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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 위에 권력자… 아프간의 비극 불렀다

    법 위에 권력자… 아프간의 비극 불렀다

    부패권력은 어떻게 국가를 파괴하는가/세라 체이스 지음/이정민 옮김/이와우/314쪽/1만 6000원 저자가 10여년간 취재한 ‘부패 보고서’ 주택 개발로 차익 챙긴 대통령 가족 등 정치인 도덕적 붕괴가 경제 붕괴 원인 내전 종식 후 아프간 상황 생생한 증언‘예절, 절제, 그리고 옮고 그름을 판단하는 능력의 부재는 경제적으로도 대재앙을 일으킨다.” 2008년 파탄 직전까지 갔던 아일랜드 사태를 색다른 시각으로 분석해 주목받은 아일랜드 칼럼니스트 핀턴 오툴의 유명한 일갈이다. 공직자와 은행 고위간부, 그리고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똘똘 뭉친 부패정치 네트워크를 파헤친 오툴은 이렇게 경고한다. “시민들은 자신을 둘러싼 명백한 범죄에 정면 대응하길 꺼린다. 그 경향은 부패와 연관될 때 더욱 심해진다.”#1.아프가니스탄 고위 공직자가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체포된 뒤 검찰이 관련 혐의 증거와 함께 거액의 현금 다발까지 확보했지만 현직 대통령이 석방을 지시하고 TV에까지 등장해 무고를 주장한다. 이후 사건을 수사한 검사는 보직 해임되고 체포 영장을 승인한 검찰 부총장은 스파이 누명을 쓴 채 해임된다. #2.세관, 부패한 관리와 기업가들이 결탁해 불법으로 물건들을 들여오고 값싼 수입품들을 무한한 가격 경쟁력으로 시장에 깔아 놓는다. 권력에 줄이 없는 지역 상품 생산자며 수입업자들은 경쟁력을 잃고 도산한다…. 1996년 탈레반의 카불 점령으로 시작해 5년간 지속된 아프가니스탄 내전. 수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낳은 이 내전은 종전 이후의 비참한 양상 탓에 더욱 회자된다. 책은 10여년간 폐허가 된 아프가니스탄에 살면서 건져낸 ‘부패 고발서’로 눈길을 끈다. 부패권력이 국가를 망쳐 가는 과정과 암묵적 동조가 부른 비극상이 생생하다. 아프간의 부패상은 지독하다. 내전 종식과 함께 탈레반이 떠난 칸다하르에는 폭력이 난무했다. 폭력을 피해 시민들이 모여든 공유지에 대규모 주택단지가 들어서고 주택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대통령의 형과 그 형제들이 공유지를 헐값에 사들여 주택단지를 개발, 시민을 상대로 비싼 가격에 집을 팔아 엄청난 차익을 거둔 것이다. 탈레반 수감자들의 말을 전하는 관리들의 증언이 충격적이다. 탈레반 가입 동기가 민족적 편견이나 이슬람교 무시, 미군 영구 주둔에 대한 우려, 민간 사상자들에 대한 원한 때문만이 아니라고 말한다. “아프간 정부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부패했고 부패가 확산되다 못해 제도적으로 자리잡자 비폭력적 방법으로는 아프간 정부의 근본적인 문제를 바로잡을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물론 당시 아프간과 탈레반의 국제, 정치적 역학 관계는 슬쩍 비켜간 진단일 수 있다. 하지만 아프간 관리들과 시민, 탈레반 수감자들의 생생한 증언은 그 부패상이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고스란히 입증한다. 특히 아프간과 연결해서 소개한 이집트, 튀니지, 나이지리아의 부패 사례는 우리의 얼굴에 자연스럽게 포개진다. 르네상스 시대의 최고 인문주의자로 통하는 에라스무스는 일찍이 간파했다. “그렇게 입이 쩍 벌어지는 소득 격차는 우연히 생기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권력층에게 유리하도록 온갖 법을 개정하고 특혜를 몰아준 결과다.” 600년 전 에라스무스가 경고한 부패의 문제는 지금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게 저자의 판단이다. 경제평론가 알다 지그문트 도티르의 말을 결론삼아 전한다. 정부 관리들과 은행 간부들이 결탁한 부패정치 탓에 2008년 경제 붕괴를 맞은 아이슬란드를 꼬집은 말이다. “아이슬란드의 붕괴는 경제적 붕괴일 뿐 아니라 도덕적 붕괴이기도 하다. 수십년간 우리 사회의 표면 아래서 꿈틀댄 광범위한 정치부패와 방치를 우리는 전혀 모르고 있었음이 드러났다. 재판은 반드시 필요하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주택시장 합동단속에 뿔 난 공인중개사 대규모 궐기

    정부의 보여주기식 주택시장 합동단속에 공인중개사들이 대규모 궐기집회를 한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정부의 합동 현장점검에 반발, 30일 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궐기집회를 연다고 29일 밝혔다. 협회는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공인중개사에게 전가하는 것을 참을 수 없다”며 “정부의 보여주기식 마구잡이 합동단속을 규탄하고자 궐기집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정부 단속이 본래 목적이나 취지와 달리 개인 공인중개사의 가벼운 위반사항을 적발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며 “정부가 탁상행정으로 서울과 지방 간 비정상적인 격차만 가중하는 결과를 가져와 놓고선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중개업계에만 전가하는 것을 참는 데 한계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협회는 “정부는 매번 되풀이되는 국민 보여주기식 공인중개사무소 방문과 현장단속을 하기보다는 부동산 정책 방향 전환에 대해 한층 더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사에서는 황기현 회장을 비롯한 회원들의 결연한 의지를 확인하는 삭발식이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협회는 집회 인원을 2000명으로 신고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주택시장 합동단속에 뿔 난 공인중개사 대규모 궐기

    정부의 보여주기식 주택시장 합동단속에 공인중개사들이 대규모 궐기집회를 한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정부의 합동 현장점검에 반발, 30일 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궐기집회를 연다고 29일 밝혔다. 협회는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공인중개사에게 전가하는 것을 참을 수 없다”며 “정부의 보여주기식 마구잡이 합동단속을 규탄하고자 궐기집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정부 단속이 본래 목적이나 취지와 달리 개인 공인중개사의 가벼운 위반사항을 적발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며 “정부가 탁상행정으로 서울과 지방 간 비정상적인 격차만 가중하는 결과를 가져와 놓고선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중개업계에만 전가하는 것을 참는 데 한계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협회는 “정부는 매번 되풀이되는 국민 보여주기식 공인중개사무소 방문과 현장단속을 하기보다는 부동산 정책 방향 전환에 대해 한층 더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사에서는 황기현 회장을 비롯한 회원들의 결연한 의지를 확인하는 삭발식이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협회는 집회 인원을 2000명으로 신고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서부산의료원 사업 가속도 낸다… 정부 BTL 추진 ‘청신호’

    서부산의료원 사업 가속도 낸다… 정부 BTL 추진 ‘청신호’

