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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상급식 지원 기준 대구시·시의회 충돌

    대구지역 무상급식을 둘러싸고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 등 집행부와 대구시의회 사이에 충돌이 벌어졌다. 무상급식 시행 방법에 대한 이견 때문이다. 집행부 측은 학교별 학생수에 따라 무상급식을 시행할 계획이나 시의회는 형평성에 맞지 않다며 보완할 것을 지적했다. 시와 시교육청은 10일 내년도 대구지역 초·중·고교 무상급식 예산 598억원을 책정해 시의회에 보냈다고 밝혔다. 올해 562억원보다 6.4%가 늘어났으며 무상급식 비율은 41%로 4% 포인트 높아졌다. 시와 시교육청은 이 예산으로 400명 이하 학교 41곳에 대해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한다. 달성군 지역 초·중·고 19곳도 무상급식에 포함돼 모두 60곳에 이른다. 이에 대해 시의회는 집행부의 무상급식 계획이 소득과 관계없이 학생 수를 기준으로 무원칙적으로 집행하는 것이라고 질타하고 있다. 시의회는 소득 검증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무상급식 비율만 채우려는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시의회 한 의원은 “400명 이하 학교 전면 무상급식은 그동안 시와 시교육청이 줄기차게 주장해 온 선별급식 확대 방침과 모순된다. 이 같은 방식은 한정된 예산으로 부유층 자녀에 대해서도 무상‘급식을 하는 것으로 저소득층 자녀가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게 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의원은 “무상급식을 특정 학년부터 단계적으로 올려 전면 무상급식을 시행하는 것이 오히려 현재 방식보다 저소득층에 더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와 시교육청은 “현재 방식은 한정된 예산으로 시행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 중 하나”라면서 “앞으로 무상급식 지원 최저생계비 기준을 250~300%(올해 200%) 높이고 대상학교 학생수도 500~600명으로 점차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사설] 사회지도층 상습체납 말로만 엄단 안된다

    서울 5085명을 비롯해 전국의 고액·상습 지방세 체납자 1만 1529명의 명단이 오늘 각 시·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다. 체납 발생일로부터 2년이 넘도록 3000만원 이상 세금을 내지 않은 이들이 대상이다. 명단 공개 대상자의 체납액은 1조 6894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10.3%(1576억원)나 늘었다. 명단이 공개되는 체납자들 중에는 전 대기업 회장, 병원장, 변호사, 목사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적잖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 세금은 내지 않으면서 월세 350만원의 고가 주택에 살고 있는 전직 시장도 있다. 모범을 보여야 할 사회 지도층의 준법의식이 이 정도라니 씁쓸할 뿐이다. 행정안전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체납을 막기 위해 명단 공개 등 나름의 대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에는 역부족이다.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 원점에서부터 면밀히 분석해 한층 강력한 처방전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올해 전체 체납액 가운데 1억원 이상 고액 체납자는 3925명으로 지난해보다 294명(8.1%)이 늘었다. 부유층이 세금은 제대로 내지 않고 호의호식한다면 사회통합은 요원하다. 물론 경기침체로 인한 부도나 폐업 등 피치 못할 사정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고액 부동산이나 은행 대여금고 등을 갖고 있으면서도 고의로 세금을 내지 않는 이들은 어떤 이유로도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도덕 파탄자’들이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부유층이나 사회지도층의 체납은 열악한 지자체 재정을 더욱 쪼들리게 만든다. 그런 점에서도 체납액 징수를 위한 제도적 보완책이 시급하다. 사회복지사업 수요는 날로 늘어나는 추세인데 지자체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1997년 63.0%에서 올해는 52.3%로 떨어졌다. 지자체의 재원 마련이 절실한 실정이다. 명단 공개 대상 체납기간 기준을 국세처럼 2년에서 1년으로 줄이는 내용의 법안만이라도 조속히 처리해야 할 것이다.
  • “길고양이를 제발 죽이지 마세요”

    가까운 미래 사회, 영국 전역에 ‘고양이 독감 바이러스’가 퍼지고 거리의 고양이들은 모조리 죽임을 당한다. 막강한 부를 기반으로 절대권력을 휘두르는 대기업 ‘바이아파라’가 사육하는 고양이들만 예외를 적용받는다. 예방 접종과 분양, 교배, 판매에 이르기까지 고양이에 대한 모든 관리는 바이아파라에 의해 독점적으로 이뤄진다. 몰래 고양이를 키우다 발각되면 ‘국가보안법’에 준하는 처벌을 받는다. 바이아파라에서 관리하는 고양이의 값은 어마어마해 최상위 계층만 기를 수 있다. 그러나 애초부터 고양이 독감이란 실체가 없었다. 고양이를 독점적으로 관리해 막대한 이득을 취하려는 대기업과 이를 방조한 국가의 이해관계가 빚어낸 허상일 따름이다. 영국 버크셔주 출신의 작가 존 블레이크가 쓴 청소년 소설 ‘프리캣’(사계절 펴냄)은 사회 시스템에 관한 도발적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독창적인 소재 외에도 날카로운 유머와 감칠맛나는 문장이 흥미를 돋운다. 어마어마한 음모에 대적하는 주인공은 10대 소녀인 제이드. 아버지를 잃고 형편이 어려워져 상류층이 사는 동네에서 저소득층이 사는 동네로 이사해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다. 부유층의 별장에서 노니는 고양이밖에 본 적 없던 제이드는 어느 날 자신의 집 정원으로 우연히 찾아든 고양이 한 마리를 발견하고선 한눈에 반한다. 하루만 데리고 있기로 하고 집에 들인 암코양이 ‘필라’는 고양이에 대한 편견과 두려움을 씻어내지만 엄청난 사건을 몰고 온다. 고양이를 죽이려는 정부 기동대의 급습으로 집안은 난장판이 되고 제이드의 어머니는 심장마비로 생명을 잃는다. 제이드는 같은 반 남자 친구 크리스의 도움으로 필라를 데리고 고양이를 자유롭게 기를 수 있는 아일랜드로 탈출하기로 한다. 새끼를 밴 필라를 데리고 ‘고양이 자유 연대’의 도움을 받아 아일랜드행을 재촉하며 내적 성장도 경험한다. 과거 암울했던 시절 겪어온 사회적 현실을 적나라하게 담은 소설은 ‘순진한 희망’이 아닌 진일보한 사실주의를 택한다. ‘모두가 행복하게 잘 살았다.’라는 섣부른 결말이 아니라 제이드의 수감 생활로 끝머리를 장식한다. 절망적이고 비루한 현실에 녹아든 희망을 노래한 것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대선 정책 검증] (4) 경제민주화

