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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교부세 사용처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결정”

    “지방교부세 사용처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결정”

    지역간 격차 완화는 정부 노력이 중요 보 레예리우스 스웨덴 지방자치단체 연합(SKL) 경제학자는 스웨덴 재정분권이 오랜 역사적 맥락 속에서 존재해 왔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중앙과 지방의 역할 분담과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SKL은 21개 광역지자체(란스팅)와 290개 기초지자체(코뮌)를 회원으로 하는 비영리법인이다. 중앙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지자체의 입장을 대변하며 지자체를 위한 연구와 자문도 담당한다. -스웨덴은 강력한 재정분권 실행이 인상적이다. “1980년대부터 코뮌에 권한을 넘겨 자율권을 확대하는 변화가 일어났다. 1990년대 들어서는 대규모 조세개혁을 단행했다. 그전에는 모든 지자체 업무를 정부에 신청해서 집행하는 구조였다. 지금은 지방재정 가운데 3분의2는 소득세, 3분의1은 정부에서 받는 형평화보조금으로 충당한다. (한국의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 해당하는) 형평화보조금은 따로 목적을 정해 놓지 않고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사용처를 결정한다. 따로 보조금이 필요할 때는 정부에 신청서를 제출한다. 재정력이 일정 기준 이상인 지자체는 예산 일부를 출연해야 한다.” -스웨덴은 지방세 수입 100%가 소득세에서 나온다. 한국은 그 비중이 15% 수준에 불과하다. “대다수 주민들은 소득세를 지자체에 납부하고, 과세표준구간보다 소득이 많은 부유층은 지방정부와 국가에 소득세를 내는 구조다. 스웨덴은 소득세를 지역 교회에, 나중에는 지자체에 내는 오랜 전통이 있었다. 지방세입을 재산세 위주가 아니라 소득세 위주로 구성한 건 조세에 관한 오랜 전통에서 기인한다. 스웨덴은 재산세를 국세로 걷는다.” -주민들이 개발사업을 요구하지 않나. “재정조정제도를 잘 갖춰서 지역 간 재정형평화가 되는 것이 완충 작용을 한다. 코뮌 사이에 격차를 줄이는 정부차원의 노력이 중요하다. 10년 전에 한 코뮌에서 기업을 유치해 경제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논의하다가 취소한 적이 있다. 기업을 유치해도 직원들이 그 지역으로 이주한다는 보장이 없고, 세입에도 큰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다. 스웨덴도 주택 부족 문제가 있기 때문에 주거 지역을 확충한다고 하면 주민들이 찬성하겠지만. 사실 개발사업이나 산업정책, 일자리 창출은 지방정부가 아니라 중앙정부의 책임이다. 그래서 중앙과 지방의 역할분담과 협력이 아주 중요하다.” -스웨덴의 분권화는 신자유주의 요소를 도입한 측면도 있는 듯하다. “공공서비스가 마치 시장구조처럼 변한 측면이 있다. 사립 유치원과 사립 초등학교, 사립 양로원도 생겼다. 하지만 민간업체가 일을 하더라도 최종 책임은 여전히 지방정부의 몫이다. 몇 년 전 사회서비스 분야에서 민간 기업을 금지시키는 법을 만들자는 보고서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하면서 정치적 논쟁이 벌어진 바 있다.” 글 사진 스톡홀름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학종 비교과 폐지 검토에 “내신 사교육 배불릴 것” 우려 목소리

    교육부가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공정성 강화 방안으로 비교과 영역을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자 일선 학교과 교육계에서는 “학교 교육이 더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학생들이 교과 수업 외에 학교에서 다양한 활동을 할 필요가 없어지고, 내신의 변별력이 중요해지면서 사교육만 키울 것이라는 이야기다. 서울의 한 일반고 교장은 27일 “비교과영역은 정규 교과과정과 연계해 학생들이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라면서 “학생들이 이같은 활동에 참여할 필요가 없어지니 학교를 마치면 바로 학원으로 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장은 “봉사활동은 학교 밖 활동이므로 학생부에 기재하지 않는 것에 동의하지만, 자율동아리와 진로활동은 학생들의 다양한 능력을 키워주는 의미있는 활동”이라면서 “비교과를 폐지하거나 대폭 축소한다면 앞으로 줄어들 학생들의 교내 활동을 상쇄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학교 교육이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경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연구소장도 “봉사활동을 폐지할 경우 학생들이 봉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육적 가치를 포기하는 것”이라면서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이라는 관점에서 비교과영역 항목 중 유지해야 할 것은 공정성을 담보하며 보완,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자동봉진(자율활동·동아리·봉사활동·진로활동)’으로 불리는 비교과영역의 폐지를 검토하는 것은 이들 활동이 여전히 부모나 사교육의 영향력이 개입할 여지가 있어 학종의 공정성을 저해한다는 지적 때문이다. 지난해 학생부 개선 공론화를 통해 이들 항목의 학생부 기재를 간소화하는 방안이 올해 고1부터 시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내 수상경력은 학기당 1개만 대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지만 ‘똘똘한 1개’의 실적을 위해 학생들이 교내 대회에 매달리고 사교육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봉사활동의 경우 ‘봉사활동 특기사항’이 삭제됐지만 이는 이미 유명무실한 항목이라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학생부 개선안이 시행된지 반년만에 다시 ‘비교과 폐지’ 같은 큰 틀의 개선안이 검토되면서 학교 현장에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지난해 숙의과정을 통해 도출된 학생부 개선안을 존중해 신뢰도를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면서 “1년도 채 시행해보지 않고 또 고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비교과 전면 폐지로 공정성이 강화되기보다, 오히려 공정성 논란의 불똥이 내신으로 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교육부는 비교과가 폐지돼도 학생부의 교과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과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을 통해 학생들에 대한 정성평가가 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은 모든 학생이 아닌 특별한 사항이 있는 학생에게만 기재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해 세특을 모든 학생에게 기재하는 방안을 내놓았으나 “교과교사 1명이 학생 수백명을 담당하는 상황에서 기록의 부실화와 허위·과장 기록을 조장할 것”이라는 반대의 목소리가 커 무산됐다.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의 경우 기재분량이 1000자에서 500자로 줄어 기재 내용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조성철 교총 대변인은 “지금도 세특과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은 교사와 학교별로 기재 격차가 커 불공정하다는 인식이 학부모들 사이에 확산돼 있는데, 이들 항목의 기재에 대해 불공정하다는 학부모들의 문제제기가 쏟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결국 내신 정성평가의 공정성과 변별력 확보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내신 성취평가제(절대평가) 도입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국민 85% “사회갈등 심각”…세대·계층·젠더 대립 심화

