 대립했던 것도 그 이유입니다.”결국 수사권고로 시작되는 ‘검찰 수사’의 목적이 무엇이냐는 문제로 귀결됩니다. 검찰 수사는 기소, 즉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는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이 유죄를 받을 수 있느냐, 없느냐로 이어집니다. 재판에서 유죄를 받기 어려울 정도로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면, 애초에 기소부터 하기 어렵겠죠.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결국 재판에서 피의자의 혐의를 입증해야 하는 것은 검사의 몫이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욱 까다로운 기준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라고도 했습니다. 장자연 사건에서 성폭행 의혹은 충분한 증거나 진술이 부족했습니다. 과거사위는 최종 심의 결과로 “증인의 진술은 직접적인 증거로 삼기 어려웠고, 진술 자체도 번복했다”면서 “성폭행이 실제 있었는지, 그 가해자나 범행일시, 장소, 방법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추가 조사를 통해 사실과 증거가 밝혀질 가능성이 있다 하더라도, 단순 강간·강제추행 혐의에 대해선 공소시효가 완성됐다”며 “장씨가 상해를 입었는지 등 특수강간 또는 강간치상 혐의를 인정하고 수사에 즉각 착수할 정도로 충분한 사실과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결국 수사에 착수한다고 해도 기소 혹은 유죄판결을 이끌어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이겠죠. ●근본적인 한계는 ‘강제 조사권 미비’ 사실 근본적인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13개월이나 조사했는데도 왜 의견이 갈릴 정도로 충분한 증거와 사실 관계가 모이지 않았느냐는 점입니다. 일반적인 검찰 형사사건은 3개월만 지나도 ‘장기 미제 사건’으로 분류되는데, 13개월이라는 시간은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내기엔 충분한 시간으로 보입니다. ‘성폭행은 있었다’든 ‘성폭행은 없었다’든, 확실하게 말이죠. 그러나 진상조사단에는 ‘강제 조사권’이 없다는 점이 가장 치명적이었습니다. 검찰에겐 긴급체포 혹은 구속영장 발부 등 ‘강제권’이 있죠. 앞서 검찰은 검사, 정치인들에 대해 유튜브로 협박한 김상진씨가 출석에 불응하자 바로 긴급체포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조사단은 조사 필요성이 있는 사람이 출석을 거부해도 강제로 데려올 아무런 방법이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조사단은 자발적으로 진술에 나서주는 증인 외엔 기초적인 인물 조사조차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습니다.근본적 문제점을 안고 태어난 과거사위와 진상조사단은 이달 말 종료됩니다. 이러한 한계에도 그간 과거사위는 부산 낙동강변 살인사건, 형제복지원 사건, 유우성 간첩 조작 사건, 삼례 나라슈퍼 사건 등 많은 과거 사건들의 진실을 재조명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과거사위는 조만간 용산참사와 김학의 사건 최종 심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피해 당사자들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올지 주목해볼 때입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공장 바닥에 분식회계 증거물 숨긴 삼성바이오 직원 구속

