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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은미 “성추행 책임 4·7 재보궐선거 무공천…쇄신에 전력”

    강은미 “성추행 책임 4·7 재보궐선거 무공천…쇄신에 전력”

    강은미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김종철 전 대표의 성추행 사건에 대해 거듭 사과하며 4·7 재보궐선거 무공천으로 책임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강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전 대표 성추행 사건으로 실망을 드려 정말 죄송하다”며 “책임 정치의 대원칙을 지키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실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서울, 부산 재보궐선거에 무공천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련의 사건은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 책임이 있는 정치권에 어떻게 응답할지를 물었다”며 “국민께 약속드린 대로 성찰과 쇄신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강 비대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법으로 코로나특별위원회를 통한 코로나특별법 제정, 특별재난연대기금 조성, 전국민 소득보험 등으로 꼽았다. 그는 “재난은 모두에게 평등하게 찾아오지 않았다. 주가 3000을 넘는 동안 자산 불평등은 문재인 정부 4년 내내 악화했다”며 “지금 우리 경제는 부익부 빈익빈이 극단적으로 벌어지는 K자 양극화로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 행정명령으로 발생한 피해에 대한 지원을 제도화하자”며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보편적 재난지원금도 제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재원 마련을 위해 ‘특별재난국채’를 발행하고, 특별재난연대기금을 조성해가자”며 “특별재난연대세는 코로나 극복을 위해 위기 상황에서도 소득이 크게 늘었거나, 높은 이윤이 있는 기업과 개인에게 사회연대 차원에서 한시적으로 추가 과세하고, 세수 증가분을 재해 예방 및 취약계층 지원, 실업 대응에 사용하자는 정의당의 제안”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전국민 고용보험에 대해서는 “당장 고통에 빠진 자영업자와 프리랜서, 플랫폼 노동자 등 비정형 노동자들을 포함할 수 없다”며 “정부의 2025년 2100만명 가입이 아니라 올해 당장 2100만명이 가입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주거 문제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 집값만은 반드시 잡겠다고 약속했지만 24번의 부동산 정책은 모두 실패했다”며 “정의당이 발의한 주거 급여법 개정안 통과로 턱없이 낮은 주거급여 기준을 1.5배 이상 늘려야 하고 주거 안정과 복지를 위한 종합 부서인 ‘주택부’ 신설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강 비대위원장은 부동산 등 자산과 함께 사회 격차의 척도로 교육을 꼽으며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기회균형선발 20% 확대 목표는 절반에 그쳤다”며 “대학의 서열 해체 없이는 학벌주의를 없앨 수 없다. 대학 평준화가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고 말했다. 노동 문제에 대해서는 “어렵게 중대재해처벌법이 통과됐지만 여전히 거리에는 노동자들이 있다”며 “노동기본권은 헌법적 가치다. 근로기준법 적용에 예외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기후 위기에 대해선 “정부의 2050 탄소중립 공식화는 의미가 있지만 정의당이 제출한 2030년 탄소 배출 절반 감축 목표에는 한참 부족하다”며 “범정부 차원의 ‘정의로운 전환위원회’를 구성하고 미뤄둔 국회 특위 구성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 비대위원장은 한반도 평화에 대해 “북한이 ‘과거 합의를 이행하면 3년 전 봄날로 돌아갈 수 있다’고 분명한 메시지를 던졌다. 우리가 선제적으로 답해야 한다”며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을 중단하고 판문점 선언, 평양 선언에 대한 국회 비준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 원전 건설’ 의혹 제기 같은 구시대적 북풍 공작은 궁극적으로 적대적인 분단체제에 기인한다”며 “국가보안법 같은 구시대의 유물은 전면 폐지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 비대위원장은 마지막으로 “불평등을 해소하고 차별과 배제를 넘어 더욱 유능하고 책임 있는 정당으로, 고단한 국민들의 삶을 지켜온 정당으로 거듭나겠다. 다시 희망과 지지를 만들어 가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사상 최초 경제수장 3관왕…유리천장 박살낸 재닛 옐런 [김정화의 WWW]

    사상 최초 경제수장 3관왕…유리천장 박살낸 재닛 옐런 [김정화의 WWW]

    미국 행정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회 의장, 재무부 장관. 한 자리만 해도 ‘세계 경제 대통령’이라는 별명이 따라붙는 경제 관련 주요직을 세 개나 역임하는 최초의 여성이자 최초의 경제학자가 탄생했다. 재닛 옐런(75) 신임 미 재무장관 이야기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미 상원이 인준안을 찬성 84표, 반대 15표로 통과시키면서 옐런은 재무장관으로서 8만 7000여명의 직원과 200억달러(약 22조 3500억 원)을 관장하게 됐다. 미국 232년 역사상 첫 여성 재무장관이다. 50년 가까이 이어진 옐런의 이력은 단순히 ‘유리천장을 없앴다’는 설명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는 오랫동안 남성의 분야로 여겨진 경제학에서 내딛는 걸음마다 여성의 역사를 새로 써 왔다. 동기 중 유일한 여성…우등 졸업에도 종신교수직 못 얻어 워싱턴포스트(WP)는 옐런에 대해 “전국에서 여성의 교육 기회를 요구하는 운동이 시작되기도 전에 옐런은 학업을 마쳤다”고 했다. 여성이 학교에 간다는 것 자체가 익숙지 않던 1960~1970년대, 옐런은 자주 그 낯선 위치를 자각해야 했다.그가 졸업생 대표로 고등학교를 졸업한 게 1963년, 훗날 브라운대로 편입된 여대 펨브룩 칼리지에서 경제학을 배우고 우등 졸업할 때가 1967년이었는데, 브루클린의 몇몇 고등학교에선 그때까지도 여학생의 입학조차 불가능했다.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졸업한 1971년 옐런은 동기 중 혼자 여성이었다. 옐런은 1971년부터 하버드대 조교수로 일할 때도 유일한 여성이었는데, 당시 매우 외로웠다고 한 바 있다. 대학에서 최우등학생 모임인 파이 베타 카파(Phi Beta Kappa)를 졸업했고, 박사 학위를 딴 뒤에는 그의 노트가 ‘족보’로 몇 년간 전해질 정도로 우수한 인재였지만 하버드대에서 종신 재직권(테뉴어)을 받지 못했다. 옐런은 한 인터뷰에서 “하버드대 시절 젊은 여성 교수로 많은 차별을 겪었다”며 “남자 동료 중 누구도 논문을 함께 쓰려고 하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결혼한 뒤에도 경제학자로서 빨리 주목받지 못했다. 연준에서 일할 때 만난 그의 남편은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조지 애컬로프 조지타운대 교수인데, 초기엔 이 같은 남편의 그림자에 가려지며 배우자의 일을 따라 자신의 일을 그만두는 사람(trailing spouse)라고 불리기도 했다.당연하고 익숙했던 차별 넘어 여성들의 ‘길잡이’로 이런 배경 탓에 옐런은 오히려 성별 언급을 꺼리면서 스스로 여성으로 부각되지 않는 것을 바라기로 유명했다. 그는 연준 때 ‘남성 의장’(chairman)이나 ‘여성 의장’(chairwoman)이 대신 성별 구분 없는 ‘의장’(chair)으로만 해달라고 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실수로 ‘미스터(Mr.) 옐런’이라고 불렀지만, 이를 정정하지 않은 일도 있다.하지만 그는 스스로 새 역사를 쓰고 변화를 일으키며 경제·금융계 여성들에게 큰 영감을 줬다. 여성이 과학과 공학 분야에도 진출할 정도로 세상이 바뀌었지만, 경제학은 여전히 백인 남성에 의해 지배되는 현실 때문이다. 미국 등 전세계 2만명 이상의 학자가 참여하는 전미경제학회(AEA)의 2019년 설문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9200명 이상의 전현직 회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성차별을 겪었다고 응답한 여성은 절반에 가까웠다. 남성은 3% 뿐이었다. 동료에 의해 동의 없는 신체 접촉 등 성추행과 심한 경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도 175명이었다. 여성 10명 중 3명은 자신의 업무가 동료들만큼 중요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으로 느꼈다고 답했다. AEA 회장 임기를 앞두고 있던 옐런은 당시 “이 설문에서 드러난 건 용납할 수 없는 문화”라고 비판했고, 이후 경제학계에 만연한 여성과 소수에 대한 차별을 드러내고 변화를 촉구했다. 옐런은 1998년 경제자문위원회 당시 ‘성별 임금 격차의 추세 설명’ 보고서도 내놨다. 그는 “여성과 남성의 평균 임금 격차는 1970년대 후반 약 40 %에서 1997년 약 25 %로 감소했다”면서도 “기술과 직업 특성 차이를 통제한 후에도 여성은 여전히 남성보다 수입이 적다는 건 직업 시장에서 여전히 성별에 따른 임금 차별이 계속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료 “항상 준비된 메리 포핀스”…美 구원투수 될까연준 시절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이라는 두가지 책무를 모두 해내며 경제수장으로서의 역할도 증명한 옐런은 자신을 “실용적이고, 정책에 전문성을 가진 주류 경제학자”라고 했다. 언뜻 평범한 말이지만, 그의 철학에는 분명한 색이 있다. 여성뿐 아니라 소수 인종, 저소득층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책임감이다. 그는 지난해 8월 WP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인해 특히 저소득층 노동자가 겪을 어려움에 대해 우려했다. 인사청문회에서는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해 부자 증세와 법인세 인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옐런을 잘 아는 이들은 그를 인생의 ‘멘토’로 여긴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인 메리 델리는 “옐런은 똑똑할뿐 아니라 항상 ‘사람’을 생각한다”며 “옐런과 얘기하면 사람들은 그들이 존중받았다고 느낀다”고 했다. 그는 연준 부의장 시절 옐런과 함께 식사하는 도중에 나이든 여성이 옐런에게 다가와 그녀가 얼마나 많은 영향을 받았는지 감사함을 표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동료들은 그를 “단호하지만 친절하고, 믿을 수 없게 똑똑하고 항상 준비됐다”고 평하며 동화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유모 ‘메리 포핀스’라고 부르기도 했다. 오바마 정부 때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이자 버클리대 경제학과 교수인 크리스티나 로머는 옐런을 일컬어 “경제 시스템이 제 역할을 못하고 녹아내리기 전에 경고음을 내줄 사람”이라며 “만일 상황이 잘못되면 내가 가장 먼저 연락할 사람”이라고 했다. 앞으로 재무장관으로서의 그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코로나19로 전 세계에서 가장 이들이 목숨을 잃은 미국에서 그는 이미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2800달러, 민주당에 2만 5000달러를 기부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재닛 옐런은 누구 · Janet Louise Yellen1946 미국 뉴욕 브루클린 출생1963 고등학교 졸업생 대표로 졸업1967 펨브룩 칼리지 경제학 학사 우등 졸업 (1971년 브라운대로 합병)1971 예일대 경제학 박사 졸업(동기 중 유일한 여성)1971~1976 하버드대 조교수1977~1978 연준 이코노미스트1994~1997 연준 이사1997~1999 빌 클린턴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2004~2010 연준 산하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2010~2014 연준 부의장2014~2018 연준 의장 (트럼프와 마찰로 연임 무산)2021~ 미 재무장관
  • 다양성 이어 젠더 앞세운 바이든… ‘성평등 세계화’ 이끄나

