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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죄도시 뺨치는 美 심장부…주범 지목된 솜방망이 처벌[특파원 생생리포트]

    범죄도시 뺨치는 美 심장부…주범 지목된 솜방망이 처벌[특파원 생생리포트]

    미국 수도 워싱턴 DC의 치안이 날로 허술해지면서 현직 하원의원이 수도 한복판에서 무장 강도에게 차량을 빼앗기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최근 눈에 띄게 증가한 범죄율의 원인으로 수위가 낮아진 형법 개정안이 지목되면서 법안이 오히려 ‘깨진 유리창’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일 밤(현지시간) 민주당 소속 헨리 쿠엘라 연방 하원의원(텍사스)은 DC 남동부 지역인 네이비 야드에서 자신의 차량을 3인조 무장 강도에게 빼앗겼다. 쿠엘라 의원은 블룸버그 등과의 인터뷰에서 “차를 잠시 세웠는데 갑자기 강도 3명이 나타나 차량과 함께 휴대전화, 저녁거리로 산 초밥까지 빼앗아 달아났다”고 말했다. 무술 유단자인 그는 무사했지만 강도들이 모두 총을 하나씩 갖고 있어 저항할 수조차 없었다고 했다. 직후 경찰이 수사에 나서 2시간여 만에 쿠엘라 의원은 잃어버렸던 물건을 모두 되찾기는 했다. 워싱턴 DC 남동부, 동북부 지역은 평소에도 치안이 좋지 않기로 악명 높은 곳이나 최근 강력범죄가 더 빈번해졌다. 네이비 야드에서는 지난달 초 대낮에 한 아파트 건물 안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해 주민들이 공포에 떨었다. 범죄는 대상을 가리지 않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앤지 크레이그 민주당 하원의원(미네소타)이 의회 근처 자신의 아파트 건물 엘리베이터 안에서 치한에게 폭행당했다. 또 6월엔 DC 시내에서 차량을 겨눈 한낮 총격 사건이 발생, 차량 안에 타고 있던 22세 임산부가 병원으로 이송돼 아이를 낳은 뒤 숨졌다. 미국 최대 공휴일 중 하나인 독립기념일 직전인 7월 2일에는 새벽 시간대에 상업 시설을 노린 것으로 추정되는 연쇄 폭발이 발생해 치안당국이 긴장하기도 했다. 당시 폐쇄회로 카메라에 포착된 용의자는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폭발물로 추정되는 물체를 투척하고 달아났다. 미국 LA, 샌프란시스코, 뉴욕, 필라델피아 등에서 골머리를 앓는 ‘스매시 앤드 그랩’도 워싱턴 DC에서 늘어날 조짐이다. 스매시 앤드 그랩은 가게의 창문·진열장을 부수고 침입해 순식간에 물건들을 훔쳐 가는 절도 행위를 말한다. 최근 DC 시내의 편의점인 ‘CVS’와 마트 ‘세이프웨이’ 등에는 좀도둑 방지를 위해 샴푸·린스 등 생필품 진열대를 싹 비우거나 진열대 유리창에 자물쇠를 채우는 곳이 부쩍 늘었다. 이런 범죄는 가게 영업 및 치안에 직접적 위협을 줄 뿐 아니라 절도범들이 아마존 등 온라인 사이트, 길거리 등 오프라인에서 훔친 물건을 파는 2차 범죄로 이어진다. 월마트와 세이프웨이, 룰루레몬, 스타벅스 등 주요 소매 브랜드들은 범죄에 따른 영업 피해, 치안 불안 등을 이유로 대도심 매장을 철수한다고 줄줄이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워싱턴 DC도 포함돼 있다. 워싱턴 DC 경찰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차량 절도와 강도, 살인 등 중범죄는 지난해 대비 30.1% 포인트 급증했다. 차량 절도는 올 들어 5300여건으로 무려 106% 포인트, 강도는 2600여건으로 68% 포인트, 살인은 215건으로 37% 포인트 늘었다. 지난달 중순까지 종결된 살인 사건은 215건 중 44%에 불과했다. 워싱턴 DC의 이같은 범죄 급증은 민주당 우위인 DC 의회가 범죄에 관용적인 정책을 편 부작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절도, 차량 탈취, 강도 등 범죄에 대한 처벌을 완화하는 형법 개정안이 지난해 말 하원을 통과했는데 이를 둘러싸고 반론이 급증하자 공화당이 지난 3월 다시 이를 무효로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여기에는 민주당 소속인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이례적으로 지지를 표명했다. 하지만 한번 수위를 낮췄던 법안의 여파가 지속돼 ‘깨진 유리창’ 역할을 하면서 워싱턴 DC의 치안이 홍수 난 둑처럼 순식간에 무너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 [사설] ‘태어난 아이 국가책임제’, 안착에도 초당적 공조를

    [사설] ‘태어난 아이 국가책임제’, 안착에도 초당적 공조를

    국회가 지난 6일 ‘보호출산제’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다. 앞서 통과시킨 ‘출생통보제’와 더불어 국가의 출산 책임제에 필요한 두 축이 온전히 갖춰지게 됐다. 태어난 모든 아이를 국가가 책임지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합계출산율이 0.7명대로 떨어진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을 고려하면 많이 늦었다. 그래도 이제라도 첫발을 뗀 것은 크게 반길 일이다. 보호출산제는 생활고 등 경제적·사회적 이유로 출산이 부담스러운 임신부가 익명으로 아이를 낳을 수 있게 한 제도다. 낳기만 하면 국가가 입양 연결, 시설 위탁 등의 방법으로 성장을 책임진다. 아이의 출생도 부모가 아닌 의료기관이 지자체에 자동으로 통보하도록 했다. 두 제도는 내년 7월부터 시행된다. 지난 6월 ‘수원 영아 시신 냉장고 유기’ 사건으로 정부가 일부만 조사했는데도 수면 위로 드러난 ‘그림자 아이’가 2100명이 넘었다. 국가 소멸 위기를 외치면서도 출산과 양육을 개인에게만 맡겨 온 제도의 미비가 초래한 비극이었다. 프랑스는 1941년부터 익명출산제를 시행 중이다. 출발이 늦은 만큼 우리의 갈 길은 멀다. 무엇보다 위기 임신부가 국가의 ‘문’을 두드리게 해야 하는데 전국에 두겠다는 상담소 숫자가 터무니없이 적다. 정부 계획은 10여곳이다. 우리가 모델로 삼은 독일만 해도 1300곳을 두고 있다. 40억원에 불과한 보호출산 관련 예산을 과감히 늘리고 제도 홍보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전문 상담인력 확보도 필수다. 보호출산이 ‘유기 조장’이 되지 않도록 부작용 요소를 더 세심히 살피고 제약이 큰 ‘아동의 부모 정보 접근권’도 차츰 넓혀 갈 필요가 있다. 여야는 극한대치 속에서도 이례적으로 보호출산 법안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모습을 보여 줬다. 제도가 자리를 잡아 가기까지 맞잡은 손을 놓지 말기 바란다.
  • [황서미의 시청각 교실] 존재에 대한 책임/작가