    국민 85% “사회갈등 심각”…세대·계층·젠더 대립 심화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둘러싼 갈등은 대한민국이 처해 있는 상황을 극적으로 보여 줬다. 일반적인 여야 정당 간 갈등을 넘어 세대 간, 계층 간 갈등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갈등이라는 것은 모든 집단과 사회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당연한 현상이며, 이러한 갈등의 존재 자체가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2019년 대한민국의 모습은 갈등을 해소하거나 완화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각자의 이익에 맞춰 갈등을 극대화하며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사실 대한민국 사회의 갈등이 심하다는 사실은 모두 알고 있다. 하지만 모두가 모르는 척하고 있다가 조 장관 임명을 계기로 새삼 놀란 척하는 상황이다. 이미 2013년 여론조사에서 ‘갈등이 심각하다’고 응답한 사람이 85%였으며, ‘갈등이 심각하지 않다’고 답한 사람은 2.4%에 불과했다. 2017년에 이르면 ‘갈등이 심각하다’는 응답은 85.9%로 조금 높아졌지만, 반대로 ‘심각하지 않다’는 응답 비율은 0.6%로 확 낮아졌다. 모두가 모르는 척하는 사이에 대한민국의 갈등은 다층화해 심화하며 증폭된 것이다.●세대갈등 2002년 이후 대한민국에서 새롭게 등장한 갈등 가운데 하나는 세대 간 갈등이었다. 정치인의 고령층에 대한 비판적 발언을 계기로 시작된 세대 간 갈등은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태를 전후하면서 더욱 강하게 부각됐다. 정치적 노선을 둘러싼 대립에서 시작된 갈등은 점차 일상생활에서 보편화되고 있다. 젊은층은 고령층을 비하하는 표현들을 인터넷 공간에서 노골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반면 고령층은 유튜브의 최대 사용자로 떠오르면서 자신들만의 논리와 이해를 공고하게 확산하고 있다. 2015년 국민대통합위원회에서 실시한 세대갈등의 심각성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0.1%가 세대갈등이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와중에 발생한 조 장관 임명은 그동안 하나의 세력으로 간주돼 왔던 청장년층 내부의 갈등을 극적으로 드러냈다. 과도한 일반화라는 비판도 있으나 20대와 30대는 ‘586정치인’을 비롯한 기성세대들이 말과 다른 행동을 해 왔음을 새삼스럽게 인식하며, 숨겨 왔던 민낯이 드러난 것으로 간주하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비난의 대상이 된 586세대들은 언론의 편향성과 가짜뉴스를 비롯한 잘못된 정보에 경도된 과도한 비판이라는 입장을 보이며 젊은 세대를 질타했다. 세대갈등은 한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각기 다른 세대 간의 갈등을 의미한다. 각 세대는 서로 다른 경험을 하고 현재에도 다른 상황에 처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세대갈등은 보편적 현상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러한 세대갈등이 심해지고 상호 적대적 감정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사회의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이해구조가 붕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사회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동질성 및 공감대가 상실되면서 각 세대는 다른 세대들에 대한 증오감과 무시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처럼 갈등이 악화된 것은 급속한 경제발전 과정에서 세대별로 전혀 다른 사회 인식이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2012년 이후 30대와 40대의 입장에서는 복고주의로 인식될 만한 세력들이 사회의 주도권을 장악해 반감이 커지는 것이 현실이다. 갈등을 빚고 있는 세대들이 공유하는 유일한 가치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다. 청년층은 실업을, 중장년층은 조기 퇴직과 은퇴 이후를, 노년층은 빈곤을 걱정하고 있다. 모두가 미래는 현재보다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미래에 대한 불안은 일자리를 둘러싼 갈등으로 연결되고 있으며, 복지체계에 대한 불신으로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유럽 역시 마찬가지의 상황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세대 간 갈등은 전 지구적 현상이다. 과거에는 한 세대가 은퇴에 접어들면 그들이 점유하고 있던 일자리와 자산이 다음 세대로 이전됐지만, 21세기에는 인공지능(AI)과 자동화로 대표되는 혁신으로 인해 이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 돼 가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 퇴직 후 별다른 소득이 없는 고령층은 빈곤으로 내몰리면서 높은 노령층 자살률이 나타난다. 세대마다 다른 세대를 비난하지만 그 내면은 미래에 대한 불안을 서로 공유하는 것이 대한민국 세대갈등의 본질이다. ●지역갈등 지역 간 갈등은 과거의 영호남 대결이 아닌 수도권과 지방의 대립 구도로 변화하고 있다. 사실 수도권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사람은 지방에 연고를 둔 경우가 많았다. 이들은 떠나온 고향에 대한 부채의식이 있었기 때문에 수도권에 거주하더라도 지방에 거주하는 사람들과 유사한 사고와 가치를 공유했다. 1970년대 이후 지금까지 진행 중인 수도권 억제와 균형발전정책이 50년간 지속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이들의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정치적 타협을 통해 예산을 확보해 지방으로 내려보내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간주돼 왔다. 2019년 8월 통계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 거주하지만 이들은 정치적으로 뚜렷하게 차별화된 목소리를 내는 존재는 아니었다. 이러한 흐름은 점차 변화하면서 새로운 갈등 요소로 발전하고 있다. 수도권을 고향으로 생각하는 세대가 점차 증가했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재원을 지방으로 이전해 주는 순환구조는 점차 약화될 수밖에 없다. 당장 2020년 국회의원 선거를 시작으로 지방의 정치적 영향력 감소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정치적 지형의 변화는 수도권과 지방의 갈등 확대로 연결될 것이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주민들 사이에서는 ‘수도권을 누르면 지방이 성장한다’는 가정하에 이뤄진 50여년간의 실험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지방의 정서에 공감하지 못하는 수도권의 젊은 세대들은 ‘지방은 공정성과 객관성이 부족한 동네’라거나 ‘지방에 예산을 투입해 봐야 낭비’라는 논리에 힘을 싣고 있다. 출퇴근길 ‘지옥철’과 만원버스에 시달려야 하는 이들로서는 수백명이 사는 섬들을 연결하는 연륙교 사업에 수천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반면 지방에서는 그동안 지방을 떠받쳐 왔던 주요 산업 및 기업의 쇠퇴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위기감이 더 커지고 있다. 그동안 지방이 감내해 왔던 원자력발전소를 비롯한 많은 시설에 대해 정당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논리와 더불어 중앙정부에 집중된 권한과 예산을 지방으로 분산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다. 그러나 가속화하는 지방의 인구 감소로 발언의 힘은 약해지고 있다.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노력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들이 수도권을 떠나지 않는다는 논리로 쉽게 무력화되면서 수도권에 대한 반감과 거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수도권과 지방은 서로에 대한 이해 수준이 낮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수도권의 젊은층에 지방은 예산만 잡아먹는 효율성 없는 공간으로 간주된다. 또 정부의 지역균형발전은 현실성 없는 이야기로 간주되고 있다. 반면 지방은 기존의 수도권 억제와 더불어 지방에 대한 지원 강화를 더욱 강하게 요구할 수밖에 없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도움을 주기보다는 서로가 서로의 발목을 잡고 견제하면서 갈등이 심화하는 초입에 서 있다.●젠더갈등 세대갈등과 지역갈등은 과거부터 존재해 온 것으로 인식되는 데 반해 남녀 간의 젠더갈등은 새로운 갈등으로 여겨진다. 젠더갈등은 20대를 중심으로 본격화되고 있으며 시간의 경과에 따라 그 폭이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랫동안 억압과 차별을 감내해 왔던 여성들이 기존의 사회구조에 대해 반발하며 개선을 요구하는 차원을 넘어 기존 사회체계의 수혜자였던 남성들에게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남성들 역시 거부감과 적대감을 보이고 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 ‘알파걸’로 자란 20대 여성은 대학 입학과 사회 진출 과정에서 겪는 차별로 인해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여성의 능력이 더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남성과 같은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고, 임금차별을 포함해 그동안 사회 통념적으로 요구되던 각종 불이익을 감내해야 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이런 차별을 수용했다면, 지금의 20대는 이 상황을 더이상 받아들일 수 없다며 상황의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남성이 지배적인 사회는 느리게 반응하거나 무시하곤 한다. 이러한 일을 겪으면서 20·30대 여성들은 남성들이 만들어 놓은 사회에 저항하고 남성 자체에 대한 불신과 회의에 빠지는 것이다. 또한 이런 여성의 인식과 분노의 감정은 집단화된 목소리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남성들은 과거 아버지 세대의 남성 우위 사회구조가 붕괴하고 있음에도 자신들에게 부여된 사회적 책임과 의무는 그대로 존재해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다고 반발한다. 이는 양성평등 정책에 대한 반발로 이어지면서 여성이 보호받아야 하는 대상인지에 관해 공격적 의문을 제기하는 형태로 변질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고 수준의 성별 임금격차를 보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경력단절 발생 이전 여성의 임금도 남성보다 약 19.8%가 낮다. 동일 학교 동일 학과를 졸업한 경우에도 17.4% 낮은 임금을 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20대 남성들의 반발은 논리적 타당성을 인정받기 힘들다.최근 발생하는 젠더갈등은 산업구조의 변화 그리고 최근 취업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고 있는 1990년대생들의 독특한 인적구조가 겹치면서 더 증폭되고 있다. 중후장대형 산업이 쇠퇴하면서 과거 남성에게 독점되던 양호한 일자리가 감소했고, 남은 일자리를 둘러싼 여성과의 갈등이 격화했다. 새롭게 등장하는 직업들은 여성에게 더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1990년대 여아 100대 남아 최대 140이었던 극심한 성비의 불균형이 겹쳐 문제가 증폭된다. 전통적인 성별 의무와 책임 그리고 여기에 따르는 권한은 붕괴하지만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개인’ 능력에 대한 인식과 인정은 미흡한 것이 젠더갈등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 2019년 대한민국 사회의 갈등구조는 다양하고 갈등의 수준과 범위 역시 확대되고 있다. 갈등의 핵심에는 ‘저성장’이 자리잡고 있다. 성장률이 악화하면서 한정된 자원을 둘러싼 세대, 지역, 젠더 간 갈등은 커질 수밖에 없다. 갈등의 해결은 결국 정치의 영역이지만, 현재의 정치권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떨어진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갈등의 지속은 증오와 혐오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으며, 포퓰리즘의 득세와 파시즘 발현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 국회 찾은 교사들 “학생부 비교과 폐지·고교 서열화 해소로 공교육 정상화해야”

    국회 찾은 교사들 “학생부 비교과 폐지·고교 서열화 해소로 공교육 정상화해야”

    정부와 여당이 대입을 비롯한 교육제도 전반의 불평등을 개혁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현직 교사들이 국회를 찾아 “학교 교육 정상화를 위한 대입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교원단체를 주축으로 한 교육관련 단체 관계자들은 고교학점제의 안착과 고교 서열화 해소, 대학 서열화 완화 등을 통해 고교 교육이 입시에 매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교육희망네트워크와 새로운학교네트워크, 실천교육교사모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좋은교사운동,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등 교육 단체들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공교육 정상화와 입시 공정성 강화를 위한 공청회’에서 공동 입장문을 내고 ”수능 위주의 정시 확대가 아닌 수시 비교과영역 정비, 고교서열화 해소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청회는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주최로 열렸으며 정부의 대입제도 개편 논의가 시작된 뒤 처음으로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과 교원단체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 단체는 정시 확대에 대해 “사교육비 지불 능력에 따른 교육 양극화를 초래하며, 문제풀이 주입식 교육으로의 퇴행을 야기할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어 “고교 학점제를 내실있게 준비해 개인 중심의 교육과정으로 패러다임을 교체해야 하며, 이를 위해 수능과 내신의 절다평가 전환에 대한 로드맵을 마련해 단계적으로 시행해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대학 서열화를 완화해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출발점에서 사회적 격차를 해소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원단체들은 당기적인 대입 공정성 강화와 관련해 학교생활기록부의 비교과 영역 개선과 외고·자율형 사립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신동하 실천교육교사모임 정책위원은 “학생부에서 개인 봉사활동 실적과 교내 수상실적, 자율동아리를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정책위원은 “봉사활동은 부모의 인맥과 지역에 따른 격차가 크지만, 지난해 학생부 개편 숙려제 때는 사실상 사문화돼있던 ‘봉사활동 특기사항’만 삭제돼 생색내기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신 위원은 또 “비교과 요소를 대폭 삭제해 부모의 영향력을 배제하고 학생이 학업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고와 국제고, 자율형사립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고교 서열화 해소도 주문했다. 특히 외고·자사고 폐지론의 ‘무풍지대’였던 과학고·영재고 역시 손을 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과학고·영재고는 초등학생들을 사교육 경쟁으로 내모는 진짜 원인이며, 사교육으로 길러진 영재 때문에 진짜 영재는 과학고·영재고에 입학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면서 “진정한 과학영재교육을 위해서는 과학고·영재고의 자체 선발을 없애고 일반고에서 위탁교육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밖에 각 대학의 지역균형선발과 기회균형선발을 확대하고 출신학교 차별 금지법과 대학 서열해소 등 학벌에 의한 차별을 줄이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청회에 참석한 여당 의원들도 외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과 정시 확대 반대 주문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조승래 의원은 “정시를 100%로 확대하자는 법안이 발의됐는데, 정시와 수시 비율은 대학이 자율적으로 정하게 돼 있다”면서 “이같은 법안은 대한민국의 대입제도를 1960년대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용진 의원은 “외고·국제고·자사고의 일반고 일괄 전환에 대해 정치적인 유불리를 따지고 고민하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면서 “집권 여당의 과감한 용기를 촉구하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청회를 주관한 교원단체의 한 관계자는 “정부에서 대입제도 개편에 관한 발표를 하기 전 현장 교사들의 목소리를 국회에 전하기 위해 공청회를 개최했다”고 설명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문 대통령 지지율 또 하락 45.2%…조국 덫에 잡혔다

