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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여기] 북한판 ‘세기의 커플’ 공개… 그 후/하종훈 정치부 기자

    [지금&여기] 북한판 ‘세기의 커플’ 공개… 그 후/하종훈 정치부 기자

     요즘 평양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특히 북한 당국이 지난달 25일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의 신원을 공개한 사실은 세계언론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소셜 뉴스 웹사이트 ‘엠에스엔 나우’(MSN NOW)는 북한판 ‘세기의 커플’에 대해 보도하면서 “여성들이여 유감이다. 여러분이 가장 좋아하는 북한 지도자는 이미 품절남”이라는 비아냥 섞인 제목을 달기도 했다.  이 과정을 지켜본 기자는 지난해 4월 영국 윌리엄 왕세손과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비의 결혼식을 떠올렸다. 이는 리설주와 케이트 미들턴이 여러 면에서 닮았기 때문이다. 정보당국에 따르면 리설주는 여느 유력 권력자의 여식이 아닌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난 예술단 가수 출신이다. 영국의 왕위계승 서열 2위 월리엄 왕세손의 부인 케이트 미듵턴도 부유층 출신이긴 하지만 격식과 규율이 엄격한 영국 왕실이 350년 만에 맞은 평민출신이다. 미들턴과 마찬가지로 리설주도 21세기의 ‘신데렐라’라고 부를 만하다.  게다가 리설주와 미들턴은 둘 다 미인이다. 리설주는 행사 성격에 따라 그때그때 세련된 양장을 선보였고 ‘청담동 며느리’ 스타일이라고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미들턴의 화려한 의상이 전세계 패션계의 화제를 모으듯 절대적 지도자 김정은과 스스럼없이 팔짱을 끼는 모습은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충격일 것이다.  김정은의 이러한 ‘이미지 정치’를 보고 북한이 개혁·개방을 추구한다고 할 수는 없다. 민생 안정을 위해 새로운 경제 관리 방식을 준비 중이라지만 제한적으로 시장과 자율을 허용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주민들의 반응도 냉소적이라고 한다. 그래도 김정은이 서방 국가 흉내라도 내는 모습은 고무적인 일이다. 최소한 아버지 김정일과는 달리 지도자의 ‘1부 1처제’를 공식화한 것 아닌가. 향후 큰 변화의 불씨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인권탄압을 은폐하려는 속임수’라는 비판을 하기에 앞서 북한의 변화 가능성에 대비해 차기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지 더욱 주목된다. 이는 지난 4년여간의 남북관계에서 막상 떠오르는 성과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불황시대 양극화 되는 소비 행태] 항공여행객 최대… 매출 ‘쑥’

    불황에 대형마트와 백화점이 울고 있는 가운데 면세점들은 희색만면하다. 해외여행객과 외국인 관광객이 비약적으로 증가한 덕분에 역대 최고 매출을 올려서다. 극심한 소비침체로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소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상반기 국제항공 여객은 지난해보다 14.6% 늘어난 2287만명으로, 이 역시 사상 최대인원이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신라면세점의 상반기 매출은 90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507억원)보다 39.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01억원으로 지난해(152억원)보다 4배가량 증가했다. 롯데면세점 역시 상반기 사상 최고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전체 매출의 3분의1가량을 차지하는 소공점의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보다 33%가량 늘었다. 면세점은 해외여행객들이 출국 전에 명품 가방 등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이어서 부유층의 상징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면세점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에는 ‘왕서방’들의 역할도 지대했다. 신라면세점의 외국인 매출 비중에서 중국인이 52.6%를 기록, 처음으로 일본인(33.6%)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일본인(40.1%)의 매출 비중이 중국인(39.8%)보다 높았다. 중국인은 씀씀이도 커서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1.3% 증가해 백화점에 이어 면세점에서도 ‘큰손’임을 여실히 증명했다. 이에 따라 롯데백화점은 본점 9층에 업계 최초로 중국인 전용 상설매장을 31일 연다고 밝혔다.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상품 700여종을 한자리에 모아 쇼핑 편의를 돕는다. 상반기에 롯데백화점에서 중국인들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배나 돈을 더 썼다. 휴가철인 7월에는 중국인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3.5배 증가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공익재단-부자의 상상력을 기부하라] (2부) 선진 공익재단 현장을 가다 ⑤싱크탱크로 어젠다를 설정하라

    [공익재단-부자의 상상력을 기부하라] (2부) 선진 공익재단 현장을 가다 ⑤싱크탱크로 어젠다를 설정하라

    ‘세상을 바꾸는 정책의 전초기지에 부(富)를 투자하라.’ ‘슈퍼파워’ 미국의 힘의 원천으로 민간 싱크탱크를 꼽는 이들이 많다. 브루킹스연구소, 헤리티지재단 등은 ‘아이디어 전쟁터’인 워싱턴 정가에 ‘실탄’과 같은 정책과 두뇌를 공급한다. 미국을 움직이는 싱크탱크, 그 뒤에는 부자와 이들의 재단이 재정적 버팀목으로 서 있다. 이 자산가들은 어려운 학생에게 장학금을 주거나 노인 복지사업을 벌이는 것보다 싱크탱크를 통해 공공정책 수립에 기여하는 편이 더 많은 시민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방법이라고 믿는다. ‘정책 전문가와 아이디어에 기부하는 것이 최고의 자선’이라는 생각이다. ●사람과 아이디어에 투자 미국 행정부의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주요 싱크탱크들은 대부분 슈퍼리치의 재정 지원으로 설립, 운영되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보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이 대표적이다. 1970년대 초반까지 주를 이루던 진보성향의 싱크탱크에 맞서기 위해 콜로라도의 맥주 갑부 조지프 쿠어스로부터 1년 예산인 25만 달러를 기부받아 1973년 설립했다. 이후 스카이프재단 등 보수 재단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초대형재단으로 성장했다.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1981~1989년)의 스타워스 계획(미사일방어 계획)과 적하 경제정책(정부 규제 완화, 감세 등으로 부유층에 혜택을 주면 고용과 소비가 늘어 서민들도 잘살게 된다는 것), 조지 W 부시 행정부(2001~2009년)의 대테러 국토방위 전략 등 최근 30년 내 공화당 정부의 굵직한 정책들이 이 재단에서 나왔다. 미국 보수 싱크탱크의 빠른 성장세는 ‘네 자매’로 불리는 보수적 재단의 지원 덕에 가능했다. 올린재단과 브래들리재단, 스미스리처드슨재단, 사라스카이프재단 등은 1980년대 이후 미국 보수 연구소들이 세련된 논리를 갖추는 데 돈줄 역할을 한다. 중소 규모의 보수 싱크탱크의 경우 재정의 60%를 이들 4개 재단으로부터 지원받는다. 작은 정부와 개인 자유의 확대를 지향하고, 자유무역을 주장하는 등 보수 가치를 좇는 곳이라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브래들리재단은 ‘교육 바우처제도’(저소득층 학생들이 원하는 사립학교 등에 갈 수 있도록 정부가 재정지원하는 것)를 전국에 확산시키기 위해 연구비용은 물론 바우처제 도입을 머뭇거리는 지자체를 상대로 한 소송 비용까지 지원했다. ●한국도 부호층 지원 절실 갑부와 재단의 화력지원을 받기는 진보 싱크탱크들도 마찬가지였다. ‘세계 최고 싱크탱크’로 평가받는 미국의 브루킹스연구소는 초기 록펠러재단과 카네기기금의 지원 속에 돛을 올렸다. 또, ‘진보판 헤리티지재단’을 표방한 미국진보센터(CAP)는 조지 소로스, 허버트와 매리언 샌들러 등 진보 성향 부자들이 엄청난 재원을 제공했다. 소로스는 2003년 당시 대통령이었던 조지 W 부시의 낙선을 위해 총력전을 벌이겠다고 선언한 뒤 재단 설립의 초기자금을 댔다. 이후 엄청난 성장세를 보인 CAP는 ‘오바마의 두뇌’라고 평가받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에 큰 역할을 했다. 오바마의 대표적인 개혁정책으로 꼽히는 건강보험·교육 개혁의 틀을 제공했다. 함재봉 아산정책연구원장은 “미국 갑부들은 싱크탱크 지원을 자선의 일환으로 여긴다.”면서 “기업 경영 등을 통해 사익을 얻었지만, 이제는 사재로 (정책 연구를 도와) 공공 영역에 직접 기여하고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싱크탱크들은 정책 개발뿐 아니라 ‘전문가 인력 풀’ 역할도 한다. 부시 정권의 2인자였던 딕 체니 부통령과 이 정권에서 각각 재무장관과 유엔 주재 미국대사를 지낸 폴 오닐, 존 볼턴 등은 보수성향의 미국기업연구소(AEI) 출신이다. 오바마 행정부에서도 CAP의 존 포데스타 초대 소장이 정권인수위원장을 맡고 멜로디 반스 수석부소장이 백악관 국내정책위원장을 지냈다. 우리나라에서도 민간 독립 싱크탱크가 제역할을 할 때가 왔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기업 오너 등 부호들이 정치 논쟁에 휩싸일 수 있는 영역에 기부를 꺼려 연구소들은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다. 싱크탱크 전문가인 홍일표 박사는 “특정 주제의 프로젝트에 지원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직접 기관을 세우거나 주제를 정하지 않고 기존 싱크탱크의 운영을 돕는 형태로 기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길섶에서] 서민/김종면 논설위원

