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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난국 극복 11·3 종합대책] 국가 재정건전성 큰 부담 우려

    정부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시장에 무려 14조원을 쏟아 부을 예정이다. 문제는 국가 재정건전성이 크게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특히 재정지출과 감세를 한꺼번에 추진하면서 따라올 부작용이 우려된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적자예산을 편성해야 할 만큼 위기상황인 것은 맞으나 재정건전성을 위태롭게 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면서 “소외계층 등에 대한 재정지출은 확대하되 감세는 수년 내 큰 후유증으로 되돌아올 수 있어 피해야 하며 굳이 하려면 부유층에 고통을 분담시키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도 이 같은 위험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재정지출 확대로 재정수지 적자 비중이 국민총생산(GDP) 대비 애초 계획한 1%선을 훌쩍 넘어 내년 2.1%까지 늘면서 단기적으로 재정건전성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발등의 불부터 꺼야 한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금융불안이 국내 실물경제로 상당 부분 전이된 상황에서 내수 진작과 일자리 창출 등 처방을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나랏돈을 풀어야 한다는 얘기다. 강만수 재정부 장관은 “지금은 재정 건전성을 따질 때가 아니라 재정 지출을 늘려 버티는 데 최대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재원 조달을 위해 국채, 중소기업진흥채, 기금 여유 재원 등을 활용할 계획이다. 국채의 경우 애초 7조 3000억원에서 내년 17조 6000억원까지 증액해 재정적자를 메운다는 복안이다. 중장기적으로 세입기반 확충, 예산절감 등을 통해 2010년 이후 GDP 대비 재정적자 규모를 2% 안팎으로 관리해 나간다는 방침이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빛나는 ‘풀뿌리 나눔’

    빛나는 ‘풀뿌리 나눔’

    서울 성북동의 한 임대아파트에 사는 김모(78)씨 부부는 J복지관에서 지원하는 월 10만원 가운데 절반을 지난 9월부터 기부금으로 내놓고 있다. 불황으로 자신들보다 생활이 더 곤궁한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부인 장모(73)씨는 관절염으로 거동이 불편하고, 아들은 일용직으로 일하다 사고로 사망했다. 노부부는 현재 손자와 살고 있다. 천안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장모(28·여)씨는 지난달 4일 의미있는 아들 돌잔치를 치렀다. 장씨 부부는 충남도 임시보호쉼터에 있는 가정폭력 피해 아동 20명과 식사를 함께 하고 문구세트를 선물로 줬다. 매월 보호시설에 15만원씩 기부하는 장씨 부부는 “이럴 때일수록 도와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더 불우한 이웃에게” 지원금 절반 기부 경기 일산시에서 벽지도매업을 하는 김윤주(32)씨는 수입이 지난해의 절반으로 줄었지만 최근 결식아동을 위해 월 5만원씩 기부를 시작했다. 도배일을 하면서 조손가정 어린이들이 굶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기 때문이다. 경제상황이 열악해지면서 기업이나 부유층 독지가의 고액기부는 줄고 있지만, 어려움을 함께 하려는 서민들의 소액기부가 늘고 있다. 관련 단체들은 “‘풀뿌리 기부’가 어려운 사람들을 살리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굿네이버스는 31일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개인 소액기부의 증가로 기부액이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32%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개인기부액 비율은 지난해 88%에서 올해 93%로 늘었다. 반면 기업 등 법인기부액은 12%에서 7%로 줄었다. 사회복지공동기금회의 올해 1000만원 이상 기부금 합계는 28억여원에 그쳤으나 1000만원 미만 기부금은 34억 9780만원에 달했다. 아름다운 재단에는 지난 2개월간 고액기부자의 기부 상담이 한 건도 없었다. 지난해만 해도 1000만원 이상 기부 상담이 한 달에 10건이 넘었다. 반면 지난해 법인기부의 30% 수준이던 개인기부액은 올해 처음으로 법인기부액을 넘기 시작했다. ●청약저축 해약한 돈 내놓은 서민도 규모가 작은 보육원들은 서민들의 소액기부에 의존해 버티고 있다. 동대문구 장안동 ‘작은사랑나눔’은 서민 238명에게 후원금을 받고 있다. 하지만 기업기부는 지난해에 비해 40% 정도 줄었다. 다행히 최근 매월 신규회원이 평균 5명씩 늘고 있다. 강동구 상일동의 ‘행복한 사랑 복지센터’도 기업기부와 고액기부가 없어 소액기부로 운영되고 있다. 임완주 사회복지사는 “서민들이 보내주는 쌀과 부식으로 그럭저럭 꾸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서민 기부자들은 대부분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는다. 어떤 이는 청약저축을 해지하고 800만원을 굿네이버스에 기부했다. 그는 “내 집 마련의 꿈보다 소외된 이웃과 함께 하겠다. 좋은 일에 써달라.”는 말을 남기고 연락을 끊었다. 다른 이는 “지난 1월에 형편이 안 좋아져 후원을 취소했는데, 어려울수록 돕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지난달부터 소액기부를 다시 시작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귀부인 100여명 강남에 모인 까닭은

    서울 강남 일대의 부유층 부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곗돈을 들고 잠적한 계주의 행방을 찾아 떼인 돈을 되찾기 위해서다. 30일 오후 3시 강남구 도곡동 W음식점 앞에 외제차들이 속속 등장했다. 한껏 멋을 부린 귀부인들이 잇따라 내려 3층 예약실로 올라갔다. 주차장은 30여대의 외제차와 고급 국산차들로 넘쳤고,3층에는 피해자 100여명이 몰렸다. 이들은 최근 W음식점 주인 윤모(52·여)씨에게 곗돈을 부었다 떼인 사람들이다. 유명 연예인과 교수, 의사, 변호사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현재 피해자들은 700~800명에 이르고, 피해 액수만도 1000억원 가까이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사람에 적어도 1억원에서 많게는 10억원의 곗돈을 부었기 때문이다. 윤씨는 10년 전 강남에서 인테리어 사업을 하면서 사회 지도층이나 유명 연예인과 친분을 쌓았다. 이들을 중심으로 2001년 ‘다복회’라는 계모임을 결성했다.윤씨는 지난 25일 돌연 자취를 감췄다. 피해자들은 윤씨가 평소 “해외에 투자한 돈이 많다.”고 말했던 점으로 미뤄 곗돈을 해외로 빼돌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재테크 칼럼] 소득 있는 곳 세금 있다?