    문 대통령 지지율 또 하락 45.2%…조국 덫에 잡혔다

    부정평가 52%…긍정과 격차 오차범위 밖보수야권 일제히 상승…범여권 동반 하락한국당, 중도층 일부 흡수…민주당은 이탈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전주보다 2.0%포인트(p) 하락해 45.2%를 기록한 것으로 23일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닷새 동안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30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취임 124주차 국정수행 지지율은 45.2%(매우 잘함 26.7%, 잘하는 편 18.5%)를 기록했다.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2.0%p 오른 52.0%(매우 잘못함 40.3%, 잘못하는 편 11.7%)로 집계됐다. 이로써 긍정평가와 부정평가의 격차는 오차범위(±1.8%p) 밖인 6.8%p로 집계됐다. ‘모름·무응답’은 변동 없이 2.8%다. 이와 같은 지지율 하락세는 조국 법무부 장관의 가족과 관련해 검찰의 구체적인 수사 내용이 지속적으로 보도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지난주 초중반 조국 법무부 장관의 가족과 관련한 구체적 검찰 수사 내용이 확산되면서 주중집계(월~수, 16~18일 조사)에서 취임 후 최저치(43.8%)를 기록했지만, 주 후반 중도층, 40대와 20대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며, 리얼미터 주간집계 기준 최저치 경신에서 벗어났다. 세부 계층별로는 중도층과 보수층, 30대와 50대, 20대, 서울과 경기·인천, 호남, 충청권에서 하락한 반면, 진보층, 60대 이상,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상승했다. 일간 분석에서 추석연휴 직전 조사였던 지난 11일 긍정평가 46.4%·부정평가 54.8%로 마감한 후, 16일엔 긍정 42.3%·부정 54.8%로 긍정평가가 하락했다. 17일엔 긍정 45.2%-부정 51.6%로 회복세를 보였지만, 18일 긍정 44.7%-부정 52.0%로 소폭 하락했다. 정당지지도에서는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우리공화당 등 보수야당이 일제히 상승하고,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민주평화당이 동반 하락했다. 민주당은 1.4%p 하락한 38.1%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진보층, 30대와 40대, 20대, 호남과 충청권, 서울과 경기·인천, 호남, 대구·경북(TK) 등 대부분의 지역과 계층에서 이탈했다. 반면 한국당은 2.4%p 오른 32.5%로 3주째 상승했다. 추석연휴 직전 11일부터 지난주 20일까지 조사일 기준 6일 연속 30%대를 유지했다. 중도층과 보수층, 30대와 50대, 서울과 경기·인천, 충청권에서 상승한 반면, 60대 이상과 40대, 부산·울산·경남(PK)와 대구·경북(TK)에서는 하락했다. 민주당은 진보층(64.2% → 63.0%)에서 소폭 하락한 반면, 한국당은 보수층(61.5% → 62.3%)에서 다소 상승하면서, 양당의 핵심이념 결집도는 60%대 초반으로 비슷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중도층에서는 민주당(36.9% → 36.3%)과 한국당(28.5% → 31.1%)의 격차가 8.4%p에서 5.2%p로 좁혀졌다. 바른미래당 역시 한국당에서 이탈한 보수층 일부의 결집으로 1.0%p 상승한 6.2%를 기록했다. 정의당은 0.9%p 내린 5.3%, 민주평화당은 0.2%p 내린 1.6%, 우리공화당은 0.2%p 오른 1.4%를 각각 기록했다. 무당층(없음·잘모름)은 1.5%p 감소한 13.4%로 집계됐다. 이번 주간집계는 전국 19세 이상 성인 4만 5896명에게 접촉해 최종 3010명이 응답을 완료, 6.6%의 응답률을 나타냈다. 무선 전화면접(10%),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방식,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됐다. 통계보정은 2019년 7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 연령, 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루어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8%p이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삼성전자, 3개 SW 혁신기술 무장… 초고용량 4세대 ‘SSD’ 19종 출시

    삼성전자, 3개 SW 혁신기술 무장… 초고용량 4세대 ‘SSD’ 19종 출시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SW) 혁신기술 3개를 적용한 역대 최고 성능의 초고용량 4세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신제품 19종을 출시했다고 19일 밝혔다. 세계 최초로 이들 제품에 적용된 기술은 낸드 칩에 오류가 발생했을 때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네버다이 SSD FIP’를 비롯해 가상의 맞춤형 독립 공간을 제공하는 ‘SSD 가상화’, 빅데이터를 이용한 ‘V낸드 머신러닝’ 등이다. 경쟁자들의 추격이 거센 가운데 또다시 기술 혁신에 성공하면서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초격차’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준 것이다. 서버·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초고용량 SSD는 내부의 수백개 낸드플래시 가운데 한 개만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SSD를 통째로 교체해야 했다. 하지만 FIP 기술을 통해 이상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오류 알고리즘’을 가동해 안정적으로 동작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부터 이들 3개 혁신기술을 기반으로 기존 제품 대비 속도를 2배 이상 높인 차세대 NVMe(비휘발성메모리 익스프레스) SSD 시리즈 ‘PM 1733’과 ‘PM1735’의 양산에 돌입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솔루션개발실장(부사장)은 “역대 최고 속도와 용량, 업계 유일의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동시에 제공함으로써 프리미엄 SSD 시장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학종, 금수저 전형 벗어났지만 신뢰도 낮아… 과학적 평가 기준 필요”

    “학종, 금수저 전형 벗어났지만 신뢰도 낮아… 과학적 평가 기준 필요”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 딸 입시 논란 이후 대학입시 제도와 고교 서열화에 대한 개혁 의지를 강조하면서 대입이 교육계의 ‘뜨거운 감자’가 됐다. 그중 학생부종합전형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정시· 수시 비율 조정이 아닌 학종의 공정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언급하면서 대입 논쟁의 중심에 섰다. 지난해 교육부의 대입 개편 공론화 과정에서 벌어진 ‘정시vs 수시’ 논쟁 이후 1년 만이다. 조 장관 딸 논란으로 다시 단두대에 오른 학종을 교육계 전문가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서울신문은 공교육과 사교육, 학부모 입장을 대변할 세 사람을 지난 11일 서울신문 편집국에 모아 긴급 좌담회를 열었다. 임병욱 인창고 교장, 박은진 전국혁신학교학부모네트워크 대표,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가 각각의 입장에서 바라본 학종의 현실과 개선 방향을 놓고 여러 의견을 쏟아냈다.임 교장과 박 대표는 학종에 대체적으로 긍정적 입장을 보였지만 현재 신뢰도가 낮다는 점과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 임 대표는 사교육계 입장에서 학종의 장점과 한계를 분석했다. 서울의 사립고교인 인창고는 올해 졸업한 학생 85%가 수시 전형으로 대학에 들어갔을 만큼 다양성을 중심으로 한 진로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박 대표는 3년 전 자녀가 대입을 치른 학부모이기도 하다.-현재 학종에 대한 신뢰도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임병욱 “낮다. 대학마다 전형 용어부터 평가 기준이 다 다르고, 평가도 대학 내부적으로 이뤄지니 그럴 수밖에 없다. 신뢰도를 얻으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 박은진 “정시 확대에 부정적인 학부모들도 학종의 신뢰도가 낮다는 데는 동의한다. 대학이 학생을 (학종으로) 뽑아도 어떤 기준으로 선발됐는지 모르니 신뢰도가 낮은 것 같다.” 임성호 “(학종으로 대학 진학 가능성이 높은) 내신 2등급 아이들에게는 신뢰도가 높다. 그러나 대부분의 나머지 아이들에게는 신뢰도가 낮다. 서울 시내 상위 10개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 외에 나머지 학생들에게 학종은 ‘나와 상관 없는 전형’ 이다.” -학종은 ‘금수저 전형’인가. 임병욱 “입학사정관제로 시행되던 2007~2010년대 초반까지는 합격 여부에 부모의 영향력이 컸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학생부나 자기소개서에 부모 신분을 쓸 수 없고 지난해부터 면접관이 학생의 배경을 알 수 없는 블라인드 면접이 시행되는 지금은 금수저 전형이란 말은 맞지 않는다.” 박은진 “학종이 금수저 전형이면 정시는 다이아몬드수저 전형이다. 사회 계급에 따른 학력 편차는 수능이 더 심각하다. 학종의 신뢰도는 문제이지만 학교 생활에 충실한 학생을 뽑아 공교육을 정상화하려는 취지는 살려야 한다.” 임성호 “학종 초기에 비해 나아진 것은 동의한다. 하지만 지금도 고1 1학기를 마친 학생들은 학생부 컨설팅을 위해, 고3 1학기를 마친 학생들은 학생부를 어떻게 수정할지 묻기 위해 학원을 찾는다. 나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학부모가 학생부 작성에 개입할 여지가 있고, 실제 조력을 받는다는 것이 학종의 공정성을 가로막는 요소라고 본다.” -학종의 평가 과정이 얼마나 불투명하다고 보는지. 임병욱 “2012~2014년 대학에서 입학사정관들과 학종 서류평가를 맡은 적이 있다. 다양한 평가자들이 서로의 평가를 보지 못하고 최종 평가 결과를 취합해 보면 평가자 150여명의 학생별 평가가 거의 일치한다. 대학들의 평가 기준이 그만큼 구체적이고 정확하다. 학종에 대한 대학들의 평가는 생각보다 더 공정하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학종의 공정성에 대해 신뢰도를 더 가져도 된다.” 박은진 “학교에서도 교사 간 크로스 체크를 하며 학생부의 공정성을 높인다. 불투명한 부분도 있겠지만 평가 시스템은 대체로 공정하다고 생각한다.” 임성호 “학종 평가 시스템이 공정하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다. 다만 대학에서 떨어진 학생에게 왜 떨어졌는지, 합격생은 어떤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는지 알 길이 없다. 현재 내신 등급을 올리기 위해 전학 가는 학생은 있어도 학종 진학을 목표로 전학하는 학생은 없다는 것이 학종에 대한 학생들의 신뢰도를 말해 준다.” -일부 학교에서 성적이 좋은 특정 학생들에게 ‘몰아주기’를 한다는 논란도 있는데 임병욱 “정말 일부 학교의 이야기다. 요즘 그런 식으로 특정 학생에게 상을 몰아주면 민원 등으로 바로 문제가 된다. 모든 교내 경시 대회는 시험 범위가 다 예고되고 공정하게 이뤄진다. 일부 한두 학교의 부정이 전체 사례처럼 비춰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 박은진 “학종이 없던 과거에도 각 학교에서 상위권 아이들 모아 특별 수업을 하거나 특별 학습 공간을 마련해 주는 등 ‘밀어주기’는 언제나 있어 왔다. 학종이라서 밀어주기가 생긴 것은 아니라고 본다.” 임성호 “전국의 모든 고등학교가 서울대를 비롯한 명문대에 몇 명을 보냈는지로 경쟁하는 상황이 밀어주기가 없어도 있다고 믿게 만드는 것 같다.” 임병욱 “매년 (인창고) 교내 밴드 경연대회가 있는데 1~5등급 아이들이 뭉친 밴드에서 5등급 아이가 1등급 아이에게 악기를 가르쳐 우승을 했다. 요즘에는 밀어주기가 아니라 이런 협력 수상 사례가 오히려 학종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학종이 더 공정해지고 신뢰도가 높아질 수 있을까. 임병욱 “대부분 무기 계약직인 입학사정관들의 신분을 국가 정책을 통해 안정적으로 보장해 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 평가가 더 과학적으로 이뤄지고 신뢰도 쌓인다.” 박은진 “학종에서 떨어지면 대학이 그 이유를 학생들에게 알려줘야 한다. 실제 합격한 학생들의 사례도 보여 주면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학종에 대한 신뢰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임성호 “평가 결과에 대한 이유를 공개하면 학생들의 쏠림 현상이 나타나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본다. 학종 취지인 학교 생활에 충실한 잠재력 있는 인재 선발을 이루려면 대학에 완전한 학생 선발 자율권을 줘야 한다.” -학종의 공정성 강화가 문 대통령이 언급한 고교 서열화 해소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보는지. 임병욱 “전국 상위 0.01% 학생들이 모이는 전국 단위 자사고에서 서울대에 많이 가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학종이 공정해져도 이미 서열화된 고교 순위를 극복하기는 힘들 것이다.” 임성호 “학종의 공정성과 고교 서열화는 별개다. 학종은 2007년 입학사정관제로 도입된 이후 계속 공정성이 강화돼 왔다. 하지만 서울대 합격생 자료를 보면 상위 학교들의 합격생 수가 더 많아지는 등 오히려 고교 서열화는 더 공고해졌다. 현재처럼 학종에서 금지 사항만 늘리는 방식으로는 고교 간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본다.” 박은진 “저는 생각이 다르다. 학종이 취지에 맞게 안착된다면 서열이 낮은 학교의 학생들도 명문대 입학률이 높아져 고교 서열화 해소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2020학년도 대입에서 정시 비중이 30%로 늘어난다. 적정한 정시 비율은 얼마로 보는지. 임병욱 “정시 비중은 대학 자율에 맡기는 것이 맞다. 하지만 30%는 많다고 본다.” 박은진 “임 선생님 의견에 동의한다. 정시가 확대되면 공교육은 붕괴된다.” 임성호 “현재 학종 논란은 과도하게 부풀려진 측면도 있다. 업계에서 보면 실제 학종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학교에서 극소수에 불과하다. 1학년 때 학종을 준비하던 아이들도 내신 등급이 내려가면 학종을 포기하고 정시에 매달린다. 정시나 수시, 학종 비율은 사회 논의로 결정할게 아니라 실제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각 전형을 준비하는지 등을 조사해 결정할 필요가 있다. 현재 정시 30% 비율은 준비하는 학생에 비해 적다고 본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co.kr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지방세 늘리면 지역 간 격차도 커져… 자기모순에 빠진 재정분권