    공장 바닥에 분식회계 증거물 숨긴 삼성바이오 직원 구속

    분식회계 의혹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물들을 공장 바닥 아래 숨긴 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이 재판에 넘겨졌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24일 삼성바이오 보안 담당 직원 안모씨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안씨는 지난해 검찰 수사가 예상되자 인천 송도에 있는 삼성바이오 공장 마룻바닥을 뜯고, 회사 공용 서버와 직원 노트북 수십 대를 숨긴 혐의(증거인멸 등)를 받는다. 검찰은 지난 5일 안씨를 체포해 공용 서버 등을 숨긴 장소와 증거 인멸을 지시한 윗선을 추궁한 끝에 “공장 마룻바닥 아래에 숨겼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이어서 지난 7일 삼성바이오 공장을 압수수색해 은닉된 공용 서버 등을 찾아냈다. 이튿날 구속된 안씨는 증거인멸을 지시한 윗선에 대해 대부분 실토했다. 그러나 증거인멸의 최종 책임자로 지목돼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태한 대표이사는 세 차례 소환조사에 이어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도 “직원들이 알아서 한 일”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 수사가 시작한 이래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된 직원은 안씨까지 3명이다. 한편 검찰은 지난 17일 삼성바이오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상무 양모씨와 부장 이모씨를 증거인멸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들은 직원 수십 명의 휴대전화와 노트북에 ‘JY’, ‘합병’, ‘미전실’ 등 검색어를 넣어 문제가 될 법한 자료를 삭제하고, 회사 가치평가가 담긴 문건을 조작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또 삼성에피스가 지난해 검찰 수사에 대비해 삭제한 ‘부회장 통화 결과’ 및 ‘바이오젠사 제안 관련 대응 방안(부회장 보고)’ 폴더 내 파일 상당수를 복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폴더 내 ‘부회장’이 이재용 부회장을 뜻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복구된 파일에는 이 부회장이 삼성에피스 임원과 해당 회사 현안과 관련해 통화한 내용 등이 육성으로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검찰, ‘마약 투약 혐의’ 황하나 추가기소

    검찰이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인 황하나(31) 씨의 또 다른 마약 혐의에 대해 추가 기소했다. 수원지검 강력부(박영빈 부장검사)는 24일 황 씨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황 씨는 지난 2∼3월 옛 연인이자 가수 겸 배우인 박유천(33) 씨와 3차례에 걸쳐 필로폰 1.5g을 구매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오피스텔 등에서 6차례에 걸쳐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9∼10월 박 씨가 살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오피스텔에서 박 씨가 소지하고 있던 필로폰을 1차례 함께 투약한 혐의도 받는다. 박씨는 황씨와 함께 7차례 마약을 투약했다고 진술했지만, 황씨는 박씨가 인정한 7차례 투약 혐의 가운데 2차례는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씨는 해당 기간 박씨와 함께 있던 것은 맞지만, 자신은 투약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와 박씨의 진술 등을 토대로 황씨가 박씨와 함께 7차례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봤다. 검찰은 박씨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17일 기소했다. 황씨는 앞서 2015년 5~9월 서울 강남 등에서 필로폰을 투약하고, 매수한 필로폰을 지인에게 사용한 혐의로 이미 구속기소된 상태다. 다음 달 5일 첫 공판을 앞두고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필로폰 투약 혐의’ 황하나 추가 기소…박유천과 나란히 법정 설까

    ‘필로폰 투약 혐의’ 황하나 추가 기소…박유천과 나란히 법정 설까

    검찰이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씨의 또 다른 마약 혐의에 대해 추가 기소했다. 수원지검 강력부(박영빈 부장검사)는 24일 황씨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황씨는 지난 2월부터 3월까지 연인 사이였던 가수 겸 배우 박유천씨와 필로폰 1.5g을 구매하고, 이를 용산구 한남동 오피스텔 등에서 6차례에 걸쳐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해 9월쯤엔 박씨가 소지하고 있던 필로폰을 박씨가 살던 강남구 삼성동 오피스텔에서 1차례 함께 투약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지난 17일 박 씨에 대해도 같은 혐의로 기소했다. 두 사람이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짐에 따라 한 법정에 나란히 설 가능성이 높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검찰, 증거인멸한 삼성전자 수뇌부 소환…‘이재용 파일’ 복원