    소득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 당연한 명제로 들리지만 부동산을 팔면 양도차익에 소득세를 내는 반면 주식을 팔면 왜 양도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세법의 논리를 쉽게 설명하긴 어렵다. 모두 자산의 매매에 따른 이익임에도 어떤 대상은 과세로, 다른 대상은 비과세가 적용된다. 경계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소득세의 과세방식을 눈여겨봐야 한다. 세금은 크게 소득 수익 재산 행위 거래 등에 부과된다. 소득이란 개인·법인 등 경제 주체가 일정한 기간에 걸쳐 노동·토지·자본 등 생산요소를 투입하여 경제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얻는 재화나 용역을 화폐가치로 표시한 임금·지대·이자·이윤 등을 말한다. 같은 소득이라도 개인, 법인 등 주체를 따져 다른 과세 기준을 적용한다. 개인은 소득원천설에 따라 법전에 소득으로 열거된 소득만 과세대상으로 하지만 법인은 포괄적으로 분기 초의 순자산과 분기 말의 순자산을 비교하여 증가된 경제력을 소득으로 파악한다. 개인은 소득에 대한 원천별로 과세가 이루어지면서 과세 대상을 파악하는 게 쉽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복잡한 소득형태가 나타나면서 모든 소득을 원천별로 파악해야 한다는 숙제를 남기고 있다. 개인의 소득을 과세대상으로 하고 있는 소득세는 소득원천설에 이론적 기반을 두고 있다 보니 현실생활에서 이익이나 소득이 발생한 경우에도 세금을 내지 않는 경우도 있다. 현행 소득세는 과세소득을 종합 퇴직 양도 산림소득으로 나누고, 종합소득을 다시 이자 배당 부동산임대 사업 일시재산 근로 연금 기타소득으로 구분하여 원천별 열거방식을 취하고 있다. 과세소득 원천 범위에서 제외된 상장주식 및 파생상품 거래이익 작물재배업 등은 소득을 얻어도 과세 대상으로 삼을 수 없게 된다. 9월 초 발표된 2009년 세법개정안에 개인의 서화 골동품 등 미술품에 대한 양도차익을 과세대상으로 보고 과세하겠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서화 골동품을 둘러싼 과세는 10년을 넘는 해묵은 논쟁이다. 1995년 세법개정안을 통해 부유층의 재산은닉이나 서화 등의 양도로 인한 막대한 차익에 대해 과세를 하면서 조세공평의 실현을 이유로 과세대상에 포함시켰지만 시행시기를 2001년으로 미뤘다. 그러나 2001년에 다시 2004년으로 연기했다가 미술계의 반발과 문화산업 위축 등의 우려로 아예 삭제했지만 이번 개정안에서 부활했다. 물론 미술품을 둘러싼 과세 논쟁뿐만 아니라 주식양도차익에 대한 과세유무는 각 나라의 경제상황과 문화 등을 반영한 세법의 모습에 따라 다양한 기준을 가지고 있다. 과세대상의 경계를 가르고 있는 세법의 규정도 영원불멸한 대상이 아니다. 법안 제정 당시의 경제상황이나 동시대를 살아가는 구성원이 추구하는 이념, 예를 들면 형평과 효율 중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지극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그리고 현재 실용정부 등 각각의 정권이 내세우고 있는 가치가 다른 만큼, 그에 따라 실제 과세되는 기준 등도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신규 하나은행 세무사
  • [Local] 종부세 완화, 지자체 재정 압박

    충북 참여자치시민연대는 28일 종합부동산세 완화 움직임과 관련, 성명을 내고 “종부세가 무력화될 경우 교부금이 많이 줄어들어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이 크게 악화돼 주민들이 큰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참여자치시민연대는 “현재 종부세 교부금이 재정상태가 열악한 지자체에 많이 배정됐던 만큼 종부세가 제대로 걷히지 않으면 이들 지자체가 더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며 “부유층의 세금을 깎아주고 지자체 재정을 어렵게 하는 종부세 무력화 방안은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종부세 완화정책이 현실화되면 충북 지자체가 부동산 교부세로 받고 있는 760여억원 대부분이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역 주민의 이익을 대변해야 할 시장·군수와 지방의원 등은 침묵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청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미국식 자본주의 수술대에 오르다

    미국식 자본주의 모델은 어디로 향할 것인가. 글로벌 금융위기는 미국식 모델에 대한 환상을 깨뜨리고 있다. 새달 4일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든,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든 누가 집권하더라도 미국식 자본주의 모델에는 일대 수정이 가해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 “미국은 유럽식의 ‘사회적 대타협’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식 자본주의 모델이 유럽식 사회주의를 받아들이는 패러다임 변화를 전망한 것이다. 미국이 사회적 대타협을 추진해야 한다는 근거는 정부의 금융 규제 강화와 감독만으로는 금융위기가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위기의 출발점은 월스트리트의 탐욕이었지만 실제로는 그동안 축적되어 온 미국 사회의 병폐가 곪아터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미국 사회의 양극화는 빠른 속도로 심화됐다.‘아메리칸 드림’과 ‘계급없는 사회(Classless society)’라는 환상은 사라지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 기관인 퓨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인의 48%는 미국을 부유층과 빈곤층으로 양극화된 사회라고 응답했다. 불과 10년전인 1988년에는 71%가 “미국은 양극화 사회가 아니다.”라고 응답했었다. 당시 조사에서는 59%가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인식했지만 지난해는 45%만이 그렇게 인식하고 있었다. 급증하는 실업률과 소득 감소는 사회적 불평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부시 행정부의 7000억달러 구제금융 법안에 미 대중이 분노를 보인 이유도 심화되는 소득 격차가 배경이라는 진단이다. 이 신문은 또 “1930년대 대공황을 겪었으면서도 유럽식 사회주의 모델이 미국에 자리잡을 수 없었던 이유는 전후 미국 경제의 팽창으로 경제적 이동성이 커지면서 미국인들에게 충분한 부와 신분 상승의 기회를 제공했기 때문”이라면서 오늘날 미국의 경제적 이동성은 유럽보다도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 정부의 재정적자가 내년에는 1조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당장 경기 부양을 위한 인프라 투자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미국의 새 정부는 그러나 장기적으론 인프라 투자와 함께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재분배 정책과 의료보장 체계의 대수술을 통한 사회 안전망 구축 등 유럽식 사회주의에 근접하는 사회적 대타협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10억이상 부유층 1500가구 건보료 체납액 54억원