    지방세 늘리면 지역 간 격차도 커져… 자기모순에 빠진 재정분권

    재정분권은 문재인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다. 전문가 그룹에서도 정책에 대한 찬반을 떠나 분권의 필요성 자체는 이견이 거의 없다. 하지만 ‘어떤 분권인가’라는 디테일로 들어가면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된다. 저마다 주장하는 분권의 목표, 재정분권과 균형발전의 관계 등에서 통일된 의견을 찾기 힘들다. 이 같은 혼선은 왜 발생할까. 재정분권과 균형발전을 구분하지 못하고, 재정분권을 무조건 좋은 것으로 보고, 선진국일수록 재정분권을 더 이루고 있다고 오도하는 3차원의 ‘인식 혼란’을 핵심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재정분권과 격차의 상관관계 적극적 재정분권론자인 A교수는 “궁극적으로 모든 재정 관련 권한을 지방정부에 넘겨야 한다”는 소신을 펴고 있다. 그가 보기에 “재정이 부족하거나 넘치는 불균형”은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이다. 따라서 균형발전은 물론 지역 간 격차 해소에 정부가 나서는 것조차 재정분권의 원칙을 훼손하는 나쁜 정책이다. 물론 현실에서 이런 재정분권론은 작동할 수 없다. 하지만 A교수가 지적하듯이 중앙정부의 재정과 권한을 지방에 이양하는 것과 열악한 지방을 돕는 게 별개의 문제라는 건 사실이다. 원론적으로 말해서 재정분권은 지방 간 격차를 감수하거나 심지어 당연시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의 재정분권 정책은 비수도권 지방자치단체에 초점을 맞춘다. 지방재정 규모를 늘리는 방법으로는 대체로 지방세 비중을 높여 지자체가 자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을 늘리는 데 주력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방소비세 확대를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이 정책의 최대 수혜자는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가 아니다. 지방세를 가장 많이 걷을 수 있는 지자체는 곧 재정력이 가장 좋은 서울·경기다. 지방세 확대를 요구했던 비수도권 지자체는 이제 지역 간 격차 문제 해결도 요구한다. 정부는 서울·경기·인천에 지역상생발전기금을 출연하도록 하는 등 ‘균형장치를 마련’하는 걸로 보완했다. 결국 재정분권은 ‘중앙의 재정을 지방에 넘기라’는, 정부의 힘을 빼라는 요구와 ‘중앙이 나서서 지역 간 격차를 완화하라’는, 정부의 힘에 기대는 요구가 함께 등장하는 자기모순에 빠진다. 이에 대해 윤영진 계명대 공공인재학부 명예교수는 “재정분권은 단순히 지자체에 돈을 더 주는 게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건 무엇보다 정부 스스로 상호 모순된 목표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재정분권과 균형발전의 관계 설정이 혼란스럽다. 당장 ‘국정개혁 5개년 계획’만 하더라도 ‘국세·지방세 비율을 장기적으로 6대4 수준까지 개선’한다는 목표와 ‘지자체 간 재정 격차 완화 및 균형발전 추진’이 나란히 등장한다. 지방세 비중을 늘리면 지역 간 격차가 더 벌어지는 건 무시하고 마치 상호보완 관계인 것처럼 기술했다. 심지어 정책의 대상인 ‘지방’의 개념조차 혼란스럽다. 지방에는 지방자치나 지방선거처럼 중앙정부와 대칭되는 수직적인 의미의 지방, 지방도시나 지방이전처럼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을 가리키는 수평적 의미의 지방 등 두 가지 서로 다른 범주가 존재하지만 실제로는 편의에 따라 지방이 비수도권이 되기도 하고 전체 지방이 되기도 한다. ‘중앙의 권한을 지방에 배분해야 한다’고 할 때 지방은 수도권을 포괄하는 반면 ‘지방재정이 열악하다’고 할 때는 비수도권만 가리키는 게 대표적이다. ●‘분권=민주화’는 근거 없는 신앙 문재인 정부의 재정분권 정책의 뿌리는 1980년대 민주화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오랜 권위주의에 대한 반감은 중앙집권주의를 문제의 근원으로 비판하는 ‘(중앙)집권은 나쁜 것, (지방)분권은 좋은 것’이라는 인식을 강화시켰다. 거기다 지방자치제도 실시와 활발해진 풀뿌리운동, 지역 간 격차 문제는 지방분권과 민주화를 동일시하는 경향마저 낳았다. 특히 노무현 정부는 지방분권 3대 특별법(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지방분권특별법)에서 보듯 지방분권을 정책이 만들 수 있는 ‘선의 대명사’로 간주했다. 최장집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2001년 논문에서 이런 경향을 ‘운동으로서의 분권’ 개념으로 정리하면서 “분권화야말로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모든 문제의 해결을 위한 열쇠가 된다고 간주하는 단순 도식화의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입장을 계승한 박상훈 정치발전소 학교장이 보기에 현 정부의 재정분권 정책은 ‘잘못된 진단’에 따른 ‘엉뚱한 처방’과 다름없다. 그는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이라는 선언이야말로 재정분권이 얼마나 철학 없이 진행되는지 보여 주는 살아 있는 증거일 뿐이라고 비판한다. 재정분권 정책에 비판적인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이 바로 ‘분권이란 무조건 좋은 것’이라는 접근법이다. 김상철 서울시민재정네트워크 기획위원은 “무조건 좋은 것, 가야 할 길로 보기 이전에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그만한 역량과 책임성이 있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면서 “재정분권이 시민분권을 강화한다는 기대가 없다면 분권이 어떤 의미가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운영위원장은 “결국 핵심은 지방자치다. 재정분권은 지방자치를 위한 수단일 뿐”이라면서 “재정분권이 없다고 지방자치가 안 된다고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인식의 혼란이 정책 혼선으로 이어져 재정분권이 ‘선한 정책’의 대명사가 되면서 해외 사례나 중장기적인 시대 변화를 외면하게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재정분권 정책의 근거로 자주 거론되는 ‘선진국일수록 재정분권 수준이 높다’는 식으로 호도하는 게 대표적이다. 일본이 도입한 고향납세제도를 제대로 된 검증도 없이 고향사랑기부제란 이름으로 도입하는 것 역시 이런 경향을 보여 준다. 무엇보다도 한국의 지방세 비중이 선진국에 비해 낮다는 것 자체가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보면 2016년 기준 총조세 대비 지방세 비중 평균은 20.2%로, 한국(23.7%)보다도 낮다. 연방제가 아닌 단일형 국가 평균은 15.7%다. 지방자치 역사가 오래됐다고 지방세 비중이 높은 것도 아니다. 이탈리아는 21.7%, 노르웨이는 16.2%, 영국은 6.0%, 네덜란드는 5.9%, 심지어 체코는 2.0%였다. 연방제 국가라도 독일(52.0%), 미국(43.3%)과 달리 호주는 20.7%뿐이다. 한국의 재정분권 수준이 낮다는 근거로 거론하는 ‘재정자립도’는 정반대 의미에서 상황을 호도한다. 재정자립도는 지방자치단체 일반회계 중 자체수입(지방세+세외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을 가리키는 개념으로 2019년 기준 재정자립도는 51.4%다. 하지만 재정자립도는 OECD 공식지표에는 없는, 한국에서만 통용되는 지표다. 이에 비해 OECD와 비교가 가능한 지표를 보면 한국은 세입분권지수(일반정부세입 대비 지방정부자체세입)는 OECD보다 2.3% 포인트 낮은 17.0%, 세출분권지수(일반정부세출 대비 지방정부세출)는 10% 포인트 높은 42.9%다. 정작 재정분권이 지방세 확대로만 치우치게 되면서 더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인구감소 문제가 외면받는다. 한국지방재정학회장을 지낸 D교수는 정부의 재정분권 정책이 고령화에 따른 인구감소와 심각한 지역 간 격차 문제를 등한시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지방세 확대는 지역 간 형평성과 충돌한다. 현 시점에서 굳이 지방세 확대를 하는 건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지방분권은 가뜩이나 인구감소와 격차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지방을 무너뜨리는 강력한 ‘한 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정분권은 그 자체로 진보적 정책도 아니고 보수적 정책도 아니다. 재정분권 옹호론과 비판론 역시 진보 성향과 보수 성향이 혼재돼 있다. 각자 구상하는 재정분권의 목표와 방향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재정분권 방향이 문재인 정부 스스로 내세웠던 ‘총론’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라는 대목에선 대체로 의견이 일치한다. 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재정분권과 지방자치, 균형발전을 뭉뚱그려 버리는 ‘인식의 혼란’, 목표와 수단에 대한 제대로 된 토론 부재”를 비판하며 이를 ‘분권지상주의’라고 지적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짧은 연휴에 읽은 책 3권 소개한 이낙연 총리