    검찰, 증거인멸한 삼성전자 수뇌부 소환…‘이재용 파일’ 복원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3일 조직적으로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는 삼성전자 부사장 2명을 소환 조사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9시 30분 안모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부사장과 이모 삼성전자 재경팀 부사장을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이들을 포함한 삼성 수뇌부가 지난해 5월 5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모여 검찰 수사에 대비한 증거인멸을 모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자리에는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바이오와 삼성에피스 임원급 실무자들은 직원들의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이재용 부회장을 지칭하는 ‘JY’, ‘VIP’, ‘합병’, ‘미전실’ 등 단어를 검색해 관련 문건을 삭제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바이오와 에피스가 회계자료와 내부 의사소통 과정이 기록된 회사 공용서버 등을 직원 자택과 공장 바닥 등지에 은닉한 사실도 최근 수사에서 드러났다. 이 부회장이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한 핵심 사안들에 관여하거나 보고받았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검찰은 삼성에피스가 지난해 검찰 수사에 대비해 삭제한 ‘부회장 통화 결과’ 및 ‘바이오젠사 제안 관련 대응 방안(부회장 보고)’ 폴더 내 파일 2100여개 중 상당수를 디지털포렌식으로 복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폴더 내 ‘부회장’이 이재용 부회장을 뜻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부회장 통화 결과’ 폴더에서 복구된 파일에는 이 부회장이 삼성에피스 임원과 해당 회사 현안과 관련해 통화한 내용 등이 육성으로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함바비리’ 유상봉 “10년 전 서울청장에 뇌물” 원경환 “전혀 사실 아냐… 무고죄로 강력 대응”

    ‘함바비리’ 유상봉 “10년 전 서울청장에 뇌물” 원경환 “전혀 사실 아냐… 무고죄로 강력 대응”

    민갑룡 “檢 확인 안 된 것 공개 적절했나”‘함바(공사장 밥집) 비리 사건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브로커 유상봉(73·수감 중)씨가 10년 전 원경환 서울경찰청장(당시 강동경찰서장)에게 뇌물을 줬다고 주장하며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서울경찰청장은 경찰청장에 이어 조직 내 ‘넘버 2’다. 경찰은 수사권 조정 문제를 두고 검경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검찰이 의도를 가지고 내용을 흘린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21일 검찰에 따르면 유씨는 지난달 서울동부지검에 원 서울청장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했다. 검찰은 현재 이 사건을 내사하고 있다. 유씨는 원 서울청장이 경찰서장으로 재직하던 2009년 금품을 건넸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원 서울청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반발했다. 그는 “금품수수 등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무고죄로 강력히 법적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함바 비리는 경찰에겐 뼈아픈 기억이다. 유씨는 2010년부터 경찰 간부, 공기업 경영진, 건설사 임원 등에게 뒷돈을 건네거나 함바 운영권을 미끼로 사기 행각을 벌였다. 이 사건으로 강희락 전 경찰청장이 구속돼 대법원에서 징역 3년 6개월형을 선고받았다. 경찰 내부에서는 “검찰이 경찰을 흠집 내기 위해 고의적으로 진정서 접수 사실을 흘린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민갑룡 경찰청장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유씨의) 진정이 있었다고 하고 그에 대해 수사하는 것은 법에 따라 할 일”이라면서도 “아직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것들이 공개되는 게 적절했는지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불쾌한 기색을 보였다. 검찰과 경찰은 최근 상대 조직의 전직 최고위 인사를 수사해 왔다. 검찰은 강신명 전 경찰청장을 과거 정부 시절 정보경찰의 정치 개입 의혹 등과 관련해 구속했다. 경찰은 과거 부산지검 검사의 고소장 분실·위조사건과 관련해 임은정 부장검사가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을 고발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가정폭력 신고받고 출동해도 영장부터 떼 오라는 법원