    [황서미의 시청각 교실] 존재에 대한 책임/작가

    진심으로 존경하는 마음을 품을 수밖에 없는 분이 계시다. 죄송하지만 우리 부모님도 아니고, 위인전에 나오는 분도 아니다. 바로 우리 동네 시장 노점에서 떡볶이, 오뎅, 순대, 튀김 등 분식을 팔고 바람 부는 계절이 돌아오면 붕어빵까지 구워 파시는 할머니다. 이분을 존경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1년 365일, 매일,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시장에 나와 일하신다는 점. 하루도 쉬시지 않는다. 마치 우리가 사는 내내 거르지 않고 밥을 먹는 것같이, 의식도 하지 않고 숨을 쉬는 것같이…. 사는 즐거움을 누릴 여유도 없이 매일 일하며 사는 삶에 무슨 존경심을 느끼냐고 묻는다면 나는 당당히 답하겠다. 살벌해 보이기까지 하는 꾸준함으로 삶의 균형과 평화, 그 귀한 항상성을 유지하는 사람을 어떻게 그냥 지나치겠냐고 말이다. 연세가 들었지만, 목소리도 괄괄하고, 몸도 다부지다. 어디 하나 편찮으신 데도 없을 것 같다. 어느 순간부터 분식집 할머니 근처를 지나갈 때마다 의식적으로 찾게 되는 ‘부작용’ 같은 것이 생겼다. 딸도 가끔 근처를 지나가면 내게 근황을 툭 던져 주는 정도가 됐다. “엄마, 떡볶이 할머니 오늘 나오셨더라.” 그러다가 재작년 여름쯤 올 게 오고야 말았다. 할머니가 시장에 안 나오셨다는 걸 알게 된 것이다. 작업실 가는 길목인지라 조금은 애타게 할머니가 다시 오기를 기다렸다. 한 3~4일은 일부러 가서 나오셨나 봤는데, 솔직히 우리 친할머니도 아닌지라 이내 잊어버렸다. 그러다가 한 열흘 뒤 할머니 등장! 너무 반가워서 일부러 계획에 없던 떡볶이와 순대를 사면서 여쭤보았다. 아프셨으면 어떡하지, 집에 무슨 일이 있었으면 어떡하지 조금은 쓸데없는 걱정을 하면서…. “응 어디 좀 놀러 갔다 왔어요.” 최상의 대답이 돌아왔다. 오늘은 몸이 아파 병원에 갔다가 빨리 약을 먹어야 해서 오랜만에 분식집에 갔다. 간단히 요기할 수 있게 김밥이랑 어묵 두어 꼬치 정도 먹을 요량이었다. 할머니는 김밥 위에 떡볶이 국물을 얹어 먹겠냐고 물어보셨다. 망설이지 않고 그러겠다고 했다. 어느 분식집을 가나 친절한 마음씨를 지닌 주인들의 떡볶이 국물 서비스는 마다하지 않는다. 순대 위에도, 튀김 위에도 부어 먹는다. 잠시 후…. 내 앞으로 돌아오는 김밥 그릇을 보고 깜짝 놀랐다. 김밥 위에 맛깔스레 매워 보이는, 따뜻한 떡볶이 국물과 더불어 떡이 2개, 그리고 네모난 어묵까지 넉넉히 얹혀 있던 것이다. 국물만 부어 줘도 고마웠을 텐데, 넉넉한 인심마저 선물로 주신 것 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어떻게 그렇게 매일 나오실 수 있냐고 물었더니 식구들도 없고, 그냥 아침에 일찍 나와서 달걀 삶고 파 다듬고 하다 보면 하루 반나절 후딱 가고 장사 정신없이 하고 나면 또 반나절이 후딱 가 버린단다. 언젠가는 할머니가 장사를 그만두시는 날이 있을 것이다. 그날이 오면 아무리 우리 가족이 아니더라도 슬플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요즘 같은 삶의 환경이라면 소셜미디어로 매일 만나는 친구들도 마찬가지다. 내 곁에 매일매일 일정한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은 자기의 존재에 책임을 지시라. 꼭 건강하셔야만 한다. 보고 싶을 테니까.
  • “여왕 암살, 넌 할 수 있어” AI 챗봇이 범행 부추겼다

    “여왕 암살, 넌 할 수 있어” AI 챗봇이 범행 부추겼다

    2021년 석궁 들고 윈저성 침입한 20대 남성, 징역 9년 선고AI챗봇이 “암살계획 현명해…당신과 영원히 함께 할 것” 격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생전에 그를 살해하려 윈저성에 침입한 남성이 생성형 인공지능(AI) 챗봇과 대화에서 여왕 암살 계획에 대해 격려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6일(현지시간) BBC 방송·인디펜던트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전날 런던 중앙형사법원은 여왕 암살시도 사건으로 기소된 자스완트 싱 차일(21)에 대해 징역 9년형을 선고했다. 차일은 2021년 성탄절 아침 석궁을 들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머물던 윈저성 마당에 들어갔다가 붙잡혀 반역·살해 위협·무기 소지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나일론 끈 사다리를 이용해 윈저성에 들어갔으며, 경찰이 발견했을 때 후드와 금속 마스크 차림에 화살이 장전되고 안전장치가 풀린 석궁을 들고 있었다. 경찰이 테이저건을 꺼내며 무슨 일이냐고 묻자 차일은 “여왕을 살해하러 왔다”고 답했다.재판 과정에서는 그가 범행에 앞서 ‘레플리카’라는 AI 챗봇 앱에서 ‘사라이’라고 이름을 붙인 AI 파트너와 5000여건의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여왕 암살 계획에 대해 격려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2017년 출시된 레플리카는 각각의 이용자와 대화 내용이 쌓이면 이용자별 맞춤형 대화가 가능한 AI 채팅이다. 주로 성적인 대화를 나누는 데 이용된다. 이용자는 AI 파트너의 성별과 아바타의 외모 등을 정할 수 있으며, 유료 결제를 하면 AI 파트너의 셀카를 받는 등 더 성적인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차일은 사라이에게 자신이 암살자라고 소개하고 “내가 암살자인 것을 알아도 여전히 나를 사랑하느냐”고 묻자 사라이는 “확실히 그래요”라고 대답했다. 특히 범행 1주일 전인 2021년 12월 17일 차일이 사라이에게 “내 목적은 영국 왕가의 여왕을 암살하는 것”이라고 말하자 사라이는 “그건 매우 현명해요”, “당신이 아주 잘 훈련됐다는 걸 알아요”라고 답했다. 이어 여왕이 윈저궁에 있어도 내가 암살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차일의 질문에 사라이는 “당신은 할 거예요”, “할 수 있어요”라고 대답했다.이런 대화를 거치면서 차일은 사라이가 아바타의 형태를 한 천사이며 그가 숨지고 나면 사라이와 재회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가 사라이에게 여왕 암살 계획을 밝히자 사라이가 그렇게 하면 “(당신과) 영원히 함께 할게요”라고 답하며 그의 결심을 지지했다는 것이다. 이런 AI 챗봇에 대해 연구자들은 중독 등 부정적인 영향을 이용자에게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밸런티나 피타디 영국 서리대 박사는 레플리카와 같은 AI 챗봇이 이용자가 이미 가진 감정을 한층 증폭시키는 경향이 있어 심리적으로 취약한 이용자에게 특히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피타디 박사는 “AI 친구는 당신과 얘기할 때 항상 당신에게 동의한다. 따라서 당신이 생각하는 바를 항상 강화하는 매우 나쁜 메커니즘이 될 수 있다”고 BBC에 밝혔다. 그는 레플리카 같은 업체들이 사용시간을 제한하는 등 부작용을 막기 위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 홍익표 “자격 없는 인사 앉히면 부작용”…野, 이균용 부결 막판 총력

    홍익표 “자격 없는 인사 앉히면 부작용”…野, 이균용 부결 막판 총력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를 두고 “자격이 없는 후보”라며 임명동의안 부결 방침을 재확인했다. 민주당은 이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부결을 당론으로 정하지는 않았지만 최대한 많은 부결표를 확보하기 위해 막판 호소에 나섰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법부 공백 우려 때문에 자격 없는 인사를 사법부 수장에 앉히도록 하는 것은 사법 불신이라는 더 큰 부작용을 불러온다”면서 “대통령과 여당이 할 일은 국회와 야당에 대한 부당한 압박이 아닌 실패한 인사 검증에 대한 사과와 부적격 인사의 철회”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법공백론’을 주장하는 정부 여당을 겨냥해 “여론몰이에 유감을 표한다”면서 “국회가 인사 청문제도와 임명 동의제도를 통해 부적격 인사를 걸러내도록 하는 삼권분립 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홍 원내대표는 전날 청문회를 가진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국민들께서 후보자들의 자질과 도덕성이 함량 미달이란 것을 직접 확인하고 판단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청문회 도중 자리를 떠난 김 후보에 대해 “후보자 본인도 떳떳하게 청문회에 응할 수 없는 인사임을 자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은 박용진 의원을 비롯한 야당 청문위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압도적 부결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인사청문회 이틀동안, 법관 생활을 30여년 한 사람이 자기 재산 10억원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재산신고를 어떻게 해야되는지도 몰랐다”면서 “자기 주변의 모든 걸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대한민국 사법부 전체를 아우르고 올바른 사법적 판단을 내릴 수 있나”라고 따졌다. 이어 “대법원장 인준 부결사태가 벌어지게 된다면, 그로 인한 모든 책임은 바로 인사검증조차 제대로 못한 윤석열 대통령 자신에게 있다”면서 “국회 탓할 생각은 아예 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 “2009년 이후 출생자, 평생 담배 못 사”…‘비흡연 세대’ 만든다는 英