    선거 때면 으레 등장하는 단골어. 정치인들이 가장 내세우기 좋아하는 말 가운데 하나가 ‘서민’이다. 그러다 보니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한다. 어느 정치인은 ‘소장수 아들 서민 총리’ 타이틀을 내걸었다가 꿈을 이루지도 못하고 망신만 당했다. 속내를 들춰 보면 진짜 서민이 아닌데 서민을 참칭했다는 것이다. 서민이라는 말이 얼마나 매력적이면, 아니 만만하면 너도나도 서민인가. 서민은 칼로 무 자르듯 명쾌하게 정의 내리기 어려운 다의적인 용어다. 최소한 부유층은 아니다. 중산층이 서민으로 전락했다는 말들을 하는 걸 보면 중산층도 아니다. 빈곤층으로 보기도 어렵다. 범박하게 말해 힘 없고, 돈 없고, 백 없는 ‘약자’가 바로 서민이다. 그렇다면 조금치의 배려도 없이 휘뚜루마뚜루 주워섬길 말이 결코 아니다. 그런데 며칠 전 어느 중학교 앞에서 젊은 처자가 아이를 꾸짖으며 늘어놓는 이상한 ‘서민타령’을 들었다. “너 공부 안 하면 서민 된다.” 서민이란 일종의 멸칭? 참칭도 모자라 멸칭이라니…. 서민이 무슨 죄인가.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 안젤라 게오르규 “미미가 순수한 인물? 천만의 말씀”

    안젤라 게오르규 “미미가 순수한 인물? 천만의 말씀”

    “처음 음악가 생활을 시작했을 때부터 좌우명이 ‘내일이 오늘과도 같다면 나는 행복하다. 100% 만족한다’예요. 그리고 자신에게 계속 노력하라고 말하죠. 더 많은 것을 원하지도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계속 앞을 보고 갈 뿐입니다.” 오는 8~9월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열리는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에서 미미 역을 맡은 루마니아 출신의 세계적인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47)를 25일 전화로 먼저 만났다. ●“정명훈 감독과 같이 공연하는 것은 처음” 게오르규와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과의 첫 공동작업, 프랑스 오랑주 야외오페라축제 프로덕션의 국내 첫 소개, 루돌포 역에 테너 비토리오 그리골로 캐스팅 등으로 오페라팬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페라의 여신 게오르규는 그동안 3차례 한국 공연을 했지만 오페라는 처음이다. 게오르규는 “한국에서는 콘서트만 했는데 오페라로 찾아뵙게 돼 너무 기쁘다. 게다가 올해는 ‘라보엠’ 데뷔 20주년을 맞는 터라 더 뜻 깊다.”고 말했다. 이어 “정명훈 감독은 데뷔할 때부터 알고 지냈지만, 같이 공연하는 것은 처음이라 많은 분에게 깜짝 뉴스였던 것 같다.”면서 “내가 너무 호텔에만 머무르는 편이라 어쩌면 정 감독께서 서울 시내를 좀 둘러보고 가라고 할지도 모르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푸치니가 나를 위해 작곡해주는 꿈 꿔” ‘라보엠’은 1830년대 파리 뒷골목의 옥탑방을 배경으로 가난한 시인 루돌포와 미미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렸다. 특히, 폐병에 걸려 숨지는 미미를 사람들은 여리고 순수한 캐릭터의 대명사로 떠올린다. 하지만 오래도록 이 역할을 연구한 게오르규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대부분 미미가 순수한 인물이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아무도 미미가 (19세기 사교계에서 부유층 남성의 애인 역할을 하는 코르티잔이자 자유분방한) 무제타와 똑같은 성격이란 걸 이해하지 못했다.”면서 “원작 ‘보헤미안의 삶’을 자세히 읽어본다면 약간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여년째 세계 최고의 디바로 군림하는 그에게도 이루고 싶은 꿈이 있을까 궁금했다. 그는 “현실에선 불가능하지만, 푸치니가 나를 위해 새로운 곡이나 오페라를 작곡해줘 노래하는 꿈을 꾼다. 또 바로크 음악도 시도해 보고 싶다.”며 깔깔깔 웃었다. 한편 ‘라보엠’은 새달 28일과 30일, 9월 1, 2일 열린다. 이 중 28일과 1일은 게오르규와 그리골로가, 30일과 2일은 피오렌자 체돌린스와 마르첼로 조르다니가 각각 미미와 루돌포를 연기한다. 3만~57만원.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해외 재산도피 3년새 10배… 자금세탁 적발도 11배 급증