    부산 서부산권 지역 주민의 숙원사업인 서부산의료원 건립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 신청 절차에 들어가는 등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부산시는 최근 보건복지부와 서부산의료원 건립에 대한 협의를 마무리하고 오는 10월 말 기획재정부에 ‘정부 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 추진을 위한 예비 타당성 조사 대상 사업 신청을 한다고 27일 밝혔다.시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서부산의료원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전문용역기관인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타당성 용역을 의뢰해 비용 대비 효과 분석인 BC가 1.01로 사업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힘입어 부산시는 지난 4월 복지부에 서부산의료원 설립협의 요청서를 제출했다. 부산시는 애초 올봄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신청을 할 계획이었으나, 복지부와의 협의가 길어져 일정이 6개월가량 늦어졌다. 파산한 침례병원의 공공병원 전환 움직임과 맞물려 부산지역에 공공병원 두 곳 설립을 동시에 추진하는 데 대해 복지부가 한때 부정적인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이후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간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서부산지역의 특징과 진료권 내 예상환자의 지역친화도(RI), 지역환자구성비(CI) 등을 조사한 자료를 추가 제출하면서 예비타당성 조사 신청이라는 긍정적인 답을 받았다. 부산시는 이 과정에서 중앙부처의 공감을 끌어내기 위해 사업계획을 협의하기 전부터 복지부를 수시로 방문해 설립 필요성과 당위성을 설명하는 등 끊이지 않고 노력을 해 왔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부산시가 제출한 용역 결과에 대해 자체 심의를 벌인 뒤 10월 서부산의료원 건립사업을 정부 BTL로 추진하기 위해 기재부에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사업 신청을 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기재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사업으로 선정되면 한국개발연구원이 경제성, 정책성, 지역균형발전 등을 종합 평가해 사업시행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부산시는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사업 선정과 통과를 위해 부산발전연구원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공동으로 편익제공 방안 등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건의하는 등 노력을 계속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조규율 부산시 보건위생과 응급의료팀장은 “서부산권 의료격차 해소와 응급·재난 및 감염병 대응 등 재난 의료 거점 공공병원 확보를 위한 서부산의료원 설립 사업이 최근 복지부와의 설립협의를 거쳐 기재부에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사업 신청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재난 의료 거점 공공 병원 확보 부산시는 2015년 말 서부산권(사하·사상·강서구)의 의료격차 해소와 재난 의료 거점 공공병원 확보 등을 위해 부산 사하구 신평동에 서부산의료원 건립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서부산권은 필수의료기반이 부산의 타 지역에 비해 부족하고 연제구 거제동에 있는 공공의료 기관인 부산의료원까지 거리가 멀어 접근성이 떨어져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다. 또 서부산지역은 전체 대도시 지역 중 가장 높은 사망률을 보이고 있어 응급실 등을 갖춘 공공의료기관 확충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부산에는 상급종합병원 4곳, 종합병원 25곳, 병원 135곳이 있어 타 지역에 비해 부족하지는 않지만, 상급종합병원이 서구와 부산진구에 밀집해 있고 서부산지역인 사하구 및 강서구에는 종합병원이 없어 지역 간 의료자원이용의 불균등이 발생하는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부산시는 이러한 의료 시설 격차 해소를 위해 서부산의료원 건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오거돈 부산시장도 민선 7기 시장에 당선된 뒤 서병수 전임 시장이 추진한 서부산의료원 조성 등 서부산 개발 사업이 동서 격차를 해소하는 데 의미가 크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이태수(64·사하구 신평동)씨는 “ 공공의료기관인 부산의료원을 이용하려면 거리가 멀어 이동시간만 한 시간 이상 소요된다”며 “이 같은 불편 해소를 위해서라도 서부산의료원이 하루빨리 건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신평 지하철역 공영주차장에 2024년 완공 사하구 신평동 도시철도 1호선 신평 지하철역 공영주차장에 건립 예정인 서부산의료원은 국비와 시비 등 2187억원을 들여 3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으로 지어진다. 정부 BTL로 추진된다. 부지 1만 5750㎡에 지하 1층, 지상 5층(전체면적 4만 3163㎡) 규모이다. 주요 시설로는 공공 난임센터와 응급치료센터, 감염병예방센터, 장례식장 등이 들어서며 2022년 설계 및 공사에 들어가 2024년 완공할 예정이다. 부산시는 1차 관문인 기재부 조사 대상 사업 선정이 사실상 서부산의료원 건립의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체 용역 당시 BC 분석 결과가 1.01로 사업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내년 초쯤 서부산의료원 건립이 기재부의 예비 타당성 조사 대상 사업으로 선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한국개발연구원이 종합 평가하는 과정에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실질적인 조사를 담당할 것으로 예상해 1차 관문만 통과하면 최종 승인 가능성이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병문 부산시 보건위생과장은 “정부 승인을 받기 위한 여러 절차가 남아 있지만, 앞으로 부산발전연구원과 진흥원 공동으로 추가 편익 제공 방안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정부에 건의하는 등 철저한 자료준비와 대응을 통해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사업 선정 통과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서부산의료원 예정부지에 대해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건립 부지 선정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양한 가능성을 자세하게 따져 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산발전연구원이 2016년 6월 발표한 서부산의료원 설립 타당성 연구용역 결과에서도 이 같은 점을 지적했다는 것이다. 연구원에 따르면 ‘부지 적정성 검토’ 항목에서 해당 부지가 면적이 작을뿐더러 세로로 길고 중간이 굽은 형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도심에 가까이 위치한 의료원의 적정부지는 적어도 전체면적이 4만 5000㎡ 이상 돼야 하는데도 건립부지는 전체면적이 3만여㎡에 불과해 부지가 협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밖에 주변에 레미콘 공장과 지하철역사 및 차량기지가 있어 소음 발생도 우려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부산발전연구원은 이런 문제점 등을 내세워 ‘병원 건립을 위한 건축부지로 적합도가 상당히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당시 부산발전연구원은 현재의 신평지하철역 공영주차장을 포함해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등 7곳을 후보지로 선정해 평가작업을 벌이고 1순위 신평역세권, 2순위 에코델타시티 내, 3순위 신평동 예비군 훈련장 등 3곳을 선정했다. 부산시는 전문가 의견 등을 수렴해 이 가운데 신평지하철역 공영주차장를 후보지로 최종적으로 확정했다. 하지만 사하구는 강서구와 함께 서부산권 중 종합병원이 한 곳도 없지만, 동네의원과 종합병원 사이인 ‘병원급’ 의료기관은 21곳이나 돼 부산 16개 구·군 중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사하구보다 의료 인프라가 더 열악한 강서구 신흥 주거지역 일대와 사상구 엄궁동 등지가 적정 부지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엄궁동은 도시철도 사상~하단선과 엄궁대교 건립이 예정돼 있어 앞으로 접근성이 좋아진다. 부산의 한 보건의료 전문가는 “사하구 관내인 하단교차로와 장림동 등지에 병원이 많아 서부산의료원이 신평역 부근에 들어서면 해당 지역은 의료시장이 과잉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열린세상] 돈과 규제만 풀면 일자리가 만들어지나/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열린세상] 돈과 규제만 풀면 일자리가 만들어지나/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자동차 총리’. 자동차산업에 대한 남다른 관심 때문에 독일의 슈뢰더 전 총리에게 붙여진 별명이다. 1992~93년 독일이 전후 최악의 경기 침체에 빠져 모든 사용자들이 ‘독일은 노동시간이 너무 짧고 임금이 너무 높다’는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출하면서 정리해고를 강하게 요구할 때 폭스바겐 자동차는 주 28.8시간제에 노사가 합의하면서 독일 사회를 깜짝 놀라게 했다. ‘고용보장형 노동시간 단축’으로 훗날 개념화된 이 모델의 핵심은 노동시간을 단축하면서 연봉을 삭감하는 대신 정리해고 없이 고용을 유지하는 교환이었다. 폭스바겐 본사가 있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폭스바겐사의 대주주인 독일 니더작센주 주지사였던 슈뢰더가 이 모델에 관한 노사 합의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다. 이후 이 모델은 독일 전역으로 확산됐고 2008~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하는 상황에서도 실업은 증가하지 않은 ‘고용기적’을 낳은 토대가 됐다. 슈뢰더는 또한 체코에 공장을 지으려는 BMW 자동차를 설득해 구동독 라이프치히에 5500명 규모의 공장을 짓기로 노사가 합의하는 데 앞장섰다.현 정부의 일자리 정책은 창의적이지 못하고 스스로 정체성을 부정하고 있다. 일자리 대책이 박근혜류의 타성적인 ‘돈 풀기’와 ‘규제 풀기’뿐이다.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동원한 정책 수단이 ‘일자리 추경’ 11조 2000억원이었다. 내년도 일자리 예산도 22조원 규모로 올해보다 크게 증액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예산으로 일자리를 만든다는 발상은 이미 박근혜 정부에서도 세 차례나 있었지만 실효성에 대해선 비판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재정의 효율성이나 효과성에 대한 문제의식이 결여된 채 지출 금액 자체가 성과인 것처럼 내세워지고 있다. 일자리 정책에서 정부의 무책임함은 규제 풀기에서 더 극명하게 드러난다. 민간 투자에 대한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한 ‘원포인트 규제완화’는 필요할 수 있겠지만 ‘해달라는 대로 다 해줄 테니 알아서 일자리를 만들어 달라’는 접근 방식은 무책임의 극치다.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정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되찾아 오는 것이다. 그동안 신자유주의 ‘작은 정부론’의 희생양이었던 ‘위험의 외부화’는 사실상 인건비를 사업비로 위장한 꼼수에 지나지 않았으므로 공공부문의 괜찮은 일자리로 되돌려 놓아야 할 것이다. 또한 민간 자율로 넘긴 시장감독 업무도 다시 정상적인 정부 활동으로 되돌려야 할 것이다. 세월호 참사, 가습기 살균제, 라돈 침대, 세종병원 화재, BMW 차량 화재 등 수많은 사건에서 드러난 ‘정부 부재’ 상황을 속히 타파해야 할 것이다. 공공서비스도 확대돼야 한다. 초인적인 희생으로 온 국민을 감동시키는 소방관과 외상센터 의사 및 간호사가 속히 확충돼야 한다. 자녀수당보다는 자녀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과 교사의 확충이 더 절실하다. 정부의 조달사업 또한 일자리 만들기 수단으로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 입찰 자격에서 직접 시공이나 정규직 등 고용 요건을 강화하면 시장에서 고용의 양과 질을 개선하는 자극제가 될 것이다. 고용창출 투자세액 공제제도의 범위를 확대해 투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투자를 하지 않는 사내유보금을 정부가 세금으로 징수해 공공투자에 활용하는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아울러 정부 스스로 연구개발뿐만 아니라 생산 활동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할 때 우리는 가령 ‘부품 굴기’를 하면 어떨까. 작금의 고용 대란의 핵심 원인은 기존 주력 산업의 혁신 부재와 이를 방관한 ‘정부 부재’ 때문이다. 4대 주력 산업 모두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급속히 좁혀지고 있다는 소식만 들릴 뿐 미국, 독일, 일본 추격에 성공했다는 소식은 없다. 독일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독일의 전통적인 제조업에서 혁신을 촉진해 국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정부는 기업, 노조, 전문가, 시민사회의 상호협력을 촉진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위원회 하나에 맡겨진 한국의 4차 산업혁명과 달리 ‘총력전’인 셈이다. ‘나라다운 나라’의 기본은 ‘정부다운 정부’다. 지극히 노동 배제적인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의 연장과 규제 혁신이 우려되는 이유다.
  • 靑, 소득주도성장 ‘밀어붙이기’ 의지

    강, 文정부 소득분배 관련 밑그림 그려 홍장표 위원장과 같은 ‘학현학파’ 출신 정치권 “소득주도성장론자 전진 배치” 황 前 청장 ‘부정적 통계’로 경질 해석 청와대가 26일 신임 통계청장에 강신욱(52)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사회보장연구실장을 임명한 것을 두고 ‘소득주도성장’을 둘러싼 논란을 정면 돌파하기 위한 강수라는 해석이 나온다. 강 신임 청장은 소득주도성장의 밑그림을 짠 ‘학현학파’ 출신이다. 문재인 정부의 첫 청와대 경제수석이었던 홍장표 정책기획위원회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장과 맥을 같이한다. 정치권과 관가 안팎에서 강 신임 청장을 홍 위원장 라인으로 분류한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차관급 인사의 핵심은 통계청장”이라면서 “야당에서 홍 위원장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김수현 사회수석 등 이른바 ‘소주방’(소득주도성장 3인방)을 경질하고 소득주도성장을 폐기하라고 촉구하고 있는데 청와대가 한발 물러서기는커녕 전진 배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차관급 인사가 ‘교체’로 받아들여지는 반면 통계청장 인사는 황수경 전 청장의 ‘경질’로 간주되는 이유다. 통계청이 소득주도성장에 부정적인 통계를 내놔 ‘괘씸죄’에 걸렸다는 것이다. 올해 1분기와 2분기 가계소득 동향조사 결과 소득 하위 20%(1분위)의 소득이 급감해 빈부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나 소득주도성장 폐기 논란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기 때문이다. 또 통계청이 소득조사 표본을 기존 5500가구에서 8000가구로 확대하는 과정에서 소득이 상대적으로 낮은 고령층 가구 비중을 높인 점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결국 청와대가 황 전 청장 아래에서 만들어진 가계소득 통계를 믿지 못하겠다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에 필요한 지표를 통계청이 보다 적극적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발탁 인사를 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상용직 늘어 고용 개선됐다는데 임시·일용직 급감… 최악 빈부차

    상용직 늘어 고용 개선됐다는데 임시·일용직 급감… 최악 빈부차

    30~40대 일자리 40만개 이상 사라져 “소득주도성장 한계” “옳은 방향” 팽팽고용 상황에 대한 정부와 민간의 눈높이 격차가 벌어지는 양상이다. 청와대는 고용률과 상용근로자 수 등을 근거로 “고용의 양과 질이 개선됐고 전반적인 가계소득도 높아졌다”면서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긍정 평가를 내놓고 있다. 반면 임시·일용직 근로자와 영세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의 일자리와 소득은 줄어 빈부 격차를 키웠다는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08만 3000명으로 1년 전보다 5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10년 1월(-1만명) 이후 8년 6개월 만에 최저다. 하지만 지난달 상용근로자 수는 27만 2000명 증가했다. 이는 임금이 높고 고용이 안정된 양질의 일자리다. 고용의 질이 개선됐다는 정부 논리의 핵심이다.더 큰 문제는 임시·일용직 일자리가 급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임시근로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0만 8000명 줄어 23개월째 감소세다. 일용근로자 수도 12만 4000명 감소해 9개월 연속 하락세가 지속됐다. 이러한 임시·일용직 감소는 저소득층 소득에 직격탄이다. 지난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53만 1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늘었지만 소득 하위 20%(1분위) 소득은 132만 5000원으로 오히려 7.6% 감소했다. 2분기 기준 2003년 통계 집계 이후 최악의 성적표다. 반면 소득 상위 20%(5분위) 소득은 913만 4900원으로 10.3% 급증했다. 물가 변동의 영향을 뺀 실질소득을 비교하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1분위의 2분기 실질소득은 월평균 127만원으로 1년 새 9.0%(12만 6000원) 급감했다. 명목소득보다 감소 폭이 더 크다. 5분위 실질소득은 875만 9000원으로 8.6% 늘었다. 영세 자영업자들의 살림살이도 나빠졌다. 소득 1분위의 2분기 균등화 사업소득은 18만 8000원으로 1년 전보다 14.6%나 급감했다. 균등화 소득은 가구원 수의 영향을 배제한 수치로 1인당 소득으로 볼 수 있다. 정부는 경기 둔화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진 것이 저소득 근로자와 영세 자영업자의 일자리·소득 감소로 이어졌다는 주장도 나온다. 연령별로는 우리 경제의 허리 세대인 30~40대의 취업자 수가 전방위적으로 줄어들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30~40대 취업자는 전년 같은 달보다 38만 6514명이나 줄었다. 부동산업 40대 취업자가 2만 9573명, 숙박·음식점업 30대 취업자가 1만 166명 줄어든 것까지 더하면 4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경제정책을 추진할 때 반사적으로 불이익을 받는 계층까지 생각해야 한다”면서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궤도 수정 없이 임시방편으로 재정만 투입한다면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 정부의 부채주도성장과 비교해 소득주도성장은 올바른 방향”이라면서 “고용·소득 등 경제지표를 개선하려면 공정경제 확립과 저출산 해결, 제조업 구조조정 등 구조적인 문제를 풀어 우리 경제의 생산성을 높여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서울광장] 경제정책, 읍참마속의 결단 필요하다/오일만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경제정책, 읍참마속의 결단 필요하다/오일만 편집국 부국장