    다양성 이어 젠더 앞세운 바이든… ‘성평등 세계화’ 이끄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에 새로운 조직이 생긴다. 백악관 젠더정책위원회다. 대선 공약인 보다 성평등한 국가로의 발전을 목표로 여성과 성소수자 등에게 영향을 주는 정부 정책을 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대선에서 여성과 비(非)백인 유권자들의 지지가 큰 역할을 하기도 했지만, 미국 사회와 경제가 한 단계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여성의 권익을 향상시키고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반영한다.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취임식을 하루 앞두고 인수위원회를 통해 젠더정책위원회 구성과 공동위원장을 발표했다. 백악관에서 ‘젠더’라는 명칭이 붙은 첫 위원회다. 경제적 차별부터 건강, 인종차별, 성폭력, 대외 정책까지 정부 정책 전반에 걸쳐 백악관 내 다른 위원회들과 긴밀하게 협력해 성평등 정책을 펴 나갈 것이라고 인수위는 밝혔다. 공동위원장으로 미투 운동을 주도한 여성 배우 등이 결성한 성폭력·성차별 대응 단체인 타임스업의 전략정책실장인 제니퍼 클라인과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우루과이 대사와 국무부 중미 부차관보를 지낸 줄리사 레이노소를 임명했다. 클라인은 바이든·해리스 대선 캠프에서 여성과 가족정책위원으로 활동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함께 국무부에서 일했고 2016년 대선 때 자문을 맡기도 했다. 변호사이자 외교관인 레이노소는 젠더정책위원회 공동위원장 이외에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의 비서실장을 맡고 있다.아직 젠더정책위원회 위원 면면이 발표되지 않았고 어느 정도의 권한을 갖고 활동할지 확실하지 않지만, 오바마 전 대통령의 백악관 여성위원회 정도의 위상은 갖출 것으로 미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내정책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모든 이슈는 여성 이슈”라면서 젠더정책위원회가 경제자문위원회(CEA)와 국가안보회의(NSC) 등 백악관 내 주요 자문위원회와 정부 각 부처의 정책을 젠더라는 렌즈를 통해 조정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위원회의 명칭에서 알 수 있듯 여성뿐 아니라 제3의 성과 트랜스젠더 등을 포괄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참모이자 미셸 오바마의 비서실장, 백악관 여성위원회 사무총장을 지낸 타임스업 대표인 티나 첸은 최근 미즈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 팬데믹을 통해 드러난 여성, 특히 비(非)백인 여성들이 처한 어려운 상황에 대한 대책을 비롯해 돌봄 체계 구축과 돌봄 인력에 대한 처우 개선 등을 종합적으로 다루길 바란다”고 했다. 이와 함께 여성은 물론 모두에게 안전하고 공정하며 공평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국내 정책뿐만 아니라 대외 정책에서도 성평등 이슈를 제기할 뜻을 분명히 밝힘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에서 입지가 좁아졌던 국무부의 여성특임대사 역할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의 첫 내각은 미국의 다양한 인적 구성을 반영했다. 백악관 홈페이지에 올라온 내각 명단에는 부통령과 15개 부처 장관, 경제자문위원장과 무역대표부 대표, 국가정보원장 등 모두 25명이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부통령 등 12명이 여성이다. ●오바마 때 여성 정책 다루는 위원회 처음 생겨 앞서 빌 클린턴과 오바마 전 대통령도 백악관 안에 여성 관련 조직을 따로 뒀었다. 공교롭게도 모두 민주당 소속 대통령이고 후임 공화당 출신 대통령들이 이를 해체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95년부터 2001년까지 백악관에 여성 관련 정책과 지원 역할을 담당하는 조직을 운영했다. 여성 정책 중심의 조직이라기보다는 여성단체들과의 연락을 맡고 대통령의 친여성, 친가족 어젠다와 관련한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역할을 했다. 여성 관련 정책을 본격적으로 다루는 백악관 위원회는 오바마 전 대통령 때 처음 생겼다. 여성위원회는 대통령 자문기구로 오바마의 최측근인 밸러리 재럿 백악관 전 선임고문이 위원장을 맡았고, 모든 부처 장관과 백악관 주요 위원회 수장들이 당연직 위원이었다. 대통령이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챙기면서 성별 임금격차 해소, 유급 출산 및 돌봄휴가 확대, 대학 내 성폭력 근절 대책, 여성 과학인력(STEM) 육성 및 지원 대책, 인신매매 근절 대책 등 성과가 적지 않았다는 평가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9년 백악관 내 여성위원회 이외에 국무부에 여성 이슈를 다루는 부서와 함께 여성특임대사직도 신설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미국의 대외 정책에서 여성과 어린이 인권을 중시했고, 아프리카와 아시아 등의 개발도상국을 상대로 여성 인권 향상에 힘을 기울였다. 가시적인 성과에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역할이 중복된다며 백악관 여성위원회를 해체했다. 국무부 여성특임대사는 지난해 1월까지 만 3년 동안 공석이었다. 유엔 등 여성 관련 국제회의에도 대표단의 급을 낮춰 보내거나 젠더라는 표현 대신 여성과 가족을 사용하도록 요구하는 등 여성 이슈에서는 딸 이방카가 하는 일을 빼고는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트럼프 딸 이방카 WGDP 이니셔티브 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임기 3년 차인 2019년 2월 여성의 경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세계 여성개발 및 번영 계획’(WGDP)을 띄웠다. 백악관 선임고문인 이방카가 주도해 WGDP는 ‘이방카 이니셔티브’로도 불렸다. WGDP 이니셔티브는 2025년까지 전 세계 개도국 여성 5000만명의 경제 잠재력을 끌어올린다는 목표 아래 미 국무부와 국제개발처 등 10개 부처가 지원하고 민간 기업과 공공기관들이 참여해 왔다. 여성에게 교육과 직업 훈련을 제공하고, 여성 기업가들의 자본·시장·기술 지원 등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며 여성의 경제 참여를 제한하는 정책과 법, 규제 장벽을 제거하는 것이 목표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엔 등 국제기구와 대외 원조 예산은 줄이면서도 이방카가 주도하는 WGDP 이니셔티브에는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백악관이 나서 주요 선진국과 동맹국 정부들이 기금에 참여하도록 독려해 정치적 야심이 큰 이방카의 경력 쌓기를 돕고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 트럼프 정부의 가장 큰 성과는 공무원의 유급 출산휴가를 법제화한 것이다. 미 의회는 2019년 12월 공무원에게 12주의 유급 출산휴가를 부여하는 법을 초당적으로 통과시켜 미국이 비로소 선진국 중 유일하게 유급 출산휴가가 없는 나라라는 오명을 벗게 됐다. 입법 과정에 이방카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건 널리 알려져 있다. ‘과도한 복지 혜택은 시장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공화당의 반대에 막혀 지난 20년간 진척이 없었던 민주당의 숙원 사업을 공화당 대통령의 딸이 나서 여당인 공화당을 설득해 일거에 해결했다. 미 전문가들은 WGDP도 의미가 있지만, 여성의 건강과 인권, 여성에 대한 사회 문화적 편견과 사회구조 등 더 근본적인 문제를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유급 출산휴가만 놓고 봐도 미국은 유럽은 물론 한국과 비교해도 여성 정책에서 뒤처져 있는 분야가 적지 않다. 한국과 일부 유럽 국가들처럼 여성 정책을 전담하는 부처도 따로 없다. 대신 백악관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며 미 국내 정책은 물론 대외 정책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일례로 오바마 전 대통령 당시 국무부 여성특임대사를 들 수 있다. 미국의 싱크탱크 외교협회(CFR)가 지난해 낸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2009년 여성특임대사를 임명한 뒤 캐나다와 프랑스, 멕시코, 스웨덴 등 10여개 국가에서 여성특임대사직을 신설했다. 노르웨이와 핀란드, 영국, 스페인 등은 젠더 평등, 평화와 안보를 담당하는 특사를 임명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힘을 모아 가고 있다. 보고서는 점점 많은 나라가 외교와 국방, 대외원조, 무역 정책에서 여성의 역량 강화와 젠더 평등을 주요하게 다루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양성과 ‘젠더 평등’을 강조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이 미국뿐 아니라 국제사회에 앞으로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대기자 겸 젠더연구소장 kmkim@seoul.co.kr
  • 추미애 사퇴하자 ‘윤석열 지지율’ 급락… 수혜자는 이재명

    추미애 사퇴하자 ‘윤석열 지지율’ 급락… 수혜자는 이재명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권주자 지지율이 급격하게 하락하는 추세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사퇴로 추·윤 갈등이 일단락되고 윤 총장에 대한 여당의 ‘핍박’도 잦아들면서 여론의 관심이 주춤해진 이유 때문으로 보인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직 대통령 사면론 이후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이재명 경기지사의 지지율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이 뉴스1의 의뢰로 지난 25~26일 실시한 여론조사(전국 유권자 1008명,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이 지사는 28.7%로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윤 총장은 14.0%, 이 대표는 11.4%였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지난 22일 조사(전국 유권자 1013명,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에서도 이 지사 26.2%, 윤 총장 14.6%, 이 대표 14.5%로 ‘1강 2중’ 구도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지난해 12월 같은 조사와 비교해 이 지사는 상승세, 윤 총장과 이 대표는 하락세다. 민주당 관계자는 27일 “윤 총장 지지율 하락은 예견했던 일”이라며 “스스로 얻은 지지가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오전 회의에서 지도부가 ‘돌림노래’처럼 윤 총장을 때렸던 민주당은 지난 18일 문재인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 “정치 염두에 두지 않아”라고 평가한 이후 윤 총장을 거론하지 않고 있다. 제1야당에 집중돼야 할 정권 심판 민심이 윤 총장에게 쏠리면서 속앓이를 했던 국민의힘도 탈(脫)윤석열에 집중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윤 총장 지지율 관련 질문에 “관심이 없다”고 일축했다. 또 “윤 총장이 대권후보가 될지는 나중에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시큰둥한 반응을 이어 갔다. 보수진영은 지난 대선에서 ‘반기문 현상’을 좇다 대선을 제대로 치르지 못한 뼈아픈 경험도 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원희룡 “대학동기 조국, 운동권서 저한테 명함도 못 내밀어”

    원희룡 “대학동기 조국, 운동권서 저한테 명함도 못 내밀어”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20일 온라인에서 청년들과 대화를 하던 중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이야기가 나오자 “저한테는 명함도 못 내민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지난 14일 오후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통해 실시간으로 청년들과 대화하는 ‘방구석 온열’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원 지사는 조 전 장관에 대해 “운동권에서 조국은 사실 저한테 명함도 내밀지 못한다”고 말했다. 원 지사와 조 전 장관은 서울법대 동기다. 대입 학력고사 전국 수석으로 서울법대에 들어갔지만 이내 학생운동에 뛰어든 자신과 조 전 장관을 비교하면서 꺼낸 발언이다. 원 지사는 “지금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운동권 출신들도 제가 민주화 운동에 기여했던 점에 대해서는 저보고 ‘기득권’이라고 얘기 못 한다. 저보고 그렇게까지 운동해놓고 왜 국민의힘에 들어갔냐고 시비를 건다”고 밝혔다. 그는 “자유주의와 휴머니즘으로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소위 사회주의 좌파 운동권과 이념적으로도 인간관계에서도 조직적 구속관계에서 벗어났다”고 설명했다. 대입 학력고사 전국 수석, 서울대 법대 수석, 사법고시 수석까지 하며 ‘공부의 신’이라 불린 그는 “제가 공부머리가 좋아 엘리트주의로 똘똘 무장된 사람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어린시절 가난을 철저하게 겪었다. 전깃불이 들어오지 않고 부모님은 작은 장사하다가 망해 빚쟁이들한테 시달렸다. 가난을 벗어야겠다고 몸서리쳤다”고 털어놨다. 이어 “저를 둘러싼 가족, 친척, 제 주변 모두는 국민 대다수 서민과 같은 입장에서 성장했고 그런 생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저는 서울에 아파트도 없고, 두 딸은 미취업 상태”라며 기본소득 논의와 관련 “출발 격차를 줄이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청년이 쌍꺼풀 수술을 한 이유를 묻자 “양쪽 눈을 다 예쁘게 해보자는 마음에서 했다. 그 전보다 좀 나아진 것 같냐”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간담회 영상은 국민의힘 정책연구원인 여의도연구원 유튜브 계정 등에서 볼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시론] 3차 반도체 전쟁과 우리가 나아갈 길