    10억이상 부유층 1500가구 건보료 체납액 54억원

    #사례1 변호사 A씨는 2003년 9월부터 올해 7월까지 70개월에 걸쳐 보험료 8225만원을 체납했지만 그 기간 동안 무려 44차례나 치과진료 등을 통해 건강보험 혜택을 받았다. #사례2 의사인 B씨는 2004년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보험료 3430만원을 내지 않으면서도 59차례나 병·의원을 이용해 건강보험 진료를 받았다.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겠다고 버티면서 건강보험 혜택은 받는 부유층의 도덕불감증이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건강보험료 납부 능력이 있는 고액·장기체납자가 올 한해 체납한 건보료만 1100억원에 달해 앞으로 명단공개 등의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6일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민주당 최영희 의원이 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건강보험료 납부 능력이 있는 고액·장기체납자는 3만 9976가구로, 올 한해에만 이들이 체납한 보험료가 무려 1103억 5700만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10억원 이상의 재산을 가진 부유층 1492가구가 건보료 54억 3500만원을 체납했고,1억원 이상 고액 연봉을 받는 전문직 330명도 모두 13억 5000만원의 건보료를 체납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액·장기 건보료 체납 가구가 가장 많은 곳은 경기도로 나타났다. 경기도의 고액·장기 체납 가구 3곳 중 1곳꼴인 32.2%(481가구)가 10억원대 이상 재산을 가진 부유층이었다. 또 서울 25개구에 사는 재산 10억원 이상 고액 체납 가구 가운데 서초, 송파, 강남 등 강남 지역 3개구에 사는 가구가 35.8%(134가구)를 차지했다. 건보공단에서 ‘체납전담팀’을 꾸려 고액 체납자가 숨긴 재산을 추적하고 체납액을 강제징수하는 특별관리 업무를 진행하고 있지만 징수율은 매년 40%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전문직 종사자들은 건보료를 내지 않은 채 수십차례 보험혜택까지 받고 있어 사회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다. 한나라당 손숙미 의원이 입수한 건보공단 자료에 따르면 건보료를 내지 않고 진료 혜택을 본 사례는 지난달 현재 146만건에 이르며, 부당이득금 환수 결정이 난 금액은 3억 2000만원을 기록했다. 최 의원은 “사회의 모범이 되어야 할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나 재력가들이 건보료를 고의로 체납하는 것은 ‘법을 지키면 오히려 손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면서 “고의 체납자에 대한 강제징수뿐만 아니라 명단 공개 등의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데스크시각] 정부의 ‘신뢰 위기’/김태균 경제부 차장

    [데스크시각] 정부의 ‘신뢰 위기’/김태균 경제부 차장

    정부의 신뢰도 문제가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어제 오늘의 논란거리가 아니지만 금융불안과 실물경기 둔화 등 경제 전반의 어려움과 ‘멜라민 사태’에 대한 늑장대응, 일부 공직자의 도덕성 스캔들 등 악재가 분출되면서 야당과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비난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6일 시작된 국정감사는 이를 더욱 입체적으로 부각시키는 촉매가 됐다. 정부 정책이나 발표에 대한 불신(不信)도 커지고 있다. 외환위기의 가능성이 없다고 아무리 얘기를 해도 시장의 불안은 잦아들지 않는다. 정부가 우리나라 대외채무의 내역을 속속들이 밝히면서 문제 없음을 강조해도 시장은 곧이 듣지 않는다. 멜라민 검사결과를 내놓았지만 유제품 함유 식품에 대한 불안은 전혀 가시지 않았다. 금융위기 때문에 일단 수면 밑으로 잠복한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관련세제 논란도 마찬가지다. 경제 활성화와 조세체계 정상화 차원이라는 정부의 설명은 부유층 특혜라는 비판에 묻혀 버렸다. 환영받아 마땅할 감세(減稅) 정책이 국민들의 큰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정부 당국자들은 답답함을 호소한다. 기획재정부 고위관료는 “정부가 문제없으니 안심하라고 말하면 안이한 자세라고 비판하고 선제적인 조치를 언급하면 얼마나 어렵기에 그러느냐는 반응이 나오곤 한다.”고 하소연했다.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 돌이켜 보면 신뢰의 위기는 정권 출범과 동시에 시작됐다.‘747(연간 7% 성장,10년내 국민소득 4만달러,10년내 7대 강국) 플랜’의 현실성과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둘러싼 잡음이 이어지면서 정부에 대한 신뢰에 균열이 생겼고 급기야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가 촉발됐다. 광우병 위험에 대해 국민들이 불안해 하는데도 정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대가로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결정했고 이는 국민들의 강력한 항거로 이어졌다. 신뢰에 기반하지 않고 추진한 정책적 무리수가 가져온 당연한 결과였다. 참여정부 때 대미 협상에 관여했던 전직 관료는 “정부가 국민설득의 과정을 생략하고 막무가내로 밀어붙인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련의 과정의 공통점은 성장 중심의 패러다임에 기반한 정책들을 국민적 공감대 없이 밀어 붙였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경제는 11년 전 외환위기 이후 최대 난국에 직면해 있다. 경제주체들의 정부에 대한 믿음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신뢰회복의 출발점은 ‘이명박 후보’의 성장공약에 기반한 정책기조를 ‘이명박 대통령’의 현실정책으로 전환하는 일이다.‘747’과 같은 성장의 틀에서 벗어나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 필요하다면 미국발 금융쇼크가 본격화하기 이전 실질성장률 5.0%(명목성장률 7.4%)를 전제로 짠 내년도 예산안의 과감한 수정을 선언할 수도 있다.2012년 실질성장률을 이 대통령 공약인 7% 수준으로 잡고 짠 중기 국가재정운용계획도 재고할 필요가 있다. 상황에 맞춰 융통성을 발휘하는 것은 현 정부가 공언한 ‘실용’의 철학에도 부합한다. 나라살림 계획을 수정한다고 해서 떳떳하지 못할 것은 없다. 가까운 미래도 예측 못하고 예산안을 마련했느냐는 비난을 겁낼 필요도 없다. 어차피 미국발 금융쇼크가 이 정도일지는 미국정부조차 예측하지 못하지 않았는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스스로 국정감사 답변에서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퍼져 나갈 것으로 생각하며 이미 시작되고 있다. 갖은 악재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유동성 위기와 실물경제 위기가 동시에 오고 있다.”고 밝힌 터다. 현실적으로 실현가능한 목표를 세워 한발한발 나아가는 노력에서 정부정책의 신뢰가 회복될 수 있다. 김태균 경제부 차장windsea@seoul.co.kr
  • 자율형 사립고 선정·운영 어떻게