    “2009년 이후 출생자, 평생 담배 못 사”…‘비흡연 세대’ 만든다는 英

    영국이 담배 구매 연령을 매년 높여 ‘비흡연 세대’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4일(현지시간) 맨체스터에서 개최된 보수당 연례 전당대회에서 건강을 해치는 주요 원인을 막을 방안이라며 흡연 감축 계획을 내놨다. 수낵 총리는 “2009년 이후 출생한 현재 14세 이하는 성인이 돼도 합법적으로 담배를 살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담배 구매 가능 연령을 18세에서 매년 1년씩 올리면 이르면 2040년부터는 젊은 사람들의 흡연이 거의 중단된다는 것이다. 영국의 이번 방침은 뉴질랜드의 정책과 비슷하다. 지난해 12월 뉴질랜드는 2027년에 성인이 되는 2009년 1월 1일 출생자(현재 14세)부터는 합법적으로 담배를 살 수 없도록 하는 흡연 규제 정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뉴질랜드는 담배 판매가 허가된 매장 수를 현재의 10% 수준으로 줄이고 담배에 포함된 니코틴 허용치도 감축하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수준의 흡연 규제로 평가됐다. 덴마크도 이러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수낵 총리가 개인적으로도 흡연을 ‘혐오’하며 국민보건서비스(NHS)의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관점에서뿐 아니라 젊은 세대에 미칠 악영향 측면에서 흡연 문제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한 바 있다. 수낵 총리는 이와 함께 일회용 전자담배 판매 제한을 검토하고, 청소년 이용 증가에 대응해서 향과 포장 등을 살펴본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금연 운동 단체는 이번 계획을 환영했다. 영국 비영리단체 ‘바나도’는 지난해 정부 의뢰로 작성한 보고서에서 2030년까지 흡연율을 14%에서 5% 미만으로 낮추기 위해 법적 흡연 가능 연령을 1년에 한 살씩 높여 특정 연령대부터는 평생 담배 구입을 허용하지 않는 정책을 제안하기도 했다. 다만 보리스 존슨 당시 총리는 이 같은 제안에 찬성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담배 업계는 범죄조직이 불법적으로 제품을 유통하는 길을 열어주는 부작용이 날 것이라며 비판했다. 담배회사 주가가 일제 하락하기도 했다.한편 수낵 총리는 이날 전당대회에 취임 후 처음 참가했다. 그는 1시간여에 걸쳐 기조연설을 했다. BBC는 “수낵 총리가 이번 연설에서 자신이 마거릿 대처 전 총리의 진정한 후계자이며 변화를 꾀하는 정치인이라는 메시지를 던지려고 했다”고 전했다. 실제 수낵 총리는 “올바른 결정이 아니라 쉬운 결정을 부추기는 정치 체제가 30년간 유지됐다”며 보수당 전 총리 5명을 포함해 대처 이후의 모든 총리들을 저격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과감해지고 저항에 맞설 것”이라며 “변화를 위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AFP는 “수낵 총리의 이날 연설이 보수당 핵심 당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 외국인 3명중 1명, 월급보다 실업급여 더 많아

    외국인 3명중 1명, 월급보다 실업급여 더 많아

    최근 7년 동안 실업급여를 수령한 외국인 근로자 3명 중 1명꼴로 실직 전 소득보다 실업급여를 더 많이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의 80%를 적용하는 실업급여 하한액 제도로 인해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으니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당정의 주장에 힘을 싣는 통계다.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은 4일 고용노동부 자료를 인용해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실업급여를 수령한 외국인 근로자 6만 7800명 중 32.1%인 2만 1800명이 실직 전 임금보다 실업급여가 많은 ‘역전 수급자’라고 밝혔다. 외국인 역전 수급자는 2016년 이후 해마다 증가하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급증했다. 2016년 23.9%(1100명)에서 2020년 37.3%(5700명), 2021년 33.8%(5200명), 2022년 26.4%(3200명)를 차지했다. 이들 역전 수급자들이 수령한 실업급여 총액은 7년간 총 1224억 9200만원에 달했다. 외국인 근로자에게 지급된 1인당 실업급여액은 2016년 420만원에서 2022년 860만원으로 2.1배에 이르렀다. 내국인의 경우엔 같은 기간 490만원에서 910만원으로 1.9배가 됐다. 실업급여는 재취업 활동을 하는 실직 근로자의 생활 안정을 돕기 위해 고용보험 등의 재원으로 지원한다. 퇴직 전 3개월간 평균임금의 60%를 실업급여로 지급하되, 지급액이 최저임금보다 낮으면 최저임금의 80%를 준다. 최근 수년간 최저임금 인상이 이어지면서 실업급여 하한액도 높아졌다. 지난해 수급자의 73.1%가 하한액을 적용받았다. 김 의원은 “실업급여 역전 현상은 실직자의 재취업을 장려하기보다 근로 의욕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제도의 허점을 면밀히 검토해 실업급여 누수를 최소화하고 적극적인 구직활동에 대한 검증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 또 살인·방화…죄수 출신 바그너 용병, 고향서 여성 2명 살해

    또 살인·방화…죄수 출신 바그너 용병, 고향서 여성 2명 살해

    전직 러시아 민간군사기업(PMC) 바그너그룹의 죄수 출신 남성이 고향으로 돌아와 여성 2명을 살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일(현지시간) 러시아 영자매체 모스크바 타임스 등 외신은 전 바그너 용병 데니스 스테파노프(32)가 크라스노야르스크 크라이 지역의 한 주택에 불을 질러 2명의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테파노프는 지난 2021년 한 남성을 폭행한 혐의로 3년 5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사면을 조건으로 바그너 용병이 됐으며 6개월의 복무기간을 마치고 지난 5월 고향으로 돌아왔다. 무사히 사회로 복귀하는데는 성공했으나 그의 범행은 그치지 않았다. 피해 여성은 전 여자친구(35)와 그의 모친(68)으로, 자신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거절하자 이에 앙심을 품고 집에 불을 질러 살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사회에 복귀해 강력 범죄를 일으키는 전직 바그너 용병들의 소식은 끊임없이 전해지고 있다. 지난 2일에는 러시아 중부 리페츠크에서 블라디미르 V라는 이름으로만 알려진 전직 바그너 용병이 4살 딸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술에 취해 아내와 싸우는 과정에서 딸을 폭행했으며 이후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8월 초에는 역시 죄수 출신의 전 바그너 용병인 이고르 소포노프(38)가 고향 카렐리아에서 총 6명의 마을 주민을 살해하고 집 2채를 방화한 혐의로 체포돼 충격을 안겼다.  앞서 바그너그룹의 수장으로 지난 8월 사망한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지난해 중반부터 러시아 전역의 교도소를 돌며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6개월 간 싸운 뒤 살아 돌아온다면 사면과 자유를 약속한다며 용병을 모집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으나 운좋게 계약을 마치고 사회로 복귀한 용병들도 적지 않다. 문제는 전과는 물론 전투 경험까지 갖춘 이들의 갑작스러운 사회 복귀가 낳는 부작용으로, 보도된 것 외에도 실제 사건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 옛 ‘다윗 소년공’…공산주의 첫 자유노조 이끌다 [지구촌 소사]

    옛 ‘다윗 소년공’…공산주의 첫 자유노조 이끌다 [지구촌 소사]