    [시론] 3차 반도체 전쟁과 우리가 나아갈 길

    우리가 반도체 칩 없이 생활할 수 있을까. 스마트폰에는 약 40개, 컴퓨터에는 약 60개, 올레드 TV에는 약 120개, 자동차에는 약 300개의 반도체 칩을 사용한다. 어느 나라의 어떤 반도체 회사가 어떠한 반도체를 생산 판매하느냐가 그 나라의 산업 경제를 좌우한다. 지난해 미국의 제재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중국 화웨이가 수급할 수 없어 스마트폰 사업이 어려워지고 올해 자동차용 반도체의 공급 부족으로 독일 폭스바겐, 미국 포드, 일본 도요타 등 자동차 회사들은 감산을 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반도체산업은 세계 경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나라 간, 기업 간에는 치열한 반도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1980년 IBM과 애플의 컴퓨터가 상용화되면서 컴퓨터를 동작시키는 중앙처리장치(CPU), 메모리반도체의 기술과 시장의 주도권 쟁탈에 미일 간의 1차 세계 반도체 전쟁이 발생했다. CPU는 미국이 주도하고 메모리반도체는 한국으로 이전됐다. 2009년 애플 아이폰이 출시되며 모바일 시대를 열고,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연결을 통해 세계 인터넷산업을 폭발적으로 성장시키면서 2차 세계 반도체 전쟁이 시작됐다.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칩의 설계는 미국 애플과 퀄컴, 삼성전자, 대만 미디어텍이 주도하고, 인터넷 데이터 센터용 CPU는 미국의 인텔과 AMD가 독주한다. 메모리반도체는 한국이 주도하고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파운드리산업은 대만이 이끄는 것이 최근까지의 형세다. 4차 산업혁명의 촉발로 5세대(5G) 이동통신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가상현실, 드론 등 새 산업이 열리며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을 가속시키고 있다. 4차 산업혁명 분야에 필요한 반도체의 기술과 시장 주도권을 잡으려는 ‘3차 세계 반도체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중국은 2016년부터 반도체 굴기 선언인 ‘제조2025’라는 국가 프로젝트로 이 전쟁에 먼저 뛰어들었다. 미국은 무역전쟁을 통해 중국 화웨이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SMIC를 제재하면서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인터넷 회사인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도 반도체 설계 시장에 진입해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이런 3차 세계 반도체 전쟁에서 우리나라 반도체산업은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 첫째, 메모리반도체산업의 경우 최근 미국의 제재로 중국의 시장 진입이 지연되긴 했지만 국가적으로 반드시 추격할 것이기 때문에 자만하지 말고 메모리반도체의 초기술 격차를 벌리기 위해 선도적인 기술 개발과 과감한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 둘째, 올해는 반도체 칩의 위탁생산 요구가 크게 증가해 국내 파운드리산업의 커다란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초미세 반도체 공정기술의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역시 대만의 TSMC가 주도할 것이다. 최근 TSMC와 일본의 AIST가 공동으로 2nm의 초미세 반도체 공정을 한국보다 먼저 개발했다고 한다. 혼신을 기울이는 초미세 공정 기술 자체 개발과 과감한 기술 인수합병(M&A), TSMC에 버금가는 공격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 셋째, 4차 산업혁명 분야의 우리는 반도체 설계 생태계가 미국, 대만과 같이 잘 육성돼 있지 않아 경쟁력이 매우 취약하다. 정말 어려운 숙제이나 도전해야 한다. 국내 반도체 설계 생태계의 재도약을 위한 대기업, 중소·벤처기업, 금융권, 정부의 피나는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넷째, 2019년 7월에 시작된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로 우리나라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취약한 현실이 그대로 노출됐다. 지난 10년간 국내 반도체 회사의 매출액이 약 3배 성장했으나, 반도체 소재·장비의 국산화율은 50%, 18%로 정체돼 왔다. 특히 아직도 고난이도의 기술로 생산되는 소재·부품·장비는 거의 100% 미국, 일본 및 유럽으로부터 수입해 사용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정부의 소재·부품 특별법 제정을 통한 중장기적인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의 제2의 도약이 발을 뗀 만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그리고 대학과 출연연의 기술 지원이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 특히 AMAT, 신에쓰케미컬과 같은 세계적인 대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국내 소재·부품·장비 중견, 중소기업의 도전 정신이 절실히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3차 세계 반도체 전쟁에서 우리나라 반도체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지원과 규제 완화에 대한 정부의 깊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
  • 삼성, 대규모 투자·M&A 차질… 미래 신사업 경쟁력 저하 우려

    삼성, 대규모 투자·M&A 차질… 미래 신사업 경쟁력 저하 우려

    시스템반도체·AI 등 신성장사업 제동이재용, 2017년처럼 옥중경영 가능성“빠른 의사결정 어려워 경쟁서 밀릴 것”일각에선 “전문경영인 체제 강화해야”삼성이 3년 만에 다시 ‘총수 부재’라는 악재에 직면하며 충격에 빠졌다. 1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영어의 몸’이 되자 삼성 관계자들은 “참담하다”, “이런 결과가 나올지는 예상하지 못했는데 황망하다”며 망연자실했다. 지난해 10월 이건희 회장 별세 이후 명실상부한 1인자로 ‘뉴삼성’을 본격화하려던 이 부회장의 구상은 시작부터 큰 암초를 만나며 미래 시장 선점이 어려워졌다. 대규모 투자, 인수합병(M&A) 등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중장기 의사결정이 ‘올스톱’할 수밖에 없다. 특히 이 부회장이 직접 챙겨 온 2030년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 목표(반도체 비전 2030)나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전장 부품용 반도체, 바이오 등 핵심 신성장사업들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삼성 관계자는 “미래 사업은 총수가 직접 나서 인재를 영입하거나 사업 수주를 위해 해외 네트워킹을 가동하며 힘을 실어 줘야 제 궤도에 올릴 수 있다. 2~3개월만 멈칫해도 경쟁사와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격차가 생기는 와중에 심각한 경영 공백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당장 이 부회장은 2017~2018년 수감 때처럼 ‘옥중 경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이 부회장은 구속 직후 미래전략실을 해체했고, 정부의 일자리 창출 기조 등을 임원으로부터 보고받고 반도체·디스플레이 부문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 하지만 삼성 관계자들은 “옥중 경영은 면회 인원이나 횟수, 시간 등에 제한이 있어 전달할 수 있는 정보의 질이나 양이 현격히 떨어져 정상적인 경영 활동과 비교해 제약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삼성 측은 현재로선 총수 부재를 대체할 의사결정 시스템을 마련하기 어렵고, 향후에도 어떤 형식으로 이뤄질지 단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일단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중심으로 비상경영체제를 강화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 SK, LG 등 국내 주요 그룹들은 물론이고 구글, 애플 등 글로벌 공룡기업들이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거듭하며 빠르게 치고 나가는 데 반해 삼성은 이 부회장의 재수감으로 신수종사업 발굴 등이 마비되며 경쟁력이 훼손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은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업이 많은데 이번 선고로 대외 신인도가 하락하며 인수합병 등 전략적 협업이 어려워지고 삼성 경쟁력의 원천인 빠른 의사결정 과정도 훼손됐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사태를 전문경영인 체제, 이사회, 준법 경영 등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우찬 고려대 교수는 “삼성 각 계열사 대표가 주요 의사결정을 주도하고 이사회가 견제하며 가이드라인을 주는 방식으로 이번 기회에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이재용 법정구속…충격의 삼성, 경영 공백 어떡하나

    이재용 법정구속…충격의 삼성, 경영 공백 어떡하나

    삼성이 3년만에 다시 ‘총수 부재’라는 악재에 직면하며 충격에 빠졌다. 1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자 삼성 관계자들은 “참담하다”, “이런 결과가 나올지 예상하지 못했는데 황망하다”며 망연자실해 했다. 지난해 10월 이건희 회장의 별세 이후 명실상부한 1인자로 ‘뉴삼성’을 본격화하려 했던 이 부회장의 구상은 시작부터 큰 암초를 만나며 미래 시장 선점이 어려워지게 됐다. 대규모 투자, 인수합병(M&A) 등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중장기 의사결정이 ‘올스톱’되게 됐다. 특히 이 부회장이 직접 챙겨온 2030년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 목표(반도체 비전 2030)나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전장 부품용 반도체, 바이오 등 핵심 신성장사업들에 제동이 걸릴 우려가 커졌다. 한 삼성 관계자는 “미래 사업은 총수가 직접 나서 인재를 영입하거나 사업 수주를 위해 해외 네트워킹을 확대하며 뛰거나 해서 힘을 실어줘야 제 궤도에 올릴 수 있다”며 “2~3개월만 멈칫해도 경쟁사와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격차가 생기는 와중에 심각한 공백이 발생하게 됐다”고 우려했다. 당장 이 부회장은 지난 2017~2018년 수감 때처럼 ‘옥중 경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이 부회장은 구속 직후 미래전략실의 해체를 실행했고, 정부의 일자리 창출 기조 등을 임원으로부터 보고받고 반도체·디스플레이 부문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 하지만 삼성 관계자들은 “옥중 경영은 면회 인원이나 횟수, 시간 등에 제한이 있어 전달할 수 있는 정보의 질이나 양이 현격히 떨어져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하는 데 한계가 분명했다”고 입을 모은다. 삼성 측은 현재로선 총수 부재를 대체할 의사결정 시스템을 마련하기 어렵고, 향후에도 어떤 형식으로 이뤄질지 단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2008년 삼성 비자금 수사 여파로 고 이건희 회장이 퇴진했을 때는 사장단협의체가 가동됐으나 2017년 이 부회장 수감 때도 현실화하지 않은 대안이라 부활 가능성이 낮다. 이에 따라 현대차, SK, LG 등 국내 주요 그룹들은 물론이고 구글, 애플 등 글로벌 공룡기업들이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거듭하며 빠르게 치고 나가는 데 반해 삼성은 이 부회장의 재수감으로 신수종사업 발굴 등이 마비되며 경쟁력이 훼손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대외 이미지 훼손도 우려된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은 글로벌 유수의 기업들과 협업이 많은데 이번 선고로 대외 신인도가 떨어지며 인수합병 등 전략적 협업이 어려워지고 삼성 경쟁력의 원천인 빠른 의사결정 과정도 훼손되게 됐다”고 지적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우리 경제 전반이 위축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대기업 임원은 “산업계 지형이 급변하고 미·중 무역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오너의 부재는 장기적으로 상당한 전략적 손실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과거 총수 부재 상황 등을 감안했을 때 삼성과 재계 일부에서 우려하는 삼성의 경영 타격, 경제 위축 영향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번 사태를 전문경영인 체제, 이사회, 준법 경영 등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우찬 고려대 교수는 “삼성처럼 체계화된 글로벌 기업에서 총수의 부재 때문에 투자를 못한다면 경영진과 이사회가 제 역할을 못하는 것”이라며 “삼성 각 계열사 대표가 주요 의사 결정을 주도하고 이사회가 견제하고 가이드라인을 주는 방식으로 이번 기회에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날개 단 플랫폼기업, 벼랑 끝 소상공인… 심해진 ‘K자 양극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로 소상공인 매출이 크게 감소한 반면 배달앱을 비롯해 비대면 플랫폼 매출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계층·산업 간 소득격차가 벌어지는 이른바 ‘케이(K)자형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어 전문가들은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17일 “K자 양극화 심화가 각종 실물지표로 나타나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코로나 사태가 양극화를 가속화한 건 맞지만, 이전부터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른 노동비용 증가 등으로 자영업자 부담이 늘면서 격차는 이미 벌어지고 있었다. 단발성 정책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이유”라고 했다. 실제로 소상공인과 비대면 기업 간 양극화 현상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주(2020년 12월 28일~2021년 1월 3일) 전국 소상공인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의 66% 수준에 그쳤다. 또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고용동향에서도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전년 대비 16만 5000명 감소한 반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오히려 9만명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을 내보내고 ‘나홀로 영업’을 이어 가거나 아예 폐업한 소상공인이 적지 않았다는 의미다. 반면 코로나 수혜 업종으로 꼽히는 온라인 배달 플랫폼 매출은 지난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증권은 국내 배달앱 시장 거래금액이 2019년 7조원에서 지난해 11조 6000억원으로 5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3분기에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네이버와 카카오는 4분기에도 이를 경신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최대 온라인쇼핑몰인 쿠팡·쿠팡이츠의 지난해 결제금액도 전년 대비 41%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성 교수는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선 소득이 낮거나 취약한 계층을 복지 체계로 지원해야 하고, 재난지원금도 이들을 중심으로 선별 지원할 필요가 있다”면서 “노동비용 문제도 정책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치권에서 해결책으로 제시되는 ‘이익공유제’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발적 기부라면 모르겠지만, (이익공유제에) 조금이라도 정부 압력이 들어간다면 정치인이 관심 있는 특정 산업에 지원금이 많이 가는 등 부정부패로 연결될 위험성이 크다. 기업이 자발적으로 기부하고, 그에 대한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을 법으로 명확하게 만들어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현실성 나 몰라라… 與, 이낙연표 이익공유제 본격화

