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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석경기 꽁꽁 얼어붙었는데…1000만원 고가상품 불티

    경기침체로 추석경기가 꽁꽁 얼어붙었지만 백화점과 홈쇼핑 등이 부유층을 겨냥하고 내놓은 1000만원 이상의 고가상품들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백화점에서 700㎖인 한병당 1200만원에 팔리는 최고급 위스키 ‘로열 살루트 50년’은 2일 현재 국내에 수입된 20병중 8병이 팔렸다.모두 10병을 배정받은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12일부터 2일까지 6병을 팔았고,현대백화점은 배정받은 3병중 1병을 팔았다.산악인 엄홍길씨가 롯데백화점에 기증한 1병은 지난달말 경매에서 1100만원에 낙찰됐다.로열 살루트 50년은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즉위 50주년을 기념,255병만 한정 생산한 제품이다. 신세계 백화점이 추석선물로 단 3세트만 내놓은 1000만원짜리 ‘82년산 보르도 와인세트’도 하루 10여통씩 문의전화가 걸려오고 있다. 윤창수기자 geo@
  • 강남 집값 고공행진 / 부동산 처방 백약이 무효

    ‘백약이 무효인 것 같아요.’ 틈만 나면 뛰는 강남 집값을 두고 주택업계와 부동산 전문가들이 하는 얘기다. 내년부터 단기 전매자에게 양도소득세를 최고 50%까지 올리기로 한 세제개편안이나 일반주거지역 종(種)세분화 등 집값을 염두에 둔 정부의 각종 소나기식 대책들도 전혀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의 조치로 보유자들이 아예 중장기 보유로 돌아서면서 매물공백이 생겨 연말 이후 집값이 폭등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정부에서는 강남지역 주택거래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다시 시작할 태세지만 항구적인 대책은 아니라는 지적이다.공급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세금·단속만으론 못잡는다 투기단속과 세금 중과만으로는 강남과 주변지역 집값의 상승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은 부동산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정부가 세금부담을 늘리기로 하면 그만큼 집값은 금세 오른다.지난해 9·4대책에서 주택을 매입,3년을 보유한 경우에도 1년 이상 실제 거주해야만 양도세 면세혜택을 주기로 한 제도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바뀐 제도에 따라 오는 10월부터는 3년 이상 보유자도 매각차익이 나면 세금을 내야 한다.계산대로라면 10월 이전에 팔려는 매물이 나와야하고,집값이 떨어져야 한다.그러나 그동안 세금부담을 피하기 위한 매물이 제법 나왔지만 모두 소화되고 이제는 매물도 없이 가격만 뛰고 있는 형국이다. 용적률 하락에 따른 재건축 수익률 악화도 가격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최근 서울시의 일반주거지역 종세분화가 확정되면서 가락 시영아파트가 예상과 달리 3종에서 2종으로 바뀌어 용적률이 50%포인트 낮아졌지만 가격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내년도 세제개편안에서 양도세 중과방침이 포함됐지만 가격하락 전망보다는 매물감소로 인한 폭등을 우려하는 시각이 우세하다.과거의 예에서 보듯이 세금 인상이 가격상승으로 이어지는 ‘전가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세금부담은 고작해야 최대 14%포인트 늘어나는 반면 보통 1년간 집값은 10∼20% 오른다.지역에 따라서는 40%가 오른 곳도 있다.보유하고 있으면 가격이 오르는데 팔 사람이 있을 수없다. 게다가 강남의 아파트 보유자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어지간한 충격에는 매물이 나오지 않는다.강남에 급매물이 없는 이유다.오히려 세제가 강화되면 급매물은 강북에서 나온다. 단속도 집값을 잡는데 거의 구실을 못한다.5·23조치 이후 단속이 강화되면서 중개업소들이 잇따라 문을 닫으면서 휴업이 늘었고,집값도 한때 약세를 보였다.거래가 안된 때문이다.그러나 7월말 다시 중개업소가 문을 열고 영업을 시작하자 강남의 일부 아파트는 그동안 오르지 않았던 집값이 한주새에 몇 천만원씩 오르는 등 폭등세를 보였다.당시 개포주공2·3·4단지의 경우 일주일 사이에 3000만∼5000만원 가량 오르기도 했다. ●시장왜곡 심화 강남의 집값은 올라가지만 수도권의 미분양은 늘어가는 것도 최근의 새로운 현상이다.시장이 왜곡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말 현재 수도권의 미분양 아파트는 모두 2640가구였다.이는 전달(2363가구)에 비해 11.7%가 늘어난 것이며 지난해 6월 이후 최대 물량이다. 서울,특히 강남의 집값은 계속 올라가고있는데 수도권에서는 미분양이 늘어나는 시장 왜곡과 양극화현상이 초래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같은 서울에서도 재건축 아파트는 2.11%가 올랐지만 재건축을 뺀 아파트는 0.57%가 오르는데 그쳤다.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이에 따른 비(非)강남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공급 언제까지 외면하나 정부는 서울 강남의 집값상승 현상을 가수요에 따른 것으로 애써 외면하고 있다.이에 따라 공급책으로 내놓고 있는 신도시 건설도 김포나 파주 등 비강남권으로 일관하고 있다.고작 내놓은 것이 판교 신도시에 1만가구를 더 짓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부동산전문가들은 강남 아파트가 다른 지역보다 특별히 좋아서 집값이 오른 것은 아니라고 분석한다.학군과 부유층 거주지역이라는 지역적 프리미엄,강남 아파트의 희소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판교신도시 1만가구를 더 짓는다는 발표에도 불구하고 강남집값이 오르고 있는 것은 판교가 강남의 대체지 역할을 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RE멤버스 고종완 대표는 “판교가 강남의 대체지 역할을 못할 것이라는 판단이 강남거주자에게 파다하게 퍼져 있다.”면서 “강남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서는 교육 등에 있어서 종합적인 처방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세중코리아 한광호 정보실장은 “강남 아파트 시장에는 분명히 실수요가 살아 있는데 이를 투기수요로만 보는 정부의 판단에 문제가 있다.”면서 “신도시를 짓지 못하겠다면 용적률을 풀든지 공급측면을 고려한 명분보다는 실익을 고려한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2003 세법 개정안 /상속·증여세 완전포괄주의

    상속·증여세 완전 포괄주의는 어떤 형태가 됐든 ‘부(富)의 무상 이전’에 대해 모두 세금을 물리는 제도다.지금은 법에 열거한 14가지 유형에 해당될 때에 한해 세금을 물리고 있다.완전 포괄주의는 부자들에게는 가슴이 철렁한 얘기이지만 중산·서민층은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현행법에 의해 상속재산은 최고 5억원,증여재산은 최고 3억원까지 공제 혜택이 주어진다.때문에 실제 상속·증여세를 내는 사람은 극소수(전체 납세자의 0.6%)에 불과하다. 완전 포괄주의가 도입되면 세금을 매기는 기준이 ‘실질 이익이 발생했느냐.’ 여부로 단순화된다.따라서 재벌이나 부유층의 변칙적인 부(富)의 세습을 통한 탈루가 어려워진다. 예컨대 5살짜리 재벌3세가 아버지의 부동산을 담보로 은행에서 10억원을 빌려 아버지 회사의 비상장 주식 10만주(주당 1만원)를 샀다고 하자.이 주식이 1년 뒤 상장돼 주가가 5만원으로 뛰면 재벌3세는 순식간에 40억원(50억원-10억원)의 시세차익을 올리게 된다.그렇더라도 현행법상으로는 과세를 할 수 없다.‘빌린 돈’으로주식을 산 만큼 증여로 간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그러나 완전 포괄주의가 도입되면 ‘경제적 이익이 발생한 만큼’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가능해 진다. 건설업을 하는 아들이 같은 사업을 하는 아버지의 중장비를 빌려 썼을 때에도 같은 맥락에서 증여세를 내야 한다.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주식이 상장·합병 등으로 값이 뛴 경우,물려받은 토지가 형질이 바뀌어 가격이 오른 경우도 마찬가지다. 안미현기자
  • 2003 세법 개정안 /서화·미술품 과세 어떻게

    서화·골동품 등 미술품에 대한 과세가 내년부터 이뤄질 전망이다.그러나 1990년부터 5차례나 시행이 유보된 데다 미술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추진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그렇다고 모든 미술품 거래에 세금을 매기는 것은 아니다.문화재로 지정되거나 박물관·미술관에 팔 때는 거래금액에 관계없이 비과세 대상이다.일반적인 거래일 경우에도 2000만원 미만의 중·저가 미술품에는 세금을 물리지 않는다.따라서 미술품 과세가 시행되더라도 일반 애호가들의 세금부담은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다만 거래금액이 2000만원을 넘으면 근로소득과의 형평성에 맞춰 세금을 내야 한다.고가의 미술품을 통해 세금을 회피하고 있는 부유층이 주된 타깃이다.이 경우에도 10년 이상된 소장품은 10년 미만 소장품에 비해 훨씬 낮은 세율을 매겨 장기 보유자들의 세금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납세방법은 미술품 양도차익만 떼내 세금을 내거나(분리과세),근로소득 등 다른 소득과 합쳐 세금을 내는(종합과세) 방법 가운데 자신에게 유리한 쪽을 선택하면 된다. 대개의 경우는 분리과세가 간편하고 유리하다.미술품을 판 가격의 1∼3%만 세금으로 내면 된다. 미술품 소장기간이 10년 이상이면 1%,10년 미만이면 3%다.예컨대 13년간 소장하고 있던 도자기를 1억원에 팔았다면 세금은 100만원(1%)이다. 안미현기자
  • 추석선물 양극화 뚜렷/실속형·고가품 판매 증가 5만원대 중저가품은 안팔려