    자율형 사립고 선정·운영 어떻게

    “서울은 25개 구(區)마다 적어도 한 곳씩은 생긴다더라.”,“한해 학비가 최소 1000만원은 들거라는데….” 이명박 정부의 핵심 교육정책인 ‘자율형사립고’에 대해 여러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외고·과학고와 크게 다를 것 없는 ‘제2의 특목고’가 생기는 만큼 학생이나 학부모는 자율형사립고라는 용어가 처음 소개된 지난해 연말부터 비상한 관심을 갖고 있다. 민족사관고, 상산고 등 현재 6곳인 자립형사립고와 비슷한 학교가 4년 뒤인 2012년에는 100곳이나 생기게 되니 입학의 문도 그만큼 넓어졌기 때문이다. ●연말 세부안 확정… 내년 3월 30여곳 선정 그러나 정부 출범 이후 기숙형공립고, 마이스터고의 1차 선정작업이 이미 끝난 것에 비해 자율형사립고는 거의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워낙 파급효과가 크고 반대가 거세 정부도 신중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오는 12월말 쯤에야 어떤 학교를 대상으로 할지 최종 방안이 정해질 예정이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내년 3월쯤 서울을 포함해 30곳 정도의 사립고가 우선 자율형사립고로 선정된다. 이 학교들은 2010년 3월에 문을 열게 된다. 현재 중학교 2학년생이 해당된다. 하지만 정작 어떤 기준으로 대상을 정할지는 더 논의가 필요하다. 지필고사는 안 보고,‘선지원 후추첨제’로 간다는 정도만 합의됐을 뿐이다. 자율형사립고로 전환하려는 사학재단 입장에서 최대 관심사는 재단전입금비율과 관련된 기준이다. 지난 1일 공청회에서는 3% 이상에서 15% 이상까지 적용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하지만 재단들은 재정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재단전입금 비율을 높이는 방안에 반대하고 있다. 재단전입금 비율을 3% 이상으로 할때 전국 사립고 가운데 132곳이 해당돼 적절한 수준으로 보이지만, 지역별로 사정은 크게 다르다. 3% 이상을 기준으로 하면 충북은 대상 학교가 한 곳도 없고, 대전은 1곳, 광주·전남·경남·제주는 각 2곳, 부산·인천은 3곳, 전북은 4곳만 대상에 든다. 때문에 지역별로 기준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이 확실시 된다. ●재단전입금 3~15% 지역별 차등 적용 될듯 학부모의 입장에서 큰 문제는 등록금 부담이다. 일반 학교의 3배 수준인 연간 420만원대로 제한한다고 하지만, 연간 학비 1000만원대의 학교가 등장하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자립형 사립고 6곳도 등록금을 일반계 고교의 3배 이내로 제한했지만 이미 1년에 1500만원을 넘어서는 학교가 있다. 사교육이 한층 가열되고, 고교평준화가 깨질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현재 일반계 고교의 총 학생수는 141만 9486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진학하는 자립형 사립고(5137명), 과학고(3470명), 외국어고(2만 5580명), 국제고(1044명), 영재고(428) 학생은 모두 3만 5659명이다. 전체 일반계 고교생의 2.5%에 불과하다. 특목고를 비롯한 이 학교들은 현재 상위 2∼3% 학생만 준비하는 정도다. 하지만 앞으로 비슷한 형태의 학교가 100곳이나 더 생기면 입시경쟁은 더 가열되고, 이로 인한 사교육비 부담으로 학부모의 허리는 더욱 휠 수밖에 없다. 현재 논의되는 대로 자율형사립고가 정부의 재정결함 보조금을 안 받게 된다면 학비는 일반 공립고보다 훨씬 높아질 수밖에 없다. 결국 일부 부유층 자녀만 다니는 ‘귀족학교’가 될 가능성도 높다. 특히 고교서열화가 고착되면서 특목고나 자율형사립고를 뺀 나머지 학교는 자연히 관심권 밖으로 밀려날 것으로 우려된다. ●사교육비 증가 불보듯 평준화 깨질 우려 올해를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일반계 고교는 모두 1493곳이다. 이 가운데 국·공립고는 838곳, 사립고는 655곳이다. 사립학교만 놓고 비교해 봐도 자율형 사립고가 100곳이 되면 전체 사립고의 15.3%에 해당한다. 나머지 85%의 사립고는 졸지에 ‘2류 학교’로 전락하는 셈이다.‘사립=우수학교, 공립=비우수학교’라는 비정상적인 도식도 생겨날 수 있다. 서울 강남의 한 입시학원장은 “단적으로 요즘 강남 학부모들은 ‘아이를 특목고나 자율형사립고를 보내고 그게 안된다면 외국 유학을 보내겠다.’고 말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100곳이라는 숫자에 얽매여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보다 시·도별 여건에 따라 탄력있게 대상을 선정해야 하며,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숫자를 정해 놓고 추진하지는 않고 있으며, 전국 16개 시·도교육청별로 여건이나 형편이 되는 곳부터 우선 선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사설] 자녀에게 편법 가르치는 부유층 부모들

    외국 영주권을 사 외국인학교에 편법으로 입학하는 신종 ‘치맛바람’이 성행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내 17개 외국인학교에서 대한민국 국적과 외국영주권을 동시에 가진 학생은 지난해 145명에서 올해 234명으로 61.4%나 급증했다니 그 도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케 한다. 외국 영주권만 있으면 외국에 5년 이상 살지 않아도 외국인학교에 입학할 수 있는 맹점을 이용, 의사·변호사 등 강남 부유층이 에콰도르 등 남미 국가의 영주권을 4000만∼5000만원에 산다는 것이다. 영주권 구입 학생을 받아들이는 외국인 학교는 대부분 교육여건이 처지는 곳이라고 교육관계자들은 말한다. 대학입학시 혜택도 크지 않다. 학력인정이 안 돼 검정고시를 치러야 대학에 지원할 수 있고, 영주권만 갖고 있어 외국국적 소유자에게 주는 대입특례입학자격도 주어지지 않는다. 영어 배우는 데 도움이 될 뿐이다. 자녀 잘되기를 바라는 부모 마음을 탓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까지 극성을 부려야 하는지 ‘과열 교육열’이 개탄스럽다. 우선은 자녀들에게 편법을 가르치는 부모들부터 반성해야 한다. 변호사·의사 등 상류층인 만큼 모범을 보여야 한다. 영주권 변칙 취득은 실태조사만 하면 금방 가려낼 수 있다. 또 외국인학교 입학요건을 강화하면 편법 입학에 제동을 걸 수 있다. 하지만 법무부나 교육과학기술부는 외교마찰 우려 때문인지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편법이 통용되면 사회의 건전성은 상실되고 만다. 편법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기술적인 제재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 [단독]‘영주권 구입’ 외국인학교 입학 성행