    현실성 나 몰라라… 與, 이낙연표 이익공유제 본격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안한 ‘코로나 이익공유제’에 대해 민주당이 구체적인 실행 검토에 착수했다. 코로나19로 이익을 얻은 계층이나 기업이 이익 일부를 환원해 피해를 입은 쪽을 돕자는 것이지만 전문가들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홍익표 정책위의장은 1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코로나 경제위기 상황에서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소득과 자산 격차가 심화되며 불평등이 악화되고 있다”며 “내일 ‘포스트 코로나 불평등 해소 및 재정정책TF’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홍 의원이 단장을 맡고, 정부와 민간이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대기업이나 비대면·플랫폼 기업 등 코로나로 호황을 누린 기업들이 검토 대상에 올랐다. 정책위는 일부 플랫폼 업체와 만나 이익공유제에 참여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성준 의원은 페이스북에 “소득이나 매출이 늘어난 부문에 사회적 기여를 의무화하는 ‘코로나 극복을 위한 상생협력법’을 2월 임시국회에서 제정하자”고 제안했다. 코로나 이익공유제는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된 협력이익공유제와 유사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동으로 노력해 달성한 이익을 나누는 제도로, 중소벤처기업부와 여당이 추진했지만 재계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야권의 반응은 좋지 않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묵묵히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는 국민 재산을 몰수해 바닥난 국고를 채우겠다는 반헌법적 발상에 말문이 막힌다”고 했다. 지난해 11월 코로나19에도 소득과 영업이익이 증가한 초고소득자와 법인에 한시적으로 세율 5%를 추가 적용하는 특별재난연대세 법안을 발의한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코로나 이익공유제를 자발적 참여로 도입하자는 말은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5월 지급된 1차 긴급재난지원금의 경우 정부·여당이 자발적 기부를 독려했지만 돌아온 건 전체 2%가량뿐이었다. 전문가들은 진보, 보수 가리지 않고 현실화하기 어렵다고 했다. 진보경제학자인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착한 임대인 사례에서 보듯 자발적으로 동참할 기업은 얼마 되지 않는다”며 “현실성을 높이려면 한시적 이윤에 대해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 그것이 법치주의이고 시장경제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유환익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정책실장은 “이익의 범위, 주체, 원인을 명확하게 나눌 수 없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이어 “2018년 법인세율을 올리면서 이익이 많이 나는 기업은 최고 25%의 법인세를 납부하고 있다”며 “코로나 와중에도 프랑스, 미국 등 주요국이 법인세를 인하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전문] 문재인 대통령 2021년 신년사

    [전문] 문재인 대통령 2021년 신년사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올해 우리는 온전히 일상을 회복하고 빠르고 강한 경제회복으로 새로운 시대의 선도국가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발표한 신년사에서 “우리 경제는 지난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최고 성장률로 GDP(국내총생산) 규모 세계 10위권 안으로 진입하는 등 위기 속에서도 한국 경제의 미래가 밝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아래는 신년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신축년 새해를 맞았습니다. 희망을 기원하면서도 마음이 무겁습니다. 새해가 새해 같지 않다는 말이 실감 납니다. 코로나와의 기나긴 전쟁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생명과 안전이 여전히 위협받고, 유례없는 민생경제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일상의 상실로 겪는 아픔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고난의 시기를 건너고 계신 국민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나 새해는 분명히 다른 해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함께 코로나를 이겨낼 것입니다. 2021년은 우리 국민에게 ‘회복의 해’, ‘포용의 해’, ‘도약의 해’가 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2020년, 신종감염병이 인류의 생명을 위협했고, 일상은 송두리째 바뀌었습니다. 우리 또한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세계 경제도 대공황 이후 최악의 침체를 겪었습니다. 우리 경제 역시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했습니다. 모두가 어렵고 힘들었습니다. 국민들은 일 년 내내 불편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꺾이지 않았습니다. 위기 속에서 대한민국은 오히려 빛났습니다. 의료진들은 헌신적으로 환자를 돌봤고 국민들은 스스로 방역의 주체가 되었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이웃의 안전이 곧 나의 안전이라는 지극히 평범한 진실을, 놀라운 실천으로 전 세계에 보여주었습니다.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구상한 창의적인 방역 조치들은 신속하게 현장에 적용되었습니다. 한국의 진단키트와 ‘드라이브 스루’ 검사방법과 마스크 같은 방역 물품들은 세계 각국에 보급되어 인류를 코로나로부터 지키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K-방역’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헌신과 희생 위에 세워진 것입니다. 세계 최초로 전국 단위 선거와 입시를 치러냈고 봉쇄 없이 확산을 최대한 억제하며 OECD 국가 중에서도 손꼽히는 방역 모범국가가 된 것은 우리 국민들이 만들어 낸, 누구도 깎아내릴 수 없는 소중한 성과입니다. 우리 국민들의 상생 정신은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데에도 가장 큰 힘이 되었습니다. ‘착한 임대료 운동’을 시작으로 ‘착한 선결제 운동’과 ‘농산물 꾸러미 운동’이 이어졌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들과 함께 사는 길을 찾았습니다. 노동자들은 경제 위기 극복에 앞장섰고 기업들은 최대한 고용을 유지해주었습니다. 우리 경제는 지난해 OECD 국가 중 최고의 성장률로 GDP 규모 세계 10위권 안으로 진입할 전망이며 1인당 국민소득 또한 사상 처음으로 G7 국가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됩니다. 주가지수 역시 2,000선을 돌파하고 14년 만에 주가 3,000시대를 열며 G20 국가 중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고, 위기 속에서도 한국 경제의 미래전망이 밝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결코 멈추지 않았습니다. 국민 모두 어려움 속에서 최선을 다하며 위기에 강한 대한민국의 저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제는 드디어 어두운 터널의 끝이 보입니다. 불확실성이 많이 걷혀 이제는 예측하고 전망하며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올해 우리는 온전히 일상을 회복하고 빠르고 강한 경제회복으로 새로운 시대의 선도국가로 도약할 것입니다. 하지만 국가 경제가 나아지더라도 고용을 회복하고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입은 타격을 회복하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코로나로 더 깊어진 격차를 줄이는 포용적인 회복을 이루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국민 여러분, 마스크에서 해방되는 평범한 일상으로 빠르게 돌아가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점차 나아지고 있는 방역의 마지막 고비를 잘 넘기는 것이 우선입니다. 정부는 국민과 함께 3차 유행을 조기에 끝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음 달이면 백신 접종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우선순위에 따라 순서대로 전 국민이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기업이 개발한 치료제의 심사도 진행 중입니다. 안전성의 검사와 허가, 사용과 효과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겠습니다. 자체적인 백신 개발도 계속 독려할 것입니다. 백신 자주권을 확보하여 우리 국민의 안전과 국제 보건 협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경제에서도 빠르고 강한 회복을 이룰 것입니다. 이미 우리 경제는 지난해 3분기부터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했습니다. 지난해 12월 수출은 2년 만에 500억 달러를 넘었고 12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 기세를 이어 우리 경제는 올해 상반기에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게 될 것입니다. 민생경제에서는 코로나 3차 확산의 피해 업종과 계층을 지원하기 위해 오늘부터 280만 명의 소상공인, 자영업자와 특수고용직, 프리랜서, 돌봄 종사자를 비롯한 87만 명의 고용 취약계층에게 3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합니다. 충분하지 않은 줄 알지만 민생경제의 회복을 위한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정부는 이에 그치지 않고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앞으로도 정책역량을 총동원하겠습니다. 상반기 중에 우리 경제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도록 확장적 예산을 신속하게 집행하고 110조 원 규모의 공공과 민간 투자 프로젝트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습니다. 민생경제의 핵심은 일자리입니다. 지난해보다 5조 원 늘어난 30조 5천억 원의 일자리 예산을 1분기에 집중 투입 하겠습니다. 특히, 청년·어르신·장애인을 비롯한 취약계층을 위해 직접 일자리 104만 개를 만들 예정입니다. 함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도 한층 강화됩니다. 청년층과 저소득 구직자들이 취업지원서비스와 함께 생계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국민취업지원제도가 이달부터 시행됩니다. 지난해 예술인들에 이어 오는 7월부터 특수고용직까지 고용보험 적용이 확대될 예정입니다. 그동안 부양의무자가 있다는 이유로 생계급여를 받지 못했던 어르신과 한부모 가정, 저소득 가구 모두 이달부터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되었으며 내년부터는 모든 가구의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합니다. 앞으로 전 국민 고용보험제도, 상병수당 등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 확충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위기일수록 서로의 손을 잡고 함께 가야 합니다. 함께 위기에서 벗어나야 일상으로 돌아가는 일도 그만큼 수월해집니다. 지난해 적극적인 일자리 창출과 저소득층 지원 노력으로 다른 나라들에 비해 고용 충격을 완화할 수 있었습니다. 저소득층에 대한 정부 지원을 대폭 늘려 재정을 통한 분배개선 효과도 크게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아직 부족합니다. 민생 회복과 안전망 확충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불편을 참고 이웃을 먼저 생각해주신 국민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격차를 좁히는 위기 극복’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주거 문제의 어려움으로 낙심이 큰 국민들께는 매우 송구한 마음입니다. 주거 안정을 위해 필요한 대책 마련을 주저하지 않겠습니다. 특별히 공급확대에 역점을 두고,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는 다양한 주택공급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겠습니다.국민 여러분, 코로나로 인해 세계 경제가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비대면 경제와 디지털 혁신이 가속화되고 4차 산업혁명이 앞당겨지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변화하는 세계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입니다.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몫입니다. 우리 경제도 ‘선도형 경제로의 대전환’에 나섰습니다. 자동차, 조선과 같은 우리 주력산업들이 경쟁력을 되찾고 있습니다. 자동차 생산량은 지난해 세계 5강에 진입했고, 조선 수주량은 세계 1위 자리를 되찾았습니다. 정부가 역점을 두어온 시스템반도체, 미래차, 바이오헬스 등 3대 신산업 모두 두 자릿수 수출증가율을 보이며 새로운 주력산업으로 빠르게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미래에 대한 투자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연구개발 투자 100조 원 시대가 열렸습니다. 세계에서 다섯 번째 규모입니다.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제2의 벤처 붐이 더욱 확산되어 지난해 벤처펀드 결성액이 역대 최대인 5조 원에 달하고, 벤처기업 증가, 고용증가, 수출 규모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우리 경제의 혁신 속도는 상생의 힘을 통해 더욱 빨라질 것입니다. 우리는 대·중소기업의 협력으로 일본 수출규제의 파고를 이겨냈고, 광주에서 시작된 상생형 지역 일자리는 전국으로 확산되어 전기차, 첨단소재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한국판 뉴딜의 핵심 또한 ‘사람’과 ‘상생’입니다. 한국판 뉴딜이 본격 추진되면 대한민국은 전국 곳곳에서 변화가 일어날 것입니다. 새로운 인재를 육성할 것이며 새로운 성장동력과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입니다.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은 국민의 삶의 질을 바꾸게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국민이 한국판 뉴딜을 체감하고 선도국가로 가는 길에 동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한국판 뉴딜의 중점을 지역균형 뉴딜에 두겠습니다. 지역이 주체가 되어 지자체와 주민, 지역 기업과 인재들이 머리를 맞대고, 현실적이고 창의적인 발전전략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지역경제 혁신을 위한 노력도 더욱 강화하겠습니다. 국가지방협력 특별교부세 등을 활용한 재정지원과 함께 규제자유특구를 새롭게 지정하여 혁신의 속도를 높이겠습니다. 또한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대규모·초광역 프로젝트를 신속하게 추진하고, 생활 SOC 투자를 늘려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더욱 높이겠습니다. 한국판 뉴딜이 지역균형 뉴딜을 통해 우리 삶 속에 스며들고, 기존의 국가균형발전계획과 시너지를 낸다면 우리가 꿈꾸던 혁신적 포용국가에 성큼 다가설 수 있을 것입니다. 정부는 민간이 활발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뉴딜 펀드 조성과 제도기반 마련에 힘쓰겠습니다. 디지털경제 전환, 기후위기 대응, 지역균형발전 등 뉴딜 10대 영역의 핵심입법을 조속히 추진하고 기업과의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국민들께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회가 공정하다는 믿음이 있을 때 우리는 함께 사는 길을 선택할 수 있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용기로 혁신의 힘이 강해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공정의 힘을 믿으며 그 가치를 바로 세워가고 있습니다. 권력기관 개혁은 견제와 균형을 이루는 일입니다. 법질서가 누구에게나 평등하고 공정하게 적용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난해 오랜 숙제였던 법 제도적인 개혁을 마침내 해냈습니다. 공정경제 3법과 노동 관련 3법은 경제민주주의를 이뤄낼 것이며 성장의 지속가능성을 높여줄 것입니다. 모두 오랜 기간 형성된 제도와 관행을 바꾸는 일인 만큼 현장에 자리 잡기까지 많은 어려움과 갈등 요소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하여 개혁된 제도를 안착시켜 나가겠습니다. 코로나 시대 교육격차와 돌봄격차의 완화, 필수노동자 보호, 산업재해 예방, 성범죄 근절, 학대 아동 보호 등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새롭게 제기되는 공정에 대한 요구에도 끊임없이 귀 기울이고 대책을 보완해 가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기후변화와 같은 지구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상생의 정신이 발휘되어야 합니다. 우리 국민들은 자신이 좀 불편해도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올해는 기후변화협약 이행 원년입니다. 정부는 그동안 우리 경제 구조의 저탄소화를 추진해왔습니다. 그 노력을 확대하여 올해 안에 에너지와 산업을 비롯한 사회 전 분야에서 ‘2050 탄소중립’ 추진계획을 구체화할 것입니다. 정부는 수소 경제와 저탄소 산업 생태계 육성에 더욱 속도를 내고 세계시장을 선점해 나가겠습니다. 오는 5월 서울에서 열리는 ‘제2차 P4G 정상회의’가 탄소중립을 향한 국제사회의 의지가 결집되는 장이 될 수 있도록 국민들과 함께 준비하겠습니다.소프트파워에서도 선도국가로 도약할 것입니다. 우리 문화예술은 민주주의가 키웠습니다. 우리 문화예술의 창의력, 자유로운 상상력은 민주주의와 함께 더 다양해지고 더 큰 경쟁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BTS와 블랙핑크, 영화 ‘기생충’ 같은 K-콘텐츠들이 세계인을 매료시키고, 행복을 주고 있습니다. 정부는 문화예술인들이 마음껏 창의력과 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예술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한류 콘텐츠의 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문화강국의 위상을 더욱 확실하게 다져나가겠습니다. 훌륭한 기량을 갖춘 우리 스포츠 선수와 지도자들도 그 자체로 대한민국을 알리는 K-콘텐츠입니다. 지난해 손흥민, 류현진, 김광현, 고진영 선수를 비롯한 많은 체육인들이 우리 국민과 세계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했습니다. 이제 메달이 중요한 시대는 지났습니다. 즐기는 시대입니다. 정부는 전문 체육인들과 생활 체육인들이 스포츠 인권을 보장받으면서 마음껏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간섭없이 지원하겠습니다. 코로나는 거리두기를 강요했지만, 역설적으로 전 세계인의 일상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한국은 당당한 중견국가로서 선진국과 개도국이 서로를 더 잘 이해하며 상생할 수 있도록 ‘가교 국가’의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RCEP, 한-인도네시아 CEPA에 이어 필리핀, 캄보디아, 우즈베키스탄과의 FTA에 속도를 높여 신남방, 신북방 국가들과의 교류와 협력을 넓히겠습니다. 중국, 러시아와 진행 중인 서비스 투자 FTA, 브라질,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메르코수르, 멕시코 등 태평양 동맹과의 협상을 가속화하고 CPTPP 가입도 적극 검토하겠습니다.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서도 계속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의 검증된 보건의료 역량과 높은 시민의식, 우수한 문화 역량과 디지털기술의 발전, 탄소중립 사회의 의지, 높아진 국제사회에서의 역할과 위상을 통해 대한민국은 소프트파워에서도 책임 있는 선도국가의 길을 당당하게 걸어갈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올해는 남북이 유엔에 동시 가입한 지 30년이 되는 해입니다. 한반도 평화와 번영이 국제사회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남북은 손잡고 함께 증명해야 합니다. 전쟁과 핵무기 없는 평화의 한반도야말로 민족과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우리의 의무입니다. 정부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에 발맞추어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한편 멈춰있는 북미대화와 남북대화에서 대전환을 이룰 수 있도록 마지막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남북협력만으로도 이룰 수 있는 일들이 많습니다. ‘평화’가 곧 ‘상생’입니다. 우리는 가축전염병과 신종감염병, 자연재해를 겪으며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자각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많은 문제에서 한배를 타고 있습니다. 남북 국민들의 생존과 안전을 위해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코로나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상생과 평화의 물꼬가 트이기를 희망합니다.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 ‘한-아세안 포괄적 보건의료 협력’을 비롯한 역내 대화에 남북이 함께할 수 있길 바랍니다. 코로나 협력은 가축전염병과 자연재해 등 남북 국민들의 안전과 생존에 직결되는 문제들에 대한 협력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입니다. 협력이 갈수록 넓어질 때 우리는 통일의 길로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핵심 동력은 대화와 상생 협력입니다. 언제든, 어디서든 만나고, 비대면의 방식으로도 대화할 수 있다는 우리의 의지는 변함없습니다. 지금까지 남과 북이 함께 한 모든 합의, 특히 ‘전쟁 불용’, ‘상호 간 안전보장’, ‘공동번영’의 3대 원칙을 공동이행하는 가운데 국제사회의 지지를 이끌어낸다면 한반도를 넘어 동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평화·안보·생명공동체’의 문이 활짝 열릴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마스크는 지금까지 아주 쉽게 구입할 수 있었고 인류의 삶에서 그리 주목받는 물품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가 닥쳐오자 마스크는 자신을 지키기 위한 보호장비이면서 동시에 배려의 마음을 표시하는 아름다운 물품이 되었습니다. ‘필수노동자’라는 말도 새롭게 생겨났습니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보건, 돌봄, 운송, 환경미화, 콜센터 종사자와 같이 우리의 일상 유지를 위해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분들의 노고를 새롭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주변에서 흔하게 보던 물품 하나가 어느 순간 가장 중요한 물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마찬가지로 우리는 꼭 필요한 역할을 하면서도 제대로 된 처우를 받지 못하는 분들이 여전히 많다는 것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우리는 우리 사회에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모두의 안전이 나의 안전’이라는 사실을 되새기며 함께 행동에 나설 수 있었습니다. 2021년, 우리의 목표는 분명합니다. ‘회복’과 ‘도약’입니다. 거기에 ‘포용’을 더하고 싶습니다. 일상을 되찾고, 경제를 회복하며, 격차를 줄이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시대가 끝나고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로 나아가는 선도국가 도약의 길을 향할 것입니다. 지난해는 위기에 강한 나라, 대한민국을 재발견한 해였습니다. 2021년 올해는 회복과 포용과 도약의 위대한 해로 만들어 냅시다. 감사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원팀정신 따르자는 고마운 권고”… 이재명 지사, 정총리와 확전 자제