    조세피난처를 활용한 국외 은닉 자산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어 세정당국이 국부 유출 막기에 나섰다. 부유층의 탈세나 부의 편법 대물림을 위한 수단으로 조세피난처가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국내 대기업들이 세금이 싼 지역의 조세피난처를 찾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한승희 국세청 국제조사관리관은 24일 “금융자본주의와 글로벌화가 진행되면서 조세피난처를 이용해 ‘영원한 부’를 찾는 자산가들이 국내에서 점증하고 있다.”며 “과세정의를 위해 철저히 추적하겠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누락 세원을 차단하기 위해 세원 투명성을 높이고 국제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상반기 현재 77개국과 조세조약 맺어 올해 상반기 현재 77개국과 조세조약을 맺었고 조세피난처 의혹이 짙은 15개 지역 또는 국가와 조세정보교환협정을 체결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정부 기관의 공식통계에 잡힌 투자는 이른바 절세나 사업계획에 따른 ‘택스 플래닝’(Tax Planning)에 가깝다.”면서 “공개투자 증가분만큼 탈세를 위한 재산도피도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관세청이 적발한 국외 재산도피 사례는 2007년 13건 166억원에서 2010년 22건 1528억원으로 금액으로만 보면 10배가량 급증했다. 자금 세탁 적발건수도 6건 83억원에서 43건 924억원으로 11배나 늘었다. ●합법적 조세피난처 투자만 24兆 합법적으로 신고된 조세피난처의 투자 금액만도 210억 달러(약 24조원)에 이르고 조세피난처에 설립한 국내기업의 페이퍼 컴퍼니(서류상 회사)는 5000개에 육박한다. 국외 재산도피와 자금세탁 적발건수는 4년 새 10배 이상 급증했다. ●조세피난처 자산 888兆 한국 3위 글로벌 컨설팅기업인 매킨지에서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제임스 헨리에 따르면 1970년대부터 2010년까지 40년 동안 한국에서 외국의 조세피난처로 이전된 자산은 7790억 달러(약 888조원)로 세계 3위 규모다. 24일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1968년부터 지난 3월까지 조세피난처 35곳에 내국인이 투자한 금액은 총 210억 달러다. 투자 대상지는 싱가포르가 43억 달러로 가장 많고 말레이시아와 케이만군도가 각각 31억 달러, 버뮤다 26억 달러, 필리핀 25억 달러 등이다. 이 기간(44년간) 우리나라의 대외투자 총액이 1966억 달러인 점을 고려하면 전체 대외 투자액의 10.7%가 조세 피난처에 집중된 셈이다. 관세청 집계로는 홍콩과 영국, 캐나다, 네덜란드, 케이만군도 등 대표적인 10개 조세피난처에 투자된 금액이 2007년 74억 8600만 달러에서 2010년 126억 3200만 달러로 급증했다. 대기업 투자는 2007년 51억 8800만 달러에서 2010년 115억 6200만 달러로 4년 새 두 배가 됐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조세피난처에 등록된 국내 기업의 페이퍼 컴퍼니는 4875개로 파악됐다. 재벌닷컴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조세피난처로 지목한 44개 국가 또는 지역에 국내 30대 재벌그룹이 세운 외국법인은 47개라고 발표했다. 롯데가 178개 국외계열사 중 13개, 현대차는 212개 중 5개, 현대중공업은 46개 중 5개가 조세피난처에 있다. LG와 삼성은 각각 4개, 3개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세계 슈퍼리치들 ‘美+日 GDP규모’ 21조弗 자산 해외은닉

    세계 슈퍼리치들 ‘美+日 GDP규모’ 21조弗 자산 해외은닉

    전 세계 부유층이 자국의 세금을 피해 해외에 은닉한 자산 규모가 적어도 13조 파운드(약 20조 4000억 달러)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미국과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을 합한 규모와 맞먹는다. 글로벌 경제 위기로 각국의 일반 국민이 긴축 압박에 시달리고 있지만, 정작 경기부양을 위해서는 부유층의 조세회피를 막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조세피난처’ 분야 전문가로, 컨설팅회사 매킨지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제임스 헨리는 21일(현지시간) 영국 옵서버지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옵서버는 이번 보고서가 전 세계 슈퍼리치(금융자산 100만 달러 이상 보유자)들이 해외은행에 은닉한 역외경제(offshore economy) 규모를 추적한 지금까지 관련 조사 가운데 가장 구체적으로 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조세 및 금융전문가로 구성된 국제 비정부기구(NGO) 조세정의네트워크(TJN)의 의뢰에 따라 작성됐다. 구체적인 분석은 국제결제은행(BIS)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광범위한 출처의 자료를 토대로 이뤄졌다. 보고서는 프라이빗 뱅크(PB)의 도움으로 이뤄지는 해외 은닉 자산의 규모가 많게는 20조 파운드(약 32조 400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다수의 국가에서 빠져나간 은닉 자산은 주로 스위스나 서인도 케이맨 제도 등 ‘금융정보 비협조국’(조세 피난처)으로 흘러 들어간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스위스계 UBS·크레디트 스위스 은행,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등 전 세계 10대 PB가 관리하는 개인고객의 자산 규모는 2010년 기준으로 4조 파운드를 넘어섰다고 보고서는 적시했다. 이는 5년 전 1조 5000억 파운드에 비해 2.7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헨리는 보고서에서 “1970년대 이후 개발도상국에서 빠져나간 은닉 자산을 합치면 개도국의 해외부채를 모두 갚고도 남는 규모”라고 지적했다. 은닉된 자산의 이익금까지 고려하면, 러시아에서 경제가 개방된 1990년대 초 이후 해외로 빠져나간 자산은 5000억 파운드에 이르며,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1970년대 중반 이후 1970억 파운드가 유출됐다. 나이지리아의 은닉 자산 규모는 1960억 파운드에 이른다. 이 같은 수치를 기초로 계산하면, 전 세계 인구의 0.001%인 9만 2000여명이 6조 3000억 파운드를 보유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온다. 결국 국가 자산은 소수의 고액 개인자산가에게 쏠리고, 국가 채무는 일반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가게 되는 셈이다. TJN의 존 크리스텐슨은 “은닉된 자산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빈부 격차와 불평등의 정도는 공식 통계치보다 훨씬 더 심하다.”면서 “그런데도 정치인들은 부(富)의 효과가 부유층에서 서민층으로 흘러 내려가는 낙수효과에 여전히 의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옵서버는 영국노동조합회의의 브렌단 바버 위원장의 말을 인용해,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국가들이 긴축과 세금 인상으로 일반 국민을 쥐어짜기보다 다국적 기업과 부유층의 조세회피를 차단한다면 경기 부양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공익재단-부자의 상상력을 기부하라] ‘한국의 기부왕’ 탐욕의 시대 바꿀 희망의 빛 되다

    [공익재단-부자의 상상력을 기부하라] ‘한국의 기부왕’ 탐욕의 시대 바꿀 희망의 빛 되다

    역설적이게도 ‘탐욕의 시대’는 공익재단의 황금기를 낳았다. 미국에서 19세기 ‘악덕 자본가 시대’를 거친 뒤 20세기 재단의 전성기가 도래했 듯 국내에서도 최근 분노의 시대를 넘어설 화합의 키워드로 공익재단이 주목받고 있다. 양극화 심화로 사회·경제적 계층 간 반목의 골이 깊어지면서 저명 인사들과 대기업 오너들이 사재를 털어 잇달아 재단을 설립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빈곤한 상상력이다. 수억, 수조원을 쏟아부었지만 세상을 바꿀 비전을 제시한 재단은 찾기 어렵다. 서울신문은 창간기획 ‘공익재단, 부자의 상상력을 기부하라’ 시리즈를 통해 한국 부유층의 기부모델인 공익재단의 현실과 가능성을 점검하고 나아갈 길을 제시한다. 8년 전 개인 돈 1000억원을 기부하며 ‘개인 공익재단 시대’를 다졌던 송금조(89) 경암교육문화재단 이사장이 기부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부산 향토기업인 출신인 송 이사장은 최근 유일하게 갖고 있던 사업체(태양화성)마저 정리해 300억원 상당의 공장 등 부동산을 재단에 추가 출연했다. 송 이사장의 재단 출연금은 1300억원으로 늘어났다. 이 같은 행보는 1901년 미국의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가 자선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사업체를 모두 팔아 재단에 쏟아부은것과 비교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송 이사장은 지난 11일 부산의 재단 사무실에서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추가 출연 이유를 묻는 질문에 “세상을 떠나기 전에 추가로 출연하고 나니 마음이 든든하다.”고만 했다. 재단 측은 올해부터 경암학술상 상금을 1억원에서 2억원으로 늘리고, 국내에 국한했던 우수 학자 발굴·지원을 아시아권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예종석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다수의 부자들이) 의도 섞인 기부를 한 탓에 시민들이 (재단 설립 등을) 좋은 시선으로만 보지는 않았다.”면서 “카네기와 록펠러의 사심 없는 기부를 보고 후대가 따라하면서 미국의 기부 역사가 만들어졌듯 (송 이사장이) 진정성 있는 기부를 했다면 후대에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송 이사장의 기부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2003년 고향인 경남 양산에 부산대 제2 캠퍼스 부지대금으로 당시로서는 국내 최대인 305억원을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뒤늦게 부산대 측이 기부금 195억원 중 상당 부분을 다른 용도로 쓴 것을 알고는 소송을 제기해 현재 대법원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송 이사장은 재판으로 상처를 입었지만 공익재단에 대한 희망의 끈은 놓지 않고 있다. ‘재단 시대’의 도래는 통계로도 뒷받침된다. 서울신문이 국세청에 공시된 국내 공익재단 현황을 분석한 결과 50대 민간 공익재단(자산액 기준)의 자산총액이 사상 처음 10조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사재보다 기업 돈으로 재단을 세우고 지나치게 수도권으로 쏠린 현실 등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특별취재팀 kukje@seoul.co.kr
  • 佛, 430억 유로 긴축 불가피… 올랑드 ‘성장’ 구호만?