    [대선 정책 검증] (4) 경제민주화

    경제민주화 화두는 이번 18대 대선에서 여야 유력 후보들에게 ‘금과옥조’의 조항으로 떠올랐다. 글로벌 경제 위기로 경제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여야 후보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대선 공약 첫머리에 경제민주화를 제시했다. 경제 위기의 파고를 헤쳐 나가면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욱 심해진 반면 경제 성장의 과실은 대기업과 일부 부유층에 집중되고 공정한 경쟁 기반도 무너졌다는 진단에 따른 것이다. 경제민주화 공약을 실현 가능성과 참신성, 정책 효과 등으로 나눠 평가했을 때 실현 가능성 면에서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참신성·정책 효과 면에서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상대적으로 강점을 보였다. 박 후보의 공약은 주로 공정 거래와 대기업의 부당 행위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비교적 종합적으로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고 경제민주화를 하면서도 기업 투자 위축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경제민주화 핵심인 재벌 지배구조 개혁에 대해서는 ‘대기업 집단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고친다’는 식으로 언급해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문 후보는 대기업의 잘못된 행태에 대해선 과감히 메스를 들이대고 중소기업, 서민은 대폭 지원한다는 점에서 ‘과감하다’와 ‘포퓰리즘 측면이 있다’로 평가가 엇갈렸다. 재벌 개혁에서는 신규 순환출자 금지는 물론 출자총액제한제 재도입, 지주회사의 부채 비율 상한 축소 등 강력한 기준을 내걸었다. 중소상공부, 금융소비자 보호 전담 독립 기구 신설 등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4일 두 후보 공약에 대해 “국내 경제의 글로벌화와 산업 경쟁력을 감안하지 않은 지나친 경제민주화 논의는 모래성 쌓기와 비슷하다.”고 진단했다. 겉으로는 좋아 보이나 외부 경제 충격이 올 때 이를 감내할 수 있는 자생력이 크게 약화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공정 거래 질서 확립과 이른바 ‘국민정서법’의 작동은 확실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실현 가능성 실현 가능성에서는 박 후보의 공약이 상대적으로 주목받았다. 문 후보가 중소기업 보호와 재벌 개혁, 금융민주화, 노동민주화 등 전 분야에서 비교적 강도 높은 개혁안을 제시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 후보는 현실 여건을 고려해 순환출자는 신규분만 규제하겠다고 밝혔다. 비정규직도 정규직으로 강제 전환하는 것이 아니라 차별 해소에 치중했다. 공정거래위 전속고발권 폐지 등은 호평을 받았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김선웅 소장은 “구조 개혁보다 행위 규제에 초점을 맞추고 시장 공정성 강화, 단기 문제 해결에 중심을 두고 있다.”면서 “근본 개혁보다는 현재 패러다임 유지에 그친 수준”이라고 말했다. 실현 가능성에 대한 평가는 다소 엇갈렸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존 법 체계나 기득권을 크게 침해하지 않아 법적 저항은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이필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금산 분리는 다른 분야의 공약과 대비할 때 강도가 센 편이라 반향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후보의 골목상권 정책 가운데 원자재 가격·납품단가 연동제, 이익공유제 등은 대기업 저항이 거셀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 회계 정보에 대한 비밀 보장 제도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 순환출자 해소 문제는 삼성의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소송처럼 법적 분쟁을 잇달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하 교수는 “우리 경제의 체질 개선을 유도할 수 있지만 실행을 위한 장치들이 더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존 순환출자분 3년 내 해소’ 등은 경제성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참신성 박 후보의 정책은 대체로 과거 참여정부나 민주당에서 먼저 언급한 정책들을 따라가는 수준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적 약자 보호 정책은 대부분 현재 진행형”이라고 말했다. 다만 개별 정책별로 참신한 대목들은 눈에 띈다.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화물운송기사 등 특수고용직 보호를 위해 노동조합 설립이 가능하게 한 부분 등은 보수 정당 후보로서는 참신한 내용이라고 평가받았다. 납품단가 협상력 제고를 위해 중소기업협동조합에 단가조정협의권을 부여한 방안도 마찬가지다.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 전반에 대해 피해자가 직접 법원에 해당 행위 금지 청구를 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시장 자율 규제 시스템에 권한을 줬다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반면 문 후보는 경제양극화의 근본 대책인 금융 민주화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이며 다양한 대책을 내놓았다. 특히 금융감독 체계 혁신은 검증에 참여한 거의 모든 전문가들이 후하게 평가했다. 금융소비자 전담기구 독립, 금융계열사의 불공정 거래 행위 규제 등은 문제 인식을 정확히 하고 있을 뿐 아니라 발상도 새롭다는 것이다. 금융소비자 권리를 찾아주겠다는 정책 의도는 저축은행 사태 등에 비춰 주목받았다. 중소기업 분야에선 정부의 무조건적 자금 지원이 아니라 신용중재센터, 지역 재투자법 등 간접 지원을 통해 신용경색을 해결토록 한 부분이 좋은 평가를 얻었다. 김진욱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소상공부 신설, 중소기업 청년 취업자에 대한 사회보험료 감면 등의 혜택 부여와 지역 단위 공공기술인력지원센터 설립 등이 신선하다.”고 밝혔다. ●정책 효과 정책 효과 면에서는 실현 가능성을 전제로 할 때 문 후보의 공약이 다소 돋보인다는 평가가 나왔다. 박 후보의 재벌 개혁 정책에 대해선 “실현 가능성은 높지만 개혁 의지가 부족해 큰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는 중평이 나왔다. 현 정부에서 이미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거나 대기업 등 기득권 세력이 수용 가능한 분야에 대해서만 대책을 내놨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금산 분리 강화가 꼽혔다. 대기업의 변형된 금융산업 지배력을 규제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이 나왔다. 대기업에 대한 중소기업의 단기협상권 부여 역시 구속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분석됐다. 다만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액주주의 독립적 사외이사 선임이나 집중·전자투표제, 다중대표소송제 등은 기업 지배 구조 개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사전 경고 효과가 클 것이라고 했다. 문 후보의 정책 가운데 기존 순환출자 해소, 지주회사의 부채 비율 하향 등은 실행되면 파급력이 크지만 재벌의 경제력 집중 억제 효과를 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순환출자 금지 대상이 되는 기업집단이 많지 않은 데다 회피 수단도 얼마든지 있다는 이유에서다. 오히려 지주회사의 금산 분리 엄격 적용, 개별 회사의 지배 구조 기준 강화, 총수의 편법 경영권 승계 등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재벌 개혁 정책이 빛을 볼 수 있다는 조언이 나왔다. 이런 이유로 정책 실행 과정에서 강약 조절이 필요하다는 처방도 제시됐다. 중소기업·서민 중심 정책이 경제를 위축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오 교수는 “근로자의 경영 참여 등은 강성노조가 많은 한국 여건을 감안하면 기업 존립을 위협하는 정책으로 비쳐 기업의 해외 탈출을 가속화시킬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미진한 점 박 후보의 공약에서는 금융산업 개혁이나 조세·재정 개혁안에 대한 제시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재벌 개혁 면에서도 순환출자의 단계적 폐지를 비롯해 더 강도 높은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왔다. 하 교수는 “신규 순환출자는 금지하되 기존분을 모두 인정하는 것은 여러 합당한 이유에도 불구하고 ‘너무 봐준다’는 인상을 준다.”고 지적했다. 장기간에 걸친 단계적 해소, 의결권 제한 등 보완적 수단도 있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경제민주화의 한 축인 금융 정책이 사실상 빠져 있다.”면서 “비정규직 차별 해소, 대·중소기업 양극화 해소도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의 공약에 대해서는 개혁의 부작용과 재원에 대한 대안 제시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또 중소기업, 서민경제 등의 분야에서 사회 전반의 활력을 이끌어낼 구체적 전략이 없다는 점이 아쉬운 대목으로 지적됐다. 예컨대 재벌 개혁으로 경제력 집중 문제가 해소된 이후 이를 대체할 중소기업의 효과적인 육성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에 양쪽 후보 모두 ‘일자리 창출’을 외치고는 있으나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고민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박 후보는 창조 경제를 통한 청년 일자리 창출, 문 후보는 중소기업 지원을 각각 내세웠지만 모두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정책검증단 명단] 김선웅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소장(변호사), 김진욱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 이필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
  • [열린세상] 맹목적 지지자들/박상익 우석대 역사교육과 교수

    [열린세상] 맹목적 지지자들/박상익 우석대 역사교육과 교수

    19세기 일본은 서양 문물을 도입하면서 어마어마한 열정으로 서양 학술 용어를 번역했다. 우리가 널리 쓰는 민주주의, 자유, 평등, 권리, 철학 등은 모두 이 시기 일본 지식인들이 서양 개념을 한자어로 옮긴 것들이다. 하지만 일본 지식인들은 몇몇 서양 개념을 번역하는 데 커다란 어려움을 겪었다. ‘소사이어티’(society)의 번역어인 ‘사회’가 대표적 사례다. 일본에는 ‘society’에 대응하는 ‘현실’이 없었기 때문이다. 영어권 최고 권위의 옥스퍼드 영어사전은 ‘society’를 ‘개인들(individuals)의 집합체’로 정의하고 있다. 그런데 19세기 일본에는 ‘개인’에 기반을 둔 인간관계가 없었다. 개인이 없으니 사회도 없었고, 따라서 그 뜻을 표현할 번역어도 없었다. 일본 지식인들은 실체가 없는 ‘society’를 일본어로 번역하기 위해 고심해야만 했다. 우여곡절 끝에 ‘사회’가 번역어로 자리 잡게 되었지만, 번역어가 등장했다고 해서 그에 대응할 현실까지 일본에 존재하게 됐음을 의미한 것은 아니다. 단지 기계적으로 ‘society’를 ‘사회’로 옮겼을 뿐이다. 존재하지 않는 실체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조어(造語)를 만들어 사용한 것이다. 역사상 ‘개인’이 처음 등장하게 된 계기는 16세기 루터의 종교개혁이었다. 종교개혁의 주요 원리인 만인사제주의는 신과 개인 사이에 성직자가 개입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영적인 지위에서 평신도는 성직자와 대등했다. 평신도 개인은 믿음을 통해 1대1로 신을 직접 대면할 수 있었으며, 양심에 입각해 성경을 해석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존재였다. 개인의 양심과 이성을 강조한 루터의 만인사제주의는 훗날 개인주의의 성장을 크게 자극했다. 신의 음성을 듣고 영감을 얻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신의 뜻에 대한 자신의 이해가 다른 사람보다 정확하다고 주장할 수 있었고, 모두 다 제각기 성경을 독자적으로 해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른바 ‘인식론적 개인주의’의 탄생이다. 양심과 이성에 입각한 ‘개인적 판단’을 중시하는 개인주의는 결코 이기주의와 동의어일 수 없다. 근대 자유주의 이념의 철학적 기반이 바로 개인주의다. 자유란 ‘개인의 자유’를 뜻하기 때문이다. 대선 정국이 절정으로 치달으면서 지역이나 성향별 쏠림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매일같이 대선후보 지지율이 나오고 있으나 판세는 거의 굳어진 듯하다. 조사기관마다 편차가 있지만 대체로 박근혜·문재인 모두 45% 언저리에서 미미한 차이로 계속 혼전이다. 특정 후보에게 어떤 악재가 터져도 지지도에는 변함이 없다. 옳고 그름의 판단은 뒷전이다. 이런 식의 완강한 진영 구조에서 개인적 판단은 설 자리가 없다. 이성이나 양심이 끼어들 자리도 없다. 지역 정서와 집단이기주의만이 난무한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사회적 약자임이 분명한 유권자들이 상대적으로 부자들의 권익을 옹호해온 정당의 후보에게 무차별적 지지표를 던지는 현상이다. 부유층이 부자 정당을 지지하는 것이야 수긍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계급 이익에 배치되는 선택을 하는 서민 유권자들의 선택은 비이성적이다. 개인적 판단의 포기이자 자유로부터의 도피다. 주군에게 맹목적 충성을 바치는 신민(臣民)들의 집단 자살이다. 특정 후보가 흔들어대는 깃발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전근대적 집단은 ‘사회’라고 부르기도 민망하다. 고도의 압축 성장을 해온 한국 사회는 경제적으로 근대화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고, 몇몇 분야에서는 탈근대적 특징마저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정치의식의 측면에서는 여전히 전근대(중세)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형적인 문화 지체 현상이다. 가시적인 분야는 쉽게 성과를 올릴 수 있지만, 의식 수준의 향상은 오랜 시행착오와 투쟁을 거쳐 힘겹게 얻어진다. 물질 문화와 비물질 문화의 변화 속도 차이로 인한 사회적 부조화다. 전근대·근대·탈근대가 공존하는 한국 사회를 학자들은 ‘삼겹살 구조’라고 표현한다. 21세기에 끈질기게 살아남은 이 중세적 정치문화는 전통도 미덕도 아니다. 청산해야 할 역사의 쓰레기일 뿐이다.
  • ‘稅꼼수’ 스타벅스 불매운동에 항복