    문재인 대통령은 지방선거 압승 직후 ‘등골이 서늘하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민심의 파도, 그것은 한순간 배를 띄울 수도 있고, 반대로 뒤엎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직시한 것이다.이제 그 민심의 향배는 서서히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으로 향하고 있다. 집권 이후 최고 80%대를 오르내렸던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근 50%대로 주저앉았다.한반도 평화정착의 기틀을 마련하고 군과 사법 개혁 등 과감한 적폐청산으로 국민적 찬사를 받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경제문제가 블랙홀처럼 모든 국정 사안을 빨아들이는 형국이다. 국민들의 관심사가 먹고사는 문제로 귀결되고 있는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먹는 것(食)이 하늘(天)’이라는 명제가 바로 민심의 요체다. 민심의 흐름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올해 역대 최대로 오른(16.4%) 최저임금이 도화선이 됐다는 시각이 많다. 내년에도 두 자릿수(10.1%) 인상이 결정됐다. 지난 2분기(4~6월) 하위 40% 가계 소득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감소한 것도 한몫 거들었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으로 일용직과 임시직 등 하위 계층의 노동자들이 대거 고용시장에서 퇴출됐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줄을 잇고 있다. 소상공인들이 연일 거리에서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를 나서는 와중에 영세 자영업자들이 몰락하고 있다는 기사들이 쏟아지는 형국이다.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빈부격차 해소와 일자리 창출을 내걸고 집권한 문재인 정부로서 참으로 아픈 대목이다. 문제는 최저임금 문제를 소득주도성장 무용론으로 확산시키려는 정치권 일각의 움직임이다. 한가지 쟁점을 다른 영역으로 확대하는 이른바 ‘전략적 주도’ 전략이다. 과거 보수세력들이 노무현 정권을 무너뜨리는 데 사용한 수법이었다. 최근 보수언론과 보수야당을 중심으로 경제위기·망국론 프레임이 확산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역대 정권을 괴롭혔던 가계부채나 소득분배, 부동산 문제 등에 속 시원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한 현 정부의 책임도 적지 않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소득주도성장의 탄생은 한국 경제의 모순에서 비롯됐다는 점이다. 지난 10년간 재벌·대기업 위주의 성장은 우리나라를 미국 다음으로 빈부격차가 심각한 나라로 만들었다. 노인 빈곤율 1위가 말해주듯 저소득층은 절망의 상황에 봉착했다. 저소득층의 소득을 높여 소비와 내수를 진작해서 궁극적으로 고용과 투자를 늘리겠다는 것이 소득주도성장의 핵심 내용이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당위성과 큰 방향에 대해서 반대보다 찬성이 많은 이유다. 정부로선 미·중 무역전쟁이나 고령화, 청년층 인구 감소 등 구조적 문제, 조선업 등 제조업 붕괴 등 할 말이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의 설명을 귀담아들으려는 국민들이 점차 줄고 있다는 데 사안의 심각성이 있다. 경제위기 프레임이 작동하는 한 그 어떤 해명도 먹히지 않는다. 되레 정부의 무책임성만 부각시키고 역효과를 낳는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수요자인 국민들과 시장이 냉담한 반응을 한다면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최저임금 정책은 이제 출구전략을 찾아야 할 시기에 와 있다. 정책이 효과를 보기 위해 일정한 시간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지만 하루벌이로 먹고살아야 하는 많은 국민들에게 할 소리는 아니다. 정교한 보완책을 준비해야 하지만 이 기간이라도 수요와 공급의 법칙으로 움직이는 시장의 원리에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최저임금의 상승폭과 속도를 조절한다고 해서 소득주도성장이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우리의 정책이 맞다’는 자세는 불통의 정신과 정권의 경직성만 부각하는 꼴이 된다. 무엇보다 읍참마속(泣斬馬謖)의 결단이 필요하다.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는 제갈량의 의지를 배워야 할 것이다. 빌 클린턴(재임기간 1993~2000년) 전 미국 대통령의 사례를 보자. 재임 초기 건강보험 개혁 등에 실패하면서 1994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크나큰 패배를 당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정책 실패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심기일전해 1990년대 최장기 경제 호황을 이끈 주인공으로 역사에 자리매김했다. 모든 것을 한꺼번에 속결하려는 조급증과 경직성은 사태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 “최고의 정치는 흐르는 물과 같아야 한다”(上善若水)는 대목을 되새길 때다. oilman@seoul.co.kr
  • 정부 “고령화·건설업 부진 탓” 전문가 “최저임금 속도조절해야”

    정부 “고령화·건설업 부진 탓” 전문가 “최저임금 속도조절해야”

    1분위 내 ‘70대 이상 가구’ 5.7%P 증가 정부 “도소매·건설 일용직 고용 감소” 전문가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을” 장기 로드맵에 근거한 재정확대 주장도올해 2분기 소득 분배 지표도 최악을 기록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이 다시 논쟁에 휘말리고 있다. 정부는 현재 일자리 부진과 소득 분배 악화가 고령화와 업황 부진으로 실업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지만, 전문가들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등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소득주도성장의 틀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근본 대책 마련보다는 ‘땜질식’ 재정투입만으로 현 상황을 타개하려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23일 통계청의 2018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득 상위 20%(5분위)의 처분가능소득은 소득 하위 20%(1분위)의 5.23배로, 2008년 2분기(5.24배)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크다. 올 1분기에 5.95배를 기록한 데 이어 두 분기 연속 최악의 분배 성적표가 나왔다. 정부는 1분위 가구의 소득이 급감한 가장 큰 원인으로 고령층(70세 이상) 가구의 증가를 꼽았다. 고령층 가구는 취업 비중이 낮고 임금이 낮은 노동자들이 많기 때문에 소득 하락의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1분위 내 70대 이상 가구주의 비중은 지난해 2분기 35.5%였지만 올 2분기에는 41.2%로 5.7% 포인트 늘었다. 정부가 분석한 또 다른 원인은 고용과 업황 부진이다. 1분위에서 비중이 높은 도소매·숙박음식업의 임시·일용직 고용이 축소됐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도 줄었다. 이 계층의 일자리는 2분기에 1년 전보다 18만개가 줄었다. 건설 투자 둔화에 따른 건설 일용직 감소도 1분위 소득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박상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조선업과 자동차산업 구조조정 파급효과로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영세자영업자의 사업소득이 눈에 띄게 감소했고, 최근 고용증가 둔화로 가구별 취업인원수가 급감하면서 1~2분위 소득이 급감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중산층 소득도 감소했다는 것이다. 올해 2분기 3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394만 2300원으로 1년 전보다 0.1% 줄었다. 이는 지난해 1분기에 0.3% 줄어든 뒤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다. 반면 4·5분위는 임금 상승 폭이 확대되고 고용증가로 소득이 늘어나 격차가 확대됐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 4·5분위에서 가구당 취업인원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5%, 5.0% 증가한 것도 소득 격차를 벌리는 데 한몫했다.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최저임금의 속도조절 등 기존 정책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 악화가 일부 영향을 주는 가운데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의 경직적 시행이 가장 큰 원인으로 판단된다”며 “정책의 전면적인 궤도 수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받는 음식·숙박업 근로자들 중에는 1분위의 임시 근로자들이 많아 소득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면서 “종사자 지위별, 업종별로 달리 최저임금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대책의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2분기 소득분배 악화는) 최저임금만 올리고 다른 경제민주화 조치를 하지 않은 결과”라면서 “부동산 보유세 강화, 대기업의 초과이익공유제 등 관련 세제를 개편하고 장기 로드맵에 근거한 재정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와 여당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이날 당정 협의를 열고 내년도 예산을 최대한 확장적으로 짜기로 결정했다. 올 상반기에만 세금이 계획보다 19조원 더 걷혔고 내년 세수 상황도 좋을 것으로 보여 고용과 가계소득 증대에 재정의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공공 일자리와 저소득층 소득 지원에 여유가 있는 나랏돈을 더 투입하겠다는 정책 방향은 옳지만 근본적이고 중장기적인 대책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재계는 물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까지 나서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고용과 가계소득 참사를 불러왔다며 속도 조절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변죽만 울리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혁신성장을 앞세워 4차 산업 등 미래 성장동력에서 새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4차 산업에서 본격적으로 고용이 창출되기 전까지는 침체된 주력산업의 부활을 이끌 정책적 지원과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박정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파격적인 규제 완화를 통해 민간에서 일자리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서울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서울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소득 빈익빈 부익부 10년 만에 최악

    소득 빈익빈 부익부 10년 만에 최악

    하위층 7.6% 감소 때 상위층 10.3% 늘어 저소득층 사업소득 최대폭 하락 등 여파 내년 재정 최대한 확장…“땜질뿐” 비판올해 2분기 소득 분배가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2분기 이후 10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소득 하위 20% 가구의 소득이 1년 전보다 7.6% 줄어든 반면 소득 상위 20% 가구의 소득은 10.3% 늘었다. 고용 참사에 이어 소득 분배마저 악화되면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방향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18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 부문)’에 따르면 올 2분기 소득 하위 20%(1분위) 가계의 명목소득(2인 이상 가구)은 월평균 132만 5000원으로 1년 전보다 7.6% 줄었다. 이는 2분기 기준으로는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감소폭이다. 특히 근로소득(51만 8000원)은 15.9%, 사업소득(19만 4100원)은 21.0% 급감했다. 소득 상위 20%(5분위) 가계의 명목소득은 월평균 913만 4900원으로 10.3% 늘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3년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상·하위 소득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올 2분기 소득 상·하위 격차를 나타내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23배를 기록했다. 2분기 기준으로 금융위기였던 2008년(5.24배) 이후 최악의 수치다. 정부와 여당은 이날 국회에서 2019년 예산안 당정 협의를 열고 내년도 예산을 대폭 늘리기로 결정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일자리 창출과 사회안전망 확충,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내년에 최대한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정은 내년 예산에 청년 일자리 대책 예산을 충분히 반영하고, 어린이집 보조교사 1만 5000명을 확대하는 등 사회서비스 일자리도 최대한 확충하기로 했다. 200억원을 투입해 저소득층 구직촉진 수당도 신설한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 등 재계와 자영업자 등이 주장하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또다시 땜질식 재정 투입만 계속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정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나랏돈으로 소상공인에게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손해를 보전해주고 공공 일자리를 늘린다는 것인데 재정 투입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서울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서부산의료원 건립사업 속도....10월 예비타당성 신청

    서부산의료원 건립사업 속도....10월 예비타당성 신청

    서부산권의 의료격차 해소와 재난 의료 거점 공공병원 확보 등을 위해 설립을 추진 중인 서부산의료원 건립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부산시는 오는 10월 기획재정부에 서부산의료원 건립 사업을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사업으로 신청할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부산시에따르면 서부산의료원 설립을 위해 지역실정에 맞는 특화된 기본계획을 수립한 후 전문용역기관인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타당성 용역 실시했다. 그결과,투자 측면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비용대비 효과 분석인 B/C 가 1.01로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에따라 보건복지부는 부산시의 용역 결과 등을 바탕으로 자체 심의를 벌여 오는 10월 서부산의료원 건립사업을 국비 사업으로 추진하기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기획재정부에 신청하기로 했다. 기재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사업으로 선정되면 한국개발연구원이 경제성,정책성,지역균형발전 등을 종합 평가해 사업시행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부산 사하구 신평동 신평지하철역 공영주차장에 건립 예정인 서부산의료원은 국비와 시비 등 2187억원을 들여 3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으로 지어진다. 이병문 부산시 보건 위생과장은 “정부 승인을 받기 위한 여러 절차가 남아 있지만, 철저한 자료준비와 대응을 통해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사업 선정과 통과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박원순·교통 개발 효과… 강남 잡은 강북 집값 상승률