    “원팀정신 따르자는 고마운 권고”… 이재명 지사, 정총리와 확전 자제

    이재명 경기지사는 8일 재난지원금 보편 지급 주장을 비판한 정세균 총리를 향해 “‘더 풀자’와 ‘덜 풀자’의 논쟁에서 벗어나 ‘어떻게 잘 풀 것인가‘에 지혜를 모아야 하고 ‘막 풀자’는 것은 무책임한 주장이라는 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답을 했다 이 지사는 지난 5일 자신의 SNS인 페이스북에 “국민이 살아야 재정 건전성도 있다”는 내용의 정 총리 인터뷰를 인용하며 “지역화폐를 통한 재난지원금의 전 국민 지급을 요청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에 정 총리는 7일 페이스북에 “지금은 어떻게 하면 정부재정을 ’잘 풀 것인가‘ 지혜를 모을 때로,급하니까 ’막 풀자‘는 건 지혜롭지도 공정하지도 않다”며 이 지사의 주장을 비판했다. 이닐 이 지사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총리님 말씀 중에 제가 반박할 내용이 없고 오히려 민주당 정권과 문재인 정부의 일원으로서 원팀정신에 따르자는 고마운 권고로 이해됐다”며 총리와 확전되는 상황을 피했다. 이 지사는 “미세한 표현상의 차이를 제외하면 정 총리님 말씀 모두가 사리에 부합하는 말씀” 이라며 “고통의 무게는 평등하지 않으므로 고통에 비례해서 지원해야 한다는 말씀도 전적으로 맞다”고 했다. 이어 “투입재정이 효과를 내려면 ‘조기에‘, ‘지원이 절실한 분야이‘ 소비돼야 하고 이런 효과는 1차 재난지원금처럼 신용카드 충전 방식으로 지급해도 문제없다는 것도 맞는 말씀으로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재난지원금을 지역화폐로 보편지원해야 한다는 자신의 지론을 여전히 굽히지 않았다. 이 지사는 “전 국민 보편지급도 연대감과 소속감을 높이며 소비 확대로 경제를 살리는 방안이 될 것”이라며 “보편지원과 선별지원은 배타적 관계가 아닌 보완관계이고 1차는 보편지원, 2차·3차는 선별지원을 했으니, 과감한 확장재정정책을 검토하는 마당에 이제 전 국민 보편지원도 검토할 수 있을 것” 이라고 했다. 이어 “지역 간 격차 완화가 화두인 지금 광주시민들에게 지급되는 지원금이 서울 아닌 광주에서 사용되도록 한 1차 재난지원금이 바로 지방경제와 지역경제를 살리는 길”이라며 지역화폐 지급방식도 거듭 주장했다. 이 지사는 “총리님께서 저를 ‘저격’했다는 일부 보도에 저는 동의할 수 없다”며 “제가 선 자리에서 총리님이 내시는 길을 따라 코로나 위기 극복과 경제방역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이재명, 정세균 총리 비판에 “고마운 권고”…확전 자제