    짧은 연휴에 읽은 책 3권 소개한 이낙연 총리

    리처드 리브스의 ‘20 vs 80의 사회’장대환의 ‘우리가 모르는 대한민국’‘카이스트 미래전략 2019’이낙연 국무총리가 추석연휴 동안 읽은 책 3권을 SNS(소셜미디어)에 소개했다. 불평등의 구조에 대한 분석과 한국 사회의 과제를 다룬 책들이다. 이 총리는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연휴를 맞아 읽은 책 3권의 간단한 감상평을 올렸다. 가장 먼저 소개한 ‘20 vs 80의 사회’는 미국 사상가 리처드 리브스가 쓴 책이다. 이 총리는 “상위 20%가 기회를 ‘사재기’하며 하위 80%와의 격차를 넓히고 그것을 세습하는, 그런 미국 사회를 진단하며 처방을 제시”하는 책이라고 소개하고, “고민하며 읽는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국내에 이미 소개된 로버트 퍼트넘의 ‘우리 아이들’과 함께 읽을 책”이라고 덧붙였다. ‘우리 아이들’은 빈부 격차가 어떻게 아이들의 삶을 파괴하는지를 추적하고, 그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한 책이다. 이 총리는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이 쓴 ‘우리가 모르는 대한민국’도 소개했다. 이 총리는 “세계가 놀란 한국의 기적, 기적을 일군 강점과 저력, 기적을 망치는 내부의 적들, 또 한 번의 기적을 위하여”라며 “우리를 객관적으로 돌아본다”고 적었다. 마지막으로 14일 저녁 이 총리가 독파한 책은 ‘카이스트 미래전략 2019’이다. 이 총리는 “저출산 고령화, 사회통합 갈등해결, 평화와 국제정치, 지속적 성장과 번영, 지속가능한 민주복지 국가, 에너지와 환경문제” 등 책이 제시한 대한민국 6대 과제를 거론하며 “모두 만만찮은 과제다. 그러나 피할 수도, 미룰 수도 없다”고 적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공정 깨졌다” “대의가 중요”… 세대·계급 간 상처 남긴 ‘조국 대전’

    “공정 깨졌다” “대의가 중요”… 세대·계급 간 상처 남긴 ‘조국 대전’

    분노하는 2030세대 文정부 ‘기회 평등·과정 공정’ 약속 빛 바래 “부모 도움으로 만든 스펙… 너무 화가 나” 옹호하는 86세대 “檢개혁 위해 이 정도 의혹은 넘길 수 있어 저항하는 검찰이 문제… 사과해서 괜찮아” 세대 넘어 계급 갈등으로 확산 진영 무관하게 불공정 부·학벌·권력 세습 “비정상적 학벌주의 등 시스템 개혁 필요”“검찰 개혁을 위해 ‘모두의 출발선이 같지 않다’는 근본적인 문제를 하찮은 일로 치부하고 일단 참으라는 메시지를 그냥 받아들여야 하는 건가요?” 직장인 윤모(32)씨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 이후 문재인 정부에 등을 돌렸다. 윤씨는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던 정부의 약속은 빛이 바랬다”고 잘라 말했다. 조 후보자 딸의 입시를 둘러싼 ‘동양대 표창장 조작’이나 ‘의학논문 제1저자 등록’ 등 의혹이 지속되면서 2030세대와 50대 86세대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불평등을 고착화한 우리 사회의 계급 격차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른바 ‘조국 대전’으로 인해 드러난 공정과 불평등에 대한 문제제기와 이를 받아들이는 세대 간, 계급 간 인식 차는 한국 사회에 적지 않은 상처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 조 후보자에 대한 분노는 조 후보자 딸과 비슷한 나이인 2030세대일수록 크다. 취업준비생 임모(29)씨는 “입시나 취업 등 모든 과정 속에서 치열한 경쟁을 거쳐 왔는데 부모의 도움으로 스펙을 만든 조 후보자 딸의 의혹을 보며 너무 화가 났다”고 말했다.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 박사는 블로그를 통해 “개인적으로는 아주 억울하겠지만, 너무 멀리 와 버린 거 같다”며 “(그러나) 어쩔 거냐? 엘리트들의 그런 인생관과 도덕관을 이 사회가 싫다는데, 사회는 그렇게 가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청년들의 분노에 공감했다. “검찰 개혁이라는 대의를 위해 이 정도 의혹은 넘어갈 수 있는 문제”라고 주장하는 진영 논리에 청년들은 더욱 반발하고 있다. 대학생인 김모(26)씨는 최근 50대인 부모님과 언쟁을 벌였다. 김씨의 부모님은 “이게 다 개혁에 저항하는 검찰 때문”이라면서 “가족이 한 일을 조 후보자가 모를 수 있는 것 아니냐. 사과도 했으니 괜찮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씨는 “유급을 하고도 장학금을 받는 등 조 후보자의 딸이 아니었다면 못 누릴 혜택이 한두 개가 아니다”라면서 “부모님의 반응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조 후보자 사퇴 촉구 서울대·고려대 촛불집회의 배후에 자유한국당이 있을 수 있다”면서 “조 후보자와 대통령을 비난한다고 해서 누가 불이익을 주느냐. 왜 마스크로 가리고 집회에 나오느냐”며 최근 대학가의 촛불집회를 비판했다. 그러나 김병민 경희대 행정학과 겸임교수는 “86세대가 자신들이 주도한 민주화 운동의 정당화만을 내세운 채 청년 세대가 지향하는 가치는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치부해 버렸다”고 지적했다. 대다수 ‘흙수저’ 청년들은 세대 갈등보다 더 근본적인 계급 갈등에 대해 묻고 있다. 기존의 진보·보수라는 정치 진영과 무관하게 부와 학벌이 세습되고 있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김종민 청년전태일 대표는 “영화나 드라마에만 나오는 줄 알았던 ‘부모님을 잘 만나야 성공한다’는 명제가 현실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보수를 향해서만 ‘부를 대물림한다’고 비판해 왔지만, 결국 진보나 보수나 계급적으로는 똑같았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턴트는 “청년들은 불공정한 것 자체도 문제지만 그 불공정한 부와 권력의 세습을 문제라고 보지 않는 것에 더 분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후보자 개인에 대한 도덕성 문제로만 치부할 것이 아니라 문제점이 드러난 현실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 교수는 “청년들은 단순한 세대 갈등을 넘어 한국 사회에 내재한 불평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면서 “초심을 잃어 청년들의 목소리를 더이상 대변하지 못하는 기존 86세대 대신 새로운 진보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상봉 전남대 철학과 교수는 “논란이 커진 배경에는 한국 사회의 비정상적인 학벌주의 사회가 있다”면서 “이 논란을 시작으로 학벌주의 타파나 공교육 정상화 등 시스템 개혁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여자는 수학·과학에 약하다? ‘조건’ 바꿨더니 더 잘하더라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여자는 수학·과학에 약하다? ‘조건’ 바꿨더니 더 잘하더라

    세계에 대한 궁금증으로 여러 학문들이 만들어진 이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선입견이 있습니다. 바로 여자는 남자보다 과학과 수학에 약하다는 생각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학업성취도에 대한 국제비교를 위해 회원국을 포함한 전 세계 80여개 국가들을 대상으로 3년 주기로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라는 시험을 실시합니다. 만 15세 학생들의 읽기, 수학, 과학 세 개 분야에 대한 성취 수준을 평가하는 것이지요. PISA 결과를 보면 많은 나라들에서 읽기는 여학생이 강세를 보이지만 수학, 과학 분야 성적은 남학생들이 여학생들보다 높게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매년 10월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는 노벨과학상 118년간 수상자 통계를 볼까요. 노벨생리의학상은 남성 202명, 여성 12명, 노벨화학상은 남성 175명, 여성 5명, 노벨물리학상은 남성 207명, 여성 3명으로 남성에게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수학계의 노벨상이라고 부르는 필즈상도 2014년에 처음으로 여성 수상자를 배출했지요. 이런 사실들을 보면 정말 ‘여자는 수학, 과학에 약한가 봐’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성 평등이 잘 이뤄진 국가일수록 남녀 간 수학, 과학 성적 격차가 적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적도 있습니다. 당시 연구팀은 PISA 결과와 세계경제포럼에서 만든 ‘국가별 성 격차지수’를 비교분석한 결과 남녀 평등 분위기가 강한 북유럽 국가들에서는 여학생의 수학 성적이 더 높다는 결과를 내놨습니다. 이런 상반된 데이터들 때문에 과학, 수학 분야에서 남녀 간 차이가 생물학적 요인 때문인지, 문화적 요인 때문인지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스페인 발레아레스제도대 경제경영학과, 네덜란드 에라스무스 로테르담대 경제학부의 교육경제학자, 수학자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은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4일자에 이와 관련해 재미있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우선 2006, 2009, 2012, 2015년에 74개국을 대상으로 실시된 PISA 성적을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읽기 부분에서는 여학생이 남학생들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수학, 과학 시험에서는 남학생의 성적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여기까지는 이전 연구결과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연구팀은 한 발 더 나가 PISA 시혐에 응시한 국가들의 남녀 학생들에게 지문의 길이가 다른 441개 문항의 수학 문제를 2시간 동안 풀도록 했습니다. 441개 문제를 모두 푸는 것이 아니라 2시간을 주고 최대한 풀 수 있는 만큼 풀어 보라고 하고 채점을 한 것입니다. 그 결과 놀라운 사실이 발견됐습니다. 시험 시간이 과목별로 60분인 PISA보다 시험 시간이 더 길어지면서 남학생과 여학생의 수학 성적 격차가 거의 없거나 많은 국가들에서 오히려 여학생들의 성적이 더 잘 나온 것입니다. 수학뿐만 아니라 과학 시험에서도 마찬가지였다고 합니다. 실제 수학과 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성과를 낸 연구자들은 주어진 문제를 얼마나 빨리 푸는가보다는 하나의 문제에 오랫동안 매달려 숨겨진 의미를 찾아내는가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시험이라는 특정 조건에서 도출된 결과만으로 만들어진 선입견이 우수한 능력을 가진 여학생들을 과학기술과 수학 분야에서 멀어지게 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edmondy@seoul.co.kr
  • 中송환법 끌어내린 홍콩 피플파워… ‘제2 우산혁명’은 웃었다