    박원순·교통 개발 효과… 강남 잡은 강북 집값 상승률

    서울 주택시장에서 강북이 뜨고 있다. 집값 상승률이 강남을 앞질렀고, 거래량도 강남보다 상대적으로 많다. 주택 거래 규제 강화에도 강북에서는 실수요자 위주의 주택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강북 개발 의지와 교통축 확산 호재가 강북 주택시장을 달구는 것으로 분석된다. 도심 가까운 곳의 열악한 주거지역이 재개발되면서 주거환경이 개선된 것도 수요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용산 아파트값 8.26% 최대폭 상승 강북 아파트값 상승률이 강남을 추월했다. 전통적으로 집값 상승을 이끌었던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아파트는 정부의 주택시장 규제가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강남권 아파트값 상승률은 5.65%로 조사됐다. 강남 4구 가운데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송파구로 아파트값 상승률이 6.87%로 조사됐다. 반면 비강남권에서도 아파트값 상승률이 강남권을 넘어선 곳이 많다. 도심권(중구, 종로, 용산) 아파트값 상승률은 7.04%로 강남권 아파트보다 컸다. 특히 용산구 아파트값은 8.26%나 올라 서울에서 가장 많이 상승했다. 도심과 가까운 입지를 가진 데다 박원순 시장의 용산 일대 통합개발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한남동 일대 재개발사업이 진행되는 것도 주택 시장을 전반적으로 달구고 있다. 용산구 신동아아파트 140㎡는 올해 1월 15억 5000만원에서 지난 5월에는 22억 2000만원까지 올랐다. 종로구 교남동 경희궁자이 아파트는 59㎡가 10억원을 넘어섰다. 교남동의 A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도심 직장인들이 직장 가까운 새 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늘었고, 그동안 저평가된 가격이 각종 개발 호재를 타고 서서히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마포구도 7.30%나 올랐다. 마포구는 도심과 여의도가 가까워 직주근접을 원하는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주거지역으로 실수요자 위주의 거래가 꾸준한 지역이다. 여기에 재개발사업 이후 새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집값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심과 가까운 중소형 새 아파트를 찾는 수요층이 증가하면서 마포 일대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망원동 마포한강아이파크 아파트도 84㎡가 2016년 9월 분양 당시 7억원 정도였는데 현재 시세는 9억 5000만원까지 올랐다. 중구(6.25%), 서대문(5.48%) 아파트값도 평균 이상으로 올랐다. 직주근접, 새 아파트 증가와 같은 영향을 받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용산구 외에 박원순 효과가 반영돼 아파트값이 오른 곳은 또 있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가 몰려 있는 여의도를 통합개발하겠다는 박 시장의 발표 이후 여의도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영등포구 아파트값도 5.78% 올랐다. 박 시장의 대규모 개발계획에 정부가 제동을 걸었지만, 여의도 아파트값 강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여의도만 떼어 놓고 보면 아파트값이 10% 이상 상승했다. 여의도 B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수정아파트 79.9㎡짜리 부르는 값이 박 시장의 여의도 통합개발 발표 이후 1억원이 올라 12억원에 형성됐다”고 말했다. 여기에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가격은 계속 오르는 추세다. 동작구(6.22%)도 주거환경개선사업 진척 영향으로 아파트값 오름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집값 상승률이 낮았던 동부권도 많이 올랐다. 성동(5.92%)·성북(5.59%)·광진(5.34%)·동대문구(5.37%) 아파트값 상승률이 강남·서초구를 앞질렀다. 동대문구 청량리 미주아파트 전용 137㎡는 지난달 실거래가 7억원을 기록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집값 격차도 줄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강남 아파트 중위가격은 지난해 1월 7억 3000만원대에서 올해 3월에는 9억 3000만원대로 2억원 상승했다. 같은 기간 강북은 여전히 4억원대에 머물렀다. 강남 중위가격 대비 강북 중위가격 비율은 지난해 초 58% 수준이었으나 올 3월 53%까지 떨어졌다. 강북 아파트값 상승률이 강남을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4월 이후 강북 아파트값이 강남 아파트값을 조금씩 따라잡으면서 격차를 줄이고 있다. 지난달 강북 지역 14개 구의 아파트 중위가격은 5억 2322만원으로 나타났다. 강남 지역 11개 구(9억 5676만원) 중위가격의 54.7% 수준이다. 중위가격은 비싼 아파트부터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있는 가격이다. ●규제 강화에도 강북 흔들림 적어 거래량 꾸준 강북에서는 아파트 거래도 꾸준하게 이뤄지고 있다. 강남에서는 지난 4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시행 이후 아파트 거래량이 급격하게 줄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다주택자 중과 시행을 앞둔 4개월(17년 12월~올해 3월) 동안 서울 강남 4구에서 거래된 아파트는 1만 383건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양도세 중과시행 이후 4월부터는 강남 4구 아파트 거래량이 급격하게 줄었다. 4~7월 사이 강남 4구 거래량은 3092건에 불과했다. 양도세 중과 시행 전후 4개월 거래량이 70% 이상 줄었다. 양도세 중과시행 이후 비강남권 아파트 거래량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급감 기울기는 강남권에 비해 훨씬 작다. 강북 4구(노원·도봉·강북·성북구) 아파트 거래량은 양도세 중과 시행 이전 4개월간 8217건이 거래됐지만, 양도세 중과 시행 이후에는 5300건으로 35% 감소하는 데 그쳤다. 강북 아파트 거래량 감소폭이 작은 것은 실수요자 위주의 거래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개발 호재도 강북 집값 상승과 수요 증가에 보탬이 됐다. GTX 등 교통축 확충, 재개발·재건축 등 주거환경 개선, 용산공원개발 등이 대표적인 호재다. 강남권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도 실수요자 중심의 수요를 일으키고 있다. 강남은 다주택자 투자 위주로 주춤한 사이 강북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현장 행정] ‘아동학대 안전지킴이’ 된 유덕열 구청장

    [현장 행정] ‘아동학대 안전지킴이’ 된 유덕열 구청장

    “아이가 유치원 버스에 갇히는 안타까운 사건이 절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관리합시다!” 유덕열 서울 동대문구청장은 지난 7일 배봉산 야외공원에서 지역 전체 어린이집 통학차량 45대에 ‘슬리핑 차일드 체크 시스템’(잠자는 아이 확인 장치)을 일제히 설치하며 어린이집 관계자들과 이같이 다짐했다. 슬리핑 차일드 시스템은 아이가 차에 타고 내리는 정보를 휴대전화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운전자가 모든 아이의 하차를 확인한 뒤 통학차량 맨 뒷좌석과 외부에 설치된 근거리무선통신(NFC)칩에 스마트폰을 갖다대면 학부모·어린이집·구 관제센터에 하차 여부를 동시에 알려준다. 설치된 NFC칩 가운데 하나라도 확인되지 않을 경우 운전자, 어린이집, 구 관제센터에 1분 간격으로 경보음이 울린다. 스마트폰과 NFC를 활용해 아이의 차량 갇힘을 원천 차단하는 것이다. 유 구청장은 정부의 사업시행을 기다리지 않고 1000만원 상당의 예산을 긴급 편성해 이 같은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했다. 앞서 지난 2일에는 새로운 장치의 도입으로 인한 혼선을 없애기 위해 어린이집 원장과 인솔교사, 통학차량 운전자를 대상으로 시스템 관련 교육도 했다. 실제로 구는 어린이집에서의 아동학대를 예방하는 대책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우선 아동학대의 가장 큰 원인인 보육교사의 자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는 지난 3월부터 4차례 걸쳐 어린이집 원장과 보육교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아동학대 예방 및 안전교육을 했다. 구 자체적으로 ‘아동학대 예방 및 대응 매뉴얼’ 책자를 제작해 어린이집에 배포했으며, 다음달까지 모든 어린이집을 방문해 이행 실태도 점검한다. 동시에 보육교사의 사기 진작과 처우 개선에도 나섰다. 공공과 민간 어린이집 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민간 어린이집 차액보육료를 지난 5월부터 구비로 전액 지원하고 있으며 보육교사 장기근속수당제도 신설해 지원 중이다. 이외에 예산을 편성해 내년에는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연구개발비, 어린이집 냉난방비 등도 구비로 지원해 보육교사들이 보육에 전념할 수 있는 근무환경 조성에도 힘쓸 계획이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어린이집 안전사고 및 아동학대가 절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고, 보육교직원 처우 개선 및 자질 강화를 위한 각종 방안도 계속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일본, 최저임금 ‘탈꼴찌’ 경쟁 치열…결국 최하위는?

    일본, 최저임금 ‘탈꼴찌’ 경쟁 치열…결국 최하위는?

    국내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광역자치단체별로 최저임금 인상폭을 결정하는 일본에서는 치열한 ‘탈(脫)꼴찌’ 경쟁이 벌어져 왔다. 다른 지역보다 임금을 더 주지는 못할망정 ‘쥐꼬리’라는 인상을 줘서는 안된다는 부담 때문이었다. 이유는 만성적인 ‘일손 부족’. 일할 사람이 모자라는 상태에서 ‘최저임금 꼴찌’라는 오명을 썼다가는 노동력의 타지역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인식에서였다.최근 일본에서는 오는 10월부터 적용할 최저임금이 광역단체별로 결정됐다. 일본의 최저임금은 정부의 중앙최저임금심의회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광역단체별로 노사협의를 통해 인상폭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전국 47개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의 2018년 시급 인상액은 평균 26엔(약 260원)으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역별로 최저 24엔부터 최고 27엔의 사이에서 결정됐다. 구마모토와 오키나와 등 23개 현에서 중앙최저임금심의회의 인상폭 가이드라인(최저 23엔)보다 많은 금액을 올렸다. 조금이라도 최저임금을 높여서 젊은이들의 대도시 등 다른 지역 유출을 막아보겠다는 의도에서다. 니혼게이자이는 “‘전국 최저’라는 꼬리표를 달고 싶지 않은 지자체간 경쟁이 최저임금 인상폭을 확대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관심이 집중됐던 올해의 꼴찌는 가고시마현에 돌아갔다. 최저시급을 기존 737엔에서 24엔 올린 761엔으로 확정하면서 2002년 오키나와현 이후 16년 만에 전국 광역단체 최초의 ‘단독 꼴찌’가 됐다. 지금까지 가고시마와 함께 공동 최하위였던 구마모토, 오이타, 오키나와 등 다른 7개 현은 치열한 눈치작전 끝에 약속이라도 한 듯 가고시마보다 1엔 많은 25엔을 인상, 762엔으로 최하위의 멍에를 떨쳐냈다. 가고시마가 24엔 인상을 결정한 것은 이달 6일로, 같은 최하위 그룹의 구마모토와 오이타가 25엔 인상을 결정한 뒤였다. 결국 가고시마는 단독꼴찌를 면할 기회가 있었던 셈이지만, 노사 협의에서 “현재 사정을 감안할 때 2엔 인상은 무리”라는 최종결론에 도달했다고 한다. 그만큼 대도시를 제외한 일본의 지역경제가 어렵다는 말이기도 하다. 구마모토의 경우도 사측은 “현재 여건상 2엔 인상은 어렵다”고 난색을 표했으나 노동자와 공익위원 측이 강하게 밀어붙여 2엔 인상이 결정됐다. 니혼게이자이는 “아베 정부가 최저임금 3% 인상을 내걸고, 정부 심의회도 이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냈지만, 이것이 지역간 경제적 격차를 더욱 두드러지게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확정된 대도시 지역의 최저 시급은 도쿄도 985엔, 가나가와현 983엔, 오사카부 936엔, 사이타마현·아이치현 898엔, 지바현 895엔, 교토부 882엔 등으로 농어촌 중심 지역보다 월등히 높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자존심 대신 현실감각으로 북핵 국면 주도해야… 野와 협치는 필수”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자존심 대신 현실감각으로 북핵 국면 주도해야… 野와 협치는 필수”