    이재명, 정세균 총리 비판에 “고마운 권고”…확전 자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자신의 재난지원금 보편 지급 주장을 비판한 정세균 국무총리를 향해 “고마운 권고로 이해된다”며 대립각을 피했다. 이재명 지사는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총리님 말씀 중에 제가 반박할 내용이 없고 오히려 민주당 정권과 문재인 정부의 일원으로서 ‘원팀 정신’에 따르자는 고마운 권고로 이해됐다”며 “‘더 풀자’와 ‘덜 풀자’의 논쟁에서 벗어나 ‘어떻게 잘 풀 것인가’에 지혜를 모아야 하고, ‘막 풀자’는 것은 무책임한 주장이라는 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일 이재명 지사는 “국민이 살아야 재정 건전성도 있다”는 내용의 정세균 총리 인터뷰를 인용하며 “지역화폐를 통한 재난지원금의 전 국민 지급을 다시금 요청한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이에 정세균 총리는 7일 페이스북에 “지금은 어떻게 하면 정부 재정을 ‘잘 풀 것인가’에 지혜를 모을 때로, 급하니까 ‘막 풀자’는 건 지혜롭지도 공정하지도 않다”며 “지역화폐는 해당 지역민에겐 도움이 될 수 있을지언정 국가 차원에서 굳이 이 방식을 채택할 이유를 알기 어렵다”며 이재명 지사의 주장을 비판했다. 특히 “단세포적 논쟁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는 표현까지 쓰며 이재명 지사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이재명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책에서 ‘관료에 포획’됐다는 구절을 인용하며 우회적 반격으로 맞섰다. 정세균 총리를 “균형재정 신화에 갇혀 있는 정부 관료”의 논리에 넘어갔다고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그러나 8일에는 정세균 총리의 비판에 반박보다 공동의 목표를 강조하는 태도를 드러냈다. 이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하는 국면에서 총리와의 SNS 설전이 확전되는 상황을 피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이재명 지사는 그간 지역화폐 활성화를 놓고 이견을 제시한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등에 대해선 비난에 가까울 만큼 적극적으로 반론을 펼친 바 있다. 이재명 지사는 “미세한 표현상의 차이를 제외하면 정세균 총리님 말씀 모두가 사리에 부합하는 말씀”이라며 “고통의 무게는 평등하지 않으므로 고통에 비례해서 지원해야 한다는 말씀도 전적으로 맞다”고 했다. 이어 “투입재정이 효과를 내려면 ‘조기에’, ‘지원이 절실한 분야에’ 소비돼야 하고 이런 효과는 1차 재난지원금처럼 신용카드 충전 방식으로 지급해도 문제없다는 것도 맞는 말씀으로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재난지원금을 지역화폐로 보편지원해야 한다는 자신의 지론을 여전히 굽히지 않았다. 이재명 지사는 “전 국민 보편지급도 연대감과 소속감을 높이며 소비 확대로 경제를 살리는 방안이 될 것”이라며 “보편지원과 선별지원은 배타적 관계가 아닌 보완관계이고 1차는 보편지원, 2차·3차는 선별지원을 했으니, 과감한 확장재정정책을 검토하는 마당에 이제 전 국민 보편지원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역 간 격차 완화가 화두인 지금 광주시민들에게 지급되는 지원금이 서울 아닌 광주에서 사용되도록 한 1차 재난지원금이 바로 지방경제와 지역경제를 살리는 길“이라며 지역화폐 지급방식도 거듭 주장했다. 그러면서 ”총리님께서 저를 ’저격‘했다는 일부 보도에 저는 동의할 수 없다. 제가 선 자리에서 총리님이 내시는 길을 따라 코로나 위기 극복과 경제방역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3년 만에 등 돌린 민심… 58% “文, 촛불정신 계승 못하고 있다”

    3년 만에 등 돌린 민심… 58% “文, 촛불정신 계승 못하고 있다”

    文정부 출범 6개월 땐 69.8%가 “잘 계승”조국 사태·집값 폭등·檢 개혁에 위기 자초국민 “전보다 나아진 것 맞나” 실망감 커“전면 개각·쇄신 통해 국민의 마음 얻어야”“새 정부는 촛불 혁명의 정신을 이을 것입니다. 국민이 주인으로 대접받는 국민의 나라, 모든 특권과 반칙, 불공정을 일소하고, 차별과 격차를 해소하는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 출범 70여일 만인 2017년 7월 19일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국민들에게 보고하면서 힘주어 한 말이다. 무능하고 부도덕한 현직 대통령을 자리에서 끌어내린 촛불 시민들의 분노와 열망을 국정에 반영하겠다는 뜻이 담겼다. 그로부터 3년 6개월이 지났다.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던 현 정부의 출범에 환호했던 여론은 차갑게 식었다. 한때 70%대를 찍었던 국정지지율은 40%를 밑돈다. 서울신문이 현대리서치연구소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8~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 포인트) ‘현 정부가 촛불정신을 잘 계승하지 못한다’는 의견이 58.2%에 달했다. ‘잘 계승한다’는 의견은 37.8%에 그쳤다. 호남을 제외한 전 지역, 30대를 뺀 전 연령대, 여당 지지자를 제외한 보수층과 중도층에서 부정적인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이런 결과는 문재인 정부 출범 6개월 후인 2017년 11월 참여연대와 비영리공공조사네트워크 공공의창이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같은 질문을 던졌을 때와 정반대다. 당시 조사에서 69.8%는 ‘현 정부가 촛불정신을 잘 계승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부정적인 의견은 23.6%에 그쳤다. 이는 집권 3년차인 2019년 8월 터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입시부정 스캔들을 시작으로 집값 폭등, 검찰개혁 갈등을 거치면서 민심이 등을 돌린 결과로 분석된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촛불 정신’은 이 정부의 성격을 대변하는 키워드이므로 국정평가와 상관관계가 있다”고 봤다. 그는 “국민들이 촛불집회에 참여한 것은 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였는데 현 정부는 민생과 직결된 부동산 정책에 실패했다. 해결책을 내놓을수록 오히려 악화하지 않았나”라면서 “윤석열 검찰총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갈등으로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 피로감이 절정에 달했고, 코로나19 상황도 ‘K방역’이라며 자찬하더니 위기를 맞았다. 국민들은 ‘전보다 더 나아진 것 맞나’ 하는 회의를 품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촛불 혁명을 “진보뿐만 아니라 보수와 중도층까지 폭넓게 참여한 국민통합 현상”이라고 진단한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조국 사태, 윤석열 징계 사태에서 진영 논리가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국민통합과 거리가 멀어졌고, 현 정부가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최순실·정유라 사건’으로 분노한 시민들이 ‘조국 사태’를 겪으면서 기득권이 된 진보 진영에 실망감과 배신감을 느끼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부동산과 입시 문제 등에서 진보·보수 할 것 없이 계층의 구조화가 공고한 상태”라면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미국 사회처럼 기득권에 대한 무조건적인 불신과 반발이 일어나고, 극단적 성향의 사람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 정부가 민심의 이탈과 정권 말 권력 누수를 막으려면 여론을 반영한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학자들은 입을 모았다. 구 교수는 “국민들이 자신의 목소리가 정권에 잘 반영되고 있는지 의심하는 상황”이라며 “청와대 비서실장은 교체하고 정책실장은 그대로 두고, 법무부 장관은 여론에 등 떠밀리듯 마지못해 바꾸는 식의 인사로는 국민의 마음을 얻기 어렵다. 전면 쇄신과 전면 개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촛불 시민들은 과거 권위주의적 정부에서 벗어나 수평적 소통과 정치가 가능한 정부를 원했던 것이였지만 정작 눈에 띄는 소통은 없었다”며 “촛불 정부만의 소통 방식을 찾아 국민의 목소리를 정책이나 인사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거대 여당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5년 단임 대통령제에서는 많은 변화에 대한 기대치가 충족되기 어렵다”면서 “다만 지난 21대 총선에서 여당에 180석을 몰아 준 것은 우리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개혁 프로그램을 마련해 달라는 국민적 요구였는데도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남은 임기 동안 정부가 가장 공을 들여야 할 정책 과제로는 공통으로 부동산 문제 해결이 꼽혔다. 박 교수는 “민생과 직결된 부동산 정책을 국민 눈높이에 맞춰 다시 짜야 한다”며 “한반도 문제 등도 국지적인 성과를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새해 여론조사] 어떻게 조사했나 서울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현대리서치연구소에 의뢰한 여론조사는 12월 28~30일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각각 524명, 488명 등 1012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표본은 지역·성·연령별 유의 할당 무작위 방식으로 추출했다. 지역별로 서울 191명, 인천·경기 312명, 대전·세종·충청 108명, 광주·전라 104명, 대구·경북 97명, 부산·울산·경남 155명, 강원·제주 45명이다. 무선 임의전화걸기(RDD)와 유선 KT DB를 활용한 무작위 1대1 전화면접조사(유선 29.2%·무선 70.8%)로 진행했다. 가중치는 2020년 11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바탕으로 셀가중 방식으로 부여했다. 전체 응답률 11.8%(유선 9.4%·무선 13.2%),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갈 길 먼 원격수업… ‘재난 교육과정’ 세워야

    갈 길 먼 원격수업… ‘재난 교육과정’ 세워야

    “지난해엔 ‘원격수업이 처음이니까’라고 이해했습니다. 하지만, 학생과 학부모들의 목소리는 듣지 않고 결정된 부분이 많았습니다.”(이윤경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회장) “예년에 100%를 가르쳤다면 2020년엔 60%도 가르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등교 지침이 바뀔 때마다 대면수업으로 준비했던 것을 원격수업으로 바꾸거나 반대로 바꾸기를 반복했어요.”(손은정 경기 모현중학교 교감) 코로나19를 계기로 우리나라 공교육은 ‘원격수업’이라는 미래를 현실로 앞당겨 맞이했다. 그러나 충분한 준비 없이 ‘고육지책’으로 시작한 원격수업은 지난 1년 내내 시행착오를 거듭했다.교육당국이 실시한 각종 설문조사에서 교사 10명 중 8~9명이 “원격수업으로 학습 격차가 심화됐다”고 응답했고, 초등학생들은 ‘발달 격차’ 우려마저 커졌다. “대면수업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힘을 얻었다. 교육부는 원격수업과 대면수업을 병행한 지난해의 교육을 ‘미래교육’, ‘블렌디드 러닝’(원격·대면 융합수업)이라고 자평하지만 교육계의 평가는 냉정하다. 서울시교육청의 ‘서울시 초·중·고등학교 코로나19 대응 원격교육 현황 조사’에서 이병민 서울대 영어교육과 교수가 이끈 연구진은 “지금의 원격수업은 진정한 의미의 온라인 원격교육이 아니다”라면서 “대면수업을 대신하거나 뛰어넘는 교육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진정한 의미의 ‘블렌디드 러닝’은 원격수업과 대면수업이 효과적으로 맞물려 학습 효과를 극대화한다. ‘거꾸로 수업’(온라인으로 교과 내용을 학습하고 대면수업에서 토론·모둠과제 등을 진행)이 대표적이다. 보고서는 현재의 학교 교육을 “원격수업과 대면수업이 반복되거나 비정기적으로 병행되는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연구진이 지난 7월 서울시내 교사 131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교사들은 원격수업의 과제에 대한 피드백을 주로 ‘대면수업에서 제공’(초등학교 56.7%·중학교 38.3%·고등학교 54.6%)했으며, 과제를 확인하더라도 절반가량이 ‘제출 여부만 확인’했다. 원격수업은 과제를 통해 출결을 확인하는 데 그친 셈이다. 특히 원격수업과 대면수업이 병행되면서 학생들의 원격수업 참여도가 점차 낮아졌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온라인 개학 한 달여 뒤 대면수업이 시작됐지만 내실 있는 수업은 어려웠다고 교사들은 입을 모은다. 원격수업 기간 학생에 대한 평가는 ‘실시간 쌍방향(화상) 수업에서만 가능하다’는 교육부의 평가 지침 탓에, 일선 학교는 대면수업에서 수행평가를 몰아서 할 수밖에 없었다. 손 교감은 “대면수업하는 날에는 평가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해 자기주도학습이 어려운 학생에 대한 개별 지도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올해도 원격수업과 대면수업을 병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위드 코로나’ 시대 교육의 틀을 다시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가장 먼저 대면수업을 전제로 했던 기존 교육과정을 대폭 손질한 ‘재난 시 교육과정’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신소영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연구원은 “대면수업 일수가 줄고 원격수업으로는 한계가 있는데도 방대한 기존 교육과정을 그대로 운영해야 해 진도를 쫓기 급급했다”면서 “반드시 배워야 할 핵심 성취기준을 선별해 수업을 내실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주마다 바뀌는’ 등교 지침 대신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등교 계획을 제시하고, 경직된 지침을 개선할 필요도 제기된다. 한성준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은 “원격수업과 대면수업, 수업과 피드백 등 다양한 요소들이 최적의 조합을 이룰 때 좋은 융합수업이 만들어진다”면서 “각 학교와 교사가 ‘황금률’을 찾아낼 수 있도록 수업과 평가의 자율성을 넓히고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사들이 학생의 출석과 건강 자가진단 참여 독려 등에 시간을 소모하지 않고 수업과 피드백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조성도 절실하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한국교육행정학회장)는 “학생들의 70%는 생활 습관과 학습 습관이 흐트러져 있고, 30%는 자기주도학습에 익숙해져 교실 수업이 불만족스러울 수 있다”면서 “이들 학생이 다시 한 교실에 모여 수업을 하면서 발생할 문제들에 대해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함께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와 교사는 원격수업에서 활용한 스마트기기와 플랫폼, 콘텐츠를 활용한 교실 수업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게 박 교수의 조언이다. 학생들의 온라인 학습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학생과 학부모에 대한 지원 체계도 정비돼야 한다. 박 교수는 “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원격수업 매뉴얼을 각각 만들어 제공하고, 원격수업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한 상담 체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가정에서 원격수업을 하기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마을 공동체가 ‘온라인 공부방’ 같은 인프라를 마련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이 회장은 “원격수업 기간에는 가정이 제2의 교실, 학부모가 제2의 교사가 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자녀의 학습 지도를 어떻게 해야 할지 전문적인 정보를 얻을 곳이 없다는 게 학부모들이 토로하는 가장 큰 고충”이라면서 “교육당국은 학부모와의 소통 채널부터 구축해달라”고 촉구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신년 인터뷰] “AI도 인간을 대체할 수 없어… 미래기술에 대한 통찰력 지녀야”