    서울 강남에 사는 A씨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들을 서울시내 외국인학교에 입학시키려고 최근 한 유학원을 찾았다.4600만원가량의 적지 않은 비용이 들지만 영주권을 받기 쉽다는 설명을 듣고 그 자리에서 계약을 했다.A씨는 30일 “아들이 다니는 영어유치원에서 다른 학부모로부터 외국 영주권 구입방법을 들었다.”고 말했다. 내국인이 외국인학교에 입학하려면 해외에 5년 이상 체류해야 하지만, 외국 영주권자는 바로 입학할 수 있다. 아이가 부모와 떨어져 있지 않아도 되고, 외국유학 비용보다 적게 드는 데다 대학 입학에서 특례입학전형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어 외국 국적을 사려는 것이다. 이런 국적세탁을 통한 편법 입학은 주로 서울의 강남에 사는 의사, 변호사, 정치인, 고위공무원 등 부유층 학부모들 사이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서울시교육청이 이날 한나라당 권영진(교육과학기술위) 의원에게 제출한 ‘서울 외국인학교 재학생 국적현황’에 따르면 서울시내 17개 외국인학교에서 대한민국 국적과 외국영주권을 동시에 가진 학생은 지난해 145명에서 올해는 234명으로 61.4% 급증했다. 한국 국적과 외국영주권을 가진 학생이 늘었다는 것은 외국인학교 입학을 위해 돈을 주고 해외영주권을 사는 사례가 그만큼 증가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의 한 외국인학교 관계자는 “에콰도르나 남태평양 섬나라의 영주권을 산 뒤 외국인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면서 “최근의 영어교육 열풍이나 대학 특례입학 등의 이점도 크게 작용해 증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 국적을 가져야 입학할 수 있는 외국인학교는 서울시내 17개를 비롯해 전국에 47개 학교가 있다.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21개 학교가 영·미 계열의 학교다. 돈을 주고 해외영주권을 사는 ‘편법 입학’도 영·미 계열 외국인학교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의 한 유학업체 관계자는 “남태평양의 섬국가는 잘 알려지지 않아 안전성이 높은 대신 800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면서 “에콰도르는 4600만원이면 영주권을 받을 수 있어 학부모들이 가장 선호하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에콰도르 영주권 구입비용은 중앙은행 예치금 2700만원, 중계 수수료 1400만원,1주일 에콰도르 체류비용 500만원 등이다. 영주권 신청에서 발급까지 두 달가량 걸린다.구동회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기고] ‘종부세 완화’ 누구를 위한 것인가/이노근 서울 노원구청장

    [기고] ‘종부세 완화’ 누구를 위한 것인가/이노근 서울 노원구청장

    “가난뱅이의 쌀독을 축내 부자들의 곳간을 채우려는 것이다.” “아니다. 징벌적 과세로 완화·폐지되어야 한다.” 최근 정부가 종부세 완화를 추진하자 이처럼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보유세 부담의 불공정성을 바로잡고, 부동산 가격의 안정 도모와 지방재정의 균형 발전을 목적으로 2005년에 도입된 종부세는 부동산 투기 광풍을 잠재우는 수단으로 정책적 효과가 컸다. 그러나 이번 종부세 완화 조치의 내용을 보면 적용 대상을 기존 6억원 초과 주택 보유자에서 9억원 초과로 상향 조정하고 세율을 낮추겠다고 한다. 이는 부동산의 과다보유 및 부동산 투기억제의 수단, 불합리한 세제 개편 등 당초 종부세의 도입 취지에서 벗어났다. 사실상 폐지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물론 종부세 시행 이후 ‘세금 폭탄’ 논란이 있었고,1가구 1주택의 장기 소유자와 은퇴한 고령자에게 세 부담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부동산시장 안정화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는 점은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 항간에는 종부세가 징벌적 제재로 악용되고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는 이치에 맞지 않는다. 종부세는 고소득자의 책임적 과세이며, 부동산 과다 보유에 대한 정책적 과세이기 때문이다. 이번 종부세 완화 발표로 부동산 투기 재연이 우려된다. 안정세로 접어든 부동산시장을 다시 부추기는 정책으로 질타를 받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물론 이번 조치가 과도한 부동산세금 규제를 풀어 정상화시키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혜택을 받는 국민은 극소수다. 수혜 가구는 총 28만 5713가구로 이 가운데 98%가 수도권에 산다. 또 이들 중 31%(8만 6398가구)가 서울 강남권이다. 이처럼 종부세 수혜가 강남3구에 집중되다 보니 서민보다 부동산 보유 부유층에 혜택을 준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다. 게다가 정부는 종부세를 이명박 정권 임기 내에 완전 폐기하고 재산세로 통합하는 논의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줄어드는 세수를 보충하기 위해 결국 재산세를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서민들에게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넘기는 꼴이다. 관련법 개정으로 종부세 완화가 현실화되면 서울 강남·북 자치구간, 수도권과 지방간의 불균형은 지속될 것이다. 이에 따른 사회적 갈등도 더 심화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사실 주택시장 한파 등 부동산경기 침체의 원인은 세금 때문이 아니라 금용시장 불안과 경기 침체, 대출 규제 등 주택시장의 외부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종부세 완화가 아니라 규제를 풀어 개발 비용의 상승을 완화시켜야 한다. 건축경기 및 공급 확대로 집값 안정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 투기 예방 등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자원 배분의 정의를 구현해 나가야 한다. 1주택 소유의 고령자인 60세 이상에 대한 공제 혜택이라든가 일부 불합리하게 적용받는 사람들에 대한 기술적인 미세 조정은 몰라도 종부세의 근간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 조세의 목적이 재정 확보와 자원 재분배, 경기 조절 등 정책수단 기능을 갖고 있다고 볼 때 조세 정의 관점에서 이를 충족시킬 수 없는 이번 종부세 완화 조치는 마땅히 재고해야 한다. 특히 현재 취·등록세 세율을 인하한 마당에 종부세까지 완화하게 되면 지자체 세수 확보의 대안은 어떻게 찾는다는 말인가. 자칫 종부세 완화가 부자들을 위한 수혜로 비쳐지지 않을까 우려되는 만큼 광범위한 여론수렴 과정과 논의를 통해 심사숙고한 뒤 결정하기를 바란다. 이노근 서울 노원구청장
  • [사설] 종부세 완화 부담 서민에 전가 안돼야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을 9억원으로 올리고 세율을 낮추는 정부의 개편안이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야당은 말할 것도 없고 한나라당 의원들조차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어 부동산 부자의 세 부담을 덜어주려는 ‘역주행 발상’이라며 정부안에 제동을 걸고 있다. 정부는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재산세를 올리지 않겠다.’며 진화에 나서고 있으나 종부세 완화는 이념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과세기준을 현행대로 6억원을 유지하되 종부세 완화와 재산세로의 일원화를 단계적으로 접근하자는 중재안도 나오고 있다. 종부세는 도입 당시부터 소수의 부유층을 겨냥한 징벌적 성격이 강한 사회주의식 세제였다. 가진 자로부터 세금을 더 걷어 나눠갖자고 한 만큼 국민의 절대 다수는 찬성할 수밖에 없는 제도였던 셈이다. 따라서 부자들의 부담을 덜어주려면 서민들이 더 부담하거나 서민들에게 돌아갈 ‘파이’는 줄어들게 된다. 노무현 정부가 ‘헌법보다 바꾸기 힘든 세제’라고 장담했던 것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정부는 재산세를 올리지 않고 세목 조정이나 세출구조 개혁을 통해 지자체 교부재원을 확보하겠다지만 말장난에 불과하다. 복지 지출이 줄어들거나 ‘공정시장가액’이라는 과세기준 변경을 통해 집 가진 모든 사람의 재산세를 올릴 게 뻔한 것이다. 우리가 잘못된 조세체계를 바로잡는다는 차원에서 종부세 완화에 찬성하면서 동시에 서민층의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할 대책을 강구하라고 촉구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종부세가 거센 조세저항에 부딪힌 이유는 특정계층에만 과도한 세금을 급격히 올렸기 때문이다. 지금의 종부세 완화는 반대의 경우로 볼 수 있다. 일시에 종부세를 유명무실화하려니 저항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종부세 완화에 앞서 지역균형 재원마련과 재산세 개편 방안을 제시할 것을 촉구한다.
  • [종부세 개편안 논란] 종부세 주도 인사들의 辯