    세계 최대 커피 체인 스타벅스가 영국 소비자들의 불매 운동에 백기를 들었다. 세금 회피 논란에 휩싸였던 스타벅스가 영국에서 세금을 더 많이 내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타벅스는 이날 이메일 성명을 통해 “대중들의 정서 때문에 영국에서의 세금 납부 방식을 재검토하고 있다.”면서 “이번 주 안에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객들의 신뢰를 유지하고 더 공고히 하려면 더 많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며 “그 일환으로 납세 방안을 살펴보고 있으며 영국 국세청(HMRC), 재무부와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스타벅스 측은 “영국 세법을 준수해 왔다.”며 탈세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기존 주장을 거듭했다. 스타벅스는 지난 3년간 영국에서 4억 파운드(약 69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적자가 났다며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은 사실이 지난 10월 밝혀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1998년 영국에 진출한 스타벅스는 13년간 총 31억 파운드의 매출을 올렸으나 법인세는 고작 860만 파운드만 냈다. 이와 관련, 영국 재무부는 세법의 허점을 이용한 다국적 기업과 부유층의 탈세 행위에 대한 근절책을 추진하고, 국세청에 관련 예산 1억 5400만 파운드를 투입할 예정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 등이 3일 보도했다. 재무부는 이를 통해 세수를 연간 20억 파운드 규모까지 늘려 긴축 재정으로 빠듯한 나라 살림에 숨통을 튼다는 계획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재정절벽 담판 앞둔 오바마 ‘적과의 동침’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과의 본격적인 ‘재정절벽’(fiscal cliff) 담판을 앞두고 적진을 파고드는 전방위 공세에 나섰다. 오바마는 29일(현지시간) 올해 대선에서 치열하게 격돌했던 밋 롬니 전 공화당 대통령 후보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 오찬은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옆의 사적인 공간에서 비공개로 이뤄졌다. 재선 성공 직후 수락 연설에서 “롬니와 만나 재정절벽 등의 현안을 타개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듣겠다.”고 밝힌 바 있는 오바마는 이날 롬니와 점심을 함께하면서 그를 위로하고 재정절벽 협상에서 초당적으로 지원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대화 내용과 별개로 오바마가 반대파의 목소리를 듣는 모양새만으로도 최선을 다했다는 이미지는 부각시킬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앞서 오바마는 전날에도 대선 때 주로 롬니를 지지했던 기업 최고경영자(CEO) 14명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기업과 부유층을 상대로 한 세율 인상에 대한 재계의 이해와 협조를 당부하는 등 반대파 설득 행보에 나섰다. 초청 대상자에는 선거 때 롬니를 지지하고 거액의 기부금을 낸 메리어트 호텔의 아르네 소렌슨, 보험사인 스테이트팜의 에드 러스트, 중장비 제조 업체인 캐터필러의 더글러스 오버헬먼, 통신사인 AT&T의 랜덜 스티븐슨 등이 포함됐다. 오바마는 또 이날 중산층 납세자 대표들과도 만나 “양당이 몇 주 안에 큰 틀에서 합의하기를 바란다. 될 수 있으면 크리스마스 전까지 성사되기를 기대한다.”면서 “재정절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디든 가고, 무엇이든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국민들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국민이 소리 높여 ‘야, 이것 봐라’라고 얘기할 때 의회는 그걸 들어야 한다.”면서 “우리가 일을 그르치면 경제는 파탄이 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는 또 “시간이 많지 않다.”면서 트위트를 날리거나 이메일을 의원들에게 보내는 등 재정절벽과 관련한 우호적 여론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울러 이날 백악관에서 주재한 각료회의에서도 “나는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공정하고 균형된 접근방식에 열려 있는 태도를 갖고 있다.”면서 공화당을 우회 압박했다. 한편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도 이날 의회의 여야 지도자들과 첫 회동을 갖는 등 재정절벽 협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중국의 하와이 하이난