    “자존심 대신 현실감각으로 북핵 국면을 주도해야 합니다. 국제 정세를 냉정하게 바라보면서도 국익을 위해 현명한 대처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협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지만, ‘수구세력이 반전을 노린다’는 식으로 생각한다면 불가능합니다.”남재희(84) 전 노동부 장관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논객이자 정치평론가로 손꼽힌다. 서울신문 주필 등 언론인 출신으로 4선 국회의원과 장관 등을 지내며 언론과 정치 등 각 분야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장관 재임 당시에도 노동계의 무노동 부분임금을 지지하면서 ‘비판적 보수주의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2000년대 이후에는 웅숭 깊은 진보적 색채의 칼럼으로 우리 사회에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 지난 6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관훈클럽에서 만난 그는 팔순이 넘은 나이에도 형형(炯炯)한 눈빛으로 북핵 등 국제 정세와 한국 정치에 대해 막힘 없이 의견을 풀어냈다.→요즘 북·미 회담을 보면 마치 외줄타기 하는 광대를 눈앞에서 보는 듯하다. -미국이나 북한이나 최고도의 전략 전술을 발휘하는 거다. 미국은 회담 과정에서 두 개의 목표가 있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북핵의 제거다. 싱가포르 북·미 회담에서 ICBM 해결은 끝난 것 같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오는 11월 중간선거에 활용할 카드가 생긴 셈이다. ‘내 업적은 ICBM을 제거한 것이다. 이로써 미국은 북핵으로부터 안전하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계속 북핵 협상에 낙관적인 이유다. 하지만 북한에게 핵은 유일한 밑천이다. 핵 하나만으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불가침협정, 수교, 원조 등 여러 가지를 다 해결해야 한다. 협상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한국전쟁도 3년 중에 1년은 전쟁을 하고 나머지 2년은 전쟁과 협상이 동시에 진행됐다. 그러나 둘 다 판이 깨지는 걸 원치 않으니 결국 긴장 완화로 향할 것이다. →주한미군 주둔 인정 여부도 문제가 될 수 있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6·15 남북 정상회담 때 ‘북한도 주한미군 주둔을 인정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직접 이야기한 건 아니다. 북한은 주한미군 주둔을 미리 인정하지는 않겠지만, 최종적으로는 주둔의 불가피성을 받아들일 것이다. 국제정치의 큰 흐름으로는 미국의 동북아 정책을 수용하지 않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중간자로서 우리의 역할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아들 부시 대통령을 만났을 때 (부시가) ‘디스 맨’이라고 지칭했다. 우리 식으로는 ‘이 자’에 해당한다. 매우 모욕적인 발언이었다. 오바마 대통령 당시 재임했던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도 회고록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칭해 ‘크레이지’(Crazy)라는 표현을 썼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강경화 외무장관 등을 계속 특사로 보냈다. 그 덕분에 아직 미국과의 관계는 부드러운 것 같다. 우리 입장에서 미국의 국익이라는 미국 정부의 기본 라인은 건드릴 수 없다. 2000년대 말 집권한 일본 민주당 정권은 미국 중심 외교에서 벗어나 자주외교를 시도했다. 그 일본 민주당 정권은 단명했다. 미국 외교 라인과의 마찰이 한 요인이 됐다는 게 국제정치학계의 정설이다. 미국을 벗어난 자주외교는 쉽지 않다. 그게 우리 앞에 놓인 운명이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는. 출범 초에 ‘혁명적 상황에서 만들어졌으니 혁명적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는데. -1960년 4·19 이후 장면 정부는 혁명적 상황을 비혁명적인 해법으로 일관했다. 군의 부정부패를 그대로 방치했다. 혁명적 상황에서는 최소한 반 정도는 혁명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시대 조류에 씻겨 내려간다. 그런 면에서 현 정부는 긍정적으로 본다. 기무사 해체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지방선거 압승 이후 여당의 폭주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 -우리나라의 기본적인 정치 지형은 보수가 강하다. 이는 남북이 분단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영향력도 엄청났다. 그에 반해 진보는 아예 없다시피 하다. 정치 지형만 놓고 보면 어쩌다가 노무현 정부가 들어섰다가 문재인 정부로 이어 온 것이다. 진보 정부라도 제대로 된 진보가 아닌 약한 진보다. 문재인 정부가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낙관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다만 박근혜 정부의 실정에 책임이 있는 자유한국당은 ‘연옥’을 거쳐야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청와대의 협치내각 구상은 어떻게 보나. -당연히 필요하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이해찬 의원 관련 기사를 가리키며) 이 의원이 자꾸 말을 잘못한다. 협치하자고 하면서 “수구세력이 반전을 노린다”고 이야기하면 되겠나. 여당이 원내 과반수에 미달하면 야당을 슬슬 구슬러야 한다. 끌어들이지 못할망정 도발하는 건 맞지 않다. 이 의원은 문 대통령과 갈등을 빚거나 대통령에게 부담을 줄 수도 있다. ‘나(이 의원)는 (예전에) 총리였고, 넌(문 대통령) 민정수석이었고, 난 (운동권) 선배고 넌 후배’ 이런 식의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인터뷰가 끝난 직후 이 의원이 문 대통령을 ‘문 실장’이라 지칭한 보도가 나와 논란이 일었다). →연동형비례대표제 등 개헌을 통한 선거구제 개편 논의도 활발하다. -인구 대비 적정 국회의원 수는 우리나라가 500명 정도이지만, 단원제를 감안하면 350명 정도가 적정 숫자다. 의원수를 현재보다 늘리는 데 대해 국민의 반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숙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유럽식 선진 정치에 접근할 수 있다는 생각에 2015년 연동형비례대표제를 제안했을 것이다. 지금의 구도는 상대방보다 약간의 표만 더 받으면 권력의 전부를 갖는 거다. 국회가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비례는 대표의 원리요, 다수는 결정의 원리’라는 게 정치학의 기본 아닌가. →빈부 격차 심화가 사회 정의 문제일 뿐 아니라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는 의견도 많다. -일본 파나소닉 창업자이자 ‘경영의 신’으로 불린 마쓰시다 고노스케 회장은 “땅은 공기나 물과 같다”고 말했다. 하늘이 주고 다른 것과 대체할 수 없는 땅을 독과점하는 건 부당하다는 것이다. 땅의 독점을 통해 엄청난 이익이 발생하고, 그에 따라 빈부 격차가 심화한다면 당연히 정부가 정책으로 해결해야 한다. 다만 종부세 인상 등은 ‘오리털 뽑듯이’ 올려야 한다. →얼마 전 한 언론(프레시안)에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죽음을 애통해하는 글을 썼다. -노 의원과도 술자리를 갖는 등 잘 어울렸다. 내가 인정하는 ‘구라’는 3명이다. 소설가 황석영과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그리고 노 의원이었다. 구라는 과장과 재치가 합쳐져야 가능하다. 황석영은 소설가로 1급, 유홍준은 미술평론으로 1급, 그리고 노 의원은 언어를 사용하는 정치인으로 1급이었다. 한국 정치 언어의 품격을 높인 그가 그런 선택을 해 애석하기 짝이 없다. 이두걸 논설위원 douzirl@seoul.co.kr ■남재희는 누구 언론인 출신 4선 국회의원·장관… 운동권 딸들로 인해 우여곡절도 1934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난 그는 1952년 서울대 의예과에 수석으로 입학해 2년 수료 후 1954년 같은 대학 법학과에 재입학했다. 1958년 한국일보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해 민국일보를 거쳐 조선일보 정치부장·논설위원을 지낸 뒤 서울신문에서 편집국장과 주필 등을 역임했다. 이후 1979년 서울 강서구에서 10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13대까지 내리 4선을 지냈다. 보수당 의원 시절 운동권 딸들 덕분에 우여곡절이 많았다. 1981년 당시 서울대 국사학과에 재학 중이던 장녀 남화숙(현 미 워싱턴대 교수)씨가 시위 도중 연행되자 모든 공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사퇴서를 썼지만, 당시 전두환 대통령이 반려했다. 차녀인 남영숙 주노르웨이 대사도 시위 전력으로 옥고를 치렀다. 1986년 하나회 멤버 중심의 군 고위 장성과 현직 국회의원들의 취중 난투극으로 알려진 ‘국방위 회식 사건’의 ‘피해자’이기도 했다. 정계 은퇴 뒤에는 집필과 강연 등을 이어 오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남재희가 만난 통 큰 사람들’, ‘진보열전’ 등이 있다. 이두걸 논설위원 douzirl@seoul.co.kr
  • 남재희 전 노동장관 “자존심 대신 현실감각으로 북핵국면 주도해야”

    남재희 전 노동장관 “자존심 대신 현실감각으로 북핵국면 주도해야”