    올 추석선물 시장은 ‘빈익빈 부익부’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만∼2만원대의 저가상품과 10만원대의 고가상품 판매가 지난 4년간 계속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5만원 정도의 중간 가격대의 선물 판매는 오히려 점점 줄고 있다고 유통업체들은 설명했다. 백화점 등에서는 부유층을 위해 명품으로 포장한 장인의 손길이 담긴 선물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신세계 백화점은 더덕 명인 이종기씨가 전북 진안의 해발 400m 이상 고지대에서 재배했다는 110만원짜리 10년근 장생더덕 세트,차 명인 신광수씨가 눈속에서 움튼 어린잎을 대나무집게로 채취한 250만원짜리 승설차세트 등을 내놨다. 롯데백화점은 수제 궁중한과를 수작 봉황문 한과 상자에 담은 합천한과 진연을 300만원대의 가격으로 선보였다.참새혀를 닮은 찻잎만 모아 만든 은다관 명차세트는 165만원,구절판 칠기에 9가지 전통안주를 담은 청목 화조도 구절판 고급안주세트는 120만원,표고버섯을 나전칠기 보석함에 담은 표고세트는 110만원이다. 반면 할인점 등에서는 1만∼2만원대 실속형 선물이 지난해보다 20% 정도 많이 판매중이다. 특히 추석에 많이 팔리는 조미료 세트는 식용유 대신 요즘 인기있는 올리브유로 대체되는 등 값싸면서도 정성을 표현할 수 있는 선물이 인기다.추석선물의 대표주자인 과일의 경우 상품 출하시기가 아직 일러 물량이 크게 부족하다. 특히 배는 이른 추석과 날씨 악화,흑성병의 도래 등 3재가 겹쳐 산지가격이 3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올 추석은 예년보다 10일 정도 빨라 일부 품목의 가격이 올랐다.”면서 “청과는 10%,냉장육은 20%쯤 가격이 올랐으며 갈비·굴비·선어 등은 전년과 비슷하거나 하락세”라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 강남 부유층아파트도 잇따라 털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H아파트에 잇따라 도둑이 들어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지난 4일 H아파트 62동 이모(48)씨 집에 누군가 몰래 들어가 1억원 상당의 명품시계 2개와 패물 등 모두 2억원어치를 훔쳐 달아났다.이씨는 “휴가 갔다가 돌아와 보니 집에 도둑이 든 흔적이 있고 귀중품이 없어져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일에는 이 아파트 80동에 사는 김모(57)씨가 오후 1시쯤 집을 비운 사이 도둑이 현관문을 따고 침입,현금 300만원과 10만원짜리 수표 30장 등 금품 2000만원어치를 훔쳐 달아났다. 지난달 9일에는 같은 아파트 116동에 사는 이모(37)씨 집에서 현금 500만원과 귀금속 등 3000만원 상당의 금품이 털렸고,지난달 1일 오후 5시쯤에는 75동 이모(75)씨 집에서 현금 400만원과 귀금속 등 수천만원어치의 금품이 털렸다. 범인들은 현관문의 손잡이를 통째로 부수고 집안으로 들어가 절도 행각을 벌인 것으로 밝혀졌다.경찰은 범행 수법이 비슷한 점으로 미뤄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고 폐쇄회로TV 화면을 통해 범인의 신원을 파악중이다. 한편 절도 사건이 잇따르자 아파트 관리사무소측은 경비원에게 가스총과 무전기를 지급하고,자체 방범초소를 세우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영표기자 tomcat@
  • 강남집값 최고 15% 폭등

    강남지역 아파트값이 다시 들먹거리고 있다. ‘5·23부동산시장 안정대책’이 나온 뒤 전반적으로 주택시장이 안정세로 돌아섰지만 유독 강남 집값은 잡히지 않았다.일부 주상복합 아파트와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가구당 3억∼4억원이 오르는 등 강남 아파트값 ‘불패신화’가 깨지지 않고 있다. ●강남 아파트값 불패신화 여전 부동산랜드 자료에 따르면 연초 대비 전국 아파트값은 6.65% 상승하는데 그쳤다.서울 지역도 8개월 동안 5.43% 올랐다.이런 추세라면 올 아파트값 상승률은 한자릿수에 머무를 것이라는 기대도 가능하다. 하지만 강남지역 아파트는 예외다.강남·송파·강동구는 다른 지역 아파트값 상승폭을 훨씬 앞질렀다.특히 강남구 개포동 일대 아파트는 연초 대비 15.76%,도곡동 아파트는 10.96% 뛰었다.대치동 일대 아파트도 7.35% 올랐다. 최근에 들어선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와 재건축 대상 아파트가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연초 대비 도곡동 타워팰리스 2차 68평형은 4억원이 오른 16억 50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삼성동 홍실 아파트 54평형은 3억원이 오른 12억원에 거래된다.반포 한신15차 45평형의 부르는 값은 2억원이 뛴 10억원이다. ●강남 아파트값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 저금리가 계속되면서 수요가 꾸준하고 희소가치가 있는 주상복합 아파트와 재건축 아파트를 돈 있는 사람들이 사들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그러나 전문가들은 강남 아파트값은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진단한다. 건설교통부·서울시와 구청간의 기(氣)싸움이 아파트값 인상을 부채질하고 있다.건교부와 서울시는 재건축 요건 강화와 일반 주거지역 종(種)세분화를 통해 무분별한 개발을 막겠다고 나섰다.하지만 자치구는 지역 주민의 민원 등을 내세워 이에 반발하고 있다.강력한 조치가 나올 때마다 아파트값이 주춤했지만 구청이 나서서 힘겨루기를 해주는 바람에 주민들은 언젠가는 다시 오를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 방학과 휴가철이 끝나가면서 강남 아파트값이 들먹인다는 것은 또 다른 원인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여전히 ‘강남 8학군’ 선호가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대표는 “강남 아파트 시장의 특이 현상은 학군 선호가 크게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부유층이 선호하는 새 아파트,대형 주상복합 아파트가 몰려있는 것도 강남 아파트값 상승률을 끌어올리는 원인이다. ●전국적인 아파트값 상승으로 이어지기 힘들어 부동산 전문가들은 “강남 아파트값은 지역의 구조적인 문제여서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강남 집값 상승이 전체 아파트값 폭등을 불러오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김태호 부동산랜드 사장은 “강남 아파트는 수요가 꾸준하고,신규 아파트 공급이 제한돼 작은 수요증가에도 가격이 큰 폭으로 움직인다.”면서 “하지만 최근의 아파트값 움직임을 국지적인 현상으로 가볍게 넘겨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chani@
  • [수평사회를 만들자]3부(3)심야파출소 동행기