    中송환법 끌어내린 홍콩 피플파워… ‘제2 우산혁명’은 웃었다

    실패했던 우산혁명 79일의 기록 넘어서 중고생까지 나와 주말마다 대규모 집회中, 무역전쟁·건국절 앞두고 부담 느낀 듯 5대 요구사항 중 하나만 수용… 불씨 남아 시위대 “직선제 도입 없이는 비극 반복” 민주화 요구 등 당분간 시위 이어질 수도 홍콩 정부가 대규모 시위를 촉발한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을 공식 철회한다고 4일 밝히며 3개월 가까이 진행된 홍콩 시민들의 반(反)정부·반중국 시위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지난 6월 9일 100만명이 모인 가운데 첫 시위가 시작된 지 88일째로, 79일간 진행된 2014년 우산혁명이 실패로 끝났던 것과 달리 홍콩 시민들은 귀중한 승리의 경험을 얻게 됐다.●캐리 람, 녹화 연설로 송환법 철회 발표 캐리 람 행정장관은 이날 TV연설을 통해 공식적으로 법안의 철회를 선언했다. 오후 6시 녹화된 연설이 공개되기에 앞서 람 장관은 입법회 의원,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 등 친중파 진영과 회동한 자리에서 송환법을 공식적으로 철회하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람 장관은 연설에서 “폭력이 아닌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이달부터 자신과 모든 부처장이 사회 각계각층과의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학자, 전문가들이 이번 시위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되는 부동산, 빈부격차, 청년층 기회 제공 등의 문제를 독립적으로 연구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두 달 넘게 발생한 일들은 홍콩 사람 모두에게 충격과 슬픔을 줬다”면서 “가능한 한 빨리 현재의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기 바란다”고 했다. 표면적으로 이번 송환법 철회는 홍콩 시민들의 요구에 정부가 굴복한 것으로 보인다. 람 장관은 앞서 7월 초 “송환법은 죽었다”고 말하면서도 공식적인 법안 철회 의사를 밝히지 않으며 시민들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주말마다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며 국제공항 폐쇄 등 홍콩의 정치·경제·사회가 비상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최근에는 중·고교생과 직장인들의 주중 시위가 이어지며 정부를 압박했다. 시위대가 이른바 ‘삼파 투쟁’으로 불리는 총파업(罷工), 동맹휴학(罷課), 철시(罷市)를 전개하며 홍콩 전역에 반정부의 물결이 퍼져 나갔다. 홍콩 경제 등에 대한 악영향이 중국 본토로까지 번지며 중국 중앙정부로서도 선택의 기로에 놓였던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세계 각국이 중국에 직접적으로 우려를 나타냈고 미중 무역전쟁과 신중국 건국 70주년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중국으로서도 홍콩 사태를 어떤 식으로든 수습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을 수 있다. ●“너무 늦은 결정”… 향후 전망은 엇갈려 하지만 이번 발표가 홍콩 시민들의 분노를 사그라지게 할지는 전망이 엇갈린다. 시위대의 첫 번째 요구사항이었던 송환법 철회는 받아들였지만, 나머지 4대 사항에 대해서는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번 시위의 근본 원인으로 빈부격차와 청년층의 상실감을 꼽은 람 장관의 발언은 직선제 요구 등 민주주의의 회복을 요구한 시위대의 인식과 너무 큰 괴리를 나타낸 것이기도 하다. 또 체포된 시위대가 1100명이 넘는 상황에서 이번 발표대로라면 이들에 대한 사법적 절차는 앞으로 계속될 수밖에 없다. 경찰의 강력 진압에 대한 독립적 조사를 요구한 데 대해서도 람 장관은 “새로운 인사들은 현존하는 경찰 감시 기구에 새로이 배치할 것”이라며 “홍콩 정부는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송환법 철회 발표 직후 나온 시위대의 부정적인 반응은 당분간 시위가 계속될 것임을 전망하게 했다. 반정부인사인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대표는 “중국 중앙정부가 시위대의 목소리를 진정으로 들으려는 의도는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너무 늦은 결정”이라고도 했다. 시위대의 텔레그램에는 “홍콩의 선거는 여전히 베이징이 결정한다. 이 같은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다면 비극은 반복될 것이다. 정부의 이번 결정을 받아들인다면 세상을 떠난 동료들이 우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람 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폭력은 현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며 폭력은 반드시 멈춰야 한다”고 강조해 향후 시위가 계속될 경우 대응에 나설 뜻임을 분명히 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최기영 과기부 장관 후보자 “日 기술격차 2~3년… 따라잡을 것”

    최기영 과기부 장관 후보자 “日 기술격차 2~3년… 따라잡을 것”

    기초과학·연구자 아낌없는 투자 강조 탈원전 질문엔 “에너지전환 정책 필요”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는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하는 소재, 부품, 장비 국산화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내놨다. 2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최 후보자는 소재, 부품, 장비 국산화 여부와 일본과의 기술격차에 대해 묻는 질문에 대해 “국산화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으며 열심히 연구하고 생산으로 연결되도록 하겠다”며 “일본과의 기술격차는 2~3년 정도로 듣고 있는데 일부는 조금만 투자하면 따라잡고 상용화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최 후보자는 일본 수출규제 같은 통상마찰과 저출산 고령화 등 대내외적 여건이 쉽지 않은 만큼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초과학과 과학기술인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혁신 기술과 산업 발전에는 기초과학의 토대가 있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며 “연구현장의 자율성을 보장함으로써 연구자들이 하고 싶은 연구를 안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후보자는 정부의 탈원전에 대한 소신을 묻는 야당 의원의 질문에 대해서는 “원전 관련 기술은 중요하기 때문에 기술개발과 연구는 꾸준히 이어져야겠지만 한 번 사고가 나면 큰 피해를 주는 만큼 이를 감안해 에너지 전환정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한편 이날 야당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자녀의 논문저자 등재를 두고 질의를 쏟아 냈다. 이에 대해 최 후보자는 “국가 과학기술발전에 대해 연구윤리가 철저히 지켜져야 하겠지만 제 분야에서는 많이 벗어나 있어서 어느 정도 수준인지 자세한 내용은 파악해야 알 수 있다”면서 “다른 후보자에 대한 것을 제가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생각이 든다”고 답변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韓미래차 흙탕물 튀기는 SK·LG 배터리 싸움… 중일만 웃는다