    중국의 하와이 하이난

    때이른 동(冬)장군의 기습에 한껏 움츠러든다. 추위에 오들오들 떨다 보면 뜨끈한 찜질방이 절로 생각난다. 하지만 이 계절, ‘따뜻한 남쪽 나라’로 떠나는 겨울 여행만 한 게 또 있을까. 야자수가 병풍처럼 둘러쳐진 해변, 백색 모래사장, 쏟아지는 햇살…. 지상낙원이라는 하와이나 낭만의 섬 몰디브는 비행 시간만 9시간이 걸리는 장거리 여행이라 선뜻 엄두가 나지 않는다. 동남아 휴양지는 너무 익숙해 내키지 않는다. 그렇다면 여기, 뜻밖의 대안이 있다. 중국 최남단 땅이자 유일한 열대 섬 하이난(海南)이다. ‘중국으로 피한(避寒) 여행을?’ 하이난 섬의 남쪽 도시 싼야(三亞)의 국제공항에 닿을 때까지 솔직한 심정은 이랬다. 드넓은 대륙의 추운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 탓이다. 그러나 인천에서 4시간 반을 날아 밤늦게 펑황(鳳凰)국제공항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따뜻한 열기가 훅 끼쳐 왔다. 입고 있던 긴팔 셔츠를 벗어 들고 반팔 차림으로 밖에 나서면서 묘한 기분에 휩싸였다. 하와이와 비슷한 위도에 위치한 하이난은 열대 해양성 기후 덕에 연평균 기온이 섭씨 25도 전후다. 가장 더운 7, 8월 기온은 26~30도, 가장 추운 1, 2월 기온은 8~22도 사이다. 하이난은 제주도와 여러모로 닮았다. 따뜻한 기후와 이국적인 풍광 덕에 사시사철 가장 인기 있는 국내 여행지로 꼽힌다. 본토에서 떨어진 외딴 섬이라는 지리적 불리함 때문에 유배지가 됐던 슬픈 역사를 지닌 점도 비슷하다. 하이난 역시 제주도처럼 관광특구다. 광둥성(廣東省)에 속해 있던 하이난은 1988년 독자적인 성(省)으로 승격되면서 경제특구가 됐고 2010년에는 국제관광특구로 지정돼 비자 면제와 면세 정책 등 다양한 특혜를 누리고 있다. 하이난은 제주도의 19배 크기에 달하는 큰 섬이다. 인구는 약 800만명으로 한족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원주민인 여족을 비롯해 묘족, 회족 등 37개 소수 민족이 함께 어울려 산다. 열대 자연 환경, 고급 리조트와 더불어 소수 민족의 풍습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은 하이난만의 특별함으로 기억될 만하다. 해양 레저스포츠와 골프, 온천 등을 두루 즐길 수 있는 특급 휴양 시설과 이름난 관광지들은 남쪽 해변에 위치한 싼야시에 주로 몰려 있다. 총길이 210㎞에 달하는 해변을 따라 한쪽에는 에메랄드빛 바다가 끝없이 펼쳐져 있고 다른 한쪽에는 고급 리조트들이 줄지어 서 있다. 싼야 해변의 관광구역은 크게 야룽완(亞龍灣), 다둥하이(大東海), 싼야완(三亞灣), 하이탕완(海棠灣) 등으로 나뉜다. 르네상스, MGM, 힐턴, 셰러턴 등 세계적인 체인 리조트 60여곳이 밀집해 있다. 지역마다 특색이 있다. 바다를 향해 초승달 모양으로 펼쳐져 있는 야룽완은 청정 해역과 고운 백사장으로 이름 높다. 다둥하이는 싼야 시내와 인접해 해변과 도심 번화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러시아타운이 있을 정도로 러시아 거주자들과 관광객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싼야완은 가장 먼저 개발된 관광지답게 리조트와 고급 별장, 카페 등이 잘 조성돼 있다. 특히 싼야완의 동쪽 끝에 있는 루후이터우(鹿回頭)공원은 시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싼야의 아름다운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사슴이 고개를 돌리고 있는 조각상에는 젊은 사냥꾼과 사슴 여인의 아름다운 로맨스가 깃들어 있다. 하이탕완은 정부 차원에서 최근 집중 개발하고 있는 지역이다. 2014년까지 최고급 리조트와 세계 최대 규모의 면세점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하이탕완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우즈저우다오(蜈支洲島)는 2년 전 군사통제구역에서 해제된 곳이어서 환경 파괴 없는 원형 그대로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하이난만의 독특한 풍광과 소수 민족의 문화를 체험하고 싶다면 원숭이섬과 빈랑(檳榔)빌리지에 가 보는 것도 좋다. 두 곳 모두 싼야 시내에서 차량으로 30~40분 거리에 있어 한나절 나들이로 적당하다. 싼야시 동북쪽 링수이(水)여족자치구에 있는 원숭이섬은 중국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유일한 열대섬 원숭이 보호구역으로 약 1800여 마리의 원숭이가 모여 산다. 20~30마리씩 부족을 이뤄 엄격한 위계 서열을 유지하는 원숭이들의 생활상을 엿보는 신기함도 있지만 서커스 공연처럼 호불호가 나뉠 수 있는 대목도 있다. 원숭이섬 관광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오히려 섬까지 가는 여정이다. 포장 안 된 울퉁불퉁한 도로와 허름한 마을, 초라한 주민 등 싼야 해변의 초호화 리조트와는 전혀 다른 맨 얼굴의 하이난을 만날 수 있다. 또 바다 건너 원숭이섬에 들어가려면 케이블카로 이동해야 하는데 이때 발 아래 펼쳐지는 여족의 전통 수상 가옥들은 그 자체로 장관이다. 빈랑빌리지는 여족과 묘족 등 소수 민족의 전통과 풍습을 한곳에서 볼 수 있는 민속촌이다. 빈랑은 야자수와 비슷하게 생긴 나무로, 여족은 야자 열매보다 작은 빈랑 열매를 청혼 선물로 주는 전통이 있었다고 한다. 민속촌 입구에 들어서면 날씬하게 뻗은 빈랑나무들이 시선을 끈다. 여족은 여성들의 문신 풍습으로도 유명하다. 15세가 되면 모든 여성은 얼굴부터 발까지 몸 전체에 문신을 해야 했다. 이 독특한 전통은 1968년에야 폐지됐다. 빈랑빌리지의 전통 가옥 앞에서 옛 방식대로 천을 짜는 여족 할머니들의 얼굴에는 아직도 문신의 흔적이 선명하다. 이 할머니들이 세상을 뜨면 여족 여성들의 문신 풍습은 기록으로만 남게 될 것이다. 하이난의 또 다른 관광도시는 북쪽 해변에 위치한 하이커우(海口)다. 하이커우는 하이난성의 주도로 행정, 경제, 문화의 중심지다. 싼야에서 하이커우까지는 고속철도로 1시간 40분가량 소요된다. 싼야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골프를 즐길 수 있어 골프 관광객의 발길이 몰린다. 특히 미션힐스 하이커우 리조트는 18홀 코스 총 22개를 갖춘 세계 최대 규모의 골프 클럽으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 하이난의 연간 관광객 수는 약 3000만명이다. 이 중 내국인의 비율은 80%에 달한다. 한때 하이난을 방문하는 한국인 관광객이 12만명(2007년)에 이르기도 했지만 중국 부유층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로 물가가 급등하면서 지난해에는 2만 6000명까지 떨어졌다. 하이난이 변하고 있다. 향상된 서비스와 인프라를 갖춘 국제 휴양 도시로 발돋움하려는 하이난이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오고 있다. 제주가 긴장해야 할 이유다. 글 사진 하이난(중국)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여행수첩] ●가는 길 한동안 운항이 중단됐던 인천~하이난 싼야 직항 노선의 운항이 지난 14일부터 재개됐다. 호텔앤에어닷컴과 티웨이항공은 수요일과 토요일 주 2회 직항 전세기를 띄우고 있다. 홍콩 등을 경유해야 했던 번거로움이 해소되고 비행 시간이 단축돼 동남아 휴양지들에 견줘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내년 1월 16일부터 2월 16일까지는 하이커우로 도착지를 변경해 운항한다. 한국은 비자 면제 대상국이다. 2명 이상이면 사전에 비자를 발급받을 필요 없이 공항에서 바로 도착비자를 받을 수 있다. ●뭘 할까 하이난은 온천으로도 유명하다. 하이난 전역에 크고 작은 온천 34곳이 있다. 싼야 시내에서 30㎞ 떨어진 주강남전온천은 60개의 테마 온천탕과 워터 슬라이드 등의 놀이시설을 보유해 가족 단위 관광객에게 인기가 높다. 하이커우의 미션힐스리조트에는 천연 화산암을 활용한 220여개의 온천탕이 있다. ●쇼핑은 싼야 시내 최대 번화가인 푸싱제(步行街)도 가볼 만하다. 하이난의 명동쯤 된다. 관광도시답게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기념품 가게가 많다. 아케이드처럼 일자로 뻗은 길 중앙에 기념품을 파는 노점상이 나란히 자리를 잡고 있고 양쪽으로 각종 의류 브랜드 상점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흥정하는 재미도 만끽해 보자.
  • 中 부호, 잇단 외국국적 취득 왜?

    中 부호, 잇단 외국국적 취득 왜?

    15억 위안(약 2600억원)대 자산을 보유한 중국의 유명 여성기업인 장란(張蘭·55) 차오장난(俏江南)그룹 회장이 지난 9월 슬그머니 외국 국적을 취득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중국 내에서 부호들의 이민과 관련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장 회장은 2000년 베이징 상업중심가에 세련된 인테리어로 치장한 최고급 ‘사천요리’ 전문점 차오장난을 선보였으며 지금까지 15개 성·시에 70여곳의 분점을 개설했다. 중국 외식업계의 ‘미다스 손’으로 불리는 여장부다. 장 회장 측은 외국 국적 취득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그 이유는 밝히지 않고 있다. 21일 중국중앙(CC)TV 등에 따르면 1억 위안 이상 자산을 보유한 중국의 부자 가운데 27%가 이미 다른 나라 국적을 취득했으며 47%는 향후 이민을 고려하고 있다. 올 초 후룬(胡潤)연구원과 싱예(興業)은행이 발표한 ‘2012년 중국 자산층 보고서’에 따르면 1억 위안 이상 자산가는 6만 3500명에 이른다. 중국 부자들의 이민 성행은 ‘불안한 미래’와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다. 베이징대 법학과 허웨이팡(賀衛方) 교수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심각한 사회 동란이 일어나 재산과 생명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다고 우려하는 게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실제 중국의 지니계수(소득 불균형 지수·1에 가까울수록 불균형 심화)는 사회안정을 위협하는 0.600에 바짝 다가선 상태다. 재산 몰수에 대한 걱정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허 교수는 “중국이 지금은 사유 재산을 인정하지만, 우방궈(吳邦國)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중국은 절대 사유화를 하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천명했듯 궁극적으로 ‘공동부유’가 실현되는 사회주의 완성 단계에 이르면 재산을 몰수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부유층 사이에 팽배하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황장수, 퇴장하는 진중권 향해 보낸 야유가…