    “우리 관할도 아닌데 왜 여기 와 있어,가뜩이나 바빠 죽겠는데.A파출소로 가 봐.” 지난 2일 0시30분쯤 10대 4명이 서울 B경찰서 C순찰지구대 문을 열고 들어왔다.아르바이트를 하는 피자 집 사물함에 넣어 둔 지갑 2개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다.2주 동안 아르바이트로 모은 30만원도 함께 없어졌다.이들은 이미 A파출소에 들렀다가 조서를 받기 위해 순찰지구대를 찾았지만 이들을 맞은 경찰의 태도는 냉담했다.피해액이 ‘적을’ 뿐더러 자기 관할이 아니라는 이유였다. 액수는 크지 않지만 땀 흘려 모은 돈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한 경찰의 모습에 몹시 실망하고 있었다. ●“바쁜데 어떻게 일일이 다 신경쓰나요.” B경찰서 C순찰지구대나 서울 D경찰서 산하 E순찰지구대,F경찰서 G순찰지구대는 유흥가를 끼고 있어 사건이 많기로 손꼽히는 지역.하루 평균 50여통의 민원 전화가 걸려오고 한 주에 처리하는 사건 사고가 70여건에 이른다.이 가운데 절반이 주말에 몰려있다.때문에 관할 경찰은 납치·강도,피해규모가 큰 절도 등 강력 사건에만 매달린다.주민의애환이 담긴 사소한 사건들은 찬밥 신세가 되기 일쑤다. 6일 밤 10시 10분쯤 C순찰지구대에 노란 머리를 한 10대 폭주족이 잡혀왔다.오토바이 좌석 충격흡수장치인 이른바 ‘쇼바’를 한껏 올리고 굉음을 내면서 주변 도로를 질주하다 주민 신고로 경찰에 붙잡힌 것이다.오토바이 앞뒤 바퀴에는 온갖 색깔의 전구를 촘촘히 달고 있었다. 하지만 일선 경찰의 반응은 ‘왜 붙잡아왔냐.’는 것이었다.경위 계급장을 단 50대 조장은 “단속기간도 아니니까 도로교통법상 불법 부착으로 1만원짜리 스티커나 하나 발부하라.”고 지시했다.불법 개조 혐의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실소유주와 등록인을 추적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고 귀찮기 때문이라고 한 관계자가 귀띔했다. 이날 밤 11시50분쯤 G순찰지구대에는 한 마사지 업소가 윤락행위를 주선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하지만 출동 경찰은 방에 올라가 윤락행위 여부를 조사하는 대신 주인과 웃으며 한가롭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50대 경위도 “허위 신고 같은데…”라고 넘겼다.결국 경찰은 신고가 들어온 방을 슬쩍 한 번 들여다 본 뒤 “별일 없네.”라며 철수해 버렸다.경찰은 이유를 묻는 기자에게 “윤락행위는 쌍방이 밝혀져야 처벌이 가능하기 때문에 단속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잘 나가는’ 주민들에게 신경이 더 가기 마련” 특급 호텔과 유흥가가 몰린 서울지역의 한 파출소 관할 지역은 부유층이 몰려 사는 곳.의사,판사,변호사 등 이른바 ‘사’자 직업을 가진 주민이 많고 국회의원도 2명이나 살고 있다.당연히 ‘의원님 댁’ 주변에 경찰관의 이목이 쏠리기 마련이다.국회의원 집 주변에서 일어난 사건·사고를 잘못 처리하면 문책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이날 밤 순찰을 돌던 경찰들도 유독 국회의원 집 주변을 몇차례나 샅샅이 훑고 다녔다. 밤 10시30분쯤,한 국회의원 집 앞 골목에서 30대 남자가 서성거리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경찰관 2명은 “저 집 운전사나 식구도 아닌데…”라며 순찰차에서 내려 검문했다.술에 취해 집을 찾지 못하는 인근 주민으로 밝혀지자 이들은 다시 순찰차로 돌아왔다.순찰차에 타고 있던 한 경위는 “아무래도 ‘돈 있고 백 있는’ 집에 신경이 더 쓰인다.”고 말했다. ●지역경찰제 효과 미지수 이달부터 본격 시행하고 있는 지역경찰제는 기존 파출소 3∼5개를 묶어 순찰지구대로 편성,순찰활동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순찰지구대는 일종의 지역 ‘순찰 본부’역할을 한다. 지역경찰제의 취지는 파출소 내근자를 줄이는 대신 외근 순찰요원을 늘려 방범·치안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다.지난 6월1일부터 전국 40개 경찰서에서 시범 운영하다가 지난 1일부터 전국적으로 확대·실시하고 있다.서울 지역 141개 순찰지구대를 포함,전국 886개 순찰지구대가 민생치안 현장을 담당한다.기존 파출소는 일과 시간에 민원 접수나 조서 작성 등을 위한 민원상담센터로 운영되고 있다. B,D,F 경찰서 산하 파출소들도 모두 ‘순찰지구대’ 형식으로 재편됐다.B경찰서는 이미 지난 6월부터 순찰지구대가 시범 운영되고 있었다.자연스레 일선 경찰들은 순찰지구대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서울 도심의 순찰지구대에 근무하는 김모(26)순경은 “한 파출소만 바쁘면 출동이 지연되는 만큼 순찰지구대는 인력 충원 없이도 치안 능력을 높이면서 돌발 상황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그러나 순찰지구대장의 생각은 달랐다.관할 지역이 넓어지면 교통 체증이 심한 서울에서는 출동이 그만큼 늦어진다는 이유에서다.그는 “경찰이 눈에 보이지 않을 때 주민은 불안감을 느끼기 마련”이라면서 “제복 차림의 경찰이 순찰을 돌아 범인이 위축을 느끼는 ‘가시적 방범활동’도 경찰의 큰 역할이므로 지역 상황에 따라 신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경찰이 만능 해결사는 아닙니다.” 자정을 넘어서자 20여평의 C순찰지구대에는 30여명의 시민들로 북적거렸다.한쪽 구석에는 한 취객이 게워놓은 구토물을 의경 한 명이 걸레로 닦아내고 있었다. 앉아 있을 곳도 없는 탓에 몇몇 피의자들은 선 채로 조사를 받았다.컴퓨터가 2대밖에 없어 대부분 30분 이상 기다리고 나서야 조사를 받을 수 있었다.가해자가 담배를 피우러 나가도 속수무책이었다.누가 누구인지조차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파출소 직원들을 괴롭히는 것은 과중한 업무와 낙후된 시설만이 아니다.경찰을 ‘만능해결사’로 여기는 주민의 요구가 때로는 지나칠 정도다.G순찰지구대에는 주·정차 문제와 관련한 민원이 하루 20여건씩 몰려든다.다른 파출소의 사정도 비슷하다. 최근에는 잃어버린 개를 찾아달라거나 길 잃은 개를 데리고 와 주인을 찾아주라는 주민들이 부쩍 늘었다.기르다 죽은 개를 치워달라는 ‘몰염치’한 사람도 있다. C순찰지구대의 한 경찰관은 “민원인에게 친절하게 대해야 한다고 다짐을 해보지만 이런저런 잡무에 치이다 보면 때론 짜증스러워지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너무 자주 근무지가 바뀌어 관할 지역을 파악할만 하면 떠나는 것도 민생치안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털어놓았다. 이두걸 김효섭 나길회기자douzirl@
  • [열린세상] 돈 때문에 죽는 사회

    빚 독촉과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죽음을 택하는 사람들이 많다.생활비는커녕 아이들 병원비도 없어 안 죽겠다고 울부짖는 자식을 껴안고 아파트에서 뛰어내린 주부가 있다.카드 빚을 돌려 막다가 막다른 골목에 이르러 어머니와 아들의 목을 조른 가장이 있다.아예 궁핍한 삶의 굴레를 벗어나고자 온 가족이 자동차 안에서 함께 목숨을 끊는 일도 있다.세계 12위의 경제 대국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 너무나 참담하고 슬픈 일이다. 외환 위기 이후 우리 경제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부실기업들을 과감하게 퇴출시키고 기존의 조직과 인원을 대폭 축소했다.이에 따라 수없이 많은 실업자들이 생계수단을 잃고 길거리로 쏟아져 나왔다.이 과정에서 정부는 경기회복을 명분으로 금리를 낮추고 돈을 풀어 소비와 투자를 적극 권장했다.그러자 신용카드 발행이 넘쳐나고 나라는 빚 소비와 부동산 투기로 들떴다.하지만 정작 일자리 마련을 위해 필요한 기업들의 투자는 늘어나지 않았다.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은 부유층에는 호화 소비와 투기 혜택을 집중시킨 반면 빈곤층에는 생계 불안과 빚더미의 굴레를 씌운 결과를 낳았다.정부의 구조조정과 경기부양 정책이 남은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쫓아낸 사람들의 고통을 가중시킨 셈이다.이렇게 되자 우리 사회는 공동운명체의 정체성을 상실하고 더 이상 삶을 이어갈 수 없다고 판단한 사람들을 자살로 내몰고 있다. 부도 위기에 처한 경제를 살리기 위해 구조조정은 불가피했다.그러나 극빈층을 위한 최소한의 사회 안정망은 절대적 조건이다.이를 무시하고 구조조정을 밀어붙이고 소비와 투기까지 조장하여 서민들의 삶을 파탄으로까지 몰고 간 것은 반사회적 행위이다.침몰하는 배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인명부터 구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무리 급해도 빈민층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면서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 경제의 기본 원칙이다. 돈 때문에 죽는다는 사람들의 인식은 더 큰 문제이다.아무리 살기가 어렵다고 할지라도 목숨을 스스로 끊겠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죄악이다.우리 민족은 수없이 외세의 침략을 받으며 가난과 고난 속에 살아왔다.그러나그럴수록 강인한 생명력을 기르며 정체성을 지키고 꿋꿋이 살아왔다.6·25 전쟁 때 나라가 두 동강이 난 상태에서 1000만명이 가족을 잃고 헐벗은 채 전쟁터를 헤매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었다.어떻게 다니던 직장을 잃거나 카드 빚을 돌려 막을 수 없다는 이유로 자살을 하는가? 그것도 자신에 그치지 않고 자식과 부모의 생명까지 빼앗는가? 참담한 죽음의 행렬은 무조건 중단되어야 한다.이를 위해 정부는 극빈층의 삶이 얼마나 고달픈가를 파악하고 대책부터 내놓아야 한다.현재 부양자가 없고 최저생계비를 벌지 못하는 공식적 극빈층은 135만명에 이른다.또 극빈층은 아니지만 가족이 실직을 하고 빚이 많아 사실상 생계가 어려운 준 극빈층이 300만명을 넘는다.전인구의 10%가 삶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다.이런 상황에서 구조조정만이 살길이라며 모든 책임을 근로자에게 떠넘기는 기업정책은 지양돼야 한다.임금인상 억제,일자리 나누기,기업투자 확대,신산업 발전 등 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사는 공생의 전략이 필요하다.더 이상 가난한사람들을 방치하지 말고 재기의 꿈을 안겨주는 정책을 펴야 한다. 사람들의 의식개혁도 절실하다.돈은 벌어야 한다.그러나 돈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된다.우리는 남을 이기지 못하면 자신이 죽는 약육강식의 경제전쟁 시대에 살고 있다.이 전쟁에서 이기고 사람답게 사는 선진국이 되려면 정신무장부터 새롭게 해야 한다.생활고에 넋을 잃은 나약한 패배자에서 벗어나 세상이 무너지는 전쟁 포화 속에서도 강인하게 일어서는 의지인으로서 우리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이것이 진정 경제동력을 찾고 동북아 중심국가로 가는 길일 것이다. 이 필 상 고려대 교수 경영학
  • 재벌2세상대 525억 사기 / 은행원출신 “금리우대” 속여 가로채