    韓미래차 흙탕물 튀기는 SK·LG 배터리 싸움… 중일만 웃는다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 간의 ‘전기차 배터리’ 공방이 갈수록 격해지고 있다. 소송을 소송으로 맞받아치더니 또 추가 소송을 제기했다. 국내를 대표하는 두 배터리 업체가 양보 없는 ‘치킨게임’을 벌이며 돌이킬 수 없는 관계로 치닫는 양상이다. 이대로 가다간 국내 미래차 시장의 경쟁력마저 크게 실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두 업체 간 갈등은 2017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에 ‘전지 핵심 인력 채용 관련 협조 요청의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LG화학에 다니던 전기차 배터리 담당 직원이 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한 것을 ‘기술 유출’로 본 것이다. 이어 LG화학은 같은 해 12월 대전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으로 전직한 직원 5명을 대상으로 전직금지 및 가처분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지난 1월 영업비밀 유출 우려, 양 사의 기술 역량 격차 등을 모두 인정해 이례적으로 ‘2년 전직금지 결정’을 내리며 LG화학의 손을 들어줬다.양 사의 공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한 직원들이 여전히 유출된 영업비밀을 활용해 배터리 개발과 수주전에 나서고 있다고 보고 지난 4월 ‘전지 핵심 인력 채용 관련 협조 요청의 건’ 공문을 다시 보냈다. 이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이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소송장을 제출했다. LG화학의 이 소송이 바로 지금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소송 난타전의 출발점이다. LG화학 측은 소송장에서 “SK이노베이션은 2017년부터 불과 2년 만에 LG화학 전지사업본부의 연구개발, 생산, 품질관리, 구매, 영업 등 전 분야에서 76명의 핵심 인력을 대거 빼 갔고, 이 중에는 LG화학이 특정 자동차 업체와 진행하고 있는 차세대 전기차 프로젝트에 참여한 핵심 인력도 다수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이 소송의 배경에는 독일 폭스바겐의 전기차 배터리 수주전이 있었다. LG화학 측은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11월 폭스바겐의 전기차 배터리 수주 관련 업무를 하는 직원을 빼내 간 이후 폭스바겐의 전략적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됐다”면서 “기술 탈취가 없었다면 수주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SK이노베이션 측은 “폭스바겐의 배터리 물량 수주 시 자동차 생산 공장과 가까운 지역(미국 조지아)에 공장을 짓겠다는 고객사 맞춤식 ‘선수주 후투자’ 전략이 통한 결과”라며 “LG화학 내 폭스바겐 제품 인력이 누군지 알 수 없을뿐더러 접촉한 사실도 없다”고 반박했다. 깊어질 대로 깊어진 양 사 갈등이 전기차 배터리 시장 선점 경쟁이 낳은 자국 기업 간 ‘내전’인 셈이다.LG화학의 공세가 계속되자 SK이노베이션은 지난 6월 서울지방법원에 LG화학을 상대로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영업비밀 침해가 전혀 없었다는 내용의 채무부존재 확인 청구소송도 함께 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LG화학 직원의 이직은 스스로 선택한 결과이며 정당한 영업활동이었다”면서 “LG화학의 근거 없는 비난을 더는 묵과할 수 없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30일 LG화학과 미국 내 자회사인 ‘LG화학 미시간’을 미국 ITC와 연방법원에 제소한다고 밝혔다. 이번에는 LG전자도 연방법원에 제소하기로 했다. 윤예선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대표는 “이번 제소는 LG화학이 지난 4월에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건과는 무관한 핵심 기술 및 지적재산 보호를 위한 정당한 소송”이라며 “LG전자는 LG화학으로부터 배터리 셀을 공급받아 배터리 모듈과 팩을 생산해 특정 자동차 회사에 판매하고 있어 소송 대상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또 “LG화학의 배터리 가운데 상당수 제품이 이번 특허 침해소송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 이번 소송에서 우리가 승소하면 LG화학과 LG전자는 손해배상 등 금전적 부담은 물론 기존 방식으로 수주·공급하는 제품의 생산 중단을 비롯해 배터리 사업 자체에 상당한 차질이 생길 것”이라면서 “LG화학과 LG전자 측이 생산 방식을 바꾸기 전에는 대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이 소송에서 패소하면 배터리 사업을 아예 접게 될 수도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인 셈이다.LG화학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SK이노베이션이 소송에 대한 불안감에 국면 전환을 노리고 불필요한 특허 침해 제소를 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LG화학은 입장문에서 “LG화학의 특허 건수는 1만 6685건인 반면, SK이노베이션은 1135건으로 14배 이상 격차를 보이고 있다”며 “SK이노베이션이 면밀한 검토를 통해 사안의 본질을 제대로 인지하고 이번 소송을 제기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LG화학은 그간 여러 상황을 고려해 ITC 영업비밀 침해소송 제기 이외에 특허권 주장은 자제해 왔다”면서 “이번 특허 침해 제소와 같은 본질을 호도하는 행위가 계속된다면 SK이노베이션이 제기한 소송이 근거 없음을 밝히는 것을 넘어 LG화학의 특허를 침해한 행위에 대해서도 묵과하지 않고 법적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LG화학은 또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 이직자들이 반출해 간 기술자료를 ITC 절차에 따라 제출해야 함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거나 지연시키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두 회사의 소송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8년 전인 2011년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세라믹 코팅 분리막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SK이노베이션은 해당 특허는 무효라며 반소 성격의 특허무효심판을 제기했다. 당시 한국 특허 당국과 법원에서 이어진 소송전의 승자는 SK이노베이션이었다. 특허심판원과 사법부가 심급별로 여러 차례 “LG화학의 분리막 도포 기공구조는 SK이노베이션의 무기물 코팅분리막 기술과 다른 것”이라고 SK이노베이션의 손을 들어줬고, 소 제기 3년째인 2014년 두 회사는 서로에 대한 소송을 취하했다. 현재 진행 중인 소송전에선 좀더 빠른 합의가 가능할까. 두 회사는 서로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전제 조건이 ‘상대방의 잘못 인정’이어서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임수길 SK이노베이션 홍보실장은 “지금이라도 전향적으로 대화와 협력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 생산적이라고 판단해 대화의 문은 항상 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LG화학 측은 “SK이노베이션이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 및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한편 이에 따른 보상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할 의사가 있다면 언제든지 대화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인력, 기술, 특허, 판로 등을 놓고 경쟁하는 두 회사에 대해 적극적인 중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이 최근 몇 년 동안 자국 기업에만 보조금을 주는 보호주의적 정책을 편 탓에 함께 고전했던 한국 이차전지 기업들끼리 비방전을 벌이는 게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로펌 등에 막대한 소송비용을 물어야 하는 데다 두 회사 간 다툼을 중국·일본 등지 기업들이 약진의 기회로 삼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직장인들의 익명게시판인 ‘블라인드’에는 “소송비용이 한 달에 50억원, 최소 2년 이상 법정 공방을 하면 1200억원이다. 그러면 직원에게 최소 600만원의 성과급 지급이 가능하다”, “직원한테 들이는 건 비용이고, 변호사에게 돈 쓰는 건 투자냐”, “로펌 배나 불리는 소송전”이라는 글이 쏟아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양 사 소송비만 2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 돈으로 배터리 생태계 발전을 위한 중소기업들 펀드 조성을 하는 게 국익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쌍용·한국지엠·르노삼성차 ‘군소 3사’ 내수 침체에 휘청

    쌍용·한국지엠·르노삼성차 ‘군소 3사’ 내수 침체에 휘청

    현대·기아차 82.5%… 부익부 빈익빈 군소 3사, 구조조정·무급 휴직 등 추진 “정부 LPG차 구매 지원 등 대책 시급”‘2강(强) 3약(弱)’ 구도가 굳어진 국산차 시장에서 ‘3약’인 쌍용자동차·한국지엠·르노삼성자동차가 동시에 경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생존 위기에 직면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휘청거리는 자동차산업을 일으켜 세울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산차 내수 판매 점유율에서 쌍용차는 7.0%, 한국지엠은 6.0%, 르노삼성차는 5.8%에 그쳤다. 반면 현대차는 46.5%, 기아차는 34.3%로 합산 80.8%를 기록했다. 올해 1~7월 판매 점유율에서도 격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쌍용차 7.3%, 한국지엠 4.8%, 르노삼성차 5.0%로 집계됐다. 쌍용차는 그나마 코란도 등 신차 출시 효과로 0.3% 미미하게 올랐다.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차는 1% 포인트 안팎 더 하락했다. 현대차그룹의 합산 점유율은 82.5%로 지난해보다 1.7% 포인트 올랐다. 현대차그룹이 국산차 시장을 지배하는 가운데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군소 3사’의 판매가 부진하고 생산량이 감소한 것은 내수 경기 둔화가 첫 번째 원인이다. 여기에다 현대·기아차의 수출 부진이 이들 3사를 경영 위기에 빠트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기아차가 저조한 해외 실적을 내수 판매로 보완하려다 보니 내수 시장을 주력으로 하는 군소 3사가 타격을 입게 됐다는 것이다. 르노삼성차는 인력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 들었다. 부산공장의 시간당 생산량(UPH)을 오는 10월부터 60대에서 45대로 25% 줄이면 생산직 노동자 1800여명 가운데 450명 안팎의 빈손 인력이 발생하는데, 이들에게서 희망퇴직이나 순환휴직 신청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노조 측은 지난 23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사측의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 방침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지엠은 창원공장 근무 형태를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창원공장 노동자들은 지난해 2월 문을 닫은 군산공장이 2교대제에서 1교대제로 전환된 이후 폐쇄 절차를 밟았다는 점을 들어 근무 형태 개편을 구조조정과 공장폐쇄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쌍용차 역시 경영이 악화일로다. 예병태 사장은 “지금은 무엇이든 해야만 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이라면서 “업무 효율화를 위한 조직 개편, 선제적 비용절감 등 구체적인 비상조치를 취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예 사장이 꾸린 비상경영 태스크포스(TF)는 올해 말 직원 무급 휴직을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쌍용차는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코란도의 전기차 모델 출시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정책적으로 액화석유가스(LPG)차 구매 지원책과 노후 디젤 승용차 교체 지원책을 마련하면 이들 3사의 내수 판매가 어느 정도는 회복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권수정 서울시의원, 자회사 설립형 정규직화 폐단 지적

    권수정 서울시의원, 자회사 설립형 정규직화 폐단 지적

    권수정 서울시의원(정의당, 비례)은 26일 제289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를 상대로 ‘산업안전이 무색한 안전불감증 만연의 노동환경 실태’와 함께 서울시 자회사 설립형 비정규직 정규직화로 인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는 문제들을 확인했다. 권 의원은 “다섯개의 자회사를 설립한 서울교통공사는 안전업무 직고용을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전기·기계 설비 안전점검, 냉난방설비와 열매수 공급관 유지 보수, 가스설비 및 폭발성 위험물 법정선임과 안전관리 등 산업안전 관련 업무를 여러 자회사를 통해 수행하고 있다”며, “더욱 큰 문제는 자회사간 나타나는 차별로 유사업무 수행에도 불구하고 같은 공간에서 근무하는 각기 다른 서울교통공사 자회사 노동자는 임금, 직원복지, 근무체계 등 다양한 범주 안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권 의원은 “특히 서울교통공사의 자회사중 하나인 서울메트로환경의 경우 고산화티탄계 용접봉작업, 고압전기·가스·증기 등 상시적 고위험 환경에 노출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에게 지급된 피복은 통풍 잘되는 기능성 반팔 셔츠와 바지가 전부다”며, “이들은 기본적으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개인사비를 들여 용접용 보호용품을 구입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것이 서울교통공사 노동환경의 실태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여러 문제중 가장 큰 문제로 “서울교통공사가 현재 직접 수행하던 폐수처리업무를 서울메트로환경에 이관한 상태지만, 확인한 결과 폐수처리를 위해서는 환경부의 환경관리대행기관 지정이 필요한바 서울메트로환경은 폐수처리에 대한 아무런 자격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이는 명백한 불법행위이며, 환경부 질의결과 환경관리대행기관 지정받지 않은 상태로 계약을 맺어 업무가 수행될 경우 이는 고소고발 해야 할 중대한 위법사항임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수 많은 자회사 운영의 문제점, 노동자들의 처우가 달라지지도 않은 원인중 하나는 자회사 임원의 현재 상황으로, 서울교통공사 자회사중 두 곳의 간부명단만 확인해도 정년임박의 서울교통공사 출신의 임원들이 올해 혹은 작년 입사해 임원을 역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무엇을 위한 자회사 설립인지 명확히 해야 할 때이며, 이 모든 것들이 우연의 일치라 할지라도 의혹이 붉어질 수 있는 만큼 서울시교통공사는 각별히 주의에 다방면에서 다년의 경력을 가진 전문가를 영입하는데 집중해야한다”고 말했다. 김태호 서울시교통공사 사장은 권 의원의 시정질문에 대해 “다양한 입직경로와 각기 다른 방침을 통해 입사한 직원들을 정규직화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차이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시 노동·안전사고는 모두 내책임으로 산업 전반의 안전 불감증을 통감하며 산업노동안전기본계획 수립을 통해 예산반영, 안전도시 만들 것을 약속하겠다”며, 권 의원의 향후 산업안전조례안 발의를 위한 박시장에 협력 제안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수자원공사, 주민 참여 수상태양광 재생에너지 확대 앞장