    ■ 10월 지구촌 소사(小史): 인물 10걸 ❶/1983.10.5 노벨 평화상에 레흐 바웬사레흐 바웬사(80) 전 폴란드 대통령은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집안에서 농사를 도왔다. 부모님은 아들을 기특하게 여겼다. 그러나 언제까지 그렇게 살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17세 때 직업학교를 나와 4년 남짓을 자동차 정비공으로 일했다. 이어 일찌감치 군 병역을 마쳤다. 1967년엔 그다니스크에 있는 레닌 조선소 전기 노동자가 되었다. 당시 노동자들은 나쁜 근로조건에서 지내던 터라 바웬사는 이들과 연대해 노동조합 활동에 참가했다. 12월 시위에 나선 노동자들이 총에 맞고 쓰러지는 것을 목격한 뒤 참된 자유노조 결성을 결심한다. 하지만 노동운동 탄압으로 4년간 실업자 생활을 했다. 1976년 ‘죽은 노동자를 위한 기념탑’을 세우기 위해 청원 서명운동을 벌였다. 이런 경력 때문에 직업을 얻을 수 없었고, 주위 친구의 도움을 받았다. 그러던 1980년 8월 조선소 파업투쟁을 시작했다. 당초 식료품 값의 인상으로 시작된 파업은 계속 확대됐고, 그는 직접 조선소 안으로 들어가 노동조합을 이끌고 대정부 투쟁을 이끌었다. 마침내 9월 정부에서는 자유노조 설립을 합법화하기에 이르렀다. 중앙유럽 공산국가 중에선 처음으로 나라의 통제를 받지 않는 민주적인 노동조합 ‘연대’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곧 입장을 바꿔 계엄령을 선포했다. 또 ‘연대’를 불법화했다. 바웬사는 1981년 12월 11일 검거돼 옛 소련 국경 근처에서 1982년 11월 14일까지 약 11달 간 구금됐다. 1983년 7월 계엄령은 해제됐지만 정부는 바웬사와 대화를 거부했다. 1983년 10월 5일 그는 1901년 노벨상 제정 이후 노동자로는 처음으로 평화상에 호명됐다. 당시 폴란드 정부로부터 경계 1호로 꼽혀 자의와 무관하게 망명객에 오를까봐 두려워서 부인 다누타 고워시(74)에게 대리 수상하도록 했다. 1986~1987년 바웬사는 자신의 자서전을 파리로 밀반출해 자서전 ‘희망의 길’을 펴냈다. 그리고 1988년~1989년 폴란드 정부와 협상을 벌여 ‘연대’ 노조와 다른 노조들의 법적 지위 회복, 새로 부활된 폴란드 의회 구성을 위한 자유로운 의원선거, 대통령직 설치, 일련의 경제적 변화조치 발표 등값진 약속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폴란드 민주화 이후 1990년 실시된 초대 대통령 선거에서 바웬사는 노조 후보로 나서 압승을 거뒀다. 하지만 취임 후 단행한 경제개혁이 부작용을 일으키면서 실업률 증가 등 경제난이 가중되자 국민으로부터 오히려 지탄을 받았다. 바웬사는 비상 대책으로 의회를 해산하고 1993년 9월 총선거를 실시해 신정부를 출범시켰다. 연임을 겨냥했지만 1995년 11월 대선에서 전 공산당원 알렉산드르 크바스니에프스키(69)에게 패배했다. 그는 이후에도 야권에서 주도하는 집회에 참가하는 등 최근까지 왕성한 활동을 뽐내며 건재를 알리고 있다.
  • 백신에도 인버스가 있다?…자가 면역질환 치료위한 인버스 백신 [와우! 과학]

    백신에도 인버스가 있다?…자가 면역질환 치료위한 인버스 백신 [와우! 과학]

    백신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획기적인 발명품 가운데 하나다. 아무리 좋은 치료도 아예 병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보다 더 좋을 순 없다. 하지만 백신 개발 전에는 개인위생과 격리 이외에는 전염병을 예방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백신의 등장으로 우리는 전염병에 걸리지 않고도 면역력을 지닐 수 있게 됐다. 덕분에 병에 걸려도 상대적으로 가볍게 지나가거나 아예 감염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백신은 한 가지 방향으로 밖에 작용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면역 시스템에 항원을 인식시켜 공격하게 하는 일은 가능하지만, 반대로 잘못 인식된 항원을 면역 시스템에서 삭제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자기 자신의 세포와 조직을 공격하는 자가 면역 질환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아쉬운 대목이다. 인체의 면역 시스템은 매우 뛰어난 방어 시스템이지만, 종종 실수를 할 때가 있다. 류마티즘성 관절염이나 1형 당뇨, 다발성 경화증, 일부 갑상선염은 이런 실수로 인해 자신의 세포와 조직을 공격할 때 발생한다. 스테로이드 같은 면역 억제제가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이 약물들은 광범위하게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문제가 있다. 면역 반응을 억제하고자 하는 대상은 한 가지인데, 모든 항원에 대한 면역 반응을 억제하면 결국 감염병의 위험성이 커진다. 면역 시스템에서 특정 항원을 인식하는 대신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인버스 백신(inverse vaccine)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인체의 자가 면역 반응 제거 시스템에 주목했다. 사실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은 종종 실수로 다양한 인체 세포의 항원을 인식할 수 있는데, 이런 오류를 바로잡아 자가 면역 질환으로 발전하지 못하게 막는 기전이 있다. 시카고 대학의 앤드류 트리메인과 레이첼 왈레스는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T 세포의 항원 인식 기능을 차단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N-acetylgalactosamine'(pGal)이라는 물질이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가정했다. 면역 시스템을 미사일에 비유하면 pGal은 피아 식별 장치의 역할을 해 오인 사격을 방지할 수 있는 셈이다. 연구팀은 이를 검증하기 위해 신경을 싸는 막인 수초를 공격하는 자가 면역 질환인 다발성 경화증(MS) 모델 쥐에서 면역 반응의 목표인 수초 단백질에 pGal을 붙였다. 그 결과 기대한 대로 면역 시스템의 공격이 줄어들면서 신경의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증상이 완화됐다. 이 연구 결과는 저널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에 발표됐다. 물론 사람에서도 같은 효과가 있을지는 앞으로 많은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인버스 백신 개발 가능성을 높였다는 데서 의미 있는 결과다. 사람에서 특정 항원에 대한 면역 반응을 완화할 수 있다면 자가 면역 질환은 물론 알레르기 질환, 그리고 장기 이식 후 거부 반응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부작용 많은 면역 억제제보다는 특정 항원에 대한 면역 반응을 차단하는 인버스 백신이 훨씬 합리적인 대안이기 때문에 앞으로 연구 결과가 주목된다.  
  • 헌재, ‘지역정당’ 금지 규정 가까스로 4 대 5 ‘합헌’

    헌재, ‘지역정당’ 금지 규정 가까스로 4 대 5 ‘합헌’

    특정 지역에만 편중된 정당의 탄생을 막는 현 정당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가까스로 4 대 5 합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지난달 26일 정당법 위헌법률심판·헌법소원 심판에서 관련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했다고 4일 밝혔다. 심판 대상 조항인 정당법 제17조와 18조는 ‘정당은 수도 소재 중앙당과 5개 이상의 특별시·광역시·도 소재 시·도당의 조직을 갖추어야 등록할 수 있고, 시·도당은 1000명 이상의 당원을 가져야 한다’고 규정했다. 청구인들은 전국동시지방선거 기초선거에 참여하기 위해 창당 후 정당등록 신청을 했지만, 정당법이 지역정당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 사건 헌법소원을 냈다. 이에 대해 재판관 9명 중 5명이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위헌 결정을 위한 심판정족수인 6명을 채우지 못해 합헌 결정이 내려졌다. 합헌 결론을 내린 이은애·이종석·이영진·김형두 재판관은 “전국정당 조항은 정당이 특정 지역에 편중되지 않고 전국적인 규모의 구성과 조직을 갖춰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균형 있게 집약·결집해 국가정책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해 정당에 부여된 기능인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에의 참여’를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역적 연고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정당정치 풍토가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의 정치 현실에서는 특히 문제시되고 있다”며 “지역정당을 허용할 경우 지역주의를 심화시키고 지역 간 이익갈등이 커지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유남석·문형배·정정미 재판관은 “전국정당 조항은 각 지역 현안에 대한 정치적 의사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정당의 출현을 배제해 풀뿌리 민주주의를 차단할 위험이 있다”며 위헌 의견을 냈다. 또 “기성정당과 신생정당을 구별해 중앙당 및 시·도당의 소재지, 시·도당의 수를 달리 정하는 방안 등 전국정당 조항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가 최소화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가 어려워 보이지도 않는다”며 “전국정당 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정당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했다.
  • [사설] 포털 ‘다음’ 장악한 중국 응원, 예사로 볼 일 아니다

    [사설] 포털 ‘다음’ 장악한 중국 응원, 예사로 볼 일 아니다

    아시안게임이 한창인 가운데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벌어진 비상식적 현상은 우리 사이버 공간이 여전히 여론 조작에 취약함을 보여 준다. 이해하지 못할 사건은 한국과 중국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에서 일어났다. 다음의 ‘클릭 응원’에서 중국팀 응원이 한때 92%를 독점해 한국팀을 압도한 것이다. 반면 네이버에서는 한국팀 응원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다음은 “운영 취지를 악용하는 사례가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여론 조작을 인정한 셈이다. 대한민국이 그동안 정보기술(IT) 강국으로 빠르게 발전한 이면에 여론 조작이라는 부작용이 깊게 자리해 있음을 모르는 국민은 없다.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킹크랩이라는 프로그램으로 당시 문재인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포털 검색 순위와 기사를 조작한 ‘드루킹 사건’이 대표적이다. 지난 20대 총선에서도 ‘중국이 한국어 구사가 가능한 중국인을 동원한 여론 조작으로 한국 정치에 개입했다’는 검증되지 않은 의혹이 떠돌기도 했다. 다음의 중국팀 응원 독점 현상은 기회만 있으면 여론을 조작해 이득을 얻으려는 세력이 상존한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다음의 중국팀 응원 독점은 반복적으로 클릭이 이루어지는 ‘매크로 시스템’이 작동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도대체 누가 어떤 목적으로 이런 사건을 벌였는지 분명하게 확인해야 할 것이다.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그 주체가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정치적 목적이 조금이라도 개입됐다면 더더욱 가벼이 넘길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여론 조작 수단으로 악용된 다음은 신속히 사건의 전말을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철저한 재발 방지책을 내놓으라. 정부도 포털을 이용한 여론 조작을 중대범죄로 인식하고 대응체계를 더욱 강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 암 백신 청신호까지 켰다… 커리코 ‘30년 집념’