    가정폭력 신고받고 출동해도 영장부터 떼 오라는 법원

    “가해·피해자 분리 우선인데… 현실과 괴리”지난 3월 가정폭력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을 폭행한 50대 남성에게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영장이나 거주자의 허락 없이 남의 집에 들어간 경찰이 잘못했다는 취지였다. 가정폭력 관련 법과 현장의 괴리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21일 대구지법 판결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아버지와 아들이 싸우는 것 같다”는 이웃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2명은 집안에서 인기척이 없자 잠기지 않은 현관문을 통해 들어갔다. 그때 집안에 있던 50대 남성이 “당신들 누구냐”고 물었고, 경찰관은 상황을 설명했으나 흥분한 남성은 소리를 지르며 유리병을 던지는 등 경찰관들을 폭행했다. 그러나 1, 2심 재판부는 ▲경찰관이 영장을 소지하지 않았고 ▲해당 주거지를 범행 직후 장소로 볼 수 없으며 ▲주거지 출입 동의가 없다는 점 등을 들어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이 남성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경찰은 “가정폭력 범죄에 대한 이해와 법리적 검토를 반영하지 못한 판결”이라는 입장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일단 가정폭력 신고로 출동했으면 집안에 들어가 어떤 상황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후적으로 ‘결국 별일 없었는데 거길 왜 들어갔냐’고 나무라면 경찰은 위축될 수밖에 없고, 후폭풍은 가정폭력 피해자들에게 돌아간다”고 밝혔다. 현행법에도 집안에 강제로 들어가 가해자를 분리할 수 있는 근거는 있다.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법은 ‘가정폭력 범죄의 신고가 접수된 때에는 지체 없이 가정폭력의 현장에 출동해야 한다’며 ‘현장 조사를 거부하는 등 업무 수행을 방해하면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위반해도 제재는 과태료 부과에 그치기 때문에 강제력이 떨어진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가정폭력은 긴급상황에서 강제로 들어가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한데, 영장을 받아가라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라고 지적했다. 서울신문이 분석한 유죄 판결문에서도 가해자가 출동한 경찰을 폭행한 사례가 많았다. 지난해 7월 경기 수원에서 김모 순경은 가정폭력 신고를 받고 출동했지만 가해자인 남편은 “아무 일도 없으니 돌아가라”며 양손으로 김 순경의 가슴을 밀쳐냈다. 김 순경이 남편을 겨우 진정시키고 사정을 듣고 돌아가려는 찰나 남편은 김 순경의 멱살을 잡고 흔들었다. 2017년 광주에서 배모 경위는 ‘아내가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린다’는 남편의 신고를 듣고 출동했다가 오히려 남편에게 폭행을 당했다. 배 경위가 가정폭력이 발생했는지 확인하려고 하자 남편은 배 경위에게 돌, 화분, 도자기를 집어던졌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경찰청장 “서울청장이 뇌물?…검찰, 확인 안 된 것 공개 적절했나”

    경찰청장 “서울청장이 뇌물?…검찰, 확인 안 된 것 공개 적절했나”