    서울지검 조사부(부장 蘇秉哲)는 27일 안전한 정기예금 상품을 이용,자금관리를 해주겠다며 S기업 대주주이자 S학원 이사장의 아들 이모씨로부터 525억원을 건네받아 가로챈 전 호주계 N은행 직원 최모(37)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지난 99년 7월부터 N은행 서울지점에 근무하던 최씨는 2001년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다른 은행에 비해 특별우대금리를 적용하는 정기예금 상품이 있다.”고 이씨를 속여 모두 15차례에 걸쳐 525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이자 등을 포함하면 이씨의 피해금액은 74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조사 결과 최씨는 정기예금 예치금을 받을 때마다 단 한 푼도 은행에 예치하지 않은 채 서울 중구 무교동의 한 인쇄업체를 통해 위조해둔 정기예금 증서와 약속어음을 건네주는 방법으로 이씨를 속인 것으로 밝혀졌다.또 검찰은 피해를 입은 이씨가 부유층 자제들의 사교모임인 B모임의 회원이었으며 최씨가 이 모임 회원들에게 접근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씨가 신용상태가 양호한 외국계 은행 직원 신분을 이용,사기행각을 벌여온 점으로 미뤄 여죄가 있을 것으로 판단,이를 조사하고 있다. 홍지민기자 icarus@
  • 세계인 우리는 이렇게 산다 / 두달만에 벗어던진 ‘괴질 마스크’ ‘사스 해방구’ 北京

    |베이징 오일만특파원|“베이징 전뉴(北京眞牛·베이징 대단하다)”,“베이징 성리(北京勝利·베이징 이겼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4일 오후 3시 베이징에 내려진 사스 감염지역과 여행 제한 조치를 해제한 뒤 베이징의 거리거리에 내걸린 현수막들이다. 베이징의 최대 번화가인 왕푸징(王府井) 거리에서는 시민들이 오성홍기(五星紅旗)를 꺼내들고 폭죽을 터뜨리며 ‘전승사스(戰勝非典)’를 경축했다. 하오유(好友) 백화점 앞에서는 붉은 깃발이 나부끼는 가운데 경축일에 사용되는 왕푸타이핑구(王府太平鼓)를 두드리며 흥분된 감정을 전달했다. 지난 4월20일 사스 전모가 공개되면서 거의 두 달간 공포에 시달렸던 베이징 시민들은 이날 각 지역마다 자발적으로 거리에 나와 태극권이나 부채춤 등을 선보이며 사스로부터 해방된 기쁨을 나눴다. ●번화가 다시 인파로 북적 베이징의 활기는 거리 곳곳에서 확인된다.신제커우(新街口)나 산위안차오(三元橋) 등 주요 길목들은 러시아워에는 ‘공동 주차장’으로 변할 정도로 교통량이 많아졌다. 택시기사주둥창(朱東强)은 “사스기간 중에는 하루에 손님 2∼3명이 고작이라 생활이 극도로 어려웠다.”며 “지금은 사납금 등을 빼고 하루 50위안(7500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어 그럭저럭 생활은 된다.”고 말했다. 사스 공포에서 완전히 벗어난 26일 오후 6시.베이징 최대 번화가인 왕푸징(王府井)은 사스 이전의 ‘전성기’를 완전히 회복한 느낌이다.그동안 외출을 자제했던 쇼핑객들이 거리를 가득 메웠고 신둥안(新東安) 등 유명 백화점마다 인파들로 북적거렸다. 자동차 통행이 금지된 200m가 넘는 왕푸징 대로 양편에는 간이 휴게소들과 각종 여름용품들을 파는 길거리 좌판들이 어우러져 혼란스러울 지경이다.불과 한달 전 을씨년스러울 정도로 텅비었던 거리가 이제 최대 번화가의 명성을 되찾은 것이다. 27일 저녁에는 ‘사스 해방 경축기념식’이 베이징 시내 곳곳에서 열렸다.먹자거리로 유명한 구이제(鬼街),룽푸쓰(隆福寺) 등에서는 전통 사자춤(武獅) 놀이와 일종의 여성 집단무용인 양거(秧歌)를 선보여 모처럼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IT메카 중관춘 경기 살아나 시단(西單),옌사(燕莎),란다오(藍島) 등 다른 유명백화점들도 25일 전후로 ‘사스 해방 경축행사’라는 명목으로 대대적인 세일에 돌입했다. 왕푸징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시단(西單) 상업거리에서는 자동차 회사들이 화려한 모델들을 동원,승용차 전시회를 열어 ‘사스 특수’를 이어가려고 애를 쓰고 있다.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창립 5주년 기념 세일을 했던 자금성 서남쪽의 좡성충광(庄勝崇光·SOGO) 백화점은 3일 동안 무려 21만여명이 몰려와 6000만위안(90억원)의 판매고를 올렸다.관리소측은 “4월 이후 고객이 지금처럼 많기는 처음”이라고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베이징 서북부 하이뎬취(海淀區)에 있는 IT메카 중관춘(中關村)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중관춘다제(中關村大街)변에 위치한 최대 가전상가 하이룽다사(海龍大廈)의 경우 80%까지 떨어졌던 매출이 최근 ‘졸업수요’까지 겹쳐 신기록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관리소측은 “이달 초부터 서서히 회복세로 돌아섰다가 신규 환자가 사라진 중순부터 완전히 정상궤도에 올라섰다.”고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카페촌도 불야성 사스 감염지역 해제가 발표된 25일 자정이 가까운 시각에도 카페촌 산리툰(三里屯)은 불야성을 이뤘다.26일 저녁에 시작된 사스 해방을 기념하는 맥주파티는 다음날 새벽까지 계속됐다. 아름드리 포플러 나무가 빼곡하게 늘어선 이 거리는 각종 희한한 조명장치들이 빛을 발하는 가운데 사스 해방을 기념하는 “쥐베이(擧杯·잔을 들자)”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외국인회사에 다닌다는 류샤오량(劉小良·29)은 “사스 해방 뉴스를 듣고 친구들과 조촐한 축하모임을 만들었다.”며 “감옥 같은 생활이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잔을 권했다. 베이징의 대학교들은 대부분 지난주부터 기말고사가 시작돼 내주부터 사실상 방학에 들어간다.초·중·고등학생들도 일정을 앞당겨 오는 30일부터 정상수업을 시작한다. ●매일 10만명씩 베이징 유입 6월 초부터 베이징의 명소 톈안먼(天安門) 광장에는 형형색색의 깃발을 든 국내 단체관광객들이 서서히 늘어나고 있다.사스의 최대 피해자인 여행업체들은 WHO의 여행자제 권고 조치를 ‘가뭄의 단비’처럼 반가워했다. 소규모 여행사들은 사스 기간에 대부분 문을 닫았거나 파산 직전까지 몰렸지만 이제는 기대감에 부풀어 관광객 맞이에 부산한 모습들이다. 중국 국제여행사측은 “그동안 여행 자제지역으로 묶여 외국 관광객들이 전혀 없었지만 24일 이후 문의,예약전화들이 늘고 있다.”며 “7월 중 10여팀이 예약됐고 8월 중에는 20여팀 안팎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5월 중순까지 탈출 러시의 주요 출구였던 베이징역이나 베이징서역 등은 사스가 사라지면서 귀경(歸京) 인구들로 북적대고 있다. 지난 중순 이후 베이징 유입 인구는 매일 10만명에 달하고 있고 사스 감염지역에서 해제된 24일부터는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사스 이전 300여만명에 달했던 임시거주 인구들이 다시 직업을 찾아 돌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먹자거리에 사람들 발길 베이징 둥청취(東城區)의 유명한 먹자거리 구이제(鬼街)는 고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중국에서 맛있기로 소문난 사천요리,샤부샤부(火鍋·훠궈)와 마라샤오룽샤(麻辣小龍蝦·가재요리) 등 유명 요리들이 집결된 이곳은 사스 한파로 파리를 날리던 한달 전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다. 이곳에 들어서면 30명 정도가 들어가는 소규모 음식점 100여개가 모여 있다.26일 모처럼 내리는 빗속에서도 점심 손님들이 식당마다 가득했다.사천요리 전문점(同利園家常菜)의 한 종업원은 “요즘은 마라샤오룽샤를 먹는 철이라 새벽 2시까지 고객들이 찾아온다.”며 “점심 저녁 때는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이 보통”이라고 자랑한다. 단골손님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중년남자는 “쏸차이위(酸菜魚·생선요리) 맛이 기가 막히게 맛있어 자주 찾는다.”며 “사스에 더이상 신경을 안쓰게 돼 무엇보다 기분이 좋다.”고 활짝 웃는다. oilman@ ■사스가 몰고온 사회변화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는 사회적인 면에서 중국 대륙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다. 사스 진원지로서 국제적 망신을 당했고 사스 은폐 의혹을 사면서 도덕성까지 의심을 받았지만 선진사회로 가는 데 획을 긋는 계기가 됐다는 지적도 많다. 우선 청결에무관심했던 중국인들의 위생 관념을 철저하게 바꾸는 계기가 됐다는 점은 중국인들도 수긍하는 대목이다.“중국 정부가 10년 동안 해도 안 되는 일을 사스가 두 달만에 해냈다.”는 농담이 오갈 정도다. 외국인들이 가장 혐오스러워하는 ‘침뱉기’도 사스기간 중에 상당히 줄어들었다.베이징,상하이 등 대도시에서는 50(7500)∼100위안(1만 5000원)의 벌금을 물리고 있고,부녀회 등에서는 ‘침뱉는 봉투’를 거리에서 나눠주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도 동원하고 있다. 인터넷 사회로의 일보 전진도 사스가 가져온 순기능이다.외출을 삼가는 대신 인터넷 쇼핑몰이나 인터넷 게임 업체들이 호황을 이룰 정도였다.현재 6000만명 정도의 인터넷 인구는 연말까지 1억명 정도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 골프 인구가 급증하고 자동차 판매가 급증한 것도 사스 여파로 생긴 재미있는 현상이다.사스 이전에는 골프장이나 연습장에 중국인들이 많지 않았지만 지금은 평균적으로 30% 이상이 늘었다는 것이 관련업체들의 설명이다. 개혁·개방으로 양산된 중산·부유층들이 사스를계기로 눈치를 보지 않고 골프를 치기 시작했고 사람들이 모이는 대중교통을 피해 과감하게 ‘마이카’를 선택했다. 한국의 대표적 식품인 김치(파오차이·泡菜)가 사스의 ‘특효약’이란 소문이 중국인들 사이에 입으로 전달되면서 김치 인기가 상한가를 기록한 것도 뜻하지 않은 결과였다. 중국 베이징의 대형 매장인 까르푸점에서 김치 판매량이 10배 이상 늘어나는 등 김치 열풍은 아직도 ‘진행형’이다.‘하선정’ 등 한국 김치업체들이 앞다퉈 중국 시장을 노크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중국 정부도 사스 퇴치에 총력전을 펼치면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겸 총서기 중심의 제4세대 지도부가 ‘민심’을 얻게 됐다.사스와의 전쟁을 치르면서 애국심과 단결력을 이끌어낸 것도 커다란 수확일 것이다.그러나 투명 행정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만큼 중국 정부에 새로운 숙제로 작용할 것이다. ■인민대회당 파격 이벤트 중국 인민대회당이 사스로 발길이 끊긴 관광객들을 다시 유치하기 위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만찬을 대접하기로 했다.구샤오위안(顧曉園) 베이징시 관광국 부국장은 26일 다음달 4일부터 베이징을 방문하는 외국인 단체관광객 1500명에게 금요일마다 인민대회당에서 식사를 대접한다고 밝혔다. 구 부국장은 “이번 행사는 사스로 타격을 입은 관광업을 되살리기 위해 실시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관광산업을 키우고 사스의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모든 대책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인민대회당 만찬 초청 대상은 선착순이며 타이완과 홍콩,마카오를 포함한 동남아 국가에서 입국하는 관광객 500명,일본 300명,미국과 유럽 700명 등 지역별 할당제를 적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다음달 4일 베이징 공항에 도착하는 첫 외국인 단체관광객들에 대해서는 베이징시 정부 지도부가 직접 공항으로 영접을 나가 환영행사와 함께 감사의 선물을 준다.”고 말했다.구 부국장은 “베이징시 관광국은 중국 여행을 촉진하기 위해 관광 판촉 행사에 돌입한다.”면서 “특히 해외에 베이징 여행광고를 낼 경우 시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연합
  • 귀족·평민 마케팅戰 가열