    [신년 인터뷰] “AI도 인간을 대체할 수 없어… 미래기술에 대한 통찰력 지녀야”

    전 인류의 100명 중 1명꼴로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우리가 당연하게 누려 왔던 일상이 한꺼번에 멈췄다. 일자리를 잃고, 학교가 문을 닫고, 자가격리나 강제격리로 집에 머무는 이들이 많아졌다.바뀐 일상 속으로 인공지능(AI) 등 미래기술이 빠르게 스며들었다. 화상회의 시스템으로 일을 하고, 온라인 배달로 식사를 해결했고, 가상교실에서 급우를 만나 공부했다. 미리 경험한 미래에서 우리는 신기술의 편리함에 감탄했지만 불안도 느끼게 됐다. 부작용을 분석하거나 법적·윤리적 준비를 마치기도 전에 미래가 너무 빨리 온 건 아닐까.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인공지능을 가르치는 저명한 인공지능학자이자 미래학자인 제리 캐플런(68)에게 지난 28일(현지시간) 줌과 이메일을 통해 ‘코로나19 이후의 세계’에 대해 물었다. 그는 미래기술의 이른 보편화로 인한 부작용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관리하고 다룰 인간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았다. “우리는 이미 문제를 해결할 수단을 갖고 있으며 이를 도입할 동기와 통찰력이 필요할 뿐”이라고 강조했다.-코로나19로 미래기술이 예상보다 빠르게 우리 삶에 수용됐다. “동의한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원격의료·원격교육·온라인쇼핑 시스템 등 비대면 기술이 더욱 필요해졌다. 면대면으로 이뤄지던 인간의 일상이 온라인상 상호 작용으로 이동하면서 분석할 데이터도 늘고 데이터 활용 방법도 증가했다. 이는 미래기술의 보편화로 이어지고 있다. 반대로 모든 수준에서 고급 기술을 사용할 여력이 생겼으니 미래기술을 더욱 발전시킬 기회이기도 하다.” -코로나19와 맞물려 미래기술이 상용화된 탓인지 우리의 앞날이 어둡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의 상황(코로나19)은 일시적이다. 백신의 보급으로 일상은 빠르게 정상화될 것이다. 반면 미래기술을 이용한 삶의 변화는 영구적일 듯싶다. 사람들은 코로나19를 계기로 미래기술의 일부를 접하게 됐고, 일상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알게 됐다. (줌과 같은) 새로운 의사소통 방법은 재택근무를 가능케 했고, 모든 직원이 매일 사무실에서 일할 필요가 줄었다. 대면 회의를 위해 굳이 출장을 갈 필요도 없다. 온라인으로 더 많은 강의와 콘퍼런스가 제공될 것이고, 더 많은 이들이 편리하게 참석할 수 있다. 학교도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늘려 갈 것이다. 온라인 쇼핑이나 음식 배달의 이용도 늘었다.” -코로나19 사태로 보편화된 비대면 미래기술이 식당 종업원 등 저숙련 일자리를 대체한다는 우려도 있다. “신기술은 항상 사람들의 생활 방식과 일하는 방식을 바꿨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제 농업 종사자는 인구의 2%도 채 안 된다. 반면 정보기술(IT) 산업의 신종 직업이 이들을 대체했다. 하지만 AI는 저숙련 근로자뿐 아니라 모두에게 영향을 줄 것이다. 사람과 AI의 학습 기준은 다르다. 어린아이도 손으로 공을 잡지만, AI 프로그램에게는 어려운 과제다. 반면 의료 영상 기록을 보면서 암을 발견하는 것은 고도로 훈련된 의사들의 업무지만 AI 프로그램에게는 비교적 쉬운 과제다.” -당신은 일자리가 요구하는 기술적 진보를 사람들이 따라잡지 못해 실업이 상당히 심각해지고, 소득 양극화도 계속 커질 것으로 봤다. 실제 팬데믹 상황에서 양극화가 심화됐다. “맞다. 첨단기술 발전에 따른 소득 양극화는 우리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다. 소득 불평등은 근본적으로 불공평하고 불공정하다. 하지만 보편적 기본소득, 세제개혁, 부의 고른 확산을 위한 경제정책, (미래기술로) 대체된 근로자를 위한 재교육 등 이 문제를 해결할 수단이 있다. 그것을 도입할 동기와 통찰력이 필요한 것이다.” -학교 수업이 화상으로 진행된다. 저소득층일수록 아이를 교육할 여력이 적어 최소한의 학교 교육마저 격차가 커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식에게 최고를 해주고픈 부모의 사랑과 모든 학생이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기회 사이에 균형이 맞아야 공정하다. 교육은 경제적 계층 이동의 기회를 제공하는 열쇠다. 이런 관점에서 온라인 수업은 오히려 최고의 강사와 강좌를 널리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며, 저소득층 아이들이 양질의 학습 기회를 얻도록 해 준다. 중요한 건 모든 아이들이 동등하게 온라인 수업을 들을 기회를 갖도록 컴퓨터를 제공하고 인터넷 연결이 가능케 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우리가 제공한 데이터가 외려 우리 자신을 감시할 거라는 우려도 있다. “대부분의 신기술은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가져왔다. 이 중에는 부작용이 명백해진 뒤에야 보상이나 제거가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경우가 있다. 기업·정부가 개인의 생활을 감시하고 개입할 수 있는 능력(프라이버시의 상실)은 IT의 불행한 부작용이다. ‘정보 수집과 이용을 제한하는 법률’을 제정하고 강화하는 방법이 합리적이고 효과적일 것이다. 결국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겠지만, 다만 시간은 걸릴 것이다.”-미래기술의 보편화로 파생된 엄청난 부를 IT 기업이 독점하는 경향이 있다. “신기술의 경제적 이익을 사회 전반으로 훨씬 더 폭넓게 공유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20세기 초 석유, 가스, 철도 산업 등의 독점으로 불평등이 커지자 여러 국가가 이를 제어했던 것처럼 지금은 페이스북, 구글, 애플 등 인터넷 시대의 ‘거인’을 통제하려는 시작점이다. 개인적으로, 독점적인 지배력을 갖은 대형 IT 기업들이 때로는 경쟁을 억제하거나 다른 방법으로 그들의 사업을 보호하려 독점적 지배력을 사용한다고 믿는다. 소비자가 피해를 입으면, 정부가 개입해 시정하는 것이 맞다.” -코로나19로 예상보다 빠르게 미래기술이 확산되면서 우리는 법적·윤리적 문제를 준비할 시간이 부족한 것 아닌가. “사람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어떤 일을 자동화할 수 있다고 해서 무조건 자동화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일례로 우리는 체스를 두는 ‘똑똑한’ 컴퓨터를 갖고 있지만, 여전히 다른 사람과 체스를 즐긴다. 체스를 두는 데 필요한 정신적 노력을 없애려 컴퓨터를 쓰지는 않는다. 사람들은 기술이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느낄 정도로만 사용할 것이다.” -당신은 그간 “미래는 영화 터미네이터보다 스타트랙과 가까울 것”이라는 낙관론을 폈다. 가능할까. “기술의 모든 진보나 응용이 인류에게 이로울 것으로 가정해선 안 된다. 대신 비용은 최소화하면서 이익을 얻을 방법을 찾기 위해 모든 측면을 신중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최소한 인간이 기술에 대한 통제력을 항상 갖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가 게을러지지 않고 기술의 진보에 늘 관심을 기울인다면 우리의 미래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캐플런은 누구 실리콘밸리 창업가이자 발명가… 태블릿·컴퓨팅 분야 선구자 국내에서 인공지능 전문가이자 미래학자, 베스트셀러 저자 등으로 알려진 제리 캐플런(68)은 35년간 미국 실리콘밸리의 창업가이자 발명가였다. 그는 애플의 아이패드가 출시(2010년)되기 20여년 전인 1987년 ‘GO코퍼레이션’을 공동 창립하고 터치형 스크린을 전자 펜으로 눌러 입력하는 ‘펜포인트 오퍼레이팅 시스템’을 출시했다. 그가 태블릿 및 펜 컴퓨팅 분야의 선구자로 불리는 이유다. 1994년에는 세계 최초의 인터넷 경매 웹사이트인 ‘온세일’을 공동 설립했다. 온세일의 시장 가치는 한때 20억 달러(약 2조 2000억원)에 달했으며, 캐플런의 온라인 경매 특허는 이후 이베이와 아마존이 구매했다. 이 외 1981년에는 인공지능(AI) 분야 벤처기업 ‘테크놀리지’(Teknowledge)를 공동 창업했다. 캐플런은 2014년부터 현재까지 스탠퍼드대 객원교수로 AI가 미치는 사회적·경제적 영향에 대해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국내에서는 AI가 보편화될 미래를 예측 및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한 ‘인간은 필요 없다’(2016년), ‘인공지능의 미래’(2017년) 등 베스트셀러로 널리 알려졌다. 1952년 미국 뉴욕 출생으로, 시카고대에서 역사학과 과학철학을 전공했으며,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컴퓨터·정보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 “재산세 공동과세율 60% 상향 반대” 정순균 강남구청장 서한문 호소