    “자존심 대신 현실감각으로 북핵 국면을 주도해야 합니다. 국제 정세를 냉정하게 바라보면서도 국익을 위해 현명한 대처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협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지만 ‘수구세력이 반전을 노린다’는 식으로는 불가능합니다.” 남재희(84) 전 노동부 장관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논객이자 정치평론가로 손꼽힌다. 서울신문 주필 등 언론인 출신으로 4선 국회의원과 장관 등을 지내며 언론과 정치 등 각 분야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장관 재임 당시에도 노동계의 무노동 부분임금을 지지하면서 ‘비판적 보수주의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2000년대 이후에는 웅숭 깊은 진보적 색채의 칼럼으로 우리 사회에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 지난 6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관훈클럽에서 만난 그는 팔순이 넘은 나이에도 형형(炯炯)한 눈빛으로 북핵 등 국제 정세와 한국 정치에 대해 막힘 없이 고견을 풀어냈다. -요즘 북·미 회담을 보면 마치 외줄타기 하는 광대를 눈 앞에 둔 듯 하다. 연일 냉·온탕을 오가고 있는데 어떻게 될까. =미국이나 북한이나 최고도의 전략 전술을 발휘하는 거다. 미국은 회담 과정에서 두 개의 목표가 있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북핵의 제거다.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직후 일본 국제정치학자가 ‘북한 문제에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먼저 할 시도는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핵 장착 미사일의 제거이고, 그 다음이 북핵일 것’이라고 분석하던데 맞는 이야기다. 싱가포르 북·미 회담에서 ICBM 해결은 끝난 것 같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오는 11월 중간선거에 활용할 카드가 생긴 셈이다. ‘내 업적은 ICBM을 제거한 것이다. 이로써 미국은 북핵으로부터 안전하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계속 북핵 협상에 낙관적인 이유다. 하지만 북한에게 핵은 유일한 밑천이다. 마지막 카드를 내놓는 건데 최고가로 흥정하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북한은 핵 하나만으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불가침협정, 수교, 원조 등 여러가지를 다 해결해야 한다. 협상이 오래 걸릴 수 밖에 없다. 한국전쟁 당시 1년 간 전쟁이 벌어진 뒤 나머지 2년 간은 협상이 동시에 진행됐다. 공산권 협상은 전쟁과 협상이 거의 비슷한 비중으로 이뤄진다. 공격하면서도 대화하고 대화하면서도 공격을 가하는 ‘타타담담(打打談談) 담담타타(談談打打)’가 그것이다. 나라도 마지막 카드는 쉽게 버리지 않을 거다. -판이 아예 깨질 가능성은 없나. =트럼프가 ICBM을 이용해 중간선거를 막더라도 여러 난제들이 있다. 북핵 말고도 이란·시리아 등 중동 문제도 복잡하다. 동북아 전체로 봐서도 러시아와 중국 등과 해결할 문제가 간단치 않다. 그러니 북한 문제가 추가적으로 악화되는 걸 원치 않는다. 쾌도난마 식으로 북한을 쑥대밭으로 만들 수도 없다. 북한도 판을 뒤엎을 처지가 못 된다. 국제 사회의 공론도 무시 못한다. 북한을 괴멸시키는 대신 북한의 생존을 인정한다는 식으로 인식이 바뀐 상태다. 그러니 결국 북미 긴장이 풀리는 방향으로 갈 거다.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에 우호적이라는 점도 북에게는 큰 힘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북한에도 변화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쿠바의 경우 결국 카스트로 형제들이 다 물러나고 다른 이들이 집권하고 있다. 쿠바 모델이 북에 재현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주한미군 주둔 인정 여부도 문제가 될 수 있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때 ‘북한도 주한미군 주둔을 인정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직접 이야기한 건 아니다. 김 전 대통령이 그런 심증을 가졌다는 것이다. 북한은 주한미군 주둔을 미리 인정하지는 않을 거다. 주둔의 불가피성은 이해하지만 바겐 포인트를 스스로 버릴 이유가 없지 않냐. 협상할 때는 미군 철군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주한미군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국제정치의 큰 흐름으로는 미국의 동북아 정책을 수용하지 않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중간자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아들 부시 대통령을 만났을 때 ‘디스 맨’이라고 지칭했다. 우리 식으로는 ‘이 자’에 해당한다. 매우 모욕적인 발언이었다. 오바마 대통령 당시 재임했던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도 회고록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칭해 ‘크레이지(Crazy)’라는 표현을 썼다. 우리 식으로는 ‘괴짜’ 정도에 해당한다. 노 전 대통령이 미국 입장에서는 까다롭고 불쾌했다는 것이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강경화 외무장관 등을 계속 특사로 보냈다. 그 덕분에 아직 미국과의 관계는 부드러운 것 같다. 다만 창피한 일이지만 우리 입장에서 미국의 국익이라는 미국 정부의 기본 라인은 건드릴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6월 계간지 ‘황해문화’ 발간 100호 기념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개번 맥코맥 호주국립대 태평양아시아학과 교수의 진단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맥코맥 교수에 따르면 2000년대 말 집권한 일본 민주당 정권은 미국 중심 외교에서 벗어나 자주외교를 시도했다. 그때 나온 말이 오키나와 미군 기지 이전이다. 당시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는 제국주의 문화를 청산하기 위해 노력한 정치인이다. 방한 당시 서대문 형무소에서 무릎까지 꿇은 사람이다. 그러나 일본 민주당 정권의 단명은 미국 외교라인과의 마찰이 한 요인이 됐다는 게 국제정치학계의 정설이다. 일본보다 외교력이나 경제력이 약한 한국은 더 말할 게 없다. 미국을 벗어난 자주 외교는 쉽지 않다. 그게 우리 앞에 놓인 운명이다. 사대에 대해서도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고 본다. 사대는 약소국의 생존 전략이기 때문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조선은 사대 정책을 펴왔지만 그걸 욕하기는 어렵다. 이승만 정부 때인 1951년부터 1955년까지 외교를 이끈 변영태 외교부장관이 퇴임 뒤 사석에서 “중국 주변국 중 화교가 자리를 못 잡은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우리 조상들의 사대외교가 능수능란하고 현명했다는 점을 방증한다”고 설명하더라. 노예근성을 갖자는 건 절대 아니다. 그러나 한·미 관계에서도 자존심만 내세울 건 아니다. 현실감각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 남로당 경북도당 간부였다가 전향했던 박진목씨가 과거에 언론인들과 친했다. 그는 한국전쟁 중 평양 밀사로 가서 이승엽 당시 국가검열상과 협상을 벌였던 인물이다. 박씨의 지론은 “과거 남로당이 생각을 잘못 했다. 그 막강한 일본 제국주의 군대를 물리친 미군을 상대로 남로당 몇몇이 ‘물러나라’고 투쟁했으니 계란으로 바위 치기가 아니겠냐”는 것이었다. 중국이 미국에 맞서는 강대국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미국의 외교 전문지 ‘포린 어페어스’는 중국의 부상과 동북아 정세를 일컬어 ‘빙하를 움직이는 일’(Moving Ice Glacier)라고 표현한다. 강대국 입장에서 빙하는 한반도다. 빙하가 움직이려면 몇 십년 몇 백년이 걸린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는. 출범 초에 혁명적 상황에서 만들어졌으니 혁명적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는데. =1960년 4·19 이후 장면 정부는 혁명적 상황을 비혁명적인 해법으로 일관했다. 군의 부정부패를 그대로 방치했다. 혁명적 상황에서는 최소한 반 정도는 혁명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시대 조류에 씻겨 내려간다. 그런 면에서 현 정부는 반 쯤은 혁명적인 색깔을 드러냈다는 면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기무사 해체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쿠데타의 원조인 기무사를 이번 기회에 해체해 개편해야 한다. 최근 경제가 안 좋다. 근로시간 단축이나 최저임금 상승 등을 원인으로 지목하지만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적인 경기 하락이라는 해외 요인이 더 크다. ‘삼성 투자 구걸’ 논란도 일종의 소아병적 반응이다. 대범하게 바라봐야 한다. -지방선거 압승 이후 여당의 탈주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은데. =우리나라의 기본적인 정치 지형은 보수가 강하다. 이는 남북이 분단됐기 때문이다. 세부적으로는 북한에서의 상층 인텔리들이 월남을 하면서 남쪽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개신교만 해도 평안도 출신의 보수적인 예수교장로회가 주역이 되고, 함경도 기반의 진보적인 기독교장로회는 소수가 됐다. 예장을 대표한 한경직 목사도 보수적인 색채가 매우 강했다. 미국의 영향력도 엄청났다. 미국이 길러낸 군, 학자, 언론 등 분야의 인물들이 얼마나 많은가. 미국 문화가 압도적이다 보니 보수가 강할 수 밖에 없다. 그에 반해 진보는 아예 없다시피 하다. 한국전쟁으로 일단 궤멸됐다가 조봉암 진보당 당수가 사형당하면서 더 위축됐다. 4·19 혁명 이후 잠시 머리를 들었지만 5·16 군사정변으로 또 다시 사라졌다. 1980년대 이후 학생운동 정도가 진보의 명맥을 이은 것이다. 정치 지형만 놓고 보면 어쩌다가 노무현 정부가 들어섰다가 문재인 정부로 이어온 것이다. 진보 정부라도 제대로 된 진보가 아닌 약한 진보다. 김대중 정부는 아주 약한,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는 조금 약한 진보 정부다. 이에 반해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강한 보수였다. 그런 면에서 문재인 정부가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낙관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다만 박근혜 정부가 완전히 망치고,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막말정치를 일삼으면서 보수가 힘을 못 쓰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실정에 책임이 있는 한국당은 연옥을 거쳐야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엄청난 자정 노력 숙청, 반성 등 재생을 위한 노력이 뒤따라야 했지만 연옥을 안 거치니 안 되는 거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점잖게 나가고 있지만 위기에 부딪혔을 때 어떤 행태를 보일 지 지켜봐야 한다. -그렇기에 평소 협치를 강조한 게 아닌가. 청와대도 협치내각을 구상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이해찬 의원 관련 기사를 가리키며) 이 의원이 자꾸 말을 잘못 한다. 협치하자고 하면서 “수구세력이 반전을 노린다”고 이야기하면 되겠냐. 여당이 원내 과반수에 미달하면 야당을 슬슬 구슬러야 한다. 같은 표현이라도 ‘개혁이 더 필요하다’고 말하면 되는데 이렇게 자극하면 될 일도 안 된다. 한국당과의 협치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더라도 그런 입장을 취해야 한다. 끌어들이지 못할 망정 도발하는 건 맞지 않다. 이 의원은 문 대통령과 갈등을 빚을 수도 있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껄끄러운 관계로 가면 안 되는데 문 대통령에게 부담을 줄 것이다. ‘나(이 의원)는 (예전에) 총리였고 넌(문 대통령) 민정수석이었고, 난 (운동권) 선배고 넌 후배’ 이런 식의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개헌을 통한 선거구제 개편 논의도 활발하다. =박명림 연세대 교수가 10년 전 쯤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전 세계 인구 대비 적정 의원수는 우리나라가 500명 정도이고, 단원제를 감안하면 350명 정도가 적정한 것으로 나온다. 의원수를 현재보다 늘리는 데 대해 국민들의 반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숙제다.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정치 일성으로 의원수를 줄이겠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안철수는 끝났다’고 주변에 이야기했다. 의원 수를 줄이자는 건 정치를 전혀 모르는 거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유럽식 선진 정치에 접근할 수 있다는 생각에 2015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제안했을 것이다. 나도 국회의원에 5번 출마해서 4번 이겼다. 상대방보다 약간의 표만 먹으면 권력의 전부를 먹는 거다. ‘올 오어 낫씽’(All or Nothing)이다. 이건 국회가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비례는 대표의 원리요, 다수는 결정의 원리’라는 게 정치학의 기본 아닌가. 대통령 임기와 관련해서는 4년 중임제가 좋다고 생각하지만 5년 단임제 역시 무리하게 바꿀 필요는 없다고 본다. 1987년 개헌 과정에서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세 유력 정치인이 서로 번갈아가며 대통령이 되기 위한 속내로 5년 단임을 지지한 측면이 강하다. 지금은 속도가 중요한 4차 산업혁명 시대다. 이젠 10년이 아닌 5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내각책임제는 우리 현실에서는 절대 안 된다. 국회의원들이 서로 자리다툼에 골몰해 내각이 몇 개월 만에 무너지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 싸움하다가 볼일 못 볼 수 있다. 제2공화국 당시에도 헌법에 대통령과 총리의 권한이 분명히 구분돼 있었지만 윤보선 전 대통령과 장면 전 총리는 권력을 놓고 서로 암투를 일삼았다. -경제 면에서는 빈부격차 심화가 사회정의 문제 뿐 아니라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는 의견도 많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헨리 조지를 언급하며 강조한 것처럼 지대추구의 특권이 용인되는, 곧 땅으로 빈부격차가 심화되는 건 큰 문제다. 일본 파나소닉 창업자이자 ‘경영의 신’으로 불린 마쓰시다 고노스케 회장은 “땅은 공기나 물과 같다”고 말했다. 하늘이 주고 다른 것과 대체할 수 없는 땅을 독과점하는 건 부당하다는 것이다. 땅의 독점을 통해 엄청난 이익이 발생하고, 그에 따라 빈부격차가 심화된다면 당연히 정부 정책으로 해결돼야 한다. 다만 노무현 정부 때 그렇게 많이 올리지도 않았지만 종부세 인상으로 벼락을 맞았다. 속도는 알게 모르게 해야 한다. ‘오리털 뽑듯이 올린다’는 표현이 가장 적절하다. 원래 오리털은 펜촉으로 쓸 용도로 뽑았다. 오리털을 뽑으면 상처는 안 나지만 오리는 매우 아파한다고 하더라. 그래도 오리털은 뽑아야 한다. -얼마 전 한 언론(프레시안)에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죽음을 애통해하는 글을 썼다. =노 의원보다는 심상정 의원과 더 가깝다. 하지만 노 의원과도 술자리를 갖는 등 잘 어울려 다녔다. 내가 인정하는 ‘구라’는 3명이다. 소설가 황석영과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그리고 노 의원이었다. 구라는 과장과 재치가 합쳐져야 가능하다. 황석영은 소설가로 1급, 유홍준은 미술평론으로 1급, 그리고 노 의원은 언어를 사용하는 정치인으로 1급이었다. 한국 정치 언어의 품격을 높인 그가 그런 선택을 해 애석하기 짝이 없다. 이두걸 논설위원 douzirl@seoul.co.kr
  • 신들린 흥행 ‘신과 함께-인과 연’…감독·주연 배우에게 듣다