    ‘비싸게 더 비싸게,싸게 더 싸게’ 경기침체 속에 고소득층의 소비는 늘고 중산층은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유통업체들도 소비양극화 현상이 심화되자 고가 마케팅 또는 중저가 제품 세일 등 대칭적 판촉활동을 전개하며 불황 탈출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상위 1% 고객 구매력 확대 올해 들어 주요 백화점의 매출이 뒷걸음질치고 있는 가운데 명품 매출은 증가세를 보여 눈길을 끈다. 지난 5월 신세계백화점의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지만 해외 명품은 세일 등의 행사가 없었는데도 4.3% 증가했다.롯데백화점 본점도 역시 매출이 1.4% 감소했지만 ‘상위 0.3% 특별고객’의 구매력은 오히려 13.5% 늘어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4.2%나 됐다. 큰손들의 활약은 고가 수입차 및 가전 시장에서도 눈부시다.2억 4000만원짜리 수입 대형차 BMW 760Li는 첫 물량 30대가 출고 직전에 모두 팔려 추가 예약을 받고 있다.매달 보름 이상 의사모임 후원 등 골프장에서 집중 판촉전을 벌인 게 주효했다는 설명이다.1억원대의 GM 캐딜락 드빌은 하루800만원짜리 그랜드하얏트호텔 스위트룸 이용권을 경품으로 내놓고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5월 현재 2000㏄ 이상 국산 대형차는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에 그쳤지만 수입차는 37.5%나 급증했다.전자제품도 양문형 냉장고나 드럼 세탁기 등 고가 프리미엄 제품이 잘 팔린다.삼성전자 관계자는 “에어컨은 판매실적이 지난해 수준이지만 LCD TV는 5월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2000% 늘었다.”고 밝혔다. ●중산층은 저가 품목으로 이동 지난해 국내 베스트 셀링카는 중형인 EF쏘나타(1800∼2000㏄ 미만)였지만 올해는 소형인 아벤떼XD(1495㏄)로 바뀌었다.5월까지의 소형차 점유율은 지난해의 18.8%에서 23.9%로 높아졌다. 차 업계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중형차를 샀을 사람들이 소형차 쪽으로 눈을 돌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남성 양복의 경우 롯데백화점은 올해 들어 5월까지 매출이 6% 감소했다.반면 이월상품을 취급,양복가격이 백화점의 반값인 할인점 롯데마트의 매출은 35.1% 늘었다.신세계 할인점 E마트도 올해 양복 매출목표액 70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저가 상품 위주의 인터넷 쇼핑몰도 문전성시다.지난달 초부터 아동의류 180여종을 1만원 미만의 초특가에 판매하는 인터파크는 주당 3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아예 장기 상품전으로 자리잡고 있다. ●중산층은 어디로 갔을까?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 긴축은 불경기 때문에 중산층이 의도적으로 씀씀이를 줄여 나타난 현상”이라면서 “소비 욕구는 그대로여서 소비 자극 요인만 있으면 중산층의 지갑을 얼마든지 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LG연구원 심민영 연구위원은 “불황이지만 부동산 값은 내리지 않고,주식도 지난 3월 이후 계속 반등하고 있어 부유층은 씀씀이에 여유가 있다.”면서 “반면 그럭저럭 형편을 유지하는 한계 기업주나 영세 상공업자 등 중산층은 경기의 영향을 받아 소비 여력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주현진기자 jhj@
  • 강남 6인조 강도단 공범1명 추가 체포

    6인조 강남 부녀자 납치 강도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강남경찰서는 18일 이미 검거된 범인 허모(23)씨 등 3명 외에 추가로 부두목 신모(27)씨를 서울 송파구 올림픽주경기장 입구에서 긴급체포,조사하고 있다.경찰은 신씨 등으로부터 “20·30대 강남 부유층 부녀자 뿐만 아니라 미성년자들까지 무차별로 납치·성폭행했다.”는 진술을 확보,수사를 확대하고 있다.조사 결과 교도소 동기인 범인들은 사회에 나와서도 친분을 유지하며 유흥비 등을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범인들은 주로 심야에 부유층으로 보이는 젊은 부녀자만 골라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피해 여성이 신고하지 못하도록 성폭행하고 귀가시킬 때까지 테이프로 계속 눈을 가리는 치밀함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영표기자
  • ‘원정 떴다방’ 투기조장 수법 / 연봉1억 전화상담원 고용 ‘한탕’유인