    유로화 사용 17개국인 유로존의 재정 위기 해법으로 경제성장을 주창하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자국에서는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2년 동안 430억 유로(약 61조 7800억원)를 절감해야 한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같은 규모의 예산 삭감 때문에 올랑드 대통령의 고용 창출을 위한 성장 지향 정책이 위협받고 있다고 AFP가 전했다. 프랑스 회계감사원은 2일 올랑드 대통령의 요청으로 작성한 재정감축 보고서에서 올해 최대 100억 유로, 내년에는 330억 유로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규모는 유럽연합(EU)이 프랑스에 설정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적자 규모를 올해 4.5%, 내년 3%에 맞추기 위한 조치다. 프랑스는 2017년에 균형 재정을 달성해야 한다. 디디에 미고 회계감사원장은 “재정 적자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프랑스의 신뢰도가 타격을 받는다.”고 말했다. 장마르크 에로 총리는 3일 의회에서 재정 적자 감축과 성장률 제고 방안에 대해 보고했다. 에로 총리는 이미 내각에 내년까지 예산의 7%를 삭감할 것을 지시했다. 프랑스 정부는 또 4일 수정예산안을 의회에 낸다. 이와 관련, 제롬 카위자크 예산장관은 “올해 수정예산안과 관련해 부가세 인상은 없다.”고 말했지만 프랑스 정부는 올해 수정예산 확보를 위해 기업과 부유층에 대한 세금 인상을 통해 75억 유로를 확보할 것으로 가디언은 전망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선거 유세 중 1년에 100만 유로 이상을 버는 사람에 대한 75%의 소득세 부과를 포함해 은행과 석유회사에 대한 세금 인상을 약속했다. 2013년에는 그러나 세금 인상 여지가 없어 복지 혜택 축소와 국가 및 지방 공무원 감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AFP가 전했다. 공무원 감축에 나설 경우 긴축 중단을 기치로 내걸어 당선된 올랑드 대통령에 대한 반발이 예상된다. 또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조세제도상 허점을 대부분 손질해 추가 세원 확보 여지가 적은 데다 프랑스 담세율은 유럽 최고 수준이라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경북 “中 관광객 年 100만명 유치”

    경북도가 중국 관광객 유치에 팔을 걷고 나섰다. 도는 18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인 관광객 100만명 유치 특별 대책’을 발표했다. 이 대책에 따르면 도는 올해 중국인 관광객 35만명을 유치하고 2017년에는 100만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국내 중국인 관광객의 13.6%와 18.7%다. 이를 위해 도는 중국 부유층 청소년 수학여행단을 매년 5만명 이상 유치하고, 연간 노인 관광객 5000명 이상을 불러 모으기 위해 문화, 계절, 맛 등 노인층이 선호하는 테마 상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회의(Meeting)·포상관광(Incentives)·컨벤션(Convention)·전시회(Exhibition) 등 마이스(MICE)·의료관광산업도 육성한다. 경주에 화백컨벤션센터를 조기에 건립해 경주를 국제회의 도시로 육성하는 한편 안동에는 세계유교문화컨벤션센터를 건립, 한국 유교문화 세계화의 전진 기지로 삼는다. 또 의료관광을 위해 백두대간 테라피 단지, 생태 빌리지 등 경북의 최대 장점인 청정자연을 적극 활용한다는 것이다. 기업 단체 관광단 유치에도 힘을 쏟기로 했다. 중국에 진출한 포스코, 삼성전자 등 한국 대기업 및 하도급 종사자를 대상으로 휴가기간을 활용한 모기업 및 경북을 방문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중국 국적 기업에 대해서는 산업시설 견학과 문화유산 투어를 연계한 인센티브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기로 했다. 특히 광역권을 연계한 통합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대구 및 영남권 시·도와 공동으로 상품개발 및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서울·부산 등 대도시와 연계한 버스 자유 여행 상품을 출시한다. 이 밖에 한류 문화 콘텐츠 개발과 민간 협력 시스템 구축, 글로벌 관광단지(유교마을·차이나타운 등) 조성 사업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도는 10대 전략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경북도관광공사에 중국유치팀을 운영, 전문성을 향상시키고 행정기관, 관광협회, 업체 등과 공동마케팅단을 구성해 마케팅 분야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로 했다. 또 분기마다 관련 기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관광전문가 포럼을 정례화해 수시로 중국 동향을 협의해 정책에 반영하는 한편 중국 관광객 유치 지원 예산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인선 도 정무부지사는 “지난 4월과 5월 서울에서 열린 국제관광대회와 중국 허난성 방문을 통해 중국인들이 레저 관광에 관심이 많다는 걸 확인했다. 경북이 주변 여건을 제대로 활용하면 이들의 대거 유치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며 “경북이 중국인 관광객 유치 선봉에 서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北 젊은여성, 담배피우는 남한 女배우 보더니…

    北 젊은여성, 담배피우는 남한 女배우 보더니…

    보수성과 폐쇄성이 지배하는 북한 평양에서 젊은 여성들이 대놓고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고 탈북자 인터넷 매체 ‘뉴포커스’(www.newfocus.co.kr)가 보도했다. 뉴포커스는 8일 ‘한류가 북한 여성들에게 담배까지 권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기사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을 탈출한 이미정(39·가명)씨는 “재작년 방문한 평양의 한 주택에서 젊은 여성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평양의 일부 남자들은 여성들의 이런 변화를 인정하며 먼저 담배를 권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포커스는 “기존에는 북한 여성에게 담배란 오직 할머니만의 전유물이었으며 젊은 여성이 담배를 피운다는 건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일이었다.”면서 “그런 면에서 젊은 여성이 담배를 피운다는 것은 대단한 변화”라고 전했다. 이런 흐름은 북한 간부층이나 부유층 자녀들 사이에 시작된 담배가 평양의 젊은 여성들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탈북자들은 여성들이 담배를 피우게 된 이유 가운데 하나로 한국 드라마를 꼽았다. 요즘 방영되는 한국 드라마에서는 국민보건의 이유로 담배 피우는 장면을 볼 수 없지만 북한에서는 주로 과거에 나왔던 드라마들을 접하기 때문에 여성 탤런트들의 흡연 장면을 심심찮게 보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자 박모씨는 “북한에선 한국 드라마를 따라 하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여성의 옷차림이나 말투, 그리고 자신 있는 모습 등 특히 담배를 피며 운전까지 하는 모습은 정말 놀라웠다.”고 전했다. 뉴포커스는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삶의 고난도가 적은 평양 여성의 흡연은 스트레스를 풀기보다는 단순한 멋부리기용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북한에서는 담배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여성의 흡연이 지방으로 번져 대중화되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했다. 뉴포커스는 “이미 지방의 여성들은 합법적 마약인 담배보다 오히려 ‘얼음’이라 불리는 진짜 마약의 위험에 더 노출되어 있다.”면서 “경제적으로 빈곤해 삶에 지친 지방여성에겐 비싼 담배보다 마약이 더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에서 담배보다 마약을 하는 여성의 모습이 더 자연스러운 기인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北 젊은여성, 담배피우는 남한 女배우 보더니…