    종합부동산세 개편을 놓고 정치권과 정부를 비롯한 온 나라가 격론에 휩싸인 가운데 종부세 입법을 주도한 인사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2003년 참여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로서 종부세 제정의 기틀을 닦았던 김진표 민주당 의원은 24일 “수십년간 경제성장 과정에서 축적된 높은 주택가격과 이를 이용한 투기관행이 경제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되기에 이르렀고 종부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였다.”고 말했다. 그는 “선진국의 10% 수준에 불과한 보유세는 높이고 지나치게 높은 거래세는 낮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선거를 의식해 이를 받아들이지 못했고, 결국 그 문제의 해결을 위해 국가가 나서게 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종부세 과세대상의 3분의1이 집을 3채 이상 갖고 있다.”면서 “이런 사람들이 내야 할 세금은 깎아주면서 그로 인한 세수부족을 메우기 위해 1700만 모든 주택보유자가 내는 재산세를 올린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김 의원은 “현행 종부세 골격을 유지해야 하며 그 대신 등록·취득·양도세 등 거래세를 완화해야 한다.”고 했다. 종부세 도입에 관여했던 전직 관료도 “부동산투기를 잡기 위해서는 양도소득세 부과만으로는 역부족이었기 때문에 보유세의 일환으로 종부세를 도입한 것”이라면서 “서울 강남 등 고가주택은 소유자의 노력보다는 정부의 인프라 구축 등에 의해 혜택을 본 만큼 적절한 과세는 필요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에도 종부세 대신 재산세를 높이자는 얘기가 있었지만 재산세율 상향은 지방자치단체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있어 실현가능한 대안으로 종부세를 국세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 종부세의 세율이 미국 등에 비해 다소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이를 수정하려면 과세표준이나 세율조정 가운데 한 곳만 고쳐야지 두 곳 모두 손질하면 사실상 폐지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종부세 도입 당시 정부와 함께 법안을 다듬었던 전강수 대구가톨릭대 교수는 “종부세 개편의 후유증은 1∼2년 뒤 부동산 투기 광풍이라는 엄청난 후폭풍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종부세가 도입된 지 2년밖에 안 됐고 2017년까지 장기 로드맵이 마련돼 있는 상황에서 현 정부가 감세 철학을 앞세워 부유층을 위한 종부세 무력화에 앞장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정부가 부동산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그릇된 인식을 국민에게 전파하고 있다.”면서 “경기침체 여파로 당장은 아니겠지만 언젠가는 투기에 따른 집값 폭등 등 엄청난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주병철 김태균 이영표기자 bcjoo@seoul.co.kr
  • [종부세 개편안 논란] 경제학자들 종부세 완화 엇갈린 견해

    [종부세 개편안 논란] 경제학자들 종부세 완화 엇갈린 견해

    정부가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종합부동산세 개편의 효과에 대해 전문가들 의견은 엇갈린다. 찬성하는 측에서는 종부세가 징벌적 요소가 강하고 주택가격 상승 억제의 효과 역시 약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부유층이 아닌 저소득층에 대한 감세 효과가 훨씬 크다는 점에서 소비진작을 위한 수단이 될 수 없고, 정부와 여당은 종부세 완화보다는 월가발(發) 금융위기에 어떤 대비책을 세울 것인가에 전력해야 한다는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세금으로 부동산 잡는 나라 어디에도 없어 건국대 부동산학과 손재영 교수는 “10억원의 집을 5억원 빚을 내 산 사람과 온전히 제 돈을 내고 산 사람은 능력이 다른데도 같은 세금을 내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다.”면서 “돈 많은 소수에게만 세금을 많이 내게 하려면 재벌들에게 돈을 걷는 게 제일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 교수는 이어 “우리나라는 취득세나 등록세 등을 다 합치면 미국 등보다 보유세를 더 많이 걷고 있는 만큼, 소득세 비중을 높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아주대 경제학과 현진권 교수도 “참여정부 때 종부세를 도입한 뒤 집값이 더 뛰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종부세와 집값은 무관하고, 부동산을 세금으로 잡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면서 “부동산 가격 안정이라는 당초 종부세의 취지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누진 구조로 돼 있는 재산세의 세율을 조정하면 종부세 없이도 현재 수준의 세입을 유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감세가 아닌 금융위기 대처에 전력해야 반면 홍익대 경제학과 전성인 교수는 “10만원을 소비 성향이 낮은 부유층보다 소득수준이 낮은 이들에게 주는 게 더 효과적인 만큼 종부세 완화에 따른 소비진작의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다.”면서 “부유층의 종부세 부담을 재산세 등으로 서민에게 옮기는 게 형평성이라는 조세 원칙에 맞다고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전 교수는 또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합의라는 절차를 거친 종부세를 폐지하자는 것은 균형발전을 포기하자는 뜻”이라면서 “무조건적인 감세 이데올로기가 종부세 폐지로 나타난 셈”이라고 지적했다. 경원대 경제학과 홍종학 교수도 “강만수 재정부장관이 언급한 대로 지금은 미국 금융혼란에 따른 심각한 경제위기 상황”이라면서 “정부가 종부세를 없애는 데 골몰할 게 아니라 100년 만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금융위기가 미국에 이어 우리나라에 불어닥쳤을 때 서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재산세 높이고 보유세 인하시기 늦춰야 절충적인 의견도 있다. 한양대 경제학과 이영 교수는 “종부세가 왜곡적인 세금이라는 데 동의하지만 현 정부의 각종 감세안 규모는 11조원 정도로 작은 규모가 아니다. 과세 기준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조정하는 것은 한두 해 늦추는 것과 함께 보유세를 낮추는 대신 높은 개인 소득세율을 유지하고 재산세의 높은 세율을 더 상향하는 등의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태성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종부세 개편안 발표] 재산세 2억집 86% ↑·5억짜리 56% ↑