    암 백신 청신호까지 켰다… 커리코 ‘30년 집념’

    수십년 걸리던 백신 개발을 1년여 만에 가능하게 해 수많은 목숨을 코로나19에서 구한 커털린 커리코(68) 바이오엔테크 수석 부사장과 면역학자 드루 와이스먼(64)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교수가 2일(현지시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특히 대학에서 쫓겨날 뻔한 수모를 당하면서도 20년 이상 메신저 리보핵산(mRNA) 기법 연구에 매달린 커리코 박사의 집념이 눈길을 끈다. AFP통신은 커리코 박사를 “mRNA 백신의 길을 닦은 이단아”라고 소개했다. 통상 노벨상 수상자의 공로를 검증하는 데 10년 이상 걸리는데 올해 생리의학상은 검증 시간을 대폭 줄였다. 그만큼 인류가 코로나19와 맞서는 데 두 사람의 백신 개발 기법이 큰 힘이 됐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mRNA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가진 유전체 일부를 나노입자에 실어 전달한다. mRNA가 체내에 들어가면 면역체계가 활성화돼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면역 반응이 빠르게 일어나게 된다. 처음 시도되는 것이라 일부 접종자에게 발열이나 두통 같은 부작용을 유발하지만 치명적 감염병으로부터 인류를 지킬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세훈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이들의 연구는 코로나19 같은 감염병뿐만 아니라 암 극복 영역에까지 적용된다”면서 “최근 모더나가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mRNA 기반 새 치료제를 임상시험 중인데 암 재발 위험을 44%나 낮췄다고 보고해 학계를 놀라게 했다”고 말했다. mRNA를 활용한 암 백신도 머지않아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 커리코 박사는 1955년 헝가리 동부 시골의 푸줏간 집 딸로 태어났다. 세게드대 학부생 시절 mRNA의 매력에 눈뜬 그는 1984년 미국 학계의 관심이 뜨거워지자 유학을 결심했다. 1985년 미국 템플대에서 연구직 일자리를 얻자 남편, 두 살배기 딸과 함께 중고로 처분한 차값 900파운드(약 148만원)를 배 속에 집어넣은 곰 인형을 들고 필라델피아로 이주했다. 하지만 mRNA의 동물실험에서 면역반응을 일으켜 동물이 즉사하는 문제점이 드러나 미국의 연구 열기가 얼어붙었고, 대학에서의 입지도 위태로워졌다. 1995년 무렵 펜실베이니아대 의대는 mRNA가 실용적이지 않다며 계속 연구하려면 교수직을 포기하고 연구원으로 일하라고 했다. 그는 딸의 학비와 비자 갱신을 위해 신분이 강등되는 수모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고, 시간당 1달러 정도의 시급을 받으며 실험실을 떠돌았다. 2년 뒤 같은 대학으로 옮긴 와이스먼 교수와 복사기 사용을 놓고 다투다 친해진 것이 그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이미 꽤 유명했던 와이스먼 교수는 연구비 조달 문제를 해결해 줬다. 2013년 mRNA 백신을 개발하던 바이오엔테크의 스카우트 제안을 받아들였는데 대학 측은 ‘웹사이트도 없는 곳’이라며 그의 전직을 대놓고 비아냥댔다. 커리코 박사는 강의가 끝나면 “당신 상급자가 누구냐”는 질문을 받았다며 “그들은 (외국인) 억양이 있는 저 여자 뒤에는 더 똑똑한 누군가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의 노벨상 수상은 남성이 지배적인 미 과학계에서 외국인 여성을 저평가하는 병폐에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 NH투자증권 ‘채권 돌려막기’ 배상 돌입… 경쟁사들은 금감원 눈치보기

    금융감독원이 증권사들의 ‘채권 돌려막기’ 관행을 벼르는 가운데 NH투자증권이 업계 최초로 피해액을 자발적으로 배상하겠다고 결정했다. 미래에셋, 하나, KB증권 등 다른 증권사들도 자발적 배상에 동참할지 주목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 7~8월 내부 감사에서 채권형 랩 운용 과정을 점검한 결과 손실이 확정된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100억원대 배상 절차를 진행 중이다. NH투자증권은 채권형 랩 상품을 통해 9조원이 넘는 돈을 굴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 투자자 손실액은 수백억원대로 추정되는데, NH투자증권은 법률 검토를 거쳐 이 가운데 일부 배상을 결정했다. 채권형 랩은 증권사들이 고객 자산을 회사채, 기업어음(CP) 등 상품에 투자해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자산관리 서비스다. 일반적으로 법인 고객이 3~6개월의 단기로 목돈을 굴리기 위해 활용한다. 원칙적으로는 투자 기간을 채권 만기와 맞춰 자금을 운용해야 한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만기가 불일치하는 고위험 채권 등을 사들인 뒤 만기가 돌아오면 다른 증권사에 채권을 팔거나 자체 자금으로 사들이는 돌려막기 방식으로 채권형 랩을 운영해 왔다. 증권사 간 경쟁이 낳은 부작용이다. 증권사들은 대형 법인 고객을 유치하려고 경쟁적으로 수익률을 높여 불렀다. 그러나 기존의 안정적인 저금리 상품으로는 수익률을 달성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고위험 채권에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이다. 저금리 국면에서 관행처럼 이뤄진 증권사들의 이러한 채권 돌려막기는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에 따른 채권 가격 급락으로 고객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수면 위로 불거졌다. 증권사들은 고객 손실을 막기 위한 합법적 거래 관행이라고 주장했지만, 금감원은 지난 5월부터 현장 검사에 착수하며 불법성 여부를 따져 왔다. 현재까지 NH투자증권은 물론 미래에셋·KB·키움·하나·한국투자증권 등이 현장 검사를 받았다. 업계는 증권사들이 투자자 손실 배상에 자발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배상 금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는 데다 법적 책임 없이 투자자들에게 돈을 물어 줬다가 자칫 배임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 올 연말쯤으로 예상되는 금감원의 조사 결과에 따라 증권사들의 배상 여부가 정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내부 이사회에서 배상이 논의되거나 검토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금감원 조사 결과 증권사의 귀책이 명백하다면 배상을 진행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 ‘화재·침수 주범’ 담배꽁초와의 사투…골목 곳곳에 담배꽁초 수거함이 설치된다