    황장수, 퇴장하는 진중권 향해 보낸 야유가…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 등 보수 진영과 인터넷 방송에서 토론을 벌여오던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과의 토론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진 교수는 18일 오전 7시 인터넷방송 사이트인 곰TV를 통해 생중계된 ‘사망유희’ 2차 토론에서 황 소장과 일대일 토론을 벌였다. 이상호 MBC 기자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에서 두 사람은 ‘대선주자 검증’을 주제로 설전을 벌였다.  두 사람의 주장이 맞부딪친 것은 안철수 무소속 후보에 대한 황 소장의 의혹 제기에서부터 시작됐다. 황 소장은 “안 후보의 딸이 미국 부유층들이 산다는 팔로알토에서 호화 유학생활을 했다.”면서 안 후보의 딸이 거주하고 있는 자택의 사진과 매매가를 공개했다.  그러자 진 교수는 “토론을 하러 나온 것이 아니라 폭로하러 나온 것 같다.”고 반박한 뒤 “토론을 하려면 논박을 할 수 있는 주제를 가지고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황 소장은 “교육 개혁을 부르짖는 안철수는 자기 가족은 열외인 것 같다. 이것을 해명해 보라.”면서 거듭 공세를 이어갔고 진 교수는 “그 사람이 내 딸인가. 내가 왜 해명을 해야 하는가.”라고 언성을 높였다.  정상적인 토론이 진행되지 않자 진행을 맡은 이 기자는 “잠시 토론을 중단하겠다.”며 중재에 나섰다. 결국 진 교수와 황 소장은 상대방이 발언할 때 말을 끊지 않는다는 조건에 찬성하면서 토론을 재개했다.  황 소장은 안 후보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편법 발행 의혹을 언급했다. 진 교수는 “그 문제는 검찰에서 무혐의로 드러나지 않았나.”라면서 “이명박 정권의 검찰이 야권후보 비리 의혹을 아니라고 말하는데 왜 의심을 하나.”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황 소장은 “검찰 발표를 왜 믿느냐. 당신이 언제부터 언론 보도와 검찰을 믿었나.”라며 언성을 높였다. 진 교수는 이 기자를 향해 “검찰이 ‘아니다’라고 하면 검찰이 이상하다 말하고, 서울대가 ‘아니다’라고 하면 서울대를 어떻게 믿느냐고 하는데 토론이 되겠느냐.”라고 항의했다.  두 사람은 결국 제대로 된 토론을 하지 못하고 거듭 목소리만 높였다. 심지어 토론 도중 진행자석 앞까지 나와 얼굴을 맞대고 고성을 지르는 모습까지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됐다.  진 교수는 황 소장이 거듭 안 후보의 딸 문제를 거론하자 “도저히 토론을 못하겠다.”며 마이크를 던지고 퇴장했다. 황 소장은 토론장을 나가는 진 교수를 보며 “여러분, 지금 진중권이 도망치고 있습니다.”라고 야유했다.  진 교수는 토론이 끝난 직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토론이 아니라 한 편의 코미디였다. 마치 정신병동에 온 느낌이었다. 황장수가 그동안 했던 거짓말들을 깔끔하게 정리해서 올리겠다.”면서 “(안 후보의)딸 얘기는 애초에 문제가 아니었다. 그게 문제였다면 후보가 해명했을 것이다. 짜증이 난 것은 증거와 사실을 들이대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태도였다.”고 밝혔다.  황 소장도 트위터에 “토론장에서 뛰쳐나가고 왜 밖에서 떠드나.”라고 진 교수를 비난한 뒤 “내 말이 판타지라는 진중권과 몇몇 분들은 19일 이후 내가 제출한 증빙자료를 보며 창피해할 것”라는 글을 올리며 맞섰다.  처음 진 교수에게 토론을 제안했던 변 대표 역시 트위터를 통해 “(진 교수가) 처음부터 진실에 다가가 보자는 태도없이 안철수 측에 충성만 보여 주려고 했다.”면서 “사망유희 토론을 일단 중단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진 교수는 토론 초반부터 시간끌기로 일관한다.”면서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한편 의혹의 대상이 된 안 후보측은 “(안 후보가) 팔로알토는 물론 해외에 집을 산 적이 없다.”면서 “(안 후보) 딸이 다닌 학교도 귀족학교가 아닌 평범한 학교였고 장학금을 받으며 성실하게 생활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위기의 한국호 해법-전문가에게 묻다] (3)양극화

    [위기의 한국호 해법-전문가에게 묻다] (3)양극화

    ‘승자 독식’, ‘부의 쏠림’ 등으로 표현되는 양극화 문제가 우리 사회를 위협하고 있다. 어떤 일자리에 종사하느냐에 따라 소득은 물론 계층까지 나뉘는 현실이다. ‘대기업 귀족’, ‘중소기업 평민’ 등의 표현까지 등장한다. 기업 규모에 따른 양극화부터 차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좋은 일자리와 나쁜 일자리, 실업 등 위기에 처한 노동의 현실이 대물림되는 현상도 우려된다. 교육은 양극화가 시작되는 진원지이자 악순환의 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첫 단추로 꼽힌다. ■기업양극화 진단과 제언 기업 양극화를 해소하는 것은 복잡한 퍼즐을 짜 맞추는 것과 같다. 이해관계가 얽히고설켜 있어 모든 문제를 단숨에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은 없다는 것이다. 기업 규모에 따른 양극화가 심화되는 원인부터 살펴야 한다. 14일 김주훈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1990~2009년 20년간 제조업 출하액은 중소기업이 연평균 10.8% 늘어난 반면 대기업은 1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연평균 부가가치 증가율도 중소기업(9.8%)이 대기업(8.7%)을 앞질렀다.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성과가 더 커서 양극화가 확대됐다는 주장은 편견인 셈이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중소기업의 집단적 성과를 뜻하며, 이는 활발한 진입의 결과”라면서 “오히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는 급여 격차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지난 20년간 연평균 급여 증가율은 대기업이 9.7%, 중소기업이 8.3%다. 이에 따라 1990년 대기업 직원의 급여는 중소기업 직원에 비해 1.48배 높았으나, 2009년에는 1.89배로 확대됐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대기업에서 자본집약적 생산방식이 확대되면서 종사자 수가 감소했고, 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종사자의 1인당 노동생산성 격차를 확대시켰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무조건적인 창업 지원은 경쟁 심화라는 역효과를 불러오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갑을 관계를 심화시킬 수 있다.”면서 “중소기업이 시장에 접속할 수 있는 통로를 확대하고, 기업의 인력 관리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갑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중소기업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낙인 효과를 없애고 ‘긍정 바이러스’를 퍼뜨리려면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하는 데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 화두인 경제민주화만으로 기업 양극화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기업 투명성 강화는 물론, 기업 경쟁력 확대, 중소기업·자영업자 혁신 등 경제 이슈를 세분화한 뒤 분리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천식 KDI 선임연구위원은 “기업 양극화는 경쟁력 선도 부문과 낙후 부문 간 성과 격차가 확대되는 동시에 낙후 부문의 고용 비중이 증가되면서 분배 구조가 악화되는 양상”이라면서 “이는 시장 질서를 바로잡는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중소기업·자영업자들의 자생·혁신 능력을 키워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잠재적인 공급 능력을 확대시키는 총수요 관리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10~20년 단위의 ‘내셔널 프로젝트’ 형태로 추진하면 진행 과정에서 경기 진작 효과와 생산기반 강화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한기 경실련 경제정책팀장은 “자영업에 무작정 뛰어드는 ‘하드 랜딩’을 차단하려면 스스로 학습 조직화할 수 있도록 하고, 기술·자금 지원 외에 사업 실패에 대비한 사회안전망도 구축해야 한다.”면서 “이렇듯 자영업자 대책은 기업·일자리·민생 차원의 ‘융합정책’ 형태로 제시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교육양극화 진단과 제언 “계층이동 가로막는 가장 큰 벽… 입시중심 교육 해소” “사회계층 간 이동 수단이 되어야 할 교육이 오히려 계층 이동을 가로막는 벽이 되고 있다.” 대한민국 사회 양극화의 한 축은 ‘교육 양극화’라 할 수 있다. 사회경제적 계층에 따라 대학입시 경쟁을 위한 사교육 격차가 벌어지면서 결과적으로 대학진학과 취업, 소득 격차로까지 이어지는 ‘사회 양극화의 첫 단추’가 바로 교육 양극화라는 것이다. 김영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14일 “서울과 지방 6대 도시 간 서울대 진학률 격차는 지난해 2배가 넘었고 가정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10분위로 나눴을 때 상하위 분위 간 30위권 대학 진학률은 10배 이상 차이가 났다. 이런 경향은 1990년대에 비해 2배 이상 심각해졌다.”고 지적했다. 갈수록 경제적 상류층과 취약계층, 서울과 지방 간 교육 양극화가 심각해지고 있음을 방증하는 통계치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취약계층의 우수한 인재들이 입시과정을 거치며 ‘체계적으로’ 누락되고 있다.”면서 “진학 격차 확대는 사회통합 측면에서도, 인재양성과 국가경쟁력 확충 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경제적 격차에 따른 교육기회의 불균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선 특수 목적고와 일류 대학 위주의 입시·성적 중심 교육이 해소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이수연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특목고 교육이 영재교육 형식으로 대학교육 입시경쟁의 본산이 되고 있다. 본래의 설립 취지를 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잠재력 있는 학생들에게 폭넓은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된 입학사정관제가 오히려 돈이 더 드는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문경민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은 “사정관제를 겨냥한 족집게 학원교육이 등장하는 등 부유층 자녀를 위한 전형으로 전락한 측면이 있다.”고 비판했다. 근본적으로는 중·고등학교 학업 성취도 위주의 대학입시에 대한 근본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 연구위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처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상대평가나 자격고사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현재도 기회균등선발제가 있긴 하지만 사회 형평성 차원에서 지역·계층 균등선발이나 사회적 배려 전형 비율을 확실하게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부의 사교육비 경감 대책 및 취약계층 학업지원 대책으로는 EBS 교육방송 강화, 방과후 학교 활성화 등이 제시됐다. 김 연구위원은 “학원 선행학습에 대한 규제도 일정 부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학력 차별주의와 이에 따른 취업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장기적인 제도 개선책을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문 정책위원장은 “공공 부문이 인력 채용 때 블라인드 테스트, 지역할당제 등을 선도하고 민간기업에 관련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대학 간판 우선주의를 철폐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길섶에서] 내복 입기/오승호 논설위원