    ‘함바 비리’ 브로커 “10년 전 서울청장에 뒷돈” 검찰 진정경찰 내부 “검찰이 흠집내려 일부러 흘린 것 아니냐” 의심‘함바(공사장 밥집 비리) 사건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브로커 유상봉(73·수감중)씨가 10년 전 원경환 서울경찰청장(당시 강동경찰서장)에게 뇌물을 줬다고 주장하며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서울경찰청장은 경찰청장에 이어 조직 내 ‘넘버 2’다. 경찰은 수사권 조정 문제를 두고 검경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검찰이 의도를 가지고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흘린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21일 검찰에 따르면 유씨는 지난달 서울동부지검에 원 서울청장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했다. 검찰은 현재 이 사건을 내사 중이다. 유씨는 원 서울청장이 경찰서장으로 재직하던 2009년 그에게 금품을 건넸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원 서울청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반발했다. 그는 이날 취재진에 “금품수수 등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무고죄로 강력히 법적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원 서울청장은 과거에도 유씨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강희락 청장의 부탁으로 서장실에서 한번 본 적은 있지만 이후 교류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부인했고 실제 감사에서도 금품 수수 등이 확인되지 않았다. 함바 비리는 경찰 조직에 아픈 기억이다. 유씨는 2010년부터 경찰 간부, 공기업 경영진, 건설사 임원 등에게 뒷돈을 건네거나 함바 운영권을 미끼로 사기 행각을 벌였다. 이 사건으로 강희락 전 경찰청장이 구속돼 대법원에서 징역 3년 6개월형을 선고받았다. 유씨는 당시 사기죄로 구속기소됐다가 만기 출소했지만 다른 사기 범죄로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경찰 내부에서는 “검찰이 경찰 고위직에 흠집 내기 위해 고의적으로 진정서 접수 사실을 알린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유씨의) 진정이 있었다고 하고 그에 대해 수사하는 것은 법에 따라 할 일”이라면서도 “아직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것들이 공개되는 게 적절했는지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또 “유씨가 교도소에 계신 것으로 아는데 거기서 공개했나”라는 우스갯소리로 검찰을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검찰과 경찰은 최근 상대 조직의 전직 최고위직들을 강도 높게 수사해왔다. 검찰은 강신명 전 경찰청장을 과거 정부 시절 정보경찰의 정치 개입 의혹 등과 관련해 구속했고 경찰은 과거 부산지검 검사의 고소장 분실·위조사건과 관련해 임은정 부장검사가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을 고발한 사건을 수사 중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사과 7개로 93명 간식’ 유치원 원장, 공금 유용 불구속기소

    ‘사과 7개로 93명 간식’ 유치원 원장, 공금 유용 불구속기소

    90명이 넘는 유치원생들에게 사과 7개로 간식을 쪼개 주면서 원생 부모들이 낸 교비 6억원어치와 국가보조금을 개인 빚을 갚는 데 쓰다 적발된 유치원 원장이 공금 유용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대구지검 인권·첨단범죄전담부(김지용 부장검사)는 21일 교비회계를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사립학교법 위반) 등으로 경북 경산시에 있는 한 유치원 원장 A씨를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이 빚을 내 유치원을 설립했고, 그 빚을 갚는데 보조금과 교비회계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A씨는 2014년 6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원생 부모들이 낸 수업료 등 교비회계 6억 3000여만원을 개인 채무변제에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2016∼2017년 국가보조금 등 2000만원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횡령·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도 받았다. 이 유치원은 원생들에게 부실한 급식을 제공하고 부적정한 회계 집행을 하다가 지난해 교육청 감사에서 적발돼 물의를 빚었다. 당시 감사에서 이 유치원은 사과 7개로 원생 90여명에게 간식을 주거나 급식 반찬을 적정량의 절반 수준만 주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유치원에서 일하다 퇴직한 한 조리사가 원생 93명이 먹을 국을 조리하면서 계란을 4개만 사용하거나 유치원 원장이 상한 재료를 주면서 급식을 조리하라고 한 적이 있다고 주장해 부모들의 공분을 샀다. 해당 유치원은 문제가 불거진 뒤 사실상 폐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필로폰 투약 혐의’ 박유천, 황하나와 나란히 법정 서나

    ‘필로폰 투약 혐의’ 박유천, 황하나와 나란히 법정 서나

    필로폰 투약 혐의로 구속된 가수 겸 배우 박유천씨가 재판에 넘겨졌다. 함께 마약을 투약한 황하나씨는 이미 지난달 26일 다른 마약 투약 혐의로 기소돼 다음 달 5일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수원지검 강력부(박영빈 부장검사)는 17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박씨를 기소했다. 그는 지난 2월에서 3월 사이 황씨와 함께 필로폰 1.5g을 구매하고, 이를 서울 용산구 한남동 황씨 오피스텔 등에서 6차례에 걸쳐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또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소지하고 있던 필로폰을 자신이 살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오피스텔에서 황씨와 함께 1차례 투약한 혐의도 받는다. 다만 황씨는 박씨와 함께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일부 부인하고 있어 검찰은 이에 대해 보강조사를 거쳐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 검찰은 박씨의 혐의가 황씨와의 공동범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두 사람이 사건 병합이나 증인 신청 등으로 나란히 법정에 설 가능성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사건 병합은 법원이 결정할 문제이며 아직 결정된 건 없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앞서 황씨가 연예인과 함께 마약을 투약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사실이 알려지자, 지난달 10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신체에서 필로폰이 검출됐다는 감정 결과가 나온 뒤에도 혐의를 계속 부인했다. 그러다 지난달 29일 구속된 지 사흘 만에 박씨는 “나 자신을 내려놓기 두려웠다”고 토로하며 혐의를 인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지현 검사, 현직 검찰 간부 3명 고소