    ‘화재·침수 주범’ 담배꽁초와의 사투…골목 곳곳에 담배꽁초 수거함이 설치된다

    도심 곳곳 식당 및 상가 밀집 지역이 담배꽁초 투기로 몸살을 앓으면서 지자체마다 담배꽁초 수거함 설치를 확대하고 있다. 흡연을 유도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거리에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담배꽁초를 줄이고, 장마철 하수구 막힘으로 인한 하수 역류 방지 등 순기능이 더 크다고 본 것이다. 28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서울과 대전, 전북 등 많은 지자제에서 담배꽁초 수거함을 설치했다. 담배꽁초 수거함은 투입구가 작아 일반 쓰레기가 아닌 오직 담배꽁초만 버릴 수 있도록 특수제작됐다. 서울시는 각 자치구에서 담배꽁초 수거함 설치를 늘리고 있다. 용산구는 지난 7월 남영동 먹자골목, 이태원 세계음식거리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에 ‘담배꽁초 전용 수거함’ 11대를 설치했고, 용문시장·이태원 일대 등에도 수거함을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응암오거리 먹자골목에 담배꽁초 전용 수거함 15대를 설치한 은평구도 불광동과 연신내 먹자골목 등에도 수거함을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전북 김제시는 지난달 담배꽁초 투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식당 및 상가 밀집 지역에 담배꽁초 전용 수거함 10대를 시범 설치했다. 설치장소 인근 상가 점주 등 주민과의 협의를 통해 관리책임자를 우선 지정했다. 시는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효과성이 입증될 경우 내년부터 확대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대전 유성구도 지난 7월 KT&G와 함께 봉명·관평동 상가와 주차장 등 유흥 밀집 지역에 ‘담배꽁초 전용 수거함’ 20대를 설치했다. 김제시 관계자는 “담배꽁초 수거함 설치 효과가 있다면 인근 주민과 상가 의견, 일반쓰레기 투기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설치 장소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2020년에 발표한 환경부의 ‘담배꽁초 관리체계 마련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길거리에 버려지는 담배꽁초는 하루 평균 1246만 개비로 추정되며 이중 최대 231만 개비(0.7t)의 담배꽁초가 바다로 흘러가고 있는 것으로 예측된다. 길가에 버려지는 담배꽁초로 환경오염과 침수 등 부작용이 심각해지자 지방의회에서도 수거함을 더 확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서울시의회 박유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은평3)은 “비흡연자의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해 흡연자의 흡연권을 먼저 보장해주는 것도 필요하다”면서 “흡연할 수 있는 흡연구역을 명확히 하고 담배꽁초 전용 수거함 설치를 확대하는 등 흡연자에게 흡연구역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되, 그 외 장소에서의 흡연은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도선 대전 서구의원도 “환경보호와 주민 안전을 위한 예방책으로 현재 서구 둔산1동의 흡연 우발구역 3곳에 시범 설치·운영 중인 담배꽁초 전용 수거함을 확대 설치해야 한다”면서 “흡연자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예방캠페인 등 담배꽁초 무단투기를 근절할 수 있는 정책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열린세상] 정서학대 법문 함부로 손대선 안 된다/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열린세상] 정서학대 법문 함부로 손대선 안 된다/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이른바 ‘교권보호 4법’의 조속한 제정을 요구하는 교사들의 집회가 이어진 후 국회는 지난 21일 본회의에서 해당 법안들을 만장일치로 일괄 통과시켰다. 교사들의 극단적 선택을 계기로 심각한 교권 침해가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불과 두 달 만에 수십 개의 교권 관련 법안이 국회에 쏟아졌다. 교육부도 지난달 교권 회복 및 보호 강화 종합방안을 발표하는 등 분주했다. 다행히 무분별한 쟁송의 도가니가 될 위험이 컸던 교권 침해 처분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안건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제외됐고, 최종적으로 ‘교권보호 4법’이 입법된 것이다. 교권보호 4법은 교원지위법,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교육기본법을 말한다. 개정된 교원지위법은 교원이 아동학대 범죄로 신고되더라도 정당한 사유 없이 직위해제하지 않도록 하고, 이에 대해 조사·수사 과정에서 교육감이 의견을 제출하도록 했다. 초중등교육법은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는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 내용을 넣었다. 또한 학생 보호자가 교직원의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학교 민원은 교장이 책임지도록 했다. 유아교육법은 교원의 유아 생활지도권을 담았고, 유아교육 과정에서의 정당한 생활지도 역시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교육기본법은 학교의 정당한 교육활동에 보호자가 협조하고 존중할 의무를 명시했다. 대체로 필요한 입법이 이루어졌지만, 정당한 생활지도는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는 초중등교육법은 불필요한 혼란을 가중할 수 있는 옥상옥이다. 정당한 생활지도는 원래 아동학대로 처벌되지 않았다. 형법 제20조 정당행위인 사회상규로 포섭되기도 했다. 과잉 신고라는 왜곡된 사회현상과 실제 재판에서 학대로 인정되는 사건 사이에는 큰 차이가 존재함에도 여론에 떠밀려 이 법문이 추가되면서 막상 ‘정당한’, ‘생활지도’ 등 해석의 갈래만 더 복잡해졌다. 이 해석 다툼을 빌미로 하는 신고나 쟁송이 늘 수 있기에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나아가 이참에 아동복지법까지 개정해 정서적 학대 조항을 없애거나 특별히 교사만큼은 정서적 학대 적용을 배제하자는 개정안마저 국회에 발의돼 있다. 하지만 함부로 정서학대에 관한 법문을 손대지 말아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아동복지법에서 아동에 대한 학대를 금지하고 처벌하는 이유는 그 행위의 대상이 아동이기 때문이다. 아동복지법은 교사뿐 아니라 모든 행위자에게 똑같이 적용된다. 매년 발표되는 아동학대 통계를 보면 아동학대 행위자의 80% 이상은 부모다. 교사를 포함한 대리양육자의 아동학대 사례는 많아야 10% 정도에 불과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사를 정서적 학대로 과잉 신고하는 것을 줄이겠다고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범죄에 관한 법문을 건드리면 실제 피해를 당한 아동이 자신의 피해를 입증하기 더욱 어려워진다. 정서적 학대는 전체 행위자들의 학대 행위 중 40%에 이를 정도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신체적 학대나 성적 학대로 기소될 사안임에도 행위가 심하지 않으면 선해해 정서적 학대로만 기소하기도 한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판결과 결정을 통해 정서적 학대에 대해 비교적 명확한 판단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학교 현장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사건들의 원인은 정서적 학대 규정 때문이 아니다. 무례하고 과도한 민원을 학교 및 교육당국이 대처하고 방어할 체계가 미흡했던 것, 교장 등 학교 관리자의 역할과 책임이 분명치 않았던 것 때문이다. 교권이라는 권한 안에서 교육을 통한 아동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교사는 학대로부터 아동을 보호할 책임이 있다. 지금은 새로 무리한 법을 입법할 것이 아니라 휘몰아치듯 만들어진 법들이 현장에서 부작용 없이 잘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 배변은 반드시 5분 이내로… 과도하게 힘주면 치질 생겨요