    찬바람이 불면 고향에 계신 부모님 걱정을 하는 것은 인지상정. 두툼한 옷은 잘 챙겨 입고 계신지, 감기에 걸리지는 않으셨는지…. 취직해 받은 첫 월급으로 부모님께 빨간 내복을 선물로 드렸던 기억이 생생할 것이다. 빨간색 내복의 유래는 분분하다. 우선 시각적으로 따뜻한 효과를 주기 때문이리라. 따뜻함을 담아 고마움을 전달한다고 했다. 빨간색은 복을 불러온다거나, 나쁜 기운을 쫓아낸다는 속설도 작용했을 법하다. 과거 염색기술이 덜 발달했을 때 빨간색으로 염색하기 쉬웠기 때문이었다는 설명도 있다. 요즘도 노년층은 빨간색 내복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단다. 자식 생각이 나서일까. 내복은 여전히 부모님용 선물로 인기다. 연중 전력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계절이 여름에서 겨울로 바뀌었다고 한다. 부유층보다 가난한 사람들이 내복을 더 선호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난방비 부담 때문이 아닐까. 원자력발전소 가동 문제로 겨울 전력이 비상이란다. 내복을 입는 부자들이 많았으면 한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현장행정] 의료관광도 ‘강남 스타일’… 베트남 시장 개척 큰 성과

    [현장행정] 의료관광도 ‘강남 스타일’… 베트남 시장 개척 큰 성과

    ‘강남스타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강남구가 베트남 의료관광시장을 개척했다. 구는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린 ‘제4회 점포산업전 및 프랜차이즈쇼’에 참가해 베트남 환자를 유치하는 등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13일 밝혔다. 박람회에는 신연희 구청장을 단장으로 강남세브란스병원 등 지역내 12개 병원이 참가했다. 구에 따르면 박람회 기간 동안 하루 평균 5000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갔으며, 환자유치 50여명, 바이어상담 130여건, 환자상담 200여명 등의 성과를 거뒀다. 참가 병원들은 병원시스템과 인테리어 등을 이전하는 업무협약 등을 체결했다. 신 구청장은 “지난 2일 호찌민 시청을 방문해 보건 및 의료관광 분야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면서 “베트남은 최근 경제력이 급부상하고 있어 베트남 부유층을 대상으로 성형·피부 종합검진 및 치과 등에서 많은 환자유치를 가져 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는 박람회에서 구 홍보관을 설치해 의료관광설명회 개최, 비즈니스 상담 등의 활동을 통해 우수한 의료기술등을 홍보하고 베트남 환자의 국내 유치를 위한 마케팅을 펼쳤다. 지난 2일 의료관광설명회에는 현지 에이전시 등 1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병원별 소개와 베트남 환자 유치 전략 등을 발표해 큰 호응을 얻었다. 또 의료관광홍보관에서는 참가 병원들이 바이어 상담, 업무협약 추진, 환자 상담 등의 활발한 홍보활동을 폈다 특히 박람회에서도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높은 관심을 얻었다. 구는 홍보관에 가수 싸이 캐릭터를 활용한 대형 홍보판넬을 설치하고 현장근무자들이 싸이 티셔츠를 입고 말춤을 공연해 방문객으로부터 많은 관심과 흥미를 끌었다. 구는 2010년부터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카자흐스탄 알마티 등에서 총 6회에 걸쳐 해외 의료관광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외국인 환자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구는 외국인환자들이 안심하고 편리하게 지역 병원을 찾을 수 있도록 의료관광안내센터운영, 표준진료수가제도 도입, 외국인환자 배상책임보험 단체가입, 강남구의료관광 협력기관 인증현판을 부착하는 등 제도적인 분야를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신 구청장은 “2020년 정부가 목표로 한 외국인환자 100만명 유치에 동참해 대한민국이 의료관광의 허브가 될 수 있도록 내년에도 인도네시아와 러시아 등에서 협력기관과 함께 설명회를 개최 하는 등 적극적인 해외 홍보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연체 전 상담 받으세요”… 금융멘토제 도입

    “은행에 빚이 좀 있는데 월급은 150만원 정도 됩니다. 은행 빚을 어떻게 갚는 게 좋을까요.”(근로자 A씨) “고객님은 금융권 부채(5000만원)와 월 소득에 비해 매달 지출하는 보험료(15만원)가 상대적으로 많습니다. 보험부터 해지해 대출을 일시 상환하는 것이 낫습니다. 이 상태로라면 신용등급이 하락해 이자 부담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상담원) 앞으로는 저소득층이나 사회 취약층을 대상으로 이렇게 부채·자산 관리를 해주는 ‘금융멘토’가 생긴다. 금융위원회는 13일 내년부터 ‘저소득층 금융멘토 사업’을 시범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금도 신용회복위원회 등에서 상담을 해주지만 연체나 신용불량 등 ‘문제’가 터진 뒤에 제공하는 처방전이라는 점에서 금융멘토와는 성격이 다르다. 금융멘토는 빚이 더 불어나거나 연체가 생기기 전에 부채 관리를 도와준다. 물론 자산을 불리는 방법도 조언해 준다. 미국 등 금융 멘토링을 앞서 도입한 선진국에서는 연체율이 감소하는 등 실질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중산층이나 부유층은 금융회사의 프라이빗 뱅커(PB)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지만 정작 금융상담이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서민층은 이런 서비스에서 소외된 상태”라면서 “부채 관리의 중요성이나 방법을 잘 몰라 연체자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당초 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내년 예산 3억원을 신청했다가 기획재정부 심의과정에서 2700만원으로 삭감되자 사기가 꺾였다. 하지만 사업 취지에 공감한 국회가 대폭 증액을 검토하고 있어 고무된 상태다. 금융위 측은 “그동안 금융상담 정책에 저소득층을 위한 배려가 없었기 때문에 (예산 규모에 관계 없이) 시범사업은 예정대로 추진할 방침”이라면서 “미국은 개인파산에 앞서 사전에 반드시 상담서비스를 받도록 법제화돼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우선 각 기관별로 제각각인 상담기법이나 매뉴얼을 재정비해 표준화시킬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각자의 형편에 맞는 금융상품은 무엇이고, 지출 우선순위를 어떻게 짜야 하는지 도울 작정이다. 퇴직 은행원 등 자원봉사자도 상담원으로 십분 활용할 계획이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정보전 수능입시, 결국엔 ‘쩐의 전쟁’

    정보전 수능입시, 결국엔 ‘쩐의 전쟁’