    부동산 투기를 조장한 혐의로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12개의 부동산 매매법인은 각각 50∼150명씩의 텔레마케터를 고용한 뒤 주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 거주자들에게 무작위로 전화해 부동산 매수자를 모집하는 수법을 썼다.심지어는 국세청 사무실에 전화를 해 부동산 매입을 권유한 텔레마케터도 있었다. ●연 수입 1억원 넘는 텔레마케터도 텔레마케터는 주부가 대부분으로,매수자를 끌어들인 건수에 따라 성과급을 주는 방식으로 모집한다.국세청 관계자는 11일 “텔레마케팅으로 올린 연간 수입이 1억원을 웃도는 텔레마케터도 있다.”고 혀를 내둘렀다. 부동산 매매법인의 사무실은 대부분 논현동·서초동 등 부유층이 많은 서울 강남지역에 있다.이들 법인은 사무실에 ‘부동산 컨설팅’과 같은 간판을 내걸고,텔레마케터들로하여금 부동산 매수자를 모집한다는 점에서 ‘원정 떴다방’으로 불린다.이런 점이 일반 부동산중개업소와는 다르다. 국세청에 의해 법인세 등을 포탈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원정 떴다방 3곳은 텔레마케터 고용→매수자 모집→대규모 토지 매입후 100∼500평 단위로 분할 매각→이중계약서 작성→수입금액 축소신고 등의 수법을 써왔다. ●사례 서울 강남구에 있는 A주식회사는 부동산 매매업을 하기 위해 자본금 5000만원으로 2000년 4월 개업한 뒤 지금까지 전국에 걸쳐 개발이 예상되는 임야 15필지 11만 2000평을 150억여원에 사들였다.토지를 매입한 지역은 충남 서산,경기도 용인·화성,강원도 양양,전남 여수 등이다. 이 업체는 60명의 텔레마케터를 고용,수도권 지역에서 474명의 매수자를 모집했다.이들에게 매입가의 4∼5배인 평당 35만원에 토지를 처분했음에도 불구하고 15만원에 판 것처럼 이중계약서를 작성,법인세 17억 1800만원을 탈루했다.토지 매각대금(수입금액)이 235억여원임에도 57억여원으로 줄여 신고했다.수입금액에서 인건비 등의 경비를 제외한 소득금액은 마이너스 4억 3900만원으로 신고하는 수법으로 법인세를 탈루했다. 오승호기자 osh@
  • 강남여대생 납치살해 전모 / 명품가진 여성 겨냥 ‘치밀한 모의’

    강남 여대생 납치 살해범들은 아내의 위자료와 용돈을 마련하기 위해 치밀하게 범행 계획을 세웠다.이들은 부유층이 사는 동네에서 명품을 가진 여성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고 진술해 충격을 주고 있다. ●사건 발생 피해자 김모(21)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쯤 대학로에서 친구의 생일파티를 마치고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어 “지금 집으로 돌아간다.”고 말한 뒤 연락이 끊겼다.새벽 1시쯤 강남구 압구정동 H아파트 주변을 서성이던 범인 박모(24·무직)·한모(25·무직)씨는 집으로 들어가던 김씨를 다짜고짜 코란도 승용차에 태우고 손과 발을 묶었다. 1억원을 요구하는 범인들의 협박 전화를 받은 김씨의 아버지(48·K내과 원장)는 경찰에서 “납치 사실을 경찰에 알리면 딸의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때문에 112에 신고하지 않고 오전 10시30분쯤 여의도 K은행에서 1억원을 인출,난지도 근처 철길에 1만원짜리 현금이 든 가방을 놓고 돌아갔다.그러나 딸이 돌아오지 않자 김씨는 뒤늦게 경찰에 신고했다. ●검거 및 사체발견 경찰은숨진 김씨의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통해 범인들이 마포구 성산대교 북단 한강시민공원 둔치 근처에 있는 것으로 파악,수사관을 급파했다.범인들은 김씨를 납치한 뒤 경기 고양시와 서울 상암동 일대를 돌며 김씨의 휴대전화로 11차례나 몸값과 약속장소를 흥정했다. 이날 오후 5시쯤 고수부지 일대에서 검문검색을 하던 경찰은 범인 박씨의 옵티마 승용차 트렁크 틈새로 전깃줄을 묶는 플라스틱 끈이 삐져 나와 있고,박씨의 팔과 목뒤에 손톱에 긁힌 핏자국이 있는 점을 수상히 여겨 불심검문했다.트렁크를 열어 보니 현금다발이 발견됐고 출처를 추궁한 끝에 범행일체를 자백받았다.김씨는 범인 한씨의 코란도 승용차 뒷좌석에서 누운 채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조사 결과 한씨는 이날 오전 11시쯤 몸값을 받기로 한 장소에 혼자 나가 현금을 챙기는 역할을 했다.박씨는 한씨로부터 돈을 넘겨 받았지만 차안에 있던 김씨가 열린 창 틈을 통해 “살려 달라.”고 소리치자 김씨를 목졸라 숨지게 했다고 진술했다. 특히 범인들은 김씨를 살해한 뒤 손톱깎이와 약품을 이용,손톱에 낀 김씨의 혈흔과 몸에 묻은 핏자국을 없앴다.또 숨진 김씨를 담아 한강에 빠뜨리기 위해 대형 여행가방도 준비했다. ●범행동기 한씨는 이혼을 요구하고 있는 아내에게 줄 위자료 1500만원을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계획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용돈 마련을 위해 범행에 동참했다.이들은 경찰조사에서 “명품 손가방을 들고 금팔찌와 금목걸이를 찬 김씨가 부잣집 딸일 것이라고 생각,범행했다.”고 털어놓았다. ●유족들 오열 피해자의 아버지 김씨는 “믿을 수 없다.차라리 꿈이었으면 좋겠다.”고 울부짖었다.김씨는 경찰에서 유족진술 도중 잠시 조사실 밖으로 나와 친지와 통화하면서 “경찰에 신고했어야 하는 데 돈만 주면 풀려날 줄 알았다.”면서 “내가 판단을 잘못해 무남독녀가 죽었다.”며 눈물을 떨궜다. 시신이 안치된 강남병원 영안실로 향하던 김씨는 때마침 옆 조사실에서 조사를 받던 범인들을 발견,“살기 싫다.같이 죽자.”며 몸싸움을 벌이다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영안실에서 어머니는 “우리 딸 불쌍해서 어떡하나.”라고 흐느꼈다. 이영표 이세영 박지연기자 tomcat@
  • 국산車 비명 수입車 환성