    北 젊은여성, 담배피우는 남한 女배우 보더니…

    보수성과 폐쇄성이 지배하는 북한 평양에서 젊은 여성들이 대놓고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고 탈북자 인터넷 매체 ‘뉴포커스’(www.newfocus.co.kr)가 보도했다. 뉴포커스는 8일 ‘한류가 북한 여성들에게 담배까지 권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기사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을 탈출한 이미정(39·가명)씨는 “재작년 방문한 평양의 한 주택에서 젊은 여성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평양의 일부 남자들은 여성들의 이런 변화를 인정하며 먼저 담배를 권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포커스는 “기존에는 북한 여성에게 담배란 오직 할머니만의 전유물이었으며 젊은 여성이 담배를 피운다는 건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일이었다.”면서 “그런 면에서 젊은 여성이 담배를 피운다는 것은 대단한 변화”라고 전했다. 이런 흐름은 북한 간부층이나 부유층 자녀들 사이에 시작된 담배가 평양의 젊은 여성들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탈북자들은 여성들이 담배를 피우게 된 이유 가운데 하나로 한국 드라마를 꼽았다. 요즘 방영되는 한국 드라마에서는 국민보건의 이유로 담배 피우는 장면을 볼 수 없지만 북한에서는 주로 과거에 나왔던 드라마들을 접하기 때문에 여성 탤런트들의 흡연 장면을 심심찮게 보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자 박모씨는 “북한에선 한국 드라마를 따라 하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여성의 옷차림이나 말투, 그리고 자신 있는 모습 등 특히 담배를 피며 운전까지 하는 모습은 정말 놀라웠다.”고 전했다. 뉴포커스는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삶의 고난도가 적은 평양 여성의 흡연은 스트레스를 풀기보다는 단순한 멋부리기용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북한에서는 담배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여성의 흡연이 지방으로 번져 대중화되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했다. 뉴포커스는 “이미 지방의 여성들은 합법적 마약인 담배보다 오히려 ‘얼음’이라 불리는 진짜 마약의 위험에 더 노출되어 있다.”면서 “경제적으로 빈곤해 삶에 지친 지방여성에겐 비싼 담배보다 마약이 더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에서 담배보다 마약을 하는 여성의 모습이 더 자연스러운 기인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연금복권 당첨자 강남·송파구 최다

    매달 500만원씩 20년간 지급해 서민들에게 인기가 높은 연금복권이지만, 당첨자는 부유층이 많은 서울 강남구와 송파구에서 가장 많이 배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연합복권㈜에 따르면, 1~48회 연금복권 고액 당첨자(2등 이상)는 총 241명으로 이 중 27%(65명)가 서울에서 배출됐다. 서울은 1등 당첨자 22명과 2등 43명이 나왔다. 특히 부유층이 많은 강남구와 송파구에서 총 22명의 당첨자(1등 7명)가 배출됐다. 한국연합복권 관계자는 “강남구와 송파구에서 팔린 양이 많아 당첨자도 많았다.”면서 “부유층보다는 이 지역 중산층이 복권을 많이 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애플루엔자’에 병드는 아이들] 키즈산업 불황이 없다

    [‘애플루엔자’에 병드는 아이들] 키즈산업 불황이 없다

    어린이 관련 산업, 즉 ‘키즈(Kids) 산업’, ‘에인절(Angel) 산업’에는 불황이 없다. 지난해 국내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동안 낳을 수 있는 평균 자녀 수)은 1.24명이다. 2010년보다 0.01명이 늘었지만 세계 최저 수준이다. 그러나 0~14세 영유아 및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비즈니스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한 증권사는 2002년 8조원대이던 에인절 산업의 시장규모가 지난해 30조원까지 급증한 것으로 추정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아이들이 줄고 있지만 수입 아동용품 시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면서 “특히 고급 아동용품 수입의 증가폭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또 키즈 카페나 어린이 전용 놀이 공간 등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때문에 키즈 산업은 ‘불경기의 천사’로 불릴 정도다. 아동용품의 고급화를 보여 주는 단적인 실례는 수입 증가 추세다. 의류가 가장 대표적이다. 1일 한국무역협회의 품목별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2002년 115억원(981만 달러)어치가 수입된 아동용 의류는 지난해 300억원(2548만 달러)어치가 들어왔다. 10년 새 2.6배가 늘어난 것이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올해 1분기 수입아동복의 매출 증가율은 15.8%로 아동유아복 전체 매출 상승률 1.9%에 비해 8.3배나 높았다. 신세계백화점도 수입아동복의 매출이 2009년 35.0%나 증가한 데 이어 2010년 38.4%, 지난해에는 23.4%로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작년 아동복 수입 300억원… ‘불경기의 천사’ 신세계백화점에 입점한 15개 아동의류 브랜드 가운데 수입 브랜드는 2007년 4개로 27%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7개로 늘어 47%를 차지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하나밖에 없는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려는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명품을 사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저출산·핵가족화 속에 키즈산업이 번창하고 있는 것이다. 수입 유모차는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일각에선 유모차가 부모의 사회·경제적 신분을 나타낸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70만원을 호가하는 영국의 잉글레시나는 물론 100만원을 훌쩍 넘는 스토케 유모차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지난해 유모차는 626억원(5312만 달러)어치가 수입됐다. 2002년의 35억원(302만 달러)어치보다 16.6배가 늘었다. 한 유모차 수입업자는 “예전에는 일부 부유층에서 수입 유모차를 탔다면 최근에는 보통의 직장인들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면서 “수입 유모차는 중고시장에서도 인기”라고 전했다. 16개월 된 손녀를 돌봐 주고 있는 부산의 정모(61·여)씨는 “주변에 다른 손자·손녀를 봐 주는 친구들도 대부분 수입 유모차를 가지고 다닌다.”면서 “비싸기는 하지만 손주가 많은 것도 아니고 하나 해줄 만하다고 생각해서 직접 사 줬다.”고 말했다. ●100만원대 스토케 유모차 ‘불티’ 분유도 수입품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다. 수입 분유는 국내산보다 1.5~2배 비싸지만 조금이라도 더 좋은 것을 주고 싶어 하는 부모들이 늘면서 수입량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02년 166억원(1411만 달러)이던 분유 수입은 지난해 2166억원(1억 8376만 달러)으로 10년 새 무려 13배 뛰었다. 수입 분유의 점유량이 늘어나는 반면 국내 기업의 분유 출하량은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6.8%씩 감소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경기 성남시 분당에 사는 직장인 이모(33·여)씨는 “처음부터 일본 분유를 계속해서 먹여 오다 지난해 일본에 지진이 나면서 잠시 국내산 분유로 바꿨지만 한 달 만에 다시 독일산 유기농 분유로 교체했다.”면서 “우리나라 분유는 가끔 위생상에 문제가 발생해 하나뿐인 우리 아이에게 먹이기에는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조기영어교육 붐 타고 그림책 수입 급증 영유아 조기영어교육의 붐을 타고 아동용 그림책의 수입도 만만찮다. 지난해 해외에서 아동용 그림책 323억원(2745만 달러)어치를 들여왔다. 2010년의 240억원(2038만 달러)보다 34.7% 증가한 것이다. 10년 전인 2002년(88억원)과 비교하면 3.6배에 이른다. 한 출판업계 관계자는 “출판시장이 대체적으로 불황인데 그나마 아동용 출판 시장은 상황이 나은 편”이라면서 “최근 영어 조기교육에 대한 엄마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해외에서 제작된 동화책을 그냥 수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영어조기교육 열풍과 함께 전국의 영어유치원도 지난해 202개에 달했다. 뽀로로와 폴리캅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 영유아 콘텐츠 산업의 성장세도 무섭다. 2006년 8조 3000억원이던 영유아 콘텐츠 시장은 지난해 16조원대까지 성장했다. 특히 영유아 콘텐츠 산업은 지난 6년간 연평균 29.3%라는 놀랄 만한 수출 신장률을 보였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Weekend inside] 유럽 재정위기 속 전세계 부자 판도 지각변동