    “정확한 입시정보는 수능점수 10점에 맞먹습니다.”(11일 입시전문학원 대입설명회 중) 대학별 입시전형이 점점 세분화됨에 따라 수험생과 학부모의 대입 전략짜기가 치열한 가운데 수험생들 사이 정보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회당 100만원이 넘는 입시 컨설팅 학원에 등록해 맞춤형 진학정보를 제공받는 부유층 학생이 있는 반면 끼리끼리 모인 인터넷 카페에 글을 올리며 실낱 같은 정보를 얻으려는 저소득층 학생도 있다. #지난 8일 수능을 본 최민철(17·가명)군은 의사 아버지의 전폭적인 지원과 전업주부인 어머니의 발품 덕분에 일찌감치 학교를 정했다. 최군은 해당 학교의 족보를 구해 논술·면접 준비에 돌입했다. 입시전문가급인 최군의 어머니는 아침이면 9개 일간지에 나온 대학별 입학정보를 꼼꼼히 스크랩하고 대형 입시 설명회에도 빠지지 않고 참석해 왔다. 지난여름에는 교육업체에서 마련한 ‘엄마스쿨’에서 자녀 입시지도 강의까지 수료했다. 명문대 진학을 위해서는 돈도 아끼지 않는다. 꼼꼼한 지원전략을 세우기 위해 지난 2학기부터 시간당 50만원을 호가하는 입시 전문컨설팅 업체에 등록해 수시·정시전형 등을 준비했다. 학교별, 전형별로 추가비용이 붙지만 개의치 않았다. 최군은 “입시컨설팅에 논술·면접과외까지 해 500만원 이상 들었다.”면서 “인생을 좌지우지하는 순간 쓰는 돈이니까 별로 아깝지 않다.”고 덧붙였다. #경북 경산시에 사는 장수미(18·가명)양은 진학상담할 곳이 마땅치 않아 속만 끓이고 있다. 가채점 결과 전 과목에서 인문계 1등급이 예상되지만 아직 지원 학교도 정하지 못했다. 워낙 정보가 없어 합격을 자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산 시내에 나가 봐야 따로 컨설팅을 받을 곳은 없다. 대형 입시설명회도 서울·부산·대구 등 대도시 위주로 열려 갈 엄두를 못 낸다. 오로지 장양이 의지하는 것은 포털사이트 속 무료 카페인 ‘수능날 만점시험지를 휘날리자(수만휘)’. 장양은 상담 글을 올리고, 대학 홈페이지를 클릭해 전형단계를 살피는 게 일과다. 장양은 “학교 선생님도 매년 바뀌는 복잡한 전형에 대해 속속들이 알지 못한다.”면서 “경쟁자들은 전형 준비를 하고 있을 텐데 난 인터넷 검색만 하고 있으니 초조하고 속상하다.”고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 등에 따르면 지난 10월 전국에 등록된 전문 입시컨설팅 학원은 20여개. 하지만 서울 강남구 대치동 등에만 50~60개의 입시컨설팅 업체가 성황 중이다. 50만~100만원의 상담료를 받는 곳들이 많다. 지난해부터 입시컨설팅 업체는 학원으로 등록해야 하지만 강남을 중심으로 무등록 컨설팅 업체가 날이 갈수록 성황을 이루고 있다. 입시정보마저 양극화되는 대한민국의 단상이다. 김승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실장은 “입학사정관제 등으로 전형이 세밀하고 복잡해진 상황에서 정보는 곧 대학 입학 여부를 결정짓는 열쇠”라면서 “교육이 양극화를 없애는 수단이 아니라 오히려 심화시키는 쪽으로 가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뉴스&분석] 내년 시행 예정 ‘즉시연금 과세’ 싸고 정부·생보업계 뜨거운 논란

    [뉴스&분석] 내년 시행 예정 ‘즉시연금 과세’ 싸고 정부·생보업계 뜨거운 논란

    정부가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한 즉시연금 과세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거액 자산가들의 조세 피난처에 대한 과세라는 입장과 중산층 이하의 은퇴 준비에 불이익을 준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11일 기획재정부와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목돈을 한번에 맡기고 현금을 연금처럼 매달 타는(중도인출) 즉시연금에 대해 내년 가입자부터 과세할 방침이다. 현재 보험상품은 가입기간이 10년 이상이면 그 수익에 대해 비과세된다. 이 점에서 즉시연금을 이용, 수억원을 예치한 뒤 매달 돈을 받아도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는 문제점이 지적됐었다. 노후 대책이 아니라 부유층의 전유물이 됐다는 점이 정부가 과세를 결정한 주요 원인이다. 정부는 이자와 원금을 매달 나눠 받는 종신형은 연금소득세(5.5%)를, 이자만 받고 원금은 후손에게 물려주는 상속형은 이자소득세(15.4%)를 내도록 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현재 5억원의 종신형(10년 보증)에 가입하면 매달 233만원가량(공시이율 4.6% 적용)을 받는다. 내년부터는 여기서 이자소득세 13만원을 떼고 220만원만 받게 된다. 김형돈 재정부 조세정책관은 “고액 연금자들에 대한 비과세 혜택은 즉시연금에 가입하지 못하는 대다수 서민들이 차별을 받는 상황을 의미한다.”며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도 최근 국정감사에서 “다른 금융상품과의 형평성을 고려했을 때 고액에 대해 비과세를 적용하는 것은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전문가들도 과세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한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재정 여건이 좋지 않은 데다 국세감면율이 13%대인 상황에서 자산 소득자들에게까지 혜택을 주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생보업계는 과세 취지와 달리 가입자 대다수는 노후 준비가 절실한 은퇴자와 중산층 이하라고 주장한다. 지난 6월 말 기준 삼성·한화·교보 등 국내 대형 생보 3사의 즉시연금 2만 2708건 중 예치금 1억원 이하가 전체의 55.6%다. 3억원 이하는 83.3%며 5억~10억원은 5.6%, 10억원 초과는 1.0%에 불과했다. 또 퇴직자 평균 연령은 53세 정도지만 내년부터 국민연금은 61세가 돼야 받는다. 즉시연금이 은퇴자의 부족한 소득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보험설계사 수십만명의 실직도 우려된다. 정부 역시 저소득층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을 부인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연 200만원 이하 중도인출과 장기요양 등에 대해 예외를 두기로 했다. 업계는 이 기준이 너무 엄격하다는 입장이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연 200만원 이하 중도인출 비과세는 현실성이 부족하다.”며 연간 1800만원(월 150만원) 이하 중도인출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류건식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즉시연금을 통해 과세를 회피하려는 고소득층에게는 엄격하게 세금을 부과해야 하지만 저소득층은 면세 혜택을 부여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김재현 상명대 금융보험학부 교수도 “서민들은 저금리 상황에서 세금까지 물게 되면 즉시연금으로 별 도움을 받지 못할 것인 만큼, 이들의 노후대비용 자금은 막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오바마 집권 2기] 서민·노인·여성 집중 공략… ‘마이너파워’로 경합주 싹쓸이

    올해 미국 대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때만 해도 경기침체 탓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았다. 대공황 이후 실업률이 7.2%를 넘는 상황에서 재선에 성공한 대통령이 없다는 사실도 오바마의 재선 가도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그렇다면 오바마는 어떤 전략으로 이런 약점을 극복하고 재선에 성공하게 됐을까. 오바마의 선거운동 과정과 투표 결과를 종합해 보면, 전면전을 펼치기보다는 특정 계층과 지역을 타깃으로 삼아 ‘정밀타격’(surgical strike)하는 전술이 적중한 것으로 분석된다. 내세울 경제 실적이 변변치 않은 상황에서는 국민 전체를 상대로 경제 얘기를 떠들어봤자 설득력이 적을 것으로 판단, 캐스팅보트를 쥔 특정 계층의 이익을 확실히 보장해주는 식으로 표를 모았다고 볼 수 있다. 바둑으로 치면 대마(大馬)를 잡기보다는 작은 집을 차곡차곡 챙기는 전술을 사용한 셈이다. 오바마가 공략한 대표적 표적이 히스패닉계다. 지난 6월 오바마는 불법 이민 청소년 80만명에 대한 사면을 전격 단행했다. 이는 백인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위험한 도박이었지만, 결국 히스패닉의 지지로 연결됐다. 개표 결과 히스패닉의 69%는 오바마에게, 29%는 밋 롬니에게 표를 던졌다. 4년 전 36% 포인트에서 올해 40% 포인트로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이다. 대부분 부동층주(스윙 스테이트)에서 히스패닉 인구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이는 스윙 스테이트 ‘싹쓸이’ 결과로 나타났다. 여성을 겨냥한 전략도 적중했다. 오바마는 기독교계가 반발할 수도 있는 낙태 권리 옹호 발언을 불사했는데, 이는 공화당 인사들의 성차별 발언과 대비되면서 오바마에게 이득을 가져왔다. 개표 결과 오바마는 미혼여성 지지율에서 롬니에 38% 포인트나 앞섰다. 오바마는 또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동성결혼 찬성 입장을 밝힘으로써 동성애자들의 전폭적 지지를 끌어냈다. 건강보험개혁(오바마케어)을 통해 서민과 노인층의 지지를 견인하고, ‘부유층 대 중산층’ 구도의 ‘계급전쟁’을 불사한 것도 득이 됐다. 지역적으로 오바마는 미 자동차 3사의 구제금융 조치를 실시, 최대 승부처인 오하이오의 표심을 붙들었다. 오하이오 개표 결과 자동차 연관산업이 많은 북부의 클리블랜드 지역에서 오바마에게 몰표가 나왔다. 오바마는 TV토론에서 청정에너지 개발을 거듭 강조했는데, 이는 스윙 스테이트인 콜로라도의 청정에너지 산업을 교묘하게 겨냥한 것이라고 CNN은 분석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오늘의 눈] 외국인학교 입학비리가 남긴 교훈/김학준 사회2부 차장