    서지현 검사, 현직 검찰 간부 3명 고소

    안태근 전 검사장 사건 후속조치 안 한 검찰과장언론대응·내부게시망 글로 명예훼손한 검찰 간부검찰 간부 3명에 대한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검찰 내 미투(Me Too)운동을 촉발시킨 서지현(46·사법연수원 33기) 검사가 현직 검찰 간부 3명을 경찰에 고소했다. 16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서 검사는 지난 14일 권모 당시 법무부 검찰과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문모 당시 법무부 대변인과 정모 당시 서울중앙지검 부장 검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지난해 서 검사는 ‘2010년 10월 한 장례식장에서 안태근(53·20기) 전 검사장에서 강제 추행을 당했고, 이를 문제 삼으려고 하자 인사 보복을 했다’는 의혹을 폭로한 바 있다. 당시 안 검사장은 검찰 인사를 총괄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이었다. 재판에 넘겨진 안 전 검사장은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고소장에는 권 과장이 안 전 검사장의 성추행을 알고서도 후속조치를 하지 않았고, 문 전 대변인은 언론 대응 과정에서 정 부장검사는 검찰 내부망에 올린 글을 통해 서 검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내용이 담긴 거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모두 현직 검찰 간부로 재직 중이다. 경찰은 고소장 내용을 검토한 뒤 서 검사를 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강신명, 증거인멸 우려” 구속…경찰도 맞불 檢수사 ‘신경전’

    “강신명, 증거인멸 우려” 구속…경찰도 맞불 檢수사 ‘신경전’