    [종부세 개편안 발표] 재산세 2억집 86% ↑·5억짜리 56% ↑

    현 정부의 감세(減稅) 정책에 대한 형평성 시비가 종합부동산세 폐지 및 재산세 과세 강화 방침을 계기로 더욱 가열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23일 중장기적으로 종부세를 재산세로 전환하되 두 세금이 통합된 뒤에는 재산세율 인상 등을 통해 지방자치단체 세원을 확충하기로 했다. 윤영선 재정부 세제실장은 “종부세의 재산세 통합 시기는 현 정부 임기 내가 될 것”이라면서 “종부세가 재산세에 통합되면 재산세율을 올려 세원을 확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상위 2%가 내는 세금이 사라져 그로 인한 세수 감소가 국민 모두가 내는 보편적 세금으로 전가되는 데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지원액의 감소 등 지역균형 발전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종부세 배분산식을 규정한 현행 ‘지방교부세법’ 시행령에 따르면 종부세는 지자체의 지방세수 감소분을 전액 보전하고 나머지도 지자체에 균형재원 명목으로 배분된다. 지난해의 경우 종부세 세수 약 2조 8000억원 중 1조 1000억원은 지방세수 감소분 명목으로,1조 7000억원은 균형재원 명목으로 전액 지자체에 돌아갔다. 종부세가 폐지돼 재산세로 전환되면 당장 매년 2조 8000억원 규모의 부동산 교부세가 사라지게 돼 지자체 재정에 구멍이 나게 된다. 정부는 종부세 폐지 때 재산세율 인상 등 전반적인 재산세제 개편을 통해 지자체 세원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종부세 납세자들의 부담 완화에 따른 세수 부족분을 모든 국민이 납세자인 재산세 세수 확충을 통해 메우는 결과를 낳게 된다. 정부는 공정시장가액이라는 새로운 부동산가격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중장기적으로 재산세를 인상할 여지를 높여 놓았다. 공정시장가액은 공시가격의 80% 수준으로 하고 행정안전부 등과 협의를 거쳐 아래위 20%포인트까지 탄력적으로 조정하도록 돼 있다. 현재 재산세 과표의 공시가격 적용률이 55%라는 점에서 앞으로 조정되는 60∼100%의 적용률은 더욱 큰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서울신문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재산세액 변화를 계산한 결과, 과표 적용률이 80%로 오를 경우 공시가격 2억원짜리 주택의 재산세는 현행 29만원에서 54만원으로 늘어난다. 기존 세액보다 86.2%가 증가한다. 5억원짜리 주택은 현재 111만 5000원에서 56%가 증가한 174만원이 된다. 물론 정부는 급격하게 세 부담이 늘어나는 일은 없도록 조정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 당장 80%가 적용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공정시장가액 제도의 도입으로 재산세를 높일 수 있는 구조적인 토대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서민들의 반발이 일고 있다. 주부 김경아(37)씨는 “서민들에 대한 세제혜택은 별로 없이 부유층에 대한 감세정책만 잇따라 내놓더니, 이제는 그것도 모자라 일반 서민들의 세부담을 늘리겠다고 하니 분통이 터진다.”면서 “부유층만 의식하는 현 정부의 감세안은 국민들의 강한 조세저항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내년 종부세 줄고 재산세 오른다

    내년 종부세 줄고 재산세 오른다

    종합부동산세 부담은 대폭 줄이는 대신 재산세 과세표준(세금부과의 기준가액)은 높이는 방향으로 세제 개편이 추진된다. 정부는 재산세 부담이 급격히 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히지만 국민들 사이에서는 종부세 감세로 인한 2조원 이상의 세수 감소를 재산세 증세를 통해 벌충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전체 상위 2% 부유층이 지던 세 부담을 국민 전체가 나눠 갖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23일 주택 및 사업용 부동산의 종부세 부담을 대폭 낮추고 보유세 과표기준을 ‘공정시장가액’으로 변경하는 것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부동산세제 개편 당정협의 결과를 발표했다. 재정부는 내년부터 재산세·종부세 등 보유세의 과표기준을 공시가격에서 공정시장가액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지금은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과표 적용률을 해마다 단계적으로 인상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종부세와 재산세 모두 공시가격의 80% 수준인 공정시장가액으로 통일된다.80%를 기준으로 상하 20%씩(60∼100%) 가감해 탄력적으로 운용된다. 재산세의 기본과표 적용률이 80%로 상향조정됨에 따라 실제 세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재산세의 과표 적용률은 공시가격의 55% 수준이지만 공정시장가액 기준치가 그대로 적용될 경우 대번에 과표가 25%포인트나 뛰기 때문이다. 하한선인 60%를 적용하더라도 일단 내년 과표는 올해보다 5%포인트 늘어나게 됐다. 정부는 당장 큰 폭의 재산세 상승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재산세 과표 적용률의 결정권을 갖고 있는 행정안전부는 “공정시장가액의 과표산출은 현행 재산세 부담수준, 재정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되 세 부담이 급격히 늘지는 않도록 조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 부동산교부세가 2조원 이상 감소하지만 재정부와 협의해 목적세 정비 등 국세 개편의 틀에서 보전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현행 공시가격 6억원 이상인 종부세 과세 대상을 내년부터는 9억원 이상으로 높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과세 대상이 38만 7000가구에서 16만 1000가구로 60%가량 줄어든다. 세율도 기존 1∼3%에서 0.5∼1%로 낮추고 60세 이상의 1가구1주택 4만가구에 대해서는 세금을 10∼30% 깎아주기로 했다. 사업용 부동산에 대해서는 과세기준 금액을 기존의 두배인 80억원으로 높이고 세율도 0.6∼1.6%에서 0.5∼0.7%로 대폭 내리기로 했다. 이로 인한 종부세수 감소분은 내년 1조 1400억원, 후년 7500억원 등 총 2조 2300억원에 이른다. 윤영선 재정부 세제실장은 “종부세는 담세력을 넘어서는 과도한 세금 부담으로 지속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조세원칙과 일반적인 보유세제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고 제도완화 배경을 설명했다. 김태균 이영표 장세훈기자 windsea@seoul.co.kr
  • 靑·政 “종부세·그린벨트 역풍 막아라”