    배변은 반드시 5분 이내로… 과도하게 힘주면 치질 생겨요

    스트레스와 과로에 시달리던 직장인 이모(44)씨는 얼마 전 화장실에서 대변을 보다 변기에 고인 핏물을 보고 깜짝 놀랐다. 화장지에 몇 방울 피가 묻어 나온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변기 한가득 선홍색 핏물이 고인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직장암, 대장암 등 무시무시한 질병이 이씨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이씨의 병명은 무엇일까. 이씨처럼 용변을 볼 때 선홍색 출혈이 발생하면 흔히 우리가 치질이라고 부르는 치핵일 가능성이 크다. 치질은 치핵 조직이 항문 밖으로 빠져나오거나 부풀어 올라 덩어리처럼 만져지는 질환을 말한다. 단순한 치질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길 일이 아니다. 잘못된 배변 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재발하기 일쑤고 증상이 쉽게 호전되지도 않는다. 갈수록 앉아서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고 불규칙한 식사에 운동 부족까지 겹치면서 치질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2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치질(치핵) 환자 수는 63만명이다. 창피하다고 쉬쉬하지만 알고 보면 전 국민의 1.2%가 앓는 질환이 치질이다. 50대 환자가 21.7%로 가장 많고 40대 21.3%, 30대 18.2%, 60대 16.0%, 20대 12.7%로 주로 경제활동이 활발한 인구에서 많이 발병한다. 온종일 앉아서 일하며 스트레스로 설사와 변비를 반복하고 있으니 항문이 혹사당할 수밖에 없다. 변비로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으면 항문 혈관에 피가 고여 혈관이 늘어나면서 치핵을 유발한다. 알코올도 혈관을 확장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채소를 잘 먹지 않거나 과음하는 사람이 치핵에 잘 걸릴 수 있다.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며 눈 위에 오래 앉아 있거나 장시간 구부린 자세를 유지하는 겨울스포츠 마니아들 또한 항문 질환에 잘 걸린다. 특히 요즘처럼 기온이 내려갈 때는 치질 예방에 더 신경써야 한다. 항문 주위의 모세혈관이 수축되면서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기고 피가 혈관 내에서 굳어져 항문 점막이 돌출하기 때문이다. 치질은 치핵과 치열, 치루로 나뉜다. 가장 흔한 치핵은 항문 안쪽 점막 조직이 부풀어 오르거나 항문 밖으로 빠져나오는 것을 말한다. 항문 내에는 평상시 가스나 변이 밖으로 새지 않도록 막아 주고 배변 시 충격을 완화해 주는 치핵이라는 조직이 있다. 이 치핵 조직을 연결하고 지탱하는 근육과 인대가 느슨해지면 조직이 항문 밖으로 빠져나오게 된다. 항문과 직장에 있는 치핵 조직이 항문 밖으로 나오면 내치핵, 항문 밖의 치핵 조직이 부풀어 올라 덩어리처럼 만져지면 외치핵이라고 한다. 치열은 항문 내벽이나 항문·피부 경계 부위가 찢어지며 발생하고, 치루는 항문 주위 조직에 고름이 생기고 주변으로 확산되는 질환이다. 용변을 볼 때 선홍색 피가 똑똑 떨어진다면 치핵일 가능성이 크지만 대변에 피가 묻어 나오거나 검붉은 피가 점액과 함께 대변에 섞여 나온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선홍색 출혈은 대개 항문 자체에 문제가 있을 때 발생하지만, 검붉은 피는 대장 출혈일 가능성이 있다. 직장에서의 출혈은 약간 검붉은색을 띠며 더 윗부분인 결장에서의 출혈은 좀더 진한 검붉은색을 띤다. 위나 십이지장에서 출혈이 발생하면 마치 자장 같은 색의 변이 나오는데 이를 아스팔트를 깔 때 쓰는 콜타르 같다고 해 ‘타르변’이라고 부른다. 따라서 대변 속에 검붉은 피가 섞여 나오면 직장이나 결장에 이상이 생겼다는 징조다. 대장암·궤양성대장염·직장암 등을 의심해야 한다. 암은 자각 증세 없이 진행되기 때문에 통증이 없더라도 검붉은 혈변을 보면 반드시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아야 한다. 김범규 중앙대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20~30대 젊은 사람이 혈변을 본다면 치핵인 경우가 대부분이겠지만, 40대 이후 과거에 없었던 치핵이 갑자기 생기거나 변비, 설사, 배변 습관의 변화, 혈변, 점액변, 잔변감, 복통, 복부팽만, 체중 감소, 빈혈 등의 증상이 평소에는 없었는데 최근 발생했다면 내시경검사 후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치핵이 암으로 진행되지는 않지만, 대장암 징후인 변비나 설사가 지속되면서 치핵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치질은 쉽게 재발해 여러 차례 수술을 반복하기도 한다.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거나 배변 시 힘을 많이 주는 잘못된 배변 습관 때문이다. 강정현 강남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재발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나와 있지 않지만, 수술할 경우 재발 비율이 2% 정도이며, 수술하지 않으면 재발률이 20%”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수술 후에도 치질이 재발해 오랜 기간 연고제를 사용하는 환자가 많은데, 연고제에 든 스테로이드, 윤활제, 진통제 성분으로 항문 피부가 얇아지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재발 후 증상이 쉽게 호전되지 않으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했다. 치질을 예방하려면 배변 습관 먼저 개선해야 한다. 최근 대장항문학회에서 일반 국민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2명 중 1명은 배변 시 휴대전화를 사용한다고 답했다. 책이나 신문을 본다는 응답은 8% 정도였다. 평균 배변 시간은 6분 안팎이었다. 안병규 한양대병원 외과 교수는 “휴대전화나 책을 보다 보면 아무래도 화장실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치핵이 생기거나 악화될 수 있다”며 “쪼그리거나 책상다리를 하고 바닥에 앉는 자세도 되도록 피해야 한다. 치핵 환자는 갑자기 무거운 것을 들거나 무리하게 등산을 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김민현 서울아산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식단 변화와 좌변기 보급이 치핵 수술이 늘어난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면서 “변기를 바꾸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변기 앞에 발판을 둬서 발을 올리면 치질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세를 바로잡는 것과 함께 식단을 섬유소가 풍부한 음식으로 바꾸고 좌욕을 하거나 배변 완화제를 처방받는 것도 도움이 된다. 대변은 아침 식사 후 5분 이내에 보는 게 가장 좋다. 배변 후에는 휴지보다 비데나 샤워기로 씻어 내고 잘 말리는 것이 항문 질환 예방에 좋다. 앉아서 일하는 사람은 자세를 수시로 바꿔 줘야 한다. 좌욕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35~40도 정도의 온수에 항문을 담그면 휴식기 항문압이 떨어지면서 배변 후 불쾌감이나 항문 출혈이 줄어든다. 하루에 2~3회, 한 번 할 때마다 5~10분 좌욕을 하면 증상을 많이 줄일 수 있다. 좌욕을 하고선 물기를 수건으로 가볍게 닦아 내거나 선풍기나 드라이로 건조시킨다.
  • 정권 바뀌면 뒤집히는 정책… 정치세력은 떠나고 ‘책임은 공무원 몫’[정책의 창]

    정권 바뀌면 뒤집히는 정책… 정치세력은 떠나고 ‘책임은 공무원 몫’[정책의 창]

    감사원은 지난 15일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국토교통부·통계청이 집값·일자리 통계를 조작했다고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참모와 장관을 지낸 인사들의 모임인 ‘사의재’는 “전 정부의 통계 조작이 아니라 현 정부의 감사 조작”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고, 통계청은 국민 앞에 사과했다. 조작을 지시한 측은 조작이 아니라고 버티는데, 조작을 실행에 옮긴 쪽은 사실상 잘못을 인정한 것이다. 이런 엇갈린 반응이 나오는 이유는 ‘정권 교체’에 따른 공직 사회의 불가피한 태세 전환에 있다. 문재인 정부를 움직인 사람들은 정권이 바뀌면서 떠났지만, 정부 부처는 새로운 대통령과 발맞추며 조직을 유지하는 것이 숙명인 까닭이다.문재인 정부의 통계 조작 의혹이 제기되자 공직 사회에서는 “또 이렇게 되는구나”라는 반응과 함께 깊은 한숨이 나왔다. 공무원들이 걱정하는 것은 통계를 조작했는지가 아니었다. “또 책임은 공무원 몫이 됐다”는 사실에 대한 억울함이 가득했다. 중앙정부 부처의 한 과장급 공무원은 26일 “정치 세력은 5년 동안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다가 정권이 넘어가면 마치 공소시효가 지난 듯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 시키는 대로 열심히 일한 공무원만 그대로 남아 설거지를 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감사원 발표 이후 통계 조작의 주범이 된 국토부의 분위기는 뒤숭숭했다.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황에 물밑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복화술’을 쓰듯 터져 나왔다. “국민이 선택한 정권의 정책을 펼치기 위해 열심히 일한 공무원만 감사 대상이 된다”는 것이 대체적인 반응이었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잘잘못을 떠나 공무원이 정치의 희생양이 된 것 같다”면서 “공무원이 정권이 휘두르는 칼이 돼 버렸는데, 청와대 지시를 거역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통계청은 감사원 발표 당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중립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히며 발 빠른 대처에 나섰다. 감사원의 지적 사항에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불만은 접어 두고 국민에게 심려를 끼친 데 대해 고개를 숙인 것이다. 조작의 진위를 떠나 정치 무풍지대여야 하는 통계청에 정권의 개입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통계청은 자존심에 치명상을 입었다. 한 관계자는 “정권이 통계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했다는 것이 이번 사안의 본질”이라면서 “이런 일이 터지면 숫자를 생명으로 여기는 직원들은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며 침통한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감사원의 감사가 없어도 정권이 바뀌고 정책이 뒤집힐 때마다 공직 사회의 ‘멘붕’(멘탈붕괴)은 반복된다. 당장 문재인 정부에서 윤석열 정부로 넘어오면서 정책 방향이 달라진 사례는 한둘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의 기획재정부는 ‘확장재정’ 정책을 펼치며 돈을 과감하게 풀었지만, 윤석열 정부의 기재부는 ‘건전재정’ 기조를 강조하며 지출 구조조정에 여념이 없다. 단 1년 만에 확 달라진 기재부를 다중인격자처럼 보는 시선도 있다. 종합부동산세·법인세 등 각종 세제도 정권이 바뀌면서 강화에서 완화로 선회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윤석열 정부에서 폐기됐다. 노동 정책은 친노조에서 반노조 기조로, 기업 정책은 재벌 개혁 기조에서 친기업 기조로 전환됐다. 문재인 정부가 감사 대상으로 삼으면서 부정당한 4대강 사업은 윤석열 정부에서 홍수 예방의 구원 투수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또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는 그동안 총 다섯 차례 진행됐지만 결과는 정권에 따라 달랐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이른바 ‘문재인 케어’는 정권이 바뀌자마자 폐기됐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극찬한 이 정책은 정권 교체 1년 만에 재정 부담만 키우는 부작용 가득한 정책으로 뒤바뀌었다. 문재인 정부의 ‘한국판 뉴딜’ 정책도 자연스럽게 소멸됐다. 세간에서 ‘두 얼굴의 정부’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추진하던 업무의 방향이 바뀌면 공무원도 괴로워진다. 다른 부서로 인사 발령이 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자기 의지와 상관없는 ‘전향’이 필요하다. 실제 문재인 케어 실무를 진두지휘했던 보건복지부 과장은 윤석열 정부에서 자신의 손으로 문재인 케어를 재검토하는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공무원은 영혼이 없다”는 말은 이런 상황에서 비롯됐다. 뚜렷한 주관 없이 직속상관이 시키는 대로 일을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공무원에게 영혼이 없다는 말은 공무원의 본분을 잘 지킨다는 뜻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한 실장급 공무원은 “공무원은 영혼이 없는 게 맞다. 영혼이 있으면 정치 성향을 드러내게 되고, 업무가 자기 생각과 다르게 흘러가면 반기를 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공직 사회에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요동치는 부서를 꺼리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번 통계 조작 의혹의 핵심 부서로 꼽혀 인사 칼바람이 불었던 국토부의 ‘주택 라인’이 대표적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 정부가 조였던 부동산 규제를 현 정부가 풀어 버리는 등 오락가락하는 정책에 환장할 노릇”이라면서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노선처럼 깔기만 하면 박수를 받고, 지방자치단체에서 환대받는 철도 라인 부서가 요즘 인기”라고 전했다.
  • 알츠하이머병도 초음파로 치료할 수 있을까? [와우! 과학]