    신들린 흥행 ‘신과 함께-인과 연’…감독·주연 배우에게 듣다

    그야말로 ‘신들린 흥행’이다. 개봉일 최다 관객(124만명)에 일일 최다 관객(146만명), 개봉 일주일 만에 700만 관객 돌파까지. 연일 한국 영화의 흥행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신과 함께-인과 연’(이하 신과 함께2) 얘기다. 이르면 이번 주말 1000만 돌파가 예상되는 ‘신과 함께2’와 지난 겨울 1441만 관객을 모은 ‘신과 함께1’의 여정은 한국 프랜차이즈 영화의 새로운 도전이자 경계 넓히기이기도 하다. 영화를 지휘한 김용화 감독과 이야기의 감정선을 능란하게 조율한 주연 배우 하정우에게 도전의 어려움과 쾌감에 대해 들었다.‘신’ 넘어 한국의 디즈니 꿈꿔요국내 첫 쌍천만 시리즈 눈앞 김용화 감독 ‘미스터 고’ 참패 딛고 프랜차이즈 영화 개척 부모님과의 경험 바탕 진심 담아 모두가 공감 어느 나라서도 볼만한 보편성 있는 영화 준비어떤 영화의 기승전결보다 더 극적인 도전과 재기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300억원을 쏟아부은 ‘미스터 고’로 흥행 참패를 겪은 김용화(47) 감독. 그가 ‘신과 함께-죄와 벌’에 이어 ‘신과 함께-인과 연’으로 국내 최초 ‘쌍천만 시리즈 영화’를 내게 됐다. ‘미스터 고’로 초대형 고릴라만 선보이고 끝날 뻔했던 그의 시각특수효과(VFX) 회사 덱스터스튜디오가 ‘신과 함께’로 한국형 프랜차이즈 영화의 새 장을 연 것이다. ‘신과 함께’의 흥행 질주에 그는 “날씨도 더웠고 1편의 수혜도 많이 입었다”며 “무엇보다 배우와 제작진 모두 한국 영화에 새로운 장르로 도전하고 있다는 것에 응원을 보내 주신 것 같다”고 얼굴에 한껏 피어난 설렘을 애써 지워 보였다. 배우 하정우는 ‘신과 함께’ 1, 2편의 여정에 대해 “감독님이 ‘미스터 고’를 끝내고 자신의 스타일대로 온 힘을 다해 정성껏 영화를 만든 진심이 통했다는 걸 경험한 작업”이라고 했다. 그의 말처럼 이번 영화에는 부모님과의 경험을 녹여낸 김 감독의 ‘진심’이 담겨 있다. 1편의 주제가 애끓는 모성애라면 2편은 웅숭깊은 부성애를 담아냈다. “1, 2편 모두 돌아가신 어머니, 아버지와의 관계, 경험에서 진솔하게 풀어냈어요. 부모님들은 자식의 허물 앞에 벙어리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고, 때문에 ‘신과 함께’는 세상의 모든 아들 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였던 셈이죠. 다만 2편은 1편처럼 눈물 폭탄에 의지하지 않고 전편의 이야기를 확대재생산해 울림과 갈등, 유머를 촘촘히 심어 놨어요.” 데뷔작 ‘오! 브라더스’(2003)에 이어 ‘미녀는 괴로워’(2006), ‘국가대표’(2009)로 이미 흥행 감독이었던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대중들의 정서를 제대로 꿰뚫었다. ‘기술 전시용’, ‘뜬금없다’ 등의 지적을 받는 공룡 등장 장면도 관객이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만들겠다는 철학 때문에 탄생했다. “할리우드, 특히 마블 영화들을 보면 상상을 뛰어넘는 기술들이 곳곳에 보여요. 저승이라고 해서 피상적인 걸 집어넣기보다 오락적이고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어요. 마침 (관객들이) ‘쥬라기 월드:폴른 킹덤’을 한창 볼 때이기도 했고 공룡을 들여보냄으로써 ‘우리도 못해서 안 하는 건 아니야’라는 걸 보여 주고 싶었죠. 제가 지향하는 건 노골적이고 말초적인 영화도 아니지만 작가주의 영화도 아니거든요. 남녀노소 다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은 거죠.” 하지만 그는 “대중들의 감성을 맞춘다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에 한국 영화 감독들은 불행할 수 있다”고 했다. 시장이 작아 필사적으로 노력해야 하니 감정적으로 소진이 크다는 것. 그래서 그는 시장 확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표로 있는 덱스터스튜디오를 통해 후배 감독들의 영화 제작 지원에 나서는 것도 그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저는 대중 영화 감독의 최고봉인 로버트 저메키스, 스티븐 스필버그 등을 평생 흠모만 하다 끝날 것 같아요. 후배 감독들에겐 제가 못하는 걸 잘하게 해 주고 싶어요. 대중 영화 감독으로서 갖춰야 할 미덕을 진솔하게 얘기해 주고 싶고 후배들의 영화가 아시아에서 동시에 개봉했으면 해요. 한국뿐 아니라 어느 나라에서도 볼만한 보편성이 있는 영화를 내기 위해 기획부터 배급까지 하는 스튜디오로 다 열어 놓고 준비하고 있어요. 한국의 워너브러더스, 이십세기폭스, 디즈니, 파라마운트를 목표로요.”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신’ 덕에 뻔뻔함·연기도 늘었죠흥행 견인 저승 차사 역할 하정우 블루 스크린 앞 상상 속 연기, 민망함 극복해 ‘크라잉협회 회원’ 될 만큼 감정 조절 힘들어 3·4편 기대감 더불어 세 번째 연출작도 준비예외는 없다. ‘추격자’(2008)의 섬뜩한 연쇄살인마부터 ‘신과 함께’에서 이승과 저승의 균형추 역할을 하는 저승 차사까지. 배우 하정우(40)는 늘 캐릭터와 착 붙어 있다. 그의 출연작이라면 관객들이 믿음을 갖는 이유다. 최근 ‘신과 함께2’의 흥행 가도에 이 배우의 ‘지분’이 적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국내 영화계에서 드문 판타지 대작으로 시각특수효과(VFX) 기술력이 총동원돼 이승과 저승, 현재와 과거가 촘촘히 맞물린 ‘신과 함께2’는 배우들에게도 큰 도전이었다. 저승 삼차사의 리더 강림으로, 촬영장의 광활한 블루 스크린과 그린 매트에서 상상 속 괴생명체들과 싸워야 했던 하정우는 “덕분에 더 뻔뻔해지고 연기도 는 것 같다”며 특유의 농 섞인 화법으로 입을 열었다. “촬영 현장에 가면 낯섦과 부끄러움이 교차했어요. 공룡이 나오는 지옥 장면은 사방에 블루 스크린이 펼쳐진 데서 마구 뛰는데 사실 공룡 한 마리 없거든요(웃음). 시선이라도 두게 인형이라도 있었으면 할 정도로요. 공룡의 공격을 막으려 칼로 원을 그리고 휘두르는데 그게 또 너무 민망하고 부끄러운 거예요. (나이) 오십 넘으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형님이 혼자 뛰어다니는 ‘어벤져스’ 메이킹 영상을 찾아보곤 ‘나보다 나이 많은 형님들도 이러고 있는데’ 하며 위안을 많이 받았어요(웃음). 어금니 꽉 깨물고 ‘이게 진실이다. 그냥 믿자’ 하면서 밀고 갔죠.” 1, 2편을 동시 제작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빚어진 감정의 격차도 어려운 숙제였다. 1, 2편 합쳐 4시간 40분짜리 영화를 세트장 중심으로 한 번에 찍다 보니 시간 순서와 상관없이 서사가 점프할 수밖에 없었던 것. 그는 “감정 소모가 많아 나중엔 진이 다 빠지더라”고 돌이켰다. “예를 들어 ‘살인 지옥’ 재판정은 1부에선 제일 초반에 등장하지만 2부에서는 마지막 절정을 이루는 장면이에요. 사흘은 1부의 인물 태현이 형(자홍 역의 차태현)이랑 찍고, 끝나면 이틀을 동욱이 형(수홍 역의 김동욱)과 2부 마지막을 찍는 거죠. 그러면 엄청 혼란스럽죠. 5일간 감정이 절정이라 눈물이 마를 시간이 없었어요. 저희끼리 ‘세계 크라잉협회 회원’이라고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로요.”(웃음) 2편까지 흥행에 성공하며 3, 4편 제작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그 역시 “제의가 온다면 안 할 이유가 없다”며 긍정적인 반응이지만 먼저 출연이 예약된 작품도 포진해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PMC’가 개봉을 앞두고 있고 캐스팅된 작품만 세 편이다. 미스터리 스릴러 ‘클로젯’은 9월에, 백두산 화산 폭발을 다룬 재난 영화 ‘백두산’은 연말에 촬영에 들어간다. 1947년 보스턴국제마라톤대회에 출전한 우리나라 선수들의 이야기를 다룬 강제규 감독의 신작 ‘보스턴 1947’에도 주연으로 나선다. 감독이기도 한 그는 ‘롤러코스터’(2013), ‘허삼관’(2015)에 이은 세 번째 연출작도 준비하고 있다. 언론사 기자를 다룬 코미디 영화로 지난 5월부터 시나리오 작업에 들어갔다. 하정우는 2010년부터 10회 이상 전시를 열어 온 화가로 화폭에서도 자신만의 개성과 사유를 펼치고 있다. “배우로 관객과 교감하지만 캐릭터는 사실 감독의 분신이지 온전한 저는 아니잖아요. 그림을 그리는 건 오롯이 하정우를 읽어 주길 바라기 때문일 거예요. 영화로든 그림으로든 (대중과) 소통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조성룡·심세중의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 200년 전 英산골 도시계획 실험… 노동자 운명 바꿨다

    [조성룡·심세중의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 200년 전 英산골 도시계획 실험… 노동자 운명 바꿨다