    [Weekend inside] 유럽 재정위기 속 전세계 부자 판도 지각변동

    유럽의 재정위기가 계속되면서 세계의 부자 지도가 바뀌고 있다.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주식시장이 고전하는 서방 대신 중국과 인도의 신흥 부자들이 세계 최고 부유층에 합류하고 있다. 세계적 경영컨설팅사인 미국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발표한 ‘2012년 세계 자산 분포’ 보고서에서 투자 가능한 현금성 자산으로 100만 달러(약 11억 8000만원) 이상을 소유한 개인의 금융 자산은 전년보다 1.9% 늘어난 122조 8000만 달러였다. 이는 2009년의 9.6%, 2010년의 6.8%보다 성장세가 크게 둔화된 수치다. 전 세계 백만장자는 2011년 말 기준으로 1260만명이었다. 특히 미국과 일본에서 백만장자 수가 18만 2000명이 감소했다. 백만장자의 자산은 북미에서 0.9%가 감소한 38조 달러, 서유럽은 0.4%가 역성장한 33조 5000억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성장세에 힘입어 전체적인 백만장자 수는 서방의 감소를 상쇄하고도 17만 5000명이 늘었다. 브릭스의 백만장자 평균 성장세는 18.5%에 달했다. 중국은 15%, 인도가 21%, 브라질 등 중남미가 11% 신장했다. 그래도 백만장자가 가장 많은 국가는 미국이었다. 미국은 백만장자가 전년보다 12만 9000명이 준 510만명, 일본은 5만 3000명이 감소한 160만명으로 2위, 중국이 140만명으로 뒤를 이었다. 중국의 백만장자 숫자는 기업공개(IPO)가 늘어남에 따라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BCG는 보고서에서 “향후 5년 이내에 중국 단독으로 전 세계 개인금융 자산의 3분의1 이상을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유럽에서는 17만 5000명이 백만장자 자리를 지켰다. 인도 백만장자는 16만 2000명으로 집계됐다. 인구 대비 백만장자가 가장 많은 나라는 싱가포르로, 전체 가구의 17%(18만 8000명)가 100만 달러 이상을 보유했다. 아랍의 봄이나 중동 민중 봉기의 영향을 덜 받은 카타르(14.3%)와 쿠웨이트(11.8%), 스위스(9.5%)가 뒤를 이었다. 1억 달러 이상 보유한 억만장자 즉 ‘울트라 리치’도 미국이 2928명으로 최다였다. 이어 영국이 1125명, 독일이 807명, 러시아 686명, 중국 648명, 프랑스 470명, 타이완 375명으로 조사됐다. 영국의 울트라 리치가 증가한 데는 러시아의 신흥재벌 올리가르흐와 중동과 인도의 재벌들이 유입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인도의 울트라 리치는 전년보다 15.35% 증가한 278명이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커버스토리] ‘애플루엔자’에 병드는 아이들

    [커버스토리] ‘애플루엔자’에 병드는 아이들

    현영(9·가명)양은 초등학교 3학년이지만 소위 ‘명품’에 일찍 눈을 떴다. 디올의 베이비라인에서 나온 36만원짜리 청바지와 32만원가량 하는 돌체앤가바나 운동화를 특히 아낀다. 머리띠는 12만원 하는 프라다 제품이다. 지난겨울에는 부모를 졸라 버버리에서 신상품으로 출시한 100만원 정도 나가는 코트를 샀다. 현영이는 “명품 옷을 입은 나를 친구들이 부러운 눈길로 바라보는 게 기분 좋다.”면서 “다른 친구들도 명품을 한두 개씩은 가지고 있다.”고 자랑했다. 명품 브랜드도 술술 말했다. 현영이의 아버지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집도 서울 마포구에 있는 90㎡쯤 되는 아파트다. 어린이 명품 소비 행태가 부유층에서 중산층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한 자녀를 둔 가정이 늘어나면서 “제대로 잘 키우겠다.”는 부모들의 욕망에 ‘과소비 풍조’에 빠져드는 아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소득 불균형과 양극화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풍요로워질수록 더 많은 것을 추구하는 과소비 중독 증상 및 풍조, 즉 ‘애플루엔자’(Affluenza) 현상이다. 현영이처럼 명품에 집착하는 아이들은 많지 않다. 그러나 자녀를 매개로 한 부모의 강박적인 과시적 소비, 애플루엔자 바이러스는 결국 어린 자녀들에게 전염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경혜 서울대 소비자아동학과 교수는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가듯 어려서 보여 주기 위한 소비에 빠져들면 성장해서도 비슷한 행태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꼭 명품이 아니라도 중고생들이 노스페이스 점퍼에 특정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을 선망하는 것도 마찬가지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 원장도 “명품 옷을 입은 아이가 어른들로부터 예쁘다는 말을 듣다 보면 자연스레 그런 옷들을 찾을 수밖에 없다.”면서 “어른들이 일상적으로 자녀들에게 과시적 소비를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어린이 명품을 취급하는 키즈(Kids) 산업의 매출 증가세는 뚜렷하다. 예컨대 아동복의 에르메스로 불리는 봉브앙은 지난해 매출이 2010년보다 15% 이상 늘었고 아르마니 주니어는 무려 105.4%나 증가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유아 및 아동복 매출 신장률은 6~7%인 데 비해 버버리 칠드런 등 해외 유명 아동의류의 매출 신장률은 15%에 달했다.”고 털어놨다. 현영이와 같이 남과 다르게 보이려는 소비뿐만 아니라 가정 안팎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차원에서 ‘소비중독’ 증상을 보이는 어린이들도 늘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은주(7·가명)양은 새로운 머리띠만 보면 꼭 사야 한다. 이미 100개나 되는 머리띠를 가졌다. 부모가 사 주지 않으면 욕설을 하거나 떼를 쓰기 일쑤다. 은주양에 대한 소아정신과의 진단 결과는 소비중독증이었다. 은주양을 진료한 의사는 “학교나 가정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특정 물건을 사는 것으로 해소하려는 것이 소비중독의 주된 행태”라면서 “아이들의 잘못된 소비인식도 중독 증상을 일으키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김동현·배경헌기자 moses@seoul.co.kr [용어 클릭] ●애플루엔자(affluenza) 풍요를 뜻하는 애플루언트(affluent)와 유행성 독감 인플루엔자(influenza)를 더해 만든 합성어다. 풍요로워질수록 더 많은 것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소비심리 또는 소비지상주의가 만들어 낸 질병이다. 소비중독 바이러스인 셈이다. 미국 환경과학자 데이비드 오언과 듀크대 명예교수 토머스 네일러 등이 2001년 펴낸 같은 제목의 저서 ‘애플루엔자’에서 유래됐다.
  • 부녀자 납치까지… ‘승부조작’ 김동현·윤찬수의 몰락