    “재산세 공동과세율 60% 상향 반대” 정순균 강남구청장 서한문 호소

    현행 50%인 재산세 공동과세율을 60%로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한 지방세 기본법 개정안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서울 강남구가 법안 철회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임이고 있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의 명의로 국회와 국무총리, 행정안전부 등 관계기관들에 직접 서한문을 보내며 법안 철회의 당위성을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31일 강남구에 따르면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이날 이해식 의원의 지방세기본법 일부 개정안이 철회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하는 서한문을 국무총리실 관계자, 여·야 국회의원 300명 전원과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행정안전부 장관실 등에 발송했다. 정 구청장은 서한문을 통해 “연간 2000억원 이상을 타 자치구를 위한 재원으로 기여하고 있는 강남구는 조정교부금을 지원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보조금도 차등 지원받고 있다”면서 “그러나 강남구와 구민들은 강남구가 우리나라 대표 도시로 발전하는데 정부의 특별한 투자와 배려가 있었음을 잘 알고 있어 공동과세율 50%를 수용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세수확대 노력 없는 재산세 공동과세율 60%로의 상향은 기초지방자치단체로서 강남구의 현실을 도외시하고 자치재정권을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치구 간 재정 격차를 줄이기 위해 2008년부터 서울에서만 시행되고 있는 재산세 공동과세 제도는 25개 자치구에서 걷은 재산세의 절반을 시에서 공동 관리하며 각 자치구에 균등하게 배분하는 제도다. 시는 재산세가 감소한 자치구에 보통세의 22.6%를 조정교부금 명목으로 지원하지만, 현재 강남구는 25개 자치구에서 유일하게 조정교부금을 지원받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재산세 공동과세율 인상은 단기적으로는 재정 여건이 열악한 자치구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결국 자치구들이 재정적으로 서울시에 예속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정 구청장은 “자치구의 재정력 격차 완화 목적에 부합하는 방향성 설정과 제도 개선 없이 재산세 공동과세율을 인상하는 것은 근본 대책이 될 수 없을 뿐더러, 외려 자치구의 시 의존도를 높여 자생력을 떨어뜨리고 하향평준화로 이어져 궁극적으로는 지방자치 발전과 성숙을 저해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서한문 전문. 존경하는 ○○○ 국회의원님께 안녕하십니까? 서울특별시 강남구청장 정순균입니다. 다름 아니오라 최근 재산세 공동과세율을 현행 50%에서 60%로 상향하는 것을 골자로 국회에서 발의된 지방세기본법 일부개정안 철회에 대한 의원님의 협조를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2008년부터 서울시에서만 시행되고 있는 재산세 공동과세 제도는 25개 자치구의 재정력 편차를 줄이기 위해 자치구에서 걷은 재산세 절반을 서울시가 공동 관리하며 각 자치구에 균등하게 분배하는 제도입니다. 서울시는 재산세가 감소한 자치구에 조정교부금(시 보통세의 22.6%)을 지원하지만 연간 2000억원 이상을 타 자치구들을 위한 재원으로 기여하고 있는 강남구는 조정교부금을 지원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보조금도 차등지원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강남구와 강남구민들은 중앙정부나 서울시가 내세우고 있는 25개 자치구의 균형발전에 동의합니다. 또 강남구가 우리나라 대표도시, 제1의 도시로 발전하는데 정부의 특별한 투자와 배려가 있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지난 40여 년간 강남구가 국가·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을 사회에 되돌려 드리는 차원에서도 공동과세율 50%를 수용해 왔습니다. 하지만 세수확대 노력 없는 재산세 공동과세율 60%로의 상향은 기초지방자치단체로서 강남구의 현실을 도외시하고 자치재정권을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이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자치구 재정력 격차 완화 목적에 부합하는 방향성 설정과 제도개선 없는 재산세 공동과세율 인상은 근본 대책이 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자치구의 서울시 의존도를 높여 자생력을 떨어뜨리고, 하향평준화로 이어져 궁극적으로 지방자치 발전과 성숙을 저해할 것입니다. 따라서 강남구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발전과 기초지방자치단체의 자치재정권 확보를 저해하는 지방세기본법 일부개정안의 철회를 위한 의원님의 적극적인 협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20년 12월 강남구청장 정순균 드림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K-경기뉴딜추진위원회, 디지털뉴딜 분과회의 개최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K-경기뉴딜추진위원회, 디지털뉴딜 분과회의 개최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K-경기뉴딜추진위원회 산하 디지털뉴딜 분과(분과장 최경자·의정부1)가 제1정담회실에서 1차회의를 개최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날 회의는 K-경기뉴딜추진위원회 배수문 위원장, 최경자 분과장, 이동현(시흥4), 박세원(화성4), 양경석(평택1), 윤용수(남양주3), 이원웅(포천2), 조성환(파주1)의원 등이 참석했다.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에서도 임문영 미래성장정책관과 신현택 시설과장 등 관계 공무원들이 참석했다. 디지털뉴딜 분과 1차 회의는 위원장 및 분과장 인사말, 2021년 예산편성 현황보고, 주요사업 업무보고, 질의응답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최경자 위원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비대면 수요의 급증으로 인해 디지털경제로 가속화되면서 경제·사회구조의 대전환이 필요한 시기”라며 “사회적 변화로 만들어진 기회를 잘 활용하여 디지털 정보격차 해소와 도민 누구나 디지털 자산을 공유할 수 있게 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인사말을 대신했다. 경기도는 정부의 K-뉴딜과 연계해 그린뉴딜, 휴먼뉴딜, 디지털뉴딜 등 총 3개 분야 70여개의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중 디지털뉴딜과 관련하여 공공플랫폼 구축, 제조업분야 중소기업 디지털 전환 지원, 데이터 개방데이터 복지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또한 경기도 교육청에서도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 등 디지털뉴딜 연관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은 교섭단체 차원에서 경기도의 뉴딜사업을 점검하고 지원하기 위해 그린, 휴먼, 디지털 등 3개 분과 중심으로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K-경기뉴딜추진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전체회의를 통해 위원회의 일정 및 운영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고, 이날부터 분과 중심으로 구체적인 정책방향 및 대안들을 모색할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RCEP의 독특한 양면성에 주목해야/김양희 국립외교원 경제통상개발연구부장

    [열린세상] RCEP의 독특한 양면성에 주목해야/김양희 국립외교원 경제통상개발연구부장

    2020년 11월 15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체결됐다. RCEP은 아시아의 복잡한 현실로 인해 시작은 미약하되 창대한 끝을 위해 고심한 지역협력의 소중한 성취물이니, ‘낮은 수준’이라고 폄하할 게 아니라 세심한 조탁이 긴요하다. RCEP은 장점이자 단점인 독특한 양면성이 버무려져 8년간의 우여곡절 끝에 결국 인도는 탈퇴하고 오늘에 이르렀기에 향후 이를 잘 다룰지 여하에 그 미래가 달려 있다. 첫째, RCEP의 다수 회원국은 지난 20여년간 중국이 허브로 부상한 지역가치사슬(RVC)의 주역이다. 이에 RCEP의 고도화에 따른 RVC의 효율성 증대는 이미 높은 역내국의 대중 의존도를 고착시킬 위험성도 내포한다. 둘째, 단점으로 치부되는 회원국 간 발전 격차는 회원국 간 다양성이라는 장점과 동전의 양면을 이룬다. 역내 저개발국의 높은 경제성장률과 개발욕구는 통합시장의 잠재력을 뜻하며 RCEP을 ‘미니 WTO’로 불릴 만한 것으로 만들었다. 이에 RCEP 규범은 어떤 메가 FTA보다도 발전 격차가 큰 WTO의 164개 회원국에 수용성이 높다. 셋째, RCEP은 ‘전략적 경쟁자 간의 경제적 통합’으로, 세계경제가 분단 중인 오늘날 새로운 통합모델을 제시한 반면 명확한 리더십 부재와 통합의 불안정성이라는 난제도 떠안았다. RCEP의 최대 승자는 중국이다. 중국은 트럼프 정부가 아태지역에서 한발 뺀 틈을 타 RCEP을 체결함으로써 미중분쟁으로 잃은 시장의 대체지이자 장차 미국의 관여 가능성이 높은 CPTPP를 견제할 역내 교두보를 마련했다. 덤으로 자유무역의 수호자이자 개도국의 대변자 역할도 과시했다. 미중 갈등의 완충지대가 필요했던 일본 또한 한국과 중국 시장의 높은 빗장을 열었으며 인도 탈퇴 후에는 중국에 대한 견제와 감시역을 자청했다. ASEAN은 시종 점진적이고 합의에 기반한 RCEP 협상 원칙을 관철시켜 ‘ASEAN 중심성’을 강화시켰기에 RCEP을 중국이 주도했다는 통념에 누구보다도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 정부는 RCEP 체결 의의로 최초의 메가 FTA 체결, GVC 지역화에 대응, 신남방정책 가속화, 한일 FTA 체결 등을 꼽는다. 다분히 지경학적 접근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RCEP 앞에 놓인 과제는 무엇일까? RCEP은 체결 못지않게 진화가 중요하다. RCEP 체결로 중국 주도의 동아시아 질서 강화에 대한 미국 신정부의 경계심도 높아졌다. 우리 정부도 CPTPP 가입의사를 공식화했다. 이에 미중 전략경쟁 장기화, 한국경제의 높은 대중 의존도, 북핵 문제, 악화일로의 한일관계 등 녹록하지 않은 현실부터 직시하자. 따라서 RCEP과 CPTPP를 아우르고 지경학과 지정학을 직조한 복합 지역전략을 수립하고 장기적인 시야에서 대응해야 한다. 이에 상술한 RCEP의 세 가지 양면성 중 다음과 같은 장점의 최대화 및 단점의 최소화 방안을 고심하자. 첫째, RCEP의 RVC 효율성 증대와 대중 의존도 완화라는 일견 상충하는 목표의 실현을 위한 제도적 진화가 필요하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은 중국의 제도개혁에 기여하며 중국의 CPTPP 가입에도 대비하는 수준 높은 한중일 FTA 체결을 구상해야 한다. 중국의 지식재산권, 투자, 노동, 환경, 국유기업 관련 규범이 핵심이다. 둘째, 회원국 간 경제 수렴이다. FTA 활용률 제고를 위한 통관 협력, 기후변화와 감염병에 대응한 농업협력, 중소기업 협력 등 다층적 협력으로 역내국 간 격차를 해소하는 것은 RCEP 고도화 및 미중 갈등 장기화에 대응한 통합시장의 구매력 증대에도 긴요하다. RCEP 규범의 고도화는 개도국의 디지털 전환 관련 혁신적 외국인투자 유치에도 불가피하다. 이렇게 RCEP의 서비스, 투자, 전자상거래 규범을 발전시키고 환경, 노동, 국유기업 관련 규정을 형편에 맞게 새로이 도입해 ‘미니 WTO’ 규범을 WTO에 어필해 보자. 아울러 RCEP의 참신한 아이디어인 상설 사무국 설치를 민주적 거버넌스 구축 차원에서 발전시켜야 한다. ‘상호의존성의 무기화’의 예방 조치 제도화도 전략적 경쟁자 간 경제통합의 안정성에 기여할 것이다. 단 이 모든 것은 일본과의 관계 개선이 전제될 때 비로소 가능하다. “네 시작은 미약하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욥기 8:7).”
  • 강남 “재산세 공동과세 60% 수용 못해”

    강남 “재산세 공동과세 60% 수용 못해”

    서울 강남구가 현행 50%인 재산세 공동과세분의 비중을 60%로 높이는 것을 골자로 한 지방세기본법개정안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미 강남의 개발이익을 강북에 투자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이 마련됐고, 공동과세 비율을 확대할 경우 서울시가 ‘재정’을 빌미로 자치구를 통제할 가능성이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지난 21일 국회에서 발의된 지방세기본법 개정안에 대해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강력한 반대 입장을 23일 밝혔다. 정 구청장은 “재산세 공동과세의 비중 조정안은 자치구 재정 격차 완화 목적에 부합하는 방향성 설정과 제도 개선이 우선”이라면서 “세수 확대 노력 없이 과세분 비중만 높이자는 것은 자치구의 재정 근간을 흔드는 무책임한 탁상 입법”이라고 비판했다. 구청 간 재정격차를 줄이기 위해 2008년부터 시작된 재산세 공동과세는 각 자치구의 재산세 절반을 서울시가 걷어, 다시 각 구에 나눠주는 제도로 서울에서만 운영되고 있다. 강남구는 공동과세 시행 이후 매년 2000억원의 세수를 내놓지만, 서울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일반조정교부금을 못 받고 있다. 정 구청장은 “현행 공동과세 50%까지는 수용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은 기초지방정부의 존립을 위협하는 무리한 요구”라면서 “개정안의 철회를 위해 다른 자치구와 연대해 강력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다른 자치구도 당장은 ‘강남·북 균형 발전’이라는 측면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와 국세·지방세 조정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더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A구 관계자는 “강남 개발이익을 강북에 투자할 수 있는 법이 마련된 상황에서 공동과세분 조정은 지방재정을 하향평준화로 할 수 있다”면서 “강북에 대한 인프라 투자 확대와 국세·지방세 비율 조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장기적으로 자치구들이 재정적으로 서울시에 예속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정원 안동대 행정학과 교수는 “결국 서울시가 세수를 나눠주는 것이 되기 때문에 자치구에 대한 서울시의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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