    청와대와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그린벨트 일부 해제 방침을 놓고 정치권의 역풍이 거세지자 서둘러 방어선 구축에 나섰다. 야당은 물론 한나라당 안에서도 종부세 완화에 대한 반론이 나오는 등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23일에만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청와대 핵심 관계자 등이 앞다퉈 나서 당위론을 폈다. 종부세 논란에 대해 청와대와 정부는 조세 정의와 형평성을 방패로 꺼내들었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 예결특위에 참석,“종부세는 조세원칙에도, 세계 추세에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종부세 완화가 강남 부유층에만 혜택을 준다.”는 민주당 양승조 의원의 지적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 한 명이라도 능력을 넘어서거나 순리와 원칙에 맞지 않는 세금을 내선 안 된다. 과도한 세금은 어느 지역에 살든 조정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양 의원이 “종부세가 과격하고 부당하다는 뜻이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고, 양 의원이 이를 ‘강부자(강남 부동산 부자) 내각의 인식’이라고 지적하자 “중산층, 서민에게는 대못을 박으면 안 되고 고소득층에게는 대못을 박아도 괜찮은 것이냐.”고 받아쳤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종부세를 ‘징벌적 과세’로 규정했다.“형평에 어긋나는 징벌적 과세는 곤란하다.”며 “집밖에 가진 게 없는 분한테 감당할 수 없는 세금을 물리는 것은 사회복지 차원에서도 문제가 크다.”고 주장했다. 그린벨트 해제 논란에 대해서도 청와대와 정부는 “부동산 투기 광풍이 일 것이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오전 국무회의에서 그린벨트 일부 해제 방침을 보고하면서 “지방은 미분양 아파트가 있으나 수도권은 10년간 매년 50만가구가 필요한데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그린벨트 해제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이어 “이번에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2∼3년 뒤에는 공급부족으로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며 부동산값 안정을 위한 공급임을 주장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그린벨트 해제가 생태계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있으나 무차별적으로 해소하겠다는 것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정확히 말하면 그린벨트가 아니라 ‘창고벨트’‘비닐하우스 벨트’처럼 그린벨트의 의미를 상실한 지역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라며 “인프라가 다 갖춰진 지역을 잘 이용하면 신도시를 건설하는 것보다 효용성이 더 높다.”고 강조했다. 이어 “택지를 개발해 나무와 숲을 조성하는 것이 그린벨트 본래 의미를 살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종부세기준 9억으로] 부동산시장 활성화로 경기부양 시도

    [종부세기준 9억으로] 부동산시장 활성화로 경기부양 시도

    참여정부가 조세형평의 실현과 부동산시장의 안정을 내걸고 2003년 도입(시행은 2005년)한 종합부동산세가 5년 만에 사실상 폐지와 다름없는 수순을 밟게 됐다. 납세대상도 기존 ‘대한민국 2%’에서 ‘1%’로 대폭 축소됐고 세 부담도 최고 3분의1가량으로 줄어들었다. ●“부동산시장 요동 안친다” 판단 정부·여당이 22일 부유층을 위한 정책이라는 여론의 비난을 감수하면서 종부세 개편에 나선 데는 현 정부의 트레이드마크인 감세(減稅) 기조를 일관되게 적용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단기적으로는 종부세 부담을 낮춤으로써 경기를 활성화하고 얼어붙은 부동산시장에 온기를 불어넣겠다는 뜻이다. 현 정부는 애초부터 종부세를 불합리한 조세제도라고 비판하며 어떤 식으로든 손을 보겠다는 뜻을 밝혀왔다.‘개편’이 아닌 ‘폐지’의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온 이유다. 하지만 정부·여당은 전국적으로 시행이 되고 있는 현실적인 이유와 여론의 반발 등을 의식해 골격은 그대로 두는 대신 위력을 약화시키는 방법을 택했다. 과표기준을 ‘6억원 초과→9억원 초과’로 높여 과세대상의 5분의3에 대해 면제의 혜택을 주었고 과표구간과 세율을 대폭 경감했다. 세 부담 능력이 약한 노령층에 대한 배려도 포함시켰다. 이런 결정의 배경에는 부동산시장이 종부세 완화로 요동치지는 않을 것이란 판단도 작용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종부세 부담의 경감이 부동산 매물을 감소시켜 오히려 거래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8·21 대책과 9·1 세제개편,9·19 서민대책 등이 경기와 시장 활성화에 미흡하다는 반응이 많았던 것도 이번 결정에 촉매가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앞으로 법 개정까지는 진통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시민단체는 물론이고 야당인 민주당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8·21 대책과 9·1 세제개편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일었던 터라 반발의 강도는 증폭될 가능성이 크다. ●야 반발… 입법과정 진통 예고 지난해 종부세 납부대상은 37만 9000가구로 전체 가구주 대비로는 2%, 주택보유 가구주로는 4%가량이었다. 결국 이번 세 감면의 적용 대상은 부동산 기준 상위 2%의 사람들에게만 돌아간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 1월1일 기준 공시가격 6억원 이상인 주택 28만 6354가구 가운데 과표기준의 9억원 상향조정으로 18만 3156가구가 제외되는데, 이 중 강남구(3만 1556가구), 서초구(2만 6391가구), 송파구(2만 4716가구) 등 서울 강남 3구가 45%를 차지한다. 종부세 완화를 반대하는 쪽에서는 내수경기와 부동산시장의 활성화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한다. 고영근 토지정의시민연대 정책부장은 “미국과 중국의 부동산시장이 붕괴하는 상황에서 종부세를 완화한다고 우리만 시장 상황이 좋아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부동산으로 반짝 경기부양을 하겠다는 것은 발상부터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국제중학교 남은 쟁점들

    교육과학기술부의 승인을 받은 서울시교육청의 국제중 지정계획은 서울시 교육위원회의 동의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국제중 운영과정에서 몇가지 문제점이 제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첫째 학생간 학력격차와 위화감 현상이 우려된다. 국제중 입학정원의 20%는 저소득층에 배당됐고, 이 비율에 따라 입학한 학생들의 학력은 다소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임대 아파트의 학생들과 같은 학교를 다니는 것을 피하기 위해 민원까지 제기되는 실태를 감안하면 위화감이 조성될 공산이 크다. 둘째는 입학전형 기준이 무너질 수 있다. 지원자들은 자기소개서에 사설경시대회 수상경력과 토익·토플 등의 영어성적을 적어낼 수 없다. 하지만 편법이 동원될 가능성이 있다. 예를들어 ‘장래희망’ 항목에 “외교관이 되기 위해 영어 공부에 매진 중이며 토익에서 900점을 맞았다.”고 하면 교육청이 정한 기준은 무력화될 수 있다. 셋째로 고액 등록금에 대한 논란이다. 국제중의 연간 학비는 수업료와 방과후 수업 비용 등을 포함해 700만원 안팎이다. 물론 저소득층에게는 장학금 혜택이 제공되지만 국제중 학비는 대학생 연간 등록금과 맞먹는다. 초등학생 아이를 둔 조양숙(40·여·서울 강서구)씨는 “연간 700만원에 달하는 비용과 학원비 등을 합치면 아이에게 들어갈 교육비는 1000만원에 이를 것”이라면서 “비용 부담이 적은 부유층과 장학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저소득층과는 달리 중산층의 입지는 좁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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