    국가대표로 뛴 프로축구 선수 출신 김동현(28)씨와 전직 프로야구 선수 윤찬수(26)씨가 고급 외제 승용차를 몰던 여성을 납치, 금품을 뜯어내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김씨는 지난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프로축구 K리그 승부조작에 연루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은 상태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9일 김씨와 윤씨를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했다. 이들은 지난 26일 오전 2시 20분쯤 서울 강남의 한 빌라 주차장에서 박모(45)씨를 흉기로 위협, 차량을 빼앗고 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25일 오후 8시쯤 강남구 청담동 CGV영화관 앞에서 시동이 걸린 채 발렛파킹을 기다리던 투싼 승용차를 훔친 뒤 6시간 동안 강남 일대를 돌며 범행 대상을 찾아다녔다. 다음 날 오전 2시 20분쯤 강남구청 앞에서 벤츠를 몰던 박씨를 발견, 뒤를 쫓았다. 박씨가 청담동의 한 빌라 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내리려던 순간 키 188㎝로 거구인 김씨가 다가가 박씨를 조수석으로 밀어붙이고 흉기로 “도망치면 죽이겠다.”며 위협했다. 박씨는 꼼짝달싹 못했다. 김씨가 벤츠를 몰고 주차장을 나오자 윤씨가 투싼으로 뒤따랐다. 김씨가 박씨를 윤씨 차량에 옮겨 태우기 위해 속도를 줄이는 틈을 타 박씨는 문을 열고 뛰어내렸다. 8차선 대로변이었다. 행인들이 쳐다보자 김씨는 그대로 벤츠를 몰고 달아났다. 납치에서 풀려난 박씨는 대담했다. 박씨는 “범인을 잡고 차도 되찾겠다.”는 생각에 지나는 택시를 잡아타고 김씨를 뒤쫓았다. 택시에 있던 여성 승객에게 112 신고를 부탁했다. 윤씨도 박씨가 탄 택시를 뒤따랐다. 피해자가 범인을 쫓고, 범인이 피해자를 쫓는 도심 추격전이 벌어졌다. 3분쯤 지난 지점에서 벤츠가 발견됐다. 김씨가 차를 버리고 도주한 것이다. 윤씨도 벤츠가 놓인 50m 지점에서 투싼을 놓고 청테이프, 케이블 타이 등 범행 도구가 담긴 가방을 챙겨 도망쳤다. 김씨와 윤씨는 범행현장에서 300m가량 떨어진 청담동 영동고 근처에서 다시 만났지만 김씨는 옷을 갈아입은 뒤 갑자기 자리를 떴다. 윤씨는 김씨를 찾다가 출동한 경찰의 검문·검색에 걸렸다. 사건 발생 20여분 만이다. 김씨는 3시간 뒤 윤씨가 버려뒀던 투싼을 다시 타고 경찰서 부근에 왔다가 검거됐다. 김씨는 “자수하기 위해 왔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경찰의 움직임을 살피기 위해서”라고 보고 있다. 김씨는 경찰에서 “투자를 위해 금융권에서 대출받은 1억원의 이자를 갚지 못해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선수생활을 하면서 모은 1억원 등 모두 2억원을 친구 사업에 투자했다가 큰 손해를 본 뒤 부유층 여성을 납치해 돈을 뜯어내려 했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지난해 5월 프로축구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가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영구 제명 조치됐다. 국군체육부대 복무 당시 알게 된 후배 윤씨 역시 지난해 가을 LG 트윈스 구단에서 방출됐다. 조사 결과 실의에 빠져 있던 이들은 이달 중순 경기 수원의 김씨 집에서 함께 지내며 범행을 모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돈이 필요해 범행을 계획한 범죄자에게 여성 납치는 가장 손쉬운 범죄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여성 대상 범죄가 빈발할수록 경제 사정이 어렵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주역 강수진·마레인 ‘카멜리아 레이디’를 말하다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주역 강수진·마레인 ‘카멜리아 레이디’를 말하다

    1840년대 프랑스 파리. 가장 인기 있는 쿠르티잔(부유층의 공개 애인)인 마르그리트 고티에와 명문가 청년 아르망이 사랑에 빠졌다. 아르망의 아버지의 반대로 마르그리트는 아르망을 떠나야 했지만, 아르망은 그녀가 화려한 과거의 삶을 찾아간 것으로 오해한다. 아르망을 그리워하며 폐병을 앓던 마르그리트가 쓸쓸한 죽음을 맞은 뒤에야 아르망은 마르그리트의 일기를 보고 진실을 깨닫는다. 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의 자전적 소설 ‘라 트라비아타’(춘희)의 줄거리다. 이 작품은 이탈리아 작곡가 베르디에게서 오페라로, 발레 안무가 존 노이마이어에게서 ‘카멜리아 레이디’로 다시 태어났다. 화려한 안무와 쇼팽의 섬세한 음악이 조화된 명작 발레로 손꼽힌다. ●10년만에 내한… 강수진의 마지막 전막 공연 새달 15~17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이 이 작품을 전막으로 올린다. 10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인 데다, 발레리나 강수진의 마지막 전막 무대로 예상되면서 관심이 집중된다. 강수진과 마레인 라데마케르, 두 주역과 발레단 예술감독 리드 앤더슨에게 이 공연은 어떤 의미일까. 독일에서 공연 중인 이들과 이메일로 인터뷰하고 이를 재구성했다. 2008년 ‘로미오와 줄리엣’ 이후 4년 만에 전막 무대에 오르는 강수진은 “설레고 매우 기쁘다. 특히 ‘카멜리아 레이디’는 정말 오랜만이라 더욱 특별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 작품으로 1999년 무용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를 받았다. “당시 나는 마르그리트의 감정에 접근하기 어려웠지만, 다양한 경험과 공연을 하면서 많이 배웠고 감정 표현도 수월해졌다.”면서 가장 좋아하는 역할로 마르그리트를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상대역인 마레인에게도 이 작품은 소중하다. 2006년 아르망을 연기한 그 자리에서 주역 무용수로 승급되는 기쁨을 누렸다. 마레인은 “지금껏 나의 경력에서 가장 행복했던, 또 두려웠던 순간”이라고 떠올렸다. 작품 자체에 대해 이들은 확실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야기가 정말 좋고, 주인공의 감정과 감성이 춤으로 잘 표현된 작품이다. 특히 쇼팽의 아름다운 음악이 작품을 더 돋보이게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앤더슨 감독은 “이 작품을 계속하는 이유는 인물들이 매력적이고, 발레단의 모든 요소를 활용할 수 있는 장면이 많기 때문”이라면서 “무용수들에게 만족감을 주는 동시에 도전이 되는 멋진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마레인 “강수진과 춤추면 그 순간 특별해져” 이렇게 똘똘 뭉친 이들은 서로의 어떤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을까. “마레인은 따뜻하고 멋진 사람”이라는 강수진은 “무용수로서 기량이 무척 훌륭하고, 음악에 대한 이해도 남다르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오랫동안 놀라울 만큼 안정적이고 서로 눈빛만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다.”면서 신뢰감을 드러냈다. 마레인은 “우리가 춤을 출 때 그녀는 선배가 아니다.”라며 다소 도발적인 말을 꺼냈다. “물론 나는 그녀를 무척 존경하지만, 무대에서는 상하계급이 존재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그는 “강수진과 춤출 때는 아무런 경계나 거리감 없이 감정을 전달하는 특별한 순간”이라고 덧붙였다. 14살이라는 나이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까닭이기도 하다. 앤더슨 감독도 “강수진은 타고난 무대 체질이면서 사랑스럽고, 관객의 상상력을 사로잡는 것이 매력적이다. 두 무용수는 감정적으로 잘 어울리고, 관객을 열광시킨다.”고 말했다. 올해 강수진은 발레리나로서는 다소 나이가 많은 편인 45살이라, ‘마지막’을 운운하는 이들이 많지만 그는 당장 은퇴를 생각하지 않는다. ‘카멜리아 레이디’ 초연 당시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최고 무용수였던 마르시아 하이데나 브리지트 카일 등은 40대 중반에도 수석 무용수로 활동했다. 요즘 존 크랑코의 ‘레이디 앤드 더 풀’이나 모리스 베자르의 ‘제테 파리지엔’을 공연하는 등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아직 (은퇴에 대해)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은퇴 후에도 예술과 함께하는 삶을 살 거라고 확신한다.”는 강수진은 “(은퇴 후에는)25년 넘게 최고의 안무가와 일하면서 축적한 지식과 경험, 전 세계적인 교류를 한국 발레계에 전하고 싶다.”는 희망을 내비쳤다. 물론 지금 당장은 그의 은퇴를 떠올릴 때가 아니다. “주인공의 감정선을 따라 감상하면 더욱 재미있게 보게 될 것”이라는 그의 관전 포인트를 따라 작품을 즐기는 게 먼저다. 1577-5266.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올랑드 “내 급여부터 30% 깎을 것”