    법원 “朴시절 총선 개입 의심할 만하다” 이철성 前청장·김상운·박화진 영장 기각 경찰, 김수남 前검찰총장 직무유기 입건 檢, 서울경찰청·수서경찰서 압수수색 성매매 업소 단속 정보 유출 정황 수사검찰이 박근혜 정부 시절 국회의원 선거에 불법 개입한 혐의를 받는 강신명 전 경찰청장을 구속하면서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검찰과 경찰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검경이 각각 전직 수장을 상대로 한 공개수사를 매개로 상대 조직에 대한 실력 행사에 나선 모양새다.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5일 강신명 전 청장에 대해 “피의자가 영장청구서 기재 혐의 관련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와 같은 구속사유도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그러나 이철성 전 경찰청장, 김상운 전 경찰청 정보국장, 박화진(현 외사국장) 전 청와대 치안비서관에 대해서는 “사안의 성격, 피의자의 지위 및 관여 정도, 수사 진행 경과, 관련자 진술 및 문건 등 증거자료의 확보 정도 등에 비춰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성훈)는 정창배, 박기호 치안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피의자가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 법리적 평가 여부만 다투고 있고, 지위·역할 등 가담 경위나 정도에 참작의 여지가 있다”며 기각했다. 검찰은 ‘혐의는 인정되나 직급상 가담 정도가 중하지 아니하다’는 이유로 기각됐다며 곧바로 전직 경찰청장을 상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경찰은 ‘수사권 조정으로 예민한 시점에 정치적 목적을 갖고 영장을 청구했다’고 비판했지만, 검찰은 ‘오랫동안 진행하던 수사를 미룰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날 전직 경찰청장이 구속되면서 검찰을 향한 경찰의 ‘맞불’ 수사도 본격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경찰도 전·현직 검찰 고위 인사가 고발된 사건을 들여다보면서 반격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임은정 청주지검 충주지청 부장검사가 고발한 김수남 전 검찰총장, 김주현 전 대검 차장, 황철규 부산고검장, 조기룡 청주지검 차장검사 등 4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했다. 임 부장검사는 지난달 19일 고발장을 서울경찰청에 제출해 ‘김 전 총장 등이 2016년 당시 부산지검 소속 A검사가 사건 처리 과정에서 민원인이 낸 고소장을 위조한 사실을 적발하고도 별다른 징계 조치 없이 무마했다’고 주장했다. 서울경찰청은 같은 달 30일 사건을 지능범죄수사대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임 부장검사에 대한 고발인 조사 이후 김 전 총장 등을 직접 불러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검경은 경찰 유착·비리 의혹과 관련된 사건도 각각 갖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 예세민)는 이날 서울경찰청 풍속단속계 광역단속팀과 수서경찰서를 압수수색했다. 태국 여성을 고용한 성매매 업소의 업주로 의심되는 박모 전 경위가 경찰에게 단속 정보를 넘겨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은 경찰이 클럽 ‘버닝썬’ 관련 경찰 유착 의혹을 밝혀내지 못하고 수사를 마무리한 날이었다. 그런데 검찰이 유흥업소와 경찰 유착 의혹을 의심하고 압수수색을 벌이자 경찰에서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압수수색은 버닝썬과는 별건이고, 이경백과도 직접적 관련이 없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경찰은 “망신주기용 수사”라며 반발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하필이면 ‘버닝썬’ 유착 못 밝힌 날…서로 전직 수장 겨눈 검경

    하필이면 ‘버닝썬’ 유착 못 밝힌 날…서로 전직 수장 겨눈 검경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검찰과 경찰의 갈등이 수사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검경 모두 ‘원래 하던 수사다’, ‘고발에 따른 수사일 뿐이다’며 수사권 조정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수사권 조정 논의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 예세민)는 15일 서울경찰청 풍속단속계 광역단속팀과 수서경찰서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태국 여성을 고용한 성매매 업소의 업주로 의심되는 박모 전 경위가 현직 경찰관에게 단속 정보를 넘겨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전 경위에게 정보를 흘린 것으로 의심되는 경찰의 근무지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유흥업소 단속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박 전 경위는 성매매 알선 혐의로 지난달 구속기소됐고, ‘룸살롱 황제’ 이경백씨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날은 경찰이 클럽 ‘버닝썬’ 관련 경찰 유착 의혹을 밝혀내지 못하고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한 날이었다. 그런데 검찰이 유흥업소와 경찰 유착 의혹을 의심하고 압수수색을 벌이자 경찰 내부에서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압수수색은 버닝썬과는 별건이고, 이경백과도 직접적 관련이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경찰도 전·현직 검찰 고위 인사가 고발된 사건을 들여다보면서 반격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임은정 청주지검 충주지청 부장검사가 고발한 김수남 전 검찰총장, 김주현 전 대검 차장, 황철규 부산고검장, 조기룡 청주지검 차장검사 4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임 부장검사는 지난달 19일 고발장을 경찰청에 제출해 ‘김 전 총장 등이 2016년 당시 부산지검 소속 A검사가 사건 처리 과정에서 민원인이 낸 고소장을 위조한 사실을 적발하고도 별다른 징계 조치 없이 무마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임 부장검사에 대한 고발인 조사 이후 김 전 총장 등을 직접 불러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는 전직 경찰 수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렸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성훈)는 강신명·이철성 전 경찰청장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수사권 조정 갈등이 빚어지는 상황에서 전직 경찰 수장 2명의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경찰은 “망신주기용으로 한꺼번에 포토라인에 세운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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