    ‘수입차는 경기둔감 차량,국산 고급차는 경기민감 차량’ 올해 들어 국산차의 내수가 상당폭 줄어드는 반면 수입차는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수입차의 선전은 주 고객이 경기영향을 덜 받는 계층인 데다 업체의 적극적 마케팅 때문으로 풀이된다.반면 국산 고급차는 대부분 사업체 운영자들이 구입,경기와 밀접한 연관을 지닐 수밖에 없다. 5일 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차 등록대수는 1878대로,올해 들어 모두 7805대를 기록했다.지난달의 등록대수는 전월보다 7.9%,전년 동기보다 23.3% 증가한 것이다.그러나 국산차 판매는 전월대비 4월에는 1.0%,5월에는 7.9%가 감소했고,지난달 판매는 전년 동기보다도 26.4%가 줄어 극심한 내수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외제차 성(盛),국산차 쇠(衰) 지난 4월 내수시장을 이끌었던 국산 대형차는 5월 들어 판매량이 급감했다.그러나 수입 대형차는 여전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의 경우 수입차는 3000㏄이상이 전달보다 3.9%,2000∼3000㏄가 6.4% 증가했다.반면 2000㏄이상 국산 대형차는 전월대비 22.5%감소,차종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3월 말 출시돼 4월 ‘판매의 꽃’으로 불렸던 기아차 오피러스(3000㏄,3500㏄)는 판매가 전월보다 27.7%나 줄었고,현대 그랜저XG,르노삼성 SM525V,쌍용 체어맨도 전월대비 20% 이상씩 줄었다. 이에 따라 4월에 12.2%로 뛰어올랐던 국산 대형차의 시장 점유율은 5월 들어 10.5%로 떨어졌다.반면 5월의 외제차 시장점유율은 2000∼3000㏄ 46.3%,3000∼4000㏄ 이상 32.7%를 차지했으나,2000㏄ 미만은 21% 정도다. ●국산차는 경기따라 판매 변화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명암에 대해 “수입차 고객은 경기불황 여파에 둔감하기 때문”이라면서 “최근 수입차 시장이 탄력을 받고 있어 성장이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고급 수입차는 올들어 30여종의 신모델이 출시되는 데다 매장과 애프터서비스 시스템을 계속 확충하면서 할부 금리인하 등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면서 “반면 국산 신차는 기아 오피러스 하나만 나와 경영전략이 보수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산차 관계자는 “4000만원 이상의 국산 대형차 수요층은 사업체를 운영하거나 기업의 경영자 등으로 국내 경기에 영향을 받는 반면 1억원대 이상의 고급 외제차는 세금을 두려워하지 않는 진짜 부유층이 주 고객이기 때문”이라며 경기불황으로 당분간 국산차 내수시장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주현진기자 jhj@
  • 세계인 - 우리는 이렇게 산다 / 포토맥江 있어 살맛나는 워싱턴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워싱턴의 젖줄인 포토맥(Potomac) 강에는 ‘고수부지’라는 게 없다.심야의 컵 라면과 ‘소주 파티’라는 낭만적 요소도 찾기 어렵다.휘황한 유람선이 떠 있는 것도 아니다.그곳에는 ‘흐르는 강’만 있을 뿐이다.그러나 미국인들은 늘 포토맥을 찾는다. 포토맥이 한강과 가장 다른 점은 콘크리트의 흔적이 없다는 것이다.치수(治水)를 위해 강을 난도질하기 보다 자연의 생명력을 그대로 간직했다.인공적인 요소가 가미됐다면 19세기 초반 본류를 따라 300㎞에 이르는 운하를 만든 게 전부다.지금은 운송 목적이 아니라 카누와 보트·하이킹 등을 위한 일종의 ‘수상레저공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부유층 아니라도 카약·요트 즐겨 메릴랜드 록빌 지역에 사는 존 휴(14)는 주말을 손꼽아 기다린다.이달 초 카약 강습을 신청한 뒤 포토맥강의 샛강인 세네카에서 물에 젖는 연습을 했다.카약이 뒤집혀도 바로잡는 법,노 젓는 방식 등을 익혔다.그러나 ‘실전’에 돌입하진 못했다. 지난 주말엔 비가 오는데다 바람까지 불어 연기됐다.당초상류쪽 급류에 도전할 생각이었으나 이번주에도 날씨가 허락하지 않으면 운하에서라도 카약을 띄울 생각이다.강습료는 인원에 따라 10시간 기준에 90달러에서 160달러까지 다양하다. 포토맥강에는 카약 뿐이 아니다.상류에서 급류타기가 겁나면 운하에서 카누와 보트를 즐길 수 있다.하류 지역인 버지니아 알렉산드리아에서는 부유층이 아니더라도 요트를 즐길 수 있다.2군데 요트 스쿨이 있어 10시간에 강습료 215∼275달러를 내면 기술을 익히고 바다로 직접 항해할 수도 있다. 부유층들이 밀집된 메릴랜드 포토맥에서 리버 로드를 타고 서쪽으로 10분쯤 가면 ‘스와니시 록’이란 곳이 나온다.숲에 가려 도로에선 잘 보이지 않지만 50m만 강쪽으로 들어가면 강과 운하에 접한 공원이 나온다. 이곳에서는 자전거와 카누를 빌려준다.1시간에 6달러에서 10달러까지다.하루종일 빌리려면 20∼22달러를 내야 한다.카누 대여점을 운영하는 크리스티나는 “포토맥 강변에는 자전거와 카누 등을 빌려주는 곳이 7∼8군데 된다.”며 “주중이나 주말에 관계없이 하루 30명이상 찾는다.”고 말했다. 우체국 직원인 피터 듀크(27)는 주말마다 미니 마라톤에 나선다.운하를 따라 시내 조지 타운에서 샛강인 세네카까지 비포장도로 36.8㎞를 달린다.완주할 때도 있지만 보통 10㎞ 안팎을 뛴다고 한다. 그는 “한번 완주하면 몸무게가 2㎏ 이상 준다.”며 “월 50∼100달러 가까이 되는 시내 헬스 클럽을 다닐 필요가 없다.”고 했다.때로는 자전거로 달리며 겨울에는 스키로 ‘크로스 컨트리’를 즐기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주말에는 강변에서 바비큐 파티를 낚시를 좋아하는 러시아 출신의 컴퓨터 프로그래머 유진(41)은 종종 가족과 함께 샛강인 세네카를 찾는다.석쇠로 스테이크를 굽는 동안 12살짜리 아들과 함께 그물 낚시를 즐긴다.당국으로부터 특별히 낚시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지역이기 때문에 부담없이 하루를 보낸다. 공원에는 식탁과 바비큐를 위한 드럼통 모양의 석쇠가 준비돼 있다.고기와 음식 및 불이 잘 붙는 ‘목탄(charcoal)’만 가져오면 된다.목탄은 미국 내 모든 잡화점에서 판다. 그러나 공원에서 맥주를 비롯해 어떠한 술도 마실 수 없다.한국 사람들이 가끔 술을 마시다 공원 내 경찰에 적발돼 벌금을 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일부는 요리용이라고 ‘위기’를 모면하기도 한다. 포토맥강에는 본류와 지류를 따라 크고 작은 공원들이 있다.한국처럼 ‘땡볕’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한낮에도 숲에 가려 햇볕이 부족할 정도다. 주말이면 강변의 공원들은 바비큐를 즐기는 나들이 행렬로 붐빈다. 웬만한 도로에서 강 쪽으로 난 길로 들어가면 대개 공원들이 나온다.우리처럼 대형 주차장 따로,휴식 장소 따로가 아니다.자동차 문화가 발달된 만큼 주차장에서 10m만 떨어져 피크닉을 즐길 수 있도록 돼 있다. 워싱턴 시내에는 포토맥 공원이 있다.서울의 여의도 같은 지역이지만 상업건물은 한 채도 없다.동쪽과 서쪽으로 나눠 골프장과 피크닉 장소가 들어섰다. 우리로서는 시내에 골프장이 있다는 자체가 믿기 어렵다. 주중이라도 웃통을 벗고 달리는 사람,낚시대를 드리운 사람,단체로 야유회에 나온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루즈벨트 섬에도 하이킹을 즐기는 사람들로가득하다. ●곳곳에 역사·문화유적 가득 포토맥의 관광명소인 ‘대폭포(great falls)’는 차 1대당 5달러를 받는 유료공원이다.낙차가 큰 게 아니라 급류지역이다.나이아가라와 같은 커다란 폭포를 기대했다면 실망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이곳은 폭포가 아니더라도 가족 단위의 하이킹과 운하시대 유람선의 출발지역으로 유명하다. 포토맥 곳곳에선 과거의 ‘숨결’을 느낄 명소가 많다.버지니아와 메릴랜드 사이를 상업용 뗏목으로 처음 연결한 화이트 페리 지역은 수영도 가능하며 여전히 바지선이 차량을 싣고 강을 오간다. 불명예스런 일도 감추지 않는다. 워싱턴 남쪽 포토맥강이 체사피크만과 만나는 지점에는 ‘포인트 룩아웃’이라는 명소가 있다.남북전쟁 당시 이곳에는 군인 교도소가 세워졌다. 5만 2000명이 2년간 수용됐으나 이 가운데 3384명이 죽었다.오염된 물과 식량 부족 때문이다.지금은 당시의 상황을 재현시킨 건물이 들어섰다.하류에는 워싱턴 대통령이 살던 마운트 버넌이 관광객을 맞는다. mip@ ■포토맥강 소유권 분쟁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워싱턴 일대에 대동강 물을 판 ‘봉이 김선달’이라도 나타난 것인가.포토맥강의 소유권을 둘러싸고 메릴랜드와 버지니아가 ‘물전쟁’을 벌이고 있다. 양측의 주 경계로 삼은 포토맥 강에 대한 소유권 시비는 미국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됐고 끊임없이 반복됐다.그러나 법정공방으로 치닫기는 이번이 처음이다.1996년 버지니아가 포토맥강의 한복판에 취수원 파이프를 박으려 한 데에서 전쟁은 비롯됐다. 버지니아는 현재 강 기슭에서 물을 끌어쓰고 있다.그러나 강에 접한 페어팩스 카운티가 급성장,식수원이 부족해졌다.게다가 강 기슭에서의 취수는 모래와 나뭇잎 등 부유물이 포함돼 수질이 나쁘다는 평판을 얻자 강 한복판에서 물을 뽑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자 메릴랜드는 ‘소유권 침해’를 내세워 파이프 건설 계획을 불허했다.관행적으로 메릴랜드의 허가를 받아 온 버지니아는 차제에 그동안의 불만을 해소하겠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메릴랜드는 1632년 영국왕 찰스 1세가 볼티모어 총독에게 포토맥강을 메릴랜드의 영토로 인정한 문서를 소유권의 기원으로 본다.문서는 강의 복판 뿐 아니라 버지니아 쪽 기슭까지를 메릴랜드의 영토로 지정했다. 버지니아는 1785년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이 중재한 합의문을 강조한다.당시 항해권 및 세금 부과 등과 관련해 소유권 분쟁이 재연되자 워싱턴 대통령은 포토맥강은 메릴랜드 소유이지만 버지니아에 방파제나 다른 건설물 등을 세울 수 있도록 정리했다. 버지니아는 이에 근거,취수원 파이프의 설립이 정당하다고 주장한다.볼티모어 연방순회 지법도 2001년 버지니아의 손을 들어줬다.이에 따라 1000만달러짜리 취수원 공사가 진행돼 이번 여름이면 끝날 예정이다. 그러나 버지니아는 메릴랜드의 소유권 주장을 불식시키겠다는 각오로 대법원의 심판까지 청구했다.강의 소유권을 절대 군주제의 문서로 합법화할 수 있느냐는 것.대법원은 이같은 청구를 받아들여 심리를 열기로 했으나 날짜는 정하지 않았다.해묵은 논쟁이 일자 주민들은 시간과 예산 낭비라고 비난하기 시작했다.양측은 협상을 시작했으며 최근 워싱턴 시장의 중재로 법정 청문회 이전에타협점을 찾기로 원칙적 합의를 봤다. 그러나 앙금은 가시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버지니아의 취수는 허락돼야 하며 버지니아가 포토맥의 ‘이용권’과 관련 메릴랜드의 통제를 받지 않는 새로운 경계가 설정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이 경우 메릴랜드가 소유권을 갖더라도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다.
  • 금융권 PB사업 ‘헛바퀴’