    올랑드 “내 급여부터 30% 깎을 것”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당선인이 엘리제궁(대통령 집무실)에서 가장 먼저 서명하는 안건은 ‘대통령 임금 삭감안’일 것으로 보인다. ‘무슈 노르말’(평범한 남자)로 불리는 올랑드는 대선 유세 기간 자신의 급여부터 깎아 모범을 보이겠다고 공약하면서 ‘서민 배려, 부자 희생’을 강조해왔다. 올랑드 측의 피에르 모스코비치 선거본부장은 8일(현지시간) 현지 TV에 출연해 “대통령·장관 급여 30% 삭감안을 15일 취임식 직후 대통령령으로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휘발유 가격 동결, 빈곤층에 대한 학교 보조금 인상, 41년 이상 근속 직장인의 60세 은퇴 허용 등도 바로 실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올랑드가 유세 때 대통령의 임금 삭감을 약속한 대로 급여가 30% 삭감되면 매달 1만 3000유로(약 1900만원)를 받게 된다. 올랑드 당선인은 ‘자진 연봉 삭감’으로 전임자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 대조되는 이미지를 만들려는 듯 보인다. 사르코지는 사치스러운 생활로 악명 높았다. 5년 전 대통령 취임 뒤 자신의 연봉을 무려 170%나 올렸다. 또 고급 롤렉스 시계를 찼고 엘리제궁 차고에 차량 121대를 보유 중이라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국가 재정을 튼튼하게 한다며 국민에게는 허리띠를 졸라맬 것을 강요하면서 정작 대통령은 혈세를 펑펑 쓰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올랑드는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 ‘지출 삭감’을 택했던 사르코지와 달리 ‘증세’ 카드를 빼 들겠다고 약속했다. 연간 100만 유로 이상을 버는 고소득자에게 최대 75%의 세금을 물릴 계획이다. 또 대기업 법인세는 올리고 중소기업 법인세는 삭감하는 등 부유층에 더 많은 세금을 거두려 한다. ‘프랑스 갑부들이 집단적으로 이민을 떠날 기미가 보인다.’는 보도가 끊이지 않을 정도로 부유층의 불만이 높다. 이 때문에 올랑드는 선제적 자기 희생을 통해 여론전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듯하다. 올랑드 당선인은 푸근한 외모와 소탈한 이미지 덕에 민심을 얻었다. 의원 시절 스쿠터를 타고 곧잘 출근하던 그는 “엘리제궁에도 스쿠터를 타고 가면 안 되느냐.”고 측근들에게 물었다는 후문이 있다. 이런 평범한 이미지와는 달리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국립행정학교(ENA)와 파리정치대학(IEP) 등을 졸업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유대근기자 dyhnamic@seoul.co.kr
  • 국세청 사치성 업종 30곳·사업자 10명 세무조사

    사업가 등 부유층을 상대로 멤버십(회원제)으로 룸살롱을 경영하는 A씨는 수백명의 여성 접객원을 고용, 매출전표를 다른 업소 명의로 변칙 발행하고 술값은 차명계좌로 입금받는 수법으로 34억원을 탈루한 사실이 적발돼 세금 등 27억원을 추징당했다. 서울 강남에서 유명 여성전문 병원을 운영하는 여의사 B씨. B씨의 오피스텔을 급습한 국세청 직원은 고액 비보험 진료기록부를 대량으로 발견했다. 병원 수입 중 신용카드로 결제했거나 현금영수증을 발행한 수입만 소득신고를 하고 현금결제액을 빼돌린 정황을 찾아냈다. B씨는 탈루 소득 45억원 중 24억원을 5만원권으로 바꿔 자택 장롱과 책상, 베란다 등에 숨겨뒀다. 국세청은 B씨에게 소득세 등 19억원을 추징하고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피부숍 “고가 관리는 현금만” 국세청은 호황을 누리면서 세금은 제대로 내지 않는 사치성 업종 30곳과 호화·사치생활 사업자 10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24일 밝혔다. 국세청은 고급 피부관리숍과 고급 수입가구점 등 사치성 업종 등의 신고내용을 정밀 분석한 결과 일부 사치성 업소는 고가의 상품 등을 판매해 높은 수익을 올린 뒤 지능적인 방법으로 탈세 행위를 지속함으로써 세무조사에 착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간 1000만원이 넘는 고가의 피부관리 상품을 현금으로 판매하고 탈루한 토탈 뷰티 서비스(피부, 비만, 두피케어 등) 제공 고급스파는 물론 VIP 미용상품권을 현금으로만 판매해 신고 누락하고 웨딩플래너 등과의 제휴패키지 수입은 차명계좌로 입금 받아 소득금액을 축소 신고한 혐의가 있는 고급 미용실도 조사 대상이다. ●국세청 “금융거래 등 끝장 추적” 신분 노출을 꺼리는 고객을 상대로 수천만원의 수입시계와 수입가구를 현금으로 판매하고 신고 누락한 혐의가 있는 고급 수입가구점과 고급 시계수입업체 등도 조사를 받게 된다. 고가의 수입 유아용품을 판매하면서 가공비용 계상 등을 통해 소득을 탈루한 혐의가 있는 유아용품 수입업체도 조사를 받는다. 사업가와 부유층 유학생 등을 상대로 멤버십으로 운영하면서 수백명의 여성 접객원을 고용, 수백만원대의 술값을 현금으로 받아 신고 누락한 혐의가 있는 유흥업소도 조사 대상이다. ●작년 추징 3632억·환수 1002억 국세청은 “이번 조사는 본인은 물론 관련기업 등의 탈세행위, 기업자금 유용에 대해서도 세무조사를 동시에 실시하고 금융거래 추적조사, 거래상대방 확인조사 등을 통해 탈루 소득을 끝까지 찾아내 세금으로 환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형환 국세청 조사국 조사2과장은 “조사 결과 사기와 기타 부정한 행위로 세금을 포탈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조세범처벌법의 규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세청은 2011년 고소득 자영업자 596명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해 3632억원을 추징한 바 있다. 특히 고급미용실과 고급피부관리숍, 성형외과, 룸살롱 등 사치성 업소의 경우 2010년부터 현재까지 150곳을 조사해 탈루세금 1002억원을 추징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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