    한국수자원공사, 주민 참여 수상태양광 재생에너지 확대 앞장

    정부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율을 20%로 확대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추진 중인 가운데 친환경적이고 에너지 대체효과가 큰 물에너지가 주목받고 있다. 2017년 기준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전체 에너지 발전량의 4.7%로 독일(35.6%), 영국(31.8%) 등 주요 국가들과 격차가 크다. 재생에너지 확대가 필요하지만 입지 제한 등 제약이 많다 보니 시설 설치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물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수공)는 2018년 기준 국내 신재생에너지 시설의 10%(1358㎿)를 운영 중이다. 또 정부의 20대 중점프로젝트 중 3개를 담당한다. 수상태양광은 육상태양광에 비해 대규모 토지가 필요 없고, 산지·농지 등 환경훼손이 없다. 2012년 국내 최초로 합천댐 수면 위에 수상태양광 발전을 상용화했고 국내 최대인 합천댐 수상태양광(40㎿)이 지역주민 참여형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학수 수공 사장은 “2023년까지 청정에너지 3365GW 생산을 목표로, 온실가스 157만t 감축 및 미세먼지 1676t을 저감할 계획”이라며 “이는 110만 가구가 1년간 사용가능한 전기량으로 30년생 소나무 2억 3000만 그루를 심는 셈이자 소형차 100만대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문 대통령 지지율, 조국 논란에 부정평가 취임 후 첫 50%

    문 대통령 지지율, 조국 논란에 부정평가 취임 후 첫 50%

    부정평가 50%…긍정평가 2.7P 떨어지며 46%조국 논란에 나흘 연속 하락했다가 다소 반등민주, 동반 하락…한국, 6주만에 30%선 회복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에 흔들리고 있다. 지지율이 2주 연속 하락, 40%대 중반대로 떨어졌고, 취임 후 처음으로 부정평가가 50%를 넘었다.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9~23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6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취임 120주차 국정수행 지지율은 46.2%(매우 잘함 26.4%, 잘하는 편 19.8%)를 기록했다. 8월 2주차에 비해 2.7%포인트(P) 내린 수치다.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4.1%P 오른 50.4%(매우 잘못함 36.5%, 잘못하는 편 13.9%)로 긍정과 부정평가 격차는 오차범위(±2.0%P)를 벗어난 4.2%P로 집계됐다. 문 대통령 국정수행 부정평가가 50%를 넘은 것은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직전 최고치는 올해 3월 2주차의 49.7%였다. ‘모름/무응답’은 0.9%P 늘어난 3.4%였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조국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과 논란 확산으로 22일(목)까지 나흘 연속 떨어졌다가,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발표 이튿날인 23일(금)엔 소폭 반등, 회복세로 마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 38.3%, 한국 30.3%…양당 모두 지지층 결집 조국 후보자 논란은 정당 지지도에도 영향을 줬다. 더불어민주당은 2.3%P 하락한 38.3%를 기록했다. 민주당 지지도가 30%대로 떨어진 것은 7월 2주차(38.6%) 이후 6주 만이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0.8%P 오른 30.2%로 2주 연속 올라 7월 2주차 주간집계(30.3%) 이후 6주 만에 다시 30%선을 회복했다. 한국당은 19일(27.1%) 이후 23일(31.4%)까지 나흘 연속 올랐다. 민주당은 진보층(64.0%→65.3%)에서 소폭 상승하며 60%대 중반으로 올라섰고, 한국당 역시 보수층(58.5%→59.7%)에서 다소 오르며 60% 선에 근접, 핵심이념 결집도는 민주당이 5.6%P 앞섰다. 그러나 중도층에서 민주당(41.3%→36.7%)은 하락한 반면 한국당(26.5%→27.6%)은 상승하며 양당의 격차는 14.8%P에서 9.1%P로 좁혀졌다. 정의당은 0.2%P 하락한 6.7%로 2주째 약보합세를 보인 반면, 바른미래당은 0.9%P 오른 5.9%로 2주 연속 상승하며 6%선에 근접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공화당은 0.3%P 상승해 2.1%, 민주평화당도 0.5%P 오른 2.0%로 2%대를 각각 회복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19세 이상 성인 5만 8441명에게 연락, 최종 2512명이 응답을 완료해 4.3%의 응답률을 나타냈다.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방식,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통계 보정은 2019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 연령, 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소득격차 최악, 내수 진작 등 보완책 내야

    지난 2분기에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 소득격차가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2인 이상 가구의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이 5.3배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후 최고로 치솟았다. 이 배율은 상위 20%(5분위) 소득을 하위 20%(1분위) 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수치가 커질수록 소득분배가 불균등하다는 의미다. 최하위층인 1분위의 월평균 명목소득은 132만 5500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슷했지만, 최상위층인 5분위는 942만 6000원으로 3.2% 늘어났다. 큰 문제는 저소득층 소득의 구성이 나빠진 것이다. 1분위 근로소득은 15.3% 감소했는데, 이를 상쇄한 것은 공적연금 등 이전소득으로 무려 33.5%가 늘었다. 이전소득은 정부가 지급한 아동수당과 실업급여, 기초연금 등을 말한다. 즉 1분위의 소득이 그나마 유지된 이유는 정부의 복지정책 때문이었다. 이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일 뿐 실질소득의 향상과는 거리가 멀다. 또 1분위에서 사업소득이 15.8% 증가했는데, 이 역시 나쁜 신호다. 서민층(2, 3분위)으로 분류됐던 영세자영업자들이 저소득층인 1분위로 대거 추락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경기 부진이 내년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큰 만큼 정부는 1분위 소득이 현상 유지될 수 있도록 공적부조에 힘써야 한다. ‘3050클럽’ 국가에서 굶어 죽는 주민이 나와서야 되겠는가. 또 주 52시간 근무제가 내년 1월부터는 50인 이상 300인 미만 중소기업에도 적용된다. 이 제도를 대기업에서 운용해 보니 ‘저녁이 있는 삶’은 연간 수백만원의 임금 손실과 연결됐다. 현재 월급 구조가 초과근무에 따른 수당 지급으로 구성된 탓이다. 경기 부진에 고스란히 노출될 영세자영업자와 실질임금 하락이 불가피한 중소기업 노동자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나쁜 대외 경제환경 탓보다는 내수 진작 등의 정책 수단이 강구돼야 한다. ‘토건족’으로 폄하된 건설 부문을 활성화하는 것도 한 방안이다.
  • 극빈층 소득감소 막았지만…상·하위 소득격차 ‘역대 최대’

    극빈층 소득감소 막았지만…상·하위 소득격차 ‘역대 최대’

    올해 2분기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소득 격차가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로 벌어졌다. 저소득층은 아동수당, 기초연금, 실업급여 등의 복지정책으로 그나마 소득 감소를 막았지만, 고소득층의 소득이 크게 늘면서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통계청은 22일 이런 내용의 2019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 소득부문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2분기 가구원 2인 이상 일반 가구의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30배로 전년 2분기(5.23배)보다 악화했다. 2분기 기준으로는 집계를 시작한 2003년 이래 최고치다. 5분위 배율은 소득 5분위(소득 상위 20%) 가구원 1인이 누리는 소득(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을 1분위(소득 하위 20%) 가구원 1인이 누리는 소득으로 나눈 것으로 값이 클수록 소득분배가 불균등한 것으로 해석된다. 1분위 가계의 소득이 뚜렷하게 개선되지 않았지만 5분위 가계의 소득은 근로소득에 힘입어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상·하위 가계의 소득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다만 2분기 저소득층인 1분위 가계의 명목소득(2인 이상 가구)은 월평균 132만 5500원으로 1년 전보다 600원(0.04%) 늘어 감소세가 6분기 만에 멈췄다. 지난해 1분기(-8.0%) 감소세로 돌아선 1분위 소득은 지난해 2분기(-7.6%), 3분기(-7.0%), 4분기(-17.7%), 올해 1분기(-2.5%)까지 5분기 연속 감소했다. 1분위 소득 감소세가 멈춘 것은 정부의 정책효과 때문으로 분석됐다. 정부가 지급한 아동수당과 실업급여 같은 사회수혜금,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의 효과가 근로소득의 감소(-15.3%)를 상쇄한 것이다. 실제로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으로 1분위의 공적 이전소득은 2분기에 33.5%나 늘었다. 전체 가계의 소득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2분기 전국 가구의 명목소득(2인 이상)은 월평균 470만 4200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8% 늘었다. 증가 폭은 2018년 3분기(4.6%) 이후 가장 크다. 명목소득이 늘면서 2분기 실질소득도 2014년 1분기(3.9%) 이후 최대폭인 3.2% 증가해 7분기째 증가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고소득층인 5분위 명목소득은 월평균 942만 6000원으로 3.2% 늘어 1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근로소득이 4.0% 늘어나면서 증가세를 이끌었다. 2분기 전체 가계의 명목 처분가능소득은 2.7% 증가해 2015년 2분기(3.1%) 이후 최대폭 늘었다. 앞선 1분기에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었던 2009년 3분기(-0.7%) 이후 처음 줄었다가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처분가능소득은 소득에서 사회보장부담금, 이자비용, 세금 등 비소비지출을 제외하고 자유롭게 소비 지출할 수 있는 부분을 의미한다. 2분기 명목소득을 유형별로 보면 가장 비중이 큰 근로소득은 월 316만 9200원으로 1년 전보다 4.5% 늘었지만, 사업소득은 90만 8500원으로 1.8% 감소해 3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재산소득은 2만 4900원으로 7.0% 증가했고, 생산활동을 하지 않아도 정부가 무상으로 보조하는 소득 등을 뜻하는 이전소득은 58만 800원으로 13.2% 늘었다. 비경상소득은 44.6% 줄어든 2만 800원이었다. 비경상소득은 경조 소득이나 퇴직수당과 실비보험을 탄 금액 등을 말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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