    은행·증권사 등 금융기관들이 차세대 핵심사업이라며 경쟁적으로 도입한 프라이빗뱅킹(PB)이 극도의 부진에 빠져 있다.저마다 엄청난 투자를 했지만 수익은 거두지 못하는 상황이다.뚜렷한 비즈니스모델을 찾지 못한 탓이다 국내 시중은행들은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PB사업 간판을 내걸었다.지금은 시중은행·지방은행 등 전국 대부분 은행들이 PB 관련조직을 갖고 있다.증권사들도 시저스클래스(대우증권),Fn아너스(삼성증권),골드넛(LG투자증권),리치그룹(현대증권) 등 다양한 PB브랜드를 내놓았다. PB사업에는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이다.능력있는 전담인력을 확보해야 하고,예금·부동산·증권 등 다양한 상품군도 갖춰야 한다.대규모 마케팅 지원은 물론이다.한 시중은행의 서울 강남 PB센터는 건물값과 인테리어 등을 합해 70억여원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올초 한 증권사는 사업조직 자체를 축소하면서 외부에서 스카우트했던 PB 전문인력을 내보냈다.거액 자산가들을 PB고객으로 유치하는데 실패한데다 수익전망도 불투명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현재 대부분 증권사들은 초기에 PB센터를 1∼2곳 개설한 뒤 더이상 확대하지 않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PB사업을 통해 ‘수수료’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PB사업은 예금과 대출의 이자율 차이로 수익을 내는 전통적인 ‘예대마진’이 아니라,거액자산을 운용하고 컨설팅해서 얻는 수수료가 영업의 기반이다.그러나 외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이 원칙이 전혀 적용되지 않고 있다.PB상품이 다양하지 못한 탓도 있지만 PB고객들의 인식부족과 업체간 출혈경쟁도 큰 몫을 하고 있다. 한국은행 은행연구팀 김중연 차장은 “외국 선진은행들은 자산을 관리해 주고 고정적으로 얻는 수수료를 PB의 주 수익원으로 삼고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 은행들은 단순한 예대마진으로 수익을 얻는 구조”라고 말했다.시중은행 PB담당자도 “PB 고객들이 예금금리 0.01%포인트의 차이만으로도 다른 은행으로 바꾸겠다고 엄포를 놓는 상황이어서 극심한 출혈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특히 PB고객들이 투신 등 증권쪽 투자는 원금손실 가능성 때문에 꺼리고 있어 투자대상도 저축성 예금 등 일부로 한정되고 있다. ●프라이빗 뱅킹(Private Banking) 은행이 부유층을 대상으로 예금·주식·부동산 등 자산을 1대1로 특별 관리해 주는 서비스.은행마다 1억원,3억원,5억원,10억원 등의 거액을 유치하는데 수익성이 높기 때문에 은행들이 2000년대 들어 차세대 핵심사업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국내에서는 92년 6월 한미은행이 처음으로 도입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부동산 보유세율 차등조정 추진 / 하한선 낮추고 상한선 높인다

    재산세와 종합토지세 등 부동산 보유세 인상에 따른 조세 저항을 줄이기 위해 기준세율을 차등 조정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예컨대 용도·가격 등에 따라 달리 매기는 현행 세율(재산세 0.3∼7%,종토세 0.2∼5%)의 하한선은 더 낮추고,상한선은 더 높이거나 동결하는 것이다.이렇게 되면 서민층이나 1가구 1주택자의 세금부담은 줄어들고 부유층의 세금부담은 커져 빈부격차 시정과 함께 조세 저항도 완화시킬 수 있다. 재정경제부 김영룡(金榮龍) 세제실장은 12일 “부동산 보유세는 누진세 성격을 띠고 있어 세율을 그대로 놔둔 채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금액)만 올릴 경우 세금부담이 급격히 늘게 된다.”면서 “현행 세율을 차등조정하는 방안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차등조정이 여의치 않으면 세율을 일률적으로 낮추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이어 “국내 종토세 납부인구의 90%가 10만원 미만의 세금을 내고 있다.”면서 “정부의 (세금인상)타깃은 나머지 10%”라고 강조했다.김 실장은 “절대 다수인 서민층이나 1가구 1주택자의 세금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으며,그럴 경우 보유세 인상에 따른 조세 저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전담연구팀과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조만간 개선안을 내놓을 방침”이라고 말했다.지방세인 부동산 보유세의 국세 전환과 관련해서는 “지방자치단체에 일임하고 있는 현행 징수방식은 어떤 형태로든 바꿀 계획이지만 그것이 꼭 국세로의 전환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 “설사 국세로 전환하더라도 걷힌 세금은 반드시 지방에 돌려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안미현기자 hyun@
  • ‘스승의 날’ 스트레스

    ‘스승의 날’인 15일을 앞두고 학부모의 수심이 어느 때보다 깊다. 충남 보성초등학교 교장자살 사건과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문제 등 일선 교육현장의 유례없는 갈등 속에서도 ‘촌지 스트레스’는 여전하기 때문이다.일부 학부모 단체는 교원단체 구성원들이 힘겨루기에만 매달리지 말고 이번 ‘스승의 날’을 계기로 촌지 거부 등 자정운동에 눈을 돌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고1학부모 “강사몫까지 200만원” 교육계의 촌지 수수 풍토는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하지만 일부 학부모들은 여전히 중압감을 호소하고 있다.부유층 학부모를 중심으로 고액의 촌지수수 행태가 사라지지 않고 있는 데다 유치원에서부터 학원 강사에게까지 ‘인사’를 해야 하는 부담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참교육실천학부모회에는 최근 며칠 사이 학부모 상담전화가 하루 평균 5∼6통씩 걸려오고 있다.전교조와 각 지역 교육청 등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하루 수십건씩 관련 글이 오른다. 아들이 서울 D고 1학년인 김모(52·여·강남구대치동)씨는 학교 교사와 학원 강사 선물 비용으로 200만원을 준비했다.김씨는 “학원 강사만 영어·수학 등 5명”이라면서 “또래 다른 학부모도 최소한 이 정도는 준비한다.”고 귀띔했다.고교 2학년생 아들을 둔 박모(53·여·관악구 신림동)씨는 “형편이 넉넉하지 않지만 혹시 내 아이가 차별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학교 선생님에게는 20만원짜리 상품권을,3명의 학원 강사에게는 각각 15만원짜리 선물을 주기로 했다.”고 털어놨다. ●“명품 가방을 택배로 전달” 일부 학부모들은 촌지 경쟁의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해 ‘공동 선물’을 마련하고 있다.서울 B중학교 1학년 학부모인 송모(48·여·강동구 명일동)씨는 “몇몇 학부모들이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10만원씩 모아서 ‘버버리’ 셔츠와 지갑을 담임선생님에게 선물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남들의 눈을 피하기 위한 택배 선물도 등장했다.유치원 자녀를 둔 김모(40·여·강남구 압구정동)씨는 “학부모 사이에 100만원짜리 명품 루이뷔통 가방이 ‘스승의 날’ 선물로 인기가 좋다.”면서 “직접 건네주지 않고 주로 택배로 보낸다.”고 말했다. ●교사들도 불편한 마음 많은 교사들은 고액의 촌지나 선물이 일부 소수의 부유층에 국한된 일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경기 C초등학교 남 모 (26·여) 교사는 “부도덕한 스승으로 몰리는 스승의 날이 차라리 없어졌으면 속이 편하겠다.”고 말했다.서울 불암중학교 김진수(54) 교사는 “현재 담임 교사보다는 지난 1년동안 가르쳐준 교사를 찾아 정성이 담긴 단출한 선물을 건네는 것이 ‘스승의 날’을 뜻깊게 보내는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교단 갈등을 자정 운동으로 참교육실천학부모회는 11일 성명을 내고 “잇속챙기기로 전교조·교단 싸움만 벌이지 말고 스스로 촌지거부 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촉구했다.박경양(46) 부회장은 “스승의 날을 학부모·학생이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책거리 잔치’ 형식으로 바꾸는 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중학 3년생 아들을 둔 이모(45·여)씨는 “학년이 마무리되는 2월 말로 스승의 날을 옮기면 부담이 훨씬 덜할 것”이라면서 “촌지 문제에서 벗어나는 것이 학부모들의 가장 큰 바람이라는 점을 전교조·교총·교장단 등이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전교조 송원재(45) 대변인은 “스승의 날을 앞두고 촌지 근절 등 ‘교사 윤리강령’을 발표하고 부유층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촌지거부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장택동 이영표기자 tom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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