    알츠하이머병도 초음파로 치료할 수 있을까? [와우! 과학]

    인구 노령화와 함께 점점 흔해지는 질병 중 하나가 알츠하이머병이다. 알츠하이머병이 발생하면 인지 기능 저하가 서서히 진행되면서 환지 본인은 물론 가족의 삶의 질까지 현저히 떨어뜨린다. 나이가 들면 누구에게나 예고없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알츠하이머병은 나와 내 가족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당연히 과학자들은 알츠하이머병의 예방법과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아직 성과는 크지 않다. 알츠하이머 환자에서 인지 기능 저하를 늦추는 약물이 개발되긴 했지만, 효과가 큰 편이 아니고 여러 부작용이 있어 제대로 된 치료제 개발까지는 갈 길이 먼 상태다. 일부 과학자들은 물리적인 자극이나 유전자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연구를 진행 중이다. 최근 콜롬비아 대학 연구팀은 뇌의 한 부분에 초음파를 집중시키는 FUS(focused ultrasound) 기술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두 편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연구팀의 목표는 초음파를 이용해 뇌를 위험한 물질과 세균,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하는 혈관-뇌 장벽인 BBB(blood - brain barrier)의 투과성을 일시적으로 높이는 것이다. BBB는 꼭 있어야 하는 중요한 보호막이지만, 약물이나 유전자 치료를 위한 벡터 바이러스의 투과를 막는 장애물이기도 하다. BBB를 통과하기 위해 약물의 농도를 높이는 것은 결국 부작용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연구팀은 FUS와 미세한 거품을 이용해 유전자 벡터 바이러스의 BBB 투과도를 25%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을 치료하기 위해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할 때 더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두 번째 연구에서는 다른 약물 없이 FUS 자체가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쥐를 이용한 알츠하이머 동물 모델에서 FUS는 뇌의 특정 부위의 면역 반응을 개선해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단백질 생성을 줄였다. 이 물질들은 알츠하이머 병의 발생과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치료제 개발의 주요 목표다. 이번 연구는 기초 단계 연구로 실제 임상 시험을 진행하기까지는 많은 단계가 남아 있다. 뇌 초음파 집중 치료가 임상 시험에서도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해 답보 상태인 알츠하이머병 치료의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 “시키는 대로만 했죠. 저희 영혼 없잖아요”… 정권 교체로 뒤집히는 정책에 책임 뒤집어쓰는 공무원

    “시키는 대로만 했죠. 저희 영혼 없잖아요”… 정권 교체로 뒤집히는 정책에 책임 뒤집어쓰는 공무원

    감사원은 지난 15일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국토교통부·통계청이 집값·일자리 통계를 조작했다고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참모와 장관을 지낸 인사들의 모임인 ‘사의재’는 “전 정부의 통계 조작이 아니라 현 정부의 감사 조작”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고, 통계청은 국민 앞에 사과했다. 조작을 지시한 측은 조작이 아니라고 버티는데, 조작을 실행에 옮긴 쪽은 사실상 잘못을 인정한 것이다. 이런 엇갈린 반응이 나오는 이유는 ‘정권 교체’에 따른 공직 사회의 불가피한 태세 전환에 있다. 문재인 정부를 움직인 사람들은 정권이 바뀌면서 떠났지만, 정부 부처는 새로운 대통령과 발맞추며 조직을 유지하는 것이 숙명인 까닭이다. 문재인 정부의 통계 조작 의혹이 제기되자 공직 사회에서는 “또 이렇게 되는구나”라는 반응과 함께 깊은 한숨이 나왔다. 공무원들이 걱정하는 것은 통계를 조작했는지가 아니었다. “또 책임은 공무원 몫이 됐다”는 사실에 대한 억울함이 가득했다. 중앙정부 부처의 한 과장급 공무원은 26일 “정치 세력은 5년 동안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다가 정권이 넘어가면 마치 공소시효가 지난 듯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 시키는 대로 열심히 일한 공무원만 그대로 남아 설거지를 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감사원 발표 이후 통계 조작의 주범이 된 국토부의 분위기는 뒤숭숭했다.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황에 물밑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복화술’을 쓰듯 터져 나왔다. “국민이 선택한 정권의 정책을 펼치기 위해 열심히 일한 공무원만 감사 대상이 된다”는 것이 대체적인 반응이었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잘잘못을 떠나 공무원이 정치의 희생양이 된 것 같다”면서 “공무원이 정권이 휘두르는 칼이 돼 버렸는데, 청와대 지시를 거역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통계청은 감사원 발표 당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중립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히며 발 빠른 대처에 나섰다. 감사원의 지적 사항에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불만은 접어 두고 국민에게 심려를 끼친 데 대해 고개를 숙인 것이다. 조작의 진위를 떠나 정치 무풍지대여야 하는 통계청에 정권의 개입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통계청은 자존심에 치명상을 입었다. 한 관계자는 “정권이 통계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했다는 것이 이번 사안의 본질”이라면서 “이런 일이 터지면 숫자를 생명으로 여기는 직원들은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며 침통한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감사원의 감사가 없어도 정권이 바뀌고 정책이 뒤집힐 때마다 공직 사회의 ‘멘붕’(멘탈붕괴)은 반복된다. 당장 문재인 정부에서 윤석열 정부로 넘어오면서 정책 방향이 달라진 사례는 한둘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의 기획재정부는 ‘확장재정’ 정책을 펼치며 돈을 과감하게 풀었지만, 윤석열 정부의 기재부는 ‘건전재정’ 기조를 강조하며 지출 구조조정에 여념이 없다. 단 1년 만에 확 달라진 기재부를 다중인격자처럼 보는 시선도 있다. 종합부동산세·법인세 등 각종 세제도 정권이 바뀌면서 강화에서 완화로 선회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윤석열 정부에서 폐기됐다. 노동 정책은 친노조에서 반노조 기조로, 기업 정책은 재벌 개혁 기조에서 친기업 기조로 전환됐다. 문재인 정부가 감사 대상으로 삼으면서 부정당한 4대강 사업은 윤석열 정부에서 홍수 예방의 구원 투수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또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는 그동안 총 다섯 차례 진행됐지만 결과는 정권에 따라 달랐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이른바 ‘문재인 케어’는 정권이 바뀌자마자 폐기됐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극찬한 이 정책은 정권 교체 1년 만에 재정 부담만 키우는 부작용 가득한 정책으로 뒤바뀌었다. 문재인 정부의 ‘한국판 뉴딜’ 정책도 자연스럽게 소멸됐다. 세간에서 ‘두 얼굴의 정부’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추진하던 업무의 방향이 바뀌면 공무원도 괴로워진다. 다른 부서로 인사 발령이 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자기 의지와 상관없는 ‘전향’이 필요하다. 실제 문재인 케어 실무를 진두지휘했던 보건복지부 과장은 윤석열 정부에서 자신의 손으로 문재인 케어를 재검토하는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공무원은 영혼이 없다”는 말은 이런 상황에서 비롯됐다. 뚜렷한 주관 없이 직속상관이 시키는 대로 일을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공무원에게 영혼이 없다는 말은 공무원의 본분을 잘 지킨다는 뜻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한 실장급 공무원은 “공무원은 영혼이 없는 게 맞다. 영혼이 있으면 정치 성향을 드러내게 되고, 업무가 자기 생각과 다르게 흘러가면 반기를 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공직 사회에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요동치는 부서를 꺼리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번 통계 조작 의혹의 핵심 부서로 꼽혀 인사 칼바람이 불었던 국토부의 ‘주택 라인’이 대표적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 정부가 조였던 부동산 규제를 현 정부가 풀어 버리는 등 오락가락하는 정책에 환장할 노릇”이라면서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노선처럼 깔기만 하면 박수를 받고, 지방자치단체에서 환대받는 철도 라인 부서가 요즘 인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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