    [오늘의 눈] 외국인학교 입학비리가 남긴 교훈/김학준 사회2부 차장

    국민들이 대체로 재벌을 좋지 않게 생각하는 시점에 터져 나온 외국인학교 입학비리는 재벌에 대한 인식을 악화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번 사건을 어떤 부모든 ‘자식 잘되기를 바란다’는 보편적인 정서로 이해하기에는 범죄 행태가 너무 자극적이기 때문이다. 재벌가 딸과 며느리 등은 상상을 초월한 방법으로 자녀를 외국인학교에 부정입학시켰다. 외국국적 취득을 위해 원정출산, 위장결혼, 공문서 위조, 외국 공무원 매수 등을 서슴지 않았다. 검찰이 보도자료에 비리 유형을 ‘맹모(孟母)형’, ‘중남미 원주민 되기’, ‘양심적으로 한번은 다녀오기’라고 냉소적으로 분류했을 정도다. 이들에게 적용된 죄목은 무려 6개다. 한 학부모는 외국국적 취득과 상실신고를 반복해 3개국 국적을 취득했다. 또 다른 부모는 뇌물을 주고 작업해둔 외국 공무원이 출근하지 않자 진드기 작전을 펼쳐 위조 여권을 받아냈다. 이 정도 열성이면 어디에서든 자식교육에 성공했을 것이다. 특히 김황식 국무총리의 조카 부부가 이번 사건에 개입돼 논란을 일으켰다. 각각 금호그룹과 일진그룹 2세인 이들 부부는 국적세탁을 통해 자녀를 외국인학교에 입학시켰다. 비록 김 총리와 직접 관련이 없는 일이라고 해도, 나라를 관장하는 총리 주변에서 국적세탁이 자행됐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그동안 부유층 학부모 사이에서 허위국적을 통해 자녀를 외국인학교에 편·입학시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이 때문에 설립 목적과는 달리 외국인보다 내국인이 많은 외국인학교가 12곳에 달한다. 그런데도 외국인투자를 촉진한다는 명목으로 9개 외국인학교 건물 신·증축에 국비와 지방비 2000억원이 투입됐다. 당국이 몇푼 안 되는 시골학교 증축예산 지원에는 빡빡하게 구는 현실을 생각하면 기가 찰 노릇이다. 이번 검찰 수사가 부유층 신원 노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등 문제점이 적지 않았음에도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외국인학교 문제를 공론화시켰다는 점에서 점수를 주고 싶다. kimhj@seoul.co.kr
  • 백인 보수층 견제 딛고 “4년 더” 신화… 美 인종민주화 가속화

    백인 보수층 견제 딛고 “4년 더” 신화… 美 인종민주화 가속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대선 승리는 미 국내적으로는 최초의 흑인 대통령 재선이라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 오바마는 4년 전 최초의 흑인 대통령 당선이라는 역사를 만들었고, 재선에 성공함으로써 역사를 새로 쓰게 됐다. 물론 4년 전 오바마의 당선은 ‘오바마 바람’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역사적 대사건으로 평가됐다는 점에서 이번 재선 성공은 그에 못 미친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재선 성공의 의미가 더 클 수도 있다. 2008년 대선 승리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실정(失政)에 따른 반사적 이익의 측면이 있는 반면 이번에야 말로 흑인으로서 순수하게 실력으로 당선됐다고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지난 4년간 ‘흑인 대통령’을 심리적으로 거부하며 정통성을 부여하지 않았던 백인 보수층의 목소리는 한층 위력을 잃을 수밖에 없게 됐다. 사실 오바마는 ‘미국의 1인자’ 자리에 올랐음에도 지난 4년 간 흑인을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는 백인 보수층의 끊임없는 인종차별적 견제에 시달렸다. 잰 브루어 애리조나 주지사가 대통령인 자신의 면전에 삿대질을 하며 비난을 퍼부었던 일과 일부 극우파가 자신을 케냐 출생이라며 줄기차게 의혹을 제기했던 일, 백인 경찰관의 공무집행을 비판해 논란에 휩싸인 오바마에게 해당 경찰관이 백악관 맥주 회동을 제안한 일 등은 백인 대통령이었더라면 감히 있을 수 없는 사건이었다. 더욱이 오바마는 이런 일들에 대놓고 맞비난을 하지 못했다. 선거가 흑·백 대결 구도로 가면 불리할 게 뻔했기 때문이다. 오바마로서는 이런 수모를 견뎌내고 흑인 대통령 재선이라는 신화를 쓴 셈이다. 오바마의 재선 성공을 통해 미국 사회에서 흑인의 위상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흑인에게 국정을 맡긴 데 대한 국민적 평가가 어찌됐든 합격점을 받은 셈이기 때문이다. 흑인들이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선에서 ‘묻지마 몰표’를 던진 것은 오바마의 실패를 자신들의 실패로 받아들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공화당 정부에서 흑인으로서 국무장관을 지낸 콜린 파월까지 오바마 지지를 선언한 것은 흑인들의 위기의식을 웅변한다. 흑인뿐 아니라 히스패닉과 아시아계 등이 오바마에게 전폭적 지지를 보낸 데에도 미국 사회 내 유색인종의 약진이라는 염원이 담겨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백인 천하였던 미국은 이제 흑인 대통령의 재선 성공으로 ‘인종적 민주화’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인구구성비 변화 추이상 갈수록 백인 인구 비율이 줄고 유색인종이 늘어나는 만큼 공화당은 생존을 위해 백인 보수층과 부유층 위주의 노선을 심각하게 재고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번 대선 국면에서 오바마는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동성결혼 합법화에 찬성 입장을 밝혔고, 낙태에 있어서도 여성의 선택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단언하는 등 역대 대통령들이 사안의 민감성 때문에 모호한 자세를 취했던 이슈에 대해 선명한 입장을 주저하지 않았다. 결국 오바마의 승리를 계기로 미국 사회의 이념 전선은 한층 ‘왼쪽’으로 이동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이후 실업률이 7.2%가 넘은 상황에서 재선에 성공한 첫 대통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는 점도 오바마에게는 의미가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여성·흑인·젊은층서 압승…부동층州 사로잡아 롬니 꺾어

    극적인 승리였다. 선거전에서 드러난 초박빙 양상은 출구조사부터 개표까지 그대로 이어졌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역전 드라마 끝에 승리의 여신은 민주당 후보로 나선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최후의 미소를 보냈지만 누구도 섣불리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여정이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8년간 실정에 대한 반작용으로 일찌감치 압승을 예상했던 4년 전과 달리 오바마는 이번 대선에서 좀체 나아지지 않는 경제사정과 높은 실업률에 발목을 잡혀 막판까지 고전했다. 유권자들이 경제를 이번 대선의 최대 이슈로 여긴다는 사실은 선거 당일 투표소 출구조사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조사 대상 유권자의 60%가 경제를 최우선 관심사로 꼽았다. 미국 경제가 ‘그다지 좋지 않거나 나쁘다’고 응답한 비율은 70%에 달했다. 그러나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응답이 40%로 ‘나빠지고 있다’는 응답 30%보다 높았고, 특히 현 경제문제의 책임이 부시 전 대통령에게 있다는 응답이 50%로 오바마 대통령을 지목한 응답 40%보다 높게 나온 점 등으로 볼 때 경제 이슈가 실제 투표에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를 더 잘 이끌 후보에 대한 질문에 밋 롬니 공화당 후보가 오바마 대통령보다 근소한 우위를 점했지만 다수가 오바마의 정책이 일반적으로 중산층을 우선시한다고 생각한 반면 투표자 절반 이상은 롬니가 부유층 편이라고 답한 것도 오바마에게 유리한 판세를 뒷받침한다. 오바마의 재선을 가능케 한 핵심 요인은 부동층주(스윙 스테이트)의 표심이었다. 특히 최대 격전지인 오하이오주에서의 승리가 결정적이었다. 오바마는 또 승패를 가늠할 수 없었던 버지니아주와 플로리다주를 사수했다. 또한 롬니가 막판까지 인력과 자금난을 집중시켰던 콜로라도와 뉴햄프셔도 손에 넣었다. 그러나 2008년 대선 때 오바마가 9개 주요 스윙 스테이트에서 평균 7.6% 포인트 차이로 압승했던 것에 비해 이번 대선에선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패배한 것을 비롯해 다른 스윙 스테이트에서도 초박빙 승부 끝에 가까스로 이기면서 4년 전에 비해 지지율이 떨어진 점을 실감케 했다. 한편 출구조사에서 오바마는 여성과 흑인, 18~29세 젊은 층에서 지지율이 롬니를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오바마를 지지하는 여성은 55%로, 롬니를 지지하는 여성 43%보다 많았다. 반면 남성은 45%가 오바마를, 52%가 롬니를 선호했다. 인종별로는 흑인과 히스패닉, 아시아계 유권자들 사이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흑인의 93%, 히스패닉의 69%, 아시아계의 74%가 오바마를 지지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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