    이모가 남긴 사진첩을 정리하다가 반세기 전 한 가족의 출발을 보게 되었다. 잘 가꾸어진 잔디밭 뒤로 드문드문 들어선 새하얀 양옥 주택, 젊은 부부와 두 어린 아이가 함빡 웃는다. 1970년대 초 울산의 대한석유공사(유공, 현 SK) 사택이다. 막내의 가슴에는 유공유치원 이름표가 달랑거린다.울산에 정유공장을 중심으로 한 석유화학단지와 조선소가 들어서면서 사택 단지나 사원 아파트가 함께 조성되었다. 서구에서 온 엔지니어들은 공장과 함께 사택과 클럽을 조성하고, 유치원과 볼링장, 실내 수영장도 운영했다. 도심의 사원 아파트에는 무료 셔틀버스가 시간마다 운행되었다. 사택이라고 하면 탄광촌이나 철도 관사 등이 쉽게 떠오르지만, 노동자들의 살림집으로 회사에서 공급하는 주택(社宅)도 있다. 앞서 소개한 옥타비아 힐의 아버지가 추종했던 200년 전 영국 사람 로버트 오언(초상화·1771~1858)은 대개 공상적 사회주의자이자 협동조합 운동의 선구자로 알려져 있는데, 그 이전에 산업혁명 시대에 노동자들의 주거를 기업의 주된 과제로 여기고 적극적으로 풀어내는 최초의 실험을 한 인물이다. 스코틀랜드 클라이드 계곡 골짜기의 뉴 래나크에서 말이다. “오언은 그전에 맨체스터에 있었어요. 같은 산업혁명 상황이라고 해도, 맨체스터를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후에 엥겔스(1820~1895)가 나쁜 주거 환경을 묘사해서 보고서를 낸 곳이죠. 소셜리스트라는 말로 워낙 알려졌지만, 오언은 도시를 만드는 것, 타운 플래닝을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한 사람이에요. 도시 계획 자체가 오언에게는 자신의 사회적 이념을 적용한 것입니다. 오언은 한 사람의 운명을 바꾸려고 하면 그 사람이 처한 환경 문제로 들어가서 그것부터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어요.”오언은 웨일스 대장장이의 아들로, 9살 때 런던으로 상경해 포목점 종업원으로 일을 시작했다. 그러다 면 방적 산업이 폭발적으로 커지던 맨체스터로 옮겼고, 20대 초에는 작은 공장을 인수할 만큼 실력을 인정받았다. 맨체스터에서 철학과 문학 클럽을 드나들면서 세상을 보는 안목도 키워 나갔다. 20대 말인 1800년엔 북쪽으로 한참 떨어진 스코틀랜드의 산골로 들어가 뉴 래나크 면 방적 공장을 인수했다. 당시 발명된 리처드 아크라이트(1732~1792)의 수방적기를 도입해 데이비드 데일(1739~1806)이라는 기업가가 차린 공장이었다. 산업혁명 초기 영국의 여러 공장이나 탄광이 그렇듯, 수력을 기계 동력으로 이용했기 때문에 낙차가 큰 물 근처에 공장을 두어야 했고, 클라이드 강의 수려한 계곡이 바로 그랬다. “맨체스터에서 왜 래나크로 갔을까. 맨체스터에서 스스로 일하면서 노동자들 현실을 봤겠죠. 산업 혁명에 따른 문제를 풀지 못할 문제라고 보느냐, 아니면 풀 수 있느냐, 거기에서 두 길이 나뉘는 거예요.” 오언이 래나크로 간 것은 사랑에 빠져서였다. 데이비드 데일의 딸을 좋아하게 되었는데, 출신의 격차가 컸다. 장인의 환심을 사려고 기업의 주주가 된 것이다. 공장을 인수하고 보니, 운영이 문제였다. 인근 주민들은 전통적인 안정된 생활을 버리고 공장에 출퇴근을 할 생각이 없었고, 기술자들은 먼 도시에 살았다. 공장에는 교회 구빈원에서 노동력이랍시고 보낸 수백 명의 어린 아이들과 일에 별 의욕이 없는 떠돌이 임시 노동자들뿐이었다. 돈만 생기면 술 마시고 뻗어 버리는 노동자들을 구타하거나, 적게 먹는 아이들을 초과 노동시키면서 영국은 위대한 산업화를 이루어 내는 중이었다. 몸집이 작고 손가락이 가는 아이들은 거대한 방적기 아래를 드나들며 실오라기를 줍고 실을 잇는 데 동원되었다.오언은 맨체스터 생활을 접고 뉴 래나크로 이사를 갔다. 그는 뉴 래나크에서 일하려고 먼 곳에서 온 노동자들에게 반듯한 집과 더 많은 월급을 먼저 주기로 했다. 공장 곁에 사택을 조성해 한 가족이 한집에서 살게 했다. 아이들은 부모와 떨어지지 않아도 되었고, 노동자들은 출퇴근에 고생하지 않아도 되었다. 아동 노동을 금지하고, 일이 줄어도 월급을 주고, 하루에 8시간만 노동하게 했다. 마을 안에 매점을 조성해 생필품을 저렴하게 구입하도록 했는데, 월급은 적게 주면서 공산품은 턱없이 비싸게 팔아 두 배의 이익을 취하는 것은 식민지에서나 모국에서나 제국의 기업가들이 꾀한 기본 모델이었다. 1817년에 오언은 뉴 래나크에 노동자 자녀와 고아들을 위해서 영국 최초로 초등학교를 두었다. 오언의 경영 방식은 해마다 더 높은 수익률로 되돌아왔지만, 다른 주주들은 노동자를 위하느라 기업주의 이익을 줄인다며 투자에 훼방을 놓았다. 오언은 1813년에 반대자들의 주식을 몽땅 사 버렸다. 이후 10여 년간 이 산골 공장 마을은 유럽 곳곳의 정치가, 왕족의 방문 행차를 맞았다. 방문객들은 청결하고 쾌적한 작업 환경에 만족한 활기찬 노동자들이 사업성을 높이고 수익 목표를 달성한다는, 세 가지 목표를 한번에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실제로 목도하고 대단히 놀랐다.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기록하고 소개한 글이 1817년에 발표한 ‘사회에 관한 새로운 의견’이다. “오언의 상상도는 뉴 래나크를 그린 그림이 아니에요. 처음에는 글로 썼는데, 나중에 그림으로 알기 쉽게 정리한 거죠.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증기 기관이 발명되고, 엄청 빠른 속도로 사람들이 몰려드는데, 도시가 그 상황을 따라가지 못하는 거야. 자기가 그걸 직접 해결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 아닌가. 가난한 노동자에게 베풀어야겠다는 수준을 넘어서서 달라진 사회가 제대로 돌아갈 구체적인 실현 방법을 찾은 거지요. 물론 이상 도시 계획은 그전에 르네상스 때도 있었어요. 그런데 오언이 다른 점은 당시에 가장 중요하게 대두된 산업, 기계 시대에 먹고사는 문제하고 연결한 거죠. 그리고 권력자의 도움을 받은 것이 아니라 스스로 그렇게 해 냈어요.” 오언은 실업의 원인을 기업주들의 잘못된 수익 목표에 두었다. 나폴레옹 전쟁(1804~1813)을 거치면서 영국의 공장은 기계화되어 엄청난 공산품을 생산했지만 전쟁이 끝나고서도 생산량을 줄이지 않아 결국 불황이 닥쳤다. 그러자 기업주들은 노동자부터 대량 해고해 버렸다. 경기에 따라 해고되고 취업되는 노동자들은 결코 기술을 쌓거나 기계를 이기지 못한다. 오언의 대안은 인구 1000명 안팎의 작은 일자리 공동체를 많이 만들자는 것이었다. 이 제안은 언론에 실리면서 환영과 함께 맹렬한 비난도 받았는데, 먹고살 만한 노동자들이 아이를 더 많이 낳아서 결과적으로는 실업 빈민 수가 더 급증할 것이라는 위협이었다.아무리 수익성으로 증명해 보여도 기업주들의 욕심이 멈추지 않는 데 질린 오언은 1925년에 큰 이익을 본 뉴 래나크를 매각했다. 그 돈으로 한 건축가와 함께 만든 도면과 모형을 들고 아이들을 데리고 미국으로 향했다. 워싱턴 하원에서 모형을 전시하고, 마침내 인디애나주의 개신교 정착촌 뉴 하모니에서 공동체를 실현하고자 했다.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어중이떠중이 몰려든 사기꾼과 알코올 중독자들은 월급만 받고 일하려 들지 않았다. 뉴 래나크에서 25년 동안 모은 재산을 2년 만에 날리고 고국으로 돌아온 오언에게 공상가라느니, 협동주의 운동가라는 이름이 붙었다. 미국 하원에서 발표한 오언의 개념도는 이렇다. 네 방향의 반듯한 도로와 텃밭에 둘러싸인 블록이 있다. 블록 한가운데에는 공공시설과 어린이집, 각급 학교, 공동 부엌, 강당, 클럽, 도서관과 종교 시설이 들어간다. 야외는 녹지로 조성되어 운동과 여가 장소로 이용된다. 블록의 세 변에는 노동자를 포함한 4인 가족마다 방 4개짜리 주택들이 계획된다. 나머지 한 변은 독신자와 고아 숙소, 먼 곳에서 놀러 온 친지나 가족들을 위한 손님방, 교사나 의사의 관사, 공동 창고가 들어선다. 한쪽 도로 건너편에는 이들이 노동할 공장이나 회사가, 반대쪽 건너편에는 입주민들에게 식량으로 공급될 논밭과 과수원이 배치된다. 공장과 주거, 곧 사택 단지 사이에는 키 큰 나무를 심어 적절히 분리한다. “그 그림이 당시 사람들이 보기에 공상적이었는지 몰라도 객관적으로 보면 현실적인 거죠. 오언은 미봉책으로 조금조금 해결하자는 것이 아니라, 도시 전체를 새로 만들어서 해결해 보자는 식이었어요. 그런데 나는 이런 내용을 예전에는 구체적으로 잘 몰랐어요. 우리가 사회주의라는 말을 언제부터 쓸 수가 있었느냐고요. 설사 알고 있다고 해도 서로 얘기를 못했잖아요.” 오언의 계획은 이후 여러 추종자들을 거쳐 20세기 미국과 일본, 수많은 근대 국가에서 실현되었다. 그를 ‘공상적 사회주의자’라고 가르쳤던 우리의 학교도 바로 그렇게 조성된 사택 단지나 아파트 안에 들어선 것이었다. 그러나 오언은 공상을 먼저 한 것이 아니라 뉴 래나크라는 공장에서, 동시대 현실에서 직접 마주친 문제를 해결해 보았던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시도를 해 나갔을 뿐이다. “우리가 1960년대 농촌에서 도시로 사람들이 몰려왔기 때문에 도시 주택 문제가 생겼다는 분석도 어떻게 보면 피상적이에요. 서구 사례에서 대응하기 쉬운 짝을 찾아서 사지선다형처럼 고르려고 한 거지 문제의 본질에 들어가지 않은 것 같아요. 결과물로 나온 도시의 모양은 비슷한데, 근본적인 해결이 나오지는 않아요.”사택 살던 아이들이 그렇듯 이모네 가족도 이모부의 전근에 따라 몇 년 후 서울로 이사를 갔다. 그들의 주소는 사택이 아니라 강남의 아파트가 되었다. 오언의 개념도가 착실하게 실현된 200년 후 대한민국의 귀결은 협동조합이나 화폐 없는 공동체 따위와는 거리가 멀다. 안정된 직장에 취직하면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사서 월급보다 더 큰 재미를 보았다. 프라이버시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고, 오언을 따른다며 사택을 짓고 특정 종교나 생활 방식을 강요하려 든 기업주도 역사상 많았다. 강점기 일제 관료의 사택은 문화재가 될지언정, 우리 노동자의 공단 사택과 클럽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고층 아파트로 재건축됐다. 주택 청약권이 아니라 노동자가 이사하지 않고 일터 가까이에 거주할 권리, 회사에서 아이를 키울 권리를 따질 수는 없었을까. 새벽 5시부터 30도를 오가는 날, 아득하게 펼쳐진 아파트 숲 사이를 매일 1시간 넘게 땀 흘리며 출근해야 하는 신도시 노동자들은 벌써 피곤하다.
  • 김영주 장관, “최저임금 절차 하자 없다“

    김영주 장관, “최저임금 절차 하자 없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올해보다 10.9% (820원) 오른 내년도 최저임금(시간당 8350원·월급 기준 174만 5150원)에 대해 “심의·의결 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향이 큰 업종에 대해서는 일자리안정자금을 차등 지급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김 장관은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전국기관장회의 모두발언에서 “심의·의결 과정상 절차상 하자가 없고 최저임금위에 부여된 적법한 권한 내에서 독립성·중립성을 견지하면서 이뤄진 결정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가들의 검토 결과, 최저임금안이 절차적·실질적 정당성을 갖췄다는 의견이 있었다. 다만 소상공인 등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체 노동자의 23.5%에 달하는 저임금 노동자의 생계를 보장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의 소득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최저임금 인상은 꼭 필요하다”며 내년도 최저임금이 현장에 연착륙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상공인의 인건비 부담이 커진 데 대해서는 정부의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방안을 거론하면서 “최저임금 미만율, 영업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향이 큰 업종에 대한 차등 지급 등을 관계부처와 협의해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일자리 안정자금은 최저임금 인상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30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에게 1인당 최대 월 13만원을 지급하는 제도다. 내년부터는 경영 사정이 어려운 업체의 지원금이 늘어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또 최저임금 결정구조, 최저임금위원회 구성 방식, 업종별·지역별·규모별 차등적용 방안에 대해서는 “사회적 대화를 비롯한 논의의 장을 만들고, 국회에 계류 중인 관련 법안들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지혜를 모아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강태욱 PB의 생활 속 재테크] 치솟는 아파트값… 도심형 ‘미니 주택’에 눈 돌려 보세요

    최근 정부의 부동산 정책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서울 강남권 아파트에 이어 강북권 아파트까지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강남·북 간 ‘가격 격차 메우기’가 진행되는 모습이다. 30평형대를 기준으로 ‘10억원대 클럽’에 가입하는 아파트 단지들도 속속 늘어나고 있다. 정부 정책이 무색하게 아파트 가격은 뛰고,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은 점점 더 요원해지는 양상이다. 그러다 보니 아파트 대신 도심형 협소주택으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도 증가하고 있다. 부동산 경매에서도 이른바 ‘미니 주택’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엿볼 수 있다. 얼마 전 서울 서부지방법원에서 진행된 부동산 경매에서는 용산구 후암동 12평 땅 위에 지어진 낡은 주택이 감정가 대비 230% 수준의 가격에 팔렸다. 그뿐만 아니라 이날 구옥(舊屋)을 사기 위해 경매에 참여한 입찰자 수는 무려 105명에 달했다. ●주거+노후 문제 해결 일석이조 효과 물론 후암동이라는 지역은 최근 미군의 평택 이전으로 용산공원 배후지역이라는 입지적인 장점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그마한 부지 위에 지어진 구옥이 감정가를 넘어 6억원이 넘는 가격에 매각되었다는 것은 앞서 얘기한 것처럼 도심지 주택 문제에 있어서 상당한 시사점을 갖고 있다. 아파트라는 편리한 기계에서 한 발 벗어날 수만 있다면 협소주택의 매력이 보인다. 작은 땅 위에 세상에서 유일한 나를 위한 맞춤형 집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다. 더욱이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층간소음 등의 문제로 이웃 간 분쟁을 한 번이라도 겪어 본 사람이라면 단독주택 신축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경제적으로 따져 봐도 단독주택이 아파트에 뒤지지 않는다. 지금 마포지역 30평대 신축 아파트 가격이 12억~15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그런데 마포지역 30평대 토지를 매수해 연면적 60평짜리 저택을 지어도 전체 예산은 15억원을 넘지 않을 것이다. 60평의 면적을 거주 목적으로만 쓰지 않아도 된다면 임대 공간 또는 상가 공간으로 나눠 임대료라는 추가 수익까지 얻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주거 문제뿐만 아니라 노후 문제까지 해결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도심형 협소주택 수요 꾸준히 늘어날 듯 다만 협소한 부지에 건물을 짓는다는 어려움은 걸림돌이다. 직접 토지를 사서 하나하나 방향을 고민해 완공할 때까지 심리적, 육체적 노고도 적지 않다. ‘건축을 하면 10년 늙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도심지 협소주택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투자증권 영업부 부동산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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